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입니다.;;

미야베 미유키, <이유>, 청어람미디어, 2005

미야베 미유키의 글은 장르랄까, 하여간 책마다 분위기가 꽤 다른 편입니다. 이유는 화차나 모방범과 비슷한 계통이고, 지금 재독하면서 실실 웃고 있는 스텝 파더 스텝은 같은 작가일까 갸웃거릴 정도니까요. 물론 분량 차이도 있을겁니다.

이유는 제목 그대로 이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어느 고층 아파트에서의 일가족 살해사건을 중심으로 해서 이 사건에 얽힌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차근차근 써나가는 르포형식을 취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사건과 관련있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는 대화체의 글도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런 인터뷰를 통해 사건이 일어난 이유, 그가 그렇게 해야했던 이유, 그 사람들이 거기 있었던 이유도 다루고 있습니다. 한 번 손을 대면 떼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는 다른 책들과 닮아 있군요.

그런 그렇고, 살인 현장으로 등장하는 아파트 말인데요, 소설 내내 고층아파트를 질타하는 의견이 끊이질 않습니다. 하지만 23층 아파트의 17층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전혀 이해가 가질 않는 걸요. 중계동이나 분당이나 일산이나. 하여간 아파트가 밀집한 한국에서는 25층은 고층아파트라는 말도 못하지 않습니까. 타워팰리스가 70층이 넘는다고 하는 것을요. 그런 고층아파트라서 문제가 생겼다라고 하는 등장인물들의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 부동산 문제에 휘말려 있기 때문에 남의 일만은 아니었지요.;; 조심해야지.



다시 스텝 파더 스텝으로 돌아가렵니다. 구입 여부를 고민하게 만드는 좋은(나쁜) 책이군요.(훌쩍)
어제는 약속이 있어서 독서할 시간이 거의 없었군요. 게다가 RQ(라고 쓰고 알퀘라고 읽는다)랑 노느라 평소 취침시간을 홀짝 넘겼습니다. 그러니 어제 올렸어야 했던 그제 읽은 책 포스트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좀 느긋하게 읽을 예정이라 내일쯤에 포스트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군요.^^

마릴린 처치, <세기의 재판>, 다연, 2006

세기의 재판이라지만 어디까지나 미국 내에서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세기의 재판이란 책을 출간한다면 전노씨들의 재판이 들어가겠군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언론 플레이 때문에 법정내에서 카메라 사용을 금지한답니다. 사진도 찍지 못하고 비디오 카메라도 못들어오니 남는 것은 그림 뿐. 그래서 여러 언론에서는 법정화가와 기자를 짝지어 법정에 들여보내 재판의 주요 장면을 그림으로 남기고 그것을 기사화합니다. 마릴린 처치는 뉴욕타임즈의 법정화가였지요.(지금도 그런지는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았습니다.OTL)
60년대부터 최근까지 유명한 재판들을 골라 그림과 함께 간략한 내용을 싣고 있는데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두 가지 재판입니다. 하나는 통일교 목사인 문선명의 탈세혐의, 다른 하나는 미아 패로우와 우디 앨런간의 양육권 공방입니다. 앞쪽은 문선명의 패소로 끝나서 복역을 했고, 후자는 미아 패로우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둘다 한국인이 등장한 이야기라 관심을 끌었는데, 혹시 우디 앨런의 이야기는 기억하고 계시나요? 자기 애인의 양녀였던 순이 패로우와 사랑에 빠져서 미국 전역을 발칵(한국도;) 뒤집었던 사건 말입니다. 저는 단순히 치정사건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상황은 꽤나 복잡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디 앨런과 미아 패로우는 결혼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결혼관계에 가까울 정도였습니다. 둘 사이에 입양아를 포함해 아이들도 있었고요. 그랬는데 미아 패로우의 아이들 중 가장 큰 아이-큰 누나였던 순이 패로우와 우디 앨런이 그렇고 그런 관계가 된 것입니다. 그 아이들의 양육권 분쟁으로 법정 싸움이 벌어졌을 당시 순이 패로우의 나이는 22. 굉장히 어렸지요. 우디 앨런은 57세였습니다. 거기에 우디 앨런과 미아 패로우의 아이들에게는 큰 누나입니다. 큰 누나와 아버지가 바람났다는게 애들에게 좋을리 없지 않습니까. 미아 패로우가 완승(...)한 이유도 그런 부분이 컸을 거라고 봅니다. 양육권은 모두 미아 패로우에게 갔으며, 아버지를 볼 것인지 말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고 했던 열 다섯의 아들래미조차 아버지를 거부했으니까요. 자업자득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보다 깊은 이야기도 하나 더 있지만, 이것은 직접 읽어보세요.)

각각의 재판이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지만 읽는데 시간은 꽤 걸렸습니다. 주의 깊게 읽어나가야지 완전한 파악이 가능했으니까요.


척 마틴, <관심>, 대교베텔스만, 2006

느낌상 마시멜로 이야기같은 자아성찰류의 책입니다. 최근 일에 치여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던 제게 나름 소중한 교훈을 주긴 했지만 딱히, 이 가격을 주고 볼만한 책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그러기엔 좀 아까워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일에 몰두해서 집중하고 파고들 수록 일은 늘어나고 일에 들어가는 시간 또한 늘어납니다. 상급자는 특히 더욱더 일이 많아질 수록 주변을 돌아보고 부하직원들도 배려하고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는 겁니다. 간단하지만 실천은 어려운 일이라 단계 맨 마지막은 실천도 있군요.



계속해서 약속이 있다보니 이번 일요일은 더도말고 덜도말고 집에서 뻗어야겠습니다.( ")
책에 불타오르고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을 시간이 된다는 건 잡생각을 덜해도 된다는 것이니 마음은 편하지요.

주말에도 열심히 책들을 다 소화했으니, 미처 적지 못한 것까지 모아 적어봅니다.

소노 아야코,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리수, 2006

소노 아야코의 수필집은 거의 다 챙겨보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도 가장 취향에 잘 맞은 것은 녹색의 가르침. 이것은 구입 예정 목록에 올려두고 몇 달째 못사고 있는데 12월 월급 나오면 금액 확인하고 양화소록이나 다른 책들과 함께 구입할 생각입니다.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와 닮은 책을 골라보라면 <이상한 나라의 토토>,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를 들겠습니다. 하지만 뒤에 언급한 세 책보다 더 절절한 것이 이 책이군요. 불쌍한 아이들의 모습을 다뤄서가 아닙니다. 그저, 제가 행복한 곳에서 태어났고 지금 그것에 감사하며 이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니 말입니다. 뒤의 세 권이 모습을 다뤘다면 행복을 보다는 생활을 다뤘습니다. 그들이 얽혀 있는 삶의 고리가 얼마나 단단한지, 그래서 그것을 깨려해도 깰 수 없다라는 것을 직접 눈 앞에 보여주는군요.


엘케 하이덴라이히, <검은 고양이 네로>, 보물창고, 2006

내용은 특별한게 없습니다.
이탈리아 작은 농가에서 태어난 네로란 이름의 악마(하는짓이 악마죠...) 고양이가 한 마리 있습니다. 그러다 자기 여동생을 끌고 옆집에 쳐들어가서(...) 그 집 안주인에게 귀여운 짓을 잔뜩해 독일로 가게됩니다. 옆집 주인들은 독일이 본 집이고 여름마다 이탈리아의 별장에 내려왔거든요.
독일에서 잘 지내던 네로도 여동생이 죽고 자기도 늙어가자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와 자신의 고향에서 생을 마감할 준비를 합니다.

페이지도 짧고 별 내용 없어보이는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단 하나. 일러스트가 크빈트 부츠홀츠랍니다. 고양이 일러스트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홀랑 집어 왔지요. 일러스트 때문에라도 한 번 꼭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오사키 요시오, <9월의 4분의 1>, <파일럿 피쉬>, <아디안텀 블루>, 황매, 2006

세 권 모두 올해 나온 책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한 꺼번에 나왔기에 골라봤는데 상당히 독특한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하기야 일본 소설 중에 독특하게 느끼지 않았던게 있는가 물으신다면 곤란하지요. 거기에 저는 한국소설도 제대로 안 읽는 처지라...............;

9월의 4분의 1은 단편집, 파일럿 피쉬와 아디안텀 블루는 장편입니다. 그리고 뒤의 두 권은 연작이더군요. 처음엔 모르고 있다가 아디안텀 블루를 읽으며 이 사람이 이사람인가 싶었는데 같은 사람입니다. 시간적으로는 아디안텀 쪽이 앞이고 파일럿 피쉬는 뒤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일럿 피쉬가 이 이야기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순서대로 읽는게 좋겠지요.

마음에 들기는 아디안텀 블루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디안텀은 이렇게 생긴 식물이랍니다.
제대로 찾은 건지는 확신 불가. 그도 그런게 책 속에서는 아디안텀을 선인장으로 말하고 있었거든요. 이쪽은 고사리라니 다른 식물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하여간 기르기 까다롭다는 식물인 것은 확실합니다. 조금만 신경써주지 않아도 아디안텀 블루라고 하는 우울증세를 나타내며 한 번 아디안텀 블루가 나타나면 살리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십중 팔구는 죽는다는군요.(아이비도 죽일뻔한 저라면 ..... ;;)
그러나 주인공이 말하는대로 아디안텀 블루를 겪고도 살아남은 아디안텀은, 그 우울을 기반으로 해서 더 튼튼하게 자랍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 우울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겠지요. 그래서 조금은 힘을 얻었습니다.


올리버 색스,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소소, 2006
해리엇 아저씨(제임스 헤리엇. 이런 책을 쓴 수의사) 못지 않게 웃긴 의사로 이름을 떨칠만한 분이 등장하셨습니다. 신경외과 의사이나 전작(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을 생각하면 신경정신과쪽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기야 신경외과로 등장하는 이 책은 1980년대의 이야기이니 지금은 바뀌었다 해도 놀라지는 않을겁니다.
전작을 읽고 보면 더 재미있는 책이지요.

