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홍차를 우렸습니다. 얼그레이 밀크티야 한 주에 3-4번 이상 마시지만 플레인 홍차는 오랜만이군요. 하도 오래 둔 찻잎이라 제대로 맛이 날까 싶었는데 그냥 홍차맛. ... 어? 이거 얼그레이 아니었나?;
하여간 간만에 홍차를 마시고 있자니 마음도 느긋해집니다. 정식 업무 시작 시간은 많이 남아 있으니까 괜찮아요. 그래도 아침에도 소소한 일들이 있으니 그렇게 마음 편히 홍차를 마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그렇지요, 뭐.
요즘은 카페인에 약한지라 홍차 한 잔을 그대로 다 마시기는 버겁다 생각하지만 여기에 가져다 놓은 것은 마탐정로키라그나로크의 반 잔짜리입니다. 소꿉놀이를 하는 기분으로 홍차를 우리고 있자보면 나름 재미있다니까요. 그래도 홍차로 다시 돌아갈 것 같은 생각은 들지 않는데, 제일 큰 이유는 설거지입니다. 홍차는 우린 뒤의 설거지가 조금 번거롭잖아요.


갑자기 홍차가 확 땡긴 것은 출근길에 붙잡은 문학소녀 시리즈 때문입니다. 볼 때마다 환율만 떨어지면 바로 화집을 주문하겠다고 부르짖고 있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수준의 환율이 그대로 이어져서 죽 내려갔으면 하지만 어떨까요. 하여간 번역서도 이제 두 권 남았다 하니 슬슬 질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이번에 나온 6권은 외전이라하니 상대적으로 가벼운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도 하고요. 후훗. 과연 대망의 결말은 어찌 될 것인가! 제가 미는 대로 커플링이 될 것인가, 아니면 ... 어? 그러고 보니 코노하 이 자식 어장이 생각외로 넓잖아!

이 이상의 이야기는 차후에 다시 쓰겠습니다. 이렇게 쓰다가는 리뷰거리도 없겠네요.


위키의 XP 다운그레이드는 다섯 번째 시도만에 성공한 듯합니다. 확신은 못하는게, 네 번째 시도에서는 다른 프로그램은 다 정상적으로 돌아가지만 파워포인트가 열리지 않아서 몇 번의 재 설치-삭제, 2007-2003의 설치 시도 끝에 포기하고 다시 파티션을 잡아 깔았거든요. 아직 윈도 업데이트가 다 끝나지 않았지만 파워포인트도 한글도 다 돌아갑니다. 이제 윈도 업데이트 이후가 문제로군요. 오늘도 조마조마하며 붙잡고 있을겁니다. 하하;

분류는 제작이지만 일단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다 들어갑니다.'ㅂ'

꽤 지난 이야기지만, 아는 분이 다른 곳으로 가시면서 작별 선물로 자그마한 봉투를 하나 주셨습니다. 예전에 올렸던 리넨 컵받침을 만들어 주신 분이었지요. 선물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터라 받았을 때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투명한 봉투에는 엽서와 티백 두 개, 그리고 티스푼이 있었습니다. 엽서에는 짧은 인사말이 있었지요. 뭐, 저도 이런 저런 선물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하고 구상했지만 정작 가실 때가 되어서는 게으름과 비용 문제가 마음을 눌러버리는 바람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그냥 평소에 소소하게 이런 선물 거리를 준비했더라면 좋았겠다고 후회했습니다.


호그리와 비슷한 티스푼인데 설탕 뜰 때 딱이겠다 싶습니다. 유선형으로 길죽한 모양이니까 조금만 덜어내는 것도 쉬워보이거든요.


일본 여행 다녀올 때마다 소소한 선물거리를 사놓는다고 생각만 하고 한 번도 실천하진 않았는데 다음 여행 갈 때는 조금씩이라도 사와야겠습니다.+ㅆ+


당연히 메인에서 보이는 첫 화면은 전체 사진으로 나가야지요.-ㅁ-;

라지만, 저게 전체사진이 아니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토요일입니다. 그 며칠 전부터-정확히는 몇 주 전부터 G가 P5의 초코롤이 먹고 싶다고 했지요. 퇴근하면서 들렀다가 '죄송합니다, 품절입니다' 소리를 두 번 듣고 나더니 마음을 단단히 먹더군요. 그리하여 토요일 아침에 방산시장을 들렀다가 초코롤이 나오는 10시에 맞춰 P5에 갔습니다. 정확하게 맞춰 간 것은 아니고 10시 넘어서 도착했을 겁니다.
날이 날이다보니 초코롤은 가지런히 열을 맞춰 올려져 있었고, G는 그 외에 다른 먹거리를 찾아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렸습니다. G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저도 그랬지요. 위의 사진을 보시면 그 결과를 조금은 아시겠지만요.

빵을 고르고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시키고 잠시 기다리니 커트러리 세트와 함께 빵 접시가 도착합니다. 클로크 무슈가 있어서 데우는 데 시간이 약간 걸리더라고요.



초코롤을 계산하면서 함께 계산한 빵들입니다. 맨 위가 치즈 크라상, 왼쪽 아래가 클로크 무슈, 오른쪽이 뭔지는 이름을 잊었습니다. 그저 빵에 견과류와 달달한 무언가가 가득 들어 있는 듯하야, 견과류가 먹고 싶었던 제가 골랐지요.
클로크무슈는 기본 빵이 원통형 브리오슈입니다. 그걸 잘라서 저렇게 만들었더니 굉장히 예쁜 단품 치즈 토스트가 나오는군요. 거기에 아래 들어 있는 햄도, 치즈도, 채소도 맛있습니다.



달달한 빵에 견과류와 건포도가 듬뿍. 하지만 먹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이거, 작은 빵집에서 못난이 등으로 불리는 재활용빵과 닮았습니다. 물론 재료나 모양은 상당히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느낌이 닮았군요. 제 입맛에는 딱입니다. 겉은 약간 달달하고 속에는 견과류와 건포도가 들어 있으니 행복하게 먹었지만 G는 손도 안 댔습니다. 견과류와 말린 과일 둘다 싫어하거든요.

음료는 저렇게 빵이 해체되기 전에 나왔습니다. 맨 윗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음료나 빵이나 비슷비슷하게 나왔을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빵은 이미 칼자국이 나 있었을테니까요.
저는 물에 가까운 음료가 마시고 싶었고 커피는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센차를, G는 당연히 한정 음료를 시킬거라면서 딸기라떼를 시킵니다.


역시 니콘. 사진이 붉습니다. 흑흑흑;ㅅ; 하지만 갈린 딸기 층과 아래의 우유층이 분리된 건 보이실겁니다. 어떻게 한 건지 궁금하긴 한데 우유를 거품내서 아래에 넣고 그 위에 딸기를 갈아 올리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되면 무거운 딸기가 아래로 가라앉을 것 같은데 어떻게 했을까 궁금하긴 합니다. 집에서 실험해보면 바로 알겠지요.


이렇게 확연히 층이 분리되어 있는데 말입니다.-ㅁ-

한 모금 마신 G는 환상적이라며 홀랑홀랑 다 마셨는데 제 입맛에는 그렇게까지 환상적인가 싶었습니다. 집에서도 종종 만들어 마시는 딸기 주스와 다른게 뭘까 싶었거든요. 게다가 저 위의 갈린 딸기는 확실히 설탕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딸기의 단 맛만 난 것은 아니었다니까요. 그래서 시큰둥했던 것도 있지요. 노지 딸기가 나와서 딸기가 더 달아지면 그 때는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집에 거품기도 있겠다 만들기는 어렵지 않지요. 저렇게 층을 예쁘게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인겁니다.(가격은 9천원)


센차는 저렇게 티백으로 나옵니다. 컵도 보덤, 필터도 아마 보덤일겁니다. 모래시계가 다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필터를 빼면 끝. 그냥 녹차 맛입니다. 달달한 빵을 옆에 놓고 먹었더니 오히려 담백한 이런 차가 낫습니다.


저렇게 빵을 먹고 있는데도 뭔가 부족합니다. 아까 미처 집어오지 못한 다른 빵들이 떠오르는군요. 그리하여 먹는 도중에 다시 나가서 빵을 받아옵니다. 이번에는 데워야할 빵이 없었으니 접시에 담아 바로 넘겨주는군요.



오른족에 작게 보이는 것은 올리브빵, 그 옆은 고르곤졸라 치즈빵(아마도), 앞쪽에 있는 것이 이름도 찬란한 초콜릿치즈빵입니다. 올리브빵이야 속안에 녹색 올리브가 통채로 들어가 있는데 부메랑 같은 모양이 귀엽기도 하고 짭짤한 맛이 좋아서 집어들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한 입 잘라 물었던 G는 입에 넣고 씹고 나서야 인상을 찡그리며 '아참, 나 올리브 싫어했는데'라고 해서 저를 웃겼습니다. 풉. 그러나 먹고 있던 저도 올리브를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빵에 낚였다 싶은 심정이긴 했지요. 이상하게 아주 좋아하진 않으면서도 볼 때마다 손이 간단 말입니다.

치즈빵은 치즈빵맛.
그리고 초콜릿치즈빵도 초콜릿치즈빵 맛이었습니다. 초콜릿과 치즈의 조합이라니 괴식 수준이 아닐까 했는데 실제 G의 평도 그랬습니다. 치즈맛이 나는데 초콜릿맛이 나. 이게 G의 감상이었지요. 저도 먹어보았는데 처음에는 치즈의 짭짤한 맛이 돌다가 몇 번 씹다보면 달달한 초콜릿이 씹히면서 초콜릿맛이 확 올라옵니다. 문제는 이 초콜릿의 종류. 겉 표면에 초콜릿 색이 거의 비치지 않아서 이상하게 생각했더니 속에 들어 있는 초콜릿이 화이트초콜릿입니다. 저는 화이트 초콜릿을 가짜 초콜릿이라고 주장하는 바... 게다가 화이트 초콜릿은 달잖아요. 다크라면 쓴 맛 때문에 초콜릿과 안 어울릴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짠 맛의 치즈와 단 맛의 화이트 초콜릿의 조합은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맛입니다. 저는 그럭저럭이지만 그냥 치즈빵이나 그냥 초콜릿빵이 더 좋습니다. ... 그러고 보니 희한하네요. 보통 빵에 초콜릿을 넣어 구우면 초콜릿이 녹아서 스며들기 마련인데 저 빵은 초콜릿이 씹혔습니다. 물방울 모양의 작은 초콜릿 칩이 아닐까 하는데 뜯어서 확인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서 끝났냐면 당연히 아닙니다. 아까 초코롤을 살 때 눈에 밟혔던 것이 하나 있거든요. G가 푸딩도 먹을래라고 물었지만 제겐 푸딩보다 크렘브륄레입니다. 그런 고로 크렘브륄레를 주문하러 나가면서 G에게 더 먹고 싶은 케이크는 없냐고 물었더니 카페에 있는 케이크를 하나 가리킵니다. 몽블랑이었나요. 아니, 몽블랑은 아니로 마론 뭐시기였는지 어떤지 하여간 밤이 들어간 케이크입니다.



카페에서 시키면 이렇게 나오지요. 바닐라 젤라토와 함께 말입니다.
층이 져 있는데 맨 아래에는 알 수 없는 층이 있고 그 위에 팥알이 몇 개 올려져 있으며 다시 생크림으로 덮고 위에 밤소보로를 뿌린 겁니다. 밤 소보로라고 했는데 몽블랑에 올리는 밤크림보다는 훨씬 수분이 없는 느낌으로 만든 겁니다. 소보로빵처럼 밀가루나 버터가 들어간 것은 아니고 밤과 설탕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생크림이 들어갔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맨 위에는 달게 조린 밤이 있습니다. 단밤같더군요.

당연히 생크림만 덜렁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시트가 생크림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겁니다. 먹을 때는 스푼으로 맨 아래층까지 단번에 퍼서, 맨 아래층과 스폰지 시트, 생크림, 밤을 한 입에 넣는 겁니다. 그러나 그 사진은 없습니다. 왜냐면 보기엔 멀쩡하고 맛있어 보이는 이 디저트는 괴식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맨 아래층. 그걸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찹쌀풀같은 겁니다. 투명하고 끈적끈적한 무언가가 바닥에 깔려 있어요. 단 맛이나 기타 맛을 더하지 않은 무미 그 자체입니다. 먹다가 이 비주얼이 무엇을 닮았는가에 대해 G와 몇 차례 의견을 교환했지만 그야말로 식탁을 마주하고 앉아서, 서로 그 음식을 먹는 상황에서 교환할 만한 것은 아니었지요. 진해거담제가 생각나더라라는 정도로만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리고 크렘브륄레. 예전에는 위에 설탕 작업을 해서 쇼 케이스에 넣어두더니 지금은 그냥 커스터드만 구워두고 설탕에 토치작업-설탕에 불을 직접 대서 녹여 층을 만드는 것-은 주문하면 바로 해줍니다.



니콘의 접사실력은 제대로군요.(흐뭇)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크렘브륄레와 함께 나온 숟가락이 푸딩용 플라스틱 숟가락이란 점입니다. 카페에서 나온 티스푼이 있어 그걸 쓰긴 했지만 플라스틱 숟가락이 나왔을 때 당황했습니다. 당연히 보통의 티스푼이 나올거라 생각했거든요.


