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좋아하신다거나, 『1Q84』를 좋아하신다거나 하는 분은 살포시 뒤로™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막 3권까지 다 읽고 나서 생각 가는 대로 이모 저모 적어볼 셈이거든요. 그리고 그 상당 내용은 좋지 않은 곳을 스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방금 전, 3권까지 다 보았습니다. 1권은 엊그제, 2권은 오늘 아침, 3권은 방금 전 보았습니다. 책이 두껍기는 하지만 분량은 많은편이 아닙니다. 의외로 쉽게 술술 읽히니까요. 가장 읽기 버거웠던 부분은 3권에서, 어떤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씌어진 곳이었는데 거기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습니다. 행간까지 꼼꼼하게 읽어야하는 책은 아니라 술술 넘겨가며 보았고 다시 볼 생각은 없습니다. 특별히 떠오른다고 하는 부분도 없고요.
다만..;
이 책은 판타지 소설입니다.
『해변의 카프카』때도 읽고서 생각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당히 판타지 소설 같은 부분을 적절히, 건조하게, 생물학적(...)으로 버무려 써냅니다. 읽다보면 내 내면을 파고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읽고 나서 그런 부분을 다 건져내고 나면 이건 판타지 소설입니다.
『1Q84』를 다 읽고 나서 느낀 것도 그 비슷했습니다. 이건 Boy meets girl, 아니 Girl meets boy의 판타지풍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일깽입니다. 주인공의 나이 때문에 이고깽은 아니지만-아니, 누구를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고깽과 이일깽이 갈리긴 하지만 여튼 이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건 맞습니다.; 그런 판타지 소설 관점에서 내용 요약을 하자면 대강 이렇습니다.


여튼 이야기 흘러가는게 이런 식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건 저 시대가 1984년이기 때문입니다. 읽다보면 이렇게 허술하게 뒷처리를 했다가는 (현대) 경찰들에게 바로 잡힐텐데 싶은 구석이 여러군데 있었습니다. 저 때는 아직 DNA 검출이니 뭐니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그러니 저런 상황이 가능한거야...; 그리섬 반장님이나 에비나 더키에게 걸리면 얄짤 없어요.-ㅁ-

- 푸른콩의 직업 때문에 그런지 읽는 동안 자세를 바르게 하고 싶어지더군요. 거기에 운동을 하고 싶어진다는 것도 단점일지, 장점일지.
- 증인회라고 나오지만 아마 번역가가 적절히 얼버무린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적으면 항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한국에도 있기도 하고요.
- 이 책의 출발점은 95년에 사린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라는데, 읽기 시작한 것도 최근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에서 옴진리교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다시 흥미가 생겨서 입니다. 반쯤은 충동구매, 아니 충동 독서였지요.
- 소설 읽을 때 제일 질색하는 소재가 몇 가지 등장하지만 그럭저럭 무난하게 읽고 넘어갔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니까 그정도는 감안하고 봐서 그런걸까요. 소설에서의 성적 묘사를 질색하는 사람이라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그리고 후카. 네 **은 .... 블랙홀이냐.ㄱ-
- 읽고 나면 떡밥 회수가 왠지 덜 된 것 같은데란 미진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 책 한 권의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지만 세 권에, 저 분량의 책을 후루룩 읽게 만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발에는 감탄했습니다. 음, 하지만 읽고 나서 돌아서면 대부분 다 잊을겁니다.
- 이제 두뇌 정화를 위해서 잠시 운동을 나갔다가 『모든 것이 F가 된다』를 읽어야겠네요.♬


그러고 보니 이 책 1권을 펼쳐서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센다이 가고 싶다.-ㅠ-"


빙고님은 왜 그런지 단박에 이해하실듯.OTL 
앰버 연대기는 듣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도서관에서도 여러 번 책을 보았는데 왜 그런지 몰라도 손이 안 가더군요. 그러다가 읽을 책이 마땅히 없고 이제 슬슬 SF 고전들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던 찰나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주말에 시간이 많으니 읽어보겠다 하고는 두 권을 먼저 빌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부터 읽기 시작해 어제 다 읽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읽었지요. 만약 이걸 시간 넉넉한 주말에 보았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읽고 끝을 봤을 겁니다. 상당히 흡입력이 좋은 소설이네요. 그러니 고전이라는 것이겠지만...

취향에 맞춰 평가하자면, 제 취향과는 거리가 상당히 있습니다. 재미있게는 보았으나 시작 부분인 1권을 보면서 전형적인 미국소설이라 생각했고 전개도 좀 그렇습니다. 마스터님과도 잠시 이야기 했지만 이거 주인공이 너무 잘났어요. 이 집안 사람들 중에 잘 나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지만 주인공은 그 중에서도 유독 잘났습니다. 그야 1인칭 주인공 시점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요.
이 책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는 점은 사실 함정입니다. 제목에서 말했듯이 결말을 보고는 책을 내려놓고 미친듯이 웃고 싶었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있어 그러지 못했는데, 예상 외의 결말이 툭 튀어나오더군요. 아놔.; 그 외에도 중간 중간 2-3번 정도는 뒤통수를 맞습니다. 그런 부분이 또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 부분이었겠지요.
그리고 그 반전이 아주 억지는 아니라는 점, 의문이 거의 막판에 가서야 제대로 풀린다는 점이 책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이런 부분은 너무 자세히 리뷰에 적으면 적는 재미가 반감되니 수박 겉핥기로 대강 적어보고..;

다섯 권이나 되지만 생각보다 책이 술술 넘어갑니다. 처음 읽을 때는 미국소설이지만 이건 무협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나 짜임새도 그래요. 하지만 막판 반전은 무협지의 클리셰를 무너뜨립니다. 하하하하. 갑자기 어느 가수가 부르는 노래가 떠오르는군요. 그 가사를 여기에 적으면 막판 반전이 들킬까 두려워 못 적고...;
그리고 주인공의 여성 편력이나 막판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적은 점 등은 아쉽습니다.

"나 완전히 새 돘어~"

SF 고전이 아니라 그냥 판타지 소설로 읽어도 괜찮습니다. 음, 초반부는 미국 소설, 중반부는 무협지, 거길 지나면 궁중권력암투소설, 그 다음에는 철학(선(禪))소설. 뒷 권이 있을 법도 한데 그부분은 확인해보지 않았네요. 아마 첫비행님은 보시면 꽤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을지..?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이보다 조금 더 궁중 암투나 전략, 전술이 강화된 소설이고 이쪽은 그보다는 가볍게 느껴집니다. 옛날 소설이라 그런지 묘사가 굉장히 자세하다는 것, 그리고 조금은 시점이 왔다갔다 하는 듯합니다. 여튼 재미있게 보았으니 된거죠. 앞으로는 젤라즈니의 다른 소설도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로저 젤라즈니. 『앰버 연대기 1-5』. 사람과책, 2010, 각 9800원.
각권의 제목은 『앰버의 아홉 왕자』, 『아발론의 총』, 『유니콘의 의미』, 『오베론의 손』, 『혼돈의 궁정』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은 다른 분께 선물로 받았습니다. 생일 선물이었는데, 그 당시 읽고 싶은 책이 별로 없었던 지라 뭘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교보 1면을 장식하고 있는(...) 하루키 잡문집이 떠올라 신청했습니다. 보통 이런 때 주문하는 책은 내 돈 주고 사기 아까운 책인데 이 경우는 예외였네요. 이 때 주문하지 않았다면 아마 제가 따로 돈 주고 샀을테니 말입니다.
(선물 주신 분의 멘트가 참 주옥 같았지..-_-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분위기는 기억합니다.)


표지가 이중이라 보는데 불편해서 나중에 커버를 씌웠습니다. 그 부분 빼면 제책은 나쁘지 않습니다. 책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번역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불만인 부분도 있긴 합니다. 역자 주석이 꽤 많았거든요. 지나치게 친절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건 이런 내용으로 주석 달면 안되는데라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읽다보니 주석은 거의 읽지 않고 넘어갔네요. 그리고 오타도 98쪽에서 한 군데 찾았습니다. 이렇게 투덜거려도 워낙 글이 마음에 들어 전체적인 평가는 높습니다.

잡문집은 처음엔 가칭이었다고 합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그대로 가자며 이름이 그대로 붙었다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도 딱 잡문집입니다. 잡다한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지요. 작년에 예루살렘상을 수상하면서 화제가 되었던 수상소감도 여기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이 수상 소감은 고심해서 쓴 티가 팍팍 나더군요.
이 앞부분까지는 지름신이 오실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그런가 싶은데, 우왓.; 그 바로 뒤에 붙은 음악 관련 글들은 사정없이 옆구리를 찌릅니다. 허벅지를 찌르며 지름신을 참고 있는데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네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학교를 적당히 다니다가 학생 때 결혼을 하고 작은 재즈카페를 열었다는 건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을 읽다보면 이 아저씨의 몸은 조깅(마라톤)과 음악(재즈, 클래식 등등)와 글쓰기(소설)로 구성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젊었을 때, 하루 종일 재즈를 듣고 싶어서 재즈 카페를 열어 운영했다는데 생각보다 장사는 잘 되었다고 합니다. 장사를 접은 것은 스물 아홉 때, 소설을 쓰기 위해서였다니까요. 아쉬워하는 단골도 많았다고 하고요.
(아니, 그것도 그렇지만 이 책 삽화를 그려준 두 사람도 이 재즈 카페에 가본 적이 있다고 하니.. 꽤 유명했나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재즈에 대한 글이 자신의 생활과 연결되어 굉장히 맛깔납니다. 그것도 다 LP판 중심의 이야기라, 듣고 있노라면 미친듯이 음악이 고픕니다. 그것도 LP판을 올려 살짝 튕기며 들리는 그런 음악. 제가 아는 재즈는 굉장히 범위가 좁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것이라고는 스윙 재즈 몇 종이나 빌리 할리데이의 White Christmas 정도가 한계네요.


잠시 딴 소리를 하자면..;
제가 처음으로 이것이 재즈다라고 인식하고 들은 것은 Take five가 처음입니다. 어디서 들었냐면, KTF의 CF 송이었거든요. 아마 대부분 다 기억하실겁니다.
중년 아저씨가 거래처를 방문하기 위해 승용차 뒷자석에 앉아 실려 갑니다. 잠시 정차하는 사이 바로 옆의 인도에 보호구를 착용한 청바지 입은 청년이 곱슬머리(파마머리?)를 휘날리며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스쳐 지나갑니다.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는 아저씨. 그리고 그 아저씨가 거래처 사장실에 들어가자 아까의 그 청년이 사장실 책상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앉아 서류를 보고 있습니다. 맨 마지막에는 안성기씨의 나레이션이 들어갔습니다. 내용이 편견을 깨라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배경음악이 David Brubeck Quartet의 Take Five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서태지의 Take Five는 아직 안 나왔을 때일겁니다.'ㅂ'; (아니 나왔던가..) 여튼 이 곡이 처음으로 제게 '재즈'로 각인되고 마음에 든다, 듣고 싶다고 생각한 첫 재즈 음악이었지요. 그 뒤에 조금 영역을 넓힐까 생각했는데 재즈의 영역은 너무 넓습니다. 그냥 카페에 들어가 가끔 듣는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지요.

그 다음에 또 재즈로 인식된 것은 『스윙 걸즈』. 이건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ㅁ- 스윙이 이거구나라는 걸 이 때 조금 알았습니다. 덧붙여 모 가수의 노래도 스윙을 주제로 한 것이라는 걸 이 때쯤 깨달았습니다. 제목이 스윙인걸 알았지만 스윙이 뭔지 제대로 몰랐으니까요.
 
그런 빈약한 재즈 청력(?)을 가진 저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을 읽으면 마구 당깁니다. 그것도 CD가 아니라 LP로. 재즈는 정말 LP로 듣는 것이 더 맛이 있을 것 같더라니까요. 그래서 첫비행님이 읽으시면 지금의 클래식 LP만으로도 버거우실텐데 이 책을 보고 나면 재즈의 영역까지 손을 뻗칠테고..; 무라카미가 그런 것처럼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LP판이라도, '이런 곳에서 불쌍하게 놓여있구나. 내가 데려가줄게'라면서 이중 구입하는 일도 생길 것 같고...;;
그래서 첫비행님께 추천하기가 무섭습니다.


무라카미의 글맛은 여전합니다. 삐닥한 것 같기도 하고 소심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솔직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전 소설보다는 수필을 좋아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소설도 볼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외 몇 가지 짤막한 감상을 덧붙여봅니다.

- 앞서도 썼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이 쓴 소설을 번역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관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에 따라 다를텐데, 무라카미는 '의미와 맥락만 통하면 문장 하나하나를 감수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맥락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

-  22-23쪽에 실린 굴튀김 이론을 보고는 감탄했습니다. 저도 이런식으로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 옴진리교가 새 이름을 알레프라고 바꿨다고 합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제목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아... 왠지 읽고 싶지 않아.;;; 그러고 보니 옴진리교에 대한 이야기도 잡문으로 들어 있습니다. 옴진리교 같은 사이비 종교 단체가 발 붙일 수 있는 이유에 대한 것인데 나름 공감했습니다. 저야 종교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제가 소설을 쓰지 않았다면 아마도 어느 종교이건 간에 기대고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최근 주변에서 종교(개신교-_-)에 기대는 이유를 알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어서...; 이 이야기는 조금 더 다듬은 다음에 따로 써보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이영미 옮김. 비채, 2011, 14800원.

 


4권을 샀는데 그 중 한 권만 마음에 들고 나머지 세 권은 영 아닐 때는 가슴이 아픕니다. 내 돈...T-T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비율이 상당히 높아져서 아예 그러려니 생각하고 마음 접는 쪽이 좋지요. 어차피 이 책 대신 샀을 다른 책도 재미있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자아. 여기서 문제. 과연 저 네 권 중에서 어느 것이 마음에 들었을까요?



















