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만 세 종 먼저 리뷰 올립니다. 나머지 책은 간단 리뷰로 몰아 올릴 예정입니다.

「사랑, 전철」은 「도서관 전쟁」시리즈의 작가인 아리카와 히로의 책입니다. 이전에 「하늘밑」, 「바닷속」 등 밀리터리 계통의 책이 한국에 많이 번역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앞 문장을 '밀리터리 계통의 책을 많이 썼다'고 쓰려다가 바꿔 썼습니다. 「사랑, 전철」은 밀리터리 로맨스와는 거리가 있거든요. 밀덕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건 연애를 위한 코드 중 하나고(...) 중요한 것은 전철입니다. 배경은 오사카이고, 오사카에서 운행되는 어느 전철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니 전차남... 아니 전철을 배경으로 한 단편 연작 로맨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첫 단편의 주인공은 그 다음 편의 주인공에게 '관찰'당하며, 그 다음편의 주인공은 전편의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는 이야기는 시간을 건너뛰어 다시 우연히 마주치고 참견하고 인사를 나눕니다. 뭐라 뭐라 해도 읽어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이 책을 가장 좋아할 분을 찍자면 마스터님.-ㅁ- 읽으면서 이거 취향이 아닐까라고 내내 생각했습니다. 후후후.
몇몇 단어가 번역에서 걸리긴 했지만 그정도는 그냥 넘어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두 번째. 아, 그리고 염장도가 상당히 높으니 커플지옥을 외치는 분들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성녀의 구제는 도서관에 있길래 덥석 물어온, 비교적 최근에 나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입니다. 탐정 갈릴레오 라인이긴 한데 그 사이의 책 중 안 본 것이 있는지 왜 두 사람의 사이가 냉랭한지 모르겠습니다. 가오루라는 새로운 등장인물도 그렇고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제대로 챙겨보진 않았지만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은근 좋아하거든요. 웅. 왜 그럴까.-ㅁ-;
하여간 제목이 왜 저런지는 끝까지 가보아야 압니다. 범죄 트릭이 제목과도 관련이 있거든요. 범인은 알지만 트릭을 알지 못하면 체포할 수 없다, 그리고 증거를 확보해야한다가 주요 문제인데 누구씨가 범인에게 호감을 가진 것도 수사 진행상황에 영향을 주더군요. 그리고 가오루는 포지션도 그렇고, 「붉은 손가락」에서의 가가형사와 이미지가 비슷합니다. 굉장히 감이 좋은 형사로군요.
퀼트전문가가 주인공이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직접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아. 직접적으로 떠오르는 이야기는 「내가 그를 죽였다」입니다. 트릭을 풀어 내는 것에 촛점이 맞아서 그럴까요.'ㅂ'

아쉬운 것은 편집입니다. 글씨가 크고 행간이 넓어 한 장에 들어가는 분량이 많지 않습니다. 책이 무겁기도 하니 차라리 책을 얇게 만들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얼핏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해리 포터 가격 상승 논란이군요. 흠.


어제 읽고는 미친 듯이 웃어 제낀 책이 산타 아줌마. 히가시노 게이고가 글을 써서 같은 서가에 있길래 별 기대 없이 빌렸습니다. 하지만 이거 유머가 장난 아니예요. 우울할 때 읽으면 정말 좋습니다. 기왕이면 크리스마스가 좋지만 「부탁해요 마스터」도 엊그제 읽은 차에 뭐 관계 있나요. 오히려 더울 때 추운 배경의 책을 읽는 것이 좋지요.

산타클로스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회의를 갖습니다. 각 국가의 산타클로스들이 모인 이유는 새로운 산타 회장의 선출 및 새로운 미국산타의 결정입니다. 회장을 맡고 있던 미국 산타가 은퇴를 하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미국산타가 자신의 후임으로 데려온 것이 제시카, 바로 여자입니다. 거기서 각국의 산타가 경악하고는 가부에 대해 토론을 벌입니다.
다른 것보다 그림이 예쁘고 산타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하나 둘 부서지면서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산타 클로스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읽다보면 포복절도하게 된다니까요. 거기에 맨 뒤에 붙은 보너스! 각국의 산타들을 간략하게 그렸는데 그게 구입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 읽고 나면 히가시노 게이고가 책들의 작가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두 권의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니까요.



덧붙임. 본문 글 쓰고 수정하면서 책 검색을 하다보니 ............... 아리카와 히로가 여자였군요. 왜 전 남자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을까요.;

아리카와 히로. 「사랑, 전철」. 윤성원 역. 이레, 2009. 12000원
히가시노 게이고. 「성녀의 구제」. 김난주 역. 재인, 2009. 13800원
히가시노 게이고 글, 스기타 히로미 그림.「산타 아줌마」. 이선희 역. 바움, 2002.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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