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만에 신간을 훑고 있습니다. 여름 동안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잔뜩 빌려다 놓고 있었기 때문에 신간 체크할 생각이 안 들었는데, 막상 책을 다 반납하고 나니 기근현상에 시달려서 이러고 있지 뭡니까.

- 그 전에 교보 광화문점이 열리면 바로 해야하는 것. 츠다 마사미의 이지 윈지 몬스터 1-2권을 주문해야합니다. 2권은 인터넷 주문이 가능하던데 1권은 안되는군요. 일단 9월까지 구입을 미루고 두고 볼까 생각했는데 또 잊을까봐 생각날 때 적어둡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도구 관련 책도 주문 넣어야 합니다. 이건 바로 주문. 결제할 때 환율이 얼마나 치솟을지 두렵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걸요. 게다가 아키하바라, 간다 쪽 서점에는 이 책이 없으니, 교보에 찾아달라고 '의뢰'한다 생각하면야 환율폭풍은 조금 버틸만합니다. 게다가 무거울 것 같거든요.

- 교고쿠도 시리즈. 4권 나왔다는 이야기는 이전에 들었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볼까 어쩔까 고민하는 사이에 또 잊었습니다. 이것도 보려면 구입해야하는 책 중 하나. 교고쿠도 시리즈는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읽고 나면 손이 다시 안가는 책입니다. 그러니 구입할지 고민하는 거죠.

- 고양이 탐정 책이라길래 호기심이 생겨 들어갔더니 번역이 권일영씨입니다. 이거 왠지 봐야해! 하지만 이걸 구입하게 된다면 책이 보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가방을 샀더니 책 네 권을 끼워주더라고요'라는 주객 전도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책도 재미있어 보이지만 한정 선물이라는 가방에도 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방을 보니 정말로 아기자기하게 생긴 것이 실용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이러다가는 가방을 뜯어서 다시 크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어디까지나 가정형이지만, 실행 가능성이 낮은 것도 아니지요.

- 백귀야행 베스트 에피소드도 마찬가지. 전 권을 가지고 있으니 에피소드에는 관심이 없지만 쓰지도 못할 노트가 따라온다는데 귀가 솔깃합니다. 아니, 어차피 그런 것 받아봐야 안 쓰잖아! 오후 부록으로 따라온 연습장이 왜 그냥 서가에 꽂혀 있는 건데!

- 김남희씨 책은 패스. 세이메이에 대한 건을 듣고는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질렀겠지요.

- 그림과 홍차를 결합시킨 모 책(책 제목을 기억 못함)은 지난번에 교보 광화문점 임시 매장에 갔을 때 살짝 훑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볼만은 한데 사기는 망설여지니, 일단 도서관에서 보고 나서 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요.

- 그 외에 오후 3시의 도쿄랄지, 루르몬트의 정원이랄지, 영국 정원과 관련된 책도 사고 싶었지만 이미 털려서 빈털털이인 통장 잔고를 보니 구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의 원흉은 다른 취미생활...ㄱ-
그 때문에 단번에 20만원이 나갔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물건이 도착하는 9월 말에나 풀 수 있겠네요.

- 하지만 다 보관함에 밀어 넣고 결국 지금 당장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백희나 씨의 달 샤베트와 고양이 쇼타로. 한 달 뒤에 제가 부지불식간에 사라져 버린다면 카드값을 메우지 못해 잠적했다고 주변에 알려주세요.T-T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는 전작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사다 봤습니다. 쌍두의 악마 리뷰를 보고는 보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져서 책 구입 자금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쌍두의 악마부터 구입했을 겁니다.
(저는 역시 작가 아리스 쪽이 더 취향입니다. 학생 아리스의 탐정씨는 너무 쿨쒹하시달까.)

제가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를 재미없게 본 이유는 간단합니다. 주인공 '나'가 하는 짓이 중학생들이 하는 딱 그 행동이다보니 참을 수 없어졌단거죠. 아하하; 사실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도 그래서 초반이 재미없었습니다. 친구에게 질투하고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 안달나고.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친구는 참 고고 냉정 우아하시고. ... 아니, 정말 그래요. 갸는 또래 중학생과는 분위기가 달라요. 뭐랄까, 좀 천재적이랄까.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특히 마지막의 30%를 읽으면서는 두 손 들었습니다. 아아. 역시 미미여사님. 특히 마지막의 반전은 씁쓸하기도 하지만 '지당해보이는' 상황이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의문이 한 번에 확 날아가는군요. 그리하여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무리도 전작과 살짝 연결해주면서 했고요.

괜찮아, 꼬마. 다 잘 될거야. 죽도록 힘들어도, 마음이 허해도, 언젠가 봄은 올테니까.
(물론 그 봄을 만나지 않고 끝까지 겨울로 살겠다는 인간도 여기 있지만, 그런 건 예외.)



꼬리 아홉 고양이는 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가 엘러리 퀸 시리즈 중에서 안 본 책이다 싶어 집어 들었씁니다. 이전에 단편으로 고양이가 등장하는 것을 보긴 했는데 이건 아예 장편이더군요. 서로 다른 이야기다 싶어서 빌렸는데 완전히 다릅니다.
아마 시기 상 라이츠빌 중 재앙의 거리였나, 그 후의 이야기 같습니다. 엘러리가 사건에 참여하는 이유라든지, 맨 마지막의 해결부분에서의 일을 보면 대강 짐작이 갑니다. 애초에 라이츠빌 시리즈는 제 취향하고 안 맞아서 한 번 읽고는 고이 모셔두었으니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연결되는 이야기가 재앙의 거리였는지 열흘간의 불가사의인지요.-ㅁ-

시작은 간단합니다. 고양이라는 이름이 붙은 어느 살인자가 뉴욕에서 연쇄 살인을 저지릅니다. 하지만 수법만 동일할뿐, 살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공통점도, 어떠한 이유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혼란에 휩싸이고 자신이 범행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패닉에 빠집니다.

엘러리는 처음엔 사건 수사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지만 옆구리를 퍽퍽 찔린데다가 아예 시장과 경찰 고위 인사가 짜고서는 퀸 경감을 사건 담당자로 임명한 덕에 끌려 들어갑니다. 그 뒤에도 연쇄 살인이 계속되다 보니.... (하략)

재미있게 보았지만 취향은 아니었습니다.ㅠ_ㅠ 뉴욕이 배경이지만 글 분위기는 라이츠빌 시리즈와 닮았습니다.
거기에 보고 있다보니, 엘러리 퀸을 따라잡고자 하는 어느 작가가 떠오르더랍니다.

'자넨 아직 멀었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나치게 건방진걸까요. 한 가지 사실이 딱 튀어오르는 순간, 그 간의 모든 의문이 차례로 풀려나가고 있으니, 마치 매듭 하나를 풀자 실뭉치가 한 번에 풀어진 느낌입니다. 그리고 ...(역시 하략)

왜 시공사의 엘러리 퀸 시리즈에 이 이야기가 빠졌는지 궁금하군요. 요즘 추리소설 열심히 내고 있던데 다시 안 내주려나. 그러면 잽싸게 시리즈 다 사줄텐데 말입니다. .. 그리고 기왕 낼 때는 판형 예쁘게 해서 하드커버 실제본으로 내주세요.>ㅆ<




최근 들어서 깨달았지만 나이 먹으면서 아집같은 것이 생깁니다. 고집과는 다른 쪽으로요. 편견이라고해야하나. 그런게 강화되는 느낌이더랍니다. 왜 이런 소리를 하고 있냐면, 제가 해산물을 즐겨먹지 않는다에서 좋아하지 않는다로 바뀐 것도 최근 몇 년 사이이고, 큰 개는 좋아한다에서 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로 마음이 돌아선 것도 최근이기 때문입니다. 그걸 깨달은게 올해 들어서였을겁니다.

어쨌건.;
그런 이유로 가스미 류이치라는 낯선 작가의 책 표지에, 도기 하드보일드 액션이라는 소개글을 보고는 손이 가지 않더군요. 하지만 이미 집에 남아 있는 추리소설들은 거의 다 읽은 상황이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집어 들어 읽을 수 밖에요.

...

근데 이거 아주 재미있습니다.
아주 귀엽습니다.;
개들로 난장판이지만, 아주 재미있습니다.+ㅅ+



주인공은 개입니다. 시바견과 다른 개의 잡종인데 중년이라기엔 조금 젊은 부부가 주인입니다. 일찍 결혼을 해서 이미 자식들은 다 독립했고, 번역일을 하는 남편과 디자이너인 아내만 단촐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마을-플랜더스의 개에서 이름을 따와서 프라다 마을. 명품 마을은 아닙니다-은 개가 상당히 많습니다. 고양이에 대한 언급도 조금은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격하게 개를 사랑하는 듯 보입니다. 뭐, 관광 홍보 차원이기도 하지만 마을의 영웅犬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세웠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동상을 만든 후부터 마을에 묘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 것이 주견공과 그 친구들이고요. 개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사람이 주역이 아니라 개가 주역인 이야기라니까요. 그러니 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굉장히 재미있게 보실 것이고, 좋아하지 않으신다 해도 모험과 추리가 넘치는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또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 고로 이건 첫비행님이 참으로 좋아하실 듯한..
(요즘 바쁘셔서 보실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연작 시리즈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 고로 웡모어!




가스미 류이치. 「롱 도그 바이」. 권남희 옮김. 새앙뿔, 2010, 10000원
엘러리 퀸.「꼬리 아홉 고양이」. 동서문화사, 2009, 7800원
미야베 미유키.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 김해용 옮김. 황매, 2010. 11000원

수전 데니어. 「베이트릭스 포터의 집」. 갈라파고스, 2010, 15000원

제목에 낚여 산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만족했습니다.'ㅂ'

베아트릭스 포터는 피터 래빗의 창조자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의 전개자로 더 기억하고 있습니다. 존 러스킨을 비롯한 당대의 유명인들에게 감화를 받아 자연보호와 중요 유산들, 공예들, 전통들의 계승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걸 실천한 사람이니까요. 보통 그렇게 감화를 받으면 받는 것으로 끝나기 마련인데, 피터 래빗 시리즈가 생각보다 잘 팔려서 그걸 통한 수익으로 가능했지요. 덕분에 지금의 레이크 디스트릭트-영국의 호수지방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엉망진창으로 파괴되지 않았을까요.

이 책에서는 베아트릭스 포터가 꿈꾸었던 '나의 집'을 이룬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글과 그림으로 남긴 '꿈의 집'을 어른이 되어 차근차근 꾸며 나가는데, 이건 피터 래빗의 작가로서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집이었던 모양입니다. 실제 살았던 집은 따로 있다더군요. 사후에는 그쪽 가구들을 가져와서 더 꾸몄던 모양입니다.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19세기 한국 고가구들을 사다가 한옥에 실제 사는 것처럼 꾸몄달까? 오래된 집을 한채 사서 여기저기 고쳐가며 방 하나하나를 완성해가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조각상 하나, 가구 하나도 그냥 들어온 것이 아니더군요. 친척에게서 받은 것이나 친구에게서 받은 것, 어디 경매에서 구한 것, 벼룩시장에서 찾은 것까지 다양합니다. 그 당시에도 고가구였고 빅토리안 시대의 가구들이었으니, 지금 수준에서 보면 영국 안티크지요.^^;

집을 꾸밀 때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나와 있는데다 베아트릭스 포터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보여줍니다. 피터 래빗의 출판과정과 그 판매 상황도 나오고 주변의 집을 어떻게 매입했는지도 보여주고요. 결혼 사정에 대해서도 조금 알고 있었는테 미스 포터를 보신 분이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년에는 피터 래빗 시리즈를 더 그리기 보다는 농부로 살아가는데 만족했나 봅니다. 특히 지역에 독특한 품종의 양이 있어서 그걸 되살려 내고 나중엔 출품까지 했다니까요.-ㅁ- 그 협회장에도 선출되었지만 취임식 전에 사망해서 공식 인정(?)은 못 받나봅니다.


하여간 사진이 풍부하기도 한데, 읽으면서 계속 떠오른 두 사람이 바로 타샤 튜더와 윌리엄 모리스입니다. 윌리엄 모리스는 같은 시대 사람이지만 타샤 튜더는 그보다 더 뒤의 사람이지요. 성이 튜더라 왠지 이쪽이 더 오래된 사람 같지만 말입니다.(튜~더스~) 이광주 씨의 「윌리엄 모리스, 세상의 모든 것을 디자인하다」와도 비슷한 구성이기도 하고, 월북에서 나온 타샤 튜더 시리즈도 비슷한 느낌이니까요. 타샤 튜더 시리즈는 뭐랄까, 코스프레 + 다큐멘터리 느낌?; 인형 놀이의 느낌도 조금 받긴 합니다만...; 타샤 튜더는 지금 시대 사람이지만 혼자만 저 멀리 역사속 생활을 끄집어 내어 살았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현실감이 덜하다는 느낌입니다. 유명한 작가라서 용인된 것이지 보통의 할머니였다면 왠지, '세상에 이런 일이'같은 곳에 등장할 것 같은...ㄱ- 뭐, 시대를 100년 쯤 늦게 태어난거죠.;


「윌리엄 모리스, 세상의 모든 것을 디자인하다」와 타샤 튜더 시리즈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추천합니다.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빅토리아 시대의 고가구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볼만 하고요. 피터 래빗을 좋아하신다면 각각의 캐릭터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도 보실 수 있으니 재미있을 겁니다.

읽은 책이 또 잔뜩 밀렸군요. 따로 리뷰할 책 한 권은 놔두고 나머지는 또 몰아서 리뷰합니다.


엊그제 홍대 북새통 문고에 가서 책을 구입했다가 함정에 두 번 걸렸습니다. 하하.; 타메다 히나타의 책 두 권이 있던데 그림이 익숙하고 꽤나 예뻐서 덥석 집어 들었거든요. 그게 함정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_-; 한 번 읽고는 그대로 북오프에 넘기겠다고 쌓아 두었습니다.
「이국 미로의 크로와제」는 조금 더 나갔더라면 취향이었을텐데, 이건 뭐랄까. 고식 표지에서 보이는 듯한-움직이는 골동품 인형같은 애들이 한가득인데다 내용이 빤히 보입니다. 쇠락한 시장과 거기서 일하는 도제-당연히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대단한 마스터(장인)-에, 일본에서 데려왔다는 인형같은 아이가 일을 돕습니다. 당연히 일본에서 온 인형 같은 소녀는 이리저리 사고를 치고, 그런 와중에 서로 마음을 열고, 거기에 또 쇠락한 시장(상가)를 일으키려는 움직임이 빤히 보이는 듯하고.-_-;
「여우와 아토리」는 단편집입니다. 표제작인 여우와 아토리는 전형적인 츤데레 여주인공이 있더군요.(...) 차라리 뒤쪽에 실린 뭐시기의 카르테 외전편이 낫습니다.(2003년, 대원에서 출간된 3권짜리 책의 번외편)


존 딕슨 카의 책 중 화형법정은 앞부분만 조금 읽다가 결말부분 확인하고는 던졌습니다. 추리소설 분위기가 아니더군요. 그래서 줄 그어두었습니다.
연속 살인사건은 그럭저럭. 아라비안 나이트 살인은 이야기 구성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결말이 조금 미묘하지만 뭐, 그정도면 괜찮고요. 펠 박사님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활약하는 것은 역시 「초록 캡슐의 수수께끼」였고.. 구부러진 경첩은 그냥저냥. 엔딩이 참 미묘합니다.ㅠ_ㅠ
그래도 다 정통 추리 계통이라 맛있게 잘 봤습니다.

