일요일 아침이니 맛있는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ㅠ-

혜화동 동사무소 근처에는 작은 떡집이 하나 있습니다. 방앗간을 겸하고 있다고 하는데 저는 항상 떡집쪽에만 들어가서 확실히 모르겠네요. 가끔 떡집에서 옆을 들여다 보면 방앗간이 있던 것 같기도 합니다.'ㅂ'

가끔 부모님이 등산 모임이나 봄 가을의 산행으로 놀러가실 때면 항상 이 떡집에 가십니다. 나이가 있는 분들이니 과자보다는 떡 같은 간식이 더 환영받기 때문이겠지요. 아니, 그 외에도 이 떡집의 떡이 맛있다는 것도 있습니다.
하루만 지나도 맛이 떨어지지만, 그날 사서 그날 먹는 떡은 굉장히 맛있습니다. 가끔 동료들이 결혼이나 기타 등등의 일로 돌리는 찰떡이나 두텁떡 같은 것은 재료는 많이 들어갔는지 몰라도 맛있다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달기도 하고 찐득찐득하기만 하고 말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몇 안되는 재료로 맛있게 빚은 떡이 더 좋습니다.-ㅠ-

바람떡은 속에 흰 앙금을 넣고 공기가 들어간 상태로 부하게 찍어낸 떡입니다. 그날 먹는 떡은 겉도 딱 맛있게 쫄깃하고 속도 달지 않아 맛있지만 하루만 지나도 겉이 뻣뻣해지더라고요. 떡의 아쉬운 점이지만 그렇게 신선하게 먹어야 맛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갑니다. 나중에라도 맛있게 먹으려면 냉동실에 넣었다가 나중에 살짝 구워먹든지 해야겠지요.

위치는 이쯤입니다.



혜화로터리에서 서울국제중인지 국제고인지, 옛 서울 과학고 자리(혹은 종로구민생활관)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혜화동사무소를 지나 세탁소를 끼고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인지 뭔지, 그 길 건너편 골목입니다.
알바시인이란 이름이었나요. 꽤 유명한 스페인 음식점이 있다고 듣기만 했는데 그 바로 옆집입니다.^ㅠ^
홍대는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러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몇군데 있긴 하지만 대부분 한 번 방문하고는 고개를 젓게 되더군요. 리치몬드는 케이크보다는 빵이란 생각에 잘 안가고, 미카야는 서비스 문제로 안가고, 카페 소스는 시끄러워서 잘 안가고, 쇼콜라윰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잘 안가고, 르쁘띠푸는 너무 달고, 스노브는 서비스도 엉망에 맛도 없었고, 르뺑은 모종의 이유가 있고.

...

적어 놓고 보니 원체 다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원래 내 입맛에 맞는 케이크가 좋지 않습니까. 음하하.;



하여간 이런 연유로 이스투와루 당주에 대해 소식을 접했을 때 당장 가보겠다고 별렀습니다. 그리고 한 달 넘게 지나서야 시간 내서 다녀올 수 있었지요. 이 역시 게으름 때문입니다. 위치가 제가 자주 가는 방향이 아니라 그쪽은 잘 안가게 되더군요. 하지만 막상 가보니 제일은행에 볼일이 있을 때 들렀다가 가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스투와루 당쥬인지 당주인지 헷갈리지만 일단 당주라 적었습니다. 영수증에 나온 그대로 적었다고 기억하니 아마 맞을겁니다.'ㅂ' (영수증은 이미 폐기하고 뒤늦게 글 쓸 때의 부작용)




자리는 열 자리 정도? 2인용 테이블도 있고 4인용 테이블도 있습니다. 저는 햇살 잘드는 자리로 잡았지요.
케이크는 열 종인가 그 전후로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뭘 먹을까 하다가 몽블랑을 골랐습니다. 거기에 아메리카노 한 잔. 커피 맛은 그냥 저냥입니다.



이 즈음 다시 안젤리나의 몽블랑이 떠올라서 애를 먹고 있었으니 일단 몽블랑을 시킵니다. 소면같은 반죽이 위에 올려진 것이 꽤 예쁩니다.
그러나 한 입 먹어본 다음에야 '이거 이전에 누군가가 먹고 나서 별로라고 포스팅하지 않았던가'라는 생각이 뒤늦게 떠올랐습니다. 하기야 먹고 나서 이 맛이 아니야라는 걸 깨달아서 예전에 읽었던 글이 떠오른 거였지만 이미 늦었지요.



달아요.
몽블랑의 주역은 밤-마론페이스트인데 그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윗부분의 밤 크림 짜낸 것을 먹으면 뚝뚝 끊어지는데 입에 넣으면 시원한 느낌으로 녹는 것이, 아주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아폴로가 떠올랐습니다.(먼산)
먹으면서 이것은 안젤리나 몽블랑이 아냐라며 눈물짓고, 안젤리나 몽블랑의 진하고 달달한 밤 맛이 안나라며 눈물짓고. 그럼에도 거의 다 먹었을걸요.-ㅁ-;

포크가 작아서 불편하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그리하여 2차를 갑니다. 홍차도 여러 종 있는데 스리랑카 브랜드였다고 기억합니다. 음, 딜마였던가요.
포트에 뜨거운 물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 망을 퐁당 담갔다가 적당히 우려졌다 싶을 때 꺼내면 됩니다. 다 마시고 나면 다시 뜨거운 물을 부탁해서 부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한 번만 받아 마셨습니다. 케이크 두 종에 음료 두 잔하면 배 부른 것이 당연하지요.



이름은 잊었지만 크림무스입니다.



속에는 이렇게 크랜베리 혹은 라즈베리 잼이 들어 있습니다.


맛은 어땠냐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난합니다. 하지만 강렬하게 딱 남을만한 그런 맛은 아니었어요.;ㅅ; 입 속에서 사르르 녹는 무스이긴 한데, 귀찮긴 하지만 집에서도 만들어 먹자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맛. 그러니까 제가 집에서 티라미수 만들 때 쓰는 크림과 비슷합니다. 생크림에 마스카포네 크림을 섞는거죠. 재료값을 생각하면 이쪽이 쌀지도 모르고 수고도 덜하지만 그래도 임팩트가 없어요.;


케이크가 먹고 싶을 때 무난하게 찾아갈만한 곳이긴 하지만 글세요. 너무 기대를 해서 실망했나 봅니다.


주차장 길에 있다는 케이크집은 아직 있을까요. 거기도 시간 날 때 가본다 하고 미루고 있는데 말입니다. 잊어버리지 말고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일본 여행 선물 마지막인 카린토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음식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데요, 일단 먹어보면 백이면 백, 다 알아차립니다.

"맛동산!" -ㅁ-;

포장도 예쁘게 되어 있는데 아예 이렇게 포장해서 팔았습니다. 구입처는 니혼바시의 미츠코시 백화점 본점. 그 때 마침 선물용 과자전을 하고 있어서 둘러보다가 마음에 들어 구입했습니다. 카린토가 맛동산 맛이라고 하는데 전통과자니 훨씬 건강한 느낌이지 않을까 해서 궁금했던 것도 있었지요. 긴자나 아사쿠사에 갔다면 직접 구입했을텐데 이번 여행에서도 양쪽다 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포장지를 벗기니 안에서 상자가 나옵니다. 아사쿠사에 있는 가게였군요. 포장지도 분홍색 벚꽃이 날리지만 상자도 그렇군요.



비닐봉지에도 벚꽃이 피었습니다.
카린토와 관련된 시를 쓴 것이 아닌가 싶은데 지금 저 종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네요.-ㅁ-; 안에는 카린토 두 봉지가 들어 있습니다.



빛이 많이 들어가 하얗게 날아갔는데 실제는 저것보다 색이 짙습니다. 진한 여우색? 옅은 갈색을 이야기할 때 일본에서는 키츠네이로-여우색이라고 부르는데 유부초밥의 유부 색을 떠올리시면 될겁니다.

이건 기본 카린토가 아니라 콩가루 카린토입니다. 아마 맛동산 만드는 것과 비슷하게 기본 반죽을 잘라 튀긴 다음 물엿이나 설탕시럽에 섞어 코팅하고 콩가루를 입힌 것 같더군요. 얼룩덜룩하게 보이는 가운데 붙어 있는 하얀 가루는 콩가루입니다. 하나 먹어보면 달달하지만 자극적으로 확 와닿는 단맛과는 다릅니다. 그 가운데 뒤에는 은은하게 고소한 맛이 옵니다. 맛동산보다 덜 느끼하고 많이 먹어도 부담이 덜합니다. 아, 하지만 밀가루 + 튀김 과자이니 많이 먹으면 속이 불편하겠지요.

이 과자의 단점은 말입니다, 손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일단 포장을 뜯어서 먹기 시작하면 *우깡도 아닌데 손이 계속 갑니다. 한 봉지 뜯어 놓고 책 읽고 있으면 정신을 차렸을 땐 빈 봉지를 더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니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통기한도 꽤 긴 편이라 선물로도 좋습니다. 다음번에는 다양한 종류의 카린토를 사올 생각입니다. 이러다가 가방이 과자로만 가득찰 것 같아 무섭지만; 일본 여행의 재미는 이런 거죠.>ㅠ<
저는 완소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소중하다는 언어 조합은 비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완전하다는 완벽하다, 결점이 없다는 뜻인데 이게 왜 소중하다와 결합이 되....(거기까지)

그렇지만 파리바게트의 브라우니는 충분히 그 완소라는 단어를 써도 되겠다 싶습니다. 정말로 소중하다의 축약어보다는 완소가 더 쉽게 받아 들여질테니까요.



파리바게트에서 브라우니가 나왔다는 건 첫비행님께 들어 알았지만 제가 다니는 파리바게트는 늦게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제 행동반경 안에 있어서 자주 다니는 두 집 중 한 집만 들어왔고, 다른 한 곳은 아직입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신상품 들어오는 속도가 느리기도 하고 빵 종류도 많지 않군요. 흠....

처음으로 브라우니를 발견한 날에는 슈거파우더를 좀 많이 뿌렸더군요. 그 다음에 갔을 때는 슈거파우더는 뿌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뿌리지 않은 쪽을 좋아합니다.-ㅠ-



묵직한 질감에 진한 맛. 초콜릿을 그냥 먹는 것과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초콜릿 그냥 먹는 것보다 과자를 만들어 먹는 쪽이 좋으니 당연히 이쪽 초콜릿이 좋습니다. 저 조각 하나에 1800원인데 하루의 피로를 확 날릴 수 있는 간식으로 더 없이 소중합니다. 아우...;ㅂ; 지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침이 꼴딱꼴딱 넘어갑니다.

진하기 때문에 우유나 우유를 넣은 차와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먹고 있자면 브라우니 만드는 것보다는 사 먹는 것이 편하겠다는 생각도..-ㅁ-;


최근에 콜드스톤 브라우니를 먹어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지요.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이쪽이 더 좋습니다.

위 사진은 파리바게트의 초코시간 - 초코케이크입니다. 부드러운 치즈케이크가 나온 뒤에 나왔는데, 이전에 홍대에서 시식을 해보고는 속으로 한참 웃었더랍니다. 딱 초코파이 맛이거든요.
개당 5천원짜리 초코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도 또 먹을 일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차는 밀크티. 물론 우유 비율이 현저히 높습니다.

그 때나 이 때나 맛은 초코파이입니다. 하지만 초코파이라고 하기보다는 아주 어렸을 적에 먹었던 추억의 코코아파이나 오예스가 먼저 떠오릅니다. 마시멜로의 유무가 그 맛을 가르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솔직히 말하면 오리온 초코파이를 한 박스 사다가 껍질을 벗겨 쌓아 놓고 찍는 쪽이 더 맛있어 보일겁니다.(...) 가격 대 성능비도 그쪽이 우월하고요.



