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아요. 참 좋은 숙소인데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교토역에서 너무 멀고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

위의 내용은 한 줄 요약이고, 만약 제가 글을 쓰러 갔다거나 숙소에 처박혀서 멀리 안 나갈 생각이고,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안테룸도 있을만 합니다. 1인실은 공간이 아늑한 것이 혼자 놀기 딱 좋았거든요.
...
바꿔서 말하면 숙소가 좁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이번 숙소가 시타딘이 아니라 안테룸이 된 것은 예약이 늦었기 때문입니다. 3박 머무르는데 시타딘은 2만 5천엔을 가뿐히 넘고, 안테룸은 12800엔이었습니다. 두 배 차이 나지요. 시타딘은 여러 번 머물러 보았으니 이번엔 다른 곳에 가보자 싶어서 안테룸을 선택했습니다. 실은 비용만 아니면 시타딘 가고 싶었지요. 무엇보다 혼자 놀러가는데 부엌이 있으면 뭐 해먹기도 참 좋단 말입니다. 그 때문에 막판까지 시타딘을 고민했는데 고이 접었습니다.
(부엌 때문에, 오사카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프레이저 레지던스입니다. 거기는 1박에 1만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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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보일라나요. 하여간 교토에서 anteroom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옵니다. 교토역 남쪽, 그것도 쿠죠(九条)역보다 한 블럭 아래입니다. 저는 못 찾아서 한 바퀴 빙글 돌았는데, 나중에 보니 쿠조역에서 한 블럭 내려와서 바로 꺾으면 되더라고요. 烏丸ノ辻(つじ)거리가 나오면 우회전 하면 되겠더군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쪽보다는 다른 길을 더 많이 썼습니다.



캡쳐해서 줄 긋고 나니 제가 평소 다니는 길이랑은 조금 다르네요. 저는 야구장을 왼편에 놓고 걸었거든요. 위의 그림대로 걸어가면 오른편에 놓고 걸어갑니다.

숙소에서 나오면 2차선 도로입니다. 거기서 조금 걸어 올라가 슈퍼마켓을 끼고 우회전 합니다. 그렇게 주욱 걸어 올라가거나, 그 다음 블럭에서 주욱 걸어 올라 교토 테루사 옆을 지나 가거나. 둘중 하나를 하면 205번 차고지인 쿠죠샤코(九条車庫))가 있습니다. 그 앞에서 205를 타고 교토역에서 내리면 다른 버스들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가도 저 걷는 거리가 만만치는 않아요. 버스타는 곳까지도 10분은 걸리고, 교토역까지라면 제 걸음으로도 교토역까지 15분은 족히 걸립니다. 굳이 따지자면, 안테룸에서 205번 차고지까지 걷는 거리는 대략 교보에서 광화문까지의 거리쯤 되지 않을까요. 어디까지 추측입니다.


그렇게 먼데도 안테룸은 은근히 좋습니다. 무엇보다 조용하거든요. 번화가에서 멀고 오히려 교토라기보다는 도쿄 교외 같은 분위기가 듭니다. 편의점은 없지만 바로 앞에 슈퍼는 있지요. 그리고 이온몰이라고, 대형 쇼핑센터도 그럭저럭 걸어갈만 합니다. 자전거 대여를 해주니 자전거를 타고 다녀올만도 한데 1일 대여에 1500엔이라 도전은 못했습니다.




이온몰은 교토역 남서쪽에 있는 대형 쇼핑센터입니다. 간판을 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다양한 업체가 입접을 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아예 가지 않았는데, 이전 여행까지는 확실히 시조(四条) 교토 BAL에 있던 무지도, 지금은 여기 이온몰에 대형 매장이 들어와 있습니다. G가 부탁했던 이런 저런 무지 제품도 다 여기서 왕창 구입했지요. 그건 다음에 다시 올리지요.


본론으로 돌아가 안테룸은 2층부터 6층까지 있는 작은 호텔입니다. 아늑한 느낌을 주는 것도 그래서겠지요. 1층에는 갤러리도 있고 바도 있고, 아침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도 있는데, 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침을 여기서 먹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조금 아쉽네요.


호텔 입구쪽에서 찍은 사진. 저런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프론트 근처. 이런 저런 상품이려나요.




이쪽이 프론트입니다. 왜 사람이 한 명도 없냐 물으신다면, 사진 찍은 시각이 오전 5시 30분이라 그렇습니다. 산책 후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이지요. 하하하. 그러니 사람이 있을리가.ㄱ-;



가장 안쪽에 드럼세탁기 두 개 있는 세탁실이 있고 그 맞은편에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세탁기도 한 번 써봤는데 건조까지 되니 꽤 괜찮네요.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가방을 올려놓고 사진 찰칵. 탁자 위에 보이는 박스는 호텔 주소로 받은 택배입니다. 택배를 아예 방에 넣어주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지금까지는 전에 도착하더라도 다 프론트에서 받아 올라갔거든요.




같은 자리에서 뒤돌아서 한 장 더.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욕실입니다. 몇몇 호텔에서 보이는 것처럼 조립식 욕실을 갖다 넣은 것 같더군요. 욕실이 작은 것이 흠이지만 숙소 자체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호텔 욕실인데...




샴푸랑 린스, 바디워시(물비누)은 꽤 괜찮은 걸 쓰더군요. 라벤더 향의 샴푸와 린스, 아몬드향의 바디워시.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PROVINCIA랍니다. 아마 시타딘에서도 이걸 봤던 것 같은데...?
그 외에는 일회용 칫솔, 면도기, 머리끝, 바디워시 쓸 때 편한 스폰지가 있습니다. 침대 위에 올려진 것은 파자마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카드 열쇠가 아니라 일반 열쇠라는 점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와서 저렇게 키를 넣고 돌려야 전기가 연결됩니다. 게다가 키를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가죽 케이스에 담아 주네요.




숙소에 머무르는 동안은 대강 이런 모습입니다. 15인치 노트북을 지고 다녔더니 좀 힘들더군요. 거기에 아이패드를 올려 놓고 확밀아질...(...) 이번에 에그 로밍을 한 두 번째 이유가 확밀아였다지요. 하하하.;ㅂ;
스탠드 앞쪽으로 보이는 금속제의 병은 숙소에 있는 포트입니다. 콘센트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들고 와서 물을 끓였지요. 날이 더우니 뜨거운 물은 자주 먹지 않아서 콘센트 경쟁이 아주 치열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노트북에 아이패드 충전, 에그 충전까지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네요.;



참, 숙소는 마음에 드는데 위치가 걸리네요. 자전거가 있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는 좋은데 그렇다고 빌려 타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래도 혼자 여행 다닐 때는 많이 걷더라도 가볼만한 숙소입니다.
교토여행, 이틀째 점심 이야기입니다.

나중에 글 하나로 몰아 정리하겠지만 첫날, 월요일 점심은 푸딩이었습니다. 아침은 마들렌과 우유, 점심은 푸딩. 하핫. 이러니 속이 망가져도 이상하지 않지요.
하지만 일정 내내 속이 편하지 않아서 짠 음식이나 뭔가 기름진 음식이 속에 안 들어왔습니다. 물론 입맛에 따라 다릅니다. 수요일 저녁에 먹은 닭튀김(가라아게)은 짜고 기름졌으니까요. 그나마도 제대로 먹지 않았지만.;

이날은 9시 10분발 대한항공을 탔습니다. 공항에는 일찌감치 도착해서, 올레 에그부터 받아들었지요.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에그 사진 찍은 것과 함께 따로 올리겠습니다.

출국수속 완료하고는 여기저기 돌아보는데 고디바 매장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그 중 한국 전용패키지가 보이는데, 그다지 안 땡기더랍니다.; 패키지만 다르지 내용물은 같아 보였거든요. 눈 구경만 하고 돌아나왔지요. 이날 게이트를 찾아 움직이는데, 돌아다니다보니 12번 게이트 바로 다음이 14번 게이트입니다. 13번 게이트는 안보이는데, 아무래도 속설 때문인가요. 4번 게이트도 없을 것 같더랍니다.;


착륙한 것이 10시 56분. 입국심사 줄 선 것이 11시 13분. 심사 완료가 35분이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탄 항공기 앞 항공기가 작았거나, 혹은 시간이 넉넉했거나 그랬던 모양인데 뒤로는 줄을 엄청나게 길게 서더군요.

아마존 주문물품은 공항 2층 로손, 츠타야 옆집에서 찾았습니다. 공항에서도 아마존 물품이 수령 가능하니 편하군요. 받아서 바로 캐리어에 밀어 넣고 이동했습니다. JR패스를 구입하고 나니 11시 50분이네요. 이 시간대에 교토로 가는 하루카는 한시간에 한 대 꼴로 있습니다. 예전에 찾아놓은 시간표를 보니 12시 16분 발차네요. 뭐, 어쩔 수 없지요. 목표는 텐노지, 거기서 나라로 가는 열차로 갈아탑니다.

12시 49분에 텐노지 하자. 13시에 출발하는 특급열차에 탑승합니다. 16번 홈에서 나라행 열차가 출발하니까 홈만 알아두면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중앙선을 탄듯 시골길을 들어가는 열차를 타고 한참을 갑니다. 나라가 종점이었던가. 기억이 가물하네요. 하여간 특이한 것이, 문 열림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문이 안 열립니다.; 왜 문이 안 열리나 한참을 고민했는데 뒤에서 어떤 학생이 손을 뻗어 눌러주더라고요. 미안해라.; 하여간 13시 33분에 도착해서는 개찰구를 나갑니다. 나가면 바로 보이는 것이 쇼핑몰이네요. 들어가서 나라 대불푸딩을 삽니다. 푸딩 외에 푸딩홍차와 벚꽃차도 같이 사고요. 푸딩은 350엔, 푸딩홍차가 700엔, 벚꽃차 1천엔입니다.

13시 54분에 교토행 특급을 탑니다. 그리고 14시 41분에 교토역 도착. 숙소에는 15시 9분에 도착했다고 적었네요. 교토역에서 조금 헤매 들어간 것도 있지만 교토역에서 안테룸까지는 충분히 멉니다.(먼산) 그래도 숙소는 꽤 마음에 들었는데 말이죠. 숙소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교토역 가는 열차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봉투가 두 개 보이는데, 푸딩과 홍차를 따로따로 쌌더군요.





망의 여행에도 올렸지만 왼쪽이 커스터드 푸딩, 오른쪽이 말차푸딩입니다. 취향은 커스터드 푸딩쪽.-ㅠ-




말차푸딩은 살짝 높은 온도에서 익혔는지 기포가 올라와 있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보니 크리미한 푸딩의 포인트는 달걀 노른자 많이, 찌는 시간은 짧게더군요.




그리고 이날의 커스터드 푸딩은 지난번에 먹었던 것보다도 더 크림 같았습니다.-ㅠ- 아... 푸딩 좋아라.


푸딩 두 개를 먹고 나서 속이 달아서 그 뒤에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는 것이 포인트라면 포인트지요. 그러고 저녁은 뭘 먹었더라...?




덧붙임.
시간을 굵게 처리한 것은 여행 시간표 짤 때 참고하시라고 한 겁니다. 대체적으로 9시 전후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타고 간사이국제공항에 떨어지면 12시 16분 하루카를 타게 됩니다. 시간상 그 앞차는 어려워요. 간사이공항에 도착한 뒤 첫 목적지가 교토가 아니라 오사카라면 조금 다르겠지요.
A.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지적할 사람이 없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번 여행은 준비를 거의 하지 않았지요. 여행 계획은 없었고, 그래서 그 며칠 전에 끄적댄 먹고 싶은 것과 가고 싶은 곳을 체크하며 그날 그날의 일정을 정했습니다. 첫째날은 그래서 나라에 들러 푸딩을 사가지고는 숙소에 체크인하고, 교토역 남서쪽에 있는 이온몰에 가서 무인양품 대형 매장의 이런 저런 물품을 구해왔습니다. 이온몰은 이번 여행에거 가장 자주 간 장소이기도 하네요. 여행 기간 동안 총 세 번 갔으니 말입니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더 그랬나봅니다.

하여간.
여행 둘째날, 아침 8시쯤 출발해 오전 11시에 쿄 키나나에 도착하기까지는 참으로 험난한 일정이 있었습니다. 그건 그 다음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요.

여행 셋째 날의 사진은 특별히 없으니 그쪽부터 풀어 봅니다.

이번 여행을 가기 전부터 고베의 라미(l'ami)에 갈지 말지 조금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행 일정이 짧아 멀리 가는 것은 번거로우니, 그냥 교토 내에서 오무라이스를 먹자 싶었지요. 하지만 속이 편치 않아서 첫째날과 둘째날은 넘기고, 셋째날 점심 때 시조 가와라마치에 있다가 문득 그 근처 어드메에 오무라이스 집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로 키치키치 오무라이스라는 집을 다시 검색했지요.
그런데....
영업시간이 오후 5시부터라는 것을 확인. 아놔.;ㅂ;
그리하여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엉뚱하게 핫케이크를 먹으러 들어갔습니다. 그나마 대처가 빨랐던 것은 전날에 있었던 바보짓의 영향이 컸지요.


전날에는 아침 오픈 시간에 맞춰 요지야 카페 은각사점에 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게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그러니 8시 넘어서 출발하여 버스를 타고 빙글 돌아, 은각사 앞에 내려 철학자의 길을 따라 내려가면 얼추 맞겠다 싶었습니다. 9시쯤에 버스 타면 되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고 17번 버스를 타면 은각사 앞에 내리겠다 생각하여, 전날 사두었던 버스 1일권으로 205번 버스를 타고 교토역에 갑니다. 숙소의 문제 때문에 버스를 타는 쪽이 마음 편하겠더군요. 이건 그 다음에 쓰겠습니다. 그래서 205를 타고 버스를 내렸는데, 내린 곳에 바로 17번 버스가 있었습니다. 평소 타는 버스와는 조금 다른 모양이지만 뭐, 17번이니까요. 그리고 종점이 大原랍니다. 흐음. 오오하라. 어디선가 들어본 지명인데.

그리하여 버스를 타고 그 안에서 일기를 끄적입니다. 익숙한 지명들을 지나쳐 주우우욱 버스가 북쪽으로 향합니다. 근데 이미 시모가모 신사가 있는 삼각주를 지납니다. 응? 이거 데마치 야나기에서 틀어서 은각사까지 가지 않나? 뭔가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이 버스를 덥석 탑승했던 것은 바로 옆에 앉아 있는 교토 여행자로 추정되는 일본인 아줌마 때문이었는데, 그 아주머니는 아무런 문제 없다는 듯이 앉아 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사이 버스는 산길을 달려 깊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아... 이건 왠지 기후네의 분위기야....;ㅁ; 이미 시라카와 대도 넘었고 북쪽 거리도 다 지났어.;ㅁ;
나중에 돌아올 때 보니까 제가 내렸던 곳은 교토 북동쪽의 노면전차 종점보다도 훨씬 위더군요.

하여간 산길을 지나 돌아 구비구비 들어가는데, 산세가 굉장히 깊고 험합니다. 강원도의 여러 산길도 자주 다녀보았지만 여기의 산세가 더 무섭습니다. 산이 무섭게 보이는 것은 산경사도가 45도를 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나무 자체가 크고 짙고 울창한 것이 더 큽니다. 산색은 강원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짙으며, 나무도 훨씬 크고 무섭습니다. 그런 공포감이 기후네 신사를 포함한 그 주변에 대한 경외심을 만든 건가요.
그런 생각을 하며 한참 올라가다가, 요금이 520엔을 돌파하는 시점에서 포기합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다른 사람이 내릴 때 따라 내렸습니다. 거기가 어딘지는 지금도 모릅니다. 하나(花) 뭐시기라는 정류장이었지요.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찍은 사진. 왼쪽으로 보이는 길은 무슨 병원으로 들어가는 길인듯 합니다.




뒤돌아서 한 장.
사진 왼쪽에 보이는 저 산이 굉장히 깊고 무섭더군요. 해가 굉장히 일찍 지겠다 싶었습니다. 산골짝이니까요.




그리고 그 옆에는 이런 계곡도 있습니다. 여기 혹시 강원도 인제? 강원도 화천?




길 건너편은 여관인지, 아니면 즈케모노 집인지 알 수 없는 건물이 있네요.




버스를 기다린다며 일단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일기에 상황 보고 쓰다가 찍은 사진. 아까 보았던 산을 등 뒤로 놓고 앉아 있는데, 앞쪽 산도 상당히 무섭게 느껴집니다. 하하하..


그래서 오오하라가 어디냐 하면, 교토 북쪽 어드메에 있는 작은 산골 마을입니다. M님도 기억하시던데 『때때로 교토』에 교토 외곽 지역 중에서 시골 분위기 나는 곳으로 갈만하다고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탄 17번 버스는 교토 시내 버스가 아니라 시외버스였던 겁니다. 당연히 종일권은 해당이 안되니, 현금을 따로 내야했지요.
현금 520원 내고, 길 건너편에서 1시간에 세 대 있는 버스를 잡아타고는 데마치 야나기까지 나옵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102번 버스를 타고 긴린샤코 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걸어서 5분 거리라는 요지야 카페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 그리고 저는 ....




요지야 카페 은각사점 정기휴일은 화요일이란 걸 몰랐습니다.
영업시간만 확인했지 휴일은 확인하지 않았군요. 하하하하하하하.................;ㅂ;



여행을 혼자 하면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좌절감은 배가 됩니다. 흑.;ㅂ;
이번 여행 사진의 절반 가까이는 아마 꽃일 겁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눈에 들어오는 꽃을 찍었는데, 그렇다보니 사진 100장 중 상당수가 꽃 사진이네요. 그러니 한꺼번에 왕창 올려봅니다.


망의 여행에도 올린 노란 꽃. 교토역 남쪽에 있는 어느 호텔 앞에서 보았습니다. 화사하니 예쁘더군요.'ㅅ'




이거랑 비슷한 꽃은 한국에서도 보았는데 같은 꽃인지는 확신이 안 섭니다.;




이 하얀 꽃은 뭘까..-ㅁ-




이쪽은 수국입니다. 수국은 꽤 많이 보았네요.




이건 한참 피는 중인 수국..?




교토에서 보았던 중에 가장 큰 수국이었습니다. 게다가 색도 다양하네요. 원래 수국의 색은 토질이 산성이냐 알칼리성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던데, 이쪽은 어찌 된건지 파랑이랑 분홍이 둘다 보입니다. 누가 장난 쳤나..?




밖에 이렇게 많은 화분을 내놓기도 하더군요. 아차. 잊지 말고 화분 분갈이 해야합니다.-ㅁ-; 오늘 퇴근하면서 화분 좀 사다 놓아야겠네요.




카라와 비슷한 꽃으로 추측됩니다. 이런 걸 집에서 키우기도 하는군요...;




이건 무궁화? 히비스커스?




