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려고 임시저장 글을 꺼내놓고 보니 마침 어제 빌린 책이 초콜릿과 관련있는 책입니다. 초콜릿 학교와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은 유럽 브런치 스타일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빌려봤고, 초콜릿 학교는 책을 찾으러 가던 길에 서가에서 눈에 들어와 홀랑 집어 들었습니다.
(지금 더 찾아보니 이끼북스에서 올 한 해 동안 낸 책 중에 찾아보고 싶은 것이 몇 더 있습니다. 도서관에 홀랑 신청해야죠.-ㅠ-)


그날은 왜 그랬는지 몰라도 갑자기 초콜릿이 마구 땡기더랍니다. 아니, 지금은 그 이유를 대강 알지요.
하여간 슈퍼에 들어가 어떤 것을 집을지 한참 고민하다가, 가격표가 안 붙어 있던 초콜릿을 발견하고는 집어 들었습니다.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야 저는 브랜드 선호도-정확히는 호불호가 아주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입니다. 롯데과자는 가능한 집어 들지 않으며, 농심도 그렇습니다. 기왕 있다면 다른 회사의 제품을 집지요. 하지만 초콜릿을 선택할 때는 그게 힘듭니다. 가나초콜릿 쪽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집는다면 만만한게 허쉬인데, 허쉬는 뒤집어 보면 수입원이 롯데입니다.(먼산) 허쉬 초콜릿을 다 빼고 나면 남는 것은 킷캣(키커)정도인데 이날은 마침 킷캣도 안 보이더군요. 슬퍼하며 고른 것이 저 수입 초콜릿과 스니커즈, 트윅스였습니다. 저게 아마 4천원 가까이 나왔을겁니다.

11월의 憂鬱海는 올해 얕은 편이었지만 12-1월, 그리고 내년 초가 더 무서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중압감을 견디지 못해 한밤중에 초콜릿 폭주를 한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먹는 것으로 폭주하기보다는 보는 것으로 폭주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앞서 이야기한 책들이라든지, 말입니다. 요즘 가장 많이 읽는 책이 요리책, 혹은 음식을 주제로 한 책이라는 것으로도 반증됩니다.

트윅스는 지나치게 달았고 스니커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처음 먹어보는 저 아몬드 초콜릿은 오독오독 아몬드가 씹히는 것이 좋았지만 역시 밀크초콜릿이라 달았습니다. 하지만 그 달달함을 통해 삶의 위안을 얻는 것이 아닐까요.

조앤 해리스의 초콜릿을 더 볼지, 아니면 블랙베리 와인을 빌려올지 조금 고민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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