릴리 구입기는 나중에 따로 올려보지요.'ㅂ' 여기에 섞어 쓰려고 했더니 뭔가 이야기가 뒤섞이는 느낌이라 그렇습니다.;

가마쿠라의 키비야에서 사온 파운드케이크는 일찌감치 먹었지만 러스크는 며칠 더 있다 먹었더랍니다. 그러고 보니 롯가테이의 마루세이 버터샌드도 그정도 두고 먹었으니 제맛은 아니었겠네요. 버터샌드도 가능한 빨리 먹으라고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ㅂ-;



다른그림찾기는 아니고, 러스크인지 비스코티인지는 잊었지만 하여간 바삭하고 딱딱한 과자를 꺼내 올려보았습니다. 한 쪽면에는 설탕코팅이 되어 있지만 다른 면은 구운채 그대로입니다. 버터샌드는 단면사진을 찍은 것이 없는데 버터크림에 건포도가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키비야는 자체 효모를 쓰는-다시 말해 건강빵쪽의 가게 같더랍니다. 자세한 소개를 보지 못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작 먹어본 것이 과자쪽이고 그것도 파운드케이크랑 러스크이니 이것만으로는 단정짓기 어렵습니다. 다만 러스크는 굉장히 딱딱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어느 지역 특산물이라는 단단한 빵이 생각나더랍니다. 「아빠는 요리사」에서도 몇 번 소개가 되었지요. 식빵인데 굉장히 단단하면서도 오독오독 씹히는 것이 맛있다고 말입니다. 일미 계장의 어머니가 치과에 가야했을 때 식구들이 놀리는 에피소드에서 나왔는데 그게 몇 권인지 잊었습니다.-ㅁ-; 하여간 그 빵이 생각날 정도로 단단합니다. 달긴 하지만 그렇게 부담스럽게 달진 않고요. 또 사먹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글세요.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빵종류도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군요. 게다가 고양이 그림의 장바구니도 예뻤고 말입니다.

고양이하니 말인데, 가마쿠라에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가면 홀랑 반할만한 것이 잔뜩 있었습니다. 에노시마의 길고양이도 그렇지만 가마쿠라에서 츠루가오카하치만구까지 가는 길 양편에 있는 가게에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상품이 많이 보였습니다. 어느 분이 홀딱 반해 구입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고양이 밥그릇과 컵과 그릇과 접시와 머그 등도 있었고, 가방도 많았습니다. 한 곳에서만 본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보이더군요. 다른 어느 지역을 가도 이렇게 고양이를 소재로 한 상품을 많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지갑을 단속하시면서 다녀야 할 겁니다.
(실은 어느 분 옆구리를 푹푹 찌르는 내용의 포스팅...-ㅁ-;..)

올 추석 연휴가 길다고는 하는데 앞 뒤 휴가를 내야한다는 단점이 있더군요. 과연 앞 뒤 휴가가 가능할까요.;
앞서도 몇 번 이야기 했지만 이번 여행 때 마침 이케부쿠로 토부백화점에서 훗카이도 특산물전을 했습니다. 정보를 입수하고는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배치도를 확인하고, 나오는 가게 목록을 뽑아서 먼저 챙길 곳만 정보를 뽑았습니다. 제게 있어 가장 먼저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곳은 아리스팜(http://www.arisfarm.com/)입니다. 아주 옛날 옛적 이글루에서 놀 때 알게 된 곳이고, 제게 자급자족의 낭만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보여준 곳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라도 직장 접고 훗카이도 날아가서 거기서 생활하고 싶은 생각이 20% 정도는 있습니다. 없진 않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그러기엔 제가 너무 늙었습니다. 몸이 늙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늙은 것이 문제지요.ㅠ_ㅠ

아리스팜의 운영자(인지 어떤지, 지금 상황은 정확히 모릅니다)인 후지카도 히로시씨에 대해서는 대학교 때 알았습니다. 1990년에 나온 책, 「땅의 노래 바람의 꿈」(디자인하우스)을 읽고 처음 접했지요. 제가 이 책을 구할 당시에도 상당히 오래된 책이라, 지금은 없는 종로서적에서 한 권 있는 것을 구입했다고 기억합니다. 그 때 처음 아리스팜에 대해 알았고 그 다음에 이 농장의 이름을 들은 것은 엉뚱하게도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이었습니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 자신의 책 보관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서재의 책상을 언급하면서 아리스팜의 책상이 튼튼하더라는 말을 했지요. 읽으면서 '여기서 아리스팜 이름을 듣는구나'라며 웃었습니다.

그 뒤에 아리스팜의 이야기를 들은 것은 쿠켄에서였습니다. 몇 년 전, 박현신씨가 쓴 칼럼에 훗카이도의 블루베리 농장이 소개되었지요. 호텔도 겸하고 있다는 곳이 바로 아리스팜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오늘도 훗카이도 단독여행 때 그 호텔에 가서 머물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마냥 꿈만은 아니겠지요. 언젠가는 꼭 갈겁니다.+ㅅ+
(10년 계획에 추가할 항목이....;;;..)


구구절절 말이 길었는데 그런 이유에서 아리스팜의 잼을 사왔습니다. 한국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카시스잼을 사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먹어보고 나니 잘했다 싶습니다. 블루베리는 달달한 것이 제게는 새콤한 맛이 강한 카시스가 좋습니다. 기왕 먹을 것, 맛있게 먹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프렌치 토스트를 구웠습니다.




프렌치 토스트는 달걀물에 하룻밤 재우는 것이 맛있다고 하니 시도를 했는데 이게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달걀물을 만들어 그냥 접시에 두고 랩으로 덮으면 냉장고 냄새가 밸 것 같아서 일부러 락앤락에 식빵을 넣고 거기에 달걀물을 넣었습니다. 파리바게트 헬로키티 식빵을 사서 크기가 작았으니 가능했지요. 하지만 락앤락에 너무 딱 맞아서 달걀물이 제대로 안 배었더랍니다. 아랫부분은 푹 젖었는데 식빵 두 장이 맞닿은 안 쪽은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위에 놓인 식빵은 상대적으로 덜 배었습니다. 우유가 부족했나 싶기도 하더군요. 달걀과 동 부피, 혹은 그 두 배 정도는 넣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배가 고플 때 구워서 한참 구워야 하는 것을 에라 모르겠다, 조금 덜 익는 걸 먹으면 어때란 심정으로 빨리 꺼냈습니다. 그렇게 굽고 나니 아래에 있던 식빵은 촉촉하게 달걀물이 배인데다 반숙 같이 부들부들하고 사르르 녹더랍니다. 그리고 위에 있던 식빵은 아직 결이 살아 찢어 먹는 맛이 있고요. 아우. 한 번에 두 종류의 프렌치 토스트를 맛본 느낌입니다. 메이플 시럽이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엊그제도 코스트코 가서 살까하고 들여다보다가 1.8리터에 41000원도 넘게 하는 걸 보고는 눈물을 삼켰습니다. 환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메이플 시럽 가격은 떨어지질 않는군요.

그래서 메이플 시럽 대신 카시스잼을 놓고 먹었습니다. 애초에 프렌치 토스트를 구운 목적의 절반도 리뷰였지요. 나머지 반은 프렌치 토스트가 먹고 싶었다는 것.



직접 만든 잼. Home made가 아니라 Kitchen made라는게 독특합니다. 집에서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농장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적은걸까요. 종이는 고무줄로 고정했습니다.



병에도 카시스라고 찍혀 있군요. 여러 종류의 잼을 사도 헷갈릴 일은 없겠습니다. 그 병에 다른 것을 담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카시스를 검색하면 까막까치밥이라고 나오는데 어떤 열매를 말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까막까치밥이라면 신이현의 「알자스」에도 나오는데 굉장히 신 열매라는군요.



집에서 만든 잼의 느낌이지만 마구 으깨지는 않았습다. 과육이 살아 있는 것을 보니 그냥 끓이기만 했나봅니다.
달지도 않으니 설탕도 덜 들어갔을테고 그러니 가능한 빨리 먹어야지요.-ㅠ-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 먹고 나서 나머지는 다 맛있게 잘 구워서 잼 발라 먹었더랍니다. 후후후~.



제목에는 먹고 있다고 썼지만 그것도 이미 몇 주 전의 일입니다. 지금은 다 먹고 하나도 없지요.-ㅠ-

여행을 다녀온 다음주에, 어머니께 부탁드려 팥을 잔뜩 삶았습니다. 그리고 아침마다 그것을 갈아 끓여서 걸죽한 팥죽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괴식을 좋아하는 저답게 간은 전혀 하지 않고 순수하게 팥만 갈아 끓여 먹었습니다. 이날은 모양을 낼까 싶어서 냉동실에 방치되어 있던 떡을 구워 위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꿀도 같이 곁들였지요.
왜 먹기 시작했냐하면 몸이 부어 있는 느낌이 들어 그랬습니다. 하지만 먹기를 그만둔 지금도 여전히 부어 있으니 팥으로 해결된 문제는 아니었나봅니다. 살이 찐 것이 원인인지 결과인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부피가 늘어서 힘듭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종일 몸이 부어 있었나요. 지금도 눈이 부어 있다는 느낌이 드니 말입니다.

끄응. 역시 음식 조절을 확실하게 해야...(먼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괴식인 이상한 음식들을 아무렇지도 만들고 먹는 것이 누굴 닮아 그런가 했는데 엊그제 아버지가 식사하시는 것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부전자전이군요. 그날 아버지는,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하다면서 어머니가 만든 들깨수제비에 깨고물을 묻힌 쑥찰떡을 담가 보시더군요. 다른 식구들 모두가 NO!를 외치는데도 강행하시더랍니다. 그걸 보면서 확실히 깨달았지요. 하하하. ....




그나저나 책을 뽑다보니 1년 이상 보지 않은 책도 처분하는 게 낫겠다란 생각이 듭니다. 자료용으로 모아 놓은 책도 상당히 있지만 그런 것은 도서관을 이용하면 되겠다 싶은 것이지요. 도서관에 없을 책이나 제가 좋아하는 책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 겁니다.'ㅅ' 아무래도 일부는 가져가실 분을 찾아야 할 것 같은 것이...; 가능하면 2월 중으로 해치워야겠네요.

가끔 어느 분류에 넣어야할지 고민이 생깁니다. 바로 이런 때. 다얀에도 해당되고 음식에도 해당이 되고 여행가서 사온 그릇이라 여행에도 해당이 될 때 말입니다. 이런 때는 마음 내키는 대로 고릅니다.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다얀 분류에 글을 집어 넣겠다고 생각했으니 분류를 다얀으로 넣으려 했지요. 하지만 사진을 보니 정작 중심이 되어야 할 다얀 접시는 제대로 된 사진이 안 나와서, 다음에 다시 사진을 찍어 올리기로 하고 그냥 음식 분류로 넣습니다.


조만간 이어붙이기를 해서 매트를 하나 더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멉니다. 하여간 어느 날, 다얀 접시 사진을 찍겠다고 마음을 먹고 여행 때 사온 간식 거리들도 함께 들고 담아보았니다. 그러나 정작 찍다보니 다얀 접시의 사진은 제대로 찍지 않았군요.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으니 종종 이런 일도 생깁니다. 구정 연휴에는 다얀 접시의 바닥 무늬만 따로 찍어 올리겠습니다.




틀린그림찾기가 아닙니다. 윗 사진은 데운 우유에 홍차를 부어 밀크티 .. 가 아니라 홍차우유를 만든 뒤의 사진입니다. 맨 윗 사진은 스트레이너만 놓고 아직 홍차는 따르지 않았지요.




