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튜더 할머니.
정원 가꾸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그리고 그렇게 살림하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이 책 한 권으로 저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마 K나 S가 봐도 동의할겁니다.


나온건 알고 있었지만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타샤튜더 책은 집에 다섯 권 있습니다-한 번 보고 사자 싶어서 도서관에 신청했습니다. 책을 받아 들고는 휘리릭 넘기다가 좌절했고, 다시 찬찬히 읽어가면서 또 좌절했습니다.

아놔. 할머니.
어째 할머니는 인형놀이도 손 대면 예술이래요? -_-;
전문 사진 작가가 찍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실린 사진 하나하나가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실제 살림집과 인형의 집이 헷갈릴 정도의 질입니다. 보고 있으면 '인형 놀이를 하려면 이정도로 해야하나'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자아. 본론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보지요.


타샤 튜더의 인형 새디어스(남)와 엠마(여)는 타샤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책에 실린 사진으로 추정하건데, 키는 30cm 전후로 보입니다. 생각보다 크지요. 사람과 비슷한 정도의 비율을 가지고 있으니 USD나 쁘띠 같은 작은 구체관절 인형과는 비율이 다릅니다.

1996년에, 타샤의 작품과 일상생활에 대한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인형의 집을 만들게 됩니다. 인형의 집 자체는 71년도에, 집에 있는 붙박이 수납장에 방을 꾸미면서 시작되었지만 단독 건물(?)로 만든 것은 96년에 제작된 거지요. 그것도 그냥 지은 것이 아니라 집짓기를 담당하는 장인들이 타샤에게 의견을 물어가며 만들었답니다. 장인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만들었다는데 그래서인지 걸작입니다. 이건 사진을 직접 보면 아실겁니다.
크기도 크거니와, 재현도가 장난 아닙니다. 안에 들어간 소품은 타샤가 만든 것도 있지만 주변의 친구들이 만들어서 선물로 준 것도 있고, 강연의 대가로 받은 것도 있다고 합니다. 부엌 소품 중에서 오븐은 실제로 불을 피워 쓸 수 있다는 군요. 아니, 다른 도기나 유리그릇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들이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보통은 아니니까요. 그 '타샤 튜더'와 함께 만들면서 노는 친구들입니다.(먼산)


인형놀이를 좋아하시는 분, 모형 만들기를 즐겨 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사실 저도 사고 싶긴 한데 사고 나면 인형놀이에 도로 빠질까봐 무서워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인형놀이에 빠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소품을 만들게 될까봐 무서운거지요. 일본 서적에서 본 여러 미니어처 책들도 봤지만 이걸 보면 ...(먼산) 아마도 이런 미니어처 소품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궁극적인 목표로 잡는 것은 이렇게 전시해놓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과, 자금과, 손재주가 있어야겠지요. 앞서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70세를 목표로 부단히 움직여보렵니다.-ㅁ-; 하다보면 언젠가는 완성할 수 있을거예요.;




덧붙임. 새디어스와 엠마의 집은 바비의 집이 아니라 미미의 집입니다.

(알아들으시는 분 있겠지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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