『백귀야행』 20권은 아예 읽지도 않았습니다. 16권인가, 그 즈음부터 안 읽고 있는데 G가 모으고 있어서 구입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 고로 이것은 마음에 든 책이 아닙니다.


『골드러쉬21』은 표지를 보고 조금 낚인 감이 있는데 내용 자체는 평범 무난합니다. 표지 그림하고 속 그림 사이에 약간의 갭이 있지만 그건 꽤 많은 책들이 그런 고로 넘어가도 되고요.;
내용이 평범무난하다는 것은 전개에 대한 것이고,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배경을 하나 하나 뜯어보면 절대 평범하지 않습니다. 책 뒷표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서로 엇갈리는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거참, 일부러 평범하지 않게 배치했다는게 티가 팍팍 납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읽을만 했고요.


『칼바니아 이야기』 13권은 읽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몇 권 간 내내 느끼고 있던 건데, 공작들의 연애가 깊어질 수록, 타니아의 후계 문제(라고 순화함)가 부각될 수록 마음에 안 드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래서 어떻게 수습할건데? 그런 질문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더군요. 타니아의 후계는 지금 봐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뭐든 사건이 터져야할텐데, 그 어떤 사건이 터지든 간에 칼바니아 세계관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더군요.(먼산) 타니아의 배우자로 제일 좋아하는 인물은 누구씨인데, 그 사람이 배우자가 될 가능성은 아주 낮습니다. 정말로요.;
12권, 13권에 이어지는 그 이야기는 점점 취향에서 벗어나 이상한 궤도를 달리는군요. 완결날 때까지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나은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TONO씨의 결말에 대해서는 『치키타 구구』 때 이미....(하략)
그래서 14권이 나오면 구입만 하고 봉인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남은 한 권, 『오란고교 호스트부』완결권인 18권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한 이야기인데, 읽다보면 온몸에 닭살이 돋는 것을 감수하면서 굴러다니게 됩니다. 중간권은 홀랑 다 빼먹고 완결권만 사다 본 셈인데 결말도 만족스럽고, 특히 오오토리 쿄우야가 주인공인 특별편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그 배경지역을 가고 싶어지는데 간다면 아마 야들이 다닌 코스를 쫓아다니지 않을까란 망상도 했습니다.



위의 사진에는 없지만 얼마 전에 키릴님께 받은 『빨강머리 백설공주』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니, 상당히가 아니라 요즘에는 거의 이거랑 『오란고교 호스트부』만 붙잡고 있을 정도예요. 좀 심신이 피폐하긴 한데, 갱생(...)하기 위한 방법으로 붙잡고 있는게 이런 책이라니. 아아. 역시 기분 안 좋을 때는 달달한 로맨스가 좋은가봅니다.; 생각난 김에 이번 겨울에는 무협지도 좀 빌려다볼까요.(...)
『빨강머리 백설공주』도 시작은 단편이었다고 합니다. 그림동화의 백설공주에서 빌려온 모티브에 설정을 살짝 틀어서 만든 것이라는데 이제는 아예 별개의 이야기로 나갑니다. 전형적인 Boy meets girl이더군요. 5권까지 나왔다는데, 3-4권의 전개를 보면 이야기가 쉽게 넘어갈 것 같지 않아서 일단 완결을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그게,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는 느낌이라...; 원래 페이스대로라면 그리 오래 끌지 않고 5-6권 정도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긴 하거든요. 아, 하기야 지금까지의 전개를 보면 권 수가 더 필요한지도..?;


이번 신간에 『에도로 가자』가 있다니 있지 말고 사와야지요. 이거랑 『리니지』는 챙겨와야합니다.-ㅂ-
0. 잡담이 늘어가는 건 쓸 글거리가 별로 없어서임.'ㅅ' 최근에는 사진 찍은 것이 많이 없다보니.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외식과 놀러 나가는 것을 자제하다보니 찍은 사진이 없다. 아, 이 모든 것은 용돈 부족 때문. 하지만 엥겔계수가 절대 낮진 않다는게 맹점임.;


1. 오늘 아침에도 운동 못했다.;ㅁ; 비 오는 건 좋지만 그냥 밤이랑 낮에만 오면 안돼? 흑흑, 운동할 때 비오면 공친단 말이다.


2. 어제 빙고님 댁에서 성우덕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니, 이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먼저 『키다리 아저씨』부터 써야겠지.

그러니까 며칠 전, 인디고에서 아름다운 고전시리즈 10권으로 『키다리 아저씨』가 나온 것을 보았다. 어느 분 댁에서 『키다리 아저씨』를 언급하며 다시 읽어보니 굉장히 느낌이 다르더라라는 줄거리의 글을 보고는 궁금해서 집어들었거든. 근데 이 시리즈는 삽화를 죄다 다시그리다보니 내가 기대했던 주디의 편지 그림도 다 다시 그려두었더라. 그건 아쉬웠지.
그런데...
그 분의 말마따나 보면서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아 힘들었다. 독서는 대부분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하는데 내 양 옆, 그리고 정면에 있던 분께 심심한 사과를 드려야겠지. 입끝이 실룩실룩, 피식피식, 결국 어떤 부분에서는 못참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보니 키다리 아저씨™의 어장관리는 참으로 심오했다. 아니, 어장관리라고 적기엔 묘하지. 이건 어항관리? 아무리 생각해도 동그란 어항에 금붕어 한 마리 넣고 키우면서 가끔 밥주다가, 점점 금붕어가 예쁜 짓 하니까 옆에 다른 기생충(..)끼지 않게 관리하고 온갖 차단하는게 웃기잖아! 아래 내용은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일단 접어두고..



아니, 그 외 기타 등등 많다니까요.
그리고 거의 끝에 가서야 두 사람의 나이차가 몇 살인지 나오는데 열 넷이랍니다. 그정도면 뭐....(먼산) 나쁘진 않군요. 아니, 괜찮습니다. 로체스터씨가 제인 에어를 만났을 때, 제인이 16세에 로체스터씨는 서른 다섯 즈음이라고 했던 것 같군요. 그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이렇게 보면 저비스는 열 다섯에 조카가 생긴셈입니다? 줄리아 아버지의 막냇동생이라던데 그렇게 생각해도 나이차이가 얼마 안나는군요.

그리하여 키다리 아저씨를 다 읽어가는데, 이야기를 읽다보니 이게 영상물로 머릿속에서 돌아가는군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1*년 전에 보았던 일본판 『키다리 아저씨』 애니메이션입니다. 이거 DVD도 발매되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교보에서 박스 1은 품절입니다. 여튼 원작하고는 내용이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인디고의 『키다리 아저씨』 삽화는 아마 이쪽이 모델이 아닌가 싶게, 홍당무색(...) 머리칼의 아가씨입니다. 그건 둘째치고 묘하게 아저씨의 목소리가 착착 귀에 감기며 떠오르는 겁니다. 응? 싶어서 기억을 검색하고 G에게 확인했는데, 역시나 박기량씨. 아....;ㅂ; 그 감미로운(...)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절로 재생되니 아저씨에 대한 호감도가 100배 올라갑니다. 흑흑흑.


... 쓰고 있다보니 편한 말투가 해요체로 돌변했다. 하하하하하하. 아... 박기량씨의 목소리를 요즘엔 제대로 애니메이션에서 들을 수 없어 슬프다.;ㅁ;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김양미 옮김.  인디고, 2011. 12800원

번역자가 그렇게 설정한 것인지, 이전에 읽었던 다른 『키다리 아저씨』보다 이쪽의 편지글 말투가 더 소녀같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더만. 삽화가 예쁘기도 하고 책이 작고 귀여워서, 인디고의 아름다운고전시리즈는 책 선물로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ㅂ'


표지를 보고 낚일까 말까 고민하다가 등을 돌렸는데, 그 며칠 뒤 다른 분께 빌려 읽어보고는 그 다음 주 홍대 간 김에 사왔습니다. 원래 단편이었던 이야기가 길어졌다고 하는데, 앞 이야기의 연결이 꽤 마음에 들었거든요. 표지만 보고 살짝 낚였다가 함정카드 발동이라며 울부짖는 분도 있을법 합니다. 『키노의 여행』처럼 헷갈릴 여지가 약간 있기는 하지요.

순환 백마선의 모델은 멜버른의 전차라고 합니다. 배경은 가상 도시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호주가 아닐까 싶은 분위기가 납니다. 나라가 크다는 것이라든지, 농장이라든지 말입니다. 어느 오래된-물론 서울에 비하면 애송이-ㅁ--도시에는 백마선이라 불리는 순환 전차선이 있습니다. 보통 전차선하면 단선을 떠올리는데 이건 노선이 2호선처럼 원형인가보군요. 그런 백마선의 여러 차장 중에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차장을 하고 있는 하나부사라는 청년이 있습니다. 아주 무뚝뚝하고 자기 일에만 열심인 차장인데, 그럼에도 은근히 인기가 많습니다. 이 책은 그 차장이 왜 인기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앞부분과, 차장의 옛 이야기를 보여주는 뒷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완성도는 앞부분이 더 높지 않나 싶긴 하지만 양쪽다 마음에 든 건 마찬가지입니다.'ㅂ'
차장이 잘생겨서 그런것만은 아니랍.....;....


가장 닮은 만화를 고르자면 『ARIA』인데, 그쪽과는 또 다른 분위기입니다. 일상물에 가깝지만 성별편중적인 ARIA에 비해 이쪽은 딱히 성별이고 뭐고를 떠나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니까요. 조금은 쓸쓸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훈훈해지는 그런 책입니다. 꽤 괜찮은데 의외로 이야기가 없다 싶은게..OTL

같이 출간된 『군청 시네마』는 1960년대의 시골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해서, 세 소년들의 영화찍기 좌충우돌을 보여줍니다. 이것도 짜임새가 꽤 괜찮았어요. 다만 1권이라 뒷권을 마저 봐야-완결을 봐야;- 마음놓고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 구입은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 있자니 캐릭터들의 면면이 『도플갱어』의 주인공과 그 친구들을 보는 느낌이더군요. 하하하;


사진에 나온 다른 책 한 권-『가짜 이야기』는 이전에도 말했지만 하권 나올 때까지 봉인할겁니다.-ㅁ-; 상권 보고 나면 뒷권 기다리기가 힘들 것 같단 말이죠.
리뷰 적으면서 검색했더니 이 책이 두 번째 단행본입니다. 일본기준인데, 다른 책들은 한국에 번역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픽시 웍스』(원서 링크)가 첫 번째 단행본인 것 같고, 두 번째가 이 책(원서 링크), 세 번째는 『楠木統十郎の災難な日々』라는 책.(원서 링크) 세 번째 책은 부제가 파는 세계를 구한다로군요. 솔직히 삽화를 제외하고서도 제일 끌리는 것은 이 책입니다. 마녀와 여우에 낚였어요.-ㅁ-;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레베토리아 공군의 에이스인 클라우제 슈나우퍼에게 어느 날 명령이 떨어집니다. 열 여섯살 소녀의 보좌를 하라는군요. 군인은 그만두고 예비역으로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인 이 파일럿은 집안, 외모, 머리 등등 빠지는 곳이 거의 없는 이 꼬마 아가씨의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전쟁의 소용돌이에 더 휘말립니다. 이 이상 적다보면 내용 폭로가 될테니 이제부터는 짤막짤막한 감상을 적어봅니다.

관련 단어는 전쟁, 공군, 파일럿, 무기개발, 천재과학자, 라이벌, '전쟁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누님, 독일, 프랑스입니다. 이미 중간에 지나간 어떤 단어 때문에 번쩍하실 분이 많으시리라 보고.....-ㅁ-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오야리 야시토.

삽화 느낌은 꽤 괜찮습니다. 러프 스케치 느낌에 가깝지만 그게 또 잘 어울립니다. 본문 삽화가 묘하게 데셍이 이상하지만 그런건 이미 창세기전-3 아님! 절대 아님!-에서도 눈 감고 넘어간 것이라 신경 안씁니다. 무엇보다 그 두 사람이 같이 있는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얼굴 각도가 이상하다는 것은 이미 머리 저편으로 날렸습니다. 그런겁니다.
표지의 일러스트는 아래의 띠지 적에 모에도가 조금 낮지만 띠지를 벗기는 순간 모에도가 확 올라갑니다. 무릎위까지 올라오는 긴양말에 진한 남색 리본이 달린 것을 보고 역시 오야리....라고 생각했다니까요. 하지만 이 사람의 진가는 내부 컬러 일러스트에서 발휘됩니다. 여기서 잠시 G의 말을 인용하자면..
" 이 사람은 누워있는 여자애를 그리면 허리를 너무 길게 그리는데, 또 서 있는 사람은 다리가 길단 말이지."
어느 부분에 주목해야하는지는 패스.; 여튼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함부로 권두의 접힌 일러스트를 펼쳤다가는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일러스트를 보면 주인공간의 나이차이가 열 살은 되어 보이는데 실은 다섯 살 밖에 안납니다. 한쪽이 노안, 한쪽이 동안이라 그렇고,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 오래 살아남은 에이스이다보니 팍삭 늙은 것이 아닌가 추정합니다. 눈만 보면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은 모습이니까요. 그래도 인간관계의 경험부족은 꽤 자주 등장하는 편입니다.