「교토! 천년의 시간여행」은 교토 지역의 명승지와 사적을 골라 소개하고 있는데, 교토 여행을 가기 전에 필수적으로 보아야 겠더랍니다. 하지만 상당히 졸리니-아무래도 역사적 사실이 많아서..;-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책이 한길사에서 나온 것을 보고는 도대체 작가가 누군가 그랬더니만, 시오노 나나미 할머니 책 초기 번역자 중 한 명입니다.; 이현진씨.; 「남자들에게」도 이 분 번역이고요.(먼산) 어쩐지. 한길사에서 아무나 낼리가 없는데?싶더니만..; 키릴님도 한 번 찾아보세요. 역사적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한 번 사다 놓으면 가기 전에 두고두고 공부하고 갈 수 있습니다.-ㅂ-

「나만의 집을 만드는 100가지 원칙」과 「라이프」는 구입 예정입니다. 자금만 있다면 「찻자리, 디자인하다」도 도전해보겠는데 고가라서 일단 뒤로 밀렸습니다. 나만의~는 독립하여 새로 집을 꾸미는 사람들에게, 원룸형 집을 구할 때의 주의점부터 시작해 가구를 구입할 때, 집의 분위기를 잡을 때, 소품을 살 때, 소품을 정리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고려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야 아직 독립하지 않았지만 제 방을 정리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될만한 말들이 많더군요. 가격이 비싸서 구입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끝까지 읽어보고는 사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라이프」는 제가 아니라 G가 산답니다.-ㅁ-
「찻자리, 디자인하다」는 종갓집을 찾아다니며 여러 제사상과 상차림을 취재하던 저자가 그런 글들을 모아 책으로 낸 것입니다. 그런고로 쿠켄에 실리는 칼럼과도 비슷한 느낌이더군요. 계절마다의 독특한 상차림을 보여주는데, 그릇 욕심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보실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ㅁ-;
한국식 상차림을 잘 보여주니까 집들이 할 일이나 손님 초대할 일 있으시다면 한 번쯤 찾아 보세요.'ㅂ'

「성계의 문장」은 예전에 은하전기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하는데, 그 때는 라이트 노벨에 손을 대지 않을때 였습니다. 그런 고로 그런 책이 있구나라고만 알고 넘어갔지요.
성계 시리즈는 원래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쪽을 먼저 알고 관심을 두었던 터라, 원작 소설이 출간된 것을 보고는 고민했습니다. 표지 삽화가 조금 미묘한데, 삽화 담당이 프린세스 메이커 2의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ㅁ-; 그렇다고 그런 예쁜 그림을 생각하시면 좀...?; 삽화 때문에 책에 손이 안간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여간 이 책을 보고 가장 반기실 분을 꼽으라면 단연 첫비행님. 이번에 감상 적은 책 중에는 첫비행님 옆구리를 꾹꾹 찌를만한 것이 꽤 있습니다. 라이프야 이미 보셨다 했고, 나만의 집을 만드는~이라든지 찻자리 디자인 같은 책도...(물끄럼)
성계의 문장은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인 고로,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Boy meets girl입니다. 그러나 그 소녀가 말하자면 마일즈 같은 존재였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지요. 아니, 그레고르쪽이라 할걸 그랬나.-ㅁ-;
도입부이기 때문에 성계의 전기가 나와야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될터인데, 앞으로 소년=진트의 인생항로가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 졸업할 때까지야 거의 수동적으로 다른 사람에 의해 인생이 확확 뒤틀렸지만, 이제부터는 본인이 선택한 길을 걷는 것이니까요.
과연 어떻게 되려나, 심히 걱정됩니다.(먼산)


존 딕슨 카. 「연속 살인 사건」, 「화형법정」. 동서문화사, 2003. 6800원
 「아라비안 나이트 살인」. 로크미디어, 2009. 12000원.
 「구부러진 경첩」. 고려원북스, 2009. 12000원
이현진. 「교토! 천년의 시간여행」. 한길사, 2010. 19000원
카와카미 유키. 「나만의 집을 만드는 100가지 원칙」. 니들북, 2009. 14800원.
이이지마 나미. 「라이프: 카모메 식당, 그들만의 따뜻한 이야기」. 시드페이퍼, 2010. 13000원
이연자. 「찻자리, 디자인하다」. 오픈하우스, 2010. 22000원
모리오카 히로유키. 「성계의 문장 1-3(완)」. 김영종. 대원씨아이, 2010. 7000원
타케다 히나타. 「이국 미로의 크로와제 1」, 「여우와 아토리」. 최윤정. 학산문화사, 2010, 4200원
그 외에 존 딕슨 카 몇 권입니다.


고양이 오스카는 원래 따로 다루려고 했는데 미루다보니 그냥 간단 감상으로 같이 올립니다.

아주 편하게,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책 소개에는 듀이에 비교하고 있는데 분위기는 확연히 다릅니다. 고양이 오스카도 듀이처럼 사람을 '치유하는' 애완동물이지만, 오스카는 듀이보다는 조금 쌀쌀맞습니다. 듀이가 영업부장이라면 이쪽은 관리부장...(어?) 하여간 그런 상황에 이르기 전에는 딱히 눈에 안 들어오는 보통의 고양이입니다.
오스카가 일하는 곳이 호스피스 병동이다보니 이 책은 들꽃 진료소의 이야기와 상당히 닮아있습니다. 대신 이쪽이 치매 전문 병원이라, 이야기도 치매환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것이 중심입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치매 환자들의 뒷바라지와 호스피스 관련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한 번쯤은 꼭 읽어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주변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는 얻어 들었지만 직접적으로 치매가 어떤 병인지 말해주는 책은 거의 처음 만났습니다.(기억하는 한도에서는...^^;)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괴짜 경제학」이나 성공경영사례 모음집과 비슷한 느낌의 책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이나 물건을 놓고 이게 왜 성공하였는지 밝혀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조금은 여성학적인 느낌도 받는 건 주제 중에 피임약과 염색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임약은 둘째치고, 염색약의 여성해방적 의미 ... 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들은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주변에 달마다 염색하는 사람이 둘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자신은 염색이라하면 질색하거든요. 거기에 노란색이나 밝은 갈색의 염색이라면 더더욱....^^; 머릿결이 상하는 것도 그렇고, 시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하여간 그렇다는 거죠.
그러고 보면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학생에게 염색이란 해서는 절대 안될 일이었습니다.-ㅁ-;


「덧없는 양들의 축연」. 끄응....;
제 블로그에 올라온 책들 중에서는 괴담류에 집어 넣고 싶네요. 정말로 괴담입니다.; 호불호가 갈릴 책인데 저는 불호에 가까웠습니다. 고가(오래된 가문), 아가씨, 영양, 혈통, 배신, 충성 등의 단어에 관심있는 분들은 괜찮겠지만...;
하지만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고 단번에 읽어내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뭐...'ㅂ';
솔직히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낌 위화감 중 하나는 나이입니다. 주인공들의 나이를 계속 10대 후반으로 놓고 읽다가 나중에야 이상한 걸 알아챘거든요. 음.. 루피너스 탐정단이나 사쿠라바 가즈키의 청년들을 위한 독서클럽에 괴담 분위기와 여학교를 듬뿍 가미하면 이런 느낌일겁니다.



존 딕슨 카의 책 세 권. 밤에 걷다의 트릭은 한 가지는 제대로 봤지만 나머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누구씨는 팔힘이 상당히 세군요. 펠 박사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더 취향이었습니다. 덧붙여 취향은 어쩔 수 없더란...;
모자수집광을 먼저보고 연속 살인을 나중에 봤는데 책 나온 순서나 시대 순서나 둘다 연속 살인이 먼저입니다. 그러니 연속 살인을 먼저 보고 모자수집광을 보는 쪽이 이해하기 낫습니다.'ㅂ' 이쪽은 무난무난한 추리소설.


야창귀담은 요재지이 계통으로 추측되는 기담집입니다. 모란꽃 등불 = 보탄도로 = 목단등롱도 실려 있군요. 해피엔딩보다는 아닌 쪽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여름에 가볍게 볼만한 기담집입니다.


산사에서 만든 차는 개인적으로 사고 싶더랍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내용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전국의 여러 사찰을 방문해, 차 만드는 법을 모아 만든 책입니다. 판형이 A4정도로 큰데다가 컬러판이다보니 가격이 상당하군요. 한국어를 읽을 줄 아는 외국인에게는 선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녹차 외에 꽃차나 기타 산채로 만든 차도 등장하는데 보고 있자니 저도 차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이 뒤에 이어서 읽은 책도 비슷해서 차와 관련된 지름신이 지금 등 뒤에서 얼쩡대고 있습니다. 참아주세요.;


자아. 그럼 가장 아껴둔 책 두 권. 「상으로 가츠오부시를 줄게」와 「세 마리 아저씨」입니다. 상으로~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양이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사진 에세이지요. 다비드라는 반려묘를 잃은 뒤, 부부는 다시는 고양이를 기를 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릎고양이인 어느 길고양이에게 위안을 받고, 주변 친구들의 고양이를 잠시 탁묘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 '다비드는 더이상 만날 수 없겠지만 다비드가 아니라 다른 고양이라면 그 나름으로 사랑할 수 있을거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코숏...이 아니라 재숏을 두 마리 데려옵니다.
발랄한 고양이에게 종종 사용되는 단어, '똥꼬발랄'한 녀석들이라 사진 역시 굉장히 느낌이 좋습니다. 와아. 고양이를 보고 있자면 아무것도 못할 거란 생각이 팍팍 들던걸요. 블로그도 방문해보고 싶어지더랍니다.
(책 제목은 저자들의 블로그 제목이기도 합니다)


세 마리 아저씨는, 은퇴를 한 아저씨 한 마리가 친구의 제안으로 마을사건해결사팀을 만들면서 시작됩니다. 물론 그렇게 만들기까지의 이야기도 재미가 쏠쏠하지요. 다른 책보다는 직전에 보았던 「사랑, 전철」과 닮아 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재미있지만 확연히 다른 세 아저씨들의 성격이 아주 재미있게 그려집니다. 게다가 이거 성장 소설이자 연애소설이기도 하니 솔로부대원들은 읽을 때 주의하세요.
보고 있자면 딸 사랑 바보 아버지들의 계보를 잇는 아저씨도 등장합니다. 이 아저씨가 상당히 마음에 든 것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 대사가 바로 이 아저씨-노리오의 대사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노리오 엘렉트리컬 퍼레이드!"


위 대사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직접 읽어서 찾아보세요.


덧. 엘렉트리컬이 아니라 일렉트리컬이 되어야하지 않나요..'ㅂ';


데이비드 도사. 「고양이 오스카」. 이레, 2010. 12000원
아리카와 히로. 「세 마리 아저씨」, 오근영. 살림. 2010. 12800원
이시카와 고사이. 「야창귀담」. 문. 2008. 25000원
요네자와 호노부. 「덧없는 양들의 축연」, 최고은. 북홀릭, 2010. 12000원
존 딕슨 카. 「연속 살인 사건」. 동서문화사, 2003. 6800원, 「모자수집광사건」. 동서문화사, 2003. 7800원
 「밤에 걷다」. 로크미디어, 2009. 10000원
이정애. 「산사에서 만든 차」. 정리출판사, 2005. 33000원
말콤 글래드웰.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김영사, 2010. 15000원
마토바 치카코. 「상으로 가츠오부시를 줄게」. 니들북, 2010. 11800원

존 딕슨 카라는 작가는 이름만 잘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이 작가라는 것을 알고 본 책 중 기억나는 것이 딱 한 권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그 책은 「셜록 홈즈 미공개 단편선」.(...) 아서 코난 도일의 아들래미인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이랑 같이 낸 셜록 홈즈 오피셜 동인지입니다.

그러다가 로크미디어에서 나온 새책, 「초록 캡슐의 수수께끼」를 보고는 호기심이 생겨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줄 감상.



"내가 왜 이제야 존 딕슨 카를 알았을까.;ㅂ;"


와이리 늦었노? 라는 심정인 겁니다. 한 권만 읽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애거서 크리스티와 상당히 비슷하고, 애거서 크리스티보다는 더 묵직합니다. 심리적 요소가 더 강하게 드러나 있지요. 아마 펠 박사 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거기에다, 책을 읽다가 펠 박사의 이름을 듣고서야 옛날부터 이 작가를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옛날 옛날에, 활자중독인 한 아해가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추리소설 탐정들만 모아 놓은 요약본을 보았는데, 거기에 안락의자 탐정으로 푸근한 느낌의 펠 박사가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존 딕슨 카를 알게 된 셈이지요.
펠 박사의 외모를 떠올리면 아무리 봐도 산타클로스. 엊그제 본 「산타 아줌마」의 삽화 영향이 크긴 하겠지만, 그런 느낌입니다.; 조금 소란스럽고 말 많지만 진중할 때는 또 진지하고 멋지다니까요.


책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 소개는 피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교보 등의 책 소개를 보시면 되겠지요. 다만 보고 있자면 울컥울컥하는 부분이 몇 군데 있으니 커플 공격을 피하고 싶은 분들은 마음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습니다.;


덕분에 올 여름을 함께 보낼 추리소설이 잔뜩 생겼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도 슬슬 탄력을 일어가던 차이니 마침 잘 되었네요. 신나게 읽어제끼렵니다.>ㅅ<
아래 목록에 적지 않은 책 중 고양이 오스카와 초록캡슐의 수수께끼는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거죠.

「슈크림 살인사건」. 예상대로의 번역제목입니다. 원제는 크림퍼프 살인사건. 슈크림이나 크림퍼프나 같은 디저트를 말할테니까요. 근데 원서가 더 재미있는 것 같은 느낌은 왜? 특별히 번역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애플 턴오버 살인사건(애플파이 살인사건으로 번역될듯)은 원서 빌려다 놓고 아직도 손 못댔습니다. 엔딩 부분 때문에 열받아서...-_-;

「내 마음의 크리스마스」는 계절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뭐, 가볍게 읽을만한 이야기입니다. 잭 캔필드가 기획한 닭수프를 크리스마스 배경으로 뽑았다고 생각하셔도 무관해요.; 대체적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야기. 하지만 마음이 포카포카따끈따끈해지는 이야기이니 기분 전환용으로 보시면 좋습니다.

「다관에 담긴 한중일의 차 문화사는」좀 미묘. 다관 사진을 보고 홀랑 집어 들었는데 뭔가 빠졌다는 느낌? 어중간한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상당히 기대하며 빌렸던 책이라 아쉽네요. 그래도 사진만 봐도 충분히 지름신이 올만하니 다관 좋아하는 분들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기담: 열두 가지의 거짓, 열두 가지의 진실」은 보다 덮었습니다. 아사노 아츠코=아사노 아쓰코로 「배터리」의 작가라 궁금한김에 집어 들었는데 앞의 몇 편 읽다가 도저히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려놨습니다. 연작 단편 비슷한데 상당히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동화풍의 이야기입니다. 기담에 관심이 있어서 집어 들었다가..ㅠ_ㅠ 게다가 엔딩이....ㅠ_ㅠ

「요이야마 만화경」은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ㄱ- 딱 이 작가 느낌. 앞서 본 「유정천 가족」이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하고도 이어집니다. 특히 밤은 짧아~하고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군요.
같은 작가 책을 여러 권 보면서 생각하는 거지만 완전히 세계관(배경)이 일치하진 않습니다.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아요. 여기들어가면 퍼즐 조각 모양이 이렇게 되고, 저기 들어가면 퍼즐 모양이 또 저렇게 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니 직접적으로 추천하기엔 좀.
아, 가미가쿠시를 연상시키는 것도 있습니다. 이번 책도 배경은 당근 교토고요.

「스페인은 맛있다」는 가볍게 맛있게 재미있게 볼만한 스페인 음식 책입니다. 스페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기도 하고 조리법도 나와 있어요. 배고플 때 보면 꽤 힘들겁니다. 간단히 설명하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는게 솔직한 평입니다. 이 당시 손이 안가서 오랫동안 방치하다가 집어든 책인데 책 읽는 진도가 상당히 빨리 나가던걸요. 맛있게 잘 보았습니다.

