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가벼운 소설을 읽었고, 거기에 독서모임 용 과제도서 한 권이 추가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절대 읽지 않을 책을 읽기 때문에 이 독서모임을 못 벗어나는 거죠. 덕분에 최소 한 달에 한 권은 안 읽을 종이책을 집어 듭니다.
지난 주는 그렇게 종이책을 몇 권 읽었으니 마음 편히 작성합니다. 지난 주말에 본가에서 들고 온 새책이 책상 위에 무더기로 쌓였지만 잠시 외면하자고요.
라이영. 재벌집 막내가 음악을 너무 잘함 1~186(완).
현대, 빙의, 대중음악.
https://novel.munpia.com/346641?mode=prefer
그 전주에는 『케이팝 씹어 먹는 천재 작곡가』를 열심히 읽다가, 그 비슷한 시기에 붙잡은 『재벌집 막내가 음악을 너무 잘함』은 서로 번갈아 읽던 중에 붙잡고 끝까지 읽었습니다. 전자가 회귀라면, 이쪽은 재벌가 소재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회귀와 빙의입니다.
꽤 괜찮은 기획사에서 작곡가로 계속 일했지만 대표와 팀장의 제안을 뿌리치고 사표를 씁니다. 대표가 표절을 종용했거든요. 정확히는 다른 사람의 곡을 뜯어다가 분해해서 재조립하라는 지시였지만 그것도 결국은 표절이죠. 그 전부터 여러 문제가 쌓여 있던 터라 그 일을 계기로 사표 던지고 나와서는 사고로 죽습니다.
정신차렸을 때는 재벌가 막내가 되어 있었습니다. 위로는 후계자인 형님과 미국 유학중인 누님이 있고, 가족간의 사이는 매우 좋습니다. 그럼에도 희한하게 막내의 눈치를 보고 깨지기 직전의 유리조각 보듯하는 분위기가 있네요. 그런 자리에서도 재벌회장인 아버지는 경영학 공부를 하라며 압박합니다. 학위를 따오라고, 아니면 미국에라도 가라면서요. 상황 파악은 조금 뒤로 미루고 일단은 주변을 살피며 하고 싶었던 일을 마저 하기로 합니다. 포털사이트의 음악 지망생 카페에 습작을 올려보고, 거기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이전 생에도 몸 담았던 기획사에 입사하기로 한 거죠. 그 다음은 사내 정치에 끼어들어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게 조금씩 손을 보탤 생각입니다.
예상가능하지만, 재벌집 막내가 음악을 너무 잘해서 재벌1세가 됩니다. 음악만 파고 들었으니 다양한 사업 분야에 문어발처럼 끼어드는, 한국식의 재벌이라고 하기는 미묘하지만 일가는 확실히 이뤘습니다. 회귀 전의 여러 기억을 잘 활용한 것도 있고요. 성장과정이나 사람들 쳐내는 모습, 그리고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모습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Hiran. 아카데미 총잡이가 되었다 1~55.
판타지, 게임빙의.
https://www.joara.com/book/1773062
어쩌다보니 게임에 빙의했습니다. 빙의해서 정신 차리고 나서야 자신이 대공가의 장남이지만 내놓은 자식이고 마법 재능이 없는 인물 노아 아스트로이아란걸 깨닫습니다. 능력없는 망나니고, 집안의 지원은 금전적인 것뿐입니다. 게다가 그 집안은 게임 스토리 상에서는 이제 곧 멸문 예정입니다. 그 전까지는 열심히 돈을 쓰면 되지만, 그보다 큰일은 당장의 시험입니다. 입학 직후에 치뤄진 시험에서의 목표는 딱 하나, 바로 쫓겨나지 않기였고 그 다음의 목표는 메인 스토리의 등장인물 멀리하기 입니다.
주 무장은 마법 학교에서 천대받는 무기인 총. 총을 활용해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지만 거기까지입니다. 과한 마력 사용으로 쓰러지면서 괜한 오해도 받고, 메인 스토리의 인물과도 하나 둘 엮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원작 주인공과도 엮이는데, 이 주인공이 분명 남자였는데, 빙의한 세계에서는 여자로군요. 그리하여 할렘형 스토리에 가까웠던 게임 인물들은 모두 다 여자... 이미 55화까지에서 거의 모든 이에게 플래그가 꽂혔습니다.
