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얀이 헤벌죽(체셔스럽게) 웃는 얼굴은 카페 뎀셀브즈의 티라미수에 가렸을뿐이고.'ㅂ'



카페 뎀셀브즈의 티라미수는 지금까지 세 번 먹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세 번 모두 아래 깔린 시트의 양과 에스프레소의 양이 달랐습니다. 레시피가 고정되지 않은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러기엔 위의 크림과 타르트는 변하지 않았단 말이죠.
G가 사다주었던 맨 처음이 시트도 작고 커피액 양도 적었지만 가장 최근에 먹었던 것은 아래 타르트까지 젖을정도로 커피를 많이 넣었습니다. 그리고 시트도 큰 편이었지요. 그 사이에 먹었던 건 그 중간쯤. 하하하하하.... 먹을 때마다 다르니 이거 먹어야 할지 말지 고민됩니다. 그래도 생각나면 언젠가 또 사다 먹겠지요. 그래도 사다 먹는 티라미수 중에서는 이게 제일 마음에 들었으니까요.

최근에는 양이 줄어서 이거 하나 먹기가 좀 버겁던데.... 말은 그리 하지만 어제의 케이크 먹부림을 생각하면 줄은 것도 아닌가요. 하기야 케이크를 먹기 위해서 일부러 음식양을 조절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어제의 케이크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밀린 글이 많아서 언제쯤 올라갈지는 저도 몰라요~.

사진은 반쯤 마시다 찍어서 저 모양인데, 보통은 다시 찍거나 할텐데도 그냥 무시하고 찍었던 것은 이날의 차이가 정말 맛있어서 였습니다. 이거야 말로 내 입맛에 딱 맞는 차이랄까요.


집에서 우유 넣은 홍차를 끓여 마실 때는 냄비를 이용합니다. 출근해서는 불을 쓸 수 없으니 홍차를 우려 데운 우유와 섞는 밀크티를 마시지만 집에서는 불을 마음껏 쓸 수 있으니 연하게 마시고 싶을 때는 로열 밀크티를, 진하게 마시고 싶을 때는 차이를 만듭니다. 농도는 밀크티 < 로열 밀크티 < 차이 순입니다.
다만 차이는 이제껏 딱 이거다 싶은 레시피를 못 찾았는데 이번에 제대로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만들었던 차이가 별로 입에 안 맞았던 이유도 알았습니다. 아주 간단하군요. 용량의 문제입니다.


보통 인도/네팔 음식 전문점에 가면 나오는 차이는 굉장히 작은 잔에 나옵니다. 데미타세보다야 크겠지만 200㎖까지도 안될겁니다. 근데 집에서 만들어 마실 때는 컵이 크니까 거기에 반만 담아도 그걸 훨씬 뛰어넘지요.
이날은 조금만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얀컵을 꺼냈는데 이게 종이컵 용량보다 조금 더 큰 정도입니다. 그러니 우유를 평소보다 더 끓였고 차도 당연히 진해졌고요. 거기에 마스코바도 흑설탕을 넣었습니다. 차는 F&M의 로열블렌드를 썼고요. 찻숟가락으로 차는 듬뿍 한 숟갈, 설탕은 깎아서 한 숟갈. 우유를 끓여서 수분을 날리다가 차와 설탕을 한 번에 넣고 졸이듯이 계속 끓입니다. 중간 중간 불에서 내려 볶는 느낌으로 팬을 흔들고요. 이정도면 되겠다 싶을 때 걸러 담으면 됩니다.
정확한 레시피라는 게 없으니 만들면서 본인 입맛에 맞는 정도를 찾아야겠지요.

덕분에 시간 날 때마다 차이를 만들어 마셨는데 말입니다.-ㅠ- 로열 블렌드도 좋지만 우바도 괜찮더라고요. 하여간 잎이 작으면 다 괜찮습니다. 맛있는 찻잎으로 만드는게 더 맛있지만요.



(이미 F&M의 클래식 얼그레이를 마시고 트와이닝 얼그레이를 마셨다가 살짝 좌절을...-_-; F&M은 가끔만 마셔야겠습니다. 자주 마시면 입맛 버릴(상승할)거예요.)

올해 들어서 한 주에 한 번 정도 카페 루트에 갔습니다. 한 주 걸러 한 번 간 때도 있긴 하지만 꽤 자주 갔지요. 스타벅스는 그 사이 거의 가질 않았습니다.'ㅅ'
하지만 몇 번 가면서 느끼는건데, 커피 주변 음료보다는 커피가 낫습니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간식류는 시키지 않는 것이 낫더군요. 코스트코의 향기가 아주 진합니다. 위 사진은 바나나에 얼음 넣고 에스프레소를 넣어 갈아 나온 음료인데 맛이 없었습니다. 바나나 풋내가 진하게 나는 것이 덜 익은 바나나를 썼나봅니다. 초코랑 바나나랑 커피 조합이면 웬만해서는 맛 없을리 없다 생각하며 시켰는데 그렇더군요. 허허허. 바나나는 갈색 반점이 생길 때까지 익힌 것이 좋은데 그러기엔 보관상의 문제가 많긴 하니..(먼산)



이건 그 뒤 언젠가의 방문 때 시킨 꿀레몬차와 크림치즈 베이글입니다. 크림치즈 베이글의 정확한 가격이 기억나지 않는데 3천원인지 5천원인지 하여간 그럽니다. 그냥 베이글만 내주어도 괜찮았을텐데 속에 발린 것을 보니 크림치즈를 발랐나봅니다. 하지만 오븐토스터나 프라이팬에 구운 것도 아니고 전자렌지에 돌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씹다보니 턱관절이 아픕니다. 질기고 질겨서 내가 씹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빵이 맞는 걸까요.; 게다가 미지근한 것이 따끈따끈한 베이글은 절대 아니고...(먼산) 크림치즈는 이미 녹아서 빵에 스며들고 있고...(먼산2)

크림치즈 베이글을 먹고 나서는 카페 루트에서는 커피만 시키고 다른 메뉴는 시키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ㅠ-
내키지 않지만 간식이 먹고 싶을 때는 루트에 가기 전에 살짝 간식을 사들고 갑니다. 저녁을 여기서 해결해야 할 때가 많아서 그런거라고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데 말입니다. 미안한 건 어쩔 수 없네요. (훌쩍)
기타야마 커피점에서 사온 커피를 뜯은 것은 꽤 전입니다. 여행 다녀온 다음주인가, 그때 뜯은 걸로 기억하니 이것도 몇 주 된 이야기지요. 그 때까지도 달달한 커피향을 풍겨서 맡을 때마다 흐뭇했더랍니다.

(참고로 홍대를 돌아다니다가 그런 달달한 커피향이 나는 곳을 두 군데 찾았습니다. 카페 더 블루스(Cafe the blues)와 홍대 밥집 골목 근처에 있는 곰다방인가.. 하여간 말로만 듣던 작은 커피볶는 카페입니다.)



커피 콩을 꺼내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콩이 상당히 작더군요. 왼쪽이 만델린, 오른쪽이 페루 올드빈입니다. 사실 페루커피는 이번이 처음인데 원래 콩이 작은 것인지 아니면 올드빈이라 작은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가면 만델린도 사와봐야겠네요.



쪼르륵 드립해서 준비해놓고보니 커피를 담아 마실 컵이 뭐가 있던가 싶습니다. 지난번에 위타드 컵을 치운 이후로는 적당히 부엉이 컵을 썼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커피 색도 보고 싶으니 밝은 색의 작은 컵이 뭐가 있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뭐, 고민에 빠질 필요도 없지요. 흰색은 아니지만 상아색의 다얀컵이 있으니 말입니다. 용량이 120cc 정도일겁니다.


그러니 먼저 다얀컵부터 사진을 올립니다.
이번에 나온 다얀컵은 그림이 세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가 바이크(풀색 그림), 하나가 고양이(붉은색 그림), 하나가 책벌레(갈색 그림)입니다. 고양이도 사올까 싶었는데 붉은색이 진한 붉은색이 아니라 노랑이 약간 섞인, 다홍색 정도의 느낌입니다. 그래서 맨 처음 생각한 대로 책벌레만 사왔습니다.


He is, so to speak, a bookworm.




Run around looking for a book.




step 1 / step 2
He reads a lot.




Are you OK?


내린 커피를 담았더니 딱 맞습니다. 요즘 양이 줄어서 그런지 차는 저정도만 마시는게 좋더라고요.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느낌이 듭니다.>ㅁ<



커피는 메리타로 내렸습니다. 컵이 좁은 것도 있어 상당히 진해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진하다고 하더라도 그 맛이 그 맛이 아니지요. 맛이 너무 강해서 그 다음에는 칼리타로 내렸습니다. 그 뒤로는 올드빈은 메리타가 아니라 칼리타로만 내립니다. 칼리타 정도가 딱 좋더군요.

내리는 솜씨가 좋지 못하니 기타야마 커피점에서 마신 그 맛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만족스럽습니다. 지금까지 집에서 마신 커피콩중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네요. 아까워서 홀짝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미 상미기한이 지났지요.-_-; 커피는 아끼지 말고 팍팍 마셔야 하는데 상태가 안 좋다보니 어쩔 수 없이 미루고 있었고 말입니다. 어흑. 여전히 카페인 민감증은 지속되어서 어쩔 수가 없네요.
일본 여행 마지막 글을 포함해 지금 비공개로 돌려진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이 20개 가까이 됩니다. 그러니 그 중에서 어느 글을 먼저 쓸까라고 고민하는 것도 큰 문제(?)지요. 이럴 때는 빨리 써야 하는 글을 먼저 쓰게 됩니다.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면야, 그 중에서 가장 쓰고 싶은 글을 고르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빨리 써야 하는 글이 있었으니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군밤은 날이 따뜻해지면 들어가니까 그 전에 빨리 올려야 하거든요.




혜화동 로터리, 롯데리아 앞에는 군밤장수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몇 년째 보고 있는데 가끔 생각나면 사다 먹습니다. 그 쪽 앞을 지나는 일이 그리 많진 않거든요. 엊그제도 그 앞을 지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군밤 한 봉지를 샀습니다. 3천원. 봉지를 건네주시면서 할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밤이 쫄깃쫄깃 찹쌀떡 같다고 말입니다. 웃으시며 하시는 말에-솔직히 말하면 그 할아버지는 조금 무뚝뚝하십니다;- 반신 반의하며 받아 들었습니다.

...

어. 정말 그래요.; 정말 포실포실하고 겉은 쫄깃한 것이 떡먹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줍니다.;ㅂ; 가끔 사먹긴 했지만 이런 군밤은 이 때 처음 만났지요.
그래도 대체적으로 여기 군밤은 맛있습니다. 장작불을 때서 굽는 거라, 군고구마도 먹어보진 않았지만 맛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고구마야 집에 잔뜩 있으니 밖에서 사먹는 일이 없거든요. 하여간 맛있게 먹은 며칠 뒤에 날잡고 닐기리와 궁합을 맞췄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맛있게 마셨던 닐기리에서 살짝 군밤향이 나는 것이, 군밤과 같이 마시면 맛있겠다 싶었던 겁니다.



그 군밤향 때문에 이번 여행 때도 닐기리를 사왔습니다. 이번 여행 때는 홍차를 150g만 사왔으니 지름신의 공격을 잘 막았지요. 그래도 지금 집에 있는 홍차는 1kg에 근접할겁니다. 이미 유통기한은 무시하고 있고요. 핫핫핫. 저만 마시니까 제 입에 맞으면 됩니다. 뭐, 얼그레이로 로열밀크티 끓여마시는 입맛인걸요.
(보통 얼그레이는 향이 강해서 로열 밀크티로는 잘 안 마시는 걸로 압니다.; 아마도.. 말입니다.)



다얀컵은 용량이 120ml 정도 됩니다. 종이컵보다 조금 큰 정도인데 홍차나 차이를 조금만 담아 마시기에 딱 좋더군요. 그래서 요즘에는 일반 밀크티는 부엉이 컵에, 커피나 홍차는 이 컵에 마십니다. 카페인 조절을 위한 방법인거죠. 컵이 크면 카페인 섭취도 많이 하게 될테니까요.

군밤 한 봉지를 털어 담았더니 옷칠 그릇에 알맞게 들어갑니다. 닐기리는 그냥 저냥 마실만하게 내려졌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꽤 괜찮습니다. 다음에는 우유를 조금 넣어볼까요. 하기야 지금 차이는 로열블렌드를 넣어 끓이는 만행-찻잎을 보고 있자면 차이로 끓이는 것이 참 미안합니다;-을 저지르고 있으니 어찌 먹든 맛있게 마실 수 있을 겁니다.
홍차를 홀짝이며 군밤을 먹고 있자니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간식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밤이기도 해서 아주 행복한 티타임이 됩니다. 이러면서 올레이드 숲에서 열심히 장작을 패고 있었다는 뒷 이야기가...(먼산)


한 번 군밤에 반해 놓으니 이틀 걸러 사흘 걸러 꼬박꼬박 사다 먹습니다. 오늘 봄비에 가까운 비도 내리고 하니 군밤할아버지가 통을 치울날도 머지 않았다 싶습니다. 이번주에도 한 두 번은 더 사다먹겠지요.-ㅠ-
내일 올릴까 하다가 내일은 또 일이 있어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니, 그냥 시간 날 때 올리자 싶어 홀랑 올립니다.

엔화를 꽤 들고 갔다고 생각했는데 지갑에는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뭘 그리 많이 썼나 싶기도 한데, 역시 사진 찍어 놓고 보니 원흉은 와치필드와 책이었군요. 하하하. 하지만 책은 다 사고 나서도 추가로 한국에서 주문할 예정이니 말입니다. 욕심은 끝이 없는거죠.