「티 러버's 소울」은 비슷한 시기에 기획으로 나온 초콜릿이나 커피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차를 마시는 이야기가 주인데 녹차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홍차인데, 솔직히 기대하고 있던 것은 홍차 포트와 홍찻잔, 그리고 티푸드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소수이고 대부분은 티백이네요. 어흑.;ㅂ; 하기야 미국에서 모은 이야기이니 그런 종류의 차이야기는 드물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차를 마시고픈 욕구를 팍팍 자극하니, 이걸 읽고 나서부터 내내 차를 퍼 마시고 있습니다.
책에 실린 레시피중 포도당차라는 것이 있는데 레시피가 진짜 무섭더군요. 하도 달아서 포도당을 공급하는 느낌이라는 의미에서 그리 이름이 붙었는데, 2리터의 포도당차를 만들 때 립톤 티백 4개인가 6개에 설탕이 한 컵입니다. 미국식 컵이니 240ml. 우유팩으로 하나하고도 조금 더 들어갑니다.ㄱ- 삼다* 생수병 하나에 설탕이 그만큼이라닛. 우어어어어어; 마시고 나면 입술이 끈적끈적해진다는 것이 이해갑니다.;

「얼간이」는 좀 미묘. 이건 「메롱」에 이은 미야베월드 2막입니다. 북스피어에서 나왔지요. 이번의 번역자는 김소연씨가 아니라 이규원씨입니다. 배경이 시타마치-서민거리라서 그런지 앞쪽에 역주가 여럿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거슬렸지만 그게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겠더군요. 에도시대 서민생활이 그대로 드러나 있으니 역사소설 읽는 느낌으로 봐도 좋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불만은 맨 뒤. 미소년과 어리버리 아저씨의 사건 해결쯤으로 보았는데 미소년이 그 한~참 뒤에 나오더군요.(훌쩍) 머리를 막 틀어올린 애송이와 어리버리 아저씨의 콤비 플레이를 기대했건만..;ㅂ; (...)
혼조 후카가와 시리즈와 연계되어 있기도 하고 분량이 상당하기도 하니 미야베 미유키라는 이름은 빼놓고, 에도시대를 배경으로한 이야기를 본다 생각하시면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결말이 흡족하게 와닿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그러니 그건 염두에 두세요.




조앤 플루크. 「슈크림 살인사건」. 해문출판사, 2010, 12000원
미야베 미유키. 「얼간이」. 북스피어, 2010, 14000원
헬렌 스지맨스키. 「내 마음의 크리스마스」. 나무처럼, 2006, 1만원
잭 캔필드 외. 「티 러버's 소울」. 바롬웍스, 2009, 13000원
정동주. 「다관에 담긴 한 중 일의 차 문화사」. 한길사, 2008, 22000원
모리미 도미히코. 「요이야마 만화경」, 권영주 역. 문학수첩. 2010, 11000원
아사노 아츠코. 「기담: 열두가지의 거짓, 열두가지의 진실」, 권남희 역. 아고라, 2009, 1만원
김문정. 「스페인은 맛있다」. 예담, 2009, 15000원


검색하다보니 미미여사 책이 또 나왔군요. 윽. 이걸 사, 말아..;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만 세 종 먼저 리뷰 올립니다. 나머지 책은 간단 리뷰로 몰아 올릴 예정입니다.

「사랑, 전철」은 「도서관 전쟁」시리즈의 작가인 아리카와 히로의 책입니다. 이전에 「하늘밑」, 「바닷속」 등 밀리터리 계통의 책이 한국에 많이 번역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앞 문장을 '밀리터리 계통의 책을 많이 썼다'고 쓰려다가 바꿔 썼습니다. 「사랑, 전철」은 밀리터리 로맨스와는 거리가 있거든요. 밀덕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건 연애를 위한 코드 중 하나고(...) 중요한 것은 전철입니다. 배경은 오사카이고, 오사카에서 운행되는 어느 전철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니 전차남... 아니 전철을 배경으로 한 단편 연작 로맨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첫 단편의 주인공은 그 다음 편의 주인공에게 '관찰'당하며, 그 다음편의 주인공은 전편의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는 이야기는 시간을 건너뛰어 다시 우연히 마주치고 참견하고 인사를 나눕니다. 뭐라 뭐라 해도 읽어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이 책을 가장 좋아할 분을 찍자면 마스터님.-ㅁ- 읽으면서 이거 취향이 아닐까라고 내내 생각했습니다. 후후후.
몇몇 단어가 번역에서 걸리긴 했지만 그정도는 그냥 넘어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두 번째. 아, 그리고 염장도가 상당히 높으니 커플지옥을 외치는 분들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성녀의 구제는 도서관에 있길래 덥석 물어온, 비교적 최근에 나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입니다. 탐정 갈릴레오 라인이긴 한데 그 사이의 책 중 안 본 것이 있는지 왜 두 사람의 사이가 냉랭한지 모르겠습니다. 가오루라는 새로운 등장인물도 그렇고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제대로 챙겨보진 않았지만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은근 좋아하거든요. 웅. 왜 그럴까.-ㅁ-;
하여간 제목이 왜 저런지는 끝까지 가보아야 압니다. 범죄 트릭이 제목과도 관련이 있거든요. 범인은 알지만 트릭을 알지 못하면 체포할 수 없다, 그리고 증거를 확보해야한다가 주요 문제인데 누구씨가 범인에게 호감을 가진 것도 수사 진행상황에 영향을 주더군요. 그리고 가오루는 포지션도 그렇고, 「붉은 손가락」에서의 가가형사와 이미지가 비슷합니다. 굉장히 감이 좋은 형사로군요.
퀼트전문가가 주인공이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직접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아. 직접적으로 떠오르는 이야기는 「내가 그를 죽였다」입니다. 트릭을 풀어 내는 것에 촛점이 맞아서 그럴까요.'ㅂ'

아쉬운 것은 편집입니다. 글씨가 크고 행간이 넓어 한 장에 들어가는 분량이 많지 않습니다. 책이 무겁기도 하니 차라리 책을 얇게 만들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얼핏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해리 포터 가격 상승 논란이군요. 흠.


어제 읽고는 미친 듯이 웃어 제낀 책이 산타 아줌마. 히가시노 게이고가 글을 써서 같은 서가에 있길래 별 기대 없이 빌렸습니다. 하지만 이거 유머가 장난 아니예요. 우울할 때 읽으면 정말 좋습니다. 기왕이면 크리스마스가 좋지만 「부탁해요 마스터」도 엊그제 읽은 차에 뭐 관계 있나요. 오히려 더울 때 추운 배경의 책을 읽는 것이 좋지요.

산타클로스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회의를 갖습니다. 각 국가의 산타클로스들이 모인 이유는 새로운 산타 회장의 선출 및 새로운 미국산타의 결정입니다. 회장을 맡고 있던 미국 산타가 은퇴를 하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미국산타가 자신의 후임으로 데려온 것이 제시카, 바로 여자입니다. 거기서 각국의 산타가 경악하고는 가부에 대해 토론을 벌입니다.
다른 것보다 그림이 예쁘고 산타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하나 둘 부서지면서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산타 클로스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읽다보면 포복절도하게 된다니까요. 거기에 맨 뒤에 붙은 보너스! 각국의 산타들을 간략하게 그렸는데 그게 구입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 읽고 나면 히가시노 게이고가 책들의 작가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두 권의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니까요.



덧붙임. 본문 글 쓰고 수정하면서 책 검색을 하다보니 ............... 아리카와 히로가 여자였군요. 왜 전 남자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을까요.;

아리카와 히로. 「사랑, 전철」. 윤성원 역. 이레, 2009. 12000원
히가시노 게이고. 「성녀의 구제」. 김난주 역. 재인, 2009. 13800원
히가시노 게이고 글, 스기타 히로미 그림.「산타 아줌마」. 이선희 역. 바움, 2002. 7500원

최근에 영풍문고에서 구입한 책 두 권입니다. 영풍과 교보는 들어오는 라인(일본쪽 총판?)이 달라서 그런지 교보에서 찾을 수 없는 책들이 종종 들어오는군요. 교보 오프 매장은 요즘 거의 가질 않기 때문에 영풍에 들렀다가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일본 서적을 보려면 강남점까지 가야하는데 교통편이 애매하거든요. 정기권이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쪽이 저렴하지만 거기까지 가려면 버스가 편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지하철보다 버스가 좋아요.-ㅁ-;

본론으로 돌아와서.
왼쪽은 제목 그대로 스위츠 = 간식 = 디저트에 대한 책입니다. 도쿄편도 가지고 있는데 이쪽은 간사이입니다. 간사이 지역의 유명한 가게들을 모아 놓았는데 간식 종류에 따라 베스트만 모아놓았더군요. 예를 들면 치즈케이크가 맛있는 집은 어디어디, 초콜릿 케이크가 맛있는 집은 어디어디. 몽블랑은 여기저기, 딸기 쇼트케이크는 요기조기. 화과자는 아예 따로 분류해두었더랍니다. 대부분 고베와 오사카 쪽이고 교토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래도 유명한 집들은 한 번씩 다 언급되니까요.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

오른쪽의 책은 잡지입니다. 교토 지도가 들어있다는 말에 홀랑 집었는데 니죠성을 중심으로한 지도 같더군요. 아직 제대로 읽지 않아서 확인은 못했습니다. 하여간 교토의 유명한 집 몇 군데를 돌아다니며 잡지 칼럼을 쓴 거라 생각하면 비슷합니다.


최근 교토 관련 책을 여러 권 찾아보면서 여행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여행 계획은 몇 번이고 뒤엎더라도 짜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풀기에 도움이 되니까요. ............. 하지만 이번엔 제대로 도움이 된 것 같지 않군요. 속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어땠는지. 그 결과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 올리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지만 확실한 행복」, 김진욱 역, 문학사상사. 2010. 11000원

오래간만에 읽으니 좋군요. 특히 결혼식의 공장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공감했지만 일본이 한국보다 더 심한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최근에 읽은 다른 소설도 여기에 살짝 겹쳐 보여서 말이죠.

일본만화중에서도 결혼식 장면이 굉장히 뇌리에 깊게 새겨진 것이 몇 있었으니, 하나는 아빠는 요리사고 하나는 VB 로즈입니다. 소설중에서는 키리하라가의 사람들에서 등장하는 결혼식이 가장 뇌리에 깊게 남았습니다.
하여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 중에서도 아주 예전에 나온 책이지만 지금 봐도 재미있어요.


보고 있노라면 무라카미 하루키가 야구팬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나옵니다. 그 중에서도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팬이라는군요. 저는 일본 야구는 잘 몰라서 야쿠르트가 어느 정도의 팀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야구팬인 누구에게 말했더니 그래도 **(야구팀)는 야쿠르트보다는 나아요!란 반응이 돌아옵니다. 음, 어떤 면에 있어서는 강한™ 팀인가봅니다.

그리하여 그 누구씨에게 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한 마디.


P.99

30년에 한 번 밖에 우승하지 못하는 팀을 응원하고 있으면, 단 한차례의 우승이라도 오징어를 씹듯이 10년 정도는 즐길 수가 있다.


그 아래 소원이라고 적은 것이 2000년까지 한 번 더 우승하는 것이라는데, 확인사살이라는 생각이 들어 실현 여부는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자네, 그냥 마음 편하게 응원하게.-ㅁ-;
     

나비장책에서 나온 「나의 핫드링크 노트」는 나온 것을 알고 나서 거의 바로 샀다고 기억합니다. 이 책 전에  로베르 아저씨의 「행복 레시피」를 재미있게 봐서 출판사로 검색했다가 알게 되었지요. 바로 산 이유는 앞에 보이는 저 원서 때문엡니다. 세계의 핫드링크, 뜨거운 음료. 저 책을 먼저 교보에서 원서로 구입한 뒤라 번역서가 나온 것을 알고 바로 본 겁니다.

하지만 정작 제대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나봅니다. 이전에 봤을 때는 이번에 찾아낸 부분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원서와는 조금 다르게, 한국판은 뒷부분에 여러 유명인사들의 차와 관련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원고지로는 3장이 넘는 정도? 분량 가늠은 못하겠는데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하여간 실린 글 중에 이광주씨(교수님이라고 붙여야 하나 잠깐 고민을;;)의 것이 있습니다. 각 글의 제목은 음료 이름인데, 참고로 그 아래 실린 박종만씨의 글은 '멜랑쉬 커피'란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이광주씨의 글은 'Potion tea-포션티'랍니다. 뭔가 제목이 이상합니다. 포션이라. 익숙한 단어인데 뭔가 싶어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물약입니다. 그 순간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빨강 노랑 파랑의 물약. 순서대로 생명력 포션, 스태미너 포션, 마나포션. 분홍색은 완전 회복의 포션이지요. 녜.
도대체 어떤 차인가 싶어 읽는데 글 끝 부분에 나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차를 달이는데 요즘에는 프랑스의 포션티를 즐긴다고요. 프랑스의 포션티. 혹시 포숑인가요?;

어느 쪽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일단 내두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 참 미묘해요.;ㅂ;

까지 쓰고는, 집에 있는 이광주씨의 「동과 서의 차 이야기」를 뒤졌습니다. 어머나.-ㅁ-; 책에는 프랑스의 Fauchon티가 포션티라고 나와 있습니다. 아마 프랑스의 포션티라고 제대로 적었겠지만 이걸 편집하는 과정에서 포션을 potion으로 알고 제목을 그리 달았나봅니다.
프랑스식으로 읽으면 포숑일텐데 ... 그리 했다면 덜 헷갈렸을라나요. 뭐, 알 수 없지요.



동과 서의 차 이야기는 주말에 시간 될 때 사진 찍어 소개하겠습니다. 다른 책과 세트로 묶어 같이 올려야겠네요.
사진을 옮겨둬야하는데 계속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고로 지금 올리는 글은 5분만에 작성하는 날림 글이 됩니다. 핫핫;


어제 샤이닝 윈드를 언급했는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애니메이션부터입니다. 그리고 나서 피규어를 봤고, 피규어의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 덕에 일러스트레이터의 화집도 구입 예정으로 올려 놓았지요. 타카 토니. 음... B급의 전설을 이어가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먼산) 하지만 일러스트만큼은 참으로 예쁘더군요.
샤이닝 윈드 중에서는 브랑네쥬와 젝티 아인이 취향이라.-ㅁ-; 젝티는 피규어 구입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아마 아인이 아니라 젝티 이브 쪽을 구입할 것 같지만 말입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로군요.;)

여행 서적이 다양하게 쏟아지는 통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구입가능한 도서는 한계가 있고 사서 혹은 빌려서 보고 싶은 책은 많아지고 말입니다. 오늘도 검색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제 장바구니와 도서관 신청도서로 넣은 것이 열 권을 가뿐히 넘어가더랍니다. 원서도 몇 권 주문 넣고 싶은데 자금 문제로 고민중입니다. 아직 썸머워즈도 주문 못 넣었고요.

공방에서 ... 라고 적고 보니 최근에 완성된 책들에 대한 사진을 안 찍었습니다. 핫핫핫.
공방에서 ... 라고 적고 보니 스탬프 만든다고, 디자인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러프까지는 해두었는데 정리를 안했습니다.;하하하.
공방에서 ... 라고 적고 보니 최근 한 달간 공방에서 이런 저런 비용으로 상당히 많이 들어갔군요. 어흑. 하지만 다 필요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주말이나 휴일에 놀러다닐 때 G를 끌고 다니다보니 혼자 노는 법을 잊어버렸나봅니다. 혼자 놀려고 생각하니 괜히 심심하군요. 집에서라면 혼자 놀기가 어렵지 않은데 밖에 돌아다니는 것은 어렵습니다. 아직 안면 근육 단련이 덜 되어서 그런가봅니다.
하여간 수요일에는 코엑스에서 신발이랑 가방이랑 카메라를 다 보고 와야 하기 때문에 혼자서라도 나가야지요. G는 다른 약속이 있을 모양입니다. 훌쩍. 아예 일찌감치 일 끝내고 일찍 돌아올까봐요.

CIA는 정부기관이 아닙니다. 조리기....관이 아니라 조리 학교입니다. 위치는 미국.

책 서지 정보는 여기.

