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다 신조의 신작입니다. 나온 줄도 모르고 까맣게 잊고 있다가는 도서관에 주문 넣어서 보았습니다. 사고 싶은 생각이 없지는 않지만 이거, 차마 집에 둘 수가 없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잔예』+『노조키메』=『괴담의 집』. 그래도 이번 책은 낫습니다. 적어도 『백사당』이나 『사관장』처럼 읽는 사람을 공포로 몰고 가 떨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괴담의 집』은 해결편이 등장합니다. 맨 마지막 이야기에서 설마하니 이 사람, 끝까지 가려는 건가 싶었는데 거기서 멈추더군요. 아니, 멈췄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이야기는 '미쓰다 신조'도 다루고 있지 않으니까요.


미쓰다 신조의 책은 크게 두 종류입니다. 화자가 미쓰다 신조인 책과 도죠 겐야인 책 말입니다. 둘 중 어느 쪽에도 해당 안되는 것도 있지만 한국에 번역 들어온 것은 거의 그렇습니다. 해당 안되는 건 아마 『일곱 명의 술래잡기』일걸요. 비채에서 내는 도조 겐야 시리즈, 한스미디어와 북로드에서 나오는 미쓰다 신조 시리즈. 그렇게 나뉠거예요. 일단 기억하는 건 대강 그렇고........


앞서 이 책의 내용을 오노 후유미의 『잔예』와 『노조키메』를 더한 것이라 적었는데, 애초에 『노조키메』도 이 책의 구성이나 『잔예』의 구성과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저자 본인의 경험담을 적은 내용이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근데 『잔예』와 더 유사성을 느끼는 것은 다른 이유가 더 있습니다.

『노조키메』는 기본 이야기가 두 개의 서로 다른 괴담을 얻어 읽게 되었다는데서 시작됩니다. 우연한 기회에 괴담을 적은 노트를 발견했는데, 이 노트의 원 주인을 알게 되어 그 사람에게 돌려 주었다가 유증으로 받았지요. 그리고는 그 괴담을 읽고 나서 그에 대한 해석을 기록합니다. 『괴담의 집』은 그에 대한 확대판인데 『잔예』와 구성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잔예』는 저자 본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적고 있지요. 이야기의 시작과 자신의 개인사를 적절히 섞어 이야기를 쓰고 그 와중에 자신이 쓴 소설의 집필기를 섞어서 현실과 소설의 이야기를 헷갈리게 만듭니다. 거기에 괴담을 수집하다가 거기에 나온 괴담이 다른 괴담과 연결됨을 알고, 다시 그 이야기의 원류를 추적한다는 내용이지요.


『괴담의 집』도 비슷합니다. 『백사당』과 『사관장』을 탈고한 뒤의 일로, 미쓰다 신조의 이름으로 쓴 소설과 도조 겐야의 이름으로 쓴 소설, 다시 말해 작가 미쓰다 신조가 아니라 그 뒤의 진짜 미쓰다 신조가 앞으로 나옵니다. 다른 출판사의 편집자로 소설의 팬이었던 사람과 우연히 알게되었는데, 이 사람도 괴담을 좋아하여 한 달에 한 번 혹은 몇 달에 한 번 얼굴을 마주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편집자인 미마사카는 괴담이 모이는 체질이며 자신은 괴이한 일을 겪은 적이 없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그런 일이 많아서 괴담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 괴담을 나누었다가 묘하게 닮은 두 가지의 괴담을 미쓰다 신조에게 건네줍니다. 원고로요.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다른 일을 먼저 처리하고는 그 다음에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이번에는 또 그것과 관련된 괴담을 미마사카가 찾아온 덕에 그 것을 읽고. 그리하여 총 다섯 개의 괴담을 듣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고 구조가 같다거나 공통점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지역도 서로 다른 데 그 두 사람은 이 이야기들이 불길하게도 닮았다고 여깁니다. 유사성이 있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분석을 반복합니다.


책에는 그렇게 모은 다섯 개의 괴담이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의 괴담 뒤에 미쓰다 신조의 막간이 있고 세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세 번째 이야기 뒤에는 상당히 긴 막간 2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그리고 저는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괴담을 건너 뛰었습니다. 집에 혼자 있거든요. 저 자취합니다. 그것도 자취방은 지방입니다. 새 건물이지만 옆방과는 별로 교류가 없으며, 단독 사무실에서 근무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어둡게 해놓고 지냅니다. ... ... ... 저, 월요일에 혼자서 잘 있을 수 있을까요. 월요병에 미쓰다신조병까지 오면 ... 으허허허헉. 지난 번에 『노조키메』 읽을 때도 결국에 두 번째 이야기는 포기하고 못 읽었습니다. 그 날은 또 혼자 지방에 있었다고요!


(라고 쓰고 일단 네 번째 괴담 일부분, 다섯 번째 괴담을 보았는데 다섯 번째는 무난합니다. 그냥 이상한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 정도. 덕분에 월요일에 미쓰다신조병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다섯 가지 괴담에 대한 풀이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그 풀이가 아주 그럴싸합니다. 하하하하. 근데 풀어도 어차피 이건 괴담이니까요. 이 다섯 가지 괴담이 닮았다고 생각되는지에 대한 해석이 나오는데. 여기까지 오기가 참 길었습니다.



어쨌건 이번 책도 참 무섭게 보았습니다. 슬슬 도조 겐야 시리즈도 나올 때 되지 않았나요. 다음 권 언제쯤 나올런지?


미쓰다 신조. 『괴담의 집』, 현정수 옮김. 북로드, 2015, 13800원.


믿고 보는 번역자입니다. 후후후. 하지만 토카이보다는 도카이가 낫지 않았을까요. 어차피 요즘에는 토카이보다 도카이를 더 많이 쓰는 것 같기도 하고요.



덧붙임.

그 중간에 등장하는 어떤 존재는 ....





이걸로 힐링을. 아니, 이걸 보고 조금 달래보세요.



덧붙임 2.

보고 나면 단독주택에 살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그냥 아파트에 살래요. 그러면 적어도 지붕에서 뭔가가 날뛰진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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