다 먹고 일어서려는데 카페에서 작은 그릇을 내밀며 시식하고 가라고 권유합니다. 오오.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에게도 '잠깐 앉아 드시고 가세요~'라니. 그렇다면 먹어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지요.


카페 메뉴로도 나와 있던 토마토 젤리입니다. 그리고 위에 올려진 것은 토마토 젤라토. 그런데 이게 대박이었단 말입니다.; 토마토 젤리는 갈아만든 토마토 주스 그대로입니다. 새콤하면서도 약간 달콤한 그 맛이 맛있는 토마토 주스를 마시는 기분입니다. 게다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젤리의 식감도 굉장히 좋습니다. 다만 토마토 젤라토와 같이 먹으면 맛이 반감됩니다. 상승효과가 아니라 반감된다는 것이 저도 희한했는데, 토마토 젤리의 토마토 맛이 워낙 강렬하다보니 젤라토의 맛이 약하게 느껴져 아무런 맛도 안나더군요. 그러다보니 둘을 같이 먹으면 맛이 옅어집니다.



이날 쓴 돈이 얼마인지 저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부분은 G가 사주었지만 그래도 생각하면 엄청난 가격들.; 1년에 한 두 번 있는 일이니 그러려지 생각하렵니다. 하하;



덧붙임. 두 번째로 빵을 사올 때 깨달은 건데 접시도 이딸라인가 싶군요. 로망의 갈색 접시에 빵을 담아 받아오자니 오오오~ 최근 환율도 올라서 정말 꿈의 접시가 되었는데! 엔화 환율 좀 내리면 일본에서 사올까 싶습니다.ㄱ-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지만요.

병역과는 거리가 멀지만 모종의 이유로 관심은 많습니다. 그런데 어제 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지요. 병역법과 관련해, 현재는 방위산업체에서만 대체(라고 하나요?) 복무가 가능하지만 지식서비스업 R&D에서도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준비중이다라는 내용입니다. 현재 관련 보고서가 청와대 및 각 관련 부서에 들어간 모양입니다.

- 전 지식서비스업의 R&D 분야가 어딘지 감이 안옵니다.
- 담당자 1인이 인구 1천, 1만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들 그 기준은 어디서 잡나요?
- 방위산업체는 군과 관련한 무언가를 개발하는 곳이라 그런 류의 복무가 허락되지 않았나요?
- 그렇다면 혹시라도 저것도 방위산업체 계통?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심성이 비뚤어져 있어서인지 제게는 또 다른 핑계거리로 밖에 안보입니다.=_=


엊그제 방산시장에 가서 초콜릿을 사려고 했더니 200g 인가에 5천원이더군요. 어머나~. 소포장 된 것이니 500g 씩이나 나갈리가 없고요. 물론 그게 탄자니아 75% 초콜릿이라 조금 많이 비싸긴 합니다만 그래도 상상 초월이예요. 2k인가에 18000원 주고 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작년 말에 이미 2만원을 넘은 모양이니 말입니다. 브라우니를 구워볼까 했는데 그것도 안녕이군요.


아침에 배가 고파서 믹스 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제게 믹스 커피는 졸릴 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배고플 때 마시는 음료란 거죠. 사실 일하면서 이런 저런 음료 종류를 다 갖춰놓고 취향대로 마셔보고 싶은데 그럴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겠더군요. 율무차 한 통에 믹스 커피도 편의점에서 파는 것으로 종류별로 다 사면 상당하죠. 그것도 작년 말에 가격이 확 올라서 개당 5백원 하던 것이 이젠 600원, 800원, 1천원까지 갑니다. 프렌치 바닐라 뭐시기라든지 카페모카 같은 것은 달달하면서도 향이 종류마다 다르니까 심심할 때 한 잔 씩 마시면 좋은데 말입니다. 그래봐야 하루 한 잔이 한계죠. 저게 믹스 커피보다 카페인 효과가 더 뛰어납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지난 주 중반부터인가 카페인이 지나치게 잘 들어서 잠시 커피를 끊었군요. 하하; 그 때의 원인은 믹스 커피가 아니라 베트남 커피였습니다.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내려 마셨다가 삼일 뒤에 갑자기 두통과 함께 머리가 빙글 도는 효과가 나타나서요. 멋집니다.-ㅁ-;


봄은 봄이군요. 날 참 좋습니다. 왠지 노곤노곤한 것이 졸음이 몰려오.....................(쿨쿨쿨)

먹는 주제가 많으니 분류는 음식으로 합니다.


화이트 데이 때 또 한 번 나올 거라 하더니 고디바가 백화점 매장에 떴습니다. 오늘 아침 롯데백화점 화이트 데이 상품 전단지에 실렸더군요. 하트 상자에 담긴 모양인데 10개 27000원. 아아. 이 때는 그 짤방을 넣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공포에 질린 여자가 벽에 기대면서 "히익~"하고 비명을 지르는 그 사진 말입니다. 27000원이면 레오니다스에서 무게로 달아사는 초콜릿은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환율이 지갑의 적이로군요. 훗.

환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제 잔여 포인트 6만점 남은 것으로 책을 살까하고 여기저기 뒤적거리다가 충격과 공포를 맛 보았습니다. 예전에 구입했던 다얀 콜렉션들이 제가 구입한 것의 배 가격인겁니다. 딱히 사고 싶은 책이 없어서 원서를 뒤지고 있었던 것인데 이케다 아키코의 책들이 여럿 있어서 기뻐했다가 순식간에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예전에 샀던 가격을 기억하고 있으니 도저히 이 가격에는 못 사겠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책도 아니고 환율이 언젠가 떨어지면 구입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훌쩍)

오늘 아침에 온 상품 안내 메일 중에 티하우스의 홍차 할인 판매 건이 있었습니다. 아크바의 250g 홍차캔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7월까지) 할인 판매한다는군요. 통당 1만원. 밀크티로 만들어 마시면 딱일텐데 집에 쌓인 홍차가 그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하하하하하하. 요즘에는 홍차보다 커피를 마시고 있거든요. 다만 이번 주는 커피 카페인이 몸에 남아서 사람을 휘두르는 느낌이라 슬슬 손을 떼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뜯어놓은 커피가 있으니 그것까진 다 마셔야하나 싶군요. 일단 나가서 마시는 음료는 다 커피를 빼야하고, 그러면 비용은 증가하고. 그걸 피하려면 스팀우유를 2500원 주고 마셔야하고.-ㅁ-; 하하하하하하하. 아, 물론 밀크티나 핫초콜릿 계통은 아직 괜찮지만 카페라떼보다 가격이 비쌉니다.



결혼 이야기는 또 왜 나오냐면...........; 어제 퇴근해서 어머니랑 이야기를 하다가 어머니가 결혼정보회사에 상담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넋이 나갔기 때문입니다. 넋은 나갔지만 혼백은 살아 있으니.. 가 아니라, 그래도 정신은 있었고요, 그래서 굉장히 어이 없었답니다.
결혼정보회사는 상대방의 외적정보를 가져다 놓고 맞춰보는 것인데 저는 상대방의 외적 정보보다 내적 정보를 문제 삼기 때문에 그렇지요. 외적 정보가 중요하지 않다가 아니라, 외적 정보를 맞춰 만나보면 내적 정보의 문제 때문에 고개를 젓게 되거든요. 이를테면 학벌, 출신 지역, 직업, 간단한 가족 사항은 외적 정보지만 부모님과 떨어져 산다, 따로 공부하는 것이 있다, 이직 계획이 있다, 취미가 없다, 친구들이 많다, 성격이 지나치게 사교적이다, 성격이 지나치게 우유부단하다 등의 정보는 내적 정보입니다.
뭐, 제가 결혼을 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인간관계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서인데 어떻게 해도 이건 결혼을 하면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란 말입니다. 제가 결혼회피하는 이유도 감안하지 않고-이야기 해도 이해 못하시고 무시하시더군요.'ㅅ'-결혼 정보회사에 넣어봤자 돈낭비란 말이니다. ... 그만큼 부모님이 절박하다는 상황이겠지만 전 싫다고요. 저도 결혼 문제에 있어선 절박합니다.;

끄응. 적다보니 아무래도 오늘 저녁에 들어가서 심도있는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_-a


결혼정보회사에서는 20대와 30대의 등급이 상당히 차이 난다 하던데 서른과 서른 하나가 또 다르다고 하네요.'ㅅ' 어차피 제겐 상관 없는 일이지만요.

탐앤탐스에 대한 정보는 이글루스의 영원한 14살 소녀(...) 아레스실버경의 글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탐앤탐스 매장이 생긴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이드 메뉴 중에서 저를 유혹하는 것이 상당히 많았다지요. 그리하여 어느 날 낮인가, 홍대를 간김에 G와 함께 탐앤탐스에 들어가보았습니다.

24시간 영업이라 하더니 사람도 바글바글합니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실내 공기입니다. 순환이 되지 않아서인지 굉장히 답답하군요. 게다가 1층의 좋은 자리는 흡연구역으로 차단해두어서 아쉽더군요. 2층에도 흡연실이 따로 있는데 확실히 스타벅스보다 훨씬 더 많은 흡연석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커피빈과 비교해도 훨씬 많지요. 사실 커피빈도 흡연석에 대한 불만이 있습니다. 야외 테라스가 다 흡연석이라 반짝반짝한 햇살을 좋아하는 제게는 정말 아쉽더라고요.
(위의 글은 홍대 기준입니다. 대학로나 청계천만 해도 다르죠.)


메뉴판을 보고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고른 것은 플레인 프레즐과 체다치즈소스, 그리고 이름을 잊은 무슨 스무디와 아메리카노. 프레즐은 주문받은 즉시 굽기 때문에 15분 정도 소요된다합니다.



벨을 들고 올라가면 음식이 나올 때 진동과 함께 반짝반짝 빛납니다. 그리하여 들고온 프레즐. 이미 커피와 음료는 눈 밖에 났습니다.;
(쟁반에 깔린 저 종이는 내내 거슬렸습니다. 지금 보니 차라리 뒤집어 놓을걸 그랬습니다.)



그리고 갓 구워낸 따끈따끈한 프레즐. 과자같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폭신폭신하고 쫄깃한 속살을 가지고 있던걸요. 손으로 뜯어서 체다치즈 소스를 듬뿍 찍어 먹는 겁니다. 플레인 외에 다른 프레즐은 가격이 조금 더 비싼데 제 취향은 플레인입니다. 나중에 페퍼로니였나, 속에 치즈가 들어간 프레즐도 먹어보고 싶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여름 쯤... (체중감량 성공하면; )

앤트애니였나요? 홍대와 이대, 현대백화점 등에 매장이 있는 프레즐 전문점은 구워진 것을 데워주기 때문에 오히려 탐앤탐스보단 맛이 떨어집니다. 실은 이날 탐앤탐스 들렀다가 돌아다니는 와중에 그 프레즐 맛은 어떤가 궁금해서 사먹어봤거든요. 가격은 200원 더 비싸고 빨리 받아 먹을 수 있지만 저라면 탐앤탐스의 프레즐을 먹겠습니다. 갓 구운 프레즐을 한 번 먹어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지요. 물론 앤트애니의 갓 구운 프레즐을 먹을 수 있다면 또 생각은 확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여름 쯤... (2)



입으로는 체중감량을 논하고 있지만 그날은 상당히 폭주했습니다. 폭주 원인은 저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최근.. 수분 섭취가 원활하지 않으면 몸이 늘어지고 심각하게 음식 섭취를 요구하게 됩니다. 물이 아니라 음식을 원한다니 아이러니하지요. 하지만 원인을 따져보면 수분의 지속적인 섭취가 없었기 때문이더라고요. 대략 2-3시간 정도 수분 섭취를 하지 않으면 그렇지요. 어제도 오후에 물을 제대로 마시지 않았더니 몸이 확 늘어지는 바람에 고생했습니다. 짐이 많기도 했지만 평소 제 체력을 보아서는 수분섭취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체중감량을 하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도 사실 건강 때문입니다. 몸무게가 이렇게 확 늘어나면 체력이 반대급부로 확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움직이기 싫어지고, 늘어지고, 기력이 딸립니다. 나이탓만 할 건 아니지요.-_-a

어쨌건 본론으로 돌아와 사진 설명을 하지요. 탐앤탐스의 토스트 메뉴입니다. 가격은 5500원. 두껍게 썬 식빵에 칼집을 내고 오븐에 구워 바삭바삭해진 그 위에 크림을 올리고 캐러멜 소스를 마구 뿌립니다. 플라스틱 포크만 준다는 것이 굉장히 아쉽지만 할 수 없지요. 플라스틱 포크라 잘 잘리지도 않아서 그냥 한 입 베어물다 보면 크림이 입가에 묻고... 게다가 크림이 생크림인건지 굉장히 부드럽고 우유맛이 납니다.;ㅠ; 으흑흑. 죄악을 한 입 한 입 먹어가는 느낌이라니까요. 가능하면 집에서도 해먹고 싶은데 말입니다. 하지만 열량을 생각하면 죄 짓는 기분이라 그냥 스트레스로 폭주할 때만 가끔 갈겁니다. 그나마 탐앤탐스의 분위기가 제 취향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가서 먹을 일도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하하하...