노파심에 언급하자면, 추축국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추천하기 망설여집니다. 특성상 그쪽 이야기가 떠오르는지라, 거부감이 있으시다면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이하는 내용폭로가 섞여 있으니 이 책을 보실 분들은 가능하면 손대지 않으시길 권장합니다. 이런 건 책을 읽으면서 파악하는 쪽이 더 재미있거든요.'ㅂ'


처음에는 공군 이야기인가 했더니 몇몇 등장인물이 더 나타나면서 전쟁소설로 바뀝니다. 전쟁의 참혹함, 그리고 남의 손을 빌린 전쟁의 비참함에 대해 이야기하네요. 현대사의 몇몇 내전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강대국의 이권 때문에 발생한 그런 내전들은, 강대국의 손을 빌렸지만 손만 빌린 거라 피폐해진 건 내전 장소였지요.(하아)

로리지온 누님연방이라는데,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전 연방군입니다.(웃음)

마지막에 사용한 무기는 역시 소녀취향..(이봐.;)

끝까지 다 보고 나면 할렘구축이 된 것 같이 느껴지지만 워낙 주인공이 둔해서 그럭저럭 보아 넘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나이차이를 생각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노린 거네요. 하지만 삽화를 보면 오야리는 누님 파....?
(그 쪽이 나이차이가 덜 나보이니까. 삽화만 보면 클라우제가 더 많아보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노안인거야.


올해 읽은 라이트노벨 중에서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묵혔다가 다시 보았을 때도 같은 감상일지는 모르지요.  하지만 방출하지 않고 집에 두기로 한 것만으로도 대접받고 있는 셈이니까요.-ㅂ-



미나이 다이스케. 『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11월 초에 주문해서 지난주에 받아본 책 세 권입니다. 도합 7만원인가 들었다고 기억합니다. 엔화가 오르는 바람에 원서 구입할 때마다 눈물이......;ㅂ;


...

말은 그렇게 하지만;
원래 한 달 구입 금액을 10만원으로 제한해 두고 있으니 구입하는 책이 한 권 남짓 줄어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수량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금액에 맞추니 이리 되는군요.
가운데의 KYOTO CAFE BOOK은 여행 일정을 어떻게 짤까 고민하면서 새로 생긴 카페를 보려고 구입했습니다. 도움은 되었지만 오타후쿠 커피 등 이전에 몇 번 소개되었던 카페들이 나오지 않은게 신기하군요. 아, 요지야 카페 은각사점도 빠졌습니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내부 수리중이었는데 지금은 개장했나 모르겠네요.
(요지야 카페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개장한 것 같습니다. 휴점에 대한 이야기는 없군요. 그러나 가서 아주 심각하게 지름신이 오셨으니..(하략))

오른쪽의 『영국 스타일로 즐기는 홍차』는 홍차 입문서 수준입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뒷부분까지 보고 나면 방출할지 말지 결정하겠네요. 애프터눈 티세트 준비하는 책을 찾다가 집어들었는데 기대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대신 대체적으로 글이 매끈한 것이 술술 읽히네요.




그리고 『휴일은 면』. 이 책은 교보에서 보고 나서 살까 말까 고민하고 내려놓는 사이, 오프라인 재고가 없어져서 해외주문으로 받았습니다. 사진은 김치우동, 달걀 우동 .. 이라고 기억합니다. 왼쪽은 확실히 김치우동인데 오른쪽은 가물가물하네요.
휴일에는 국수를 만들어먹자고 하는 내용의 요리책입니다. 저렇게 사진을 크게 달아 놓고 아래에는 재료랑 만드는 법이 간략히 나옵니다. 국수야 국물이나 소스만 제대로 만들면 쉽게 만들 수 있지요. 여러 종류의 국수가 등장하는데다 쓰는 면도 다양합니다. 우동부터 시작해 달걀 국수 같은 특이한 면도 나옵니다. 보고 있자니 언어의 장벽이 아니었다면 아이쭈님이 좀 심하게 땡기셨을텐데란 생각이 들더군요. 핫핫핫핫;


오늘 아침 문자가 날아온걸 보니 지난 주에 주문한 『문학소녀의 추상화랑 2』가 도착했나봅니다. 전체 번역하는 건 저작권 문제로 안되지만, 저만 염장당할 수는 없지요. 일부만 적어 만천하에 이 커플의 만행을 알리겠습니다.(...)
피터 윔지경은 제가 좋아하는 탐정 수위 안에 듭니다. 하지만 이번 권으로 그 순위는 추락할 것으로 보이니, 역시 미스 마플이나 캐드펠 수사님이나 브라운 신부님을 상위권으로 밀어야 하는 건가요. 엘러리 퀸은 그렇게 해도 순위가 떨어지지 않는데 왜! ;ㅁ;


동서미스테리북스에서 나온 『의혹』에 실린 어느 단편에 피터 윔지경의 결혼 후 이야기가 잠깐 등장합니다. 그래서 윔지경이 퀸과 마찬가지로 기혼남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맹독』은 피터 윔지경이 어느 아가씨에게 홀라당 반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내리 담고 있습니다.
플롯은 아주 단순합니다.
피터 윔지경은 우연히 피고석에 앉아 있는 어느 아가씨를 보고 한 눈에 반합니다. 그 아가씨는, 그 때의 분위기를 살려 말하자면 빅토리아 시대의 꽉 막힌 시대를 벗어나 이제 본격적으로 여권 신장을 부르짖던 그 때에 맞춰 어느 남자와 동거를 했습니다. 뭐, 결혼하기를 원했었는데 남자가 거절했다던가요. 이 남자도 그리 좋은 남자는 아니었지요. 그러다가 몇년 뒤에 남자가 아가씨랑 결혼할 결심을 하고 청혼을 했을 때, 버럭 화를 내고는 남자와 헤어집니다. 그리고 이 남자는 아가씨에게 미련이 남아 몇 번이고 주변을 서성이지요.
그랬는데 어느 날 이 남자가 죽습니다. 위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굴러다니다가 죽습니다. 남자의 죽음에 대해 또 이상한 소문이 퍼지고, 무덤은 다시 파헤쳐져 검시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남자의 몸에서는 치사량의 비소가 검출됩니다. 그 날 이 남자가 먹은 것을 곰곰이 따져보니 아가씨와 같이 커피를 마셨단 말이죠. 그리고 이 남자가 아가씨를 귀찮고 번거롭게 한데다가 이날도 싸움이 났다는 것은 주변을 조사해보니 금방 나옵니다. 아가씨는 곧 독살 혐의로 재판장에 오릅니다.

이 아가씨에게 홀라당 반한 윔지경은 당장에 찾아가서 프로포즈(...)를 하고는 '제가 꺼내줄게요!'라고 호언장담을 합니다. 그 뒤는 피터경의 좌충우돌. 그리고 파커의 좌충우돌로 이어집니다. 마무리는 공작님의 경악.


커플염장은 이제 그만. 아... ... 물론 가상의 인물이란 건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홀라당 반해서 이렇게 바보짓을 하는 걸 보면 한숨이 푹푹 나옵니다. 그러니 차라리 전작에서 못난 남자에게 반해 하마터면 가족과 척을 질뻔한 메리 폴리가 귀여워 보일 지경이예요.
앞권인 『증인이 너무 많다』랑 이어지는 이야기라 괜찮긴 한데, 그래도 사이에 몇 권 쯤 빠진 모양입니다. 여튼 피터 윔지경 시리즈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워 해야하는겁니다.

트릭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생각이 미치지 않았던 부분에서 퐁하고 등장하더군요.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군.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이 책보다는 전작이 조금 더 마음에 듭니다. 이번 소설에서는 윔지경이 자책하는 장면이 더 많이 등장해서 그런가봅니다.


여튼.
제일 마음에 안드는 것은 책의 판형과 편집입니다. 아무리봐도 이 책은 이렇게 크게 만들 필요가 없어요. 종이 낭비고 책값 낭비입니다. 아니, 작게 만들어서 이 가격을 매겨도 살 사람은 산다고 생각합니다. 도로시 세이어즈의 책을 볼 사람은 알아서 살텐데, 왜 이리 크게 만들었을까요. 신국판이라지만 맨 처음 책인 『시체는 누구』가 문고판형으로 작은 하드커버로 나온 걸 보면 다음 책도 그렇게 귀엽게 만들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도서관에서 다른 책에 파묻혀 발견되지 않을까봐 그랬나요. 멋있게 만들긴 했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작게 편집했다가 그걸 도로 확대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 작게 만들어도 좋았다고요.;ㅁ;
뭐, 이건 제가 작은 책을 선호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드커버라는 것은 마음에 드는데 이렇게 커다란 책을 뜯어서 다시 제본하려고 생각하니 훨씬 아쉽습니다. 작게 도로 내주진 않으려나요.ㅠ_ㅠ
거두절미하고 시작하자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북스피어에서 내는 미야베 월드 제2막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중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만 모았습니다. 시리즈 첫 번째는 『외딴집』으로 2007년. 교보 링크를 따라가서 본 원작은 2005년에 출간되었네요. 그 다음이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2008/1991), 『괴이』(2008/2003, 문고), 『흔들리는 바위』(2008/1993), 『메롱』(2009/2002),『얼간이』(2010/2000), 『하루살이』(2011/2004), 『미인』(2011/) 순으로 나왔습니다. 미인의 원제는 몰라서 못찾았는데 빙고님이 이전에 이야기 하셨던 대로 출간 순서도 다르고 출판사도 다릅니다. 그걸 북스피어에서 모아서 시리즈로 내고 있지요. 책 내용과 디자인, 시리즈로서의 소장성을 생각하면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 하지만 집에는 한 권도 안 남아 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죠.; 그도 그런게 미야베 미유키 책 중에서는 현재 화차 한 권만 남아 있거든요. 나머지는 전부 읽고 바로 방출했습니다. 이 중 몇 권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했지만 절반 정도는 구입한 걸로 기억합니다. 『메롱』부터는 확실히 구입한 걸로 기억하고요.

시리즈로 묶자면 『외딴집』은 별도, 『혼조 후카가와』랑 『괴이』도 낱권, 『메롱』도 별개, 『얼간이』와 『하루살이』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흔들리는 바위』랑 『미인』이 또 이어집니다. 『미인』 뒤쪽의 역자 후기를 보니 이 책 이후에 한참 동안 뒷권이 안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다행이네요, 나왔다면 아마 또 염장당했을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 하지요.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자면 편하게 읽히는 것은 『혼조 후카가와』와 『괴이』입니다. 공포물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무난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메롱』은 상대적으로 재미가 없었고 『외딴집』은 입맛이 씁니다. 『얼간이』와 『하루살이』는 조금 얼간이 같아 보이는 무사와 그의 처조카인 미소년이 세트인데, 출판사도 광고는 그리했지만 두 사람이 제대로 콤비를 이루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냥 시대물 본다고 생각하시고 셜록 홈즈나 에르큘 포와로처럼 콤비 활약은 기대하지 않으시는게 좋아요. 다만 『흔들리는 바위』와 『미인』에 이어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제대로 콤비플레이가 이어집니다. 남녀 콤비인데, 남자쪽(우쿄노스케)이 두뇌파, 여자쪽(오하쓰)이 행동파입니다. 이렇게 쓰면 『Q.E.D.』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하기야 양쪽다 경찰(말하자면;)에 줄을 대고 있는데 오하쓰가 더 긴밀합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접도록 하지요.

남녀커플인 만큼 애정노선도 조금은 있습니다. 『흔들리는 바위』는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했는데 『미인』은 꽤 괜찮았습니다. G에게 먼저 읽으라고 줬더니 한밤중에 보다가 무서워서 혼났다나요. 그러니 읽으시는 분들도 조금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밤중에 다른 사람 다 자고 있는데 방에서 불켜고 본다면 무섭긴 하겠지만 전 그리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공포물에는 제가 더 약합니다.(...) 역시 TPO의 문제인가요.;

『미인』의 주제를 조금 있어보이게 써보면 가족간의 갈등과 봉합, 그리고 미의 기준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후자쪽일텐데, 예쁘지 않아도 예뻐보이는 사람이 있고, 절대적인 기준으로 미인이라도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게 상당한 주제지요. 사실 그보다 더 진한 소재가 있긴 한데.... 그건 내용 폭로이므로 살짝 접어둡니다.


이렇게 시리즈를 보고 있노라면 대체적으로 분위기는 둘도 나옵니다. 괴이처럼 이상한 것을 인정하느냐, 아니면 이상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느냐. 『외딴집』이나 『혼조 후카가와』, 『얼간이』,『하루살이』는 과학적인 입장에서 접근합니다. 그렇다보니 이상한 것에 대한 언급이 적거나 과학적으로 밝히려고 하지요. 그에 반해 『메롱』,『흔들리는 바위』나 『미인』은 아예 이상한 것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미인』은 특히 더 그렇네요. 내용에서도 가미가쿠시가 실제 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거든요. 어떤지는 직접 읽어보시면 알겁니다.

『미인』을 읽으면서 세 군데쯤 진하게 염장당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과 그 전의 70% 부분에서는 ....T-T
아.. 지난 주말부터 커플염장을 진하게 당하다보니 정말 죽겠네요. 어흑. 지금은 그 커플염장 4단 콤보 중 3단인 『맹독』을 보고 있습니다. 이것도 끝나고 나면 다시 원서 읽기로 돌아가야겠네요. 이번에 읽을 책은 요리책이니 설마 커플염장은 당하지 않겠지요.;



미야베 미유키. 『미인』,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1, 14000원


참참.
번역에 대해서 한 마디 더. 다른 부분은 특이한 점이 없었는데 딱 한 부분이 걸렸습니다. 등장인물 중 어느 두 사람의 관계가 친척관계라 하는데, '숙모가 그 집안으로 시집을 갔다'면서 두 사람이 사촌이라고 하더군요.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데, 숙모는 작은어머니-다시 말해 숙부=작은아버지의 아내입니다. 숙모가 그 집안에 시집가서 사촌지간이 되었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이모나 고모라면 이해가 가는데 말입니다. 혹시 피가 섞이지는 않은 사촌지간이라거나? 숙부가 돌아가신 뒤 숙모가 재가를 했다든지.. 등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으니 머리가 아프네요. 원서에는 뭐라 나와 있었을라나.