그릇색은 위의 두 사진 정도입다. 받바닥에는 다얀의 웃는 얼굴이 있는데 그릇 질감은 사기입니다. 유약을 입히긴 했지만 살짝 입힌 것인지, 두드리면 맑은 소리가 납니다. 음식이 닿는 바닥면은 반짝반짝 유약이 발려 있지만 바닥은 사기느낌 그대로고 가장자리는 살짝만 바른 것 같습니다. 어, 솔직히 전 정확하게 구분은 못하겠더라고요.'ㅂ';;;

그럼 이제 여행 간식 소개를 하겠습니다.

왼쪽 맨 위의 벚꽃잎 모양 과자는 사쿠라과자라고 했던가, 하여간 그런 이름의 과자입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아니고 G가 회사 선물용으로 사들고 갔던 겁니다. 립파이와 유사한 맛인데 위에 분홍색 설탕을 뿌려서 벚꽃 색을 냈습니다. 일본 여행 선물로는 딱이겠다 싶더군요. 구입처는 시부야 역과 연결된 커다란 식품매장이라 하니 시부야 푸드쇼인 것 같습니다.

그 오른쪽의 딸기잼 과자는 웨스트에서 구입했습니다. 아키하바라 숙소에서 찍은 사진에서도 등장하지요. 맨 아래는 그리 단단하지 않은 타르트, 그 위에 스폰지, 그 위에 버터링 쿠키를 짜서 올려 구운 다음 마지막으로 잼을 발랐겠다 싶습니다. 홍차와 곁들이면 딱인 맛있는 과자였습니다. 그런고로 다음 여행 때도 구할 수 있다면 잔뜩 사오지 않을까 합니다.

아래 왼쪽에 있는 조가비 모양 과자는 마들렌입니다. 오래된 제과점인 진보쵸의 하쿠스이도에서 샀습니다. 가격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잊었지만 꽤 나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튼실하고 묵직한 맛이랄까요. 레몬맛도 향도 확실히 나고 크기도 제법 큽니다.-ㅠ-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고 가게 위치를 생각하면 끄응...;

그 오른쪽은 아마 이제는 다시 먹을 수 없겠지 싶은 과일 케이크입니다. 키비야의 케이크. 나중에 비스코티도 올릴텐데 이건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겁니다.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넣었는데 이게 호두와 건포도였을 겁니다. 이것 말고 말린 무화과가 들어간 것도 있었지요.
호불호가 갈리겠다고 한 것은 비닐 포장을 풀면서 느낀 강렬한 술향 때문입니다. 아마 말린 과일을 럼이나 브랜디 같은 도수가 높은 술에 재운 것 같은데 그 향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파운드 케이크라고 적었다가 과일 케이크라고 고쳐 적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지요. 오래 보관해도 상할 일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오래 보관할 일이 있을까요. 핫핫핫. 견과류랑 말린 과일이 잔뜩 들어 있어 씹을 때마다 호두나 건포도가 같이 씹힙니다. 이정도면 구입 가격도 납득할만 하네요. 한국의 비싼 제과점에서 사는 구운 조각 케이크와 비슷한 정도의 가격입니다.



이걸로 간식 리뷰는 끝. 오늘 저녁에는 구정 때 할 일에 대해 써야지요.
일본 여행 마지막 글을 포함해 지금 비공개로 돌려진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이 20개 가까이 됩니다. 그러니 그 중에서 어느 글을 먼저 쓸까라고 고민하는 것도 큰 문제(?)지요. 이럴 때는 빨리 써야 하는 글을 먼저 쓰게 됩니다.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면야, 그 중에서 가장 쓰고 싶은 글을 고르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빨리 써야 하는 글이 있었으니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군밤은 날이 따뜻해지면 들어가니까 그 전에 빨리 올려야 하거든요.




혜화동 로터리, 롯데리아 앞에는 군밤장수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몇 년째 보고 있는데 가끔 생각나면 사다 먹습니다. 그 쪽 앞을 지나는 일이 그리 많진 않거든요. 엊그제도 그 앞을 지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군밤 한 봉지를 샀습니다. 3천원. 봉지를 건네주시면서 할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밤이 쫄깃쫄깃 찹쌀떡 같다고 말입니다. 웃으시며 하시는 말에-솔직히 말하면 그 할아버지는 조금 무뚝뚝하십니다;- 반신 반의하며 받아 들었습니다.

...

어. 정말 그래요.; 정말 포실포실하고 겉은 쫄깃한 것이 떡먹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줍니다.;ㅂ; 가끔 사먹긴 했지만 이런 군밤은 이 때 처음 만났지요.
그래도 대체적으로 여기 군밤은 맛있습니다. 장작불을 때서 굽는 거라, 군고구마도 먹어보진 않았지만 맛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고구마야 집에 잔뜩 있으니 밖에서 사먹는 일이 없거든요. 하여간 맛있게 먹은 며칠 뒤에 날잡고 닐기리와 궁합을 맞췄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맛있게 마셨던 닐기리에서 살짝 군밤향이 나는 것이, 군밤과 같이 마시면 맛있겠다 싶었던 겁니다.



그 군밤향 때문에 이번 여행 때도 닐기리를 사왔습니다. 이번 여행 때는 홍차를 150g만 사왔으니 지름신의 공격을 잘 막았지요. 그래도 지금 집에 있는 홍차는 1kg에 근접할겁니다. 이미 유통기한은 무시하고 있고요. 핫핫핫. 저만 마시니까 제 입에 맞으면 됩니다. 뭐, 얼그레이로 로열밀크티 끓여마시는 입맛인걸요.
(보통 얼그레이는 향이 강해서 로열 밀크티로는 잘 안 마시는 걸로 압니다.; 아마도.. 말입니다.)



다얀컵은 용량이 120ml 정도 됩니다. 종이컵보다 조금 큰 정도인데 홍차나 차이를 조금만 담아 마시기에 딱 좋더군요. 그래서 요즘에는 일반 밀크티는 부엉이 컵에, 커피나 홍차는 이 컵에 마십니다. 카페인 조절을 위한 방법인거죠. 컵이 크면 카페인 섭취도 많이 하게 될테니까요.

군밤 한 봉지를 털어 담았더니 옷칠 그릇에 알맞게 들어갑니다. 닐기리는 그냥 저냥 마실만하게 내려졌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꽤 괜찮습니다. 다음에는 우유를 조금 넣어볼까요. 하기야 지금 차이는 로열블렌드를 넣어 끓이는 만행-찻잎을 보고 있자면 차이로 끓이는 것이 참 미안합니다;-을 저지르고 있으니 어찌 먹든 맛있게 마실 수 있을 겁니다.
홍차를 홀짝이며 군밤을 먹고 있자니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간식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밤이기도 해서 아주 행복한 티타임이 됩니다. 이러면서 올레이드 숲에서 열심히 장작을 패고 있었다는 뒷 이야기가...(먼산)


한 번 군밤에 반해 놓으니 이틀 걸러 사흘 걸러 꼬박꼬박 사다 먹습니다. 오늘 봄비에 가까운 비도 내리고 하니 군밤할아버지가 통을 치울날도 머지 않았다 싶습니다. 이번주에도 한 두 번은 더 사다먹겠지요.-ㅠ-

어느 날 아침, 출근하면서 파리바게트에 갔더니 이런 게 나와 있었습니다.
오오. 이거슨 쿠키분이 부족했던 제게는 참으로 안성맞춤인 과자가 아닙니까. 그 당시 읽고 있던 책이 조앤 해리스의 「플럼푸딩살인사건」이었거든요. 그 책은 읽을 때마다 사람의 쿠키요구분을 한없이 0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어 나는 쿠키를 꼭 사먹어야 해라는 상태로 만들어줍니다. 그런고로 식이조절인 사람에게는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번 책에서 레시피를 미처 적어두지 않은 것이 있는데 현재 대출 불가 상태라 아쉽다는 것 뿐이고..

어쨌건 초콜릿도 부족하고 쿠키도 부족했는데 이런 것이 나와서 덥석 집었습니다. 가격은 한 통에 3500원인가 4천원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4개들이가 아니라 그 아래 한 층이 더 있어서 총 8개입니다. 저라면 한 번에 충분히 다 먹을 수 있는 분량이지요.(...)



이건 윗 사진 위쪽편에 있던 과자입니다. 큐벨이었나,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군요. 홍대 쇼콜라윰에서 구입한 건데 속에 살구잼을 바르고 같은 모양의 과자를 붙여 만들었습니다. 잼이 들어간 과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집었는데 사실은 그 과자 설명에 홀랑 넘어갔던 겁니다. '고양이 발 모양'의 과자라고 써 있으니 구입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5개인가 6개 들어 있던 한 줄이 1500원인지 1200원인지 그 정도 가격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산딸기 잼을 발랐다는 쿠키보다는 이쪽이 저는 더 좋습니다. 과자부분이 살짝 단단한 것이 입에서 부서지는 느낌이 제 취향이거든요.-ㅠ-



접시에 나란히 쿠키 두 개를 올려 놓고 찍어보았습니다.
브라우니 쿠키는 겉부분은 설탕맛이 강하게 나는 다른 쿠키반죽으로 싸서 구웠습니다. 그러니 속은 브라우니 맛이기는 한데, 조금 퍽퍽한 느낌입니다. 맛있는 브라우니를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겁니다.^^; 하지만 가격 대 성능비를 따지면 이정도면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고요. 파리바게트에서 집어 들 수 있는 쿠키가 딸기 잼이 올라간 수입 쿠키랑 구운 쿠키-이것도 지점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싼 곳은 5개 묶어서 3500원-외에 하나가 더 늘은 것도 좋고요. 물론 이것도 지점마다 들어와 있고 아니고의 차이가 있더랍니다.
직장 근처에는 들어와 있지만 집 앞에는 안 들어와 있고요. 그리고 첫비행님이 이야기하신 브라우니는 양쪽에 다 없습니다. 다른 지점을 찾아봐야겠다 생각만 하고 홀랑 잊었네요. 오늘 시간 나면 찾아보렵니다.

그러고 보니 브라우니 맛있는 걸로는 콜드스톤의 브라우니가 쫄깃하니 맛있다던데 거기는 회사 문제로 안가게 되더라고요.-ㅂ-;





※ 앞서 올렸던 글은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혹시라도 원문 내용이 필요하시면 살짝 옆구리를 찌르시면 되지만 뭐, 그럴 일은 없을거라 보고요.-ㅂ-;
(실은 이글루스에 올라온 어떤 글을 보고 '이거 내 이야기야?'라고 누군가 물어서 잽싸게 돌립니다. 하하하;)

어느 날, 쿠키가 아주 간절하게 먹고 싶었습니다. 그날뿐만 아니라 며칠간 쿠키가 계속 땡겼거든요. 그래서 나가는 김에 이대 미고와 홍대 쇼콜라윰에 들러 과자를 샀습니다. 어떤 과자를 살까 한참을 고심하다가 구입한 것이 위 사진입니다.


 
그냥 먹으면 심심하니 과자에 차를 곁들입니다. 트와이닝 얼그레이. 아직 집에 세 통 남아 있지요.-ㅠ- 거기에 F&M 얼그레이도 있더랍니다. 하하하;



큐벨인가,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위에 잼이 올라간 쿠키입니다. 쇼콜라윰에서 컵에 담아 4천원인가, 5천원에 구입했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아래 있는 것이 호두 쿠키, 얼그레이 쿠키, 아몬드 쿠키입니다.

한데 말입니다...
쇼콜라윰 쿠키는 이전에도 먹어봐서 꽤 맛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미고 쿠키를 먹고 먹으니 전혀 안답니다. 이전에 먹었을 때는 그런 밋밋한 맛이 아니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미고 쿠키를 먹어보니 이게 너무 달아서 쇼콜라윰 쿠키의 맛이 가려졌더군요. 미고 쿠키는 설탕이 상당히 많이 들어갔는지, 바삭한 맛이 강하고 겉이 살짝 코팅된 것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에 비하면 쇼콜라윰은 심심한 맛이지요. 하지만 잼이 들어가서 저는 이쪽이 취향입니다.

