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이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이고 2권이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잃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옴니버스 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라 생각해서 아예 두 권을 빌렸는데, 1권을 읽고 탈력해서 손을 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1권에 깔린 복선을 봐서는 그리 좋은 전개가 안나오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딱 잘라 말해 여주인공이 제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입니다. 오지랖 넓고, 밝고, 발랄하고, 지나치게 낙천적이고. 여주인공은 유치원 교사인데 아직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날마다 지각 직전의 상황에서 후다닥 움직이고, 아직 요령은 부족한 초보인데 이미 한 눈에 반한 것 같은 분위기에서 아니라고 박박 우기고 있고요. 게다가 그리 솔직한 편이 아닙니다.


이렇게 모아 놓으니 최악의 인물인 것 같은데 그게 한 번에 드러나진 않습니다. 저야 안 좋은 면만 집어서 보고 있어서 더 그런 것일 테고요.



히구라시 타비토는 뭐든지 시각화하여 보는 인물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 재능을 살려 탐정일을 하는 셈인데 사람이 착해서 그런지 타비토를 아끼는 사람이 여럿 있습니다. 착하긴 하지만 아주 착한 것은 아니고, 착한 감정을 흉폭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긴 하더군요. 그에 대한 복선이 이미 1권 말미에 깔려 있고, 2권에서도 그에 대해 풀어 놓을 생각이지 않을까 합니다. 1권이 『찾는 것』이라 타비토가 찾는 방식과 그가 찾고 있는 것에 대한 실마리를 살짝 흘린다면, 2권에서는 왜 타비토가 '잃었는가'에 대해 조금 보여주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절대 한 두 권 안에 끝날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소 5권. 그 이상 넘어갈 수도 있고요.


여자주인공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2권을 볼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타비토가 그 주변에 있는 인물들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완결이 나면 그에 따라 뒤를 볼 생각은 있습니다. 지금 일부러 누락하고 언급하지 않는 주요 인물이 있는데 아마 M님 취향일지도..=ㅁ= 꽤 귀엽습니다. 딱 파파 톨드 미의 어느 아가씨에서 아이다움을 빼면 이런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하하.;





이미 그런 정황이 눈에 보이는데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을리 없죠. 참견쟁이 여주인공과, 마음에 두고 있으면서도 허허롭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자신의 문제를 받아 들이고 복수 준비를 차근차근하고 있는 웃는 남주인공. 클리셰라면 클리셰인데, 참.... 결말이 어떻게 날지에 따라 더 볼지 말지 결정하렵니다.




야마구치 코자부로. 『탐정 히구라시 타비토가 찾는 것』, 김예진 옮김. 디앤씨미디어, 2014,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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