재미있게 읽다가 할렘 분위기가 폴폴 풍겨서 더 못읽고 내려놓았습니다. 총잡이 좋아하고, 판타지 요소도 매우 좋지만 연애는 질색입니다. 그냥 동료였다면 잘쓴 판타지라면서 극찬하며 달렸을 겁니다. 아니라서 슬프네요.ㅠ_ㅠ
고독한아재. 13서클 대마법사의 유산을 얻었다! 1~9.
현대판타지.
https://www.joara.com/book/1767988
9화까지 보고 내려놓은 터라..'ㅂ'a
마법사 수련생으로 뒷일이나 잡일, 위험한 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그러다 던전에서 위험에 몰렸을 때, 마법사 팀장이 수련생들을 몬스터들에게 미끼로 던지는 바람에 하마터면 죽을뻔 했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죽음을 피하고는 봐뒀던 공간으로 도망쳐 들어갔더니, 거기에 기연이 있었지요. 마법사의 서클은 9서클까지라고 하더니만 기연을 남긴 마법사는 13서클까지 올랐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남긴 마법과 도구와 재산을 얻어서, 던전을 비밀리에 탈출합니다.
현대판타지에 마법 베이스, 그리고 무협 클리셰를 섞은 듯한 소설입니다. 다만 취향은 아니었고요.=ㅁ=
빛이연. 천재(天災)가 하산했다 1~25.
현대, 무협.
https://www.joara.com/book/1775776
스승이 사망한 뒤 하산했습니다. 영감님은 제자에게 입버릇처럼, 네놈의 실력은 삼류 무인 수준이니 사고치지 말고 그냥 얌전히 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스승님이 돌아가신 뒤에 내려와서는 보험회사에 취직해 실력을 보이는 동안에도 무공은 전혀 쓰지 못하는 것처럼 살았습니다. 사회생활 경험이 거의 없고 감정적으로도 조금 문제가 있던 터라,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던 거죠. 그러나 회계장부를 너무도 잘 본 터라 실력을 눈여겨 본 현장팀으로 차출됩니다. 차출된 건 그렇다 치고, 일을 너무 잘해서인지 고위급 임원에게 찍혔습니다. 이번에는 보험사기인 것처럼 증거를 조작하라고 시키는군요. 거부했더니 이상한 놈들이 붙었습니다. 그걸 회피하는 과정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스승님은 분명 자신의 실력이 형편없다고 했는데 왜일까요. 보험사기 증거 잡으러 갈 때도 그랬고, 그 뒤에 쫓길 때도 그랬고. 왜 무인들의 실력이 손에 잡힐듯 보이는 건가요.
현대판타지에 가까운 무협지입니다. 현대무협이라고 불러도 ...?
스승님의 거짓말, 보육원에서 자랐던 주인공의 목걸이, 그리고 부모님의 죽음에 얽힌 뒷 이야기 등이 이미 25화까지에서 1차로 풀립니다. 삼류인 줄 알았던 주인공이 사실은 대단한 재능을 갖고 있다는 건 일찍부터 짐작 가능하지요. 그보다는 잠재적 악이 누구인지가 궁금하긴 한데.... 스승님의 동료들이 붙여준 인물이나, 25화 즈음에서 만난 다른 문파의 후계자가 들이대는 모습이 썩 취향에 안 맞아서 내려 놓았습니다. 연애 안하면 안되나요. 연애 플래그만 아니었다면 아마 뒤도 계속 읽었을 겁니다. 뭐, 주인공의 손속이 잔혹한 부분이 있어, 더 읽을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진도넛. 띠동갑도 동갑인가요? 1, 4.
BL, 현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7117192&start=slayer
조아라에서 완결까지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제목만.... 완결난 것만 보았을 거예요.
오메가버스도 가이드버스도 현대판타지도 아닙니다. 현대 배경의 BL이고요.
