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카와 소스케가 쓴 『신의 카르테』는 보기 전까지는 손이 전혀 안 갔습니다. 아마 권신아씨가 표지 디자인을 하지 않았나 싶은데, 표지가 제 취향이 아니라 손이 가질 않더군요. 그래도 내용이 궁금해서 조금만 읽어볼까 하고 1권을 집어들었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아마 이 비슷한 상황에 몰릴 분이라면 첫비행님이나 아이쭈님이실텐데...; 바쁠 때 잘못 집어들면 일이 밀릴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에서 검색을 해보면 책 평가가 굉장히 좋습니다. 그리고 저도 별 다섯 개를 다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아. 이런 이야기 좋아요.;ㅁ; 뭉클뭉클하면서도 따뜻하고, 이상과 현실을 이야기하고, 의사와 환자와 인간을 이야기하는 그런 이야기 말입니다. 흑흑. 근데 표지의 두 인물이 너무 간질간질한 생활을 하고 있으니 커플 면역력이 떨어지는 분들께는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 둘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온몸에 닭살이 돋아 저 하늘 높이 날아가 치킨스타가 되어버릴 것 같아요.;ㅁ;


조금 진정하고.;
소설의 배경은 신슈입니다. 솔직히 위치가 잘 감이 안오는데, 아래 구글맵을 첨부했으니 보시면 아실겁니다. 나가노현 마쓰모토 시가 중심 배경인데 주인공의 아내 때문인지 산 이야기가 은근히 많습니다. 읽고 있다보면 저도 직접 산에 가보고 싶어질 정도로요. 작가가 주인공과 동문(믿으시면..;)이고 그 지역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아마 실제 배경을 그대로 썼을 것 같더라고요.



크게 보기


현재 2권까지 나와 있는데 2권까지 다 읽고는 다음권 내놓으라며 몸부림쳤습니다. 실제 내용도 분량도 그리 많지 않은데-책이 두꺼운 건 편집과 글자 크기와 행간의 문제-이걸로는 부족합니다. 다음 이야기가 더 읽고 싶더군요.

주인공은 의사입니다. 그것도 내과 5년차. 365일 24시간 근무하는 병원에 있는데 주변에는 괴짜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의료 시스템은 많이 다른 것 같은데, 일본에는 의국이라는 단체가 있어 거기서 각 병원에 의사를 파견하는 식으로 운영이 되는 모양입니다. 물론 의국에 소속되지 않은 의사도 있지만 많지는 않은 것 같군요. 병원에서 인원 감축이 있으면 다른 병원에 파견될 수 있으니 자리가 보장되니까요. 다만 의국도 단체인만큼 당연히 관료적입니다. 모 BL만화에서도 잠시 언급되었는데 줄을 잘타고 고개를 잘 숙이고 해야 출세하고 위로 올라가고 할 수 있다던가요. 흠.
주인공은 그런 의국에 들어가지 않고 나는 내 길을 가겠다며 독야청청일지 고고일지 괴짜일지, 그런 길을 갑니다. 말투도 굉장히 고풍스럽다는데 유감스럽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그런 느낌을 별로 못 받았습니다. 번역의 문제도 있겠지만 제가 나츠메 소세키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나츠메 소세키를 사랑한 나머지 어투가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투거든요. 확인하려면 원서를 봐야겠지요.

이야기는 내과의지만 응급의료도 맡고 있고, 담당환자가 30명인데다 365일 중 약 4일 정도만 휴가를 쓰는 격무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환자와의 교감, 주변 의사나 간호사들과의 이야기, 같은 집에 사는 독특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번갈아 등장합니다. 다만, 2권을 읽다가는 결국 울었습니다.; 만약 정신상태가 조금 더 불안했더라면, 그리고 침대 속에서 읽고 있었다면 눈이 퉁퉁 불도록 울었을겁니다. 아..ㅠ_ㅠ 그래도 좋아요. 의사도 인간이라는 것.. 하지만 그 전에 이 책의 의사들은 양심을 이야기하지요. 이런 의사선생님께 진료를 받고 싶습니다. 그러니 이 분들이 퇴근도 못하고 야근에 철야 진료를 거듭하는 것이겠지만..OTL
들꽃진료소 같은 의료 수필의 소설버전이라 생각하셔도 얼추 맞지만, 주인공이 독특하고 아내도 꽤 특이하니까요. 그러니 소설이죠.(저런 여리여리한 몸에 저 장비를 짊어지고 산에 간다라..ㄱ- 게다가 주인공의 아내는 겉모습만 보면 전형적인 소녀니까요.;)


빙고님은 그냥 원서로 보시는 것이 나을 겁니다. 음, 추천 대상은 첫비행님, 키릴님. 훗훗훗~.



나쓰카와 소스케. 『신의 카르테 1-2』, 채숙향 옮김. 작품, 2011, 각 11900원.

어느 날 아내가 죽었습니다. 그것도 두 번째 상실입니다. 첫 번째 아내는 원래 몸이 약해서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태어나지 못한 아기와 아내를 함께 보내고는 좀 많이 힘들었지요. 그 얼마 뒤에 누님의 강권(?)덕에 재혼을 하여 이번엔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하지만 퉁명스럽고 살갑게 말 못하는 남편을 둔 덕에 두 번재 아내는 힘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샌드위치 소스가 샜다고 버럭 화내고 돌아 나온 것이, 아내와의 마지막 대면이었습니다. 그 직후 아내는 쓰러진 채 발견되었고 다시는 대화를 하지 못하고 보내야했으니까요.


시작 부분은 대강 이렇습니다. 퉁명하고 소리를 버럭 지르는 데 익숙한 아버지, 거기에 남편과의 불화로 도쿄에서 친정으로 돌아온 딸. 두 사람 모두 죽은지 얼마 안되는 어머니의 빈자리 때문에 마음이 허전합니다. 딸은 계모였기 때문에 조심스레 대할 수 밖에 없었고 아버지는 원래 성격이 그래서 살갑게 대하지 못했는데,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요. 없어지고 나니 그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 겁니다.
그랬는데 갑자기 이상한 여자애가 하나 등장합니다. 죽은 아내(오토미)는 리본센터라고, 사회재활훈련센터에서 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회 부적응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주로 여자)이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게 이런 저런 것을 가르쳐 주는 곳입니다. 오토미씨가 가르친 것은 아주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생활법입니다. 청소하는 법, 빨래 하는 법, 빨래 개는 법, 음식 하는 법 등등의 생활의 기본 말입니다. 리본센터에 오는 아이들 중에는 그런 기본을 모르는 아이들도 많다는군요.
그렇게 해서 오토미를 만났다는 새카만얼굴의 금발머리 날라리 소녀는 죽은 선생님이 원하던 거라면서 49제 때의 연회를 이야기 합니다. 처음에는 무뚝뚝했던 아버지나 딸이나, 이 발랄한 소녀에게 휘둘려 점점 정상 생활로 돌아갑니다. 평탄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고 그 사이에 이런 저런 일들이 여럿 생깁니다.



G는 그저 그렇게 읽었다고 해서 내키지 않았는데, 손에 잡고 읽기 시작하니 단숨에 읽게 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음식 이야기가 많지는 않지만 잃어버린 것을 극복하고 제자리를 찾아가기까지 여러가지를 겪어야 하는 부녀가 참..... 그래도 제대로 설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상당히 공감하며 봤기 때문에 말이죠.

가볍고 무난하고 따뜻한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괜찮을 겁니다. 몇 가지 사소하지만 꽤 괜찮은 살림팁이 있는 것도 재미있고요.+ㅅ+



이부키 유키. 『49일의 레시피』, 김윤수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1, 10800원.

맨 처음 본 건 유라님 블로그에서였습니다.-ㅁ- 원피스 도시락책이 나온다고 해서 아마존을 뒤졌더니 바로 튀어나오네요.(링크) G에게 링크를 건내줬더니 당장에 구입을!이라며 광분하지 뭡니까. 일단 교보에서 주문할 생각을 하고 혹시 있을까 싶어 교보에서 검색을 했더니 있었습니다.(링크) 있을 거라 생각도 안했는데 의외였습니다.


9월은 이미 구입 제한 금액을 돌파했으니 10월 되자마자 주문하겠다고 해서 10월 1일에 바로 주문했습니다. CD랑 같이 주문했더니 도착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더군요.




그리하여 어느 날 밤에 찍은 캐릭터 도시락 책 사진. 어떤 구성인가 싶었더니 지난 홋카이도 여행 때 서점에서 많이 본, 책보다 같이 들어 있는 다른 상품이 메인인 세트입니다.




이게 도시락책. 굉장히 얇습니다. 스테이플러로 찍어 철했더군요. 그냥 광고전단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캐릭터 소개 기타 등등에, 들어 있는 부속 소개, 뒤에는 이 틀을 써서 만든 음식이 실려 있습니다.




역시 디저트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요. 실리콘 틀로 굳힌 초파랑 루피 푸딩, 오른쪽은 상디랑 조로 과자. 캐릭터마다 전부 들어 있는 건 아니고, 실리콘 푸딩틀은 초파랑 루피만, 과자 틀은 상디랑 조로만 있습니다.




전체 부속입니다. 아래 쪽의 하늘색 틀이 쿠키틀, 분홍이 초파 빨강이 루피 실리콘틀입니다. 그리고 해적 깃발은 단순한 장식용이고요.




노란 부속은 케이크 위에 코코아파우더나 슈거파우더를 뿌릴 때 쓴다고 생각하시면 얼추 맞고..-ㅁ- 저걸로 말차 라떼에 무늬 넣어볼까요.(웃음)



구입 가격은 2만원 정도였습니다. 쿠폰 써서 그보다는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했지요. 지금은 환율이 적용되어 조금 비싸졌지만.. 여튼 원피스 팬이라면 재미삼아(..) 한 번쯤 구입할만 합니다.
지난주에 구입해놓고 리뷰 올리는 걸 잊고 있었던 책 두 권입니다. 한 권은 홀릭 19(완결), 다른 하나는 아소 미코토의 골목길 연가입니다. 웃. 『칼 이야기』의 리뷰도 올려야 하는데 이건 적다가 말아서..T-T 일단 만화책 두 권부터 올리지요.

그 주 목요일에 홀랑홀랑 북새통에 가서는 신간-홀릭 19권을 집어들고는 한참 고민했습니다. 책 한 권만 집어 들고 가기는 부족하고, 게다가 같이 집어 들었던 『원피스』나 『어떻게 좀 안될까요』는 G가 부탁한 책이라 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거든요. 요즘 신간 기근에 시달리는터라 한참을 고민했는데, 그러다가 구입하려다가 까맣게 잊었던 모 책을 떠올리고는 1권만 먼저 구입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집에 들어갔더니 G가 다음에 갈 때 『리니지』완전판을 사다 달라고 하더군요. 마침 1권을 읽고 나서는 2권까지 사지 않은 걸 후회하던터라 금요일 저녁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은 약속이 있어 바빴으니까요.(하지만 그 약속은 그 다음주-지난 토요일로 밀렸다능..-_-)
다녀오면서 함께 구입한 것이, 미처 나온 걸 모르고 있던 아소 미코토의 신작 『골목길 연가』입니다. 교토의 골목길을 배경으로 한 책이라는 설명만 읽고는 앞 뒤 안 가리고 바로 구입 결정을 ㅐ했지요. 컬러만 보고는 이 작가가 그 작가인 줄은 미처 몰랐던 겁니다.-ㅁ-/

아소 미코토 책은 집에 거의 다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라고 한 것은 빼놓고 구입하지 않은 것이 있을지도 몰라 그런 거고.. 『천연소재로 가자』나 『오존』, 『Go 히로미 Go』, 『어떻게 좀 안될까요』, 『BELL』까지는 확실히 있다고 기억합니다. 그것 외에 더 있는지는 가물가물. 여튼 다 챙겨 보고 있는 몇 안되는 작가라 신간이 나오면 그 즉시 집어들고 봅니다.
『골목길 연가』의 원제가 뭔지 확인은 못했는데, 내용상 골목길이 아니라 나가야일 것 같군요. 다만 나가야라고 적으면 못 알아 들을 사람이 태반이니(저도 포함) 의역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교토의 어느 골목길. 낡은 건물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건물을 어떻게 쓸까 하다가 건물을 '젊은 크리에이터'들에게 빌려주기로 합니다. 낡은 건물이니 저렴하게 빌려주는 거죠. 그렇게 해서 그 건물은 돈 없는 창작자들의 요람으로 거듭납니다. 근데 이 건물이 나가야일거라는게 제 생각인데.. 에도시대에는 일종의 쪽방 비슷하게, 화장실과 제대로 된 부엌을 공유하는 6칸짜리 건물이 있습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집 6개 정도가 붙어 있고, 집은 하나하나가 한칸 정도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구조에 대한 설명은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리즈-특히 『얼간이』를 보시면 자세히 나와 있어요. 여튼 이런 집에 옹기종기 젊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그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연작이 『골목길 연가』인 겁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 주인공인데, 그렇다보니 조~금 감정이입하며 봤습니다. 아하하하; 하지만 공방에서 이야기하다보니 저정도 시설(...) 갖추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겠더군요. 교토의 어떤 골목길이 실제 모델이라는데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 번 여기저기 쑤셕거려볼까 싶기도 하고..-ㅁ-;

홀릭은 한 줄 감상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이렇게 완결 낼 거면 왜 냈니."
'왜 냈니'에는 '이제'라든지 '지금에서야'라든지 '길게' 등등의 수식어가 포함됩니다.18권에서 내도 이상하지 않을 이야기를 19권까지 끌고 가서 시간도 제대로 안 맞게, 어중간하게 냈더군요. 시간이 안 맞는다는 건 다른 이야기랑 안 맞는다는 의미인데, 홀릭의 시작시점에서 보자면 결말부는 대략 100년 정도 흘렀을 거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그렇게 이야기를 끌 필요는 없었을 거라 보는데..ㄱ- 와타누키를 풀어주려면 그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 걸까요. 차라리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면... 이라는 아쉬움에, 이렇게 어중간하게 끝낼거면 그냥 일찍 끝내지라는 분노(?)가 뒤섞이더군요. 그래도 『츠바사』랑은 달리 일단 집에 두기는 할겁니다.-ㅅ-



