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기타 등등이 붙습니다. 기타 등등에 해당되는 두 권 먼저.
기타 1. 『확장된 표현형』은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아 졸려~.-ㅂ-/ 이 책 한 권 읽는 사이에 다른 책 네 권 정도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손을 들어도 몇 장 넘어가지 않더라고요. 그냥 포기.
기타 2. 『Q.E.D』 42권.
딱 두 편 들어 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간 듯, 수학적이며 논리적인 트릭을 써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둘다 마음에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뒤쪽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 회사,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_-; 그건 둘째치고 수수께끼의 힌트가 논리학이었거든요. 기사와 건달말입니다. 기사는 참말만, 건달은 거짓말만 하지요. 힌트를 듣고 누가 기사이고 누가 건달인지 알아맞추기!
읽고 있다보니 집에 있는 논리학 퍼즐 책을 다시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이 책 참 재미있지요.
그리고 메인은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이것도 프님의 추천책입니다. 올해의 논픽션이라하셨는데 동감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불편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그러니까 한 소재를 잡고 이야기를 잡아 쓰기 시작하면 그와 관련된 여러 작가, 학자, 문학가, 기타 등등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냅니다. 게다가 몇몇 이야기는 제가 아주 잘 알고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랍니다.
제일 어이가 날아간 이야기는 반 훌릭. 이름이 익숙한 분도 있을테고 아닌 분도 있을 겁니다. 황금가지에서 나온 밀리언셀러에서 이 작가의 책 여러 권을 냈습니다. 한국에 가장 먼저 나온 것은 ... 이라고 쓰다가 검색하니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온 『종소리를 삼킨 여자』가 있네요. 95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이게 아마 황금가지에서 『쇠종 살인자』로 번역된 책 같네요. ... 아닌가.;
본론으로 돌아가 반 훌릭은 천재입니다. 그 왜, 10살 되기 전에 라틴어를 떼었다는 모 천재도 있지만 이 사람도 만만치 않습니다. 네덜란드 사람인데, 중국학자에 주일 네덜란드 대사였답니다. 자기가 쓴 소설을 자기가 중국어 판으로 만들어 냈을 정도예요. 스물 다섯에 문학박사 학위를 땄다는데 그 전에 대학원에서 언어를 익혔답니다. 그것도 중국어, 일본어,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하하하하하. 네덜란드령 동인도에서 태어났다지만(1910년) 이건 수재도 영재도 아닌 천재의 수준이지요. 35년에 도쿄의 주일 네덜란드 대사관으로 발령을 받고 거기서 일본의 문화를 제대로 배웁니다. 그리고 기타 등등등.... 아놔. 이 사람 이야기를 쓰다보면 왠지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것이 질투와 선망이 복합적...-_-; 하여간 참으로 대단하고 참으로 아까운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 훌릭의 추리소설은 꼭 읽어보시어요. 이게 네덜란드 사람이 쓴 책이냐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스페인 사람이 어사 박문수나 김삿갓 시리즈를 쓴 것 같은 느낌?; 게다가 한시와 그 어투들을 제대로 구사하는 소설로 말입니다.
이 책은 절대적으로 빙고님께 추천합니다. 단, 원서로 보시어요. 번역은 나쁘지 않은데 원서로 보시는 쪽이 훨씬 감칠맛 날지도 모릅니다. 추측으로 쓰는 건 워낙 이름이 난해한, 그러니까 일문학과 일본 인문학(?), 역사적 인물들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주석을 보지 않으면 이 사람이 뭐하는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실은 봐도 이해하기 쉽지 않아요.;
87쪽에 등장한 개전 점보기은 캐드펠 시리즈에서도 나옵니다. 눈을 가린 채 성서를 펼치고 그 중 한 군데를 짚는데, 손가락이 가리키는 구절이 계시문구입니다. 그 때 괜히 욕심부리던 아저씨 하나는 위니프레드 성녀님께 엄청나게 야단 맞았지요.-ㅁ-; 하여간 그 앞에 나온 책을 선물하며 덧붙인 이야기는 굉장히, 굉장히 마음에 와닿습니다.T-T
번역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 있습니다. 음, 일본어 표기를 통일하지 않은 곳이 몇 군데 있었거든요. 대체적으로 책 제목은 일어제목이 아니라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는 쪽으로 통일했는데, 그건 나쁘지 않습니다. 그쪽이 이해하기도 쉽고요. 다만 일본어 단어들은 가끔 양쪽을 헷갈리게 표기했더군요. 앞부분이 前茶는 전차로 달았는데, 뒤에 책 제목으로 『神道』가 나왔을 때는 『신토』神道라고 표기했습니다.(p.131) 그렇게 다르게 한 곳이 많지는 않지만 몇 군데 걸리더군요.
그리고 간장을 칠해 구운 주먹밥이지 구은 주먹밥은 아니지요.(p.164)
그래도 워낙 책 자체가 어렵고 주석 달기도 쉽지 않고 내용이 방대한지라 번역자가 굉장히 고생했겠다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읽기 수월하게 하였지만 그래도 걸리는 부분은 있게 마련이지요. 직접 읽어보시면 왜 번역자에게 엎드려 절하고 싶은지 아실 겁니다.^^;
책이 쉽지 않으니 일본문학에 관심이 있거나, 책을 좋아하거나, 한학漢學을 조금 알거나,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하신다면 도전할만 합니다. 저는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기타 1. 『확장된 표현형』은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아 졸려~.-ㅂ-/ 이 책 한 권 읽는 사이에 다른 책 네 권 정도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손을 들어도 몇 장 넘어가지 않더라고요. 그냥 포기.