차연우는 국회의원의 사생아로, 보육원에 있다가 "국회의원의 선행"으로 포장되어 입양되었지만 삶은 매우 고달팠습니다. 집안에서는 온갖 구박을 받았고, 돈 쓰기 싫다며 홈스쿨링만 시키고는 고졸검정시험 비용이 아깝다며 시험 기회도 주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요구하는 건 오직 하나. 얼굴 예쁘게 잘 키워서 예쁜 남자 좋아하는 변태취향의 돈 많은 이에게 팔아 넘길테니, 호가 높게 부를 수 있도록 관리 잘하라는 겁니다. 돈 많은 회장(재벌회장아님)이 연우를 보고는 좀 살쪘지 않았냐는 말에 하루 끼니는 한 끼로 줄었던 일도 있습니다. 돈 아깝다고 밥도 제대로 안주니 고기도 거의 못 먹습니다. 그 때문에 연우는 영리하고 눈치가 빠르지만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는 약하고, 미형이지만 키나 몸집 모두 작습니다.
차연우의 아버지는 3차금융인(아마도) 강지혁에게서 돈을 잔뜩 빌리고는 50억을 갚는 대신 차연우를 떠맡깁니다. 강지혁도 처음에는 받을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었지만, 차연우를 만나고는 그 작고 귀여운 물체(아님)에게 호기심을 느끼고는 일단 맡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 둘은 제목 그대로, 띠동갑입니다. .. 뭐, 띠동갑이면 어떤가요. 둘다 성인인걸.-ㅁ-a
말하자면 할리킹에 가까운데... 오메가버스 설정이 나오기 쉬운 소재에 일반 BL로 잡았더라고요. 연우의 성격이 매우 귀엽지만.... 주인공의 직업이 제 취향하고는 거리가 있어서 슬쩍, 1권과 4권만 보고 넘겼습니다.OTL
니토리 고이치.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3~4, 이소담 옮김.
추리소설, 일상추리, 화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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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0910698
5권은 아직 못 읽었지만 일단 5권 표지 올려봅니다. 이것도 곧 읽을거예요. 일단 밀린 다른 책들부터..!
3~4권도 앞 권과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갑니다. 작고 소소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일상 속의 사건을 해결해가며 주인공인 구리타와 아오이의 관계가 조금씩 진전됩니다. 고백할 것 같으면서 아닌 상황이 이어지더니만, 아오이의 과거 사건에 얽힌 다른 인물이 등장하면서 긴장이 깊어지네요. 무엇보다 4권 말미에 등장한 아주 짧은 이야기는 소설 전개로 짐작했던 과거의 일을 확 뒤엎습니다.
작가 후기에서 청소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이 책이 올랐다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조금 미묘합니다. 소설 속 말장난과 계절, 일본의 풍속, 전통 과자를 어느 정도 알아야 이해되는 이야기라서요. 이쪽에 관심이 없다면 과자 이름이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슬며시 내려놓을지도... 대신 아는 사람들에게는 지뢰밭입니다. 읽는 이 곳은 한국이고, 일본과자를 구하려면 바다를 건너가야하며...... 그럼에도 잔잔한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서 전권 구매 예정입니다. 커흑.;ㅂ;
앤디 돕슨.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 정미진 옮김.
생물학,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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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진화는 항상 정방향으로만 가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최근에는 생물학이든 동물학이든 많이 안 읽었다 생각하지만 읽고 있노라니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많더라고요. A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말은 틀리고, 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니 A하게 되었다라든지, A하는 능력을 가진 개체가 살아남았다는 표현이 더 맞다고요. 저 A가 꼭 긍정적이거나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니 진화란 항상 긍정적인 것만 말하지는 않고, 양날의 칼인 셈이죠.
생물들의 사례가 많다보니 그거 쫓아가는 것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표지에 적힌대로 "마침내 살아남은 것"들의 이야기가 진화인거죠. 사례로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어서 두꺼운 책임에도 쫓아가기는 괜찮더라고요.
daldare. 이름 없는 가이드 1~3.
BL, 가이드버스, 피폐, 쌍방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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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카이에도 잠시 올렸지만, 작가님은 가이드버스 중에서도 피폐를 자주 다룹니다. 다공일수도 굉장히 자주 등장하고요. 클리셰를 다루기 때문에 자기 복제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지만, 읽다보면 각각의 소설이 다 다릅니다. 주인공의 조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설의 흐름이 매번 바뀌니까요. 보다보면 그런 종류의 실험을 하시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같은 클리셰에서 등장인물에게 어떤 키워드를 넣느냐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그런 것.
