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콘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홍차에 곁들이는 음식으로 처음 스콘을 알게 되었고 도전했지만 처음에는 멋으로 먹었지 맛으로 먹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리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제과점에 가면 스콘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찾고 가격 대 성능비를 생각하면서 호시탐탐 노립니다. 스콘의 로망 기행이랄까요? 맛있는 스콘을 찾는 끊임없는 도전인겁니다.
"밖"에서는 스콘을 만들 때 베이킹 파우더보다는 베이킹 소다를 쓰나봅니다. 쿠키도 소다만 들어갔다하면 뒷맛이 깔끔하지 않습니다. 스콘만 먹었다 하면 입안이 까끌까끌해서 이게 왜 그런가 했는데 나중에야 소다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른 빵에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유독 스콘은 먹었을 때 소다 특유의 떫은 맛(쓴맛)이 심하게 느껴집니다. 파리바게트도, 스타벅스도 그리고 다른 빵집들도 대체적으로 그렇습니다. 몇 번 언급했지만 티앙팡의 스콘은 괜찮습니다. 그런 뒷맛이 없지요. 단, 최근에 가서 먹었을 때 날밀가루 냄새가 나는 바람에 기분이 상했습니다. 맛은 괜찮았지만 스콘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버터와 구운 밀가루의 환상적인 조합이 이루어내는 향의 화음이 아니라 날밀가루라니요.

홍대 근처에 오봉뺑이 생긴 것을 발견했을 때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스콘이었습니다. 투박하고 가격도 꽤 높은 편이지만 크기가 작지는 않은 시나몬 스콘.
스콘의 칼로리를 생각하면 저녁 메뉴로는 상당히 고민이 되지요. 한참을 골몰하다가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들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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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오봉뺑은 삼거리 포차가 있는 삼거리에서 서교사거리 방향으로 내려가다보면 있습니다. 조금 걷긴 하지만 거기는 홍대의 번화한 분위기와는 꽤 다른 분위기라 조용히,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서비스로 받은 쿠키 두 개에 시나몬 스콘과 아메리카노.
스콘은 겉이 바삭한 것이 한 입 베어물었을 때의 느낌이 꽤 좋습니다. 시나몬 가루가 둥글둥글하게 뭉쳐져 있다는 것도 재미있네요. 하지만 이것도 소다 때문인지 먹고 난 뒤 입안에 껄끄러움이 남습니다. 바삭하기는 좋았는데 참 아쉽습니다.
아메리카노도 스타벅스보다 가격이 조금 높긴 하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가격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카페라떼나 아메리카노나 보통의 가격 선이라고 기억합니다. 스타벅스보다는 높지만 커피빈보다는 낮지 않을까요.




결국 완벽한 스콘은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하나봅니다.-_-;;
구글신이 계심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첫비행님의 댓글을 보고는 신을 모셔봤습니다. N모 신쪽에서도 검색을 하니 하나가 나오는데 오오... DC 음식갤에 올라온 레시피입니다. 만드는 걸 도전한 분이 있군요!

일단 카야잼의 기본 재료는 거의 같습니다. 거기에 카야잼은 Coconut Egg Jam이라는 것도 미리 알아둡시다. 원재료명이 이름에 그대로 등장하는군요.
구글에서 kaya jam recipe로 검색해 얻은 여러 영어 레시피는 대강 이렇습니다.

제작법 1. Kaya-싱가포르 달걀 잼

설탕 14온스(400g), 큰 코코넛 열매 2개에서 얻은 코코넛 밀크, 달걀 큰 것으로 10개

1. 설탕과 코코넛 밀크를 오븐 사용 가능 그릇에 넣어 잘 섞는다.
2. 다른 볼에 달걀을 넣고 잘 푼다.
3. 1을 전자렌지에 넣고 강함으로 두고 1분 돌린다. 꺼내서 잘 섞는다.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오븐에 넣어 돌렸다 꺼내 섞는 것을 반복한다.
4. 액체가 굉장히 뜨겁지만 끓지 않는 상태에서 거품기로 잘 저어주며 동시에 2의 달걀 푼 것을 붓는다. 잘 섞이면 전자렌지에 30초간 돌리고 꺼내 휘젓는 것을, 액체 색이 녹색을 띄는 갈색이 되고 약간 뻑뻑해질 때까지 반복한다.
5. 병에 담는다.

어디서 많이 본 레시피지요? 커스터드 크림을 만들어 보신 분이라면 감이 올겁니다. 카야잼이란것, 코코넛 밀크로 만드는 커스터드 크림인가봅니다. 물론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 바로 향신료의 존재.

제작법 2. Homemade Kaya

달걀 3개, 달걀 노른자 2개, 설탕 150g, 코코넛 밀크 250ml(코코넛 2개 분량), 3장의 strewpine 잎(pandan 잎)

1. 달걀을 깨서 볼에 담는다. 달걀 노른자도 함께 넣고 잘 섞일 때까지 젓는다.
2. 설탕을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잘 섞는다. 여기에 천천히 코코넛 밀크를 부으며 설탕이 완전히 녹고 코코넛 밀크가 잘 섞일 때까지 젓는다.
3. 내열 용기에 위의 반죽을 담고 중탕한다. screwpine 잎을 넣고 나무숟가락으로 40분 가량 뻑뻑한 커스터드가 될 때까지 쉬지 않고 젓는다.
4. screwpine 잎을 뺀다. 색이 금빛이 도는 갈색이 나야 하며, 만약 이 색이 나지 않으면 설탕 1-2큰술을 따로 캐러맬화 하여 잼에 섞는다.
5. 병에 담는다.

카야잼의 비법이랄까, 그런게 저 screwpine 잎에 있나봅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판다누스라는 나무라는데 한국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야자나무와 비슷한 과인가봅니다. 독특한 향을 낼 것으로 추측하는데 보통 코코넛 2개 분량의 코코넛 밀크에 2-3장 정도 들어가며 취향에 따라 양은 조절합니다.
다른 레시피에서는 세리카야와 카야 둘다 다루고 있습니다.

제작법 3. SeriKaya, Kaya
1) Serikaya(Egg Custard)

코코넛 밀크 1¼컵, 달걀 큰 것으로 3개, 설탕 1컵(더 넣어도 좋음), screwpine 잎 2-3장
혹은 간 코코넛 1½컵, 달걀 중간 크기로 4개, 설탕 2컵, screwpine 3장

1. 달걀과 설탕을 볼에 담고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젓는다. 코코넛 크림을 넣고 잘 섞는다.
2. 1의 혼합물을 중탕볼에 넣고 1시간 정도 계속 저어주며 "찐다(steam)".  그 다음 뚜껑을 덮고 2시간 가량 젓지 않고 "찐다". 30분 마다 뜨거운 물을 보충하며 혼합물을 한 번씩 젓는다.
3. 도합 3시간 동안 찐(steaming) 뒤에는 반죽이 뻑뻑하고 금빛이 도는 갈색이 된다. 묶은 판다누스(screwpine) 잎을 넣고 1시간 동안 젓지 않고 찐다(steam).
4. 판다누스 잎을 제거하고 식혀서 병에 담는다.

※ Serikaya에는 절대로 물이 들어가면 안된다. 중탕하면서 뚜껑 덮을 때도 물방울이 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보통 이럴 때는 뚜껑을 가제로 감싸죠)


2) Kaya(Coconut Egg Custard)

코코넛 2개에서 나온 코코넛 밀크, 설탕 400g, 달걀 10개

코코넛 밀크는 순수하고 희석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코코넛 통조림이나 팩을 샀을 때 어떻게 거르는가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지만 이것은 넘어가죠.

1. 분쇄기(beater. mixer가 아니군요?;)를 써서 중간 속도로 달걀을 휘젓는다. 달걀 노른자가 다 풀렸으면 설탕을 넣고 최고 속도로 돌린다. 완전히 섞이면 코코넛 밀크를 넣고 다시 최고 속도로 돌려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완전히 섞는다.
2. 1을 스틸냄비(steal pot)에 넣고 약한 불에서 끊임없이 저어준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지름길은 없으니 그저 계속해서 젓는다.
3. 반죽의 색이 eggy-white에서 radish-brown으로 바뀌고 전체가 다 그렇게 되면 불에서 내려 식힌다. 식으면 병에 담고 냉장보관한다. 실온에서는 개미가 접근하지 않는다면 3일간 보관할 수 있다.

※ 캔이나 팩에 든 것보다 신선한 코코넛 밀크(코코넛을 직접 짜는 것)를 쓰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맨 마지막 레시피의 Kaya 레시피를 보면서 웃었습니다. 제가 대강 해석한 것으로는 못느끼실테니 반드시 원문을 보세요. 이쪽이 훨씬 자세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좀더 본격적인 느낌일까요? 인공적으로 향을 넣지 말라며 판다누스 잎이나 바닐라 향도 절대 더하지 말랍니다. 그리고 카야잼이란게 절대 건강한 음식은 아니랍니다. 많은 콜레스테롤에 칼로리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토스트한 빵에 발라먹는 것이 좋다는군요.
그리고 가열할 때는 가장 약한 불에서 하며, 자칫하면 끓어 넘칠 수 있답니다. 그러니 중탕을 쓰는 것이 편하다는 말도 덧붙여 있네요.
만든다면 맨 마지막 레시피가 가장 멋져보이지만 당연히 레시피 양은 줄여야겠습니다. 달걀과 설탕의 압박이 심해요.