한가운데는 이번 여행을 같이한 태공망과 RQ(나노 레드). 그 옆에 있는 녹색 주머니와 그 주변에 있는 것은 개인 소품입니다. 주황색의 카드는 기노쿠니야 신주쿠 본점 DVD FOREST에서 CD를 사고 찍은 포인트 카드고요.
왼쪽 상단은 전자 제품입니다. 위키(XNOTE X100), DQ(D90). 거기에다 여행 준비 자료 등.
숨은 그림 찾기는 아니지만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리 되었네요. 상단 오른쪽에 있는 작은 컵은 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 사 먹은 호지차크렘브륄레의 그릇입니다. 그릇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고는 그릇은 잘 씻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위키 케이스 옆에 있는 녹색 물건은 천입니다. 지유가오카 PICO에서 사왔지요.

잠깐 여기서 딴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여행에서 중점적으로 사오려 한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천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종이였지요. 종이는 여행 일정 마지막날(금요일)에 왕창 샀지만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천은 거의 구입하지 못했고요.

천 구입처는 지유가오카의 PICO와 신주쿠의 오카다야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매트를 만들려고 구입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편하게 쓸 천을 구입하려 했는데, 딱 이거다 싶은 천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냥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대신 PICO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붉은색과 녹색의 천 조각을 샀습니다. 두 장에 525엔 하더군요.



이쪽은 먹을거리입니다. 간식 리뷰는 한 번 더 나갈 예정이고요.
맨 왼쪽은 니혼바시의 미츠코시백화점 본점에서 구입한 훗카이도 특산 버터 사탕. 저는 먹어보지 않았는데 어머니나 나 맛이 괜찮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생각합니다. 왜냐면 저는 사탕을 잘 안 먹거든요. 핫핫.;

가운데 있는 딸기잼이 올라간 쿠키는 양과자점 웨스트의 포장 과자입니다. 오늘 먹어봤는데 몇 개 더 사올걸 그랬나 싶더군요. 아래는 부드러운 타르트, 그 안에 케이크, 그리고 윗부분은 버터링쿠키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식감의 과자가 있고 잼도 딱딱하거나 하지 않게 적당히 굳어 있습니다. 아우.-ㅠ-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과자입니다.
그 위는 가마쿠라의 KIBIYA(키비야)에서 구입한 러스크, 그 오른쪽은 역시 키비야에서 구입한 파운드 케이크 두 종입니다. 이에 대한 리뷰는 다음에 따로 쓰지요.
맨 오른쪽의 포장과자는 술안주로 애용하는 짭짤하고 매콤한 과자입니다.
가운데 상단은 마루세이 버터샌드. 이건 이번에 처음 먹어보았는데 제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습니다. 버터크림은 제 입맛에 안 맞더군요. 오른쪽 상단은 카린토라는 일본 전통과자인데 선물용으로 사왔으니 제가 뜯어 먹을 일은 없습니다.; 사진 찍기도 어렵겠네요.
상자 아래쪽의 병은 아리스팜의 카시스 잼입니다. 이것도 나중에 따로 리뷰 올리면서 소개하겠습니다.



이쪽은 와치필드입니다.
아래의 컵은 받으시오~ 건배~를 하고 있는 다얀과 쿠로(다얀의 그림자). 이건 선물용으로 구입한 거라 제가 쓰진 않을겁니다. 맥주 따라서 건배하면 딱이겠다 싶었지요.-ㅠ-

그 위는 이번에 꼭 구입하리라 생각한 머그, 책벌레입니다. 고양이도 구입하고 싶었지만 짐이 무한정으로 증식하는 것이 두려워 취향에 맞게 책벌레만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이쪽은 사용하면서 사진 찍어 올리지요.
페브와 사각 접시도 이번 구입목록 상단에 올라 있었습니다. 접시는 이후에 간식 찍으면서 찍은 사진이 있어 종종 출연할텐데, 크기가 상당히 크기도 하고 도자기가 아니라 사기라서 쓰는 맛도 각별합니다. 일본과자나 떡을 담아도 잘 어울릴겁니다.
접시 위에 올라 있는 것은 약통입니다. 여행용 약통이 없다고 어머니가 지난 여행 때 지나가는 말로 말씀하신 것이 떠올라 보이는 대로 바로 집었습니다. 집에 들고 왔더니 너무 크다 하시는데 분리된다고 하여 보여드리니 좋아하시더군요. 가격이 얼마나 물으시길래 잊었다고 대답하고 넘어갔습니다. 현재 환율로는 대략 9천원 정도 합니다. 그리 말씀드리면 기겁하실걸요.
페브는 이번 여행 중에 못 구할 줄 알았습니다. 지유가오카와 신주쿠 라비린스 점을 둘다 찍었는데도 못 구했거든요. 한데 키치죠지에 놀러간 G가 이노카시라 공원 입구에 와치필드가 있더라며, 뭐 살 거 없냐고 문자를 보내더군요. 페브 있으면 사다달라 했더니 바로 사왔습니다. 상부상조였지요. 왜냐면 저는 G를 위해 Kinki Kids CD를 북오프에서 대량으로 찾아두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덕분에 G의 여행 예산이 대폭 줄었습니다.-ㅂ-; 페브는 나중에 추가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이건 G만 보고 다른 일행분들에게도 못 보여드린 것이네요. 스탬프입니다. 그것도 일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고무 도장입니다. 진보쵸에서 구입했는데 개당 630엔. 예산만 넉넉하다면 여러 개 구입해서 선물로 돌려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왼쪽이 보름밤, 오른쪽이 가을축제. 이름도 계절 분위기가 물씬 나지요.
언젠가 제 전용 스탬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긴 한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올해, 지금 당장부터라도 조금씩 구상에 들어가야지요.+ㅅ+



이번 여행 비용 상승의 최대 원흉이 저 박스입니다. 오야리 아시토 = NOCCHI 화집. 이전에 「北へ(북으로)」화집과, 뉴타입 연재 코너를 보고 그림에 홀딱 반해서 이번 화집도 구입했는데, 이번에 나온 화집은 정말로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어흑. 가능하면 처분하고 싶은 심정도? -_-; 뭐, 일단 샀으니 어쩔 수 없고 처분 여부는 이후에 결정하라지요. 하여간 가격도 무시무시했습니다. 7천엔이 넘었거든요.

아래 두 권은 문학소녀의 외전 단편집입니다. 문학소녀 시리즈는 외전이 발매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따로 사왔습니다. 하지만 문학소녀의 후편인 첫사랑 시리즈는 입맛에 맞지 않을 듯하야 그냥 놔뒀습니다. 다만 교보에서 구입 신청한 한 권은 어쩔 수 없이 구입했으니, 그건 도착하면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하단 가운데는 문학소녀의 추상화랑-문학소녀 시리즈의 삽화 모음입니다. 아우, 역시 토오코 선배가 좋아요.;ㅂ;
맥가든인가, 하여간 이쪽 출판사 책은 교보에서 주문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 여행 때 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하하. 그 오른쪽은 공항에서 구입한 「봄이 오면 딸기따기를」입니다.

그리고 그 뒤.
또 다른 원흉인 클램프의 화집입니다. 오른쪽이 「All about CLAMP」, 왼쪽이 「츠바사 화집 2」입니다. 츠바사 화집은 스바루와 카무이의 일러스트가 있을까 싶어 구입했는데 거기에 이글도 같이 있어서 덥석 낚였고요. 그러고 보니 츠바사에 마법기사 레이어스 캐릭터들도 더 등장했던가요? 나중에 찾아봐야겠습니다.
ALL~은 X 18.5권이 들어 있다길래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더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클램프 학원의 설립자인 이모노야마 집안의 설정입니다. 클램프 학원에 노코루가 나왔을 때부터, 노코루는 이모노야마 집안의 막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이사장은 아마도 그 큰누나일거라고 말입니다. 한데 말이죠, 그 누나와 노코루를 제외한 나머지 남매들이 몇이나 있는지, 그리고 그 이름이 어떤지는 읽어본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그 이야기를 잠깐 비추더군요. 총 8남매이며, 딸들은 初子, 次子, 終子, 아들은 하지메, 쓰즈쿠, 오와루, 아마루, 노코루랍니다. 순서도 나와있지만 지금 책을 꺼내기가 복잡한 관계로 기억나는 대로만 적어봅니다. 확실히 아들들의 이름은 다나카 요시키의 창룡전에서 따왔으며, 그 뒤에 창룡전의 삽화를 우연히 맡게되었다던가요.-ㅁ-; 인연이라고 적었지만 참...;
하여간 노코루의 형 얼굴은 창룡전 삽화를 그대로 떠올려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그러려니 생각해야지요.


이걸로 대강의 소개는 끝. 와치필드 리뷰 등은 차근차근 올리겠습니다.'ㅂ'
일본여행 전의 사진들도 몇 가지 있어서, 가능한 빨리 올려야 겠다 싶어 글을 잡았습니다. 길지 않게 쓰겠지만 카페 루트의 글은 가능하면 여행 전에 쓰는 것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전에도 한 번 소개했지만 카페 루트는 홍대 정문 근처에서 가장 찾기 쉬운 커피점입니다. 물론 스타벅스 같은 커피체인점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카페 소스도 본격적인 커피 전문점이라고 하기엔 음식 중심의 어중간한 분위기라 생각합니다. 커피를 중심으로 한 카페는 그 주변에서는 찾기 쉽지 않지요. 놀이터 근처 골목에 커피콩 볶는 곳이 또 있다 들었지만 가 본적은 없습니다.

여기는 펠로우님께 소개를 받고 가게 되었습니다. 찾기가 쉬워서 한 번 가긴 했지만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햇살을 좋아하는 때는 잘 가질 않게 되더군요. 그래도 이번만은 꼭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다고 생각해 다녀온 것이 1월 중순 쯤의 일입니다.




홍대 정문을 등지고 신촌방면으로 걸어갑니다. 스타벅스를 왼편에 두고 걸어가다보면 퍼플레코드라는 레코드 가게가 있고 그 지하로 내려가는 부분에 카페 루트의 간판이 있습니다. 파란색에 가까운 하늘색 간판이고 입간판도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이날은 맛있는 드립커피가 마시고 싶었던 것이고, 제 취향은 케냐나 만델린인데 이날은 만델린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르다보니 에티오피아로 낙찰.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모카라인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뭐, 제 입에는 만델린이 어디까지나 최고고 브라질 쪽도 그닥이긴 한데 말입니다. 신맛이 잘 어울리는 커피는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에티오피아는 괜찮았습니다. 위키 붙들고 딴짓하다가 커피가 식은 다음에 마시기도 했는데 그래도 괜찮더군요. 신맛이 돌긴 하지만 자극적이진 않아서 무난한 커피였다고 기억합니다.



사실 저녁까지 여기서 한 번에 해결보려 한거라, 그 다음에는 토스트를 시켰는데 말입니다. 토스트가 다 떨어졌다네요. 샌드위치도 한 종류만 남았다길래 고민하다가 카페인에 몸서리치더라도 달려보자 싶어서 카페라떼와 아포가토를 시켰습니다. 아, 물론 이건 여행가기 꽤 전의 일이기 때문에 이 때의 카페인이 몸 컨디션 조절에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 겁니다. 여행 전날의 불면에 가장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은 스타벅스의 카페라떼였거든요.(...)

카페라떼의 맛은 좋았습니다. 뭐랄까, 왜 여기를 나두고 스타벅스를 가냐 싶은 정도로군요. 4천원에 이정도 맛이면 차라리 여기와서 마시겠습니다. 게다가 스타벅스의 커피값도 올랐으니 말입니다. 숏 사이즈 기준으로 300원 오르긴 했지만, 그리고 꽤 오랜만에 올리긴 했지만 올려놓고 슬쩍 입닦으려 했다는 것에 대한 괘씸죄가 적용되긴 했지만 뭐, 맛있는 카페라떼를 만드는 (직원이 있는) 스타벅스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고정적으로 맛있는 카페라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를 찾아가는 쪽이 편하지요. 가격도 크게 차이나지 않고, 와이브로를 쓰고 있는 저는 무선 인터넷은 딱히 필요 없습니다. 게다가 여긴 와이브로가 잘 잡히는걸요. 콘센트도 많아서 노트북 쓰는 것에도 어려움이 없고요. 이전에 카페 루트 방문을 망설였던 이유 중에 노트북 전원을 연결할 콘센트의 유무를 몰라서 그랬던 것도 있으니 이제는 망설임 없이 갈 수 있습니다. -ㅂ-



이쪽은 아포가토. 아이스크림에다가 에스프레소 한 샷을 부어 먹는 것인데, 카페라떼는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 이쪽을 먼저 먹었습니다.




-ㅠ-

맛있더군요. 다만 이쯤되니 슬슬 카페인이 손끝까지 와닿는 느낌입니다. 에스프레소가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에스프레소 맛이 직접적으로 와닿는 아포가토를 먹었더니 카페인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빠른 것 같습니다. 물론 심리적인 요인도 있겠지요. 쓴 것을 먹으니 더 카페인에 취하는 듯한 느낌 말입니다.
다만 그 문제 때문에 다음에도 또 시켜 먹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포가토는 맛있지만 제게는 카페인 반응속도가 광속으로 치닫는 느낌이라..-ㅁ-; 아마도 다음에 가면 카페라떼에 토스트를 시키지 않을까 합니다. 후후.