0. 불도 안 켜고 찍었더니 사진이 어둑어둑하군요. 하하하하하.
아마 지지난주쯤, G가 도시락 싸고 남은 식빵 가장자리랑 그 전날 만들었던 고깃국(...)이랑 밀크티로 아침식사를 하려는 사진입니다. G도 음식을 잘 안 만드니까 만드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좌충우돌을 겪었지요. 그 증거가 식빵 가장자리(식빵귀)인데, 잼을 발라 롤샌드위치를 만들겠다고 하고는 잼을 식빵 끝까지 발라서 그냥 둘둘 말더군요. 그러니 동그랗게 안 말리고 울퉁불퉁하게 나옵니다.
이봐...; 돌돌 말거라면 단단한 식빵 가장자리는 자르고, 끝부분의 1.5cm 정도는 잼을 바르지 않아야 하잖아.; 김밥싸는 요령하고도 비슷하다고.-ㅁ-;
그리고는 랩으로 돌돌 말아서 건네줬더니 감탄하더라는 뒷이야기..... 요리 스킬이 E-F랭인 제게 감탄하는 걸 보니 확실히 G는 연습랭..(탕!)


1.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읽다가 도저히 못참겠다 싶어서 마지막의 50페이지는 미리 읽어두고 앞으로 돌아가 보고 있습니다.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네요. 그에 못지 않게 삐리리 속도도 상당히 빠릅니다. 우왕...; 범인이 누군지, 키워드가 뭔지는 대강 아는데, 마지막 50페이지에는 주연급 조연이었던 누구들의 뒷 이야기가 홀랑 날아가 있다보니 마음에 안듭니다. 하기야 그 조연들의 뒷 이야기는 대강 짐작이 가긴 합니다.


2. 1에 이어서..
옛날 옛적의 일입니다만, 혹시 『제3의 제국』이란 만화 기억하시는 분 있나요. 유키 카오리의 『백작 카인』시리즈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책입니다. 블루 코믹스로 나왔는데 이게 제대로 완결 났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보다가 던졌거든요. 대놓고 BL인데다 소재가 제3의 제국-나치 이야기였습니다.-_-; 제3제국의 부활을 노리는 무리들이 정통 후계자를 찾으려는 이야기(그래봐야 이건 앞부분)랑 그 후계자가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이런 저런 일을 겪는 이야기인데 굉장히 웃긴 설정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여자는 반드시 배신하기 때문에 제국의 주인(황제?)은 배우자를 남자로 둔다'(...) 그래서 BL인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구를 정도의 설정이지요. 나치스는 참으로 묵은 떡밥인가봅니다. 사실 히틀러가 유능하긴 했지만 100% 유능한 것은 아니고, 참모진들이 꽤 괜찮고 이런 저런 운도 따라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1차 세계대전이 없었고-그래서 독일이 그렇게 쪼들리지 않았다면 그런 파시스트들이 득세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거든요. 하기야 어디까지나 가상역사의 일입니다만..

3. 2에 이어서..
이렇게 쓰고 보니 『은하영웅전설』하고도 맥락이 이어지네요. 은영전의 라인하르트가 대단한 놈은 아니지만 그 카리스마로 여럿을 거느리고, 그 여럿의 능력이 출중한 덕분에 그렇게까지 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거죠. 아, 은영전은 아는 분이 박스판 구입하신 걸 들고 오셔서 책을 봤는데 처음 표지 보다 지금 표지가 훠어어어얼씬 낫습니다. 판형도, 지질도 취향이라 상당히 혹했어요.;ㅁ; 아.. 진짜 책이 예쁘더랍니다. 손에 딱 잡힐 정도의 크기에 종이도 가볍습니다. 들고 다니며 읽기에 상당히 좋습니다. 책표지는 검은색에 은색으로 간단히 제목이 박힌 정도라 낯 간지럽지도 않습니다. 내부에 삽화도 들어 있는데 이게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이기도 하더군요. 옛날에는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조금 미묘..?;


4. 어제 사노님 이글루에 커피 이야기를 쓰다보니 저도 커피가 휙 땡깁니다. 믹스커피를 멀리 했더니 달다구리가 땡기기도 하고요. 오늘 퇴근 길에 커피를 사러 갈까 살짝 고민됩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커피가 다른 커피보다 비싸다는게 문제인지라. 진하게 내려서 병에 담아 냉장해놓고, 거기에 우유 섞어 마시려고요.-ㅠ- 달달하게 간식처럼 마신다면 홍차보다 커피쪽이 좋습니다.


5. 윽. 모닝회의 시간이 다가오네요. 자료 준비해야지.ㅠ_ㅠ 나머지 잡담은 다음 글에...;


문어루카가 깔고 앉은 것이 5만원 어치 책입니다. 물론 실제 가격은 그보다 조금 더 나갑니다. 화집 두 권이 들어 있으니 책 4권만으로도 5만원을 훌쩍 넘기더군요.

한 달도 더 전부터 산다고 벼르다가 이제야 구입한 미미여사의 『미인』, 피터 윔지경의 『맹독』, 『진여신전생 페르소나 3』, 『페르소나 4』설정 자료집 및 화집의 네 권인데, 소설은 아직 안 읽고 놔뒀습니다. 아껴서 보고 싶은 마음에 책만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니까요.

페르소나3,4 설정집은 엔하위키에서 설정을 다 읽은 다음에 보니 가능하면 '내용을 폭로하지 않으려고' 애쓴 티가 납니다. 『페르소나3』는 결말부 노출을 피하고, 『페르소나4』는 범인 노출을 꺼리더군요. 어제도 페르소나 4 애니메이션을 아주 즐겁게 본터라 히죽히죽 웃으면서 설정 자료들을 훑어보고 있었습니다. PS3용으로도 발매되면 덥석 지를텐데, 아직 확실한 이야기가 없네요. PS2용으로 지르기엔 게임기 가격이랑 부피가 부담스럽고 말입니다.


미인이랑 맹독은 읽으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일단 바티칸의 신부님들이 미국에서 벌어진 일 뒷 수습하는 게 끝나야 두 권을 읽을테니까요. 그래도 이달 안에는 읽을 수 있겠지요.(...)
- 글을 다 올리고 나면 꼭 안 올린 소재가 떠올라서 난감하단 말야.-ㅁ-; 하지만 수정해서 덧붙이긴 그렇고, 따로 쓰기

9. 메그레 경감 시리즈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려나. 나도 추리소설 이력이 그리 길지 않아서 메그레 경감 시리즈는 옛날 옛적 육영사의 추리소설 전집(10권 내외)으로 본 것이 전부지. 사실 그 전집이 내 첫 추리소설이었는지도 몰라. 추리소설이 뭔지도 모르고 무섭다고 해서 가위눌리다가 그 책을 큰집으로 보내고 그걸 나중에 다시 꺼내서 보았던 이야기는 몇 번 블로그에서도 한 적이 있지. 그러니까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그 추리소설전집을 사주셨는데 표지가 무서워서 가위에 눌린거야. 무서운 책은 손에도 못대던 시절이거든. 지금도 그렇지만 거미나 내가 싫어하는 동물이 표지에 있으면 그 표지는 만지고 싶지 않아. 초등학교 2학년 때였나 3학년 때였나, 같은 반 애가 기암성을 보고 있길래 빌려 보고는 홀딱 반해서 그 전집을 다시 집으로 가져왔어. 그 전집에 기암성이 있던 건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 내가 보고서 가위 눌린 표지는 윌리엄 아이리시의 『검은 커어튼』이었고, 가장 무서워 하는 표지는 뭐더라, 제목이 기억 안나지만. 여튼 지금 생각해도 가장 피가 난무하는 추리소설은 펠박사-존 딕슨 카의 이야기였어. 하하하하.
지금 생각하면 또 웃긴게, 거기에 SF 소설도 섞여 있더란 말이지. SF 추리소설 전집이라고 해야하나. 집에 가서 생각나면 그 목록 정리해서 올려봐야겠군.
그러고 보니 나, 첫 추리소설이 셜록 홈즈가 아니었어.....(충격)

여튼 그렇게 추리소설을 시작했는데, 마구잡이로 읽어대던 시기에 만난 것이 『노란개』. 가스통 르루의 『노란방』이랑 헷갈리기 쉽지만 전혀 달라. 그러고 보니(2) 가스통 르루는 『노란방』으로 먼저 알았지 『오페라 극장의 유령』은 안중 밖이었다.-ㅁ-;
노란개는 메그레 경감이 주인공인데 이 아저씨가 뭔가 무뚝뚝하면서도 따뜻한, 그리고 진득한 타입이더란 말이지. 지금 생각하면 전형적인 프랑스 형사야. 그 뒤에 본 형사 르코크-수탉이라니.. 지금 깨달았다...;... 어쩐지 막판에 문장을 수탉으로 만들더라니-의 이야기에서도 그렇지만 외려 프랑스 형사들이 불독같은 기질이 있어. 실제 프랑스 경찰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끈질기게 물어지는 습성이 있다고 해야하나. 영국은 그보다는 조금 더 쿨~한 느낌이야.

갑자기 왜 이 이야기가 죽 나왔냐면, 서두에서 꺼낸 것처럼 메그레 경감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야. 그게, 듣기는 한참 전에 들었는데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경감 시리즈가 슬슬 나오고 있더라고. 뤼팽도 그렇지만 이것도 완결까지 나올 기세야. 나야 프랑스 추리소설은 잘 안 맞지만 그래도 읽는 맛이 있지.+ㅠ+ 지금은 못 읽지만 나중에 도서관 다니게 되면 본격적으로 독파해야지. 게다가 다행히 이건 황금가지가 아니라 열린책들에서 나오고 있어. 열린책들의 제책방식은 한길사보다는 덜 미워하지만 그래도 그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리 튼튼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책은 꽤 잘 만드니까. 한길사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도 몇 번 한 적이 있으니 여기서는 패스.;


10. 어제 귀가길에 같이 들어간 G의 가방을 보고 기겁했다. 헉, 가방 속에서 얼핏 보이는 저 무거운 책은 아무리 봐도 스티브 잡스...; 선물받았다는데 좌절했다. 별로 집에 두고 싶은 책이 아니었어.T-T 민음사의 번역이 엉망이라는 소리는 들었는데 엊그제 이런 글(링크)을 보고 나니까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 그 아래 댓글 싸움까지 꼭 읽어볼 것. 나름 재미있더만.
저걸 보니 번역서를 사겠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그렇다고 원서로 볼만큼 궁금한 이야기는 아니라서 아마 안 읽을 것 같다. 저걸 영어로 보기에는 내가 영어로 봐야하는 책들이 너무 많아. 하하하.;


0. 어느 날의 아침. 이날은 간단히 챙겨먹고 후다닥 나가는 것이 목표였던지라 있는 것 적당히 꺼내 먹었습니다.


1. 어머니는 여전히 기분 안 좋으십니다. 오늘 아침 식사 대화를 보면 더 그렇네요. 그래도 주말까지는 더 부딪힐 일이 없을겁니다.
어머니의 기분이나 심정은 잘 알지만 언제쯤 포기해주시려나 싶습니다. 일단 G라도 먼저 보내야..-_-; G는 일단 갈 마음이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집에서 독립하는 방법은 결혼 외에 없습니다.(현재로선) 부모님이 그렇게 선언하신 이상 무리죠. 만약 저나 G가 직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게 되면 어머니가 따라오시겠다고 했으니, 그러느니 차라리 안 옮기고 말아요.-ㅁ-; 하신다면 하실겁니다.;
뭐, 그래도 주말은 주말이니 좀 마음 편하게 보내고 싶은데...


2. 주말이 마음 편하지 않은 건 내일의 출장 두 건 + 약속에 그 다음주의 일정 때문입니다. 주말에 이전에 만들어둔 서류좀 참고해서 그 다음 주말을 대비해야 하는데 들여다보기가 싫네요. 하하하. 그래서 그 다음다음주에 있는 아르바이트는 이미 안중 밖입니다. 이게 페이는 조금 높은 대신-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일이 좀 힘듭니다. 거의 12시간 가까이 해야하거든요. 하지만 반나절-6시간-일하고 훨씬 적은 돈이 나오는 다른 아르바이트보다는 낫습니다.;ㅅ;
여튼 그런 힘든 아르바이트가 연속으로 있는데도 머릿속에 그에 대한 걱정이 없을 정도로 심정적으로 몰려 있는 거죠.


3.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빙고님이 빌려주신 『바티칸 기적조사관』입니다. 사망플래그~는 도입부까지 70쪽 남짓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이 기적조사관을 보고 있노라면 로마 바티칸에 들어가보고 싶은데, 로마는 아직 여행 일정이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쏘쿨한 성당에 가보고 싶어요. 빙고님이 언젠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어디서는 대야(...)를 쓰는 세례반이 여기서는 베르니니의 작품, 아무렇지도 않게 그려진 벽화가 미켈란젤로, 거기에 라파엘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 여기저기... 훗. 그런 곳에 가면 하루종일 멍~하니 넋놓고 있을 겁니다.

처음 읽으면서는 종교소설에 가까운가 했는데 중간의 학교 묘사를 읽으면서 폭소했습니다. 물론 등장인물들도 꽤 매력적이지만, 사건의 배경이 되는 이 학교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입니다. 카톨릭 재단의 남자 학교인데 수도원과 수녀원이 바로 옆에 있고 여기의 수사와 사제, 수녀들이 학교 교사이기도 합니다. 거기까지야 평범한데, 1년 학비 3만달러의 학교라 그런지, 기숙사는 개인실입니다. 침대나 책상 등의 시설은 깨끗하게 갖춰진데다 방에 냉장고도 있습니다.