이렇게 하여 카야잼의 수수께끼는 풀렸습니다. 만드는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 궁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든다는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덧붙임. 초콜릿 카야나 커피 카야나 다 저기에 섞으면 끝! 딸기 카야 같은 것도 가능하겠지만 뭐..; 도전 의식은 없습니다.
지난주부터 벼르고 있던 포스팅입니다. 드디어 올리게 되는군요.


아주 오랜만에 티앙팡에 갔습니다. 지난주였지요. 단골이라 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자주 드나들기도 했고 티가든이 집 근처에 있기도 해서 티앙팡의 작은 마스터님(지금은 티가든 영업중지로 쉬시는 중)과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겪은 건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올릴까 말까 많이 망설였지만 이 부분이 티앙팡의 최고 취약점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올려봅니다.

지난주에 갔을 때는 디카를 들고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 고로 사진은 그 뒤에 간 것만 올라갑니다.




저녁 때 볼일이 있어 이대근처를 갔다가 티앙팡에 들렀습니다. 2층이 오픈한 것은 작년이었지만 친구들과 노는 곳이 홍대로 바뀌고 나서는 이대에 올일이 없어 티앙팡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오픈했다는 쿠켄 기사를 보고 갔다가 2층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발길을 돌린 적도 있었으니 조금은 마음이 상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티앙팡 2층에 간 것은 지난주가 처음이었습니다. 열린지는 몇 달 되었을겁니다.

2층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양쪽으로 좌석이 나뉘는데 들어가다가 아는 분을 만났습니다. 아마 지금은 티앙팡 직원일겁니다. 재작년(2006년) 여름에 보고 못봤으니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는 오른쪽으로 들어가 계산대 겸 바 바로 옆에 있는 소파자리에 앉았습니다. 홍차를 주문하고는 밀린 일기를 죽 써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내 직원들의 수다에 시달렸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직원과 아르바이트입니다. 지하층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분 한 분이 올라와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상대는 제 바로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입니다.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티앙팡의 아르바이트들인데 지금은 비번인가봅니다. 남자분은 그 중 한 사람(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여자분)에게 "아빠가 고생하는데 딸이 좀 도와주지?"라는 등의 장난을 겁니다. 목소리를 줄인 것도 아니고 그대로, 제게 다 들릴 정도입니다. 옆에서는 웃는 소리와 함께 대화가 계속되고 저와 아는 사이인 직원분도 대화에 낍니다. 비번인 아르바이트와 그 친구로 생각되는 "손님" 3-4명, 아래층에서 올라온 남자직원, 아직 일이 익숙하지 않아보이는 직원, 저와 아는 사이인 직원이 웃으며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빠라느니 딸이라느니 부르며 말입니다. 보통 여고에서 많이 도는 관계설정놀이인데 A는 B의 딸, C는 B의 남편, D는 B의 할머니, 이런 식으로 장난 삼아 관계를 설정하고 노는 겁니다. 그런 놀이가, 손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통 정도의 목소리로 계속됩니다. 다른 자리의 손님들에게 들렸는지는 모르지만 직원들이 이렇게 모여서 노는 것이 좋게 비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주 중반쯤에 이글루스 밸리에 올라온 일공육라면도 이런 문제로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민감하게 반응을 보인걸겁니다.

지금의 레인트리 자리에 있었을 때 티앙팡의 분위기가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테이블 수는 적을지언정 운영하는 사람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제가 기대하는 찻집(홍차전문점)의 분위기를 직원이 잘 살리고 있었고 서비스나 손님들에게 가볍게 던지는 말들도 그런 분위기를 받쳐주고 있었다는 겁니다. 봉추찜닭 지하에 오후의 홍차를 연 뒤에 티앙팡이 구설수에 휘말리게 된 것도 다른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 때문이었다고 기억합니다.(그 뒤에 있었던 큰 사건은 작은 마스터님의 대응 문제도 있었다고 봅니다. 잘 아는 사이니 이렇게 대놓고 말하기 죄송하지만 말입니다.;)  티앙팡의 아르바이트 모집과 직원 교육을 내부 커뮤니티(동호회)를 통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러다보니 직원들이 서로 잘 아는 사이고, 그래서 잡담은 오갈 수 있다고 보나 손님이 있을 때 웃고 떠드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봅니다. 계산대 근처에 앉아 있었으니 자리 선택의 문제도 있었을지 모릅니다만...




그리고 그 며칠 뒤에 다시 티앙팡에 갔습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티앙팡에 간 날 굉장히 기분이 상해서 여길 다시 가 말아라고 고민을 좀 했지만 그래도 몇 년 동안 다녔으니 잘라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날은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이니 기왕이면 해가 잘 드는 쪽으로 앉겠다 생각하고 들어갔습니다. 계단을 올라가 왼쪽과 오른쪽을 비교해보니 왼쪽은 햇살이 환하게 들어옵니다. 왼쪽으로 가려 하자 직원이 묻는군요. "고양이가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다마다요! 더 좋습니다!

작년 말쯤 티앙팡 2층에 고양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작은 마스터께 듣긴 했습니다. 장묘종으로 세마리가 있는데 한 마리는 오드아이라고 하시더군요. 과연 세 마리가 있는데 한 마리는 샴으로 추정되고 한 마리는 페르시안, 한 마리도 그쪽으로 보입니다. 샴 말고 다른 두 마리가 모자지간(모녀?)이라 들었습니다. 이 두 마리의 텃세가 심해서 다른 한 마리가 꼼짝을 못한다고 했지요.


잠시 고양이 사진으로 분위기를 전환시켰지만 이번에는 맛에 대한 불만족이 내용입니다.
이 날은 직원 손님이 없어서 조용했습니다. 게다가 왼쪽편에 있는 4인석 둘 중 하나는 제가 쓰고 있었고 하나는 고양이들과 물건이 점령하고 있어서 이쪽편 손님은 저 하나였습니다. 그러니 더 조용한데다 햇살이 잘 들어 아늑합니다. 그건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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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스페셜 차이가 나옵니다. 예전에는 쯔바벨 머그에 차이가 나왔지만 신촌에 있었던 퀄리티 시즌 때부터 별도의 포트에 담아 줍니다. 마셔보니 2잔 반 정도의 분량입니다. 6천원에 이정도 양이면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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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맛은 미묘합니다. 집에서 하도 차이나 밀크티를 많이 만들어 마셔서 거기에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맛이 떨어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단 맛이 좀 강하고 맹합니다. (우유의) 진한 맛이 예전보다는 떨어진 느낌입니다. 크림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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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더 걸려 나온 스콘입니다. 스콘은 주문받으면 그 때부터 굽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당연하지만 미리 구운 것을 데워오는 것보다는 이쪽이 훨씬 더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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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원에 작은 스콘 세 조각, 사과잼, 버터가 나옵니다. 클로티드 크림인가 버터인가 헷갈렸는데 나중에 계산하면서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버터랍니다. 버터는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것인지 딱딱해서 버터나이프로 잘라 바르기가 힘들었습니다. 이것도 감점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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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콘의 맛을 두고 미묘하다고 한 것은 밀가루 냄새 때문입니다. 스콘 접시가 제 앞에 놓이는 순간 밀가루 냄새가 확 납니다. 날밀가루 냄새라고 해야하나요? 근사한 버터냄새가 아니라 밀가루 냄새가 먼저 나서 맛있겠다는 생각이 안듭니다. 모양은 예쁜데 왜 밀가루 냄새? 거기에 버터는 너무 딱딱해!라고 투덜거렸지만 그래도 스콘은 따뜻할 때 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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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스콘을 반 갈라서 거기에 버터 한 조각을 올리고 사과잼을 올려 한 입 베어물으면 행복해집니다. 예전에 맛보았던 스콘이 생각나 아쉽지만 갓 구워낸 스콘과 버터, 잼을 이길 곳은 없습니다. 거기에 스콘을 먹고 난 뒤 그나마 입안이 깔끔한 것은 옛날 옛적 제가 만들었던 스콘과 티앙팡이 유일합니다. 파리바게트나 오봉팽의 스콘은 먹고 나면 베이킹소다 때문인지 입안이 깔깔합니다. 떫다고 해야하나요. 그런 느낌이 들지만 티앙팡 스콘은 괜찮습니다. 그러고 보니 B가 만들었던 스콘도 괜찮았다는 기억이...? 소다만 들어가면 뒷맛이 안 좋은가봅니다.



차이와 스콘에 예전만큼 만족하지 못한 이유가 변한 입맛 때문인지 티앙팡의 맛이 변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양쪽 다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마스터님들은 힘들었지만 마스터의 솜씨로 차부터 티푸드까지 다 맛볼 수 있었던 옛날과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야하는 지금이 같을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아쉽습니다.

직원들의 문제만 아니라면 티앙팡에 대한 평은 중간쯤 갑니다. 만약 다음에 티앙팡에 갔을 때도 직원 문제로 비슷한 경험을 겪게 되면 티앙팡에 대한 평은 바닥을 칠겁니다. 그리되면 번거롭지만 차라리 집에서 스콘을 구워 먹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요.

좀더 두고 볼 생각입니다.