The Culinary Institute of Amreica. 「Baking & Pastry: Mastering the Art and Craft」. Wiley, 2009.
978-0-470-05591-5

제가 본 것은 하드커버 버전입니다. 현재 교보문고에서는 81970원에 해외주문원서로 올라와 있습니다. 가격이 참으로 무시무시하지만 책을 보면 그럴만 하다 싶습니다. 원래 가격은 70달러.;


스콘 레시피를 찾는다고 오늘 아침에 뒤적거리다가 이거 봤을 때 '이런 책에도 오타가 나냐'싶었던 부분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 책이 상당히 두꺼운데다가 전공서적 같은 분위기를 폴폴 풍기는 것이, 사진도 많지 않고 대부분이 레시피입니다. 그것도 각 장마다 앞부분에 해당 조리법에 대한 기본 규칙(?)같은 걸 적어두었습니다. 이 조리법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영어 해독력이 떨어지니 대강 그런 느낌이었다고만 하고 넘어가지요. 이론적인 설명이 달려 있더라고 이해하시면 될겁니다.

하여간 몇 개의 레시피는 복사해두었는데 그 중 252쪽의 버터밀크 비스킷 만드는 법을 보고는 한참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재료는 파운드와 온즈, 그램 단위로 나눠 표시되어 있습니다. 두 가지의 계량 단위로 나온 것이지요.
근데 3파운드가 들어간다는 다목적 밀가루가 그램단위에는 1.36g이라 나왔습니다.(먼산) k가 하나 빠졌군요. 설마하니 40개를 만들 수 있다는 버터밀크 비스킷에 밀가루가 1.36g만 들어가겠습니까. 버터밀크는 720ml나 들어가는데 말입니다. 하하하.


만들기도 어렵지 않긴 한데 이거 만드는 법이 지나치게 간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버터를 넣고 섞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이래요.

Add the butter and rub together until the mixture has the appearance of a coarse meal.

음...;
뭐, 비스킷이나 스콘이 이런 방식으로 만들긴 하지요. 조금만 설명이 친절하면 안되나 싶지만 이건 전공서적이니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을테고 말입니다.



시간되면 만들어봐야겠습니다. 대신 재료는 확 줄여야지요. 제게는 40개가 아니라 4개도 많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는 특정 주제의 책들을 왕창 빌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 소설, 여행기, 요리책, 일본 수필, 서양소설 등만 빌리는 거죠. 평소 잘 가지 않던 쪽의 서가를 들여다보다가 이런 책도 있었네라며 빼다보니 잔뜩 고르게 되는 겁니다. 지난번에 도서관 갔을 때는 일본 수필만 왕창 빌렸는데 어제는 일본 소설을 잔뜩 들고 왔습니다. 잔뜩이라고 해봐야 네 권 밖에 안되지만 말입니다.'ㅂ'; 어제 짐이 많아서 수필 한 권에 소설 네 권 빌리고는 두 손 들었거든요. 그 외에 전문서 두 권이랑 유인물이 잔뜩 있어서 말입니다.

제목에 아예 일본 수필이라고 언급한 것도 지난 주에 빌린 책이 수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모저모 읽은 책들을 적어봅니다.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답하다」는 베스트셀러인데다가 전작인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가 유명해서 궁금한 김에 읽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제 입맛에는 맞지 않더군요. 다 아는 이야기들의 나열인데다 편집이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더 빽빽하게 담고 책도 가볍게 만들었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종이가 가벼우면 보존성은 떨어지긴 하지만 읽기에는 편하죠.
범용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이런 일반론이 가슴에 확 들어와 박히는 때가 있으니 갈피를 못잡거나 방향을 못 잡을 때,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읽으면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활속의 예술」은 오하시 시즈코의 「멋진 당신에게」와 비슷한 느낌의 수필입니다. 프랑스에서의 생활을 되새겨서 일본과의 차이를 말하고 있는데 글 분위기를 봐서는 상당히 예전에 나온 책 같습니다. 한국에 출간된 것이 96년이니, 일본에서 나온 것이 80년대라 해도 뭐...'ㅂ'; 옛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좋고, 뭔가 한갓진 느낌이라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우아함(?)을 만끽할 때 읽으면 좋을 겁니다. 다만 도서관에서 밖에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지요. 그리고 모든 도서관에 다 있을 것 같지도 않고.;


「행복한 느낌」은 「멋진 당신에게」를 번역한 책 중 하나로 보입니다. 왜냐면 제가 읽은 부분이 상당히 많이 섞여 있었거든요. 이것도 50% 정도는 이미 읽은 이야기인데 나머지 50%는 읽지 못했던 부분이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보고 있자니 정말 「멋진 당신에게」 1권부터 5권까지를 몽창 사다가 죽 읽고 싶어지는군요. 아쉽습니다.ㅠ_ㅠ


「들꽃 진료소의 하루」는 이전에 「들꽃 진료소」라는 책을 봐서 같은 작가인 것을 알고 빌렸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에 일본의 시골에 있는 어느 진료소가 배경이고 그 일상생활이 중심 내용이었다고 기억했는데 책을 직접 읽어보니 진짜 어렴풋한 기억만 남았더군요. 들꽃 진료소 = 野の花(노노하나) 진료소는 호스피스 기관입니다. 연장 의료 외에는 할 수 없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지요. 종합병원에서 일하던 글쓴이가, 돗토리에 내려와서 작은 진료소를 연 것이 계기입니다. 재정 문제도 있으니 운영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그래도 잘 버틴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들꽃 진료소」쪽이 나중에 나온 책 같은데 이쪽도 빌려왔으니 조만간 감상이 또 올라갈겁니다. 아마 이전에도 적어 올린 것이 있을텐데 이글루스 백업 파일은 아직도 손 못대고 있습니다.;

책을 보고 있노라면 편안하게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섯가지 복 중에 죽음도 있던가요. 잘 죽는 것도 잘 사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지요. 다른 사람에게 가능한 폐를 덜 끼치고 죽고 싶다는 것이 제 생각인데 생각대로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뭐, 현대 사회에서는 폐를 끼치지 않고 죽는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지만요. 의학이 발달하고 평균 수명이 늘다보니 환갑을 넘어간 그 뒤의 삶은 뭔가 여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분이기 때문에, 잘 움직이지 않고 수명이 다된 기계(몸)를 끌고 어떻게든 끌고 나간다는 거죠. 잘 관리하면 심하게 고장나지 않고 문제 생기지 않게 살 수도 있지만 써야하는 기간(수명)이 점점 늘어나니 결국에는 고치러 병원에 들락날락하게 되고, 비용은 많이들고, 하지만 모아 놓은 돈은 없고..(이제 그만.;)

지금 외조부가 병원에 입원중이십니다. 그렇다 보니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로 읽히지 않더군요. 부모님은 벌써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고 저도 그에 대한 각오를 해야한다는 생각일까요.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이제 보험회사의 부담도 상당히 늘어날텐데 혹시 보험회사 주식을 가지신분은 슬슬 처분을 생각하...(퍽!)

이 책을 읽다보니 이런 잡다한 생각이 들더랍니다.


「미녀냐 추녀냐」는 원제가 부정한 미녀나, 정숙한 추녀냐였나봅니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그 문제거든요.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답은 때에 따라 다르다입니다.'ㅅ'
미녀는 정확한 통역이고 추녀는 상황에 따른 의역을 말합니다. 정숙하다는 것은 깨끗하게, 잘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부정하다는 것은 잘못된, 틀린을 의미합니다. 문맥에 따라 다르게 읽히겠지만 부정한 미녀는 상황에 따른 의미를 전달하고 있지 않은 직역체 통역, 정숙한 추녀는 맥락에 따른 의미를 잘 전달하는 의역 정도로 보면 되겠지요.

요네하라 마리는 러시아어 통역사입니다. 통역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 이 책으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탔다네요. 수상했을 때 심사위원이었던 오에 겐자부로가, 제목을 두고서 요미우리 문학상 역사상 최악의 제목이라 했다는데 그렇긴 합니다. 그러니 한국에서는 제목을 잘라내고 출간했겠지요. 저는 그 잘린 제목에 낚여서 가벼운 이야기겠거니라며 집어 들었는데 말입니다. 어흑. 제 취향에는 「문화견문록」이나 「미식견문록」이 더 맞습니다. 이 책은 가벼운 책이 아니라 그런거죠.;

일본어를 대강 배운 입장에서 일본어의 장단음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읽다보니 생각이 확 바뀌었습니다. 얼렁뚱땅 넘어가지 말고 제대로 다시 공부해야겠다고요. 한국어와 일본어가 상당히 유사한 만큼, 70-80%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100%의 수준으로 일본어를 구사하는 것은 오히려 한국 사람들이 잘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동감했습니다. 그 비슷한 이야기가 「마녀의 한다스」인가에서도 나왔지요. 서양인이 스페인어를 배울 때와 일본인이 스페인어를 배울 때 단기적으로는 서양인이 빨리 배울지 모르지만 완성도는 일본인쪽이 높다는 이야기였다고 기억합니다.

다른 부분은 다 재미있게 보았는데 가장 마음에 안드는 것이 책 뒤에 실린 나고시 겐로의 해설편이었습니다. 거기서 쿠릴열도 반환에 대한 언급이 나온 걸 보고는 기분이 확 상했지요. 독도가 떠올라서 그렇습니다. 그 부분을 제한다면 대체적으로 외국어 공부의 열망을 확! 불러 일으켰다가 의욕을 확! 꺾어 버리기도 하는 책이니 감안하면서 보세요. 하지만 보고 있자면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은 확실하게 듭니다.'ㅂ'


김혜남,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걷는나무, 2009. 12000원
도쓰카 마유키, 「생활속의 예술」. 영림카디널, 1996. 6000원
오하시 시즈코, 「행복한 느낌」. 베틀, 1992. 4500원.
도쿠나가 스스무, 「들꽃 진료소의 하루」, 김난주. 샘터사, 2005. 9000원.
요네하라 마리, 「미녀냐 추녀냐」, 김윤수. 마음산책. 2008. 12000원

오하시 시즈코(오오하시 시즈코)의 「멋진 당신에게」는 꽤 오래 전에 한국에 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검색하면 나오는 것은 2008년에 리수에서 출간한 책 한 권만 재고가 있을 겁니다. 같은 제목의 다른 책이 이전에도 두 권 나왔는데 현재는 구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 책이 은근 제 취향이라, 리수에서 나온 것은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최근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마음에 들면 사고,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이었지요. 그런데..-ㅁ-;
전체 내용의 50%? 정확하게 체크하지는 않았지만 상당부분이 이전에 읽었던 이야기입니다.


찬찬히 설명해보죠.
오하시 시즈코의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1년도의 일입니다. 그 때 어느 오래된 도서관을 방문했다가, 「아침햇살로 다가오는 행복」이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1991년 출간되었고 지금은 절판입니다. 에디터라는 출판사에서 나왔지요. 훑어 읽어봤는데 글이 상당히 취향이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이 더 있나 궁금한 김에 찾아보았더니 「멋진 당신에게」라는 제목으로 1-2권이 있더랍니다. 출판사는 역시 에디터. 그래서 구하는 김에 이 세 권을 모두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아침햇살로 다가오는 행복」과 「멋진 당신에게」의 내용이 중복되더랍니다. 100% 중복되던가, 아닌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전체가 중복된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러니 제가 집에 세 권 모두 두었지요. 완전히 같은 책이라면 한 쪽을 치웠을 겁니다.

하여간 그랬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 또 리수에서 나온 책을 읽어보고 중복된 것을 알았을 때도 크게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도대체 원서가 어떻게 되어 있길래라는 생각이 들어 원서를 검색했습니다.
-ㅁ-;
총 다섯 권이 있습니다. 80년대부터 꾸준히 책이 나와서 최근에 「멋진 당신에게」 다섯 번째 책이 나왔더라고요. 작가 이름은 大橋鎭子. 大가 장음이기 때문에 오오하시 시즈코라고 쓴 모양이지만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오하시 시즈코쪽이 맞을 겁니다. 鎭이 일본어 한자 약자로 씌어졌기 때문에 책 제목인 「すてきなあなたに」로 검색하는 쪽이 낫습니다. 5권은 2006년 출간. 1권은 91년에 재판했고 2권이 88년 출간입니다. 3권은 94년, 4권은 2003년. 3권과 4권의 간격이 있네요.

하여간 검색해보니 아무래도 한국에서 나온 책들은 짜집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괜찮은 이야기만 골라서 발췌해 편집해 만든 책이라고요. 이러니 원서가 읽고 싶어지지 뭡니까.-ㅁ-;

북오프에는 원서가 없고, 교보에는 있습니다. 하지만 1권 가격이 현재 27000원. ... 어, 좀 심하죠. 1,3,5권의 주문이 가능한데 가격이 다 27000원 남짓입니다. 최근 환율이 확 뛰어 버리니 사고 싶은 생각이 사라질 따름이고.;


이 책을 좋아하는 것은 칼럼 연재분을 묶은 것이라 글 하나하나가 짧고, 에피소드가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거기에 먹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가 상당히 수록되어 있으니 심심풀이로 읽기에 딱입니다. 그러니 지금 어떻게 구해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는거죠. 하하.;


첫비행님 취향에는 꽤 잘 맞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이쭈님께는 조금 가볍다 싶은 생각이 들고, 티이타님과도 조금 미묘...? 'ㅂ'



오오하시 시즈코, 「멋진 당신에게」, 리수, 2008. 12000원

주말에는 책을 꺼내 읽다가, 저 안쪽 깊숙히 들어가 있는 옛 만화들을 꺼내다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격하게 반응한 작품들이 몇 있지요.
(어제는 그 일환으로 에덴으로 오라를 꺼내 보았다능..;)


꺼내 본 책은 미도리카와 유키의 진홍색 의자, 붉게 피는 소리, 츠쿠바 사쿠라의 보이지 않는 나라, 타카오 시게루의 인형 연극 등입니다.


보이지 않는 나라는 간만에 보는 거라 그냥 대강 훑듯이 봤는데 지금보니 조금 미묘. 그림은 참으로 예쁘지만, 그리고 펭귄혁명보다 이쪽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8권이 빠져 있던데 채워 넣어야 할까요. 이거 절판인 걸로 기억하는데..;


진홍색 의자와 붉게 피는 소리는 별도 서가 바닥쪽에 깔려 있던 것을 꺼내 봤습니다. 그 안쪽에 밀어 넣었으니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셈인데 작가의 말 중에 재미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붉게 피는 소리는 신 중심, 진홍색 의자는 캐릭터 중심이라고요. 한 번도 그런 걸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작가의 말을 읽고 나니 다시 훑어 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츠메우인장은 거기에 둔다면 스토리 중심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조금 들고요.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상당히 다양하고 많으니, 각각의 짤막한 이야기를 만들어 거기에서 캐릭터들이 움직이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근데 나츠메 우인장은 왠지 사놓고 두 번 읽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조금 미묘.; 그 '이상한 집안'이랑 우인장을 두고 싸울 것이 분명해서 완결날 때까지 마음편히 못 보겠다는 심정인가봅니다.
느낌만 두고 보자면 저는 진홍색 의자쪽이 마음에 듭니다. 붉게 피는 소리도 좋은데 등장인물은 진홍색 의자가 더 좋은가봐요. 어쨌건 가끔 생각날 때 꺼내보면 흐뭇하게 볼 수 있는 책들입니다.
(게다가 작년에 재판되어서 구하기도 상대적으로 쉽고..)


