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어쩌다보니 작년에 나온 책까지 모두 몰아서 한 번에 보았는데, 그 네 권 중에서 제일 재미없다고 생각한 책이 이 책입니다. 『백사당』은 뭔가 허술한 분위기가 있었다하면 이 책은 주인공과 의뢰인이 정말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거기에 라이트노벨이나 그 바로 윗 수준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이야기가 굉장히 가볍습니다. 내용도 그렇고, 전개도 그렇고, 결말까지 가면 내가 읽고 있는 것이 미쓰다 신조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맨 마지막의 장면은 심지어 일본드라마에서 자주 보았던 타입이라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떠오르더군요.



사상학 탐정이라길래 처음에는 思想인가 했더니 死相이랍니다. 이게 서로 상이 아니라 얼굴 상을 의미하는 것이고요. 관상의 그 상인모양입니다. 주인공은 희한한 것이 눈에 보이는 체질입니다. 괴이한 것이 눈에 보이는 수준을 넘어서 그 사람의 죽음이 눈에 보이는 겁니다. 등떠밀리다시피 해서 도쿄에 탐정 사무소를 개업하긴 했는데, 탐정님께서는 어렸을 적의 트라우마 때문에 사람 만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따돌림을 당하고 집에서 혼자 놀다보니 사교성은 거의 바닥에 가깝습니다.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정도인데 그렇다고 수줍음이 많은 건 아닙니다.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즐겁지 않으니 무뚝뚝하게, 할말만 하고 자기 생각만 해서 상대를 배려하는 능력이 없을뿐입니다. 그런 성격에 왜 탐정 사무소를 개업했냐 물으면 등 떠밀렸다고 답하겠습니다.



사건 의뢰인이 찾아와 괴이한 상황에 대해 의뢰를 하고, 그리고 거기에 끼어 들어 사건을 풀어 나갑니다.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 자체는 추리에 가깝습니다. 트릭을 풀어내 그걸로 반격하거든요. 하지만 그 트릭이란 것 자체도 좋지 않은 무언가입니다. 그렇다보니 정통추리를 좋아한다면 사도라 외칠 것이며, 전체적인 전개가 굉장히 가벼운데다가 성별이 한쪽으로 치우친 감이 있어 그런 걸 질색하는 사람은 버럭 화를 낼겁니다. 게다가 의뢰인은 신데렐라이기 때문에 그 쪽을 싫어한다면 책을 읽는 도중에 고이 접을 겁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결말까지 보았는데, 앞서 적은 것처럼 맨 마지막의 장면은 클리셰처럼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내용입니다. 아오. 저 엉덩짝을 발로 차줘야 하지 않나. 저런 무능력함이라니! 저래서 인간 세상에서 살아나갈 수 있나!




교보의 리뷰를 보니 전체 시리즈의 설정을 다루는 것 같은 소설이라 하더군요. 그렇긴 해도 『바티칸 기적조사관』이나, 다른 라이트노벨, 라이트노벨보다는 조금 더 본격적인 다른 시리즈 소설의 1권을 생각하면 많이 부족해보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가볍게 소설을 읽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군요.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긴 합니다. 미쓰다 신조라는 생각은 빼고 접근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미쓰다 신조. 『사상학 탐정 1: 13의 저주』, 이연승 옮김. 루비박스, 2015, 13000원.


월요일 출근길에 다 읽었습니다. 대중교통 타는 시간이 조금 길긴했지만 그래도 그 짧은 시간 동안 한 권을 뚝딱 해치울 수 있을 정도의 소설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읽는 도중 번역이나 번역 단어가 걸리는 부분이 여러 있었는데 미처 적어 놓지 않았네요.=ㅁ= 그렇다고 다시 볼 생각은 안 들고..;

...방에 책이 없는데 그냥 둘 수 있나요. 저렇게 앞서 『백사당』과 『사관장』 리뷰 쓰긴 했지만, 자고 일어나서 그 다음날 아침에 도전했습니다. 왜냐하면 날이 맑았거든요. 흐려서 음침했다면 고이 안보고 치웠을 텐데 날씨가 살렸습니다.


하지만 다는 못 보았습니다. 하.하.하.

『노조키메』는 괴이 혹은 괴물의 이름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번역을 하지 않고 제목을 그대로 달았더군요. 책의 구성이 서문에 해당하는 '미쓰다 신조'의 이야기, 첫 번째 수집 기담, 두 번째 수집 기담, 그에 대한 해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는 서문을 읽고, 잠시 고민하다가 맨 뒤의 해석을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뒤에 붙은 역자 후기까지 본 다음, 첫 번째 기담을 읽고는 고이 덮었습니다. 두 번째를 보면 도저히 버티지 못할 것 같더군요.


이 책은 미쓰다 신조가 편집자 일을 하면서 소설을 투고해 호러작가로 데뷔하고, 그리고 전업작가로 활동한지 한참 뒤의 일입니다. 따라서 『백사당』과 『사관장』 이야기보다 훨씬 뒤의 일입니다. 『사관장』의 결말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지요.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하기야 앞서 『기관』이나 『작자미상』도 그랬지만요. 하여간 아직 편집자 일을 하고 있을 때 어떤 사람에게서 희한한 기담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문제는 이 사람이 그 기담을 손에 넣은 과정이 불법적인 것이었고 그 기담이 적힌 노트를 주겠다며 대신 금전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미쓰다 신조는 그 자리에서 거부하고 기담의 원래 소유자에게 연락을 할까 고민했는데, 그 얼마 뒤 노트가 집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미쓰다 신조는 고민하다가 노트를 원주인에게 돌려 줍니다.

그 노트는 몇 년 뒤에 변호사를 통해 돌아옵니다. 원 소유자가 사망하면서 이 노트를 미쓰다 신조에게 유증한다 했다더군요. 그리하여 노트는 다시 돌아오고, 미쓰다 신조는 이 기담과 연계되는 것으로 보이는 다른 기담과 이걸 묶어 발표하겠다 생각합니다. 그 결실이 이 책인 겁니다.

하하하.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헷갈리니 원..OTL


첫 번째 기담은 노트에 적힌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앞서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건 내용이 짧아 금방 읽을 수 있었는데 그리 길지 않지만 기분 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으흑.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두 번째 기담은 내용도 길거니와, 첫 번째와 두 번째 기담을 엮어서 그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풀어 놓은 편을 보고 나니 손이 안가더군요. 거기에 더해 역자 후기가 무서웠습니다. 이 이야기 자체가 듣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쫓아온다는 설정에서 시작합니다. 이건 『사관장』에서도 비슷한데 거기서도 관련 이야기를 들으면 절로 괴이가 쫓아오는 것 같은 상황이 나옵니다.

아.-_- 리뷰 적으면서도 등골이 오싹한 것이 기분이 안 좋....;


하여간 역자 후기에는 본인이 이 책을 번역하면서 두 번의 이상한 사건을 겪었다는 것이 나왔습니다. 거기까지 읽고 나니 도저히 두 번째 기담에 손을 못대겠더군요. 으하하학; 그리하여 읽은 날 밤에도 힐링을 위해 Brutus Casa를 읽고 잤습니다.^-T 왜냐하면 종이책은 『노조키메』만 옆에 있고, 남은 전자책 중 그나마 안 읽은 것은 그것뿐...;




미쓰다 신조. 『노조키메』, 현정수 옮김. 북로드, 2014, 13800원.



이제 집에 남은 『사상학 탐정』만 보면 되는데, 그 전에 『붉은 눈』을 볼지 말지 고민됩니다. 미쓰다 신조를 몰아쳐 읽으려니 참 힘드네요.;ㅂ;

원래 공포소설에 약합니다. 공포소설은 잘 보지 못할 뿐더러, 가끔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악몽을 꿀 때가 있습니다. 그건 어렸을 적의 일이긴 했지만 육영사에서 나온 추리소설 전집의 표지를 보고 무서운 책이라고 생각해서 밤마다 악몽을 꾼 적이 있었지요. 그 책은 고이 큰집으로 보냈다가, 1년 뒤에 『기암성』을 읽고는 이 책이 무서운 책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도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거 참 묘한 전집이었지요. SF 단편선도 상당히 들어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공포소설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퇴마록 국내편을 본 날 악몽을 꿨습니다. 국내편 2권이었나, 집에 혼자 지키고 있는데 밖에서 개가 들어오려고 하는 급박한 상황 말입니다. B님은 아마 그 편 눈물 겹게 보셨을 테지만 저는 그날 밤 방문 밖에서 그런 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상상하며 악몽을 꾸었습니다.


그런 제가 나이 먹어서는 미쓰다 신조까지 보게 되더군요. 오노 후유미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나이 먹는 것은 무뎌진는 것인가라고 안심 혹은 방심한 사이 이번 책에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아놔. 정말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위에 눌릴 것 같은' 상황은 아주 오랜만에 겪었습니다. 오노 후유미의 『잔예』나 『귀담백경』보다 이게 더 무서웠어요.


『백사당』과 『사관장』은 짝을 이루는 책입니다. 이 둘을 묶어서 미쓰다 신조 작가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가 됩니다. 맨 뒤의 책 소개에도 둘다 작가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라고 나옵니다. 맞아요. 짝을 이룹니다. 그래서 더 방심했습니다. 왜냐하면 『백사당』은 이야기 구성이 조금 독특할 뿐 아주 무섭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거든요. 물론 어디선가 엿보는 시선이 느껴진다거나, 망자의 몸을 닦기 위해 상주(당주)가 전용 공간에 들어가 시체와 단둘이 밤을 지새워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설정만으로도 무섭긴 합니다. 생각해보세요. 한 때 유행하던 유머에 가장 아르바이트 소득이 높은 것으로 시체닦이가 있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의 시신을 닦는 것이니 더 무서울 수 있다고는 해도, 시신을 닦는 것이 쉬울리가 있나요. 은근 무거운데다 해야 하는 과정 자체가 상당히 복잡할 겁니다. 왜냐면 닦는 목적이 마가 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거든요. 다시 말해 그 과정에 *******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걸 위해 손도끼도 준비한다고 하더군요. 하여간 그런 복잡한 과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허술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의 수기라고는 하던데...



라고 생각했더니 뒷 이야기가 바로 이어집니다. 『사관장』. 편집자이자 호러작가인 미쓰다 신조는 평소 알고 지내던 편집자에게서 나이 지긋하게 먹은 남자를 소개 받습니다. 본인의 출판사에 투고를 하는 작가지망생이라는데 자신의 경험담인 공포소설을 써냈다더군요. 그래서 공포소설이나 관련 서적을 기획하는 미쓰다 신조에게 소개를 한 겁니다.

미쓰다 신조는 그 사람이 어렸을 적 겪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걸 원고로 보고 싶다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그 얼마 뒤 손으로 쓴 원고가 도착하는데, 그 원고를 읽는 사람마다 기묘한 일에 휘말립니다.


전체 줄거리를 요약하면 그렇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막판에 반전이 있습니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수기인지 헷갈린다는 겁니다. 미쓰다 신조는 작가 시리즈와 도조 겐야 시리즈라는 두 종류의 시리즈 소설이 있고 이 중 작가 시리즈의 주인공은 미쓰다 신조입니다. 즉, 자신의 예전 모습을 그대로 그려낸 인물인 겁니다. 앞서 『잔예』에서의 장치와 동일합니다. 그렇다 보니 읽고 있는 동안에 이 상황 자체가 진짜 미쓰다 신조가 겪는 일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사건이 주로 발생하는 곳이 도쿄 진보쵸 주변과 교토, 나라입니다. 세 지역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포 장치는 배가 됩니다. 그야, 아는 지역이다보니 머릿속에서 대강 상상이 되거든요. 더 잘 그려질 수록 공포는 더 커집니다.^-T


앞서 나온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도 맨 뒤가 굉장히 유야무야 했고, 『작자미상』도 그랬습니다. 어디까지가 소설적 장치인지 헷갈리는 것은 이번 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의 '소설'에서도 결국 주인공은 휘말려서 괴이에 빠져버리는 것 같습니다만, 이번 권에서는 ..(하략)




그리하여 어젯밤 베갯머리 책으로 이걸 선택해 읽고 나서는 결심했습니다. 월요일에 출근하면서 미쓰다 신조의 책 세 권을 가져왔는데, 이중 마지막 책인 『노조키메』는 읽지 않겠다고요. 과연...?