사람이 없어서 조용하기도 하고, 혼자서 놀기도 좋고. 햇빛이 없다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종종 찾아갈겁니다. 이러다가 전메뉴 제패라는 글이 올라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는걸요. 그리 되려면 카페인 농도는...;

이전의 일입니다. 언제였더라, 하여간 몇 번째의 일본 여행에서  케이크의 대왕마마님을 만났더랍니다. 「서양골동양과자점」의 칸다 에이지가 한 말을 빌어 케이크의 대왕마마라는 단어를 썼는데 어제는 커피의 대왕마마님을 만났습니다. 이쪽을 대왕대비라고 칭한다면, 이전에 마신 폴 바셋의 카페라떼는 맛있긴 하나 왕대비 정도다라고 감히 칭하겠습니다. 그정도로 강렬한, 이전의 기억을 확 날릴 정도의 커피맛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새벽에도 잠 못이루고 이 시간에 글을 쓰고 있지요. 저를 아는 사람들은 글이 올라온 시간을 보고 '이 인간 미쳤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제가 이 시간에 일어나 글을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핫핫핫.;

키타야마커피점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은 이글루스 밸리에서였습니다. 鬼畜の100님이 여행밸리인가 음식밸리에 올리신 글-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짜 커피라는걸 마셔봤습니다...[일본최고의 커피전문점 키타야마 커피]-을 보고 들어갔다가 홀딱 반해서 언젠가는 꼭 가겠다고 생각했더랬지요. 그러다가 이번에 여행 계획을 짜면서 도쿄에 있는 갈만한 커피집 정보를 얻고, 그 와중에 어느 분이 살짝 귀띔을 해주시더군요. 여기 커피가 맛있다고요. 그래서 재차 가겠다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왜냐면 안내 홈페이지가 있거든요. 여기서 미리 약도를 출력해가서 찾으면 위치한 곳에 비해서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냥 약도에 나온 대로 찾아가다보면 나옵니다.; 무책임한 발언이지만 정말 그런걸요.;



JR 우에노역의 출구 중에 入谷-이리야라는 출구가 있습니다. 이리야구치라고 합니다. 찾기 좀 어려운 곳에 있는데다, JR이 아니라 긴자선을 타고 갔더니 입구 안내는 A, B 식으로 알파벳으로만 나와 있어서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지도를 보면서 한참 고민하고 있자 역무원이 다가와서 말을 걸더군요. 약도를 보이며 이쪽을 찾고 있다고 했더니 함께 고민하다가 아예 이리야구치 방면으로 가는 출입구(JR중앙출구쪽으로 나가 왼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있습니다)까지 직접 데려다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홈페이지에는 이리야구치에서 왼쪽으로 500미터 정도 걸어가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쯤이 어디냐면,




빨강 동그라미쯤됩니다.


방향이 어딘지 몰라서 일단 무조건 걷고 보자고 생각하는데 눈 앞에 지도판이 보이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그 근처에 쇼와길(쇼와도리)이라는게 있길래 뭔가 했더니 최근 몇 년간 유행하는 시타마치 찾기의 일환인가봅니다. 쇼와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안내하는거죠. 쇼와길은 시타마치라고 보기엔 시대가 훨씬 뒤이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이 지도를 보고 대강 맞게 걷는 것 같다며 계속 걷다보는데 저 멀리 뭔가 눈에 들어옵니다.


빨강 네모로 쳐둔 저기. 실제로 보면 노란색 차양입니다.
홈페이지의 안내에 노랑 차양이 보일거라 했으니 설마 저건가 싶어 속으로 웃으면서 걸어갔는데 정말로 저겁니다. 저기가 키타야마 커피점이더군요.


역시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이고, 들어가서는 30분 안에 커피를 마시고 나와야 합니다. 들어갔더니 그 내용을 아냐고 물어보더군요. 입구에도 아예 써붙이기도 했고 사전에 들은(읽은) 것도 있으니 안다고 답하고는 메뉴판을 받아 들었더랍니다.

분위기는 굉장히 취향입니다. 커피콩을 한창 볶고 있었는데 캐러멜 향같은 달달한 향이 납니다. 최근 방문했던 몇몇커피집들은 커피향이 그런 달달함이 아니라 머리를 두드리는 듯한 진한 카페인 향이 나던데, 여기는 전혀 아니군요. 그러고 보니 이런 향을 맡아본 커피점은 몇 안되나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한 손에 꼽을 정도도 안됩니다.
그런 달달함에, 점포도 좌석은 꽤 있지만 올망졸망하게 작은 자리들입니다. 아무도 없어서 4인용 테이블 석에 안내를 받았습니다. 짐은 의자에 올려두라 하시는군요.

키타야마커피점은 올드빈을 전문으로 한답니다. 이전에 어디선가 잠깐 읽어보고 올드빈을 마시러 가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그 잡지에서 소개한 곳이 여기가 아닌가란 생각도 잠깐 드네요. 올드빈은 보통의 생두(볶지 않은 커피콩)을 오래 숙성시켰다가 볶는 곳입니다. 뭐, 맛의 차이가 어떠한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한국에서 올드빈을 다루는 곳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도 있고요.
어쨌건 자가 블렌드 커피도 있고 스트레이트(원산지) 커피도 있는데 어떤 것을 마실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물었습니다. 추천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모든 커피가 다 맛있기 때문에 하나를 고르기는 어렵다. 그러니 가격대비로 추천하자면 세트 메뉴가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1500엔의 세트 A를 시킵니다. 자가 블렌드인 웨스턴 블렌드 커피 한 잔, 시즈쿠(신의 물방울의 주인공 이름과 동일합니다-_-) 절반 크기가 함께 나온답니다. 메뉴판에서 보니 시즈쿠는 깔때기나 칵테일잔같은 모양의 유리잔에, 아래는 진한 커피가 있고 위는 크림이 올라간 타입인가봅니다. 일단 시켜놓고 불안 반 기대 반으로 앉아 주변을 둘러봅니다.

커피는 드립방식입니다. 주문받으면 그 때부터 준비하기 시작해서 시간이 꽤 걸린답니다. 그런 안내도 붙어있고, 매장에서 파는 커피콩도 커다란 투명 밀폐용기에 담겨 있습니다. 대강 기억나는대로 스트레이트 커피를 떠올리자면 만델린, 콜롬비아, 모카, 페루, 브라질 등이 있습니다. 다른 것도 더 있다고 기억하는데 확실한 건 이정도네요. 스트레이트도 7종류 이상 있다고 기억합니다.
여기저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둘러보고 있을 때 드디어 커피 한 잔이 먼저 나옵니다. 애초에 키타야마 커피점의 커피는 데미타세 같은 작은 커피잔에 나온다고 하는데 이거, 무늬가 익숙한 잔입니다. 덴마크인지, 하여간 북구쪽 라인이고 꽤 비싼 라인인데 이름이 잘 안 떠오르는군요. 살짝 요철이 있는 듯한 겉문양에, 푸른색 선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쯔비벨무스터나 스칸돌렛보다 한 단계 위였다고 기억하는데 확실하진 않군요.

커피가 왔으니 마셔야죠. 거기에 맞춰 함께 나온 것이 설탕과 크림입니다. 설탕은 우박설탕이라 하나요? 투명하고 입자가 상당히 굵은, 커피용으로 많이 쓴다는 설탕입니다. 그리고 다른쪽은 가루 설탕. 거기에 크림은 정말로 생크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작고 골동품-고풍스러운 느낌의 뚜껑달린 저그에 가득 담겨 있는데, 저그를 받친 쟁반에 뭔가 있길래 보니까 얼음입니다. 작은 쟁반에 얼음을 놓고 거기에 생크림을 담은 그릇을 놓은 겁니다. 호오.


분석은 이제 그만.
일단 마십니다.


...





도쿄여행 올 때마다 반드시 찍고 가리라 결심했습니다.
작은 잔이고, 색도 진하고, 거기에 질감도 그렇고. 진한 커피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데 한 모금 마셨는데도 이건 이제까지 마셨던 진한 커피와는 전혀 다릅니다. 쓴 맛도 없고 그저 쌉쌀하면서도 달달한 느낌, 게다가 향은 둥글둥글한 것이 혀에서 살짝 굴리면 입안 전체에 커피향이 와닿습니다. 와아아아아. 커피란 이런 것이군요. 맛있는 커피란 이런 커피를 말하는 것이군요. 주의도 필요 없고 마시는 방법도 필요 없고 그저 조금씩 내가 좋아하는대로 마시면 되는 겁니다. 이런 커피의 세계가 있다니.
어, 솔직히 그 때까지만 해도 커피콩을 조금 사갈까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마시는 드립커피도 보통 900엔 전후였지만(그러고 보니 블루마운틴도 있었지요. 가격은 상당히 높지만; 가격 때문이 아니라 맛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무서워서 마시지 않았습니다) 커피콩도 그정도 가격입니다. 페루는 가격이 100엔정도 낮았다고 기억하는데 100g에 800엔, 200g은 1400엔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사갈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커피를 마시는 순간 사고 싶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1억 광년 밖으로 날아갑니다. 이 콩을 사간다 한들, 이런 맛을 뽑아낼 수 있을까요. 자신이고 뭐고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홀짝 홀짝 마시다가 살짝 설탕을 넣어 보았습니다. 우박 설탕을 넣었는데 잘 안 녹더군요. 휘휘 젓고 있는데 한모금 마셔보니 향이 단맛에 잡힌 느낌입니다. 실망스럽다 싶어서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에 생크림을 붓습니다. 어허허. 저 크림의 질감. 진짜 우유크림인가봅니다. 색을 가늠해서 적당히 넣고는 한모금 홀짝입니다.
오오.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군요. 어흑. 이제는 카페라떼도 못 마시겠습니다. 크림을 조금 넣은 커피가 이렇게 맛이 달라진다니, 아까 넣었던 설탕과 함께 크림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아주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지금 떠올리자니 아주 아주 잘 만든 다방커피가 이런 맛...?)


만족스럽게 한 잔을 다 마시고는 다음 커피를 기다립니다. 아마 이 때의 제 표정은 크림단지를 받은 고양이 같았을지 모릅니다. 하여간 이번에는 아주 작은 잔에 커피가 나옵니다. 용량으로 말하자면 .... 애들용 시럽감기약 한 컵?
하프 사이즈라니까 반 정도 크기가 나오는 건 알았는데 잔이 굉장히 작습니다. 보니까 그렇게 작은 유리잔에 아래쪽은 아주 진해보이는 커피가, 위에는 크림층이 동동 떠 있습니다. 조금 이상했던 것은 잔 가장자리에 뭔가 얼린 것인지 시럽 같은 것인지가 붙어 있더군요. 나중에 핥아 보고 알았는데 얼린 시럽 같은게 아니었나 합니다.
하여간 가르쳐 주신대로 커피가 나올 때까지 잔을 기울여 홀짝 홀짝 마십니다.


...


다음에는 꼭 시즈쿠만 한 잔 마시겠습니다. 어흑.
뭐라 말로 형언할 수 없네요. 진합니다. 하지만 쓰지 않습니다. 시지 않습니다. 달콤한 맛(아마도 시럽)이 감도는데 거기에 크림이 섞이면서 부드러움을 더합니다. 진하면서도 향기로우면서도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우면서도 그게 서로 다르지 않고 하나 같다는 그 맛. 마약이 아니라 커피맛에 취합니다.






<SYSTEM> 키르난은 커피 입맛을 열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그런고로 한 동안은 커피를 못 마실겁니다. 드립커피의 기준이 키타야마커피로 잡히면 이젠 무슨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요. 앞으로는 우유를 섞은 커피로만 연명하고 드립커피는 나중에 강릉 다녀와서 다시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어쨌건 대왕마마 커피를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가치가 있습니다. 아침에 공항 들어갈 때만 해도, 도착해서 도쿄로 들어갈 때만 해도, 이번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그 커피를 마시고 나서는 뿌듯함이 배가 되어 여행의 보람이 생겼더랍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고민하던 어떤 문제도 방향을 확실하게 결정했습니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이 인생향로를 결정한다라.
불가능한 것은 아니군요.



새벽 한 시부터 지금 이시간까지 글을 붙잡고 있는데다가 커피 묘사를 쓰고 있자니 위가 훌러덩 뒤집어집니다. 아마 지금 잠 못 이루고 있는 것도 저 커피 때문일겁니다. 오늘, 아니 어제는 그 커피 외엔 ... 기내식으로 나온 커피우린물을 마신 것도 있긴 하군요. 어쨌건 요즘 식생활도, 위도 엉망진창이라 그런가봅니다. 어제가 아니라 그제-여행 전날에는 카페인을 과다 섭취해서 밤잠을 설쳤는데 이틀 연속으로 이모양이네요. 허허허.

하지만 맛있는 커피가 있어 행복합니다./// 이제 다시 자러가야겠네요.



PS. 커피 입맛의 상향 조정으로 인해 한동안은 홍차만 팔 것 같은데 차라리 다행입니다. 위는 무리지만, 집에는 커피보다 홍차가 훨씬 더 많거든요.-ㅂ-;

미고에 마지막으로 간 것인 언제인가 떠올려도 백만년전이라는 기억만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언젠가 미고에서 대박으로 맛없는 케이크와 빵을 맛 본 뒤로는 화가 나서 발을 안 들였거든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선택의 폭이 좁기도 했고, 그 기억이 희미해질 즈음이라 들어갔습니다. 장소는 목동 현대백화점 미고. 그러니까 앞서 올린 현대백화점 시리즈방문글과 같은 날의 일입니다. 그날 갔던 곳이 미고, 밀탑, 딘타이펑이었지요.


