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호텔은 보낸 물건이 많았다. 내가 기억하기로 최소 6개는 있어야 하는데, 방에 올려 놓았다고 해서 신나게 올라와 보니 박스는 세 개 뿐이었다. 생각해보니 몇 개는 시간 지정해서 배송을 해두었고, 그 시간이 체크인 시간과 맞물린다. 잠시 나갔다 온 뒤에 확인하면 되겠거니 생각하고 돌아와서 프론트에 가니 하나가 와 있다.

두 건이 더 와야 하는데라고 이야기 했는데, 도착한 것은 이것뿐이란다.


고민하다가 일단 짐 정리부터 시작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짐 정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마음의 짐은 덜었다. 뜯어보니 따로 배송되어야 하는 건이 같이 배송된 것이 있었고, 배송품 중 하나는 다른 분이 부탁한 물건이었으며, Fat의 주문품 하나와 J군의 주문품 하나가 덜왔다. 정리 다 하고 목록 체크한 다음 고민하다가 프론트에 내려갔다.

아마존 주문 현황을 보는데, Fat의 주문은 배송상태를 확인할 수 없지만, J군의 물품은 19일에 배송된 것으로 나온다. 확인을 부탁했더니 확실히 없단다.

택배회사까지 전화를 해서 확인하고, 그 물품이 확실하게 배송되었다는 것을 들었다. 일단 배송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물품 하나는 일요일까지가 배송 마지노선이니까 그 때까지 확인하기로 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방에 들어와서 뻗었는데... 데... 전화가 온다. 받으니 아까의 직원. 정말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두 건 모두 있었어요!"


... 제가 더 죄송합니다.OTL


문제는 그것들이 아마존 박스가 아니고, 상자가 아니라 봉투 배송이었다는 것. 그리하여 도모토 코이치의 콘서트 DVD와 공구는 제 손에 무사히 들어왔습니다. 그야말로 십년감수.OTL




자아. 이번 건은 두고 두고 우려먹을 수 있겠군요. 핫핫핫. 하여간 이번 사태로 이 호텔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올라간다. 재방문 의사 없음에서 나쁘지 않아로.







최종결론: 일본어 못했으면 어쩔뻔..llllOTL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10년 전, 학원을 그만두었을 때보다 상당히 실력이 늘었다는데 만족한다. 근데 왜 영어는 ... (먼산)


여행을 다니면 아침 일정이 바쁜 날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아침을 먹고 바로 체크아웃한다거나, 체크아웃 후 바로 역에 가서 열차 표를 끊어야 한다거나. 그 열차가 한 시간에 한 대 있다거나.


오늘의 제가 그렇습니다. 하하하.;ㅂ;

이렇게 바쁜 날은 거의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싶은데, 그렇지도 않군요. 제일 무서운 날은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그날은 짐이 장난 아닐거라 말이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모든 것은 넨도롱 3채의 저주.

...

바꿔 생각해보니 넨도롱 세 채만 꺼내면 돌아오는데는 문제가 없네요? 돌아올 때는 그렇게 해야지. 물론 그렇게 하려면 투명 비닐 봉투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민망한 광경을 연출한다는 것이 나름 문제이긴 합니다만..ㄱ-; 뭐, 어떻게든 되겠지요.


이제 슬슬 노트북을 접고, 짐을 챙기고, 아침을 먹으러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응?)




사진은 30분 전의 따끈따끈한 것. 아침에는 커피죠!

교토 니시키 시장 끝자락에 있는 스탠드형 커피 가게 빈즈테에서 콩을 사왔습니다. 스트롱으로 추천부탁했더니 그 중 만델린이 있어서 덥석 사왔지요. 100g에 452엔. 꽤 저렴합니다. (근데 가격표에는 500엔이 넘었던 것 같은데 잘못 보았나..ㄱ-) 하여간 아침에 고노 드립에 가까운 휴대용 드립퍼로 내렸더니 둥글고 부드럽고 진한 것이 맛있습니다. 쓰읍.


탑승동의 글로리아 진스에서 카페인을 보급하다가, 창밖을 보니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 준비중이더군요. 그리고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대사.


"운항중이 아닙니다."


음, 그래서 생각난 김에 찍어 보았습니다.




이제 한동안은 여행 못오겠다 생각하며 질렀는데, 모종의 이유로 다음 여행 일정이 대강 잡혔습니다. 아마도 1년 뒤. 어디로 갈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일정 자체는 결정되었으니까요. 제가 총무 및 기타 등등을 맡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


오늘이 첫 날인데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데다 신경쓸 것이 많고, 거기에 간사이가 따뜻하다보니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해서 잘 나았던 감기가 도로 오실 모양입니다. 조심해야겠네요. 오늘은 종일 빨리가려다가 제 무덤을 판 경우가 많아서 말입니다. 아까는 숙소 찾아오다가 다른 길로 가는 바람에 도로 돌아왔지요. 게다가 숙소 들어가고 보니, 이게 전체적으로 내리막이라, 위쪽 역에서 들어오는 쪽이 훨씬 낫더랍니다. 하지만 저는 체크아웃할 때 위쪽 역을 이용학든요. 어쩝니까. 하하하하하.



머리도 아프고, 감기기운도 조금 있고. 위가 차 있는데 소화는 안되고. 그래서 이번 여행은 먹을 것은 포기했습니다. 카페 들어가서 노닥 거리는 걸 목표로 하려고 했는데 과연? =ㅁ=;



이번 숙소는 두 군데인데, 지금 있는 곳은 제일 가보고 싶었던 숙소입니다. 사실 더 가고 싶었던 곳은 가격이 절대로 안 맞더군요. 고이 마음을 접었는데, 이 호텔에 머물러보니 거기 안 가도 되겠다 싶습니다.

자란이 아니라 한국에서 숙소를 예약하고 가던 때에는 조식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는데, 지금은 역에서 가깝거나 분위기가 좋은 숙소가 좋습니다. 저렴한 곳을 찾다보니 아무래도 조식을 빼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들어와서 머무르다보니 저는 골방형인지, 안테룸 같은 숙소가 제일 좋습니다. 그 숙소가 제일 좋았다는 생각을 이번에도 하게 되네요. 중요한 건 안테룸이 교토역에서 너무 멀어서 다니기가 나쁘다는 것이지요. 뭐, 시타딘보다는 가깝지만 시타딘은 버스를 타고 가면 조금 가까워지는데 안테룸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꽤 많이 걷죠.



다음 숙소가 어디가 될지는 저도 모르지만, 아마도 조식을 주는 곳으로 갈 것 같지만, 하여간 안녕히 주무세요. 감기기운이 돌아서 슬슬 자러 들어갑니다.=ㅠ=





덧붙임. 대한항공 아니라 이스타항공이었습니다. 돌아갈 때는 잊지말고 점심 거리 챙겨야지요. 물 한 잔만 마셨으니 이번에는 간식을 꼭!

제목 그대로 도쿄의 여러 노포를 다니며 소개하는 책입니다. 일본 관련한 일을 하다가 의기투합한 두 사람이 여행도 같이 다니면서 서로가 알고 있던 집들을 소개하다가 아예 책을 낸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각 가게를 소개할 때마다 두 사람이 번갈아 옛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 그와 관련된 가게를 적습니다. 지은이들이 만난 계기가 출판기획자랑 일본출판에이전시의 에이전트였다고 하니 둘다 출판사에서 일했다는 것인데... 데....
읽는 도중에 몇 번이고 이상한 부분을 집어 내다가 결국 70%쯤 나가서는 폭발해서 '이 두 사람이 기획한 책은 안 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아, 책 자체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런 부분만 걸리지 않았다면 꽤 후하게 점수를 줬을 겁니다.
두부집도 가보고 싶고 칼이랑 가위파는 가게도 가보고 싶고, 안경노포도 가보고 싶습니다. 간략하게 소개한 다른 가게들도 한 번쯤 들러보고 싶습니다. 도쿄에 자주 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로군요. 하하;

하여간 마음에 걸리는 부분 몇몇을 찾아 적어봅니다. 매번 포스트잇으로 붙여 논다 해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다가 지금 다시 찾으려니 힘드네요.

-앞부분, 일본의 역사는 대강 넘어가고 안 보았는데, 메이지 유신이라고 쓰면서 왜 막부는 막번인가요.;ㅂ;

-132쪽. 닌교야키는 필복신이 아니라 팔복신 모양의 틀에 구울걸요.. 오타도 가끔 보이긴 했습니다.

-196쪽. (*추가. 틀린 부분을 굵은 글씨로 표기했습니다. 댓글의 지적에 따르면 이 글 자체가 오류가 있지만 일단 오타만 잡죠.)
(중략)
사실 청주는 우리에게는 정종(正宗)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정종은 사케의 대표적인 상표로 일본의 전국 시대를 누볐던 무사 다케 마사무네(마사무네의 한자 표기가 정종正宗이다)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마사무네 가문은 명검 제작뿐 아니라 쌀과 국화로 빚은 술 '국정종'으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맛있는 술을 가리켜 정종이라 불렀다고 한다.

B님이 분노하여 달려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위의 문단에 이어..

(*역시 추가. 틀린 부분을 굵은 글씨로 표시했습니다.)
일본의 맛있는 술, 정종이 우리나라로 넘어온 건 일제강점기 때다. 마산에서 생산한 '대전정종', 부산의 '앵정종', 인천의 '표정종' 등의 상표에서 술을 만든 회사나 가문을 나타내는 대전(大典), 앵(櫻), 표(瓢) 등을 떼어버린 게 바로 '정종'이다. 그러니 청주를 정종이라고 부르는 것은 소주를 '진로'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일본의 술집에서 정종을 뜻하는 '마사무네(正宗)'를 주문하면 어떤 마사무네를 원하느냐고 묻는다. 그럴 때 표정종인 사쿠라 마사무네(さくらまさむね)나 국정종인 키쿠 마사무네 ... (하략)

치다가 끊었습니다. 아무래도 앞 뒤 문맥이랑 같이 보는 것이 어디가 틀렸는지 이해하기 쉬우니까요. 하하하하. 여기서 고이 책을 덮고 싶었습니다.


-도장집 소개에서. 시연은 하는 것인가요, 보이는 것인가요.=ㅁ=




대강 여기까지. 그래도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오락가락하는 것은 앞에 적었듯이 마음에 드는 가게가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맨 마지막에 여행안내서로는 드물게 참고서적을 달아 놓은 것을 보고는 또 감동했거든요.

-고엔지의 풀빵, 세이후 안내를 보고는 지금 당장 뛰쳐 나가 가이덴야키를 사먹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렸습니다. 사오려면 코엑스까지 가야하니 무리죠. 그 동그란 풀빵이 지금도 현대백화점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자부보다는 그쪽이 더 좋습니다. 촉촉하고 팥이 듬뿍 들어간 것이...;ㅠ;

-시부야의 라이온은 아마 C님이 홀리실겁니다. 클래식 전문 음악다방이라는데, 고전적인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아마 지금 주인이 사망하면 그대로 폐업할 것 같다는 점..=ㅅ=

-닛포리의 하부타에 당고는 가볼 생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니시키 시장의 미타라시 당고가 워낙 맛있어서 다른 곳에 갈 생각이 들려나...

-이와사키 치히로 미술관은 조금 고민을..(먼산) 그림을 꽤 좋아하지만 일부러 찾아갈 정도로 좋아하냐면 그건 또 아닙니다. 으음.


여지영, 이진숙. 『도쿄의 오래된 상점을 여행하다: 소세키의 당고집부터 100년 된 여관까지』. 한빛라이프, 2014, 1만 5천원.

간기를 보니 오탈자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메일을 보내랍니다. 그래서 위의 내용을 적어서 메일로 보내나 마나 슬쩍 고민중입니다. 'ㅂ'


흑설탕은 왜 쓸 때마다 흙설탕이라고 쓰고 싶어질까요. 전혀 다른 건데..-ㅁ-; 까만 설탕이니 흑설탕이 맞는데도 무의식 중에 흙설탕이라고 쓰려고 한단 말입니다. 하하하하..


하여간 이번 여행 때 구입한 몇 안되는 간식 중 하나가 비에이센카에서 구입한 이 카린토입니다. 지금까지 사먹었던 카린토는 얇은 나뭇가지 같이 작은 과자였는데, 이건 정말 맛동산에 비유해도 될 정도로 크고 까맣습니다.




생긴 것이 맛동산하고 비슷한데, 그렇게 윤기가 돌지는 않고 손으로 잡아도 뭐가 묻어나거나 하진 않습니다. 약간 끈적하기는 하군요.
맛이 참 재미있는게, 그러니까 끔찍하게 달거나 하진 않은데, 첫 맛이 다른 단맛하고는 느낌이 다릅니다. 먹어보면 입에서 서늘하게 녹는 단맛이거든요. 삼온당이라고 하던가. 일본 전통 화과자 중에 고급 설탕을 써서 만들면 그런 맛이 난다던데 말입니다. 고급 흑설탕이라도 썼나..=ㅁ=

하여간 한 입 베어물면 묘하게 혀 위에서 차가운 느낌으로 녹아 내리는 단맛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카린토맛이니 맛동산하고 비슷하게 땅콩으로 버무린 튀김과자 맛이 나고요. 한 번쯤은 먹을만 합니다.
지금은 속이 달아서 그리 땡기진 않는데, 달달한 것이 먹고 싶다면 가끔 생각날 겁니다.-ㅠ-

푸딩이라고 하면 보통 커스터드 푸딩을 떠올리지요. 달걀과 우유와 설탕을 섞어 은근은근하게 익혀 찜처럼 매끈하게 만든 음식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 가져온 것은 젤라틴을 넣어 굳힌 푸딩입니다.'ㅠ'


길게 길게 설명하면 손만 아프니까 일단 사진부터 가지요.-ㅠ-




구입처는 SA, 그러니까 홋카이도 가는 도중의 휴게소였습니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정말로 맛있는 홋카이도 한정 컵아이스크림이랑, 상당히 괜찮았던 치즈랑, 망고라씨, 거기에 저 푸딩을 구입했습니다.


다른 간식들은 금방 다 먹었는데, 푸딩은 먹는 방식이 꽤 복잡해서 결국 집에 와서야 먹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냉장고에 세 개가 남아 있는데, 이미 유통기한은 지났지요. 하하하하하하하... 있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글쓰면서야 저걸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고민하게 되네요.





하여간 크기는 달걀만합니다. 큰 달걀은 아니고, 중간 크기의 달걀쯤. 초란보다는 크고 특란보다는 작습니다. 들어보면 꽤 묵직한게, 어떻게 보면 달걀이 아니라 모짜렐라 치즈 같기도 합니다.




먹는 방식이 복잡한 것은 저것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매끈한 푸딩이 그냥 덜렁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풍선에 들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푸딩액(국물)을 고무풍선 안에 넣고 꼭 묶어 달걀 모양으로 굳혔다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풍선입구 부분을 바늘로 푹 찌르면 홀라당 벗겨지고 매끈매끈한 푸딩 덩어리가 나옵니다. 아무리봐도 저거 모짜렐라 치즈 같아요...=ㅁ= 두부라기에는 조금 많이 매끈하니까.

그리고 저 두부, 아니 치즈, 아니, 매끈한 덩어리 위에 소스를 뿌리면 완성입니다.




간장소스를 뿌린 두부 같지만 넘어갑니다.-ㅅ-


맛은 상상하는 범위 내의 맛입니다. 매끈한 덩어리이기는 하나,치즈 같은 질긴 식감은 아니고, 그렇다고 푸딩이나 바바로아 같은 말캉한 식감도 아닙니다. 바바로아 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데, 거기에 쌉쌀한 캐러멜 소스를 뿌리니 이거 꽤 괜찮네요. 일부러는 아니지만 눈에 보인다면 한번쯤 도전할 만한 맛입니다.'ㅠ' 푸딩하고는 다르고, 우유푸딩하고도 또 다릅니다. 뭐, 어차피 젤라틴으로 굳힌 것일 테니..-ㅁ- 생각난 김에 이번 주말에 한 번 재료가 뭐 들어갔는지 확인해야겠네요.


포크로 찍어 먹어도 될 것 같아 보이지만 그러면 그대로 흩어질 겁니다.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이 제일 좋아요.

사진 말고 남은 것이라면 역시 선물이지요.'ㅂ' 이번에 제 몫으로 사온 것은 그리 많지 않아 더 그럴 겁니다. 하여간 이번 여행은 선물용으로 남긴 것이 조금 많았습니다.-ㅁ-;



생협 모임에 들고 나간 것들. 종이봉투에 그냥 들고 가려 했더니 아무래도 찢어질 것 같아서 아래 천가방을 둘러 씌웠습니다.




아래 씌운 천가방도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지요. 안에 있는 녹색 포키-유바리 메론맛 포키가 대형 팩이라는 걸 감안하면 양이 대강 짐작가실 겁니다.


이날 M님도 여행 선물을 들고 오셨더랬지요.