미쓰다 신조.『백사당』, 『사관장』, 김은모 옮김. 한스미디어, 2014, 각 14500원, 13800원.


번역은 크게 걸리는 것 없이 넘어갔습니다. 무엇보다 두 권을 한 사람이 번역했으니까요. 김은모씨는 제가 집어든 책에서 자주 마주치는 번역가입니다. 제 취향에서 조금 하드한 책을 집어 들었다 하면 종종 만나는...;ㅂ;



태그에 추리소설을 넣은 것은 이게 미스테리적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스릴러도 넣을 걸 그랬나요.

스자쿠 쥬고(朱雀十五)의 탐정 시리즈 다섯 번째 책입니다. 저자는 후지키 린. 제가 G3.5를 하게 만들었던 원흉인 『바티칸 기적조사관』 시리즈의 저자입니다. 『기적조사관』은 요즘 1년이나 1.5년에 한 권 꼴로 나오고 있는데 책이 늦게 나오는 것은 둘째치고 이야기가 슬슬 산으로 갈 조짐이 있어서 말입니다. 사실 제가 더 능력이 있었다면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모종의 망상 이야기를 써 제꼈을 거라 생각하는 정도로 상당히 좋아하는 이야기입니다. 각 권의 분위기가 확확 바뀐다는 점도 재미있지요.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후지키 린의 책은 한국에 드물게 번역되었습니다. 시리즈는 꽤 많이 냈는데 번역이 안되는 작가 중 하나더라고요. 라이트노벨이라기에는 책이 무겁고, 일반 추리소설로 내기에는 라이트노벨은 아니어도 취향을 타는 내용이 많아 그럴 겁니다. 게다가 『기적조사관』은 특정 종교와 관련이 있는 고로 문제의 소지가 있고요. 아니, 『성스런 형님』도 번역되었는데 웬말이냐 싶긴 하지만.... (성스러운 형님이 정확한 표기겠지만 애정을 담아 성스런이라고 씁니다. 하하하)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2

저자는 후지키 린, 표지는 토레스 시바모토. 『바티칸 기적조사관』에 이어 이 시리즈도 토레스 시바모토가 표지를 담당했습니다. 라노베가 아니기 때문에 속 삽화는 없습니다. 그런 것이 어울릴 이야기도 아니고요. 이 시리즈는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내용을 많이 담고 있어서 손을 안대고 있었는데, 이번 권의 분위기가 긴다이치 시리즈와 닮았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서 B님께 빌렸습니다. 빌려 놓고 다른 일로 내내 미루고 있다가 더 이상 미루면 다른 책들도 못 읽을 것 같아 마음 먹고 붙잡아 달렸습니다. 앞의 100쪽 가량을 읽는데는 열흘 넘게 걸렸지만 뒤의 300쪽은 가속페달을 밟은 것처럼 점점 속도가 올라서 어제 마지막 100쪽을 다 읽었습니다. 물론 성격상 꼼꼼하게 읽지는 못했고 설명이 나오는 것 같은 부분은 잽싸게 건너뛰어 가며 사건만 파악했습니다.



아주 간단히 내용을 요약하자면 선조들이 사고 친 것을 후손들 중 누군가가 미친듯이 폭주하며 고리를 끊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이 몇인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막말로 표현하면 "X는 누가 싸고 치우는 건 후손이 하고"의 수준입니다. 민폐 단계로 보자면 도쿄전력의 뒤치닥거리와 비슷한..(...) 아니, 뭐, 이건 국가적인 문제지만 여기서 등장하는 것은 섬 하나가 통째로 말려들어간 셈이니까요.


앞 시리즈를 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지만 대체적으로 후지키 린의 스타일입니다. 오랫동안 미루고 커버만 씌워두었다가 보는데, 보는 도중 '이 분위기 아주 익숙한데'라고 생각하고 3초 뒤에 『기적조사관』을 떠올렸지요. 나쁘게 말하면 상투적이고 서문에 해당하는 부분이 길지만 이게 일어가 아니라 번역서였다고 생각하면 별 문제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숨돌릴 틈도 없이 연속적으로 사건이 휘몰아칩니다. 주인공인 리쓰코가 책 말미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서문에 해당하는 시간은 앞의 100쪽 조금 더 되는 분량에서 일주일에서 열흘 가량이었지만 뒤에서는 이틀에서 사흘 가량에 거의 폭주하든 사건이 연달아 일어납니다. 특히 앞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스자쿠가 등장하는 시점에서 하나 하나 트릭이 풀리고 사건이 해결됩니다.



범인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도대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던 신원미상의 시체도 짐작했던 인물이었고, 그 뒤에 등장하는 다른 시체는 누구인지 알 수 없었지만 범인의 정체 등은 초기부터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도 그런게 추리소설이잖아요. 몇몇 추리소설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등장인물 중에 범인이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하기 상당히 쉬웠고요. 하지만 다른 시체의 정체와, 그 정체와 관련되어 범인이 범행을 기도한 또 다른 이유, 그리고 자백한 이유를 생각하면 ... 입에서 불을 뿜고 싶은 정도입니다. 범인을 눈치챘을 때부터 마음에 드는 인물이 이렇게 훅 가는 구나 싶었던 데다, 결국엔 선대들이 사고 친 것을 뒤에서 수습하는 것이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결말이 마음에 안 들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런 폐쇄적인 섬 사회의 지배집단에서 흔히 발생하는 근친상간은 그쪽을 질색하는 사람들에게는 심기에 거슬릴 수 있고요. 선대에 해당하는 그쪽 인물들은 다같이 드럼통에 시멘트 부어 넣고 후쿠시마 앞 바다에 수장시키고 싶은 심정입니다. 참.ㅠ_ㅠ 아냐, 그래도 스자쿠가 나섰으니 그 사람의 인생은 그래도 보장되었겠지요. 아마도. 상황을 봐서 그 뒤의 섬 상황은 안 봐도 시궁창이겠지만 그건 알 바 아닙니다. 하하하하....


트릭들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스자쿠가 없었다면 이 사건들이 그냥 묻혔을 거란 생각도 드는데 그렇게 되었다면 아마 섬은 의외로 평온하게 흘러갔을 겁니다. 어저면 스자쿠와 리쓰코가 있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는지도 모르지요. 진상은 밝혀졌지만 그리 좋은 결말은 아니니까요.




藤木稟.『大年神が彷徨う島 探偵・朱雀十五の事件簿』. 角川書店, 2014, 778엔.


2014년에 발행되었지만 『기적조사관』보다 앞선 작품입니다. 도쿠마(德間)쇼텐에서 2000년에 나온 문고본이 있거든요. 이미 완결도 났다 하던데...?

カー
ミルン
フリーマン
クイーン
クリスチー
ヴァン・ダイン
ビガーズ
ドイル
クロフツ
アイリッシュ
ガードナー
ルブラン
ルルー
ポー
クリスティー
ウールリッチ
フィルポッツ


일본에서 전후에 출간된 추리소설 전집의 수록 작가. 한 명은 중복으로 보입니다. 참고한 원문에서는 표기된 대로 적었다더군요. 혹시 위의 가타카나를 읽기 어려운 분이 있을까봐 발음을 그대로 읽어봅니다.


カー                카-
ミルン             미룬
フリーマン       후리-만
クイーン          쿠이-ㄴ
クリスチー       쿠리스치-
ヴァン・ダイン   부안・다인
ビガーズ          비가-즈
ドイル             도이루
クロフツ          쿠로후츠
アイリッシュ    아이릿슈
ガードナー       가-도나-
ルブラン          루부란
ルルー             루루-
ポー                포-
クリスティー    쿠리수티이-
ウールリッチ    우-루릿치
フィルポッツ    휘루폿츠


확인하고 보니 이 중 후리-만과 휘루폿츠, 쿠로후츠, 가-도나-는 누군지 모르겠다 생각했는데 제가 안 본 작가더군요.

제일 이름이 어이 없었던 것은 루루-. 몇 분이나 맞출 수 있을라나요.=ㅁ= 일본어 위키백과를 이용하여 찾은 작가 명단은 이렇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맞추는 것이 신기한 수준인지도....ㄱ-;

제목이 길어서 줄였는데, 원래는 일상 미스터리 앞에 기묘한을 넣었다 뺐습니다. 미스터리 혹은 추리소설이지만 추리라고 하기에는 묘합니다. 그도 그런 것이 탐정역을 하는 가사사기는 뭔가 허당이고 화자인 나, 히구라시는 굼뜨고 멍청한 것 같지만 사실은... (먼산)


어차피 그렇게 적어봤자 다들 아시긴 할 겁니다.=ㅅ= 1편을 보면 구도가 나오고, 그게 반복적인 패턴으로 등장합니다. 중고매장을 운영하지만 장물도 은근 슬쩍 취급하는 가사사기 중고 매장의 부점장인 히구라시는 원래 미대 출신입니다. 대학 졸업 뒤에 놀고 있다가 가사사기의 제안으로 중고매장의 부점장이 됩니다. 점장과 부점장만 있는 중고 매장이지요. 말이 좋아 중고매장이지 고물상이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고민되더군요. 도대체 쓸모라고 없는 물건을 매입해서는 히구라시가 어떻게든 팔만한 물건으로 만들어서 진열하고. 팔리는 이야기는 거의 안나오더랍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가사사기는 조증 환자인 것 마냥 뭐든 긍정적으로, 자기 본위적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도 다 그렇게. 그래서 해결사로 나섭니다. 그런 가사사기의 뒤를 쫓아다니는 것은 여중생인 미나미인데....


총 네 편의 단편이 있지만 다 모아서 읽고 나면 허탈합니다. 왠지 담배 한 대가 땡기는 그런 소설. 아련하다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뭔가 답답합니다.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히구라시나 가사사기가 그렇게 계속 살거라고 생각하면 한숨만 나옵니다. 허허허.


가볍게 읽을만은 하지만 일고 난 뒤의 감상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미치오 슈스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나 싶은데... 취향에 안 맞는 것 같군요.=ㅁ=



미치오 슈스케.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김은모 옮김. 북폴리오, 2011, 14000원.


1권이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이고 2권이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잃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옴니버스 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라 생각해서 아예 두 권을 빌렸는데, 1권을 읽고 탈력해서 손을 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1권에 깔린 복선을 봐서는 그리 좋은 전개가 안나오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딱 잘라 말해 여주인공이 제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입니다. 오지랖 넓고, 밝고, 발랄하고, 지나치게 낙천적이고. 여주인공은 유치원 교사인데 아직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날마다 지각 직전의 상황에서 후다닥 움직이고, 아직 요령은 부족한 초보인데 이미 한 눈에 반한 것 같은 분위기에서 아니라고 박박 우기고 있고요. 게다가 그리 솔직한 편이 아닙니다.


이렇게 모아 놓으니 최악의 인물인 것 같은데 그게 한 번에 드러나진 않습니다. 저야 안 좋은 면만 집어서 보고 있어서 더 그런 것일 테고요.



히구라시 타비토는 뭐든지 시각화하여 보는 인물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 재능을 살려 탐정일을 하는 셈인데 사람이 착해서 그런지 타비토를 아끼는 사람이 여럿 있습니다. 착하긴 하지만 아주 착한 것은 아니고, 착한 감정을 흉폭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긴 하더군요. 그에 대한 복선이 이미 1권 말미에 깔려 있고, 2권에서도 그에 대해 풀어 놓을 생각이지 않을까 합니다. 1권이 『찾는 것』이라 타비토가 찾는 방식과 그가 찾고 있는 것에 대한 실마리를 살짝 흘린다면, 2권에서는 왜 타비토가 '잃었는가'에 대해 조금 보여주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절대 한 두 권 안에 끝날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소 5권. 그 이상 넘어갈 수도 있고요.