앞서도 적었지만 이날의 카메라는 D90이었습니다. 거기에 50.4를 끼웠습니다. 다루기 힘들다고 투덜댔는데 원래는 접사용보다는 인물 사진용으로 많이 쓰는 렌즈라던가요. 그러니 다루기 힘들만 하지요. 다음에는 18-135를 끼워서 챙겨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건 들고 다니는 것부터가 고역이라...(먼산)



커피는 그럭저럭. 맛있다기보다는 그럭저럭이라는 단어가 어울립니다.
요즘 입맛이 조금 둔해졌다는 것을 감안하고 들어주세요.-ㅁ-;;; 식생활이 안 좋으니 이런 불상사가..;



무슨 빵이었는지는 잊었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이 시킨 것이었습니다. 미고는 케이크보다는 빵이 주력인가 싶을 정도로 빵이 괜찮습니다.



그런 생각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이 오징어먹물빵입니다. 건재하군요. 가격도 괜찮고-특히 최근의 체인점 빵 가격을 생각하면 굉장히 훌륭합니다. 그러고 보니 초코 식빵은 살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넘어갔네요. 미고의 빵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먹물빵, 그 다음이 옥수수식빵, 그 다음이 초코식빵입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지요. 케이크보다 싸면서 포만감도 좋고 말입니다.

이날 제가 시킨 케이크는 피칸파이였습니다. 크기도 크고 피칸이 눈에 확 들어와서 고구마케이크와 두고 고민하다가 시켰는데 먹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피칸이 위에 듬뿍 깔린 것은 맞지만 속은 그렇게 진한 맛이 아닙니다. 커스터드를 채워 구운 것 같긴 한데 여기에 또 초콜릿의 아련한 향기가 납니다. 초콜릿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코코아파우더를 넣은 것이 아닌가 싶던걸요. 하지만 달걀과 코코아파우더의 미묘한 조화도 그렇고 달걀찜을 연상시키는 질감도 그렇고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더 진득하고 더 달달한 속을 채웠으면 좋았을텐데요.

문제는 그겁니다.
고구마 케이크를 시킬까 하다가 피칸파이를 시켜서 마음에 안 들었더니 그 다음부터는 고구마 케이크가 눈에 밟히는 겁니다. 어허헉; 그러니 목동 미고가 아니라 이대 미고를 가서 고구마 케이크를 보았는데, 이 크기는 내가 얼마 전에 보았던 그 크기가 아냐라면서 돌아나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엉뚱하게 스타벅스에서 고구마 케이크를 시켜 먹었지요.
사실 그 가격이면 코스트코의 고구마케이크 한 판 사오는 것이 나을텐데 말입니다. 이번주가 고구마케이크 할인 주간이거든요. 3천원 할인이니 가격이 꽤 쌀겁니다. 하지만 거기는 크기가 장점이니 다시 말하면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케이크가 남는다는 거죠.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닙니다.;


이대 미고에서는 쿠키가 눈에 들어왔으니 조만간 미고 포스팅이 하나 더 올라오겠네요.
그나저나 신촌 미고는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현대백화점 근처에 있던 미고가 안 보입니다. 하하하;

이름만 보고 이디야와 칼디 커피가 손 잡고 만든 카페인가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별개로 만들어진 체인점인가 봅니다.'ㅂ' 홍대 푸르지오 길 건너편에 있지요. 길가에 있으니 찾기는 아주 쉽습니다.

공사하는 것을 보고 꽤 기대하다가 시간을 내어 들어갔더랍니다. 1층 들어가서는 좁다 싶었는데 2층이 훨씬 넓어 보이는군요. 길가에 있으니 길을 내려다 보며 느긋하게 즐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창가에 면한 대부분의 자리는 흡연석입니다. 유리로 둘러서 공간을 구분했으니 안쪽의 금연석과는 섞이지 않겠고, 그래도 창가자리가 한 군데는 남아 있으니 아쉽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창가자리에 대한 경쟁이 조금 치열할지도 모르지요.^^;

어쨌거나, 처음 1층 들어가서는 메뉴판 보고는 굉장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싼 편이라는 카페라떼가 4500원이던가요. 이 가격이면 차라리 스타벅스를 가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일단 들어왔고 점원들이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맛이라도 보자 싶어서 계산했습니다. 다행히 카페라떼가 오늘의 커피로 할인이 적용되어 3500원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맛 평가는 더 박했을텐데 말입니다.
맛은 그냥 무난합니다. 가격 문제로 심기가 불편하던 차에 올라가서 한 모금 마시는데 호, 이정도면 괜찮다 싶었으니까요. 까칠해 있었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놀랐다는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단, 커피 가격을 그대로 4500원 내고 마셨더라도 그런 평가였을까에 대한 의문은 접어둡니다. 게다가 머그도 아니고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준다는 것도 감점이지요.-ㅂ-

간식류도 이것 저것 있었지만-케이크는 빈약합니다;- 일단 뒤로 미뤄두었더랍니다. 그 이유는 다음 글에도 올라가겠지만 다른 곳에서 간식을 사왔거든요. 이날은 12월 31일. 연말 연시 기념 케이크를 구입했기 때문에 보기만해도 배가 불렀지요. 그러고 보니 몬스터 쿠키를 사러 직접 갔던 날도 이날이고 오늘은 11일이니까 무려 열흘도 더 전의 이야기네요.(먼산)

이어서 르 쁘띠 푸의 케이크가 올라갑니다.

2011. 8. 22 추가.

이미 1년 여 전에 폐업했습니다.OTL

-----------


연말 어드메, 아니 그보다는 더 전이군요.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거 12월 중순 쯤에 다녀온 기록입니다. 많이 늦었네요.


청계천 쪽에 가지 않은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모임을 종종 가지기도 했지만 2008년, 주변의 지나친 교통통제로 인해 가기가 어려워지자 그냥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고는 거의 가질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말부터 슬슬 다시 다니기 시작했지요.

집과 가까우면서 경치도 괜찮고 놀러다니기도 좋습니다. 하지만 홍대를 워낙 자주 다니다보니 어디 놀러가자 싶으면 홍대로 가지 청계천은 가지 않게 되더군요. 물론 가장 큰 영향은 홍대에 있는 모 총판입니다. 아하하.;

이날은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청계천쪽으로 어슬렁 어슬렁 걸어나왔습니다. 원래는 G랑 함께 코피티암에 가려고 했는데, 가다보니 스타벅스 바로 옆에 못보던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안을 슬쩍 들여다보는데 분위기도 괜찮네요. 그래서 홀랑 들어갔더란 이야깁니다.



이름은 Ciao Espresso. 1층은 주로 주문을 받고 콩을 볶습니다. 안에 아예 커피콩볶는 기계(배전기, 로스터기)가 있더군요. 제가 있는 동안도 계속 커피콩을 볶고 있어서 처음엔 참기름냄새처럼 고소했지만 나중엔 커피향에 취해서 어질어질 하기도 했더랍니다.
지도상에서는 적당히 위치를 찍었는데 아마도 저기쯤이란 것이고 걷다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2층에 올라가면 서쪽으로 난 창이 있습니다. 2인석인데 벽에 맞춰 탁자를 놓은지라 넓게 쓸 수 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사진을 찍으니 이렇군요.'ㅂ'




저는 노트북을, G는 털실을 가져다 놓고 뒹굴거렸지요.


자리를 잡고 나서 내려가서 메뉴를 살펴보는데, 점심 겸해서 먹기로 했기 때문에 메뉴가 거창해졌습니다. 세트메뉴는 아메리카노나 오늘의 커피를 주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저는 카페라떼와 와플을 각각 단품으로 시켰고 G는 파니니와 아메리카노의 세트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전체가 21000원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쟁반 하나에 다 담아집니다.
왼쪽이 와플, 오른쪽이 파니니. 좌청룡 우백호가 문득 떠오르는 구도입니다.



초코시럽을 듬뿍 뿌린 것은 아이스크림. 크림 위에는 블루베리절임이랑 견과류 다진 것을 뿌렸습니다. 와플과는 따로 나와서 더 좋았습니다. 취향대로 원하는 것을 듬뿍 발라 먹을 수 있으니까요. 크림을 발라 먹든 아이스크림을 발라 먹든, 아니면 아이스크림 뒤쪽에 보이는 메이플 시럽을 뿌려 먹든 말입니다.



파니니는 토마토 모짜렐라였다고 기억하는데 두 조각 모두 G가 먹어서 저는 맛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샐러드는 조금 아쉽다고 하더군요.



조금 느끼한 감이 있는게 100% 우유 크림은 아닌가봅니다.-ㅠ-
하지만 바나나를 찍어 먹어도 맛있더라고요. 딸기도 겨울에 먹는 딸기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습니다.




와플은 바삭바삭하니 괜찮았는데 G는 꽉찬 것 같은 질감은 아니라고 투덜대더군요. 팬케이크 믹스로 만들었나 싶은 느낌이 있긴 했지요. 핫핫;


하지만 정작 커피는 제 입맛에 안 맞았습니다. 쓴 맛이 강하달까요. 맛 느낌은 이전에 먹었던 카페 뎀셀브즈와 닮았습니다. 제일 마음에 든 것이 자리. 뒤 쪽에는 커다란 테이블도 있었거든요. 공부하러 간다면 괜찮은 분위기인데 아쉽네요.-ㅂ-
커피맛과 간식, 양쪽을 모두 잡는 곳은 역시 찾기 어렵겠지요.

어느 날의 티타임.
보통 이런 티타임은 맛있는 간식을 손에 넣었을 때 가지곤 합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지요. 아는 언니랑 놀러 간다던 G가, 집에 늦게 들어와서는 저런 간식을 제게 주고 갔습니다. 쿠키입니다.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와서 투덜대긴 했지만 반가운 간식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 낮에, 시간이 잠시 빈 틈을 타서 커피 한 잔을 준비하고는 쿠키를 차렸습니다.
위에 보이는 새까맣고 진해보이는 쿠키가 에스프레소 초콜릿 쿠키고 아래가 몬스터 쿠키라던가요. 구입처는 한남오거리 근처입니다. UN빌리지 건너편 어드메에 작아서 눈에 잘 안 들어오는 작은 쿠키집이 있길래 들어가서 몇 개 구입하고는 에스프레소 쿠키를 쪼개 먹다가 문득 제 생각이 나서 챙겼다고 합니다. 입 대고 먹지는 않았겠지만 하여간 저건 먹던 것. 그 이야기를 나중에야 듣고 알아서 처음에는 저렇게 부정형의 쿠키를 만들어 파는건가 했습니다. 허허허.

몬스터 쿠키 맛이 어떤지 꼭 알려달라길래 먹어봤는데 집에서 만들어 먹는 쿠키맛이 이런가 싶었습니다. 달지 않지만 그렇다고 달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쿠키 전체적으로 단맛이 강하진 않지만 화이트 초콜릿이 들어가서 조금은 심심할 수 있는 쿠키맛도 맞춰주고 씹는 맛도 살려주는군요. 입에서 녹는 것이 상쾌하게 녹는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났더랍니다. 다만 개당 2천원이라는 가격에 식겁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 위에 있는 에스프레소 초콜릿 쿠키라던가, 하여간 초콜릿과 에스프레소가 들어갔다는 저 쿠키는 쿠키라고 하기엔 밀가루가 상당히 적게 들어갔다 싶습니다. 저건 쿠키를 가장한 초콜릿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진합니다. 초콜릿이 많이 들어갔나봅니다. 진하고 쌉쌀한 초콜릿 쿠키가 땡긴다면 하다 장만해다가 조금씩 아껴서 갉아 먹으면 딱이겠다 싶습니다.

언제 시간날 때 G를 끌고 다녀와야겠습니다. 쿠키의 보답도 해야할테고, 그렇지 않아도 '몬스터 쿠키가 맛있었다'고 할 때마다 안 먹고 일부러 챙겨준 거니 더 미안해해야한다는 포스를 마구 뿜고 있는지라 하나 사서 안겨줘야할 것 같은 압박을 받고 있거든요. 다녀오게 되면 그 때 추가로 더 올리겠습니다.

이제 아침으로 비스코티 먹는 것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가끔 과자가 만들고 싶을 때는 그릇 하나에 뚝딱 만들 수 있는 이게 제일이지 뭡니까. 대신 밀가루 양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설탕 대신 꿀을 넣으니 액체 총량도 주는 느낌이라 덕분에 밀가루도 줄일 수 있군요.
그래도 이제 정상적인 식단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렵니다. 가능하겠지요.'ㅂ'



그러나 저 사진은 이 부분에서 살짝 위치만 바꿔 찍은 것.
마비노기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25일 단 하루, 딱 24시간만 하는 것은 분명 솔로잉 플레이어들을 위한 것이겠지요. 마비노기 만세! /ㅅ/


그리하여 정령 밥은 잘 얻었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아마 이게 아닐겁니다. 하지만 구입한 것은 며칠 전이고 그 이름은 홀랑 잊었으니, 특징을 살려 부른다 한들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구입하시려면 그저 조각 케이크가 모여 있는 곳에서 아래의 사진과 같은 케이크를 찾으시면 그만인 것을요.


며칠 전의 일입니다.
간만에 파리바게트에 들러 어떤 간식을 사갈까 고민하던 와중에 이런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대신 가격은 저렴하더군요. 다른 조각 케이크가 3500원인데 반해 이것은 2800원. 3천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니 괜찮다 싶어 호시탐탐 노렸지만 그날 구입한 것은 딸기잼 쿠키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이 케이크를 사들고 출근했습니다. 바로 먹을 거냐 묻길래 아니라고 답하고 나왔지요. 출근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있고, 전자렌지를 쓸 수 있기도 하니 데울 필요는 없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케이크를 데운 후의 모습입니다. 데우기 전과 커다란 차이점이 있습니다. 뭐냐하면, 가운데 올라간 PB 초콜릿. 전자렌지에 들어갔다 나오면 녹습니다.
데우기 전에 어떻게 데울까 고민하다가, 그냥 넣으면 비닐 케이스까지 돌리는 셈이니 내키지 않아서 포장을 벗겼습니다. 한데 벗기고 났더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닥에 깔린 두꺼운 판지. 금박이 씌워졌더군요. 금박, 혹은 금속은 전자렌지에 들어가면 불꽃이 튑니다. 넣어서 데울까 어쩔까 하다가 시험삼아 아래 종이와 함께 넣어 돌렸습니다. 그리고 딱 2초만에 바로 문을 열었습니다. 아하하. 데울 때는 반드시 아래의 금박받침을 빼고, 접시 등에 담아 데우시면 됩니다. 컵에 담아 데우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면 먹기 불편합니다. 왜 불편한지는 아래를 보면 아실겁니다.