티오레라고 쓰다보니 이쪽은 밀크티에 가까운 느낌이라 블랙티라떼로 제목을 바꿨습니다. 커피가 아니라 홍차와 우유를 주재료로 만든 마실 것입니다. 만들기도 어렵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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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은 사전에 데워놓고 메이플 시럽을 조금 붓습니다. 그리고 작은 체를 올려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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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를 만듭니다. 끓는 물 약간에 홍차를 넣고 3분 이상 둔 다음 우유를 붓고 끓기 직전까지 데웁니다. 가장자리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불에서 내려 체에 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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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는 우유거품기를 준비합니다. 우유를 1/4가량만 채우고 불에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우유를 데워가며 거품을 냅니다. 손잡이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거품을 내고 컵에 붓습니다. 밀크티를 만들면서 우유거품을 내면 시간이 얼추 맞습니다. 우유거품 내는 데 시간이 걸리니 적당히 잘 맞춰봅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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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거품이 굉장히 곱게 나왔습니다. 따끈따끈 달달한 밀크티. 스타벅스나 다른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면 제 입맛에는 너무 답니다. 그러니 적당량의 메이플 시럽에 트와이닝 브렉퍼스트에-홍차 종류는 집안 홍차 소비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거품낸 우유를 넣어 마시는 쪽이 더 좋지요.


요 며칠은 우유 거품내는 것에 재미가 들려서 열심히 만들어 마셨습니다.>ㅅ<

홍콩여행 때 아버지 드시라고 사드린 과자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가 뜯었습니다. 과자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시지만 왜 사놓고 안 드시는지는 모르겠네요. 딸래미가 사준다니까 충동구매를 하셨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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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푸드로 나온 상품이니 당근 홍차와 함께 마셔야합니다. 닐기리를 우려서 머그에 담고 과자를 뜯었습니다. 몇 개 집어 먹고 나서야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진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맛은 어땠냐면, 진짜 버터 과자입니다. 한 입 베어무는 순간 버터향이 확 올라옵니다. 파삭하면서도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 한국에서 판매되는 그 어떤 과자와도 느낌이 다릅니다. 이게 영국의 맛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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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을 보면 성분표가 참 재미있습니다. 밀가루와 버터, 설탕, 옥수수가루, 팽창제, 소금. 굉장히 단순합니다. 함유물로는 우유(Cow's Milk라니, 그럼 다른 Milk도 있다는 걸까요. Women's Milk라든지..?), 밀, 글루텐. 글루텐프리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과 유당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건드리면 안되나봅니다.
버터가 들어있어서 그런지 판매대에 올려놓을 수 있는 유효기간이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대략 3개월. 기간은 아슬아슬했습니다. 2월 초까지였거든요.



같은 날 뜯은 과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름하야 왕자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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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친구가 중국 다녀오면서 사왔답니다. 아아. 저 멋진 왕자님의 자태라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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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초콜릿 크림이 들어 있고 양쪽은 과자입니다. 상상하는 맛 그대로라기엔 몇 퍼센트 부족하다고 할까요. 초코크림이 에러입니다. 싸구려 크림맛. 제가 초등학교 때 먹었던 그런 초코크림 맛입니다. 지금은 이런 크림을 찾아볼래야 찾을 수도 없을걸요. 게다가 초콜릿 향이 꽤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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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은 윗 사진처럼 왕관 모양과 칼 모양이있고 뒷면은 저렇게 왕자가 찍혀 있습니다.
물론 먹을 때 뒷면은 절대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버터과자와 왕자과자를 같이 넣어두었더니 아주 심각한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버터쿠키에 인공 초콜릿향이 뱄습니다. 며칠 째 방치중인데 지금은 얼마나 이상한 향이 배었을지 무섭습니다.

영국에 가게 된다면 막스앤스펜서 매장은 꼭 찾아가야겠습니다. 마음에 들었어요.>ㅅ<
어머니의 호박죽보다 더 괴이한 비스코티를 만들어낸 것은 부모님은 외출하고 안계시고 G는 놀러나가고 없는 어느 날 오후였습니다. 뒹굴거리다가 너무도 간식이 먹고 싶어 서둘러 만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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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초콜릿도 넣고 코코아도 넣고 해서 평소와 다름 없어보이지만 이 안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_-;

엊그제 G와 미소년으로 대화하면서 괴식 비스코티를 만들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원래 G에게는 제가 만드는 비스코티 자체가 괴식인지라, 저 자신도 괴식이라 부를 정도의 비스코티라면 꽤 높은 차원의 괴식(..)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중략)
K: 아니 그냥, 부재료 하나만 더 넣었을 뿐이라고. 커피.
G: 콩 넣었지.-_-
(중략)

헉. 어떻게 알았지. 옆에서 본 것도 아닌데. 25년지기는 날로 먹은게 아니구만.;


저 비스코티에는 커피콩이 들어 있습니다. 지난 10월 말에 사들고 와서는 20g을 남기고 줄지 않고 있던 폴 바셋의 케냐 AA 피베리 에스프레소용 원두입니다. 일단 볶은지 한참 되었다는 것부터가 무시무시하지만 그걸 비스코티에 홀랑 넣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넣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작년의 카페쇼에서 Kiril님께 선물로 받은 에스프레소빈 초콜릿이 굉장히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씹는 맛이 있겠다는 생각에 홀랑 넣었던 겁니다.
그러나.
30% 가량은 그렇게 맛있게, 바삭바삭 부서지며 씹힙니다. 나머지 70%는 질깁니다. 커피콩이 질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잘못하면 먹는 도중에 턱관절이 망가지겠더군요.
3-4개 가량 먹고는 두 손 들고 고이 폐기했습니다. 그것도 부모님 몰래 만들었던 거라 폐기도 부모님 모르게 했습니다. 다른 재료들이 아까웠습니다. 흑흑흑..


거기에 엄청난 부작용이 있다는 것은 이날 오후에 알았습니다. 일이 있어 저녁 때 잠시 나가 있었는데 거리를 걷는 도중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마치 유체이탈 같은 느낌. 내가 앞을 보고 있긴 한데 보이는 것이 내 감각이 맞는지 아닌지 헷갈립니다. 부유감도 들고 멍하기도 하고.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커피콩을 씹어 먹어서 카페인 과다 상대가 되었나봅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카페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하는데 이날은 반응이 평소보다 심했습니다.
그러니 먹는 것 가지고 장난, 아니 실험하지 맙시다.

1월 말쯤, 집에서 말라가던 2년 된 호박을 잡았습니다. 2006년도에 수확한 것이니 만 2년은 아니고 1년 반쯤 되었을겁니다. 외갓집에서 재배한 호박으로 집에 남아 있는 늙은 호박은 이게 전부입니다.

호박죽을 쑬 때는 단호박을 같이 섞어주면 맛있습니다. 달달하니까 좋지요. 단, 단호박죽은 붓기 빼는데 효과가 전혀 없다 합니다. 종종 단호박도 붓기 빠지는데 좋다고 나오던데 임상(?) 결과에서 그리 나왔습니다. 임상이라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어머니 아는 분이 몸이 안 좋아서 수술받으시고 입원해 있는 동안, 붓기를 빼기 위해 주변 분들이 단호박으로 죽을 쑤어다 날랐나봅니다. 하지만 붓기가 빠질줄 몰라서 어머니가 늙은 호박을 푹 고아 호박즙을 집에서 만들어 들고 갔는데, 단호박죽으로는 안 빠지던 붓기가 호박즙 한 병 마시더니 그날 저녁 내내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면서 빠지더랍니다.'ㅂ';; 애호박도 붓기 빠지는데 좋다는 소리는 못 들었으니 효과는 늙은 호박만 있나봅니다.

하여간 이번에 만든 호박죽은 괴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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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죽 만든 날의 식사는 이랬습니다. 유자차, 떡, 호박죽.
떡은 집 근처의 맛있는 떡집에서 사온 것이고 유자차는 어머니 친구분이 선물로 주신 집에서 수제품인데 설탕을 너무 안 넣어서 유자청에서 단 맛이 거의 안납니다. 저야 맛있게 마시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꿀이나 기타 당류를 추가로 넣어야겠더군요.
그리고 괴식 호박죽.

잠깐 외출했다 들어와서 어머니께 호박죽 맛있게 잘 되었냐고 묻자 어머니가 그러십니다.

어머니: 나 사고쳤다?
K: 엥?
어머니: 호박죽에다가 설탕 대신 넣는다는게, 매실액을 넣었어.
K: 헉! 왜요?
어머니: 아니, 설탕 대신 매실액을 넣으면 몸에 좋겠지라고 생각하고 넣고 보니 이건 시잖아.

그러니까; 요즘 반찬 만들 때 설탕이나 물엿 대신 매실원액 넣는 것에 재미를 붙이시더니 별 생각 없이 설탕 대신 매실을 넣으신겁니다. 넣고 나서야 매실이 신맛도 난다는 것을 깨달으셨지요. 하지만 이미 상황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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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식이라고는 하지만 먹을만합니다. 물론 제 입맛에만 그렇고, 다른 사람들 입맛에는 시큼한데다 뭔가 끈적끈적한 느낌이 한 번 먹고는 숟가락을 놓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그리하여 이 호박죽은 모두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만세!