이번 소설의 키워드는 가이드버스에서 흔히 등장하는 납치 및 억류와 주인공들의 갈등, 회귀입니다. 테러를 일삼는 단체에 일찌감치 납치되어 어릴 적부터 불법가이딩에 시달린 주인공은 시설에서 구출되었지만 성격 나쁘고 등급 높은 에스퍼와 파장이 맞았던 관계로 제대로 된 정신상담 없이 동거하게 됩니다.
오메가버스에서는 발정기-히트사이클과 러트 사이클이 갈등의 주요 요소라 하면, 가이드버스에서는 가이딩의 과부족과 거기에 얽긴 고통이나 쾌락이 갈등의 주요 요소죠. 오랫동안 제대로 된 가이딩을 못받았던데다 인간관계를 잘 못맺는 에스퍼는 가이드를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했고, 그 결과는 관계의 파멸입니다. 앞부분 읽으면서 하드코어 수위가 높아서 당황했지만... 작가님 작품을 잡았으니 어쩔 수 없다 치고.-ㅁ-a 중요한 건 그 이후지요. 이 둘이 어떻게 다시 손을 잡고 행복해지는지는 보시면 압니다.
아는 맛인데 그 맛이 마라맛....;ㅠ; 그런거예요.;ㅠ; 이번 맛이 좀 셌지만 그럼에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난 마라맛 싫어하는데 왜 이번 소설은 중도 포기 안하고 끝까지 읽었던가.;ㅠ;
러브트릭. 의도적 스캔들 1~4.
BL, 현대, 오메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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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질을 감추고 PD일을 하는 최윤서는 우연히 이전 직장에서 악연으로 얽힌 선배를 만납니다. 몇 번 피하려 했지만 단둘이 마주쳤고, 급히 도망치다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 사람이 배우 한태경이었지요. 한태경은 스캔들 자주 나는 걸로 유명한 우성 알파 배우입니다. 도움을 받았으니 그 대신 나중에 도움 필요한 일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지만, 설마하니 도움요청할 일이 있겠냐 싶었지요. 연락받고는 놀랐고, 도와줄 내용을 듣고는 더 놀랐습니다. 한태경이 최윤서에게 부탁한 건 "새로 들어가는 드라마 남자주인공의 설정에 맞춰, 계약 연애를 하고 싶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한태경은 그간 스캔들은 많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하룻밤의 만남이고, 드라마 주인공처럼 순애에 가까운 연애는 해본 적이 없으니 그 연습 겸 상대가 되어달라고 합니다. 윤서는 알파들에게 데인 일이 많아 내키지 않았지만, 사람 좋은 미소를 띠고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데는 당할 재간이 없습니다. 결국 그대로 휘말려 연애를 시작하지요.
한태경이 계략공에 후회공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도 관계 꼬임이 심각합니다. 소설 속 모든 갈등은 제대로 소통하지 않음에서 연유합니다. 한태경 역시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고 생각하고 서로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했던 터라 입 밖으로 안 낸 겁니다. 계약연애의 경우, 전환할 때는 반드시 "계약연애 종료, 진짜 연애 시작합니다."라고 입밖으로 꺼내야하는데, 그놈의 이심전심이 뭔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니까요. 윤서도 그간 다른 이에게 배신 당한 적이 몇 번 있어서 인간관계가 매우 방어적입니다. 그렇다보니 관계 꼬이는 부분에서는 책 읽다가도 중간에 여러 번 '말 좀 해!'라고 절규했습니다.
괜찮습니다, 해피엔딩이니까요. 두 사람이 이어지고 난 뒤의 한태경은 진짜 여우입니다.-ㅁ-...
아스팔트고양이. 공포게임에 빙의했는데 북극여우라니요? 1~2, 5, 외전.
BL, 현대, 게임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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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게임의 테스터로 참여했다가 정신이 들어보니 게임 초반입니다. 이용자들이 도착하는 열차 플랫폼에서, 흰 털의 포동포동하고 귀여운 북극여우가 되어 있었지요. 인간과는 제대로 말도 통하지 않지만 그 또한 이용자에 포함이 됩니다. 프로게이머 여유림은 어떻게든 북극여우에 빙의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게임 최후의 1인이 되기로 마음 먹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공포게임이고,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기믹들이 초반부터 뒤틀립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이용자를 매혹하는 요염한(...) 북극여우가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게임이기 때문에 북극여우의 댄싱 묘사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살이 포동포동 쪄서 뱃살이 늘어진다거나 하는 묘사도 자주 등장하고요. 북극여우 참 귀엽죠.