미고 쿠키는 아주 가끔, 생각날 때만 먹는 것이고 쇼콜라윰은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니까요.-ㅠ-

솔직히 그것보다 제가 직접 쿠키를 제작하는 편이 좋긴 하지만서도 말이죠...;

파리 세베유의 상토노레카라멜을 먹고 케이크의 대왕마마를 만났다고 한지 어언 3년. 이번에는 다시 가보겠다 생각했지만 가겠다고 하고는 정보를 찾아보는 사이에 맛이 변했다는 정보가 있어 좀 슬펐더랍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확신을 못하고 있습니다. 변한 것이 나인지, 아니면 케이크인지 말입니다.

여행 가기 전날부터 몸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막판에 여행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가기 전날에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었지요. 그런고로 오늘의 상태는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화요일 밤과 수요일 밤, 이틀 연속으로 잠을 설쳤으니까요. 그러니 오늘 G와 H가 약속을 깼을 때 분노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먼산)

본론으로 돌아가, 잠이 부족하니 몸 상태도 안 좋은 것인지 이번 여행의 입맛은 참 희한합니다. 단 것을 거의 못 먹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푸딩을 달고 살고 보이는 케이크마다 맛있겠다고 군침을 흘릴터인데, 빵만 봐도 가슴이 뿌듯한 것이 참으로 행복할 터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단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케이크 보기는 돌 같이 하고 있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책...? 그릇...? 아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닙니다. 구입하려고 목적했던 것은 거의 다 구입했지만 하고서도 뭘 산 건가 싶기도 한걸요.

그런 상황이니 파리 세베유에 가서도 제대로 케이크 맛을 느낀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다만, 제대로 느꼈든 아니든 간에 저는 파리 세베유에 다시 갈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베유가 있는 지유가오카 자체가, 아마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던 것도 있고 말입니다.

지유가오카는 이번 여행 첫 일정이었습니다. 혼자서 여행에 대한 감동이나 그런 것 전혀 없이, 와치필드와 루피시아를 들리고 파리 세베유를 가기 위해 왔습니다. 입맛은 없었지만 엘릭서를 복용해서 기운을 되살리고, 쇼핑을 다 끝낸 다음 파리 세베유에 갔습니다. 와치필드를 마지막 일정으로 놓으면 찾기가 참 쉽습니다. 그냥 그 길을 따라 건널목이 나올 때까지 죽 걸어가면 되니 말입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찾아가서 케이크를 고르고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케이크를 고르고 나니 점원이 와서 음료 주문을 받고, 음료와 케이크가 같이 나옵니다. 바빠서 그런건지 테이블이 비어도 치우지 않고, 음료 나오는 것도 늦고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오직 케이크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케이크 맛은 제 입에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사진을 비교하면 이전에 먹었던 케이크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외형은 그대로인 것이지요. 하지만 맛이 변한 것인지 제 입맛이 변한 것인지, 이전에 느꼈던 감동은 없었습니다.
크림은 쌉쌀하고 그리 달지 않지만, 단맛과 쌉싸름한맛은 따로 놉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캐러멜의 맛이 강하니, 속 안에 들어 있는 커스터드 크림은 거의 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나씩 분해하면서 재미있게 먹었지만 맛은 그리 즐겁지 않았습니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케이크가 간절히 생각나거나 하지 않아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던 걸까요. 아니면 케이크의 맛이 이전과 달랐던 걸까요. 500엔(세금 미포함)이란 가격은 한국에서도 비할바 없는 가격이긴 합니다. 아니,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케이크도 보기 어렵지요. 슈를 하나하나 구워내서 맨 아래의 슈에는 크림을 채우고 바닥으로 하고, 그 위에 크림을 채운 작은 슈를 올리되, 하나 하나 캐러멜을 묻혀서 올리고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비슷한 것은 본 적 있습니다. 크로캉부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인지, 패션파이브에서 비슷한 타입의 큰 케이크를 본 적 있으니까요. 하지만 작은 케이크에 이렇게 정성을 들이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모양이나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격 대비 성능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그 맛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케이크를 먹고 나서 몇 시간 뒤에 키타야마 커피점을 갔기 때문에 케이크가 왕대비로 격하된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분명 그 때의 케이크는 정말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을겁니다.
한국에서 나온 제과제빵책을 산다면 현재 1순위에 가깝게 올라있는 것이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입니다. 제 취향에 맞는 제과제빵책은 거의가 일본책이지만 이쪽은 묘하게 취향에 맞더군요. 그러고 보니 이끼북스는 제가 따로 수집을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나오는 책들이 거의 취향에 맞습니다. 어흑; 유럽 브런치 스타일도 그렇고 그린푸드도 그렇고, 아직 리뷰는 올리지 못한 프랑스 과자 이야기도 그렇고. 아, 0순위는 프랑스 과자 이야기입니다. 이 책도 가능하면 오늘 중에 리뷰 올리겠습니다.

지난번에 「베이킹 바이블」을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몇몇 레시피는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믹서를 쓰지 않고 만들려고 하니 가장 편한 것이 블론디라는 이름의 케이크더군요. 버터에 설탕을 넣고 크림처럼 하얗게 만드는 것, 그리고 차가운 버터를 잘게 잘라 밀가루 넣고 비비는 것을 질색하기 때문에 사실 만들 수 있는 것이 질색이라 말입니다. 하지만 이걸 빼면 제가 좋아하는 과자류는 만들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먼산)
뭐, 애초에 버터를 사지 않기 때문에 비스코티 외엔 거의 만들지 않기도 하지요. 이번에는 「베이킹 바이블」을 보고 필이 확 꽂혀서 버터, 초콜릿 구입을 한 달 넘게 고민하다가 충동구매하고는 한 달간 방치했더랍니다. 그러다가 내버려두면 더 못만들겠다 싶어 마음잡고 지난 주말에 도전했습니다.


블론디라는 이름은 케이크의 색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닌가 합니다.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 진한 황금색이  도는 빵이더군요. 거기에 브라우니와 비슷한 질감이랄까, 하여간 브라우니를 하얗게(?) 만들면 이런 느낌일까 싶더랍니다. 게다가 만드는 방법이 아주 간단합니다. 심지어는 브라우니보다도 더 만들기 편합니다.

브라우니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고, 「이기적 식탁」의 캣테일님이 올려주신 것도 언젠가 한 번 해보고 싶다 생각하지만 과정이 복잡해서 나중으로 미뤄두고 있습니다. 말은 그리하지만 지금까지 만들어본 브라우니는 딱 한 번, 레시피는 나이젤라의 밀가루 안 들어간 브라우니였습니다. 밀가루를 넣지 않고 아몬드 가루를 넣은 것인데 약간 퍼석퍼석한 느낌이 들더군요. 오래 구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요.

블론디는 조금 쫄깃한 느낌의 빵이었습니다. 음, 제가 적당히 만들었다거나 오래 구워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고, 들어간 재료의 차이도 있겠지만 부모님들이 꽤 좋아하셨습니다. 아마도 달달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지만 다음에 한 번 더 만들어서 부모님의 반응을 한 번 더 확인할 생각입니다.-ㅁ-


분량을 줄여 만들었기 때문에 굽는 시간을 제대로 못맞춰 윗부분이 탔습니다.OTL
이 사진이 메인으로 뜰 걸 생각하면 조금 아찔하긴 하지만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는걸요.



얼핏보면 파운드케이크 같지만 느낌은 다릅니다. 파운드케이크는 버터를 크림처럼 만드는(버터크림화) 과정이 있지만 이건 그냥 녹입니다.
분량의 버터를 냄비에 넣고 녹이고, 여기에 설탕을 넣어 잘 저어주고 불에서 내려 식혔다가 풀어 놓은 달걀과 바닐라 에센스를 넣습니다. 그리고 체 친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소금을 넣고 섞일 때까지만 젓습니다. 반죽을 틀에 넣고 위에 초콜릿을 뿌리면 끝. 위의 사진에서 탄 부분은 다크와 화이트초콜릿입니다. 어흑...; 게다가 발로나...OTL



G는 안 먹겠다고 끝내 사양하길래(...) 포크 두 개 가져다 놓고 저만 먹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괜찮았다니까요. 가루를 체에 치는 걸 잊어서 그냥 넣었더니 덩어리 지는 부분이 있어 좀 많이 저었다는 것, 많이 구웠다는 것, 그리고 설탕 들어가는 것이 무서워서 꿀로 대치했다는 것이 달라지긴 했지만 이것도 괜찮습니다.

어, 사실 이 레시피에서 가장 바뀐 것은 설탕입니다.
원래 레시피에서는 버터 140, 비정제 황설탕 400, 큰 달걀 셋, 밀가루 300,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소금 약간, 바닐라에센스 1작은술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집에 있는 오븐은 오븐토스터인데다 틀도 레시피에서 나오는 것처럼 30×22㎝가 없으니 집에 있는 락앤락글래스를 꺼내 썼습니다. 당연히 분량을 줄여야 하는데, 기준은 달걀이 되어야 하니 달걀 하나. 그런고로 다른 분량도 다 ⅓로 줄입니다.
하지만 계량하다보니 일일이 따지기 귀찮더라고요. 그래서 버터는 50, 밀가루는 100을 넣습니다. 베이킹파우더는 1g정도 들어갔습니다. 거기에 설탕은 17g까지 넣었더니 이거 왜이리 설탕 분량이 많답니까. 마스코바도 설탕을 넣었는데 설탕값 생각하니 도저히 더 못넣겠더군요. 그리하여 아버지가 드시겠다고 사다 놓은 코스트코제 꿀을 꺼내다가 90g 더 부었습니다. 그러니 당분도 대략 100g, 원래 분량에 비하면 꽤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가 한 조각 드시더니 '왠일로 이렇게 달게 만들었냐?'하시더군요. 하하하. 다음에는 조금 더 줄여봐야겠습니다. 그럴려면 밀가루도 줄여야겠지만요.-ㅂ-;

냉동하면 한달까지 보관할 수 있고, 갓구웠을 때보다 맛이 진득해진다는데 구우면 한 달은 못 갈 것 같습니다. 저건 180도에 오븐토스터로 30분 구웠다가 저리 된 것이고, 원 레시피에서는 180도 오븐에 25분 구워 살짝 단단해지면 된다고 했으니 원래 맛하고는 거리가 있을....(먼산)

하여간 한 번 더 구워야 한다는 결론이네요. 집 냉동실에 들어간 버터는 브라우니 만들기 전에 블론디로 다 끝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프렌치 토스트 맛있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전에 읽은 책, 「끊어지지 않는 실」에서 배웠습니다. 맨 처음 한 번 읽고 나서는 구입하고, 그러고 나서도 끊임없이 돌려보는 책이지요. 이젠 슬슬 원서로 볼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끊어지지 않는 실」에서 주인공 아라이의 친구인 사와다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카페에서 만드는 모든 메뉴는 사와다의 손을 거치지요.(아마도) 그리고 거기서 살짝 공개한 프렌치 토스트를 맛있게 만드는 비법은 그겁니다. 재우기. 잠을 자게 한다가 아니라 담가서 푹 배이게 한다라는 의미입니다.
달걀이나 우유나 설탕이나 소금이나 원하는 대로 적절히 넣습니다. 여기저기서 얻은 비법들에서 보니 달걀 한 개에 대략 우유 한 큰술 정도, 거기에 소금은 조금만 넣습니다. 「이기적 식탁」에서 본 걸로 기억하는데 소금을 많이 넣으면 질겨진다나요. 저는 잼을 발라 먹을 생각이라 설탕을 넣지 않았는데 살짝 넣어도 괜찮을겁니다. 부칠 때 프라이팬에 달라붙을 수 있다는 것이 조금 걸리지만요.