역시 나무그릇에 호박죽을 담으니 예쁩니다. 다음에는 뭘 만들어 담아볼까요.>ㅅ<

최근에 가본 카페 두 군데를 함께 올립니다. 따로따로 가보았지만 홍대 카페 기행에 해당되는 것이니 같이 올려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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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 밸리에도 몇 번 올라왔던 Thanks nature cafe. 위치가 그래서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말에 호젓한 분위기를 기대하고 갔는데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많더군요. 그렇다 해도 아주 시끄럽거나 하지 않습니다.
누드 인테리어라고 해야하나요? 시멘트 벽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카페입니다. 원목 테이블도 높이가 딱 맞는데다 튼튼해서 이것저것 늘어놓고 작업하기에도 좋더군요. 벽쪽에는 2인용 테이블이 여러 개 있고 가운데는 길다란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가격대도 저렴합니다. 아메리카노가 3천원 선? 샌드위치 들도 3천원 내외입니다. 음료만 마셔봤지만 가격 대비 나쁘지 않습니다. 유자홍차나 오렌지홍차(유자차, 오렌지 잼을 넣은 홍차;) 같은 독특한 메뉴도 있고요. 샌드위치와 와플이 있으니 가볍게 배를 채우기에도 좋습니다.
하지만 카페라떼를 못 마셔봤으니 일단은 보류. 전 아메리카노보다 카페라떼를 더 많이 마시기 때문에 말입니다. 카페라떼가 맛 없으면 여기도 안 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치는 대우 푸르지오 상가 1층, 홍대 브레드 가든 옆집입니다.


그림책 상상은 하카다 분코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일겁니다. 하카다 분코에서 위로 조금 올라오면 T자 모양의 삼거리가 있습니다. 거기서 왼쪽으로 가면 홍대 돌담길을 따라 정문으로 가게 됩니다. 그 왼쪽길을 조금 올라와 왼편을 보면 작은 카페가 있습니다. 아마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책 판매를 겸한 카페인가봅니다. 북카페라고 하기엔, "책은 서가에서만 보세요"라는 문구가 걸립니다. 하기야 거기 있는 책들이 다 판매하는 책들이라 하니까요.
서가에 있는 책들은 외국 그림책들입니다. 판화느낌의 커다란 판형(A3?) 그림책이 있길래 보니 일본 그림책입니다. 가격은 6200엔. 아기여우와 털장갑을 그린 구로이 켄의 그림책도 여러 권 들어와 있습니다.

카페의 메뉴는 단촐합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커피 음료 몇 가지와 국화차, 유자차 등. 가격은 35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시키고 나서 서가에서 잠시 책을 구경하다가 음료가 나와 받아 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여기도 커다란 나무 테이블이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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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보다 잔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볍기도 하고 잔 가장자리가 얇아 입에 닿는 느낌이 꽤 좋습니다. 스타벅스나 다른 가게에서는 대개 머그나 두꺼운 잔에 담아주니 특이하기도 하고요.
홀짝홀짝 다 마시고 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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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에 카페 이름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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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아래에도 로고가 박혀 있습니다.'ㅂ'

가벼운 잔도, 카페라떼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니 가끔 찾아가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주변에 있는 카페들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하;)

미업로드 폴더의 사진들을 다 치웠다고 희희낙락하고 있었더니만, 카메라 연결하고는 또 좌절했습니다. 사진들이 와르르 쏟아지더군요. 그런 고로 오늘도 음식사진 잔뜩 올라갑니다.


장소는 Passion 5. 케이크류는 점심시간을 전후로 해서 나옵니다. 그런 고로 케이크를 여러 종류 중에서 하나 고르고 싶다면 12시쯤 가보세요. 빵은 11시 전후가 적당할 듯합니다. 그린올리브빵은 계속 나오지만 다른 빵들은 시간이 좀 지나야 나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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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가 다 나오기 전(11시경)이라 일단 빵부터 골랐습니다. 3인분이라 양이 좀 됩니다. 위쪽에 보이는 것은 블랙앤레드브레드였던가요. 천연발효종을 이용했다 합니다. 말이 어렵지만 간단히 말하면 이스트를 이용한 발효가 아니라 효모를 키워서 발효한겁니다. 좀더 까다롭고 복잡한 풍미를 낸다 하는데 제 입맛에는 본누벨의 이나카빵이 더 취향이었습니다. 견과류보다는 말린 과일이 더 많았는데 대체적으로 빵 맛이 밋밋해서 그런가봅니다. 효모빵의 본래 맛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천연발효빵 중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4천원.
그 앞에 보이는 토막난 빵은 베이컨 빵입니다. 이게 꽤 맛있더군요. 빵 반죽을 해서 밀대로 삼각형으로 편 다음, 베이컨을 넣고 돌돌 맙니다. 맨 아래에 있는 두 빵 중 오른쪽은 소시지빵, 왼쪽은 무화과빵입니다. 소시지빵도 맛있었고 무화과빵은 모양도 무화과, 빵 반죽에도 무화과가 들어가 있고 말린 무화과도 몇 개 들어가 있습니다. 역시 밋밋한 맛. 파리바게트의 무화과 브레드에 입이 길들어서 달달한 것이 좋은가봅니다. 단맛에 익숙해지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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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야채, 버섯, 다른 하나는 기억 나지 않지만 저렇게 미니 피자 같은 느낌의 빵도 있습니다. 아니, 치즈가 빠져 있으니 피자라기에는 부족합니다. 이름이 따로 있었는데 그 새 잊었습니다.

카페에서 뒹굴다가 빵을 사러 가서 이것 저것 주문하면 싸갈 것이냐고 묻습니다. 먹고 간다고 하면 빵을 접시에 담아 배달해줍니다. 카페에서 음료가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니 음료를 미리 시키고 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시킨 것은 로열밀크티. 1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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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은 앵무새설탕으로 따로 나오고 크기가 제각각이라 취향대로 넣어 마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향신료가 따로나옵니다. 뒤쪽에 보이는 작은 병인데 마살라랍니다. 원하는 대로 뿌려서 마시면 마살라 차이가 되는 겁니다. 저야 향신료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만 뿌렸는데 이정도면 괜찮습니다. 향신료가 들어가니 밀크티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걸요.
(실은 저 향신료를 빵 위에도 뿌려 먹어보았습니다. 맛있었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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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1만원 주고 마시라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준입니다. 역시 이 카페에서는 차나 커피보다는 이걸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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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바로 젤라토.
5천원이니까 그래도 쌉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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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맛있었습니다. 첫비행님의 추천으로 시켜보았는데 포도 에이드입니다. 포도 젤라토는 얼음 그릇에 담겨 둥둥 떠다니고 있고 포도알도 여기저기 떠 다닙니다. 바닥에 있는 주스와 섞어 마셔도, 따로 마셔도 다 맛있습니다. 다음에는 이런 에이드 종류를 시켜야겠습니다. 아침 9시 반 전에 오면 커피 값이 반 값이라지만 그 때는 케이크나 빵의 선택이 너무 좁습니다.

한창 먹고 나서는 슬슬 케이크 공략에 들어갑니다.
차례로 한 사람씩 돌아가며 케이크를 주문하고 옵니다. 어떤 케이크가 올지는 봐야 압니다.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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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킨 것과 S가 시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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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킨 딸기 블라망제. 8천원입니다.
컵 값이 절반은 먹고 들어가지 않을까란 농담을 했을 정도입니다. 아래 접시는 케이크를 담아 내오는 것이고 컵은 케이크에 딸려(?) 있습니다. 고이 모셔다 들고 왔는데 어디에 써야 하나 고민을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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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아래가 커스터드, 그 위에 패션 후르츠, 그 위에 코코넛 밀크 푸딩(젤라틴으로 굳힌 것), 딸기 소스가 올라가 있고 딸기로 장식했습니다.
(100% 믿지는 마세요.;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대강 저런 순의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미 빵으로 배가 불러 있었기 때문에 생각만큼의 감동은 없었지만 괜찮았습니다. 평소 먹어보지 못한 독특한 케이크를 먹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제 입맛에는 크렘 브륄레가 더 좋아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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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의 선택. 생크림 케이크와 얼그레이 쉬폰 케이크입니다. 개당 4500원. 둘다 맛 괜찮았습니다.>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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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비행님의 선택. 위쪽은 엉망진창 초코슈, 아래 쪽은 이름은 잊었지만 딸기 무스 계통입니다.
초코슈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당 3천원인가 3500원이었는데 안에 들어 있는 크림이 3층입니다. 맨 위가 생크림, 중간이 커피 (커스터드?) 크림, 맨 아래가 커스터드 크림. 바닐라빈이 송송 박힌 것을 보고 있자니 행복합니다. 우후후~


P5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인은 커스터드 크림 계통인가봅니다. 크렘 브륄레, 슈크림, 푸딩인 걸 보면 말입니다. 하지만 바닐라 시폰은 향이 너무 강해서 제게는 맞지 않았습니다. 홍차 쉬폰은 아직 못 먹어봤으니 굉장히 궁금합니다. 다음에 시식이 있으면 꼭 먹어볼겁니다. 시폰은 몇 개 굽지 않아서 금방 금방 없어지니 구입하시려면 오전에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은 4월 넘어서 가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때까지 이 맛을 유지해줬으면 좋겠는데, 어떨까요.'ㅂ'

쿠켄과 행복이 가득한 집을 같이 보다면 기사가 같은 내용을 다루는 것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레스토랑이 신규 오픈이나 리뉴얼 등의 기사로 등장하는 것도 종종 있고요.
(대체적으로 이들 잡지 기사의 뒷북이 신문 기사입니다. Passion 5는 두 달 가량, 일본의 카페 이야기는 한 달 가량의 차이를 두고 신문기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이번 쿠켄에서 다룬 일본 먹거리 여행처럼 잡지 쪽에서 뒷북(?)을 치는 경우도 있긴 하군요.)