이건 수국. 색이 꽤 진합니다.




이쪽도 수국.




이쪽은 아예 파란 수국. 토양이 다른 게죠.



.. 그러다보니 온통 수국뿐이란...;


일본도 올해 마른 장마로 고생중이랍니다. 일부에서는 기우제를 지낼 정도인데, 여행 사흘째에 아래쪽에서 장마전선이 오면서 간사이, 가나자와 쪽에 엄청난 폭우를 쏟아 부었습니다. 게다가 태풍도 올라오고 있었지요. 그 덕에 가뭄 해갈은 되었을라나 싶지만 위쪽은 또 비가 오지 않았잖아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날은 더웠지만 아주 습하지는 않았는데 그것이 정말로 덥고 습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서울의 날씨에 익숙해져서 이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건지는 저도 모릅니다. 아, 이제는 여름에 교토 가도 되겠다는 망상마저 드는군요. 하기야 이전 여행은 7월이었고, 이번 여행은 6월. 게다가 지난 여행에서는 이상저온 현상 직후에 방문했기 때문에 아침 공기는 참으로 싸늘했지...ㄱ-;


잊지 말고 오늘은 정말로! 화분과 흙을 사야겠습니다. 일단 화원에 흙 부탁하는 전화부터 해야겠네요.ㄱ-;
여행 가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약간의 무기력, 약간의 우울, 약간의 체력 저하, 약간의 식도염 증세가 나타나네요. 식습관은 위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양보다 무의식 적으로 많이 받아 먹는 것이 문제로군요. 조절을 해야하는데, 수면 부족까지 겹치니 식이 조절이 쉽지 않습니다. 하하하.

하여간 지금도 몸이 부어있고 멍~한 상태라 상대적으로 쓰기 쉬운 망의 여행부터 올려봅니다. 아마 이렇게 올리면서 각각의 삽질을 떠올리고 또 다른 글을 올릴 준비를 하겠지요.



made by G.
전날 G가 만든 마들렌이 여행날 아침이었습니다. 곁들인 건 아침에 보온병에 담아 나온 저지방 우유.-ㅠ-




간사이 항공편은 대한항공이라 해도 기내식이 이정도입니다. 뭐, 그러려니 해요.
시나몬 롤이나 호두머핀이나 둘다 퍽퍽하기 그지 없습니다. 냉장했다가 꺼낸 거라 당연하다면 당연하지요.




하늘이 정말로 예뻤습니다. 구름 위의 여행.




JR West Rail Pass를 구입하고 잠시 고민하다가 가장 먼저 간 곳은 나라역. 이 때도 대불푸딩을 사러 갑니다. 후후후.




텐노지에서 내려 나라행으로 갈아타고 갑니다. 텐노지에서 나라로 가는 열차는 중앙선을 타고 가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정말로 산골짝.....; 그래서 더 재미있긴 합니다.




정말로 푸딩만 사고 바로 교토로.




왼쪽이 커스터드, 오른쪽이 말차푸딩. 말차푸딩은 바닥에 팥이 깔려 있습니다. 제 입에는 커스터드가 더 마음에 들더군요. 그리고 이것이 그날의 점심.(웃음)




무슨 꽃인지는 몰라도 노란 꽃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이것이 그날의 저녁. 물론 이것말고 하나 더 있긴 했습니다. 여행 다니면서 먹었던 것 중에서 가장 맛있는 당고.-ㅠ- 니시키 시장에서 구입했던 거지요. 그건 나중에 따로 올립니다.
이쪽은 교토 니시키 시장 갈 때마다 꼬박꼬박 구입하는 군밤입니다. 밤 좋아요. 물론 먹고 나면 속이 묵직하고 소화 안되는 건 안 좋지만...




아침 8시 쯤 길을 나섰으나 11시쯤 도착한 기온의 쿄 키나나.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이야기였어요...




교토 버스는 맨 앞의 두 자리가 참 좋습니다. 이날은 운 좋게 맨 앞자리에 탑승해서 덥석.




무슨 버스인가 생각했는데, 이거였군요. 철학자의 길을 찾아가는 100번 버스입니다. 사쿠라(벚꽃) 버스는 버스비가 100엔으로 쌉니다. 그러면서 교토의 주요 관광지를 거의 거쳐 가지요. 이 때도 은각사로 향했는데, 한 정거장 전에 내렸습니다. 이유는...




이것 때문에. 이번 여행이 亡作이 아니게 만든 요지야 카페였지요.




점심을 오무라이스로 하려 했더니 찍어놓은 가게는 영업시간이 오후 5시부터입니다. 눈물을 삼키며 고민하다가, 거기서 걸어 올라가 스마트 커피에 갑니다. 런치는 사람이 많아서 기다리고 있길래 충동적으로 킷사(喫茶)로 선택. 그리고 핫케이크 세트를 시킵니다. 이것이 이번 여행이 亡作이 아니게 한 두 번째.




온천 여행을 가는 열차라던가요. 이와 관련한 바보짓은 그 다음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정말, 이번 여행은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_-;




돌아올 때는 샌드위치. 샌드위치 자체는 그럭저럭 먹을만 한데 왜 사이에다가 생양파를 끼웠을까요. 매운 것은 둘째치고 입냄새 걱정이......



하여간 이번 여행은 亡과 平사이를 왔다갔다 했습니다. 완전히 망하지 않은 이유는 역시 사들고 온 물건들 때문이겠지요. 그러니 정신 차리고 오늘부터 열심히 책을 읽어야합니다. 원서가 너무 밀렸어요.;ㅁ;


이번 여행의 일정은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3박 4일간이었습니다. 예약 시점이 4월 말인지 5월 초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평소 여행 짜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예상보다 아주 많이 늦었습니다. 지금은 날아간 12월 종단 여행은 이미 작년 8월부터 세우기 시작했으니까요. 비단 그 여행뿐 아니라, 대부분의 여행은 3-4개월 이상의 일정을 남겨두고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해야 항공권이나 숙박 예약도 훨씬 저렴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그러지 못한게, 상당히 급박하게, 충동적으로 세웠습니다.
모든 업무가 종료되는 것이 금요일. 혹시 모르니 토요일과 일요일은 놔두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교토를 다녀온다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습니다.

계획 자체는 성공했지만 문제는 세부계획이었습니다.
금요일까지 워낙 시달려서 다른 작업을 할 생각을 전혀 못한데다 기운이 없으니 여행 계획 짤 엄두도 못냈고요. 딱히 가고 싶은 카페도 없었고, 만사에 시큰둥했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막판에, 금요일에, 눈 앞에 지뢰밭이 펼쳐집니다. 제 업무를 상세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다들 웃으면서 축하하더군요.

"고생문에 들어선 걸 축하해. 하지만 업무적으로는 굉장히 도움이 될거야."

그야, 상사께서 부지런하고 능력 있는 이상적인(...) 스타일이니까요. 하하하.;ㅂ;


그리하여 여행 계획은 없었습니다. 손에 들린 것이라고는 작년 7월에 다녀올 때 짰던 스케줄 표 뿐. 그거라도 있었으니 그나마 여행 움직이는 것이 나았지요.

여행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몇 가지 적어 놓았습니다.

후지키 린, 천년왕국 이후의 책
빙과?
아리츠구 벚꽃 틀
요시모토 바나나 수필, 펭귄 하이웨이, HANAKO
XXX홀릭 화집
장바구니
대불푸딩
무지(G의 센베)
비녀?
교토역 은어!

후지키 린은 『바티칸 기적 조사관』책 중 뒤에 아직 안 읽은 책들을 골라 구입할 생각이었습니다. 빙과도 마찬가지. 뒤에 있는 책을 사올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이건 홀랑 잊었네요. 작년에는 애니메이션 때문에 대대적으로 띄운 모양인데, 이번에는 판매대에서 싹 사라졌습니다. 그러니 넘어가고. 홀릭 화집은 대형 서점에서 발견하지 못해서 넘어가나 했는데 뒤늦게 나마 찾았습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음식 관련 수필은 문고판으로 살까하다가 포기. 펭귄 하이웨이는 구입, HANAKO 이번 편은 하와이가 주제라서 궁금한 김에 하나 집어 들었고요.
아리츠구의 벚꽃 틀은 작년에 선물용으로 사왔다가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제 몫으로 하나 더 사왔습니다. 장바구니는 지난 여행 때 선물로 사왔다가 주변에 뿌리고 나니 어머니가 갖고 싶다 말씀하셔서 하나 챙겼고요.
대불푸딩과 무지 센베, 교토역 은어도 사왔습니다. 다만 비녀는 딱 이거다 싶은 것이 없어서 넘어갔습니다. 비녀를 잘 쓰지 못하기도 하니, 열심히 써봐서 괜찮으면 하나쯤 나중에 사도 되겠지요.


가보려고 했던 곳은 이렇습니다.
나카무라 토키치
기온(쿄) 키나나
키치키치 오므라이스
요지야 카페 은각사점
산장 커피집
마르브란셰
아라시야마
아리츠구
군밤
라미

화과자

그리고 이 중 클리어한 것은 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아리츠구, 군밤, 요지야 카페. 하하하하.;ㅂ;


여행 사진도 굉장히 적습니다. 먹고 온 것도 굉장히 적습니다. 그런 고로 이번 여행기는 굉장히 짧습니다. 염장도가 낮으니 마음 놓고 보시어도 되어요.(...)


본격적으로 글 쓰기 전에 가볍게 서문부터 써봅니다.

예전에 여행 다녀오면서 시치미를 떼다(링크)란 글을 올린 적 있습니다. 거의 1년 전의 일이로군요. 그 때도 아무것도 아닌 척 다녀왔고, 주변의 가까운 분들만 제가 일본에 가 있다는 걸 아셨지요. 이번 여행도 비슷했습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교토에 있었고, 목요일에 돌아와서는 어제 또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저녁 늦게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열세 번째 여행(링크)과 닮았습니다. 그 때는 도쿄에 질렸다는 생각이 잠시 들 정도였고, 혼자가 있었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안 걸렸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했습니다 끼니를 대강 때우는 것은 물론, 이런 저런 자잘한 실수도 많았지요. 여행 가기 직전까지 계획이란 아무것도 없었고 오직 쇼핑목록만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계획이 없으니 어디 가야한다는 것도 별로 없고, 그렇다보니 짜임새 있게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는 것보다는 쇼핑만 잔뜩하고 짐이 늘어서, 어깨 근육이 아직도 굳어 있을 정도로 많이 들고 다녔습니다. 이러면 여행이 재미없지요.

이렇게 자신에 대한 제어가 별로 안 되었던 여행도 드물겁니다. 후회도 많고요. 돌아올 때는 집에 간다는 안도감과 여행에 대한 미련이 반반 뒤 섞여 있었네요.


게다가 돌아오자마자 터진 폭탄은..OTL 하하하하하하하.

하여간 사진도 100장 남짓이라 그리 많지 않습니다. 쇼핑목록부터 시작해 차근히 올려보지요.
발행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시 말해 아래 내용은 좋지 않은- 비난하는 쪽이 더 많을 겁니다.

한줄 요약: 가성비가 지나치게 나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신청하고 받아 들었을 때 맨 처음 든 생각은 책이 생각보다 얇다는 것이었습니다. 음, 진짜 얆습니다. 웬만한 무크지 두께 정도네요. 하지만 판형은 그보다 작습니다. 기억에, 집에 있는 책 중 이 판형과 가장 유사한 것은 시공사에서 나온 『태피스트리』라는 책입니다. 꽂아 놓으면 비슷할까 싶은데, 높이는 신국판 정도에, 조금 더 넓습니다. 사진이나 인쇄 형태는 같은 저자, 같은 출판사의 『비에이로부터』와 유사합니다. 약간 파스텔톤이 도는 듯한 사진 분위기도 그렇고요.
책이 얇다고 생각하고 가격을 보고는 기겁한뒤 맹렬하게 비난했습니다. 어떻게 이 두께에 이런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가라고 말입니다. 정가가 1만 5천원입니다. 『비에이로부터』는 대략 이 책의 2.5배 정도 두께이고 내용도 훨씬 많으니 1만 7천원을 받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얇은 책에 1만 5천원. 그 책이 나온 것이 딱 2년 전입니다. 그 사이 물가가 그렇게 올랐다고는 생각하지 않고요.

제가 생각하는 가격 상한선은 1만 2천원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광분했지만, 오늘 아침 출근길에 찬찬히 훑어 보고는 인정했습니다. 그래도 나름 괜찮습니다. 출근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러니까 30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 훑어 볼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많지 않습니다. G의 말마따나 딱 블로그를 훑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소개한 곳 중에서 몇 군데는 가보고 싶더군요. 그런 점에서는 1만 2천원까지는 아슬아슬하게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다. 일본 무크지나 잡지 가격을 생각하면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대강 불만 사항을 적었으니 더 자세한 지적을 해보지요.

1. 『비에이로부터』를 읽고 이 책을 주문한 사람들에게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맨 앞에 실린 홋카이도 니세코의 마켓은 상당히  흥미롭지만 여름 즈음에 갔다는 것 외에는 별 정보가 없습니다. 추가 정보는 본인이 해당 행사의 일본어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찾아 방문해야합니다. 즉, 정보로서의 가치는 상당히 떨어집니다. 여기서 추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일본어를 알거나, 일본어 번역 페이지를 통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볼 사람 정도입니다.
그건 다른 곳도 마찬가지더군요. 한국의 카페를 소개한 몇몇 꼭지는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새로운 곳은 소개했지만 특별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숨겨진 곳을 소개해서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다는 불만도 생길 수 있을 겁니다.

2. 책의 편집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종이가 두껍네요. 전작하고 같은 두께라, 내용에 비해 두께가 큽니다. 거꾸로 말하면 내용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체 내용의 편집에도 불만이 있습니다. 한국, 일본, 대만의 정보가 함께 실려 있네요. 그러니까 아무리 봐도 책의 형태를 한 비정기 무크지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데, 형태가 책이다 보니 오히려 보기가 나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잡지라면 뜯어서 스크랩이라도 하지, 특정 정보만 얻으려는 사람에게는 장벽이 높지요.

3. 책의 부제 대로 프롤로그, 서문입니다. 부정기로 간행할 시리즈물이라는 언급이 있는데, 과연 다음 책이 나올 수 있을라나 싶습니다. 다음 책을 낼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이 책의 단가를 떨어뜨려서 다음 권을 낼 수 있도록 포석을 깔아야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그거야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요.
이게 서문이라면 본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룰지에 대해서 조금 방향성을 제시했어도 좋지 않을까요. 그건 저자의 네이버 블로그에 들어가 확인하라 하신다면, 귀찮은 독자들에게는 장벽이 높습니다.


그리하여 추천하기 참으로 난감한 책입니다. 아마 C님, 키릴님은 한 번쯤 훑어보셔도 좋을 겁니다. B님은 보시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 이라며 그리 내켜하진 않으실테고요.
제가 저 책을 보고 마음에 들었던 정보는 딱 두 개입니다. 한국 카페 정보야, 워낙 제 반경에서 멀어서 갈 생각이 없고요, 홋카이도 니세코의 장터(마켓)이랑, 비에이에 있다는 펜션은 찍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대만의 정보도 조금 나와 있는데 저야 가본 적이 없으니 이 정보가 얼마나 유용한지는 모르겠네요.'ㅅ'


네버렌. 『슬로 트래블 노트: No.1 prologue』. 수프, 2013, 1만 5천원.

교보문고에서 친절하게 판형을 적어 놓았군요. 128쪽, 18-23(책 높이)-9(두께)입니다.


지난번 여행 뒤 남은 것들(링크)에 잠깐 소개했던 엽서입니다. 접히는 선이 살짝 보이지요? 접는 선을 따라 접어 놓으면 입체 카드처럼 세워 장식할 수 있습니다. 주제는 일본의 전통 가게더군요. 이자카야부터 아라레 등을 파는 군것질 가게, 욕탕도 있고 문구점도 있어 다양합니다. 4장 들이가 1200엔이었으니 개당 300엔인 셈이지요. 10배 환율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15배 환율로 생각하면 조금 아득합니다. 하하;
구입처는 간사이공항 출국장에 있는 여행선물 가게.




여행 선물로 들고 왔던 인스턴트 국물요리입니다. 레토르트라고 하기는 미묘한게 건조 식품이라서요. 컵라면처럼 뜨거운 물을 부으면 완성되는 국물요리인데, 거기에 소면 등을 말아 먹어도 괜찮겠더라고요. 삶은(데친?) 당면을 넣어 먹는 것도 잘 어울릴테고요. 가격이 만만치 않아 많이 사오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다음 여행 때 사오면 되니까요.



푸딩처럼 보이지만 실은 푸딩잼입니다. 먹어보면 압니다. 조금 더 진득해서 페이스트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이름은 푸딩잼이고 맛도 푸딩맛입니다. 밀크잼이나 차이잼과는 다릅니다. 달걀맛이 나니까요.-ㅠ-




구입한 것은 아니고, 둘다 사은품으로 받은 겁니다. 왼쪽은 교토 시조의 준쿠도에서 책을 샀더니 뽑기라면서 하나 뽑으라고 하더군요. 오른쪽은 편의점에서 구입한 녹차에 달려 있던 사은품입니다. 케이온은 좋아하지 않지만 덤이니 덥석 받았고요.




왼쪽은 금붕어에 올라타 책을 읽고 있는 강아지, 오른쪽은 컵에서 반신(전신?)욕을 즐기는 아즈사. .. 아즈사가 맞나요?;




일본여행에서 사온 것은 아니지만 지름목록에 들어가니 같이 올립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사이에 끼어 있었다는 토레스 시바모토의 화집 공고입니다. 흑흑흑;ㅂ; 『바티칸 기적조사관』 일러스트 때문에라도 안 살 수 없어요!
하지만 교보에서는 예약 안 받는다니까 일단 다른 경로를 뚫어봐야지요.