작가님의 소설은 이번이 두 번째일거예요. 전작인 『원 바잇 더 더스트』 읽을 때도 그랬지만 취향에서 슬쩍 비켜갑니다. 판타지나 게임으로서의 설정은 매우 취향이지만, 소설 전개에서 유머로 등장하는 장면들이 저랑 안 맞습니다. 팬티 바람이라거나 알몸이라거나, 그런 종류의 묘사가 취향과 거리가....... 거꾸로 말하면 그런 쪽도 문제 없으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뜅굴이. 오메가의 품격 1~4.
BL, 판타지, 오메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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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오메가버스를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들죠. 오메가가 간택하면 안 돼?
그런 의문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엔리크의 선택을 보면 딱 그렇거든요.
샤미어는 작은 국가입니다. 이웃나라와 서로 균형을 맞춰가며 살아남은 작은 국가지요. 군사력도 매우 보잘것 없습니다. 그런 샤미어 왕실에 우성오메가가 태어납니다. 형질자는 적지 않지만 우성 형질은 드물고, 그 중에서 우성오메가는 매우 드뭅니다. 우성오메가는 형질자를 출산하며, 특히 우성형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때문에 200년 만에 태어난 우성오메가 엔리크에게는 수많은 구혼자가 몰렸습니다. 그 경쟁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구혼자는 이웃한 나라의 왕 그 옆 다른 나라의 왕세자, 그리고 이웃한 제국의 황자의 셋입니다.
엔리크가 성인이 되는 생일파티날, 이 구혼자들은 서로 모여 누가 우성오메가를 차지할지를 두고 구혼선물로 경쟁합니다. 그 자리에 엔리크가 나서서 선포합니다. 자신은 샤미어의 왕이 될 것이며, 이제 성인이 된 자신의 남편 자리를 두고 경매를 붙이겠노라고. 첫 번째 남편에게 아이를 낳아주고는 이혼하고, 그 다음의 남편에게 아이를 낳아주고 이혼하고, 이 것을 반복하겠다고요. 웬 미친 소리인가 싶지만, 엔리크는 지극히 정상입니다.
다들 눈치만 보기 바쁜 때, 아직 성인도 되지 않은 4살 연하의 어린 황자는 내밀 수 있는 가장 대단한 패를 내밀며 첫 번째 구혼자로 인정받습니다. 그리하여 4년 뒤, 엔리크의 남편 자리를 낙찰받지요.
이 소설도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겁니다. 가장 큰 부분은 엔리크의 행보입니다. 엔리크가 황자 안투레와 결혼하기까지는 4년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 사이, 엔리크는 히트사이클을 약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보냅니다. 그리고 제국이나 왕국 풍습상 이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약혼자라도 미성년자와는 주기를 보낼 수 없으며, 주기를 혼자 견디는 건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결혼하지 않은 성인 오메가나 결혼했음에도 배우자와 떨어져 있는 오메가는 주기를 베타 애인과 보냅니다. 그렇다보니 금슬 좋은 부부의 경우, 알파 남편이 오메가 반려의 베타 애인을 골라주기도 합니다.(..)
연하라는 점이 안투레의 자격지심 비슷한 걸 자극하고, 그런 장치 중 하나는 엔리크의 베타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그 또한 갈등의 소재이니, 결론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두고 보시면 압니다. 2권과 3권은 건너 뛰고 4권으로 갔다가, 엔리크 하는 짓 보고 잠시 머리 짚었지만... 그래요, 이 소설도 판타지인거죠.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 행복해지니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간만에 오메가 주인공의 재미있는 소설을 보았네요.
모드엔드. 언리미티드 가이드(Unlimited Guide) 1~5.
BL, 현대, 가이드버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7728887&start=slayer
소통 좀 해라, 소통 좀! 을 외쳤던 또 다른 소설.
분명 이 소설 유료연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미드나잇 인터뷰』랑 『언리미티드 가이드』랑 비슷한 시기에 조아라에서 연재 시작했던가, 하여간 둘의 연재 시기가 비슷했다고 기억하거든요. 이 중 『언리미티드 가이드』는 초기 연재만 조아라에서 하고 리디로 연재를 옮겼습니다.