여자주인공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2권을 볼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타비토가 그 주변에 있는 인물들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완결이 나면 그에 따라 뒤를 볼 생각은 있습니다. 지금 일부러 누락하고 언급하지 않는 주요 인물이 있는데 아마 M님 취향일지도..=ㅁ= 꽤 귀엽습니다. 딱 파파 톨드 미의 어느 아가씨에서 아이다움을 빼면 이런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하하.;





이미 그런 정황이 눈에 보이는데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을리 없죠. 참견쟁이 여주인공과, 마음에 두고 있으면서도 허허롭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자신의 문제를 받아 들이고 복수 준비를 차근차근하고 있는 웃는 남주인공. 클리셰라면 클리셰인데, 참.... 결말이 어떻게 날지에 따라 더 볼지 말지 결정하렵니다.




야마구치 코자부로.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김예진 옮김. 디앤씨미디어, 2014, 12000원.


마법사가 있으면 모든 완전범죄시도는 미완전범죄가 된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입니다. 흠흠.


야쿠시지 료코만큼은 아니지만 나이도 많으면서 요염하고 허당 같으며 남자를 좋아하는 상관을 두고, 그 상관에게 발로 차이는 것이 소원(...)인 은근한 변태 소스케가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그 파트너가 될 인물이 마녀 마리입니다. 총 네 편의 이야기가 있는데, 각 이야기의 앞에는 범인이 어떻게 범죄를 저지르고 완전 범죄를 꿈꾸는지가 나오고 뒤에는 그걸 깨뜨리는 마리와 소스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상관께서는 그저 허당짓만 하시고요. 그러니까 모 자동차회사의 아들래미인 모 경감님과도 비슷하다고 하면 할 수 있겠네요. 성별만 바뀌었는지도 모릅니다.


마리의 꿈은 입주 가정부입니다. 저택에 기거하며 집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이 꿈인데, 어째 들어가는 집마다 사건이 생깁니다. 첫 사건 후 들어가려 했던 집에서는 이상한 남자에게 쫓겨서 도망갔고요. 결국 유령 저택이란 별칭이 붙은 집으로 들어가긴 합니다. 이렇게 적으면 내용 폭로가 되나요?



소스케보다는 마리나 상관님의 외모 묘사가 훨씬 자세한데, 마리는 검은색의 원피스를 입고 거기에 흰 앞치마를 두른 전형적인 시중인으로 나옵니다. 손에는 당연히 빗자루가 들려 있고요. 그리고 예상할 수 있지만 머리카락은 양쪽으로 나누어 쫑쫑 땋았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묘사지 않나요. 메이드 마녀라.=ㅁ=;



트릭은 나쁘지 않지만 아주 사소하고 작은 실수가 결국 완전 범죄를 깨는 단서가 됩니다. 유리에 작은 불순물만 들어가도 산산조각 난다고 했던가요. 여기 등장하는 범죄들은 거의 그렇습니다. 어떤 것은 범인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안쓰럽기 이전에 그러면 범죄를 저지르면 안된다니까요. 범죄를 저질러서 내 삶까지 와장창 무너뜨리는 것은 복수가 아니라 결국 복수에 먹히는 것이니 말입니다.




가볍게 볼만합니다. 하지만 제 취향에는 마리나, 마리가 이후 근무할 저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건 흐름이 취향에 살짝 안 맞았습니다.'ㅂ';



히가시가와 도쿠야. 『마법사는 완전범죄를 꿈꾸는가?』, 채숙향 옮김. 지식여행, 2014.



한줄 결론. 마리 귀여워요, 마리! +ㅠ+

2014년의 독서 결산 목록입니다. 일단 전체목록부터 올립니다. 작가 순 정렬이고 키워드 정리는 안되어 있으니 안 보셔도 괜찮습니다. 일반 소설과 전자책, 라이트노벨, 만화, 기타(동인지)로만 나눴습니다. 물론 정리하다보니 이게 완전한 목록은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동인지가 이것만 있진 않겠지요. 하하하......; B&M에서 나온 BL 소설은 라이트노벨로 넣었습니다.

참, 굵은 글씨로 표시한 것은 기억에 남는 책입니다.




전자책의 성원에 힘입어 100권은 가뿐히 넘었습니다. 게다가 라이트노벨의 수도 상대적으로 적었으니까요. 전자책의 합본을 풀고, 각각을 따로 셀 경우 수는 더 늘어납니다. 다만 대부분이 BL이라 민구합니다.(...) 만약 전자책과 라이트노벨을 제외한다면 78. 그리 많지는 않네요. 올해는 덜 읽었구나. 으흑.;ㅂ; 이 모든 것은 업무 C의 영향입니다. 아마도.
그러고 보니 영어 원서도 조금 빠졌군요. 주로 요리책이라 슬쩍 넘어갑니다. 아니, 저 분량의 조아라 소설을 읽고 저 분량의 전자책을 읽었음에도 78권이나 보았다고 칭찬해야하나요. 『적월의 후』는 라이트노벨-문고 버전으로도 보았고, 전자책으로도 보았습니다. 양쪽 다 구입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만화책도 훨씬 많습니다. 안 적어서 그래요.; 그리고 개인지로 구입한 조아라 소설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수는 더 늘어납니다. 그래봐야 일반 도서쪽은 아니니까.;

다니 미즈에의 소설은 일반 도서로 들어갔는데... 일단 그쪽으로 넣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니 미즈에의 다른 소설도 한국에 번역이 들어왔더군요. 이것도 들어오길 기대해봅니다.



자아, 그럼 일반 도서 목록만 따로 키워드 별로 나눠 보죠.




그래서 이 중 올해의 책을 고르자면 말입니다. ... 열심히 지우고 나니 분야별로 하나씩 남았네요.



가즈노 고하라. 『한밤의 도서관』, 이수란 옮김. 국민서관, 2014, 1만원.

그림책. 올해의 그림책으로 당당히 꼽습니다. 부엉이 귀여워요! (...)


나카무라 요시후미.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이서연 옮김. 사이, 2013, 14500원.

집의 초심은 작은 집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이라서가 아니라 한국에서도 말이죠. 초가삼간 지어 내 한몸 뉠 곳 있다면-이라는 개념을 떠올리면 작은 집이 원형이라는 것도 이해가 갈 겁니다. 그런 초심으로 돌아가 집의 원형, 구조, 역할을 생각해보고 싶더군요.


니시카와 타카아키. 『나무로 만든 그릇』, 송혜진 옮김. 한스미디어, 2014, 16000원,

그릇이 만들고 싶었습니다. 허허허허허.


다나카 요시키. 『일곱 도시 이야기』, 손진성 옮김. 비채, 2011, 11000원.

두말할 나위 없는, 올해 읽은 판타지 중에서 최고의 책.


미우라 시온.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 오세웅 옮김. RHK(랜덤하우스 코리아), 2012, 12000원.

고민하다가 올렸습니다. 임업을 소재로 한 소설은 드물잖아요. 게다가 두 번이나 빌려 읽었단 말입니다.


데이비드 뷰캐넌. 『텃밭의 기적』, 류한원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4, 15800원.

올해의 책으로 꼽아도 손색 없는 책. 토종 식물을 만들고 키우고 그걸로 수익을 내는 몇 년 간의 모습과 그 앞의 역사를 기술했지요. 구입했습니다.'ㅂ'


야마모토 히로시. 『슈뢰딩거의 초콜릿 파르페』, 박용국 옮김. 대원씨아이, 2010, 9800원.

올해의 SF. 아니... 일곱도시 이야기는 판타지라니까요?


오노 후유미. 『잔예』, 추지나 옮김. 북홀릭(학산문화사). 2014, 12000원.

올해의 추리소설. 귀담백경도 조금 고민했는데 내려 놓았습니다. 아니되어요.; 그건 공포입니다.;


에드워드 O. 윌슨 등.『과학자의 관찰노트: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12가지 방법』, 김병순 옮김. 휴먼사이언스(휴머니스트), 2013, 23000원.

이미 읽은지 한참 되어 휘발되었지만, 그래도 필드노트에 대한 기록들은 소중합니다. 그래서 올렸습니다.




전자책 중에서는 다음의 세 종을 꼽았습니다.
가막가막새.『우리들의 시간 1-4』. 블랙스완, 2014, 각 2700원.

BL. 이런 BL은 참 소중합니다. 판타지 배경이고, 단순히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건과 이전의 사건,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까지 세세하게 파헤칩니다. 그런 구조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서지현.『아콰터파나 1-3』. 노블오즈, 2014, 각 3000원.

추리. 미스터리는 아닌 것이, 주인공이 특수군 소속이거든요. 그것도 1인대대. 음, 하지만 투잡을 뛰어야 하는 불운한 인물입니다. 허허허. 2015년에는 완결권까지 보았으면 좋겠습니다만... 이제 슬슬 연재분을 따라잡아서 그 뒤의 발매 속도가 느리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제나. 『사막은 사랑을 꽃피운다』. styleB(바로북), 2013. 3200원.

BL. 이쪽은 두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봅니다. 열혈에, 발랄하고, 그야발로 빛나는 이미지의 씩씩한 수라서요. 그래서 좋았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열혈계 츤데레입니다.(...)


셋다 조아라 연재중에도 좋아했고, 좋아하고, 지금도 자주 보는 책들입니다. 꼽고 보니 셋 다 판타지로군요. 핫핫핫. 게다가 로맨스 판타지는 순위에서 아예 빠졌고.;



라이트노벨은 상대적으로 덜 읽었습니다.
미쿠모 가쿠토. 『단탈리안의 서가 6』, 구자용 옮김. 학산문화사, 2014, 6800원.

단탈리안의 서가도 마무리되었고. 만화판은 1권 보고는 고이 처분했습니다. 역시 소설이 더 나아요.


유리엘리. 『상사화(세트)』. B&M(뿔미디어), 2014, 29000원.
유리엘리의 작품은 꽤 호불호가 갈리긴 하는데, 그래도 이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전 소설처럼 주인수가 막 휘둘리지는 않거든요.




딱 하나만 꼽는 것은 어렵지만 아마 하라고 한다면 『텃밭의 기적』이랑 『일곱도시 이야기』를 같이 놓을 겁니다. 거기에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까지. 어떤 의미에서는 제 근간을 이루는 책들이라 그렇습니다. 음, 너무 밑천을 보이는 걸까요? :)

간단히 내용을 요약하면 숙박업소 추리소설쯤 됩니다. 단편집이고요, 히무라와 아리스가와가 나옵니다. 후기를 보니 원래 시리즈로 기획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첫 이야기를 연재하고 나니까 다음 편을 달라고 하는 바람에 시리즈인걸 알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보니 내용이나 분위기가 제각각입니다. 총 네 편이 있는데 이야기가 다 마음에 듭니다. 히무라와 작가 아리스 시리즈는 대체적으로 좋아하는데 이쪽도 상당히 취향이네요.



어두운 여관, 호텔 라플레시아, 이상한 손님, 201호실의 재난의 네 편인데, 숙소도 제각각이라 호텔이나 여관, 료칸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숙박업소라는 표현을 쓴 겁니다. 맨 앞은 여관, 그 다음은 리조트 호텔, 그 다음은 료칸, 그 다음이 호텔입니다. 시기도 각각이긴 하지만 배경이 숙박업소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에 두 사람이 해결한다는 것도 같고요. 다만 읽고 나서의 뒷맛은 제각각입니다. 보고 난 뒤의 입맛이 쓰다는 것은 비슷하긴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분위기는 이시가키섬이 배경인 호텔 라플레시아가 좀 낫나 싶지만, 결말은 취향이 아닙니다. 201호실의 재난은 웬만해서는 평정을 유지하는 히무라가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드문 내용입니다. 히무라가 이렇게 고생하는 이야기도 있구나 싶은 정도고요. 대개는 아리스가와가 이상한 추리를 내놓고 히무라는 그걸 깨부수거나 놀리는데 맨 마지막 편은 조금 다릅니다. 아마 M님은 보시면서 포복절도 할지도?



무난하고 가볍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표기법에서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네요. 이제는 슬슬 익숙해져서 그런지 타니자키 준이치로보다는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익숙합니다.=ㅁ= 그것도 그렇지만 『음영예찬』은 한국에 『음예예찬』과 『그늘에 대하여』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음영예찬』이라고 검색하면 안나오죠.; 이 책도 꽤 괜찮게 보았는데.....