0. 사진은 듀시스님께 받은 홍콩과자 두 종류랑 G에게 받은 마들렌. 생김새는 그냥 머핀 같지만 먹어보니 마들렌입니다. 꽤 맛있었지요. 홍콩과자는 설탕이 안 묻은 하비스트 비슷한 맛인데, 담백하니 괜찮아서 옆에 몇 개 쌓아 놓으면 한도 끝도 없이 집어 먹겠더랍니다. 두 봉지 밖에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ㅁ-;


1. 여름 막더위는 사람을 잡습니다. 그 때문에 지난 2월, 정월 대보름에 더위를 팔지 않은 걸 심각하게 후회했습니다. 주변 꼬맹이들에게라도 팔걸 그랬나요. 아니, 그랬다가는 더위 가져간 사람이 더위 먹어 쓰러지는 참사가 발생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니 페어플레이, 내년에도 더위 파는 건 하지 말아야겠어요. 다만 제게 팔려는 사람이 있으면 즉시 '내 더위 네 더위 막 더위!'를 외쳐 두 배 더위를 보장해야지요. 훗훗훗.-_-


2. 여름 더위의 여파는 엉뚱한 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미친듯이 조아라 소설을 파고 있...;
읽으면서 생각하지만 연재중인 소설은 아무리 잘 쓴 소설이라도 점수는 50-60점 정도입니다. 완결되면 100점을 넘는다고 해도 완결이 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절단 신공 중에 다음 편이 올라오지 않는다 하면 그건 점수가 마이너스를 달리게 되지요..ㄱ-;


3. 여름 더위의 여파는 엉뚱한 곳으로 오고 있습니다.(2) 이번엔 여행계획이지요.
원래 다음 여행은 슬슬 영국으로 갈까 했는데, 그건 조금 더 미루고 JR Pass를 써서 일본을 다녀올까 합니다. 엊그제 여름과 겨울의 일본 여행 중 어디가 나은가에 대해 물었는데, 다들 겨울을 추천하시네요. 하기야 홋카이도도 여름에 갔지, 겨울에는 가지 않았지요. 삿포로와 오타루만 간다고 하고 다른 곳은 뺀다면 그냥 저냥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추위를 많이 타고 겨울에 가면 숙소 습도 조절 및 기타 등등이 얽혀 감기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겨울 여행이 무서운 건 컨디션 조절 난조입니다.; 여름에는 숙소에 쓰러지면 된다지만 겨울에는 더 난감....
그래서 심정적으로는 여름에 기울어져 있었는데 다들 말리시네요. 여름 여행이라면 다음 여름이겠지만 겨울 여행이면 다다음 겨울입니다. 시간이 넉넉하면 자금도 넉넉히 준비할 수 있을 ... .... 리가 없군요.OTL 모종의 사유로 내년부터는 수입이 0입니다. 핫핫핫;ㅂ; 그러니 엔화 환율 그래프만 열심히 살펴야죠.


4. S에게 책 무더기를 전해야하는데 뻗어 있습니다. 으윽; 라이트 노벨 전해야할 것도 10권을 돌파했는데! 책 전해야하는 것만 보면 이미 스무 권도 넘는데!
첫비행님께 말씀드렸지만, 이번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참자』는 읽고 나면 도쿄 여행이 땡깁니다. 그것도 서편이 아니라 동편, 정확히는 시타마치라 불리는 에도의 옛 서민 거주구역 쪽 말입니다.  그래서 일본여행 유혹에 대한 역치값이 낮은 분들은 이 책을 보다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도쿄랭 항공권을 끊을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이야기의 시작은 단순합니다.
일본 동쪽, 아직 전통적인 일본 분위기가 살아 있다는 마을 닌교쵸(人形町)의 어느 가게에 형사들이 찾아옵니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 조사를 나왔답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당시 어떤 사람의 알리바이를 확인하러 왔다더니, 찾아온 '형사 같지않은 형사'는 소소한 일상 미스테리를 해결하고 갑니다.

자아 . 여기부터는 상당한 내용 폭로가 있으니 접어둡니다. 이 책은 단편 모음, 혹은 연작 단편집 같아보이지만 그리 단순하진 않습니다.



유명 탐정들이 독신이라는 설에 대해 잠시.-ㅁ-;
엊그제 운동 나갔다가 문득 떠올렸는데 말입니다. 셜록 홈즈도 독신, 마플 여사도 독신, 에르큘 포와로도 독신. 파일로 밴스도 독신, 엘러리 퀸은 결혼했지만 은퇴한 뒤의 결혼이었습니다. 조르주 경감도 독신이었다고 기억하는데 대체적으로 탐정이나 형사들은 가정을 이룬 경우가 많지 않은 걸로 기억합니다. 아니면 최근 나오는 소설들에서처럼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거나 말입니다. 그것도 나름 신기하군요...;;
그러고 보면 제가 집에 두고 있는 추리소설 시리즈는 엘러리 퀸, 캐드펠 수사님, 파일로 밴스이니 다 독신입니다. 물론 캐드펠 수사님은...(이하생략)
0. 평소라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시간에 왜 이러고 있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ㄱ-
어제 저지른 말실수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뒤엉켜, 자다가 허공에 하이킥(-_-)하고는 도저히 잠을 못자겠다며 일어나 30분쯤 눈감고 버티다가 포기했습니다. 솔직히 어제 깨달은 실수는 아마 한동안 '자다 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머리 붙잡고 울만한' 내용입니다. 

1. 이러다가 도저히 못 버티겠으면 아침운동(...) 일찌감치 나갔다 와서 계속 깨어 있는 거죠.
일찍 일어난 김에 어제 못 적은 다음 일본 여행계획을 짜본다거나..


2. 겨울 홋카이도는 가보질 못했는데, 여름의 교토+도쿄랑 겨울의 삿포로랑 어느쪽이 더 최악(...)일까요. 더위랑 추위 어느 쪽에 강한가도 문제이긴 할텐데 교즘에는 날이 하도 이상해서 제가 더위에 약한지 추위에 약한지도 잊었습니다.; 다만 어렸을적붵 추위에 약하다는 말은 종종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한창 추워질 무렵이 생일이라 그런가;;
 
여행 뒤 남는 것은 피로와 체력 고갈과 사진과 물건입니다. 물론 추억도 남지요. 추억을 되살릴 것들이 사진과 물건뿐이라는 것이 조금 아쉽고, 다음에는 그림으로도 되살렸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뭐, 언젠가는 하겠지요.
이번 여행에서 사온 물품은 한 번이 아니라 따로 따로 그 때 그 때 찍어서 한 번에 올리려고 글까지 다 써두었다가 분리했습니다. 순서도 어떻게 할까 하다가 마법사쪽이 먼저 올라갔고요.




G가 사들고 온 다양한 밀크티. 일본 여행 가면 마트에 들어가서 신기한 밀크티 믹스를 찾아보는 것이 연례행사입니다. 이번엔 네슬레, 트와이닝, 반호텐 코코아 등을 사왔네요. 한 잔당 가격으로 따지면 가장 비싼 것은 맨 왼쪽에 있는 생강라떼와 진한 실론 밀크티입니다. 이건 두 개 달랑 들어 있는데 가격이 꽤 높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확한 것은 G가 알겠지요.




이건 간사이 공항에서 구입해온 엽서입니다. 따로 포스팅 하겠지만 입체 엽서라서 저 그림을 붙잡고 이리저리 접어 넣으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따로 올라올 글은 기대하지 마세요. 저도 언제 올릴지 모릅니다. 그도 그런 것이 이건 G에게 나눠주기로 했는데 G랑 만나서 저걸 나눌 시간이 딱히 없다는게 함정입니다. 주말마다 약속이 있으니 저도 G도 이걸 떠올릴 시간이 없거든요.




여행기 초반에 언급한 아리츠구.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구입했습니다. 틀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뛰는데 개당 가격이 상당합니다. 쿠키틀 하나에 이 가격 주고 사냐 싶은 정도지요. 사실 쿠키틀뿐만 아니라 냄비도 사보고 싶은데 그게 또 쉽지 않습니다. 문제는 가격이지요.-ㅁ-;




有次라고 쓰고 아리츠구라고 읽습니다. 아마 쿠키틀보다는 칼로 더 많이 아실겁니다. 일본요리 하는 사람들은 아리츠구 칼을 많이 쓰나봅니다. 칼도 가격이 상상 초월이지만요.;




두 개는 저, 하나는 G, 하나는 선물용입니다. 어떤 것이 제일 비쌌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벚꽃잎이 1700엔이 아주 조금 넘었다는 것만 확실히 기억하거든요.-ㅂ-;



아래는 여행 중간 중간에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상단 왼쪽의 물건은 무지에서 파는 노트랑 유선노트입니다. 오른쪽 상단은 아라시야마에서 구입한 손수건, 그 아래는 기온 키나나의 콩가루잼, 태공이 끼어 있는 건 준쿠도에서 구입한 책입니다.

(첫날 찍은 사진)





아마존에서 수령한 책과 아버지 드리려고 구입한 맥주, 커피 등등까지 몰려 있군요. 맨 위의 노랑 포장지는 모님께 부탁받은 후쿠사야의 카스테라입니다. 살 때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니 더 사올걸 그랬나 싶고.;ㅂ; 하지만 가서 돌아다닐 때는 생각나지 않는 걸요.;




돌아오는 항공편 안에서 구입한 록시땅 제품입니다. 한쪽은 립글로즈, 다른 한쪽은 롤로 바르는 향수입니다. 향은 장미고요. 제주항공에는 롯데면세점이 들어와 있어, 카탈로그를 넘겨보다가 발견하고는 G에게 이야기 했더니 홀랑 부탁하더군요. 2개가 들어 있어 하나씩 나눠 가졌습니다.



두 개 세트에 48600원이었나, 46800원이었나. 그 정도 가격입니다. 개당 2만 5천원이 안되는데, 롤 향수의 경우 개당 3만원 정도 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양은 많지 않지요. 휴대용이라 들고 다니기 편합니다.'ㅂ'




이건 귀국한 날 잔뜩 쌓아 놓고 찍은 사진입니다.-ㅂ- 쌓아 놓고 보니 사온 것이 아주 많지는 않네요. 가격으로는 꽤 되지만 부피는 얼마 안되고, 그나마 사진 중앙의 손수건이나 상단의 장바구니는 선물용으로 사왔습니다. 앞에 보이는 종이 봉투는 후무로야의 인스턴트 국물요리입니다. 이건 나중에 따로 사진 올리겠습니다. 훗훗.


사진 찍어 놓은 것이 조금 중구난방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그렇게 많이 사진 않았네요. 책이 많아서 그런가. 게다가 『마법사의 밤』이나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아마존에서 주문한 것이라 사전에 주문했던 거지요. 그러니 실제 구입에 들어간 비용은 적은데 왜 남는 돈은 이리 적나요.ㄱ-; 여행 비자금은 다 어디로..?

그러니 이제 다시 여행자금을 모아야겠습니다./ㅅ/
우메조노를 돌아보고 나서 G는 먼저 보냈습니다. 저는 다이마루에 내려가서 여행 선물 몇 가지를 구입하고 나왔습니다. 버스를 탈까 하다가 타러 걸어가는 것도 귀찮고, 그래서 그냥 걸었지요. 나중에는 조금 많이 후회했지만.; 걸어갈만한 거리이긴 하지만 그 더운 날에, 체력 거의 다 소진한 상태에서 걷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갈어간 골목은 꽤 재미있었습니다. 가다보니 구세군 교회도 있더군요. 구세군이 교회라는 걸 제대로 깨달은 것은 최근 일이라. 게다가 교토에도 그 교회가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못 집어 내지만 시조 카라스마와 고조 카라스마 동쪽편 어드메라고 해두지요.

다이마루와 니시키 시장에서 몇 가지 사고,  숙소 근처 로손에서 저녁 거리 먹을 만한 것을 사왔습니다.


니신 야키소바(오른쪽 상단), 가운데는 다이마루에서 사온 경단, 카레우동 컵라면, 히야시추카 인스턴트. 넵.; 인스턴트 잔뜩입니다. 게다가 소금은 얼마나 될지. 그래도 먹어보고 싶었는걸요.-ㅠ-
로손에서 사온 히야시추카도 꽤 괜찮았씁니다. 집에서도 이런식으로 만들어보고 싶더라고요. 저 면발만 있으면 만들어먹을만하겠다 싶습니다. 카레우동은 딱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의 맛이고, 야키소바 컵라면이야 뭐...'ㅂ' 그래도 저렇게 한 번쯤은 먹어야 여행오는 재미가 있어요./ㅅ/

참, 젓가락과 그릇은 전부 숙소에 있는 것을 가져다 썼습니다.




거기에 코이와이 커피. 궁금해서 사왔는데 설탕물맛입니다. 레쓰비 캔커피보다도 단 것 같군요.;


이렇게 저녁을 챙겨먹고는 짐 정리를 시작합니다. 문제는 캐리어를 너무 큰 것으로 가져갔다는 겁니다. 공간이 남아서, 나중에 보니 짐들이 고정이 되지 않아 데굴데굴 굴러 다녔습니다. 깨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지요.;




이건 그 다음날의 아침식사입니다. 실상 밤은 저만 먹었고, G는 푸딩만 먹었지요. G는 아침에 입맛이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대강 먹고 위를 깨웠다가 나중에 보충해줘도 됩니다. 아래 보이는 군밤은 니시키시장의 유명한 군밤집에서 샀습니다. 밤이 크기도 하고 빼먹는 즐거움도 있어 교토 갈 때마다 꼬박꼬박 챙겨먹습니다.-ㅠ- 밤 좋아요, 밤!


이렇게 아침을 챙겨먹은 것이 오전 5시 반. G가 입맛이 없을만도 합니다. 6시 10분에 체크아웃하고 나와 버스정류장에 갑니다. 교토역에서 하루카를 타고 가야하니까요. 그러나 함정이 발동합니다.ㄱ-; 교토역으로 가는 고조 카라스마 정류장은 맨 마지막 정류장에 가깝습니다. 교토역이 종착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첫차가 6시 40분 넘어 있습니다. 방법이 없지요. 거기서 30분을 기다리느니 걸어가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캐리어를 끌며 걷다보니 6시 35분에 교토역이 도착합니다. 그래도 그럭저럭 무게가 버틸만했으니 캐리어를 끌고 갔지, 무거웠다면 못했을겁니다.


신신도는 6시 30분부터 여는지 교토역 앞 버스 안내소(?)와 같이 있는 곳은 벌써 열었더랍니다. 지금 생각하니 빵도 조금 사둘걸 그랬나요. 뭐,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지요. 원래 타려던 것은 7시 15분 열차라 꽤 빨리 왔지만 시간이 넉넉한 것이 좋으니 역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열차 안내를 보니 6시 45분에 출발하는 하루카도 있네요. 1시간에 한 대 있지 않나 했는데 수요가 많을 때는 두 편 편성하기도 하나봅니다. 잽싸게 들어가 도시락 가게에서 도시락 하나와 샌드위치를 구입하고는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하루카에 올라탑니다.




근데 찍고 보니 저 京風幕 도시락은 이전에 사노님이 맛이 그냥 그랬다(별로였다;)고 쓰신적 있지요. 뚜껑을 열어보고나서야 그 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도시락. 밥이 세 종류에 나머지는 반찬입니다. 먹으면서, 전날 니시키 시장에서 장 봐서 아침거리 사들고 오는 쪽이 훨씬 나았겠다 싶었습니다. 860엔인데 그 값을 못하는 것 같군요. 하기야 일본에서 먹은 도시락이 제 마음에 쏙 들었던 적이 있었나 기억을 떠올려도 올라오는 것이 하나 없습니다.OTL 애초에 도시락을 질색하는 사람이 여행갔다고 특별한 도시락을 찾는 것이 이상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도시락은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 되었습니다.ㄱ- 김밥이나 유부초밥은 별식이지만 도시락은 내키지 않아요.)



간사이 공항에서는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사진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군요. 기억에 남는 것들만 적어보면,

- 이스터항공은 11시 10분 출발 항공편이 8시 40분부터 체크인을 시작했습니다. 제주항공은 11시 50분 출발 항공편이 9시 50분부터 체크인 시작. 참고로 11시 55분 출발 대한항공은 8시 40분 전부터 이미 시작한 것 같더군요.(먼산) 다음에는 대한항공을 타겠다고 투덜댔던 이유입니다.

- 2층에 있는 츠타야는 라이트노벨류가 거의 없습니다. 잡지나 만화는 있는데 라이트노벨이 없다는 것도 신기하더군요. 한데 그 츠타야뿐만 아니라 공항에 있는 다른 서점들도 다 라이트노벨이 없습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라이트노벨이 아니라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군요.; 『빙과』는 없는데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있습니다.

- 공항에서 선물을 산다면, 밖이 아니라 안-출국장에서 사는 쪽이 좋습니다. 저는 따로 사러 가는 곳이 있는데요, 가게 이름을 또 홀랑 잊었습니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나와 왼편, 스타벅스를 지나 왼쪽에 있는 가게입니다. 부채부터 시작해 일본 전통 문양이 들어간 물건을 많이 취급하니 보시면 바로 아실겁니다.
비슷한 물건이야 교토역에도 있지만 여기는 세금이 안 붙습니다. 교토역에서 사면 525엔인 장바구니가 여기서 사면 500엔. 그리하여 남은 돈을 다 털어 왕창 사왔습니다.;

- 그러고 보니 앞에서 적다가 빼먹은 것. 이전 여행에서는 한번도 신경써본적이 없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버스나 열차를 탑승해서는 울부짖거나 떼쓰는 아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여행 기간 동안 세 번 정도 겪었나봅니다. 칭얼거리거나 신경에 거슬릴 정도로 웃고 떠들거나. 대체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혹은 그 이하입니다. 일본여행 다니면서 한 번도 신경써본적이 없는데 이상하더군요. 여름이라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보통 그렇게 아이들이 큰 소리를 내면 부모가 제지하거나 달래는데 이번에는 그런 소리도 못들었습니다. 애를 놔두더군요.(먼산)
일본의 양육방식도 방임에 가까운 쪽으로 바뀌는 걸까요.




탑승장에서. 뭔가 마시고 싶어서 자판기를 보니 자몽 탄산음료가 보입니다. 궁금해서 집어 들었는데 상상할 수 있는 범주의 맛입니다.; 다만 탄산이 웰치스처럼 굵은 편이었습니다. 호기심은 호기심으로 끝났군요. 핫핫;




정시에 출발해 거의 정시에 도착한 제주항공. 그리고 짐은 그냥저냥 무난~한 정도로 나왔습니다. 짐찾는데 20분 정도 걸렸나봅니다. 물론 제가 항공기에서 빨리 나가 제일 먼저 입국 수속을 밟고 나왔으니 20분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것보다 짧았을 겁니다.


출국장에서 헤어졌던 G를 다시 만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짐 정리 대강 하고는 공방 가서 늦게 들어왔지요. 그래서인지 피로가 풀리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리더랍니다. 체력을 과신하지 마세요. 나이를 생각하세요.(먼산)



자아.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을 사왔는가라는 포스팅뿐이군요./ㅅ/
물론 교토이야깁니다.(제목 때문에 헷갈리실 분이 있을까봐.)