그러니까..............
신경외과 쪽 일을 하면서 항상 의사로서의 입장에서 있었던 모 의사가, 등산을 하는 도중 삐~에게 쫓겨 굴러 떨어져서 탈골이 됩니다. 정확히는 근육 파열. 그리하여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여기 보이는 이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니네~"라는 기묘한 상황을 맞게 됩니다. 그렇게 된 과정과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진지하게 읽자면 시간이 좀 걸릴 책이지만 가능한 빨리 읽는 것이 최근의 목적이기 때문에 정신없이 진도를 나갔습니다. 역지사지의 입장에 놓인 의사의 모습도 재미있지만 다리가 왜 사라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돌아왔는지 함께 따라가는 맛도 쏠쏠합니다. 다만 의학쪽에 관심이 없다거나 나는 튼튼해서 아픈 사람을 이해 못하겠다는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케이티 앨버드,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 돌베개, 2004

한 달 전쯤? 한겨레21에 이 책에 대한 기사가 실렸길래 골라보았습니다.
제목 그대로, 차와 이혼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혼하기 전에, 사람들이 어떻게 차와 결혼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앞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고요. 이 결혼은 무효요!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 뒤쪽에서 로비가 심했군요. 장인어른(혹은 시어른. 정유업계, 자동차 업계)의 로비가 그렇게 심했으니 결혼 상대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도 모르고 결혼한 사람이 훨씬 많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이혼 지침서입니다.
직접적인 이혼도 있지만 이혼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는 별거나 기타 여러가지 방법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이야기는 꼬옥! 읽어보시길 바랍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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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작성한 포스트가 점심까지 가는군요.
저는 다시 업무로 돌아갑니다. 슈웅~
미야베 미유키, <화차>, 시아출판사, 2006

2006년판이긴 하지만 화차라는 제목으로 검색을 하니 같은 출판사에서 2000년에 다른 제목으로 책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에 앞판의 책을 검색하지는 말아주시길. 그 책은 제목이 내용폭로입니다. 그러니 책의 제목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하는 미야베 미유키의 책 특성상 그 제목은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생각입니다. 모방범이 꽤 인기를 끌자 출판사에서 같은 책을 다른 편집을 거쳐 재 출판했나봅니다. 출판계에서 그런 것은 흔한 일이죠. 대표적이라고 하기는 이상하지만 최근 장 자크 상뻬의 책이 미메시스에서 나오는 것을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미메시스는 예전에 열린책들에서 냈던 번역관련 연간지(라고 하기도 그렇군요. 딱 두 번 나오고 말았으니)의 이름이자, 최근에 생긴 열린책들 자회사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어제부터 무시무시한 속도로 책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해 지금은 달랑 한 권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스텝 파더 스텝, CSI 뉴욕 첫번째 이야기인 겨울의 죽음(이 책은 맥스 알란 콜린스의 책이 아니군요. 그래서 분위기가 앞서 이야기들과 꽤 달랐습니다), 9월의 4분의 1, 검은 고양이 네로. 스텝 파더 스텝은 따로 리뷰를 올렸고 다른 세 권은 한 꺼번에 모아서 다음 포스트에 올릴 예정입니다. 이제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만 남았네요.

화차는 오늘 아침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뒹굴거리다 책을 집어들고 차근 차근 읽어나갔습니다. 2시에 다 읽었다는 것은 평소 제 속도로 보면 굉장히 느린 것이지만 중간에 청소기 돌리고 수프 만들고 기타 등등의 잡다한 일들과 마비노기를 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빠릅니다. 책에 집중한 시간은 한 시간 넘는 정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몰입도는 좋은 편이지만 한번에 읽어내리기가 아까워서 중간에 딴 짓을 많이 한 것이지요.

이야기의 시작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아내가 사망하고 자신도 다리가 불편하게 된 한 형사가 있습니다. 도쿄 경시청에서 근무하고 있지요. 아들과 단 둘이서 살고 있지만 지금은 휴직을 하고 있습니다. 몸의 문제가 아무래도 크다고 할까요. 많이 걷거나 돌아다니거나 하면 굉장히 피곤합니다.
그런 주인공에게 오촌 처조카가 찾아옵니다. 아내 사촌의 조카. 따지자면 굉장히 먼 촌수이기도 하고 아내가 죽었을 때도 찾아오지 않았던 박정한 녀석입니다. 찾아온 이유도 갑자기 사라진 자신의 약혼녀를 찾아달라는 것이었지요. 휴직하느라 경찰수첩도 다 반납한 주인공은 난감했지만 반쯤은 호기심에서, 반쯤은 그 인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사해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점입이경. 파고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뭔가 이상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이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개인파산과 신용카드의 문제입니다. 그 약혼녀가 사라졌던 계기도 그런 것이었고, 이 이야기의 중심부를 흐르고 있는 것은 개인파산제와 그 사회적인 영향, 그리고 신용카드의 문제점 등이지요. 책에서 잠시 등장했던 것처럼 이야기를 읽다보면 사회에 막 발을 들이려는 여러 학생들, 사람들에게 신용카드의 장점과 해악을 동시에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그런 류의 살아 있는 경제 교육을 해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신용카드를 쓰고는 있지만 이 책을 보고는 잠시 바라보면서 "5% 할인 혜택을 포기하고 그냥 잘라버릴까."란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마법의 도구이기 때문에 더더욱 신뢰할 수 없는겁니다. 제가 가진 마력을 모두 고갈시키고도 모자라 제 기력을 뽑아갈지도 모르는 무서운 도구이니까요. 잘 쓰면 좋다라고는 하지만 쓰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정도니까요.
다만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한다든지, 온라인상으로 거래를 할 때 카드는 굉장히 편리합니다. 유용하다라고는 할 수 없지요. 유용이 종종 남용이 되어 통장잔고가 바닥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거기에 카드가 계좌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체크카드가 아닌 이상 통장 잔고를 과신하고 일주일 뒤에 나올 월급을 믿게 만드니까요. 신용카드가 빚이라는 것은 어느 새 머릿 속에서 사라지고 말입니다.

읽고 나서 진지하게 카드를 잘라야 하나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결심이 서지 않지만-현금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도 무섭기는 하지요-고심하렵니다. 부디 제게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났으면 하는군요.


덧. 엔딩이 조금 미묘하지만 독특하고 깔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기준.
미야베 미유키, <스텝 파더 스텝>, 작가정신, 2006

미야베 미유키 답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기야, 이 작가 책은 모방범 밖에 못 보긴 했지만요. 이 책 덕분에 ECO도 읽을 용기(?)가 났습니다.

분위기는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와 닮아 있습니다. 편지 대필자가 주인공인 나로 자기에게 의뢰를 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담고 있다면 생각보다 짧고 간단하고 빨리 끝난 스텝 파더 스텝도 주인공이 양아들들 덕분에 휘말린 사건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얻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각 에피소드가 따로 움직이지만 또 같이 간다는 점에서는 편지와 조금 다르긴 하군요.

내용 소개를 보면 대개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도둑인 나는 어쩌다가 자기를 구해준 쌍둥이 아이들에 의해 강제로 양아버지(step father)가 됩니다. 처음에는 싫다고 빼지만 나중에는 그 아들들에게 버림받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굉장히 귀엽군요. 거기에 약간의 로맨스 소지도 남아 있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끝까지 달려가지 않습니다. 그저 어느 정도 정착된 이 두... 아니, 세 ... 아니, 네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깔끔하게 끝을 맺습니다. 왜 넷인지는 맨 마지막 이야기를 보시면 아실겁니다.

모방범과 달리 이 책의 제목이 왜 step father step인지는 알기 어렵지 않습니다. 읽는 도중에도 충분히 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역시 맨 마지막 에피소드에 가서야 확실하게 실감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목이 그렇구나라고요.


가볍고 재미있게, 기분 전환 삼아 읽을만한 책입니다.
덧붙이자면 이런 아들들 있으면 나름 재미있겠군요. 헷갈려서 문제지.


다음 책은 겨울의 죽음? 그 전에 검은 고양이부터 읽어야겠습니다.
새 책들이 한가득! 그리하여 이번 주말은 책들과 함께 보내게 되었습니다.
가능하면 내일은 조각잇기(재봉틀 이용)랑 수프 만들기도 해야하는데 조각잇기가 제대로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수프야 내일은 저 혼자 집보기를 하기 때문에 적당히 설렁설렁 만들면 되고요.

다 읽고 나면 리뷰 링크를 하든지 해야겠지요?

- 스텝파더스텝(미야베 미유키)
- 9월의 4분의 1(오사키 요시오)
- 검은 고양이 네로(엘케 하이덴라이히)
- 겨울의 죽음(스튜어트 카민스키)
-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소노 아야코)

그리고 시간이 되면 화차(미야베 미유키)도.
꼭꼭 씹어서 잘 먹으렵니다.+_+

(제목이 닭살 돋으십니까? 저는 소름이 돋습니다. 제가 쓴 제목이지만 참 무섭군요.)

역시 더러운 기분을 정화시키는 것으로 가장 좋은 것은 책이 제일 좋군요. 책에 푹 빠져 있는 동안 우울하고 꿀꿀하고 침울하고 더러운 기분이 저절로 흡착되어 날아가고 책을 덮었을 때는 순수하게 즐겁고 행복한 기분만 남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다시 그 우울하고 침울하고 꿀꿀한 것들을 생각한다면 다시 기분이 더러워지겠지만 히로미 파워는 굉장한지라 상당히 오래갈 듯합니다.(일단 오늘 저녁까지는)

하여간 이런 연유로 해서 기분도 가라 앉아 있는데(게다가 내과에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못정했습니다) 어제 사온 GO 히로미 GO가 보입니다. 어제 8권은 대강 훑어서 엔딩 확인은 했지만 7권은 전혀 들여다 보지 않았으니 한 번 봐야지요. 그리고는 신나게, 피식피식 웃음을 흘리며, 제 대학시절을 조금씩 떠올리며 봤습니다.