그러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한 곳 더 있었는데 안 적어두었군요. 크흑.;ㅂ;



아리스가와 아리스. 『어두운 여관』, 최고은 옮김. 북홀릭(학산문화사), 2013, 12800원.


흑사관 살인사건은 아마 이번이 세 번째로 읽는 걸 겁니다. 이전에 읽을 때는 덜 느꼈는데, 이번에는 읽는 내내 번역자에게 감사하는 마음만 들었습니다. 이런 짜증나고 현학적인 이야기를 번역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을까 싶더군요. 심심하면 밀교, 비의, 철학, 신학 등등의 잡다한 것들을 몽창 밀어 넣고 섞었거든요. 앞의 두 번은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책으로 보았는데 이번은 북로드에서 나온 책입니다. 판형이 다른 일본 추리소설보다 큰데, 내용도 상당히 많습니다. 게다가 소설로서는 드물게 삽화도 있고요. 그 삽화가 아마 원작 삽화일 건데, 분위기를 아주 잘 살려줍니다. 어렸을 적 추리소설에서나 보았을 그, 선 굵은 목판화 그림. 이게 으스스한 책의 분위기를 잘 살립니다.

세 번이나 읽었음에도 범인이 누구인지 홀랑 잊었습니다. 대강 누구였던 것까지는 이해했는데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는 까맣게 잊었더랬지요. 그래서 막판의 사건들을 보고서는 헛웃음만 지었습니다. 세 번째인데 왜 이래!

결국에는 미친 학자(...)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싶더군요. 그러니까 실험을 시작한 놈도 미친 것이고, 실험을 설계한 놈도 미친 겁니다. 우생학이나 유전자 지도 역시 마찬가지잖아요.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뭐할 가능성이 높다거나 하는 이야기 말입니다. 어디서나 예외는 있습니다. 그래서 생물학이 더 재미있는 것이고요. 괜히 퍼센티지로 이야기하고, 확률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걸 일반화 시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이야기라니까요.

결국엔 탐 크루즈가 주연했던 모 영화의 이야기를 과거의 버전으로 재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하하하하.


현학적이고 탐미적이고 신비주의적인 면에서는 파일로 밴스를 앞섭니다. 파일로 밴스의 이야기는 그래도 알아 들을 수 있는데 노리미즈와 그 주변 사람들의 대화는 못 알아듣는 것이 태반입니다. 서당개 생활 3년이면 여기 형사님처럼 대강은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그 전에 저는 이런 친구랑은 같이 못 놀 것 같지만 말입니다.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은 단편집입니다. 앞서 올린 밀실 살인과 같은 작가고요. 이건 다양한 종류의 살인사건을 주제로 쓴 단편을 모아 놓았습니다. 어떤 것은 코믹이고, 어떤 것은 밀실이고, 어떤 것은 SF입니다. 재미있기는 하나, 뒤로 가면 갈 수록 취향에 안 맞는 이야기가 많더랍니다. 일부러 그렇게 쓴 것으로 보이던데, 그래도 제 취향 아닙니다. 고이 덮어서 내려 놓았지요. 하하.; 그래서 두 권을 함께 묶어 리뷰를 올리는 겁니다.'ㅂ'; 아마 다음에도 이 작가 책은 안 볼 것 같습니다. 두 권 모두 미묘하게 취향에서 벗어났으니까요.



오구리 무시타로. 『흑사관 살인사건』, 김선영 옮김. 북로드, 2011, 13800원,

코바야시 야스미.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12, 12800원.


공포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에 있을 때 가장 무섭습니다. 그러니까 아예 미국 배경인 공포영화들은 저것이 다른 나라의 상황이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반쯤은 강건너 불처럼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받아 들이는 반응은 다릅니다. TV나 핸드폰과 같은 것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소설, 아니면 학교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등이 무서운 건 그래서입니다. 감정이입의 농도가 짙거든요. 그래서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겁니다.


잔예는 사실 공포소설로서의 완성도도 꽤 높지만 사람을 공포로 끌고 들어가는 완성도가 더 높습니다. 솔직히 공포를 조성하는 그 자체보다 아주 자연스레 공포로 끌고 들어가는 모양새가 참 대단합니다. 게다가 그 조사와 그 연구는 단순히 괴담을 수집한다는 수준을 넘어서거든요. 그래서 읽다보면 오노 후유미의 다른 소설과는 궤를 달리하는 그런 공포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괴담을 넘어선 공포를 창조합니다. 어헉;ㅂ;

그렇다고 읽고 나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은 안드니 안심하세요. 다만 귀가 얇거나 잘 속는 분들은 읽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자칫하면 동티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괴담을 수집하고 있다는 아주 예전의 글을 보고 어느 독자가 보내준 편지입니다. 편지에는 자신의 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쿠보라는 사람의 경험담이 있습니다. 지금은 괴담을 수집하지 않지만 그래도 흥미가 생겨서 연락을 주고 받고 직접 만나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작가인 나와 쿠보라는 사람의 두 사람의 시점에서 왔다갔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내가 정보를 찾고, 쿠보에게 조언하고, 쿠보는 그 조언에 따라 이리저리 조사하고 하는 상황으로 넘어갑니다.


흐름은 이렇습니다.

1.쿠보가 괴이를 경험했다.

2.이웃에 그런 현상을 경험한 사람이 없나 확인한다.

3.그러다가 내가 수집한 괴담 중에 예전에 같은 아파트(빌라)에 살던 사람이 보내준 내용이 있었다.

4.이웃에게서 괴담을 수집하면서 그 괴담 혹은 괴이가 발생한 시점을 추적한다.

5.추적 (그리고 다시 4-5 반복)


이야기를 듣고, 괴이를 겪은 사람과 인터뷰를 하고, 다시 다른 괴이를 겪은 사람을 찾고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의 역사를 쫓아갑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쿠보와 비슷한 사건을 겪은 사람을 쫓는 것이었는데 판이 점점 커집니다. 같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같은 단지에서도 괴이를 겪은 사람이 있고, 그 시점이 처음에는 몇 년 단위로, 그 다음에는 그 이전 세대로, 그 다음에는 전쟁 직후로, 그 다음에는 전쟁 전으로. 이렇게 시기가 왔다갔다 합니다. 30%쯤 지났을 때, 나는 교토에서 남편과 함께 살기 위해 집을 짓느라 바빠 움직이지 못하고(00년대 중반) 그 사이 쿠보는 신사나 절, 그리고 지역에서 오래 살았던 토박이들을 통해 아파트가 있었던 지역의 역사를 추적합니다. 쿠보도 원래 글을 쓰는 사람이라 그런지 추적하는 것이 꽤 익숙하더군요.'ㅂ'



그리고 저도 그 즈음부터 눈치챘습니다. 같은 직업을 가진 남편. 하지만 스타일이 달라서 서로 따로 집을 가지고 살고 있다가 교토에 땅을 사고 집을 짓습니다. 그리고 같이 살기 시작하지요. 여러 조사를 할 때는 대학 동아리 후배에게 부탁합니다. 그 중에는 작가도 있고 괴담수집가나 연구가로 유명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쯤되면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지요. 아니, 애초에 서술자는 작가입니다. 시작할 때부터 괴담을 수집한다고 밝혔잖아요? 하하하하하......

그렇습니다.-_-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했다는 이 작품은 처음에 후보에 올랐을 때 '왜 소설이 아닌데 후보에 올랐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하하하하하하......;



중반이 넘어가고 70%쯤 되면 왜 이 책의 제목이 잔예인지 이해할 수 있고, 이전의 미쓰다 신조 책처럼 뒷맛이 씁쓸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끝까지 읽고 나면, 사람 마음 가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같은 괴이를 만나더라도 어떤 사람은 괜찮고 어떤 사람은 그 속에 빠집니다. 쿠보는 이걸 보균자라고 하더군요. 같은 상황에 놓여도 특별히 어떤 사람이 괴이를 만나고 빠지는 것은 그 사람이 괴이나 공포에 빠질 어떤 인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요. 궁지에 몰렸거나, 같은 상황을 겪어서 공포에 몰릴 사람인거라고요.

그러니까...

아기 울음소리와 발정기 고양이 우는 소리가 비슷하다는 것은 아는 사람만 압니다. 보통은 잘 모르더군요. 같은 소리를 들어도 어떤 사람은 아기 울음소리로 들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고양이 우는 소리로 들을 겁니다. 만약 이게 괴이였다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상황일 수도 있고요. 그와 유사한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도 등장합니다.(먼산)



따라서... 영향을 잘 받는 분께는 그리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꽤 재미있게 보았고, 괴담을 추적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연구자들이 연구 주제를 탐구하는 것-특히 민속학의 필드 연구방법으로 보였기 때문에 흥미로웠거든요. 연구자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런 의미에서 B님은 상당히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이미 『시귀』도 읽으셨고 하니.. 음훗훗훗훗.



역자 후기를 읽고 알았지만 괴담을 수집하고 있다는 내용은 실제 오노 후유미가 적었던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 고스트 헌트랍니다. 음..; 이것도 다시 읽긴 해야하는데 무서워서 손 못대고 있습니다. 공포영화도 못보는 주제에, 어렸을 적에는 추리소설 표지가 무섭다며 가위눌렸던 주제에 지금은 어떻게 이런 소설 보나 싶습니다만. 하하하.


하여간 보실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ㅂ';



오노 후유미. 『잔예』, 추지나 옮김. 북홀릭(학산문화사). 2014, 12000원.



번역은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매끄럽게 번역하긴 했지만 현재 표기법으로는 쿠보가 아니라 구보죠. 최근에 나온 책이지만 현재의 일본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つ를 쓰가 아니라 츠로 표기한 것도 그렇고요. 그리고 198쪽에는 핫코다 산의 이야기에 옮긴이 주석을 달면서 주석에는 핫코'타'로 적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토요토미로 적은 곳도 있군요. 그런 부분이 걸리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매끄럽게 읽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중간의 특정 사건은 서래마을 쪽에서 일어났던 어떤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데..(먼산)




읽으면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공포소설이지만 충분히 추리소설 요소도 있어서 올해의 소설로 올려도 될법하다 싶은 정도였지요.:)

오노 후유미의 소설임에도 그리 무섭지 않습니다. 호러나 공포, 스릴러에 가까운 다른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다른 일본 추리소설에서 만날 수 있는 무난한 살인사건과 해결이 있습니다. 읽고 나면 이거 오노 후유미 책 맞나 싶은 정도로요. 참고로 오노 후유미, 종종 오노 주상이라 불리는 그 분은 『십이국기』와 『고스트 헌트』와 『시귀』의 작가입니다. 대체적인 작품 분위기는 나중의 둘에 치우쳐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십이국기』가 비정규예요.=ㅁ= 책 감상을 검색하시면 아시겠지만 『17세의 봄』이나 『녹색의 집』 같은 등 뒤에 오한이 드는 작품을 주로 쓰죠.


『흑사의 섬』은 그런 소설에 비하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밀실 살인 사건은 아니지만, 닫혀 있고 폐쇄적인 공간인 어느 섬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 그걸 해결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물론 그건 속 내용이고, 겉을 보면 조금 다릅니다. 몇 번 일을 같이 했던 사람이 잠시 집을 비울 거라면서 열쇠를 맡기고 사라집니다. 사흘 뒤에도 안 오면 정리를 해달라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이차저차 추적을 해서 그 사람이 고향섬에 내려갔을 것이라 추측하고 그 뒤를 쫓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안 왔대요. 분명 선착장에서는 그런 사람이 탔다는데 섬에서는 그런 사람이 안왔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일행이 있었답니다. 데면데면한 사이로 보이는 여자와 함께였다는군요.
그리고 진상을 쫓아 추적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미 한참 전에도 그 사람의 아버지가 살해당한 적이 있답니다. 그 당시 살해당한 사람은 여자 하나와 남자 하나.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적당히 끝난 그 사건은 미제 사건이 되어 도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결론은. 하하하하.;ㅂ;


도서관에서 오노 후유미 책들을 보다가 신간이 나온 것을 보고 덥석 집어 들었는데 신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좋아요. 게다가 북홀릭과 추지나의 조합입니다. 『시귀』도 그랬지요. 지금 다른 책도 나온다는 말에 빌려보겠다 하고는 ... 체크하고 잊었군요. 하하하하. 그것도 조만간 빌릴겁니다.:)



오노 후유미. 『흑사의 섬』, 추지나 옮김. 북홀릭(학산문화사), 2013, 13800원.