돌아오는 길에 산울림 소극장 1층의 수카라 앞에서 본 자전거. 선생님이 열심히 밟아주신다면 저는 그저 뒷자리에 앉아 여기저기를 감상하겠습니다.(<안경> 참조)





G랑 같이 탐앤탐스를 다녀오면서 대학로에는 왜 탐앤탐스가 없을까 이상하게 여겼는데 요 며칠 전에 현수막이 하나 걸렸습니다. 미스터 피자 옆, 옛날 토다코사 자리에 생기는군요. 그리 큰 자리는 아니지만 생긴다는데 의의를 두겠습니다. 이제 멀리 나가지 않아도 갓 구운 프레즐을 먹을 수 있겠네요.>ㅅ<

어제 사진 털이 다 했다고 만세를 불렀는데 지금 보니 글 하나가 더 남아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전 60개의 글을 훑어 보면서 또 놓치고 안 쓴 글이 없나 확인해야겠는데요.ㄱ-



(사진은 고속버스에서.'ㅂ')
1월 초, 원주에 다녀왔습니다. 엉덩이가 무거워 1년 넘게 밍기적대고 있다가 다녀왔습니다. .. 쓰다보니 밍기적, 뭉기적, 어느 단어가 맞는지 헷갈립니다. 한국어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군요. 하여간 간식을 싸들고 가겠다고 약속을 한지라 내려가기 전 패션파이브에 들러 이런 저런 것들을 사서 갔습니다.


그 쇼핑의 흔적. 얼그레이 시폰케이크와 초콜릿 케이크, 치즈 케이크, 얼그레이 케이크 조각들. 푸딩을 사갈까도 생각했는데 안 가져가길 잘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차가 밀려서 원주까지 가는데 근 3시간이 걸렸던 겁니다. 푸딩을 사들고 갔다면 다 녹아내리지 않았을까요.



P5니까 나름 이정도면 괜찮겠거니라 생각하며 들고 갔는데, 그래도 KY의 입맛은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치즈케이크가 진하지 않다며 투덜대더군요. 이런. 다음에는 어디의 치즈케이크를 사들고 가야할까요. 이 아가씨의 입맛은 수플레나 베이크드가 아닌 치즈무스랍니다. 당연히 젤라틴이 많으면 안되고 진~한 치즈케이크의 맛이 나야합니다.



곁들인 커피는 원주 롯데시네마 뒷골목의 어느 드립카페의 커피입니다. 카페 이름을 잊었군요.;ㅅ; 찻잔도 마음에 들고 햇살도 잘 들고 하지만 미묘하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조금은 다방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 커다란 쇼파가 문제가 아니었을까요. 혼자 온다면 바쪽에 앉아 커피 내리는 것을 보며 마셔도 좋겠습니다.-ㅠ-



카페에도 티라미수와 치즈케이크가 있어 시켜보았는데 그럭저럭한 수준입니다. 요구르트 맛이 많이 나는 치즈케이크였다고 기억합니다.



첫 커피는 뭐더라. 두 번째 커피는 아마 토라자. 요즘 나가서는 내내 토라자만 붙들고 마시는군요. 허허허. 케냐나 탄자니아나 다른 커피들은 종종 마셔보아서 어떤 맛인지 대강 감이 잡히는데 토라자는 아직 그런 느낌이 없습니다. 처음 이름만 듣고는 아프리카쪽 커피인가 싶었는걸요. 인도네시아라니까 만델린과 닮긴 닮았을텐데 그보다는 조금 연기향이 강한..? 그런 느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잔만 당겨서 찍어보았습니다.
아가씨들은 못할짓 ... 일지도 모르지만 잔을 보고 예쁘다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커피잔 받침을 다 뒤집어 보았습니다.-ㅂ-; 종종 친구들과 카페에 가서 예쁜 잔을 보면 다 잔받침을 뒤집어 보는데요, 여기 있던 커피잔은 다 일제였습니다. 두 종류가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한 종은 기억 못하지만 꽤 유명한 일본회사였고 다른 하나는 노리다케였습니다. 역시 노리다케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예뻤습니다.

그럼에도 왜 노리다케 잔을 사고 싶은 생각은 안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것 참 이상할세. 그러고 보니 로열 덜튼에서 나온 찔레꽃 덤불 시리즈도 예전에 그 동화에 홀딱 반해 있을 때는 모으고 싶더니 지금은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생각이 들어 손이 안갑니다. 취향도 많이 바뀌나봐요.'ㅂ'


어쨌건 KY를 위해 다음엔 티라미수를 만들어 가든지, 아니면 아주 진한 치즈케이크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정 안되면 각 유명 제과점의 치즈케이크만 모아서 순례를 하는 방법도..-_-a
어느 날 아침. 뒹굴거리다가 문득 커피 생각이 났습니다. 주로 마시는 커피는 선물로 받은 에스프레소 커피와 아버지가 사오신 베트남 커피인데, 그것 말고도 뭔가 잊은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 이상의 커피는 없을건데라고 생각하며 기억을 차근차근 더듬어 가다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커피가 하나 있었던 겁니다. 지난 일본 여행 때 공방 선물로 다른 커피들을 사오면서 함께 가져온 인도네시아의 토라자. 중배전으로 추측되는 그 커피가 그대로 밀봉된 채 남아 있던 겁니다. 어머나.


토라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이전에 올린 글에 있으니 넘어갑니다. 구입처는 신주쿠 루미네 지하 2층에 있는 기린 커피. 키린이라 적는 것이 맞을지 기린이라 적는 것이 맞을지 조금 헷갈리는군요. 신주쿠 남쪽 출구 근처에 루미네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그걸 타고 내려가면 와타시노헤야 등의 가게가 둘 나란히 있고, 에스컬레이터 뒤쪽에 커피집이 있습니다. 커피향이 솔솔 나니 위치를 헷갈릴 일은 없습니다.


다행히 가져온지 한 달 되지 않은 시점이니 마시기는 괜찮습니다.(다시 말해 이 사진은 한참 전 사진이란 것;) 서둘러 커피밀을 꺼내고 커피를 꺼냈습니다. 커피는 진공 밀봉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향이 날아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고요. 배전 시기를 적어두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구입 시에 일주일 내외였을테니 아마도 괜찮을 겁니다. 그러니 밀봉 포장을 뜯고 커피가는 기구에 콩을 와르르 쏟아 적당히 계량한 다음 갈아냅니다.
커피잔은 어떤 걸 쓸까 했는데 집에 있는 가장 만만한 것이 위타드의 커피잔입니다. 어흑. 앞으로는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커피잔.... Sharing a cuppa라는 말대로 같이 마실 사람은 없지만 혼자서 즐기면 그만입니다. 훗.



중배전이라 생각했는데 내리다 보니 또 커피가 진합니다. 하지만 맛을 보니 알겠네요. 마셔본지 시간이 좀 지나서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둥근 향이 입에서 확 퍼졌다 가라앉는 느낌? 신 맛이 강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속껍질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내린 탓이 클거라 생각합니다. 잡맛이 들어간 느낌이라..-ㅁ- 100% 제 취향은 아니지만 맛있는 커피였습니다. 어쨌건 꿈의 커피를 만나기는 쉽지 않겠다란 생각이 드네요. 자금이 허락하면 빈스서울에 가서 취향의 커피를 또 사와야겠습니다.-ㅠ-

원자재값 상승에 환율폭등까지 겹쳐 과자류도 가격이 상당히 올랐습니다. 그래도 르뺑의 쿠키는 건재합니다. 약간 맹맹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맛도 가끔은 생각납니다. 평소 집에서 만들어 먹는 비스코티에 비교하면 현격하게 달지만 그래도 시판쿠키 중에서는 덜 단 쪽에 속할걸요?



어느 날인가 간만에 간식 상차림을 해봤습니다. 위에 보이는 Carrs는 전에 코스트코에 가서 사온 크래커 5종 세트의 하나로 참깨맛이라 G가 제게 안겨줬습니다. G는 여전히 참깨, 견과류, 건과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ㅂ-;




홍차를 보니 알겠네요. 아마 Silky Witch님의 글을 보고 준비했을 겁니다. 롤케이크를 곁들인 티타임을 보고 있자니 저도 간만에 홍차를 마시고 싶은 욕구가 들어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메인은 홍차가 아니라 쿠키였다는 것. 그러니 제목도 쿠키 이름만 주르륵 나열된 겁니다. 홍차는 언제나처럼 트와이닝 얼그레이. 요즘 홍차를 하도 안 우렸더니 맛이 묘하게 나왔네요. 밀크티 준비할 때처럼 홍차를 듬뿍 넣어 그런가 봅니다. 제 취향은 엷은 홍차니까요.



바닥에 깔린 녹차쿠키, 아망디오 쇼콜라와 같은 초콜릿 쿠키, 초콜릿칩 쿠키, 얼그레이초코칩도 있고 코코넛 쿠키에 Carrs도 있습니다.

간만에 느긋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쿠키도 산처럼 쌓아놓고 하나씩 야금야금 먹었고요. 하지만 지금은 그림의 떡. 밀가루 금지를 내린터라 머나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과일이라도 좋으니 언제 느긋한 티타임을 다시 즐겨보렵니다. >ㅅ<

생협 모임이 있던 날, 카페 고희에는 제가 제일 먼저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 뒹굴거리며 먼저 커피 한 잔을 마셨습니다.

시간이 하도 지나 지금은 이게 어떤 커피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저 따끈따끈한 햇살에 녹아내리고 있었다는 기억뿐이군요. 후훗.



컵에 그려진 것은 작년 한창 유행하던 모양의 겉옷입니다. 민소매 옷에 아래는 주름이 많이 들어간 하늘하늘한 옷. 딱 달라붙는 청바지 위에 많이 입지 않았던가요?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햇살 아래 반짝 반짝 빛나는 저 거품들이 예뻐 보입니다.
지금 생각하니 케냐 AA같네요. 진한 드립커피를 찾다 골랐을겁니다.



창가자리는 역시 광합성하기 딱 좋아요.
맥도날드에서 작년말부터 본격적으로 커피 공략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미국에서의 맥도날드 커피 점유율은 상당히 높아져서 스타벅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정도라고 하는군요. 안그래도 건너 들은 이야기로는 미국 맥도날드의 커피 맛은 꽤 괜찮다고 합니다.

다만...
저는 맥도날드에서 새로 잡은 커피 광고 문구가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별도 콩도 잊어라'라는 것은 별다방과 콩다방의 이용객을 맥도날드로 이끌겠다는 이야기일겁니다. 즉, 새로운 맥도날드 커피의 이용자 층을 별다방, 콩다방과 같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별다방과 콩다방을 이용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지만 제가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 따뜻 혹은 시원하고 상대적으로 조용한 환경
- 오래 앉아 있어도 종업원의 눈치를 받을 일 없이 좌석을 점유할 수 있음
- 편안한 좌석
- 발견하기 쉬움, 마음의 준비는 필요 없음(아무래도 카페에 들어갈 때는 마음의 준비가 조금 필요하니..)
- 그럼에도 저렴한 가격. 카드와 컵 할인을 이용하면 중간컵의 아메리카노는 2500원, 카페라떼는 3000원이면 마실 수 있음

만약 맥도날드가 이런 조건에서 스타벅스보다 앞선다면 당연히 거기에 커피를 마시러 갈겁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맥도날드의 TV 광고는 이런 것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TV 광고는 맥도날드 커피도 별다방이나 콩다방 못지 않게 맛있는 커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천원, 4천원 커피를 가져다 놓고 맛 감별을 하는 것은 '당신들이 별다방, 콩다방 커피가 맛있다고 하는 것은 단지 가격이 비싸서 그런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 아닙니까. 그거 상당히 기분 나쁘지요. 당신이 마시고 있는 것은 가격과 브랜드지 맛이 아니다라고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진단 말입니다? 차라리 위의 저 조건들에 대해 강조한다면 모를까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는 광고를 내보낸 것은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끌어 오려는 이용자들을 잡아 놓고는 그 사람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삽질하는 격이지요.

일단 CF 이야기는 여기까지이고...


엊그제 대학로에서 맥카페 커피 무료 시음 행사가 있길래 한 잔 받아 보았습니다. 그 날 혜화역 출구 쪽에서 커피 머신을 가져다 놓고 즉석에서 뽑아 주더군요. 날도 무지 추웠는데 아르바이트 학생이 참 안되어 보였습니다.'ㅂ'; 평소라면 줄 서는 것도 번거로우니 그냥 지나쳤겠지만 커피 향이 굉장히 좋아서 절로 유혹당했습니다. CF 때문에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한 번 도전해보았습니다. 
시음용으로 따라준 커피의 양은 저 컵의 40% 정도였습니다. 컵 뚜껑을 닫아주었지만 궁금해서 컵을 열어보았는데 생각 외로 크레마가 꽤 두껍게 깔려 있습니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한 모금 마셨는데 우왓! 맛있습니다! 기대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커피 향이 좋아서 은근히 어떤 맛이 나올지 궁금했거든요. 약간의 신맛도 돌면서 진한 것이 이런 커피면 스타벅스보다 훨씬 낫습니다. 오오~.