배경은 넘어가고, 이게 뭐더라.




신주쿠 근처에 있다는 어느 런치집의 위치를 찍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언제 또 도쿄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으으으. JR 패스 써서 이동해 보는 것이 꿈이긴 한데..ㅠ_ㅠ;




이건 오린도였나, 파운드케이크와 롤케이크로 유명한 그 집입니다. 본점은 가마쿠라인데, 도쿄 내에도 굉장히 많은 지점이 있습니다.




이건 도쿄메트로 3일권. 이걸로 도쿄메트로랑 도에이선을 같이 탈 수 있습니다. JR 패스보다 이게 유용할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ㅂ'




대공의 등 바로 뒤에 있는 것이 오린도의 초콜릿파운드 케이크. 그 옆은 참크래커. 이건 태공 왼쪽편에 있는 잼을 발라먹기 위한 거였습니다. 그 뒤는 마르티누치의 케이크.-ㅠ-;
생협이 괜히 생협이 아니지요.;




홋카이도에서 대량으로 사들고 온 캐러멜. 모양이 다르게 생긴 것은 삿포로 맥주박물관의 맥주 캐러멜이고, 그 외에는 홋카이도 캐러멜 시리즈입니다. 감자, 멜론, 팥, 옥수수, 그 옆이 코코아였나?; 가장 멀리 보이는 것이 딸기. 그리고 다시 버터, 우유, 연유 순입니다. 비슷한 맛이 많아서 섞어 놓으면 어느 게 어떤 맛인지 골라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까맣다보니 외관이 안보이는 초콜릿케이크.




옆에 티라미수를 놓으니 그나마 좀 낫군요. 크기 비교도 함께 가능합니다. 맛으로 따지면야 파운드케이크의 압도적인 승리입니다.ㄱ-;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이 아주 다행입니다. 구할 수 있었다면 이미 통장 잔고가 탈탈 털리고 남았습니다. 초콜릿파운드케이크라면 진하다보니 먹는 도중 혀가 지칠 것 같은데 절대 아닙니다. 적절한 단맛, 적절한 쓴맛. 둘이 어울리니 기름진맛은 느껴지지 않고 풍부하고 진하고 커피랑 매우 잘어울린다는 생각만 들더랍니다. 그러니까 이건 종류별로 사다가 먹어봐야 하는 거죠.;




Ki님이 사오신 잼. 왼쪽이 홍차잼, 오른쪽은 호박잼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인기는 호박잼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홍차잼이야 종종 먹어보았는데 호박잼은 안에 호두도 넣어서 씹는 맛이 부가된데다, 레몬을 넣어 그런지 새콤한 맛이 강조되는데 잡곡빵에 발라먹으면 한도 끝도 없이 퍼먹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어디더라, 분당인가 판교쪽의 핸드메이드장터에서 사오셨다던데 멀어서 다행입니다.(2)


그러고 보니 여행 때 물건 나눈 걸 전체 다 사진으로 찍진 않았군요. 아쉬워라. 양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건 여행선물을 나눈 뒤 제 몫이 된 과자들입니다. 얼그레이 홍차는 돈키호테에서 사왔던 것이고, 아래의 포키, 연어맛 프릿츠랑 멜론맛 포키는 G에게 받았습니다. 카린토도 제가 산 것이지만 그 아래 깔려 있는 칼피스맛 사탕 다수는 G가 선물로 주었지요.
클라크 커피는 10개 들이 1천엔에 구입해서는 나눠놓고 하나 남길래 챙겼습니다. 옥수수맛 프릿츠는 딱 맥주 안주 맛이고.. 휴게소에서 구입한 우유센베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맨 왼쪽의 키티 블렌디는 리뷰를 따로 올릴 예정이라 패스.
팥이랑 우유 캐러멜은 중복 구입했던 것이 그대로 남았군요. 저 컵라면은 나중에 간식으로 먹겠다며 고이 빼돌렸습니다. 아껴먹다가 결국 유통기한 넘기는 건 자주 발생하는 일인데 어쩌면 이번에도 그럴지 모르겠네요. 기억 날 때 홀랑 먹어야지.-ㅠ-;


하여간 여행 다녀온지 한 달 가까이 되었지만 저 중 상당수는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나름 함정입니다. 하하하.; 이제 잊지말고 차근차근 챙겨 먹을래요. 특히 저기 보이는 캐러멜은 함정상자에서 하나씩 꺼내 먹는 느낌으로 도전해보렵니다. 저 캐러멜 속의 조커는 맥주 캐러멜.-ㅂ-; 그게 나오면 함정에 빠진 거겠지요. 달달한 캐러멜 맛을 기대했는데 맥주맛! (...)


보고 있노라니 다시 여행에 대한 의욕이 들끓습니다. 오늘 업무 처리한 것까지 해서, 아주 급한 업무는 이제 하나 남았기 때문..? 그게 제일 골치아픈 것이니 문제죠. 어제 PT 20장자리 두 건도 대강 틀은 짜두었으니 이제 잠시 쉬렵니다. 하하;ㅂ;
..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올리고 나서 다음 이야기는 뭘 올리나 하고 뒤졌더니 남는 것은 개별로 작성하는 것보다 묶어 올리는 것이 나은 짧은 이야기들 뿐입니다. 그래서 먹을 것은 일단 빼고, 여행에서 사온 물건도 그 다음에 올리고 여행 일정의 마지막 까지를 몰아서 다룹니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서 나오니 11시를 조금 넘깁니다. ... ... ... 10시반에 들어갔는데 11시 20분에 버스를 탄 것으로 적었네요. 그러니까 둘러보고, 맥주 한 잔 마시고, 기념품 사고. 버스 정류장이야 맥주박물관 코 앞에 있으니 걷는 시간은 1분 이내입니다. 그러니 둘러보고 나오는데 한 시간도 안 걸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느긋하게 둘러보고 나오면 시간이 더 걸렸겠지만 관심 있는 부분만 보고 나오다 보니 그렇죠.=ㅁ=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삿포로 역쪽에서 잠시 쇼핑을 했다가, 부모님은 숙소에 들어가시고 저랑 G는 잠시 돌아다녔다가, 저는 JR 녹색창구에 모 티켓을 수배하러 갔다가, 그리고 다시 부모님과 합류했다가 ... 하여간 그렇게 넷째날을 보내고 마지막 날에는 일찍 일어나 치토세공항으로 향합니다.




이건 넷째날 사진. 삿포로역에서 점심 먹을 장소까지 걸어서 이동했는데, 해가 뜨겁다 보니 지하로 걷자고 해서 스스키노 근방까지 지하도로 걸었습니다. 을지로를 떠올리시면 조금 비슷할 텐데 지하도 너비는 삼성역보다도 더 넓습니다. 각 빌딩들로 연결되는 입구도 있고, 중간중간 이렇게 마켓도 있습니다. 직거래 장터도 있더군요. 가지가 참 맛있어 보였는데 차마 구입하지 못했습니다.;ㅠ; 구워먹을 수가 없어요..;ㅠ;

이건 직거래 장터는 아닌 듯하고, 책 상자를 구입하면 무작위로 책이 나오는 것인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가게 읾이 Blind Book Market. 물론 유추한 것이고 실제 그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ㅁ-




점심을 먹고 도로 삿포로역쪽으로 걸어올라오는 사이. 아이누족이 만들었다는 이런 특이한 문양이 있어 찍었습니다. 부적 비슷한 것이라더군요. 어떻게 알았냐면...




아래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코시라쓰키코로? 아무래도 사람이름일 것 같군요.'ㅂ';
(단어인 줄 알고 검색했다가 실패. コシラッキコロ나 コシラツキコロ나 둘다 없습니다.)

아래의 守り神은 수호신이니까, 수호신으로 삼는다면 부적- 그리 생각한 겁니다. 저 자체가 신일 거란 생각은 안드니 ... ... 아니면 저 자체를 설마 수호신으로 삼는 건가!




어두워서 흔들렸는데, 자세히 보면 다 감침질로 꼼꼼하게 바느질 했습니다.




저 문양 오리는 것도 장난 아니었을 텐데, 저런 장식까지..ㄱ-;




수호신을 모신다 생각하고 하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참 대단합니다.;




그리고 뜬금없이 마지막 날 사진.



치토세공항으로 가는 에어포트특급 티켓을 사려는데, 사람들이 앉아 있는 의자 옆에 인어공주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은 이렇게만 찍었는데, 아무리 봐도 덴마크의 그 인어공주랑 같아 보입니다. 이거 뭔가 했더니 아래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JR 홋카이도와 덴마크인지 코펜하겐인지 하여간 덴마크쪽의 국영철도가 자매결연을 맺고는 그 우정의 표시로 인어공주상의 1/2크기 동상을 선물로 줬답니다.


이번에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인어공주, 상반신과 허리 아래, 그러니까 허벅지까지는 확실하게 인간인데 무릎 아래는 아직 지느러미가 있습니다. 통째로 인어인 것이 아니라 인어에서 아직 사람으로 변화하는 중의 모습..이라 생각하면 맞겠네요.

하지만 전 인어공주 이야기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비극은 질색..ㄱ-;




건너편에 서 있는 기차. 하코다테로 가는 호쿠토세이입니다. 연휴기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더군요.




전광판을 당겨 찍었는데 글씨가 보일락말락..=ㅁ= 特急北斗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10시부터 진에어 창구가 열린답니다. 그리고 출국수속창구은 10시 30분부터 시작되고요. 도착한 시각은 9시여서, 약간 시간이 있는 김에 3층부터 살짝 돌았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거의 대부분 10시부터 본격적인 개점이라 아쉬운 것이 조금 있었습니다.



백곰. 실물이 제일 좋지만 같이 살 자신은 없습니다. 저 커다란 손에 한 대 맞으면 그대로 ......
(마비노기의 사막곰이 떠오르는 상황.)




로이스초콜릿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도구에는 조금 관심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조금. 이런 것까지 모으기 시작하면 집이 난장판이 될 거예요.=ㅁ=
이 맞은편에 있는 로이스 초콜릿 공방에서는 열심히 만들던데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랑 같이 보면서 그리 효율적이지 않은 동선이라고 생각하긴 했지요. 초콜릿을 퍼서 담아서 바로 옆에서 짜는 것이 아니라 녹인 초콜릿을 비닐봉지에 담아서는 거기서 떨어진 곳에서 열로 밀봉. 그러고는 다시 들고 돌아와서 작업을 시작하는 순서더군요. 보통 그러면 밀봉하는 기계도 초콜릿 통 옆에 두지 않나요.=ㅁ=




카카오빈 모양 장신구는 나무로 된 것을 삼청동 카카오붐에서도 본 적이 있습니다. 하나 장식물로 사다놓고 싶었는데 진짜 장식용이라 쓸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홋카이도 우유 카스테라. 매장이 꽤 커졌습니다. 여기서 카스테라 하나를 사올까 말까 망설이다가 도로 내려놓은 것은..ㄱ-; 입맛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해두지요. 지금도 점시 먹고 나서 작성해서 그런지 별로 안 땡깁니다. 단 것이 땡길 때 보면 엄청나게 후회하겠지만 말입니다.;
최근에는 롤케이크도 시작한 모양입니다. 그것도 바로 옆에서 만들던데, 사서 그날 바로 먹어야 한다는 말에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 ... .. 기다렸다 사올 걸 그랬나. 이건 조금 후회되네요.




키티매장에서는 키티커피믹스만 사왔지요. 지이이이인짜 달달달달한 믹스입니다. 당 떨어졌을 때 시도하면 좋을, 그런 맛.;

G가 살까 말까 망설이던 것은 이 CD인데, SMAP과 키티 콜라보레이션입니다. 합작품...; 저 아저씨들 나이가 몇인데 저런 키티 양복이..ㅠ_ㅠ 어울려서 더 무섭습니다.





CD 뒷면은 이렇습니다. 리본도 SMAP이로군요....ㄱ-;



아마 마지막은 먹을 것 포스팅과 쇼핑목록 포스팅일겁니다. 사진을 많이 안 찍은 덕에 여행기가 짧아 편하네요. 하하;

아~주 오랜만에 목표했던 대로 11시간 근무(...)에 성공한 기념으로 올려봅니다. 하하하하하하.

하지만 내일은 또 12시간 이상 근무지.ㄱ-;



삿포로 맥주박물관까지 가는 버스는 삿포로역 북쪽에서 탈 수 있습니다. 북쪽 출구로 나가서 두리번 거리면 오른쪽 편에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거기서 108번이었나, 맥주박물관까지 바로 데려다 주는 버스를 타면 됩니다. 성인요금이 200엔이라더니 세금이 올라 그런가, 210엔으로 올랐더군요.




버스를 내리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물이 이겁니다. 벽돌 건물. 그리고 그 앞에는 뭔가 덩굴이 잔뜩 있습니다.
이게 홉(혹은 호프)입니다. 낯선 식물이 아니라며 어디서 봤나 고민했는데 의외로 쉽게 풀렸습니다. 이천에서 보았습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천에는 맥주회사가 있지요. 그 공장 근처에서 이 홉를 재배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성인키를 훌쩍 넘는 홉을 봤지요.'ㅂ'


문제는 10시에 버스를 탔더니 10시 15분쯤에 도착하더라는 것. 박물관은 10시 30분에 엽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잠시 기다렸다가 들어갑니다.




이게 박물관이었나..? 저도 헷갈리는군요. 비어가든과 박물관은 붙어 있습니다. 박물관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서 빙글빙글 구경하며 내려오면 1층에 비어가든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는 코인로커가 있어서 짐을 두고 갈 수도 있더군요.


10시 반 조금 지나니 가이드가 따라 붙는 팀도 있더군요. 신청하면 되는 건지 몰라도 일본어 청해 능력이 떨어지니 그냥 얌전히 알아서 돕니다.=ㅂ=





왜 삿포로에 맥주 공장이 생겼는가를 설명하는 이야기.
대강 읽고 넘어갔는데, 삿포로 개척 당시 여기에 맥주 공장을 만들었고, 그 맥주 공장은 서로 다른 세 개의 맥주 업체들이 공동으로 설립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옛날 병 모양. 이런 라벨도 좋습니다. 일본에서 자주 쓰는 표현으로 '레트로'한 라벨이군요.




홉과 밀과 효모가 만나서 맥주가 나온다는 듯? 사진을 보니 그렇네요.




이건 조금 더 세련되어 보입니다.




뒤에 있는 건 다양한 종류의 재료. 저거 밀인지 보리였을 거예요.




누가 보면 욱일승천기이이이이이!를 외치겠지요.=ㅅ=




그리고 옛 공장의 전체 모형. 이런 것 참 좋습니다.




이게 삿포로 지도. 저기 공장 위치가 보입니다.




모형 참 좋아요, 모형.+ㅅ+




그리고 이런 미니어처는 더더욱 좋습니다.
맥주 제조과정을 설명하는 건데, 이런 미니어처로 제작하면 보통은 실물에 가까운, 현실적인 재현도를 두기 마련입니다. 근데 저는 그런 현실적인 재현도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 너무 현실적이라 오히려 감정 이입이 안되더군요. 그, 진짜 사람 모형 가져다 놓고 재현한 건 가끔 섬뜩할 때가 있어서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은 독립기념관의 고문실 재현 때문..ㄱ-;;;)

하여간 이건 적당히 장난감 같은 귀여운 모양새로 구현했습니다. 참 귀엽고 또 재미있어요. 게다가 그냥 만든 것이 아니라 맥주 만드는 장면을 그대로 반영했고요.

잭과 콩나무처럼 구름을 뚫고 올라간 홉 덩굴을 두고 아래서는 열심히 홉을 수확합니다.




구름 위에서는 열심히 연구중입니다. 어떤 홉을 써야 맛있나?




수확한 홉을 바구니에 담아 지고 강을 지나 공장으로 갑니다. 그러고 보니 바구니도 그냥 메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이마에 거는 형태로군요. 거참 재현도도 높아라..;;;





여기는 공장. 왼쪽에서는 보리를 담그고 발아시켰다가, 오른쪽에서는 그걸 말리는 과정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공장 아래를 흐르는 강물이 이제는 맥주가 되어 오른쪽으로 나갑니다.




위에서 보면 이런 모양새. 천장에 있는 애는 뭐하는 거니.-ㅁ-




그리고 맥주를 통에 넣고 발효. 이야아. 강으로 흐르니까 맥주를 옮길 필요 없어 좋군요.(...)




발효된 맥주는 병에 담고 팔면 됩니다! 그리고 부어라! 마셔라! 즐겨라! (...)




그리고 수출도 하는군요.


미니어처를 즐겁게 돌아보고 나오니...



옛날 맥주컵들이 보입니다. 저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것도..ㄱ-;




이런 병도 참 귀엽군요.





왠지 익숙한 병들. 그러고 보니 일본 맥주병은 보면서 눈에 설다했더니 지금까지 거의 캔맥주만 마셨습니다. 헙.=ㅠ= 다음에 갈 때는 병맥주로 도전해볼래요.