제 대학시절은 히로미보다도 훨씬 무미 건조했지요. 대개의 경우 학교기숙사-집의 세 군데를 오갔으며 가끔 책사러 동대문이나 종로에 나가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것저것 관심을 가지고부터는 돌아다니기도 했지만(그 때는 브레드가든이 없어서 유암산업까지 직접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한 것은 졸업 이후였습니다. 아니, 지금의 제가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만화책 1천권을 돌파한 것이 대학 시절이었고, PC통신 활동도 그 때부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아소우 미코토의 책은 라이센스로 나온건 다 가지고 있지만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이쪽이 아닐까 합니다. 천연소재는 그 알 수 없는 엔딩에 완결권을 붙들고 한참을 쳐다보았던 기억이 있고, BELL은 아직 엔딩도 나지 않았지요? 엽기발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하지만 하는 짓이 밉지만은 않은 이 천방지축 아가씨를 다시 볼 수 없다는게 조금은 슬픕니다. 뭐, 멋진 여자가 과연 될 수 있을지가 걱정되긴 하지만요. 되면 되는 대로 난감하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만화책 사면서 뭔가 빼먹은 것 같다 했더니 Blood Alone을 또 빼놓고 안 사왔습니다. 다음에는 절대 잊지 말고 챙겨야지요.

폴 퀸네트,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할 때가 온다>, 바다출판사, 2004

지난 글에서 말했던 그 우울증 이야기의 원본을 찾아 올립니다. 다만 대화부분만 따서 올리겠습니다. 다 치자니 좀 길군요.

P. 369
(중략)
"말레이시아에서 우울증은 아주 단순합니다. 우리 동네에 한국인 선승이 있는데, 얼마 전 그가 우울증에 대해 강론을 했어요. 그는 우울증이 문제 때문에 생긴다고 했어요.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해결해야 되며, 그러지 못하면 우울해진다고요.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두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봐야 한다고요."
"두 가지 질문이 뭔가요?"
"첫 번째 질문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지요."
"대답이 '그렇다'면 그 때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하면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면 우울증은 사라지지요."
"두 번째 질문은 무엇입니까?"
"두 번째 질문은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가?'입니다."
"그건 첫 번째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요."
"첫 번째 질문과 두 번째 질문이 같은 질문이거든요. 두 번째 질문의 답이 '아니다'이면 문제는 해결될 수 없고 나는 걱정할 게 없지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나는 문제를 갖고 있지 않은 셈이니까요."
"우울증을 유발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그건 문제가 아닙니다 내 문제가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면 우울할 이유가 없는 거고요."
(중략)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내가 어떻게 발버둥을 치더라도 도리가 없는 것. 해결할 수 있다면 해결책을 찾아서 해결해야지요. 최종적으로 이 선문답에서 요구하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이 책이 이렇게 심각한 이야기만 있는 책은 아니랍니다. 이야기 전체중에서 가장 심각한 부분이 여기였지요.^^;
낚는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할 때가 온다>라는 긴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폴 퀸네트라는 유명(한지 어떤지는 모르지만)한 심리학자가 쓴 책이랍니다. 하도 읽을 것이 없어-최근의 우울모드에는 이것도 일조했습니다. 분명 11월 30일까지 가져다 달라 했는데 전화했더니만 지금 나갈 준비중이다라면서 다음주에 보내주겠다는 것은 무슨 심보인데! 내년부터는 거래 안할겁니다.-_-+-주문해놓고 까맣게 잊고 있던 저 책을 집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던 멋진 책입니다.

다만; 이런 저런 문제로 한 번 밖에 못 읽었다는게 아쉽군요. 특히 우울증과 관련된 문제로 선승과 대화한 것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인도였던가요, 하여간 어딘가의 선승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는 서로 직업 이야기를 하다가 심리상담가(저자는 보통 낚시 저술가라 소개하지만 이경우엔 심리상담가라고 했습니다;)가 무슨 직업이냐라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이런 저런 사람들을 상담해주는 일이다라고 하니 자기들의 입장에서는 우울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대답을 듣습니다. 왜 그러냐라는 저자의 물음에 "문제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까"라는 한국의 선승의 대답을 인용합니다.
(정확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게 아쉽군요. 지금 제게 꼭 필요한 책인데 말입니다...)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울한 기분을 만드는 문제들이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화두를 들고 폴은 고민을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점장에게 해고 통고를 받고 부당해고에 대한 소송 준비를 하며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어느 은행의 부지점장을 한창 상담해주고 있던 차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직후 부지점장을 만났을 때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지점장이 해고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한다면 하는 사람이니 철회하지 않을겁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복직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낫고, 문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 당신의 고민은 무엇입니까?"

재정적인 고민이 가장 크지요. 재 취직이 어렵기도 하고.... 라며 생각하던 상담자는 급기야 발상을 전환합니다. 직장을 잃는 것을 인정하고 대신 든든한 실업 수당을 얻습니다. 그리고 일손이 필요하다며 자기를 부르던 친구를 도와 이직하기로 결정합니다. 문제가 없어지니 길이 보입니다.




저도 그렇게 문제를 잊고 길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비행님이 읽은 책 목록을 죽 정리하신 걸 보고는 어디까지 정리했는지 포스트를 뒤져보았습니다.

...

태그도 제대로 들어가있지 않고,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도 않고. 다시 손 대려면 업무시간을 꼬박 날려야 할 정도의 일이로군요. 책쪽에만 들어가 있는게 아니라 일상생활(無)에도 들어가 있으니 말입니다. 거참. 11월도 마침 끝났으니 시간 날 때 다시 손을 대야겠습니다. 더불어 12월까지 적어두고는 2006년의 독서 현황표라도 작성을...?


모 서점 플래티넘 회원 자격은 이미 넘었고. 슬슬 구입목록 재작성에 들어가야겠군요. 2007년 재무계획표(라 쓰고 가계부라 읽는다)도 대강 정리를.....;

월간 에세이는 매달 챙겨보진 않고 가끔 표제 중 마음에 드는 제목이 있을 때만 열어봅니다. 가장 자주 들여다 보는 것은 역시 이윤기씨 수필이군요. 취향이랑 잘 맞고 글도 읽기 쉬워서 재미있게 읽습니다.

월간 에세이 12월호에서 이윤기씨 수필의 제목은 <악의 근원은 문 밖에 있다>입니다.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을 지켜보고 그에 대한 책을 넨 한나 아렌트(독일 작가)가 남긴 말에 힌트를 얻으셨나봅니다.

생각 없이 사는 일상적 삶, 그것이 바로 악의 근원이다.


신선하지만 신선하지 않습니다.
글로 적으니 신선하지만 읽는 순간 바로 그 의미를 알 수 있고 생활 속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신선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 가슴에 사무치는 말이 아닌가 합니다.

읽는 재미를 남기기 위해 그 앞 뒤 이야기는 적지 않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요.
지난 토요일의 신문 북 섹션을 읽으면서 슬픔의 눈물을 줄줄줄 흘리고 있습니다.(과장법 100% 포함)
수능 끝나고 나면 책이 쏟아져 나와서 이번에 증간했다는 편집자의 말대로 이번에 실린 책들은 보고 싶은 책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소개된 책들도 그렇고 광고로 실려 있는 책들도 그렇고요.

이렇게 실린 책들은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검토 해야할 것, 사야할 것, 도서관에 신청해야할 것. 하지만 이번엔 이렇게 가르기도 쉽지 않군요. 일단 도서관에 다 신청하거나 검토 목록으로 밀어 넣고 구입 여부를 결정해야할듯합니다. 이 목록들이 제목에서 말한 세 가지 목록입니다.
(실상 지금 구입해야하는 최 상위 목록에 올라 있는 것은 뉴타입 10월호 - 클램프판 플래티넘 버전입니다.-_- 현재 온라인 서점쪽에서는 품절입니다. 중고로라도 구해야하나 고민이로군요.)

- 청소부 밥 : 배려의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감수한 책이라는데 젊은 CEO와 나이든 청소부의 대담(?)이라는 구도는 다른 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쪽은 검토후 도서관 신청 목록에 올릴 겁니다.

- 시간을 파는 남자 : 이쪽은 사서 보고 싶은 책.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지만 현재의 여러 발목 잡는 일 때문에 삶에 허덕이고 있는 보통 남자가 인생의 대차대조표를 만든답니다. 그 대조표에 의하면 35년간의 시간을 빚지고 있다는군요. 지금 최소 3년의 시간을 빚지고 있는 저로서는 한 번 읽어봐야할 책입니다. 업고 가야할 것, 엎고 가야할 것을 나눌 필요를 느끼고 있거든요. 일단은 구입. 하지만 대강 내용을 훑어보고 싶습니다.

- 희망을 찾아서 7 : 읽고 싶지만 사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들지 않습니다. 도서관 신청목록에 올린 후 들어오면 보렵니다. 혹시라도 도중에 검토하게 된다면 사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군요.

- 지혜의 일곱 기둥 : 아라비아의 로렌스 원작이랍니다. 도서관 신청목록 필수.

- 지식인마을 : 쉽게 읽는 인문학이라. 도서관 신청목록 필수입니다.

- 4천만의 국어책 : 일단 검토는 해야겠지만 도서관 신청목록에 올리렵니다.

- 산해경 : 호오. 현암사에서 산해경도 나왔군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동양고전 시리즈입니다. 도서관 신청목록에 필수.

- 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 : 검토후 도서관 목록에. 마(이스터)징가라는 필명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_+

- 웰컴투정글 : 도서관 신청목록에 꼭 올릴겁니다. 희망의 이유의 싱글맘 버전이 아닐까란 기대가 되는데요. 검색하다보니 희망의 이유 외에 희망의 밥상이란 책도 나와 있군요. 같이 신청해야겠습니다.