백의진은 7년차 에스퍼이며 4구역 에스퍼팀 레오파드의 팀장이었습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균열에서 사고로 같은 팀 가이드인 최란과 고립되고는 힐링과 가이딩을 능력이 고갈될 정도로 펼친 뒤, 능력 소실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전대미문의, 전례가 없던 특이 케이스였지요. 능력이 사라졌으니 이제는 은퇴할 수 있다며 신나게 은퇴를 외치다가, 마지막으로 "이능력 회복되면 복귀함. 안하면 강제 징집."이라는 내용의 서류 한 장에 사인을 했지 뭡니까.
예상하시겠지만 뒤늦게 능력이 생깁니다. 원래 있던 힐러 능력이 아니라, 가이드 능력이 생겼습니다. 그걸 알고는 포위망에서 탈출해서, 도망가서, 쫓겨서 수배 전단까지 뿌려집니다. 결국 모종의 사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만요.
돌아오는 대신 백의진은 조건을 겁니다. 에스퍼로 근무하던 4구역에는 돌아가지 않겠다, 대신 다른 구역으로 내달라고요. A급 가이드였기에 별 문제 없이 1구역 가이드로 들어가서 아주 행복한 내근직 가이드의 길을 걷습니다. 문제는 주변 사람들입니다. 백의진이 에스퍼였던 걸 아는 이들은 그가 현장직 가이드로 뛰길 바랍니다. 특히 가이드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1구역의 델타팀에 들어가라고 은근 슬쩍 압력을 넣습니다. 그리고 델타팀 역시, 백의진과 한 번 현장을 다녀온 뒤에는 격렬하게 프로포즈를 합니다. 그 뒤의 상황들은 없던 위염도 생길 것 같은 근무 환경을 조성합니다.
소설의 주요 내용은 에스퍼로 그간 고생했기에 얌전히 지내려던 백의진과, 델타팀의 문제아이자 S급 에스퍼인 권수호의 밀고 당기는 싸움입니다만. 만..... 이들 둘의 갈등도 결국 오해와 소통 부재가 원인입니다. 이걸 실시간으로 연재분으로 보았을 독자들은 과연 괜찮았을까요. 속터졌을 것 같은데.OTL 그래서 완결로 보면 마음이 편합니다. 허허허허허허.
다섯 권 모두가 본편입니다. 외전은 아주 짧고요. 이전 작인 『나를 사랑한 에스퍼』도 외전이 잔뜩 나왔으니 앞으로 외전이 더 나올 수도 있다고 슬쩍 기대해봅니다.+ㅁ+
1.웹소설
라이영. 재벌집 막내가 음악을 너무 잘함 1~186(완). 문피아 유료연재. (2024.06.02. 기준)
괴강. 성좌가 사랑하는 방법 1~37. 조아라 일반연재. (2024.10.26. 기준)
Hiran. 아카데미 총잡이가 되었다 1~132. 조아라 프리미엄. (2024.10.25. 기준)(1~55)
고독한아재. 13서클 대마법사의 유산을 얻었다! 1~200(완). 조아라 프리미엄. (2024.10.21. 기준)(1~9)
빛이연. 천재(天災)가 하산했다 1~236(완). 조아라 프리미엄. (2024.10.14. 기준)(1~25)
이신유. 케이팝 씹어먹는 천재 작곡가 1~263(완). 문피아 유료연재. (2024.09.22. 기준)(86~90)
2.전자책
진도넛. 띠동갑도 동갑인가요? 1~4. 에페, 2024, 1~3권 각 3300원, 4권 2700원.(1, 4)
daldare. 이름 없는 가이드 1~3. 툰플러스, 2024, 세트 10500원.
러브트릭. 의도적 스캔들 1~4. 문라이트북스, 2024, 세트 14600원.
아스팔트고양이. 공포게임에 빙의했는데 북극여우라니요? 1~5, 외전. 파란달, 2024, 세트 16500원.
뜅굴이. 오메가의 품격 1~4. 블리뉴, 2024, 세트 13200원. (1~2, 4)
모드엔드. 언리미티드 가이드(Unlimited Guide) 1~5. 에페, 2024, 세트 17500원.
3.종이책
니토리 고이치.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3~4, 이소담 옮김. 은행나무, 2016, 각 1만원.
앤디 돕슨.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 정미진 옮김. 포레스트북스, 2024,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