기타 2. 『Q.E.D』 42권.
딱 두 편 들어 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간 듯, 수학적이며 논리적인 트릭을 써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둘다 마음에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뒤쪽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 회사,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_-; 그건 둘째치고 수수께끼의 힌트가 논리학이었거든요. 기사와 건달말입니다. 기사는 참말만, 건달은 거짓말만 하지요. 힌트를 듣고 누가 기사이고 누가 건달인지 알아맞추기!
읽고 있다보니 집에 있는 논리학 퍼즐 책을 다시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이 책 참 재미있지요.
그리고 메인은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이것도 프님의 추천책입니다. 올해의 논픽션이라하셨는데 동감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불편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그러니까 한 소재를 잡고 이야기를 잡아 쓰기 시작하면 그와 관련된 여러 작가, 학자, 문학가, 기타 등등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냅니다. 게다가 몇몇 이야기는 제가 아주 잘 알고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랍니다.
제일 어이가 날아간 이야기는 반 훌릭. 이름이 익숙한 분도 있을테고 아닌 분도 있을 겁니다. 황금가지에서 나온 밀리언셀러에서 이 작가의 책 여러 권을 냈습니다. 한국에 가장 먼저 나온 것은 ... 이라고 쓰다가 검색하니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온 『종소리를 삼킨 여자』가 있네요. 95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이게 아마 황금가지에서 『쇠종 살인자』로 번역된 책 같네요. ... 아닌가.;
본론으로 돌아가 반 훌릭은 천재입니다. 그 왜, 10살 되기 전에 라틴어를 떼었다는 모 천재도 있지만 이 사람도 만만치 않습니다. 네덜란드 사람인데, 중국학자에 주일 네덜란드 대사였답니다. 자기가 쓴 소설을 자기가 중국어 판으로 만들어 냈을 정도예요. 스물 다섯에 문학박사 학위를 땄다는데 그 전에 대학원에서 언어를 익혔답니다. 그것도 중국어, 일본어,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하하하하하. 네덜란드령 동인도에서 태어났다지만(1910년) 이건 수재도 영재도 아닌 천재의 수준이지요. 35년에 도쿄의 주일 네덜란드 대사관으로 발령을 받고 거기서 일본의 문화를 제대로 배웁니다. 그리고 기타 등등등.... 아놔. 이 사람 이야기를 쓰다보면 왠지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것이 질투와 선망이 복합적...-_-; 하여간 참으로 대단하고 참으로 아까운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 훌릭의 추리소설은 꼭 읽어보시어요. 이게 네덜란드 사람이 쓴 책이냐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스페인 사람이 어사 박문수나 김삿갓 시리즈를 쓴 것 같은 느낌?; 게다가 한시와 그 어투들을 제대로 구사하는 소설로 말입니다.
이 책은 절대적으로 빙고님께 추천합니다. 단, 원서로 보시어요. 번역은 나쁘지 않은데 원서로 보시는 쪽이 훨씬 감칠맛 날지도 모릅니다. 추측으로 쓰는 건 워낙 이름이 난해한, 그러니까 일문학과 일본 인문학(?), 역사적 인물들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주석을 보지 않으면 이 사람이 뭐하는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실은 봐도 이해하기 쉽지 않아요.;
87쪽에 등장한 개전 점보기은 캐드펠 시리즈에서도 나옵니다. 눈을 가린 채 성서를 펼치고 그 중 한 군데를 짚는데, 손가락이 가리키는 구절이 계시문구입니다. 그 때 괜히 욕심부리던 아저씨 하나는 위니프레드 성녀님께 엄청나게 야단 맞았지요.-ㅁ-; 하여간 그 앞에 나온 책을 선물하며 덧붙인 이야기는 굉장히, 굉장히 마음에 와닿습니다.T-T
번역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 있습니다. 음, 일본어 표기를 통일하지 않은 곳이 몇 군데 있었거든요. 대체적으로 책 제목은 일어제목이 아니라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는 쪽으로 통일했는데, 그건 나쁘지 않습니다. 그쪽이 이해하기도 쉽고요. 다만 일본어 단어들은 가끔 양쪽을 헷갈리게 표기했더군요. 앞부분이 前茶는 전차로 달았는데, 뒤에 책 제목으로 『神道』가 나왔을 때는 『신토』神道라고 표기했습니다.(p.131) 그렇게 다르게 한 곳이 많지는 않지만 몇 군데 걸리더군요.
그리고 간장을 칠해 구운 주먹밥이지 구은 주먹밥은 아니지요.(p.164)
그래도 워낙 책 자체가 어렵고 주석 달기도 쉽지 않고 내용이 방대한지라 번역자가 굉장히 고생했겠다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읽기 수월하게 하였지만 그래도 걸리는 부분은 있게 마련이지요. 직접 읽어보시면 왜 번역자에게 엎드려 절하고 싶은지 아실 겁니다.^^;
책이 쉽지 않으니 일본문학에 관심이 있거나, 책을 좋아하거나, 한학漢學을 조금 알거나,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하신다면 도전할만 합니다. 저는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카토 모토히로. 『Q.E.D. 42』,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3, 4500원.
쓰루가와 신이치.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최경국 옮김. 이순, 2010, 12800원
쓰루가와 신이치.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최경국 옮김. 이순, 2010, 1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