데우고 나서는 다시 포장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즉시 커피를 내리고 먹을 준비 완료. 어떤 케이크인지 대강 감이 왔기 때문에 숟가락과 포크를 같이 준비했습니다.



포장을 벗기면 이런 모습이지요. 이미 파리바게트의 로고는 초콜릿 케이크에 납작 붙어 있습니다.



케이크를 싸고 있는 겉의 종이가 은근히 두껍습니다. 그래도 일단 잡아 당겨 적당히 벗기고 숟가락을 댑니다.



우어어어어어어! 예상한 그대로였어!

하지만 잠시 뒤, 가운데 부분은 점점 아래로 빨려 들어가더니 그대로 분화구가 되었습니다. 안쪽으로 무너지던걸요. 그래도 먹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안의 초콜릿 가나슈(로 추정되는 것)와 시트 부분의 비율이 적절해서, 시트와 녹은 초콜릿을 조금씩 함께 떠먹으면 딱 좋습니다. 어느 쪽이 많지도 적지도 않더군요.

다시 말해 쇼콜라 퐁당이라 보시면 됩니다. 전자렌지에 30초만 돌리면 따끈하게 데워져 손으로 만지면 꿀럭거립니다. 그걸 무시하고 종이를 벗긴 다음에 숟가락을 가져다 대어 잡아 당기면 안쪽에서 꿀렁꿀렁한 초콜릿이 보입니다. 어흑.

맛 자체는 무난, 평범합니다. 하지만 비주얼도 그렇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들어 무한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겐다즈까지는 필요없고 그저 투게더나 한 큰술 곁들이면 환상적이겠지요.

컵에다 넣고 데울 경우 먹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컵에서 도로 꺼내는 것도 무섭겠더군요. 그냥 케이크만 데운 다음 다시 반짝반짝한 종이 접시에 올려 놓고 먹으면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케이크를 살 때 작은 플라스틱 숟가락을 줍니다. 구입할 때는 잊지말고 챙깁시다.

브라우니를 살짝 덜 구우면 쇼콜라 퐁당 맛이라길래 도전해볼까 했는데 번거롭게 도전하지 않아도 이렇게 간단히 먹을 수 있군요. 으흐흐. 초콜릿이 부족할 때는 딱입니다.

올해 최악의 커피는 여러 개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스타벅스였습니다. 무미, 아무맛도 나지 않는 커피를 받아들고 그저 눈물만 머금었던-그리고 몇 개월간 가지 않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하지만 그 몇 개월 뒤 갔던 스타벅스에서는 스타벅스 평균치 이상의 카페라떼를 만나서 다시 가끔 출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지금부터 쓰는 이 곳도 그렇기를 바랍니다. 다만 언제 다시 가서 커피를 마실지는 정말로 기약이 없습니다.


11월 초 쯤에 G가 카페 뎀셀브즈의 티라미수를 사다줘서 맛 본 뒤, 커피 맛이 조금 적어서 아쉽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밑에 타르트가 들어간 티라미수였는데 댓글 중에 하나를 보고는 재 방문을 결심했습니다. 그 때는 아예 커피도 마셔보자 생각했습니다. 기억이 희미하긴 하지만- 그리고 꽤 예전의 기사였지만 카페 뎀셀브즈에 바리스타 대회의 입상자가 있다는 글을 보았고, 커피가 맛있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었습니다. 얼핏 들었지만 그게 잠재 의식에 꽤 깊게 있었나봅니다. 커피를 마시러 갔을 때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으니까요.



커피를 주문합니다. 어떤 것을 할까 고민하다 티라미수에 카페라떼를 시킵니다. 다른 티라떼를 마실까 하다가 그래도 커피가 괜찮다고 들었으니 한 번 마셔보자는 생각을 한거지요. 주문을 하고는 어떻게 내리는지 궁금해서 커피 만드는 장면을 구경합니다. 스타벅스와는 달리 기계에서 에스프레소 뽑는 모습이나 우유 거품내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군요.
에스프레소는 머그에 바로 받습니다. 그리고 우유를 피처에 담고 스팀을 엽니다. 칙하는 소리와 함께 스팀이 피처안에 뿜어져 나옵니다. 보이진 않지만 소리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두근두근 기다리는 사이에 스팀을 잠그고 우유피처를 뺀 다음 스팀 청소를 합니다. 그리고 머그에 우유를 붓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우유 내려오는 장면이 그대로 보이는데, 피처 안이 뭔가 이상합니다. 우유가 그냥 내려옵니다. 분명 내려오는 장면은 우유거품 때문에 걸죽해야하는데 그런 느낌이 안듭니다. 어어하는 사이 우유 붓기가 끝납니다. 우유 거품은 전혀 없었고 제가 시킨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에 데운 우유만 섞은 것이 되었습니다.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인 카페라떼는 위에 우유 거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요. 지금까지 마셔보았던 모든 카페라떼는 다 우유거품이 올라 있었습니다.

이상하다는 감정-일종의 실망감을 안고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십니다.
커피를 잘 마시긴 하지만 맛을 제대로 아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런게 저는 카페라떼는 무조건 뜨거운 것이 좋다 생각하거든요. 뜨거운 음료를 마셔 버릇하다보니 카페라떼도 뜨거운 것이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카페라떼는 미지근합니다. 아니, 어디까지나 제 기준에서 미지근한 것이지 다른 사람들은 따뜻하다에서 조금 더 온도가 올라간 정도로 생각할겁니다. 온도는 그렇습니다.
맛은, 그저 씁니다. 씁니다. 씁니다.
우유의 달콤함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커피의 쓴맛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 이상의 맛이 나질 않습니다. 차라리 아메리카노를 마실걸 그랬나요. 어쨌건 제 입에 맞지 않는 커피이니 그대로 남깁니다. 딱 세 모금 마시고는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세모금이나마 마실 수 있었던 것은 티라미수를 먹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끔 코코아 가루와 밑의 타르트 때문에 사레에 걸렸거든요. 콜록콜록 댈 때는 역시 음료로 달랠 수 밖에 없습니다.

티라미수는 맛있습니다. 하지만 먹으면서 속으로 화가 났습니다. 지난번에 G가 사온 티라미수와는 상당히 차이가 났기 때문입니다. 그 때는 타르트 바로 위에 깔린 스폰지가 작아서 커피맛이 덜 났습니다. 그 때는 크림맛이 강했기 때문에 크림의 느끼함이 강조되었으니까요. 이번에는 그 균형이 꽤 맞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지난번의 티라미수에 대한 실망이 더 커졌습니다. 맛있었지만 서글펐달까요.



타르트가 계속 부서지니 먹기 쉽진 않더군요.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먹고 나니 집에서 티라미수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조금 가라 앉아 다행입니다. 이러다 또 마스카포네 치즈 싸게파는 것을 보게 되면 홀랑 들고 와서 겨우내 티라미수를 만들겠지요. 지금 티라미수 만드는 것을 제어하는 것은 오직 마스카포네 치즈의 가격과 커피 사러 가야하는 번거로움입니다. 이 둘이 동시에 해결되면 만드는 수 밖에 없지요.^^;

시간되면 카페 루트에 가서 이 서글픔을 달래볼까요.(먼산)
이 글보다 더 먼저 올리고 싶은 글이 있었지만 월요일 아침부터 음침한 글을 올리려니 마음에 걸리더이다. 그리하여 다른 글들을 찾아보다보니 묵힌지 하도 오래되어 까맣게 잊고 있던 임시저장글이 하나 눈에 들어와 마저 올립니다. 맛있는 곳이었다면 먼저 올렸을테지만 늦게 올라왔다는 것은 그저 그랬다의 반증입니다.(먼산)


G가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도대체 뭐라 읽어야 할까 고민하는 카페가 있습니다. 동성고등학교 맞은편, 우리은행 근처에 자리잡은 작은 카페지요. 대학로 말고 다른 곳에서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아마 일종의 프랜차이즈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항상 밝게 불이 켜져 있고 영업시간도 긴 것 같아 보여 호시탐탐 노리다가 다녀왔습니다. 몇 주 전에 다녀온 것이라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대강 남은 기억을 추스려 써보지요.

메뉴에 와플도 있길래 케이크를 먹을까 하다가 충동적으로 와플 세트를 시켰습니다. 아메리카노 두 잔에 와플이 함께 해서 1만원 조금 넘는 가격이었을 겁니다. 12000원 정도? 그정도면 나쁘지 않다 싶었지요.



커피와 함께 나온 와플. 아이스크림 와플이 아니라 과일 와플입니다.
와플은 크기가 크다보니 2인용 디저트지요. 저는 주로 혼자 다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와플을 잘 못 먹습니다. 게다가 대개는 크림이건 뭐건 듬뿍 듬뿍 올려주다보니 혼자 먹기에는 칼로리도 지나치게 높지요. 카페를 다니는 시각이 저녁시간임을 생각하고, 제가 저녁은 거의 먹지 못한다는 사실을 조합하면야, 와플 먹을 일이 거의 없다는 내용이 도출됩니다.
요약하면, 전 와플을 자주 안 먹습니다. 하하하.



그럼에도 저 와플이 그리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와플은 재료가 어떠니 저떠니 해도 광화문 일민 미술관 1층의 카페 이마입니다. 그런 고로, 조금은 풀빵과 비슷한 느낌의 약간 질긴 타입의 저 와플은 먹으면서도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과에 달기보다는 신 맛이 더 강한 키위, 역시 푹 익은 것이 아닌 바나나의 조합을 보자면 뭔가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먹기야 다 먹었지만 먹는 내내 맛있는 와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커피.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맛있는 커피라는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뭔가 맹한 맛.
이전에 어느 분 이글루에서 다른 곳의 Cafe Arvo는 커피 맛이 나쁘지 않았다는 글을 봐서 살짝 기대하고 갔습니다. 아메리카노가 딸려 나왔는데 그냥 맹한 맛입니다. 분위기나 혼자 놀기 좋다는 것은 알겠지만 다시 방문하지는 않겠지요.


좋은 평이 아닌, 부정적인 글을 남길 때는 참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쓰다보면 또 그 때의 실망감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밖에 자주 나가는 편이 아니니 제가 가는 카페에 대한 기대치도 상당한 상태에서 들어가게 되니까요. 커피 체인점에 가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적어도 거기 맛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으니, 맛이 없게 나오면 그냥 남기면 되고 지뢰밟았다고 생각하면 되니까요.


그나저나 손이 근질근질해서 주말에 밟은 지뢰 이야기를 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네요. 이러다 점심 때 쯤 올릴지도 모릅니다.
언제 사온 건지 기억도 안나는 포트넘 앤드 메이슨-제멋대로 약칭 F&M의 로열 블렌드가 있었습니다. 아마 저 아래 어딘가, 여행 기록을 찾아보면 나올텐데 말입니다. 언젠가 홍차를 kg 단위로 사왔던 때의 구입품일겁니다. 하지만 트와이닝 얼그레이만 줄창 입에 달고 다니다보니 포트넘 앤 메이슨은 뜯을 일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루피시아의 홍차들은 밀봉포장이 아니란 이유로 일찌감치 뜯어 마시다보니 또 뒤로 밀렸지요. ... 그럼에도 해로즈의 홍차 두 통은 이미 상미기한도 지났습니다. 2008년까지였어요.;ㅂ;

그러다 못 마시지 싶어, 2010년 2월까지 였던 로열 블렌드는 최근 모임 때 들고가 나눴습니다. 그날은 인도에서 공수된 아삼도 있었지요. 얼그레이 티백도 있었고요.-ㅠ-
나눌만큼 나누고 저도 약간 남겨서 들고 왔습니다. 블렌드란 이름대로 몇 가지 홍차를 섞어 만든 것인데, 니혼바치의 미츠코시 백화점 본점 F&M 티룸에서 마셨던 것도 로열 블렌드였습니다. 구입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마셨는지, 아니면 구입한 뒤에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마셨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여간 처음 마셨을 때 진하지만 부드러운 홍차라 느꼈을겁니다. 밀크티로 마시면 좋겠다 싶기도 했지요.



집에서는 홍차 마시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출근한 다음 세팅을 하고 홍차 한 잔을 마십니다. 3분 20초를 조금 넘겼는데 수색이 상당히 진합니다. 아삼베이스인가요. 통을 찾아보니 아삼과 실론이 섞였답니다. 그리고 에드워드 7세를 위한 블렌드라는군요.