- 비단 : 검토 후 도서관 신청. 원래 이런 쪽의 소설은 잘 읽지 않는데 불륜이 인생의 우화로 승화한다는 그 반전이 궁금합니다. 거기에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로 제작중이라니 그 전에 대강이라도 훑어 보고 싶습니다. 영화 제작이 되면 분명 들어오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말이죠.

- 클레피, 희망의 기록 : 도서관 신청 필수입니다. 전쟁과 글쓰기, 그리고 자유와 희망에 대한 이야기로군요. 안네 프랑크의 일기와도 비슷한 경로 덕에 살아 남을 수 있던 "클레피"에 대한 이야기. 읽어보고 싶습니다.

- 물의 아이들 : 필독! ;ㅁ; 하지만 구입해서 볼지 도서관에 신청할지는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이 포스트를 하게 만든 것은 물의 아이들이었으니.... 예전에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60권짜리 전집에 끼어 있어 잠깐 읽었던 이 책을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판타지. 하지만 그 단어 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삽화도 들어갔다니 꼭 챙겨봐야지요.

- 밀리언 달러 티켓 : 이건 읽어볼까?라고 생각하는 정도입니다. 맨 처음에 언급했던 청소부 밥과도 닮은 내용이고, 이전에 읽었던 다른 책과도 비슷한 형식이로군요. 우연히 퍼스트 클래스를 타게 된(좌석 업그레이드로;) 한 남자의 옆자리에 영국의 대부호가 앉습니다. 그리고 날아가는 동안 성공법 8가지에 대한 이야기지요. 실화 바탕이라는게 조금 매력적입니다. 도서관 신청 예정 도서.

- 이기적 유전자 : 도서관 신청 필수 도서. 30주년 기념판이랍니다.+_+

- 몽타이유 : 읽어보고 싶은데 도서관에 신청할지, 어떨지 고민입니다. 요약하자면 검토 후 도서관 신청 정도일까요? 중세 이야기라지만 보통의 중세 이야기가 아니라 이단 농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시사. 일상생활사가 IMF 후에 슬슬 한국에 들어오더니 이 책도 그 물결을 타고 있습니다. 가격이 조금 걸리지만, 거기에 781쪽이나 되지만 신청해볼까요. 들어올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_-a (그보다는 제가 제대로 다 읽을 수 있을지가 더 걱정입니다.)



많군요, 많아요.
다음주에도 이렇게 책이 쏟아지면 이번 겨울 동안 소화해야하는 책 목록이 천장 높은 줄 모르고 쌓여 갈텐데 다 해치울 수 있을까요. 들어갈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니 정리한 지금도 눈물만 줄줄 흘리고 있습니다.(훌쩍)
무크타르 마이,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 이룸, 2006


이 책을 처음 본 것은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책이 나온 직후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온 날짜가 8월 24일이니 아마도 연수를 다녀온 뒤에 보았을겁니다.(그렇게 따지면 아주 오래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내용을 대강 알고 있기 때문에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무크타르 마이와 관련된 기사들은 이 사건이 발생한 후 여러 외신들이 상황을 전하면서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어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을 읽으면서도 생각했던 것이지만 저는 정말로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루 세 끼를 다 챙겨먹을 수 있고 수도와 전기가 완비된 곳에서 살고 있으며 납치와 폭행에 대한 특별한 두려움 없이(100% 걱정 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살고 있으며,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사회활동을 하고 직업을 가지고 있어 고정적인 수입이 있을뿐더러, 저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합니다. 이렇게 나열한 것을 종합하면 저는 세계 1%의 상류층(-_-)일겁니다.

무크타르 마이의 고백을 읽고서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정말 다행으로 생각합니다.(먼산) 제가 파키스탄에 태어났다면 여자로서 저런 대접과 모욕과 비난을 받고 제 정신으로 서 있을 수 없을 겁니다. 아마도 일찌감치 자살의 길을 택했겠지요. 수 많은 파키스탄의 여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무크타르 마이의 이야기는 2002년부터 시작됩니다. 카스트 제도가 있는 파키스탄에서 무크타르 마이는 소작농 계급의 이혼녀입니다. 아버지와 가족의 뜻에 따라 결혼을 했지만 능력없는 남편 때문에 이혼하고 친정에 돌아와 살고 있었지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지만 대신 코란만은 암송하고 있었기에 이혼 후에는 마을 아이들에게 코란을 가르치며 그래도 어느 정도의 지위를 누리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랬던 무크타르 마이의 삶이 송두리채 뽑혀 나간 것은 이웃 때문입니다. 밭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저 건너편에는 마이의 계급보다 상위 계급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무장도 가능하고 횡포도 부리고 마이의 계급보다 훨씬 세력있고 권력과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마이의 12살(13세로 나오기도 하나 정확한 나이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출생등록 같은 것이 전혀 없으니 어른들이 넌 몇 살이다라고 하면 그런줄 안다 하는군요)난 남동생이 집안의 여성과 말을 했다는 이유로 감금하고 폭행합니다. 그 남동생을 구하기 위해 잘못을 빌러 그 옆마을(이라기엔 그 부족이라는 말이 어울리겠군요)로 간 다음 그 곳에서 부족장이 결정한 대로 네 명의 남자들에게 끌려 집단 강간을 당합니다. 강간 후에 반 나체가 된 몸으로 그곳 부족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강금되었던 남동생도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 이야기가 점점 커졌던 것은 언론과 외신들에 의해 외국에까지 보도되고 파키스탄의 여성인권유린과 연계되어 계속적으로 기사가 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이는 같은 처지에 놓였던 수 많은 다른 파키스탄 여성들처럼 자살을 선택했겠지요. 파키스탄 법률에 의하면 강간당한 여자는 반드시 증인으로 남자 넷을 대동해야하는데 마이의 경우 창고에 끌려가 강간을 당했기 때문에 증인으로 세울 수 있는 남자는 강간범인 카스트 상위 부족의 네 남자 뿐입니다. 이들이 증인으로 설까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요. 거기에 이들은 경찰과도 연계되어 있고 그 주의 높으신 어르신들과도 잘 아는 사이였으니까요.

마이는 여기서 죽음 대신 경찰에 신고하고 고소하고하는 머나먼 싸움의 길을 떠나갑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자신같이 "모르기 때문에 당하는" 여자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마을에 학교를 세워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여성인권을 위해 여러 여성들과 함께 싸워나갑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직접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책 중간에 일자무식 소작농의 딸의 아닌 어느 파키스탄 여 박사의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여성인권 유린의 한 예로 등장하더군요. 상당히 좋은 집안에서 자라 공부도 열심히 해서 박사학위를 딴, 고위 계급의 여성이 있습니다. 결혼해서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도 하나 두었지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어느 날, 남편은 일로 집을 비우고 그녀는 혼자 집에 있었습니다. 잠을 자는 사이에 인기척을 느꼈고 누군가 알 수 없는 사람에게 강간을 당합니다. 집을 지키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군이 그 집을 지키고 있는데 누가와서 강간을 합니까? 그 사람은 밤새 그녀를 괴롭히고 아침에는 TV를 켜서 영어 방송을 보는 등 느긋한 행동을 하다가 사라집니다. 얼굴도 보지 못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추측컨대 고위 군인이겠지요.
경찰에 신고하고 범인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그녀는 협박을 당합니다. 폭행의 충격도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협박까지 당하고, 제대로 된 조사도 받지 못하게 되자 결국 그녀는 파키스탄을 떠나 영국으로 갑니다. 남편의 보호 아래에서였지요. 그러나 아들은 출국 허가를 받지 못합니다. 어쩔 수 없이 아들은 파키스탄에 남겨두고 영국으로 가야하는 어머니의 마음. 저는 겪어보지 않은 일이지만 ...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이슬람에서의 여성 인권이 낮은 것은 아닐겁니다. 이슬람의 율법이라는 이름하에 자행되는 전근대적인 관습법이 문제지요. 유교라고 다릅니까? 같은 유교의 지배하에서였지만 고려와 조선 전기 때, 그리고 조선 후기에서의 여성 지위는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그저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무크타르 마이의 저항은 파키스탄 내에서도 찬반논란을 일으키며(외세를 등에 엎고 날뛰는 여자, 외세에 휘둘리는 여자 / 파키스탄의 여성 인권을 위해 몸바쳐 헌신하고 있는 여자 등) 결국엔 간통법 개정에까지 이르릅니다. 엊그제 나온 기사가 있었기에 저도 이 책을 읽을 생각이 들었지요.


세상에는 불합리한 일이 많습니다. 고개를 돌리고 싶지만 그러면 안됩니다. 내가 그 일에 관여할 수 없을지라도 똑바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여자가 될 수 없다고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될테니까요. 주시자라도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파울로 코엘료, <악마와 미스프랭>, 문학동네, 2000

코엘료의 책 중에서 연금술사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악마와 미스프랭입니다. 아침에 갑자기 끝부분만 보고 싶어져서 꺼내 읽었다가 또 가슴에 콱콱 와 박히는 부분이 있었지요.

p. 244 - 245
"맞아요. 하지만 성인이 찾아왔을 때부터, 그리고 그들이 대화하는 내내 아합이 쉴새없이 칼을 갈았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해요. 그럼에도 사뱅은 편안하게 잠을 잤죠. 세상이 자기 자신의 반영이라고 확신한 아합은 성인에게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이렇게 물었어요.
'만약 여기에 도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창녀가 갑자기 들어온다면, 그녀가 아름답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할 수 있겠소?'
성인은 대답했어요.
'아니오. 하지만 나 자신을 통제할 수는 있을거요.'
'내가 엄청난 양의 금화를 주며 산을 떠나 우리와 함께 지내자고 제의한다 해도 그 금화들을 자갈 보듯 바라볼 수 있겠소?'
'아니오. 하지만 난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있을 거요.'
'두 사람이 당신을 만나러 왔는데, 한 사람은 당신을 경멸하고, 또 한 사람은 당신을 성인으로 우러러 받든다면, 그 둘을 똑같이 대할 수 있겠소?'
'힘들긴 하겠지만, 나 자신을 통제해 그 둘을 똑같이 대할 수있을거요.'"