그러나 그 다음엔 회의가 듭니다. 절대 매장에서 이런 커피가 나올리 없다는 것을요. 같은 머신을 쓰긴 하겠지만 커피 역시 동일할까요? 신선한 커피를 즉시 갈아 내야 이런 맛이 나올텐데 그 바쁜 매장에서도 그렇게 할까 걱정이 됩니다. 마침 시음 커피를 받을 때 맥 카페 쿠폰도 한 장 받았으니 직접 맥도날드에 가서 마셔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방문한 매장은 대학로가 아니라 종로에 있는 매장입니다. 유동인구도 많고 꽤 큰 곳이지요. 거기서는 아직 시음 행사를 하지 않았는지 쿠폰을 내밀었을 때 당황하더니만 매니저가 바로 처리해줍니다. 기왕이면 아이스크림도 같이 가져다 놓고 아포가토 식으로 만들어 먹자 싶어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같이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받아온 커피가 왠지 맛 없어 보입니다. 향도 나질 않고, 시음 행사 때 보았던 것처럼 크레마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드립커피를 따라온 것 같은 느낌인데요. 겁부터 집어먹고 조심조심 한 모금 마셔보았습니다.


........


던킨에서는 1월 31일까지 5년전 가격인 1900원으로 커피를 제공하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그 커피를 마시겠습니다. 맛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그 던킨커피가 맛있게 느껴질 정도로 무미의 커피였습니다. 이걸 커피라고 부르기는 참 미안하고 그냥 커피콩 달인 물이라 부르는 것이 낫겠습니다. 커피 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향도 나지 않는 커피.
제가 일하는 동안에는 베트남 핀으로 커피를 내려마시는데, 커피를 진하게 내려서 아메리카노처럼 물을 타서 조금 연하게 마십니다. 1차로 물을 탈 때까지는 그럭저럭 아메리카노 맛이지만 그 다음부터는 향도 거의 안나고 커피물이라고 불러야할 정도로 맛도 향도 거의 없습니다. 그냥 물 대신 마시는 음료지요. 제가 이날 마신 맥도날드 커피에서는 그런 맛이 났습니다.


저런 이유로 앞 부분에 장황하게 커피 CF가 잘못되었다고 한거지요. 시끄럽고, 춥고, 자리도 편하지 않고, 오래 앉아 있으면 종종 종업원들의 눈총을 받는 패스트푸드 점에 왜 가겠습니까. 500원 더 주고 별다방에 가거나, 아니면 돈 더주고 맛있는 커피 마시러 카페 가렵니다.


한 줄 요약: 어느 매장에서건 맛있는 커피를 제공해준다 한들 갈까 말까인데 커피도 맛없으면서 저런 CF를 하냐? -_-

신주쿠에는 도쿄 내에 딱 하나 있는 와치필드 다얀 카페가 있습니다. 다얀 빵집은 도쿄 외곽쪽에 있다고 알고 있고, 또다른 카페는 와치필드 박물관에 있을겁니다. 거긴 날 따뜻할 때가야 호수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으니 그 때 가겠다고 해놓았으니 아마 한동안은 못 갈겁니다. .. 그래봐야 다음 일본 여행을 언제쯤에 할건지 자체가 미지수이니 말입니다.;

와치필드 신주쿠점은 원래 Myload쪽에 있었습니다. 미로드라고 읽나요. 전 G랑 항상 마이로드라고 읽었는데, 하여간 거기 모자이크 거리 쪽에 매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그 거리가 완전 리모델링 들어가면서 스튜디오 알타 근처, 미즈호 은행 옆 골목에 와치필드 라비린스점으로 자리잡은지도 몇 년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가게지만 1층에는 소품이, 2층에는 옷이, 3층에는 카페가 있는 충실한 지점입니다. 지금까지 몇 번 가보았지만 카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갈 생각은 있었지만 장소가 좁다는 것과 오픈 시간이 12시라는 점이 맞물려 못 갔습니다. 이번 여행은 여길 다녀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을 거둔거로군요.(..)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면 이런 문이 보입니다. Dayan cafe. 런치 메뉴도 있지만 12시가 조금 더 지난 시점에서 런치가 끝났습니다. 그날 그날 준비된 음식만 제공하고 떨어지면 그냥 끝입니다. 그건 디저트도 마찬가지 같더군요.



3층까지 올라가는 도중에는 이런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아래 왼쪽에서 두 번째 그림을 보고 있자니 다얀, 너 참 거만하구나.-_-;



꽤 옛날 일러스트부터 최근 일러스트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다얀도 일러스트집이 따로 나왔다면 덥석 집을텐데, 다얀은 화집이 따로 없고 동화책 하나 하나에 다 다른 삽화가 들어가 있습니다. 진짜 수집을 하지 않으면 모를 삽화들이 많습니다. 이야기와도 연결되어 있으니 이야기를 모르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그림도 많고요. 환율만 떨어지면 다시 수집할텐데 환율이 도와주질 않네요. 아니, 바꿔 말하면 환율 덕분에 지름신이 안 오십니다.



내부는 굉장히 좁습니다. 벽쪽에 2인 테이블이 두 개인가 세 개 정도, 반대쪽 벽에는 바가 있어서 세 명 정도 앉을 수 있고 창가쪽에도 바 테이블이 있어 셋이 앉을 수 있습니다. 자리가 좁다보니 가방은 의자 아래에 있는 가죽 선반(?)에 올려야 합니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바깥을 찍어봅니다.



그리고 메뉴판.



다얀은 그린 것이 아니라 가죽으로 만들어 붙인겁니다. 그것도 앞치마와 모자는 위에 따로 붙인 것이고요. 당연히 비매품입니다. 흑..
메뉴판에는 사진과 함께 메뉴를 설명했습니다. 케이크도 많고 디저트도 많지만 역시 선착순이라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주문을 하면 물수건과 티슈, 포크가 든 통을 가져다 줍니다. 그냥 바구니에 천을 덧대고 리본을 묶은 것뿐인데도 소품이 참 귀엽습니다.



제가 주문한 밀크티가 나왔습니다. 오오. 다얀의 서커스 시리즈 포트와 잔이 함께 나옵니다. 잔 받침이 차가워서 실망했는데 정작 잔은 데워 나왔군요. 만져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여행 수첩입니다. 지금 또 세 개 제작 준비중입니다.(...)



다얀과 서커스. 와치필드의 유일한 서커스단인 마조리 노엘 이야기인가봅니다. 마시와 다얀이 티컵에 함께 들어가 있군요.



잔도 같은 무늬입니다. 찻숟가락은 그냥 금속제입니다.



그리고 우유통. 우유는 차가운 우유 그대로입니다.



홍차는 티백을 쓰더군요. 티부티크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잠시 뒤의 모습입니다.
G가 시킨 티라미수, 제가 시킨 시폰케이크와 밀크티. 밀크티와 시폰 케이크는 케이크 세트로 들어간 모양입니다. 나중에 영수증을 보니 가격이 조금 할인되어 있었습니다. 케이크가 담긴 접시는 앞서 <다얀> 분류에 올린 문고판 책 중에서 타테시나 일기의 그림을 보시면 됩니다. 타테시나 일기의 그림이예요.



시폰케이크는 크림과 냉동 딸기들, 블루베리 잼이 함께 나옵니다.


티라미수 위엔 다얀의 앞발자국이 찍혀 있습니다. 코코아 가루는 내오기 직전에 뿌린듯하고요. 코코아 가루의 젖은 상태를 보면 그렇지요?


선명한 고양이 발자국! 지탄이나 바닐라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은 여기가 '다얀 카페'이기 때문입니다.



타테시나 일기의 표지와 같은 그림입니다. (하지만 이 사진의 본 목적은 염장용.)

먹는 데 바빠서 미처 밀크티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맛있었습니다. 차는 2잔 반 정도 나왔고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아마 아쌈이었던 듯?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실론일지도 모릅니다. 하도 오랫동안 홍차를 마시지 않았더니 입맛이 둔해졌습니다. 하여간 우유도 듬뿍 넣어서 홀짝이며 폭신하면서도 쫄깃한 시폰케이크를 먹고 있자니 정말로 행복합니다. 티라미수는 시트 부분이 적고 크림이 많이 달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시간이 맞는다면 한 번쯤 가볼만한 카페네요. 품절된 다얀 식기를 만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게다가 한국 와치필드에는 접시류는 안 들어오더라고요.;ㅅ; 여행 다녀온 직후에 가봤는데 포트는 들어와 있지만 접시는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갈 때는 더 멋진 그림의 다얀이 제 지갑을 노리고 있겠지요.

사진에는 없지만 돌아나오면서 다얀 쿠키도 하나 사왔습니다. 이건 다음에 글 올리겠습니다.

도쿄에 가서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이 스타벅스인 이유는 딱 하나. 벤티사이즈 텀블러를 구하러 갔던 겁니다. 신주쿠 역 주변에는 스타벅스가 꽤 여럿 있는데 그 중 벤티 텀블러를 파는 곳은 NOVA 건너편에 있는 지점 하나입니다. 다른 곳은 새로 나온 텀블러만 있고 벤티 사이즈는 없더군요.



스타벅스에 들어가면 항상 시키는 것은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입니다. 평소에는 캐러멜 카푸치노도 함께 시키는데 G가 새로 나온 라벤더 얼그레이 차이 티 라떼가 무슨 맛인지 궁금하다고 해서 이번엔 빠졌습니다. 나온 것을 확인해보니 컵에 라벤더 향이 나는 얼그레이 티백이 들어 있던데요. 향이 약하다고 G가 오래 담궈 두더니 이번엔 역으로 너무 진해졌다고 해서 마시다가 말았습니다.

앞에 있는 케이크는 자하토르테란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원조 자하토르테는 절대 이런 맛이 아니겠지요. 이건 그냥 뻑뻑한 느낌의 초콜릿 시트 윗면에 잼을 바르고 거기에 초콜릿 코팅을 하면 끝. 코팅한 초콜릿이 굉장히 답니다. 진짜 자하토르테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이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 보니 도쿄에는 데멜 지점도 있는데 한 번도 못가봤습니다. 이세탄에도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왜 안먹었을까요.;ㅂ;



말차 프라푸치노야 두말할 나위 없이 맛있지요. 그래서 한국(집 앞) 스타벅스와의 차이를 분석해보았습니다.

1. 집 앞에서보다 얼음이 곱고 균일하게 잘 갈려 있다. 따라서 빨대로 마실 때 얼음 덩어리가 빨대 구멍을 막는 일이 없다. 균일한 입자라서 입안에 들어왔을 때의 느낌이 좋다.
2. 단 맛은 비슷하다.
3. 크림이 더 부드럽다. 휘핑기계는 같아 보이나 일본쪽의 크림이 제대로 각이 잡히지 않는 것은 질소 충전의 문제 때문인지, 크림의 차이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먹을 때 보면 이쪽이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집 앞 스타벅스는 더 단단한 느낌이다.(식물성 휘핑크림과 유지방 100% 휘핑크림의 차이인지는 밝혀내기 어렵더군요. 사전에 비교해서 먹어봤더라면 알 수 있었을지도?)

그래도 달긴 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도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호텔(신주쿠 프린스) 옆에 있는 시애틀 베스트는 일요일 아침은 오픈시간이 늦는지 안 열었고, 크리스피는 사람 장벽이 엄청나서 포기했습니다. 하기야 크리스피는 그 전에 가서 설탕 단 맛에 뒤통수를 가격 당했으니 또 갈 필요는 없지요. 일요일 아침 9시 반에도 줄 서서 크리스피 박스를 사가는 사람들이 참 신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요즘 보기 힘든 모습이지요?



쿠키 접시 위에서 흐느적대는 태공망. 음료는 타조차이티라떼와 카페라떼입니다. 앞 왼쪽 접시는 시나몬롤, 그 오른쪽은 쿠키입니다. 쿠키는 개당 210원이었지요. 환율 생각하면 지는겁니다?

카페라떼는 제가 지금까지 한국 내, 일본 내 스타벅스 다니면서 마셔본 것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 없었습니다. 맹탕. 그래도 엊그제 올린 모 지점의 캐러멜 카페라떼보다는 조금 낫지만 맛 없어서 절반 이상 남겼습니다. 괜히 중간 사이즈로 시켰다고 후회했습니다. 시나몬롤도 그럭저럭인데 쿠키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오른쪽은 초콜릿 정크 쿠키, 왼쪽은 초콜릿 마시멜로 쿠키. 이름이 쿠키를 그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콜릿 정크 쿠키는 한국에서도 보기 쉽고 생각한 그대로의 맛입니다. 하지만 초콜릿 마시멜로 쿠키는 처음 봤습니다. 쿠키를 만들면서 속에 마시멜로 하나를 넣어 구운 겁니다. 그러니 칼로리는 ... (거기까지;) 쿠키를 쪼개면 사이에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마시멜로가 들어 있으니 약간 쌉쌀한 느낌의 초콜릿 쿠키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이것 자체도 안 달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아메리카노랑 함께 한다면 맛있겠네요. 일본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는 마셔보질 않아서 맛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일본에서는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니 마시고 싶다면 쿠키를 사오고 커피도 다른 곳에서 사와서 집이나 공원 어드메에서 홀짝여야겠지요. 겨울에는 좀 추우니 어렵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12월 마지막 주말은 포근했습니다. 최고 온도가 12도까지 올라가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서 괜찮았습니다. 걸어다니면 덥고 그늘에 들어가면 싸늘하고 해서 감기 걸리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지만 말입니다. 지금 감기 걸려 있는 것은 그것보다는 공항에서 환기 안된 공기에 오래 노출되어 있었던 탓이 크지만...