그리고 우메조노 다녀온 이야기를 쓰기 전에 본론과는 동 떨어진 뜨개질 책 이야기가 들어갑니다. 그런 고로 아래의 글은 카페 사진만 보신다면 스킵하셔도 됩니다.;

케이분샤까지 들렀다가, 거기서 다카노 사거리로 걸어와 206번을 타고 교토역에 갑니다. 이번 목표는 G쪽. 앞서도 잠깐 적었지만 이 모든 것은 그 전날 준쿠도에서 구입한 모 책에서 유래합니다.
G는 뜨개질을 좋아합니다. 일본어는 제대로 못하지만 일본의 뜨개질 책을 여러 권 가지고 있습니다. 훑어보다가 마음에 드는 도안이 있으면 덥석 집어드는 모양입니다. 차마 말도 못하는 것이 제가 몇 년 전에 그렇게 퀼트 책을 집어 든 경험이 있어 말입니다. 하지만 몇 번 보다가 방출한 저와 달리, G는 고이 모셔두었다가 제게 도안과 사진을 보여주며 이게 무슨 뜻인지 해석해 달라 시킵니다. 실시간 번역기...-_-; 뭐, 저도 코바늘뜨기나 대바늘뜨기나 다 해본 적이 있으니 대강 읽을 줄은 압니다. 아니, 저와 같은 세대라면 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다 배웠을걸요...?

본론으로 돌아가, G는 준쿠도에서도 뜨개질 책을 열심히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어한 것은 일본에서 나온 북구 스타일 뜨개질 법. 왜 일본에서 하는 노르딕 패턴을 붙들고 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저 제가 봐도 예쁘긴 하더군요. 그리하여 G는 이번에도 뜨개질 책을 한 권 구입했습니다. 둘째날 구입하고 열심히 들여다본 G는 거기서 고민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코바늘은 앞 뒤 모두 달려 있는 타입인데, 그것도 앞 뒤 모두 호수가 동일해. 이거 구할 수 있는 거야?'
G의 질문에 책을 들여다보니, 크로바(クローバー) 제품을 씁니다. 하지만 홈페이지(링크)를 따라가보니 판매하는 상품 중에는 안 보입니다. 일단 크로바제품을 취급하는 수예점을 찾아 거기서 물어보자 싶어 검색하니 홈페이지 스크립트가 깨져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교토타워 지하1층에 무슨 매장이 있나봅니다. 진짜 있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가보기로 결정합니다.

여기까지가 그 앞서의 이야기고, 206을 타고 교토역까지 온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교토타워 지하1층으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면서는 별 기대 하지 않고 그냥 찾을 수만 있으면 좋겠다 했는데 들어갔다가 기겁했습니다. 아니, 이런 별천지가!
쉽게 말하자면 알파문구 비슷한 곳입니다. 호미화방에 전문 수예점을 섞었다고 하면 비슷할지 모릅니다. DMC사를 비롯해 천도 아주 다양하게 있습니다. 다만 아주 좁고 정신없이 물건이 있어 한 번 들어갔다 하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실시간 다큐멘터리를 찍을 수 있습니다. ㅁ으로 시작하는 모 게임 못지 않게 미래로만 가는 타임머신을 탄 느낌일겁니다. 하하하.
그리고 거기서 찾던 코바늘을 찾았습니다. 대바늘도 호수별로, 용도별로, 아주 다양하게 있습니다. 저는 주방용품에만 관심이 있어 수예용품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지만, 이런 걸 모으는 취미가 있으시다면 주머니가 당장에 털릴겁니다.

하여간 무사히 집어 들고는 G의 제안에 따라 갈까 말까 망설이던 카라스마 시조 서쪽 블럭에 있는 우메조노 갤러리 카페(うめぞの CAFE & GALLERY)에 갑니다. 홈페이지를 보니, 여기를 시작으로 기요미즈데라 등등에도 매장이 있습니다.(링크)

시조 카라스마에서 내려 설렁설렁 걸어갑니다. 다이마루가 있는 사거리에서 두 블럭 올라가 꺾고, 그 안쪽에서 다시 두 블럭 걷고. 그러면 바로 나옵니다.




그 골목으로 들어가다가 본 빵집. 거기에 이런 인형의 집(?) 미니어처가 있었습니다. 와아. 언젠가 타샤 튜더처럼 인형의 집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건만. 으, P4 동안은 일시 정지입니다.




입맛이 안 땡겨서 안 갔지만,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 빵집입니다. 뱅-상 데그레.




그렇게 걸어 들어가 나온 곳이 여기. 우메조노 갤러리 카페. 저 앞에 보이는 노렌(이라 불러도 되나)에 うめぞの라 써 있습니다. 우메조노는 梅園이라 씁니다. 매화 농장? 매실 과수원?




1층, 2층으로 나뉘었는데 2층 쪽에는 갤러리가 있나봅니다. 1층 자리만 있는데, 좌석이 아주 많지는 않아요. 뭐, 홍대 카페들과 비슷한 정도? 갤러리 카페라 그런지 입구 쪽에 물건들이 여러 종 놓여 있는데 '갤러리 카페'다보니 가격대가 상당히 높습니다.-ㅂ-;


뭘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빙수는 빼고, 궁금하던 두 가지를 같이 주문합니다. 흑설탕시럽(黑糖, 쿠로미츠)을 뿌린 프렌치 토스트와 甘味点心. 메뉴가 뭐가 있는지는 링크를 보세요.(링크)



근데 실제 보니 홈페이지에서 보던 것보다 굉장히 작습니다. 이걸로는 절대 배가 안 찰거라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G가 시킨 흑설탕시럽 프렌치 토스트를 받아들고 나니 이걸로 족하다 싶은 심정이 됩니다. 옆에 있는 음료는 아마도 보리차?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매실차가 아닙니다;) 같이 먹으니 딱 좋더군요.-ㅠ-




프렌치토스트는 홈페이지를 보면 두유를 썼다 하는데 굉장히 폭신하고 포근합니다. 나오는데 시간이 꽤 걸리던데 아마 은근한 불에 은근은근구워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마치 빵푸딩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기에 흑설탕 시럽을 뿌려 먹으니 달달하니 좋아요. 거기에 콩가루도 고소한 맛을 더합니다. 아, 이보다 더한 조합은 없어요! ;ㅠ;




G는 떡꼬치-미타라시당고만 따로 시켜 먹어보고 싶어했는데 제가 졸라 이쪽을 시켜봤습니다. 조금조금씩 시켜 먹는 것이 마치 가이세키를 먹는 것 같습니다. 맨 왼쪽은 팥앙금을 살짝 바른 파운드케이크, 그 다음은 말차 고사리떡(와라비모치), 가운데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단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옆은 콩가루 고사리떡, 그 옆에는 팥알이 살아 있는 팥앙금(츠부앙)과 매화무늬가 박힌 말차 사브레. 가운데는 미타라시당고.

미타라시당고라고는 하는데, 경단이 아니라 그냥 떡꼬치를 먹는 것 같습니다. 갓 구워 조청 같은 시럽을 발라낸 떡은 진짜 맛있습니다. 쫄깃한 말보다는 말랑말랑 쫀득합니다. 으흐흑; 미타라시당고는 이런 것이었군요. 가끔 미타라시당고를 사먹은 적이 있지만 그건 훨씬 뻑뻑하고 텁텁한 것이었네요.


이렇게 맛있게 먹고 나서 돌아 나가다가, 마에다 커피점에 들러 커피를 샀습니다. 집에 돌아와서야 맛을 봤는데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번에도 여기를 온다면 다음엔 빙수나 핫케이크를 시키고 시간을 보내다가 마에다 커피를 한 봉지 사들고 가야겠네요./ㅅ/
케이분샤 다녀온 것과 우메조노 갤러리 카페를 함께 올릴까 하다가, 방향이 전혀 다른 두 곳이라 따로 따로 올려봅니다.

C님이 교토 여행 때 가겠다며 벼르고 있다는 작은 서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었나, 어디였나. 하여간 교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며 소개된 곳이라더군요. 이름은 恵文社一乗寺店. 케이분샤 이치죠지텐. 이치죠지는 교토 북동쪽, 은각사보다 북쪽에 있는 지역입니다. 주변에 가보고 싶은 카페가 하나 있어 갈까 말까 하다가 은각사보다도 북쪽에 있다는데 질려 포기했는데, 어쩌다보니 또 이렇게 가게 되더군요.

출발한 곳이 마르브란슈 기타야마 점이라, 그 근방에서 北8번 버스를 타고 다카노(高野)에서 내려 걸어 올라갔습니다. 저처럼 버스를 타고 가는 것보다는 노면전차를 타고 이동하는 쪽이 훨씬 쉬울겁니다. 데마치 야나기에서 출발해 북쪽으로 가는 전차를 타고 가다 이치죠지(一乗寺)에서 내리면 되거든요. 하지만 저는 전차표 따로 구입하는 것도 그렇고, 언제 올지 모르는 전차를 기다리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 그냥 버스를 선택했습니다. 게다가 기타야마에서 움직이는 거라면 차라리 버스가 나아요.;



다카노 사거리에서 내려 걸어 올라가면 그리 멀지 않습니다. 제 걸음으로는 10분 안 걸릴걸요.
교토 버스 노선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북8번 버스는 기타야마 주변을 원을 그리며 돕니다. 최단거리하고는 거리가 있으니 자전거가 있다면 그것도 쓸만한데 이 더위에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는 것도 나름 한계가 있지요.;


걷다보면 정말 시골 동네를 걷는 느낌입니다. 외곽이라 그런지 조용하더라고요.'ㅂ'
모퉁이를 돌아 케이분샤가 있는 길로 들어서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실시간 길찾기가 아니더라도 지도만으로도 충분히 찾을 수 있지요.



문이 두 개인데, 하나는 오른편의 잡화점으로 들어가는 문, 다른 하나는 서점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하지만 들어가보면 둘다 공간은 동일합니다. 그리고 문에도 붙어 있지만 내부 사진촬영은 금지입니다.^^;



그래서 밖에서만 사진을 찍고 말았지요.

안은 햇빛으로만 조명을 한 것 같이, 약간 어둑하면서도 시원합니다. 대학가 주변의 오래된 예술 서점 같은 분위기네요. 취급하는 것은 주로 예술, 미술, 건축 등의 서적이고, 그쪽을 주로 모아 놓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 많은 분들은 홀딱 반해서 나오기 힘드실겁니다. 그리고 오른편의 잡화 파는 곳도 볼만하고, 서점 안쪽의 특이한 디자인의 문구 파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솔직히 봉랍용 은제 도장은 탐이 났지만 가격이 7인가 8로 시작하는 4자릿수인데서 고이 마음을 접었지요.ㄱ-;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가볼만 합니다. 건축이나 예술,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일부러 한 번 가볼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 번으로 족합니다. 가기에 너무 멀어서..OTL
하지만 다음에 이 근처-이치죠지를 갈 일이 있다면 들릴지도 모릅니다. 가보고 싶은 카페에 가게 된다면, 여기를 먼저 들러 건축이나 디자인 관련 책 한 권 사들고 카페에서 노닥거릴지도 모르지요. 훗훗훗~.
마르브란슈까지 한 번에 갈까 어쩔까 고민하다가 다 올립니다. 이번 글은 둘째날부터 셋째날 점심 즈음까지입니다.

벌꿀집 도라토까지 들러보고 나서는 버스를 타고 다시 기온 카와라마치로 내려옵니다. 목표는 오전에 가려다가 못간 교토 BAL. 무지 대형매장과 준쿠도를 가려는 것이었지요. 교토에서 자주 찾는 서점인 준쿠도는 교토 BAL과 시조에 있습니다. 저는 주로 교토 BAL의 매장을 가는데, 규모 자체나 이용객은 시조 쪽이 훨씬 많나봅니다. 하기야 유동인구도 그쪽이 더 많으니까요.'ㅂ' 그러고 보니 기노쿠니야도 근처에 있다던데, 안쪽 블럭에 있어 한 번도 안 가봤습니다.

그리고는 G의 요청으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카페에 들릅니다. 지난 교토여행에서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오타후쿠 커피에 갔지요. 금연 카페가 아닌지라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었지만 약간 거슬리는 정도였습니다.



밀크커피 한 잔을 시켜 홀짝 거리며 30분 남짓 쉰 다음 다시 움직입니다. 이번에는 저녁 거리와 다음날 아침거리를 사기 위해서였지요.

이 다음 사진이 없는 건 니시키시장과 다이마루에 들러 그렇습니다. 니시키시장에서는 아침거리를 구입하고, 다이마루에서는 예전에 英君님 이글루에서 보았던 특이한 음식을 찾으러 갔지요. 간단히 소개하면 인스턴트(!) 국물요리입니다. 不室屋(후무로야, 홈페이지 링크)에서 만드는 것인데 자세한 내용은 英君님 이글루 글을 참고하세요. (일본 국물요리 선물세트)
이 글을 보고는 바로 검색 시작해서 찾아보니, 본점은 가나자와에 있지만 간사이 지방에서도 몇몇 백화점 지하매장에서 팝니다. 교토에서는 다이마루에 매장이 있더군요. 그 때문에 다이마루까지 찾아갔는데, 플로어 안내도를 미리 챙겨가지 않은 덕에 한참을 헤맸습니다. 건어물이랑 같이 있더군요.; 매장 사진은 찍어 놓지 않았으니 패스. 저야 요즘엔 국물을 거의 먹지 않으니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기만 했지만 G는 꽤 재미있어 하더랍니다. 밀기울로 만든 것이라는데 그래서인지 국물도 상당히 걸죽합니다.

하여간 그걸 사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오타후쿠 커피에 들어간게 15시 반 정도, 니시키 시장과 다이마루 쇼핑까지 마치고 숙소에 돌아가니 5시가 넘었습니다. 조금 일찍 들어가 쉬려 했더니 그렇게 안되네요. 거의 체력이 바닥난 상태로 숙소에 돌아갑니다.;




이것이 니시키시장과 다이마루에서 사온 그날의 저녁입니다.

사진 아래쪽의 삼각김밥은 니시키시장의 유명한 쌀집에서 사왔는데 진짜 맛있습니다. 쌀자체만으로도 맛있는데 간도 적당하고 밥알도 고슬고슬하니 비싼값을 하더군요. 비싸다고는 해도 개당 190엔 남짓이니 허용범위 안입니다. 특히 양념해서 만든 삼각김밥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도시락 등에서 종종 나오는 비슷한 밥은 제입엔 짰지만 이건 괜찮더라고요.-ㅠ- 밥만 먹어도 맛있습니다.

그 뒤에 있는 어묵 세 종류과 달걀말이는 역시 간간하고..-ㅠ-; 그래도 반찬으로 먹으면 괜찮습니다.

투명 포장용기에 담긴 두 종류는 다이마루에서 사온 닭고기 튀김이랑 마카로니 샐러드입니다. 백화점에서 무게로 달아파는 것이라 가격은 꽤 나갔는데 그냥 저냥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닭튀김은 짜군요.;ㅠ;

가운데 있는 것이 앞서 말한 후무로야의 국물요리입니다. 모나카 비슷한 것에 구멍을 내고 뜨거운 물을 붓는 건데, 제 입엔 역시 간간했지만 뜨끈하고 걸죽한 국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오거나 날씨 쌀쌀할 때 몸 데우는 용으로 마시면 딱이더라고요. 게다가 낱개 포장이 굉장히 작아서 책상 서랍에 하나 넣어두었다가 사무실에서 컵라면 대신 먹기에 좋겠더랍니다.


물론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먹었지요.





다음날 아침, 히가시혼간지쪽 길을 따라 걸어 교토역까지 갑니다. 교토역 근처에 있다고 사노님이 가르쳐주신 마트가 궁금했거든요. 하치죠 주변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미리 탐색을 하러 간 거였습니다. 근데 저 일본어 문구를 영어로 'Now, life is living you.'라고 써두었던데 이건 뭔가 안 맞는 것 같다아아..?




히가시혼간지 담벼락 아래에는 수로가 있는데, 여기도 연이 꽤 있습니다. 이쪽은 남쪽 담아래 수로고,




북쪽담 아래에는 수련이 있습니다. 연과 수련의 차이는 잎이 물에 찰싹 달라붙어 있나 아닌가지요. 개구리가 살포시 앉아 있는 건 수련쪽.-ㅁ-/


저녁 먹고 남은 것으로 아침을 챙겨먹고, 설렁설렁 길을 나섭니다. 오늘의 목표는 여행 선물 구입과 마르브란슈 기타야마 본점, 케이분샤입니다. 교토역 하치죠 출구 주변에 마트도 있고 여행 선물 파는 곳도 있어 일단 거기를 먼저 가기로 합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니 잠시 이노다 커피를 찾아가기로 하지요. 근데 이노타 커피 포르타점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한참을 헤매다 보니, 교토역과 이어진 포르타(Porta) 동편 아래쪽에 있습니다.=ㅅ=



아래의 지도에서 보면 오른쪽 윗부분에 노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있지요. 거기가 이노다 커피입니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헤매다가 8시 반 넘어서 도착합니다.




G가 우유랑 설탕이 필요 없다는 말에 블랙을 시켰지만, 이노다 커피는 우유랑 설탕이 있는 쪽이 맛있는데 말이죠.-ㅠ- 조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아라비아의 진주, G는 콜롬비아. 커피를 마시고는 9시 즈음 맞춰서 하치죠 출구의 마트, Harves로 갑니다.

가서 친구들에게 뿌린다는 이런 저런 과자를 사고, 후시미 월계관의 일본주를 사고(역시 친구 선물). 그렇게 쇼핑을 마치고 나서 교토 역 북쪽의 교토 명과 판매점에 가서는 역시 친구 선물을 왕창 삽니다. G는 이번 여행 때 이리저리 챙겨줄 친구 선물을 잔뜩 구입하던데, 그 구입비용이 전체 사용 비용의 20% 이상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_-; 챙겨준 사람만 30명은 족히 되겠지요. 직장 동료, 아는 언니, 친구, 가끔 만나는 친구 등등. 저는 그냥 다 눈을 돌리고 여행 선물은 거의 안샀습니다. 다음 여행부터는 여행 선물 줄 사람이 한 명 더 줄어들테니 좋군요.


쇼핑을 끝내놓고 나니 짐이 많습니다. G에게는 짐을 가져다가 숙소에 갖다 놓으라 하고 저는 교토역에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부터 고행의 시작.ㄱ-;


은각사 쪽은 두 번 가봤지만 그리 멀다 느낀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타야마쪽도 그렇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게다가 근처까지 가는 버스는 그래도 종종 있지만, 기타야마를 도는 北8번 버스는 한 시간에 두 대만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40분 이상 북쪽으로 올라가서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버스를 타려면 20분 이상 기다려야합니다. 테더링한 아이패드로 지도를 확인하니 차라리 걸어가는 것이 빠르겠네요. 날은 뜨겁지만 그냥 걷자 싶어서 종종 걸음으로 교토부립식물원 북쪽길을 따라 움직입니다. 그리고 이제 나오나 싶어 한참 기다려 나온 마르브란슈.(홈페이지 링크)

여기는 제이님의 포스팅을 보고 궁금해서 가보겠다 생각했습니다. 월요일 오전,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는 때라 그런지 매장 안쪽에 만들어둔 살롱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뭘 주문할까 고민하는데,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된 케이크는 이번이 처음이라 조금 폭주했습니다.-ㅠ-




조명이 노랑노랑이라 사진도 그렇습니다. 주문 하고 나니 저렇게 차려주네요.'ㅂ'





그리고 도착. G는 본점에서만 주문 가능한 밀피유 세트를 주문했고, 저는 술이 들어가지 않은 몽블랑과 역시 본점 한정 유정란(...) 딸기 쇼트 케이크. 홍차는 얼그레이, G는 밀크티입니다.




