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것은 좋아하지만 보는 것만으로 족합니다. 무엇보다 가지고 있을 때의 불안감이 참 크거든요. 보석이든 주얼리든 없는 것은 아닌데, 절대적인 가격을 따지자면 가치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거기에다 둘다 제가 산 것이 아니거든요. 예전에 어떤 만화에서, 큰 업무를 하나 해결한 뒤 오팔 반지 작은 것을 하나 샀다고 하던데 그걸 보고 작은 꿈이 생겼습니다. 저도 그런 반지를 하나 사고 싶다는 꿈 말입니다. 하지만 업무 때문에라도 반지는 낄 수 없으니 머나먼 나라 이야기지요. 반지를 끼면 업무하는데 굉장히 지장이 있거든요. 다치기 쉽습니다.

B님이 추천한 『불멸의 보석』을 찾으러 갔다가, 근처에 있는 서가에서 두 권의 책을 더 뺐습니다. 언제 책 다 보냐 했는데, 책이 손바닥에 들어올 정도로 작고 내용도 많지 않은데다 사진이 많아 금방 보았습니다. 『다이아몬드, 그 지독한 사람에 빠지다』는 어제 퇴근시간부터 오늘 아침 출근 준비시간까지 동안에 다 훑어 보았고, 『The Jewelry Book』은 방금 전 30분 남짓 동안 다 훑어 보았네요.
정보를 얻는 것을 따지자면 다양한 보석을 다루고 있는 후자가 더 좋지만, 내용이 마음에 드는 걸 따지자면 전자가 조금 더 낫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둘다 마음에 100% 들지는 않았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주얼리 관련 책이 더 기억에 남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자는 다이아몬드만 중점적으로 다루었는데,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았지만 맨 뒤에 실린 영화 속의 보석은 책 분위기랑 동떨어졌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영화 감상기에 가까운 것이 들어 있어서 균형이 안 맞다 싶더라고요. 후자는 읽는 내내 내려 놓고 싶은 걸 참고 보았습니다. 다양한 주얼리 사진이 실려 있는 것은 좋으나, 그건 전자도 마찬가지고요. 왜 마음에 들지 않았냐 물으시면 미신이라 그렇습니다. 이런 색의 돌이 좋으니, 이런 보석을 가지면 몸에 행운이 온다느니, 몇몇 보석을 써서 화장품을 만들어 바르면 전기적 효과를 얻느니 하는 이야기가 잔뜩 있거든요. 그런 쪽은 질색하는 터라 읽는 내내 고역이었습니다. 그런 미신적인 이야기를 걷어낸 보석학이나 광물학 이야기가 사실 취향에 더 맞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같은 보석 이야기라 하더라도 저는 아예 앤티크나 세공과 관련하여 장신구를 다룬 책이나 여러 보석업체들의 뒷 이야기, 장신구(주얼리)의 역사라든지 세공법, 후일담 등을 읽는 쪽이 좋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광물학의 시점에서 보석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보석이 있으며 이 보석과 저 보석이 차이가 원소의 배열이나 들어간 원소의 차이라든지 등등의 이야기를 읽는 쪽이 좋습니다.

뭐, 사진 구경은 재미있게 했지만 둘다 아쉬움이 남는 책이네요.'ㅅ'


홍지연. 2009. 『다이아몬드, 그 지독한 사랑에 빠지다』. 글로세움패피북스, 1만원
안현주. 2011. 『The Jewelry Book: 보석, 거부할 수 없는 반짝임의 유혹』. 위러브더북(보문당), 13000원.



보석 자체는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에 대해 그렇듯이 내가 하고 있는 것보다는 보는 쪽이 훨씬 좋습니다. 소장의 욕구는 별로 들지 않는군요. 위에서 말한 반지는 조금 다른 느낌인데 그 자세한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라 넘어갑니다. 뭐, 예전에 카르티에 전시회를 보고 와서 눈이 확 높아져 그런건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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