한 줄 요약. 말차 프라푸치노와 쿠키만 맛있었습니다.-ㅠ-

12월에 위타드에서 메일링으로 Chai라는 주제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맨 아래에는 위타드에서 판매하는 차이용 찻잎이 링크되어 있어 역시 상품용이다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걸 주제로 글을 쓰겠다고 생각하고는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쓰게 되었네요.'ㅂ'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Chai Tea is drunk all over India; in fact the word 'Chai' is simply Indian for tea.

In traditional Indian recipes, this tea is made using strong black tea with a variety of spices added to it, including cinamon, cardamom, ginger, clovers & pepper.

There are hundreds of recipes for Chai, depending on the region one is visiting, but all have some similarities.

* Storng, black te is simmered together with cardamom, other spices, sugar & milk. This is often done in large quantities in a large pan or metal kettle over an open fire.
* Start with water and tea leaves. Fresh or condensed milk is added, followed by plenty of sugar.
* Cardamom, cinnamon and other spices are added to the brew that is then allowed to simmer for up to an hour to let the flavours infuse and the liquid to reduce slightly.
The resulting drink is very sweet, spicy and creamy.

You can certainly adapt the traditional way of making Indian Chai, without resorting to a metal pot on a camp fire. Heat 3-4 teaspoons of black tea with spices in a metal pan or teapot on the stove, using half water and half condensed milk. Add sugar if desired. This is simmered, not boiled, for half an hour and then drunk. How syrupy and shpicy it tastes is really dependent of your measuring.

In the West we have adapted Chai, which still comes in many varieties. However it is often brewed light and serveed black, which we might call the European way, as well as brewed strongly and served with milk the Indian way.


윗 부분을 날림 해석하면..


차이티는 인도 전역에서 마십니다. 사실 차이라는 단어는 차를 일컫는 간단한 인도어입니다.
전통적인 인도 조리법에서는 이 차는 시나몬, 카르다몸, 생강, 정향(클로버), 후추를 포함한 다양한 향신료를 더한 강한(진한) 홍차를 써서 만듭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수백 가지 조리법이 있지만 다들 몇가지 유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강한(진한) 홍차는 카르다몸, 다른 향신료, 설탕과 우유와 함께 뭉근히 끓입니다. 이것은 종종 난롯불에 올린 넓은 팬이나 금속 주전자를 써서 많은 양을 만듭니다.
* 물과 찻잎으로 시작합니다. 우유나 연유를 더하고 설탕을 넣습니다.
* 카르다몸, 시나몬(서양계피), 다른 향신료들을 음료에 더하고 향이 우러나고 액체가 조금 줄어들 때까지 힌 시간 정도 뭉근하게 끓입니다.

만들어진 음료는 매우 달콤하고 향이 강하고 부드러울 것입니다.
(이지만;; 달콤하고 스파이시하고 크리미할 것이다가 더 잘 와닿습니다;)

모닥불에 올린 금속 주전자 없이도 전통적인 방식의 인도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향신료와 3-4 작은술의 홍차를, 물 반 연유 반(condensed milk를 절반 넣으라는게 그건 너무 달지 않을까요;)을 넣고 스토브에 올린 금속팬이나 티포트에 넣어 가열합니다. 필요하다면 설탕을 더합니다. 이것을 30분 정도 (팔팔) 끓이지 말고 뭉근하게 끓인 다음 마십니다다. 얼마나 달큰하고 향이 강한 맛이 날지는 만드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아래는 생략)



이 아래에는 위타드에서 판매하는 차이용 티로 스파이스 차이, 스파이스 임페리얼, 무카페인인 시나몬 차이와 초콜릿 차이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못미 위타드.T-T

12월 26일 기사로 위타드의 파산이야기가 떴습니다. 영국의 기업들이 휘청이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위타드가 파산했고 인수한 곳이 영국의 어느 사모펀드라고 나왔습니다. 이 사모펀드는 도산한 기업을 싸게 사서 되판다고 하는데요, 130여개의 매장이나 950 여 명의 직원들이 어찌 될지 불투명하다고 합니다. 흑. 이제 삼베리도 마시기 어렵고 위타드에서 나온 위니 더 푸의 컵도 못 구하고 잉글리시 로즈도 마시기 힘들어지는 건가요? 트와이닝만이라도 잘 살아남아주길 바랍니다. 트와이닝 얼그레이가 없어지면 홍차를 끊을지도 몰라요!

토요일 아침, 해도 뜨기 전의 핫 초콜릿 한 잔!




풍성하게 거품을 내서 우유 거품을 듬뿍 올리면 음료가 잘 식지 않습니다. 훗훗훗~





오늘 기력이 되면 책 감상도 마저 올려야 하는데 말입니다.;ㅂ; 어찌되었든 오늘 중에는 꼭 올릴겁니다.

호두 밀크티를 만들어 본 뒤, 티이타님이 아몬드로도 만들어 달라고 하셔서 지난 주말-아니 그 보다 더 전에 도전해보았습니다. 견과류 밀크티 레시피는 여러 가지를 돌려서 해보고 있는데 이번 것은 그닥 마음에 안듭니다.

밀크티, 혹은 차이를 만듭니다. 걸러서 냄비를 닦은 다음 차이를 냄비에 도로 붓고 다진 아몬드를 넣습니다. 아몬드는 칼로 다지는 게 아니라 '긁으면' 훨씬 쉽게 가루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몇 번 불에 올렸다 내렸다 하며 끓이고 뜨거운 물로 데운 컵에 담으면 완성입니다.
그러나. 차이를 만든 다음에 아몬드 가루를 첨가했더니 아몬드의 향이 약합니다. 아무래도 두 번째 끓이면서 차이가 진해지다보니 상대적으로 견과류의 맛이 약해지나봅니다. 제대로 만들려면 처음에 우유를 끓일 때부터 아몬드 가루를 넣고 끓이고 아몬드를 걸러 건더기를 컵에 담은 다음 아몬드 우유로 차이를 만들어야 싶은걸요. 조리법을 다시 연구해봐야겠습니다.

어느 날, 엄친딸을 두신 어머니 친구분이 선물로 주셨다는 월병이 저희집 식탁 위까지 올라왔습다. 식탁 위에 못 보던 과자가 있는데 자세히 보니 월병이더군요. G는 견과류도 싫어하고 앙금도 싫어하고 말린 과일도 싫어하니 월병에 손을 댈리가 없지요.-ㅂ-; 그래서 제가 낼름했습니다.

월병이니 기왕이면 중국차가 좋겠다 싶었지만 집에 중국차는 없습니다. 대신 랍상소총이 있지요. 강렬한 훈연향 때문에 아주 가끔만 마시는 차입니다. 나눠서 작은 병에 담아 둔 것이 있었는데 지금쯤이면 향도 꽤 날아갔을테니 괜찮겠다 싶어서 꺼내 보았습니다.


준비 완료. 유리병에 랍상 소총이 담겨 있고 옆에는 월병이, 그리고 차도 다 준비했습니다.



차를 조로록 따르고,


월병을 뜯습니다. 백과라고 새겨져 있군요. 백가지 과일-아마 많은 과일을 뜻하나 봅니다. 보통 월병은 중국에서 추석 전후에 먹는 것이니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것일테고, 그래서 저런 글자가 들어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린 과일이 들어가 있겠지 싶었는데 百果가 아니라 白果입니다. 속에는 견과류가 섞인 하얀 앙금이 꽉 차있습니다. 진한 향의 홍차와 잘 어울리는군요.


그리하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티스토리달력 응모 사진입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쿨픽스 885로 찍은 것이 맞냐고 묻고 싶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 맞고요; 앞서 다른 사진들은 살짝 붉은기가 도는 것이 니콘 사진 맞는데 이쪽은 화이트밸런스를 조정해서인지 느낌이 다른 사진이 나왔습니다.

극동방송국 맞은편, 요기 골목 저 안 쪽에 있는 다방의 카페모카입니다. 하지만 몇 년 전 사진이니 지금도 이렇게 나오는지는 모르겠네요.
이번에도 몰아서 하다보니 책 권 수가 좀 많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것도 있고 여러 차례 읽어서 서지사항을 적지 않은 것도 있고요. 지금 읽고 있는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기 겸 수필이고 그 직전에 읽은 것은 신이현의 <알자스>입니다. 크리스마스 때 보면 딱인 책이라니까요. 알자스의 겨울은 역시 크리스마스를 빼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덕분에 제과신이 살짝 어깨에 내려오셨습니다. 흑;

김연수, <여행할 권리>, 창비, 2008, 12000원
채다인, <나는 편의점에 탐닉한다>, 갤리온, 2008, 8800원
백희나, <구름빵>, 한솔교육, 2007, 8500원
박상희, <커피홀릭's 노트>, 예담, 2008, 12000원
가이도 다케루,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은행나무, 2008, 11000원
미야베 미유키, <레벨 7 상-하>, 북스피어, 2008, 각 9500원
임윤정, <카페 오사카 교토>, 황소자리, 2008, 12000원

권 수로는 8권이군요. 레벨 7이 상, 하로 나뉘어 있어 그렇습니다.


짧게 쓸 수 있는 것부터 하지요.
카페 오사카 교토는 이전에 카페 도쿄를 쓴 작가가 도쿄에 있을 때 잠시 다녀온 오사카, 교토의 카페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후에 책을 내기 전 조사차 다녀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책 속에도 나오지만 도쿄쪽보다는 오사카나 교토 카페 분위기가 조금 더 독특합니다. 요즘 생기는 홍대 카페 분위기가 이런 주제를 따라가려고 한다는 생각인데, 커피 맛 자체보다는 분위기에 승부한다는 느낌? 하지만 각각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는 점에서는 오사카나 교토의 카페가 나아 보입니다. 홍대 카페들 중에서 자신만의 주제를 제대로 가지고 있는 곳은 몇 군데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런겁니다. 요즘이야 홍대 카페를 들어갈 일이 거의 없으니 확신은 못합니다. 하지만 마포 도서관 근처의 카페 무리는 비슷비슷하게 보이거든요. 너무 몰려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 관서를 여행하기 전에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지만, 지나치게 몰두하지는 마세요. 자칫하면 여기 나온 카페들을 모두 찍어보겠다라는 만용을 부릴지도 모릅니다. 하핫.

여행할 권리를 읽고 난 감상은 왜 이 책이 그렇게 도서관에서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서관에 들어온지는 꽤 되었는데 이상하게 예약자가 많은 책이거든요. 예약 시도를 했다가 포기하고는 다른 경로로 구해 읽었습니다. 하지만 글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렸습니다. 빠리라든지 토오꾜오 등의 표기가 낯설어서 글에 몰두하는 것에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도 소설가가 쓴 여행기다보니 글은 꽤 잘 읽힙니다. 여행도 보통은 주제가 있는 여행으로 다니기 때문에 재미있었고요. 도쿄 여행기는 이상의 생애와 연결해서 글이 흘러가는데 이상의 삶이 이랬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그냥 날개의 기둥서방 이미지만 강했거든요.;
다른 것보다 소설가 모임에서 보인 뻔뻔한(...)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부분은 꼭 읽어보세요.

구름빵은 강력 추천작. 우울할 때 보면 좋은 그림책입니다. 내용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일러스트가 재미있습니다. 길이도 짧고 하니 서점에서 휘릭 넘겨보셔도 됩니다. 보고 나면 사고 싶어질지도 모르니 그 부분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저도 구입 예정 목록에 넣어 두었습니다.

편의점 탐닉은 무난무난합니다. 편의점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른 곳은 별 문제가 없지만 걸리는 부분이 딱 한 군데 있더군요. 블로그에서라면 그렇게 표현해도 무리가 없지만 책으로 나왔을 때는 한 줄 빼도 괜찮았을건데 말입니다. 작은 탐닉이라는 시리즈 제목에 잘 맞는 책이란 생각입니다. 

커피홀릭의 노트는 처음 읽을 때와 나중에 다시 생각했을 때의 느낌이 확 다른 책이었습니다.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때는 글에 집중이 되지 않아서 불평했는데 뒷부분으로 갈 수록 집중도는 높아집니다. 아마도 제가 커피에 대한 기본 지식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앞부분에는 그다지 집중을 못했고 뒷부분의 특이한 커피용구들을 보고는 홀딱 반해서 그랬을 겁니다.
책의 가독성이 낮은 편인 것은 삽화 때문입니다. 책의 절반 가까이 삽화가 들어가 있는데(삽화 비율이 40% 가량) 문제는 삽화에 들어간 설명이 필기체 영어라는 겁니다. 캘리그라피처럼 장식 글자이기도 해서 도저히 알아볼 수 없습니다. 작가가 영국 유학을 다녀온 것도 필기체 영어를 쓴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데 커피에 지식이 조금 있으니 그나마 몇 개는 알아보았지만 나머지는 철자를 몰라봤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익숙한' 그림체라는 것도 반감의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도 가격 대 성능비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커피용구들을 다양하게 소개해서 커피 입문서로도 나쁘지 않고요. 살지 말지는 조금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걸 사면 커피 지름신이 확 내려올 것 같아 무섭습니다.