몽블랑의 밤크림을 저렇게 짜놓은 걸 보니 라면 면발이나 아니면 腦가 연상되지만 거기까지만 하고 넘어갑니다. 몽블랑을 주문하니 양주 들어간 것과 아닌 것 중 어느 것으로 하냐 묻는데, 안 들어간 것을 골랐습니다. 술이 들어간 쪽은 밤크림이 더 갈색이 돌고, 이쪽은 밝은 노랑입니다. 상당히 특이한 몽블랑인게, 안에 고구마 무스가 들어 있습니다. 고구마 무스와 밤크림 사이에는 크림으로 채웠고요. 이야. 맛있다.-ㅠ- 고구마도 밤도 둘다 좋아하는데 둘이 생각보다 아주 잘 어울립니다. 게다가 크림도 맛있어요!
쇼트케이크는 상상할 수 있는 딱 그런 맛인데, 유정란을 써서 만들었다더니 케이크시트가 카스텔라에 가깝게 묵직하고 조금은 쫀득한 느낌입니다. 부드럽고 폭신한 스폰지 시트와는 다르더군요. 거기에 딸기와 크림의 조합이니 맛이 없을리 없지요. 다만 딸기가 제철이 아니라 그런지 조금 질긴 느낌이 듭니다.(먼산) 그래도 맛있는 건 맛있는거예요.




제쪽에서 찍은 G의 메뉴. 등짝만 보이길래 G에게 찍어달라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G가 찍은 캐러멜 몽블랑 밀피유. 과자 같아 보이지만 그냥 과자는 아니고, 파이 같은 느낌의 시트입니다. 타르트와 파이의 중간쯤? 그리고 아래 있는 크림 같아 보이는 건 단밤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니 딱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인 셈이지요. 그 위에 밤크림을 올리고 다시 시트를 하나 올리고.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것은 양주가 들어간 밤크림입니다. 속에는 단밤이 들었는데, 한입 먹어보고는 술이 들어갔다는 걸 납득했습니다. 이야. 먹는 순간 술이 확 올라오네요.; 저는 들어가지 않은 쪽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ㅠ/




그리고는 이게 점심.-ㅁ-;
평소에는 차랑 간식을 함께 먹는 일이 드문데, 여기서는 같이 먹었더니 배가 빵빵합니다. 게다가 날이 덥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위도 잘 안 움직이네요.


그리고 다음 글은 케이분샤. 여행기도 슬슬 끝을 향해 갑니다.


0. 500ml 푸딩의 위엄. 저게 홀랑 제 뱃속으로 들어갔다는게.....;
대불푸딩은 뚜껑이 있어 푸딩이 샐 염려는 없지만 캐리어에서 굴러다니는 동안 다 깨진다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먹는데는 지장없습니다. 선물 하는데 지장이 있어 문제지만요.


1. 열대야 때문에 수면 부족입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P4 때문에 슬슬 가위 눌리고 있습니다. 젠장.T-T;


2. 게다가 어젯밤에는 늦게들어온 G랑 같이 연어를 먹고 있었으니. G가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코스트코에서 사왔거든요. 크기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어머니가 사오신 것은 제일 작은 3만원짜리였습니다. 그 40%를 저랑 G랑 같이 먹었으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생목(혹은 역류성 식도염) 증세가 가볍게 일어났다 해도 이상하지 않지요.(먼산)


3. 요즘에도 조아라에서 열심히 책 보고 있습니다. 8월이 되면-그러니까 내일이 되면 조아라에서 e-book도 잔뜩 구입해야지요. 구입하면 응24의 어플과 비교해서 올려보겠습니다. 물론 저작권에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요.


4. 최근에도 조아라에서 소설을 보고 있지만 완결 소설은 이미 한 번씩 다 거쳐서, 지금은 연재 소설이나 BL 소설쪽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재 소설은 완결될 때까지는 완성도나 구성을 말하기 어렵지요.; 게다가 몇몇 완결 소설들을 보다보니 1년만에 돌아왔다, 2년만에 돌아왔다 그러시니 지금 보는 연재소설들이 무사히 끝날지도 알 수 없습니다. 연중만 되지 않아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하니까요.
분량이 많아 일단 접습니다. 완결 작품과 연재 작품, BL과 아닌 것이 마구 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저도 슬슬 글쓰기를 시작해야할텐데 말입니다.ㄱ-; 왜이리 진도가 안나가냐.OTL


5. 위에 적은 소설 중 『라이온킹』도 그렇고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면』도 그렇고. 중간에 작가님이 솔로 몇년(혹은 며칠) 이상이면 마법사라는 이야기를 적으셨더군요. 그렇게 말하자면 전 라이트닝볼트는 완전수련했고 썬더도 그렇고, 이제 스파크를 익혀야하나 싶습니다? 마법사가 아니라 마녀가 될라나요.=ㅂ= 나이가 공개될테니 태어난지 며칠 째인지 구체적으로 적지는 않지만 다섯 자리는 가뿐히 넘었습니다.(...) 게다가 모태 솔로 상태.
혹시 모르니 어머니들에게 말씀드리지만, 아들이건 딸이건 조신해야한다면서 철벽방어 해두면 마녀(혹은 마법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나중에 왜 결혼 안하니라며 울부짖지 마시고 미리미리 적당히 풀어주시와요.-_-


6. JR PASS 가격을 검색하고 있습니다. 나 왜 이러니?;;;
아소 미코토의 『골목길 연가』는 1권을 보고 홀딱 반해 다음권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현재 3권까지 나와 있지요) 배경은 교토. 교토의 오래되고 낡은 건물 중 소방법의 문제로 재건축이 안되는 곳을, 여러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싼값으로 제공한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만화입니다. 젊은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공방을 저렴하게 얻을 수 있어 좋고, 건물주 입장에서는 오래된 교토의 건축물을 세입자들이 스스로 고쳐가며 쓸 수 있게 하니 보존에도 도움이 되고요.
이 책에 홀라당 반했던 것은 1화 때문입니다. 1화에서 등장하는 예술제본 작가. 저도 예술제본을 배우고 있으니 눈이 더 갈 수 밖에 없지요. 제가 하는 것과 만화 속에 등장하는 것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말입니다. 저는 전통제본 형식에 가까운 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만화 속에서는 책에 맞춰 제본 방식과 디자인도 다양하게 합니다. 저는 그럴 능력이 안되거든요.ㄱ-;

본론으로 돌아가, 이번 교토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골목길 연가』의 배경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까날님이 교토여행 때 게스트하우스 주인에게 이야기를 듣고 벌꿀집 도라토(홈페이지 링크)가 있는 골목이 그 배경이 아닌가 하셨다고 글을 올리셨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3권을 읽고 다시 찾을 때 쯤에는 그 글을 읽고 코멘트까지 달았던 것을 홀라당 잊었습니다. 아니, 이 경우에는 그게 전화위복이었습니다. 제가 주목했던 것은 작가 후기의 Thanks to였으니까요. 그 맨 아래에 '아지키 골목길'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구글 지도 교토에서 아지키 골목길을 검색해 찾았습니다. 핫핫핫; 물론 한글이 아니라 일본어로 あじき를 찾은거예요.

근데 의외로 간단하게 나왔습니다. 정식 이름은 아니고 별명인가봅니다. 그 검색으로 잡힌 곳은 照明器具と喫茶室 「月あかり」입니다. 츠키아카리. 달빛인가요. 조명기구집 이름으로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ㅅ/
뭐, 아지키 골목길의 홈페이지도 아예 따로 있습니다.(http://ajikiroji.com/) 여기로 들어가면 아지키 골목길에 있는 가게들의 소개와 영업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지키 골목길을 찾아가는 방법은 홈페이지의 지도(링크)에도 나와 있지만 검색이 번거로운 분을 위해 담아 놓습니다. 그리고 츠키아카리의 약도도 보기 괜찮네요.(링크)


저는 기온 키나나를 들렀다 오느라고 시조에서 걸어갔지만, 가기에는 고조쪽이 가깝습니다. 기요미즈데라하고도 그리 멀지 않고요.





북쪽에서 걸어 내려왔는데, 골목 모퉁이에는 저렇게 大黑湯이라는 이름의 공중목욕탕, 사우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건물 바로 옆에 골목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이 입구가 확실한지 아닌지는 2화 맨 마지막 신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 그걸 보면 사진으로 찍어 베꼈(...)구나 싶습니다.; 책을 가지고 계신분들은 펼쳐서 확인하세요.(...)




골목길이 생각보다 깁니다. 안쪽으로 길게 들어가면 양편으로 작은 공방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는 심리적 압박이 조금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이 주말에만 영업합니다.; 문턱이 높다는 느낌이 강하지요.




각각의 공방이 이런 느낌입니다. 여기가 아마 츠키아카리였던가.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신기하게 생긴 조명이 있습니다.




안쪽에서, 이번에는 입구를 향해 찰칵.




교토도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니 이런 신기한 모양의 자전거도 있습니다. 3륜 자전거인데 『안경』에서 여사님이 타셨던 것과는 또 다른 타입입니다.+ㅅ+ 집에 보관할 곳만 있다면 교토 여행 갔을 때 자전거 한 대 짊어지고 오고 싶다니까요.;




더 안 쪽에 들어가 입구를 향해 찰칵.

그렇게 사진을 찍다가 어디 한 곳 들어가볼까 싶어 기웃거리는데, 마침 과자집이 있습니다. G가 궁금하다면서 냉큼 안으로 들어가더군요. 안은 굉장히 작습니다. 대략 3평? 다다미 3조인가요? 그 정도 넓이입니다. 그리고 봉당처럼 한단짜리 작은 계단을 밟고 마루에 올라야 합니다.
과자 종류는 많지 않지만 고급과자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좋은 재료를 써서 집에서 만든 과자 같아요. 하지만 모양은 세련되었네요. 사진을 찍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G가 계산할 때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쪽이 마루. 단을 밟고 올라서면,




이런 작은 공간이 펼쳐집니다. 이날 햇살이 너무 좋아서 빛이 들어오지 않게 찍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가장 안쪽에 있는 것은 2층(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사진 오른편으로 보이는 밤색의 가구는 카운터입니다. 그리고 안쪽 문을 열면 아마 부엌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오면서, 골목입구를 향해 다시 사진 한 장.



자아. 여기까지 다 들여다봤으니 이제는 비교를 위해 벌꿀집 도라토에 갑니다. G를 꼬셔서 거기 갔다가 바로 시조 가와라마치로 가면 된다고 했지요. 카라스마 고조에서 데마치 야나기 근처까지 가서 버스를 내려, 한 번 갈아타면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그 김에 가모가와 상류의 삼각주를 G에게 보여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쉽게라고는 해도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꽤 오래 갔다가 거기서 갈아타고 다시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 다음 교토 여행에서는 북쪽은 올라가지 않고 그냥 아래쪽에서만 놀다 돌아갈 것 같습니다.(먼산)




이쪽이 벌꿀집 도라토. 도라토의 골목길은 아지키 골목길보다는 길이가 짧습니다. 양쪽에 공방이 자리잡고는 있지만 앞에 문패(?) 같은 대문 지붕은 없네요.'ㅂ'

이쪽 공방도 진입장벽(..)이 높아서 들어갈 생각은 못하고, 이렇게 기웃거리다가 도로 나왔습니다.
아라시야마를 다녀온 다음의 사진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야, 쇼핑을 갔으니 여기저기 사진 찍을 일이 없었거든요.

교토역으로 돌아온 다음, 무지(MUJI)랑 준쿠도에 가겠다며 교토 BAL에 갔습니다. 하지만 도착시간은 10시, 오픈시간은 11시. 투덜거리면서 거기서 걸어 니시키 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시장을 둘러보며 저녁 거리랑 그 다음날 아침 거리로 먹을 것을 미리 찍어 놓지요. 하지만 그냥 지나치면 심심하니, G가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아이스크림을 삽니다. 두유 아이스크림. 제 입에는 그냥 소프트 아이스크림인데 G는 두유맛이 난다며 신기해하는군요. 흐음.;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에서는 찬것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날이 덥기는 했지만 아이스크림도 자주 사먹지 않았고 빙수도 안 땡겼고.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 놓아 몸이 금방 차가워지니 찬 것을 먹을 엄두가 안나긴 했지요.

하여간 식사거리로는 달걀말이랑 니시키 시장에서 유명한 쌀집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삼각김밥, 어묵. 대강 이렇게 정해놓고는 아리츠구에 들어갑니다. 아리츠구에서는 이번에 꼭 쿠키틀을 사오리라 생각했거든요. 거기서 쿠키틀 4개를 구입하고 7403엔(..)을 지불한 다음 기온 키나나로 갑니다. 시조 가와라마치에서 버스를 타고 기온으로 넘어갑니다. G에게 부탁해 테더링으로 아이패드 지도를 꺼내 듭니다. 하지만 길찾기를 쓴 것이 실패였지요. 검색은 제대로 하더라도 길찾기는 제대로 안됩니다.(썩을-_-) 엉뚱한 곳을 도착지로 찍어두는 바람에 헤맸고, 그 뒤에는 길찾기가 아니라 그냥 지도를 열어 찾아갑니다. 지금 지도를 보니 찾기는 어렵지 않네요. 구글이 이상하게 잡아줘서 헤맸지.-_-+




흘려쓰기로 간판을 그려 놓아서 찾는데 살짝 애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뭐, 지도가 있으면 찾는 것이 아주 어렵진 않습니다. 이럴 때는 최첨단 IT가 오히려 방해되네요.




1층은 계산대랑 몇몇 상품이 있고, 2층이 카페입니다. 2층으로 안내를 받아 파르페를 주문합니다. 기온 키나나 하폰과 키나나 이탈리안.(메뉴 링크) 지금 메뉴를 보니 일본 전통 식재료를 써서 만들긴 했지만 달걀이나 우유가 안 들어간 건 아니군요.^^; 슬로푸드와 로컬푸드 지향으로 콩가루를 소재로 하여 만든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랍니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서 키나나의 안내글을 보시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링크)

보통 차가운 음식을 뜨거운 차와 함께 마시면 이가 시려서 못견디는데, 여기는 괜찮았습니다. 하기야 더운 여름길을 걷다가 시원한 곳에 들어와 따뜻한 차를 마시니 몸이 스르르 풀리더군요.




제가 주문한 키나나 하폰입니다. 콩가루 아이스크림에 삶은 팥, 녹차 아이스크림, 경단, 조린 밤, 야츠하시가 함께 올라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야츠하시 사온다는 건 홀랑 잊었네요. 이런. 센베집을 따로 가지 않았더니 이렇게 홀랑 잊었나봅니다. 언제 날 잡아서 교토 또 가야하나. 그 때는 겨울에 가나~ 싶지만 말입니다.-ㅂ-;
(개인적으로 삶은 팥은 그저 그런 정도였습니다. 팥껍질이 서걱서걱 씹히는 느낌이 들어서..OTL)




G가 시킨 키나나 이탈리안. 안쪽의 검보라색 소스는 머루 같은 조금 달달한 베리 계통의 소스 같습니다. 포도인지도 모르고요.


맛은?
재방문 의사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아이스크림의 유지방분이 꽤 낮아서 우유맛은 덜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콩가루의 맛이 제대로 살아 있습니다. 둘이서 칭찬하는 말 몇 마디 나누다가 파르페에 몰두해 대화가 끊어지고 다 먹을 때까지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요.-ㅠ- 교토에서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중에서 가장 맛있습니다. 하기야 다른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것도 거의 없긴 했지만 말입니다. 부드러운 타입은 아니고 단단하고 진한 타입인데, 그 진한 맛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크림의 진한 맛이 아니라 진한 콩가루 맛처럼 소재를 십분 살렸어요. 으으으. 이걸 뭐라 설명하기 참으로 어렵습니다.

유명한 집이라 오히려 기대하지 않고 심드렁한 마음으로 갔는데 뒤통수를 후려 갈기다 못해 명불허전이라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왔을 정도니까요.;


이 주변도 오래된 건물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등 자체보다, 등 아래 달린 바람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무젓가락으로 종을 살짝 가려주는 센스! 그러고 보니 G는 이번 여행에서 바람종(風鈴)을 사오려 했는데 마음에 딱 드는 것이 없었나 봅니다. 지금 생각하니 내열강화유리로 된 컵을 사서 바닥에 구멍을 뚫고 구슬을 매달면…….(....)




그리고는 골목 사이를 이리저리 걸어갑니다. 목적지는 아지키 골목길.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그냥 걸어가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기온에서 가깝습니다.




직선거리로 죽 남하하는데 그늘로 가자며 나무가 많은 곳을 들어갔더니 공원이 아니라 켄닌지(建仁寺)를 통과하고 있더군요.;

켄닌지의 재미있는 점은 사진에서처럼 야트막하게 키우고 있는 나무에 있습니다.




잎사귀 보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차나무입니다.; 집에서 차나무 한 그루, 사무실에서 차나무 세 그루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알아봤습니다. 게다가 나무가 많아 그런지 열매도 엄청나게 많이 달렸더군요.





안쪽에 고욤 비슷하게 생긴 녹색 열매가 전무 차나무 열매, 씨앗입니다. 껍데기에 살짝 금을 내주거나 아니면 하루 정도 물에 불렸다가 땅에 심으면 금방 싹이 납니다. 하지만 싹이 난다 해도 제대로 키우기는 어렵더군요. K에게서 씨앗 열개 정도를 받아 심어 키웠는데, 대부분이 사망하고 지금 세 개 남았씁니다. 그나마도 비실대는 것이 두 개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잘 커야 집에 들고 와서 나중에 교차 수정을 할텐데요.
차나무는 자가 수분이 안되어서 다른 묘목이 있어야 합니다.




켄닌지 남쪽 문을 나와 아지키 골목길로 가는 도중에 발견한 신기한 가게.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가게더군요. 오래된 가게, 고물상. 그런 느낌입니다.


다음은 『골목길 연가』의 배경 골목을 찾아갑니다.+ㅅ+ 아마 기다리시는 분들 많겠지요. 오늘 중으로 올라갑니다!