어쨌껀 사와다의 비법은 적절한 비율의 달걀물을 만들면 담갔다가 잠시 두고는 굽는게 아니라, 아예 냉장고에 넣고 하룻밤 놔두는 것입니다. 물론 냉장고 냄새가 밸 수 있으니 접시에 답고 랩으로 덮어 꽁꽁 싸서 넣습니다. 하룻밤 두면 달걀물은 빵 속까지 푹 배어 듭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렌치 토스트도 그겁니다. 속까지 달걀물이 푹 배어 사르르 녹는 그 맛.

사실 그 맛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아예 빵푸딩을 만드는 방법도 있지요. 요즘엔 글래스락이나 파이렉스가 있으니, 유리 그릇에다가 빵을 넣고, 빵이 잠길 정도로 푸딩액을 붓습니다. 푸딩액은 프렌치 토스트의 달걀물보다는 우유가 많이 들어가니 느낌이 꽤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촉촉하게 젖은 빵을 좋아하신다면 그렇게 만들어보세요. 레이크 에덴의 한나 스웬슨이 만드는 살구빵푸딩은, 빵을 깔고 버터를 발라 설탕과 작게 자른 살구를 뿌리고 그 위에 빵-버터-살구 순으로 올린 걸 반복한 뒤 푸딩물을 붓는 방법으로 만듭니다. 말린 살구가 아니라 다른 말린 과일을 써도 되겠지요. 럼에 불린 건포도를 넣는다든지, 작게 자른 플럼을 넣는다든지 말입니다.


언젠가 프렌치 토스트를 해먹을 생각으로 바게트를 사온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냉동실에 넣고 한동안 잊혀졌더랬지요. 냉동실을 치워야겠다는 생각에 꺼내서 만들기는 했는데, 전날 준비했다면 좋았을 것을, 귀찮아서 당일 오전에 준비했더니 속까지 배지는 않았습니다. 아쉽지요.
다음에 만들 때는 꼭 속까지 달걀물이 밴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보겠습니다.-ㅠ-
미고에 마지막으로 간 것인 언제인가 떠올려도 백만년전이라는 기억만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언젠가 미고에서 대박으로 맛없는 케이크와 빵을 맛 본 뒤로는 화가 나서 발을 안 들였거든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선택의 폭이 좁기도 했고, 그 기억이 희미해질 즈음이라 들어갔습니다. 장소는 목동 현대백화점 미고. 그러니까 앞서 올린 현대백화점 시리즈방문글과 같은 날의 일입니다. 그날 갔던 곳이 미고, 밀탑, 딘타이펑이었지요.


앞서도 적었지만 이날의 카메라는 D90이었습니다. 거기에 50.4를 끼웠습니다. 다루기 힘들다고 투덜댔는데 원래는 접사용보다는 인물 사진용으로 많이 쓰는 렌즈라던가요. 그러니 다루기 힘들만 하지요. 다음에는 18-135를 끼워서 챙겨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건 들고 다니는 것부터가 고역이라...(먼산)



커피는 그럭저럭. 맛있다기보다는 그럭저럭이라는 단어가 어울립니다.
요즘 입맛이 조금 둔해졌다는 것을 감안하고 들어주세요.-ㅁ-;;; 식생활이 안 좋으니 이런 불상사가..;



무슨 빵이었는지는 잊었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이 시킨 것이었습니다. 미고는 케이크보다는 빵이 주력인가 싶을 정도로 빵이 괜찮습니다.



그런 생각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이 오징어먹물빵입니다. 건재하군요. 가격도 괜찮고-특히 최근의 체인점 빵 가격을 생각하면 굉장히 훌륭합니다. 그러고 보니 초코 식빵은 살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넘어갔네요. 미고의 빵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먹물빵, 그 다음이 옥수수식빵, 그 다음이 초코식빵입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지요. 케이크보다 싸면서 포만감도 좋고 말입니다.

이날 제가 시킨 케이크는 피칸파이였습니다. 크기도 크고 피칸이 눈에 확 들어와서 고구마케이크와 두고 고민하다가 시켰는데 먹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피칸이 위에 듬뿍 깔린 것은 맞지만 속은 그렇게 진한 맛이 아닙니다. 커스터드를 채워 구운 것 같긴 한데 여기에 또 초콜릿의 아련한 향기가 납니다. 초콜릿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코코아파우더를 넣은 것이 아닌가 싶던걸요. 하지만 달걀과 코코아파우더의 미묘한 조화도 그렇고 달걀찜을 연상시키는 질감도 그렇고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더 진득하고 더 달달한 속을 채웠으면 좋았을텐데요.

문제는 그겁니다.
고구마 케이크를 시킬까 하다가 피칸파이를 시켜서 마음에 안 들었더니 그 다음부터는 고구마 케이크가 눈에 밟히는 겁니다. 어허헉; 그러니 목동 미고가 아니라 이대 미고를 가서 고구마 케이크를 보았는데, 이 크기는 내가 얼마 전에 보았던 그 크기가 아냐라면서 돌아나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엉뚱하게 스타벅스에서 고구마 케이크를 시켜 먹었지요.
사실 그 가격이면 코스트코의 고구마케이크 한 판 사오는 것이 나을텐데 말입니다. 이번주가 고구마케이크 할인 주간이거든요. 3천원 할인이니 가격이 꽤 쌀겁니다. 하지만 거기는 크기가 장점이니 다시 말하면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케이크가 남는다는 거죠.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닙니다.;


이대 미고에서는 쿠키가 눈에 들어왔으니 조만간 미고 포스팅이 하나 더 올라오겠네요.
그나저나 신촌 미고는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현대백화점 근처에 있던 미고가 안 보입니다. 하하하;
르 뿌띠 푸의 후식들이 맛있다는 이야기는 여러번 들었습니다. 지나다니는 길에 있으니 잠시 들러도 괜찮을텐데 이상하게 발이 안가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확 꽂혀서 르 뿌띠 푸에 다녀왔습니다. 12월 31일, 세밑, 2009년을 12시간도 남기지 않은 때의 일입니다.

위치야 빤히 알고 있습니다. 홍대 푸르지오 상가 2층에 있지요. 거기야 상가 생길 때부터 자주 다녔고 근처에도 갈 일이 많으니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안고 가게에 들어갑니다.
한데, 기대치가 좀 높았나봅니다. 가게는 생각보다 작더군요. 전시된 간식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규모를 생각하면 작다고 규정할 정도는 아니지요. 그리고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도 4인석으로 2-3개인가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4인석이 아니라 2인석인지, 하여간 자리도 있습니다.
수는 적다고 하지만 어떤 케이크를 고를 것인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하나만 살 것인가, 아니면 두 개를 살 것인가도 고민했고 포스팅 거리로 쓸만한 케이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다가 결국은 두 개를 사왔더랍니다.




이날 칼디에서 꺼내 찍었는데 사진이 제대로 안나왔습니다. 흑흑흑.
오른쪽은 바닐라 푸딩(크림)이 깔린 초콜릿 디저트이고 왼쪽은 햄버거 케이크입니다.



아래는 바닐라 푸딩, 위에 시리얼을 놓고 견과류 초콜릿이라든지 시리얼 초콜릿이라든지 씹는 맛이 있는 것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왼쪽 옆으로 보이는 붉은 것은 라즈베리 소스(로 추정되는 것)을 젤라틴으로 굳힌겁니다. 시럽을 넣지 않고 저렇게 넣어 장식을 했더군요. 어, 그리고 빼빼로처럼 초콜릿을 입힌 막대과자는 솔직히 맗라면 사루비아라는 옛날 과자에 초콜릿을 입힌 느낌이었습니다. 으하하;



아, 그러고 보니 은박을 씌운 쪽에는 초콜릿 푸딩이 있습니다. 여기서 푸딩이라고 하는 것은 응고된 느낌의 푸딩이라기 보다는 커스터드 크림의 식감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래의 바닐라 푸딩도 그렇고요. 거기도 단단하기 보다는 더 크림 느낌에 가까운 푸딩이고 위쪽도 가나슈보다는 덜 진한 느낌의 초콜릿 푸딩이라 보시면 됩니다. 양쪽을 섞어 먹으면 꽤 맛있지요. 게다가 씹는 맛도 있으니까요.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것이 참 아쉬운 햄버거 케이크.
커다란 마카롱이 위 아래에 있고, 그 안에는 소스를 표현한 라즈베리 젤리, 그리고 고기패티 모양의 초콜릿이 있습니다. 견과류를 섞어서 울퉁불퉁하게 굳었기 때문에, 보면 바로 햄버거다! 싶을 겁니다. 후후후후.

하지만 햄버거 먹듯이 손에 들고 한 입에 베어먹을 생각은 못했습니다. 다 따로따로 조금씩 먹어보았는데 제 입맛에는 맛지 않더군요. 라즈베리 소스는 상당히 맛이 시고 강렬한데다 초콜릿은 달고, 마카롱도 그렇고요. 달고 신맛이 꽤 강해서 절반쯤 먹다가 두 손 들었습니다. G는 케이크를 먹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저 혼자 먹고 있었거든요. 물론 저 위의 초콜릿 디저트도 저 혼자 먹었으니 할말은 없습니다.;

최근 입맛이 꽤 바뀌었다고 생각한 것도 이 두 개의 케이크를 먹으면서 였습니다. 단 것을 생각만큼 잘 먹지 못하게 되었으니 아쉽네요. 그리고 케이크보다는 쿠키쪽을, 무스보다는 스폰지 쪽을 선호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그러고 보니 최근에 가장 맛있게 보였던 케이크는 고구마 무스 케이크. 으어어억; 입맛이 왜 이리 변했답니까. 초콜릿 케이크는 지나치게 진해서 손이 안가고 말입죠. 엊그제 글로리아 진스의 초코퍼지 케이크에 낚여서 시켰다가 절반도 못 먹고 포기했던 걸 떠올린다면 입맛이 변한 건 맞나봅니다.


초콜릿과 마카롱, 무스케이크를 좋아하신다면 르 뿌띠 푸가 좋고 쿠키류를 좋아하신다면 쇼콜라윰이 낫겠네요. 하지만 저 센스만큼은 르 뿌띠 푸가 발군입니다. X케이크도 그렇지만 저 햄버거 케이크는 조앤 플루크의 「Cream Puff Murder 크림퍼프살인사건」에 나오는 치즈버거쿠키가 겹쳐져서 더 마음에 들었거든요. 어쨌건 취향대로 골라가시면 됩니다. 훗훗훗~

팥빙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밀탑. 아름다운 차 박물관의 녹차 빙수와 쌍벽을 이루는 빙수이지요. 뭐, 쌍벽을 이룬다고 쓰긴 했지만 차박물관은 최근에는 가지 못했습니다. 인사동쪽은 계속 발을 못 들이고 있는지라 그리 되었지요. 허허허...;

이날은 D90을 들고 나갔습니다. 사진은 .4. 확실히 단렌즈가 좁긴 하더군요. 집에 있는 18-135에 비하면 말입니다. 가볍긴 하지만 여행갈 때는 .4보다는 18-135를 들고 가는 것이 낫습니다. 다양하게 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밖에 놀러 다닐 때도 무거운데다 부피가 커서 짐이 되기도 하고 뭔가 '있어 보이는 느낌'이 싫어서 안 들고 다니는데 여행 때는 ... (먼산)

촛점은 어드메에.-ㅁ-;
기본 빙수인 우유빙수를 주문하면서 팥은 따로 달라고 하면 저렇게 나옵니다. 빙수 위에 올라간 것은 버터가 아니라 떡입니다. 아하하.
그리고 그 옆은 크레이프. 얇은 크레이프 안에 아이스크림을 넣어 돌돌 말았습니다. 각각 7천원입니다.