고바야시 야스미의 책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출판사가 북홀릭-학산문화사인 것을 확인하고 고민하다가 역자까지 확인하고는 집어 들었습니다. 보려고 집어든 책이 최고은씨가 번역자라면 대체적으로 봅니다. 북홀릭 책 중에서 이렇게 번역자를 확인하고는 믿고 보는 것은 또 추지나가 있고... 왜 이 두 조합을 믿냐면 북홀릭에서 내는 것은 일정한 패턴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 북홀릭에서 나온 책은 그럭저럭 볼만하다, 그리고 최고은이나 추지나 번역은 취향에 맞는다. 그러니 본다의 흐름으로 갑니다.


보던 도중 맨 뒤를 확인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꾹 눌러참고 끝까지 보았는데 그러길 잘했습니다. 중간에 뒤를 보았다고 해도 이게 뭔지 이해는 가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충분합니다. 이 책 뒷부분은 세 번을 다시 읽고서야 왜 그런 상황인지 이해를 했습니다. 뒤의 트릭은 상당히 내용 폭로가 들어가 있고, 또 보는 사람에 따라 굉장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왜 반감을 일으키는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내용 폭로에 가깝습니다. 저야 상대적으로 덜했고, 반감도 그럭저럭인 수준에서 끝났지만...

.. 이정도 쓰면 설마하니 미리보기에서 내용이 보이진 않겠지요? 그렇게 생각하고 책의 불안 요소에 대해 적어봅니다. 아마 제 성향을 아시는 분 중에 제가 반감이 그럭저럭이라고 적은데서 짐작하실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건 앞부분부터 대강 짐작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중요한 건 탐정입니다. 주인공을 고용해서 조수로 부리고 있는 탐정 요리카와는 모든 일을 조수에게 맡기고 자신은 안락의자 탐정으로 일합니다. 조사도 조수, 인터뷰도 조수. 이런 거야 뭐, 여러 안락의자 탐정들이 잘 하는 일이긴 합니다.

지금 리뷰를 쓰면서 앞부분을 다시 훑어 보았는데 대사가 참 의미심장한 것이 많더군요. 하하하.



탐정 요리카와가 있는 요리카와 사무소에 웬 나이 지긋하고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사모님이 의뢰를 하러 왔습니다. 소개한 인물은 타니가와 경부. 사모님의 요구는, 살인 사건에 휘말린 아들의 결백을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죽은 사람은 며느리인데, 며느리와 아들과 변호사와 여자가 별장에서 만나 이혼 문제로 상담하던 도중, 며느리가 사망합니다. 문제는 타살과 자살 중 어느 쪽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밀실이네요. 이것 참.
탐정께서는 자신의 얼굴이 알려지면 안된다고 극구 주장하여 조수인 요쓰야가 사건 현장에 갑니다. 그리고 이것 저것 조사를 하고 인터뷰를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관련 인물들을 모두 모아 놓고 해결을 합니다. 이 해결 상황이 ... (먼산)



중간에는 미쓰다 신조쪽으로 갈까 말까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결론은 전혀 다른 쪽입니다. 게다가 결론에서 등장한 반전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안이지만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아쉽다가 아니라 안타깝고.. (먼산)

반전이나 흐름을 봐서는 상당히 독특한 추리소설이고 볼만 합니다. 앞서 말한 부분을 넘길 수 있다면 보셔도 문제 안됩니다. 음, 통쾌한 반전극 같은 것은 없으나 최종 해결 후에 한 번 더 작은 반전이 있습니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입니다.(...)



코바야시 야스미. 『밀실 살인』, 최고은 옮김. 북홀릭(학산문화사), 2014, 13000원.

책을 읽고, 책등을 보고 책 표지를 보고 간기를 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
공포소설과 호러소설의 차이가 뭐냐 할 수 있는데, 제 나름의 정의가 있긴 합니다. 공포소설은 조금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공포이고 호러는 유령이나 괴기 현상 등에 대한 공포라고요. 물론 제멋대로 정의니 그대로 믿으시면 안됩니다.

미쓰다 신조의 신작이 나온 걸 보고 덥석 집어 들은 것은 좋은데, 보고 나서는 조금 많이 후회했습니다. 앞의 두 편을 보고는 고이 내려 놓고 이대로 포기할까 했는데, 오늘 이상하게 몸이 늘어지고 졸려서 잠 깰 겸 봤습니다. 음, 잠은 잘 깨더군요. 이런 호러 소설 읽으면서 잠이 안 깨면 그것도 이상합니다만. 하하하하..;ㅂ;

분위기는 앞서 나왔던 『작자미상』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공포의 밀도는 그 쪽이 더 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도 그런 것이 이 책은 단편집입니다. 서로 다른 잡지에 연재되었던 단편집. 그래서 조금은 제각각인 경향도 있고, 어떤 편들은 서로 느낌이 닮았다 생각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처음 두 편으 읽고 나서 책 접고 그대로 반납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는데, 다시 읽을 때는 또 무덤덤하게 볼 수 있었다는 겁니다. 대신 공포 장치가 대개 막힌 공간이나 공간이고 그 안에 들어오려고 하는 누군가를 상정하는 만큼, 혼자사는 분들은 보지 않는 쪽이 좋으실 겁니다.


하여간 이 책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어울리는 책이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읽으면 추위가 더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하하.;ㅂ;



미쓰다 신조. 『뷹은 눈』, 이연승 옮김. 레드박스, 2014, 13000원.

오리엔트 특급 살인도 그렇지만 이즈모 특급 살인도 침대차가 소재입니다. 다만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트릭 자체가 오리엔트 특급이라는 밀실 안에서 어떻게 사건이 일어났는가가 주요 내용이라면, 이즈모 특급 살인은 범행의 트릭을 밝히고 범인의 죄를 입증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다시 말해 이거, 읽는 내내 M님이 생각나더랍니다. 취향이실걸요. 아마 이대로 쫓아 보고 싶은 생각이 솔솔 들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그런데, 아직도 이즈모 특급이 있나요? 신칸센의 도입으로 이미 사라졌을 것 같은데?


서두에 쓰지 않았지만 이 책은 시마다 소지의 요시키 탐정 시리즈입니다. 앞서 나왔던 하야부사 특급의 트릭 이후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앞서 출간된 다른 두 권-『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이나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보다 앞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요시키 탐정 시리즈는 철도 트릭이나 철도를 소재로 삼은 이야기네요. 철덕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ㅅ+
(적고 보니 한국에 출간된 요시키 시리즈 모두가 다...;)


소설 앞부분을 보고 있노라면 묘하게 코난이 떠오릅니다. 코난 극장판 첫 번째가 철도를 대상으로 했지요. 환상선이니 뭐니 했지만 그게 야마노테센이라는 건 알만한 사람들 다 알 겁니다. 그 도중에 수색 장면이 있어 그런가, 앞부분 읽으면서 코난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거기에다 의외로 범인일 법한 사람을 앞에 배치하고 그 사람의 트릭이나 범행 동기를 보여주면서 어느 정도는 공감하게 만듭니다. 다만, 학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점, 그런 성격이 학자로서 부족한 면을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ㅅ=; 오히려 같은 학자라도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놈이나, 또 다른 '여성성'을 동원해 불합리한 방법으로 이권을 챙기는 인간은 정말 질색입니다. 그 셋이 가장 소설 읽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인물입니다.
복수극이라지만 그 복수로 인해 본인이 파멸하고,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 둘도 같이 휘말리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범인의 복수에는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그 아집과 독선이 본인을 망가뜨린 것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범인이 경멸하던 어떤 사람 X는.... 의외로 그 사람이 조커였다는 생각도 들더랍니다. 함부로 발톱을 내놓지 않는 그런 인물 말입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요.


하여간 사건의 중심에 있던 그 세 사람은 최악의 남자, 최악의 여자로 꼽을 만하며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부류입니다.(먼산)


시마다 소지. 『이즈모 특급 살인』, 한희선 옮김. 검은숲, 2014, 13800원.

이 책의 부제는 '또 하나의 점성술 살인사건'입니다. 이쯤 되면 대강의 내용을 짐작하시겠지요? 뭐, 주인공이 다르다는 차이는 있긴 합니다.'ㅂ' 그리고 목적이 달라요.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터라, 시마다 소지의 책은 요시키 시리즈보다 미타라이 시리즈를 좋아해서 나중에 전 권 구입한다면 미타라이 쪽을 먼저 수집하겠다 생각했지만 이건 같이 구입해도 좋겠다 싶습니다. 철도 트릭이 하야부사 보다 더 재미있어요.
제목에 적은 대로,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정확히는 어제 저녁에 읽기 시작해, 앞의 몇 쪽을 보다가 맨 뒤로 넘어가 결말 부분 확인하고는 내려 놓았습니다. 이전 권부터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건 알았는데 이번 3권을 읽고 확신했습니다.


커피를 소재로 하고 배경이 교토라는 점은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저랑 안 맞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미호시나 아오야마나 둘 다 선뜻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긴 합니다만, 다가가는 과정이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쪽이 아오야마라 그런지, 아오야마는 조금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데 반해 미호시는 간격을 봐가면서 조정하고 있다는 느낌도 강하고요. 저, 그런 상황 신경쓰이고 속 터져서 못 봅니다.
추리소설이든 일상추리소설든 제가 소설을 읽을 때 원하는 것은 카타르시스입니다. 속 시원히 문제가 해결되고 마음 편히 책을 덮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탈레랑은 미묘합니다. 레이크 에덴은 속 터진다고 투덜대면서도 보지만 그건 거의 대부분의 내용을 건너 뛰고 보는데다 레시피는 남으니까요. 그런 재미라도 있는데 커피점 탈레랑은 ... 둘만 놓고 보면 참, 진도 안 나가죠.

... 그래서 제가 비블리아 고서당을 안 봅니다. 원서를 먼저 보아 속도가 더뎠던 이유도 있지만 아주 지독하게 속터진다 하더군요. 그래서 2-3권은 아예 번역본도 손 안댔습니다. 해결할 때까지는 안 볼래요.


본론으로 돌아가, 이번 편의 주 소재는 KBC, 교토 바리스타 챔피언십입니다. 한국에서도 11월에 카페쇼와 함께 개최합니다.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는다는데, 교토 바리스타 챔피언십이 특별한 것은 교토가 커피로 유명한 고장이기 때문입니다. 도쿄보다 노포도 많고, 새로운 가게도 많습니다. 지역 크기에 비해 커피 콩 볶는 사람들도 많고, 배워가는 사람도 많더랍니다. 아마 그래서 교토 바리스타 챔피언십이라는 걸 가상으로 만들어 소재로 삼은 것 같은데... 데...(먼산)

아랫부분은 내용을 담고 있으니 책 읽으실 분들은 안 보고 넘어가시길.;


역자 후기에는 오카자키 다쿠마의 소설에는 악인이 없다고 했는데 아뇨, 있었습니다. 아무리 변명을 한들 그 둘은 악인 맞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려고 움직인 악의적인 사람들은 확실히 악인입니다. 구제할 길이 없는 이기주의자이지요. 물론 그 중 한 명은 자신의 잘못을 깔끔하게 인정했다고 하지만 옳지 않은 방법으로 이득을 얻으려 했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역자 후기를 읽고 오히려 더 소설에 대한 불만이 늘었다니까요. 하하.



탈레랑을 읽고 나면 커피가 마시고 싶긴 한데, 이번 편은 읽고 나서는 카페라떼를 한동안 멀리하려나 싶더랍니다. 2년 전에 벌어진 사건과 이번에 벌어진 사건을 보시면 아실겁니다.-_-;


오카자키 다쿠마.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3: 마음을 미혹에 빠뜨리는 블렌드』, 양윤옥 옮김. 소미미디어, 2014, 12800원.