거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여기 학생들의 면면이 장난 아닙니다. 내부에 여러 파벌이 있는데, 학생회장 파벌은 대천사장 + 천사들, 부학생회장 파벌은 스페인계의 '르네상스 풍 체형(...)', 세 번째 파벌은 이름있는 집 자식을 중심으로한 모임입니다. 이 각각의 파벌에 대한 부분은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기술되는데, 학생회장이나 부학생회장이나 외모가 천상의 수준입니다. 특히 스웨덴 계 귀족 출신으로 신부가 되려고 한다는 학생회장은 신앙심도 깊습니다. 정말 소설에나 나올 인물이지요. 반짝반짝 빛나는 진짜 금발에 푸른 눈, 그리고 남자들이 봐도 얼굴을 붉힐만한 외모랍니다. 부학생회장의 몸매 역시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기술이 되어 있는데 이 녀석도 잘생겼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패밀리와 축구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주인공이 벗지 않아도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품에 남아 있는 그런 아름다운 몸을 가졌다고 하는 부분에서 정말 폭소했습니다. 아... 이거 굉장히 심각한 이야기가 시작될 부분인데, 웃지 않을 수가 없어요!

아직 도입부인데다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뻔히 보이기 때문에 이 중 몇이나 살아남을지 걱정되지만 그래도 세바스찬은 살아남기를 기원합니다. 외모는 취향이 아니지만 상당히 마음에 들었거든요.-ㅁ-;


4. 12월 코믹은 그냥 넘어갈까 했는데 복병이 생겼습니다.ㄱ- 끄응, 궁금해하던 동인게임이 나와서 그것 때문에라도 다녀올까 싶네요. 하지만 이건 12월 일정을 봐야 결정할 수 있는 거고...


5. 잠시 마음 졸였던 업무 하나가 끝났습니다. 큰 건 아니었지만 얽힌 사람이 높은 분이면 괜히 마음 졸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군요.OTL


6. 주중에 주문한 책 네 권이 도착했습니다. 사진은 오늘 찍어서 천천히 올리지요. 근데 미미여사의 에도 시대물은 의외로 안팔리는 건가..? 재미있는데다 책도 꽤 잘만들었는데 말입니다.


7. 잡스의 전기는 번역이 엉망이라는 말을 들으니 보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차라리 원서를 보는 것이 낫겠지만 원서로 볼 정도로 보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그런 고로 보지 않을 것 같군요. 사실 나올 때까지만 해도 보려고 했는데 번역이 저정도면...ㄱ-


8. 이번 주말에는 카레를 만들 것 같군요. 오랜만에 만드는 기본카레(콩이든 뭐든 이상한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입니다. 잊지말고 퇴근해서는 고기 꺼내놔야지.-ㅠ-

읽을 책이 없다며 서가를 뒤지다가 오래전에 사다 놓은 원서를 보았습니다. 2008년에 구입한 책이네요.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 때 처음으로 사노님 이글루(해당글 링크)에 들어가서 보고는 원서를 제대로 읽지 못함에도 교보에 주문해 받아봤습니다. 그 때는 지금만큼 일본어 소설을 못 읽었거든요.-ㅂ-;

여튼 생각난 김에 꺼내 읽자고 읽기 시작한게 사흘만에 다 읽었습니다. 책이 얇고 내용이 많지 않아서 그렇기도 했지만 재미있어서 속도가 휙휙 나갔습니다.
소설 음양사도 패턴이 있고, 그렇다보니 대강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있는데다 이 책의 주제는 혹떼기니까요. 대강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한국전래동화를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혹부리영감」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슷한 내용의 동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 걸쳐 있습니다. 동유럽권 전래동화인 「두 사람의 도로시」 같은 이야기도 비슷한 전개를 보이는데,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 두 사람이 있어서 착한 쪽은 복을 받고 나쁜 쪽은 벌은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혹부리 영감은 성격 좋은 쪽과 성격 나쁜쪽으로 나뉘는데, 성격이 좋아 도깨비와 잘 어울려 놀았던 할아버지는 혹을 뗐고, 그 이야기를 듣고 자기도 어떻게 해볼까 싶어 갔던 성격 나쁜 할아버지는 제대로 어울려 놀지 못해서 혹 하나를 더 받아왔습니다.

이 이야기도 그렇게 풀립니다.


결론은 말입니다, 재주는 히로마사가 넘고 돈은 세이메이가 벌었습니다. 나중에 히로마사가 그러는군요. 피리는 내가 불어서 해결하고, 자네는 의뢰도 처리하고, 혹 떼는 끈도 챙겼고. 이게 뭐얌!


그러면서도 둘이 붙어 있는 것이 참...-ㅁ-...
작가인 유메마쿠라 바쿠가 이 두 사람을 두고 헤이안 시대의 홈즈와 왓슨이라는데 아주 적절한 표현이군요. 아니, 그렇게 염두에 두고 썼을테니 말입니다. 게다가 히로마사는 검도 꽤 다루지 않던가..? (뱀잡기에서 한 번 등장함) 그럼 BBC 셜... (거기까지)

그리고 슈텐동자. 보는 내내 이미지는 홀릭 19권의 그 동자 모습으로 떠오릅니다. 게다가 기본 사양이 백설공주랑 동일하군요. 검은 머리칼, 하얀 피부, 붉은 입술.-ㅁ-/ 아, 참 귀여워요.


재미있는 책을 소개해주신 사노님께 감사드립니다. 홋홋홋홋홋~ 배경 계절도 딱 이맘때고 삽화 분위기도 좋았어요! >ㅅ<
나쓰카와 소스케가 쓴 『신의 카르테』는 보기 전까지는 손이 전혀 안 갔습니다. 아마 권신아씨가 표지 디자인을 하지 않았나 싶은데, 표지가 제 취향이 아니라 손이 가질 않더군요. 그래도 내용이 궁금해서 조금만 읽어볼까 하고 1권을 집어들었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아마 이 비슷한 상황에 몰릴 분이라면 첫비행님이나 아이쭈님이실텐데...; 바쁠 때 잘못 집어들면 일이 밀릴 수 있습니다.;

교보문고에서 검색을 해보면 책 평가가 굉장히 좋습니다. 그리고 저도 별 다섯 개를 다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아. 이런 이야기 좋아요.;ㅁ; 뭉클뭉클하면서도 따뜻하고, 이상과 현실을 이야기하고, 의사와 환자와 인간을 이야기하는 그런 이야기 말입니다. 흑흑. 근데 표지의 두 인물이 너무 간질간질한 생활을 하고 있으니 커플 면역력이 떨어지는 분들께는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 둘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온몸에 닭살이 돋아 저 하늘 높이 날아가 치킨스타가 되어버릴 것 같아요.;ㅁ;


조금 진정하고.;
소설의 배경은 신슈입니다. 솔직히 위치가 잘 감이 안오는데, 아래 구글맵을 첨부했으니 보시면 아실겁니다. 나가노현 마쓰모토 시가 중심 배경인데 주인공의 아내 때문인지 산 이야기가 은근히 많습니다. 읽고 있다보면 저도 직접 산에 가보고 싶어질 정도로요. 작가가 주인공과 동문(믿으시면..;)이고 그 지역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아마 실제 배경을 그대로 썼을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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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권까지 나와 있는데 2권까지 다 읽고는 다음권 내놓으라며 몸부림쳤습니다. 실제 내용도 분량도 그리 많지 않은데-책이 두꺼운 건 편집과 글자 크기와 행간의 문제-이걸로는 부족합니다. 다음 이야기가 더 읽고 싶더군요.

주인공은 의사입니다. 그것도 내과 5년차. 365일 24시간 근무하는 병원에 있는데 주변에는 괴짜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의료 시스템은 많이 다른 것 같은데, 일본에는 의국이라는 단체가 있어 거기서 각 병원에 의사를 파견하는 식으로 운영이 되는 모양입니다. 물론 의국에 소속되지 않은 의사도 있지만 많지는 않은 것 같군요. 병원에서 인원 감축이 있으면 다른 병원에 파견될 수 있으니 자리가 보장되니까요. 다만 의국도 단체인만큼 당연히 관료적입니다. 모 BL만화에서도 잠시 언급되었는데 줄을 잘타고 고개를 잘 숙이고 해야 출세하고 위로 올라가고 할 수 있다던가요. 흠.
주인공은 그런 의국에 들어가지 않고 나는 내 길을 가겠다며 독야청청일지 고고일지 괴짜일지, 그런 길을 갑니다. 말투도 굉장히 고풍스럽다는데 유감스럽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그런 느낌을 별로 못 받았습니다. 번역의 문제도 있겠지만 제가 나츠메 소세키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나츠메 소세키를 사랑한 나머지 어투가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투거든요. 확인하려면 원서를 봐야겠지요.

이야기는 내과의지만 응급의료도 맡고 있고, 담당환자가 30명인데다 365일 중 약 4일 정도만 휴가를 쓰는 격무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환자와의 교감, 주변 의사나 간호사들과의 이야기, 같은 집에 사는 독특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번갈아 등장합니다. 다만, 2권을 읽다가는 결국 울었습니다.; 만약 정신상태가 조금 더 불안했더라면, 그리고 침대 속에서 읽고 있었다면 눈이 퉁퉁 불도록 울었을겁니다. 아..ㅠ_ㅠ 그래도 좋아요. 의사도 인간이라는 것.. 하지만 그 전에 이 책의 의사들은 양심을 이야기하지요. 이런 의사선생님께 진료를 받고 싶습니다. 그러니 이 분들이 퇴근도 못하고 야근에 철야 진료를 거듭하는 것이겠지만..OTL
들꽃진료소 같은 의료 수필의 소설버전이라 생각하셔도 얼추 맞지만, 주인공이 독특하고 아내도 꽤 특이하니까요. 그러니 소설이죠.(저런 여리여리한 몸에 저 장비를 짊어지고 산에 간다라..ㄱ- 게다가 주인공의 아내는 겉모습만 보면 전형적인 소녀니까요.;)


빙고님은 그냥 원서로 보시는 것이 나을 겁니다. 음, 추천 대상은 첫비행님, 키릴님. 훗훗훗~.



나쓰카와 소스케. 『신의 카르테 1-2』, 채숙향 옮김. 작품, 2011, 각 11900원.

어느 날 아내가 죽었습니다. 그것도 두 번째 상실입니다. 첫 번째 아내는 원래 몸이 약해서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태어나지 못한 아기와 아내를 함께 보내고는 좀 많이 힘들었지요. 그 얼마 뒤에 누님의 강권(?)덕에 재혼을 하여 이번엔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하지만 퉁명스럽고 살갑게 말 못하는 남편을 둔 덕에 두 번재 아내는 힘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샌드위치 소스가 샜다고 버럭 화내고 돌아 나온 것이, 아내와의 마지막 대면이었습니다. 그 직후 아내는 쓰러진 채 발견되었고 다시는 대화를 하지 못하고 보내야했으니까요.


시작 부분은 대강 이렇습니다. 퉁명하고 소리를 버럭 지르는 데 익숙한 아버지, 거기에 남편과의 불화로 도쿄에서 친정으로 돌아온 딸. 두 사람 모두 죽은지 얼마 안되는 어머니의 빈자리 때문에 마음이 허전합니다. 딸은 계모였기 때문에 조심스레 대할 수 밖에 없었고 아버지는 원래 성격이 그래서 살갑게 대하지 못했는데,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요. 없어지고 나니 그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 겁니다.
그랬는데 갑자기 이상한 여자애가 하나 등장합니다. 죽은 아내(오토미)는 리본센터라고, 사회재활훈련센터에서 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회 부적응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주로 여자)이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게 이런 저런 것을 가르쳐 주는 곳입니다. 오토미씨가 가르친 것은 아주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생활법입니다. 청소하는 법, 빨래 하는 법, 빨래 개는 법, 음식 하는 법 등등의 생활의 기본 말입니다. 리본센터에 오는 아이들 중에는 그런 기본을 모르는 아이들도 많다는군요.
그렇게 해서 오토미를 만났다는 새카만얼굴의 금발머리 날라리 소녀는 죽은 선생님이 원하던 거라면서 49제 때의 연회를 이야기 합니다. 처음에는 무뚝뚝했던 아버지나 딸이나, 이 발랄한 소녀에게 휘둘려 점점 정상 생활로 돌아갑니다. 평탄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고 그 사이에 이런 저런 일들이 여럿 생깁니다.



G는 그저 그렇게 읽었다고 해서 내키지 않았는데, 손에 잡고 읽기 시작하니 단숨에 읽게 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음식 이야기가 많지는 않지만 잃어버린 것을 극복하고 제자리를 찾아가기까지 여러가지를 겪어야 하는 부녀가 참..... 그래도 제대로 설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상당히 공감하며 봤기 때문에 말이죠.

가볍고 무난하고 따뜻한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괜찮을 겁니다. 몇 가지 사소하지만 꽤 괜찮은 살림팁이 있는 것도 재미있고요.+ㅅ+



이부키 유키. 『49일의 레시피』, 김윤수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1, 10800원.


0. 사진은 어느 날 홍대갤러리 스벅에서 먹고 마시기 전 찍은 사진입니다. 최근에 스벅에서 별모으기를 꺼내든 뒤에 스벅의 에비앙 매출이 급증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ㅁ-/ G 친구 중에서도 (커피보다 싼) 디저트를 종류별로 하나씩 먹는 아해가 있다더군요. 제일 좋은 건 바나나라고 하던가..? 하지만 전 오늘의 커피를 시킵니다. 텀블러를 들고 가면 제일 작은 사이즈가 2500원입니다. 물론 따뜻한 음료이고, 요즘은 날이 선선하니 괜찮습니다. 지점마다, 그리고 시간마다 맛이 천차만별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말입니다. 어느 날인가는 한 모금 마시고는 '집에서 내린 것 정도로 맛이 괜찮네'라며 감탄한 적도 있었습니다. 엊그제 마신 건 ... 음 ... 커피빤물이었지만요. 그게 갓 내린 커피였다는게 더 슬플뿐이고.-_-;
(사진의 폰데링과 도넛은 근처 미스도에서 사들고 온거였습니다. 조금 찔려서 스벅에서도 호두파이를 시켰는데.. 데..)