처음 마실 때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이 낫다 생각해서 그리 내려보았는데 진하고 조금 무겁지만 마시기 어려운 차가 아닙니다. 덩어리가 크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차입니다. 하지만 차를 연하게 마시는 저는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버거워 그 다음부터는 무조건 밀크티로 마십니다.
진하다보니 우유를 듬뿍 넣은 밀크티로 마시면 굉장히 맛있습니다. 평소에는 트와이닝 얼그레이로 밀크티를 만드는데, 그러면 우유맛이 강하고 차 맛은 약합니다. 로열 블렌드는 진한 차다보니 우유가 듬뿍 들어간다 한들 제 맛을 잃지는 않습니다.(물론 제 기준에서 그런 겁니다. 제가 만드는 밀크티는 홍차보다 우유가 더 많습니다.-ㅁ- 이쯤되면 밀크티가 아니라 홍차 우유죠.) 차통에도 찬 우유랑 곁들이면 맛있다고 하더니만 허언이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다음 여행 때도 한 통 사다놓고 마시게 될 것 같습니다. 아흑; 홍차 쇼핑은 자제하자고 했음에도 그게 쉽지 않네요.;
제목은 그렇지만 오늘치 일기..가 아니라 오늘치 포스팅을 올리기 위한 사진 방출용 글입니다. 장소는 신촌 티캐디. 위치에 대해서는 제 블로그 로컬정보로 들어가서 찾으시면 나옵니다.-ㅂ-;
(지금 링크걸고 자세히 올릴 경황이 아니라...OTL)



출장 다녀오시면서 키릴님이 사오신 초콜릿. 우후후. 맛있었습니다.>ㅠ<



제 몫의 홍차. 이날 마신게 뭐였는지는 가물가물하네요.



인쇄질 비교용으로 마쟈님이 들고 오신 엠마. 뒤의 먹을 것에 시선을 빼앗기시면 안됩니다. 이 사진 주인공은 엠마 맞아요. 아니, 엠마가 아니라 도로테어(맞나;) 주인님.



이쪽은 크림티.



그래도 전 첫 번째 티세트 때의 스콘이 좋아요.-ㅠ-

살짝 흔들리는 바람에 이전 사진 정리할 때 올라가지 못한 찻잔 사진입니다. 시음용 티였다고 기억하는데 이게 뭐였더라...;


유통기한이 2008년인 홍차가 두 통 집에 있습니다. 아니, 유통기한인 그런지 상미(常味)기한이 그런지는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 하여간 날짜가 그렇게 박혀 있는 해로즈 홍차가 집에 두 통 있습니다. 분량은 200g. 100g 통이 두 갠겁니다. 하나는 아삼, 하나는 실론이지요.
아주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홍차붐이 일어 날마다 홍차만 마시고 있습니다. 가볍게 우려 한 모금 마시고 마는 경우도 있고 하니 하루 홍차 소비량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마신다 한들, 집에 있는 홍차 기한이 넘어가기 전에 마실려면 한참 걸리니까요. 그러니까 200g 캔이 두 개, 간소한 포장의 해로즈가 200g, 125g 틴이라고 기억하는 포트넘앤메이슨이 하나. 포트넘앤메이슨의 로열블렌드는 이번 생협 모임 때 나누고는 조금 남은 것을 들고 와서는 역시 사길 잘했다고 자화자찬중입니다. 맛있네요.

어쨌건 기한이 지난 것이라 다른 분들께 드리긴 그렇고, 그러니 저 혼자 홀랑홀랑 마시고 있습니다. 오늘도 홍차를 몇 잔이나 마셨는지 까먹을 정도로.-ㅂ-; 워낙 대충 마시니 준비하는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안 걸립니다. 그래도 커피보다 품이 많이 간다는 건 사실이지요.


이래놓고 다음 여행 때 또 왕창 지를까 걱정입니다. 니혼바시는 갈 예정이 없었는데 요즘 티캐디 갔다가, 포트넘앤메이슨 홍차 뜯었다가 하다 보니 또 가고 싶어지더군요. 아하하.
소스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홍대 스타벅스 옆에 자리잡고 있어서 저기가 뭐하는 집인가 종종 궁금해하며 들여다 보았더랬지요.



홍대 정문 근처에는 스타벅스가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놀이터 길건너 쪽에, 하나는 카페 네스카페와 마주보고 있는 자리에 있습니다. 네스카페와 마주보는 쪽의 지점 이름이 홍대갤러리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카페 루트도 그 근처에 있지요.
카페 소스는 스타벅스 홍대갤러리점과 카페 네스카페 사이 길로 아주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스타벅스 옆집이예요. 스타벅스의 흡연석이 뒤쪽으로 있는데 그 공간은 같이 공유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펠로우님이 여기에 일본쪽에서 건너온 카페가 있다고 가르쳐 주셔서 가게 되었습니다. 안쪽으로 아늑하게 자리잡긴 했는데 이상하게 끌리진 않더군요. 흡연석이 먼저 보여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케이크가 나쁘지 않다는 말에 홀랑 들어가보았더니, 여기가 언젠가 이글루스 밸리에서 본, 모플이라는 독특한 화플을 파는 가게로 소개된 곳이었던 겁니다.-ㅁ-; 뭐, 덕분에 폭주한 것도 있긴 하군요.....

자리는 1층과 2층 양쪽에 있습니다. 2층은 뭔가 시끄러워서 1층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아무도 없더군요. 조용하니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잠시, 아마 직원 교육이 있던 모양입니다. 신입 직원에게 주문 받는 법, 손님이 들어왔을 때의 대처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군요. 공간이 콘크리트를 그대로 내보이는 구조인데다 딱히 공간이 막혀 있던 것도 아니고, 소리가 울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생생하게 직원 교육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실습 대상(?)이 되는 것도 느꼈지요. 하하하.

메뉴판을 들고 무엇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엔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어보자 싶어 말차 파르페와 말차 모플을 시켰습니다. 모플은 모치(찹쌀떡)과 비슷한 느낌의 와플이랍니다. 겉 모양은 와플인데 속은 죽죽 늘어지는 찹쌀떡 같은 느낌이라네요. 신기하다 싶어 시켰습니다.



그리고 파르페(6500원) 먼저 등장!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파르페를 시켰던 것은 말차 아이스크림과 조청이 들어간다는 말에 그랬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조청은 없는 듯?; 끈적한 소스는 있지만 조청같지는 않았습니다. 집에서 흔히 보았던 조청과는 달라요.;ㅅ;
모플을 먹었을 때 뿌린 소스가 있어 이게 그건가 싶어 나중에 물어보니 그건 초코시럽이었다고 합니다.



위에 올려진 것은 깨 강정입니다. 달달하고 고소하니 괜찮던걸요.
속에는 아이스크림외에도 케이크가 들어 있습니다. 무슨 케이크인지는 잊었는데 냉동고에 들어가 있던 건지 조금 퍽퍽하고 단단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이랑 먹으면 잘 어울립니다. 말차 아이스크림을 듬뿍 듬뿍 발라 가며 함께 먹었습니다.
아이스크림도 듬뿍 올라가 있고 팥도 맛있어서 6500원에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을 하며 먹었습니다.-ㅠ- 괜찮은게 아니라 가격 대 성능비가 꽤 좋은거죠.



그리고 이게 모플입니다. 아래 깔려 있는 것이 모플. 그 위에 아이스크림과 깨강정이 올려져 있습니다. 그릇에 뿌린 가루는 가루설탕과 말차가루인가봅니다. 그런데 말차가루 색이 그리 예쁘진 않군요.-ㅁ-; 혹시 말차가루가 아니라 녹차가루인가?;



앗, 앞서는 팥도 올라가 있다는 걸 안 적었군요. 아이스크림은 뜨끈한 모플 위에서 노곤노곤 녹고 있습니다.-ㅠ-


모플이란 것, 꽤 특이하긴 하지만 제 입맛에는 안 맞습니다. 차라리 찹쌀떡이나 인절미를 따로 구워먹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찹쌀떡보다 반죽이 묽다보니 잘라서 먹고 있노라면 이건 왠지 풀빵같은 느낌입니다. 아하하; 반죽 자체가 강한 맛도 아니고요. 와플처럼 달달한 것도 아니고 씹는 맛이 좋은 것도 아니고. 게다가 위에 올려진 것들은 강렬한 맛을 자랑하고 있으니 이건 미묘하네요. 다양한 재료가 올라간 모플이 있던데 어떤 것을 먹든간에 위에 올라간 푸딩이나 크림 맛만 기억하고 모플은 어떤 맛인지 까맣게 잊어버릴 겁니다.


식사류도 여럿 있고 디저트도 여럿 있지만 워낙 다양하게 하다보니 약간 미심쩍어 보이기도 하네요. 음식들은 시켜먹어보지 않았지만 먹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거든요. 다음에 더 가게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ㅅ' 야외가 좋지만 이제 슬슬 추워지는데다 거기는 흡연석이고. 1층은 소리가 울리고. 2층도 소리가 울리다 못해 계단을 타고 1층에 앉아 있는 사람한테까지 들리고. 조용하고 느긋하게 있기에는 조금 부족하겠지요.
그래도 파르페가 생각나면 종종 들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 쪽의 은색 뚜껑은 잼. 거기에 삶은 밤과 파리바게트의 슈크림과 빵. 음료는 밀크티에 덴마크 요구르트 음료.
하루치 식량이었답니다~.-ㅂ-

이래 놓고 어쩌면 저녁 때 뭔가 다른 걸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식생활이 하도 비슷하다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말이죠.



티캐디는 어제 한 번 더 방문을 했습니다. 아마 몇 달 동안은 갈 일이 없겠다 싶더군요. 신촌, 이대는 갈 일이 거의 없는데다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바빠지는 시기거든요. 스트레스 풀기를 먹는 것이 아니라 읽기로 해결하기로 한 것도 이유입니다. 홍대야 꼬박꼬박 갈 일이 있으니 종종 리뷰는 올라오겠지만서도...'ㅅ'
어제 홍차 나누기를 해서 집에서 소비해야할 홍차가 늘어난 것도 문제입니다. 2010년 4월까지 마셔야 하는 포트넘 앤 메이슨 로열 블렌드를 뜯기도 했고, 인도에서 날아온 아삼을 나눠 받기도 했고, 트와이닝 얼그레이는 아직 400g 넘게 가지고 있고 말입니다. 어, 2008년까지 마셔야 했던 해로즈 아삼이랑 실론도 남아 있어요. 그리고 2009년 2월까지 마셔야 했던 포트넘 앤 메이슨 얼그레이는 조만간 뜯어야 합니다. 하하하하하.

커피는 한동안 멈추고 이제 홍차를 마셔야죠. 위가 잘 버텨줘야 할텐데 말입니다.;
(제 위는 커피보다 홍차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ㅂ-;..)

티 캐디 위치는 앞서 올린 글을 참조하세요.(링크)



(사진은 차가 막 나왔을 때의 테이블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찻잔이 다르지요. 앞서 말했듯이 테이블마다 조금씩 다르답니다.)

토요일에 K와 함께 가고는 주중에 다시 S와 K와 약속을 잡아 예약을 하고 갔습니다. 퇴근 시간 때문에 티세트는 7시로 잡았지요. S가 그보다 늦게 오는 바람에 기다렸지만 말입니다. 퇴근 시간하고 신촌까지 오는 시간 생각하면 7시까지는 확실히 무리기인 했지요. 하하;



먼저 도착한 저랑 K는 차를 주문했습니다. 저는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폴로, K는 다질리언이었나, 하여간 국내에 들어오는 상품 중 마살라 차이라는 이름의 차가 있어 시켰습니다. K는 인도식 차이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독특한 향신료 냄새가 난다며 좋아하더군요. 맡아보니 과연...; 이걸로 차이를 끓이면 딱이겠다 싶었습니다. 루피시아에서도 차이 전용 향신료를 판다고 알고 있는데 이걸 쓰면 또 비슷한 향이겠지요. 아마 마살라나 기타 향신료를 조합해 만들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위타드에서도 아예 차이용 차를 파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차를 시키고도 시간이 남아, S가 도착하기 전에 홀랑 티세트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지요. 하지만 제게는 은근히 큰 부분이라..OTL



아랫단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샌드위치입니다. 이전에는 사각, 이번엔 삼각이군요.


가장 많이 바뀐 것이 둘째단입니다. 스콘이 확 바뀌었지요. 지난번에는 작고 겉이 단단해보이는 스콘이었는데 이번엔 흔히 스콘이라 하면 떠올리는 그 모습으로 나옵니다. 크기야 당연히 커졌고요.



맨 윗단에는 쿠키도 함께 올라갔습니다. 지난번에는 쿠키가 빠져서 따로 나왔지요.

자아. 그럼 뭐가 문제냐면 말입니다. 스콘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먹었던 스콘은 약간 단단한 듯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크기도 작고 조금 얇은 편이지만, 떫은 맛도 나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저건 보통의 스콘 맛. 아주 기본 스콘맛인데 제 입에서는 떫은 맛이 납니다. 재료 상의 문제일 거라 추측하는데 그건 대개 제 입만 그러니 다른 분들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가 스콘을 좋아함에도 밖에서 스콘은 거의 먹지 않는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스콘을 먹으면 항상 입 안이 꺼끌꺼끌하면서 얇게 막을 친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이 스콘도 그런 느낌이 들어 슬펐습니다. 게다가 홍차와 함께 먹으면 제겐 그 효과가 배가되니..(먼산)

티세트는 아마 계속 수정되지 않을까 합니다.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가게가 열린지도, 티세트가 시작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차를 다 마시고도 한창 수다를 떨고 있다보니 시음해보시라며 차가 한 잔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나 K나 S나 다 찻잔에 먼저 반했습니다. 차를 내오신 직원분도 시음용 찻잔 중에서는 이걸 제일 좋아한다 하시더군요. 원근감이 적용되어 찻잔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잘 안보이지만, 에스프레소 잔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큰 정도 같습니다. 종이컵 용량(120㎖)보다도 작지 않나 싶더군요. 손잡이도 잡기가 쉽지 않아 양손으로 들고 마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계산하고 나올 때 티백을 주시더군요.>ㅅ< 해로게이트와 웨지우드입니다. 이건 G에게 살짝 뇌물(?)로 바칠 생각입니다.