이런 병도 있습니다.




이쪽은 사이다 병도 보입니다.




그리고 왠지 지브리의 모 로봇이 떠오르는 커다란 양조통.




이걸 끼고 빙글 돌아 2층으로 내려갑니다.




돌다보니 찬란한 스테인드글라스가.... 그렇습니다. 이건 에비스, 아니 맥주의 신에게 바치는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태양과 보리와 물과 홉의 조화. 그것이 맥주입니다.=ㅠ=




경사로를 따라 2층으로 내려오니 왠지 선술집..?


그리고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통로 같은 공간에는 또 익숙한 병들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도 옛날 병이 조명을 받으며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삿포로 맥주의 상징은 별이죠.




이 캔은 익숙합니다. 자주 보아서 그렇겠죠.




이런 반짝반짝 빛나는 것도 참 좋은데.




이것도 라벨은 익숙한데 마셔본 적은 없어요.




그리고 방으로 들어오니 여기는 포스터로군요. 삿포로 맥주 광고 포스터. 사진 찍은 곳에서 가까운 곳이 예전 것, 먼 곳이 최근 것. 즉, 걸어가면서 예전 포스터부터 최근 포스터까지 훑게 되어 있습니다.




왼쪽에는 이렇게 삿포로 맥주 로고가 박힌 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왠지 바..? =ㅁ=


포스터는 워낙 많아서 다 찍을까 하다가 몇 장만 찍어왔습니다.


이 때의 미인상은 지금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제 비교적 최근으로 넘어가는군요. 오른쪽의 분위기는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것이 현재의 포스터. 확실히 느낌이 달라요. 그림과 사진의 차이이기도 하겠지만.


비어가든에 가면 500엔을 내고 샘플러를 마실 수 있습니다. 맛만 보자는 생각에 샘플러 3종 세트를 시켜봅니다. 자판기에서 쿠폰을 뽑아 가져가면 이렇게 줍니다.



맥주 세 잔과 삿포로 맥주 크래커. 저 크래커는 치즈크래커인데 은근히 맛있어요..-ㅠ- 새우깡도 좋지만, 치즈향이 나는 이런 크래커도 좋습니다. 맛 자체는 지금은 안나오고 에이스의 짝퉁이 아닌가 싶은 그 치즈크래커와 비슷합니다. 그보다는 더 바삭하게 부서지지만 말이죠.

맛은 세종류입니다. 블랙 라벨, 클래식, 개척 맥주. 개척 맥주는 홋카이도 개척 당시에 만들었던 맥주맛을 재현한거라고 하던가요. 이게 맛이 제일 특이합니다. 취향에 안 맞는 맛...; 거칠다고 해야하나요. 블랙라벨보다도 클래식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시 콜라건 맥주건 클래식..(야!)



게다가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장점은 선물입니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 초콜릿도 있고, 유리컵도 있고, 열쇠고리나 기타 등등 기념품으로 줄만한게 많습니다. 꼭 삿포로 맥주와 관련된게 아니어도 삿포로 여행 선물로 살만한게 많아요. 여기서도 2천엔 이상 선물 사는데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중에 맥주 젤리도 있어서 나중에 먹겠다며 챙겨뒀는데 ... 아직 안 먹었군요. 나중에 무슨 맛인지 리뷰 올리겠습니다. 하하;




그나마 감기약 때문에 속이 울렁거려 맥주 마시고 싶지 않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요.ㄱ-; 아니, 그보다는 지금 감기 걸린 이유가 엊그제 점심 반주로 맥주를 해서...
넷째 날 오전의 동선은 대강 이렇습니다.

숙소 → 홋카이도 대학 → (멘붕) → 홋카이도 구청사 → 오오도리공원 → 시계탑 → 삿포로역

왜 삿포로역에 갔냐 물으시면, 버스 타러 갔다 답하겠습니다. 10시에 삿포로맥주박물관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그 버스 타려고 10시까지 맞춰 갔거든요. 다시 말해 아래의 코스는 오전 7시 10분경부터 10시까지의 동선입니다. 다 걸어 다녔고 휘적휘적 돌아보고 나오는 정도의 시간이며, 내부는 둘러보지 않았습니다. 홋카이도 구청사도 안에 뭔가 있다던데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즐겨보는 성격은 다들 아닌지라 걷기만 했지요. 덕분에 G는 꽤 피곤했을 겁니다. 평소에 제일 안 걷는 사람이 G거든요.



홋카이도청사. 대학에서 남쪽을 향해 걸어내려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당시는 아카렌가-붉은 벽돌이 유행이어서 그런지 붉은 벽도로 지은 건물이 꽤 많더군요. 물론 홋카이도 대학에서 보았던 건물은 미국양식이지만, 요코하마나 하코다테, 오타루 등의 붉은 벽돌 건물을 떠올리면 유행과 구하기 쉬운 재료의 조합인가 싶습니다.




재미있는 건 정원의 꽃들이 피는 시기를 그린 안내도가 있다는 겁니다. 각각의 개화시기를 그래프로 놓으니, 언제쯤 오면 좋겠다는 게 보이네요. 물론 그 시기 맞춰 오기는 쉽지 않겠지만.ㄱ-;




날이 흐리니 사진도 조금 어둡게 찍힙니다.
박공까지 있는 훌륭한 건물인데,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레이몬드 챈들러 서간문이라 그런지 추리소설 배경으로 좋겠다는 망상이 먼저 드네요.




삿포로 시 안내도와 주변의 주요 관광지 안내도. 여기서 시계탑 위치를 확인합니다. 지도 없이도 대강 찾아갈 수 있지만 일행이 있으니 정확하게 확인해야지요.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단체(패키지) 관광객이고 저기에는 한국인도 상당히 섞여 있지요. 돌아나오면서 다시 한 번 사진.




청사 구경순서도 있지만 안가니 괜찮습니다.-ㅁ-




이런 역사 안내판도 있군요. 하지만 역시 사진만 찍고 돌아나옵니다.;




이쪽이 아카렌가 플라자였나, 하여간 그 비슷한 이름이었는데 이전에 왔을 때랑은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기억에 의하면 이 주변 어드메에 고디바가 있었는데. 이 때는 갈 엄두도 못냈지요.




사진을 잘못 찍은 전형적인 예. 저건 테레비탑입니다. 그러니까 방송국 전파 발신용 탑이라던가요. 중앙에 커다란 전자시계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ㅂ'
그리고 이 탑이 있는 곳이 삿포로 시내 거리 명-번지의 기준점이기도 합니다. 저기부터 동쪽 거리는 동1, 동2, 동3 식으로 번지가 붙고, 북쪽도 마찬가지로 북1, 북2 식으로 번지가 붙습니다. 사진을 찍은 부분은 아마 북1 서2나 서3쯤 일거예요.




그리고 눈을 옆으로 돌리니 마리모를 형상화한 것 같은 조경들이 있습니다. 여름에 오오도리에서 정원 꾸미기(조경) 대회를 한 모양입니다.




토토로나 기타 등등의 무슨 동물(!)의 얼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볼 때는 몰랐는데 사진으로 찍어보니 뭔가 보이더라고요.




이건 돌 정원인데... 솔직히 전 이런 정원들은 그리 취향이 아닙니다.-ㅁ-; 잔디밭에 위에 덩그라니 올라 있으니 심심하단 말입니다.



정원을 보다보니 문득 떠오르네요. 그 근처에 삿포로의 전차 종점이 있습니다. 시작점인지 종점인지. 하여간 전차역이 있지요. 아버지가 좋아하실 것 같아 물으니 보시겠답니다. 거기서 남쪽으로 한 블럭 내려가면 오른편에 전자역이 있습니다.




왼편이 내려온 길. 오른쪽이 전자가 나가는 방향.
아침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습니다. 차도 많고요.




차가 안 보일 때를 노려 다시 찍습니다. 초록색에다 디자인도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팍팍 줍니다. 아니, 그래도 비둘기호보다는 세련되어 보이지 않나요? 이런 스타일을 일각에선 레트로풍이라고 하는 것 같긴 합니다.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모양이지요.'ㅂ'


다시 오오도리 공원으로 돌아가 이번에는 시계탑을 찾아갑니다. 지난 번에도 시계탑은 찾아갔는데 왜 이게 유명한지는 안 찾아봐서 지금도 모릅니다.(...) 그냥 옛 건물이라 그러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가지요.;



2층 건물에 저렇게 시계가 붙어 있습니다. 분위기를 봐서 이 건물도 오래된 건물 같고요.
중국인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뒤섞여 사진 포인트에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주는 아저씨도 있더군요. 이야아아..-ㅁ- 가족끼리 왔을 때 가족이 함께 나올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주십니다. 이런 것도 재미있네요.



사진만 잽싸게 찍어 남기고는 다시 삿포로역 북쪽으로 걸어 올라갑니다. 거기서 이제 삿포로맥주박물관 가는 버스를 타야지요.+ㅅ+
홋카이도 대학은 말하자면 강원대학교입니다. 그렇게 치환하면 또 너무 차이가 나긴 하는데, 예전에 닥터스쿠루 대원 초기판에서도 원래 배경이 홋카이도 였던 것을 다 왜색 지운다고 열심히 지우면서 슬쩍 강원도인 것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그러니 홋카이도 대학하면 강원대가 먼저 떠오르는 것도 이상하진 않습니다.

닮은 점이 또 있다면 그 규모인데....
강원대는 가본적이 없어 들은 정보만 있지만, 듣기로는 수업 듣기 위해서는 상당한 등산실력이 필요하답니다. 산 이쪽 편에서 수업을 듣고, 다음 수업을 위해 산길을 구비구비 돌아 가야한답니다.
..
물론 진짜 믿으시는 분은 없으시겠지요? =ㅁ= 서울대 만큼은 아니겠지만 강원대도 규모가 꽤 넓은 데다가 숲 사이사이에 건물이 있어서 그런 느낌이 들긴 할 겁니다. 다만 홋카이도대학은 규모는 참 큰데 평지라서 걷기는 좋습니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지도를 보시면 아실 텐데.




폭이 500미터가 넘습니다. 지도 하단에 있는 축척자를 보니 500미터보다 저 가로변이 길어요. 그렇다면 세로 길이가 얼마나 될지는 이야기 안해도 되겠지요. 하하하..... 웬만한 동 하나 정도의 크기는 가뿐히 넘을 겁니다. 그게 대학 부지고요.


숙소가 바로 그 근처에 있었습니다. 걸어서 북쪽으로 한 블럭 정도만 올라가면 바로 홋카이도 대학. 근데 정문은 동쪽에 있고 제가 들어간 쪽은 남문입니다.




가는 도중 본 캠페인. 음, 진격의 거인은 취향이 아니라 말입니다.=ㅁ= 하지만 저런 근엄한 얼굴로 담배가 아니라 빨대를 물고 있는 것이 은근 귀엽습니다.




여기가 남문. 재미있는 건 왼쪽에 보이는 건물입니다.




교회더군요. 성당은 아니고 아마도 교회?




그리고 이후에 이어지는 것은 나무, 나무, 나무. 정말로 나무가 많습니다. 잔디밭이 펼쳐지고 거기에 건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숲 가운데 학교가 있는 것 같더군요. 게다가 나무 수령이 상당합니다. 나이가 많아요.





이런 숲속에서나 발견할 것 같은 나무가 있는 걸 보니 또 나름 신기하고..=ㅁ=





길을 걷다가 웬 건물이 나오길래 뭔가 했더니 이게 궁도장이랍니다. 어, 하지만 일행(가족)이 있으니 들여다보는 건 생각 못하고 도로 나왔고요.





걷다보니 꽃 봉오리 같은 것에 매미 허물이 붙어 있더랍니다.





무슨 꽃 꽃봉오리인지는 모르지만 봉오리가 참 크더라고요.




걷다보니 연못이 나옵니다.





실은 연못이 아니라 수련못이지요. 연은 없고 수련만 잔뜩 있습니다. 저 안쪽의 풀은 아마도 부들일겁니다.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팻말이 있는데 그 옆에 오리인지 원앙 암컷인지가 돌아다닙니다.





그러더니 폴짝 올라앉아 팻말에 아슬아슬하게 섭니다. 오오. 물갈퀴로 저런 것이 가능한 건가!





능수버들도 있고.




연못을 돌아나와 슬쩍 걷다가 업무메일을 확인하고 위가 망가졌지요. 그러니까 여행 갈 때는 업무메일을 확인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 경우는 상대쪽 업무 담당자님께서 주신 메일이라 안 볼 수가 없었지요. 보면서 위가 아래부터 석화되는 것을 느꼈으니 참 기이하지만 일상적인(-_-) 경험이었습니다. 하하하.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건물. 미국풍 건물이란 생각이 들더랍니다.





이쪽은 도서관. 시간 여유가 있었다면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이 때가 8시쯤이었나. 9시 전이라 들어가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미국 캠퍼스 같단 말입니다. 도서관 창문이 길고 가는 것도 그렇고요.


(솔직히 도서관 건물을 유리로 짓는 것은 미친짓이라 봅니다. 그리고 그 대표적 케이스가 프랑스..-_-)





걷다보니 닥터스쿠루에 나왔던 것처럼 개를 돌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 마리의 개를 한 번에 데리고 나온 걸 보니 왠지 아르바이트 하는 건가 싶더라고요. 공간이 넓고 사람도 아주 많지는 않고. 거기에 잔디밭도 많아 개들도 놀기 좋습니다. 아마 여기에서 종일 노닥거리다보면 다양한 견종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시간이 일러 도서관도 못갔고, 박물관도 가지 못했습니다. 식물원도 그렇고요.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쉽네요. 아마 내년부터 2년 가량은 꼼짝 못하고 엉덩이 붙이고 있어야 할 테니 더욱더.

다음에 갈 때는 박물관 오픈시간 맞춰서 설렁설렁 돌아다녀볼 생각입니다.

라벤더의 제철은 7월입니다. 8월만 되어도 후라노나 비에이에서 라벤더 보기가 힘듭니다. 보기 힘들다는 거지 아예 못 본 것은 아닙니다.



휴게소에서 작은 화단을 조성한 건 여러 번 보았습니다. .. 근데 이게 라벤더 맞나?; 연보랏빛 꽃만 보면 라벤더! 하고 외치고 보니 말입니다.



실제 제대로 된 라벤더 밭을 본 건 후라노였습니다. 역시 팜 도미타. 그 옆의 도미타 멜론하고는 다른 모양입니다? 멜론 직판장 옆의 팜도미타에 가보면 멜론 직판장에서 들고 온 걸 먹지 말라는 문구가 있더군요.




저기 멀리 보이는 연보랏빛이 라벤더입니다. 이쪽은 맞을 거예요. 라벤더로 유명한 팜도미타니까. 생각해보면 여기도 여름 한 철 장사겠군요.


돌아가는 시간과 렌터카 반납 시간을 계산하면 그리 오래 머무를 수는 없지만 그래도 G가 보고 싶어한 것이 라벤더니까 둘러보기로 합니다. 옆의 멜론 농장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사람이 굉장히 많더군요. 사람이 많은 건 둘째치고 중국인이나 한국인 관광객으로 넘쳐납니다. 저는 라벤더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아마 다음 여행 때는 찾아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ㅂ'




하지만 이런 차는 좋단 말이죠. 옆에 팜도미타 로고가 그려진 오래된 차. 차종이 뭔지 궁금합니다.+ㅅ+



열심히 구경하고 슬슬 돌아갈까 하던 찰나, 비가 쏟아집니다. 일단 비를 피하자고 나갔는데 저 멀리 이상한게 보입니다.




벌레 .. .. 가 아니라 무지개. 무지개를 벌레라고 무의식 중에 부른 건 엊그제 본 『음양사』 영향이 큽니다. 간만에 다시 펼쳐 들고 읽었더니 무지개가 蟲이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하기야 무지개 한자를 생각하면 그럴만도.

앞에 보이는 건 샐비어입니다.-ㅠ-


무지개도 보았으니 이제 관광을 마무리하고 돌아가자 싶었는데, 주차장에 왔더니 신기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헙.=ㅁ= 쌍무지개!
하이엔드와 컴팩트 카메라의 중간쯤 되는 제 P330으로도 저렇게 선명하게 무지개가 잡힙니다. 당연히 자동으로 놓고 찍었지요. 하하하; 하여간 두 개의 무지개는 굉장히 진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이야아. 저 아래 가면 레프리콘이 금단지를 지키고 있을 텐데 말입니다. 갑자기 마비노기가 생각나는 건 모 퀘스트를 돌면 그 아래 레프리콘이 있어 열심히 아이템 수집을 할 수 있기 때문..(...)