이쪽이 제대로 촛점이 맞았네요.




크레이프가 아니라 그 옆의 녹차빙수를 찍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녹차빙수도 팥과 얼음이 따로 나왔습니다. 좀 달달하긴 해도 녹차맛은 잘 나네요. 하지만 역시 밀탑은 우유빙수가 좋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도 올린 팥죽. 밀탑의 단팥죽은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의 팥죽과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었지요. 양쪽 다 단팥죽이지만 밀탑은 통팥 위주고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은 고운 팥죽입니다. 팥을 삶아서 믹서에 갈아 걸죽하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밀탑은 작은 떡, 서울서~는 커다란 떡 하나가 가라 앉아 있습니다.
...
하지만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도 가본지 오래되었네요. 어흑...;


팥죽 그릇은 또 투박한 도자기에 사각 나무접시에 담겨 나오니 보기에도 좋습니다. 다만 여기도 오후 2시를 지나자 사람이 엄청나게 몰리더군요. 점심을 먹고 나서 후식으로 빙수를 먹기 위해 이 한겨울에도 오는 사람들.
하지만 몇 주 지난 이야기이니 한파가 몰아치는 지금은 빙수보다는 팥죽 선호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둘다 갖다 놓고 먹으면 더 좋지만요.


보고 있자니 또 먹고 싶어집니다.-ㅠ-

아는 분이 여행을 다녀오셨더랍니다. 일본에 있는 친구를 만나보러 홀랑 다녀오신다 했는데 선물을 사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생각도 못했는데 갑자기 부시럭부시럭 뭔가를 준비하시더니 여행 선물이라며 하나씩 주시더군요.


저렇게 종이봉투에 고이 담아주셨으니 감격은 배가 됩니다. 크리스마스 전에 다녀오신거라 포장이 저렇지요. 그리하여 어떤 선물일까하고 두근두근 열어보았는데.



열어보고서는 혼자서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웃은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따져보자면 ⓐ 내 취향에 직격했다, ⓑ 다녀온 지역이 어디인지 아주 확연하게 드러나는 여행 선물이다, ⓒ 게다가 아무리 봐도 저건 지역 한정 특산물이다라는 것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하코다테 3.8 우유라니. 병아리 만주인 히요코는 원래 후쿠오카쪽 선물이라는데 지금은 도쿄에서도 구할 수 있지요. 그러니 같은 여행 선물이라도 가격이 더 저렴하지만 개별 포장이 되어 있고 한정 + 특산물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이런 선물이 제격인겁니다.
그러니 여행 선물을 제대로 받았다는 것과 그런 여행 선물을 사오신 분에 대한 감탄, 그리고 그런 여행 선물을 줘본적이 없는 것 같다는 일종의 자괴감이 뒤엉켜 폭소를 터뜨린 것이지요.

이전에도 선물 관련 글을 올리면서 말했지만 이런 센스를 늘려봐야겠습니다.-ㅂ-;

2011. 8. 22 추가.

이미 1년 여 전에 폐업했습니다.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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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어드메, 아니 그보다는 더 전이군요.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거 12월 중순 쯤에 다녀온 기록입니다. 많이 늦었네요.


청계천 쪽에 가지 않은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모임을 종종 가지기도 했지만 2008년, 주변의 지나친 교통통제로 인해 가기가 어려워지자 그냥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고는 거의 가질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말부터 슬슬 다시 다니기 시작했지요.

집과 가까우면서 경치도 괜찮고 놀러다니기도 좋습니다. 하지만 홍대를 워낙 자주 다니다보니 어디 놀러가자 싶으면 홍대로 가지 청계천은 가지 않게 되더군요. 물론 가장 큰 영향은 홍대에 있는 모 총판입니다. 아하하.;

이날은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청계천쪽으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나왔습니다. 원래는 G랑 함께 코피티암에 가려고 했는데, 가다보니 스타벅스 바로 옆에 못보던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안을 슬쩍 들여다보는데 분위기도 괜찮네요. 그래서 홀랑 들어갔더란 이야깁니다.



이름은 Ciao Espresso. 1층은 주로 주문을 받고 콩을 볶습니다. 안에 아예 커피콩볶는 기계(배전기, 로스터기)가 있더군요. 제가 있는 동안도 계속 커피콩을 볶고 있어서 처음엔 참기름냄새처럼 고소했지만 나중엔 커피향에 취해서 어질어질 하기도 했더랍니다.
지도상에서는 적당히 위치를 찍었는데 아마도 저기쯤이란 것이고 걷다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2층에 올라가면 서쪽으로 난 창이 있습니다. 2인석인데 벽에 맞춰 탁자를 놓은지라 넓게 쓸 수 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사진을 찍으니 이렇군요.'ㅂ'




저는 노트북을, G는 털실을 가져다 놓고 뒹굴거렸지요.


자리를 잡고 나서 내려가서 메뉴를 살펴보는데, 점심 겸해서 먹기로 했기 때문에 메뉴가 거창해졌습니다. 세트메뉴는 아메리카노나 오늘의 커피를 주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저는 카페라떼와 와플을 각각 단품으로 시켰고 G는 파니니와 아메리카노의 세트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전체가 21000원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쟁반 하나에 다 담아집니다.
왼쪽이 와플, 오른쪽이 파니니. 좌청룡 우백호가 문득 떠오르는 구도입니다.



초코시럽을 듬뿍 뿌린 것은 아이스크림. 크림 위에는 블루베리절임이랑 견과류 다진 것을 뿌렸습니다. 와플과는 따로 나와서 더 좋았습니다. 취향대로 원하는 것을 듬뿍 발라 먹을 수 있으니까요. 크림을 발라 먹든 아이스크림을 발라 먹든, 아니면 아이스크림 뒤쪽에 보이는 메이플 시럽을 뿌려 먹든 말입니다.



파니니는 토마토 모짜렐라였다고 기억하는데 두 조각 모두 G가 먹어서 저는 맛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샐러드는 조금 아쉽다고 하더군요.



조금 느끼한 감이 있는게 100% 우유 크림은 아닌가봅니다.-ㅠ-
하지만 바나나를 찍어 먹어도 맛있더라고요. 딸기도 겨울에 먹는 딸기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와플은 바삭바삭하니 괜찮았는데 G는 꽉찬 것 같은 질감은 아니라고 투덜대더군요. 팬케이크 믹스로 만들었나 싶은 느낌이 있긴 했지요. 핫핫;


하지만 정작 커피는 제 입맛에 안 맞았습니다. 쓴 맛이 강하달까요. 맛 느낌은 이전에 먹었던 카페 뎀셀브즈와 닮았습니다. 제일 마음에 든 것이 자리. 뒤 쪽에는 커다란 테이블도 있었거든요. 공부하러 간다면 괜찮은 분위기인데 아쉽네요.-ㅂ-
커피맛과 간식, 양쪽을 모두 잡는 곳은 역시 찾기 어렵겠지요.

G를 들들 볶아 위치를 확인하려 했더니 제대로 기억을 못합니다. 그저 어느 길 어드메에 있다는 정도로만 기억하더군요.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최근에 다녀온 길이라 저도 그 대략적인 위치는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하여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연말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도 검색을 하다보니 쿠키집 위치가 잡힙니다. 가위표가 된 곳에 나온 이름 티케스. 영문으로는 Tyches라 뭐라 읽나 싶었는데 지도에 그리 나왔으니 그리 읽나 싶습니다.



명함에 주소랑 전화번호가 있으니 자세히 보시면 될테고, 홈페이지도 나와 있습니다.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한남오거리에서 지도 방향으로 걸어올라갑니다. 순천향병원 길 건너편 쪽의 오르막길입니다. 그렇게 걸어올라가다보면 오르막 경사가 살짝 수그러드는 곳에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횡단보도 건너편은 유엔빌리지가 있지요.



거기에 분홍색 가게가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이전에 올렸던 컵케이크집, 이승남의 꽃과 빵입니다. 버터크림이 올라간 컵케이크를 팔지요. 그 옆집에 Tyches가 있습니다. G가 가르쳐 주길, 길가에 작은 쿠키집이 있다고 했는데 겉에서 보기엔 매장이 커서 살짝 헷갈렸습니다. 하지만 들어가서 보니 매장은 굉장히 작습니다. 테이크아웃 커피점 정도의 크기일겁니다. 그런 매장에 열린 주방이 있으니 손님들이 들어와서 쿠키를 고를 공간은 비좁지요. 딱 동네 쿠키집 분위기입니다.



레이크 에덴의 쿠키단지(Cookie Jar)는 카페 형식이니 이보다 더 크겠지만 들어가서 쿠키를 돌아다보고 맨 처음 생각난 것이 쿠키단지라는 것은 부인 못합니다. 아하하;

작은 왕골 바구니에 각각의 쿠키가 담겨 있고 개당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800원짜리도 있고, 1천원짜리도, 2천원 넘는 것도 있고요. G가 사다준 몬스터 쿠키는 1500원입니다.



구입하면 이런 투명한 봉투에 담아줍니다. 쿠키도 다 낱개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몬스터쿠키 두 개와 초콜릿 비스코티를 구입해서 총 3800원.



나중에 따로 리뷰를 올릴 에디-칼디 커피집에서 올려놓고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비스코티는 버터가 들어갔는지 파삭파삭한 식감이 괜찮습니다. 비스코티가 어떤 맛인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 하지만 저는 제가 만드는 비스코티가 더 좋습니다.-ㅠ-
나중에 홈페이지 들어가보고 다양한 쿠키를 찍어놨다가, 수량 있을 때 G에게 부탁해 사다달라고 하든지 해야겠네요. 아무래도 저보다는 G가 들르기 더 편한 곳이니 말입니다.



강북에서 찾아가기보다는 강남에서 찾아가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야, 강남에서 올라오는 버스는 한남대교 건너 바로 있는 정류장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되지만 강북에서 내려가는 버스는 그보다 더 위에 있는 순천향병원 정거장에서 내려서 걸어야 하니까요. 하기야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면 그게 그거입니다.
지하철은 근처에 다니는 것이 없으니 그냥 버스로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종로쪽에서도 버스 타고 멀지 않으니 괜찮지요.'ㅂ'

어느 날의 티타임.
보통 이런 티타임은 맛있는 간식을 손에 넣었을 때 가지곤 합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지요. 아는 언니랑 놀러 간다던 G가, 집에 늦게 들어와서는 저런 간식을 제게 주고 갔습니다. 쿠키입니다.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와서 투덜대긴 했지만 반가운 간식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 낮에, 시간이 잠시 빈 틈을 타서 커피 한 잔을 준비하고는 쿠키를 차렸습니다.
위에 보이는 새까맣고 진해보이는 쿠키가 에스프레소 초콜릿 쿠키고 아래가 몬스터 쿠키라던가요. 구입처는 한남오거리 근처입니다. UN빌리지 건너편 어드메에 작아서 눈에 잘 안 들어오는 작은 쿠키집이 있길래 들어가서 몇 개 구입하고는 에스프레소 쿠키를 쪼개 먹다가 문득 제 생각이 나서 챙겼다고 합니다. 입 대고 먹지는 않았겠지만 하여간 저건 먹던 것. 그 이야기를 나중에야 듣고 알아서 처음에는 저렇게 부정형의 쿠키를 만들어 파는건가 했습니다. 허허허.