레벨 7은 교보에서 처음에 보았던 리뷰를 보고 상상한 내용과 실제 내용에 굉장한 거리감이 느껴져 읽으면서 당황했습니다. 이 때는 또 묘하게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 안 땡겨서 놔두고 있다가 대충 대충 건너 뛰면서 반납하기 직전에 다 읽었습니다. 읽은 뒤의 느낌은 꽤 좋았습니다. 어제 또 온다 리쿠의 책을 빌려서 다시 보고 있는데 온다 리쿠는 읽고 나면 입맛이 씁니다. 미미 여사 쪽은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니 훨씬 취향인 거죠.
실험적인 형식이나 그런 것은 등장하지 않지만 딱 추리 소설 느낌에 맞춰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물론 미미여사 책 답게 사회문제도 섞여 있으니 생각하며 읽어봅시다.(음?)

다음은 마리아 불임클리닉의 부활.
처음에 가이도 다케루의 책이 또 나왔다고 해서 같은 출판사에서 냈나 했더니 아니었습니다. 은행나무에서 나왔군요. 일본 소설이 한창 쏟아지던 때 은행나무에서도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즘 읽은 책들 중에는 은행나무에서 나온 책이 없었나 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보고 있자면 한국의 출산 정책이 어디부터 잘못 되었는지 빤히 들여다 보입니다. 일본 이야기지만 일본의 저출산보다 한국의 저출산이 훨씬 시급한 문제라고 봅니다. 한국의 저출산은 다른 쪽의 문제가 크기도 하지만 그래도 리에가 말하는 출산 대책이 머리 굳어 있는 후생성 공무원들의 정책보다 훨씬 낫다고 봅니다. 하도 출산인구가 줄어서 한국도 산부인과들이 폐업하기 직전이 아닐까 싶은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조산원 문제도 있군요. 한국에서는 조산원도 완전히 없어졌지요? 아기를 받는 것은 경험많은 조산원과 의사의 합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더 재미있었습니다.
냉혈이든 냉철이든 얼음이든 하여간 멋진 의사선생님 밑에서 저도 생물학 수업 받고 싶어요.;ㅂ;





오늘의 상태.

웹페이지 6개 띄워 놓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동시 다발적으로 검색 업무를 수행하며, 검색 결과를 긁어 정리해 편집 작업을 마치면 한글 파일에 붙여 넣기를 하여 보고서 작성중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 다른 곳을 들어가곤 있지만 출근한 이후부터 내내 이 상태.;ㅂ;

주말에 찍은 사진들은 이후에 올리겠습니다. 책 리뷰도 마저 올려야 하는데......;

어제 오후에는 집 근처 스타벅스에 가 있었습니다. 집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라 옷도 간단히 챙겨입고 이런 저런 일감을 가방에 넣어 노트북을 챙긴 G랑 함께 놀러 갔다 왔습니다. 집에서 업무를 하면 왠지 마음이 안 잡힌다고 G가 투덜대서 같이 스타벅스에 다녀온겁니다. 집에서 가장 가깝고 커피값이 싸고, 콘센트가 있으니 노트북으로 작업하는데도 별 무리가 없지요. 그래서 아주 가끔-두 달에 한 번 정도는 스타벅스에서 뒹굴거리러 갑니다.
스타벅스에 자주 가는 이유는 그런 겁니다. 어디를 가든 인테리어가 크게 차이 없어서 익숙합니다. 익숙한 환경에서 작업을 하려고 할 때는 여기가 좋지요. 거기에 이런 저런 할인을 받으면 커피값도 쌉니다.

G가 들고 간 녹색 컵은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버전 컵. 2003년에 일본에서 구입한 겁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이번 할로윈의 부엉이 머그고요. 저는 아메리카노 중간컵, G는 토피넛라떼 큰컵입니다. 머그라도 상관없이 300원 할인은 해줍니다. 거기에 통신사 할인을 받았더니 커피 두 잔에 7천원. 그리고 &d 카드로 결재했으니 포인트리는 20% 적립입니다. 음하하~.

집이 가까우니 저는 중간에 한 번 집에 다녀왔습니다. 다이어리 배색을 위해 몽창 들고 나왔던 천도 갖다 놓고 뜨거운 물도 가져올 겸해서 말입니다. 집에서 뜨거운 물을 끓여 들고 나와서는 아메리카노에 부어 희석해 마셨습니다. 집이 가까우니 별 짓 다하는군요.-ㅂ-;



토피넛 라떼에 크림은 조금만. G의 주문이었는데 받아 들고 한 입 마시더니 바로 후회했습니다. 커피 카페인에 민감하셔서 마시고 나면 후폭풍이 두려운데 무슨 생각으로 라떼 그란데를 시킨 건지 본인도 모르겠다고 하던걸요. 평소에는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마시는데 어제는 날이 쌀쌀해서 차마 프라푸치노를 못시켰던 겁니다.


드디어 제목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날 저랑 G가 간 집 앞 스타벅스는 한국인 반 외국인 반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영어와 다른 언어가 섞여 들렸고 한국어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뭐, 외국인들의 목소리가 크기도 했지만 제 근처에는 특히 더 외국인이 많았거든요. 그 쪽 목소리가 크다보니 한국어가 더 잘 안 들렸던 것도 있습니다. 원화가치 하락(-_-)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져서 외국인이 많았던 건 아닙니다. 일요일만 되면 아마 여기 스타벅스와 근처 할리스에는 외국인의 비율이 확 높아집니다. 패스트푸드점은 가지 않아서 모르겠네요.
일요일이 되면 혜화동 성당에는 외국인을 위한 미사가 열립니다. 아마 정오에 열리나봅니다. 그 때쯤이면 혜화로터리에는 노점이 즐비하고 혜화역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보이거든요. 스타벅스에는 금발 외국인도 여럿 보였지만 상당수는 동남아시아쪽 외국인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떠는 것인지 발랄하고 활기찬 목소리가 여기저기 들리더군요.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뭔가 일에 집중하고자 할 때는 이런 곳이 더 잘됩니다. 아주 조용한 곳보다는 적당히 시끄러운 곳, 그래서 벽을 쌓고 혼자 업무에 열중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
잠시 일하다 말고 고개를 들어보니 저와 G가 나란히 앉아 있는 창가쪽 자리에는 노트북 여섯 대가 나란히 늘어서 있습니다. 그것도 기종이 다 다르군요. 재미있는 광경이었지만 덕분에 노트북 지름신이 잠시 내려오셨습니다.;;


조은희, 오사다 사치코, <차 한 잔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이른아침, 2008, 18000원
박현신, <나는 허브에 탐닉한다>, 갤리온, 2008, 8800원


리뷰 쓰는 것을 더이상 미루면 아예 잊어버릴 것 같아 날림으로라도 쓰렵니다.-_-;

양 책 모두 괜찮았습니다. 차 한 잔~은 예전에 리뷰를 올렸던 <사치코의 일본차 이야기> 작가와 조은희씨가 함께 쓴 책입니다. 세계 각지의 차 마시는 풍경을 보여주고 있고, 상당수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곳이라 재미있었습니다. 터키나 인도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베트남, 라오스 등의 동남아시아 지역, 그리고 티벳을 비롯한 낯선 곳에서의 차 마사기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깊게 다룰 수 없으니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비판적인 태도로 책을 보게 되긴 합니다. 모르는 지역에 대한 정보니까 100% 신뢰는 하지 않는달까요.
용어의 통일 문제도 조금 걸렸습니다. 한국어 표기법으로는 짜이가 아니라 차이가 맞습니다. 각 지역마다 발음의 강도 차이가 있으니 차이라 실제 부르는 곳과 짜이라 부르는 곳이 다를텐데 말이죠. 뭐, 차를 부르는 이름은 비슷하니 읽을 때마다 조금 헷갈리기도 합니다.

허브 탐닉은 구입목록에 올려두었습니다. 쿠켄에 꽤 오랫동안 허브 기사를 연재했던 박현신씨가 작은 탐닉 시리즈로 책을 낸다는 것을 알고 나선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거든요. 과연 내용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러 허브 이야기와 그걸 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몇몇 사진들은 눈에 익은 걸로 보아 쿠켄에서 썼던 사진을 다시 게재한 듯합니다.
조만간 구입할테니-마일즈와 같이 올렸습니다;-구입하면 생협 번개 때 들고 나가겠습니다.^ㅁ^

이번에도 정보 출처는 쿠켄. 홍대에 짜이를 전문으로 내는 카페가 생겼다기에 호기심이 동해 G를 끌고 다녀왔습니다. 아래의 국수를 먹고 나서 이동한 곳이지요.

홍대를 자주 다니신다면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쿠켄에서 위치 설명하기를, "홍대 놀이터에서 수 노래방으로 가는 길에 아디다스 건너편 골목"이라고 아주 간단하게 해두었는데 그 대로 찾으니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웃음)
홍대 놀이터를 끼고 수노래방 방향으로 죽 걸어내려갑니다. 엔젤리너스를 지나고 카오산을 지나 내려가다보면 오른쪽에 아디다스가 있습니다. 거기서 잠시 멈춰서서 왼편을 보면 작은 골목이 있습니다. 그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갈래길 있는 곳에 바로 묵타가 보입니다.


1층에 mukta라고 간판을 해놓은 가게가 보이지요.


텐시노 스미카를 아시는 분이라면 텐스미 뒷골목으로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층의 Cafe Ann에서 뒷골목으로 빠지는 문이 있지요. 거기서 나와 왼쪽으로 걸어가다보면 위의 갈래길이 보일테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보입니다. 다시 말해 텐시노 스미카에서 멀지 않습니다. 걸어서 몇 분 내외로군요.

내부사진은 찍은 것이 없는데, 대체적으로 어둡습니다. 보통의 네모진 공간에, 앞쪽편에 주방을 만들어 앞쪽의 바와 안쪽의 좌석을 분리해두었습니다. 그리고 가게 문 들어가면서는 외부 테이블이 있어서 흡연석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밖에 나와서 차 마시는 것도 좋겠지요.

짜이 전문이라지만 메뉴는 꽤 다양합니다. 커피 쪽 메뉴도 상당히 있고요. 카페인을 싫어하신다면 라씨도 있습니다. 인도식 요거트 음료인데 요거트 스무디와 조금은 비슷하지만 얼음을 넣지 않고, 요거트 발효균이 좀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티벳 버섯 같은 걸로 하려나요? 그건 잘 모르겠씁니다.-ㅂ-



들어가면서 왼편에 벽을 바라보게끔 나무 테이블이 길게 놓여 있습니다. 면벽수행은 취향이 아니지만 안쪽은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여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노란색 다이어리처럼 보이는 것이 메뉴판입니다. 사진첩인데, 사진 대신 검은 종이에 은색 펜로 적은 메뉴가 꽂혀 있습니다.
위에 보이는 것은 서비스로 나온 과자입니다. G가 두 개를 홀랑 먹어서 제 몫만 남아 있습니다. 하나는 땅콩버터샌드, 다른 하나는 파인애플 롯데 샌드라고 추측합니다.(..)



짜이가 나왔습니다. 향신료를 조금 약하게 해달라 부탁했는데 진하기는 그대로입니다. 생강도 조금 들어갔을테고요.(향신료를 줄여달라 부탁드렸더니 생강은 어떻게할지 물어보시더군요.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단맛도 가미되어 있지만 강하진 않습니다. 더 달게 마시고 싶으면 저기 보이는 설탕을 넣으면 되겠지요.
색은 사진에 보이는 그대로입니다. 진한 인디언 핑크.(살색은 부적절한 단어입니다!) 외래어표기법에 맞춘다면 짜이가 아니라 차이가 맞지만, 왠지 인도식으로 끓여낸 차이는 짜이라고 강하게 부르고 싶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앞에서도 다 짜이라고 적었습니다. 훗훗훗~

맛은 확실히 진합니다. 하지만 짜이라면 응당 기대하는 것이 있지요. 진한 맛, 강렬한 향, 혀가 얼얼해질 정도의 단 맛. 아마 제가 그렇게 요청하기도 했고 일부러 맞춰주신 것도 같지만 향은 상대적으로 약했고 단 맛도 제 입맛에 맞는 수준의 적절한 맛이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주문해놓고도 아쉽다는 건 뭔지..; 다음에 간다면 정통으로 만들어주세요!라고 해볼까요.
차이를 처음 마신 것은 티앙팡에서였고 거기의 차이는 순한 편입니다. 요즘 제가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정도의 수준이랄까요. 그 다음에 마셔본 곳은 에베레스트였는데 거기도 강렬한 맛은 아니었다고 기억합니다.-ㅂ- 뭐, 가장 맛있는 짜이를 마시려면 인도에 직접 가서 땀을 비오듯 쏟다가 현기증이 날 때쯤 길거리에서 만들어파는 아저씨에게 한 잔 만들어 달라 해서 물소젖과 소젖을 반반씩 섞어 차도 듬뿍, 설탕도 듬뿍 넣어 볶듯이 만들어 약탕기의 한약재 짜듯 비틀어 짜, 마지막 한 방울까지 꾹꾹 눌러 담은 양은 컵에 마셔야 하는 겁니다.
(위의 묘사 장면은 순전히 상상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저는 캄보디아와 홍콩과 도쿄를 제외한 외국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지만 인도, 네팔, 부탄 음식점에 가지 않아도 진한 짜이를 마실 수 있는 곳을 홍대 근처에서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입니다. 차는 아마도 아마드를 쓰지 않을까 합니다. 주방 한 켠에서 아마드 캔을 봤거든요.



