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을 한 번에 묶은 것은 재독이기 때문입니다. 둘다예전에 보았거든요. 언제 보았더라. 그게 몇 년 전이더라..?
아마 검색해보면 언젠가 올린 감상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냥 넘어갑니다.

『블랙베리 와인』은 보통 식물을 키우고 싶을 때 꺼내듭니다. 전작 『초콜릿』이 초콜릿을 통해 랑스크네의 폐쇄적 분위기를 잡아냈다면 『블랙베리 와인』은 농사를 통해 개발과 유지라는 양쪽 축의 대립을 보여줍니다. 유지라고 하면 이상하군요. 하지만 개발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저보다 좋은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랑스크네의 주변 마을 중에는 외지인을 끌어 들여 대규모의 관광업으로 마을을 일으킨 곳이 몇몇 있습니다. 랑스크네의 몇몇 사람들도 그런 방향으로의 개발을 원하고요. 하지만 그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향의 차이이긴 한데, 개발지지자는 조금 더 적극적인 활동가이고 개발반대자는 조용하고 얌전한 침묵자입니다. 방관은 아니지만 사건이 크게 일어날 때까지는 행동하지 않는 듯하군요. 『초콜릿』에 등장했던 사람은 그 속에서의 행동으로 짐작할 수 있는 파벌로, 그렇게 나뉩니다. 이 상황의 중심 인물은 제이입니다. 영국인 작가이지만 그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요. 그리고 그 때의 일을 떠올려 쓴 소설로 히트를 쳤지만 첫 작품만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다음 작품들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듣습니다. 젊고 아름다운-하지만 왠지 거미 같은 이미지의 (절대 취향 아닌) 여자와 같이 살다가 충동적으로 랑스크네의 땅과 집을 사서 이사를 옵니다.

소설은 크게 제이의 어린시절과 현재 모습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어린시절이나 현재나 가리지 않고 읽었지만 재독, 삼독할 때는 그냥 현재 모습만 골라 봅니다. 옛이야기는 그리 취향이 아니거든요. 게다가 농삿일에 대한 정보도 현재 이야기에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현재편만 골라보지요.
결론은 조금 의외였지만 납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야기 전체적으로 조금 묵직하고 잔잔한 느낌이니 취향을 탈 수 있습니다. 『초콜릿』도 끝부분의 반전이 있지만 이것도 클라이막스에서 예상 외의 행동이 등장합니다. 그래도 좋아요.'ㅂ'



『시계관의 살인』은 예전에 한 번 보았고, 트릭이나 범인은 대강 기억하지만 몇몇이 죽은 이유는 기억이 나질 않아 오랜만에 꺼내들었습니다. 관시리즈를 읽다보니 옛 이야기를 홀랑 잊어서 그렇지요. 『십각관의 살인』보다 훨씬 두꺼운데 말입니다, 간만에 보니 그래도 좋네요. 미인박명이라는 건 여기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말입니다. 제발 좀 이런 인물은 살려두면 안됩니까. 소설 속에서도 미인은 공공재라고요!(....)



조안 해리스. 『블랙베리 와인』, 송은경 옮김. 문학동네, 2006, 11000원.
아야츠지 유키토. 『시계관의 살인』, 김난주 옮김. 한스미디어, 2005,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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