몬스터 쿠키 맛이 어떤지 꼭 알려달라길래 먹어봤는데 집에서 만들어 먹는 쿠키맛이 이런가 싶었습니다. 달지 않지만 그렇다고 달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쿠키 전체적으로 단맛이 강하진 않지만 화이트 초콜릿이 들어가서 조금은 심심할 수 있는 쿠키맛도 맞춰주고 씹는 맛도 살려주는군요. 입에서 녹는 것이 상쾌하게 녹는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났더랍니다. 다만 개당 2천원이라는 가격에 식겁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 위에 있는 에스프레소 초콜릿 쿠키라던가, 하여간 초콜릿과 에스프레소가 들어갔다는 저 쿠키는 쿠키라고 하기엔 밀가루가 상당히 적게 들어갔다 싶습니다. 저건 쿠키를 가장한 초콜릿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진합니다. 초콜릿이 많이 들어갔나봅니다. 진하고 쌉쌀한 초콜릿 쿠키가 땡긴다면 하다 장만해다가 조금씩 아껴서 갉아 먹으면 딱이겠다 싶습니다.

언제 시간날 때 G를 끌고 다녀와야겠습니다. 쿠키의 보답도 해야할테고, 그렇지 않아도 '몬스터 쿠키가 맛있었다'고 할 때마다 안 먹고 일부러 챙겨준 거니 더 미안해해야한다는 포스를 마구 뿜고 있는지라 하나 사서 안겨줘야할 것 같은 압박을 받고 있거든요. 다녀오게 되면 그 때 추가로 더 올리겠습니다.

이제 아침으로 비스코티 먹는 것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가끔 과자가 만들고 싶을 때는 그릇 하나에 뚝딱 만들 수 있는 이게 제일이지 뭡니까. 대신 밀가루 양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설탕 대신 꿀을 넣으니 액체 총량도 주는 느낌이라 덕분에 밀가루도 줄일 수 있군요.
그래도 이제 정상적인 식단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렵니다. 가능하겠지요.'ㅂ'



그러나 저 사진은 이 부분에서 살짝 위치만 바꿔 찍은 것.
마비노기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25일 단 하루, 딱 24시간만 하는 것은 분명 솔로잉 플레이어들을 위한 것이겠지요. 마비노기 만세! /ㅅ/


그리하여 정령 밥은 잘 얻었습니다.

며칠 지난 사진이네요. 채다인님 이그루에서 샷플러스 라떼를 사면 빵이 딸려온다는 글을 보고는, 마침 샷플러스 라떼의 맛이 궁금했던지라 그 다음날 아침에 출근하면서 세븐일레븐에 들러 샀더랍니다. 점원이 알아서 빵을 챙겨주더라고요.

찐빵같이 포냥포냥(의미불명의 의태어), 폭신폭신한 빵 속에 달달한 크림이 들어 있습니다. 커스터드 크림이라고는 하지만 저런 건 진짜 커스터드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그냥 크림이라 부를 따름이지요. 하여간 어렸을 적 손가락빵에서 먹었던 그 크림이 들어가 있는데 달달하니 기분 전환에 좋습니다. 간식으로 딱이네요.

그런데 저 샷플러스 라떼 말입니다. 진합니다.; 커피 두 배라는 느낌이 확 오네요. 왜냐면 마시고 나서 카페인 과다 증세를 살짝 보였습니다. 저거 한 팩만 마셔도 금방 넘어버리겠네요. 그러니 카페인에 약한 분들은 조심하세요.

커피는 던킨 커피가 아니라 집에서 가져온 원두커피.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커피는 여름에 샀을겁니다.(먼산) 냉장고에서 계속 보관중인데 그럭저럭 마실만하니 그냥 마시는거죠. 뉴기니 커피를 저 아래 어딘가에서 검색하면 나올겁니다. 후후후. 저와 어머니만 마시는데 어머니는 많이 드시지 않으니 제가 주 소비원이고, 그나마 최근에는 카페인 과다로 불면 기미가 보여 한동안 끊었더랍니다. 지금은 그냥 잠이 오든 안오든 심각하진 않으니 마시고 있지요.
대신 홍차가 조금 줄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던킨에 갔더니 신상품이 몇 개 보이더군요. 던킨 도넛 맛이 바뀌었다는 말도 들어서 궁금한 차에 한 번 사봤습니다. 던킨에서 가장 자주 사다 먹은 것이 저 초콜릿 머핀인데 맛이 조금 변한 느낌입니다. 이전보다 더 퍽퍽해진 것 같네요. 오래전에 먹은 거라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하여간 변했습니다.
기대하고 있던 것은 그 뒤의 메이플 도넛인데, 메이플 시럽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윗부분은 메이플 향이 조금 나는 화이트 초콜릿. 물론 답니다. 이날은 단 것이 필요했으니 감사히 잘 먹었는데, 절반쯤 먹었을까, 빵에서 이상한 것이 씹힙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시럽.; 절반 가까이 먹을 때까지 아무것도 안 나와서 이건 위의 초콜릿이 메이플맛이라 그렇게 이름을 붙였나보다 했는데 끈적한 시럽이 한 쪽에 몰려 있던 겁니다. 메이플 시럽 향은 나는 것 같긴한데 상당히 달고 끈적합니다. 집에서 보는 메이플 시럽은 그야말로 시럽이라, 이쪽은 적응이 안되네요. 잼이나 크림에 더 가까운 질감입니다.
달기도 달고 메이플 향을 좋아하는 사람은 괜찮겠다 싶었지만, 던킨 도넛을 잘 먹지 않는 제게는 그냥저냥입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다음엔 안 먹을 것 같군요.; 기억이 맞다면 저 머핀도 먹고 나서 입안이 텁텁해져서 말입니다.(먼산)



모종의 사태로 과외 수입이 들어올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ㅂ-;
들어오는 것은 좋지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스트레스 때문인지 초콜릿과 코코아를 사다 놓을까 한참 고민했는데 말입니다. 초콜릿은 깔리바우트 오리진 탄자니아. 코코아는 발로나. 가격이 얼마나 나갈지 모르겠습니다. 발로나 코코아는 200g에 5천원이라는 경이적인 가격을 보이던데 1kg이면 25000? 탄자니아도 그정도 가격이니 둘 합하면 5만원. 어허허. 베이킹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갑니다. 버터도 한 덩이에 6천원 한다던데요.
이전에 버터는 한 덩이 4천원 정도였다고 기억하고, 발로나 코코아는 1kg 한 팩에 15000원. 오리진 탄자니아는 18000원이었습니다. 손이 떨려서 원.
근데 한 번 사두면 1년 이상을 먹으니 그냥 저냥 사둘만 하다 싶습니다. 유통기한은 생각하지 말자고요.;

정확한 이름은 아마 이게 아닐겁니다. 하지만 구입한 것은 며칠 전이고 그 이름은 홀랑 잊었으니, 특징을 살려 부른다 한들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구입하시려면 그저 조각 케이크가 모여 있는 곳에서 아래의 사진과 같은 케이크를 찾으시면 그만인 것을요.


며칠 전의 일입니다.
간만에 파리바게트에 들러 어떤 간식을 사갈까 고민하던 와중에 이런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대신 가격은 저렴하더군요. 다른 조각 케이크가 3500원인데 반해 이것은 2800원. 3천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니 괜찮다 싶어 호시탐탐 노렸지만 그날 구입한 것은 딸기잼 쿠키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이 케이크를 사들고 출근했습니다. 바로 먹을 거냐 묻길래 아니라고 답하고 나왔지요. 출근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있고, 전자렌지를 쓸 수 있기도 하니 데울 필요는 없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케이크를 데운 후의 모습입니다. 데우기 전과 커다란 차이점이 있습니다. 뭐냐하면, 가운데 올라간 PB 초콜릿. 전자렌지에 들어갔다 나오면 녹습니다.
데우기 전에 어떻게 데울까 고민하다가, 그냥 넣으면 비닐 케이스까지 돌리는 셈이니 내키지 않아서 포장을 벗겼습니다. 한데 벗기고 났더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닥에 깔린 두꺼운 판지. 금박이 씌워졌더군요. 금박, 혹은 금속은 전자렌지에 들어가면 불꽃이 튑니다. 넣어서 데울까 어쩔까 하다가 시험삼아 아래 종이와 함께 넣어 돌렸습니다. 그리고 딱 2초만에 바로 문을 열었습니다. 아하하. 데울 때는 반드시 아래의 금박받침을 빼고, 접시 등에 담아 데우시면 됩니다. 컵에 담아 데우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면 먹기 불편합니다. 왜 불편한지는 아래를 보면 아실겁니다.



데우고 나서는 다시 포장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즉시 커피를 내리고 먹을 준비 완료. 어떤 케이크인지 대강 감이 왔기 때문에 숟가락과 포크를 같이 준비했습니다.



포장을 벗기면 이런 모습이지요. 이미 파리바게트의 로고는 초콜릿 케이크에 납작 붙어 있습니다.



케이크를 싸고 있는 겉의 종이가 은근히 두껍습니다. 그래도 일단 잡아 당겨 적당히 벗기고 숟가락을 댑니다.



우어어어어어어! 예상한 그대로였어!

하지만 잠시 뒤, 가운데 부분은 점점 아래로 빨려 들어가더니 그대로 분화구가 되었습니다. 안쪽으로 무너지던걸요. 그래도 먹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안의 초콜릿 가나슈(로 추정되는 것)와 시트 부분의 비율이 적절해서, 시트와 녹은 초콜릿을 조금씩 함께 떠먹으면 딱 좋습니다. 어느 쪽이 많지도 적지도 않더군요.

다시 말해 쇼콜라 퐁당이라 보시면 됩니다. 전자렌지에 30초만 돌리면 따끈하게 데워져 손으로 만지면 꿀럭거립니다. 그걸 무시하고 종이를 벗긴 다음에 숟가락을 가져다 대어 잡아 당기면 안쪽에서 꿀렁꿀렁한 초콜릿이 보입니다. 어흑.

맛 자체는 무난, 평범합니다. 하지만 비주얼도 그렇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들어 무한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겐다즈까지는 필요없고 그저 투게더나 한 큰술 곁들이면 환상적이겠지요.

컵에다 넣고 데울 경우 먹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컵에서 도로 꺼내는 것도 무섭겠더군요. 그냥 케이크만 데운 다음 다시 반짝반짝한 종이 접시에 올려 놓고 먹으면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케이크를 살 때 작은 플라스틱 숟가락을 줍니다. 구입할 때는 잊지말고 챙깁시다.

브라우니를 살짝 덜 구우면 쇼콜라 퐁당 맛이라길래 도전해볼까 했는데 번거롭게 도전하지 않아도 이렇게 간단히 먹을 수 있군요. 으흐흐. 초콜릿이 부족할 때는 딱입니다.

올해 최악의 커피는 여러 개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스타벅스였습니다. 무미, 아무맛도 나지 않는 커피를 받아들고 그저 눈물만 머금었던-그리고 몇 개월간 가지 않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하지만 그 몇 개월 뒤 갔던 스타벅스에서는 스타벅스 평균치 이상의 카페라떼를 만나서 다시 가끔 출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지금부터 쓰는 이 곳도 그렇기를 바랍니다. 다만 언제 다시 가서 커피를 마실지는 정말로 기약이 없습니다.


11월 초 쯤에 G가 카페 뎀셀브즈의 티라미수를 사다줘서 맛 본 뒤, 커피 맛이 조금 적어서 아쉽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밑에 타르트가 들어간 티라미수였는데 댓글 중에 하나를 보고는 재 방문을 결심했습니다. 그 때는 아예 커피도 마셔보자 생각했습니다. 기억이 희미하긴 하지만- 그리고 꽤 예전의 기사였지만 카페 뎀셀브즈에 바리스타 대회의 입상자가 있다는 글을 보았고, 커피가 맛있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었습니다. 얼핏 들었지만 그게 잠재 의식에 꽤 깊게 있었나봅니다. 커피를 마시러 갔을 때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으니까요.