(중략)
아합은 사뱅이 자기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자기 역시 사뱅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모든 것이 통제의 문제, 그리고 선택의 문제일 뿐 다른 그 무엇도 아니었다.

p.248
"얘야, 너는 결국 내가 전에 권한 대로 하게 될 거야. 난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있단다. 사람은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지. 모든 것은 우리가 삶을 살아내는 방식에 달려있어."



모든 것은 선택, 그리고 통제에 달린 것.( ")

엔도 슈사쿠, <회상>, 시아출판사, 2004

원제가 IKI JOZU SHINI JOZU라고 되어 있군요. 잘 살고 잘 죽기 정도의 의미일까요. JOZU=じょうず(能手)일테니 단순하게 "잘"이라고 해석하기는 의미 전달이 확실하게 되지 않습니다. 그냥 마음으로 이해하세요.(먼산)

어제 다시 꺼내 읽으면서 마음에 와 박힌 단어가 선마였습니다.

내가 베푸는 선행이나 사랑이 상대방에게는 매우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는 달갑지 않은 친절일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자신의 사랑이나 선의 감정에 눈멀어 자기만족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사람을 일컬어 '선마'라고 한다.
(p. 26)

뒤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자신이 좋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행위를 상대방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무조건 밀어붙이는 여성을 종종 볼 수 있다고요. 비단 여자뿐만 아닙니다. 스토커는 남자도 있지요. 남자 스토커들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라며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예를 볼 수 있습니다. 주변에 그런 케이스가 하나 있어서요.

악마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선마도 되면 안되겠지요. 당연합니다. 어느 쪽이건간에 민폐에 상대방에 대한 무배려, 피해가 따라 붙으니까요.

장태호,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방문했습니다>, 종이심장, 2006

여행책(혹은 포스트)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키르난 기준)

1. 기행문은 대리만족이다. 책으로 대신 체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ex> 한비야씨의 책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행문들
2. 아무리해도 저런 여행은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ex> 오지 체험기, 배낭여행기 중 일부, 자전거 여행기 등.
3. 괜히 봤다. 적금을 깨고 싶어진다.
ex> 도쿄 기행 중 일부, 사진만으로도 사람을 흔드는 무서운 책들

최근의 여행책들은 사진 위주, 거기에 약간의 글을 덧붙여 내놓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오르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대개는 1번이거나 0.5번쯤 되는 "괜히 읽었다. 돈과 시간이 아깝다"라는 수준입니다.

어쩌다보니 한 달 정도 꾸준히 여행관련 책들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가장 나중으로 제쳐놓았던 이 책은 이 중 3번에 해당됩니다. 3번에 해당되는 책들이 거의 일본여행이나 관련 포스트들인데 이것은 일반적인 여행지가 아닌 아주 독특한, 아프리카를 무대로 하는 책입니다. 정확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지요.

사진도 멋지지만 글도 아기자기합니다. 에스키모 중에서 종종 발견되는 글타입인데 읽기 편하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말투입니다.(글쓴이가 한국사람인데 왜 에스키모 언급을 하시냐 하면 웃지요.)
특히 남아공에서 만날 수 있다는 농장체험은 보는 사람의 속을 흔들다 못해 왕복 항공권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러 달려가게 만듭니다. 생각만 하고 기억의 저편으로 묻어두었던 남아공의 블루트레인조차 지름의 불씨를 살리게 만듭니다. 본문에는 블루트레인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지름의 충동을 불러 일으킵니다. 거기에 여행 기간도 며칠이 아니라 적어도 한 달, 길게는 몇 년으로 잡게 만드는군요. 지금이라도 당장에 짐 싸들고 (그렇게 영어를 싫어함에도) 남아공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고 싶습니다.

저 못지 않게 여행책을 많이 들여다본 가크란도 이 책이 최근 몇 달 간 본 여행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라는데 동의했습니다. 그러니 저는 지금부터 적금들러갑니다. 언제쯤 갈 수 있을까요?

포인트가 그렇게 잔뜩 쌓인 이유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9월 중순 Cafe Sweets, MOE 구입.(오프라인)
같은 날 UGUF의 도쿄탐험, 파리의 보물창고, 캐나다의 보물창고, 두나's 런던놀이, 일능 3급(이건 부탁 받은 것) 수험서 구입.

다음날 김서령의 가(家), 키리하라가의 사람들 1-4, 음양사 별전 구입. 이중에서 키리하라와 음양사 별전은 삽질이었습니다. 그 자세한 내막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로 남겨둡니다.

그리고 엊그제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의 정원, 비밀의 계단, 높은 산의 모험(뒤의 두 권은 찔레꽃 덤불=브렘블리 헷지 시리즈) 구입.

어제 교보문고에 가서 MOE와 Mama's cafe 2를 구입했습니다. 1은 몇 개월 전, 책이 교보에 들어왔을 때 구입했고요. 구입하면서 포인트가 25000점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누적 19권. 20만원은 안 넘었을 것 같은데 ............ 다 계산하니 20만원에서 1150원이 모자랍니다. 하하하; 그리고 어제 그 포인트를 이용, 14000원의 책 한 권을 구입했습니다. 한 달 동안 구입한 책이 총 20권이군요. 읽기는 다 읽었으니 다행입니다.(삐질;)
윌리엄 더프티, 슈거 블루스 - 설탕,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독, 북라인

한참을 고민하다가 집어든 책입니다. 보고 싶은 마음 반, 보고 나면 설탕 섭취를 못할테니 차라리 안 보는 것이 낫다는 생각 반. 그러다가 결심을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저자의 이야기입니다. 더프티씨가 어떻게 글로리아 스완슨과 만나게 되었고 어떻게 설탕을 끊었으며 그 뒤 어떤 효과가 나타났는가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보고 있자면 절로 설탕을 멀리하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그 뒤엔 주르르르르르르르륵 설탕의 해악에 대해 나와 있습니다. 세상 모든 정신병은 설탕이 원인이고, 사람의 몸이 기력을 잃는 것도 설탕 때문이며 여자들이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것도 설탕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악의 근원인 설탕이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채 인류 사회에 존재하는 것은 설탕이 가져다주는 돈을 사랑한 국가(19세기 이전)와 농장주(사탕수수농장)와 기업(설탕공장)들의 로비 덕분입니다.

써놓고 보니 음모론이군요. 지금 40% 가량을 남겨 두고 있지만 뒷장에 등장하는 무설탕 음식 만들기는 미리 보았습니다. 도대체 설탕을 빼면 무엇을 먹으란 말인가란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하지만 의외로 먹을게 많습니다. 설탕은 모든 미네랄과 영양소를 제외하고 만든 물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 미네랄과 비타민이 들어 있는 천연의 사탕수수즙이라든지 꿀 정도는 허용이 됩니다. 문제는 이런 단 것에 익숙해지면 설탕에 손댈 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피하라는 것이지요.





이런 이유로 현재 밀가루, 설탕 금식 중입니다. 음하하; 하지만 설탕 금식은 정말 어렵습니다. 아침에 간식으로 어떤 것을 챙겨갈까 생각하며 편의점의 판매대를 떠올렸는데 흰 우유 말고는 먹을게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국 내일부터라도 고구마 슬라이스를 싸가지고 다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설탕 금식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
미야베 미유키는 이름만 많이 들어보고 정작 소설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해서는 그 전부터 알고 있었지요. 바로 그남자 그여자 후기에서 츠다씨가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던 소설이 이겁니다. 그 때문에 책이 들어오기 전부터 두근거리면서 기다리고 있었고요. 정작 책이 온 다음에는 다른 의미로 뒤통수를 맞았지만...

역자는 양억관씨. 대체적으로 읽기 무난한, 편한 편입니다. 하지만 그 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번역 하셨답니까. 총 3권, 거기에 권당 500페이지가 넘습니다. 총 1600페이지를 넘어갑니다. 분량은 이리 많아서 처음에 손이 안 가니 문제지 읽기 시작하면 속도가 마구 붙어서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아침 출근 때부터 읽기 시작해서 퇴근하기 전 1권 독파 완료. 그 뒤 2-3권은 마구 속도를 내서 지금 방금 막 읽기를 끝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집에 들어온 다음에는 샤워하는데 걸린 시간과 홍염 7권을 다시 훑어 보는데 걸린 1시간 남짓한 시간 외엔 내내 이것만 붙들고 있었군요.
(헉.; 진짜 빨리 읽었구나.;;;)


어느 책에선가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맨 마지막의 딱 한 장면, 그 장면을 위해서 자기는 이 소설을 썼다고요.* 그 못지 않게 이 책도 맨 마지막의 그 장면을 위해 썼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은 다 전주곡, 그리고 클라이막스는 딱 거기입니다. 앞 부분 읽을 때까지는 책 제목에 대해서도 신경쓰고 있지 않다가 클라이막스의 카운트 다운 들어가면서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건가라고요.

길지만 길지 않게 느껴지는 멋진 책입니다. 하지만 재미있냐라고 물으시면 고개를 갸웃할겁니다. 등장인물들과 희생자에게 너무 감정 이입이 되어서 그런가봅니다. 특히 쿠도군에게는 심각한 감정 이입이 되어서 말이죠. 그렇다고 책 읽다가 쿠도가 누구지라고 물어보시지는 말아주세요. 은유입니다, 은유.