타카오 시게루는 이름만 들어서는 가물가물할겁니다. 「디어 마인」이라는 연상연하 커플 이야기로 조금 떴고, 최근 작품이 「골든 데이즈」. 이건 최근에 완결되었으니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졌을 겁니다. 상당히 그림이 깔끔하고 예쁘지요. 제가 이 작가를 알게 된 건 디어 마인 전, 「인형 연극」 때문이었습니다. 이건 2권까지만 나왔는데 일본에서도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뒷 이야기가 더 있을법한데 말입니다.
(헛. 맑음×소년도 있었구나. 이건 왜 안 찾아봤지.;)

주말에 책 읽으며 뒹굴거리다가 격하게 반응한 것은 저 인형연극입니다. 인형을 쓴다는 점에서는 인형사의 밤(다치바나 유타카)과도 유사하지만, 그리고 귀여운 아이들이 나온다는 점에서도 닮았지만 인형연극은 밝은 분위기, 인형사의 밤은 쓸쓸한 분위기입니다. 밝은 분위기이기 때문에 보면서도 부담이 덜하죠. 인형사의 밤을 방출한 이유중 하나도 그겁니다. 우울함.;

하여간 인형 연극 2권에서 등장하는 민트의 에피소드를 보고 있자면 작가가 사람의 가슴을 쥐고 흔든다는 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20대의 보통 청년이랑 다섯 살이 안되는 꼬맹이랑 교류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참으로 마음이 훈훈하지 뭡니까. 거기에다 꼬맹이가 울면서 이름 부를 때는 감동의 도가니에 절로 빠졌지요. 그걸 읽고 나니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집에는 없더군요. 그저 골든 데이즈 완결권만 덩그라니 남아 있을 따름이고.
(아아. 그림은 상당히 차이납니다.'ㅂ')
민트의 이름이 Mint라고 철썩같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옆의 작가의 말에는 明兎라고 나옵니다. 으하하하; 그걸 민트라고 읽을 줄은 몰랐어!; 하기야 みんと를 민트라고 써두었으니 헷갈릴만도 하지요. 한자가 明兎였다면 그냥 민토라고 해도 되었을텐데, 그럼 느낌이 잘 안날까요. 이 꼬맹이 이름에 明이 들어가는 것은 형제의 이름이 아키라이기 때문일겁니다.



지금 검색해보니 인형 연극 3권은 2008년에 나왔습니다. 원서로라도 사서 봐야하나 고민되네요. 번역은 나오지 않을 것 같고, 그러니 보고 싶으면 원서로 봐야하는데 왠지 원서로 사두면 제대로 볼 것 같진 않고.T-T

원제는 人形芝居. 제목이 독특합니다. 之가 아니라 芝를 쓴 것이 재미있거든요.'ㅂ'




미도리카와 유키. 「진홍색 의자1-3」. 학산문화사. 2005. 3800원.
「붉게 피는 소리 1-3」. 학산문화사.
츠쿠바 사쿠라. 「보이지 않는 나라」학산문화사. 2001. 3000원~
타카오 시게루. 「인형 연극 1-2」. 대원씨아이. 2000.


* 진홍색 의자와 붉게 피는 소리 모두 나츠메우인장 덕분에 2009년 재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초판이 언제인지는 집에 가서 확인해봐야겠네요.'ㅂ';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별도 감상을 올리지 않고 가볍게 넘어간 책들에 대한 언급입니다. 물론 아래에서 써 놓고 또 다시 써 놓는 바보짓도 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냥 넘어가주세요.^^;


「나를 더 사랑하는 법 -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의 재발견」.
책 제목이 좀 긴데 미국의 어느 웹에서 예술가들이 시도한 '상황'에 대한 여러 반응을 모은 것입니다. 말이 어렵지만 웹 2.0이라는 상호소통형 블로그, 홈페이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미란다 줄라이와 해럴 플레처는 홈페이지에다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이라는 과제를 올립니다. 총 47가지였나요. 책을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홀랑 잊었지만-이라고 적고서 목차를 확인하니 총 63가지입니다-, 사람들이 그 과제를 보고 자신이 과제를 해결하여 올리는 겁니다. 당연히 올린 과제는 여러사람들이 볼 수 있고요. 트랙백 형식으로 했는지, 게시판에 올리는 형식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질 않았거든요. 왜냐면 대부분의 과제가 제 흥미를 벗어난 것이 많았습니다.

흥미로운 것 중에는 플래시를 터뜨린채 침대 아래 찍기랑 전쟁을 겪은 사람과 인터뷰 해보기가 있습니다. 전쟁을 겪은 사람과의 인터뷰는 확실히 미국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겠지요. 한국에서라면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를 인터뷰하면 될테니 나이 있는 분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미국에서 전쟁을 겪은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파병입니다. 설마하니 남북전쟁을 겪은 사람이 아직도 살아 있다거나...? 그렇다면 기네스의 최 연장자 기록을 갈아치워야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난민, 혹은 망명을 선택해 들어온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기록도 꽤 재미있게 읽혔지요.

플래시를 터뜨린채 침대 아래 사진을 찍는 것이 재미있는 이유는 단 하나. 상당수의 사진에 고양이가 찍혀 있습니다. 으하하하하;
하지만 저는 침대 밑을 찍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저는 서랍 달린 침대를 쓰거든요.

한국편도 있긴 한데 그냥 가볍게 볼 정도. 음... 지금 생각하니 이 책을 보고 시큰둥했던 것은 이게 사진 100제나 소설 100제 등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ㅂ';



「허니문」은 데이지의 일생 때문에 다시 보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닮긴 닮았지만 일부분만입니다. 「허니문」이 이런 내용이었나 싶을 정도로 까맣게 내용을 잊고 있었고요. 그러고 보니 「허니문」은 「키친」과도 굉장히 닮았네요. 죽음의 극복이라.


요네하라 마리의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은 서가를 돌아다니다가 뽑아든 책입니다. 요네하라씨의 책은 한 권씩 뽑아보는 재미가 있더군요. 음식 견문록도 재미있었지만 다른 수필들도 유머와 위트가 넘칩니다. 이 책은 제목과 표지에서 유추할 수 있는대로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동물 암컷이나 동물 수컷이면 족해라는 내용입니다. 집에서 키우던 여러 개와 고양이가 어떻게 집에 흘러 들어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를 보여주는데 마치 고양이 생태학을 보는 느낌입니다. 개보다는 고양이에 대한 글이 많거든요. 고양이의 수가 개보다 많은 것도 그 이유입니다. 개는 1-1+1로 항상 한 마리지만 고양이는 두 마리 이상입니다. 책을 본지가 좀 지나서 최고 몇 마리까지 되었는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최고는 아마 .. 여섯마리? 데리고 있던 고양이중 한 마리가 출산해서 여섯마리까지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니, 여섯이 아니라 여덟마리가 되었던 건가..;
첫비행님은 아주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ㅅ+ 커피와 우유도 성격이 다르지만(개묘차) 여기 등장하는 고양이들도 다 성격이 다르더군요. 제멋대로 고양이들이 어떻게 사람을 녹이는지를 보고 있다가 뿜었습니다. 특히 고모님이 넘어가는 부분을 보면 책 붙들고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거리게 되니 말이죠.


명탐정 홈즈걸은 아예 제목을 홈즈걸 시리즈로 가나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처럼 홈즈걸의 책장, 사라진 원고지, 사인회 등으로 부제 비슷하게 붙이는게 훨씬 마음에 듭니다. 하여간 3권은 음....................; 역시 미묘. 이번 편의 메인 이야기인 사인회는 묘하게도 '범인'이 제 취향(...)이었고, 피해자가 그닥 취향이 아니라서 범인 편을 들게 되더랍니다.(먼산) 심한 짓을 했지만 그렇게 역으로 감정이입이 되니 끄응...;

염소씨가 잃어버린 물건- 이번 책의 가장 마지막 이야기는 본래의 분위기로 돌아온듯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이런 쪽이 좋아요.>ㅅ<

앞으로 한동안은 서점에 가면 일하시는 분들이 그냥 보이지는 않을겁니다.


타샤 튜더의 책 두 권은 인형의 집을 보고는 마음이 동해서 찾아본 김에, 더 보게 된 책들입니다. 사진이 주로 등장하는 수필집이랄까. 훌훌 넘어가는 책들입니다. 하지만 그 중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몇 가지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신문의 활용입니다. 정치인 사진이 크게 나온 신문은 사진이 있는 곳을 윗면으로 해서 새장에 깔아준답니다. 좋은 활용방법이더군요. 후후후.





이보다 더 보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집에서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읽고서도 기억 못하는 책이 도대체 뭐다냥?


미란다 줄라이. 「나를 더 사랑하는 법 -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의 재발견」. 앨리스, 2009. 18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허니문」. 민음사, 2000. 9000원.
요네하라 마리.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마음산책, 2008. 12000원
오사키 고즈에. 「명탐정 홈즈걸 3」. 다산책방, 2010. 10000원
타샤 튜더. 「맘 먹은대로 살아요」, 「나는 지금 행복해요」. 종이나라, 2004, 2007.

부제는 「에도의 명탐정 한시치의 기이한 사건기록부」입니다. 하지만 '나'가 말했듯이 저는 에도시대의 셜록 홈즈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에도 시대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것이고, 특히 셜록 홈즈처럼 작은 단서에서 그 때까지 모아둔 잡다한 정보를 뒤섞어 걸리는 것을 찍어내는 것이 아주 수준급입니다.

그냥 제목만 두고 봐서는 최근에 나온 미미여사의 에도시대 시리즈와 비슷하게 보일텐데 실은 이 책이 원조입니다. 작가는 오카모토 기도. 이름이 귀에 익은데 아무래도 최근에 보았던 일본 공포소설 걸작선인가, 거기서 이름이 등장 ..... 까지 쓰고 찾아보니 아닙니다.; 같은 출판사(책세상)에서 나온 「일본 호러 걸작선」에는 안 실려 있네요. 다른 곳에서 하도 자주 들은 이름이라 귀에 익었나봅니다. 일본 공포물을 언급할 때 자주 들었던 이름이니까요. 어허허허허;

하여간 이 한시치 체포록은 책 뒤에 실린 작가의 말에도 나와 있지만, 셜록 홈즈를 읽고 나서 자극받아 쓴 이야기랍니다. 마침 에도 시대의 지식은 좀 가지고 있었고, 그러니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한 번 써보자 싶어 써두었다가 여기저기 연재하면서 분량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작가의 말을 보시면 될테고요. 하여간 이 한시치 체포록은 이후 요코미조 세이시(긴다이치 하지메의 할아버지의 아버지(...))의 「인형 사시치 체포록」과 미야베 미유키의 「영험 오하쓰 체포록(북스피어, 흔들리는 바위)」로 이어진다는군요.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은 못봤지만(아마도 미번역) 미미여사 책은 많이 봤습니다. 북스피어에서 나온 에도 시대 시리즈가 그런 분위기지요. 제 생각에는 「흔들리는 바위」보다는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쪽이 한시치 체포록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형식은 다르지만 말입니다.

한시치 체포록의 이야기는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내가, 에도 시대 말기에 활동하던 오캇피키(순라꾼?)인 한시치를 알게 되어 그 할아버지 집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얻어 들으러 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첫 이야기는 한시치를 알게된 연유에 대해, 그 다음부터는 한시치네 놀러갔다가 이야기를 듣는 겁니다. 본인이 활동한 것도 있고, 협력한 이야기도 있고, 들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게 뒤섞여 있다보니 이게 은근히 '진짜'같아 보이는 겁니다. 눈에 착착 감기는 것이, 각각의 이야기가 따로 떨어져 있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업무 따위는 내 팽개치고 내내 붙잡고 보고 있었을 겁니다. 아침 출근시간부터 보기 시작해 오늘 안에 다 보긴 했지만 말입니다. ;;;;


책세상에서 나온 책 몇 가지는 상당히 마음에 들어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께는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책들입니다.(...) 그런 고로 공포물.;

「일본 호러 걸작선」: 유~명 작가들의 공포소설을 모아 놓은 단편집입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든지 라프카디오 헌이라든지, 미야자와 겐지, 나쓰메 소세키, 그 외 등등. 자세한 것은 교보문고 쪽 책 소개를 링크할테니 참고하세요. 책 제목과 작가가 함께 실려 있습니다.(링크)

「뱀파이어 걸작선」. 비이가 실려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도망치고 싶은 심정인데 말입니다. 어렸을 때 삽화가 있는 <비이>를 보고 나서 기겁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카르밀라>가 실려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아요. <카르밀라>는 유리가면에서 아유미가 열연한 연극-마야를 물먹인 누구씨를 물먹이기 위해;;;-인 <흡혈귀 카밀라>입니다. 연극을 보고 있으면 진짜 카밀라가 참 불쌍하지만 원작을 보면 절대 아닙니다. 이 원작을 가지고 그렇게까지 분위기를 뒤바꾼 아유미에게 박수를.-ㅁ-;



근데 관련 서적 검색하다가 이즈미 교카의 새 책이 나온 걸 봤습니다.ㄱ- 보고 싶은 마음 반, 무서운 마음 반. 아무래도 올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책이 한 권 더 늘어났군요. 어흑.;




그러고 보니 리뷰 써야할 것이 하나 더 있군요. 도쿄 23구..... 하여간 가이도 다케루의 단편. 판타스틱에 실린 걸 엊그제 보았습니다. 거기에 등장하는 술집 이름이 보탄도로=목단등롱=모란꽃 등불이라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이즈미 교카하고도 관련이 있다고 들은듯...? 아니, 조금 헷갈리네요. 이전에 들은 정보와 뒤죽박죽이 되어서 말입니다. 하여간 일본의 괴담이라는 것은 확신합니다. 하쓰 아키코의 단편집에도 실려 있지요.
이 이야기 리뷰는 나중에 의학의 초보자와 제너럴 루주의 전설을 같이 정리하면서 올리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저도 장담 못해요.;ㅅ;

다른 책들은 묶어서 올리고 이 둘은 따로 떼어 씁니다.
아무래도 쓸 말이 조금 다른터라..^^;


「의뢰인은 죽었다」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책입니다. 누구나면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감상 링크)과 「네탓이야」(감상 링크),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감상 링크)의 작가입니다. 적고 보니 나온 책은 다 봤군요.; 취향에 100% 일치하지는 않는데도 이렇게까지 보게 되는 것은 책 읽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읽는 속도가 빠르니 결국에는 입맛에 딱 맞지 않아도 아쉬운대로 찾아보게 되니 말입니다.

출간 순서는 미스터리한 일상> 네탓이야> 사건 수첩> 의뢰인 순입니다.

「의뢰인은 죽었다」는 「네 탓이야」에 이어지는 연작 소설입니다. 단편 모음이라고 해야하나요. 다른 책도 다 연작 소설이긴 한데 이 두 권은 주인공이 히무라 아키라로 같습니다. 직업은 흥신소에서 일하는 탐정. 상당한 트러블 메이커로 일에 잘 휘말리며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오지랍이 넓습니다.-ㅁ- 일에 잘 휘말리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고요.

대체적으로 읽고 나면 입맛이 씁니다. '그래, 세상은 이런거지'라는 문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며 '자네 참 안됐구만'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니, 나이로 치면 히무라 아키라가 저보다 연상이겠지만 그래도 「네 탓이야」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만 폭폭 나옵니다. 「의뢰인은 죽었다」는 일부 판타지라고 해야하나, 조금 요상한 이야기가 섞여 있는데 맨 마지막 부분을 보면 작가가 의도적으로 무리수를 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이야기가 아무리 이상하게 꼬이고 심령적인 상황으로 흘러도 이 작가는 항상 막판에 뒤집거든요. 그렇다 보니 다음 권에서 알아서 해결하겠지 싶은 생각도 듭니다. ... 그러길 바라고 있습니다.(먼산)

「의뢰인」에서의 패턴은 대개 의뢰가 들어온다, 내키지 않지만 억지로 떠맡는다, 휘말린다, 해결한다 혹은 미스터리가 밝혀진다, 뒤통수를 맞는다의 순서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뒤통수를 맞게 되니 나중에는 통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뒤통수를 맞고 나면 머리가 얼얼해서 기분나쁜 것은 같지만요.
가볍게 보기에는 이야기가 무겁지만 심심풀이로 보기에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조금 삶은 달걀 풍이기도 하지요.



명탐정 홈즈걸의 두 번째 이야기, 사라진 원고지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1권을 워낙 재미있게 봐서 2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짧은 연휴기간 동안(2박 3일이었나, 3박 4일인가 그렇습니다;) 사건 관계자들을 만나며 현재의 미스터리와 과거의 미스터리를 동시에 풀어나가는 것이 꽤 괜찮았습니다. 책에 푹 빠져 있었지만 그게 홈즈보다는 왓슨쪽의 시각으로 보고 있어어 힌트를 거의 안 주고 줄창 달려나가는 누구씨에게 불만이 쌓이더군요. 하여간 그렇게 깔끔하게 풀리다니 과연 추리소설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을 경우 현실세계에서는 풀어나가기 어려울테니 말입니다.