아침산책을 하고 돌아와서는 G가 씻는 동안 밥상을 차립니다. 차린다고 해봐야 어제 고베 이스즈 빵집에서 사온 빵이랑, 귀가하면서 사들고 온 음료수를 올려 놓는 것만으로도 족하지요.




시타딘 교토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길 건너편에 있는 세븐일레븐입니다. 숙소 나와서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만 건너면 되니까요. 거기 말고는 역시 조금 더 걸어 건너편에 있는 로손이 있고요. 이번 여행에서도 느꼈지만 교토는 로손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로손 외의 편의점은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못 보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숙소 길 건너편의 세븐일레븐이지요. 지난번 여행 때도 자주 이용했는데 이번 여행 때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PB-자체 브랜드 상품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덕분에 다양성이 떨어지고요. 차라리 훨씬 규모가 작은 로손의 상품이 다양하게 느껴집니다. PB 제품은 가격이 조금 싸지만 이것 저것 둘러보고 골라먹는 재미는 덜합니다.=ㅅ=


그래도 세븐일레븐의 자몽주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세븐일레븐에서 샀지요. 조지아와 보스, 양쪽의 커피맛을 비교해볼겸 들고 왔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실패. 왜냐하면 왼쪽의 조지아 커피가 무가당인걸 모르고 집어왔기 때문입니다. 왼쪽은 무미에 가깝고 오른쪽은 설탕물에 가깝고.; 섞어 먹으니 단맛 균형이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한 캔 홀라당 마실 정도는 아니네요. 그러고 보니 나, 캔 커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왜 샀지? ㄱ-;




아침 열심히 챙겨먹다가, 전날 사온 감자칩과 맥주를 꺼내듭니다. 저녁 때 감자칩과 맥주를 먹으면 다음날 아침 부으니 못 먹는다고 아쉬워했는데, 그렇다면 아침에 먹으면 되지요. 그리하여 아침부터 맥주를 마십니다. 안주는 세븐일레븐의 간장맛 감자칩.-ㅠ-
삿포로 블랙은 이번이 두 번째인 것 같은데 제 입에는 이게 제일 괜찮더라고요. 부드럽고 진한 맛이 무난하니 맛있습니다.




컵에 담긴 것은 자몽주스. 오른쪽은 세븐일레븐에서 들고 온 생과일주스입니다. 100ml 남짓이었던가, 그게 350엔이나 하더군요.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구입했는데 맛은 감귤(미깡, みかん), 핫사쿠(はっさく), 아마나츠(あまなつ)의 세 종류입니다. 감귤이야 예상했던 맛일 것 같아 핫사쿠를 구입했는데 자몽과 비슷하게 쌉쌀한 맛이 나면서도 또 다릅니다. 단맛은 적고 쓰고 신맛이 강한데, 이런 귤을 좋아하는지라 홀짝홀짝 잘 마셨습니다.-ㅠ-




낮동안의 커피 부족을 조금 해결할까 싶어 세븐일레븐 PB인 블랙커피를 샀는데 그냥 탄 커피맛이로군요.;ㅅ; 물을 섞어 마시니 그냥 보리차처럼 마실만 합니다.(먼산)



이렇게 아침을 챙겨먹고 7시 반에 숙소를 나갑니다. 교토역으로 바로 가서 사가아라시야마에 가는 소노베(園部)행 8시 열차를 타지요. JR 패스가 있으니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을 쓰는 것보다는 이것이 빠릅니다. 일요일이니 아라시야마도 아침부터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잽싸게 움직였지요.

8시 29분에 사가아라시야마 역에 내려 남쪽 출구로 나갑니다. 텐류지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걸어갈만 합니다. 다만 햇살이 강해서 양산을 들고 나올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이런 가로등도 참 귀엽습니다. +ㅅ+




C님이 보시면 홀딱 넘어갈 것 같은 서점 풍경. London Books라는 이름의 서점인데 개점 전이라 다행이었습니다. 개점 후였다면 들어가서 홀랑 지갑을 털렸을지도 모릅니다.;




런던북스 길 건너에 있는 방향 안내등. 여기서 꺾어 텐류지로 갑니다. 도게츠 다리도 같은 방향이고요.
토롯코 열차는 탈 생각이 아예 없어서 안내를 자세히 안 봤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7월 중순의 폭우로 인해 철로가 유실되었는지 문제가 생겼는지 해서 한동안 운행을 준단한다는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사가아라시야마 역 말고 교토역에도 붙어 있더군요.

길을 죽죽 걸어 나가면 텐류지에는 금방 닿습니다. 그리고 문을 들어서자마자 바로 연못이 보이고요.




연못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각 콘크리트 벽 안에 갇혀 있는 형태고 사람의 눈높이 보다 연꽃이 아래 있어서 더 작게 느껴지더군요. 꽃도 상당수 졌더라고요. 흑흑흑;ㅂ;





그나마 이런 연꽃이라도 있었으니 눈요기는 조금 했습니다.




연못은 대칭형으로 두 군데 있었는데, 한쪽은 홍련이더니 다른 쪽은 백색이 섞인 연꽃이 피어있습니다.





빛 때문에 색이 날아가기도 했지만 보통 생각하는 홍련에 비하면 색이 밝습니다. 가장자리에 살짝 분홍색 띠를 두른 것 같더군요.




홍련과 백련에 가까운 홍련이 뒤섞인 것 같지요. 그래도 대부분 꽃이 졌습니다.=ㅅ= K가 댓글 달아준대로 연못이 얕고 작은 편이라 가마쿠라보다도 연꽃이 일찍 진 건지도 모릅니다. 가마쿠라는 8월 초에 갔는데도 연꽃이 한창이었거든요.


텐류지에서 연꽃 구경을 하고 나왔더니 아직 시간이 일러 가게들은 한참 개장 준비중이거나 닫혀 있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도게츠교도 보고 가자 싶어 G랑 함께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라시야마는 두 번째지만 도게츠교는 처음입니다.(먼산)
그리고 그 방향으로 나가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라시야마 남쪽에 하천이 있는 건 지도를 보고 알고 있었지만 그게 이렇게 넓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분위기가 강원도랑 닮았어요.(...) 뒤에 산이 있고, 물이 흐르는 하천. 강원도에서 종종 보던, 그리운 풍경입니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더군요. 이건 좋은 카메라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냥 여기는 눈으로 보고 담아두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전날까지 비가 내려 그런지 수량이 많고 물살도 셉니다. 구름이 많아 햇살도 가려져 다리 위에서 한참 주변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건너지는 않고 이 주변에서 얼쩡대다가 도로 나왔지요. 아침부터 무리하면 오후 일정이 엉망이 될테니 말입니다.;




상당히 익숙한 풍경이네요. 길 건너편에 보이는 기와 지붕만 아니면 교토가 아니라 한국이라 해도 믿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돌아보고는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3장에 1천엔 하는 손수건을 사고, G는 오닉스로 된 팔찌를 하나 사고 나옵니다. 올빼미 캐릭터의 칠복신(七福神)이 굉장히 귀여웠지만 사오면 짐이 됩니다.; 집에 둘 곳도 없으니 말자며 돌아 나왔는데 기념품 사기에는 꽤 괜찮은 가게였습니다. 다음에도 교토에서 기념품 살 일이 있으면 아라시야마의 이 가게와 간사이 공항의 가게를 들러야겠네요.-ㅂ-


사가 아라시야마 역에서 교토역으로 돌아가는 열차는 자주 있는 것이 아니라, 서둘러 돌아갑니다. 9시 27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놓치면 20분은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거든요. 그러니 발걸음을 빨리 옮겨 역으로 돌아가니 20분도 걸리지 않아 역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무사히 열차를 타고 교토역으로 돌아 왔지요.




다음 글은 기온 키나나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글이 이번 여행의 메인인 아지키 골목길이지요.

교토역에 돌아온 뒤에 G는 먼저 숙소로 보내고 저는 북오프로 향했습니다. 혹시라도 『빙과』나 『바티칸 기적조사관』이 있으면 사올 생각이었거든요. 특히 『빙과』는 새로 표지를 다시 찍어 내며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기에, 이전판이 있으면 구입해올 생각이었습니다.

호리카와고조에 있는 북오프에 가면 카라스마 고조의 숙소까지는 죽 걸어가면 됩니다. 실제 해보니 제 걸음으로 대략 15분이 걸립니다. 제걸음으로 15분이면 가까운 거리는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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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보일라나 모르겠네요.

하여간 북오프는 규모가 꽤 컸지만 제가 찾는 책은 없었습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2권 2쇄만 있어서 그냥 내려 놓았고, 『빙과』는 표지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 도로 내려 놓았습니다.; 『빙과』문고판 표지가 원래 그런 것이었으니 애니메이션 만들면서 새로 다시 찍은 것이겠지요. 뭐라 해도 새로 나온 것이 훨씬 낫습니다. 이전판 표지를 찾으려고 아마존을 뒤져도 안나오는데, 고전부 시리즈 첫 번째 권인 『빙과』는 학교 계단참을 찍은 사진을 표지로 쓰고 달랑 빙과라고 제목을 박았습니다.ㄱ-; 어제 빙고님께 이야기 했더니 '안 팔릴 줄 알았나보다'라고 웃으며 말씀하시더군요. 하기야 요네자와 호노부가 아주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고전부 시리즈 첫 번째 권이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생각합니다.(먼산)

수확물 없이 설렁설렁 숙소로 돌아가다가 재미있는 가게를 보았습니다.


...
저만 재미있겠군요.
아마 패브릭 소품을 만들어 파는 가게가 아닌가 하는데, 소파에 놓인 쿠션 모양이 상당히 특이했습니다. 종이접기 유니트 같은 모양이 마음에 들어서 한 번 만들어 볼까 싶은데 역시 도안을 고민해야겠네요. 교보에 관련 책이 있을라나. 그냥 기모노 천으로 만드는 소품 책을 사올걸 그랬나.;

그날 저녁은 짐정리하고 9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5시 기상. 해가 30분 일찍 뜨니 이미 날은 훤히 밝았더군요. 어디로 나갈까 하다가, 이번 여행 목표 중 하나인 아지키 골목길을 미리 찾아갈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G의 핸드폰이 없으면 테더링이 되지 않아 와이파이를 쓸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카메라 하나 들고 히가시구(東區) 고죠와 시죠 사이를 어슬렁 거립니다. 사람이 없는데다 아직 아침이라 날도 선선하고, 돌아다닐만 하더군요.




가모가와, 가모강, 오리강. 사실은 강 사진이 목적이 아니라 왼편에 보이는 누대(?)가 있는 가게가 목적이었습니다. 알아보는 분은 코덕으로 인정합니다.(...) 재미있는 건 G도 단번에 알아보더란 거죠.ㄱ-;




중심부에도 이런 저런 골목길이 많지만 가모가와 동편이 훨씬 고즈넉하고 재미있습니다. 조용한 것이 좋더라고요.




실제 아지키 골목길과 닮은 골목들도 많았습니다.




아지키 골목길을 찾는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골목 사진만 줄줄이 찍었군요.




확실히 자전거가 많아요. 버스로 커버가 안되는 부분이 있으니 자전거로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도 필요할 겁니다.




기온 마츠리 때문인지 저런 등을 매달아 놓은 집이 많았습니다.




위의 전깃줄만 아니면 분위기가 더 살았을텐데요.




담벼락 아랫편에 빗물이 떨어져 썩는 걸 막기 위해 저런 대나무 가리개를 놓는다고 알았는데, 이 용도가 또 따로 있었습니다. 지나가다가 낡아서 부서진 대나무 가리개를 보았는데 그 안에 에어컨 실외기가 있었습니다. 오오오! 교토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에어컨 실외기는 맞지 않으니 저렇게 대나무 가리개를 써서 가려 놓으면 장식도 되고 가림도 되고 일석 이조! (...)



이쯤 돌아보고는 숙소로 돌아옵니다. 아침밥 사진은 따로 올립니다~.
나라에 도착한 것은 13시 33분. 그리고 13시 54분 출발 교토행 열차를 탑니다.-ㅁ-;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수준으로 움직였지요. 내리자마자 푸딩 사고, 동시에 상품 사고, 도로 열차 타고 출발. 나라는 비가 상당히 쏟아지던데 교토는 잔뜩 찌푸린 날씨에 간간히 비 몇 방울 뿌리는 정도였습니다.
14시 41분에 교토역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버스 1일권 6장을 사는 겁니다. 제 것 세 장, G 것 세 장. 마지막 날을 제외하고는 계속 교토를 돌아다닐테니 버스 1일권은 필수입니다. 당장에 하나는 개시해서 숙소로 갑니다. 시타딘 카라스마 고조는 이번이 세 번째인가요. 교토에 있는 레지던스 타입은 이게 거의 유일해서 말입니다. 부엌이 딸린 곳을 선호하는지라 숙소 정할 때는 선택의 여지가 적어요.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하고 제일 먼저 챙긴 것은 아마존에서 주문한 물건입니다. 중고장터에서 두 가지 물품을 주문한게 그 전주 주말. 그리고는 고민하다가 자란의 예약폼에 있는 코멘트란에 '지난 주말에 아마존에서 물건을 샀다. 배송을 호텔로 해두어서 주중에 도착할텐데 잘 부탁한다'라고 영어로 써뒀습니다.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인 것은, 일본어로 메일을 보냈더니 메일 글자가 완전히 깨져 있어서 상대방이 못 읽었던 적이 있어 그렇습니다. 영어로 적으면 짧게 적어도 되고 존댓말이나 편지 양식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걱정했는데 무사히 물건들이 잘 도착해서 수령했습니다. 만세! 이제 아마존 중고장터도 이용할 수 있다! (...)

뭘 주문했는지는 뒤로 뺍니다.


하여간 체크인하고 나서 G를 먼저 올려보내고, 저는 편의점에 가서 사전에 부탁받은 아마존 배송물품을 찾아옵니다. 총 여섯 개더군요. 같이 주문해도 준비되는대로 바로 배송하는 아마존 시스템 덕에 그렇습니다. 만화책 몇 권과 CD들 왕창을 받아 숙소에 밀어 넣고는 가방에 넣어두었던 짐도 내려놓고 다시 교토역으로 갑니다.

그리고 제목에 적은 대로 16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고베에 갑니다. 목적지는 모토마치. 최종 목표는 고베 양식집 L'ami(라미)입니다. 까날님을 포함해 다른 분들이 자세히 설명하셨으니 그쪽을 참조하시어요.
교토에서 고베로 특급열차 타고 단번에 이동합니다. JR 고베역에 도착한 것이 16시 55분. 그리고 거기서 한 정거장 거슬러 올라가면 모토마치입니다. 모토마치 역에서는 맥도날드가 있는 쪽에서 골목 두 개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라미가 나옵니다. 가는 도중 스타벅스에 들러 부탁받은 벤티 텀블러를 사고, 유리컵을 살까말까 고민하다 내려놓은 뒤 구글 맵을 켜고 라미를 찾아갑니다.




역시 여기서도 현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해 조금 고생했지요.-ㅈ- 다음에는 그냥 지도로만 봐야겠습니다.;

들어간 것이 17시 20분 경이었는데 세 번째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 10분 뒤에 사람들이 속속 들어와 다들 자리를 채우더군요. 대부분 저녁 한정 디너 메뉴를 고르는데 코스메뉴를 선택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도 다음에는 코스 메뉴를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G가 옆자리를 보더니 젓가락 받침을 가리킵니다. 뭔가하고 보니 저나 G의 젓가락 받침은 무난한데, 이쪽은 달리는 개-아마도 그레이 하운드인가봅니다. 참 귀엽더군요.




망의 여행에도 올렸지만 기본 세팅은 이렇습니다. 손님이 오면 바로 물을 내주더군요.


메뉴는 고민할 것도 없이 저녁 한정 메뉴인 후와후와 오무라이스랑 와규 민치 함박을 주문합니다. C님 여행기를 보고 가장 땡겼거든요.(전체 메뉴 링크)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배 모양의 오믈렛을 뒤집어쓴 밥이 먼저 나옵니다. 소스는 따로 담아 주더군요.




오믈렛을 반으로 가르고 그 위에 소스를 뿌리면 완성! 이 부분을 따로 영상으로 찍었습니다.




음, 역시 밤에 찍으니 노이즈가..T-T; 게다가 똑딱이니까요. D90은 아버지가 쓰고 계신데다 무거워서 들고 갈 엄두를 못냈지요.;




사이드는 밥과 빵 중에서 밥을 택했습니다. 빵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G는 밥이 더 땡겼나봅니다. 하기야 이날은 한끼도 밥을 안 먹었으니 땡길만도 하지요.




이쪽 색이 원래 색에 더 가까울겁니다. 당근은 동글하게 깎아서 달달하게 익혔고 소스는 양송이가 들어간 데미그라스 쪽 소스인가봅니다.


그리고 맛은?
-ㅠ-
맛있습니다. 그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한지. 근데 가장 맛있게 느껴진 것이 저는 밥이었습니다. 민치 함박에 같이 나온 하얀 밥이요. 보통 경양식집에서 나오는 밥이면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고 신경을 안쓰는데, 저 밥은 단독으로 씹기만해도 달달한 것이 진짜 맛있습니다. 전기밥솥밥인데, 살짝 고슬고슬하게 느껴지는 것이 밥만 먹어도 맛있더라고요. 빵이 아니라 밥으로 시키길 잘했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신나게 먹었습니다.

민치 함박은 속까지 촉촉하게 잘 익었는데, 보통 생각하는 단단한 함박이 아니라 부드러운 함박입니다. 살짝 손으로 쥔 것처럼 부드러운데 말입니다, 그게 또 부서지지는 않습니다. 아니 어떻게 만들었길래 부드럽고 촉촉하면서도 뭉개지지 않는 걸까요. 이야아아아....

그러나 여기서 살짝 함정.; 최근 식생활이 거의 무염에 가까운 저염 식생활이라 후와후와 오무라이스나 민치 함박이나 둘다 간간했습니다. 고기부분은 간을 약하게 했는지 괜찮았는데 소스가 짭짤해서 먹으면서 제게는 아쉬웠지요. 이건 제 입맛의 문제이니 뭐라 말도 못하고.OTL



라미에서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는 다시 교토로 돌아갑니다. 모토마치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고디바 매장을 발견하고 한정 초콜릭서를 주문합니다.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런 걸 주는군요.



