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묘관의 살인사건에는 기대하는 것만큼 고양이가 많이 나오진 않습니다. 그래도 이전에 보았던 다른 관시리즈보다는 고양이가 많이 나옵니다. 등장인물이 고양이를 키우거든요.

먼저 주의 사항. 제가 읽은 판은 10년도 더 전에 나온 학산문화사 판입니다. 그러므로 아래 적은 부분들은 현재 구할 수 있는 한스미디어 판과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겁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실 분들은 가능하면 한스미디어 판을 보세요. 특히 B님. 이거 읽다가 번역 때문에 폭발하실지도 모릅니다.(먼산)


다 읽고 나서 막판의 반전을 보고는 몇 가지가 떠올랐는데 그걸 다 적으면 내용폭로, 트릭 공개가 되니 그 부분은 따로 접어 두겠습니다.

소설의 전체 구조는 수기로 보는 과거의 사건과 그 뒤를 쫓아가는 현재의 모습이 교차 등장하는 구조입니다.
어떤 할아버지가 시시야와 만나고 싶다며 담당 편집자 가와미나미에게 연락을 해옵니다. 그 할아버지가 시시야와 가와미나미에게 보여준 수기는 현재의 이야기와 교차되며 한 장씩 소개됩니다. 아예 시작부터가 할아버지의 수기입니다.'ㅂ'
전체적으로 무난한 이야기지만 몇몇 부분 때문에 미성년자에게 권장하진 않습니다.(어?) 15금은 붙여야 하지 않을까요. 이전의 관시리즈는 피가 난무하고 연쇄살인은 당연한 분위기더니 이쪽은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무난하다 표현한 것이고요. 음, 일단 고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꽤 마음에 들겁니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의 배경은 홋카이도.... 아니; 소설 앞 부분에 등장하는 '좀 더 집필 속도를 빨리 해 두 시간짜리 드라마로도 만들어 그 주인공을 각지로 여행시키면, 여행작가도 될 수 있다'는 말이 허투로 들리지 않습니다. 인형관은 교토더니 흑묘관은 홋카이도냐!


실은 그게 함정입니다.-_-;

자아. 앞부분부터 이것저것 생각나는대로 재미있었던 부분을 적어보지요. 네모 상자나 따옴표 부분은 본문을 옮긴 것입니다.

- 시시야 카도미는 추리소설 작가입니다. 관시리즈에 꾸준히 등장하는 인물이지요. 어떻게 보면 미타라이 키요시와도 닮았습니다. 지금은 본격 추리소설 작가인데, 나카무라 세이지의 마수에 사로 잡혀 그 사람이 만든 건축물 이야기가 나오면 코를 들이밉니다. 이번에도 그랬는데,

시시야 카도미는 원고 마감에 쫓겨 지금쯤 틀림없이 극단적인 야행성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다른 출판사에서 내는 단행본 장편인데 확실히는 모르지만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여고를 무대로 벌어지는 연속살인 이야기일 것이다.

라는 구절이 나오네요. 저는 그 장편의 제목을 압니다.-ㅂ-;;;
그리하여 가와미나미가 내건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었다는 건축물 관련 정보가 들어왔어요'라는 떡밥을 물고 시시야는 장렬하게 산화합니다.

가와미나미의 그런 생각은 멋지게 들어맞아, 시시야 카도미는 이날 밤, 원고 집필 매수에 있어 신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편집자라면 작가를 능수능란하게 조교(!)할 수 있어야합니다.


- 편집자 이름은 가와미나미. 이전에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학생 아리스 시리즈에서도 잠시 나왔지만 江南이란 성은 읽는 방법이 세 가지라 하던가요. 아리스의 성은 아마 에나미라고 읽었을 겁니다. 설마 그래서 넣은 건가.

- 이름이나 지명 번역에 대한 불만은 다 넘어갑니다. 9*년에 나온 책이니까요. 그러니 그냥...;ㅂ; 리사꼬라든지 '훗'카이토오라든지, 삿뽀로라든지. 아니 근데 앞에서는 그리 적고 뒤에서는 '훗'카이도라고 제대로 적었단 말입니다. 번역하신 분이 55년생이시라는데..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붙잡고 읽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러면 안되지요.OTL 눈 나빠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시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 제일 큰 원인은 추리소설을 읽느라 버스 안에서도 책을 붙들고 있어 그렇습니다. 차멀미가 나지 않는 걸 보니 위 상태는 괜찮은가봅니다.(...)


아야츠지 유키토. 『흑묘관의 살인사건』, 백지원 옮김. 학산문화사, 1997, 6500원.


학산문화사 판은 절판입니다. 지금은 한스미디어 판만 있고 12000원이네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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