1.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건 이날 심심해서 집어든 『바 레몬하트 1권』. 궁금하길래 집어들었는데 전 술을 좋아하지 않으니 그리 공감이 되지 않아서... 좋아하고는 싶지만 만날 때마다 고개를 골리게 되거든요. 그런고로 보고 나서는 고이 방출 상자에 집어 넣었습니다.

1.1 방출상자하니까 다시 떠오르는데, 방출 상자는 완전범죄를 위해서는 고양이가 몇마리 필요한지 논하는 책이 대출 나갔다 들어오는 대로 비울 겁니다. 원래는 지난주에 대출 나갔어야 했는데 까맣게 잊고 있던 덕에 이번주로 밀렸군요. 그렇게 되면 아마, 다음주나 그 다음주에나 방출이 가능할듯..?; 지난번에 안나간책까지 누적으로 담아서 다시 꾸러미를 만들겁니다. 등기비용이 조금 올랐다지만 뭐..(먼산)


2. 어머니는 어제 친구 딸 결혼식에 가서는 또 집중포화 맞아 오셨습니다. 그리고 화풀이는 저랑 G에게...; 화풀이 당할만 하죠.-ㅁ- 원인 제공을 즤들이 했잖아요. 하지만 그렇게 집중포화를 맞든 말든 생각 없는 건 여전하고.


3. 지난 주말엔 거의 집에만 있었더니 몸이 불었습니다.ㄱ- 그러니 이번 주말에는 좀 돌아다녀야지요. 그렇지 않아도 저녁 약속이 있으니 그 때까지는 설렁설렁 다닐 생각입니다. 일요일에는 결혼식 갔다가 바로 들어올 생각이고요. 하지만 근처에 코스트코가 있다는 것이 최대 복병인데... 그냥 다음주 점심거리(빵)만 더 사와야겠습니다.


4. 금요일에 운동하러 나간김에 하빌랜드에 가서 직접 보고 왔습니다. 아. 근데 왜 하빌랜드 아랫단에 전시된 데줄리에(링크)가 눈에 더 들어온건지.-ㅂ-a 한국 수입원이 같아서 같이 전시한 것이라는데, 제가 본 것은 그 중 Nymphea입니다. e는 그냥 e가 아니지만... 그거 뭐라 부르더라.. 악상이었나요?; 불어 배운게 어언 1*년전.; 여튼 실제 철자는 Deshoulières인데, e로 쳐도 검색은 됩니다.

사진은 크리스탈 포셀린(링크)이라는 사이트에서 들고 왔습니다. 구글 검색에서 deshoulieres nymphea로 이미지 검색하면 여기 사진이 많이 뜨는군요. 그렇게 검색하시면 한눈에 보일겁니다.(링크)


실물을 보고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이런 모티브의 잔은 꽤 많이 봤는데 그럼에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진은 커피컵과 받침접시인데 제가 본 건 이것보다 컸으니 아마 찻잔과 받침인듯합니다. 이쪽은 에스프레소 잔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제가 본 백련 그림은 더 작게 느껴졌거든요.
프랑스 접시는 웨지우드보다 판판한 느낌인데, 양쪽의 그릇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특히 데줄리에-실제 발음은 데슐리에레...에 가깝지 않을까 싶지만;-는 몇몇 문양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하지만 거기까지. 보는 것은 좋은데 실제 사용하기엔 미묘....; 제 취향보다 화려해서 그렇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쪽은 가격 확인을 안해봤네요.-ㅁ-/

아, 하빌랜드의 그릇은 지금 미루고 있습니다.; 미루는 건지 구입을 하지 않을 건지는 미묘. 어제는 아이패드 2 견적 내보고 있었거든요. 와이파이 16기가로 하면 대략 84만원 정도 나옵니다.-_-a 빨강 가죽 덮개에 홀랑 반해서 그래요.
하빌랜드의 찻잔세트는 제 취향에서 조금 벗어나는데, 하빌랜드의 잔은 찻잔이라기보다는 커피잔에 가깝습니다. 중간 크기 잔은 단면이 딱 사다리꼴이라, 커피잔으로 쓰기 적당해보이고요. 커피잔으로 나온 것은 카페라떼 볼에 가까울 정도로 상당히 큽니다. 손잡이가 양쪽으로 달렸어도 괜찮았겠다 싶은 정도고요. 핫핫; 그래서 잔세트 중에선 제일 큰 커피잔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외엔 접시가 눈에 들어왔고요. 여튼 이건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도장 찍으면서 고민해야할듯. 하지만 이번 주까지 구입하는게 좋긴 합니다만...(할인행사중)


5. 문자 보내는 건 질색하는데 왜이리 날아오는지. 일주일 보낼 문자를 하루에 다 소화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 괜히 시작했나봐...;ㅂ;
지난주에 구입해놓고 리뷰 올리는 걸 잊고 있었던 책 두 권입니다. 한 권은 홀릭 19(완결), 다른 하나는 아소 미코토의 골목길 연가입니다. 웃. 『칼 이야기』의 리뷰도 올려야 하는데 이건 적다가 말아서..T-T 일단 만화책 두 권부터 올리지요.

그 주 목요일에 홀랑홀랑 북새통에 가서는 신간-홀릭 19권을 집어들고는 한참 고민했습니다. 책 한 권만 집어 들고 가기는 부족하고, 게다가 같이 집어 들었던 『원피스』나 『어떻게 좀 안될까요』는 G가 부탁한 책이라 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거든요. 요즘 신간 기근에 시달리는터라 한참을 고민했는데, 그러다가 구입하려다가 까맣게 잊었던 모 책을 떠올리고는 1권만 먼저 구입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집에 들어갔더니 G가 다음에 갈 때 『리니지』완전판을 사다 달라고 하더군요. 마침 1권을 읽고 나서는 2권까지 사지 않은 걸 후회하던터라 금요일 저녁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은 약속이 있어 바빴으니까요.(하지만 그 약속은 그 다음주-지난 토요일로 밀렸다능..-_-)
다녀오면서 함께 구입한 것이, 미처 나온 걸 모르고 있던 아소 미코토의 신작 『골목길 연가』입니다. 교토의 골목길을 배경으로 한 책이라는 설명만 읽고는 앞 뒤 안 가리고 바로 구입 결정을 ㅐ했지요. 컬러만 보고는 이 작가가 그 작가인 줄은 미처 몰랐던 겁니다.-ㅁ-/

아소 미코토 책은 집에 거의 다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라고 한 것은 빼놓고 구입하지 않은 것이 있을지도 몰라 그런 거고.. 『천연소재로 가자』나 『오존』, 『Go 히로미 Go』, 『어떻게 좀 안될까요』, 『BELL』까지는 확실히 있다고 기억합니다. 그것 외에 더 있는지는 가물가물. 여튼 다 챙겨 보고 있는 몇 안되는 작가라 신간이 나오면 그 즉시 집어들고 봅니다.
『골목길 연가』의 원제가 뭔지 확인은 못했는데, 내용상 골목길이 아니라 나가야일 것 같군요. 다만 나가야라고 적으면 못 알아 들을 사람이 태반이니(저도 포함) 의역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교토의 어느 골목길. 낡은 건물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건물을 어떻게 쓸까 하다가 건물을 '젊은 크리에이터'들에게 빌려주기로 합니다. 낡은 건물이니 저렴하게 빌려주는 거죠. 그렇게 해서 그 건물은 돈 없는 창작자들의 요람으로 거듭납니다. 근데 이 건물이 나가야일거라는게 제 생각인데.. 에도시대에는 일종의 쪽방 비슷하게, 화장실과 제대로 된 부엌을 공유하는 6칸짜리 건물이 있습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집 6개 정도가 붙어 있고, 집은 하나하나가 한칸 정도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구조에 대한 설명은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리즈-특히 『얼간이』를 보시면 자세히 나와 있어요. 여튼 이런 집에 옹기종기 젊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그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연작이 『골목길 연가』인 겁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 주인공인데, 그렇다보니 조~금 감정이입하며 봤습니다. 아하하하; 하지만 공방에서 이야기하다보니 저정도 시설(...) 갖추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겠더군요. 교토의 어떤 골목길이 실제 모델이라는데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 번 여기저기 쑤셕거려볼까 싶기도 하고..-ㅁ-;

홀릭은 한 줄 감상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이렇게 완결 낼 거면 왜 냈니."
'왜 냈니'에는 '이제'라든지 '지금에서야'라든지 '길게' 등등의 수식어가 포함됩니다.18권에서 내도 이상하지 않을 이야기를 19권까지 끌고 가서 시간도 제대로 안 맞게, 어중간하게 냈더군요. 시간이 안 맞는다는 건 다른 이야기랑 안 맞는다는 의미인데, 홀릭의 시작시점에서 보자면 결말부는 대략 100년 정도 흘렀을 거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그렇게 이야기를 끌 필요는 없었을 거라 보는데..ㄱ- 와타누키를 풀어주려면 그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 걸까요. 차라리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면... 이라는 아쉬움에, 이렇게 어중간하게 끝낼거면 그냥 일찍 끝내지라는 분노(?)가 뒤섞이더군요. 그래도 『츠바사』랑은 달리 일단 집에 두기는 할겁니다.-ㅅ-



CLAMP. 『XXX홀릭 19』, 윤영의 옮김. 서울문화사, 2011, 5천원
아소 미코토. 『골목길 연가 1』,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7천원



* 덧붙임.
잊고 있었는데, 『골목길 연가』 1권은 파본 확인이 필요합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책 중 한 컷의 인쇄가 조금 밀린 곳이 있다나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제가 구입한 책도 파본이라고 G가 확인했습니다. 2쇄가 나와도 뭐... 교환할지는 미지수. 크게 신경쓰진 않거든요.-ㅁ-;
어제 적었으면 두 권이었을텐데, 오늘 적으면서 한 권이 늘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한 권을 마저 끝냈거든요. 독서 속도가 빠른 것은 읽은 책 세 권 모두 일본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소설을 읽을 때는 꼼꼼히 읽지 않고 마구 속도를 내서 봅니다. 취향에 맞지 않을 때는 속도가 더 빨라지는데 이번이 정말 그랬습니다. 한 권은 그나마 재미있어서 읽는 속도가 빨랐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우울모드로 빠지는 함정이 나타나서 실패작이 되었고 나머지 두 권은 읽은 시간이 아까울 정도의 책들이었습니다.

읽고 나서 이게 뭐냐 싶었던 책, 『우울한 해즈빈』. 해즈빈은 이름이 아니라 has been을 말하는 겁니다. 소설 중간에 언급되더군요.
읽고 난 느낌은 심히 안 좋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상당히 공감할 수도 있습니다. 엘리트 코스를 밟고 결혼하면서 퇴사해 집에 있는 주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가는데 그 사람의 심리가 이해되면서도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한국이고 일본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상당히 공감이 갔기 때문에 이해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네요. 엘리트 코스를 밟아 탄탄대로를 탔다고 생각했는데, 회사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으로 입사했으면서 점점 밀립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밀리고 밀리다 못해 결혼이라는 차를 잡아 타지요. 그래도 몇 년이고 옆에서 결혼하자고 했던 남자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집에 들어 앉아서 '왜 그러고 사나' 싶은 생활로 들어갑니다. 다른 사람들은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자기가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겁니다. 나름의 문제가 있긴 한데 그건 주인공의 주변 환경에서 온다기 보다는 본인의 문제였으니까요. 그게 회사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원인이기도 하다고 보고요.
여튼 비슷한 분위기를 그린 소설이라면 차라리 다나베 세이코의 『아주 사적인 시간』이 더 읽기 편했습니다. 여기서는 주인공이 틀을 깨부수고 나와 다시 서는 걸로 끝맺음을 하니까요. 『우울한 해즈빈』은 깨닫고 다시 서려는 데서 딱 끝을 맺습니다. 제게는 미적지근한, 그리고 안 좋은 부분만 슥슥 긁어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한줄 요약. 이 책이랑은 파장이 안 맞았어요.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그래도 꽤 많이 보았는데, 호불호가 상당히 갈립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중에서 好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키친』, 『도마뱀』(지금 다시 읽으면 달라질지도..), 『왕국 3』,『데이지의 일생』 정도입니다. 이 중 집에 있는 책은 『키친』과 『왕국 3』이군요. 『왕국』은 다 가지고 있지만 1-2권은 다시 읽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방출할까 합니다 G가 좋다고 해서 사긴 했는데 정작 본인도 별로 마음에 안든다고 하니까요.
여튼 기억나는 중에서는 대강 그런데, 이번의 『안녕 시모키타자와』를 읽고는 책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막판의 몇 십장은 그냥 훌훌 넘기면서 훑어봤습니다. 제대로 읽고 싶지 않더군요. 그리고 이번에 읽으면서 요시모토 바나나도 자기복제(자기표절)이 상당히 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설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무언가를 잃어버린 나와 가족 혹은 가까운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극복하면서 소설이 마무리 됩니다. 그 과정은 불륜이나 근친상간이나 그와 유사한 관계로 이어지고요. 막판 전개를 보고는 정말 .... (먼산)
원래는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G가 이 소설을 보고 시모키타자와에 가고 싶다길래 궁금해서 읽어봤습니다. 시모키타자와를 가본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보겠지만, 그리고 다시 가고 싶다 생각하겠지만 전 가본적이 없어서 그냥 맨숭맨숭하게 읽었습니다. 그보다는 소설 속에서 잠깐 등장하는 야나카쪽이 끌리더군요. 이건 제가 야나카를 가봐서 더 그럴겁니다.-ㅁ-/
시모키타자와를 가본 적이 있고 거길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읽어보실만합니다. 배경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졌으니까요. 단, 주인공의 연애행보를 보고 책을 집어던지고 싶었던 고로, 요시모토 바나나의 연애라인에 불만이 많으시다면 안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머지 한 권은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입니다. 이전에 나온 『퍼펙트 블루』와 이어지는 이야기지요. 『퍼펙트 블루』에는 은퇴한 경찰견 마사가 등장합니다. 사실 이름이 마사라서 마사 스튜어트를 연상했고, 그래서 암컷이라 생각했는데 수컷이더군요.ㄱ- 왜 암컷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건지..;
가볍게 읽을만한 이야기지만 막판에 휙 돌았습니다. 그 전까지 재미있게 잘 보았는데 막판에 사람을 우울의 함정으로 몰아가더군요. 제목보고 홀랑 반하셨을 빙고님, 조심하세요. 막판 함정은 저보다 빙고님께 더 강력하게 작용할겁니다.-_-a 특히 마지막 사건이 어제 G가 언급한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 대한 이야기와 연결되어서 말입니다. G에게 그 이야기까지 들었더니 찜짐함이 배가 되는군요.(먼산)


그리하여 요 며칠 사이에 읽은 세 권에서 연속 지뢰를 밟는 바람에 기분이 우울합니다. 흑. 게다가 그 직전에 본 게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사라진 소녀들』 뒷부분(전편을 안 보고 결말만 확인)이라, 기분이 더 안 좋네요. 아무래도 애거서 크리스티를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마플 이모님께 위로를 받아야겠어요.