G가 시킨 코코넛 라씨. G는 잘못 시켰다고 내내 투덜거리더군요. 과일 라씨도 다양하게 있었는데 과일 라씨는 마시고 싶지 않다고 코코넛을 시켰습니다. 견과류나 뭔가 씹히는 것이 들어가는 과자를 질색하면서 이걸 시켰으니...; 아마 코코넛 밀크가 들어갔을텐데, 그것보다는 코코넛 필링의 씹히는 맛이 굉장히 강해서 말입니다.; 투덜대며 먹다가 절반쯤 남겼습니다. 이런....



자아. 이날의 주목 메뉴였던 초콜릿 머드 케이크입니다. 머드란 단어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이, 찐득한 타입의 초콜릿 케이크입니다. 그래서 기대를 했는데.....


염장샷은 접사가 제격인겁니다.(...)

G는 안 먹겠다고 해서 저 혼자 저 케이크 하나를 홀랑 다 먹었습니다. 절대 이런 짓은 하지 마시고요, 가능하면 2명 이상이 나눠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 조각 잘라 입에 넣는데 맛이 초콜릿 그 자체입니다. 으허허허허허; 초콜릿을 녹여서 다시 굳혀먹는 맛? 생초콜릿의 맛? 하여간 진하고 찐득한 초콜릿 케이크를 원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 도전해보세요. 단, 제 입맛에는 달았습니다. 진하기는 했지만 쓴 맛은 좀 부족하달까요. 제가 초콜릿을 좋아하긴 하지만 저런 케이크를 혼자서 다 먹을 수 있었다는 것이 좀 아쉬움이 남는 겁니다.
당연히 보통의 케이크처럼 부드러운 시트 타입을 원하시는 분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바닥에 뿌려진 것은 초콜릿 소스, 동그란 것은 블루베리 소스입니다. 새콤한 블루베리 소스가 들어가니 그것도 좋습니다.-ㅠ-

짜이, 코코넛라씨, 초콜릿 머드 케이크를 모두 합해서 18000원이 나왔습니다. 각각의 가격이 기억나지 않는군요. 얼마더라. 라씨 가격이 조금 높았다고 기억하니 아마 6천원, 8천원, 4천원인듯합니다. 머드 케이크 가격이 4천원인지 5천원인지 가물가물하군요.
혼자 읽을 책 한 권 들고가 바깥의 테라스에 나가 뒹굴뒹굴하는 것도 언젠가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라지만 언제 다시 갈지 기약이 없군요...............;)

요즘은 홍차보다 커피를 훨씬 더 많이 마십니다. 설거지가 간편해서 그런지도 몰라요. 홍차는 티포트를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집에 커피가 잔뜩 있으니 마셔주는 것이 인지상정! 홍차의 상미기한보다 커피의 상미기한이 짧은 것이 문제입니다.-ㅅ-;
드립커피를 마실 때는 항상 위타드 커피잔을 꺼내고, 연하게 마실 때(물 타 마실 때)는 부엉이나 야호메이를 꺼냅니다.



이건 지난 주말에 만들어 마신 호두 밀크티.



이번엔 걸러서 다시 끓였습니다. 밀크티를 만들고, 걸렀다가, 다시 냄비를 씻어서 거기에 다진 호두를 넣고 살짝 끓이는 겁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향이 안납니다...;ㅂ; 크흑. 다음엔 으깨서 넣어볼까.;



슬슬 티타임이 되어가는군요.


사진을 보아하니 이건 G방의 컴퓨터 앞. 다얀 접시에 흑임자 다식 두 개를 올려 놓고 옆에 밀크티 놓고 찍은 거로군요. 언제 먹은 거더라?

다식을 먹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큰집에서 다식을 만들어 찍기 시작하면서가 아닐까 싶군요. 그 전에는 그냥 한과 세트 들어온 것에서 갖다 쓴 듯 한데, 정확한 기억은 없습니다. 하여간 다식도 안 먹는 사람이 많으니 제가 홀랑 챙겨왔는데요 이번에는 흑임자와 송화가루만 있었습니다. 콩가루 다식은 없더군요. 콩가루 다식도 맛있는데 말입니다.
사진에 송화다식이 없는 것은 괴악한 추석 날씨 때문입니다. 음식을 나눠서 집에 들어온 것이 1시쯤? 그러고 나서 바로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그 다음날 간식으로 먹으려고 꺼내서 한 입 베어물었더니 맛이 십니다. 상했다고 직감하고 송화다식은 전량 분리수거 했습니다. 깨다식은 문제 없더군요. 송화가루가 잘 상한다더니 더운 날씨에 홀랑 맛이 갔나봅니다.

올 추석 송편은 역시 인기가 없었습니다. 뭔가 찐득찐득하고 모양새도 예쁘지 않은 것이 불만만 늘어놓게 되는군요. 만드는 쪽이 훨씬 손은 많이가지만 맛있기도 하고 예쁩니다. 아버지는 송편 안 빚는 것이 불만스러우신지 집에서 빚자 하셨는데 저와 어머니가 상큼하게 흘려들었습니다. 아버지, 그거 손 엄청나게 많이 간다니까요. 한 접시 분량 빚을 거라해도 준비가 만만치 않다구요. 게다가 G를 제외하고는 다 깨보다는 동부고물을 좋아하는데 추석 날씨가 워낙 더웠으니 관리하기도 더 힘들고요.
(동부고물은 팥고물보다 더 잘 쉰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슷한 종자니 성격도 닮았겠지만요.)

다식에는 녹차가 제격이지만 간식으로 먹을 때는 상관없습니다. 그저 맛있게 먹으면 그걸로 끝!

미즈모렌 다녀온 것이 추석 연휴 끝날 즈음이었을 겁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으니...

그날 수분 부족에 시달리며 허덕이다가, 갑자기 맛있는 아이스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가보겠다고 생각만 열심히 하고 있던 미즈모렌에 다녀왔습니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근방을 돌아다니다가 가게를 발견했지만 밖에 나가서 드립 커피를 마시는 일이 요즘엔 드물어서 갈 기회가 없었습니다. 뭐, 커피 카페인에 과민반응을 보여서 마시면 잠이 안 오는 일이 많았고, 스타벅스와 달리 이런 드립카페는 잠깐 커피 마시러 들린다기보다는 넉넉하게,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들어가 마시고 오는 쪽이 좋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카페는 스타벅스보다 방문 빈도가 낮습니다. 'ㅅ'

미즈모렌은 다방(d'avant)이 있는 골목길이 주차장길과 맞닿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삼거리 포차에서 극동방송국방면으로 가다가 요기와 세븐일레븐 사이의 V자 골목길에서 왼쪽을 택해 죽 내려가다보면 다방이 보이고, 다방을 지나쳐 더 아래로 내려가면 주차장길이 보이는 바로 앞에 있습니다.
위치가 그렇다보니 홍대입구보다는 상수역이 훨씬 가깝습니다. 상수역 1번출구에서, 차도를 따라 합정역방향으로 걸어내려가다가 주차장길이 나오면 바로 오른쪽으로 꺾습니다. 상상마당 방면으로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보입니다. 큰길에 면한 것이 아니라, 큰길에서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서 있으니 안쪽을 들여다 보셔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냥 콘크리트 외장에 Cafe Miz라고 흘림체로 썼습니다. 카페 앞면은 유리창이고, 그 안쪽에 독특하게 생긴 더치커피기구들이 나란히 나와 있기 때문에 찾기는 쉽습니다.



이런 기구들이지요. 왜그런지 몰라도 더치커피기구는 가격이 상당히 비쌉니다. 대강 기억하는 가격대로, 저기 보이는 기구들은 아마 한 대당 70-80만원 정도 할겁니다. 일본 도큐핸즈에서 2만엔에 파는 것도 보았지만 이건 그것보다 용량이 훨씬 큽니다.


아이스 더치 커피를 한 잔(6천원) 주문하고 기다리니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피가 나옵니다. 더치 커피는 찬물로 추출하는 것으로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됩니다. 그러니 계속 커피를 내리고, 내린 커피는 밀봉해서 냉장보관을 할터이니 준비하는 시간은 짧을 겁니다. 따뜻한 것으로 주문하면 데우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스 커피라면 잔에 얼음을 담고 바로 커피를 부으면 되니까요.



아이스 커피와 시럽.



시럽이 담긴 꼬마 저그가 굉장히 귀엽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럽을 넣지 않습니다. 사진만 찍어두고 말았지요.



더웠던 김에, 단숨에 커피를 빨아 올리자 커피향이 입안에 확 퍼지는군요. 근데 이거..............; 신맛이 상당히 강합니다. 커피콩이 신맛이 강한 것을 쓴 모양인지 진하기도 하지만 그 신맛이 확 퍼지는 통에 당황했습니다. 저는 커피에서 신맛이 도드라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취향탓입니다.
취향을 잠시 접어둔다면 더치커피는 꽤 괜찮았습니다. 그 근방의 모 카페에서 더치커피를 마시다가 커피에서 수돗물 맛이 나는 것을 느끼고는 좌절했던 적도 있는데 이쪽은 그런 맛은 안 납니다. 설명을 보면 더치커피는 찬물로 아주 천천히 내리는 커피라서 카페인도 덜하고 향도 풍부하다하는데, 입안에 퍼지는 향은 확실히 넓습니다. 이런 표현은 이상하지만 담배연기를 빨아들이는 기분이랄까요? 입안에 커피가 들어오면서 입 안 전체가 향으로 가득찹니다. 꽤 재미있습니다.

나중에 계산하면서 커피 종류를 물어보니 종업원도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군요. 카페주인이 직접 블렌딩한 커피랍니다. 세하도나 만델링이 들어갔을까요? 블렌드할 때는 만델링보다는 세하도를 많이 쓰지 않을까 싶은데 말입니다. 어떤지는 모르지요.

커피가 나오고 나서 서비스로 생초콜릿 두 개가 나왔습니다. 익숙한 모양인데, 양평 코슷코에서 파는 것을 보았던 기라델리인가 어디에서 대용량으로 나온 그 생초콜릿인듯합니다. 맛있게 커피를 다 마시고 초콜릿을 입에 넣는 순간 좌절했습니다. 깔끔하게 커피향으로 정리되었던 입 안을 초콜릿의 느끼한 기름기가 확 돌아가며 한 겹 씌운 듯한 느낌을 줍니다. 아이스 커피였기에 입안이 냉하고, 거기에 초콜릿을 넣었으니 제대로 녹지 못하고 겉도는겁니다. 게다가 초콜릿 자체도 고급은 아니니 그 묘한 뒷맛이라니. 하나만 먹고 하나는 고이 남겨두었습니다. 서비스로 나온 초콜릿 때문에 오히려 반감이 생긴거지요. 음..;

다음에도 또 갈거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군요. 더치 커피의 추출 방식에는 관심이 있고 더치 커피를 마실 의향도 있지만, 미즈 모렌의 커피콩 배합은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ㅂ';; 오히려 집에서 더치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데 관심이 가게되었고요. 주변에 화학실험 쪽으로 재능이 있는 분이 있다면 플라스크와 기타 도구들을 구입해 뚝딱거리며 만들고 싶어지는데요.(모님 .... +ㅅ+)
그리고 물이 내려오는 방식이 여러가지가 있던데 바로 똑똑 떨어지는 것과 워터 슬라이드처럼 빙글빙글 꼬인 유리관을 통해 물이 내려오는 방식 등 말입니다. 아마 차이가 있을건데 정확한 설명을 찾아봐야겠습니다. 혹시 펠로우님, 아신다면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더치 커피를 아직 마셔보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 한 번 가보세요. 사람의 입맛은 다 다르니까, 어쩌면 미즈 모렌의 커피가 취향이실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카페인도 적다고 하니 커피 카페인에 약한 분이라면 드립커피 대신 더치 커피를 마셔보시는 것도 좋을겁니다.




한줄요약: <system> 키르난은 카페 미즈 모렌을 클리어 했습니다.