신제품이라던가요. 레몬소르베화이트 초콜릿? 그런 겁니다. 화이트 초콜릿 껍데기 안에 레몬맛이 나는 크림이 들어 있습니다. 날이 더워 금방 녹을 모양새라, 잽싸게 입에 넣었는데 살짝 새콤하니 괜찮더군요. 하지만 가격이 비싸니 맛만 보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한정 초콜릭서 두 종. 오른쪽이 화이트초콜릿 코코넛 초콜릭서, 오른쪽이 화이트초콜릿 실론 밀크티 초콜릭서. 위에는 크런치를 뿌려 바삭바삭하면서도 달큰합니다. 정말로 달아요, 달아요.OTL 라미에서 배불리 먹고 나서 이것까지 먹는 것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사실 초콜릭서는 양이 스타벅스보다도 작지요. 음료가 스타벅스 톨사이즈쯤 되나? 아니, 그보다 컵이 얄쌍하니 더 적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잔 마시고 나면 포만감이 확 듭니다. 언젠가 지유가오카에서 저혈당으로 어질어질할 때 다크 초콜릿 데카당스 한 잔을 마시고 부활했던 기억이 아련하군요. 그야말로 스태미너 회복 포션입니다. 하하하;


그리고는 교토역으로 돌아오고, 얌전히 귀가 … 했을리는 없지요. 그 뒤의 짤막한 일정은 다음 글에 씁니다.
첫날 코스가 꼬인 가장 큰 이유는 G입니다. 물론 저도 푸딩 좋아하고 대불푸딩은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지만 나라는 갈 일이 없었습니다. 교토에서 나라까지 멀다고 생각한 것도 있고, 사슴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사슴남자』의 괴악함도 그렇고, 온다 리쿠의 소설 때문에도 그리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니, 간단하게 말하면 가기 번거롭지요. 게다가 대불푸딩 매장은 JR 역에서는 상당히 멉니다. 그랬는데....
지난 3월에 JR 나라역에도 대불푸딩 매장이 생겼습니다.(링크) 그 이야기를 G에게 했더니 가자고 하더군요. 원래 첫날은 기요미즈데라에 가겠다 생각했는데 이리저리 생각해보니 그냥 간사이 공항에서 나라 찍고 올라오는게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G와 상의해 일정을 그리 바꿨습니다.

그랬는데, 최근에 올라온 C님의 여행기를 보고 있다가 후와후와 오무라이스랑 햄버거 스테이크 사진이 마음에 들어 G에게 링크를 줬더니 즉답, "이거 먹을래.". 그리하여 머리를 쥐어짜, 첫날 저녁 때 먹기로 했습니다. 라미(L'ami)의 저녁 시간은 오후 5시부터 시작이고, 간사이 공항에 내려 나라를 들렀다가 교토에서 체크인하고 고베에 가면 시간이 얼추 맞습니다. 미리 열차 시간표를 다 짜보았지요.

그리하여 첫날은 공항-나라-교토-고베-교토라는 멋진 코스가 나왔습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문제는 입국장에서 시간을 지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11시 32분이나 11시 50분 공항특급을 타고 이동하는 건데, 32분차는 무리라고 해도 50분차까지 놓칠 줄은 몰랐습니다. 저보다 40분 가량 일찍 도착한 G는 캐리어를 먼저 찾아놓고 점심거리로 551 호라이만두를 사놓았지요. 그래서 그나마 시간을 벌었는데, JR 패스 구입에도 시간이 걸려 플랫폼으로 내려오니 11시 50분이 넘었습니다. 그 대신 눈 앞에는 12시 16분 출발하는 하루카가 있더군요.
G에게 테더링을 부탁해 열차 시각을 다시 맞춰보니, 11시 50분 공항특급을 타나 12시 16분 하루카를 타나 텐노지에서 내려 나라행 열차를 갈아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하루카가 빠르더군요. 괜히 신칸센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몇 년 전에 갔을 때에 비하면 편의점의 상품 종류가 상당히 줄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물건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요. 기업들이 종류를 줄이는 건가 싶더랍니다.
이런데서 장기불황의 엿본다고 하면 과장일까요.ㄱ-;




텐노지 도착! 그리고 나라로 가는 야마토 급행을 타러 왔습니다. 1시 출발이로군요.




서로 마주보는 좌석에 앉았는데 저렇게 음료수 올려 놓는 선반이 있습니다. 태공을 올려 놓았더니 아저씨 포스가 풍기는군요.ㄱ-; 하기야 나이로 치면 아저씨를 넘어서 할아버지입니다. 환생했느니 어쨌느니 해도 일단 모델이 은주혁명의 그 태공망이니 할아버지도 이만저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JR나라역에 도착한 것은 오후 1시 33분. 내리자마자 개찰구를 나옵니다. JR 패스를 가지고 있으니 들락날락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지요.-ㅂ- 개찰구를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저렇게 Vierra라는 쇼핑 센터가 보입니다. 나라의 특산품을 모아 놓았는데, G는 작년 후쿠오카 여행에서 만났던 나라 특산물 중 캐릭터 상품에 홀랑 반해 사슴모양 클립을 사나 마나 고민하더랍니다. 저는 그 사이에 대불푸딩 위치를 찾아놓았고요.

오후라 그런지 푸딩 몇 종은 조금만 남아 있었습니다. 보면서 뭘 사나 생각을 하는데 여행 첫 쇼핑에 흥분한 G가 거의 대부분의 푸딩을 골랐습니다.(푸딩 종류 링크) 거기에 푸딩잼까지 더하니 총 4500엔. 가격을 지불하고 포장을 기다리는 사이, 아까 봐두었던 사슴무늬 마스킹테이프를 사나 마나 했는데 G가 클립사면서 사겠다며 홀랑 나가더군요. 그리하여 나라에서는 푸딩 잔뜩과 테이프와 클립을 사왔습니다.




이게 마스킹테이프입니다. 아래쪽은 금색, 위쪽은 흰색. 무늬는 둘다 사슴이고요. 가격은 무로 735엔.

참고로 말하자면 이번 여행에서도 모든 환율은 머릿속에서 10배로 계산했습니다. 왜 13.5나 15가 아니라 10이냐 물으시면, 1년에 한 번 가는 여행인데 이정도 소비는 해도 괜찮....지 않나요.; 여행갈 때는 넉넉히 환전해서 남겨오는 쪽을 선호합니다. 일본여행은 1년에 한 번은 꼭 가니 남겨두면 다음에 쓰면 되고요. 그런 이유로 엔화는 여행할 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엔화가 저렴할 때 미리 쟁여둡니다. 그 쟁여둔 엔화도 이번 여행에서 다 털어썼지요. 이제 다시 모아야합니다.





푸딩잼은 실온 보관이라 빠져 있고, 푸딩 뚜껑에는 작은 스티커가 붙어 있어 무슨 맛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일 맛있는 건 커스터드 푸딩이고요,




몽블랑(사슴얼굴 파란 뚜껑)도 맛있고, 커피는 정말로 맛있습니다. 레어치즈는 신맛이 난다고 G는 먹다 말던데, 저는 그것도 꽤 괜찮았고요. 초콜릿은 오히려 평범합니다. 다만 사케맛은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술향이 확 올라오는데, 딱 막걸리 느낌입니다.(...)




추천은 커피푸딩이랑 커스터드 푸딩이고요.  사진은 위의 파란 뚜껑에 이어지는 몽블랑 푸딩.

그리고 저기 보이는 커다란 것은 500ml 용량의 큰 대불푸딩입니다. 크기가 저만하면 구워내기도 힘들었을텐데 말입니다. 홈페이지에는 큰 것이 800엔이라는데, G가 영수증 확인하고 말하기로는 2100엔이라던가요. 나중에 다시 물어야겠군요.

푸딩 타입은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듯 실크푸딩-부드러운 푸딩에 가깝습니다. 저나 G나 행복하게 맛있게 먹었지요. 큰 푸딩은 크기 때문인지 부드러운 푸딩과 젤리 같은 푸딩의 맛이 동시에 납니다. 둘다 나니 그것도 신기하더군요. 하여간 이것이 이번 여행의 푸딩 종결자였습니다. 이렇게 왕창 산 덕분에 여행 기간 동안 푸딩은 더 이상 사지 않았습니다. 하기야 교토에서 푸딩 사는 일이 드물긴 하지만.-ㅁ-;


이렇게 하여 저랑 G는 나라에서의 퀘스트를 완료하고 교토역으로 돌아옵니다.
그러고 보니 간사이공항은 맑았는데 텐노지 쪽 가면서 비가 조금 내리는 것 같더니 나라에서는 폭우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여행 기간 동안 우산을 펴든 것은 몇 번 없었네요. 교토는 이번이 세 번째지만 여름 즈음에 가면 강수확률 30%일 때도 가끔 소나기가 내리니 작은 우산이나 양산을 들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굵직굵직한 가게 별로 적을까 하다가 시간의 순서대로 적는 쪽이 낫겠다 싶어 새벽 이야기부터 적어봅니다.

만약 장마가 17일에 끝나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토요일에 비가 왔다면 아마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갔을 겁니다. 하지만 그 며칠 전 태풍이 올라와서는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고 올라갔고 장마는 공식적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도 날씨가 맑았고요. 비가 오지 않으니 인천공항철도를 타야겠다 싶어 이날은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리무진 버스를 타면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하니 8시 45분 항공기라 해도 조금 늦게 출발할 수 있지만 인천공항철도는 1시간 넘게 걸리는데다 서울역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있어 새벽 5시쯤에는 나가야 하더군요. 덕분에 그렇게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철도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 하나, 싸기 때문입니다. 편하게 가는 것은 리무진 버스가 훨씬 낫지요.;


그나저나 인천공항철도 타고 여행갈 때마다 이 사진은 한 장씩 꼭 찍는군요. 이번에도 저 커다란 검은 캐리어를 들고 갔는데, 사들고 온 물품이 적어 안에서 물건들이 굴러 다니는 바람에 고생했습니다. 다음에는 짐 수량 잘 생각해서 챙겨야겠네요. 하기야 막판에 귀국하면서 달아보니 20kg. G의 캐리어는 13kg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제 캐리어 무게의 대부분은 책이 차지하고 있었지요. 하하하.;


G와 저는 항공편이 달랐습니다. G는 이스터항공, 저는 제주항공. G의 말을 들으니 기내식은 주스 한 잔이었답니다. 간사이공항에서 만났을 때 분노를 토로하더군요. 하여간 티켓팅을 하고 현대카드라운지에 가는 도중 발견한 것.



저 목베개 참으로 귀엽습니다. 저거 두르고 있으면 목에 수박을 두르고 있는 겁니까. 으하하하하;





현대카드라운지는 7시에 열기 때문에 그 앞에서 조금 기다려야했습니다. 내려다보니 숲속 오솔길이 보이더군요. 아.. 저기에 구관 놓고 찍으면 딱 그림되겠다.-ㅁ-;
(하지만 구관들고 여행 간 것이 어언 몇 년 전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들고 다니기 너무 무거워요.)




현대카드라운지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G의 현대카드로는 동반 1인이었나 2인만 같이 들어갈 수 있어서 지난 2월 여행 때는 못 갔거든요. 그 때는 꽤 괜찮은 삼각김밥이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없어졌습니다. 이런. 머핀 세 종류인가 두 종류인가 있고, 쿠키 세 종류, 삶은 달걀, Ceres 사과 주스와 오렌지 주스, 맥주, 탄산음료, 커피머신이 있는 정도라, 간단하게 차를 즐길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삼각김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슬펐지요. 그래서 제주항공의 기내식-삼각김밥을 기대하고 있었던 거죠.  파리바게트의 녹차 도라야키가 나와서 배신당했지만 말입니다. 흑흑흑.
하지만 머핀이나 쿠키나 맛은 다 괜찮았습니다.-ㅠ-




재미있었던 건 이것!
항공편 탑승 안내입니다. 신기한 것은 LCD 프로젝터 등을 이용한 것이 전혀 아닌데, 액정인지 뭔지 하여간 유리판 한 가운데 저렇게 화면이 뜨더군요. 최근 IT쪽 정보를 거의 안 찾아봤더니 무슨 기술인지 모르겠습니다.ㄱ-; 공부 더 해야겠군요.;




G나 저나 항공편 출발은 탑승동에서 했습니다. 그래서 셔틀트레인 탑승장으로 가는데, 몇 번 안 타봤지만 탈 때마다 개미지옥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없이 내려가는 것만 있다보니 저 밑의 개미지옥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기다리는 것은 잠자리 유충이 아니라 무인지하철이지요. 하하하;


앞서 望의 여행에도 적었지만 제주항공은 탈 때마다 후회합니다. 물론 가격이 싸니까 타지만, 기내식이 아쉽기도 하고 미묘한 공항 서비스 차이 같은 것이 있단 말입니다.; 항공사 자체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 말이지요.
G의 항공기가 출발하고 40분 뒤, 저도 출발했습니다. 이륙하기 직전에 창밖을 내다보니, 대한항공 항공기가 바로 뒤에서 이륙 대기중이더군요. 제가 탄 항공기가 출발하면 바로 이륙할 것 같더랍니다. 근데 그 시각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떠올리니 설마 같은 곳-간사이공항을 가는 것인가 싶더군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납니다.ㄱ-;
간사이공항을 착륙하고 창밖을 내다보니 대한항공 항공기가 뒤에 따라옵니다. 거기까지는 좋아요. 그런데, 제가 탄 항공기는 착륙하고 나서 탑승장을 역 J자로 빙글 따라 돌더니 착륙장에서 가장 멀다고 할 수 있는 곳에 섭니다. 대한항공은 어디에 섰는지 알 수 없지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항공기에서 내려 뛰다시피 하여 입국장에 들어갔는데, 예상대로. 대한항공 항공기가 먼저 들어왔나봅니다. 늦게 착륙해도, 먼저 게이트를 나오면 그만이니까요. 그리하여 제 앞에는 소형 항공기 한 대 분량의 인원이 입국심사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입국장을 빠져 나오는데 30분 넘게 걸렸던가요.


입국장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제 뒤에 서 있는 어느 커플은 제 귀를 신나게 더럽혔습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자리를 비웠던 아주머니가 자기들 앞 자리로 돌아오자, '화장실 다녀오면 심사 시작! 얼마나 좋겠어?'라며 비꼬아 비난하더군요. 물론 당사자에게도 들렸을 겁니다. 당사자가 그 말이 본인을 두고 하는 말인지 알았을지는 모르지만요. 거기에 한국인 관광객이 입국장의 일본인 직원에게 한국어로 말을 거는 것을 보고는 '일본인데 왜 한국어로 말을 걸어?'라며 비웃습니다. 이야. 그래놓고는 예의없는 사람들이 '좇 많아', '개 많아'라는 단어를 구사합니다. 그러는 자네들의 개념 수준은 참으로 한심하다네.-_- 강조를 위한 수식어로 여자가 '좇'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수준이 낮아 보인다고 생각하네만. 그게 무엇을 의미하고 쓰는 것인지 참.;

덕분에 입국장에서 상당히 혈압이 올랐습니다. 하하하하하.


JR 패스는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는데, 예약한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담당 직원의 일처리가 참으로 느릿느릿하여 구입하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그래도 하루카를 타서, 입국장에서 잃은 시간과 JR 패스 구입하는데 잃은 시간을 만회했습니다.



나라에 다녀온 이야기는 다음 글에 담겠습니다.'ㅂ'
망의 여행을 올리려고 보니 생각보다 태공망이 들어간 사진이 적네요. 특히 음식 사진은 세팅 사진만 찍은 경우가 많습니다.OTL


2012. 7. 22 (토)
아침 4시 30분부터 하루가 시작됩니다.

서울 - 인천 - 간사이공항 - JR 나라역 - 교토 - 고베 - 교토




버스보다 인천공항철도가 쌉니다. 대신 아침에 1시간 일찍 일어나야했습니다. 흑흑흑;ㅂ;




현대카드라운지 앞에서. 아래 저런 오솔길이 보이더군요.




현대카드라운지 2. 지난 2월에는 삼각김밥이 있어서 이번에도 기대했는데, 없었습니다. 삼각김밥배신사건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현대카드라운지뿐만 아니라….
(생각해보니 여행가서 먹겠다던 유부초밥은 또 잊었다.;ㅂ; 다음엔 기필코..)




제주항공의 삼각김밥이라도 먹어야겠다며 위로했더니 녹차 도라야끼를 주더군요. 엉엉엉;ㅁ; 내 삼각김밥!
(귀국편은 한국산 삼각김밥이었습니다.)




입국수속이 한참 걸려 1착으로 도착한 보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11시에 착륙해놓고 11시 40분에 입국장을 나와서 JR 패스 구입하는데도 시간이 걸려 준비한 시간표가 홀랑 다 날아갔습니다. 거러나 12시 16분의 하루카를 탑승하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았습니다. 하루카가 공항특급보다 훨씬 빠르더군요.

사진은 먼저 입국한 G가 구입한 음료입니다. 코이와이 커피우유보다는 그리코 카페오레가 훨씬 더 맛있습니다. 옆에 보이는 것은 코코넛 알갱이가 들어 있는 자몽주스. 여기에 호라이 만두를 먹었습니다.

앞서 적는다는 것을 잊었는데 G는 저보다 앞서 이스터 항공을 탔고, 저는 그 뒤의 제주항공을 탔습니다. 시간은 약 40분 차. 하지만 그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ㄱ-; 일본 입국시에는 먼저 착륙해놓고 대한항공보다 늦게 내려놓는 바람에 앞서 100여명의 선객이 입국장을 채우고 있었고, 한국 입국시에는 짐이 늦게 나왔습니다. 그래도 아주 늦게 나온 것은 아니라며 애써 위로해봅니다.;




텐노지에서 나라가는 열차로 갈아타고.'ㅂ'




나라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옆에 있는 것은 JR나라역에서 구입한 나라 특산품, 사슴무늬 마스킹테이프입니다.+ㅅ+




JR나라역을 찍은 이유. 여기에 푸딩잼을 더하여 도합 4500엔 어치. 푸딩 4500엔 어치를 사서 여행기간 동안 나눠먹었습니다. 들고 돌아온 것은 큰 병과 빈 병뿐. 진짜 맛있습니다.-ㅠ- 이번 여행에는 덕분에 푸딩은 더 안 사먹었습니다.




여긴 고베. 어디일지 가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ㅂ-
그리고 위 사진과의 사이에는 교토역과 교토의 숙소, 시타딘 카라스마 고조가 있습니다.(...)


2012. 7. 22 (일)

(교토)
아라시야마 - 교토역 - 니시키 시장 - 기온 키나나 - 아지키 골목길 - 벌꿀집 도라토 - 교토BAL, 무지와 준쿠도 - 오타후쿠 커피 - 니시키 시장 - 다이마루



아라시야마 텐류지의 연못. 7월 중순을 조금 넘었을 뿐인데 연꽃은 대부분 졌습니다.ㄱ-; 그리고 가마쿠라의 하치만구보다 박력은 적어요.;ㅁ;




이번엔 반대쪽에서.
연꽃은 좋지만 연못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기가 많아서요.




G의 리퀘스트였던 기온 키나나.




G는 이탈리안 아이스, 저는 키나나 하폰. 진짜로 맛있습니다.-ㅠ-




.. 근데 왜 망이 들어간 사진은 아지키 골목길은 건너 뛰고 벌꿀집 도라토 앞의 사진만 있는 거지.