리뷰가 짧은 것은 내일도 갈 예정이라 그렇습니다. 으허허허헛; 하지만 이번에 다녀오면 또 언제 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ㅠ_ㅠ


시작은 어머니가 법랑편수냄비의 바닥을 홀랑 태우신 것에서 비롯됩니다. 별 일도 아니었지요.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기 위해 물을 올렸다가 그 사실을 까맣게 잊으신겁니다. 문제는 그것이 집에 있는 유일한 편수냄비였다는 겁니다. 손잡이가 한 쪽에만 길게 달린 거라 밀크티 끓일 때는 그만한 것이 없지요. 물 끓일 때도 말입니다. 집에 있던 작은 물주전자 몇 개가 비슷한 이유로 사라진 뒤에는 그냥 냄비만 고집하고 있는데 그것마저도 태운겁니다.
어머니가 작년에 사오신 휘슬러 냄비세트에서 빼다 쓰자는 의견은 기각. 그리하여 한동안 집에 있는 작은 냄비를 써서 밀크티를 끓였습니다. 그런고로 위의 사진은 그 사용예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저 냄비가 괜찮더군요. 역시 어머니가 여행 다녀오시면서 늘어난 냄비인데, 다른 냄비들보다 높이가 높습니다. 냄비 지름보다 높거든요. 얕은 냄비에다 끓이면 우유가 넘칠 것 같아 높은 걸로 하자고 쓴 건데 의외였습니다. 냄비가 무겁다 했더니 그건 바닥이 두꺼워서 그런 것이고,거기에 우유를 끓였더니 잘 넘치지 않습니다. 우유 거품이 올라오긴 하나, 법랑냄비를 쓰던 때와는 다릅니다. 그래서 또 한 번 냄비욕심에 불이 당겨졌다는 이야기입니다.(먼산)

휘슬러 냄비세트는 어머니가 저나 G 결혼할 때 들고 가라면서 사오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들이 간과하시는 것. 있잖아요. 저도 유럽여행은 언젠가 갈겁니다. 그리고 그 때 제가 장만해오면 되지 않습니까. 하하하....
(하기야 냄비보는 눈은 살림 3*년차이신 어머니가 더 낫겠지만요.)

 

이 사진을 찍은 다음날, 어머니는 물 끓이기의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시고-제 성화를 못이겨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렵니다;-새 편수냄비를 사오셨습니다.-ㅂ-;


아래 쪽 글에는 쓰는 것을 잊었으니 따로 빼서 쓰지요.'ㅅ'
의도적으로 안 쓴 것은 아닌데-그러니까 쓰는 도중에는 분명 써야지라고 생각해놓고는 쓰다보니 사진 설명에 급급해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었습니다.

그러니까 티푸드와 홍차맛 이야기입니다.
제 입맛이 종잡을 수 없게 된지 좀 된 것 같긴 한데, 그래서 제 입맛에 대한 확신은 갖지 못합니다. 이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고 그저 취향이라고 생각하세요.-ㅠ- 사람마다 입맛은 다르니 그럴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홍차맛만 두고 보면 저는 이대쪽이 취향입니다. 하기야 맨 처음 맛있는 홍차를 마신 곳도 거기였고 종종 잘 다녔으니 그렇기도 하고요. 홍차 수업도 받았더랍니다. 하지만 이대 쪽에 잘 안다니게 되고 주로 홍대에서 놀고, 홍차보다는 커피를 마시다보니 안가게 된 것도 1년이 넘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것이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도 안납니다. 사진 뒤져보면 바로 찾을 수 있겠지만..;
직설적으로 말하면, 티 캐디의 홍차맛은 제 입맛에 안 맞았습니다. 첫 잔은 간만에 맛있는 홍차를 마시는구나 싶어서 흡족하게 마셨지만 둘째잔부터 미묘해지더니 그 다음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기는 차를 우려서 다른 포트에 담는 것이 아니라 모래시계와 함께 포트가 나와서 3분 지났을 때부터 홍차를 따라 마시기 때문입니다. 포트에 찻잎이 들어 있으니 차는 계속 우러나지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차는 점점 더 진해지고 진하다 못해 떫고 씁니다. 차가 진해지면 뜨거운 물을 부으라고 하시던데 그렇게 해도 떫은 맛은 가시지 않습니다. 우유를 섞는다 한들 한계가 있고요. 허허허... 다음엔 차라리 우러난 차를 담을 포트를 하나 더 부탁하든지, 아니면 빠른 시간안에 마시든지 해야겠지요. 느긋하게 차를 마시기엔 차가 맛 없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거죠.
그리고 첫 잔도 뭔가 가볍다는... 느낌...?;

티푸드는 맛있습니다. 따로나온 쿠키는 로터스 맛이라 취향이 아니었지만 스콘도 좋고 샌드위치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카롱! +ㅠ+ 체리 크림도, 초콜릿 크림도 맛있습니다. 생초콜릿은 쓰고 달고 한 맛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이 좋지만 전 생초콜릿보다는 다크 초콜릿쪽이 좋아요.; 이것도 입맛 차. 마들렌도 레몬향이 살폿 나는 것이 홍차에 곁들이기 좋습니다.

티푸드는 좋지만 정작 차맛이 안 맞는다는게 조금 아쉽네요. 하지만 간식을 좋아하는 저는 불만 없습니다. 훗훗훗.

미리 말씀드리자면 일요일 아침에 올라가는 이 글은 홍차와 간식과 애프터눈 티세트와 온갖 염장이 될만한 사진들이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사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ㅁ-;

그러니까 모든 일의 시작은 이글루스 절세마녀님의 글을 읽으면서였습니다. 신촌에 클로리스라는 카페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최근에는 홍찻집에 간 일이 없습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간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군요. 그리하여 뭔가 있어보이는 찻집 사진과 캔 여럿을 직접 열어보고 차를 고를 수 있다는 점에 홀딱 반해서 친구들에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슬프게도 S는 선약이 있어서 K와 약속을 잡았습니다. 토요일 2시쯤 찻집에서 만나기로 했지요.




근데 1시 반쯤 K에게 문자가 옵니다.; 티캐디 앞에는 공지가 없는데 자매점인 클로리스는 2시 오픈이라 되어 있다나요. 저는 한창 가고 있던 중이라 덜 기다렸지만 K는 조금 기다렸습니다. 오픈시간을 미처 확인못했으니 그건 제 불찰이죠. 흑.
가는 길은 찾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촌역 3번출구에서 나와 연대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다보면, 현대백화점 새 건물이 있는 그 앞의 복잡한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직전에 파리바게트가 있고요. 파리바게트와 에뛰드하우스 사이의 골목으로 죽 걸어들어가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른쪽에 Tea Caddy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워낙 튀는 외관이라 알아보지 못할리는 없습니다. 마음 놓고 걸어가시면 됩니다.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K를 만나니, 2시가 되기 조금 전, 절세마녀님이 언급하신 그 티마스터(혹은 직원)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답니다. 그리고 열심히 오픈 준비를 하시는군요. 앞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잠깐 바깥 쪽으로 나오셨을 때 들어가도 되냐 물어서 들어갔습니다.



카페 클로리스도 가보지 않았고 오랜만에 홍차전문점에 오는 것인데 들어가면서 보니 상당히 취향입니다. 각 테이블마다 개인접시, 찻잔받침, 찻잔, 설탕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테이블마다 찻잔이 다 다릅니다. 하나로 통일하지 않고 이것 저것 모아 쓰는 것 같군요. 



 가장 안쪽에는 약간 단이 높게 되어 있으며 차통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이쪽에 있는 차들 중 기억나는 브랜드는 포트넘앤메이슨, 포숑, 마리아쥬 프레르, 에디아르.)



사진이 흔들렸찌만 대강은 알아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홍차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런 저도 눈에 익은 브랜드가 상당히 많습니다. 굉장히 다양하게 갖춰두었군요. 직수입 홍차는 1만원, 국내 수입차는 8천원이랍니다. 물론 한 잔 가격이 아니라 한 포트 가격입니다.
(여기 있는 브랜드 중 기억나는 것은 아마드, 아크바, 트와이닝, 딜마, 루피시아, 다질리언, 웨지우드, 해로게이트, 웨스트오브 인디아였나.... 여기가 국내 수입차일겁니다.)

저는 아예 가기 전에 어떤 차를 마실지 결정을 했습니다. 닐기리가 간만에 마시고 싶어지더군요. K는 다질리언의 애플티를 골랐습니다.
고르면서 같이 먹을 수 있는 간식이 있는가 물었더니 차를 마시면 마들렌과 머랭쿠키가 함께 나온답니다. 혹시 더 시킬 수 있는 티푸드가 없냐고 다시 물으니 오늘부터 애프터눈 티세트를 시작하는데 아직 준비중이랍니다. 준비중이라도 좋다고, 기다려도 상관없다고 하여 그 자리에서 애프터눈 티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어, 그러니까 저희가 이날 첫 손님이었으니 애프터눈 티세트도 저희가 처음으로 시켜 먹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좌석수는 적지 않습니다. 20석은 넘지 않을까 싶네요.
저랑 K는 햇살이 잘 드는 곳이 사진 찍기 좋을거라 생각해서 천창이 있는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단이 높게 되어 있어 구석진 느낌도 들고 이 때는 햇살도 잘 들어와 니콘이라 해도 붉게 보이는 것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를 잡자 준비된 찻잔을 정리하고 티스푼과 잼나이프를 놓습니다. 스트레이너도 미리 가져다 주시는 군요.



집게가 달려 있길래 각설탕인가 했더니 앵무새 설탕입니다.
진짜 앵무새 설탕이 아니라 포장에 앵무새가 그려진 유기농인지 비정제인지 하여간 조금 비싼 설탕이죠. 뻬르쉐 혹은 알라뻬르쉐라 부를겁니다.



그리고 홍차보다 간식이 먼저 나왔습니다. 머랭쿠키 두 개와 마들렌. 만져보니 마들렌은 아직 따뜻하군요.



찻잔은 뜨거운 물로 데우는 중입니다.



잠시 뒤 차가 나왔습니다. 포트가 두 개 나오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큰 포트에는 차가 담겨 있고 작은 포트에는 뜨거운 물이 있습니다. 이대 티앙팡(오후의 홍차)은 차를 우려서 다른 포트에 담아 나오는데 여기는 포트에 찻잎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첫잔을 마시고 점점 차가 우러나서 맛이 진해지면 작은 포트에 담긴 뜨거운 물을 부어 연하게 하는 거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진한 차에 우유를 넣어 밀크티로 마시고 싶으면 말해 달라고, 스팀우유를 준다고 하시더군요.



예쁜 찻잔에 따라 마시는 홍차는 언제건 기분을 고양시킵니다. 후후후후. 하지만 집에서는 그러기엔 너무 번거롭지요. 밖에 나가서는 이렇게 대접(?)받고 싶고 분위기 내고 싶지만 집에서는 그냥 적당히 밀크티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네요.



조금씩 따라 마시다보니 세 번째로 따랐을 때쯤에는 차가 굉장히 진합니다. 그야, 잔 가득 따르지 않고 6할 정도만 따랐더니 시간이 한참 지났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우유를 부탁했습니다.



근데 차가 워낙 진하다보니 우유를 넣어도 그 진한 맛이 잘 가려지지 않는군요. 그렇다고 우유를 더 부으면 이것은 밀크티가 아니라 그냥 홍차맛 우유. 아하하;


애프터눈 티세트가 나오는데는 1시간쯤 걸린다고 하시더니 3시 넘었을 때, 너무 늦게 내와서 미안하다 하시며 다른 차를 한 포트 서비스로 주시겠답니다. 당연히 저는 트와이닝 얼그레이. K는 아까 차 고를 때 코 끝에 계속 향이 맴돌았다는 웨지우드 파인 스트로베리를 주문합니다.

애프터눈 티세트 사진은 너무 많아서 접습니다.




다시 받은 트와이닝 얼그레이에,



스콘을 반으로 가르고 치즈와 잼을 발라 먹습니다. 홍차와 스콘의 조합은 역시 좋습니다. 게다가 지금 생각하니 이 스콘은 먹고 난 뒤에도 입이 텁텁하지 않습니다. 스콘 먹었을 때는 십중팔구는 입안이 텁텁해지는 느낌이 들어 피했는데 티 캐디의 스콘은 괜찮군요.



나중에 계산서를 받아들고 심히 당황했습니다. 생각한 것보다 적은 금액이 찍혀 있더군요. 나온 시각이 6시쯤인데 그 동안 먹고 마신 것을 생각하면 3만원이 나와서는 안되는데 싶었습니다. 영수증을 확인하니 애프터눈 티가 12000원.
(...)

다음에 꼭 다시 오겠습니다.;;


그리고 살짝 덧붙이자면; 오픈은 10월 3일이었답니다. 근데 그 때는 추석연휴 아니었나요?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모저모 알고 찾아왔다 하니까 신기해하십니다. 그리하여 모 블로그에 티 캐디 소개하는 글이 올라와서 찾아왔다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지금 소개하는 글 날리고 있는 셈이지 북적북적해지는 건 시간 문제일지도 모르겠네요. 호젓한 분위기를 흐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널리 알려야 겠다는 생각에 일단 써놓고 봅니다.-ㅁ-;


덧붙임 하나 더.
군데 군데 콘센트가 있고 와이브로도 잡힙니다.(웃음) 어제 마침 위키를 들고 가서 혹시 와이브로가 잡히는가 켜보았는데 잡히더군요.>ㅅ<
추석 날, 집에서 뒹굴거릴까 고민하다가 햇살이 너무 좋아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나가니까 홍대까지 가기는 더욱 귀찮아져서 아주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놀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학림은 이전부터 가보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학로에서는 놀 일이 없으니까 이제껏 미루고 있다가 가본 겁니다. 두 번 정도 커피콩을 샀던 적이 있고 맛은 무난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도 오래전 일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G가 친구에게서 학림의 치즈케이크가 맛있다는 말을 듣고는 직접 커피도 마셔보겠다고 결심했더랬지요. 그래도 가겠다고 생각한지 두 달 만에 갔으니 나름 빨리 간겁니다.