서점에 유령이 나타나서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는 구조요청을 받고 주인공 두 사람은 나고야까지 내려갑니다. 구조요청을 한 사람이 이전에 교코(왓슨?)과 함께 세후도에서 근무를 했고, 지금은 고향에 내려가 그 곳의 유서깊은 서점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령이 나타난 곳도 그 서점-마루우도입니다. 문제는 그 유령의 정체인데, 시내에서는 그 유령이 옛날 옛적, 자신의 스승을 죽이고 체포되어 징역을 살다가 2년 만에 사망한 어느 청년이라는 소문이 도는 겁니다. 내키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끌려간 꼴이 된 교코는 다에와 함께 옛 사건의 관계자를 만나러 다닙니다.



이야기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나고야의 이곳 저곳을 함께 돌아다니는 느낌이라, 나고야 여행을 다녀오고서 보면 느낌이 더 각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나고야를 돌아다니는 장면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습니다. 그게 아쉽네요.T^T
하지만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뒷 부분입니다. 사건의 이면에 얽혀 있는, 청년의 과거 말입니다. 와아. 그런 이야기를 담다니, 입맛이 씁쓸하더군요. 물론 그정도의 사건을 만들어야 청년의 행동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오지만 그래도 그런 트릭을 써야했나요.T-T 으흐흐흑. 잘생기고 능력도 있고 괜찮은 청년인데 참 아깝지 않습니까.

... 이런, 소설 속에 지나치게 빠져들었군요.

의뢰인을 먼저 보고 홈즈걸 2를 그 다음에 본 것이 다행입니다. 의뢰인을 먼저 보았다면 기분이 가라앉았을텐데 홈즈걸을 아낀다고 나중에 본 것이 오히려 좋았네요. 다음 권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와카타케 나나미. 「의뢰인은 죽었다」, 권영주. 북폴리오, 2009. 1만원
오사키 고즈에.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서혜영. 다산책방, 2009. 1만원


덧붙임.
적다보니 홈즈걸의 역자 이름이 익숙합니다.; 혹시나란 생각에 찾아보니 밤은 짧아의 역자입니다. 아하하하하하; 게다가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도쿄 밴드 왜건도 이 분이 번역했군요. 기억할 번역자 이름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앞으로는 서혜영씨가 번역한 책도 취향에 맞는 책이라고 안심하고 집어들겁니다.
여러 책에 대한 감상을 한 번에 쓸까 하다가 적다보니 이 두 권만으로도 충분히 길어져서 따로 뺍니다. 다른 책들은 또 묶어서, 혹은 한 번에 쓰겠지요.


도서관에 모리미 도미히코(토미히코)의 책이 뭐가 있나 찾아보았더니 최신작을 빼고는 거의 다 있는 모양입니다.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는 서가에 꽂힌 걸 볼 때마다 볼까말까 망설였지만 손 안대고 망설이고 있었지요. 하지만 냐옹냐옹님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와 「유정천 가족」이 닿아 있다는 말을 들으니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마침 「유정천 가족」은 도서관에 있어서 먼저 빌려다 보았고 그 뒤에 「밤은 짧아~」를 빌려왔습니다. 출간 순서는 반대이고, 제가 호기심을 먼저 가진-읽어보고 싶어 했던 것도 「밤은 짧아~」쪽입니다. 「유정천~」은 이 때 처음 제목을 들었습니다. 「여우이야기」는 제대로 읽었는지 아닌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다지 취향에 맞지 않았다는 기억은 확실히 납니다. 아마 서가에서 대강 훑어보고 내려놓지 않았나 싶습니다.'ㅂ'

하여간 모리미 도미히코의 책은 범용적으로, 아무에게나 추천하기는 조금 망설여집니다. 취향을 타는 책이라 그렇고요. 깔끔한 내용이 아닌데다 환상적인 내용이 일상적인 이야기와 뒤섞여 있다보니 더 그렇습니다. 애초에 「유정천」은 교토에 너구리와 텐구와 인간이 공존해 살고 있다고 설정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주인공은 잘난 것과는 거리가 멀고, 대체적으로 등장인물들은 어딘가 나사가 풀려 있거나 독특하거나, 일반인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외도 있지요. 「유정천」에서, 냄비요리를 먹었다는 이유로 제게 죽도록 미움을 받고 있는 어떤 텐구.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니 정말 싫습니다. 뭐, 누구씨도 상당히 싫어하지만 그 쪽은 처음부터 미움받기 위해 만들어진 인물이니 놔두고 말이지요.
「밤은 짧아~」도 일상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일상 속의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비일상의 인물들이 많습니다. 「유정천」을 먼저 읽고 보다보니 이쪽도 정체를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얌전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의외로 마스터님 취향에는 맞을지도...요?;


내용을 두고 보자면 「유정천 가족」이 설명하기 쉽습니다. 교토에는 너구리와 텐구(도깨비의 일종으로 보시면...;)와 인간이 공존합니다. 너구리와 텐구는 변신해서 인간 속에 어울려 살지만 가끔은 장난을 치거나 사고를 칩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몇 년 전 불귀의 객이 되었습니다. 교토에는 1년에 한 번, 너구리 냄비요리를 즐기는 인간들의 모임이 있는데 그 냄비요리의 재료가 된 겁니다. 어쩌다 그리 되었는지는지,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주인공인 나(야사부로)의 시점에서 번갈아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참고로 말하면 야사부로는 너구리 네 형제 중 삼남이며, 나머지는 야이치로(첫째), 야지로(둘째), 야시로(막내)입니다. 일본어를 아시는 분이라면 금방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등장하는 여러 키워드가 일상 속의 비일상을 주장하는 「밤은 짧아~」와 닿아 있습니다. 특히 「밤은 짧아~」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이 누군가 골몰하게 되는데요, 「유정천」이 뒤에 나온데다가 최신의 이야기라 치면 「밤은 짧아~」의 등장인물인 누구가 누구인지 좀 고민스럽습니다. 그 누구씨가 결혼하기 전인가 싶기도 하고. 원서를 봐야 그 이름을 두고 추론할 수 있을텐데요.

「밤은 짧아」는 이공계의 솔로탈출 해피엔딩기로도 읽힐 수 있으며 염장도가 조금 있으니 주의하면서 보세요. 하지만 이 아가씨 정말 보통이 아니군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말술인데다 뭔가 핀트가 맞지 않는데다 운도 굉장히 좋은데다. 하지만 선배 쪽이 노력형이니 괜찮을거라고 봅니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바퀴.....(거기까지)
하여간 여기 나온 코스대로 한 번 돌아다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의 느낌을 서울식으로 비교하자면 이런 정도?

1. 신촌에 있는 모 술집에서 결혼식 피로연이 열립니다. 대학 클럽(동아리) 동기인 두 사람이 결혼한 것인데, 주인공은 거기서 클럽 후배(아가씨)를 보고 한 눈에 반합니다. 신촌에서 신나게 술판이 벌어지는 가운데, 아가씨는 술이 더 마시고 싶어져서 피로연장을 나와 돌아다니다가 한 아저씨를 만나 신나게 술을 푸고, 신촌 여기저기를 같이 돌아다닙니다. 주인공은 쫓아다니다가 신촌 어드메에서 또 이상한 사람을 만나 작은 사건에 휘말리고, 거기서 또 아가씨를 만나고... 결국 아가씨는 신촌 바닥의 알아주는 애주가와 대작을 해서 이겨, 같이 다니던 아저씨의 빚을 탕감해줍니다.

2. 와우북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에 주인공은 갈지 말지 갈등하지만 아가씨가 거기 등장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냅다 달려갑니다. 그리고 아가씨가 찾는다는 작은 동화책을 찾기 위해 지구상에서가장매운음식으로만들어진 훠궈 냄비에 도전합니다. 얼굴 도장은 찍지만....?

비유한겁니다.;
소설은 주인공(나)와 아가씨(나)의 시점에서 번갈아 진행됩니다. 교토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텐데, 저는 최근에 「때때로 교토」를 읽으면서 교토 여행의 유혹에 시달려서 교토 지도를 뽑아 놓고 여행 경로 연구를 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이해가 쉬웠습니다. 교토 지명을 모르면 상대적으로 재미가 떨어지겠지요. 서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놀러다니는 소설을 볼 때, 그 각각의 지역을 알고 있으면 재미가 배가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마 이 두 사람이 다니는 대학은 K대가 아닌가 싶지만 확신은 못하겠네요.


두 책을 같은 번역자가 번역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몇 용어들이 따로따로 놉니다. 그게 읽으면서 조금 불편했습니다. 가짜 덴키부로라는 술이 등장하는데 「유정천」에서는 덴키부로라고 나왔지만 「밤은 짧아」에서는 전기부랑이라고 부릅니다. 「밤은 짧아」에서 그 술을 소개하면서 전기 운운하는 말장난이 등장해서 덴키부로가 아닌 전기부랑이라 소개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밤은 짧아」에서는, 교토의 몇몇 지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의 문제도 있지요. 이마데가와 마치를 이마데 강 거리라고 하는 것이 좋은가 아닌가의 문제.;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마데가와는 이마데 강, 가모가와는 가모가와라고 하면 헷갈린다고요.-ㅁ-


모리미 토미히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서혜영. 작가정신, 2008. 12000원
 「유정천 가족」, 권일영. 작가정신, 2009. 12000원

사실 번역제목보다는 원제가 더 마음에 듭니다. 하기야 팔리는 걸 염두에 둔다면 원제보다는 번역 제목이 더 친숙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요. 명탐점 홈즈걸이라니까 저는 오히려 반감이 들어서 손을 안 댔거든요.; 원제는 이 책의 세 번째 편 제목을 딴 '배달 빨간두건'입니다.

서가를 배회하다가 눈에 들어와 1-2권을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책을 집어든 이유는 「명탐점 홈즈걸의 책장」이라는 제목 때문이 아니라 그 위의 총서명-세후도 서점 사건 메모 때문이었습니다. 서점 사건이라니, 일상생활을 배경으로 한 소소하고도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실제로 읽으면서도 그랬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실제 있을법한 미스터리들이 등장합니다. 그렇다고 사소한 이야기인 것은 아닙니다. 살인은 아니지만 범죄도 등장하고, CSI..가 아니라 FBI 실종수사대가 출동해야할 것 같은 사건도 나옵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든 해결하는 사람은 평범한 서점 직원입니다.

앞서는 작은 서점이라고 했는데 세후도는 그리 작은 서점은 아닙니다. 뒤에 나오는 것을 보니 6층짜리 역 건물에 입점한, 100평330평방미터의 중형 서점입니다. 지역에는 하나쯤 있을법한 서점이지요. 책 뒷부분에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고 나서 가진 간담회가 정리되어 있는데 그걸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서점에서 있었던 일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교차, 실제의 서점생활까지. 일상생활 밀착형 미스테리라는 걸 그 간담회가 또 제대로 보여줍니다.




여기까지는 설렁설렁 책 소개기.
그리고 지금부터는 책 지름신을 소환합니다.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이 책의 추천 대상은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대부분의 분들입니다.
일단 티이타님과 아이쭈님. 두 분다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키릴님과 듀시스님도 가볍게 보실 수 있고요.
첫비행님은 취향에 잘 맞을 거라 생각하고, 가장 이 책이 취향일거라 생각하는 것은 마스터님입니다. 특히 두 번째 편. 제가 봤을 때는 그 편이 마스터님 취향 직격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 이거 너무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긴 하네요.^^; 하지만 이 단편집이 상당히 마스터님 취향이라고 생각하니 아예 다음 모임 때 들고 나가겠습니다. 맛보고 결정하시와요.

이 책에 대한 호감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은 네 번째 이야기인 '여섯 번째 메시지'에서 「다얀의 스케치 교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 마이너한(제멋대로 기준이지만;) 책이 이런 곳에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한 권 더 확인해보긴 해야하는데 역시 같은 편에 등장하는 「하늘 여행」은 이전에 고토 세이의 얼그레이씨~이야기에서 잠깐 등장한 그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은 글 쓰고 나서 보충하겠습니다.

물론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아아. 보면서 가슴에 확 꽂혀서...ㅠ_ㅠ
히카루 겐지가 달리 히카루 겐지겠냐는 결론으로 마무리 짓는데 보면서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마무리가 대박이예요. 정말 부전자전이라면 그 뒷 이야기도 정말 무서울(?)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음 편은 장편이라는데 그래서 지금 손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도 한 편 한 편 읽어나가면서 가슴이 벅차 올라(...) 남은 책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서 한 편 읽고 쉬고, 한 편 읽고 또 잠시 쉬고 하며 보았거든요. 장편은 도중에 중지곧하기 어려우니 조금만 더 아꼈다가 보렵니다. 3편을 서둘러 수배해야겠네요.



마음에 드는 책들이 거의 그랬듯이 이 책도 이후에 리뷰가 조금씩 더 올라갈겁니다.^ㅠ^

호로로로로로록~ (커피 마시는 소리)


참으로 오랜만에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잠시 짬을 내가며 읽고 있는 것이 엊그제 도서관에서 빌려온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 1권입니다. 연작 단편이라고 해야하나요. 소설책은 맞는데 하타케나카 메구미 시리즈나 가토 미아키의 클럽 인디고 시리즈처럼 장편으로 죽 이어지지 않고 단락단락 끊어져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 소설은 이런  식의 책이 많군요. 한 권을 통째로 읽기에는 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부담스러울 때 집어들면 딱입니다.

하여간 배경은 세후도(成風堂: 세이후도일지 세후도일지 헷갈리는군요;..)라는 서점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서점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마술은 속삭인다」에 등장하는 로렐보다는 작아서 일겁니다.; 로렐의 이미지는 기노쿠니야고, 세후도는 점원이 적다는 걸 보면 그보다 훨씬 작은 것 같군요.

하여간 지금 읽어 내려간 두 편이 취향에 딱이라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후후후 ///
2권까지 다 읽고 나면 제대로 된 리뷰 올리겠습니다.
타샤 튜더 할머니.
정원 가꾸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그리고 그렇게 살림하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이 책 한 권으로 저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마 K나 S가 봐도 동의할겁니다.


나온건 알고 있었지만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타샤튜더 책은 집에 다섯 권 있습니다-한 번 보고 사자 싶어서 도서관에 신청했습니다. 책을 받아 들고는 휘리릭 넘기다가 좌절했고, 다시 찬찬히 읽어가면서 또 좌절했습니다.

아놔. 할머니.
어째 할머니는 인형놀이도 손 대면 예술이래요? -_-;
전문 사진 작가가 찍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실린 사진 하나하나가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실제 살림집과 인형의 집이 헷갈릴 정도의 질입니다. 보고 있으면 '인형 놀이를 하려면 이정도로 해야하나'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자아. 본론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보지요.


타샤 튜더의 인형 새디어스(남)와 엠마(여)는 타샤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책에 실린 사진으로 추정하건데, 키는 30cm 전후로 보입니다. 생각보다 크지요. 사람과 비슷한 정도의 비율을 가지고 있으니 USD나 쁘띠 같은 작은 구체관절 인형과는 비율이 다릅니다.