돌아오는 길에. 이번에도 네비게이션으로 삿포로 렌터카 반납장소를 찍어 움직였는데 타키자와였나, 그쪽 톨게이트로 들어가는 길을 안내합니다. 가는 도중에 이런 일본성을 보았는데... 홋카이도 북쪽에 만들어 놓은 것이니 아무리 봐도 이거 나중에 조성한 것 같네요.=ㅁ=







슬프게도 여기에서 찍은 음식 사진은 없습니다.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안 먹었고, 멜론빵은 구입만하고 사진을 안 찍었습니다. 아쉽네요. 여기의 멜론빵은 로티보이 같은 커피번 비슷하게 생겨서 속에 버터가 아니라 멜론잼을 넣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야말로 멜론빵 다운 맛입니다.-ㅠ- 갓 나온 것 뜯어 먹으면 따끈한게 참 좋아요..-ㅠ-


스누피 두 마리가 놓여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설. 일본어로 제루부의 언덕이라고 적혀있는데 지난 번 여행에도 들렀던 곳입니다. 솔직히 도로변을 지나다가 꽃이 많이 핀 것을 보고 중간에 들어가 구경하고 나왔지요. 여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편입니다. 아마 한국인도 많을 겁니다.

작은 매점과 전망대가 있고, 여기저기 꽃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참 공간은 넓은데 그나마 8월 중순에 라벤더나 해바라기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여기인걸 알아서 들렀습니다. 이번 여행은 지난 여행보다 한 주 이르게 갔지만 올해 계절이 평년보다 빨라 그리 효과는 못 봤습니다. 올해 추석이 빠른 걸 보니 참. 게다가 아직 8월인데 벌써 아침 바람이 선선하잖아요!


살짝 검색해보니 근처 마을 청년들이 조성한 꽃밭이랍니다. 근데 이거 면적도 엄청난데다가 가꾸는데 손도 엄청 많이 갔겠다 싶더군요. 대신 꽃 구경은 실컷 했습니다.'ㅂ'




제루부의 언덕 오른쪽 편에는 저렇게 해바라기밭이 가득합니다. 기름용인가라며 아버지랑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

하지만 전 해바라기를 아주 좋아하진 않습니다. 『버드보이』에서도 해바라기 밭이 꽤 무서운 이미지로 등장하죠. 게다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얽힌 어떤 괴담도 하나 있습니다.

아마도 80-90년대 어드메. 시기로 추정컨데 90년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사진을 기고하는 어떤 사진작가는 동유럽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넓은 들판을 달리던 도중, 아주 화사하게 해바라기가 핀 것을 보고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드넓은 해바라기 밭을 잔뜩 찍어 필름을 편집부로 보냅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자 편집장이 묻습니다. 해바라기밭은 참 좋았다. 거기에 소년이 서 있는 것도 포인트를 줬다라고. 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거기에는 오직 해바라기만 있었을 뿐, 사람은 찍는 사람 외에는 없었습니다.

라는 심령 이야기. 알고 보니 거기에서 아이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던가. 그 이야기를 보고 나니 해바라기밭이 은근 무섭습니다. 무엇보다 해바라기는 대개 키가 크죠. 여기 있는 것은 그래도 작은 편인데, 키큰 해바라기 옆에 서 있으면 주눅이 듭니다. 게다가 숲과는 달리 빽빽해서 안에 들어갔다가는 나오기 어렵 ...
(실제 러시아의 밭이나 습지과 관련된 이야기 중에 그런 것이 있습니다.ㄱ- 들어갔다가 길을 잃고 나오지 못해서 결국 굶어 죽었다능..;)


공포특집을 꺼내는 건 오늘 아침에 북스피어 들어갔다가 괴담 이야기를 보아서 그렇습니다. 하하하하하하...
잊지 말고 『피리술사』 사야지요.




해바라기밭에서 뒤로 돌면 저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주차장은 오른쪽 길로 내려가 언덕 아래에 있습니다. 즉, 사진찍은 곳은 언덕 위라는 이야기입니다. 1시 방향으로 보이는 것도 다 꽃밭. 그리고 11시 방향에는 잔디밭이 펼쳐집니다.




뜬금없는 나무 사진.




이 나무 잎인데, 홋카이도 여행 내내 아버지께 저게 무슨 나무, 무슨 나무라고 이름을 들었는데 그 새 홀랑 잊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딱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보이는군요. 이게 뭐더라.=ㅁ=

왼쪽편은 연못인데 개구리밥이 잔뜩 깔려서 마치 잔디처럼 보입니다. 오른쪽의 노란 꽃은 해바라기. 키가 이렇게 작으면 덜 부담스럽습니다.




드넓은 초지인데 날이 흐리다보니 사진도 어둡습니다. 길가에 있어 찾기도 쉽고 한 번 둘러보기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피크닉 기분은 내지 맙시다. 여기는 야생지. 언제 렙토스피라와 쓰쓰가무시병이 찾아올지 모릅니다.(...)




돌아서 나오려는데 어머니가 부르십니다. 열매가 달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이거 올리브 아니냐고요. 엉?




이런 열매.
올리브는 절임으로만 보아서 이게 정말 올리브인지는 모릅니다. 어머니도 같은 모양이라 올리브가 아니냐 추측하는 것뿐이고요. 진실은 저 너머. 근데 이렇게 추운 곳에서도 올리브가 자라나요?




나무 줄기를 봐도 이게 올리브인지 아닌지 모릅니다.

옆의 출입금지는 이 안쪽에 있는 궤도(...)에 들어가지 말란 겁니다. 이쪽도 작은 4륜구동 오토바이가 달리는 길이 있거든요. 이 당시는 사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돌아나오는 길에, 주차장 가까이 보이는 한 나무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두 나무로군요.




설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아니라.

해석하자면 주목 안에 마가목이 자라서, 마치 주목이 마가목을 품어 키워낸 것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는 겁니다. 마가목은 가을에 빨간 열매를 맺는다는데, 덕분에 주목에 빨간 열매가 달린 것 같이 보이더군요. 날이 흐려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열매가 달려 있었습니다.


위의 사진으로 다시 돌아가 보시면 나무 두 그루가 아주 가깝게 붙어 있는 것이 보이죠? 굵은 것이 주목, 얇은 것이 마가목입니다.




솔직히 여기가 제루부의 언덕이라는 것도 지금 검색해보고 알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그냥 꽃밭.(...) 차를 타고 근처를 지난다면 한 번 들러보아도 좋을 겁니다. 무엇보다 언덕에 올라서 다이세츠산(大雪山) 쪽을 바라보았을 때의 풍경은, 사진으로 옮길 수 없는 것이거든요. 멋집니다.:)
서부라고 제한한 것은 동쪽을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뭐... ... 일단 비에이도 서부로 놓도록 하죠. 지리적으로 보자면 중부지방으로 봐야겠지만요.

오비히로도 아직 못가보았고. 들렀던 곳이라고는 하코다테, 삿포로, 오타루, 아사히카와, 비에이, 후라노 정도인데 그나마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곳은 삿포로, 오타루, 비에이입니다. 후라노는 라벤더 아이스크림이라 넘어갑니다. 하하하. 그거 맛, 라벤더 향이 나는 허브 아이스크림이거든요. 제 취향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더 정확하게 기술하면 삿포로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은 기억이 안나고(...), 오타루는 키타카루랑 메르헨 오거리의 멜론 아이스크림집, 비에이는 비에이 센카, 후라노는 팜도미타에서 먹었습니다. 그러니 사실 아이스크림에 대한 경험은 일천하죠. 아주 얕습니다.-ㅁ-;

그럼에도 감히 그 순위를 매기겠다 하는 건 저 세 곳의 맛을 뛰어넘는 아이스크림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에서 입니다. 음, 셋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소프트크림)이었지요. 유바리 멜론 아이스크림은 다른 아이스크림과는 지향점이 다릅니다. 소르베나 젤라토 같은 느낌의 과일계통 아이스라 유지방을 듬뿍 넣은 키타카루나 비에이센카와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기는 그렇더라고요. 키타카루랑 같이 먹었을 때도 번갈아 먹으니 참 좋더랍니다. 후후후.


비에이센카의 아이스크림은 어디선가 추천을 받았고(아마도 『비에이에서』) 키타카루의 아이스크림은 이전 홋카이도 여행 때 가이드하시는 분께 얻어들었습니다. 키타카루의 아이스크림이 굉장히 진하니 꼭 먹어보라고, 최고의 아이스크림이라고 말이죠.




뜬금없는 메뚜기 사진. 의외로 한국에서는 메뚜기 보기 어렵습니다. 근데 여기는 한 발 디디기만 하면 푸르르르륵, 푸더더더덕. 열심히 날아오릅니다. 방아깨비도 있었던가. 하여간 꽤 다양한 풀 벌레가 있었습니다.

여기가 어디냐면, 비에이센카 바로 옆 주차장입니다.

셋째날 점심은 치요다팜 레스토랑에서 먹고는 바로 비에이센카를 네비게이션에서 검색해 이동했습니다. 큰길이 아니라 작은 길로 이래저리 돌려가서 덕분에 길 구경이랑 집 구경은 잘했습니다.




비에이센카는 한국 농협이랑 비슷하다고 들었습니다. 選果라고 쓰는데 농업협동조합으로 이해하면 된다던가요. 자세한 것은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링크)
하여간 비에이센카는 그 옆에 레스토랑(ASPERGERS)도 있어서 식사도 가능합니다. 카페도 있고요. 아이스크림을 파는 것은 이 카페입니다.

비에이센카에 들어가면 사람이 바글바글한데 아직 중국인 관광객은 많지 않습니다. 한국인도 아마 저희뿐이었을 겁니다. 거기서 멜론을 반통 사고, 과자를 잔뜩 사고, 우유도 한 병 샀습니다.
G는 그 옆의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사고 푸딩을 샀지요.




푸딩과 아이스크림.
푸딩은 크림에 가까울 정도로 진합니다. 달아요. 취향보다는 훨씬 크림에 가까워서 패스. 아니, 정말로 커스터드 크림을 떠 먹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한 번의 경험만으로 족하군요. 하지만 아이스크림은 참 좋습니다.

이 전날, 오타루에서 키타카루의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거기 주력은 과자이긴 한데, 안쪽 매장에 들어가면 아이스크림을 팝니다. 이전에도 생각했지만 제 취향은 키타카루보다는 비에이센카입니다. G도 거기에 동의하더군요. 입맛이 아주 같진 않은데 말입니다. 키타카루는 비에이센카보다 유지방률이 더 높거든요. 더 진하고 더 느끼합니다. 혼자서 콘 하나 다 먹기가 쉽지 않아요. 키타카루는 제 입에는 딱 세 숟가락이 한계입니다.-ㅠ-;

하지만 비에이센카는 딱 우유맛입니다. 진하고 진한 우유맛. 게다가 아주 달지도 않아서 한 입 베어물면 끝없이 들어갑니다. ... 반쯤은 과장인게, 저는 한 입 먹고 포기했으니까요. 그도 그런 것이 위가 안 좋아서 안 땡기더랍니다. 점심을 과하게 먹고 나니 이거 한 입 먹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더군요. 크흑.


그런 이유로 지금도 홋카이도에서 먹은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꼽으라고 하면 비에이센카를 제일 위로 올립니다. 그 다음이 메르헨 오거리의 멜론 아이스크림. 거기에 휴게소에서 사먹었던 홋카이도 한정 컵아이스크림. 이 세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덕분에 아이스크림도 입맛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ㅁ-;


시작은 소 풀 뜯는 소... 아니, 광경입니다. 이쪽편에는 황색 소가, 저쪽 편에는 검은색 소가 풀을 뜯습니다. 통째로 초지예요.-ㅂ-



연못인지 호수인지, 물 웅덩이인지. 하여간 푸른호수를 보고 나와서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찍은 곳이 치요다팜입니다. 왜 여기로 왔냐면 비프스튜가 있었거든요. 거기에 호수에서 비에이쪽으로 나오는 도중에 빠지면 된다는 점이 주효했습니다. 움직이던 시간이 11시 반 경. 이동하면 식당에는 12시에 도착할 텐데, 그럼 많이 기다릴 것 같더라고요.

하여간 G를 독촉해 이틀 전에 구글맵에 잡아 놓았던 치요다팜의 위치를 잡고 검색합니다. 미리 적어두었던 네비게이션 맵코드를 넣으니 친절하게 네비게이션이 안내를 합니다.



그러나 앞서 관광버스 두 대가 도착한 덕분에 12시 40분에나 식사가 가능하다 하더군요. 일단 대기 걸어 놓고 바로 옆의 농장을 구경하러갑니다. 저 풀뜯는 소도 거기서 보았고요.
올라가다보니 저 멀리 교회건물 비슷한 것이 하나 보입니다. 언덕 높이에 있어서 궁금한 김에 올라가는데...




식당은 이미 보이지도 않습니다. 왼쪽 저편 아래쪽에 식당이 있고요, 저기 앞에 보이는 초지가 소 풀뜯는 곳입니다. 그리고 뒤를 돌면..




교회가 아니라 전망대입니다. 2층 높이의 8각 전망대가 있습니다. 그럼 저 탑은 뭐지?




궁금증을 풀기 전에 일단 전경 사진부터. 언덕에 올라와보니 시야가 정말 좋습니다. 아. 사진으로 다 담아낼 수 없어요. 식당은 오른쪽 중간쯤에 보이는 건물들입니다. 저게 치요다팜 레스토랑이랑 그 옆의 농장입니다.




그리고 전망대 안에는 저런 종이. 딱 학교종 같은 느낌입니다. 댕댕댕이 아니라 꽹과리 소리 비슷하게 땡땡땡이나 깽깽깽에 가까운 시끄러운 종입니다. 나름 재미있더군요.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이렇습니다. 아래 보이는 도로가 앞서 찍어 올린 그 자갈길입니다. 올라오기 쉽지 않았어요. 걸어 올라가는데 천천히 가면 편도 20-30분 가량. 언덕길이라 시간이 더 걸립니다.
덕분에 식전 운동은 잘했습니다. 하하하.

내려오니 12시 반이 살짝 넘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무슨 음식을 시킬까 고민하는데, 다들 함박 스테이크를 시켜 먹네요. 그걸 할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비프스튜 두 개, 비프커리 하나, 함박 스테이크 하나를 시킵니다. 다양하게 시켜서 나눠 먹는 것이 가족 여행의 묘미죠.(...)




샐러드. 함박스테이크에는 안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런치 메뉴가 비프커리랑 비프스튜라서 거기에만 딸려 오더군요.




그리고 수프. 어, 이게 무슨 수프더라.-ㅠ-; 감자였던가 옥수수였던가. 그것도 따뜻한 것이 아니라 차가운 수프였는데 맛있었다고 기억합니다.;




수프에 대한 기억이 날아간 것은 음식 자체가 맛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먹는 수준에 비하면 조금 간이 세고, 진한 맛이지만 채소도 그렇고 고기도 그렇고 아주 맛있습니다. 이것은 비프스튜. 하얀 소스는 요거트 종류였다고 기억합니다. 섞어 먹으니 맛이 조금 부드러워지더군요.





이쪽이 합박 스테이크. 채소도 고기도 다 맛있습니다. 밥과 빵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밥보다는 빵이 훨씬 좋더군요. 밥도 나쁘진 않지만 접시에 담아 내오는 통에 금방 식는데다가 빵 자체가 굉장히 맛있습니다.




사진이 흔들렸지만, 이게 커리. 색만 봐서는 스튜나 커리나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먹어보면 압니다. 이건 확실히 커리입니다. 커리 특유의 향신료맛이 나요. 카레라이스가 아니라 커리라고 부른 것도 인도계 커리에 가깝게 독특한 향이 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카레라이스 같은게 아니라는 거죠.;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나온 음식들을 보고 납득했습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거기에 맞춰 음식 만드는 걸 보면 시간 걸릴만도 하더군요. 전체 음식 가격이 6020엔. 함박스테이크가 가격이 조금 높았다고 기억합니다. 커리랑 비프스튜는 점심 메뉴로 1천엔 남짓. 역시 고기 많이 들어간 것이 비싸다니까요.

푸딩하고 우유가 있었는데 배가 불러 도전하지 못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그러니 여행은 건강해야 즐길 수 있는 거로군요. 크흑.;ㅠ;
순서대로라면 이게 훨씬 앞에 와야했는데, 위가 안 좋다보니 음식 사진을 보는 것도 고역이더라고요. 그래서 뒤늦게야 올립니다. 하하....;


한국어로는 참 쓰기도 어렵고 발음 표현하기도 안 좋습니다. 외국어 표기법상 장음 표기는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건데, 저도 쓰다보면 혼용하게 되더라고요. 先生은 센세이가 아니라 센세라고 쓰면서 아베노 세이메이는 세메가 아니라 세이메이라고 쓴단 말입니다. 그참. 근데 저 헤이세이칸 시오사이테이도 외국어 표기법의 장음 미표기를 딸면 헤세칸 시오사이테라고 적어야 합니다. 롯가테이도 매번 롯가테냐 롯가테이냐라고 고민하긴 하는데.=ㅁ=;
한자로는 平成館 しおさいてい입니다. 마지막의 테이는 아마 亭일 거고요.


