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별도 감상을 올리지 않고 가볍게 넘어간 책들에 대한 언급입니다. 물론 아래에서 써 놓고 또 다시 써 놓는 바보짓도 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냥 넘어가주세요.^^;


「나를 더 사랑하는 법 -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의 재발견」.
책 제목이 좀 긴데 미국의 어느 웹에서 예술가들이 시도한 '상황'에 대한 여러 반응을 모은 것입니다. 말이 어렵지만 웹 2.0이라는 상호소통형 블로그, 홈페이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미란다 줄라이와 해럴 플레처는 홈페이지에다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이라는 과제를 올립니다. 총 47가지였나요. 책을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홀랑 잊었지만-이라고 적고서 목차를 확인하니 총 63가지입니다-, 사람들이 그 과제를 보고 자신이 과제를 해결하여 올리는 겁니다. 당연히 올린 과제는 여러사람들이 볼 수 있고요. 트랙백 형식으로 했는지, 게시판에 올리는 형식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질 않았거든요. 왜냐면 대부분의 과제가 제 흥미를 벗어난 것이 많았습니다.

흥미로운 것 중에는 플래시를 터뜨린채 침대 아래 찍기랑 전쟁을 겪은 사람과 인터뷰 해보기가 있습니다. 전쟁을 겪은 사람과의 인터뷰는 확실히 미국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겠지요. 한국에서라면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를 인터뷰하면 될테니 나이 있는 분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미국에서 전쟁을 겪은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파병입니다. 설마하니 남북전쟁을 겪은 사람이 아직도 살아 있다거나...? 그렇다면 기네스의 최 연장자 기록을 갈아치워야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난민, 혹은 망명을 선택해 들어온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기록도 꽤 재미있게 읽혔지요.

플래시를 터뜨린채 침대 아래 사진을 찍는 것이 재미있는 이유는 단 하나. 상당수의 사진에 고양이가 찍혀 있습니다. 으하하하하;
하지만 저는 침대 밑을 찍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저는 서랍 달린 침대를 쓰거든요.

한국편도 있긴 한데 그냥 가볍게 볼 정도. 음... 지금 생각하니 이 책을 보고 시큰둥했던 것은 이게 사진 100제나 소설 100제 등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ㅂ';



「허니문」은 데이지의 일생 때문에 다시 보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닮긴 닮았지만 일부분만입니다. 「허니문」이 이런 내용이었나 싶을 정도로 까맣게 내용을 잊고 있었고요. 그러고 보니 「허니문」은 「키친」과도 굉장히 닮았네요. 죽음의 극복이라.


요네하라 마리의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은 서가를 돌아다니다가 뽑아든 책입니다. 요네하라씨의 책은 한 권씩 뽑아보는 재미가 있더군요. 음식 견문록도 재미있었지만 다른 수필들도 유머와 위트가 넘칩니다. 이 책은 제목과 표지에서 유추할 수 있는대로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동물 암컷이나 동물 수컷이면 족해라는 내용입니다. 집에서 키우던 여러 개와 고양이가 어떻게 집에 흘러 들어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를 보여주는데 마치 고양이 생태학을 보는 느낌입니다. 개보다는 고양이에 대한 글이 많거든요. 고양이의 수가 개보다 많은 것도 그 이유입니다. 개는 1-1+1로 항상 한 마리지만 고양이는 두 마리 이상입니다. 책을 본지가 좀 지나서 최고 몇 마리까지 되었는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최고는 아마 .. 여섯마리? 데리고 있던 고양이중 한 마리가 출산해서 여섯마리까지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니, 여섯이 아니라 여덟마리가 되었던 건가..;
첫비행님은 아주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ㅅ+ 커피와 우유도 성격이 다르지만(개묘차) 여기 등장하는 고양이들도 다 성격이 다르더군요. 제멋대로 고양이들이 어떻게 사람을 녹이는지를 보고 있다가 뿜었습니다. 특히 고모님이 넘어가는 부분을 보면 책 붙들고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거리게 되니 말이죠.


명탐정 홈즈걸은 아예 제목을 홈즈걸 시리즈로 가나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처럼 홈즈걸의 책장, 사라진 원고지, 사인회 등으로 부제 비슷하게 붙이는게 훨씬 마음에 듭니다. 하여간 3권은 음....................; 역시 미묘. 이번 편의 메인 이야기인 사인회는 묘하게도 '범인'이 제 취향(...)이었고, 피해자가 그닥 취향이 아니라서 범인 편을 들게 되더랍니다.(먼산) 심한 짓을 했지만 그렇게 역으로 감정이입이 되니 끄응...;

염소씨가 잃어버린 물건- 이번 책의 가장 마지막 이야기는 본래의 분위기로 돌아온듯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이런 쪽이 좋아요.>ㅅ<

앞으로 한동안은 서점에 가면 일하시는 분들이 그냥 보이지는 않을겁니다.


타샤 튜더의 책 두 권은 인형의 집을 보고는 마음이 동해서 찾아본 김에, 더 보게 된 책들입니다. 사진이 주로 등장하는 수필집이랄까. 훌훌 넘어가는 책들입니다. 하지만 그 중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몇 가지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신문의 활용입니다. 정치인 사진이 크게 나온 신문은 사진이 있는 곳을 윗면으로 해서 새장에 깔아준답니다. 좋은 활용방법이더군요. 후후후.





이보다 더 보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집에서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읽고서도 기억 못하는 책이 도대체 뭐다냥?


미란다 줄라이. 「나를 더 사랑하는 법 -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의 재발견」. 앨리스, 2009. 18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허니문」. 민음사, 2000. 9000원.
요네하라 마리.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마음산책, 2008. 12000원
오사키 고즈에. 「명탐정 홈즈걸 3」. 다산책방, 2010. 10000원
타샤 튜더. 「맘 먹은대로 살아요」, 「나는 지금 행복해요」. 종이나라, 20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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