행복이 가득한 집을 보고 나서 쿠켄을 보다 보니 굉장히 익숙한 음식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혹시 이 음식 레시피 베낀 거야?라고 생각하고 만든 곳을 확인하니 아닙니다. 같은 기사의 다른 버전이라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행복이 가득한 집에 실린 기사 제목은 <광주요, 나파 밸리 VIP를 서빙하다>이고 쿠켄에서는 '네 명의 요리사, 설 상차리다'라는 기획의 일환으로 가온의 <설음식 식도락 코스>를 내놓은 겁니다. 가온은 광주요에서 운영하는 한식당이름입니다.

이 두 기사를 함께 이야기 하려면 행복이 가득한 집의 기사 먼저 설명을 해야합니다. 기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2년 전,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간 광주요 조태권 회장은 나파밸리의 어느 와이너리 소유주를 만나서 "2년 후에 한국 음식을 이곳 나파밸리에서 선보이겠다"라고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2년 동안 메뉴 개발, 음식을 담을 그릇 개발, 현지 식자재와 재료 체크 등을 합니다. 2년 동안의 준비 끝**에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 소유주와 와인 메이커들을 초청해 광주요 파티를 열었습니다. 제가 이 기사에 관심을 가진 것은 맨 마지막 부분. 건배주가 되었다는 화요 때문입니다. 광주요에서 만드는 전통 소주인 화요를 얼리면 그라파 처럼 농도가 짙어진다는데 이것을 방울잔***에 담아 마셨다고 합니다.

소개된 요리도 반할만 합니다. 메인요리에 들어갔다는 백김치도, 홍계탕 죽도, 후식으로 나온 밤초와 약차, 그리고 한국 소주까지 모두 한국적이지만 또한 외국인들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음식들입니다. 그리고 그 음식들이 담긴 그릇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깔끔하지만 어떻게 보면 밋미살 수 있는 하얀 그릇이 아니라 한국적인 느낌의 도자기 그릇들. 이것도 다 이 파티를 위해 제작한 겁니다. 기사를 보는 내내 군침을 삼키고 감탄했던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거기에 손님들이 들고 왔다는 와이너리 최고의 빈티지 와인들을 들고 왔다 하니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 간단한 레시피는 쿠켄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약차와 밤초와 만두구이, 그리고 메인 음식들도 말입니다. 홍계탕 죽이 없는 것은 좀 아쉽지만 그래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그 음식들을 보니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아니, 그것을 넘어서서 이번만큼은 이 한식당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
양 잡지의 이단 옆차기를 맞고 저 멀리 날아가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흑흑흑..
정 안되면 화요랑 방울잔 만이라도 구해보렵니다.

참고 - 행복이 가득한집 2008년 2월호 p.272-275, 쿠켄 2008년 2월호 p.66-71, 허시명의 주당천리 p.245~



* 나파밸리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정확히 모릅니다.; 그저 여기가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와인산지라는 것은 알고 있고 기사에 등장한 몇몇 와인들의 이름이 낯익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따름입니다.

** 쿠켄에 실린 기사에는 이것이 Korean Cusine and Culture였다고 합니다. 2007년 10월에 있었고요.

*** 방울잔 이야기는 앞서 소개한 책인 <허시명의 주당 천리>에도 등장합니다. 저자가 2005년의 주류박람회에서 처음 술병을 보고 취했고 잔을 보고 반했으며, 그 술병이 화요임을 알았다고 말입니다. 굽이 있는 술잔인데 아래 굽부분에 도자기 구슬을 넣어 방울잔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당연히 소리가 나겠지요. 사진은 <허시명의 주당천리> p. 246. 보면 지름신이 오실겁니다.

작년 사진부터 밀려 있는 것이 있길래 한 번에 사진 올리려고 간식 열전이란 제목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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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말 낮의 식사. 그런데 이날의 메뉴가 뭐였는지는 저도 정확하게 기억 못합니다. 오븐 토스터에 굽고 있는 것은 아마 베이글. 작년 후반기에는 잉글리시 머핀을 사 먹은 적이 없는데, 아래의 사진을 보니 베이글 구입한 기억은 확실히 있습니다. 그러니 동그란 저 빵은 베이글이겠지요. 달걀프라이가 있는 것을 보니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러 했나봅니다. 카렐 챠페크의 동그란 컵에 담긴 것은 색을 보아하니 삼베리, 그럼 티코지로 보온중인 것도 유리포트에 담긴 삼베리일겁니다. 그리고 잼은 포도 잼. 동생은 이날 망고잼과 크림치즈와 치즈빵을 차려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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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에 굽고 있는 것은 달걀과 반으로 자른 호두 메이플 베이글. 베이글 & 베이글의 베이글을 하네다 공항에서 잔뜩 사와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하나씩 생각날 때마다 꺼내 먹었습니다. 그게 11월의 이야기. 야아. 이 사진 참 오래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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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의 케이크입니다. 스트로베리 온 더 쇼트케이크 by 홍성사가 너무 길어서 동명의 일본 드라마처럼 저랑 G는 SOS 바이 홍성사, 혹은 SOS라고 부릅니다. 이날은 마술사의 살롱에 갔다가 케이크는 고이 모셔와서 집에 와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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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치즈 케이크와 단호박 타르트. 둘다 맛있었습니다. SOS 옆의 공장(?)에서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맛 느낌은 옛날 미고와 닮아 있습니다. 특히 크림치즈 케이크가 그렇군요. 위 아래가 슈 반죽으로 구운 것 같은 시트이고 사이는 살짝 얼린 크림치즈입니다. 와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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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의 봉투가 보이는 것을 보면, 이건 12월 초의 사진입니다.
가장 왼쪽에 있는 것은 P5의 작은 바게트, 그 옆의 롤 케이크는 P5의 롤케이크. P5의 푸딩에 보온병에는 밀크티가 있을 것이고. 흐음. 그럼 락앤락 안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요? 저도 기억을 못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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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른쪽에 있는 이것은 kiril님이 선물로 주신 초콜릿입니다. 에스프레소배전의 원두가 안에 들어 있는 초코볼. 씹으면 고소한 콩이 씹히면서 커피향이 확 나며, 눈 깜짝할 사이에 금방 사라져버리는 무서운 초콜릿입니다.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 맛을 제대로 낼 자신이 없습니다.
아, 이렇게 보니 알겠네요. 락앤락에는 사과가 들어 있습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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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받은 생초콜릿과 스타벅스 컵에 담은 밀크티. 그러고 보면 이 컵에는 거의 밀크티만 담아 마셨군요. 가끔 스타벅스에 갈 때 외에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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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밀크티. 거기에 쫄깃한 이탈리안 식빵으로 만든 프렌치 토스트입니다. 또 만들어 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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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틀 전. 집 앞 파리바게트에서 나온 이글루 케이크입니다. 안은 초콜릿 시트가 들어가 있는데 크리스마스 케이크 답게 정말로 맛 없었습니다. 곰탱이 모자에 G가 낚여서 사왔으니 케이크 값은 그대로 모자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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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시간에 여기 있어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종로구청에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입니다. 여기도 아침에는 호젓하군요. 저 외에는 종업원들만 거의 있었습니다. 스타벅스에 갈 때마다 시키면서 후회하는 메뉴인 스콘. 여기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타벅스 스콘은 먹고 나면 꼭 입안이 텁텁해진단 말입니다. 그거야 파리바게트 것도 그렇고, 대부분의 시판 스콘들이 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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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밀 듬뿍, 메이플 시럽 듬뿍. 반죽이 되직하면 팬케이크를 두껍게 구울 수 있습니다. 단 퍽퍽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밀가루를 적게 넣을 경우에는 달걀 거품을 충분히 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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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네 놀러갔을 때의 전병 모음. 같은 포장지의 과자는 중국 출신의 월병이고 그 외에는 다 전병들입니다. 아래에는 추억을 굽는 가게 것도 있습니다. 검은 비닐 봉지는 제가 사온 전병입니다. 전 이쪽이 더 취향입니다~. 친구들은 너무 딱딱하다 하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딱딱해야 아득아득 씹어먹는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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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다녀오신 듀시스님의 전리품, 그리고 제가 들고온 몇 가지 과자, 락앤락에 든 것은 kiril님의 유부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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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집사 과자입니다.(웃음) 맛은 일반 과자와 같군요. 분유맛이 감도는 부드러운 쿠키타입입니다. 메이플 향은 별로 안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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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리와 비스킷. 오른쪽의 비스킷은 홍콩에서 사들고 온 쇼트브레드입니다. 생긴 것은 칼로리바란스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조금더 바삭하고 가벼운 느낌입니다. 게다가 겉에 설탕이 뿌려져 있어서 달달합니다. 홍차와 굉장히 잘 어울리지요. 가격이 조금 아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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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가 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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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죽맛(...)의 괴식, 말린과일이 들어간 올브랜과 무슬리. 대신 장운동에는 좋습니다. 우유를 부어놓고 잠시 두었다가 먹는 쪽이 좋지만 턱운동을 하고 싶으시다면 우유를 붓고 바로 드세요. 치아 건강에도 좋을지 모릅니다. 씹고 있다보면 내가 먹는 것이 인간의 먹을 것인지, 소 여물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허허허허허.
(말은 그리해도 전 좋아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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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드시겠다며 홍콩에서 덥석 집어오신 쿠키세트입니다. 사진에 나온 쿠키들이 개수도 그대~로 다 들어 있습니다. 종류도 물론 동일합니다. 요즘 아버지 위가 안 좋으셔서 밀가루 음식을 금지당하셨기 때문에 제가 몰래몰래 빼먹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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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가 홍콩에서 챙겨온 프릿츠와 포키시리즈. 이미 거의 다 없어졌습니다. 허허허; 이렇게 다양한 종류를 홍콩에서 구할 수 있다니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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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간식입니다. 왼쪽은 B가 선물로 준 상투과자, 오른쪽은 막스앤스펜서의 공정무역 커피 종이필터 핸드드립 버전입니다. 그리고 저 뒤에 보이는 것은 강냉이.-ㅠ-