저는 저런 이유로 읽는 것을 포기했지만, 잔잔한 일상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교토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괜찮을 겁니다.=ㅂ=
아니, 뭐, 이쯤되면 어장 관리는 아닙니다. 한나 본인 입으로 노먼과 결혼할 수 없는 이유를 "다른 남자에게 가슴이 뛰기 때문에"라고 하고 있고, 다시 말해 결혼은 노먼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편도 읽다보면 마이크에게 심장이 뛰는 장면이나 질투하는 장면이 한 둘이 아니고요.
직설적으로 말해서 노먼만한 남자는 없습니다. 그러니 한나에게는 노먼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그런 한나가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다른 남자 운운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결혼할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_-; 그걸 알면서도 매번 한나가 벌이는 헛짓거리(..)에 광분하고 있으니.. 이런 류의 소설을 싫어하신다면 접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몇 편 째인지 세고 싶지 않을 정도로 어장관리 중이니까요. 물론 마이크의 어장관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먼이야 이전에 한 번 약혼했던 여자가 있었을 뿐이고, 그 여자도 그리 질은 좋지 않았는데, 마이크는 사별한 뒤 그 특유의 페로몬을 여기저기 뿌려대고 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은 작가의 설정이고, 노먼은 결혼하기 좋은 남자, 마이크는 연애하고 싶은 남자이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이번 편에 대한 감상은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다음편 내놔!

그도 그런 것이 이야기가 다 안 끝났습니다. 이전에 몇 편이었더라, 하여간 그 편도 결말부분에서 다음편에 이어지는 무언가를 내보였는데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전체 이야기가 다 끝나지 않았어요. 몇 편 전에서 어머니가 재혼을 발표했는데 이번 편에서도 무던히 속을 썩이네요. 아마 다음 편은 어머니의 결혼식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만. 그 이야기가 끝나면 이제 제발 한나의 결혼 이야기도오오오오.ㅠㅠ 시리즈는 결혼하고서도 이어질 수 있단 말입니다!
(하기야 그렇게 되면 육아까지 나오겠...;...)


조앤 플루크. 『블랙베리 파이 살인사건』, 박영인 옮김. 해문출판사, 2014,

당연한(?) 이야기지만 블랙베리 살인사건의 트릭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번 편의 주요 사건은 한나가 폭풍우에 휘말렸다는 것이고, 아직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겁니다. 읽고 나면 한동안 차가 무서울 겁니다.ㄱ-;
한줄요약: 불쌍한 녹나무


녹나무로 포털에서 검색하면 제주도에서 자란다고 나옵니다. 그렇지 않아도 본문에서, 남쪽에서 많이 자라는 나무라 도쿄에서 이렇게 큰 나무는 없다고 나옵니다. 그렇게 큰 녹나무는 몇 그루 없는데다 이건 특히 더 크다고요. 그리고 사람 잡아먹는 나무로도 소문이 났다고요.

사람 잡아 먹는 나무로 소문 난 이유는 앞에 나옵니다. 그 나무 주변이 처형장이어서 그러기도 했겠지만 워낙 커서 그 주변의 언덕을 덮어 어두침침한 분위기를 자아내서 공포감이 조성되는 것도 있습니다. 『퇴마록』에서도 측백나무 편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죠.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퇴마록』의 이야기 중 상당수는 이런 코드™가 있어서 질색합니다.-_-;


녹나무가 서 있는 곳은 언덕 위입니다. 언덕 위에는 평평한 땅이 있는데, 그 땅에는 예전엔 유리공장이 있었고 그 다음에는 학교가 있었으며 현재는 오래된 저택과 그 앞의 빌라가 있습니다. 저택 주인의 자식들이 빌라를 지어 거기에 살고 있고요. 그리고 이시오카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이 저택에서 일어난 사망사건에 연루되고 그걸 빌미로 미타라이가 사건에 끼어듭니다.


자아. 결론은... (먼산) 생각 외로 간단하고 예측 가능한 범위입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작은 반전 비슷한 것이 있지만 그 정도는 감안할 수 있고요. 다만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에서와 비슷한 트릭이 들어갑니다. 그 트릭을 보고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입니다. 그래도, 전체적인 결말은 마음에 듭니다.


읽고 나면 엉뚱하게 『마왕유희』가 읽고 싶습니다. 그런고로 내일 도서관에 가봐야겠네요. 대출되지 않았을라나?;



시마다 소지.『어둠비탈의 식인나무』, 김소영 옮김. 검은숲, 2014, 15800원.

사실은 제목이 함정. 제목에 홀리시면 트릭에 낚입니다. 하하하하하...;ㅂ;
벚나무 아래 시체가 있다는 것은 사카구치 안고의 단편에서 나왔는데, 전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 먼저 보았습니다.

1.채소밭 비료
아마 C님은 기억하실 것 같은데, 예전에 방영했던 애니메이션 중 『11인이 있다』와 비슷한 시기에 방영한 것으로 백신을 찾아 헤매는 어느 우주인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첫사랑을 구하기 위해 전 우주를 돌아다니는 것인데, 아마 원작이 만화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나비족이었나, 탈피하는 종족에게 가는 이야기였고-그 에피소드의 조연이 아주 잘생겼다고 기억합니다ㄱ--다른 하나는 첫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그러니까 우주 콜로니에 들어갔더니 아주 싱싱하게 잘 자란 채소밭만 있고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는 거죠. 그리고 이유는 '채소밭을 잘 가꿔라'라는 명령이 입력된 로봇이 비료가 부족하자 사람들을 하나하나 비료로 썼다는 것. 하하하하. 그 애니메이션이 전체적으로 스릴러물에 가까웠지만 그 편은 특히 더 했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로봇에게 당하는™ 장면이 여과없이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2.국화 화단 비료
삼국지였나, 하여간 어느 전집을 사러 청계천에 갔다가 덤으로 따라온 것 중에 오왕과 월왕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있었습니다. 그 앞부분에 등장하더군요. 왕을 죽이려고 벼르던 신하가 왕을 정원에 초대합니다. 국화가 아주 탐스럽게 자라고 있는데, 왕이 감탄하지요. 이런 크고 아름다운 국화는 어떻게 키우냐고요. 그러자 정원 주인이 답합니다. 좋은 비료를 주어서 그렇다고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왕을 비료™로 삼습니다.


왜 이 이야기를 꺼내냐면, 요즘 읽고 있는 소설 하나에 비슷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입니다. M님은 좋아하실 이야기. 시마다 소지의 미타라이 신간입니다.


p.212
 "(중략) 그러다 보니 요코하마 쪽에서 이렇게 크게 자란 건 극히 이례적인 모양이더군요. 식물학자들도 큰 수수께끼라고들 했습니다."
 "그렇군요. 처형된 죄수들의 선혈을 쭉쭉 빨아 먹었기 때문이라는 사람들 말이 그래서 나온 거로군요?"
(중략)
 "아, 그런데 재미있는 게, 도쿄의 미나토 구 다카나와의 다카마쓰 중학교에 있는 메밀잣밤나무도 아주 큽니다. 밑동 쪽은 작은 산 같지요. 어떻게 그렇게나 크게 자랐을까 가만 생각해봤더니, 그 나무가 심겨진 장소가 에도 시대 때 호소카와 저택 자리였더라고요."
 "호소카와 저택이라면?"
 내가 물었다.
 "그러니까, 주신구라가 있었던 곳이지요. 아코번의 무사들이 주군의 복수를 한 뒤 할복한 사건 말입니다."


그래서 저 나무를 보러 가고 싶습니다.(...)
미시마야 변조괴담, 그러니까 『흑백』, 『안주』에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구입은 나오고서 바로 한... 것이 아니라 그 다음 달에 했지요. 구입하려 했더니만 그 달의 구입 금액을 초과하는 바람에 꾹꾹 눌러 참고 다음달이 되어 교보 플래티넘 쿠폰이 나오자마자 주문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교보 플래티넘 기준에 맞추는 건 참 어렵습니다. 초과하지 않게 배분해야하니까요.
(그러니까 채우는 것이 어려운게 아니라 너무 넘지 않게 달마다 구입 금액 조절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_-)


미시마야 변조괴담, 3권에서는 그래도 진도를 나갈거라 해서 기대했는데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여전히 답보 상태라는 거죠. 읽고 나서 다시 앞의 책들을 빌려다 보았는데, 앞의 두 권에서는 그 가게 작은 주인님이랑 잘 이어질 것 같더니, 다시 새로 등장한 선생님이랑도 분위기가 묘하고, 이번 권에서도 선생님이랑 분위기가 좋더니만 딱 한 편에서만 그러고 도로 묵입니다. 허허허허허. 아무래도 미미여사가 오치카를 시집보내기 싫은가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3권 내내 분위기만 잡다-속된말로 썸만 타다-말리가 없어요. 하하하하하하.


표제작인 피리술사는 상당히 무시무시합니다. 그보다 더 무서운 건 그 앞에 실린 「우는 아기」인데, 후자는 트라우마를 만들 수 있으니 임산부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ㄱ-; 하지만 죄짓고는 못산다는 아주 무서운 교훈을 남기니까요.


미시마야 이야기도 그렇고, 미미여사의 다른 에도 시리즈도 보면 정말 괴담인 것과 괴담인 척 하는 것이 뒤섞이는데 차라리 괴담인 쪽이 마음 편합니다. 괴담이 아닌 쪽은 뒷 맛이 쓰더라고요. 아니, 「안주」는 괴담임에도 눈물 쏟았지만...;ㅂ; 어느 쪽이건 간에 마음 깊숙히 남는 이야기들입니다.


미야베 미유키. 『피리술사』,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4, 14800원.


번역자는 일단 믿고 보는 이규원씨. 그런 의미에서 북스피어의 책을 살 때는 역자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에도 시리즈를 주로 구입하지만 누가 번역하건 다 괜찮았으니까요.
화과자는 이상하게도 와가시라는 본래 발음보다는 화과자라는 한자어가 더 익숙합니다. 어느 쪽을 더 먼저 접했냐의 문제일 텐데, 등소평보다는 덩샤오핑이 더 낯선 것과 비슷할 겁니다. 주은래가 주언라이보다 더 익숙해요. 하지만 이등박문보다 이토 히로부미가 익숙한 건 왜 그런가.
...

아니, 본 발음으로 읽느냐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읽느냐는 문제는 다 같지 않나요? =ㅁ=


책 내용만 보고 홀려서 도서관에 찾아갔다가 당황했습니다. 책이 나왔다 하면 무조건 챙겨보는 사카키 쓰카사 책이었거든요. 첫 번째 책은 집에 고이 모셔 놓았고, 두 번째 책은 원서로 사다 놓았습니다. 세 번째 책은 취향에서 슬쩍 벗어났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한데 ... 그 사이 제가 챙겨보지 못한 책 한 권이 더 있었군요. 이런.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번 책은 번역이 내내 걸렸습니다. 앞서 나온 책들보다 이번 책의 번역이 더 어려웠을 거라 생각하지만 번역자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다 포기하게 되더군요. 허허허허허. 덕분에 이 책은 그런 앙금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_-; 차라리 맨 처음 두 권을 번역한 인단비씨나, 세 번째 책의 현정수씨가 했다면 고개를 갸웃거리고 말았을 텐데 이 책의 번역자는...(먼산)


이번 이야기는  사카키 쓰카사의 맨 앞 책인 『끊어지지 않는 실』과 이어집니다. 스핀오프라고 해도 이상하진 않은데, 두 번째 이야기인 『신데렐라 티쓰』도 같은 상황의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건 왜 그런지 한국에 번역이 안 되었습니다. 배경이 오키나와의 숙박업소라고 들었는데 왜 안 들어오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원서로 읽을까도 고려했지만 검색했던 시점에서는 하드커버만 나와 있어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하여간 이 책은 아라이세탁소와 같은 상점가에 있는 어느 통통한 아가씨가 주인공입니다. 우에모토 교코의 어머니는 아라이세탁소의 파트타임 직원 중 한 명입니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세탁소의 파트타임은 셋이었을 겁니다. 그 중 한 분이었지요. 간식을 자주 갖다 주시는 분이라던가. 하여간 교코는 하고 싶은 일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릴없이 놀다가 도쿄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의 화과자매장에 취직합니다. 의외로 직장 찾기는 쉬웠다고 하는데 면접 잠깐 본 것만으로 바로 취직하지요.