CLAMP. 『XXX홀릭 19』, 윤영의 옮김. 서울문화사, 2011, 5천원
아소 미코토. 『골목길 연가 1』,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7천원



* 덧붙임.
잊고 있었는데, 『골목길 연가』 1권은 파본 확인이 필요합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책 중 한 컷의 인쇄가 조금 밀린 곳이 있다나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제가 구입한 책도 파본이라고 G가 확인했습니다. 2쇄가 나와도 뭐... 교환할지는 미지수. 크게 신경쓰진 않거든요.-ㅁ-;
구입 후에 언제 한 번 리뷰 올려야지~ 그래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던 고식 가이드북입니다. 지난 홋카이도 여행 때 사왔고 가격은 그냥 저냥한 정도였고요. 그래도 고식 일러스트를 상당히 좋아했던 터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표지는 e-hon에서 들고 왔습니다. 하지만 책 링크는 아마존이고요.(링크


표지는 소설 삽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쪽 그림입니다. 내용도 거의 그렇고요. 소설쪽 화집은 나오지 않은 모양인데..
(그러고 보니 소년 음양사 화집도 나왔던데 구입 여부를 고려해야..-_-a)




내용은 이쪽을 참조하세요. 소베르 왕국과 성 마르그리트 학원에 대한 것, 그리고 빅토리카 성우 인터뷰, 빅토리카 외 캐릭터 소개, 여러 수수께끼 풀이에 대한 것, 미술 갤러리, 쿠죠 성우 인터뷰, 원작자와 감독, 시리즈 구성 담당자 등의 인터뷰도 이어집니다. 다만 이 성우 인터뷰라는게 참...ㄱ- 성우를 코스튬플레이 시켜놓고 인터뷰를 하더군요. 보고 하도 충격을 받아서(...) 해당 페이지를 풀로 붙여 놓을까 고민했습니다. 하하하. 그런 건 질색이거든요.



 
빅토리카의 의상은 이정도만 나옵니다. 중요 의상만 나온다 보시면 될텐데 이정도만으로도 저는 만족했습니다.



 
이게 그 성우 인터뷰. 이런 짓 좀 하지마라..OTL



 

어제 적었으면 두 권이었을텐데, 오늘 적으면서 한 권이 늘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한 권을 마저 끝냈거든요. 독서 속도가 빠른 것은 읽은 책 세 권 모두 일본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소설을 읽을 때는 꼼꼼히 읽지 않고 마구 속도를 내서 봅니다. 취향에 맞지 않을 때는 속도가 더 빨라지는데 이번이 정말 그랬습니다. 한 권은 그나마 재미있어서 읽는 속도가 빨랐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우울모드로 빠지는 함정이 나타나서 실패작이 되었고 나머지 두 권은 읽은 시간이 아까울 정도의 책들이었습니다.

읽고 나서 이게 뭐냐 싶었던 책, 『우울한 해즈빈』. 해즈빈은 이름이 아니라 has been을 말하는 겁니다. 소설 중간에 언급되더군요.
읽고 난 느낌은 심히 안 좋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상당히 공감할 수도 있습니다. 엘리트 코스를 밟고 결혼하면서 퇴사해 집에 있는 주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가는데 그 사람의 심리가 이해되면서도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한국이고 일본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상당히 공감이 갔기 때문에 이해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네요. 엘리트 코스를 밟아 탄탄대로를 탔다고 생각했는데, 회사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으로 입사했으면서 점점 밀립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밀리고 밀리다 못해 결혼이라는 차를 잡아 타지요. 그래도 몇 년이고 옆에서 결혼하자고 했던 남자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집에 들어 앉아서 '왜 그러고 사나' 싶은 생활로 들어갑니다. 다른 사람들은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자기가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겁니다. 나름의 문제가 있긴 한데 그건 주인공의 주변 환경에서 온다기 보다는 본인의 문제였으니까요. 그게 회사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원인이기도 하다고 보고요.
여튼 비슷한 분위기를 그린 소설이라면 차라리 다나베 세이코의 『아주 사적인 시간』이 더 읽기 편했습니다. 여기서는 주인공이 틀을 깨부수고 나와 다시 서는 걸로 끝맺음을 하니까요. 『우울한 해즈빈』은 깨닫고 다시 서려는 데서 딱 끝을 맺습니다. 제게는 미적지근한, 그리고 안 좋은 부분만 슥슥 긁어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한줄 요약. 이 책이랑은 파장이 안 맞았어요.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그래도 꽤 많이 보았는데, 호불호가 상당히 갈립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중에서 好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키친』, 『도마뱀』(지금 다시 읽으면 달라질지도..), 『왕국 3』,『데이지의 일생』 정도입니다. 이 중 집에 있는 책은 『키친』과 『왕국 3』이군요. 『왕국』은 다 가지고 있지만 1-2권은 다시 읽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방출할까 합니다 G가 좋다고 해서 사긴 했는데 정작 본인도 별로 마음에 안든다고 하니까요.
여튼 기억나는 중에서는 대강 그런데, 이번의 『안녕 시모키타자와』를 읽고는 책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막판의 몇 십장은 그냥 훌훌 넘기면서 훑어봤습니다. 제대로 읽고 싶지 않더군요. 그리고 이번에 읽으면서 요시모토 바나나도 자기복제(자기표절)이 상당히 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설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무언가를 잃어버린 나와 가족 혹은 가까운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극복하면서 소설이 마무리 됩니다. 그 과정은 불륜이나 근친상간이나 그와 유사한 관계로 이어지고요. 막판 전개를 보고는 정말 .... (먼산)
원래는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G가 이 소설을 보고 시모키타자와에 가고 싶다길래 궁금해서 읽어봤습니다. 시모키타자와를 가본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보겠지만, 그리고 다시 가고 싶다 생각하겠지만 전 가본적이 없어서 그냥 맨숭맨숭하게 읽었습니다. 그보다는 소설 속에서 잠깐 등장하는 야나카쪽이 끌리더군요. 이건 제가 야나카를 가봐서 더 그럴겁니다.-ㅁ-/
시모키타자와를 가본 적이 있고 거길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읽어보실만합니다. 배경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졌으니까요. 단, 주인공의 연애행보를 보고 책을 집어던지고 싶었던 고로, 요시모토 바나나의 연애라인에 불만이 많으시다면 안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머지 한 권은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입니다. 이전에 나온 『퍼펙트 블루』와 이어지는 이야기지요. 『퍼펙트 블루』에는 은퇴한 경찰견 마사가 등장합니다. 사실 이름이 마사라서 마사 스튜어트를 연상했고, 그래서 암컷이라 생각했는데 수컷이더군요.ㄱ- 왜 암컷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건지..;
가볍게 읽을만한 이야기지만 막판에 휙 돌았습니다. 그 전까지 재미있게 잘 보았는데 막판에 사람을 우울의 함정으로 몰아가더군요. 제목보고 홀랑 반하셨을 빙고님, 조심하세요. 막판 함정은 저보다 빙고님께 더 강력하게 작용할겁니다.-_-a 특히 마지막 사건이 어제 G가 언급한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 대한 이야기와 연결되어서 말입니다. G에게 그 이야기까지 들었더니 찜짐함이 배가 되는군요.(먼산)


그리하여 요 며칠 사이에 읽은 세 권에서 연속 지뢰를 밟는 바람에 기분이 우울합니다. 흑. 게다가 그 직전에 본 게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사라진 소녀들』 뒷부분(전편을 안 보고 결말만 확인)이라, 기분이 더 안 좋네요. 아무래도 애거서 크리스티를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마플 이모님께 위로를 받아야겠어요.


아사히나 아스카. 『우울한 해즈빈』, 오유리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9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안녕 시모기타자와』,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11, 12000원
미야베 미유키.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오근영 옮김. 살림, 2011, 12000원

0. 퇴마록, 중학교 3학년 때 친구가 강력 추천해서 읽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읽었다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왜냐면 그걸 추천한 친구가 3학년 때 만난 친구니, 아마 이건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나봅니다. .. 아니, 근데 저도 기억이 헷갈리네요. 일단 아래의 상황을 떠올리면 중3 말에서 고등학교 초쯤에 읽은 것 같습니다.;

1. 친구의 추천으로 책방에서 빌려다 읽었던가,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가 했는데 보고 나서 그날밤 가위에 눌렸습니다. 1권 맨 마지막 편이, 부모님 안계신 틈을 타서 하이텔에서 채팅하다가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였는데 그 편을 읽고 나서 그 괴물이 방에 들어오는 내용으로 악몽을 꾸었거든요. 그게 그대로 가위눌림으로 이어진 겁니다. 공포였어요.T-T
지금 다시 읽으면 웃으며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보고 싶지 않은 건 않은거고, 사실 퇴마록을 다시 읽기 싫어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저는 성폭행과 강간이 소재인 이야기가 정말로 싫습니다. 제가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읽기를 포기한 것도 딱 그 대목에서였고, 해당 내용이 들어간 소설은 보고 나서 굉장히 기분이 더럽습니다. 근데 퇴마록 국내편의 상당수는 그런 지뢰가 들어 있습니다. 월향의 배경은 덜하지만 제일 기분나빠하는 것이 측백나무 산장이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


2. G랑 이야기하다가.

K: 난 그래서 퇴마록이 싫어. 개정판 살 생각이 안 드는 것도 그 때문이야.
G: 그건 그래. 그래서 난 세계편이 좋아.
K: 응, 나도 세계편은 좋아. 아서왕 이야기야 그렇다 쳐도..₁
G: 퇴마록 이야기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K: 아, 그거! 그건 나도 좋아해. 결말부가 재미있었지.
G: 그것 말고는 측백나무. 그 왜, 흡혈 이야기 말야.
K: ... 님, 잘못 고른 것 아님?  측백나무는 흡혈 이야기가 아니라 그, 빙의랑 강간...
G: 어?
K: 그 왜, 산장에서 대규모로 시체가 발견되었는데, 여자 둘에 남자 몇이더라? 여자들에게는 강간 흔적이 있고. 근데 남자 하나만 폭행 흔적에 반항 흔적이 있던.
G: 아, 맞다!
K: 산장 안에 악령이 있어서 그 등산부 학생들 몸에 들어가서...
G: 맞다 맞다. 그럼 흡혈은 뭐지?
K: 흑장미 아니었나? 


 
읽으시는 분 중 퇴마록 국내편에 등장하는 흡혈 이야기가 어떤 건지 기억하시는 분은 댓글을..(쿨럭쿨럭) 세계편은 『왈라키아의 밤』이었을거예요. 드라큘라 백작 한 번 멋지게 나오시고..-_-;;
흡혈이라고 하니 하지은씨의 『얼음나무 숲』도 흡혈 비슷했지요. 『얼음나무 숲』은 한국 판타지 소설을 추천하라면 당당히 추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라 생각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내용이라..-ㅁ-;


3. 그런 이유로 퇴마록 국내편의 구입은 막을(미룰) 수 있었지만 세계편은 장담 못합니다. 그건 저나 G나 누구 한 사람이 할까? 그러면 못 막고 홀랑 넘어갈 것 같아요.



 ₁퇴마록의 아서왕 이야기도 좀 이상했지만, Fate/Stay Night에 비하면 그정도의 아서왕 전설 비틀기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최악)의 아서왕 이야기는 『아발론의 안개』. 이건 아마 사노님 취향에 맞을듯..?;
『수수께끼는 저녁식사 후에』를 보고 나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리하여 그 전에 출간된 소설 『저택섬』을 주문한다 해놓고는, 월별 교보 구입 제한 금액을 넘기는 바람에 8월 되어서야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바보)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주문했다 생각했는데 정작 받아보니 책이 빠져 있더군요.; 구입 금액 맞추면서 책을 뺐던 모양입니다.

그래놓고 몇 주 되지 않아 바로 신간이 나왔네요.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고양이가 소재라니 홀랑 넘어갑니다. 벼르고 있다가 이것도 바로 주문해서 지난 주말에 맛있게 읽었습니다. (그 뒤에 역접이 들어갑니다;)


『저택섬』은 배경이 현대가 아닙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현재가 아닙니다. 스마트폰 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는 때를 배경으로 합니다. 당연히 핸드폰이란 것도 없고요. 그런 때에 섬에 들어갔다가 폭풍우로 갇힙니다. 그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는데, 마침 그 안에 탐정과 형사가 있었단 말입니다. 원래는 다른 사건의 해결을 위해 저택에 초대받은 것이었는데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풉니다.

대부분의 형사+탐정물이 그렇듯이 탐정이 조금 더 똑똑합니다. 사건 발생 → 미해결 → 사건 발생 → 둘다 해결이라는 점에서 『저택섬』이나 『완전범죄 고양이』나 구조는 비슷합니다. 탐정과 형사가 함께 뛴다는 것도 비슷하고요. 트릭의 구조 혹은 실마리가 '***'이라는 점도 유사합니다. 하지만 양쪽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개그에 가깝게 웃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저택섬』이 조금 더 진지하게 느껴지는 것은 등장인물 때문에 그럴겁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전 『완전범죄 고양이』에 등장하는 탐정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OTL 전 이런 사람이 싫어요. 어흑.;ㅂ; 능력이 없는 건 아닌데, 사람이 가벼워 보이고 좀 무능력해보이는 타입의 탐정이거든요. 그래서 앞의 100쪽 남짓은 휙휙 넘겨가며 보는 바람에 20분도 안되어 독파했습니다. 책 자체가 두껍지만 분량이 많지 않아서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만에 볼 수 있긴 했지요. 그래도 탐정이 엉뚱한 짓 벌이는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아 휙 뛰어 넘었습니다.
그랬는데, 뒷부분의 해결부분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탐정 할만하더라고요. 이런 능력이 있으면 진작에 좀 발휘해보지! 하기야 그 전의 이런 저런 작은 사고로 수집한 정보가 해결의 밑바탕이 된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ㅂ;

트릭만 두고보자면 『저택섬』이 조금 더 마음에 듭니다. 스케일이 크거든요. 유명 건축가가 만든 집이라는 점에서는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과도 비슷한데 스케일이 다릅니다.; 트릭을 보시면 아실거예요. 미처 생각도 못한, 상상을 초월한 트릭이란 말이죠.'ㅂ';
생각도 못했다는 점에서는 『완전범죄 고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끝까지 읽고 나면 완전범죄에 고양이가 몇 마리나 필요한지 대답할 수 있습니다. 아니, 이 범죄에 필요한 고양이가 몇 마리 였는지 셀 수 있습니다. 그게 또 재미라니까요.