그러고 보니 강냉이 말입니다, 도매로 사면 더 싸다는 말에 여기저기 찾아보고 있는데 G마켓 등에서 대량 판매를 하더군요. 한 박스 가득 사두면 그 뒤가 감당되지 않아서 지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SYSTEM> 허벅지와 허리둘레가 굵어지고 뱃살이 불었습니다.
의 상태가 모든 식구들에게 적용됩니다. 다들 간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 하지만 그 가격을 들여다보고 있더니만 요 옆에서 한 봉지 1천원에 파는 조그만 강냉이도 비싸보이는군요.
오뎅보다는 어묵이란 단어가 좋습니다. 어묵이라하면 오뎅과는 조금 다른 음식을 가리키는 것 같지만 그냥 상관없이 쓰렵니다. 오뎅이라 하면 흰살생선 반죽에 기타 재료를 잘게 썰어 넣고 기름에 튀긴 것을, 어묵이라하면 반죽을 찜통에 넣어 찐 것을 말하는 것 같거든요. 사전 찾아보지 않고 제 이미지만으로 적어보는 것이니 그냥, 제게는 그런 식의 분류가 되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기회에 찾아보니 어묵은 일본어로는 가마보코. 하지만 어묵의 정의로 그냥 나무판에 올려 익힌 음식이라 되어 있으니 오뎅이건 가마보코건 한국어로는 어묵이라 뭉뚱그려 불러도 좋지 않을까요. 국어사전에서는 오뎅에 대해 꼬치나 꼬치 안주로 순화하라 나와 있습니다.)


어느 날 저녁, 갑자기 어묵전골이 먹고 싶어집니다. 그러면 그 다음 단계는 G를 꼬시는 겁니다.

"먹을래?"
"오, 좋다. 만들어 먹자."

만들어 먹을 즈음 길거리 오뎅의 간장에 문제가 많다는 방송이 꽤 나오고 있었지요. 떡볶이라면 아주 가끔 사먹지만 오뎅은 그 보다 더 빈도가 낮으니 간만의 음식인데다 어묵전골이든 어묵탕이든 어묵국이든 만들어 먹은 것은 고등학교 때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 손으로 만들어 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대강 어떻게 국물을 내면 되는지는 알고 있으니 문제는 안됩니다.

집에서는 국물낼 때는 한 가지 재료를 씁니다. 모 CF에서 만들어 쓰기 귀찮다, 시간이 없다라고 말이 많은 그 천연조미료 말입니다. 다시마와 말린새우와 멸치를 손질해서는 햇빛에 잘 말리고 블렌더에 갈아서 1:1:1의 비율로 섞습니다. 이걸 콜라 페트병에 담아 냉장 보관하며 필요할 때마다 꺼내씁니다. 2리터 가량에 조미료 한 큰술에서 두 큰술 정도를 넣고 보글보글 끓이면 국물만들기는 끝납니다. 떡국을 끓일 때는 여기에 양파와 달걀을 추가하고, 된장 끓일 때는 된장과 다른 부재료가 들어갑니다. 어묵 국물을 낼 테니 이번엔 여기에 다시마와 양파, 무를 추가합니다. 다시마는 갈려서 들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또 넣습니다. 찬물에 조미료를 넣고 다시마와 양파 하나, 바람들었다는 무 하나를 넣고는 바글바글 끓입니다.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를 빼고 양파와 무는 그대로 놔둡니다. 그리고 물이 좀 줄었다 싶으면 간장으로 간을 하고 불을 끕니다.
(실은 이 과정에서 간하는 것을 까맣게 잊었다가 어묵국 다 만든 시점에서 간을 봤답니다. 덕분에 무는 심심했습니다.)

하루 저녁 방치한 다음, 만약 깨끗한 국물을 쓰고 싶으면 체에 한 번 걸러주고, 상관없다 싶으면 이대로 씁니다. 사온 어묵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다음 국물에 넣고 보글보글 끓입니다. 저나 G나 쫄깃한 것보다는 불어 있는 쪽을 선호하니 오래 끓입니다. 훗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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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파 있었기에 다른 세팅은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연겨자. 개인 접시에 조금씩 덜어서 취향대로 섞어 먹습니다. 저는 코끝이 찡해질 정도로 매운 쪽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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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료를 걸러내지 않아서 냄비 주변에 찌꺼기가 붙어 지저분해 보이지만, 자작하게 끓인 국물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제 손으로 이런 맛을 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더군요.(..) 거기에 G가 좋아한다며 집어 넣은 팽이버섯도, 저 아래 깔려 있는 무도 어묵탕의 별미였습니다. 다음에는 무를 더 많이 넣고 해볼까란 생각도 들더군요. 양파는 흐물흐물했지만 국물맛이 좋으니 흐물거려도 문제 없습니다.


다음에는 펜로를 해먹고 싶은데 그러기엔 조금 시간이 지났군요.(겨울 배추가 들어가는 냄비요리라..) 게다가 B말마따나 인덕션 렌지가 있어야 가능할듯합니다.'ㅂ' 내년 겨울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제대로 만들어 먹어보렵니다.

SBS에서 6시 되기 조금 전에 하는 생방송 투데이를 보고 있는데 아주 뜨악한 이야기가 하나 지나갑니다.
음식점 소개였는데 주제가 뚝배기였나봅니다. 제가 보았을 때는 마침 뚝배기 자장면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어느 휴게소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랍니다. 군침을 삼키며 지켜 보고 있는데 요리사가 재료 소개를 합니다. 양파도 들어가고 뭐도 들어가고 뭐도 들어가고 느끼함을 없애기 위해 ... 라고 나오는데 자막에는 클로버잎 달인 물이 나옵니다. 클로버 잎을 달여 마셔?라고 경악하며 화면을 보니 어머나~

clove = 클로브 = 정향.

재료는 분명 정향입니다. 요리사도 클로브라고 발음했고요. 저거저거 제대로 실수한다고 생각하며 보고 있자니 이제는 자장을 본격적으로 만듭니다. 양파가 들어가고 다른 재료가 하나하나 들어가는데 진한 색의 액체가 등장합니다. 이 때의 성우 멘트. "클로버 달인 물도 들어가고"

아놔......................... 작가 누구세요? -_-+

비스코티를 처음 구워볼 생각을 하게 된 건 첫비행님 글을 보고 나서 였습니다. 버터의 미끌거리는 느낌과 비용, 칼로리 때문에 가능하면 버터가 들어가는 레시피는 피하고 있었는데 마침 첫비행님이 올려주신 레시피는 올리브 오일이 들어가는 비스코티 레시피였습니다.
그 뒤에 정윤정씨의 싸이월드 페이퍼를 보다가 아예 버터나 올리브 오일이 들어가지 않는 비스코티 레시피를 보고 만들어 보기 시작해서 지금은 제멋대로 레시피로 변형해 쓰고 있습니다. 통밀가루만 쓰고, 코코아는 발로나, 설탕은 유기농 황설탕, 초콜릿 칩은 탄자니아 85%, 최근에는 메이플 시럽까지.;

집에 있는 것은 오븐이 아니라 오븐 토스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베이킹이 제한적입니다. 다른 것보다 오븐 내부가 넓지 않은데다 높이가 낮아서 빵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요. 예전에 스콘을 한 번 구워본 적 있긴 한데 버터 들어가는 게 귀찮아서 딱 한 번 만들어 보고는 그만두었습니다. 요즘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버터 값도 엄청나게 뛰었다는군요. 버터를 피할 이유가 더 생겼습니다.