커피를 주문합니다. 어떤 것을 할까 고민하다 티라미수에 카페라떼를 시킵니다. 다른 티라떼를 마실까 하다가 그래도 커피가 괜찮다고 들었으니 한 번 마셔보자는 생각을 한거지요. 주문을 하고는 어떻게 내리는지 궁금해서 커피 만드는 장면을 구경합니다. 스타벅스와는 달리 기계에서 에스프레소 뽑는 모습이나 우유 거품내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군요.
에스프레소는 머그에 바로 받습니다. 그리고 우유를 피처에 담고 스팀을 엽니다. 칙하는 소리와 함께 스팀이 피처안에 뿜어져 나옵니다. 보이진 않지만 소리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두근두근 기다리는 사이에 스팀을 잠그고 우유피처를 뺀 다음 스팀 청소를 합니다. 그리고 머그에 우유를 붓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우유 내려오는 장면이 그대로 보이는데, 피처 안이 뭔가 이상합니다. 우유가 그냥 내려옵니다. 분명 내려오는 장면은 우유거품 때문에 걸죽해야하는데 그런 느낌이 안듭니다. 어어하는 사이 우유 붓기가 끝납니다. 우유 거품은 전혀 없었고 제가 시킨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에 데운 우유만 섞은 것이 되었습니다.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인 카페라떼는 위에 우유 거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요. 지금까지 마셔보았던 모든 카페라떼는 다 우유거품이 올라 있었습니다.

이상하다는 감정-일종의 실망감을 안고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십니다.
커피를 잘 마시긴 하지만 맛을 제대로 아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런게 저는 카페라떼는 무조건 뜨거운 것이 좋다 생각하거든요. 뜨거운 음료를 마셔 버릇하다보니 카페라떼도 뜨거운 것이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카페라떼는 미지근합니다. 아니, 어디까지나 제 기준에서 미지근한 것이지 다른 사람들은 따뜻하다에서 조금 더 온도가 올라간 정도로 생각할겁니다. 온도는 그렇습니다.
맛은, 그저 씁니다. 씁니다. 씁니다.
우유의 달콤함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커피의 쓴맛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 이상의 맛이 나질 않습니다. 차라리 아메리카노를 마실걸 그랬나요. 어쨌건 제 입에 맞지 않는 커피이니 그대로 남깁니다. 딱 세 모금 마시고는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세모금이나마 마실 수 있었던 것은 티라미수를 먹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끔 코코아 가루와 밑의 타르트 때문에 사레에 걸렸거든요. 콜록콜록 댈 때는 역시 음료로 달랠 수 밖에 없습니다.

티라미수는 맛있습니다. 하지만 먹으면서 속으로 화가 났습니다. 지난번에 G가 사온 티라미수와는 상당히 차이가 났기 때문입니다. 그 때는 타르트 바로 위에 깔린 스폰지가 작아서 커피맛이 덜 났습니다. 그 때는 크림맛이 강했기 때문에 크림의 느끼함이 강조되었으니까요. 이번에는 그 균형이 꽤 맞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지난번의 티라미수에 대한 실망이 더 커졌습니다. 맛있었지만 서글펐달까요.



타르트가 계속 부서지니 먹기 쉽진 않더군요.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먹고 나니 집에서 티라미수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조금 가라 앉아 다행입니다. 이러다 또 마스카포네 치즈 싸게파는 것을 보게 되면 홀랑 들고 와서 겨우내 티라미수를 만들겠지요. 지금 티라미수 만드는 것을 제어하는 것은 오직 마스카포네 치즈의 가격과 커피 사러 가야하는 번거로움입니다. 이 둘이 동시에 해결되면 만드는 수 밖에 없지요.^^;

시간되면 카페 루트에 가서 이 서글픔을 달래볼까요.(먼산)
이 글보다 더 먼저 올리고 싶은 글이 있었지만 월요일 아침부터 음침한 글을 올리려니 마음에 걸리더이다. 그리하여 다른 글들을 찾아보다보니 묵힌지 하도 오래되어 까맣게 잊고 있던 임시저장글이 하나 눈에 들어와 마저 올립니다. 맛있는 곳이었다면 먼저 올렸을테지만 늦게 올라왔다는 것은 그저 그랬다의 반증입니다.(먼산)


G가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도대체 뭐라 읽어야 할까 고민하는 카페가 있습니다. 동성고등학교 맞은편, 우리은행 근처에 자리잡은 작은 카페지요. 대학로 말고 다른 곳에서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아마 일종의 프랜차이즈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항상 밝게 불이 켜져 있고 영업시간도 긴 것 같아 보여 호시탐탐 노리다가 다녀왔습니다. 몇 주 전에 다녀온 것이라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대강 남은 기억을 추스려 써보지요.

메뉴에 와플도 있길래 케이크를 먹을까 하다가 충동적으로 와플 세트를 시켰습니다. 아메리카노 두 잔에 와플이 함께 해서 1만원 조금 넘는 가격이었을 겁니다. 12000원 정도? 그정도면 나쁘지 않다 싶었지요.



커피와 함께 나온 와플. 아이스크림 와플이 아니라 과일 와플입니다.
와플은 크기가 크다보니 2인용 디저트지요. 저는 주로 혼자 다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와플을 잘 못 먹습니다. 게다가 대개는 크림이건 뭐건 듬뿍 듬뿍 올려주다보니 혼자 먹기에는 칼로리도 지나치게 높지요. 카페를 다니는 시각이 저녁시간임을 생각하고, 제가 저녁은 거의 먹지 못한다는 사실을 조합하면야, 와플 먹을 일이 거의 없다는 내용이 도출됩니다.
요약하면, 전 와플을 자주 안 먹습니다. 하하하.



그럼에도 저 와플이 그리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와플은 재료가 어떠니 저떠니 해도 광화문 일민 미술관 1층의 카페 이마입니다. 그런 고로, 조금은 풀빵과 비슷한 느낌의 약간 질긴 타입의 저 와플은 먹으면서도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과에 달기보다는 신 맛이 더 강한 키위, 역시 푹 익은 것이 아닌 바나나의 조합을 보자면 뭔가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먹기야 다 먹었지만 먹는 내내 맛있는 와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커피.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맛있는 커피라는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뭔가 맹한 맛.
이전에 어느 분 이글루에서 다른 곳의 Cafe Arvo는 커피 맛이 나쁘지 않았다는 글을 봐서 살짝 기대하고 갔습니다. 아메리카노가 딸려 나왔는데 그냥 맹한 맛입니다. 분위기나 혼자 놀기 좋다는 것은 알겠지만 다시 방문하지는 않겠지요.


좋은 평이 아닌, 부정적인 글을 남길 때는 참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쓰다보면 또 그 때의 실망감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밖에 자주 나가는 편이 아니니 제가 가는 카페에 대한 기대치도 상당한 상태에서 들어가게 되니까요. 커피 체인점에 가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적어도 거기 맛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으니, 맛이 없게 나오면 그냥 남기면 되고 지뢰밟았다고 생각하면 되니까요.


그나저나 손이 근질근질해서 주말에 밟은 지뢰 이야기를 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네요. 이러다 점심 때 쯤 올릴지도 모릅니다.


글을 쓰려고 임시저장 글을 꺼내놓고 보니 마침 어제 빌린 책이 초콜릿과 관련있는 책입니다. 초콜릿 학교와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은 유럽 브런치 스타일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빌려봤고, 초콜릿 학교는 책을 찾으러 가던 길에 서가에서 눈에 들어와 홀랑 집어 들었습니다.
(지금 더 찾아보니 이끼북스에서 올 한 해 동안 낸 책 중에 찾아보고 싶은 것이 몇 더 있습니다. 도서관에 홀랑 신청해야죠.-ㅠ-)


그날은 왜 그랬는지 몰라도 갑자기 초콜릿이 마구 땡기더랍니다. 아니, 지금은 그 이유를 대강 알지요.
하여간 슈퍼에 들어가 어떤 것을 집을지 한참 고민하다가, 가격표가 안 붙어 있던 초콜릿을 발견하고는 집어 들었습니다.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야 저는 브랜드 선호도-정확히는 호불호가 아주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입니다. 롯데과자는 가능한 집어 들지 않으며, 농심도 그렇습니다. 기왕 있다면 다른 회사의 제품을 집지요. 하지만 초콜릿을 선택할 때는 그게 힘듭니다. 가나초콜릿 쪽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집는다면 만만한게 허쉬인데, 허쉬는 뒤집어 보면 수입원이 롯데입니다.(먼산) 허쉬 초콜릿을 다 빼고 나면 남는 것은 킷캣(키커)정도인데 이날은 마침 킷캣도 안 보이더군요. 슬퍼하며 고른 것이 저 수입 초콜릿과 스니커즈, 트윅스였습니다. 저게 아마 4천원 가까이 나왔을겁니다.

11월의 憂鬱海는 올해 얕은 편이었지만 12-1월, 그리고 내년 초가 더 무서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중압감을 견디지 못해 한밤중에 초콜릿 폭주를 한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먹는 것으로 폭주하기보다는 보는 것으로 폭주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앞서 이야기한 책들이라든지, 말입니다. 요즘 가장 많이 읽는 책이 요리책, 혹은 음식을 주제로 한 책이라는 것으로도 반증됩니다.

트윅스는 지나치게 달았고 스니커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처음 먹어보는 저 아몬드 초콜릿은 오독오독 아몬드가 씹히는 것이 좋았지만 역시 밀크초콜릿이라 달았습니다. 하지만 그 달달함을 통해 삶의 위안을 얻는 것이 아닐까요.

조앤 해리스의 초콜릿을 더 볼지, 아니면 블랙베리 와인을 빌려올지 조금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어느 날 키르난은 너무도 간절히 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케이크의 불모지에서 서식하다보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파리바게트의 케이크. 이미 두 번 먹고 질렸기 때문에 가능한 파리바게트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홍대 포카치노의 케이크. 왜냐하면 스타벅스의 케이크는 가격 대 성능비에서 마이너스 무한대로 달려가는 탁월한 성능을 지녔거든요. 시킬 때마다 대부분 후회하게 만드는 것도 재능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경우는 피칸파이 정도지만 이것 역시 그럭저럭의 수준이고 차라리 파리바게트의 조각 호두파이를 두 개 사먹는 것이 낫겠다 싶을 때가 많더랍니다.



거두절미하고 그래서 포카치노의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티라미수를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신맛이 나는 케이크는 지양하자 싶어 초콜릿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가격이 비싸니 음료는 무리다 싶어 초콜릿 케이크와 포카치아를 시켰던 탄수화물충만한식단이었던 겝니다.



겉모습은 나쁘지 않아요. 그냥 초콜릿 스폰지가 들어간 초콜릿 무스케이크입니다.
그러나 먹어보면 그게 전부입니다. 겉모습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먹다보면 '이제 그만'이라고 포크를 내려놓고 싶은 때가 옵니다. 나는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을 수 없지만 이 초콜릿 케이크라면 한 포크 더 먹을 수 있어라며 자기 최면을 걸게 되는 그런 맛은 아니었습니다.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인데 이게 역설적으로 맛의 부족함을 내보이는 겁니다. 게다가 가격이 4천원인가 4500원인가. 파리바게트의 초콜릿 조각 케이크와 비슷하니 그냥 그게 낫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스타벅스와 포카치노는 제과라인이 비슷하지 않나요? 그러니 맛을 기대하면 안되는 거였나..;
※ 스타벅스: 조선호텔 델리. 그러나 이마트에 들어가는 데이앤데이도 조선호텔 델리. 맛은 천양지차.
※ 포카치노: 신라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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