조금 이상한 직원들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아도 대체적으로 있을 법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화과자 매장에서도 세탁소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상 속의 기묘한 수수께끼가 출현합니다. 그걸 풀어가는 것이 교코이고요. 아니, 풀어 나가는 것은 매니저와 다른 직원일 때도 있지만 하여간 주인공은 교코입니다.'ㅂ'

중요한 것은 화과자에 대해서 그리 잘 아는 편이 아니던 이 아가씨가 일취월장하더니만 막판에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과자에 대한 욕구를 마구마구 불러 일으킨다는 겁니다. 게다가 아직 화과자에 대해 잘 모르던 그 시기에도 먹는 것에 대한 묘사 만큼은 대단합니다. 으흑.;ㅠ;



그럼 문제는 뭐냐.
화과자 용어입니다. 화과자와 관련된 용어 번역이 걸리는게 많습니다. 센베이나 모나카에는 역자 주가 없는데 도라야키에는 본문에 역자 주가 붙었습니다. 회색 작은 글씨로 처리해서 크게 거슬리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걸리네요. 거기에 5월의 화과자 신작에는 투구와 장미와 오토시부미가 있답니다. 그리고 오토시부미는 찹쌀모찌랍니다. 6월의 과자는 청매, 물의 달, 수국이고요. 그런 부분이 읽다보면 턱턱 걸립니다. 제 취향에는 아예 다 일본어로 부르는 쪽이 편하거든요.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알기 쉽게 번역을 하는 쪽이 이해하기 쉬울 수도 있고요. 그래도 어떤 것은 한국어로, 어떤 것은 일본어로 나온 것은 읽다가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소재 특성상 화과자의 유래나 일본 역사, 세시풍속, 절기 등의 설명이 여기저기 포진해 있으니 번역하기 쉬운 책은 절대 아닙니다. 음.. 이걸 현정수씨가 번역했다면 어떻게 나왔을지도 궁금하긴 하군요. 뭐, 제가 특히 좋아하지 않는 번역자이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받아 들이는 것도 있을 것이니 뭐라 말하기 어렵네요.=ㅁ=


사카키 쓰카사. 『화과자의 안』, 김난주 옮김. 블루엘리펀트(동아일보사), 2014, 12000원.


읽고 나면 화과자가 먹고 싶어지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젠장.. 교토 여행...;ㅂ;
한 줄 감상: 태동출판사에서 2010년 출간한 『도박눈 외』와 같은 책입니다. (링크)

빌려 놓고 이제야 봤는데, G가 이 중 몇 편은 세 번 본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뭔가 하고 봤더니 이번 책, 지난 책의 표제작인 『도박눈』입니다. 이건 북스피어의 미야베월드에서도 한 번 나온 적이 있어요. 번역자가 다르니 이 세 권을 놓고 어느 번역이 나은지 고민하는 맛도 있을 듯.-ㅁ- 북스피어는 김소연씨, 이 책은 한성례씨, 도박눈은 정태원씨입니다.

이게 표제작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지방 사투리가 섞였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번역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게다가 몇몇 특이한 풍습에 대한 번역 문제도. 사실 번역은 어떤 것이 낫다고 콕 집어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우도 그렇지만 어느 것이든 먼저 보는 쪽이 익숙해서 그쪽을 선호하거든요. 하하하...;



미야베 미유키 외, 『혈안: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9인의 단편집』, 한성례 옮김. 2012, 12500원.

하여간 다시 보면서 처음 보는 것 같다 생각하는 걸 잠시 반성..OTL
87번 관서 시리즈는 다른 책에서 몇 번 언급된 걸 보았습니다. 명탐정 코난(만화) 책날개 부분에 실린 탐정소개에서도 있을 법하지만 기억에는 없네요. 요즘에는 코난 시리즈를 안봐서 그럴 겁니다.
이걸 읽으려고 생각한 가장 가까운 이유는 앞서 리뷰를 올린 『유럽 문화사』2권입니다. 독자들이 소설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바람에, 카렐라가 결혼 한 뒤 바람피지 못하게 작가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내용이 등장하거든요. 뭐, 그러고 보면 에드 맥베인도 이 소설을 쓸 당시에는 첫 아내와 있었다고 하던데...(먼산) 결혼을 세 번 한 모양입니다. 요즘 북스피어 페북에 올라오는 레이몬드 챈들러와는 사뭇 비교되지요. 뭐, 사람마다 성향은 다 다르니까요.

87번 관서는 베이커 가처럼 소설 속에서 존재하는 가공의 공간입니다. 뉴욕의 가장자리와 조금 비슷한 분위기지만 정말 거기가 모델인 것은 아니고, 실제 장소를 취재하려다가 골치가 아파서 새로 만들었다는 후기가 있더군요. 그거야 저자가 하기 나름이지요.

이게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점점 이야기가 확장되는데, 다른 소개를 보면 이 시리즈는 딱히 주인공이 없답니다. 카렐라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다른 소설에서도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시리즈의 다른 소설에서도 이렇게 비중이 큰 건 아닌가봅니다. 번갈아 가면서 주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하니까요. 그렇게 보면 정말로 CSI 같은 경찰 혹은 경찰 관련 수사물의 원조라고도 할 수 있네요. 팀 전체가 주인공이며 각각의 인물이 주인공 일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는, 그런 소설이나 드라마 말입니다.


원제는 COP HATER. 경찰 혐오, 혹은 경찰 혐오자로 번역되는군요. 경찰 혐오로 번역된 책도 있습니다. 제가 읽은 건 황금가지판인데 여기서는 혐오자로 나옵니다.


비슷하게 경찰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 중 뇌리에 깊게 남은 것이 웃는 경관이었나, 북구계 소설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그것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쪽이 훨씬 진지하고, 이쪽은 조금 더 가볍다는 것이 다르겠지요. 아무래도 이 소설이 폭염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또 다르게 느껴졌나봅니다.

소설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어느 날 순찰하던 경관이 총에 맞아 사망합니다. 누가 죽였는지를 찾기 위해 동료 경찰들은 용의자를 심문하고 다양하게 찾아 돌아다니지만 실마리는 찾기 어렵습니다. 각 경찰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순찰을 계속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경찰이 숨지고, 또 다른 경찰이 숨집니다. 이쯤되면 위에서의 압박도 상당하지요. 그 와중에 카렐라는 연애를...-_-;;;


에드 맥베인. 『경찰 혐오자』, 김재윤 옮김. 황금가지, 2004, 9천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카렐라인가본데, 카렐라는 이 때는 아직 연애중입니다. 그러다가 아내가 임신을 하고, 임신한 아내가 아이를 낳고, 아이가 고등학생까지 된다-는데, 작가 본인이 등장인물들이 나이 먹는 걸 못 그린다고 했다던가요. 그래서 애들은 나이를 먹지만 부모들은 여전히 나이가 오리무중이랍니다.; 작가 머릿 속에서는 나이를 먹지 않겠지요. 그 심정 저도 이해가 됩니다.(먼산)
고전 추리소설 타입이라면 셜록 홈즈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묘하게 고풍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합 때문인지, 옛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런 소설입니다. 다만 뒤통수를 얻어 맞고 나면 그대로 뻗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전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탐정과 조수의 조합이나 그 분위기가 옛 만화책에서 자주 보이는 종류라 그렇습니다. 영명한 소녀 탐정과 그 옆에 붙은 어리버리한 청년. 그런 조합이 이 소설을 끌고 나갑니다. 하지만 이게 독자의 눈을 가리는 가장 큰 안대입니다. 저도 별 생각 없이 읽었다가 마지막 부분을 읽고는 헛웃음만 지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끌고 나갈 줄은 몰랐으니까요.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주인공 나는 일신상의 크나큰 문제로 인해 자살을 결심하고 자살하기 좋은 장소를 찾아 어느 온천장에 찾아옵니다. 몇 년 전 찾아왔던 작은 온천 지역은 무녀와도 같은 존재를 중심으로 하여 특정 가문의 위세가 센, 그런 시골입니다. 이 무녀님은 옛날 옛적 용을 물리친 분이라고 하는군요. 대대로 집안에서 여자가 그 무녀 역할을 물려 받고, 데릴사위를 들입니다. 그 용의 목이 있다는 곳 주변은 폭포가 있는데 경치가 나쁘지 않아서 주인공 종종 그 바위에 올라갑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기서도 살인사건이 이어집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주인공은 한 소녀를 만납니다. 경찰들의 뒤에서 사건을 해결하기로 유명한 어느 애꾸눈 탐정이 있었고, 그 탐정의 유일한 자식인 소녀가 그 곳에 와 있었거든요. 하카마를 입고 검은 머리를 찰랑이는 10대의 소녀인데, 머리가 잘 돌아가기도 하거니와 새침떼기 기질도 있는 것이 주인공이 호감을 가지는 건 당연합니다. 아버지와 같이 주인공과 같은 온천장에 머무르고 있었고요.


자아. 여기서 끊습니다.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살인사건을 소녀가 해결하는 것까지는 동일합니다. 다만 이 와중에 소녀도 여러 모로 상처를 입고 조용히 사라집니다. 청년은 결심했던 것을 행하고요. 이 이상을 이야기하면 내용 폭로가 될 것이 뻔해, 얌전히 놔둡니다.


결말이 의외로 밝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억지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범인을 동정하기도 하게 되는 소설이더군요. 무난하게 읽을만 하고, 다른 의미로는 긴다이치 하지메의 여성판이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그나마 범인 찍기라도 잘하지, 하지메는 헛짚었다가 우수수수수수 죽어나가는 일이 많잖아요. 하지만 뭐, 이 소설도 여기저기 함정이 많으니 결말을 보고는 허탈함에 한숨을 내쉴지도 모르지요.


총명한 여자아이와 어리버리하고 거기에 끌려 다니는 연상 청년의 조합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하지만 주변에 그런 조합을 좋아하실 분이 그리 많지 않군요. 하하;


마야 유타카. 『애꾸눈 소녀』, 김은모 옮김. 문학동네, 2012, 13000원.


이쯤되면 표지의 세 사람이 드라마와 겹쳐집니다. 드라마는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 소설의 분위기도 이제 드라마 같이 느껴지거든요. 하는 행동이 드라마틱하다 보니 더합니다. 과장되고, 보통 사람들이면 안 할 것 같은, 그런 대화나 행동이 오갑니다. 아예 소설의 전체적인 장면들이 드라마로 자동 재생된다고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1편은 상당히 신선했고, 2편도 그럭저럭 괜찮았던가, 혹은 무난하다 못해 머릿 속에서 금방 기억이 사라질 정도였다던가 한데 3편은 거기에 방점을 찍습니다. 그래, 이제 더 보지 않아도 되겠어요. 하지만 그 생각도 맨 마지막 편의 그 장면을 보면 쏙 들어갑니다. 그게 무슨 장면인지는 넘어가지요.(먼산) 일본 경시청은 이래서 안된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맨 마지막 편을 보시면 이해하실 겁니다.


이전 편에서는 자신의 실패담을 들려주기 망설이던 아가씨도 이제는 아예 속 시원히 털어 놓습니다. 그리고 집사가 던지는 마구를 맞고는 잠시 정신을 놓았다가 반격합니다. 밥이 아깝다는 소리마저도 들으니, 집사가 지독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맨 마지막 편의 그 장면을 보면 또 웃음이 납니다. 결국 조련 당한 쪽이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둘은 앞으로도 죽 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가볍게 보기 좋고 무난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큰 추리는 기대하지 마세요.:)


그러고 보면 모든 편에서 이야기 합니다. 만악의 근원은 돈이로군요.



히가시가와 도쿠야.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3』, 현정수 옮김. 21세기북스. 2013, 14000원.


이런 집사를 둔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자학인지도 모릅니다.ㄱ-;
제목을 보고 오해를 했습니다. 그리고 읽는 내내 왜 안하지라고 내내 고민을 했는데 끝에 가서야 제가 오해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책 맨 뒷면을 보고는 확인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라이트노벨 『귀족탐정 에드워드』나. 도로시 세이어스의 피터 윔지 경 시리즈와는 전혀 다릅니다. 헷갈리면 안됩니다. 이 책의 얼개는 책 뒷 면에 있는 한 줄로 끝낼 수 있습니다.