치즈케이크 주문이 되는지 확인하고, 블렌드 커피와 치즈케이크, 아이스 카페라떼를 시켰습니다. 흰 접시도 그릇도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분위기야 옛날 다방 분위기이고, 음악은 클래식이라 말 그대로 고전적이란 생각이 들지만 이런 찻집도 분위기는 괜찮더군요. 다만 흡연석과 비흡연석의 구분이 확실하게 되어 있지 않고 그냥 자리만 정해두어서 담배연기가 들어오는 것은 걸렸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는 카운터 바로 앞이라 그런지 금연석이더군요. 커피 내릴 때 담배연기가 섞이는 건 안 좋을테니 그런가봅니다.



곁들이는 잼은 오렌지와 블루베리의 두 종류입니다. 넵. 전형적인 저장용 잼입니다. 설탕이 딱 반 들어갔겠다 싶습니다. 집에서 만들 때는 설탕이 그보다 적게 들어가잖아요.
치즈케이크는 정작 받아보고는 실망했습니다. G 친구도 입맛이 꽤 까다롭다는데 척 보기에 무스타입이고 뭔가 식욕이 당기지 않는 분위기인데, 맛도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3천원이라 가격은 싸지만 입맛에 따라 갈릴 맛입니다. 고운 입자의 무스가 아니라 거품과 비슷한 식감을 주는 무스입니다. 아마도 젤라틴으로 굳혔을 것 같은데 치즈 무스는 맞지만 입맛에는 잘 안맞았습니다. 너무 기대를 하고 가서 그런걸까요.



반대로 커피는 괜찮았습니다. 가격이 얼마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4천원.
그 가격에 마실 수 있는 손흘림커피 치고는 맛이 괜찮습니다. 그야말로 커피맛입니다. 블렌드 커피라 어느 한쪽 맛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는 찾아가 한 잔 홀랑 비우고 커피부족분을 만족스럽게 채울만합니다.



카페라떼는 상대적으로 무난. 무난하다기보다는 그냥 그랬다라는 느낌입니다. 맛있다고 하기에는 그렇고, 맛 없다고 하기에도 그렇고. 맛이 꽤 쓰더군요. G는 그냥 시럽을 들이 부어 달달하게 마시더니 결국 포기하고 남겼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았더라면 더 뒹굴 수도 있었지만 담배연기도 그렇고 해서 커피를 다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어디서 더 놀까 고민하다가 길 건너편의 파리크라상으로 갔습니다. 그 즈음 케이크가 부족하다고 울부짖고 있어서 그랬지요. 하지만 여기서도 딱히 먹어보고 싶은 케이크는 발견하지 못했고, 그냥 적당한 빵으로 대신했습니다.



자몽에이드와 소시지 바게트. 소시지가 간간해서 저는 빵만 골라 먹었습니다. G는 제가 소시지만 빼 먹을까 걱정했던 모양인데 반대로 빵만 먹었다니까요. 3500원이었나, 그 보다 조금 비쌌을건데 간식으로 먹을만은 합니다. 하지만 저라면 그냥 바게트를 먹겠어요.-ㅠ-
자몽에이드는 사이다를 꺼내놓고 만들길래 실망했는데 들어간 자몽이 의외였습니다. 냉장고에서 무슨 액을 컵에 담고 거기에 사이다를 부었는데 마셔보니 그 액이 자몽을 으깬겁니다.; 분홍색 자몽 과육이 그대로 있네요. 쌉쌀하니 좋습니다. 사이다만 아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다른 걸 넣었다면 또 지나치게 맛이 시고 쓰겠지요. 그러려니 합니다.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한참을 위키와 씨름했습니다. 제출해야하는 건이 있어서 그 때문에 추석 내내 이리 저리 들여다보며 헤맸거든요. 이럴 때는 이과쪽 공부를 더 할 걸 그랬다고 생각하지만 뒤늦게 후회해야 소용 없습니다. 후회하는 시간에 영어를 한 단어라도 더 봐야죠. 참고 서적이 영어라...-_-;

파리크라상은 시끄러운데다-이날은 석사도 인플레이니, 공부를 더하니 어쨌느니, 비용이 어떠느니라는 혼성 그룹의 대화를 그대로 듣고 있었습니다-빵도 비싼편이니 그리 자주 갈 것 같진 않습니다. 맛은 P5도 안되면서 가격 수준은 P5더군요. 허허. 차라리 근처의 파리바게트를 가는 쪽이 선택의 폭은 훨씬 좁지만 쌉니다. 학림은 뭔가 종이를 잔뜩 펼쳐 놓고 머리 맞대고 의논하는 것이 어울릴 장소더군요. 나중에 시간 나면 담배연기 신경 덜 쓰는 친구와 함께 놀러 가보고 싶습니다.

(던킨 이벤트 컵 놓고 핸드 드립 준비중)


지난주 사진이긴 하지만 오늘도 아이스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훗. 올해는 이상하게 찬 음료를 많이 찾네요. 게다가 지난주에는 평소 입도 대지 않던 청량음료까지 아이스로 마시고 있었습니다. 데미소다 사과맛. 얼음 듬뿍 넣고 음료 넣고 목이 간질간질해지는 소다 음료 특유의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니까요. 재작년인가는 건강 챙긴다고 여름 내 아이스크림이건 찬 음료건 입에도 안 대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제 돈 주고 청량음료 사 마신 것은 아주 오랜만의 일입니다. 하하.;



핸드드립도 아이스로 했습니다. 아래 얼음을 잔뜩 깔아 놓고 거기에 바로 드립을 했는데 그럭저럭 마실만은 하더군요. 커피가 몇 주 묵은 커피라 맛이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말입니다. 거기에 아침에 사온 고구마 케이크도 놓고 말이죠. 사진은 저리 찍었지만 커피를 마시다보니 케이크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져서 그냥 커피만 홀랑 마셨더랍니다. 케이크는 더 두었다가 먹었지요.


올 여름은 이모저모 체질이 변했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찬 음료를 찾는 것도 그 이유중 하나입니다. 아이스크림은 예전보다 적게 먹었지만 얼음 음료수는 일하면서도 자주 마셨습니다. 여름 동안 아침마다 아이스커피 한 잔으로 시작했으니까요. 그리고도 요즘엔 날 덥다고 그랬는데, 추석 지나고 나자마자 기온이 뚝 떨어져서 찬 음료가 그렇게 마시고 싶진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배탈의 원인으로 찬 음료를 꼽고 있어서 더 그렇지요. 그러고 보니 홍차도 따뜻한게 아니라 아이스를 마신지 꽤 되었습니다. 그야, 아이스로 마시는 쪽이 맛없는 홍차도 그럭저럭 물 마시듯 소비할 수 있으니 차게 마시는 것이긴 합니다. 뜨겁게 마시면 맛이 있다와 없다가 확연한데 차게 마시면 혀가 마비되어(..) 맛 없어도 그냥 마십니다. 요 며칠 얼그레이도 그리 마셨지요. 훗.
아이스 밀크티를 만들어 마시겠다고 오늘은 우유도 들고 왔으니 오후에는 느긋하게 한 잔 마셔야겠습니다. 업무가 일단락 되었지만 제가 읽어야 할 자료들은 태산보다 높으니, 눈초리가 따갑습니다. 부디 무사히 이 위기를 넘어갈 수 있기를.


이날은 조금 많이 시켰습니다. 치아바타와 포카치아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결국 두 손 들고 둘다 시켰습니다. 치아바타는 지난번에도 올렸고, 포카치아는 버섯 포카치아입니다. 윗부분의 토핑만 올라가 있지만 그것만 해도 충분합니다. 먹다보니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어찌 어찌 다 먹긴 했는데 역시 빵 두 개를 먹는 것은 무리입니다.



이날은 주문하면서 보니 첫 번째 방문 때의 직원이 있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이번에도 맛있는 카페라떼가 나올까 기대했습니다. 일단 크레마도 괜찮고 우유거품도 굉장히 곱습니다. 게다가 라떼 아트까지.
하지만 한 모금 마셔보고는 좌절했습니다. 우유가 지나치게 많았습니다.; 거품층이 굉장히 얇군요. 우유거품 없이 찻잔에 넘실넘실하게 카페라떼가 담겨 있습니다. 양은 많아 좋지만 이전의 그 맛이 아니야라며 눈물을 삼켰습니다. 첫 번에 그렇게 맛있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더라면 미련이 남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그 첫 맛이 무섭군요.


그리하여 그 다음에 홍대 갔을 때는 근처의 다른 카페에 갔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지요.-ㅂ-;

티타임이 별건가요. 그냥 마실 것이 있고 간식이 있다면 좋고, 같이 마셔줄 사람이 있다면 금상첨화.
윗 사진은 마지막 남은 고디바 초코바와 커피였습니다. 훗. 커피. 훗훗훗. 마지막으로 마신 것이 언제적 일인지 기억도 안납니다. 요즘은 믹스커피나 커피우유 등만 마시고 있어서요. 사실 믹스커피를 줄여야 할 것 같긴 한데 일시적으로 혈당치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해서 말입니다. 정확히는, 배가 고파 머리가 아파올 때는 믹스 커피를 습관적으로 찾게 됩니다. 이것도 이젠 줄여야죠. 아니, 끊어야죠.;
조만간 돈만 있으면 고디바 초코는 걱정없이 구할 수 있는 라인이 열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돈.-ㅠ-



이건 G의 방에서 찍어서 사진이 흐릿하게 나왔군요. 이 전날, G가 도토루 카페라떼와 카페모카를 샀습니다. 한 병에 1200원인가 하는데 병 용량은 230ml 정도입니다. 용량대비로 생각하면 빨대가 달려 있는 컵형 카페라떼와 비슷합니다. 이건 뚜껑이 달려 있으니 마시다가 잠깐 다른 곳에 두려 한다면 뚜껑만 닫아도 밀폐가 됩니다. 한 번 열었던 거라 완전밀폐는 안될지 모르지만 병으로 나오는 카페라떼의 장점은 그런 것 아닙니까. 훗훗.

저녁 늦게 마신 거라 저는 맛만 볼 생각이었기에 작은 컵을 일부러 들고 왔습니다. 맛만 보고, 나중에 더 마시고 싶으면 마시면 되죠. 그래서 저는 에스프레소잔을, G는 설탕공기-꿀벌이 그려진 카렐 차페크의 그릇은 용도가 설탕그릇입니다-에 담아 마셨습니다.

호오. 꽤 괜찮네요. 카페모카보다는 카페라떼가 제 취향입니다. 달지도 않고 어딘가에서 마셔본 듯한 익숙한 이 맛. 확인해보니 제조원이 서울우유입니다. 아하하. 그렇게 보면 카페라떼라기보다는 커피우유라고 부르는 것이 이해가 쉬울지도 몰라요. 하여간 들고 다니며 마시기도 좋고, 맛도 괜찮고, 가격도 수비범위 안이라 종종 마시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전에 제가 커피우유를 마시는 빈도가 낮으니 다음에 언제 마실거냐 물으시면 좀 난감하죠.^^;


요즘 커피에서 다시 홍차모드로 돌아섰습니다. 카페인 문제가 크죠. 최근 커피 카페인에 반응해서 밤잠을 푹 못자는 상황이 된 뒤로 커피 카페인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거기에 갑자기 아이스티가 마시고 싶어져서 조그만 티포트에 홍차를 우려 적당히 마시고 있습니다. 아, 물론 하도 오랫동안 홍차를 우리지 않아서 맛은 ... 추천 못할 정도입니다. 아하하. 밖에 나가서 이런 홍차 마시면 당장에 뛰쳐 나올겁니다. 돈 주고 마시는 것이 아니고 적당히 찬 음료가 마시고 싶을 때 마시는 거니 놔두는 거죠.


어느 분이 보시면 아주 반기실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접시에 눈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팬케이크를 예쁘게 담아 올릴만한 접시 말입니다. 이글루스의 모님이 튀김 사진을 올렸는데 저는 튀김보다 그 옆에 있던 브렘블리 헷지 접시에 눈이 휙 돌아갔더란 거죠. 하하하. 하지만 브렘블리 헷지는 예쁘기는 하지만 그림이 너무 화려해서 살짝 취향에 벗어나고-그래봐야 몇 년 지나면 또 마음이 바뀔지 모릅니다-환율 문제로 눈감고 있습니다. 지금 노리고 있는 것은 비밀. 이건 이후에 구하게 되면 따로 글 올리겠습니다. 앤틱이나 고가의 접시는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지요.


G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대마법사나 솔로부대 외에도 또 하나의 라인이 있더군요. 그러니까 솔로로 2*년을 보내면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한다나요. 후후후. 그렇다면 저도 승천한지 몇 년차쯤 되겠네요.
로맨스 소설을 보면 종종 결혼을 하기 싫어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너희들은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인 이상 연애하고 결혼하게 될거야라고. 전 로맨스 소설 주인공도 뭐도 아니니 안될겁니다. 훗. 후후훗.
(애초에 할 생각이 없다는 것도 있지만..;)

로맨스 소설은 볼 때 재미있긴 한데, 밀고 당기는 좋아하는 부분만 보고 나서 끝내니 보는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일본소설과 읽는 속도는 비슷한셈인데 무게는 로맨스 소설이 훨씬 더 나가지요. 그래서 도서관에 책 반납할 때는 어깨와 팔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OTL 말은 이리하지만 브리저튼 시리즈 남은 것을 빌려다 볼 생각이니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도 만만치 않을겁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