아사히나 아스카. 『우울한 해즈빈』, 오유리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9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안녕 시모기타자와』,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11, 12000원
미야베 미유키.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오근영 옮김. 살림, 2011, 12000원

『수수께끼는 저녁식사 후에』를 보고 나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리하여 그 전에 출간된 소설 『저택섬』을 주문한다 해놓고는, 월별 교보 구입 제한 금액을 넘기는 바람에 8월 되어서야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바보)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주문했다 생각했는데 정작 받아보니 책이 빠져 있더군요.; 구입 금액 맞추면서 책을 뺐던 모양입니다.

그래놓고 몇 주 되지 않아 바로 신간이 나왔네요.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고양이가 소재라니 홀랑 넘어갑니다. 벼르고 있다가 이것도 바로 주문해서 지난 주말에 맛있게 읽었습니다. (그 뒤에 역접이 들어갑니다;)


『저택섬』은 배경이 현대가 아닙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현재가 아닙니다. 스마트폰 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는 때를 배경으로 합니다. 당연히 핸드폰이란 것도 없고요. 그런 때에 섬에 들어갔다가 폭풍우로 갇힙니다. 그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는데, 마침 그 안에 탐정과 형사가 있었단 말입니다. 원래는 다른 사건의 해결을 위해 저택에 초대받은 것이었는데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풉니다.

대부분의 형사+탐정물이 그렇듯이 탐정이 조금 더 똑똑합니다. 사건 발생 → 미해결 → 사건 발생 → 둘다 해결이라는 점에서 『저택섬』이나 『완전범죄 고양이』나 구조는 비슷합니다. 탐정과 형사가 함께 뛴다는 것도 비슷하고요. 트릭의 구조 혹은 실마리가 '***'이라는 점도 유사합니다. 하지만 양쪽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개그에 가깝게 웃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저택섬』이 조금 더 진지하게 느껴지는 것은 등장인물 때문에 그럴겁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전 『완전범죄 고양이』에 등장하는 탐정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OTL 전 이런 사람이 싫어요. 어흑.;ㅂ; 능력이 없는 건 아닌데, 사람이 가벼워 보이고 좀 무능력해보이는 타입의 탐정이거든요. 그래서 앞의 100쪽 남짓은 휙휙 넘겨가며 보는 바람에 20분도 안되어 독파했습니다. 책 자체가 두껍지만 분량이 많지 않아서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만에 볼 수 있긴 했지요. 그래도 탐정이 엉뚱한 짓 벌이는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아 휙 뛰어 넘었습니다.
그랬는데, 뒷부분의 해결부분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탐정 할만하더라고요. 이런 능력이 있으면 진작에 좀 발휘해보지! 하기야 그 전의 이런 저런 작은 사고로 수집한 정보가 해결의 밑바탕이 된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ㅂ;

트릭만 두고보자면 『저택섬』이 조금 더 마음에 듭니다. 스케일이 크거든요. 유명 건축가가 만든 집이라는 점에서는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과도 비슷한데 스케일이 다릅니다.; 트릭을 보시면 아실거예요. 미처 생각도 못한, 상상을 초월한 트릭이란 말이죠.'ㅂ';
생각도 못했다는 점에서는 『완전범죄 고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끝까지 읽고 나면 완전범죄에 고양이가 몇 마리나 필요한지 대답할 수 있습니다. 아니, 이 범죄에 필요한 고양이가 몇 마리 였는지 셀 수 있습니다. 그게 또 재미라니까요.


가볍고 유쾌하게 보기에 좋은 추리소설입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이 『수수께끼』포함해서 딱 세 권만 나와 있다는게 아쉽네요.




덧붙임.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범죄 고양이』를 보고 나서 도쿄여행에 대한 충동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링크)

덧붙임 2.
『저택섬』은 티이타님께 추천. 왜냐하면..(이하생략)


히가시가와 도쿠야. 『저택섬』.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000원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500원.

최근에는 책 리뷰를 안 올렸네요. 무엇보다 책 읽고 나서 바로바로 쓰지 않으니 홀랑 잊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복기-다시 읽는 책이 더 많다보니 리뷰 쓸 책이 많지 않기도 하고요.
요즘 읽은 책이 뭐 있던가 생각했더니 떠오르는 것이 딱 세 권 있습니다. 일단 두 권은 묶어 올리고 다른 책부터 적어보지요.

『문학소녀와 사랑하는 삽화집』3권은 이달에 나왔습니다. 9월 발매 신간에 나온 건 알았지만 추석 지나고 나오지 않을까 싶어 일부러 늦게 가서 사오고는 지난 주말에 홀랑 다 읽었습니다. 1-2권과 마찬가지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랑 본편의 뒷 이야기를 다루고 있네요. 개그 분위기가 강한 우마왕편은 소재가 된 것이 '파도소리'라서 다른 책하고 또 겹쳐졌네요.-ㅁ-a

생협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에덴으로 오라』라는 책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절판되었을거라 생각하는데 한국에는 이 책말고도 더 나왔습니다. 『오늘도 파워업』말입니다. 『드래곤플라이』였나, 『에덴으로 오라』의 극중극인 이야기는 일본에서도 미완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기억하고요. 『에덴~』도 한국에서 4권까지 나왔는데 일본에서도 완결되지 않았다고 기억합니다. 그 분위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남자 그여자』의 몇몇 컷이 조금 닮은 것 같기도..^^;
『에덴으로 오라』에서 이 「파도소리」가 잠깐 등장합니다. '모닥불을 넘어서 내게 와'라고 외치는 장면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네요. 아.. 꼬꼬맹이들이 그러고 있는 걸 보면 왠지 쓴웃음+썩은웃음이 입가에 감돌뿐이고...

그렇다보니 우마왕편은 상당히 감회가 깊었습니다. 하하하.;

문학소녀 견습생 시리즈는 1권만 간신히 읽고 2권은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에, 오미가 코노하랑 어떻게 매듭(?)을 지었는지 모르겠습니다. 8권 마지막 부분하고 연결되려면 거기서 이야기가 확 튀면 안될텐데, 일단 견습생 시리즈 완결편인 3권이 나와야 2권도 볼 수 있거든요. 1권 읽고 나서 속이 휙 뒤집어진 덕에 2권은 봉인해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원서로 볼 생각은 없고요.
문학소녀는 책장 수납 능력 문제도 그렇고, 외전 이야기중 딱 이거다 싶은 이야기가 없기도 해서 외전 완결까지 나오면 본편만 보관하고 외전은 전부 처분하려고 합니다. 외전만 해도 이미 7권이나 되니 보관하기가 어렵거든요.ㄱ-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구입한 라이트노벨은 거의가 방출되었지요. 문학소녀도 외전은 예외가 아닐 겁니다.(아마도)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이 책의 맨 마지막 단편은 커플염장입니다. 솔로부대원들은 보실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T-T 그래도 그 커플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 위안이 되었네요. 흑흑흑.;


(내용면에서-_-) 이 책과 반대 방향에 있는 것이 모리 카오루의 『신부이야기』3권입니다. 아무리 봐도 이번권은 특정 인물(옷걸이)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봅니다. 책 대사를 보지 않고 훌훌 넘기다보면 그 인물에 대한 작가의 집중도가 확 느껴지거든요. 이런 표현을 쓰는 건 내키지 않는데, 작가가 그 캐릭터를 '전면적으로 훑고 있다'는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그러니 스토리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다만 저는 이런 내용은 질색하는지라, 아무리 이게 역사적 사실이고 전통이었다고 해도 취향에 안 맞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런 의미에서 『신부이야기』도 완결이 날 때까지는 봉인입니다. 『나츠메우인장』, 『씨엘』도 같은 상황이네요. 모리 카오루의 전작인 『엠마』도 그런 이유에서 완결날 때까지 참았다가 한 번에 구입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나츠메』나 『씨엘』은 결말이 날 때까지 미구입이고 『신부이야기』는 구입은 하되 읽지는 않을 겁니다. 앞의 두 권은 완결을 확인하고 구입할 예정이지만 『신부이야기』는 그림구경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하하;
(하지만 아마도 책을 나누게 되면 모리 카오루 책은 G한테 들고가라고 할듯..;...)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사랑하는 삽화집 3』, 김예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6800원
모리 카오루. 『신부이야기 3』, 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1,  6000원.


0. ... 백만년전은 아니지만 그에 근접할 정도로 오래된 사진이네요.-ㅁ-; 카레를 만든게 언제적 일이더라..?;


1. <SYSTEM> 키르난님의 통장에 월급이 입금되었습니다.
[하나은행] 퍼가요~♥
[유니세프] 퍼가요~♥
[한국투자] 퍼가요~♥
[제일은행] 퍼가요~♥
...
은행 잔고는?


2. 요 며칠 동안 머릿속을 맴돌고 있던 것이 저 1번입니다.-_-; 훗. 월급 받을 때마다 저런 꼴이니 말이죠. 저러고 나면 통장 잔고는 딱 용돈만큼 혹은 용돈보다 덜 남게 됩니다. 덜 남으면 어쩌냐면 ... 웃지요.


3. 추석 기간에 만들려던 즌다모치는 결국 만드는 걸 포기했습니다. 푸른 햇콩을 꼬투리채 구해야하는데 그게 굉장히 어렵더군요. 푸른햇콩이라고 쓰긴 했는데 완두콩이나 강낭콩, 혹은 흰콩 비슷한 부드러운 콩입니다. 일본어로는 綠豆라고 쓰던가요. 하지만 한자 그대로 녹두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전혀 다른 콩이거든요.
추석 즈음해서 나오는 꼬투리콩은 검은콩입니다. 서리태..라고 하던가 청태라고 하던가. 겉 껍질은 검은색인데 속은 푸른빛이 돕니다. 설기떡에 들어가는 검은콩은 속이 노랗지요. 여튼 이 청태로는 즌다모치를 못 만들 것 같아서 포기했고, 나중에 일본에 놀러 갔을 때, 푸른콩을 구하면 그 때 다시 시도해볼겁니다. 과연 가능할 것인가?;


4. 출간 이벤트를 하던 윤현승씨의 『살해하는 운명카드』는 줄거리를 보고 구입을 망설이는 사이에 이벤트가 끝났습니다. 줄거리를 읽어보니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마침 어제 홍대 가서 보니 총판에 책이 나와 있길래 결말부분만 확인했는데, 구입했다면 한 번 읽고 바로 방출했을 겁니다.(먼산) 지금도 '작가가 좋으니 보고 싶다'와 '내용이 취향과 안 맞는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모 일본 소설과 전개가 유사해서 그런 쪽으로 나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실제로도 꽤 비슷합니다. 이쪽이 조금 더 현실감이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지요. 그건 작가의 글투 차이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 일본 소설 제목을 이야기 하면 그것도 내용폭로가 될 가능성이 있어 적진 않겠습니다.-ㅁ-; 하지만 그 소설을 보신분이라면 줄거리만 보고도 딱 떠올리실겁니다.;
그런고로 아직도 살지 말지 고민중.

지금 장바구니에 담긴 책은 『바케모노가타리 블루레이 디스크 6』, 『미인』,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 『페르소나 3 공식 설정 자료집』(...), 『홋카이도』. 페르소나 설정 자료집은 지금 화집 구입 여부를 두고 고민중이라 아직 확실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먼산)


5. 금요일인데, 월요일까지 업무 마감을 해야하는 건이 있어서 정신이 없네요. 흑흑..;ㅂ;


어느 날 갑자기 *맛소설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차마 그 단어를 블로그에 적나라하게 적기는 내키지 않고. 여튼 작가 본인도 중2병에 걸려 썼다고 하는 소설이 보고 싶어진겁니다. 집에 개정 이전 버전으로 가지고 있던 것은 친구 KY에게 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못 받은지 어언 몇년째라 개정판이 나온 걸 보고 다시 구입해도 되겠다 싶었지요. 마침 박스판도 있고 해서 기왕이면 비싼 걸로 살까 하는 생각에 샀습니다. 딱히 일러스트가 탐나서 그런건 아니라고 말 못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사온 책 중에도 Fate/Stay night 외전 일러스트집이 있었지요. 가격은 비쌌지만 상당히 만족했던 걸 보니 은근히 버섯세계를 좋아하나봅니다.