"추리? 내가 왜 그런 귀찮은 일을 해야 하지? 노동은 하인들이 한다고 아까도 말하지 않았나."

정말이라니까요.-_-;

육체노동과 지적노동은 하인들이 하고 귀족님께서는 그걸 감상합니다. 근데 이분, 도대체 어디 출신이길래 이렇게 끝발 있으신지. 게다가 어디에 들어가든 상관없이 콧수염(!)을 돌돌 말면서 관람하고 관련된 예쁜 여자를 꼬시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그리고 매번 성공하신다는 거. 하하하하하. 저는 역시 집사와 메이드가 참 좋습니다만 등장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ㅁ;


배경 분위기는 요코미조 세이시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귀족이라는 존재가 아직 남아 있고, 핸드폰이나 스마트폰 같은 건 없으며, 위계질서가 남아 있고 귀족에 의한 압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거기에 저런 우아한-_- 귀족 따위 현재 있을리가 없잖아요. 하하하. 이미 일본의 귀족은 2세대, 3세대를 거쳐 세금 내느라 재산을 몽창 털리고 남은 건 거의 없을 듯...;
(그러고 보니 모 만화의 모 귀족(혹은 화족) 집안도 데릴사위를 들였더니 딸 하나 있던 것은 미혼모로 가출했고, 그 아들래미는 독신 선언. 하하하하. 대가 끊겼지만 모든 재산을 그 할머님께서 기증하셨지요. 그 뒷권이 나오긴 하려나. 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라이트노벨은 아니지만 무리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게다가 범행 장소가 제각각이고 그리 간단한 추리는 아니니까 보는 재미도 있고요. 몇몇은 입맛이 쓰지만 뭐..'ㅂ'

그래도 전 같은 귀족탐정이라면 윔지경이 취향입니다. 후훗.



마야 유타카. 『귀족 탐정』, 최고은 지음. 북홀릭(학산문화사), 2013, 12000원.

책의 내용 소개는 저자명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끝납니다.
...
정말로요.
....
정말이라니까요?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제 10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수상작이랍니다. 원제의 미즈치는 다른 곳의 염매님과도 비슷합니다. 이곳도 나라 어드메의 약간 고립된 것 같은 기묘한 지역에, 수해와 가뭄으로 고생하는 지역이 있어 거기서 물의 신을 모신데서 연유가 되었다고 합니다.'ㅂ'
그랬는데...
왜 저는 분명 『산마』나 『잘린 머리』나 『염매』를 읽었음에도 기억이 홀랑 날아간 거죠? 그나마 제대로 기억하는 것은 『잘린 머리』뿐이고 다른 두 권은 결말이 어땠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범인마저도 기억이 나질 않으니, 다시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 이야기는 교토 어드메에서 기자와 탐정과 신사 집안의 망나니(?) 아들래미의 대화에서 시작합니다. 신사집안의 제멋대로 선배는 이래저래 뜸을 들이며 나라 어드메에 있다는 괴이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겐야는 거기에 홀려 선배와 기자와 함께 마을을 찾아가기로 약속을 해놓지요. 하지만 일이 생겨 선배는 결국 이번에도 동행하지 못하고, 겐야와 기자, 소후에 시노만 가게 됩니다.

이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시점이 교차됩니다. 앞부분에도 나오지만 도조 겐야의 시점은 3인칭이고, 나로 나오는 1인칭 시점은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나옵니다. 시노와 선배와 겐야의 지루하고 짜증나는 대화가 지나가면 그 다음에 바로 1인칭 시점이 나오는데, 읽다보면 중간에 그 인물이 누구인지 대강 짐작이 갑니다. 다만 시대가 어떻게 교차하는지는 중반 쯤에야 깨달을 수 있더라고요.


물이 중요한 코드로 등장하기 때문에 물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질색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물을 굉장히 싫어하는 편인데 그 때문에 읽으면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악몽을 꾸지 않은 것이 다행이네요. 저는 악몽에서는 반드시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이 등장하는지라, 여기서 나오는 그런 장소는 참 무섭습니다.;ㅂ;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이 여럿 나오는데, 이 책도 앞서 다른 소설에서 나온 것처럼 결말이 꽤 열려 있지만 짐작할 수 있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사람의 등장인데, 에필로그에서 나오는 그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책에 대한 평가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끄응. 사실 제일 끝을 알고 싶었던 것은 다른 인물이었거든요. 그쪽이 마음에 들었던 터라 궁금했는데 결국 그냥 열린 결말로 나갔습니다.


미쓰다 신조를 좋아하신다면 보실만 합니다. 그리고 중간 부분에 굉장히 상세히, 만주에서의 생활과 만주부터 일본으로 돌아오는 고난한 여정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간의 조건』이었던가. 어렸을 때 들었던 어느 만주군 병사의 귀환기에 대한 소설을 들은 적이 있는데 겹쳐지는 군요. 이런 이야기에는 약하기 때문에 거북하기도 했고, 또 만주에서의 귀환은 피해자로서의 입장이나 힘들었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거슬리는 부분이 있어서 말입니다. 배경이 그렇다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먼산)



미쓰다 신조.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권영주 옮김. 비채(김영사), 2013, 14000원.


긴다이치 하지메-김전일 소년이 아니라 긴다이치 쿄스케, 그 할아버지입니다. 물론 요코미조 세이시 입장에서는 긴다이치 하지메는 듣도 보도 못한 손자이겠지만요. 하하;


이 책은 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단편이기 때문에 죽는 사람의 수는 적으며, 긴다이치가 끼어들기 전에 이미 죽은 경우도 많습니다. 맨 마지막 단편이자 표제작인 「백일홍 나무 아래」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이건 또 긴다이치 시리즈 중 가장 앞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맨 뒤의 해설에도 나와 있지만 대체적으로 이야기는 어둡습니다. 명쾌한 해결보다는 뒷맛이 안 좋은, 약간은 서글프고 허무한 결말이 많네요. 그렇지만 읽고 나서 아주 씁쓸하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단편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길이라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시리즈는 장편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잖아요. 시리즈가 상대적으로 짧으니 코난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옛 작품 치고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갑니다.
(이쯤에서 모리 코고로와 긴다이치 하지메가 방명록에 있는 숙박시설은 확인하는 즉시 도망치는 것이 좋다는 드립이 떠오릅니다만..-_-)


재미있는 것은 「흑난초 아가씨」입니다. 어쩌면 이게 본론일지도 모르겠는데..-_-;;

최근에 이글루스 슈타인호프님 댁(블로그;)에서 바다코끼리씨와 다른 방문객들 사이에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요약본(http://nestofpnix.egloos.com/4858642)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보시려면 앞의 포스팅들을 확인하시면 되는데, 말하는 벽이 어떤 것인지 체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치 스쿼시의 벽이 움직이면서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재미있다고 한 것은 「흑난초 아가씨」 중간 구절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중략)그리고 그 청산가리……. 지금은 뒤숭숭한 시대지만 청산가리 같이 위험한 약을 누구나 갖고 있는 건 아니죠. 그런데 아주 최근, 모 군수공장에서는 전쟁 전에 직원들에게 청산가리를 나눠주고 여차하면 이걸로 자결하라고 명령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던 적이 있어서,(중략)"

p.166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100%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사실에 근거해서 쓰지 않았을까 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끼워 넣은 것이라고 말입니다. 아무래도 긴다이치 시리즈는 시대적 배경을 상당히 반영했으니 저런 일이 실제 있었을 거라 추측하는 것이고요.
관련한 수기들도 찾아보면 어디선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뭐, 말하는 벽 이걸 말한다 한들 엉뚱한 방향으로 날려 버리겠지요.



단편이라 전개가 짧고 이야기가 빨리 끝난다는 점이 오히려 매력적입니다. 재미있게 읽었지요.:)


요코미조 세이시. 『백일홍 나무 아래』, 정명원 옮김, 시공사, 2013, 12000원.


시공사는 엘러리 퀸 시리즈와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시리즈를 출간했다는 것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까방권을 얻습니다. 하하하;ㅂ;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시공사는 참, 애증의 대상이라니까요. 게다가 긴다이치 시리즈는 꾸준히 정명원씨가 번역하니, 여러 사람이 번역하면서 등장인물 이름을 이래저래 굴렸던 시리즈들과 비교됩니다.
그러니까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는 오레키가 제일 귀엽습니다. 두 오레키 모두 말이지요. 흑막 오레키와 흑말 호레키. 왜 흑말이냐 하면 말처럼 일하는 오레키니까요.(...) 말처럼 끌려다니는 오레키. 하하하. 오레키 호타로의 이미지는 그렇습니다.

엊그제 도착한 『쿠드랴프카의 차례』를 읽다가 위화감을 느끼고 왜인가 생각했는데 바로 떠올랐습니다. 시리즈 첫 번째 권인 『빙과』는 제대로 보았는데, 그 다음권『바보의 엔드 크레디트』는 안 읽은 겁니다. 두 권 한 번에 사놓고는 첫 번째만 읽고 두 번째는 읽는 걸 잊은 채 G에게 넘긴 겁니다. 그 사이에 책이 잠시 대출 나갔다 왔거든요. 그러니 까맣게 잊고 있었지.

책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애니메이션하고 비교가 되는데 세 번째 책을 보면서는 애니메이션이 잘 만들기는 했으나 소설과는 다른 맛이다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소설의 분위기와 애니메이션의 분위기가 다릅니다. 소설은 그야말로 학교에서의 짤막한 사건을 보여주는데 비해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길고 섬세하며 미묘하면서도 아픈 이야기를 잡아냅니다. 그러니까 각 이야기 사이사이에 있는 뒷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이 다 끌고 나오는 느낌입니다. 사이를 잘 채웠지요. 하지만 그 사이에 채운 것들이 오히려 이야기 전체를 감상하는 데는 방해 요소가 됩니다. 애니메이션 전체 이야기 중에서 『쿠드랴프카의 차례』를 다룬 편들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블루레이를 구입한다 해도 이 편은 빼고 할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소설은 다릅니다.

소설판은 고전부 부원들이 돌아가며 주인공이 됩니다. 돌아가며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봅니다. 어떤 때는 관찰자, 어떤 때는 주인공이로군요. 그렇게 돌아가며 사건을 구경하는데 중간중간 폭소가 터집니다. 아, 정말 귀엽더라니까요. 거기에 몇몇 인물들은 여기서 제대로 이름을 확인했습니다. 후반부의 사건에서 등장하는 주몬지 카호도 여기서 먼저 나왔더군요.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그 아가 이 아인지 몰랐습니다.
거기에 문집 판매 대금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문제 등등도 여기서 상세히 다루고 있고요.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였던 『저녁에는 송장이』와 관련된 마야카의 이야기도 무난하게 넘어갑니다. 거기서 나오는 고양이 캐릭터가 뭔가 했는데 여기서도 상세히 다루고 있네요.

다시 말해 소설을 먼저 읽고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 사이사이의 이야기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감탄했을 텐데,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고 소설을 보고 있노라니 애니메이션이 채운 이야기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집니다. 빡빡하게, 쉴틈 없이 보여준다고 해야하나. 하기야 그게 교토 애니메이션의 장점이자 단점일지도 모릅니다.




344쪽.
호타로와 사토시의 대화 중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미싱 링을 발견한 거야?"
 미시건 뭐?
"미싱 링. 잃어버린 고리. '십문자'에게 피해를 당한 각 동아리에 숨은 연관성이라도 발견했느냐고 묻는 거야."

혹시 이것도 쿠드랴프카의 차례에 따라 생략된 걸까요.
...
말장난 적고 보니 이해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기도...(먼산)



요네자와 호노부. 『쿠드랴프카의 차례』, 권영주 옮김. 엘릭시르(문학동네), 2014, 14000원.


그러고 보면 애니메이션과 번역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녁에는 송장이』도 먼저 방영한 애니플러스 애니메이션에서는 『저녁에는 몸으로』라고 번역했지요. 앞뒤 정황을 봐서는 소설의 번역이 맞을 거라고 봅니다. 제행무상-원효대사의 해골물과 같은 개념을 다룬 이야기니까 송장. 아마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