가볍고 유쾌하게 보기에 좋은 추리소설입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이 『수수께끼』포함해서 딱 세 권만 나와 있다는게 아쉽네요.




덧붙임.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범죄 고양이』를 보고 나서 도쿄여행에 대한 충동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링크)

덧붙임 2.
『저택섬』은 티이타님께 추천. 왜냐하면..(이하생략)


히가시가와 도쿠야. 『저택섬』.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000원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500원.

최근에는 책 리뷰를 안 올렸네요. 무엇보다 책 읽고 나서 바로바로 쓰지 않으니 홀랑 잊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복기-다시 읽는 책이 더 많다보니 리뷰 쓸 책이 많지 않기도 하고요.
요즘 읽은 책이 뭐 있던가 생각했더니 떠오르는 것이 딱 세 권 있습니다. 일단 두 권은 묶어 올리고 다른 책부터 적어보지요.

『문학소녀와 사랑하는 삽화집』3권은 이달에 나왔습니다. 9월 발매 신간에 나온 건 알았지만 추석 지나고 나오지 않을까 싶어 일부러 늦게 가서 사오고는 지난 주말에 홀랑 다 읽었습니다. 1-2권과 마찬가지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랑 본편의 뒷 이야기를 다루고 있네요. 개그 분위기가 강한 우마왕편은 소재가 된 것이 '파도소리'라서 다른 책하고 또 겹쳐졌네요.-ㅁ-a

생협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에덴으로 오라』라는 책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절판되었을거라 생각하는데 한국에는 이 책말고도 더 나왔습니다. 『오늘도 파워업』말입니다. 『드래곤플라이』였나, 『에덴으로 오라』의 극중극인 이야기는 일본에서도 미완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기억하고요. 『에덴~』도 한국에서 4권까지 나왔는데 일본에서도 완결되지 않았다고 기억합니다. 그 분위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남자 그여자』의 몇몇 컷이 조금 닮은 것 같기도..^^;
『에덴으로 오라』에서 이 「파도소리」가 잠깐 등장합니다. '모닥불을 넘어서 내게 와'라고 외치는 장면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네요. 아.. 꼬꼬맹이들이 그러고 있는 걸 보면 왠지 쓴웃음+썩은웃음이 입가에 감돌뿐이고...

그렇다보니 우마왕편은 상당히 감회가 깊었습니다. 하하하.;

문학소녀 견습생 시리즈는 1권만 간신히 읽고 2권은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에, 오미가 코노하랑 어떻게 매듭(?)을 지었는지 모르겠습니다. 8권 마지막 부분하고 연결되려면 거기서 이야기가 확 튀면 안될텐데, 일단 견습생 시리즈 완결편인 3권이 나와야 2권도 볼 수 있거든요. 1권 읽고 나서 속이 휙 뒤집어진 덕에 2권은 봉인해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원서로 볼 생각은 없고요.
문학소녀는 책장 수납 능력 문제도 그렇고, 외전 이야기중 딱 이거다 싶은 이야기가 없기도 해서 외전 완결까지 나오면 본편만 보관하고 외전은 전부 처분하려고 합니다. 외전만 해도 이미 7권이나 되니 보관하기가 어렵거든요.ㄱ-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구입한 라이트노벨은 거의가 방출되었지요. 문학소녀도 외전은 예외가 아닐 겁니다.(아마도)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이 책의 맨 마지막 단편은 커플염장입니다. 솔로부대원들은 보실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T-T 그래도 그 커플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 위안이 되었네요. 흑흑흑.;


(내용면에서-_-) 이 책과 반대 방향에 있는 것이 모리 카오루의 『신부이야기』3권입니다. 아무리 봐도 이번권은 특정 인물(옷걸이)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봅니다. 책 대사를 보지 않고 훌훌 넘기다보면 그 인물에 대한 작가의 집중도가 확 느껴지거든요. 이런 표현을 쓰는 건 내키지 않는데, 작가가 그 캐릭터를 '전면적으로 훑고 있다'는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그러니 스토리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다만 저는 이런 내용은 질색하는지라, 아무리 이게 역사적 사실이고 전통이었다고 해도 취향에 안 맞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런 의미에서 『신부이야기』도 완결이 날 때까지는 봉인입니다. 『나츠메우인장』, 『씨엘』도 같은 상황이네요. 모리 카오루의 전작인 『엠마』도 그런 이유에서 완결날 때까지 참았다가 한 번에 구입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나츠메』나 『씨엘』은 결말이 날 때까지 미구입이고 『신부이야기』는 구입은 하되 읽지는 않을 겁니다. 앞의 두 권은 완결을 확인하고 구입할 예정이지만 『신부이야기』는 그림구경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하하;
(하지만 아마도 책을 나누게 되면 모리 카오루 책은 G한테 들고가라고 할듯..;...)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사랑하는 삽화집 3』, 김예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6800원
모리 카오루. 『신부이야기 3』, 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1,  6000원.

『해결사』부터.
이 책은 읽은지 한참 되었습니다. 올 초에, G가 사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었거든요. 그 때 마침 또 읽을 책이 없어 투덜대다가 G의 방에서 들고 나와 심드렁하게 읽고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마지막의 그 부분을 읽을 때, "아...."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더군요. 아쉬웠던 건 책이 파본이라 중간에 20-30쪽 정도를 못 봤습니다.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그건 아쉬웠어요.
교보문고의 책 소개를 읽으면 왠지 이거 러브 스릴러 같은데, 전혀 아닙니다.; 음, 알기 쉽게 돌려서 표현하자면, 원빈이 전당포 주인이 아니라 정비소 정비공으로 일하면서 경치좋은 호숫가의 집에서 애인이랑 살다가, 애인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곳의 원빈이 아니라 『아저씨』의 원빈입니다. 물론 『해결사』의 주인공은 공무원은 아니었고 그저 서바이벌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던 평범한(...) 사람일뿐입니다. 다만 그런 경험 때문에 사람이 조심스럽고 과묵할 따름이지요. 애인이 죽은 뒤 옛 동료들이 찾아와서 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뭔가 껄끄럽게 여겼던 그 부분이 마지막에 휙 풀리는 걸 보고 으헉했습니다. 전체적인 전개를 봐서는 그리 이상하게 생각할 부분은 아닌데, 보는 순간 수긍이 되더군요.
하드보일드의 느낌이 강한-하지만 주인공이 차도남이 아니라, 남에겐 차갑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무뚝뚝한 남자입니다. 정말 그렇다니까요.-ㅁ-/


샤바케는 월요일부터 읽기 시작해 어제 끝을 냈습니다. 엄청나게 속도를 내면서 중간중간 해석 안되는 부분은 싹 뛰어 넘었습니다. 넵. 그래서 큰 줄기만 압니다.;
지금까지는 샤바케 번역서만 봤는데 이번엔 하도 궁금해서 원서로 읽었지요. 5권은 통째로 한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역시 트러블메이커인 도련님은 여전히 일에 휘말리는군요. 그것도 그 허약체질에, 그 며칠 사이에 그렇게 휘말리니.. 한 달간 드러누워 있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뒤에 먹은 영약들을 생각하면 그 허약체질에 영약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었는지 걱정될 따름이군요. 보통 사람들, 아니 보통 무협지의 주인공들이 먹는 영물들 수준으로 먹어제끼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환골탈태하여 온몸의 기혈이 열리고..(이하생략)

하지만 샤바케를 보면서 미친듯이 웃고 있었던 건 그 때문이 아닙니다.
도련님이 하는 대사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

まずいよ, どいしよ .

으아아아악! (데굴데굴데굴)

다행히 あまりだよ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것까지 있었다면 정말 마도카와 싱크로 100%를 달성했을겁니다.


이전에 샤바케 읽었을 때는 생각을 못했는데 이번 권도 그렇고, 지금 읽고 있는 여섯 번째 책도 도련님의 고민이 굉장히 많더군요. 생각도 많고 어떻게 할지 끙끙대는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불쌍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주인공인 이상 사건에 계속 휘말릴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대단한 외할머니를 둔 덕에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기도 하고 고생하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그나저나 도대체 도련님은 얼마나 더 고생을 해야하는 건지. 과연 무사히 결혼이란 걸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긴 합니다. 하하하...;


이이지마 나미의 라이프는 3권이 마지막권인가봅니다. 맨 뒤에 편집자의 글도 실려 있었거든요. 이것으로 일단 시리즈는 마무리 한다고 말입니다. 이번에는 책에 가다랭이포(가츠오부시) 작은 포장이 같이 들어 있어서 웃었습니다. 지난번의 맛선생보다는 이쪽이 집에서 쓰기 좋겠더라고요. 양은 적지만 한 번쯤 간단히 쓰면 되는 거고...

일단 티이타님은 필수 구입! 왜냐면, 이틀에 걸쳐 만드는 비프스튜가 나오기 때문입니다.+ㅅ+ 이번엔 가츠동, 가츠니, 오야코동(닭고기달걀덮밥) 등이 나오더군요. 거기에 맨 뒤에는 1권, 2권에 실린 음식 조리법 목차도 같이 실려 있어서 찾아보기 편합니다. 이번 책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하여 몇 가지는 조만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특히 비프스튜는 말이죠.


티이타님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 간단히 소개하자면; 쇠고기는 덩어리채 양파 썬 것 등을 넣고 은근은근 끓입니다. 거기에 양파를 오래 볶아서 갈색으로 만든 다음 거기에 버터와 밀가루를 넣어 브라운 루를 만듭니다. 그걸 쇠고기 끓인 것에 넣어 끓입니다. 이게 첫날 분량이네요. 둘째 날에는 놔두었던 쇠고기 국물에 다른 채소를 넣고 다시 끓입니다.
브라운 루를 넣어 스튜를 걸죽하게 만드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따로 양파랑 볶아서 맛을 내네요.+ㅠ+
혹시 안 보신 분 있으시다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ㅁ-;
왜냐면 27권을 읽고 났더니 앞 권이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티이타님 이글루에서 『강철의 연금술사』 완결권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완결난 것을 알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으니 듣고는 덥석 구입했지요. 그대로 27권에서 마무리 되어 다행입니다. 같이 사들고 온 『원피스』는 이제 1부 끝 2부 시작인데 62권.(...) 여튼 결말이 어떻게 났는지 궁금해서 27권만 달랑 사들고 왔습니다. 참고로 저는 7권쯤 나왔을 때인가, G가 빌려와서 보긴 했는데 기본 얼개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으하하.;ㅂ;

앞 이야기를 전혀 모르고 어떻게 돌아가는 이야기인지 감은 안와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별 문제가 없더라고요. 앞에서 던져 놓았던 여러 이야기들을 다 수습했는지는 제가 앞을 보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고... 27권 단권만 놓고 봤을 때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알의 이야기, 에드의 이야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앞으로 조금 더 외전이 나오면 어떨까 싶은데 지금 다른 작품 새 연재에 들어갔지요. 농고 이야기. ... 솔직히 말하면 이 이야기가 더 기대되는 고로 외전이 나오지 않는다 해도 새 작품 단행본이 나오면 까맣게 잊어버릴거예요. 허허허.;

에드가 드디어 **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과연. 그렇군요. 거기에 또 마지막에 어퍼컷을 날리는 바람에...^-T 아니, 등가교환의 법칙을 그런데 쓰면 어쩌자는 거냐! 하지만 과연 대답하는 쪽도 대단하군요. 훗훗훗.


G의 반응은 아직 못 들었는데 뭐라 하려나. 다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보관하느냐가 문제입니다. 과연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요.


아라카와 히로무. ”강철의 연금술사 27』,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200원

요도가와 컨베이어벨트 걸. 취미 안 맞음. 하지만 마스터님은 잘 보실 듯.. 그러고 보니 오늘 본 책은 거의가 다 마스터님 취향?;
저랑 안 맞은 이유는 동갑내기 16세인데 서로 극과 극에 가까운 상황에 놓인 두 여자아이들 이야기라는 점. 저 그런 이야기 안 좋아합니다. 『꽃보다남자』가 떠오르기도 하는 설정도 있어서 말이죠. 게다가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고 하는 건 취향에 안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여고생들의 일상(?)과 , 밀고 당기는 사이에 가까워지는 상황 묘사를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실만한 듯.