여기는 아예 석식과 조식을 함께 예약했습니다. 보기는 호텔이지만 시스템은 료칸에 가깝습니다. 저녁을 먹고 돌아오니 그 사이 이부자리가 놓여 있더라고요. 하기야 예약한 방이 화실, 다다미방이라 그런 건가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다미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특유의 묘한 향도 그렇고 가벼운 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전에 교토 여행 가서 다다미방에 묵는 동안 다리에 뭐가 났거든요. 같이 방을 쓴 S는 멀쩡하고 저만 그랬으니 진드기일 가능성도 낮고. 그래서 알레르기가 아닌가 추정할 따름입니다.=ㅁ=;


하여간 밥. 소중한 밥 사진은 별로 많이 못 찍었습니다. 먹는데 바빠 첫 접시만 가져다 찍고 말았네요.



1층 식당이 좁지는 않은데 투숙객이 많아 사람이 붐빕니다. 저녁식사시간에도 사람이 상당하더군요. 저녁은 5시 45분부터 시작. 일찌감치 들어가서 잽싸게 먹고 나와 야경 투어를 다녀왔지요.
커피는 카페라떼 등등도 제조 가능한 머신으로 나옵니다. 커피맛은 무난한 정도. 음식도 양식과 일식 양쪽으로 있습니다. 하코다테라 그런지 (사진에는 없지만) 아주 얇게 썬 오징어가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먹어보았는데 미끄덩한 것이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저녁식사시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산물덮밥-카이센동을 만들어 먹더군요. 만들기 쉽도록 그릇과 회를 아예 같이 배치하던데 밥을 먹으면 배부를 것이 뻔하니 저는 회만 슬쩍 집어왔습니다. 거기에 채소도 다양하게 많고요. 옥수수도 스위트콘이라 그야말로 달달합니다. 입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꿀맛입니다. 단호박찜도 수분이 적절히 날아가 밤고구마 같은 것이 참 좋더랍니다.

그러고 보니 저녁 때는 히야시라멘도 만들어 먹도록 재료가 있었군요.
대신 디저트쪽은 약합니다. 아예 손을 안댔어요. 시루코가 있긴 했지만 달달한 팥물경단이라는 것이 한 눈에 들어와 외면했습니다.




사진이 흔들렸지만 무시하고.
이건 아침식사입니다. 온천달걀도 있어서 장국을 부어 들고 왔습니다. 아침식사라 스크램블에그도 있더군요. 저녁에 보였던 카이센동은 없습니다. 대신 죽을 먹을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사진에는 없는데 베이글이 아주 맛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는 베이글보다 작은 크기입니다. 그러니까 파리바게트나 코스트코보다 작아요. 직경 10cm 정도? 근데 그 작은 베이글이 진짜 맛있습니다. 아니, 여기 료칸풍 레스토랑 아닌가. 근데 왜 베이글이 이리도 맛있는 거지.;ㅠ; 게다가 심지어는 1회용 잼도 맛있어!

이 때만해도 위가 괜찮아서 폭식 기미가 있었는데 이 때 과식한 것이 둘째날 저녁의 위통을 낳긴 했지요. 하하하.



이 호텔의 좋은 점은 먹을 것뿐만이 아닙니다. 1층에 매점 겸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이 가게가 참 좋아요. 여행 선물의 절반 가량은 여기서 쓸어 담았습니다.




첫날 저녁에 구입해서 그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 왼쪽 상단의 동그란 통은 롯가테이(오비히로 출신)의 딸기 초콜릿. 그 오른쪽은 오오도리 공원(삿포로 출신)의 군 옥수수 과자로 짭짤하고 바삭한 것이 술안주로 좋습니다. 콘칩과 비슷하지만 다릅니다.-ㅠ-; 그 아래는 유바리 멜론 포키(대형), 그 왼쪽은 하코다테 명물인 트라피스트 수도원 치즈 타르트, 그 오른쪽, 태공이 깔고 누운 것은 롯가테이의 캐러멜, 아래 세 개는 유바리 멜론 캔디와 젤리와 초콜릿.

묘하게 유바리 멜론이 많은 것 같지만 넘어갑니다. 유바리는 여기서 한참 멀죠. 삿포로에서 비에이 가는 도중에 유바리가 나오더랍니다만. 하여간 유바리 멜론 시리즈는 멜론향이 폴폴 풍기는 것이 달지만 맛있습니다. 멜론 자체도 맛있더라고요. (그 이야기는 나중에)




그리고 이런 것도 팝니다. 나중에 풀 세트 사진이 올라올 텐데, 홋카이도 캐러멜 시리즈입니다. 왼쪽무터 멜론, 감자, 팥, 연유, 옥수수, 딸기입니다. 캐릭터를 잘 만들면 시리즈를 만들어도 참 좋습니다. 아.. 마케팅의 승리.-_-; 하나만 살 수 없겠더라고요. 보이는대로 다 집었는데 나중에 다른 곳에서 전체 시리즈를 발견하고 부족분을 채웁니다.(...) 가격은 개당 130엔.




그리고 까날님 포스팅을 보고 못 구할까 걱정했던 오누마공원의 목장 우유도 매점에서 발견합니다. 홋카이도 여행 동안 마셨던 우유 중에서는 두 번째로 맛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교한 삿포로의 아침식사에 나온 우유.-ㅠ-




커피우유도 있었는데 이쪽도 달달한 것이 좋긴 합니다. 하지만 커피우유보다는 흰우유가 좋습니다. 평상시라면 그렇긴 한데, 밖의 노천탕에 몸을 담갔다가 나왔다면 이 커피우유가 제격이지요.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온천하고 들어와 냉장고 문을 열고 커피 우유를 뚜껑을 따서 들이키면....
맥주보다는 커피 우유가 더 잘 어울립니다.





그리하여 저는 오늘도 여행 후기를 작성하며 자가 염장을 완성합니다.-ㅁ-;
청의 엑소시스트가 아니라 청의 호수입니다.(...)
저는 보통 아오이이케라고 부릅니다. 원래 이름 자체가 靑い池니까 아오이이케라고 읽고 청의 호수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긴 하지요. 하지만 청의 호수보다는 파란호수나 푸른호수, 아니면 연못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요. 그렇게 해도 되는데 직역해서 청의 호수라고 하느니, 차라리 아오이이케라고 부르는 것이 낫지요.
(가모가와를 오리강이라 부르는 것도 이상하긴 하지만.ㄱ-)


찾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확한 주소가 없고, 내비게이션에도 잡히지 않고, 네비게이션으로 가기 위한 맵코드도 없습니다. 와이파이가 잘 된다면 구글맵으로 위치를 찍고 가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 구글맵에는 뜨거든요. あおい池를 입력하면 자동완성으로 아오이이케가 잡힙니다.




.. 그러고 보니 저거 설마 맵코드인가? =ㅁ=;
(+81이 있는 걸 봐서는 전화번호 가능성이 높음. 50미터 정도 옆에 관리실 같은 것이 있습니다.)


하여간 문제는 말입니다, 구글맵으로 잡아도 구글이 안뜬다는 겁니다. 여행가면서 와이드모바일의 모뎀을 빌려갔는데 이 주변은 신호가 없어서 끊깁니다. 홋카이도는 그런 지역이 꽤 있습니다. 도시 주변은 잘 잡히는데 이 주변은 신호가 안 잡히더군요. 하지만 와이드모바일 모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로밍해서 들고 갔던 G의 SK 갤노트(소프트뱅크)도 이 주변은 신호가 약하거나 아예 끊깁니다. 그래서 구글맵으로 내위치 확인하며 가는 것은 운이 좋아야 가능합니다.


그럼 어떻게 가느냐.
시로가네 온천을 찍고 갑니다. 이건 네비게이션에도 잡힙니다. 시로가네 온천이 바로 근방에 있기 때문에, 온천을 찍고, 비에이쪽에서 온천 방향으로 달리다가 온천을 더 지나서는 속도를 줄여 천천히 갑니다. 이제는 찾는 사람이 많아 그런지 아오이이케 진입로가 어디 있다고 500미터 전부터 알려줍니다. 그래서 생각보다는 편하게 찾아갈 수 있었지요.


확실히 비가 주륵주륵 오는 가운데 다녀와서 그런지 이전만한 물색은 아니었습니다.(링크)



진입로쪽이 훨씬 물색이 낫더군요.





댐공사하고 남은 자재들을 지나서..




조금 더 들어가니 이런 물색입니다. 이정도만 해도 괜찮긴 한데 그래도 예전에 보았던 그런 물색이 아니니 아쉽습니다. 괜찮아요. 부모님은 저와는 달리 파묵칼레를 보고 오셨으니..(눈물)
물색만 생각한다면 석회지역 물색과 닮았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 포인트는 하늘과 호수와 호수에 비친 나무들이니. 그게 제대로 보이지 않은 건 아쉽습니다. 게다가 저 멀리에는 뿌연 흙탕물까지 있습니다. 앞쪽까지 넘어오지 않은게 다행인가요.




이렇게 보면 또 날이 좋아보이는데...




물이 흘러들어오는 계곡쪽의 물색은 이렇습니다. 하늘도 잔뜩 흐렸지요. 비도 오락가락합니다.
할롱이 올라오는데 이정도면 양호합니다. 폭우가 아닌게 어디예요!




이 사진만 보면 온 보람이 없지만, 그래도 앞서의 사진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숲 한가운데 고인 물과 그 위에 묵묵히 서 있는 죽은 나무들. 나중에 보니 푸른호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안내판도 만들어두었더라고요. 오오. 역시 관광객이 많아 그런가.




구글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댐이 있습니다. 위쪽에 댐을 만들면서 이쪽에 물웅덩이-호수가 생겼는데 저건 댐쪽에서 내려오는 물입니다. 한참 비가 오니 저렇게 흙탕물이 쏟아져 내려오지요. 게다가 물살도 셉니다.




입구에는 이런 안내가.

해석은 나중에 추가하겠습니다.ㅠ_ㅠ;



그나저나 저희가 보고 나오려는 시점에 관광버스 한 대가 들어와 중국인관광객이 들어왔습니다. 이제 여기도 중국인 관광객이 오다니. 으으윽.;ㅂ; 홋카이도 여행도 이제 사람들 안 오는 곳으로 더 찾아 들어가야하나요.;ㅂ;
이지만 첫 사진은 내부 사진입니다.

첫 숙소는 하코다테였지만 그 이후 3박은 삿포로였습니다. 하코다테에서 오타루를 찍고 삿포로에서 체크인하고(2일차), 그 다음날은 비에이 다녀오고(3일차), 그 다음날은 삿포로를 돌아다니고(4일차). 그래서 삿포로에 숙소를 잡았지요. 비에이도 렌터카로 움직이면 삿포로에 숙소를 잡는 쪽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숙소를 계속 옮기는 것보다는 한 숙소에서 계속 있는 쪽이 덜 피곤하니까요.
물론 숙소 이동이 번거롭다는 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체력만 아니면 여러 숙소를 돌아가며 다녀보는 것도 좋은데, 매번 짐을 들고 이래저래 옮기는 것이 번거롭더군요. 그리고 호텔들도 대체적으로 2박 이상 숙박시의 할인상품이 많습니다.




교한 삿포로는 삿포로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 무엇보다 다이마루와 가까워서 좋았습니다. 부모님이 식사를 크게 가리지 않으셔서 저녁식사는 거의 다이마루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골라 사들고 왔지요. 하하하;
그리고 기노쿠니야 서점과도 굉장히 가깝습니다.:) 다만 찾아갈 때 약간 번거로운 면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 놓지는 않았는데, 다이마루를 통과해서 대각선으로 건너가셔 bridge라는 건물의 통로를 이용해야합니다. 그쪽에는 인도가 없거든요. 물론 기노쿠니야 앞을 지나쳐 횡단보도를 건너, 산쿠스를 끼고 걸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건 편한대로 하면 좋죠.




가방을 의자에 던져놓고 나니 숙소 사진을 안 찍었다는게 떠올라 서둘러 사진을 찍습니다.
2인실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제일 싼 것은 싱글룸에 딱 침대 두 개 넣은 정도의 넓이입니다. 부모님과의 여행이라 아무래도 가격보다는 편의를 고려해 좋아 넓은 방으로 예약했습니다. 지금 확인하니 슈페리얼 트윈이네요. 26평방미터.-ㅁ-; 아마 지금까지 다닌 일본 여행 숙소 중 가장 넓을 겁니다.
(아,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의 신주쿠 프린스 트리플룸도 꽤 넓었는데, 비슷할 걸요?)




덕분에 편하게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밖으로 보이는 것이야 그냥 건물이었지만 건물로 막힌 게 아니라 답답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G가 이 숙소를 선택한 이유는 위치 때문도, 방 때문도 아니라 조식 때문입니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은 그 근처의 센츄리 로얄 호텔이었는데, 아침밥이 맛있다더니만 여름에는 방 가격이 엄청나게 오릅니다. 예산을 초과해서 포기하고는 여기로 잡았지요. 하기야 호텔 조식 순위 1위 했다는 고베의 모 숙소도 가격을 확인하니 상상 초월이었지요. 하하하.
고이 마음을 접고 선택한 곳이 여긴데, 그래도 호텔 조식 3위랍니다.-ㅠ-




여행 둘째 날. 교한 삿포로에서의 첫 아침 식사입니다. 당연히 이게 첫 접시였고, 그 뒤의 접시 사진은 없습니다. 아직 아버지 쟁반이 없네요.


의외로 우유가 맛있습니다. 어떤 우유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고소하고 진합니다. 비에이센카나 후라노 우유보다는 오누마농장 우유가 입에 더 맞던데, 이 우유도 그 비슷한 맛이 납니다. 홋카이도의 우유를 몇 종 마셔보았는데 그마다 제각각 맛이 다르다는 점도 재미있더라고요.


우유 옆의 컵은 옥수수수프입니다. 콘수프인데, 스위트콘을 써서 만든 거라 달달하지만 맛있습니다. 크흑.;ㅠ; 이런 옥수수수프는 한국에서 먹을 일이 없겠지.;ㅠ; 왜 한국에는 스위트콘이 없는 건가요.(통조림 제외) 그 옆의 유리잔은 자몽주스입니다. 태공 머리통에 가려진 것은 수란이고요.-ㅠ-





둘째날 아침에도 수란은 빠지지 않습니다. 스크램블 에그에 달달한 달걀말이도 있으니 콜레스테롤 과다. 거기에 소시지와 펜네와 ....

(나는 왜 이 시간에 이 글을 쓰면서 자가 염장을 당하고 있는 것인가..ㄱ-)


맞은 편은 G로군요. 집에서 낫토 먹는 것은 G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낫토만 봐도 알아요.





양이 점점 줄어 그런가, 첫날은 세 접시 먹었고 둘째날은 두 접시 먹었는데, 이 날은 이걸로 족했습니다. 전날 아침, 조식을 양껏 먹은 상태에서 위가 멈추는 바람에 골치 아팠거든요. 이날은 덕분에 식욕이 떨어져 이정도로 만족했습니다. 물론 요즘 먹는 아침 식사양에 비하면 엄청난 수준입니다.

...

어,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금 저 사진에 보이는 음식이 제가 요즘 하루 먹는 양보다 많습니다.(젠장.ㅠ_ㅠ)





그리하여 이 사진을 보며 다시 여행계획을 짭니다. 흑흑흑. 지갑은 이렇게 탈탈 털리고..

태풍 할롱이 천천히 올라온 덕분에 출발은 문제 없었지만 여행 다니는 도중 이래저리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만 폭우는 만난 적이 거의 없었고, 긴 비도 거의 안 만났습니다. 장대비는 비에이에서 삿포로로 돌아오던 셋째날 저녁에 잠시 만났지만 그것도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적당한 여름비 수준으로 바뀌더군요. 그 외에는 살짝 날리는 수준의 비만 만났습니다. 그 무시무시한 할롱치고는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오타루에 도착하기 전 이래저래 사건 사고가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오타루 내의 주차공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G가 검색을 해보았더니 오타루관광안내소 뒤쪽에 있는 주차장을 소개하더군요. 24시간에 600엔이랍니다. 그 정도면 마음 편히 오타루를 돌아보고 들어올 수 있습니다. 주차공간도 상당히 넓어서 문제 없더군요. 물론 오랜만에 홋카이도 태풍 습격사건이 벌어진지라 그 때문에 차량이 적었을 수도 있습니다.-ㅁ-;

구글에서 위치를 검색하려니 잘 안나오는데, 법무국 뒤쪽편에 있었습니다. 구글 지도로 추측해보자니 해상보안본부 뒤쪽편 같군요.

항구에 면한 주차장이라 바로 옆에는 오징어잡이배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나름 신기했습니다.