여튼 지금 두 번째권을 읽고 있는데, 앞 권을 읽은지 하도 오래되어 어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게다가 상권보다는 하권을 더 좋아해서 끝부분을 더 많이 봤거든요. 상권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인지는 기억도 안납니다. 그렇다보니 다시 새 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하네요. 그러기엔 기둥 줄거리를 너무 많이 기억하고 있다는게 문제지만.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는 커플 염장에 시달리며 방바닥을 긁었다는 건 또 다른 이야기고...; 역자 후기를 보고는 지금까지 철썩같이 믿고 있던 사실 하나가 아니었다는 걸 알고 또 기겁했다는 건 또 다른 이야기고...;


박스를 버리는데 얼마나 걸릴지 궁금합니다. 훗훗. 박스는 둘째치고, 노트는 얼마나 집에서 버틸 수 있을까요. 지금 온갖 책에 대한 방출 욕구에 시달리는데 말이죠.-ㅈ-
『해결사』부터.
이 책은 읽은지 한참 되었습니다. 올 초에, G가 사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었거든요. 그 때 마침 또 읽을 책이 없어 투덜대다가 G의 방에서 들고 나와 심드렁하게 읽고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마지막의 그 부분을 읽을 때, "아...."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더군요. 아쉬웠던 건 책이 파본이라 중간에 20-30쪽 정도를 못 봤습니다.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그건 아쉬웠어요.
교보문고의 책 소개를 읽으면 왠지 이거 러브 스릴러 같은데, 전혀 아닙니다.; 음, 알기 쉽게 돌려서 표현하자면, 원빈이 전당포 주인이 아니라 정비소 정비공으로 일하면서 경치좋은 호숫가의 집에서 애인이랑 살다가, 애인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곳의 원빈이 아니라 『아저씨』의 원빈입니다. 물론 『해결사』의 주인공은 공무원은 아니었고 그저 서바이벌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던 평범한(...) 사람일뿐입니다. 다만 그런 경험 때문에 사람이 조심스럽고 과묵할 따름이지요. 애인이 죽은 뒤 옛 동료들이 찾아와서 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뭔가 껄끄럽게 여겼던 그 부분이 마지막에 휙 풀리는 걸 보고 으헉했습니다. 전체적인 전개를 봐서는 그리 이상하게 생각할 부분은 아닌데, 보는 순간 수긍이 되더군요.
하드보일드의 느낌이 강한-하지만 주인공이 차도남이 아니라, 남에겐 차갑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무뚝뚝한 남자입니다. 정말 그렇다니까요.-ㅁ-/


샤바케는 월요일부터 읽기 시작해 어제 끝을 냈습니다. 엄청나게 속도를 내면서 중간중간 해석 안되는 부분은 싹 뛰어 넘었습니다. 넵. 그래서 큰 줄기만 압니다.;
지금까지는 샤바케 번역서만 봤는데 이번엔 하도 궁금해서 원서로 읽었지요. 5권은 통째로 한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역시 트러블메이커인 도련님은 여전히 일에 휘말리는군요. 그것도 그 허약체질에, 그 며칠 사이에 그렇게 휘말리니.. 한 달간 드러누워 있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뒤에 먹은 영약들을 생각하면 그 허약체질에 영약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었는지 걱정될 따름이군요. 보통 사람들, 아니 보통 무협지의 주인공들이 먹는 영물들 수준으로 먹어제끼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환골탈태하여 온몸의 기혈이 열리고..(이하생략)

하지만 샤바케를 보면서 미친듯이 웃고 있었던 건 그 때문이 아닙니다.
도련님이 하는 대사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

まずいよ, どいしよ .

으아아아악! (데굴데굴데굴)

다행히 あまりだよ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것까지 있었다면 정말 마도카와 싱크로 100%를 달성했을겁니다.


이전에 샤바케 읽었을 때는 생각을 못했는데 이번 권도 그렇고, 지금 읽고 있는 여섯 번째 책도 도련님의 고민이 굉장히 많더군요. 생각도 많고 어떻게 할지 끙끙대는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불쌍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주인공인 이상 사건에 계속 휘말릴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대단한 외할머니를 둔 덕에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기도 하고 고생하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그나저나 도대체 도련님은 얼마나 더 고생을 해야하는 건지. 과연 무사히 결혼이란 걸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긴 합니다. 하하하...;
다 구입했어도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구입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그런 고로 도착한 지금에야 지름목록에 줄을 그을 수 있었습니다.




정체는 이쪽(링크)을 참고하세요. 그리고 구입 가격은 ....(눈물)
책 낙찰 가격 18000엔, 기타 수수료 합해서 대략 3000엔? 거기에 한국까지의 배송비가 9천엔. 훗.


이이지마 나미의 라이프는 3권이 마지막권인가봅니다. 맨 뒤에 편집자의 글도 실려 있었거든요. 이것으로 일단 시리즈는 마무리 한다고 말입니다. 이번에는 책에 가다랭이포(가츠오부시) 작은 포장이 같이 들어 있어서 웃었습니다. 지난번의 맛선생보다는 이쪽이 집에서 쓰기 좋겠더라고요. 양은 적지만 한 번쯤 간단히 쓰면 되는 거고...

일단 티이타님은 필수 구입! 왜냐면, 이틀에 걸쳐 만드는 비프스튜가 나오기 때문입니다.+ㅅ+ 이번엔 가츠동, 가츠니, 오야코동(닭고기달걀덮밥) 등이 나오더군요. 거기에 맨 뒤에는 1권, 2권에 실린 음식 조리법 목차도 같이 실려 있어서 찾아보기 편합니다. 이번 책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하여 몇 가지는 조만간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특히 비프스튜는 말이죠.


티이타님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 간단히 소개하자면; 쇠고기는 덩어리채 양파 썬 것 등을 넣고 은근은근 끓입니다. 거기에 양파를 오래 볶아서 갈색으로 만든 다음 거기에 버터와 밀가루를 넣어 브라운 루를 만듭니다. 그걸 쇠고기 끓인 것에 넣어 끓입니다. 이게 첫날 분량이네요. 둘째 날에는 놔두었던 쇠고기 국물에 다른 채소를 넣고 다시 끓입니다.
브라운 루를 넣어 스튜를 걸죽하게 만드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따로 양파랑 볶아서 맛을 내네요.+ㅠ+
혹시 안 보신 분 있으시다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ㅁ-;
왜냐면 27권을 읽고 났더니 앞 권이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티이타님 이글루에서 『강철의 연금술사』 완결권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완결난 것을 알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으니 듣고는 덥석 구입했지요. 그대로 27권에서 마무리 되어 다행입니다. 같이 사들고 온 『원피스』는 이제 1부 끝 2부 시작인데 62권.(...) 여튼 결말이 어떻게 났는지 궁금해서 27권만 달랑 사들고 왔습니다. 참고로 저는 7권쯤 나왔을 때인가, G가 빌려와서 보긴 했는데 기본 얼개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으하하.;ㅂ;

앞 이야기를 전혀 모르고 어떻게 돌아가는 이야기인지 감은 안와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별 문제가 없더라고요. 앞에서 던져 놓았던 여러 이야기들을 다 수습했는지는 제가 앞을 보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고... 27권 단권만 놓고 봤을 때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알의 이야기, 에드의 이야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앞으로 조금 더 외전이 나오면 어떨까 싶은데 지금 다른 작품 새 연재에 들어갔지요. 농고 이야기. ... 솔직히 말하면 이 이야기가 더 기대되는 고로 외전이 나오지 않는다 해도 새 작품 단행본이 나오면 까맣게 잊어버릴거예요. 허허허.;

에드가 드디어 **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과연. 그렇군요. 거기에 또 마지막에 어퍼컷을 날리는 바람에...^-T 아니, 등가교환의 법칙을 그런데 쓰면 어쩌자는 거냐! 하지만 과연 대답하는 쪽도 대단하군요. 훗훗훗.


G의 반응은 아직 못 들었는데 뭐라 하려나. 다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보관하느냐가 문제입니다. 과연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요.


아라카와 히로무. ”강철의 연금술사 27』,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200원

요도가와 컨베이어벨트 걸. 취미 안 맞음. 하지만 마스터님은 잘 보실 듯.. 그러고 보니 오늘 본 책은 거의가 다 마스터님 취향?;
저랑 안 맞은 이유는 동갑내기 16세인데 서로 극과 극에 가까운 상황에 놓인 두 여자아이들 이야기라는 점. 저 그런 이야기 안 좋아합니다. 『꽃보다남자』가 떠오르기도 하는 설정도 있어서 말이죠. 게다가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고 하는 건 취향에 안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여고생들의 일상(?)과 , 밀고 당기는 사이에 가까워지는 상황 묘사를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실만한 듯.

『영혼』은 역시 취향에 안 맞습니다.OTL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리틀 포레스트』까지가 한계네요. 그 이후의 작품은 제게는 어렵습니다. 내용이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그 감성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영향을 받았다는 『충사』까지는 그래도 읽을 수 있는데 모모씨라든지 이모씨라든지 이모씨2의 작품은 보고 있자면 그 괴이에 도저히 적응을 못하겠다니까요. 은근히 비위약하고 무서운 것 못보는 성격이 이런데서 나옵니다.; 하지만 그 상상력만큼은 정말 엄청나군요. 좋아하진 않지만 존경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아버지』는 나온지는 한참 되었는데 이제야 보았습니다. 명불허전. 피네간의 경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경야에 일어난 아들래미의 심적변화가 꽤 재미있습니다. 그 하룻밤 사이에 멀게 느껴지던 아버지가 순식간에 옆에 있는 사람으로 다가온다는게 또 재미있더군요. 돗토리에 한 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표지를 보고는 맨 나중에 읽어야 겠다고 빼두었던 『짝사랑 일기 소녀』.
아. 역시 치유계입니다.T-T 맨 마지막으로 돌리길 잘했네요. 보고 있는 동안 마음이 화사(...)해지면서 웃게 됩니다. 뒹굴뒹굴 굴러다니며 웃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그런데 이런 느낌의 유머를 어디서 많이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어디서 봤더라. 아, 어쩌면 아소 미코토와 닮게 느껴져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 다 보고 나서 안 보려고 빼두었던 『K(케이)』에 손이 갔는데.. 데...(먼산)
사람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군요. 짧은 단편 하나하나가 다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특히 마지막 단편에 용이 내려오는 부분은 허걱했습니다. 주인공인 케이가 항상 죽음을 각오하고 움직인다 하지만 그래도 가슴이 내려앉더군요. 그리고 그 고비를 넘긴 뒤의 마지막 멘트는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림은 다니구치 지로, 글은 도사키 지로라는데 굉장히 호흡이 잘 맞습니다. 한 명 한 명에 대한 이미지가 확 와닿네요.
등산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100% 감정이입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읽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카무라 아스미코. 『짝사랑 일기 소녀』,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다니구치 지로. 『아버지』, 신준용 옮김. 애니북스, 2005
도사키 시로, 다니구치 지로. 『K(케이)』, 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0
무라카미 카츠라. 『요도가와 컨베이어벨트 걸 1』, 한나리 옮김. 미우, 2011
이가라시 다이스케. 『영혼』, 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8

표지 삽화보고는 뜨악했다가 작가 확인하고 기겁했다가 출판사 보고 갸우뚱했던 책입니다. G가 빌려왔는데 왜 이런 이상한 표지(...)의 책을 빌려왔지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니 근데 삽화도 그렇고, 책 만듦새는 그닥 취향이 아닙니다.(삽화 그리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아마 작가 이름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집어들지 않았을 겁니다. 거기에다 이타카에서 나온 책은 이번이 처음이라 괜찮을까 고민하며 집었지요. 로크미디어였다면 이전에 읽어본 책이 있으니 망설임 없이 집어들었을테고요.


내용도 솔직히 말하면 취향이 아닙니다. 하지은씨의 책은 읽고 나면 헛헛하거나, 좌절하거나, 혹은 동결건조되거나의 반응을 보입니다.
글을 너무 잘 써서 읽다가 지나치게 감정 이입되어 좌절하거나-『얼음나무의 숲』- 결말을 미리 확인하고 나서 봤음에도 결말이 아니라 에필로그를 보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결말에 헛헛해하거나-『모래선혈』- 읽고 나서 바삭하게 마르긴 했으나 그게 열풍 건조가 아니라 차갑게 가라앉아 버리는 동결 건조된 마음만 남거나-위의 두 작품 다 해당-합니다.

복잡하게 말했지만 한 줄 요약하면 잘 읽히고 흡입력 좋지만 읽고 나면 허무해요.(먼산)

그런 공식(?)에서 벗어난 것은 『꿈을 걷다』2009판에 실린 「앵무새는 단지 배가 고팠을 뿐이다」뿐입니다.; 그건 유쾌했지요, 참으로. 하지만 같은 책에 있는 모 소설이 무서워서 구입을 못했습니다.
이 책은 어느 쪽이냐 하면 헛헛한 쪽입니다. 굉장히 슬프고 침울하고, 그러면서 아주 약간의 밝은 빛과 상당한 어둠을 남겨 놓았습니다.

보이드 씨의 저택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그 분위기에서는 『너를 위한 이야기』나 『새장관의 오늘도 졸린 주민들』이 떠오릅니다. 특히 새장관~하고 느낌이 닮았다고 여긴건 이게 어느 저택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다만 여운을 남기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언급한 두 종의 라이트노벨이 가볍게 넘어간다 하면 이쪽은 훨씬 묵직하고 현실감 있습니다. 특히 야반도주 남녀의 종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아련하게 남을 수 밖에 없네요. 그 민폐녀 참..-_-+ 이야기 전체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캐릭터입니다.

내용 소개를 안 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CLAMP의 『xxxHilic』과 닮았습니다. 이 힌트라면 충분히 내용폭로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주인공은 전혀, 절대, 안 닮았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아니, 외려 걱정을 해야할판인가요.





그러고 보니 안 풀린 문제점이 몇 가지 남았네요. 과연 그 소녀의 정체가 무엇인지-다시 읽어보면 보일지도 모르지만 용기가 안납니다-, 왜 맨 마지막의 그녀는 빨강머리인지 말입니다. 빨강머리 건은 혹시 염색이 덜 풀린건가 싶기도 하지만 모르겠네요. 참, 보이드씨가 누군지는 대강 짐작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그럴 것 같군요.


하지은.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이타카, 2010,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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