『영혼』은 역시 취향에 안 맞습니다.OTL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리틀 포레스트』까지가 한계네요. 그 이후의 작품은 제게는 어렵습니다. 내용이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그 감성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영향을 받았다는 『충사』까지는 그래도 읽을 수 있는데 모모씨라든지 이모씨라든지 이모씨2의 작품은 보고 있자면 그 괴이에 도저히 적응을 못하겠다니까요. 은근히 비위약하고 무서운 것 못보는 성격이 이런데서 나옵니다.; 하지만 그 상상력만큼은 정말 엄청나군요. 좋아하진 않지만 존경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아버지』는 나온지는 한참 되었는데 이제야 보았습니다. 명불허전. 피네간의 경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경야에 일어난 아들래미의 심적변화가 꽤 재미있습니다. 그 하룻밤 사이에 멀게 느껴지던 아버지가 순식간에 옆에 있는 사람으로 다가온다는게 또 재미있더군요. 돗토리에 한 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표지를 보고는 맨 나중에 읽어야 겠다고 빼두었던 『짝사랑 일기 소녀』.
아. 역시 치유계입니다.T-T 맨 마지막으로 돌리길 잘했네요. 보고 있는 동안 마음이 화사(...)해지면서 웃게 됩니다. 뒹굴뒹굴 굴러다니며 웃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그런데 이런 느낌의 유머를 어디서 많이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어디서 봤더라. 아, 어쩌면 아소 미코토와 닮게 느껴져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 다 보고 나서 안 보려고 빼두었던 『K(케이)』에 손이 갔는데.. 데...(먼산)
사람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군요. 짧은 단편 하나하나가 다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특히 마지막 단편에 용이 내려오는 부분은 허걱했습니다. 주인공인 케이가 항상 죽음을 각오하고 움직인다 하지만 그래도 가슴이 내려앉더군요. 그리고 그 고비를 넘긴 뒤의 마지막 멘트는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림은 다니구치 지로, 글은 도사키 지로라는데 굉장히 호흡이 잘 맞습니다. 한 명 한 명에 대한 이미지가 확 와닿네요.
등산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100% 감정이입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읽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카무라 아스미코. 『짝사랑 일기 소녀』,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다니구치 지로. 『아버지』, 신준용 옮김. 애니북스, 2005
도사키 시로, 다니구치 지로. 『K(케이)』, 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0
무라카미 카츠라. 『요도가와 컨베이어벨트 걸 1』, 한나리 옮김. 미우, 2011
이가라시 다이스케. 『영혼』, 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8

표지 삽화보고는 뜨악했다가 작가 확인하고 기겁했다가 출판사 보고 갸우뚱했던 책입니다. G가 빌려왔는데 왜 이런 이상한 표지(...)의 책을 빌려왔지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니 근데 삽화도 그렇고, 책 만듦새는 그닥 취향이 아닙니다.(삽화 그리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아마 작가 이름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집어들지 않았을 겁니다. 거기에다 이타카에서 나온 책은 이번이 처음이라 괜찮을까 고민하며 집었지요. 로크미디어였다면 이전에 읽어본 책이 있으니 망설임 없이 집어들었을테고요.


내용도 솔직히 말하면 취향이 아닙니다. 하지은씨의 책은 읽고 나면 헛헛하거나, 좌절하거나, 혹은 동결건조되거나의 반응을 보입니다.
글을 너무 잘 써서 읽다가 지나치게 감정 이입되어 좌절하거나-『얼음나무의 숲』- 결말을 미리 확인하고 나서 봤음에도 결말이 아니라 에필로그를 보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결말에 헛헛해하거나-『모래선혈』- 읽고 나서 바삭하게 마르긴 했으나 그게 열풍 건조가 아니라 차갑게 가라앉아 버리는 동결 건조된 마음만 남거나-위의 두 작품 다 해당-합니다.

복잡하게 말했지만 한 줄 요약하면 잘 읽히고 흡입력 좋지만 읽고 나면 허무해요.(먼산)

그런 공식(?)에서 벗어난 것은 『꿈을 걷다』2009판에 실린 「앵무새는 단지 배가 고팠을 뿐이다」뿐입니다.; 그건 유쾌했지요, 참으로. 하지만 같은 책에 있는 모 소설이 무서워서 구입을 못했습니다.
이 책은 어느 쪽이냐 하면 헛헛한 쪽입니다. 굉장히 슬프고 침울하고, 그러면서 아주 약간의 밝은 빛과 상당한 어둠을 남겨 놓았습니다.

보이드 씨의 저택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그 분위기에서는 『너를 위한 이야기』나 『새장관의 오늘도 졸린 주민들』이 떠오릅니다. 특히 새장관~하고 느낌이 닮았다고 여긴건 이게 어느 저택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다만 여운을 남기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언급한 두 종의 라이트노벨이 가볍게 넘어간다 하면 이쪽은 훨씬 묵직하고 현실감 있습니다. 특히 야반도주 남녀의 종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아련하게 남을 수 밖에 없네요. 그 민폐녀 참..-_-+ 이야기 전체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캐릭터입니다.

내용 소개를 안 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CLAMP의 『xxxHilic』과 닮았습니다. 이 힌트라면 충분히 내용폭로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주인공은 전혀, 절대, 안 닮았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아니, 외려 걱정을 해야할판인가요.





그러고 보니 안 풀린 문제점이 몇 가지 남았네요. 과연 그 소녀의 정체가 무엇인지-다시 읽어보면 보일지도 모르지만 용기가 안납니다-, 왜 맨 마지막의 그녀는 빨강머리인지 말입니다. 빨강머리 건은 혹시 염색이 덜 풀린건가 싶기도 하지만 모르겠네요. 참, 보이드씨가 누군지는 대강 짐작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그럴 것 같군요.


하지은.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이타카, 2010, 9500원

간만에 독서신이 오셨는지 자기 전까지 해서 주룩 다 읽어 내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출근시간 동안에 책 한 권을 더 보았으니, 그 책에 대한 감상은 별도로 작성하도록 하지요.


언더그라운드의 후속작인 이 책은 열림원에서 나온 책에는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다시 확인을 해봐야 하는데 도서관에 책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있긴 하지만 도서관 방문했을 때 자리에 있어야..-ㅁ-;
『언더그라운드』의 후속작인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집니다. 앞부분은 옴진리교의 옛신자들과 신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고 뒷부분에는 심리학자인 가와이 하야오씨와의 대담이 실려 있습니다. 하야오씨와의 대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고 찾아보니 그렇습니다. 2004년에 출간된 『하루키, 하야오를 만나러 가다』에서도 만났군요. 시기상으로는 『약속된 장소에서』가 먼저고(90년대 후반) 『하루키, 하야오~』는 그 뒤인 것 같습니다. 왜냐면 이 책에서는 가와이 하야오씨에 대해 심리학자라고만 하고 있는데 저 책에서는 '문화청 장관'이라고 하고 있거든요.
그러고 보니 『하루키, 하야오~』를 맨 처음 집어 들었을 때, 이 하야오가 저 하야오인 줄 알았습니다. 딱히 주석을 달지 않아도 알아들으실 분들 많으실걸로 알고 넘어갑니다.(...)


여튼 대담 부분의 인상은 꽤 강했습니다. 알아듣기 어렵다는(그만큼 제 지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부분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재미있었어요. 앞부분을 다 봐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상당히 있으니 일단 앞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사린 사건의 피해자들에 비해 옴진리교 신자들에 대한 인터뷰는 적습니다. 모든 신자들을 인터뷰할 수는 없을 것이고, 접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린 사건 외 여러 테러 사건 이후 옴진리교는 배척의 대상이 되었으니까요. 인터뷰 속에 등장한 이런 저런 교리를 보면 그다지 공감이 가진 않는데, 이런 것에 홀딱 빠진 사람도 있구나 싶을 정도입니다. 저라면 차라리 인도에 가서 진짜 구루 아래서 수행하는 쪽을 추천(?)합니다만. 아니면 머리깎고 출가하는 것이 낫겠다 싶은 정도고요. 수행을 근간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기독교를 추천하기는 미묘하죠. 뭐, 『우천염천』에도 나왔던 그리스 산골짝 수도원이라면 모를까.
이 인터뷰에 등장한 사람들은 사린가스 등의 테러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대체적으로 그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 생각도 못했다, 지금도 확신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대답하더군요. 사고가 완전히 일어나고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 참 ..;
나사가 빠져 있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데, 인터뷰어들은 '이 세상'에서는 살기 쉽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대담에도 나오는 것처럼 이런 사람들도 사회 속에서 평범하게, 혹은 편안하게 살 수 있다면 그게 제대로 된 사회가 아닐까요. 하지만 이 사람들이 마음 쉴 수 있었던 곳은 옴진리교라는 종교였지요. 그리고 그런 선택 때문에 이 사람들은 '이 세상'에 발 붙일 곳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교세가 커진 뒤로는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특히 옴진리교 내부에서 출세하려면 도쿄대 출신이거나 미녀거나 해야한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는 사회와 다를게 뭔가요.(먼산)

한국은 어떨까 하면... 대개 저런 사람들은 교회에서 끌어 안는 것 같더군요. 확신은 못하지만 대체적으로 그래요. 불교나 기타 종교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교회 편(?)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1권을 보고 궁금했던 옴진리교 내부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아직 궁금증이 다 풀린 건 아니고요. 하지만 다 찾아보기에는 일부러 알 필요가 있는 지식도 아닌 것 같고. 아마 옴진리교에 대한 이야기는 마쓰모토 사린 사건이나 관련 사고들을 더 찾아보는 정도에서 멈추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또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몬주 사건(-_-)이 커지면 그 때 다시 들여다 보게 될지도 모르지요. 하하하하하.;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OTL



무라카미 하루키. 『약속된 장소에서 - 언더그라운드2』,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0



덧붙임.
교주 이름이 아사하라 쇼코라고 해서 1권 읽는 내내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본명은 따로 있고 남자입니다.; 하기야 여자였다면 도쿄대 출신이거나 미청년이거나... 겠지.OTL
이런 심각한 재앙이 일어났을 때 조직적으로 신속하고 효율성 있게 대응하는 시스템이 일본에는 없습니다.


p.350, 신슈대학 의학부장 야나기사와 노부오와의 인터뷰 제목.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두 번째지요. 아니, 세 번째인지도 모르지만, 여튼 처음 읽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 1998년에 열림원에서 나온 버전으로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역자는 양억관씨였는데 재번역인지 아니면 재출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번에 나온 판은 1-2권으로 나눠 나왔더군요. 2권은 아직 손대지 않았고 1권은 한참 읽는 중입니다. 재미있기는 하지만 서글프기도 하네요. 게다가 읽기 시작한 것이 5월이었는데 한참 도호쿠 대지진에 원전 사태 이야기가 나오던 때라 겹쳐 보이더군요.

옴진리교라는 종교가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종교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순화했음) 그런 종교에 몰두하는 사람이나, 이상한 쪽으로 나가는 사람을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 등장하는 옴진리교 관계자-사린가스테러의 실행자들을 보면 이런 사람들이 왜 그런가 싶더군요. 초 엘리트들이 여럿 있었으니 말입니다.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서울대 의대 출신이라든지,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이라든지. 그런 사람들이 옴진리교의 신자였고 그 사건의 실행자-테러범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해가 안되는 건 일본 정부입니다. 아놔. 고베 대지진 때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데, 고베 대지진과 같은 해에 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고베 대지진이 1월에 있었고 이건 그 해 3월에 있었지요. 마쓰모토시 사린살포 사건₁은 그 전해 있었던 모양인데 이 사건과 관련해 1월쯤 옴진리교 본부를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고베 대지진으로 일정이 밀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3월에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테러가 일어났고요. 일본경찰(정부)의 대처가 조금 빨랐다면 이 사건은 없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때의 대응 상황을 보면 참 .... (먼산)
사린사건이 일어난 것은 95년 3월 20일이고, 이 인터뷰는 96년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도호쿠 대지진이 일어난 것은 사린 사건 발생 시점부터 따지면 거의 16년입니다. 그 16년 동안 대처 방식은 전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다보면 기시감에 데자뷰가 팍팍 느껴집니다. 아, 이 대처, 이 상황, 어디서 많이 봤다.-_-;;


사실 맨 위의 인용문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한국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조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서해 원유 유출 사건을 떠올려봅시다. 이것도 서해 주민들에게는 아주 지독한 재앙이었지요. 지금도 삼별은 책임회피하고 있지만-저는 삼별에 책임이 있고 그에 대해 보상을 해아한다고 생각합니다-그 사건을 해결한 것은 '국민'이었지요. 전국에서 구름떼처럼 몰려든 자원봉사자들. 그 사람들이 일일이 해안을 닦아서 깨끗하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국가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이런 사태에 대한 어떤 매뉴얼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요. 그저 달려가서 도왔을 뿐입니다. 음, 이번 도호쿠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봐도 그런 기질적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막무가내로 결과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하여 과정이나 결재라인이나 적합성은 뒤로 제쳐두고 일단 실행하는 그 실행력 말입니다.; 한국인은 잘 잊기도 하고 다혈질적이기도 하지만 그게 사건이 터졌을 때는 행동력으로 발휘됩니다. 하지만 안전제일주의인 일본 사람들에게는 사건이 터지면 일단 뭔지 한참 의논하고 위에 물어보고 라인에 문제 없나 확인하고 그걸 다 맞춘 다음에 움직입니다. 그렇다보니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대처가 늦을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국민들은 그걸 감내합니다. 한국에서라면 당장에 들고 일어날 정도로 느린데도 말입니다.

JL123편이었나. 정비불량으로 산중에 추락한 그 비행기 말입니다. 사망자가 다수 나온 이유가 '사람들이 다 죽었을 거다'라고 생각하여 그날 당장 구조하러 가지 않았던 JAL과 자위대와 기타 기관들의 늦장대처 때문이었다던가요. 떨어지고 나서는 대책 위원회 이름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에 대해 탁상공론을 펼치고 있었다는군요.
이 추락사고에 대해 들었을 때 아시아나의 첫 사고-라고 기억합니다-였던 김해 추락사고가 떠올랐습니다. 산 중턱에 떨어진 비행기, 그리고 생존자중 일부가 마을까지 내려왔고, 마을 사람들이 올라가 단체로 구조 활동을 벌였지요. 그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기야 JL쪽은 완전 산간이었고, 한국의 산간지방하고는 또 아주 많이 차이나기도 하지만...(먼산)

하여간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런 잡다한 생각들이 더 떠오르더랍니다. 2권은 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네요.


무라카미 하루키.『언더 그라운드 1』,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10.


