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반쯤 마시다 찍어서 저 모양인데, 보통은 다시 찍거나 할텐데도 그냥 무시하고 찍었던 것은 이날의 차이가 정말 맛있어서 였습니다. 이거야 말로 내 입맛에 딱 맞는 차이랄까요.


집에서 우유 넣은 홍차를 끓여 마실 때는 냄비를 이용합니다. 출근해서는 불을 쓸 수 없으니 홍차를 우려 데운 우유와 섞는 밀크티를 마시지만 집에서는 불을 마음껏 쓸 수 있으니 연하게 마시고 싶을 때는 로열 밀크티를, 진하게 마시고 싶을 때는 차이를 만듭니다. 농도는 밀크티 < 로열 밀크티 < 차이 순입니다.
다만 차이는 이제껏 딱 이거다 싶은 레시피를 못 찾았는데 이번에 제대로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만들었던 차이가 별로 입에 안 맞았던 이유도 알았습니다. 아주 간단하군요. 용량의 문제입니다.


보통 인도/네팔 음식 전문점에 가면 나오는 차이는 굉장히 작은 잔에 나옵니다. 데미타세보다야 크겠지만 200㎖까지도 안될겁니다. 근데 집에서 만들어 마실 때는 컵이 크니까 거기에 반만 담아도 그걸 훨씬 뛰어넘지요.
이날은 조금만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얀컵을 꺼냈는데 이게 종이컵 용량보다 조금 더 큰 정도입니다. 그러니 우유를 평소보다 더 끓였고 차도 당연히 진해졌고요. 거기에 마스코바도 흑설탕을 넣었습니다. 차는 F&M의 로열블렌드를 썼고요. 찻숟가락으로 차는 듬뿍 한 숟갈, 설탕은 깎아서 한 숟갈. 우유를 끓여서 수분을 날리다가 차와 설탕을 한 번에 넣고 졸이듯이 계속 끓입니다. 중간 중간 불에서 내려 볶는 느낌으로 팬을 흔들고요. 이정도면 되겠다 싶을 때 걸러 담으면 됩니다.
정확한 레시피라는 게 없으니 만들면서 본인 입맛에 맞는 정도를 찾아야겠지요.

덕분에 시간 날 때마다 차이를 만들어 마셨는데 말입니다.-ㅠ- 로열 블렌드도 좋지만 우바도 괜찮더라고요. 하여간 잎이 작으면 다 괜찮습니다. 맛있는 찻잎으로 만드는게 더 맛있지만요.



(이미 F&M의 클래식 얼그레이를 마시고 트와이닝 얼그레이를 마셨다가 살짝 좌절을...-_-; F&M은 가끔만 마셔야겠습니다. 자주 마시면 입맛 버릴(상승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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