걷다보니, 지난 여행에서는 미처 못 보았던 인력거가 보이네요. 이야아..




이것이 운하. 밝은 날이 아니라 흐린날 찍으니 그것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깔려 있는 관광객의 약 50% 이상이 중국인.ㄱ-; 슬슬 홋카이도도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갑니다. 그건 롯가테이나 키타카루도 마찬가지고요.




다리를 건너니 오타루 운하라는 글귀가 보입니다.




오른쪽의 저 자리가 사진 찍는 명소인지 다들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돌아가며 사진을 찰칵찰칵찰칵. 하하하.

여기서 왼쪽 방향으로 향해 죽 걸어갑니다. 여름 축제 때문에 아예 그 쪽 길은 보행자도로를 조성했더라고요. 그 길을 따라 죽 걸어가면 메르헨 오거리가 나옵니다. 아버지는 사진 찍게 두고, 저는 그 뒤에서 어머니와 G가 먼저 가는 것을 확인하며 뒤를 쫓습니다. 제 역할은 다들 길을 잃지 않게 하는 것. 물론 G는 어머니를 쫓고 저는 아버지를 쫓았지만 저는 양쪽의 거리를 신경쓰며 놓치지 않게 보고 있었지요.
이러니 여행이 여행이 아니라 가이드..OTL




설렁설렁 걷다보니 운하와 이어진 물길이 있는데, 왼쪽에도 유리공방이 있더랍니다. 여긴 참 유리공방이 많지요. 괜히 「러브레터」의 고장이 아닙니다.-ㅁ- G는 일본 여행 올 때마다 바람종을 사겠다며 벼르던데 이번에도 마음에 드는 것은 못 찾았습니다. 결국 그 다음으로 미룰 모양....




걸려 있는 풍경 중에는 마음에 드는 것이 몇 있던 모양인데 공방에서는 정작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나봅니다. 하여간 풍경을 이렇게 설치해놓았는데, 이런 구조물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내내 딸랑딸랑 소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전 이런 소리는 신경이 쓰여서.. 하하하하;ㅂ;.. 산사의 풍경은 나쁘지 않지만 유리종은 깨질까 무섭습니다.




저~기 앞에도 다른 풍경 구조물이 보이는군요.




고양이 컵과 개 컵이 귀여워서 사진 찰칵. 그러고 보니 돼지도 여우도 있군요.




이런 어항도 있는데, 아래쪽이 보이는 것이 저 물고기입니다. 물고기가 동그란 유리풍선(공)에 연결되어 있어, 물을 부으면 물고기들이 어항을 부유합니다. 재미있지요. 깨지는 건 신경써도 죽는 건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 깨진다고 하니까 액체수소로 금붕어를 얼려 그걸 깨... (거기까지)




물고기 말고 돌고래도 있습니다.




길을 걷다보니 주차장 아래 절개지가 보이는데, 중간중간의 이상한 판이 뭔지 모르겠더군요. 아버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낙석이나 낙목이 걸리라고 만든 구조물 같다고 입을 맞췄습니다.




흔들렸지만 닥스훈트.




개 두 마리를 데리고 산책 나오셨더라고요. 참 귀여웠습니다.///




걷다보면 건축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는데, 일본은 전통건축을 살린 경우가 참 많지요. 여기도 어떤 것은 전통식으로 지은 것이 있고, 어떤 것은 기존 전통 건축물을 개조한 것이 있고요. 뭐, 왼쪽은 전통, 오른족은 레트로(...) 계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신치토세공항 국제선 쪽에 가면 재미있는 조형물(링크)이 있는데 이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맨 왼쪽의 사과 참 귀엽죠.




이런 동물 모음도 참 좋아요. 지금 생각하니 들어갈걸 그랬나 싶은데...(먼산) 가격이라도 알아볼 걸 그랬습니다. 어차피 집에는 이런 장식물 잘 안 두긴 하지만 선물용이라도 좋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니 들어갈 시간이 없었네요. 들어갔다 왔으면 아버지를 놓쳤을 겁니다.




이 가게였어요.-ㅁ-




사슴뿔투구를 보고 폭소.




왜 오타루 거리에서 이런 기념품(!)을 보아야 하는 거죠?;




비가 오락말락 하는 와중에 무슨 미인대회 비슷한 것을 하더랍니다. 메르헨 오거리의 관심사는 아이스크림이죠.




그러니까 르타오의 탑은 지난번에도 확인했으니 건너뛰고, 아버지께도 여쭤봤더니 안 올라가겠다 하시고. 오르골은 가족 모두 관심이 없으니 넘어가고.


아이스크림만 두 개 사먹었습니다. 으흐흐.


지난 홋카이도 여행에서도 그랬지만 오타루에서는 아이스크림 두 개를 챙기면 됩니다. 르타오 대각선 편에 있는 가게에서 유바리 메론 아이스크림을 사고, 키타카루의 아이스크림을 사면 됩니다. 키타카루가 300엔, 메론 아이스크림이 320엔입니다. 저는 한 입 씩 먹고 속이 안 좋아 넘어갔는데 G는 배부르다하면서도 아까워 하는 얼굴로 열심히 먹더군요. 게다가 샤베트에 가까운 메론 아이스크림에, 묵직하다 못해 무거운 키타카루의 소프트크림을 번갈아 먹으면....;


하지만 홋카이도에서 먹은 최고의 아이스크림은 키타카루가 아니라 비에이센카라는데 저랑 G는 동의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비에이센카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죠.'ㅠ'
하코다테는 첫날 일정이었습니다. 12시에 신치토세공항을 출발해서 16시 쯤 체크인을 합니다.



하코다테 가는 길. 점심은 로손에서 구입한 음식들로 대신합니다. 항공기 안에서 간단히 기내식을 먹었고, 부모님 두 분다 '대강 때우는 것이 가능한' 분들이라 다행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이 뒤에서도 매번 벌어집니다. 그런 점이 가이드 입장에서 정말 좋았습니다. 하하하핫;




신치토세공항, 국제선 쪽 2층 로손에서 멘치카스 구입. 아버지는 빵을 구입하고 그 외 물을 여러 병 구입합니다.-ㅠ-
맛이야 고기맛이죠.-ㅠ-


가는 길에 여러 번 휴게소에 들렀는데, 그 중 유스잔(有珠山) SA(Service Area)에는 도그런이라는 개 운동장이 있더군요. 여행하는 도중 개들이 쉬고 놀 수 있는 공간 같았는데.. 거기 있던 예쁜 콜리를 찍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대신 야들은 주인께 허락 받고 찍었습니다./// 아아아아 귀엽긔! >ㅁ<




정면샷을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아.. 저 짜리몽땅함이 못견디게 사랑스럽습니다! >ㅁ<


사진을 찍다가 어디서 음메~~~~~ 소리가 나길래 돌아보니.



하하하하. 소들이 실려가는군요. 어디로 가는 걸까.


휴게소에서 옥수수를 팔길래 구입하려 했더니 이미 다 떨어졌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아이스크림 구입.



G가 먹어보는 맛있다며 극찬하는데, 저는 그 옆에서 한 입 받아 먹고는 무심하게 "그냥 평범한 홋카이도 아이스크림"이라 한 마디 날렸다가 혼났습니다. 하지만 그 이틀 뒤 모처의 아이스크림을 먹고 아마 G도 체감한 듯합니다? 이 정도 아이스크림은 홋카이도에서는 무난한 아이스크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라벤다도 없는 건 아닌데 만개를 지난 시점으로 보이더군요.
(저 울타리가 개 운동장입니다.)



휴게소중 이 때 들어갔던 휴게소들이 전망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길이 길이니까요. 비에이 쪽은 산에 막혀 있어서 전망이 아주 좋거나 하진 않아요.'ㅂ';


숙소는 앞서 적었듯이(링크) 헤이세이칸 시오사이테이입니다. 16시쯤 도착해 체크인을 했는데, 프론트에 야경버스 관광 안내서가 있더랍니다. 하코다테산을 버스로 올라가는 거라나요. 원래 야경을 보러 갈 생각이었는데 어찌 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로프웨이로 가야겠거니, 거기까지는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해야겠거니, 아니면 차로 이동하는 것이 낫겠거니 생각했는데 친절히 버스로 모셔다 준답니다. 게다가 집합 시간을 물어보니까 19시 43분이래요. 저녁 식사가 17시 45분부터 시작되니 저녁 먹고 살짝 쉬었다가 나갈 수 있습니다. 1인당 1250엔. 왕복인지 아닌지 확인은 안했지만 설마 왕복이 아니겠어요? -ㅁ-;



그리고 이날의 야경. 이야아. 진짜 멋지더군요. 하코다테 야경의 포인트는 산 자체에 조명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서울 남산은 가로등이 환하게 있고 올라가는 길도 그렇지만 여기는 어두컴컴하거든요. 그 대비가 상당히 선명하게 들어옵니다. 서울 남산에 올라가도 야경이 참 멋질 텐데, 생활 패턴 상 볼 일이 드물죠. 하하하하......(먼산)




각도를 옮겨 다시 찰칵.




그리고 로프웨이를 배경으로 찰칵.
야경버스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알았는데 하코다테산은 도쿄타워보다 1미터 높답니다. 도쿄타워 높이를 듣고는 홀랑 잊었으니 패스.-ㅁ-; 그리고 이날은 날이 좋아서 아오모리 쪽 불빛도 보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보기도 쉽지 않았어요. 게다가 의외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중국인 관광객을 피해서 여행을 다녀야겠네요. 교토도 이제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이제는 홋카이도도 피해서 다녀야 하나..ㅠ_ㅠ;




왼쪽에 보이는 줄은 로프웨이 대기 줄. 한참 길지만 로프웨이가 한 차당 120명이 정원이고, 3분이면 내려간다니까 금방금방 줄어들겠지요. 오른쪽 위는 전망대에서 야경을 보는 사람들입니다. 2층은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 즉 업자를 위한 공간이고 3층이 일반 관광객을 위한 공간입니다.

야경버스도 있긴 하나 대부분 전세버스로 운행을 하는 모양입니다. 비슷하기 때문에 아예 출발 전에 스티커를 나눠주고는 옷 위에 붙이라고 하더군요. 헷갈릴 수 있으니 아예 버스 번호판을 외우라고도 하고요. 그리고 주차장에는 딱 30분 주차할 수 있기 때문에 야경을 그 사이에 보고 오라고도 합니다. 그런 고로, 야경버스는 여명을 찍을 수 없고 체류 시간이 짧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야경만 보고 올 수 있다는 점과 호텔 앞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좋습니다. 다만 일부 호텔에서만 출발하는 것 같더군요. 출발할 때 보니 옆 호텔은 아예 사람이 없고, 헤이세이칸 시오사이테이 숙박 손님만 42명인가 채워서 가더랍니다. 1250엔은 왕복 요금이었고 로프웨이 요금이 따로 필요 없었으니 편하긴 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갈 때는 더욱더..-ㅁ-;



G는 하코다테에서 럭키피에로 버거를 먹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하더군요. 하지만 숙소가 있는 유노카와 근처에는 없고, 버거를 좋아하는 것은 G 한 명 뿐이어서 일부러 찾지는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뭐.;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간 것은 숙소입니다. 항공기는 진에어. 1인당 31만 가량이었습니다. 여행 전 예약한 렌터카랑 숙박을 합해서 넷으로 나누니 그게 1인당 5만엔을 조금 넘더군요. 거기에 공동 비용으로 책정한 식비와 기타 교통비(기름, 톨게이트, 철도 등)를 정산하니 도함 6만 8천엔. 저랑 G는 별도로 엔화를 들고 가서 썼으니 이건 부모님과의 공동 비용만 해당이 됩니다.

렌터카는 3만엔이었으니 숙박비가 얼마나 비쌌는지는 대강 짐작 하실 겁니다. 심지어 가장 좋았던 첫날의 숙소는 방 두 개 1박에 8만 4천엔을 조금 넘겼습니다. 하하하.-_- 삿포로에서의 3박은 방 두 개에 12만엔 가까이 나왔고요. 방 가격이 상당히 차이납니다.

그렇게 무리해서 숙소를 잡은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부모님. 원래 어머니 생신 기념으로 여행을 잡은 거라 처음에는 패키지로 가려고 했던 거였고, 그걸 제가 패키지보다 이쪽이 싸다면서 우겨서 돌렸습니다. 1인당 고정비용으로 약 80만원이 들었으니 그래도 저렴하죠.
참고로 여행 내내 어머니는 한국인을 만나면 여행비가 얼마인지 확인하느라 바쁘셨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다닌 코스가 다른 사람들보다 저렴하다는 확신이 서자 기뻐하시더군요. 4박 5일에 숙소도 좋고 식사도 나오고 다른 사람들보다 돈을 덜 들였고. 음. 이게 효도인가요.(...) 물론 운전은 어머니가 하셨지만 그건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지셨을 듯..;


숙소 사진은 안 찍었지만 첫날은 온천쪽으로 잡았습니다. 노보리베쓰를 갈까 했는데, 그보다는 하코다테 야경이 더 땡겨서 하코다테로 방향을 바꾸고 유노카와 쪽으로 숙소를 잡았습니다. 노보리베쓰 같은 화산지형은 다른 곳에서도 이미 보셨으니까요. 기왕이면 신기한 쪽이 좋습니다.
거기에 공중탕을 저어하는 성격 때문에 가능하면 개인탕이 딸려 있는 숙소가 좋다 싶어 찾았는데 마침 하나 있었습니다. 하코다테 유노카와 지역에 있는 헤이세이칸 시오사이테이(平成館 しおさい亭)가 그렇더군요.(자란링크) 지난 겨울부터 검색을 시작했는데 숙소 가격이 안 올라와 계속 기다리다가 잽싸게 낚아챘습니다. 지금 확인하니 다음주 가격은 34000엔. 으으음. 제가 높은 가격에 예약한 건지도 모릅니다.-ㅁ- 이미 지난 것이니 잊지요 뭐.;




노천탕이 딸린 방은 다다미 방입니다. 바다쪽-정확히는 쓰가루 해협을 바라보는 방이고, 석식과 조식이 붙은 걸로 예약했습니다.




이런 방. 커튼 너머가 노천탕이 있는 베란다입니다.




 카드



환영 과자로 나온 것이 카망베르치즈맛 와플과자인데, 먹어보지 못하고 그냥 싸들고 왔습니다. 이모저모 긴장해서 여행 내내 먹을 것이 잘 안 들어가더군요. 그 옆에 보이는 것은 매실 절임. 1층 기념품가게에서도 팝니다. 그 가게에서는 이것저것 선물할 것들이 많아 여기서 한차례 잔뜩 구입했습니다.-ㅁ- 그건 나중에..




낮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데 여기 앉은 적은 거의 없네요. 숙소에 머무른 시간이 길지 않아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 밖에 보이는 통이 노천탕.




반신욕할 정도의 크기입니다. 물은 계속 졸졸졸 흘러 나옵니다. 여기서 샤워를 할 수도 있는데, 욕실에서 씻고 탕에 들어갔기 때문에 쓸 일이 없더군요.





밖이랑 바로 이어져 있는데 이래저래 시선차단이 되어 그런지 밖에서의 시선이 들어올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게 욕조. 나무통은 아닙니다. 플라스틱 비슷한 건가? 하여간 찬물을 섞어 쓸 수 있고요. 원수는 상당히 뜨거운 모양입니다. 저는 둘째날 아침에 슬쩍 들어갔는데 몸이 노곤노곤 풀리는 것이 참..ㅠ_ㅠ 나이 먹으니 온천도 참 좋습니다. 으흑으흑으흑.




1층 로비에서 보이는 바다. 그러고 보니 바다에는 못 들어갔네요. 하늘 상태가 안 좋은 건 할롱이 북상중이기 때문입니다. 이 할롱은 여행 초반 열심히 괴롭혔지요. 아니, 여행 전에도. 무엇보다 할롱의 북상 때문에 비행기가 취소될까봐 걱정했거든요. 다행히 천천히 올라와서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여행 둘째날, 하코다테를 출발한 그날이자 이 사진을 찍은 날에는 홋카이도에 최고 300미리의 비가 예보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구시로 쪽에만 160미리 정도 온 듯. 둘째날은 비를 드물게 만났습니다.)





베란다에서 오른쪽를 바라보면 이렇습니다. 아마 저기 보이는 산이 하코다테산일거예요. 올라가서 야경 보는 산 말입니다.




저 바다 건너편이 본토, 아오모리. 첫날 야경 투어를 다녀왔는데 그 날은 비온 뒤라 시계가 좋아 멀리 아오모리의 불빛도 보였습니다. 둘째날은 할롱이 먼저 보낸 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네요.




석식과 조식은 따로. 그래봤자 사진이 많지 않긴 합니다만, 그래도 꽤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저 노천탕을 굉장히 좋아하시더군요. 아.ㅠ_ㅠ 예약한 보람이 있었어! 저만 간다면 절대 못 갈 비용이지만 그러니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갈까요.