덧붙임.
주석 ₁을 달아놓고 나중에 안 적었네요.OTL
마쓰모토 사린 사건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는 간략하게만 다루고 있습니다. 옴진리교는 이전에도 사린 관련한 사건을 여럿 일으켰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지하철 사린 사건 전에 일어났으며, 나가노현 마쓰모토 시에다 사린 가스를 살포한 사건입니다. 아예 도심지에다가 가스를 풀었는데, 옴진리교가 했다는 심증만 있고 물증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그 전해-그러니까 94년에 일어난 사건인가보네요. 여기서도 사망자가 7명 나왔습니다. 여기서 제대로 증거를 확보하고 돌입(?)했더라면 지하철 사린 가스 살포사건은 없었을테고, 그리고 만약 거기서 대처를 더 제대로 하고 그 때 매뉴얼이 좀 작성되었더라면 지하철 사린 가스 사건에 대한 초기 대응이 조금 더 빠르지 않았을까 합니다.
제목에 집사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조금 고민하다가 1권만 집어 들었던 책. 다 읽고 나서는 2권도 사올 걸 그랬다고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지갑이 참으로 빈약했기 때문에(지금도 마찬가지지만) 2권까지 집어들고 올 여유가 없었지요. 하루 간식을 조금 줄이면 책 살 돈이 늘어날텐데 말입니다. 그러니 다시 간식자가제조의시기로 돌입해야겠네요.

책 뒷면의 소개는 아주 간략합니다.
동료들에게도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주인인 엘미나(女)도 만족하는 능력 있는 집사 마르크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불만이 있습니다. 원래 능력 있는 집사가 아니라 능력있는 암살자였거늘, 암살에 실패하고 백지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바람에 죽을 때까지 부려먹힐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게 실제 내용의 절반입니다.-ㅁ- 아주 충실하게-약간은 과장을 더해서 요약을 잘 했더라고요. 집사 환타지라고 하는데 그럭저럭 맞습니다. 지금까지 집사 환타지라고 하면 한국에서 나온 『집사 그레이스』가 전부였는데 조금은 방향이 다릅니다.'ㅂ' 이쪽이 훨씬 가볍고 경쾌하군요.(당연하지)

마르크의 성이 마르두크라는데서 잠시 웃고.... (E2)
2권 구입을 해올 걸 그랬다고 후회는 했지만 역자 후기를 보고는 다시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현재 일본에서 10권까지 나왔다네요? 이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끌고 나갈 것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현재 나타난 보스로는 도저히 이야기가 안 될 것이니 또 다른 흑막이 2-3개(..) 나타났을 것이 빤히 보이기도 하고요. 마르크가 보이는 집사로서의 능력이, 그리고 집을 꾸려나가는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는지라 10권이나 되는 이야기를 다 보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만만치 않잖아요.ㄱ- 아... 고민된다.;

자세한 내용과 복선에 대한 추측 등은 아래 밀어 넣겠습니다.
일단 키워드는 집사, 초미소녀 여주인, 정령, 계약자, 황야물(...). 그런 점에서는 『책의 공주는 노래한다』와도 조금 닮았네요.


테시마 후지노리. 『그림자 집사 마르크의 실수』, 김혜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천원.




결국 쓰다보니 낚이고 있다능...-ㅁ- 생협분들 중에서 보고 싶은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이번 모임 때 들고 가겠습니다.
만화책 감상은 한 번에 몰아 올립니다. 최근 1주일 이내에 읽은 책들이니까요.'ㅂ'

『버스 달리다』는 G가 아는 곳에서 빌려다 보았는데 구입 예정입니다. 사실 어제 사려고 했는데 지갑이 너무 빈약해서 더 빈약하게 만들 수 없겠더라고요. 그렇지 않아도 닭고기(...) 사야하는데. 책이 밥에 밀린 경우였습니다. 아래의 책 가격을 보시면 그 때의 제 심정을 아실 겁니다.(먼산)

사하라 미즈가 『별의 목소리』 만화책 작가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책은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결말이 빤히 보여서₁ 차마 손을 대지 못하겠더군요. 그러다가 『MY GIRL』을 보고서는 확 갔습니다. 부녀가 함께 산다는 설정은 『Papa told me』와 비슷하지만 함께 살게 된 계기라든지, 그렇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녀간의 조근조근하면서도 간질간질한 대화는 심금을 울립니다. 딸바보 (예비)아빠들에게는 권장도서로 지정하고 싶을 정도..(탕!) 그렇기 때문에 『버스 달리다』도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보았습니다. 둘 중 어느 쪽에 가까운 이야기일지 감이 안왔거든요.

결론을 먼저 말하면, 『버스 달리다』는 『MY GIRL』 주인공들의 연애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염장도가 아주 높은 책이며, 솔로들에게는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저야 면역력이 있기 때문에 이정도로는 괜찮습니다.(..) 로맨스 소설을 읽은 게 몇 년인데요. 이정도로 염장당하면 절여지다 못해 수분이 다 빠져 건어물이 되어있겠지요.
각각의 마을 이름은 버스 정류장 이름이기도 하고, 그 버스를 중심으로 해서 알콩달콩한 연애가 펼쳐집니다. 역시 밀고 당기는, 그 섬세한 묘사가 이어지는 단편들이라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면역력이 약한 분들에게는 치명타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는 쑥맥 과학 선생님 이야기인데, 츤츤을 한 방에 날려 데레로 만드는 그 솜씨는 대단합니다.(이 묘사는 『오오카미』 7권에서 나왔길래 한 번 써먹어보고...-ㅁ-) 이런 걸 길들이기라고 하는 거죠. 넵.

(이쯤 쓰면 홀릴 분들은 충분히 홀릴거라 보고..)

아마 마스터님은 이미 보셨을 겁니다. 키릴님이나 듀시스님도 이미 보셨을 것 같고. 첫비행님은 보셨나요?


『토리빵』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권은 참 슬픈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병)아리에게 홀려있다가 독립하고 나간 뒤 등 뒤를 돌아보니 두 달 동안 밀려 있던 업무가 노도와 같이 사람들을 덥쳤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1-5권까지 보면서 이처럼 슬픈 이야기는 보지 못했습니다.(...) 아, 물론 '커버 그라운드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 새 내 앞에는 잡초가 놓여 있었다'도 슬프지만 말입니다. 여튼 참으로 알차고 재미있는 한 권이었습니다. 역시 『토리빵』은 발매사수를 해도 시간과 체력이 아깝지 않아요.+ㅅ+

(발매사수. 본방사수와 같이 발매일이 되면 득달같이 홍대에 달려가 사오는 것.)


『심야식당』7권은 지난주에 교보에서 예약받는 것을 보고 토요일에 혹시 들어올까 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어제 직접 가서 샀습니다. 이번 권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가장 웃겼던 것은 당근 이야기. 『맛의 달인』에 나오는 양파 이야기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쪽은 진짜였습니다. 사랑은 당근을 이기는군요.(웃음) 그리고 '졸업'하는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아, 하지만 전 고기의 젤라틴 국물은 그냥 뜨겁게 데워 비벼먹는 쪽을 좋아하기 때문에 차가운 젤라틴 덩어리 국물은..T-T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너무 무난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토리빵』 비슷하게 소소하고 맛있는 이야기였지요. 기대감은 조금 낮추시는게 더 재미있을 겁니다.^^;



사하라 미즈. 『버스, 달리다』,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09, 8000원
토리노 난코. 『토리빵 5』, 이혁진 옮김. AK COMICS, 2011, 6500원
아베 야로. 『심야식당 5』, 조은정 옮김. 미우, 2011, 8500원


₁ 산왕님 이글루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게 질문할 것이 없냐'는 글이 올라왔을 때 "커플에 원수졌습니까"라는 질문이 절찬리에 호응을 얻었습니다.(...) 감독의 답변이 참 궁금합니다.
그 아래 원거리 연애 관련 질문도 있었는데, 그것도 궁금하던데요.
확실히 감상은 그 날 그날의 감정 상태에 따라 갈리는군요. 지금은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으니 아무래도 박한 평가가 나갈 수 밖에 없는데 말입니다.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가 재미없는 영상을 지지부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니 순환오류인지도 모르겠네요.

박한 평가를 유도한 드라마는 『자상한 시간』. 원제는 やさしい時間 인데 1화에 등장한 내용을 보면 자상하다기 보다는 상냥하다는 단어가 어울립니다. 대강 카페에 오는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절로 やさしい 기분(인지 분위기인지)이 된다는 대목이 있었거든요. 제목도 거기서 따온듯합니다.

원래 일본 드라마는 잘 안 봅니다. 드라마 취향이 NCIS로 맞춰져 그런지 일본 드라마는 뭔가 미적지근하네요. 그래도 이 드라마는 홋카이도-특히 비에이와 후라노의 풍경이 잘 나온다 하여 보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은 아니었고, 그나마 홋카이도 다운 풍경을 제대로 음미한 것은 8화였나, 눈보라를 배경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우와, 진짜 대단하더라고요. 시베리아의 블리자드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그 근처는 됩니다.;

한창 보고 있을 때 ㄹ의 평가를 들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끝까지 다 본 것에 대한 보람보다는, 내가 왜 이런 드라마를 여기까지 봐야해라며 화를 내게 된다고요. 저도 그랬습니다. ㄹ의 평가를 볼 때는 몰랐는데 다 보고 나니 은근 살심(-_-)이 들더군요. 중간중간 빨리 감아가며 봤기에 망정이지, 그대로 다 봤으면 자괴감이 들었을 겁니다. 하하하.

이유는 간단합니다. 드라마 대사도 대체적으로 너무 '극적'이예요.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방식이, 특히 감정이 고조되는 부분의 대사들이 문어체입니다. 마치 연극무대에서 독백을 하며 대사를 내뱉는 것 같더라고요. 말과 말 사이의 텀도 그렇고 말하는 내용도 그렇고요. 거기에 주인공 세 사람 중 두 사람에게 감정 이입이 전혀 안되다 보니 다른 한 사람마저도 나중에는 싫어집니다. 이 드라마는 아빠와 아들의 갈등을 중심으로, 그 사이에 이런 저런 불화를 일으키는 여자아이 하나가 있습니다. 나중에 G에게 듣고 알았지만, 드라마 보는 내내 혐오에 가까운 감정으로 보게 되었던 이 여자아이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주인공이랍니다. 이번에 마스터님 이글루에서 그 애가 나온 포스터를 보고는 허허허 웃기만 했지요.(맨 위의 포스터는 아들인 니노미야가, 맨 아래 포스터는 이 여자아이-마사미가 있었습니다)
여주인공인 아즈는 외곬수 성격에, '그런 사건'을 겪고 나서는 자존감이 지나치게 떨어지고 자학하고 사람의 말(주로 어른)을 듣지 않는 성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전체 70%가 지나갈 때까지의 트러블 메이커로 온갖 사건을 일으킵니다. 하하하. 정말 싫어요.-_-;
남주인공인 타쿠는 그나마 낫지만, 예전에 사고 친 경력이 있어 조금은 소심한 성격입니다. 문제는 이 사고인데, 저는 다 보고 나서도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당위가 안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그 나이 대의 아이들은 앞 뒤 안 맞는 생각을 자주 한다지만-저는 지금도 그렇습니다.OTL-묘하게 앞 뒤 안 맞고 사고치고..-_- 여튼 이상합니다, 이상해요. 드라마 장면에도 앞 뒤가 안 맞는 곳이 몇 군데 떠올랐고요.
메인 주인공인 유키치는 '카페에 이런 마스터가 있으면 단골합니다'의 대표적 인물입니다. 아..;ㅂ; 멋져요.;ㅂ; 하지만 더 멋진 분이 있으니 타쿠의 스승인 로쿠. 이런 터프한 아저씨(할아버지)도 좋습니다. 이 두 인물이 없었다면 드라마를 끝까지 보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유키치는 막판-11화에서 성격이 바뀐 것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대면신이 정말로 마음에 안 들어서, '이걸 보기 위해 이 드라마를 여기까지 봤는가!'라며 화냈습니다.-_-

홋카이도의 풍경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조연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중심 연애노선은 정말로 취향에 안 맞아서 나올 때마다 빨리 감았습니다. 최종 결론은 추천할만한 드라마는 그다지 아니라는 점.;


타쿠에 대한 호감이 떨어진 것은 드라마 보던 도중 G에게서, '드라마 촬영 후 남녀 주인공이 사귀었다. 그러다가 몇 년 뒤 깨졌다. 그 이유가 니노미야의 외도였다'라는 걸 들었기 때문입니다. 외도라고 표현하는 것은 둘이 동거했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바람이 아니라 외도라고 해도 틀리진 않다고 봅니다만. 여튼 그 때문에 호감도가 확 떨어졌습니다.

한줄 결론: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으며 적어도 내게는 맞지 않았음.


이걸로 드라마 감상은 끝! 아래는 최근에 읽은 책 두 권입니다.



위로의 레시피는 표지가 맛있어서 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대강 훑어보고는 미진하다 싶었지요. 그 느낌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단도 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제 입맛에 안 맞는 책입니다.-ㅁ-;

황경신씨의 책은 여러번 찾아보았는데 그 때마다 묘한 맛이 돕니다. 외려 PAPER에서 연재하던 때의-여기 실린 글 중에 PAPER에서 본 것도 있습니다. 카레이야기-글맛이 더 좋았다고 기억합니다. 모아서 보는 것과 다른 글과 섞여 보는 것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뒷부분에 있는 소설과 수필의 경계에 있는 글들은 정말로 제게 안 맞더라고요.;
다만 386세대라면 그 당시 대학다니면서 먹었던, 추억에 젖은 음식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련하게 옛 기억을 되살릴지도 모릅니다. 저는 386도 아니고 술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술마신 기억도 없고-이건 트라우마 때문-학교와 집을 왔다갔다 하며 놀던 귀가파였기 때문에 맞아 들어가는 기억이 없네요. 내륙 출신이라 바닷가 음식에 대한 기억도 상대적으로 덜하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공선옥씨의 『행복한 만찬』에 더 공감하는 걸겁니다. 세대는 많이 차이나지만 부모님의 어렸을 적 이야기와, 제 경험이 혼재되어 여러 기억을 떠올렸거든요.

