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커레이드 호텔』을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던지라 『매스커레이드 이브』도 나오면 챙겨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전자책은 안나왔더군요. 나오면 바로 사서 보았을 텐데 그렇지는 않고. 고민하던 차에 다른 경로로 손에 넣어 책을 보았습니다. 제목이 『이브』길래 혹시 크리스마스 배경인가 했더니만 그게 아니라 이전 작인 『매스커레이드 호텔』이 있기 전의 여러 이야기를 모은 겁니다. 연작소설집이라고 표지에 적어 놓았는데 그말이 딱 맞습니다. 아직 사회 초년생인 나오미(호텔리어)와 닛타(형사)가 주인공인 여러 소설이 등장합니다. 이 두 사람은 그 때까지는 만난 적이 없는 걸로 등장하더군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답게 뒷맛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나마 뒷맛이 좋았던 것은 가가 형사 시리즈 중 최신작인 『신참자』 정도였고 그건 소장중입니다. 나머지는 한 번 읽고는 고이 덮고 두 번 읽을 생각이 안 들더군요. 갈릴레이 시리즈도 그럭저럭 좋아하지만 이것도 뒷맛이 안 좋았던 터라 그 뒤로는 손을 안대고 있습니다. 게다가 드라마랑 내용이 섞이면서 마음에 안 드는 인물이 추가된 것도 싫어서 말이죠. 등장인물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라 그렇습니다.


하여간 『이브』에 실린 연작 단편들도 뒷맛이 안 좋은 것이 여럿 있습니다. 읽고 나서 씁쓸한 것이 몇 가지 있었지요. 다만 이걸 읽은 것이 지난 주였음에도 그 새 목차와 내용 연결이 안된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네요. 하하하.


나오미와 닛타가 직장 내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왜 『호텔』에서 만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것도 자세히 나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이야기는 앞부분 보고 이거 어디서 많이 봤다 했는데, 표제작이었습니다. 아마 그 때문에라도 전작을 읽으신 분들은 이 책의 제목이 왜 『매스커레이드 이브』인지 아실겁니다. 아무래도 상당수 이야기가 호텔 배경이라 그런지 가면을 쓴 사람들이 여럿 나오는군요. 아니, 비단 호텔에서 뿐만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인물들도 가장을 하고 있으니 그런 면에서는 가면을 썼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히가시노 게이고. 『마스커레이드 이브』,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2015, 14000원.


짧게 요약하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답고 가볍게 읽을만한, 그리고 가면 혹은 가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책입니다. 재미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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