오븐 토스터에 비스코티를 구울 때 주의할 점은 단 하나. 윗부분이 너무 부풀지 않게 합니다. 밀가루 한 컵(240ml) 분량에 베이킹 파우더만 1작은술 가량 넣습니다. 그리고 초벌구이 때 일부러 윗부분을 많이 눌러주고요. 길다란 비스코티보다는 작은 쪽을 선호하기 때문에 모양 잡는 것도 길쭉한 직사각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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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진입니다. 일하면서 간식으로 먹으려고 들고간 비스코티. 이 때는 초콜릿 칩을 넣었습니다. 모양을 단단하게 잡지 않아서 비뚤어진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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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보이는 녹색은 청건포도입니다. 초콜릿 칩이 좀 이상하게 들어가 있는 것은 원래 초콜릿 제과용에 쓰는 것을 적당히 집어 넣었기 때문입니다. 으하하; 미니 키세스 모양이나 초콜릿 정크라 불리는 정육면체 모양이 아니라 납작한 버튼형 초콜릿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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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코티를 만들면 이 덩어리가 두 개 나옵니다.
반죽해서 두 덩어리로 나누고는 하나는 잽싸게 모양을 만들어 빚어 예열한 오븐에 넣어두고, 다른 한 덩이는 굽는 동안 모양을 만들어 준비하고. 앞서 넣은 것이 초벌구이가 끝나면 두 번째 덩어리를 넣고는 식히고, 다른 덩어리를 꺼내기 전에 잘라서 재벌로 굽습니다.
(이렇게 쓰니 도자기를 굽는 듯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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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울 때는 이렇게 실리콘 시트를 깔아둡니다. 깔끔한데다 들어서 옮기기 편하거든요. 물론 칼질은 도마에서 하고, 잘라서 시트 위에 배치합니다. 아래의 철망은 오븐토스터에 딸린 겁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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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초콜릿도 안들어가고 건포도만 넣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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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날인가의 티타임에 간식으로 곁들였습니다. (저 뒤에 메이플 시럽이 보이는 걸로 봐서는 주식이 팬케이크였던 어느 날이겠군요.;)



요 며칠 비스코티를 구울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제가 비스코티를 아무도 먹지 않기 때문에 쟁탈 위험은 없지만, 대신 제가 다 먹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하하하; 음식조절중인데 비스코티를 만들고 싶어진다니 참...
이 비스코티를 만들고 나서부터는 밖에서 비스코티를 사 먹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시판 비스코티들은 거의가 버터가 들어간 것이라 단단한 쪽을 좋아하는 제게는 안 맞습니다. 거기에 달기도 하고요. 설탕을 굉장히 조금 넣기 때문에 거기에 입이 맞춰지다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입맛에 맞춰 만들어 먹는다는 것이 베이킹의 묘미일까요.'ㅂ'
격침이라는 단어가 부적당하다고, 지나치게 전투적이지 않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이런 연유에서 격침이란 단어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간식이 너무도 땡기는 어느 날, 미소년 대화를 하다 말고 지갑을 챙겨 들고 P5에 달려갔습니다. 직선 거리상으로는 굉장히 가깝지만 지하철을 타고 가려면 두 번은 갈아타야 하는 곳이 P5입니다. 한 번 갈아타고 가면 너무 돌아서 가니까요.
지하철 노선 검색을 하니 5-6호선을 갈아타고 가는 것이 제일이라 하던데 그 방법으로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으니 이번에 도전하자는 생각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하지만 점심시간 되기 조금 전인데, 무리를 했나보군요. 한강진역에 도착했을 때는 긴 환승거리와 지하철 탑승 대기 시간으로 인해 지쳐 있었습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사람이 많군요. 사람은 많지만 응대하는 직원 수는 적습니다. 좀 어리버리한 직원이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하고 물건 포장을 합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초콜릿 푸딩과 크렘 브륄레. 이 두 가지를 시켜서 받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물론 기다리자면 못 기다릴 것도 없지만, 직원이 움직이는 것이 동선의 효율성과는 한참 멀었기에 더 답답했습니다. 제 물건 포장하다 말고 다시 다른 사람 주문 받고 하다보니 시간이 걸릴 수 밖에요. 막상 물건을 받아 놓고 보니 시간이 걸릴만 합니다.(그것은 잠시 뒤에)

하여간 돌아왔을 때는 탈진 직전이라, 오는 와중에도 P5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기 싫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번에 일간지 기사로도 떴으니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게다가 12월에 갔을 때보다는 재료도 조금 하향조정된 듯하니...

까지 속으로 생각하고 일단 세팅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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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은 파리바게트의 모카빵. (겉의 쿠키부분에 설탕이 많이 들어가 바삭바삭하고 달달합니다.-_-)
아래쪽은 파리바게트의 치즈고구마브레드. (호오.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제가 고구마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리고 맨 오른쪽의 박스가 크렘 브륄레가 들어 있는 박스입니다. 저 상자를 꺼내서 리본까지 묶었을테니 시간이 오래걸리긴 했겠지요. 초콜릿 푸딩은 G 몫으로 냉장고에 들어간 뒤입니다.

크렘 브륄레를 본 것은 지난 12월, 첫 번째 방문 때였습니다. 푸딩을 사는데 저 편에서 크렘 브륄레의 윗부분을 토치로 가열하는게 보이더군요. 다음에는 꼭 먹겠다고 결심했는데 계속 미루고 있다가 이제야 먹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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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었더니 포장은 이렇습니다. 어머나...; 이러니 시간이 꽤 걸리지요. 저 종이 팩은 크기를 조절해서 벨트처럼 끼우는 방식입니다. 케이크 보호용이겠지요. 달랑 하나만 사들고 온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아래 보이는 검은 것은 냉각팩입니다. 이번의 냉각팩에는 Passion 5의 문양이 박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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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는 루피시아의 닐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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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숟가락을 잡고 한번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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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떠 먹고는 정신을 못차리고 만세를 외칩니다. 그리고 좀더 떠먹다가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숟가락을 들어 포즈를 잡습니다.
흑흑..
설탕이 캐러멜이 되었어요! 단단한 캐러멜, 그리고 부들부들한 아래의 크림층..... 입에 넣으면 지나치게 달지 않은 크림과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캬라멜이 환상적으로 어울립니다. 아우! 거기에 캐러멜은 단단하니까 오독오독 씹히기도 하고요. 하.하.하.하.하. 반쯤 넋이 나갔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 크림까지 손가락으로 싹 긁어먹었습니다. 역시 여기서도 빠지지 않고 보이는 바닐라 씨들. 다음 일본여행 때는 필히 바닐라빈을 구해봐야겠습니다. 지난번에 홍콩여행에서 본 것은 너무 비쌌어요!

먹고 나서 결심했습니다.
제 손으로 이 수준의 크렘 브륄레와 푸딩을 만들어 내기 전까지는 P5는 절대 못 끊습니다. 그러니 사람이 없는 시간을 골라 가더라도 절대, 절대, 또 갈겁니다!




그리하여 크렘 브륄레에 격침당해 P5에 백기를 들었다는 이야기. 그대가 이 맛을 유지하는 동안 저도 그대를 따르겠사와요~.



덧붙임: 12월 첫 주 일요일에 갔을 때보다 가격이 살포시 올랐습니다. 언제 올랐는지는 모르지만, 예전에는 푸딩 값이 분명 2500원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2700원. 그래도 이정도 가격이면 만족합니다.-ㅠ-
참, 크렘 브륄레는 4500원. 그릇값이 상당할거예요.;;
어느 주말에 찍은 음식 사진들. 그 날 친구들과 모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음식들과 함께 했습니다.
(다른 사진들도 많은데, 이렇게 올리는 것이 사진방출에 가장 효과적이어서..)

먼저 리틀 사이공. 압구정점과 코엑스점이 있었는데 사정이 있어 코엑스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지금은 압구정점만 남았지요. 코엑스점에 가본 친구들이, 자신들이 가본 베트남 음식점 중에서 가장 취향이라 하여 가봤습니다.
압구정점이 어디 있나 윙버스에서 찾아서 갔는데 그리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루피시아가 있는 2차선 도로로 들어가 루피시아 앞에서 그 안쪽 골목을 기웃거리면 Little Saigong이라고 영문으로 작은 간판이 보입니다. 한국교자인가? 하여간 그런 만두집 바로 맞은편 1층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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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의 쌀국수.
크기와 고명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이것은 기본 토핑입니다. 양지살과 또 뭐였더라? 국물을 마시면 입술이 끈적끈적할 정도입니다. 맛있었지만 제 입에는 지나치게 답니다. 코엑스점보다 압구정점이 더 달다라는 친구들의 평. 숙주는 바닥에 다 가라앉아 있습니다. 거기에 향채(고수, 코리앤더)향이 안나는 것도 좋았고요. 저는 향이 강한 음식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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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 국수입니다. 역시 달아요.;ㅂ; 그래도 간도 적절하니 맛은 꽤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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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입니다. 가장 취향이었지요. 노란 달걀이 입혀진 것도 마음에 들고 간도 잘 배어 있습니다. 하지만 다 먹고 난 다음에 접시 아래 남아 있는 기름을 보고는 좌절했습니다. 하기야 볶음밥에는 엄청난 기름이 들어가니...; 집에서도 볶음밥을 만들어 보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계속 좌절하는 것은 화력과 기름의 문제입니다.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질색하니 집에서 만들 때는 자린고비도 아니고... 최소한의 기름을 넣어서 시도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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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권 비슷한 음식인데 이름은 잊었습니다. 한 접시에 6개가 나와서 다섯 명이서 하나씩 사이좋게 나눠먹고 남은 하나는 가장 어린 S에게.(웃음)