1996년에, 타샤의 작품과 일상생활에 대한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인형의 집을 만들게 됩니다. 인형의 집 자체는 71년도에, 집에 있는 붙박이 수납장에 방을 꾸미면서 시작되었지만 단독 건물(?)로 만든 것은 96년에 제작된 거지요. 그것도 그냥 지은 것이 아니라 집짓기를 담당하는 장인들이 타샤에게 의견을 물어가며 만들었답니다. 장인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만들었다는데 그래서인지 걸작입니다. 이건 사진을 직접 보면 아실겁니다.
크기도 크거니와, 재현도가 장난 아닙니다. 안에 들어간 소품은 타샤가 만든 것도 있지만 주변의 친구들이 만들어서 선물로 준 것도 있고, 강연의 대가로 받은 것도 있다고 합니다. 부엌 소품 중에서 오븐은 실제로 불을 피워 쓸 수 있다는 군요. 아니, 다른 도기나 유리그릇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들이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보통은 아니니까요. 그 '타샤 튜더'와 함께 만들면서 노는 친구들입니다.(먼산)


인형놀이를 좋아하시는 분, 모형 만들기를 즐겨 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사실 저도 사고 싶긴 한데 사고 나면 인형놀이에 도로 빠질까봐 무서워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인형놀이에 빠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소품을 만들게 될까봐 무서운거지요. 일본 서적에서 본 여러 미니어처 책들도 봤지만 이걸 보면 ...(먼산) 아마도 이런 미니어처 소품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궁극적인 목표로 잡는 것은 이렇게 전시해놓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과, 자금과, 손재주가 있어야겠지요. 앞서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70세를 목표로 부단히 움직여보렵니다.-ㅁ-; 하다보면 언젠가는 완성할 수 있을거예요.;




덧붙임. 새디어스와 엠마의 집은 바비의 집이 아니라 미미의 집입니다.

(알아들으시는 분 있겠지요.-ㅁ-)
요시모토 바나나의 새 책이 나온줄도 모르고 있다가 신간 추려보는 와중에 목록을 봤습니다.
서점에서 소개글을 보내 읽어볼만 하겠다 싶어서 홀랑 도서관에서 빌렸지요. 나라 요시토모가 삽화를 그렸는데 분위기가 꽤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번역 문제 때문에 걸리는 것이 있으니, 이번에'도' 주인공의 이름 문제입니다.
번역자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짐작할 그 분입니다. 키친도 그 분의 번역으로 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지만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를 들은데다가, 어떤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을 바꿨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떤 소설이었는지는 잊었지만, 번역자가 이름을 잘못 읽고는 그대로 번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야 그 남자주인공의 이름을 그렇게 읽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요. 하지만 '나는 이 사람의 이름이 이렇다고 생각하고 번역했고 내 속에서의 이미지도 그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그대로 하기로 했다'라고 결정했더군요. 해당 글을 읽은지 좀 오래되었지만 검색하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요시모토 바나나의 번역은 거의 이 분이 했고 분위기도 잘 어울린다 생각하니 집어 들어 읽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처음 넘겨, 저작권 표시에 나온 원제의 영어명을 보고는 뜨악했습니다. HINAGIKU NO JINSEI랍니다. 제목 위에도 ひな菊の人生이라 나와 있군요. 히나기쿠의 인생. 원제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번역 제목은 데이지고요. 이게 어찌 된건가 싶었는데 일러두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 일러두기
주인공의 원래 이름은 '데이지'를 뜻하는 일본 꽃 이름 '히나기쿠(ひな菊)'이다. 소설 속에서 깊은 우정을 나누는 두 친구의 이름을 꽃 이름으로 설정한 작가의 의도를 한국 독자들에게 전달하기에 '히나기쿠'보다 '데이지'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데이지'로 표기하였다.

끄응......................;
원작 우선주의랄까, 하여간 번역할 때 번역자가 손대는 것은 가능하면 적을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제게는 미묘합니다. 다른 한 친구의 이름은 달리아. 원작에도 이름은 달리아(ダリア)로 나와 있습니다. 뭐,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냥 히나기쿠로 하는 쪽이 분위기는 더 잘맞지 않았을까 합니다. 외국에 나가서 살고 있는 친구 이름은 달리아, 일본에 남아 있는 친구 이름은 히나기쿠. 일부러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까요. 차라리 처음에 이름 나올 때 역주로 살짝 소개해도 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러고 보니 그 비슷한 이유로 번역이 걸렸던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다카페 일기. 그 집 아이들 이름이 우미, 소라입니다. 딸이 우미, 아들이 소라. 하지만 번역서에는 바다, 하늘로 나와 있습니다. 끄으으응.................;



그 문제를 빼놓고 보면 책은 상당히 취향이었습니다. 요시모토 바나나 책 답게 얇지만 재미있더군요. 예전에 읽었던 「허니문」과 느낌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취향에 잘 안 맞았던 최근 책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그래봐야 「아르헨티나 할머니」, 「불륜과 남미」정도가 입맛에 안 맞았지요.-ㅂ-; 나머지는 그냥 저냥이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키친」입니다. 이 책은 일본 소설 중 가장 좋아하는 소설을 꼽으라면 항상 튀어나오지요. 완성도고 뭐고 제 일상의 오아시스 같은 책이니까요.

요시모토 바나나 답게 엔딩도 열린 엔딩에 가깝습니다. 밝고 온화한 느낌으로 마무리를 지으니 부담없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뒤에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허니문」을 빌려왔는데 기억보다는 무거운 이야기였습니다. 그 쪽도 간만에 다시 보니 꽤 재미있던데, 그 때문인지 「키친」도 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후후후.
원래 감상 쓰고 싶었던 책은 따로 있지만 그건 따로 쓰겠습니다. 여기에도 잠깐 언급되긴 하겠지요.'ㅂ'


그런 고로 간단 감상부터.
「접시에 뉴욕을 담다」. 2003년에서 2006년까지 뉴욕에 머물면서 CIA(요리학교)를 다니고, 여러 레스토랑의 주방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각각의 레스토랑 리뷰를 모아 놓은 글입니다. 중간중간 요리학교 다니는 동안의 짤막한 이야기도 담겨 있고요.
하지만 대체적으로 개인적인 경험담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전문가가 맛본 것은 맞지만 경험이 개인적이라는 느낌입니다. 본인도 각각의 레스토랑 체험담에 그렇게 적었고요. 이전에 몇 번 읽었던 '블로그에 올린 글 출판집'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는 스페인을 다녀온 뒤 스페인 요리집도 잠깐 열었던 사람이 쓴 스페인 짤막 체류기 + 요리책 정도입니다. 생각보다 얇고, 엽서집을 보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거 추천하기에는 조금 난감..; 스페인 요리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정확한 분량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한식 만들 때도 그렇지만 정량화 하는 것이 어려워서 그렇다고 합니다. 손맛이랄까, 그런 쪽을 강조한 셈이지요. 스페인 짤막 체류기라고 적긴 했는데 글쓴이의 개인적인 생활담에 가깝기 때문에 여행기라고 하기 보다는 수필에 가깝습니다. 그냥 가볍게 볼만은 한데 크게 기대는 하지 마세요.'ㅂ'
요리법은 한국에서도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대강대강요리를 잘하시는 분이라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오선 여행」은 책 다 챙겨서 나가다가 눈에 스쳐 지나가던 책이 걸려서 집어 들었습니다. 영국 여행기? 아니면 과학사? 어느 쪽으로 분류할지 고민되지만 도서관에서는 과학사, 혹은 과학수필로 집어 넣었군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경도의 기준입니다. 그리고 그 자오선을 중심으로 해서 영국에서 일어난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 일어난 장소들이 여럿 있답니다. 그래서 그 자오선을 따라 영국 남부에서부터 죽 올라가 여러 과학적인 발견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읽은지가 좀 되어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그리고 사실 읽다가 졸았습니다-그 발견들은 과학 분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지질학, 물리학, 화학, 그리고 기타 등등.; 기억에 남는 인물 중에는 화석 발견의 대가(?)인 메리도 있습니다. 성은 지금 잊었는데 이전에 동서문화사의 에이브 시리즈에 관련 책이 있어 꽤 재미있게 보았던 이야기입니다. 정규교육과정을 제대로 밟지 못하고 해안가에서 주변 관광객들에게 작은 화석을 파는 것으로 생활을 이어나가던 한 소녀가, 악어의 선조인가 하는 그 대단한 화석을 발견하여 굉장히 유명해졌다는 내용입니다. 실제 있었던 일이고 그 당시로서는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학자들에게는 큰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야 여자이기도 했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으니까요.'ㅅ' 그래도 그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그 부분은 기억에 꽤 남습니다.


「아임 어 스튜던트」는 신간 소개를 보고 홀랑 반해서 도서관에 신청해 보았습니다. 암에 걸렸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한 남자가, 다시 신입생이 되어 공부를 해보겠다고 하여 대학에 입학하고 잠시간 신입생들과 함께 학창생활을 만끽합니다. 내용만 보면 별것 아니지만 여기에 그 남자의 신상을 밝히면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니까 로저 마틴씨는 대학 총장입니다. 폐암으로 죽다 살아난 뒤 안식년을 내고는 그 시간을 오롯이 신입생 생활에 투자한 것이지요. 재입학한 학교가 조금 독특한 곳이라, 고전에 대한 강독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거기에 조정(배젓기 운동;)을 포함한 예체능 활동이 필수인 곳입니다. 모 대학교의 재단으로 들어간 어느 기업에서 주장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지요. 하하하. (그 기업이 어떤 비난=뒷말을 듣고 있는지 알고는 음...; 싶었습니다;;)
 하여간 오랜만에 고전을 다시 읽고 예순의 나이에 조정경기에 참여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며 즐겁게 보내는데, 말은 그렇지만 그 내용은 좌충우돌, 이런 저런 실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걸 감안하면서 보셔야 합니다. 신입생들과 진한 우정을 쌓는다고 책 소개에는 나와 있지만 글쎄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아폴로의 눈」은 서가를 어슬렁거리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G. K. 체스터튼의 G. K.가 길버트 키스라는 것은 이 때 처음 인식했습니다. 핫핫핫.; 집에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전집이 있지만 몇 년 전에 예술제본으로 만들고 나서는 거의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거기에도 아마 G. K.가 어떤 이름의 이니셜인지 나와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읽은 기억이 없군요.
 표제작인 아폴로의 눈은 브라운 신부 전집에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맨 앞에 실린 '벼랑 위의 세 기병'은 본 적이 없습니다. 실려 있는 다섯 개의 단편 중에 그 하나만 브라운 신부 전집에 없고 나머지는 다 실려 있습니다. '벼랑 위의 세 기병'은 아마 한국에 소개되는 것이 처음이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이 책이 절판이라, 보실 분들은 도서관에서 빌리는 수 밖에 없겠네요. 교보에서 검색하다보니 「목요일이었던 남자」라는 책도 나와 있는데 볼까 말까 고민됩니다. 브라운 신부도 그렇지만 체스터튼의 추리소설은 조금 무거워서 손대기 망설여지는군요.



김은희. 「접시에 뉴욕을 담다」, 그루비주얼, 2007. 14000원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 「아폴로의 눈」, 바벨의도서관. 2009. 9500원 (그러나 절판;)
정세영. 「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 이숲. 2009. 9500원
쳇 레이모. 「자오선 여행」, 사이언스북스. 2008. 13000원
로저 마틴. 「아임 어 스튜던트」, 웅진지식하우스, 2010. 12000원


여기까지가 4월 16일에 썼던 글이라 먼저 올립니다. 그 뒤에도 읽은 책이 더 읽지만 그건 다음 글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도서관을 둘러보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블루 캐슬이란 책이 있는 걸 봤습니다. 무슨 책인가 싶어 대강 넘겨 보았더니 동서문화사에서 ANNE'S BOOKS라는 이름아래 묶어 낸 시리즈 아홉 번째, 「밸런시 로망스」와 같은 책입니다. ANNE'S BOOKS 중에서 가장 자주 읽은 것이 「밸런시 로망스」라, 책도 작은 편이고 해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상당히 후회했습니다. 제목에 적었듯이 번역의 문제이지요.

애니메이션이나 외국 드라마를 볼 때도 그렇지만 번역도 가끔은 그럽니다. 먼저 눈에,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이 익숙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빙판을 먼저 보면 원판 목소리가 귀에 익지 않아 낯설게, 이상하게 들리고 같은 더빙판도 먼저 들은 성우가 누구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립니다.

번역도 조금은 그런 경향이 있을겁니다. 먼저 읽은 번역이 더 익숙해서 주인공의 말투가 바뀐다거나 하면 이건 좀 아니다라고 투덜대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번역은 그런 문제를 초월합니다.
읽으면서, 이 책은 영어판을 가지고 번역한게 아니라 일본어판을 가지고 번역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 중간 이상한 장면이 들어 있어 그렇습니다. 말투는 둘째치고 사람들간의 대화가 문제라는 겁니다.

자기를 돌봐주러 왔다는 말에 밸런시에게 감사를 표하는 시시의 말입니다.


<동서문화사판>
"정말로 있어 줄 거야? 나, 너무 외로웠어. 내 한 몸은 어떻게 할 수 있지만, 너무 외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 아!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아. 누군가가 내 옆에 있어주다니……. 너 같은 사람이! 넌 언제나 날 친절하게 대해주었어.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베텔스만판>
"진담이세요? 저, 정말…… 외로웠어요. 내 한 몸은 스스로 간수할 수 있지만…… 하지만 너무 외로웠어요. 언니 가은 분하고 같이 있을 수 있다니 마치…… 마치 천국 같아요. 예전에 언니는…… 제게 잘 해주셨죠."


같은 책인지 의문이 들만한 부분이 바로 그 다음에 이어집니다.

<동서문화사판>
밸런시는 시시를 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갑자기 가슴이 행복으로 벅차올랐다. 이곳에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 나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다. 과거는 모두 사라졌다.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베텔스만판>
밸런시는 시시를 힘주어 안았다. 그녀는 문뜩 행복해졌다. 여기,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녀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쓸모없는 노처녀가 아니다. 책으로 치자면 항상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던 장은 드디어 끝났다. 이제 완전히 새로운 장의 시작이다.



베텔스만판의 '문뜩'은 제 오타가 아닙니다. 베텔스만에서 나온 책에는 몇 군데 오타가 있습니다.
오타는 넘기더라도 의역과 직역이 눈에 보인다 싶은 정도입니다. 원서를 봐야 어느 쪽이 맞는지 알 수 있겠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원서에서 시시가 밸런시를 '언니'라고 부르지 않았을 거란 점은 확신합니다.-ㅅ-  베텔스만판이 일어판을 번역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그래서 드는 겁니다. 동서문화사판에 따르면 조지애나는 사촌인데, 베텔스만판에서는 조지애나 할머니라고 부릅니다. 뭔가 이상하지요. 게다가 제임스 숙부의 농담들도 베텔스만 판은 번역을 한 것이 아니라 바꿔놓았습니다. 베텔스만판 48쪽, 동서문화사판 42쪽에 실려 있는 농담을 보면 확연히 차이납니다.

그리고 시시의 아버지인 아벨을 동서문화사판에서는 '욕쟁이 아벨', 베텔스만판에서는 '울부짖는 아벨'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이것도 차이가 있고요.

베텔스만판에 불만을 가진 것은 대체적인 말투가 현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밸런시가 집에서 나가는 장면에, 자신의 사촌인 스티클스에게 퍼부은 악담도 차이가 납니다. 동서문화사에서는 '거지 같은 할망구!', 베텔스만 판에서는 '쳇, 진짜 욕나오게 만드네'.
음...;



동서문화사 번역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베텔스만판은 다음부터는 손대지 않을겁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 「밸런시 로망스」, 동서문화사, 2004
루시 모드 몽고메리, 「블루 캐슬」, 베텔스만, 2006


지난 주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착한 책 세 권입니다.
PIPPURI랑 행각승 지장스님의 반란을 먼저 주문하고 그 다음날 증인이 너무 많다를 주문했는데 도착은 지장스님이 먼저, 증인이랑 핏푸리가 같이 왔습니다. 택배배송이 아니라 편의점 배송을 신청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지요.'ㅂ'



증인이 너무 많다는 보고서 불만이 있었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책등에 찍힌 제목이 비뚤어져 있어요. 그리고 깔끔하게 찍히지 않았습니다. 그냥 무난하게 갈 것이지 왜 멋을 부린걸까요. 거기에 이전 편인 시체는 누구와도 판형이 맞지 않습니다. 시체는 누구는 문고본에 가깝게 작은 책으로 나왔고 표지도 무광코팅이었는데 이쪽은 책등 부분을 연보라의 구김주름지로 쌌습니다. 같이 꽂아 놓으면 시리즈인지 못 알아볼 정도로군요. 이런 건 좀 맞춰주지 말입니다.-ㅈ-



지장스님은 다 읽었으니 조만간 리뷰 올라갑니다.