한줄 결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세대가 같다면 공감할 가능성도 높겠지요.-ㅂ-



『안나리사의 가족』은 사진에 낚여 보았습니다.-ㅁ-
핀란드 출신으로, 한국 남자와 결혼해 한국-그것도 양평의 한적한 마을에 사는 안나리사의 이야기입니다. 글을 쓴 사람은 남편이고 사진도 남편 혹은 본인이 찍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무난무난한 이야기인데 글이 2%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 아내가 쓴 글을 번역한 것도 있고 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만 애들의 사진이나, 유리 공예 사진 등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기에 핀란드에서의 모습도. 북구유럽의 이야기, 아이 키우기, 집 꾸미기 등의 이야기가 쏠쏠하더군요. 티이타님이 보시면 마음에 들어하실 것이 좀 있을 듯.^^;

양평도 춥다고 알고 있는데 난방하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털실양말도 그렇고 뜨거운 물통(탕파)으로도 충분하다네요. 아마 집 공간이 넓어 전체 난방 돌리기가 쉽지 않아 그런건가 싶은데, 워낙 추운 지방에서 살다온 부부이니 어쩌면 이정도 추위는 괜찮은지도 모르죠.
책 말미에 핀란드 여행기가 있습니다. 딸 둘과 아내가 핀란드 친정에 다녀온 내용인데, 아이들의 이모나 외숙부가 나이차이가 얼마 안나니 재미있겠더라고요. 막내 이모는 큰딸이랑 두 살 차이랍니다.-ㅁ-; 그러니 그냥 놀이친구인셈..;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 언젠가는..이라고 기약도 해봅니다.'ㅂ'

한줄 평가: 글이 2% 부족하지만 읽고난 느낌은 괜찮았음. 핀란드 하악하악!(...)



황경신. 『위로의 레시피』, 권윤주 그림. 모요사, 2011, 13000원
홍성환. 『안나리사의 가족』. 시드페이퍼, 2011, 13000원

사노님의 '교토를 그리며 교토 관련 책 들쳐보기'를 읽다보니 이전에 구입해놓고 리뷰 안 쓴 책이 떠올랐습니다.
넵.; 저도 교토 관련 책을 포함해 일본여행 관련 책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요.;;

구입 계기는 간단합니다. 교보에 갈 일이 있어서 이 책 저 책 훑어보다가 우연히 교토랑 오야츠-간식이라는 단어가 눈에 걸린겁니다. 그리고 내용을 훑어보고는 당장 그 주에 주문을 넣어 받았습니다. 작가는 津田陽子. 이 작가 이름을 요우시라고 읽고 싶어진다면 그대는.... (하략)




표지도 예쁘고 책도 꽤 잘 만들었습니다. 가격은 1500엔. 교보에서는 이미 2만원을 돌파했지만 책 내용이 마음에 들어 앞 뒤 안 가리고 구입했습니다. 사노님은 여행 가시기 전에 필독...; 단 것을 별로 즐기진 않으시는 것 같지만 달지 않은 간식도 여럿 있습니다. 저는 이미 목록을 만들어서 먹을 것 사올 것 선물할 것으로 나누어 취급하고 있습니다.;

제목에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이 책은 교토의 간식 안내서입니다. 다만 보통의 안내서와는 다른 것이, 글 분위기나 간식을 소개하는 타입이 윤광준의 생활명품과 비슷합니다.(아차, 이 책 개정판 읽어봐야하는데.-ㅁ-)





왼쪽에는 간식 사진. 아주 맛있게 보이는, 하지만 간식 그 자체에 집중해 찍은 사진이 나와 있고 그 오른쪽에는 간식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옵니다. 그리고 설명 아래쪽에는 가게 이름, 주소, 전화, 영업시간, 휴일, 소개한 간식의 가격, 판매시기, (아마도) 통신주문 가능 여부, 판매하는 다른 점포가 차례로 실려 있습니다.OTL 아아. 이처럼 간식 좋아하는 사람의 심리를 자극하는 소개는 보지 못했어요! ;ㅁ;


그래서 이미 몇 가지는 사오려고 찍어두었습니다. 위의 만주도 아버지가 좋아하실 듯한데, 문제는사오면 바로 먹어야 겠더군요. 그래서 유통기한이 긴 다른 과자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여튼 교토에 이렇게 많은 간식이 있는 줄 몰랐네요. 백화점 지하매장에서 슬쩍 본 것은 새발의 피..;ㅁ; 그런 고로 이 책을 두고두고 보관하여 마음에 드는 간식을 차례로 사와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토 여행을 몇 번이나 가야하는거지?"
 
제목보다 소개글을 보고 낚여서 구입한 책입니다. 소개글에 부잣집 아가씨와 독설가 집사의 문제풀이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집사라는 말에 한 번 낚이고, 독설가라는 말에 한 번 더 낚여서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는 서점에서 훑어보고 다음날 바로 주문했습니다.

원 제목은 『謎解きはディナ-のあとで』. 디너를 저녁식사라고 했는데 디너라고 하는 쪽이 글 분위기엔 더 잘 어울립니다. 왜냐면 아가씨는 저녁식사가 아니라 디너를 드시거든요. 저녁메뉴를 보면 그야말로 정찬입니다. 평소 식생활이 이러니 참..;

자아. 아래는 내용폭로 신나게 하면서 리뷰할 예정이오니 한 줄 요약으로 이 책에 대한 평가를 하겠습니다.

공략대상은 마스터님. 키워드는 독설가 집사, 아가씨, 탁상머리 탐정입니다. 마스터님 취향에 아주 잘 맞을 책이라고 단언합니다.




주인공 호쇼 레이코는 비교적 신참내기 형사입니다. 강력계인지 살인사건에 자주 불려 다니는데, 직속 상관인 가자마쓰리는 가자마쓰리 모터스의 아들래미로 야구를 하다가 경찰쪽으로 진로를 틀어버린 케이스랍니다. 이름이 꽤 알려진 야구선수였다는데 그에 대한 비유는 책 본문을 보시는게 더 확 와닿습니다. 그러니 여기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이 아저씨(...)는 은색 재규어를 몰고 다니는데 부하인 레이코에게 마음이 있는 건지 가끔 이리저리 찔러봅니다. 하지만 레이코는 대체적으로 그걸 성희롱이라든지 쓸데 없는 짓이라든지 자기 자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조금 안됐네요. 하지만 글 읽는 사람은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고 본인에게 그런 자각은 별로 없어보입니다. 흠흠.



그런 아가씨는 일이 끝나면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 현장에서 떨어진 모퉁이에는 리무진이 대기합니다. 그리고 그 리무진을 타고 늘어져 있으면 집사 겸 운전기사가 알아서 집까지 태워다 줍니다. 그렇습니다. 상관인 가자마쓰리가 부르는 별명도 아가씨지만 실제로도 아가씨입니다. 체감상 가자마쓰리와 호쇼는 격이 다릅니다. 가자마쓰리는 중견 기업이지만 호쇼는 재벌입니다.; 한국은 사실 중견 기업과 재벌의 느낌이 별로 와닿지 않는데다 중견 모터스라고 했을 때 떠올릴만한 기업이 없지요. 하지만 이러면 어떨까요. 카페베네 회장집 아들과 롯데 딸이라면 ... ... .... 어쨌든 비유가 어렵지만 그런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가자마쓰리가 중견기업 아들이라는 건 다들 알지만 레이코가 재벌집 아가씨라는 건 극히 일부만 알고 있습니다. 이 아가씨는 평소에는 바지(어떤 바지인지는 직접 확인하시길..) 차림이지만 리무진에만 타면 시트에 두 발 죽 뻗고 누워 뒹굴하다가, 전채부터 시작해 3-4코스로 이어지는 저녁을 먹고 방에 들어가 원피스로 갈아 입은채 와인을 홀짝 거리며 그 날의 일에 대해 고민합니다. 원체 아가씨라 바지보다는 원피스가 편하다는군요. 그렇게 뒹굴뒹굴 하고 있으면서 풀리지 않은 살인사건 수수께끼에 대해 고민을 하는데...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패턴이 시작됩니다.

사건 발생 → 귀가 및 저녁 식사 후 휴식 시간 → 고민하고 있자 집사가 사건에 대해 질문 → 사건 내용을 들은 집사가 열라-_- 비웃음 → 아가씨의 폭발 → 문제풀이

중간에 '열라'라는 말을 썼는데 저 단어보다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더군요. 당연히 비웃음 당한 아가씨는 첫 번째 이야기에서, 이제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집사에게 넌 해고야!라며 펄쩍펄쩍 뜁니다. 집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하고 나가는데, 뒤에서 아가씨가 해답을 알려달라고 하고, 집사는 또 아무렇지도 않게 해답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게 정답으로 추측되니 아가씨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씩씩 거리면서도 자르질 못했지요.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비웃음 당한다해도 꾹 참고 해답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 뒤로도 집사의 방약무인한 행동은 계속됩니다. 쭈욱~.

내용이 발랄한데다 캐릭터가 다들 살아 있으니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한 권으로 끝났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고요. 지금 그 후속편을 쓰고 있다니 언젠가는 나오겠지요. 다 읽고 났더니 작가의 전작인 저택섬도 궁금해집니다. 이것도 유머 미스테리라니까 언제 주문할지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주문 들어갈거예요.


기분이 가라앉을 때, 우울해지려할 때 읽으면 좋습니다. 마스터님께 추천했지만 키릴님이나 아이쭈님도 좋아하실거예요.'ㅂ'


히가시카와 도쿠야.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현정수 옮김. 21세기 북스, 2011, 12500원

고양이는 옆에서 죽은 듯이-하지만 복식호흡을 하고 있는 걸 보니 살아 있음-자고 있고 저는 문서 업무만 죽어라 하고 있습니다. 허허허. 여기 고양이 있는 걸 다른 사람들이 알면 난리 날텐데, 점심 시간 오는 게 두렵군요.-_-;


책읽는 속도가 줄어든 것은 아닌데 책 리뷰가 거의 없는 것은 읽고 있는 책의 문제입니다. 지금 읽는 것은 빙고님이 빌려주신 츠구모가미 이야기-원서라 제가 빨리 읽는다 한들 시간이 걸리거든요. 이노무 스오우는 언제쯤 등장하는 거냐고 투덜거리며 다음주까지 읽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작님 이야기는 아직 손도 못댔고..;
그 전에 보고 있던 책은 부엌 관련 잡지(무크지)인 Pippuri 2였고요. 여튼 그 사이에 읽은 책 한 권 리뷰를 안 적은 것이 떠올라서 끄적여봅니다.


오랜만의 여행책. 그런 고로 여행이 무서운(...) 분₁들은 살포시 뒤로 가기를 선택하세요. 이 책은 보고 나면 여행이 가고 싶은 종류의 책입니다.
제목은 아주 간략합니다. 비에이로부터. 훗카이도 여행을 계획하셨다거나, 여행기를 자주 보셨다거나,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훗카이도 중앙부에 있는 지역 이름입니다. 그러니까 구글맵으로는 여기쯤.'ㅅ'
후라노에서 아사히카와공항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크게 보기



후라노와 비에이는 한국엔 비교적 최근에 알려졌다고 기억합니다. 그 전까지 훗카이도하면 삿포로 외엔 별 이야기가 없었지요. 지금이야 왓카나이라든지 쿠시로(구시로)라든지가 소개되지만 예전엔 아니지요. 그리고 지금도 후라노와 비에이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패키지 여행 상품을 보면 필수 코스는 아니거든요.-ㅁ-; 하기야 필수 코스가 되려면 공항을 끼고 있어 지나치지 않을 수 없다거나, 호텔이 많아서 숙박 때문에라도 꼭 가야한다거나 하는 지역이어야겠지요.

여튼 이 책은 부제에도 나오듯이 '세컨드 홈에 살며 훗카이도를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야후 재팬 쪽에서 검색해서 알았는데 비에이의 동(?)사무소에서 세컨드 홈을 운영하더군요. 일종의 별장입니다. 훗카이도에 있는 두 번째 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훗카이도의 세컨드 홈이라고 하면 주말농장처럼 쓰기도 어려울텐데 말이죠. 여튼 세컨드 홈에 들어와 잠시간 비에이의 생활을 체험하라는 의미에서 운영하는 집인데, 한국인임에도 허가를 내주어서(그 자세한 이야기는 책 앞부분에 있습니다) 세컨드 홈에서 살다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책을 대강 훑어보고는 비에이 근처의 카페 소개 책인가 했는데 살면서 돌아다니면서 경험한 걸 적은 책이라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읽고 있다보면 나도 가서 살고 싶다며 세컨드 홈(혹은 레지던스)를 검색하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그리고 적금을 마련해서 언젠가 한 달 정도 살아보고 싶다고 야심찬 계획을 세우게 되지요. 하하하. (시간도 돈도 회사도 허락을 안합니다만..)

훗카이도 혹은 강원도에 언젠가 살아보고 싶다고, 은퇴하면 고즈넉한 곳에 들어가 지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생각을 한층 강화시켜주네요.ㅠ_ㅠ 아.. 역시 돈과 시간이 필요해.

보고 나면 훗카이도에 대한 여행욕구가 증가함과 동시에, 낭만적인 전원생활에 대한 욕구도 증가합니다. 벌레 같은 것은 안중에도 안 두게 되니 주의하세요.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봤다가 그대로 낚여서 구입했습니다.;



덧붙임) 자매품(유사품?)으로 『백성귀족』도 있습니다. 이쪽은 생활이 조금 더 험난한 생활을 다루지요. 핫핫핫.


박지영. 『비에이로부터』. 수프, 2011, 17000원


₁ 키릴님이라든지 첫비행님이라든지...'ㅂ';;;

... 쓰다보니 아래의 질문글이랑 이어지는데 절대, 절대, 절대, 그거 떠올리고 쓴 것 아닙니다.OTL 지금 감상문 쓰려고 책 집어 들다가 그런 내용이 있었다며 경악을...;


아래의 내용은 상당한 수준의 내용 폭로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후에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은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1-2권 읽었을 때보다는 기대가 낮아 그런지 3-4권은 무난하게 보았습니다. 소설 사다보니 띠지에 가이낙스의 주도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는데, 호기심은 있지만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같은 라이트노벨인 사쿠라바 카즈키의 「고식」이 워낙 잘 만들어져서, 『단탈리온의 서가』는 어떤 애니메이션이 될지 상대적으로 기대가 낮습니다. 지금의 삽화가 마음에 안드는 것도 있고요. 다리온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는 건 앞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설 속에서의 다리온의 복장은 세이밥인데 삽화하고는 상당히 거리가 있거든요.