미제사건으로 남은 여러 살인 사건들. 그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 소노 아야코. 천상의 푸르름(헤븐리 블루)을 그렇게 썼다고 녹색의 가르침에 썼습니다.
전체적인 임팩트는 약했지만 소소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었습니다. 전체 임팩트가 강한 소설이라면 보고 나서 일주일 정도는 드러눕기 때문에 제게는 이정도가 딱 적당합니다.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것은 표지. 그리고 현재 이 책이 절판 상태라는 것입니다. 구할 생각은 지금으로선 없지만 이후에 구하고 싶어진다면 이것이 가장 문제로군요. 그래도 아주 사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그래도 다져진 글발과 그 만담덕분에 웃음을 터뜨리며 즐겁게 보았습니다. 취향이던 캐릭 몇이 망가지는 것은 슬펐지만 내용 전개상 어쩔 수 없었지요.

몽테 크리스토 백작의 플롯을 따라가고 있었다지만 판타지와 판타지가 아닌 것의 차이가 이쪽에서 드러나지 않나 싶습니다. 거기에 여자 한 명 때문에 인생을 망친 그 누구도 참 안됐군요. 당신이 판타지 주인공인 이상 평범하게 사는 것은 무리 아니었습니까. 하하하; 그래도 덕분에 지루한 삶 속의 활력은 얻지 않았습니까. 비록 그 동안 이를 바득바득 갈 정도로 힘들긴 했지만 말입니다.



연휴 초반에 읽어서 다행입니다. 이제부터는 보고 싶은 부분만 살짝살짝 골라서 보겠습니다. 수업가기 전까지는 그래야겠네요.
정확히는 추석 연휴까지 읽어야할-소화해야할-책들입니다.

- 홍염의 성좌
불꽃님께 빌려온 홍염 전권. 다 보고 추석 연휴 지난 뒤에 QED와 함께 발송됩니다.(웃음) 판타지라서 부담이 없긴 하지만 하루 종일을 읽는데 투자해야할 것 같고 보고 난 뒤의 후유증이 살짝 두렵습니다. 지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않았으면 한다니까요.

- 타샤 튜더
최근에 나온 타샤 튜더의 책 중 한 권은 이미 독파했습니다.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의 정원만 읽으면 되는데 앞권 분위기상 진도는 빠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대부분이 사진이지만 보고 있자면 정말 저리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렇다 해도 미국의 19세기 의상을 입고 생활한다는 것은 왠지 마음에 안들어서.

- 흑색 수배
이것은 현재 읽고 있습니다. ... 실은 30분 전에 꺼내들었지요. 앞 몇 페이지를 읽었는데 일단 분위기는 마음에 듭니다. 아, 스카페타 시리즈 최신간입니다. 1-2권 읽는데 그리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을겁니다. 다 읽고 나면 탸사의 정원으로 입가심(...)을 해야지요.

- 슈거블루스
설탕을 더 확실히 끊기 위해 보기로 결정한 책입니다. 설탕의 해악에 대해 설명한 책으로 보이는데 읽고 난 뒤에 후기 올리겠습니다.

- 시크릿 하우스
최근 과학쪽 책을 너무 안 읽고 있어서 신간을 하나 꺼내들었습니다. 이쪽도 나름 재미있겠군요.

-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그러고 보니 이것도 읽고 있었습니다. 읽는 도중 새 책이 들어와서 일시정지가 되었지만 이쪽은 좀더 묵혀가며 읽을겁니다. 다 읽고 나면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게 될 가능성도 있군요.

- 생활의 발견, 파리
여행책읽기 붐을 편승해 나왔다고 할까요. 이쪽은 파리의 일상생활을 보여주고 있다길래 들고 왔습니다. 이쪽도 마음 편하게 읽어야지요.

- 모방범
이건 좀 고민입니다. 읽고는 싶은데 3권, 권당 500페이지가 넘고 총 페이지 수가 1640페이지 가량 됩니다. 읽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잠시. 하지만 츠다씨의 후기를 보고 났더니 도전의식이 불타오릅니다. 일단 뒤로 미루고 독서에 불타오르게 된다면 그 여세를 몰아 도전해보렵니다.



그 외에 읽은 책들이라면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그저 그랬습니다. 전작이 더 낫더군요). 분명 이것 말고도 더 있었는데 기억이 안납니다.OTL 어제 읽은 책은 이게 아니었는데 뭐였더라?

이번에 구입한 여행책이 UGUF 시리즈 3권과 두나's 런던놀이입니다. 총 네 권이지요.
앞서 말했듯이 공짜로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건수가 생겨서 돈 아깝더라도 도전해보자고 주문한 것이 위의 네 권인데 진짜 이 중 적어도 두 권은 돈이 아까운 책이었고, 두 권은 공짜로 구입해서 다행인 책입니다. 제 돈 주고 사기는 아까운 책이랄까요. 순위를 매겨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UGUF 도쿄Ver < UGUF 파리Ver < UGUF 캐나다Ver < 두나's 런던놀이

일단 두나의 런던놀이는 UGUF와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사진이 주종을 이루며 글보다는 사진이 훨씬 많고 제목 그대로 런던에서 노는 모습을 찍은 것이 주 내용입니다. UGUF는 그 공간에서 생활하며 주변의 가게 소개를 사진과 함께 곁들인 느낌입니다.

UGUF의 도쿄Ver가 왜 맨 바닥인지는 지난 글에 썼으니 넘어가고, 파리도 그와 비슷한 이유로 점수가 낮았습니다. 차라리 제게는 파리의 스노우캣이 더 재미있더군요. 차분하고 침착한 말투라기보다는 들떠있고 블로그 글을 그대로 옮긴 듯한 사진 편집과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 없는, 거기에 어디선가 많이 본 사진 스타일-요즘 여행책자들 대세가 이런 사진이더군요-은 굉장히 많이 거슬렸습니다. 화보를 찍을 때 쓰는 것 같은 두꺼운 종이, 그리고 그 비슷한 느낌의 책. 가격도 높고....

캐나다 쪽이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은 지역이 캐나다이고, 여행 일정을 따라가는 것이 꽤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실내 사진이 대부분인 파리쪽보다는 풍경이나 개리지 세일 등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캐나다가 나았다는 것이죠.

두나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처음부터 이것이 여행지에서 혼자 놀기의 모습이며, 사진들마다 찍은 카메라의 기종이 있어 그걸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입니다. 거리의 풍경을 그대로 옮긴 듯한 모습,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런던 거리를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풍경을 찍어가는 모습이 눈 앞에 선합니다.



그러고 보니 두나가 가장 낫다고 평가한 이유가 따로 있었군요.
다른 세 권을 보고서는 그냥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런던 놀이를 보고서는 이번 도쿄여행 때는 필카를 들고 움직여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모티브? 아니면 표절?

어제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11권을 사들고 왔습니다.
평소 취침시간을 넘겨가며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마스터님의 궁금증을 풀어드리자면, 그 삼촌-조카는 안나옵니다;-맨 마지막 단편에 눈에 딱 걸렸습니다.
제목이 가물가물한데 한여름의 비밀이야기였나요? 대강 그런 제목이었습니다.

주인공 소년은 아는 아주머니의 집에 양자로 들어가 있습니다. 양자로 보내지기 전, 여러 형제 중에서 다섯 째 형으로 거의 결정난 상황이었는데 막판에 자기가 엄청나게 소동을 부렸고 그 뒤에 아주머니가 자신을 양자로 선택합니다. 지금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요.
이 소년은 밤마다 정원에 있는 치자나무 위에 한 여자 유령이 있는 것을 봅니다. 여기까지는 우유당 이야기의 그대로인데, 맨 마지막에 유령의 정체가 풀리면서는 덩달아 맥이 풀렸습니다.

아주머니는 20년 전 자신의 언니가 죽은 뒤에 약혼을 파기하고는 혼자서 그 큰 저택을 관리하며 지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이야기하는데, 집안에 사람이 하나 없고 혼자서 몸 약한 언니를 돌보겠다고 자원했지만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 치장하며 놀다가 언니가 발작한 것을 뒤늦게 발견합니다. 서둘러 약을 먹이고 진정되었는데ㅡ 다음날 아침 언니가 죽은채로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자기가 원래 먹여야 하는 약이 아닌 더 독한 약을 먹여 그리 되었다고 생각하고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자신이 치장에만 정신이 팔려서 언니를 내버려 두었다, 그리해서 언니가 죽었다는거죠. 그 뒤 몸 치장과 관련된 모든 것을 상자에 넣어 치자나무 아래 묻고 약혼도 파기한채 홀로 그 집을 지킵니다.

물론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_- 일방적으로 약혼을 파기당한 약혼자 앞에서 모든 이야기를 고백하고, 의사인 약혼자는 그 약이 위험한게 아니었다고 이야기를 해주거든요.

자, 그럼 한 번 비교를 해봅시다.
비교 대상은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ANNE's Books 9권, 밸런시 로망스에 실려 있는 단편입니다.
제목은 "속죄".

주요 주인공은 셋입니다. 애거서 노스, 크리스틴, 닥터 레녹스.
애거서 노스는 어려서 부모를 잃은 사촌 여동생 크리스틴을 거둬 기릅니다. 가족이 없었던 두 사람은 서로를 유일한 가족으로 하여 꽤 오랜 시간을 지냅니다. 크리스틴은 이제 슬슬 결혼해도 좋을 나이이고 레녹스와 약혼을 발표하기 직전 쯤의 상황입니다. 레녹스는 마을 의사이고요.

애거서가 한참 동안 몸이 좋지 않았다가 회복되었다는 판정을 받은 어느날 밤, 크리스틴은 혼자서 애거서를 간호하다가 레녹스와의 결혼 망상에 빠져 엉뚱한 약을 애거서에게 줍니다. 반쯤 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때는 깨닫지 못했고 이튿날 아침 애거서가 숨을 거둔 것을 보고는 알게 된 것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인 레녹스에게는 차마 그 사실을 고백하지 못한채, 레녹스에 의해 애거서는 원래부터 좋지 않았던 심장에 문제가 생겨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판정을 받습니다.