덧붙임.
미즈 모렌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더치 커피를 판다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ㅂ';; 혹시라도 오해가 있을지도 몰라서 말이죠. 제가 처음으로 더치 커피를 마신 것은 2002년 겨울입니다. 일본에 갔을 때, 어학연수중이던 KY가 신주쿠 지하-정확히는 서브나도 2 방면으로 지금 생각하면 신주쿠 프린스 호텔에 가까운 곳 지하-에 있던 카페에 신기한 커피가 있다면서 데려가줬습니다. 그 때 처음 마셨지요.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마신 것은 그 보다 더 뒤입니다. 언제더라. 2003-4년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원주 구곡지구인가에 커피콩 볶는 집이 있습니다. 자가배전 커피집인데 역시 KY와 함께 갔습니다. KY, KJ, JS 등의 친구들과 함께 가서 신나게 커피를 (퍼) 마셨던 기억이 있지요. 거기서 더치 커피를 마셨습니다.
쿠켄 등의 잡지에서 본 기억을 떠올리면 더치 커피를 파는 카페가 없던 것은 아닙니다. 여의도 쪽에서도 꽤 유명한 카페에서 더치 커피를 판다고, 쿠켄에 짤막한 소개가 실린 것을 보았고요. 하지만 더치커피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은 곳은 미즈 모렌이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번에 티매트의 비밀과 관련한 글을 올리겠다고 하고는 한참이 지났습니다. 그게, 티매트의 비밀을 사진으로 찍은 것이 hoo~머그를 쓴 것이라 가능하면 hoo~머그에 대한 글을 올린 뒤에 쓰려고 했더니 뒤로 밀린 겁니다. 어제 올려도 됐지만 어제는 반쯤 넋이 나가 있어서...(훗-_-)


첫비행님이 보고 예쁘다고 해주신 매트. 검색해보니 제가 作폴더에 올리지 않았더군요. 아마 이전에 이글루스에서 올리고는 백업글을 올리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날의 사진은 전날 구운 비스코티와 밀크티로 이게 지난 일요일의 아침이었습니다.-ㅠ-
부모님은 강원도에 가셨고, G는 내버려두면 아침 기상시간이 천차만별이라-이날은 10시 반에서 11시 사이-운동 다녀온 다음에 간단히 먹고 나서 G와 함께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G는 그게 아점이지요.



거실에서 찍었더니 빛이 많이 들어와서 색이 좀 날아갔습니다. 쿠리팅도 꽤 가지런히 되어 있는 이 매트는.......



뒷면이 이렇습니다.



끈이 달려 있지요?



매트를 돌려 놓고 찍었습니다. 오른손으로 사진을 찍으려니 왼손이 도우려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ㅂ';
하여간 한 쪽은 위의 사진처럼 끈이 있고, 다른 쪽은 이렇게 주머니 같은 것이 있습니다. 안쪽은 동일하게 파랑 체크입니다.



전체를 보면 이렇습니다.
감이 오십니까? 이건 티매트가 아니라 북커버입니다.(먼산)
그러나 사이즈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몇 권의 책에만 딱 맞아들어가서, 쓰는 일은 거의 없는 불행한 북커버입니다. 이 북커버는 원래 한길사에서 나온 시오노 나나미의 하드커버 책-<남자들에게>를 제외한, <이탈리아에서 온 편지> 등의 하드커버에 맞췄습니다. 책들이 두껍기 때문에 일부러 책등 두께를 감안해 만들었더니 커버가 길어져서, 웬만한 두께의 책이 아니면 맞지 않습니다.(...) 만들고 나서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나중에 언젠가 다시 만들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만드는 것 자체는 굉장히 간단하지만 마름질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다시 만들면 그 때는 NT소설 사이즈로 만들겁니다. 음, 요즘 손이 쉬고 있는데 내년도 다이어리 만들기 전에 한 번 들어가볼까요. 붉은색 천을 이용해 델피니아 사이즈로 만들어봐야겠습니다. NT야 어차피 책 두께는 크게 차이나지 않으니, 일반적인 크기로 맞춰도 되겠지요. 제작기나 기타 특성은 그 때 사진 찍어가며 올리겠습니다.



이날 점심 후의 간식입니다. 전날 슈크림 먹을 때 B가 따로 한 박스를 챙겨주어서 세팅을 해보았습니다. 뭔가 통일성 없는 세팅인데 말입니다.
왼쪽 상단의 녹색 컵은 200*년의 일본여행 때, 복주머니 행사 후 싸게 나온 컵을 구입한겁니다. 주인은 G. 용량이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스타벅스머그보다 큽니다. 벤티 사이즈도 없었던 때인데 무슨 생각으로 저리 큰 컵을 만들었을까 싶더군요. hoo~는 이번 스타벅스머그이고, 왼쪽 하단의 유리포트는 제나 글래스의 유리포트인데 저기에 인도네시아 토라자를 내렸습니다. 대학교 1학년인가 2학년 때쯤에 원주 남부시장 내의 수입물품가게에서 16000원을 주고 샀습니다. 굉장히 가볍고 튼튼한 허브티용 유리포트입니다. 안에 허브티 용으로 추정되는 거름망이 딸려 있습니다. 언젠가 저기에 생로즈마리 몇 줄기를 넣고 허브차를 만들었다가 한 모금 마시고는 버렸던 기억이 있지요. 제 입맛에 허브차는 대부분 치약맛으로 느껴집니다. 하하하; 슈가 올려진 접시는 위타드의 핫초콜릿잔에 딸린 접시입니다.
이러니 뒤죽박죽일 수 밖에요.



마지막 사진은 슈크림의 확대샷! >ㅠ<

 

저는 티백보다 잎차를 더 많이 마십니다. 그 이유는 딱 하나, 밀크티를 만들 때를 제외하고는 티백으로 차를 맛있게 못 우립니다.lllOTL
아니 그렇긴 하지만 엊그제 얼그레이 우린 솜씨를 생각하면 잎차도 하도 안 마셨더니 숙련이 다 날아갔다는 느낌일까요. 그런점에서 가지고만 있어도 알아서 숙련이 오르는 마비노기 시스템이 참 부럽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때문에 사실상 실패가 확정되어 있던 웨일즈의 왕자님 티백.
프린스 오브 웨일즈 = 웨일즈의 왕자님은 영국의 황태자에게 주는 칭호랍니다. 지금은 찰스 황태자가 가지고 있지요. 그런 고로 이 차는 찰스 황태자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마셔야.....(음?) 역사적으로는 웨일즈를 달래기 위해 영국 왕실에서 만든 칭호라 합니다.



색이 상당히 진했지만 3분만에 뺀겁니다. 그런고로 사진은 3분 되기 전의 사진입니다.
물양이 적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고, 티백을 빼면서 흔든 것이 문제였는지도 모르지요. 하여간 상당히 텁텁했기 때문에 마시면서 좌절했습니다. 이렇게 홍차를 제대로 우리지 못했을 때는 벌칙으로 절반 이상을 마셔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에 우릴 때는 더 조심해서 우리겠지요.



티푸드가 있어서 일부러 우린 것이었는데 아쉽습니다.
출근길에 사들고 온 초코경단(?). 속은 초콜릿 케이크이고 겉에 초콜릿을 입힌 뒤에 아몬드와 다른 견과류를 잘게 부순 것에 굴렸습니다. 그냥 무난한 동네 빵집의 간식 맛입니다.



같이 보이는 것은 땅콩쿠키입니다. 견과류와 초콜릿이 들어갔고 꽤 크지요. 덩어리를 올려놓고 포크로 꾹꾹 눌러서 모양을 잡은 것 같습니다. 표면을 보니 그렇군요.

출근길에 있는 빵집은 티푸드에 해당하는 간식류가 많아서 종종 들립니다. 제가 출근할 때 열려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단점이랄까요. 이건 제 출근시간이 지나치게 빠른 탓이니 어쩔 수 없고, 가끔 토요일에 퇴근하면서 들러 G에게 줄 간식을 사기도 합니다. 요즘 쿠키홀릭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여기의 과자들이 한 몫했지요.
집근처의 빵집에도 이렇게 쿠키들이 있다면 좋을텐데, 이런 쪽의 동네빵집이 아니면 구하기 어려우니 아쉽습니다.
그러고 보니 덕성여대 앞의 쿠키집은 아직도 남아 있을까요?-ㅠ-
안캅 점보컵 사용기를 올릴까 하다가 그걸 올리려면 코스타리카 커피 리뷰를 먼저 올려야해서 이쪽을 먼저 올립니다.


스킨을 바꾸면서 사진 사이즈도 아예 480에서 640으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생각보다 용량 차이는 많이 안나더군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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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안캅 점보컵과 인도네시아 토라자를 지를 때 함께 덤으로 함께 따라온 코스타리카 따라주입니다. 코스타리카 커피는 몇 번 마셔보았지만 따라주라고 그 아래 이름이 또 붙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도착한지 3일째가 되자 더이상 부풀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팽팽해졌습니다. 배전하고 바로 밀봉에서 그런가봅니다. 토라자는 오고 나서 거의 바로 봉투를 뜯어 맛을 보았으니 괜찮았던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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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콩은 이 정도. 아마 계량스푼으로 하나를 조금 넘을 겁니다. 10g 보다는 살짝 많겠지요. 위타드 컵에다가 담아 보았습니다.

G가 집에 없었으니 혼자서 커피 콩을 드륵드륵 갈고 종이 필터에 담아 칼리타로 내렸습니다. 이날 아침에 커피우유를 마셨던가요? 아마 그런 이유로 메리타를 안쓰고 칼리타를 썼을 겁니다. 진하게 마시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지 않을까 걱정되어서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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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서버를 쓰지 않고 컵 위에 바로 드립퍼를 올렸더니 컵 여기저기에 물이 튀었습니다. 조금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설거지거리가 하나 줄어드니 좋습니다.
색만봐도 아시겠지만 굉장히 진합니다. 저먼이나 프렌치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배전이 강했나봅니다. 조심조심 한 모금 마시는 순간, 향이 짙게 와닿습니다. 오오. 약간의 신맛이 돌지만 이정도면 괜찮습니다. 대강 내린 것치고는 맛도 좋네요. 역시 커피가 좋아서 그런가봅니다. 홀짝 홀짝 마시다보니 어느 새 한 잔이 홀랑 사라집니다.

다음에는 따라주와 토라자를 같이 놓고 비교하며 마셔봐야겠습니다. 비교가 가능할 정도로 잘 내려질지는 의문이지만...;
옛말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 하셨지만 이것은 먹는 것을 가지고 장난 치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을 만드는 기구로 장난을 치는 것이니 괜찮습니다. 그냥 게으름의 극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베트남 핀으로 카페라떼를 만들려던 어느날, 문득 밀크티가 마시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밀크티를 마시려면 설거지가 복잡하지 않습니까. 진한 밀크티를 좋아하니, 진하게 마시려면 물을 적게 넣은 홍차 포트에 우유를 붓고 만드는 것이 가장 취향에 맞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포트, 컵, 스트레이너까지 설거지 거리가 쌓입니다. 씻으러 가는 것도 번거로운데 다른 방법 없을까 생각하다가 베트남 핀을 봤습니다. 그리고 실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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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위에 베트남 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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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를 넣습니다. 이건 두 번째 마실 때의 사진인데, 처음에는 얼그레이로 만들어 마셨는데 마지막 남은 얼그레이를 탈탈 털어서 만든 거라 두 번째 마실 때는 여분이 없었습니다. 별 수 없지요.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포트넘앤메이슨의 랍상소총을 넣었습니다. 얼그레이 밀크티는 자주 해 마시지만 랍상소총 밀크티는 이 때가 처음이라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습니다. 괴식의 탄생, 그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까 두려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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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누름망을 올리고 한 큰술에서 한 큰술 반 가량의 뜨거운 물을 위에 붓습니다. 그러니까 불리는 과정이지요. 바로 뜨거운 물을 부어 홍차를 내리면 물이 찻잎과 닿아 있는 시간이 짧아질테니까 차가 진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불렸다가 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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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우유는 따로 데워옵니다. 취향에 따라 단맛도 여기서 미리 가미합니다.(라기보다는 메이플시럽도 냉장고에 있어서 우유 데울 때 같이 섞지 않으면 번거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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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에 불린 찻잎이 담긴 핀을 우유컵 위에 올립니다. 그리고 뜨거운 물을 위에서 붓습니다. 양은 많지 않게. 커피보다 물이 빨리 내려가기 때문에 물량 조절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으니 물을 얼마만큼 붓는지 감이 안오신다 하면 따로 계량하셔도 됩니다. 단, 이경우는 옮겨 담는 과정에서 물이 식을 수 있습니다. 뜨거운 음료를 좋아하는 만큼 전 바로 붓습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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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상소총이라 색이 굉장히 연하게 났습니다. 찻 잎이 두껍고 원래 진한 수색은 아니라 그런거죠. 오늘 아침에 얼그레이로 해 마실 때는 이보다 2-3배 이상 진하게 색이 나더군요.'ㅂ'

랍상소총 밀크티는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어울리더군요. 우유 때문에 랍상소총 특유의 향이 많이 가라앉아서 그런가봅니다. 랍상소총의 향이 거북했는데 이렇게 마시니 또 좋군요. 하지만 또 마실거냐 물으신다면 묵묵부답..; 실험은 한 번으로 족하고, 전 그냥 얼그레이로 만들어 마시겠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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