기온 키나나 다음에는 겐닌지를 지나 아지키 골목길을 찾고, 다시 벌꿀집 도라토를 찍고 교토 BAL에서 노닥거리다가 니시키시장을 가고 다이마루에서 쇼핑을 했기 때문에 사진이 없습니다.-ㅁ-;




쇼핑의 결과물.-ㅂ-
태공은 『빙과』와 『바티칸 기적조사관』 사이에 끼었습니다.




이건 셋째날 저녁입니다.


2012. 7. 23 (월)

교토역 - 마르브란슈 기타야마 본점 - 케이분샤 - 교토타워 지하 - 우메조노 갤러리 & 카페 - 다이마루 - 귀가



교토역 지하 이노다 커피에서 커피 마시며 노닥노닥.




마르브란슈 기타야마 본점까지는 어떻게 갔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전차가 아니라 버스를 이용했더니, 기타야마 쪽으로 가는 北8번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두 대 밖에 안 다니는군요. 그나마 여기까지는 걸어갔지만 그 다음 목표인 케이분샤는 어쩔 수 없이 그 버스를 기다려 타고 갔습니다.

근데 케이분샤 앞에서 찍은 태공의 사진은 없군요.ㄱ-;
그리고 그 다음에 간 교토타워 지하의 사진도 없습니다. 교토타워 지하는 도쿄의 유자와야 못지 않은 마굴입니다. 천과 바느질과 기타 등등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 다음은 버스 타고 우메조노 갤러리 & 카페.




두유 프렌치 토스트와 단 것 점찍기 세트. 프렌치 토스트와 미타라시 당고(떡고치)가 참 맛있습니다.-ㅠ-




이날 저녁.
식사가 이러니 탱탱 붓죠.OTL


2012. 7. 24 (화)

귀가




마지막날 아침. 아하하하. 푸딩이 아침이라니!




간사이 공항에서 구입한 기린에서 나온 자몽맛 탄산음료. 익숙한 맛인데 뭐랑 닮았는지 딱 집어내긴 어렵단 말입니다.




귀국편은 삼각김밥이 나왔습니다. 맛은 그냥 무난무난.


다음글부터는 차근차근 일정이 올라갑니다~.
그야, 이번 여행도 고행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행이 되기에 아주 적절한 조건들을 갖추었거든요.


1. G랑 함께 갔다.
아무리 취향 잘 맞는 3*년 지기 친구라지만 그래도 취향차는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저녁을 먹지 않으며 과자로 밥을 때울 수 있는데 반해 G는 저녁도 챙겨먹어야 하고 평소 짜게 먹으며 인스턴트를 즐깁니다. 저도 이번에 그렇게 팍 풀어졌다가 돌아와서 몸이 부어 고생중입니다.OTL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는 G가 제게 많이 끌려 다녔지요. 아마도 크로바(クロバ)의 특이한 코바늘을 아무렇지도 않게 검색해서 구해준 것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말이라니까요.;

덧붙임. 실시간으로 물어보니 새로운 뜨개질(코바늘) 책을 구한 것-새로운 스킬 습득-이 최대 수확이라합니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코바늘은 이 뜨개질을 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입니다.


2. 그래도 더웠다.
덥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더웠습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7월 말의 교토는 원래 더워야 정상입니다. 아니, 도쿄도 더워야 정상입니다. 도쿄를 기준으로 보통 3*도까지 치솟는 더위가 일본의 여름 더위인데, 교토는 그보다 더 덥다고 합니다. 교토가 분지지형이라 더위가 심하다고 하더군요.(근데 아라시야마 가면서 보니, 분지지형은 지형이되 평지 공간이 아주 넓습니다. 원주 등에 비교하면 아주 넓어요)
그런데 이번엔 덥지 않았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의 서울이 오히려 더 더웠습니다. 그 이유는 이상 저온 현상 때문이었다는군요. 지난 토요일, 20일을 기준으로 도쿄는 낮 최고 기온이 22도였답니다. 물론 24일에는 30도를 넘는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 했지만, 여행 가기 직전에 검색했을 때도 교토의 낮 최고 기온은 31도였고 도착한 첫날은 그나마 30도도 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22일의 아침은 아마 22도에서 24도 정도 되지 않았나 싶고요. 운동 나갔더니 딱 좋게 서늘하더군요. 23일 아침은 그보다는 조금 더웠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여름은 덥습니다. 특히 뙤약볕에서 움직일 때는 힘들었지요. 양산과 부채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날씨임에도 긴팔 입고 다니는 사람들은 탈까봐 그러는 걸까요. 긴팔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들(상당수가 여자)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3. 그래도 퀘스트 클리어는 했다.
이번 여행에는 몇 가지 난제가 있었습니다. 첫날의 물음표 모양. 거의 한 바퀴 빙글 돌았습니다. 첫날에 나라와 고베를 동시에 찍었 더니 그런 모양이 나오더군요. 간사이 공항에서 출발해 나라를 찍고 교토에서 체크인하고 고베에 저녁 먹으러 갔다 왔습니다.(...) 덕분에 나라 퀘스트와 고베 퀘스트는 둘다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존 중고장터에서 구입한 '해외 배송금지 물품'을 호텔로 무사히 받았다는 겁니다. 이것도 중요 퀘스트 중 하나였고요.
아소 미코토의 『골목길 연가』의 배경 골목길도 다녀왔습니다.
외국의 모 신문에서 꼽은 가장 아름다운 서점, 케이분샤도 다녀왔습니다. 참으로 멀더군요.;


4. 로밍 실패
에그로밍을 할까 하다가 가격이 비싸, 데이터 로밍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어차피 아이패드만 사용할 것이라-여행 기간 동안에는 아예 핸드폰을 꺼두었습니다-와이파이 로밍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지요.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해당 데이터 로밍은 각지의 핫스팟에서 제공하는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제휴를 맺은 와이파이가 잡혀야지만 쓸 수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오사카와 교토 등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0033과 mobile point였는데 간사이 공항을 포함해 고베, 나라, 교토 등에서 해당 와이파이는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그냥 마음 편히 에그를 들고 가거나, 이번처럼 아이폰 테더링을 쓰는 편이 낫겠습니다. 저는 일반 폰이지만 G가 아이폰을 로밍해 가져가서 모든 지도 정보는 아이패드로 보았습니다.


5. 아이패드는 지도책
지도는 하나도 가져가지 않았지만 G랑 내내 붙어 있었던 지라, 아이폰 테더링을 통해 아이패드에서 구글 지도를 검색하면 실시간으로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단, 교토에서 길찾기를 하면 결과가 아주 나쁩니다. 버스 연동이 안되더군요. 심지어 기온 키나나를 찾아갈 때는 엉뚱한 곳을 도착지로 찍어 놓는 바람에 헤맸습니다. 그러니 교토에서는 길찾기 기능은 사용하지 않고 그냥 '지도'로만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편하더군요.


자아. 이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나가겠습니다.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아래에 링크로 걸어 놓지요.


望의 여행, 18th(여행 요약글): 7.21~7.24 (링크)
첫날, 인천공항에서 간사이공항까지: 7.21 (링크)
나라, 대불 푸딩을 찍으러 가는 길: 7.21 (링크)
교토 찍고 고베 L'ami(라미)로 턴!: 7.21 (링크)
교토 골목길 돌아다니기: 7.21~7.22 (링크)
BOSS vs GEORGIA, 아침식사, 아라시야마: 7.22 (링크)
기온 키나나, 이름 높을만한 아이스크림집: 7.22 (링크)
아소 미코토, 『골목길 연가』의 배경은 어디?: 7.22 (링크)
오타후쿠 커피, 이노다 커피, 카페 마르브란슈: 7.22~7.23 (링크)
교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케이분샤: 7.23 (링크)
폭신폭신 부들부들한 두유 프렌치 토스트, 우메조노에 가기까지;: 7.23 (링크)
여행의 마무리 및 간사이 공항에서의 쇼핑: 7.23~7.24 (링크)
일본여행 뒤에 남은 것들 (링크)

덧붙임.
로컬 태그를 넣다보니 여행기의 위치가 모호합니다. 고베 한 번, 나라 한 번 외에는 전부 교토니까 전체 글에 대한 로컬 태그는 교토로 넣습니다.


0. 어느 날 아침. 달걀 하나와 우유 세 큰술 정도를 섞어 만든 달걀물에, 냉동실에서 꺼낸 식빵 두 쪽을 던져 넣고 커피를 갈고, 프라이팬에 은근은근 토스트를 굽는 사이 커피를 내린다. 그리하여 완성된 아침 식사.-ㅠ-


1. 주말 동안에 이리저리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답이 안나온다. 아무리 검색해도 올해 안에는 다른 여행을 다녀올 수 없다. 연휴 기간에는 항공기 가격이 폭등하는데다 다른 일정을 빼는 건 현재 상황으로 무리다. 여름 홋카이도 항공권이 70만원대인 것을 보고는 마음을 비웠고, 여름의 간사이는 도저히 갈 마음이 안 들었으니까. 솔직히 15일 맞춰 다녀오고 싶지만 답이 안나와. 다녀오면 업무 후 폭풍에 시달릴테니까.


2. 동전만 아니면.... 정말로 이가 갈린다. (내가 블로그에 이 이야기를 몇 번이나 적었더라.-_-)
원전 4호기의 상태에 플루토늄 유출 가능성까지 보고 있노라니 자승자박도 이쯤되면 수준급이라는 한탄이 흘러 나온다. 그래, 100% 잘 처리해야 본전이라던 몬쥬 원전 해결한 것도 동전이 아니라 간전이었나?


3. 그런 이유로 엔화 환율이 떨어졌음에도 마음은 불편하다. 올해 안에 갈 수 있을 확률은 아주 낮고-가능한 건 토요일 출국, 그 다음날 귀국 코스-_--가장 가능성이 높은 게 돌아오는 겨울인데, 그 때는 이직이니 뭐니로 넋이 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튼 그 사이에 엔화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으니 지금 엔화를 구입하기엔 이모저모 걸리는 것이 많다. 가장 큰 건? 아이패드2의 구입과 G4를 위한 자금 축적. 그도 그런게 내년에 이직이 그냥 이직으로 끝날지, 아니면 직장을 그만두는 걸로 끝날지 아직 확실하지 않거든.


4. ..... 솔직히 일본갈 자금이 있으면 지금 여름에 항공권 끊어서 바티칸에 가서 고문서 보고 하악하악하악 거리고 싶은 심정. 으아아아악! 문서 패치에게 그런 뉴스를 보여주면 안되는 거였단 말이다! ;ㅁ; (관련 뉴스 링크) 이미 본 건어쩔 수 없고. 정말 없는 적금-정말 없다!-이라도 깨서 다녀오고 싶다. 젠장...



5. 덧붙여 앞으로 몇 달간은 월화목목목목일이다. (...) 저 '목'요일에는 집에서 잠만 자고 나오는 수준이겠지.T-T
일본의 침대 특급은 도쿄 우에노에서 출발해 삿포로로 들어가는 카시오페이아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만화 등에서 본 것도 주로 카시오페이아였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허니와 클로버』에서 마야마랑 리카씨가 삿포로 갈 때 탔던 것도 카시오페이아. 게다가 특실에 가까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무진장 비쌉니다.
 
여튼 삿포로로 들어가는 침대 특급을 검색하다보니 의외로 침대 특급들이 많더군요. 오사카에서 도쿄로 들어가는 것도 있고, 다른 지방끼리 넘나드는 침대 특급도 많습니다. 그러다가 의외의 라인을 발견했는데, 이름하여 트와일라이트 익스프레스입니다. 모 소설 때문에 트와일라잇, 혹은 트와일라이트라는 이름이 그리 좋게 보이진 않는데 이름과는 별개로 이것도 상당한 수준의 특급 열차입니다. 그러니까 오사카에서 출발해 삿포로까지 22시간 만에 가는 특급 열차입니다. 분위기가 오리엔트 특급열차랑 닮았더군요. 물론 그보다는 덜 고급이고 더 넓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검색하면 이런 저런 정보가 나오는데 의외로 한국인 중에 일본 여행가면서 이걸 타고 간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비용의 문제도 있지만 예약의 문제가 있더군요.

일단, 예약은 한 달 전에 가능합니다. 두 달 전도 안되고 한 달 전부터 가능합니다. 반드시 JR 녹색창구(미도리노마도구치)에서 가능하며 인터넷, 전화 예약은 안 되는 것 같군요. 그리고 일본내 주소지도 필요하다던가요..?
가격은 카시오페이아에 비하면 저렴합니다. 22시간이나 타고 가는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16700엔에 침대 비용이 약 1만엔. 물론 스위트룸에 들어가면 가격은 더 비쌉니다.
날마다 출발하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네 번 운행합니다. 그것도 부정기 운행이라 언제 출발할지는 예약하면서 확인해야합니다. 내부 사진은 JR 서일본의 열차 안내(링크)를 보시면 되고요. 저만 당하기는 아까워서 말입니다..-ㅁ-;

언제 기회가 되면 예약해서 22시간 동안 기차 안에서 뒹굴거리며, 간식 까먹으며 놀고 싶은데 무리겠지요. 흑흑흑. 아, 게으름벵이에게는 딱 좋은 열차인데 예약하기가 무리다..;ㅁ; JR 패스를 쓰면 탑승권 비용 16700엔은 빠지지만,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한다는게 문제고, 일정이랑 맞춰야 한다는게 문제고.;ㅁ;


덧붙여서, 오사카에서 삿포로 가는 기차 경로를 검색하면 대부분이 항공 혹은 도쿄까지 이동했다가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는 방법을 찾아줍니다. 왜 트와일라이트를 알려주지 않냐 하면 부정기 운행이거든요. 거기에 22시간이나 걸리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트와일라이트가 아닌 이상은 해당 철로를 그대로 이용할 수는 없어 보이고, 신칸센을 이용한다면 당연히 오사카 → 도쿄를 거쳐 가야합니다. 신칸센 철로가 그쪽으로 깔려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쪽은 JR PASS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JR PASS를 이용해서 오사카에서 삿포로로 간다면, 오사카 → 도쿄 → 신아오모리 → 아오모리 → 삿포로 순이더군요. 오사카에서 신아오모리까지는 신칸센으로 이동하고, 신아오모리에서 아오모리역은 보통열차로 이동, 아오모리에서는 침대특급 하마나스(해당화)를 타고 가서 삿포로에는 새벽 6시에 도착합니다. 이러면 오사카에서 대략 오후 1시에 출발해 삿포로에 새벽 6시에 도착하지요. 트와일라이트는 이보다 비용이 더 들긴 하지만 12시경에 출발해 삿포로에 10시 되기 전에 도착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원래는 지금쯤 교토에서 뒹굴거리고 있어야 하는데, 아니다보니 눈물만 삼키며 이런 여행 계획을 짜고 있는 거죠. 흑흑흑. 괘, 괜찮을거예요. 다음을 기약하는거죠.;ㅁ; 


야후 재팬을 통해 검색한 트와일라이트 익스프레스 관련 정보입니다.

 
작년 사진입니다. 하하하하.
G가 여행 다녀오면서 간식으로 사온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사진 찍어 놓고 아끼다가 이제야 올리게 되네요. 따로 따로 올릴까 하다가 모아서 한 번에 올립니다. 그리 많지는 않군요.


 
규슈 다자이후텐만구에 가는 도중에 하나 샀다며 건네주더랍니다. G는 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모나카도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나카 껍질에 해당하는 과자가 입 안에 달라붙는 걸 싫어하는 것도 있을 겁니다.
제대로 보관하지 않아서 부서졌다는데, 그래도 팥앙금 들어간 과자를 좋아하는 제게는 반가운 선물입니다. 커피 한 잔 진하게 내려 놓고 과자를 뜯어봅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기와가 아니라, 그, 뭐더라. 절분쯤에 액막이 행사로 콩 뿌릴 때, 맨 앞에 선 사람이 쓰는 야차 가면 아닌가요. 어디서 봤나 기억을 더듬어 보니 오카노 레이코의 『음양사』 몇 권인지에서 세이메이가 쓰고 있는 장면이 잠깐 있었습니다. 아마 맞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집에 책이 없어서 확인할 길이 없군요.
그 기억이 맞다면 재앙을 막아주는 신인건데, 꽤 험상궂게 생겼습니다.
맛이야 모나카 맛이지만 기분 좋게 달달합니다. 상당히 달지만 입에서 깔끔하게 사라지는 단맛이네요. 끈적이거나 뒷맛이 남는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속에 찰떡이 들어 있어 팥앙금만 들어 있는 것보다 부담이 없습니다. 겉의 과자는 바삭하고, 찰떡은 쫀득하고, 앙금은 달달하고. 입이 즐거운 과자네요. 




이건 떡입니다. 겨울이라 이런 저런 찰떡들이 많이 있었던 모양인데, 그 중 마음에 드는 동글동글한 떡을 골라 사왔습니다. 무게가 상당하더군요. 말린 찰떡 비슷한데 어떻게 먹을까 하다가 프라이팬에다 올려서 은근은근 구워보았습니다. 호오. 중간 중간 뒤집어 주니 윗부분이 갈라지면서 폭! 터집니다.
뒤로 보이는 물은 아침에 나온 숭늉(...)이고, 그 옆은 조청입니다. 아버지가 꿀 발라먹을까 하시는 걸, 집 냉장고에 조청 있던 걸 기억해내서 꺼내보았습니다. 으허허. 역시 떡에는 조청입니다. 은은한 단맛이 잘 어울리네요. 꿀이었다면 너무 달아서 부담스러웠을텐데, 많이 달지 않으면서 은은하고, 꿀보다 입에서 천천히 녹습니다.
다만 이렇게 구워먹은 건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그 뒤에는 팥죽 끓일 때 나머지 떡을 다 털어 넣어서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지요.
팥죽에 넣어 먹는 것도 맛있더군요.-ㅠ-




발리에서 온 초콜릿과 핫케이크맛 킷캣. 핫케이크맛은 리라쿠마 버전입니다.
킷캣도 다양한 맛이 나오는데 대부분의 킷캣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화이트초콜릿에 다양한 향료를 첨가한 것일뿐인데, 화이트 초콜릿은 지나치게 달아서 입에 안 맞거든요.=ㅠ=  하지만 이 핫케이크맛은 꽤 괜찮았습니다. 핫케이크맛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메이플시럽맛입니다. 최근에 먹어보았던 킷캣중에서는 제일 마음에 들던걸요. 하지만 한 번에 한 개 이상 먹는 건 무리입니다.-ㅁ-; 역시나 달아서 하나 먹고 나면 혈당치가 마구 상승하니까요. 포장도 귀여우니 여행 선물로는 괜찮지만 혼자서 먹기에는 너무 양이 많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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