하코다테는 아마 다음에 갈 일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정말로 신칸센이 뚫려, 삿포로에서의 이동이 가까워진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멀어요. 아직 하코다테의 직항편이 없기도 하고요. 그러니 하코다테 안녕. 이번에 야경은 잘 보고 왔단다. 하하하;
사진을 안 찍었네요. 아버지 사진은 있을 텐데 넘어갑니다.-ㅂ-;

여행 준비를 하도 길게 해서 언제 예약했는지 잊었습니다. 여행박사를 통해 했던 거라 뒤져보니 예약일이 3월 3일이네요. 하하하. 여행가기 5개월 전에 예약한 셈입니다. 아마 그 덕분에 더 싸게 예약했을 거라 생각은 합니다. 4월에 소비세가 한차례 올랐고, 그 시즌이 일본 오봉과 살짝 겹치기 때문에 렌터카 수요도 급증합니다. 일본도 연휴로 렌터카 이용객이 늘거든요. 확실히 홋카이도에 사람이 많더랍니다.(먼산)

하여간 그런 연유로 일찌감치 예약을 했는데, 지금 보니 확실히 일찍 잘 잡았습니다. 두 달 전 예약하면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차가 없었을 수도?


1.렌트 비용
일단 여행박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요금 확인을 하니 아쿠아는 하이브리드 차종으로 분류가 되어서 72시간 기준으로 34200엔입니다.

첫날 11시 반 - 셋째날 20시 = 첫날 13시간 + 둘째날 24시간 + 셋째날 20시간 = 57시간

어찌 계산해도 지금 성수기 요금표로는 30200엔보다 더 나오겠네요. 하하; 48 + 19시간으로 나누면, 초과 1시간 마다 1500엔이니 19시간보다 24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낫고, 그거보다는 72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싼데, 그래도 34200엔이니까요.


하여간 3일 동안의 렌트비는 그 정도였습니다.'ㅂ' 아쿠아가 괜찮다는 말을 듣고 예약했는데 이걸 도요타 렌트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하니 가격이 더 높더군요. 그래서 한글 대응 되는 여행박사에 맡긴 겁니다. 덧붙여 예약할 때 수수료가 2만원 추가 됩니다. 따라서 최종 비용은..

예약 대행 수수료 2만원 + 렌터카 비용 30200엔

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함정. 기름값과 톨게이트 비가 있지요. 일단 기름값부터 이야기 합니다.



2. 유류비용
아쿠아는 가솔린을 씁니다. 경유가 아니고요. 가솔린보다는 경유가 쌉니다. 얼마 차이는 나지 않지만 하여간 경유가 조금 더 싸고요. 기름값을 매번 체크한 것은 아니었는데, 가솔린은 리터당 177엔 전후였다고 기억합니다. 아무리 비싸도 200엔은 안 넘었고요. 한국하고도 가격이 상당히 차이나죠.

그랬는데, 아쿠아를 타고 59시간 동안 달리면서 기름은 딱 두 번 넣었습니다. 둘째날에 한 번, 셋째날에 한 번. 그리고 첫날은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이거 기름 표시가 어디있어? 안보이네?"

아니, 분명히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표시가 가득 찬 상태를 뜻하는 맨 위의 F에서 안 내려옵니다. 신치토세공항에서 차를 빌려다가 하코다테까지 가는 동안 딱 한 칸 내려옵니다. 물론 기름탱크를 끝까지 채운 경우, Full 상태보다 더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니 내려오는데 시간이 걸리긴 하는데, 그래도 서울에서 부산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한 칸 내렸습니다. 어머니가 일본에서는 초보 주행이라 차를 조심히 몬 것도 있지만 그래도 지나치게 기름이 안 들더이다. 그래서 심지어는 차에 기름 표시하는 부분이 없는 것 아니냐, 이 차 유량표시계가 고장난 것이 아니냐며 의심하시더군요. 그 의심은 하코다테 거의 다 온 지점에서 기름 칸이 한 칸(10%) 줄어들자 사그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아쿠아 예찬 시작됩니다.-ㅁ-;

참고로 첫날은 12시쯤 신치토세공항 옆 도요타 렌터카 센터에서 출발해서 40분에서 1시간마다 등장하는 휴게소에 꼬박꼬박 들리며, 16시 50분에 도착했습니다.

둘째날은 오타루로 가면서 조금 달렸습니다.
아침 8시에 하코다테 출발, 14시 40분경에 오타루 관광 주차장 도착. 마찬가지로 상당수의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오타루 들어가기 직전에 3천엔 어치의 기름을 넣었습니다. 셀프주유소였기에 기름이 조금 더 저렴했을 거라 보는데 18.7리터 들어가더군요. 그 기름이 신치토세공항에서 하코다테를 찍고 다시 오타루 오는데 아쿠아가 사용한 기름입니다.
그리고 오타루에서 다시 삿포로까지 달렸지요.

셋째날은 삿포로에서 후라노와 비에이를 돌았습니다.
이날의 총 주행 거리가 얼마인지는 미처 체크 못했고, 이날은 고속도로에서 조금 달렸습니다. 원래 제한 속도는 100km 남짓인데 저희가 거의 추월 당하더군요. 하하하. 옆 차들은 대개 120km 가량으로 달리는 것 같더랍니다. 하여간 59시간 동안의 전체 주행거리는 1천km를 조금 넘겼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삿포로 시내 들어오면서 '만땅'으로 채워달라고 해서 3320엔의 기름을 넣었습니다. 여기가 아마 가솔린 리터당 177엔이었을 겁니다.'ㅂ'

그리하여 1천km 달리고 기름값은 6320엔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3.톨게이트 비용
일본은 국도의 속도 제한이 대개 40-60km랍니다. 보통은 붙어 있는데, 제가 본 것은 거의가 40-50km 내외고,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전용도로 정도가 70km 남짓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도로 달리는 것이 훨씬 거리가 짧지만 시간 계산으로는 고속도로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유용합니다. 시간과 기름 둘 중 어느 것을 택하느냐가 관건이군요. 아쿠아는 저속 주행에는 좋지만 고속 주행을 할 경우 기름 소모가 상당합니다. 물론 저속 주행에 비해 그렇다는 거죠. 실제로 신치토세공항-하코다테-오타루의 주행 거리가 삿포로에서 비에이 왕복보다 훨씬 깁니다. 하지만 기름 소모는 후자가 큽니다. 그것만 봐도..=ㅅ=

본론으로 돌아가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확실히 시간 절약은 됩니다. 하지만 기름값과 또 하나, 톨게이트 비용이 들어갑니다.
사흘간 톨게이트 비용은 19220엔이었습니다. ETC카드라는 일본의 하이패스 카드를 썼다면 반값이 나왔을 거라는데 외국인은 신청하기가 쉽지 않다더군요. 몇몇 렌트카 업체에서 빌려주기도 한다지만 도요타는 아니었습니다. 하여간 그런 연유로 현금으로 냈는데 저 모양..ㄱ-; 요금소도 무진장 많더군요. 하하하하하.

게다가 소비세 상승의 여파인지 내비게이션에서 알려주는 요금과 조금 다릅니다. 처음에는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준비했다가 당황해서 추가로 돈 더내고 했지요.



4.그 외의 이야기
4.1 네비게이션
네비게이션은 집에서 쓰던 것보다 훨씬 잘 되어 있습니다. 언어를 한국어로 선택하면 한국어로 알려주고요. 그러니까 한국어 음성지원이 됩니다. 대신 한국어 입력지원은 안됩니다. 따라서 특정 장소를 검색하고자 하면 장소의 Mapcode를 알고 있거나 전화번호를 입력하거나, 히라가나로 이름을 찾아야 합니다. 맵코드는 바로 그 지역까지 안내하는데 한국에서 나온 책자에서는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비에이에서』는 맵코드가 있어 렌터카로 찾아가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ㄱ-;

네비게이션이 친절하다는 것은 집에서 쓰는 내비가 안 좋은 것도 있긴 한데, 어디서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하라고 하면 꼭 뒷북을 치는 경향이 있단 말입니다. 바로 직전에 알려주거든요. 이번 여행에서 쓴 네비게이션은 아예 회전하기 직전에 노란색으로 경로 표시를 하며 알려줍니다. 게다가 지도 안에 신호등도 그려졌으니 옆에서 안내하기도 편합니다. 저 신호등 지나서 바로 꺾으라고 안내하기 좋아요.


4.2 제한속도
일본의 네비게이션은 한국처럼 어디에 카메라가 있다고 알려주지 않습니다. 사실 알려주는 게 도로교통법 위반 아닌가요..? =ㅁ=; 과속하다가도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면 되니까요. 하여간 그런 안내가 없기도 하고, 교통법규 위반 딱지를 떼면 어마어마한 벌금이 나온다길래 무서워서 살살 달렸습니다. 다시 말해 그 이후는.....(하략)

앞에서도 말했듯이 국도는 대략 40-60, 고속도로는 100km 남짓입니다. 규정속도 안 지켰다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저도 모릅니다.


4.3 국제면허증
아마 다른 곳에도 나와 있겠지만, 차를 빌릴 때는 국제면허증이 필요합니다. 이건 발급해주는 경찰서 민원실에 가면 쉽게 처리가 됩니다. 저는 종로경찰서에 가서 했지요. 1만원 조금 안되는 비용을 들이면 1년짜리 면허증이 나옵니다. 국제면허증과 본인 면허증이 함께 있어야 차를 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운전할 사람들이 여럿이라면 그 여럿이 함께 차 빌릴 때 등록을 해야합니다.


4.4 차 반납하기
반납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차 빌릴 때 주는 파일첩에 반납 장소의 맵코드가 적힌 안내문을 넣어주더군요. 입력하면 바로 안내하는데, 도요타 렌터카의 경우에는 삿포로역 동쪽, 철로 고가 북쪽에 있습니다. 편의점 옆 주차타워 옥상에 가니 직원이 있어서 최종 점검을 해주더군요. 안내문에도 나오지만 차를 반납하기 전에는 반드시 기름을 가득 채우고는 그 영수증을 들고 가야합니다. 영수증 확인을 하더군요. 어느 지점에서 가득 채웠는가, 즉 주유소 들린 다음의 주행 거리 확인을 위해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우산도 얻었습니다. 음하하하하; 아마도 차 빌린 뒤 필요 없는 편의점 우산을 두고 가는 모양인데, 마지막 날은 돌아올 때 비가 쏟아졌거든요. 덕분에 우산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ㅅ/


5 아쿠아 예찬
앞에도 썼지만, 아쿠아 참 좋아요. 배기량 1500cc면 그리 작은 차도, 큰 차도 아니고 소형차 수준인데 저는 차를 많이 타보지 않아서 어느 정도 크기인지 감은 안오더랍니다. 다만 프라이드 베타나 신형 프라이드가 아닌 구형 프라이드보다는 작고, 모닝보다는 크다는 것이 아버지 의견입니다. 음, 레이보다는 작나? 싶기도? 하기야 레이는 천장이 높은 편이라 차 내부가 크게 느껴지지요.(레이는 작년 제주도 여행 때 빌려서 타봤습니다.)
하여간 이게 한국에서는 프리우스C로 나온다고 하다가 말았다는데, 이번에 타보고는 다음에 차를 구입한다면 이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잘 만든 하이브리드에 연비도 좋고, 멀리 달리지 않는다면 근교까지 다니기에는 유용한 차입니다. 크기도 크지 않고 몰고 다니기 좋고요.
최신 차종이라 그런가 버튼식 시동이고, 차키는 잠그는 용도로만 사용합니다. 네비게이션에 후진 시 후방을 비춰주는 것도 하고. 음... 하기야 최신 차종은 다 이런 걸 지원하나요..?;



업무 작업 들어가기 전에 가볍게 써봅니다.-ㅁ- 사진 없이 줄줄줄 글만 썼지만....

아직까지는 여행기억이 생생하니 질문 사항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태공망의 망은 亡이 아니라 望임을 밝히며 사진 나갑니다.-ㅁ-
이번 여행은 FGKM, 즉, 가족여행이라 망의 사진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 슬슬 홋카이도도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갑니다. 아직은 한국인 반, 중국인 반 정도의 비율에 외국인 일부가 있지만 이제 곧 중국인들이 확 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니 가능하면 빨리 가거나, 중국인이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이 낫겠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망 사진 별로 없다고 해놓고 찾아보니 왜이리 많은 건지. 몇 장 뺐는데도 40장입니다. 그런 고로 먹는 이야기는 따로 다루고 먹는 것을 제외한 사진만 일단 올려보죠. 기내식은 이쪽으로 넣습니다.




출발.
어머니가 깨우지 않았다면 내처 잤을 겁니다. 나중에 확인했더니 3시로 설정한 알람이 오후 3시더군요. 하여간 공항버스 첫 차를 잡아 타고 공항에 갑니다. 공항에 도착한 것은 5시 25분 경. 첫차라고는 해도 지난 1월의 경험이 있어서 자리가 없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넉넉했습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철도에서 버스로 변경한 것은 좌석 사전 체크인이 안되는데다 철도 첫차가 5시 20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빨리 가도 첫차 타면 6시쯤에나 도착하겠지요. 그래서 버스로 바꿨습니다.




진에어의 기내식. 대한항공 자회사라 그런지 대체적으로 저가 항공 중에서는 낫다 싶습니다. 아마 다음에도 홋카이도 갈 때 진에어를 잡을 겁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니까요.




아무것도 안 줄 줄 알았더니 물이랑 삼각김밥이랑 굉장히 맛없는 빵이랑 자유시간 작은 초코바가 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오렌지 주스도 따라 줍니다! +ㅅ+
기내 면세점을 대한항공 공용으로 쓰는 것 같은데 그래서 신기한 것도 꽤 보이더군요. 뱅앤올룹슨 이어폰은 한참 고민했지만 어차피 제대로 음악 듣는 사람은 아니니 돼지목에 진주목걸이일 것이 뻔히 보여서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래 놓고 다음 여행 때 구입할 지도 모르지요.




편의점 들러 간식을 사고 렌터카 타고 이동중에. 저는 멘치가쓰가 점심이었습니다.
고염식은 여행 내내 계속되어서 다녀온 뒤에는 지금까지도 몸이 부어있습니다. 부어 있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그건 패스.'ㅅ'

도요타 렌터카에서 보험 포함해 출발일 오후 12시부터 그 다음다음날 오후8시 반납하는 걸로 3일 빌렸는데 30200엔이었습니다. 차종은 아쿠아. 차크기가 어느 정도 되느냐를 두고 아버지랑 저랑 G랑 말이 오고갔는데, 레이보다 작고 구형 프라이드보다는 더 작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5인승입니다. 뒷 좌석 안전벨트가 세 개 더군요.
아쿠아의 진가는 기름값에서 나옵니다. 1천 킬로미터 넘게 달렸는데 기름값이 둘째날 3천엔, 셋째날 반납 전 3320엔이 들었습니다. 둘째날 3천엔 넣었을 때 가솔린 18.7리터가 들어갔으니 기름값이 한국보다 싸지만 그래도 저 주행거리에 저 기름값은 참 저렴하죠. 물론 첫날은 어머니가 조심한다며 살살 몰았던 것도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라 주행속도가 낮을 때는 배터리로 달린다고 하더군요.
이번에 어머니 달리는 걸 보고는 다음 여행 때 저도 빌려서 타볼까 생각은 했는데 말입니다. 으음. 전 역시 남이 운전하는 차 타는 것이 편합니다.-ㅁ-; 차 빌리는 것에는 일장 일단이 있어요. 하여간 차를 빌려 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적어보죠.




첫날 숙소인 하코다테의 헤이세이간 시오사이테이. 이름이 참 혀꼬이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숙소는 부모님께 아주 평판이 좋았지요. 그 이야기는 다음에.




첫날. 야경관광 버스를 타고 하코다테 산에 올라서. 태공 뒤쪽으로 보이는 것이 로프웨이-케이블카입니다.




둘째날 숙소 1층. 앞에 보이는 바다는 쓰가루 해협, 즉 본토 아오모리와 마주보는 바다쪽입니다. 하코다테 산에서도 아오모리가 보이더군요. 날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물론 할롱의 영향으로 이 다음날은 홋카이도에 최고 300미리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둘째날 오타루. 하코다테에서 오타루까지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이 사이에 멘붕 한 번. 업무 추가 수정했어요! 라는 메일이 날아왔는데 작성한 수준을 보니..(먼산) 게다가 여행 중에 내가 안 볼 줄 알고 메일을 날린 모양인데, 중요 업무 연락이 있을까봐 꾸준히 체크하고 있었거든요. 크흑.;ㅂ;

하여간 오타루 운하는 이번에 처음 보았습니다. 지난 여행에서는 르타오 시계탑 주변만 보았지요.