앞권의 감상은 링크는 여기에.(링크)

원래 3권 완결이었으나 어찌어찌 소설을 더 연재하게 되어 분량이 늘어났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4권 첫 단편은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이면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타입의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_-; 요 아래부터는 내용폭로 나갑니다.









3권 첫 번째 이야기는 미저리의 색다른 해석입니다. 스티븐 킹의 그 무서운 소설, 미저리 말입니다. 저야 소설로 보지 않고 영화로만 내용을 들어 알고 있습니다. 공포영화를 못보니 이것도 그냥 줄거리만 들어 알고 있는 정도지요. 하여간 미저리의 여주인공에 해당되는 아가씨가 참으로 무섭습니다.ㄱ- 엄, 가장 유사한 상황을 떠올리자면 안노 히데아키를 가둬놓고 신지와 켄스케(신지의 친구)의 커플링을 다각도로 양산하게 만드는 상황이랄까...(먼산) 왜 안노가 떠올랐냐 물으시면 이 소설의 애니를 가이낙스가 만든다 해서 자동 연상되었습니다라 답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편 맨 마지막의 평가를 읽으면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니 다리안..T-T 너도 썩어 있으면 어쩌자는거냐. 게다가 혼자 썩는 것이 아니라 옆의 주인(아니 하인?)까지 끌고 들어가다니, 동인녀란 참으로 무섭다니까.

이 편이 꽤 마음에 들어서 그런지 그 다음 이야기도 대체적으로 마음 편하게 보았습니다. 푸른수염의 패러디도, 해충 때려잡기도, 잠자는 숲속의 공주 패러디도, 카구야 히메도.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뒤통수를 확확 치는데 맞으면서도 웃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면 원작에 해당되는 이야기를 모른다면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할겁니다. 물론 이야기 내에서 간단하게 내용이 나오지만 깨알같은 부분까지 알아두려면 역시 원작을 아는 쪽이 좋지요.

2권에서 등장한 분서관은 여기서도 다시 등장하는데, 이번에는 아예 만납니다. 좀비가 등장하는데 퇴마록이랑 마비노기가 동시에 떠오르는 것이 참..-ㅁ-; 마비노기야 윈드밀 수련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몬스터가 좀비라 자주 조우하거든요. 좀비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스토리 자체보다는 분서관과의 충돌이 재미있고, 다리안이 빵이랑 바꿔먹겠다는 종이쪼가리의 등장도 재미있지요. 물론 그 얼마 전에 본 명영사 6권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책을 태운다는 것에 굉장한 반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서관이 등장하면 기분이 나쁩니다. 특히 같이 다니는 여자애는 아주 제 취향이 아니거든요. 성격은 그렇다 쳐도 입고 있는 복장 묘사가 취향과 한참 떨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분서관은 열혈 바보니 성격도 마음에 안들고요.


여기까지가 3권.


4권 첫 번째 이야기는 배경이 도서관이라 마음에 들지만, 전형적인 캐릭터 하나가 분위기를 망칩니다. 게다가 앞으로도 등장할 것 같고, 다리안의 또 하나의 숙적이 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하지만 정말 이런 등장인물은 질색입니다.ㄱ- 덕분에 4권 전체의 평이 떨어질 뻔했으나, 그 다음에 이어진 환곡은 음악이 소재라 그런지 얼음나무의 숲이 연상되었고, 그모씨를 떠올리게 하는 그 다음편도 그렇고 불쌍한 요정(이건 해리포터쪽-ㅁ-), 제 역린을 아슬아슬하게 건드린 맨 마지막편은..ㄱ-
감상을 쓰다보니 꼭 예전에 읽었던 책이 하나 이상 떠오르는군요. 그렇다고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고, 익숙한 소재를 꽤 능숙하게 잘 풀어냅니다. 그리고 사건이 시작되는 스위치가 항상 책이라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하지만 역시 순위에서 밀리다보니 이 책도 방출.OTL 지금 일본에는 6권까지 나와 있다는데 과연 다음 권들은 어떨지 조금 걱정됩니다.;



미쿠모 가쿠토. 『단탈리온의 서가 3-4』. 구자용 옮김. 학산문화사, 2011, 각 6800원




그나저나 요즘 구입하는 책의 50% 이상이 방출됩니다. 물론 그렇게 구입하는 책이 거의 추리소설이나 라이트 노벨이나 만화이긴 하지만 비용 부담이 상당하네요. 하아.;ㅂ;


토리빵은 두말할 나위가 없이 재미있습니다. 저도 집 앞에 새 모이터를 만들고 싶지만 공용주택이란건 이럴 땐 나빠요. 게다가 주변에 고양이가 많은 고로 화단에 만들어 놓으면 고양이의 습격을 받을까 무섭고...(먼산) 나중에 단독주택에 살게되면 그 때는 조금씩 만들어가겠지요. 하지만 그럴려면 타샤튜더프로젝트™ 못지 않게 오래 기다려야합니다. 아직 단독주택에 들어갈만한 시간적 자금적 여유는 없습니다. 열심히 벌어야지요.


『다카스기가의 도시락』은 기대치가 높아서 그랬는지 외려 재미가 없었습니다. 아니, 재미가 없진 않은데 제가 생각한 방향의 재미는 아니었습다. 이 작가가 『마루이치 풍경』의 작가라는 걸 알고 나니 쉽게 눈에 들어오는 그 그림은 좋았지만 그 외엔...;
그도 그런게 전 이런 종류의 키잡은 취향이 아닙니다. 저도 기왕이면 동 연령대의 커플링이 좋아요. 설마하니 주변의 공세를 물리치고 이 사촌끼리 결혼을 하게 될까 싶지만서도...; 희망사항이지만 둘이 그렇게 '가족'이 되고 그 가족이 다시 넓어지는 전개로 갔으면 합니다. 다시 말해 이 띠동갑도 넘는 커플은 반대합니다.-ㅂ-;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도시락에 대한 이야기가 적었습니다. 도시락은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일종의 소품, 소재로 쓰이고 본격적인 도시락 싸기 프로젝트 발동 같은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의도했던 방향은 아니었다고 언급한 겁니다. 도시락 이야기가 더 많을 줄 알았는데.;ㅂ;



『QED』는 변함없네요. 이번에 다룬 이야기에 일본의 산학에 대한 것이 있어서 한국의 산학은 어땠는지, 어떤식으로 발전했는지 의문이 생기더랍니다. 예전에 아는 분이 일제강점기 때의 수학교육에 대해 공부하신다 했는데 그 분께 여쭤보면 얻어 들을 수 있을라나요. 아니면 직접 논문을 찾아봐야겠네요.'ㅅ'
(참, 키릴님. 아직 QED 사시나요? 이번 권 사지 않으셨다면 옆구리 찔러주세요. 다음에 들고 나가겠습니다.)
미리니름 방지~를 넣을까 하다가 패스. 일단 중요한건 그게 아니니...


궁금한 것이 생겨 엔하 위키를 뒤지다가 발견한 사실인데, 미리니름이 있으니 혹시 『로토의 문장』을 나중에라도 읽으실 분은 보지마세요.





















『로토의 문장』은 대마왕이 다시 출현할 것을 걱정한 용사 로토가, 슬하의 세 남매에게 문장(아이템)을 나누어주고 세 개를 합체시키면 마왕을 물리칠 수 있도록 한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미 마왕의 작업에 의해 차남의 후예는 쫓기듯 살아가고(주인공 아루스), 장남의 후예는 어렸을 때 마왕에게 붙잡혀 세뇌당해 사고를 치고(쟈간 > 아랑), 막내딸의 후예(아스테아)는 문장 조각을 들고 찾아옵니다. 그리하여 마왕을 잘 물리친 다음, 아루스는 세계 여행을 떠나고 아랑은 아스테아와 함께 지하세계로 내려갑니다. 결말이 그랬지요.


그럴진대...;
그 뒤에 나온 번외편에서 아랑은 아스테아와 결혼해서 잘 산답니다.(어?)
본편에는 언급이 없어 몰랐습니다. 허허허. 아스테아가 여자였군요.;;;;;; 혹시 아셨던 분?;;;;
발단은 『늑대와 향신료』였습니다. 애니플러스를 틀었더니 『늑대와 향신료』가 나오는데 엔딩 곡의 일러스트가 정말 정말 귀여운겁니다! 사과를 둘러싸고 이리 뛰고 저리뛰는 두 꼬마가 너무도 사랑스러워, 화집이 있으면 당장 구입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검색을 들어가는데..

1. 구글크롬은 방문기록이라는 것이 있어 그 안에서 검색이 가능합니다. amazon ja로 검색하니 이전에 검색했던 아마존 기록이 나오네요. 호오. 가장 가깝게 검색한 것이 사자네 케이입니다. 아마도 타케오카 미호의 화집이 나왔나 찾아보려 했나봅니다.

2. 본 목적은 까맣게 잊고 타케오카 미호(竹岡美穂)의 이름검색에 들어갑니다. 늑대와 향신료 화집은 기억 저편으로 날아가고 타케오카 미호의 명영사 화집이 있는가 없는가 찾아보러 갑니다. 그랬는데...

3. 아마존 검색창 가장 상단에 나온 것이 '문학소녀'의 추상화랑 2권. ㄱ- 5월 30일 발매예정으로 예약은 아직 안됩니다. 어허허허. 이것도 사야하나 싶은데, 그 아래에는 역시 5월 30일 발매 예정인 책 한 권이 보입니다. 이건 아직 발매 안되었으니 넘어가고..

4. 얼마전 마스터님께 정보를 들었던 '문학소녀'의 편집자 일기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4월 30일에 나왔으니 한국에도 조만간 나오겠지만 『반숙작가와 '문학소녀'인 편집자』랍니다. ㄱ- 문학소녀 견습생 시리즈도 1권만 읽고 2권부터는 구입만 하고 봉인 상태인데(씨엘과 동일한 취급) 도대체 얼마나 이야기를 더 뽑아내려는 건지 궁금합니다. 솔직히는 에바와 비슷한 길을 갈까 두렵네요. 사골국물 우리듯 푹푹 우릴까봐 말입니다. 이렇게 투덜투덜 불평하는 것은 제가 코노하를 지나치게 편애해서(...) 토오코와의 커플링이 이루어진 그 사이의 일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 본편만큼 재미있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거든요. 일부러 남겨 놓았던 그림의 여백을 일일이 다 색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5. 현재 '문학소녀'와 관련되어 출판된 외전들은 『견습생』1-4권(완결인듯. 마지막 권 제목이 졸업입니다), 『사랑스런 동화집』1-4권, 이번에 나온 『반숙작가』입니다. 번호가 붙어 있는 것은 『동화집』뿐이고 나머지는 각권의 제목이 다르기 때문에 권차는 없습니다. 『반숙작가』도 그렇고요.

6. 괜히 심술나서 있는 책마저 팔아치울 생각이 듭니다.;ㅂ; 가장 마음에 든 6권이랑 8권만 놔두고 처분할까요.
이 모든 것은 책장이 부족한 자의 절규이기도 하니...(먼산)
(하지만 노무라 미즈키 + 타케오카 미호의 신작인 미스테리현대학원로망물(링크)은 일단 체크했습니다. 삽화가 기대되는데, 언젠가는 한국에도 나오겠지요.-ㅁ-)


7. 여기까지 검색하고는 다시 원래 목적인 『늑대와 향신료』를 찾아봅니다. 이건 검색하기가 참 쉽습니다. 'wolf and spice'로 찾으면 되거든요. 히라가나 변환이나 한자 변환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화집은 나오지 않았고, 대신 여러 책들이 검색되는 바람에 좀 낚였습니다.
다른 것보다 『우리집 메이드는 부정형(不定形)』(링크)이란 책이 있는데 꽤 재미있어 보이네요.;ㅁ; 이렇게 원서에 홀리면 안되는데...; 1년 전에 발매된 책이니 한국에서 나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고, 그러니 그냥 마음 편히 일본여행가서 찾아오는 것이 나을까요. 흑흑흑..



이상 화요일 저녁의 지름자폭기였습니다.
적다보니 love를 3단으로 취급해서 save 뒤에 s를 붙여야 하는 건지 아닌건지 헷갈리네요. 영어 문법을 다시 공부해야겠다능.;

감상을 한 줄로 요약하면 제목에 달아 놓은 것처럼 '소년, 소녀를 만나다, 사랑은 세계를 구한다'가 됩니다. 물론 상황은 세계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Change the God-신의 마음을 바꾼 것이었지만 결과는 같지요. 계획대로라며 썩은 미소를 흘리고 있었을 누구에게 한 방을 날리고 커플천국 솔로지옥을 외쳤으며, 맨 마지막은 .... 예상했던 그대로의 장면으로 끝납니다. 뒤에 외전이 더 있을 것 같지만 아마존에서 아무리 검색해도 작가의 신작만 나오지, 10권으로 완결 된 뒤의 명영사 이야기는 없습니다. 아쉽네요.;ㅅ; 물론 외전이 나온다면 염장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만 말입니다.

앞서 2권까지 읽고 간단한 감상을 쓰기도 했지만 앞권-정확히는 5권까지의 이야기가 프롤로그에 해당이 되고 그 뒤는 좀더 복잡한 이야기가 얽혀 있습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앞부분(1-5)은 파티 모으기, 뒷부분은 대립각 파티의 구성 및 새로운 파티의 구성, 양쪽 파티의 대결 및 결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앞부분에서 파티의 중심각이었던 누구씨가, 뒤에 가면 중심각 및 대결의 핵이 됩니다. 구조 자체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인데... 떠올려보니 대결의 핵이 된다는 점에서 『로도스도 전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하하;


내용폭로가 될 수 있으므로 자세한 감상은 살짝 접어둡니다.