분류를 지름으로 놓은 것은 역시 지름 관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지요.
전에 올린 지름목록에서 빠진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았습니다. 카메라.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한다 해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885가 아직까지 잘 활동하고 있다보니 크게 필요성을 못 느껴서 그런 거였지요. 물론 들고 다니면서 사진 한 두 장 찍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여행 가서 대량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배터리 방전의 문제가 너무 커지기에 올 상반기 쯤에는 사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구입하려고 찍어 놓은 P6000이 단종된 모양입니다.-_-; 가벼운 카메라보다는 손에 잡히는 느낌이 좋은 카메라를 사고 싶어서 P6000을 찍어 둔 것이었는데 단종이라니 말이죠. 어차피 다른 기능도 거의 쓰지 않는데 차라리 얇고 가벼운 것으로 살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가격이 내키지 않고.
니콘으로 살 것이니 다른 것은 아예 들여보지도 않고 있는데, 니콘으로 낙점한 이유 하나는 885가 니콘이라 익숙한 것이 좋아 그런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를 바꾸려면 처음부터 다시 다 뒤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번거로운 것은 피하려고 하는 거죠.; 미놀타나 펜탁스나 캐논은 한 번씩 써봤는데 저는 니콘이 제일 마음에 들더랍니다. 약간 붉은 색이 들어가긴 하지만 그래도 익숙한 색감이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혹시 현재 컴팩트 타입 니콘 카메라들 경향이 어떤지 아시는 분?; 요즘 니콘이 가라앉는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니콘 .... 이라는 생각이라서 말이죠.


그리고 리볼텍.
난데없는 리볼텍이 뭐냐 싶으실텐데,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G가 이런 것을 제게 던져주었습니다.
레이튼 교수의 비밀스런 사생활.
레이튼 교수 외에는 볼 것 없는 스토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레이튼 교수가 포인트죠. 리볼텍이 가격도 그리 높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G에게 하나쯤 사주는 것은 주머니 사정에도 크게 부담되지는 않겠지요. G에게 빚진 것도 있고.;
조만간 질렀다는 글이 올라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ㅁ-;

세노 갓파는 다치바나 다카시와 함께 제가 특별히, 각별하게 생각하는 작가입니다.
다치바나 다카시를 알게 된 것도 세노 갓파를 통해서 였습니다. 의외지요. 셰 다치바나라는 이름의 고양이 빌딩도, 세노 갓파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세노 갓파의 본 직업은 무대미술가이지만 책도 여럿 써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번역되어 나온 것은 많지 않습니다. 제가 검색해서 아는 한도 내에서는 「펜 끝으로 보는 세상」, 「인도 기행」, 그리고 이게 세 번째입니다. 한참 전에 교보에 들렀다가 「펜 끝으로 보는 세상」을 보고 홀딱 반해 집어 들고는 그 뒤로는 종종 이 작가 책이 번역이 되질 않나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만.. 이제는 성이 차지 않아 원서로 사다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작업실 탐닉」은 세노 갓파의 '엿보기'시리즈 중 「갓파가 엿본 작업실」을 번역한 겁니다. 다만, 작업실의 원 단어가 仕事場(しごとば)랍니다. 영어로 적힌 원제를 보고 한자를 때려맞춘거라, 한자가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e-hon으로 검색해보니 맞습니다. 교보문고에는 작업실 탐닉의 원서가 잘못 들어가 있군요. 「河童が覗いた仕事師12人」은 갓파가 엿본 작업실 그 다음 편입니다.)


이 책은 아사히 주간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칼럼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겁니다. 출간된 것이 84년. 97년도에 개정판인지, 문고판인지가 나온 모양입니다. 97년도 개정판이라지만 그래봐야 작업실 주인의 근황에 대한 것들 정도만 수정되지 않았을까 싶고, 대부분은 그대로 갔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노 갓파는 주변 사람들을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작업실을 엿보고 싶어집니다. 그리하여 주변 사람들부터 차근차근 포섭해 작업실을 공개해줄 수 있는가를 묻고 보통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을 들여 작업실을 측량하고 인터뷰를 합니다. 마감이 일주일마다 돌아오기 때문에 그에대한 고충도 상당하겠지만 완성된 그림을 보고 있자면 헛웃음이 나옵니다. 게다가 작업실 주인에게 원고 내용도 일일이 교정을 받았다고 하니까요. 그 당시는 이메일은 커녕 팩스도 제대로 통하지 않았을 때니, 유선전화를 걸어 읽어주고는 잘못된 부분이 있나 없나 확인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노력 때문에 글이 알차고 또 매끄럽습니다. 거기에 그 그림을 보고 있자면 연재분을 보고 기겁했을 '주인장'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_-;

뭐, 그 사람들의 소회야 각 편 뒤에 실려 있는 '갓파 엿보기'를 읽어보면 아실 수 있겠지요. 읽고 있다가 몇 번이고 웃음을 터뜨릴 뻔한 것도 그 '갓파 엿보기' 때문이었습니다. 와아. 이 사람들, 갓파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 대단해!

 

저는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작업실이란게 딱히 평범한 공간만 말하는 것도 아니더군요. 그러니까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설국」을 썼던 료칸이라든지, 기상청의 지진예보 시스템이라든지, 항공우주기술 정보의 시뮬레이터라든지, 레이건 대통령의 집무실이라든지 말입니다. 레이건 대통령의 집무실과 나카소네 총리의 집무실 관련해서는 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한국에서는 대통령의 집무실을 그리겠다 하면 들고 일어나서 '삐~에게 정보를 전해줄셈이구나! 너, red지!'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요.-_-; 몇 년 전이라면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안될겁니다.


번역은 조금 걸리는 부분이 몇 있었는데, 그에 대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다가 문득 궁금한게 생겼습니다.

 

호접란과 나비란, 어느 쪽을 더 많이 씁니까? 저는 호접란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거든요.'ㅂ'

그게 말이죠, 저도 그렇게 헐벗은 표지는 손대기가 참 민망하거든요.-_-; 저야 그 쪽은 아예 손 안대고 있었지만 그런 표지가 나오는 것에는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에 공감₁을 했더라는 겁니다. 라이트 노벨의 표지나 일러스트가-아니 일부는 내용도, 이런 소설을 읽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만들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제 속에서는 그런 소설을 읽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도 있었을지 모릅니다.(먼산) 그건 아마 동인지를 보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과도 닮아 있겠지요. 아, 이런 소설을 보다니 그런 타입의 사람이로구나.(...)

그리고 반대글로 나온 라이트 노벨은 원래 버리는 소설이다라는데는 심한 반감을 가졌습니다. 저는 그 소설을 소장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전부 소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구입한 책 중 상당수는 소장할만한 책이 아니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분했지만, 반대로 소장할만하다고 생각하는 책은 구입해서 두고두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책을 신성하게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일회용으로 생각하여 한 번 보고 나서 쓰레기통에 버린다는 것은 제 생리에 맞지 않습니다. 기왕 버릴 것이면 분리수거를 할 것이지.(...) 아니면 북오프에 팔든지요.
이야기가 튀었는데, 하여간 저는 라이트 노벨도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원래 목적(태생)이 가볍게 읽고 버리기 위해 나온 책이라고 해도 그게 용납이 안되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소장하고 있는 라이트 노벨을 생각한다면 제가 손대지 않는 표지의 책들은 낮은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겁니다.'ㅅ'


상당수는 처분했지만 「델피니아 전기」나, 「상냥한 용의 살해법」, 「문학소녀」, 「인류는 멸망했습니다」, 「키노의 전쟁」 같은 책은 서가가 왕창 줄어든다 해도 계속 끌어 안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집에 더 있는것 같은데 무슨 책이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단 말입니다...)




4월 신간에 「키노의 여행 13」이 있네요.-ㅁ- 잊지 말고 사야지. 이 책이랑 「책의 공주는 노래한다 4」를 같이 챙겨야지요. 4권이 완결인데 과연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궁금합니다.



₁야한 표지라고 하더라도 싸우는 사서처럼 20대 이상의 쭉빵 누님(...)이 나온다면 괜찮습니다. 거부감을 가지는 대상은 10대 초반의 아이들에게 초 미니 교복 스커트를 입힌다든지, 아니면 그런 상태에서 특정 자세를 취해서 속이 보일락 말락, 혹은 속옷을 노출한다든지의 표지 그림입니다.

그리고 공감은 딱 거기까지. 그러니까 '야한 옷차림과 자세의 소녀를 그린 일러스트가 표지가 되는 것은 라이트 노벨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을 강화시킨다. 그러니 라이트 노벨의 질을 떨어뜨리는 그런 표지나 삽화는 자제하라'는 것까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라이트 노벨은 애초에 가볍게 읽고 버릴 수 있는 수준의 소설을 내는 것이다. 그러니 잘 팔릴만한 그런 소설을 내는 것은 문제 없다'라고 하면 아넵; 그러고는 뒤돌아서서 우는거죠. 하하하.; 나에게 재미있는 라이트 노벨을 달라!

거기까지는 공감했는데 그 다음에 댓글에서 말싸움 붙은 걸 보니까 이건 영...;
거기에 글쓴이에 대한 다른 도서밸리 상주민들의 반응을 보아하니 누구씨가 국외 포럼에 나가 '강 정비는 환경정비고, 나는 자연친화적인 것을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ㅁ-;
처음 이 책을 읽고 나서 분노 수치가 점점 상승했을 때는 관련 글을 쓸 때 처음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해야겠다 생각했지만, 글을 쓰는 지금은 그냥 틀린 부분만 지적하고 넘어갈겁니다. 앞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본론이 재미 없으니까요. 그러니 바로 본론 나갑니다.


제프리 스타인가튼의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는 1997년에 나온 책입니다. 십 여년 만에 한국에서도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이글루스의 어느 분이 번역하셨다고 하셔서 기대하고 도서관에 신청해 보았습니다.

최근에는 소설책을 주로 봤다고 기억하지만-책 감상문을 별로 안 올리긴 했지만-그래도 그 전에 읽은 책을 포함해서 이렇게 오타와 번역이 걸리는 책은 오랜만입니다. 책 읽으면서 잘못된 곳을 찾아냈는데 그 중 한 군데는 다시 찾아내려다가 못 찾았습니다. 그냥 마음 편히 포기하고 다른 곳만이라도 소개합니다.


1. 6쪽. 옮긴이의 글입니다.
가장 처음 나오는 오타. 처음에는 몰랐는데 오타 검증을 위해 책을 처음부터 훑다가 발견했습니다. 아래서 9번째 줄 '와규(禾牛)'.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쌀국이 되었네요. 禾가 아니라 和입니다.


2. 36쪽. '태초의 빵'입니다.
밑에서 세 번째 줄에 '이사야는 선지자로서는 일류였지만 영약학자로는 별 볼일 없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영약이 아니라 영양이 아닐까 합니다.


3. 48쪽의 4번째 줄을 포함하여 작은 따옴표가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제가 다시 찾아내지 못한 것이 48쪽과 236쪽 사이 어딘가에 있는데, 한 글자가 빠져 있습니다. '**습니다'인지 그 유사한 서술어에서 어근과 '니다'만들어갔고 사이에 한 글자가 없어졌더군요. 오른쪽 페이지 상단에서 본 것 같은데 다시 뒤지기가 힘들어 넘어갑니다.


4. 218쪽. '와규(禾牛)와의 첫 만남'입니다.
이후 등장하는 와규의 '화'를 벼 화(禾)로 썼습니다. 그리고 218쪽 밑에서 두 번째 줄에 '일본말로 와(禾)는 "일본", 규(牛)는 "소"를 의미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
和입니다. 가장 분노한 부분이 이 부분이었고 이후로는 기대를 버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노는 덜했습니다.


5. 236쪽. '해산물의 보고'입니다.
첫 번째 줄의 '다음 음식 수업은 다음날 '바르비카니Barbicani'라는 음식에서 벌어졌는데'라는 문장에서 한 글자가 빠진 것 같습니다. 241쪽 상단에 '바르바카니는 주인이 바뀌었는데 빅터와 마르셀라는 더 이상 갈 가치가 없어졌다고 알려주었다'는 문장이 있는 것을 보아 음식이 아니라 음식'점' 같습니다.


6. 297쪽. '아이스크림의 어머니' 중 초콜릿 그라니타 만드는 법입니다.
네덜란드 식으로 가공된 코코아라고 나와 있는데 그냥 '더치 프로세스 코코아'라고 적어도 되지 않았을까요.


7. 325쪽. 과일케이크 만드는 법이 실려 있습니다.

- '세워서 쓰는 믹서'보다는 '스탠드 믹서'라고 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

- 재료에 버터가 빠져 있습니다. 체리, 파인애플, 건포도, 호두, 설탕, 계란, 다목적 밀가루, 레몬 추출액이 등장하는데 만드는 법 두 번째 문단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버터를 세워서 쓰는 믹서에 넣고 돌리거나 손 반죽기로 가벼운 느낌이 날 때까지 섞거나(중략)'.
버터는 얼마나 넣습니까?
(추측컨대, 다른 재료와 같은 무게가 아닐까 합니다. 다른 재료의 그램수를 보면 '파운드' 케이크 같거든요.)

- 그러고 보니 손 반죽기. 핸드믹서인가요? 저는 손 반죽기라는 부분을 읽고 거품기라고 생각해서 집에 믹서가 없지만 도전해볼까 했는데 핸드믹서라면 고이 마음을 접는 쪽이 팔 건강을 위해 좋겠습니다.

- 버터를 크림화한 다음에 달걀과 밀가루를 넣는다고 합니다만, '계란 세 개와 밀가루 절반을 넣고 나머지 계란을 넣고 섞는다.'고 합니다. 그럼 나머지 밀가루는 언제 넣습니까?
(추측컨대, 달걀 세 개와 밀가루 절반을 먼저 넣고 섞은 다음, 웬만큼 섞이면 그 다음 달걀과 나머지 밀가루를 넣고 섞을 겁니다. 다시 말해 밀가루 넣는 것이 빠졌습니다. 이건 원서 문제인지 번역 문제인지 알 수 없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책 내용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음식에 대한 깊이있는(?), 혹은 장난스런(?), 만용같은(?) 실험들이 등장하니 말입니다. 가끔은 아내가 참 안됐다 싶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가끔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직접 만든 최고의 빵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주말에 뺑드빱바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ㅁ-;
사람의 식욕을 자극하거나, 혹은 지나친 실험정신으로 인해 입맛을 잃게 하거나의 양쪽 작용을 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지던걸요. 특히 그라니타는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아몬드 그라니타는 쓴 맛이 나는 아몬드를 구하기가 어렵고 살구씨나 복숭아씨를 쓰기는 귀찮고 하니 아마 에스프레소 그라니타를 만들겠지요.


1권에서 재미있게 본 이야기는 빵, 아이스크림, 과일케이크, 프렌치프라이입니다. 하지만 프렌치프라이는 만들 생각이 없고, 빵은 만드는 방법이 어려우며, 과일케이크는 믹서 문제로 도전이 힘들며, 아이스크림(그라니타)만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겠더랍니다. 그나마도 레몬과 귤과 아몬드는 재료 수급의 문제로 에스프레소와 코코아만 만들 수 있겠지요.


2권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이쪽을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 분노하고 실망한 것은 기대를 많이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고로 2권에 대한 기대도 조금 줄이고 쉽지만 감자와 설탕과 교토가 저를 홀리는군요. 2권에도 오타가 많다면 이후에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제프리 스타인가튼,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1」, 북캐슬, 2010,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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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추가.-_-;

279 쪽 위에서 세 번째 줄. 그라니타를 그라티나라고 썼습니다.

288쪽 위에서 두 번째 줄. 살짝 녹이려면 냉동실이 아니라 냉장실로 옮겨야겠지요.

291-292쪽. 291쪽의 재료소개에는 뜨거운 물 4작은술이 필요하다고 나와 있지만, 만들 때는 4큰술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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