셋째날. 비에이로 가는 도중 휴게소에 들렀는데 암모나이트 화석이 있더랍니다. 진품인것 같더군요. 설명에는 여기가 중생대 백악기 지층이라 화석이 많이 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다음 휴게소였나. 가는 도중 거의 모든 휴게소에 한 번씩 들렀습니다. 휴게소는 크게 PA랑 SA가 있는데, parking area, service area의 약자입니다. 화장실만 있는 곳, 매점이나 가게 등이 같이 있는 곳으로 나뉩니다. 재미있는 건 하코다테 가는 길의 SA였는데 Dog run 이라고, 개 쉼터가 따로 있더군요.




그 즈음 비가 내내 왔기 때문에 청의 호수도 물 색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아쉽더군요. 그래도 폭우 쏟아지는 와중에 다닌 것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해바라기 밭. 홋카이도도 계절이 일러서 라벤더는 거의 지고 안 보이더랍니다.




비에이 가는 도중에 본 꽃밭. 여기서도 꽤 걸었지요.




넷째날. 홋카이도 구청사. 앞에 보이는 사람들의 절반 가량은 한국인으로 추측됩니다.(...)




삿포로 맥주박물관의 양조통은 지브리의 로봇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는데..-ㅁ-;




이건 아마 2층이었나. 3층부터 내려오게 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따로 올립니다.




그리고 다섯째날은 귀국.




G와 제가 구입한 물건들. 과연 이 중 제 몫은 얼마나 될까요?
업무 꼬리가 길어서 결국엔 속으로 망하고 만 여름여행.
그래도 동행 셋 중 둘은 좋아했으니 다행입니다. 뭐, 여행 중에 업무 폭탄이 떨어졌는데 해결이 되지 않아 골치아프기도 했고요. 지금 당장 내일 그거 처리를 시작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조타수가 결정할 문제입니다. 저는 그 지시를 따르는 상황이라..

그러고 보니 이번 달 말까지 PPT 전체 수정작업해서 제출하라는 퀘스트도 새로 발생했지요. 물론 여행 기간 중에 날아온 업무 메일이 알려줬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달 말까지 보고서 전체 제작해야하는데 지금 업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보고서도 기대가 안됩니다. 젠장할. 능력에서 벗어나는 일이라 생각한 적이 없는데 어디서 꼬인 걸까요, 과연? 업무를 너무 쉽게 해서? 지시한대로만 해서? 그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아서?


이런 연유로 여행기는 늦습니다. 하하하. 태공 사진도 적으니 그냥 천천히 올라간다고 생각하셔도 되고요. 한동안 업무 불평 불만과 여행기가 뒤섞여 올라올 겁니다.


슬슬 철덕의 길을 걷고 계신 모님. 최근 여행에서 이것저것 잔뜩 사오셨습니다. 태공이 깔고 앉은 하기노쓰키는 가족들과 나눠먹고, 남은 것은 고이 냉동실에 밀어 놓았지요. 얼렸다가 먹으니 이것도 별미입니다.-ㅠ- 남은 것은 아까워서 차마 먹지 못하고 있는데, 이러다가 기한 넘길까 걱정되네요.


하여간 하기노쓰키랑 북국의 과자랑, 트와이닝 홍차 티백이랑, 풍년제과 초코파이랑, 블렌디 스틱. 이번 여행 선물도 잘 받았으니 저도 다음 여행 때 어떤 선물을 들고 올지 잘 고심해서 골라보겠습니다. 이번엔 또 어떤 신기한 간식이 나와 있을까요. 으흐흐흐.
북극이 아니라 북국. 북쪽나라입니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읽었던 웅진전래동화의 소설에서는 북국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지요. 아마 이 책도 일본어 시리즈 중역일 것 같은데 북구 유럽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북국이라는 단어를 쓰더군요. 한국에서는 주로 북쪽나라, 추운 곳이라는 의미로 쓰는데, 일본에서는 북국하면 홋카이도를 떠올리나봅니다. 홋카이도 여행 연애 시뮬레이션이라고 농담삼아 부르는 『북으로北へ』도 그렇고, 이 과자 이름도 그렇고요.



모임에서 여행 다녀오신 분이 두 분 있어서 일본에서 온 과자도 서로 다른 종류로 두 개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스파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슬쩍 넘어갑니다. 뭐라해도 PNB의 초코파이는 맛있다니까요.-ㅠ- 다른 곳에서도 종종 같은 과자를 파는데 맛이 다릅니다. PNB가 확실히 맛있어요.
태공이 깔고 앉은 것은 센다이의 하기노쓰키-억새 달-입니다. M님이 여행가실 때 10개들이 한 판을 부탁하여 홀랑..; 지금 몇 개는 냉동실에 들어가 있지요. 세 겹 포장이라 과대포장 아닌가 싶다가도 한 입 베어물면 그 모든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갑니다. 하하.




롯가테이, 六花亭에서 나온 과자입니다. 상자 포장도 이것과 같은 포장지를 썼는데 여우가 참 귀엽습니다. 동화 삽화 같기도 한 아련한 분위기를 잘 살렸더군요. 여우하면 항상 구로이 겐의 『아기여우와 털장갑』이 떠오르는데, 이것도 그런 분위기입니다. 여우 두마리, 아마도 눈밭. 동화풍이라 연상되나봅니다.




근데 포장만 여우가 아닙니다. 과자도 여우네요. 이전에 교토의 이나리다이샤에서 여우 가면 센베를 사온 적이 있는데 그것 못지 않게 귀여운 여우과자입니다.




두 개의 얇은 버터과자 사이에 초콜릿 가나슈를 바른 겁니다. 위가 여우 모양이라 크림이 그 위로 올라온 것이고요. 아니, 초콜릿이 여우 얼굴 한 가운데를 중심으로 십자로 나뉘어 있었으니 설마 저 틈으로 짜 넣은 걸까요?

제조법은 넘어가고, 맛은 딱 상상할 수 있는 그런 맛입니다. 초코하임의 초콜릿보다는 더 고급형 초콜릿이 사이에 들어간 쿠키고요. 근데 제 입에는 약간 질릴 것 같은 그런 맛이었습니다. 티타임에 딱 하나 먹으면 그걸로 아주 흡족할 것이고, 롯가테이 버터샌드처럼 한 상자를 열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뜯어 먹어야 속이 풀릴 것 같은 중독성은 덜하네요. 그러니 선물용으로는 참 바람직한 과자라 하겠습니다. 주변에 뿌릴 다음 여행 선물은 이걸로 해야겠네요.+ㅅ+





적고보니 국립국어원(-_-)의 표기에 따르면 롯가테이가 아니라 롯가테일 것인데, 아베노 세이메이처럼 롯가테이도 테이로 적으렵니다.=ㅅ=
그러니까 비범하다는 것은 덕스럽다는 의미입니다. 덕스럽다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신다면야..(먼산)


발단은 사노님의 이글루스 글.(링크) 지난 오사카 여행에서 다녀오신 음식점 사진을 찍어 올리셨는데, 오사카 왕장이라는 이 가게 벽면에 어느 포스터가 붙어 있었습니다. 도쿠시마현의 축제 포스터 같은데, 아무리 봐도 맨 앞에 있는 것이 세이버로 보이는 겁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검색에 들어갑니다.
구글신님의 이미지 검색 힘을 빌려서 검색합니다. 바로 나오네요. 도쿠시마현의 축제랍니다.

http://matome.naver.jp/odai/213425892004484810

주소가 일본 네이버라는 것이 조금 많이 낯설지만 여기에 阿波踊り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검색해보니 이게 일본 여름 축제 때 추는 단체 율동(...)인가봅니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지에서 자주 보았는데 그 원조는 도쿠시마쪽이라네요. 다른 곳에서도 많이 하지만 원조인지라, 여기를 중심으로 소개를 많이 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그 축제 포스터입니다. 위의 링크에서 들고 왔고요. 원 출처는 트위터.


이것이 사노님이 보셨던 것. 세이버입니다.




크리미마미.....;




공의 경계.




앞쪽의 두 캐릭터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저 뒤의 관객석을 보면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습니다. 아니, 이스칸달 대왕께서는...? 물론 나올만 하긴 하지요.OTL




이렇게 또 한 번 일본 축제의 새로운 면모를 맛보았습니다.(먼산)
지난 설 연휴에 다녀온 일본여행 때 도쿄역에서 한정 도쿄 바나나를 사왔습니다. 도쿄 바나나도 바나나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간 것 외에 이런 저런 한정 버전이 있는데 캐러멜은 이번에 처음 보았거든요. 예전에 본 것은 기린 무늬의 도쿄바나나였습니다. 무슨 맛인지는 잊었네요.'ㅂ';



선물로 하나씩 돌리고 저도 하나 챙겨 놓았는데 도쿄 바나나는 유통기한이 짧은 편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유통기한 넘겨서 먹었고요. 하하하; 먹고 나서 별 탈은 없었습니다. 아마 하루 이틀 뒤에 먹었을 거고요.
저 무늬는 아마 호랑이 무니일 겁니다. 캬오~라고 쓰긴 했는데 원래는 ぎゃ라고 해서 고양이가 털을 세우고 하악거리는 모습을 그린 겁니다. 왜 그게 철도역 한정으로 나왔는지는 모릅니다. 고양이를 좋아해서 그런가?;




라바가 떠오르지만 그냥 넘어갑시다.(...)


그리고 한 입 덥석 베어물면 이렇습니다.


겉은 스폰지, 속은 캐러멜향 혹은 맛이 나는 바나나 커스터드 크림입니다. 바나나맛이 나는 커스터드 크림은 맞는데 그 속에 슬쩍 쌉쌀한 캐러멜맛이 감도는 군요. 아니, 향인가?

맛은 나쁘지 않은데 캐러멜이 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캐러멜을 강하게 넣자니 도쿄 바나나의 정체성이 떨어지고. 그 어중간한 경계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귀여우니까 괜찮습니다. 낱개 포장이라 선물로 돌리기도 좋지요.


(게다가 다음에 언제 도쿄에 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 또 가산점이 붙어서..'ㅂ';;;)

키리탄포라고 부르는 쪽이 익숙한 데 표기법은 기리탄포가 맞겠지요. 어느 쪽이건 귀에 익은 이름은 아닙니다. 쌀로 유명한 아키타현의 전통 음식 중 하나거든요. 밥을 으깨서 대꼬챙이 같은 곳에 끼워 화로에서 굽는 겁니다. 익숙한 이미지로는 거실 바닥을 파서 만든 것 같은 화로인 이로리 주변에 대꼬챙이를 세워 굽는 겁니다. .. 적고 보니 이거 키리탄포가 아니라 생선 굽는 이미지인가 싶기도 하네요.


『아빠는 요리사』랑 『맛의 달인』 덕분에 이것저것 신기한 음식을 많이 알았는데 기리탄포도 그 중 하나입니다. 식감이 어떨지 감은 잘 안오지만 대강 상상은 됩니다. 밥을 살짝 찧고 그걸 굽는다라. 떡도 아니고 밥도 아닌 그 경계의 맛이 나겠지요. 모양은 대강 치쿠와라고 부르는 그, 원통형 어묵을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실제는 그보다 더 묵직하겠지요.



하여간 이번에 아키타 주변을 지나신 M님이 여행 선물로 이것 저것 사오시면서 키리탄포 케이크라는 걸 사오셨습니다.





생협 모임 후 받은 과자들이 저렇게 한 가득인데, 왼쪽의 사각 상자는 하기노쓰키, 오른쪽 상단의 포장 두 개가 기리탄포 케이크입니다. 앞은 초콜릿들이로군요. 앞의 색색 초콜릿은 딘앤델루카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직 못 먹고 고이 모셔두었고요. 하하;




그래서 그 며칠 뒤 간식으로 꺼내 들었습니다. 포장이 상당히 독특하더군요. 비닐 포장을 벗기면 안에는 얇은 은박에 싸인 뭔가가 나옵니다. 은박에 일부 붙었는데, 저 부분이 아마 살짝 눌어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속에는 앙금이 들어 있고요.
그러니까 겉은 카스테라나 스폰지 시트로 불리는 종류의 빵이고 속에는 앙금이 들어 있습니다. 시트는 밀도가 높지 않고 폭신하고 부드러운 쪽에 가깝더군요. 거기에 앙금을 넣었는데 맛은 괜찮습니다. 쌀가루를 넣어서 폭신폭신한 느낌이 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
근데 왜 이게 기리탄포 케이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구울 때 저렇게 세워서 구운건가? 아니, 그럴거면 차라리 기리탄포 케이크가 아니라 빙글빙글 돌려가며 은근하게 굽는 기리탄포 바움쿠헨이라거나..(이봐...;..)
상상의 여지가 더 많을 것 같은데 기리탄포라는 이름에서 기대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의 간식입니다.


앙금 덕분에 달달한 맛은 나지만 그것이 또 지나치게 강하지는 않아서 간식 시간에 하나 꺼내 먹기엔 딱 좋습니다. 맛있지만 이름이 안 어울리는 과자로군요. .. 적다보니 한국의 전통과자라고 주장하는 지역 과자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데, 세련된 과자만 보다가 이걸 보니 묘한 감상이 듭니다. 하하하.;


꽤 오래 전의 일입니다. 센다이 여행을 꿈꾸고 있던 그 당시, B님이 센다이 한정 과자를 언급하시더군요. 그게 속에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 있는 하기노쓰키였습니다. 萩는 사철쑥 추라고 쓰긴 하지만 일본어로는 싸리랍니다. 그러니까 萩の月이라고 하면 싸리 나무 위에 뜬 달의 정경이 절로 떠오릅니다. 아무래도 한자 때문에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 싸리는 여름이 더 먼저 떠올라서 말입니다. 하여간 하이쿠라도 한 수 읊어야 할 것 같은 과자입니다. 그런데 그게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간 카스테라이니, 전통 과자라고 하기에도 묘하지요? 하기야 카스테라 자체도 일본 전통 과자라고 볼 수 있으니 앙금이 아니라 커스터드가 들어갔다 한들 어떻겠습니까. 허허허.


하여간 하기노쓰키는 센다이 한정 과자로, 아예 국내 배송도 안됩니다. 가게 홈페이지(링크)에 들어가 보아도, 가게의 온라인샵(링크)에 들어가보아도 온라인 구입이 안되더군요. 점포는 JR 센다이역을 비롯해 센다이 주변에만 있기 때문에 구하기 어렵습니다.

이게 몇 개월 전의 일입니다.
지난 설 연휴의 여행 때, M님이 제보를 하시더군요. 하네다 공항에 이 하기노쓰키가 들어와 있다고요. 지금 글을 쓰면서 검색해보니 몇 군데서 통신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이게 공식 라인인지는 모르겠네요...'ㅅ'; 이전보다 구하기가 조금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연유로 하기노쓰키 한 개를 얻어 감사히 먹었습니다. G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고 저 혼자 홀랑 먹었는데....
어헉.;ㅠ;
어헉...;ㅠ;
센다이 가면 한 판을 꼭 사다달라 부탁하시던 B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심정. 저라도 이런 맛의 과자면 한 판을 그자리에서 까먹을 수 있어요.

번거롭다면서 단면은 안 찍었는데, 속은 커스터드 크림이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럼 L모 제과의 커스터*랑 비슷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한 입 베어 물고 깨달았습니다. 그런 비교를 했다는 것에 대해 하기노쓰키 제조사에 무릎꿇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빵은 달걀맛이 많이 납니다. 어렸을 때 옆집에서 얻어 먹은(...) 그 달걀빵을 떠올리게 만드는 카스테라에, 속의 커스터드는 아주 묵직합니다. 커스터드는 맞지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슈크림의 크림과는 한참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뻑뻑한 느낌은 백앙금과 닮았습니다. 하지만 백앙금도 아닌 것이, 상당히 뻑뻑한 달걀맛 커스터드 크림이 사람을 홀립니다. 그 자리에 앉아서 커피도 안 마시고 하나를 홀랑 해치우고는 아쉽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으흑.;ㅂ;
온라인 샵이 있더라면 당장에 질렀을 것을.


그리하여 저는 다음 일본 여행을 기약하며, 그 때는 반드시 이걸 한 상자 질러오리라 벼르고 있습니다. 크흑.;ㅠ;



덧붙임.
홈페이지를 보니 미야지마현의 현화가 미야기노하기라 거기에서 이름을 따서 붙였다는군요. 미야지마 현내의 직영점, 백화점, 역 판매대, 공항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하네요. 일단 라쿠텐에서 판매를 하고 있으니까 언제 일본 여행 가면 시도를...ㄱ-;
참고로 라쿠텐 기준 가격으로 8개 들이 1450엔입니다.(링크) 10개가 1800엔. 판매처가 東京 みやげKIOSK 몰이라니 특이합니다. 센다이 선물인데 도쿄 선물점에서 파는 셈이니까요. 하여간 저 상자 안에 사진의 비닐포장 과자가 들어 있으니 어떻게 보면 과대 포장인데, 낱개 선물로 돌리기에는 좋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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