맨 처음 볼 때는 타케오카 미호의 일러스트에 홀딱 반해서 +50점 보정이 들어갔는데, 뒤로 가면 갈 수록 보정력이 떨어집니다. 1권에서는 일본에서 원화를 어떻게 받아온건지 '픽셀이 깨진' 삽화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확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네이트는 귀여우니까요.-ㅁ-; 클루엘도 처음엔 평균치보다 +20 정도 예쁜 여학생에서, 본성이 드러나면서는 점점 깨질 것 같은 아름다움을 가졌다느니, 사람을 홀리는 아름다움이라느니 등등 이런 저런 수식이 따라붙습니다. 네이트에 대한 외모 표현이 드문 것을 보니 아직 꼬마라 그런가 보네요.

화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문학소녀만큼 반향도 없었으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리고 1권에 끼어 있던 광고 포스터를 100점 기준으로 하면 대부분의 일러스트는 70-80점 내외입니다. 조금 아쉽습니다.;ㅅ;



나이차이가 네 살인데다 네이트쪽이 연하이지만 이미 사랑 고백을 주고 받은 사이이니 시간의 문제만 남습니다. 자, 클루엘, 네이트랑 동급생이기도 하니 연하의 여자애들보다는 유리한 입지다! 그러니 쟁취해라! (...)





사자네 케이. 『황혼색의 명영사』,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09-2011, 6000-7000원


어느 날의 지름목록. 물론 한 번에 들어온 것은 아니고 이중 몇 가지는 따로 들어왔습니다.

1. Pippuri 2. 부엌살림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아서 덥석 집었지요.

2. 아래 깔려 있는 바케모노가타리 블루레이 4번, 나데코 스네이크. 뱀을 싫어하기 때문에 제대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것까지 보는 것만해도 머나먼 일... 앞서 디스크 세 장을 다 봐야하니까요.

3. 『신만이 아는 세계 1』은 반쯤은 충동구매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고 나서 궁금해졌고, 보다보니 뒷 이야기도 궁금해져서 일단 1권만 샀는데, 이게 이미 본 내용이라 몰입도가 떨어지더군요. 아직 애니메이션으로 나오지 않은 뒷권을 사봐야 하나, 아니면 더 기다릴까 고민중입니다. 다 보고 나서 집에 두지 않고 처분할 가능성도 있고요.

4. 『유럽문화 탐닉』은 『작업실 탐닉』에 이어지는 세노 갓파의 책입니다. 원제는 『갓파가 들여다본 유럽』인 걸로 알고 있고요.(맞던가.;..) 세노 갓파는 일단 책이 나오면 언제 나온 책이건 상관 없이 주문하고 봅니다.; 인도 스케치는 도서관에 주문해서 보았지만 『작업실 탐닉』에 이어 『유럽문화 탐닉』도 질렀습니다. 북새통에 갔다가 우연히 책이 나온 걸 보고는 그 다음날 당장 장바구니에 담았던 거지요. 아꼈다 보려고 고이 모셔놓았습니다. 그러다 안 볼 가능성은...? 있긴 하지요.;

5. 『크래쉬 블레이즈』 는 원래 안 보는 책입니다. 그런데, 지난번 생협 임시 모임 때 잠시 훑어 보았다가 폭소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훑어 보고 그 주 토요일에 홍대 가서 사왔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보면서 데굴데굴 굴러다녔지요.
카야타 스나코의 책은 『델피니아 전기』, 『스칼렛 위저드』까지만 보고 손을 안댔습니다. 웬만한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 해먹을 녀석들이 한 권이 모두 모여 득시글 대니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새벽의 천사들』을 보다 만 것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럴진대, 그 전체 인원이 이번엔 여왕님 아래서 턱끝 하나로 움직입니다. 우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데다가, 여왕님의 사건 해결 장면까지 보고 있자니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게 되더군요. 각각의 캐릭터는 이미 다 알고 있으니 재미있다 싶어서 덥석 들고 왔습니다.
그러나 역시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했던 G는 집에 있던 전작 두 편을 홀랑 다 잊어버려서 『델피니아 전기』부터 차근차근 다시 보겠다고 하더이다.-ㅁ-; 이거 재미있다니까.

6. 마지막으로 『101번째 아리스』. 이건 이전에 마스터님께 추천 받았던 책입니다. 추천은 받아놓고 책 제목을 잊어서 제대로 검색을 못하던 차에, 이번에 4권이 나오면서 잽싸게 확인하고는 1권부터 구입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주 주말에 다시 홍대에 가서 나머지 세 권을 다 집어 왔습니다.
카와이 치구사는 전작 『에스페란사』 덕분에 알게 되었지만 마지막에 7권 구입 시기를 놓쳐서 완결권인 7권은 원서로 가지고 있습니다.(훌쩍) 그 뒤에 다른 만화를 연재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던지라 생각도 못했지요. 사고 나서도 왜 마스터님께 추천받았는지 기억을 못했는데 리뷰를 쓰다보니 떠오릅니다. 추천대상은 제가 아니라 ㄹ모양으로, '음악과 관련된 만화로 괜찮은 것'을 추천하던 차에 『101번째 아리스』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앞서 적은대로 『101번째 아리스』 는 음악이야기입니다. 『금색의 코르다』와 비슷하게 음악학교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요. 뭐, 구성도 완전히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주인공이 음악학교에 간 뒤에 다양한 음악 천재(영재)들을 만나면서 변화하고 자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니까요. 다만 『금색의 코르다』는 주인공이 여자아이이고 『101번째 아리스』는 주인공이 남자아이입니다. 이 차이는 큽니다. (로맨스) 소녀만화와 BL을 가르는 계기가 되니까요.(....)

아리스타드 랑은 음악학교에 특례입학한 학생입니다. 100명 정원인 학교에 101번째로 붙은 학생이지요. 굉장히 자유 분방하고 사고뭉치인데,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그렇듯이 잠재력을 인정받아 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리고 그 잠재력의 이유는 1권 말미에서 밝혀지며 예상하던 그대로의 이야기입니다.(먼산) 기본 틀은 아주 익숙하고 어디선가 아주 많이 보았던 것임에도 전개되는 방향은 꽤 매력적입니다. 제가 이 작가의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캐릭터들이 매력적인데다 다들 사고뭉치라...(웃음)
이 이야기의 전개는 아리스가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전작을 봐서는 아마 상당한 수준까지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에스페란사』와 같은 전개라고 생각한다면 아마, 아리스가 어떻게 될지, 빅이 어떻게 될지는 뻔히 보아는군요.(먼산) 물론 그대로 가는 것은 재미가 덜하겠지만 말입니다. 이야기의 전개를 두고 봤을 때 생각나는 것은 롯폰기 아야의 『Sky High』, 라가와 마리모의 『Just Go Go』, 그리고 『피아노의 숲』. 전개 방향이 어떨지는 아직 모릅니다.; 이제 네 권 나왔는데 전작보다 더 많이 나갈 분위기예요. 아직 주인공인 아리스가 덜 컸거든요.-ㅈ-; 물론 『Just Go Go』수준으로 길게 가진 않겠지만 열권은 무난히 넘기지 않을까 합니다.'ㅂ'

책 겉표지를 벗기면 그 안에 짤막한 꽁트가 있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아리스의 자유분방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이야기지요. 하하하하.; 아리스, 이제 악보 읽는 공부 좀 해주지 않으련?;ㅁ;
 
그리고 그 기발한 발상은 제 마음도 움직였습니다. 至成이면 感天이다, 窮卽通이다 등등 다양한 한자 성어가 떠오르네요.

지난주에 『이방의 기사』를 읽으면서 맨 뒤의 역자 후기에 시마다 소지의 신작이 소개될 예정이고 그게 미타라이 시리즈가 아닌, 형사 요시키 시리즈라는 언급이 있더군요. 당장 검색해보았더니 책이 나왔더군요. 그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도입부가 묘한 분위기라 읽으면서 걱정했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는 헐, 싶었고 중간 부분에서는 으헉 싶었으며 마지막 부분에서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 소재™가 여기서 이렇게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다 읽고 해설이랑 역자 후기를 보니 한숨만 나오더군요. 제목만 봐서는 가벼운 이야기 같지만, 그리고 도입부를 봐서는 환상소설 같지만, 막상 끝까지 읽어 나가면 본격적인 사회소설입니다. 그것도 일종의 하드보일드 분위기까지 풍기면서 말입니다.

한희선씨(역자)가 미타라이보고 섬세하다 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시마다 소지의 요시키 시리즈 주인공인 형사 요시키도 꽤 섬세하다면 섬세한 성격입니다. 다만 미타라이가 병약 미청년의 신경질적이고 (약간은) 소심한 인물이라면 요시키는 뚝심과 끈기를 겸비한, 멋있는 남자입니다. 미스터리를 앞에 두면 불독처럼(아니 시바견처럼?) 끈질긴 사람이라는 점은 같지만 외모나 성격이나 설정 등은 상당히 방향이 다릅니다.

(여기까지 적고보니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가 생각나네요. '하나도 겹치는 부분이 없어서-모든 것이 반대라서 위화감이 있다'라는 내용이 등장하는 단편 말입니다. 집에서 찾아봐야..;...)


시리즈 열 네 번째 소설이라는데 한국에는 일착으로 소개되었네요. 아마 소재의 특이성이 한 몫 했을 겁니다. 덕분에 저도 자극을 받아 요시키 시리즈를 더 읽고 싶다 생각했고요. 하지만 한국에는 이제 한 권 나왔고, 미타라이 시리즈도 아직 안 나온 것이 많고 하니 다 보려면 멀었어..;ㅁ;


아래 접은 부분은 내용 폭로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전과는 달리 아주 자세한 내용 설명입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니 일본의 병폐는 요시키 같은 형사가 말단에 머무르고 있는데서 시작되지 않았나 합니다. 국민들의 권익보다는 몸사리기, 면피하기, 책임회피가 먼저이니-그야말로 관료제의 병폐-혹여 당한 사람이 가냘픈 목소리로 외친다 한들 주먹 아래 묻힐 뿐이지요. 발로 뛰고 몸으로 뛰어 사실을 밝히는 사람은 바보로 취급당하고 호구로 취급당하지요. 앞가림 못하는 사람이라고 비웃음 당하지요. 슬픕니다.

그러니 고위 관료, 고위 임원들이 친 사고를 수습하는 것은 능력있는 말단들...(먼산)


아. 철덕이라 자부하시는 분은 꼭 읽어보세요. 기이한 이야기의 트릭은 철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잠시동안만 운행되었다는 철로. 하코다테에서 아사히카와로 가는 열차 안에서 일어납니다. 최근에 훗카이도 여행 정보를 모으면서 훗카이도의 각 지방 도시 위치를 대강 알고 있으니 이해가 빨랐지, 아니었다면 몰랐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구글맵으로 보고 있노라면 헷갈릴리도 없었을텐데.-ㅁ-;



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한희선 옮김, 시공사. 2011, 13000원

시마다 소지 책은 가뭄에 콩나듯 출간되는 지라 마음껏, 양껏 읽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가장 최근에 읽은 것이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였다고 기억하는데, 트릭은 기억나지만 내용은 기억나지 않네요.-ㅁ-; 이 빈약한 기억력이라니. 덕분에 이전에 읽었던 추리소설을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는 점은 좋지만, 읽었는지 아닌지 기억도 안난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허허허.
여튼 이 책도 다시 읽긴 읽어야 하는데, 아마 『마신유희』랑 『점성술 살인사건』을 먼저 읽지 않을까 합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은 같은 트릭을 『소년탐정 김전일(긴다이치 하지메)』에서 썼기 때문에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던 데다 『마신유희』는 맨 마지막의 풀이가 워낙 기억에 남아서 말이죠.

『이방의 기사』를 읽고 나서 미타라이가 등장한 다른 소설들이 보고 싶어진 건 이 소설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셜록 홈즈와 존 왓슨의 첫만남이 아니라 미타라이와 누구씨의 첫만남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 후기를 보니 쓰긴 맨 처음에 썼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아주 나중에, 쓴지 9년 가까이 만에 공개된 거랍니다. 발표가 늦은거죠. 그래도 시마다 소지의 모든 소설 중에서 가장 앞에 위치한 것이고, 작가가 그 뒷 이야기들을 쓰면서는 이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썼을 것이니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조는 다른 추리소설이나 시마다 소지의 다른 이야기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만 『마신유희』나 『점성술 살인사건』보다 해결부분이 조금 깁니다. 70% 정도일까요? 지금 옆에 책이 없어서 다시 확인은 못하지만 대강 그쯤 분량에서 이야기가 급박하게 움직입니다. 그리고 대망의 '그 장면'도 그 즈음에서 나오고요. 그러니까 왜 이 책 제목이 『이방의 기사』이 되었는가는 그 장면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초성체 웃음 소리를 남발하고 싶을 정도로 멋있는 장면이지요.

바꿔 생각해보면, 미타라이 입장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은 거의 처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맛없는 걸(그거슨 커피가 아님!) 마셔주고 자주 놀러와주고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 말입니다. 그런 희귀종이 눈 앞에 있는데, 위험에 처해 있다니 당장에 날아가야죠. 『마신유희』나 『용와정 살인사건』을 보고 있노라면 어미새(..)의 곁을 떠나 자립해서 저 멀리 날아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두 사람의 인연은 그것으로 끝은 아니겠지요. 『용와정 살인사건』을 보고 있노라면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두 사람의 시작, 시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책이고, 둘의 끈끈한 인연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책입니다. 그러니 '치료해줘고맙다는나미에게그런거필요없다고말하며엉덩이춤을추는쵸파'같은 미타라이의 모습을 보고 싶으시다면 꼭 읽어보세요. 앞서 언급한 그 장면에서 뒤로 넘어가 굴러다니게 될겁니다.



시마다 소지. 『이방의 기사』, 한희원 옮김. 시공사, 2010, 13000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