애거서의 장례를 치룬 뒤, 크리스틴은 결심합니다.
자기의 유일한 가족이며 가장 사랑하는 존재인 애거서를 자신의 부주의로 보냈으니 이제부터 자신은 속죄를 하며 살겠다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레녹스의 구혼도 거절하고 지금까지 같이 놀았던 경박스런 무리들은 면전박대하고, 치장은 전혀 하지 않은채 검은 옷만 입으며 자기가 지금까지 가장 싫어했던 일들만 하며 살아갑니다.
(성경책 읽기라든지, 바느질이라든지, 집안 청소하기라든지, 등등)

그러다가 그런 싫어하는 일들도 자신의 일상이 되어 하지 않으면 허전하게 느껴지는 걸 알게 되자 이번에는 지저분하고 못생긴 남자아이를 하나 데려와 기르기로 합니다. 아버지의 학대로 주눅들어있던 그 아이가 점차 귀엽게 보이고 자신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존재가 되니까, 만약 그 사실이 탄로나서 이 아이를 빼앗기면 나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레녹스에게 사실을 고백하러 갑니다.
그리고는 "그 약이 이 약이 아니었네~"-_- 라는 레녹스의 말에 단편은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설명이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지만, 따로따로 읽어보고 비교하면 정말 닮았습니다.
이정도로 닮은 것을 보면 하츠 아키코씨가 몽고메리의 단편을 보고 주요 틀을 따다 쓴게 아닌가 싶은데 작가의 말 어디에도 그런 이야기가 없었습니다.(먼산) 잡지 연재시에는 원작 소설이라든지 그런걸 밝히지 않았을까 하는데 단행본에서만 빠진걸까요...

시간 되시면 양쪽 모두 비교해서 읽어보세요.

엊그제 주문한 책이 도착했는데도 옆으로 밀쳐놓고 열심히 만화책을 보고 있습니다. 미궁 33권이 나온 기념(?)으로 3권부터 다시 훑어 보았고 거기에 갑자기 눈에 들어온 악마의 레시피와 운상누각기담 9권을 꺼내두었습니다.

운상누각기담은 일단 9권만 사고 돈 없으니 앞권은 나중에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에 완전히 절판이 되어버린 슬픈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얼 그레이는 구하긴 했는데 운상누각쪽이 조금 더 취향이더군요. 최근 작품들은 거의 못 보다가 가장 최근에 번역되어 나온 모 만화책을 보고는 책을 붙들고 폭소했지요. 아마 이 작가를 아시고 그 만화책을 보시고 그 만화의 원작을 보신 분들이라면 비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요.

악마의 레시피는 거트루드와 스스기의 귀여운 모습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책입니다. 아마 이 책도 절판되었을 겁니다. 사길 잘했지요. 한 권씩 차근차근 모았는데 내용이나 에피소드나 다 취향이라 만족합니다.

미궁시리즈는 취향이 사람에 따라 많이 갈리더군요.
다만, 이번에 33권 나온 기념으로-조만간 완결될 것 같은 분위기에-다시 앞부터 읽어보니 예전엔 에피소드 위주로만 보이던 것이 쿄우에 중점을 두고 보이기 시작합니다. 야마다라는 캐릭터는 초지일관이지만 쿄우는 맨 앞의 시베리아 한랭전선 분위기에서 귀엽고 토라지길 잘하고 삽질하는 캐릭터로 점점 변화하더군요. 보는 내내 정말 즐거웠습니다. 토끼버전의 쿄우는 인형으로 나온다면 두말않고 살겁니다!
(나올 가능성이 얼마인지는 둘째치고...;)

그나저나 카페 알파 완결권은 언제쯤 나올까요?-_-a
김남용, 90일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 - 두 바퀴로 유럽 지도를 그리다, 이가서, 2006

아무리봐도............................
그 분인 것 같은데 확증이 없군요. 이글루스가 실명제가 아니니 말입니다.
(그래도 이글루스가 실명제로 돌아서면 확 뒤집어 엎을거예요!)

보겠다고 묵힌지 어언 두 달. 잼책을 다 읽어 가기에 슬슬 다른 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몇 번이고 내려놓았던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책이 무거워서 들고 다니면서 읽을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그래도 책 내용을 훑어 볼 때마다 사진과 글이 마음에 들어 놔두었던 것인데 마음 단단히 먹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50% 가량의 진행 공정(?)을 보이고 있는 지금,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적어두지 않으면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 같아 씁니다. 간만에 여행 가고 싶게 만드는 책을 만났습니다.ㅠ_ㅠ

어떻게 보면 그냥 단순한, 유럽 여행기입니다. 그저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전거 초보가 무모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유럽 여행을 다닌 겁니다. 그런데 왜 이 책이 이렇게 마음에 와 닿을까요. 아마도 자전거 여행의 묘미를 최대한 살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전거 여행의 묘미는 "거쳐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차를 이용하든 비행기를 이용하든 이런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되면 대개 큼직큼직한 곳들만 찍게 되고 소소하고 작은 도시들은 건너뛰게 됩니다. 하지만 자전거로 가게 되면 모든 곳을 거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도시와 저 도시를 둘다 가려면 그 사이에 있는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면서 일정대로 움직이고, 일정이 길 경우엔 그 두 도시 사이에 있는 소도시에서 하루씩 머물러 가며 지내게 됩니다. 이렇게 소도시들을 거치다보면 건너뛰기 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소도시의 매력과 보석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지요.

저는 그런 여행은 못합니다. 아니, 하기 싫습니다.;
느긋하게 쉬는 여행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자전거든 다리든 버스든 간에 지치는 여행은 못합니다. 몇 년 만 더 어렸어도(...)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안되는군요. 아쉽지만 유럽 배낭여행의 로망은 이제 제게는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몇몇 부분을 옮겨봅니다.
(이후 추가 업데이트 가능)


슬슬 남은 부분을 읽으러갑니다~.
김영갑, 김영갑 1957-2005 : Wind... Field... Orum... Cloud, 다빈치, 2006

45000원.
책 값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리긴 했지만 제 돈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해서 구입해 펼쳐 보았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한 책이었지만 그런만큼 더 느긋한 마음으로 책을 볼 수 있었지요.


김영갑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어느 잡지(그래봐야 행복이 가득한 집, 쿠켄, 지오 셋 중 하나입니다)에 소개된 것을 보고였습니다.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지독한 사랑에 빠진 그 땅을 떠나지 못한다는 사진 작가. 그 때는 그냥, 사진과 풍경에 취해있는 보통의 사진작가들과 같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기자 후기를 통해 이 사람의 죽음을 알게 되었지요. 그 때도 그냥 그랬습니다.


사진집에 대한 감상은 적지 않겠습니다.
그냥.................. 보세요.
바람을 찍힌 사진도 처음이거니와, 집에 걸어두고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다고 생각한 사진도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의 마음을 가지고 보는 사진집이었습니다. 더불어 누군가에게 감상을 듣고 편견을 가지고 보는 것보다는 그저 사진 그대로를 봐주세요.


정말로, 집에 걸어두고 싶습니다...............
게드 전기를 보게 될 가능성이 생겨서 원작을 다시 들춰보았습니다. 마침 1-3권이 고스란이 모셔져 있군요.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도로 낮아졌습니다.; 토요일에 볼 예정이었는데 그 때까지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스시의 마법사를 처음으로 접한 것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동서문화사의 매는 하늘에서 빛난다...인가 뭐시기인가. 하여간 에이스 88전집(제목은 집에 가서 확인한다음 수정하겠습니다)에 실린 1권 이야기를 먼저 본 것인지, 아니면 옛날 옛적에 웅진에서 나온 파란책을 먼저 본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말입니다.

지금 되살려본 기억으로는 웅진쪽이 먼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에이스88이 집에 들어온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이고 그 전에는 어스시편이 따로 나온 것을 에이스88로 본 기억이 없으니까요. 웅진의 푸른 책을 만난 기억은 어렴풋이 납니다. 아마도 중학교 때에서 고등학교 1-2학년 즈음으로 생각하는데 도서관 서가를 서핑하다가(웹서핑보다 도서관서가 서핑이 더 재미있습니다) 판타지 소설로 판단되어 집어 든 것이 어스시 1권 이었지요.
근간 예정으로 뒷 권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었지만 나온 것은 2편까지로, 이것도 제가 고등학교 다닐 적에 이미 절판되었습니다.(친구가 이 책을 구하려고 애썼기 때문에 기억합니다.)

황금가지에서 어스시를 다시 내준 것은 한참 뒤의 일이고, 그 사이에 뒷 권 이야기를 보긴 했지만 역시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3권을 다시 읽은 것도 그 때문이었지요. 나우누리 환타지아에서 전민희님, 키노피오님(닉을 제대로 썼는지 모르겠습니다;)을 비롯해 여러 분들이 어스시를 번역해서 환동 자료실에 올려두었던 것을 받아서 읽었는데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던 부분은 딱 3권 뒷부분과 4권으로 추측되는 이야기입니다. 4권 출간이 최근이라 아직 입수를 못했는데 주문을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집에 꽂아 놓을 곳도 마땅치 않은데 들여 놓으면 그것도 짐이니까요.
다시 말해 어스시의 무게는 제겐 그 정도라는 것입니다.
외국계 판타지 소설 중에서 그나마 "고민"을 하고 있는 정도라면 상당한 순위이긴 합니다. 해리 포터는 아예 논외가 되어 있으니까요. 뭐, 어스시 구입을 망설이는 것은 황금가지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 동안 책 품절 시키더니 4권 내면서-그것도 게드 전기 개봉에 맞춰-책 장정을 홀랑 바꿨더군요.


머나먼 바닷가-어스시 3권-는 읽는데 1시간 남짓 걸렸을 정도로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빨랐습니다. 1-2권보다도 두꺼운 책을 보면서 읽는데 한참 걸리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의외로군요. 아마 고등학교 때 어스시 시리즈를 보면서 굉장히 어렵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그랬나봅니다. 어찌보면 반지의 제왕보다도 훨씬 현실적이고 훨씬 생동감 있는 이야기이니 판타지 세계를 많이 접하지 못했던 그 때는 그랬겠지요.(번역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새매가 약한 모습을 보이며 여기 휘둘리고 저기 휘둘리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일반적인 영웅 판타지와는 달라서 더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에 그리 들지 않았다는 것도, 반지의 제왕은 사면서 어스시는 사지 않았다는 것도 다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지금 읽은 어스시는 대현자이지만 그것은 단지 대현자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이며 자신의 마지막 임무(책무)를 위해 기다리고 임무가 완성되자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는 "멋진 남자"(웃음)의 이야기입니다.
특히 3권에서 아렌과 새매의 관계는 스승이 제자를 키워내는(혹은 마스터가 견습생을 키워내는) 이야기를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또 독특합니다. 같은 계통의 제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왕은 끝까지 자신을 이끌어준 대현자를 잊지 못하겠지요.


일본에서는 이미 게드전기 본편 5권까지와 외전편인 6권이 세트로 묶여 팔리고 있는데 한국에선 6권까지 무사히 나와줄지 걱정입니다. 구입여부를 망설이는 것도 이런거죠.
(미야자키 할배가 다시 만들어준다면야 6권까지 분명히 나오겠지만 과연?)

폴 뉴먼, <아름다운 비즈니스>, 세종연구원, 2006
사이트에 간략하게 소개된 내용만 보고 책을 선택할 경우 성공 확률은 대략 50%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경우 그 50% 안에서 아슬아슬하게 성공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책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껄끄럽다고 할까요.
그러니까 폴 뉴먼이 먼저 하자라고 외치면 허츠너는 할까?하다가 하자!하고, 그 뒤엔 두 사람의 괴팍한 수준을 맞춰줄 사업자를 찾아 헤매다가 발견하고 그리고 사고(?)치고. 그런 상황의 무한 반복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수준 자체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실행에 들어가기 어렵다 해도 일단 시장에 나오면 어떤 식품이건 간에 거의 성공을 하는군요. 이후에 사업 이익금으로 이루어진 갱단 캠프의 경우에도 남들이 보기엔 이상적인 계획이고 실현 가능성이 좊지만 뉴먼의 실행력과 돌파력에 감명(?)을 받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무사히 진행되던걸요.
어떻게 보면 뉴먼스오운의 자기자랑 같아보이지만 몸을 돌려 바라보면 꿈을 현실로 옮길 능력을 충분히 갖춘 폴 뉴먼과 허츠너가 대단해 보입니다. 즉흥적인 것처럼 보여도 실현했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그에 대한 뒷처리나 계획들도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였다는게 아닐까 싶고요.
대단한 계획가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자신의 인생계획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는 되었습니다. 그보다는 뉴먼스오운의 여러 제품들이 먹고 싶어서 수입선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지만...;
(구할 수 있는 곳 아시는 분?)


고든 리빙스턴, <너무 일찍 나이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2>, 리더스북, 2006
제목이 함정입니다. 원래 제목이 <And Never Stop Dancing>. 아마 1편과 연계성을 두려고(1편이 꽤 잘 팔렸을겁니다) 2라고 지은 모양인데 내용은 조금.....;
이쪽은 작가 개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사관학교에 다닐 때의 이야기, 그 뒤 베트남 전에서 일어난 이야기들. 전체적으로 현재 미국의 모습을 비판하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지난 권보다 더 불편하게 느껴졌지요.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미국이란 나라가 유지되는 것 아닌가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 편은 심리상태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사회심리에 대한 이야기.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군요.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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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동안 일용할 책들을 모으다보니 어깨가 무너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가 되었습니다. 집까지 어떻게 날라야 할지 걱정이군요.=_=

웃? 최근에 꽤 책을 많이 봤는데도 왜 기억에 남는 것이 없을까요. 이런...;

앤 패쳇, <벨칸토1-2>, 민음사, 2006
읽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2권 마지막의 20장 남짓만 훑어 보았지요. 대강의 스토리라인은 책 소개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생각했기에 마지막 이야기가 그리 될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더듬어 생각해보니 실화에 바탕을 둔다는 것은 그런 폭탄을 안고 갈 수 밖에 없군요.
스톡홀롬 신드롬과도 연결되어 있겠지만 이쪽이 더 가슴아픕니다. 그래서 아마 읽지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애매하지요;)

홍지연, <시간이 만든 빛의 유혹 - 앤티크 주얼리>, 수막새, 2006
내용 소개를 보고 홀랑 반해 집어든 책입니다. 눈이 지나치게 높아져서 아무 액세서리나 못하고 다닐 가능성이 있지만 저야 원래 달고 다니는 것을 싫어하니 눈만큼은 확실하게 호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혁명 전의 여러 주얼리들, 영국의 주얼리들, 그리고 아르누보나 기타 예술운동들의 영향을 받은 주얼리들.
꼭 비싼 보석이 들어가야 멋진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디자인과 그 속에 담긴 의미겠지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치바>, 웅진지식하우스, 2006
간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봤습니다. 사신이 소설 혹은 만화의 주제가 된 것은 많지요. 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존재로 그린 것은 많지 않습니다.(데스노트에서 등장하는 사신들은 혐오쪽.) 이 소설에서의 사신은 수명을 다 하기 전에 사고로 죽는 사람들에게 찾아와 그가 "죽어도 괜찮은가"에 대해 가불 판정을 내립니다. 대개는 可를 내린다는군요. 일을 대강대강 하는 사신들은 可로 결정 내려 놓고 음반매장에서 종일 음악을 듣는다는데 말이죠, 치바는 자신이 일을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말하지만 글세요. 그건 읽어보고 판단해주세요.
기나긴 세월을 돌아 인간계로 슬쩍슬쩍 놀러오며 "인간보다는 음악이 사라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말하는 사신들. 원래 음반매장에는 1년에 한 번 갈까말까 했는데 이제는 종종 들러서 음악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을 볼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들 중에 분명 사신이 있을테니까요.
(만난다고 해도 나랑은 관계가 없을테니 알면서도 슬쩍 모른척 해주는 센스가 필요하겠지요)

무라카미 하루키, <렉싱턴의 유령>, 문학사상사
무라카미 하루키는 수필만 골라 읽었지 장편소설은 유명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 한 권도 보지 않았습니다. 무섭다고 할까요. 너무 깊어서 헤어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서 말입니다. 그러다가 도쿄기담집을 읽고는 꽤 마음에 들어서 좀더 앞서 나온 단편집 렉싱턴의 유령을 꺼내봤습니다.(꺼내기 전까지는 이게 단편집인줄도 몰랐습니다;)
은근히 재미있었습니다.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얻는 기쁨도 컸지요. 생각보다 읽기 편했고, 감각도 독특했고, 미묘한 잔상이 남는 소설들이었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고요.
간만에 먼 북소리를 다시 읽고 여행 준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집에 있던가요...?


현암사에서 나온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시리즈 중 몇 권을 올 여름 독파 계획에 올려놓았습니다. 대원사에서 나온 목가구도 독파는 해야하는데 책이 너무 무거워서 차마 들고 다니며 읽을 생각은 들지 않아서요. 이건 집에서 봐야하는데 집에서는 마비노기에 열중해 있어서 가벼운 책 아니면 읽기가 어렵습니다. 목가구는 공부하며 봐야 하는 책이니 날잡고 천천히 읽어야 겠지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천연염색을 먼저 볼까요, 아니면 서양음식을 먼저 볼까요, 그도 아니면 우리 한지를 먼저 볼까요. 즐거운 고민중입니다.(이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닐 생각을 하면 암울하지만...;)
다시 본격적으로 책 읽기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해치운 책이 3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위주라 속도가 꽤 빨랐습니다.

비비, <새콤달콤 요리사 비비짱의 초감각 일본 요리 여행>, 살림
제목을 보고 무척 기대를 많이 했는데 책 값이 아깝습니다. 제 돈 주고 산 책도 아닌데, 책 값이 정말로 아깝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보시라는 추천도 못해드리는게 이 책을 산다면 도서관 예산 낭비입니다. 그래도 보고 싶으시다면 서점에서 대강 훑어 보시고 신청할지 말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초감각이라 되어 있지만 제 시선에서는 무감각이었습니다.


빌헬름 하우프, <카라반 이야기>, 비룡소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금강출판사에서 나온 A4판형 하드커버 전집 중에 황새로 변한 어느 술탄의 이야기가 있었지요. 세세한 부분까지 다 기억을 하고 있었지만 정작 저도 마법의 주문은 잊고 있었는데 이게 그 이야기인 줄은 몰랐습니다. 빌헬름 하우프가 쓴 <카라반 이야기> 속의 액자 소설이더군요. 데카메론과도 유사하게 상인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한 가지 이야기씩을 주고 받지요. 이야기 첫 머리에 난입(?)한 호남자가 의외의(그러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인물이란 것도 독특합니다. 이런 이야기꾼이 오래오래 살아줬다면 좋았을텐데 요절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구입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책..이지만 서가 사정상 자주 빌려다 보는 수 밖에 없군요.


무코야마 마사코, <아시아의 라이프 스타일>, 솔
저 위의 비비~나 이 책이나 출판사를 보고 고른 것도 있었는데 이쪽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두 단어로 요약하라면 슬로 라이프(slow life). 인도나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의 느긋하고 차분하고 많이 소유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본받자~라는 이야기에 가까운데 집에 이런 저런 짐들을 잔뜩 쌓아 놓고 있는 제게는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뽑아내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저런 말은 다 빼고, 안 쓰는 짐들은 다 꺼내다 처분하기로 결정했으니까요.
다만 이번에도 처분 방식이 문제인건데...=_=; 이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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