여기까지 먹고 51000원이 나왔습니다. 압구정 물가를 생각하면 그럭저럭이지만 다시 갈거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웃거릴겁니다. 향채가 안들어가고 국물도 맛있었지만 단 음식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먹고 나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근처의 커피빈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가보니 이쪽 커피빈은 청계천점이나 마찬가지로 지하가 있군요! 사람이 없는 지하로 낼름 들어갑니다. 가장 안쪽의 넓은 소파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다들 음료를 시켜놓고는 행복하게 수다를 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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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가 도장 다 찍은 쿠폰을 써서 받은 머드... 뭐라 하는 음료입니다. 신작인듯한데 걸죽하면서도 달달한 초콜릿 맛이 한 모금 마시면 절로 칼로리에 대한 계산식이 머릿 속에서 춤을 춥니다. 단 것이 맛있잖아요. 저야 카페라떼를 시켰지만 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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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빈은 자주 가지 않지만 친구들 말로는 강북보다는 강남쪽 커피빈(혹은 스타벅스, 아웃백, 기타 등등)이 더 맛있답니다. 흐음. 카페라떼의 우유 거품도 두껍고 입자가 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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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Passion 5에 잠시 들렀지요. B가 먹어보고 싶다고 사온 바움쿠헨 작은 포장(12000원), 푸딩 6병(개당 2700원. 12월 초에는 분명 2500원이었는데..)입니다. 상투과자는 B가 만들어서 선물로 들고 온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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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투과자는 만들기 쉽다 하지만 짤주머니 짜는 것을 생각하면 쉽지만은 않지요. 저렇게 고르고 예쁘게 짜는게 쉽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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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쿠헨의 아리따운 자태. 그러고 보면 P5에 있는 바움쿠헨 한 '봉'은 10만원이 넘는 거로군요. 저 조그마한 바움쿠헨이 12000원, 저것보다 큰 것이 2만원, 가장 큰 것이 27000원임을 감안하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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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쪽에 보이는 것이 2월 14일까지의 한정인 초콜릿 푸딩입니다. 뚜껑에 검은 테이프를 붙인 것이 화이트 초코 푸딩, 그 옆은 플레인인 로열 푸딩. 전 플레인이 가장 좋습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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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먹다가 운동한다는 핑계로 잠시 나와서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본누벨 위치가 그 근처라고 알고 있는데 어디있는지 찾아보려 했지요. 본누벨의 케이크가 맛있다고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다보니 안 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 바퀴 다 돌고도 못찾아서 투덜대다가 커피빈 들어오기 직전, 커피빈이 전방 30미터에 위치했을 때 찾았습니다. 루피시아의 대각선 건너편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길가에 있어서 찾기는 쉬운데 왜 눈에 안 들어왔을까요. 리틀 사이공을 못찾아 헤맸던 S를 나무랄 게 아니었습니다. 하하하;

케이크보다는 빵이 먹고 싶어서 이런 저런 빵들을 다 집어왔습니다. 무화과 빵, 사과가 얇게 저며져 올라간 사과 타르트, 효모를 썼다는 이나카빵, 카레빵, 치즈가 들어갔다는 무슨 빵(이름을 잊었습니다), 한 조각씩 집어 먹은 뒤에는 다들 맛있다를 연발하며 열심히 주워먹었습니다. 저는 이나카빵이 가장 좋았습니다. 견과류도 많이 들어 있고 건포도도 많이! 그런 의미에서 둘다 싫어하는 G는 안 먹을 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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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이나카빵. 이나카라 하면 일본어로 시골이니 시골빵이라는 뜻이겠지요. 소박한 맛의 빵입니다. 부재료가 화려하지 않으니까요.'ㅂ' (치즈랄지, 크림이랄지... 하기야 견과류나 건포도도 요즘은 비쌀겁니다;)


저녁을 먹으러 간 것이 4시 반.(...)
근처의 어느 중국집에 들어갔습니다. 압구정 물가치고는 쌌지만 전 차라리 이동해서 더 맛있는 목란에 갈래요! 하기야 그러기엔 다섯 사람의 교통비가 만만치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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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보고 있자니 목란에 또 가고 싶어요.;ㅅ;
집에서 팬케이크를 만들 때는 반드시 통밀가루를 씁니다. 작년에 방산시장에서 구해다 놓은 독일산 유기농 통밀가루입니다. 물론 이게 진짜 유기농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그저 유기농이라니 그런가 싶은 것이지요. 좀 믿고 쓰려면 한살림을 가야겠지만 저 밀가루를 살 때는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습니다. 1.6kg인가, 1.8kg인가 하여간 꽤 양이 많았기 때문에 자주 해먹었는데도 아직 30% 가량은 남아 있습니다.
통밀가루로 팬케이크를 만들면 질감이 좀 퍽퍽합니다. 보들보들하지는 않습니다. 집안 식구들이 제가 만드는 팬케이크와 비스코티를 먹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설탕을 팍팍 줄인데다 통밀이 들어가 식감도 그리 좋지 않고. 어머니는 이 팬케이크를 두고 보리개떡맛이라 하십니다.(...)

최근 팬케이크는 catail님의 레시피를 이용해 만들고 있습니다. 만들다보니 레시피가 조금씩 변형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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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가 듣고 기겁했던 그 미색 달걀물. 실온에 둔 달걀을 계속해서 거품내면 병아리 털색처럼 뽀얀 노랑이 됩니다. 웬만큼 쳐서는 안되고, 허벅지에 올려놓고 살짝 데워(?)가며 치는 쪽이 거품이 더 잘 납니다. 팔이 아프건 말건 이글루스 밸리 눈팅을 하며 휘젓다 보면 금방입니다. 팔은 좀 아프지만 이렇게 거품을 잔뜩 내면 식감이 훨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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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거품낸 달걀에 메이플 시럽을 휙 뿌리고 통밀가루 1컵 안되게, 거기에 무가당 코코아가루를 적당히 넣고 거품이 꺼지지 않게 살살 섞습니다. 이 때쯤에는 프라이팬 예열에 들어갑니다. 반죽이 된 편이니 두께는 두껍게 나올 수 밖에 없고, 그러니 불은 가장 약하게 조절해둡니다. 한 동안 방치했다가 돌아와서 기포가 두 세 개 올라오면 뒤집고, 다시 방치합니다. 태우지만 않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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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색이 태운 것처럼 진하게 났군요.
팬케이크를 굽는 동안 옆에서는 코코아 농도의 핫초콜릿을 만듭니다. 우유를 끓기 직전까지 데우고 뜨거운 물을 부어 컵을 살짝 데운 다음, 컵의 물기를 제거하고 거기에 초콜릿을 넣습니다. 우유를 조금씩 넣어가면서 분리되지 않게 열심히 휘저으면 핫 초콜릿 완성. 들어간 초콜릿이 85%짜리라 단 맛이 강하지 않습니다. 쌉쌀하지요.
메이플 시럽을 뿌린게 아니라 반죽에 부었기 때문에 팬케이크를 잘라 입에 넣으면 입 안에 메이플시럽향이 확 퍼집니다. 한 큰술 넘게 부었는데도 생각만큼 달지 않아요. 그럼 시판 팬케이크는 설탕이 얼마나 들어간거야!
제과제빵할 때마다 좌절하는 것이 이런 부분입니다. 허허.


지난번에 만들었을 때는 녹차가루를 퍼 부었는데도 통밀가루 색에 밀려 녹색이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맛도 뭔가 부족했지요. 다음에 만들 때는 한 큰술 듬뿍 넣어볼까봅니다. 아니면 아깝지만 말차가루라도?
그야말로 제멋대로 오코노미야키를 만들었습니다. 이 음식이 괴식 태그를 달지 않은 것은 만든 주체가 G이며, 그런 고로 G도 같이 먹었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만들었을 때 저만 먹으면 괴식, G도 먹으면 괴식을 조금 벗어난 수준이며 부모님도 맛있다 하시면 잘 만든 음식인겁니다. 나름대로 타당한 분류라니까요.

지난 주말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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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오부시도 없고 그냥 덜렁 접시에 올려 놓고 찍은 사진. 거뭇거뭇한 것은 간장을 바르고 뒤집어 구워서 그런겁니다. 탄 것은 아니고요. 하기야 저 물기 많은 양배추를 제일 약한 불에 올려 구웠는데 탄다는 건 좀....;

양배추는 1/8통을 아주 가늘게 썹니다. 실력이 허락하는한 가늘게 썰어두고, 거기에 튀김가루(부침가루가 없었습니다. 이것도 없을 경우엔 그냥 밀가루. 대신 간을 잘해야..) 한 두 큰술을 훌훌 뿌린 다음 마 간 것 반컵 가량을 넣고 소금과 후추를 뿌려 대강 섞습니다. 잘 섞으려고 할 필요는 없고 뒤적뒤적 몇 번 해주기만 합니다. 그리고는 프라이팬에 반죽을 올려 모양을 잡고 위에 자른 닭고기를 올리고는 제일 약한 불에서 구워줍니다. 조금 미심쩍다 싶으면 뚜껑을 덮어두셔도 좋습니다. 시간 단축이 되니까요. 윗부분이 조금 마르는 느낌이다 싶으면 뒤집습니다. 그리고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 윗면에 간장을 바르고 달걀을 하나 깨서 올리고는 소금 후추를 뿌린 다음 다시 뒤집고 간장을 바릅니다. 그리고 꺼내면 완성. 달걀의 익힌 정도는 알아서 결정하면 되지요.

소스가 없어서 간장을 대신 발랐는데 장아찌 담고 남은 간장-집에서는 튀김이나 부침류의 양념간장으로 씁니다-을 썼더니 더 맛있습니다. 짜지도 않고 적당히 간도 조절할 수 있고요. 마요네즈는 취향에 따라 바르면 되고, 가츠오부시는 없어서 못 올렸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잘 익은 양배추와 끈적한 마가 잘 어울리는데다 간장의 감칠맛도 딱 좋네요. 지나치게 짜다거나 강한 맛이거나 하지도 않고요. 이름 그대로 취향대로 만들어 먹는 구이라면 제게는 이정도가 좋습니다. 훗훗.
다음에 만들 때는 고기를 미리 반죽할 때 같이 섞는 것도 괜찮겠네요. 그건 취향대로 맞추면 될테고.. 생각난 김에 내일도 한 장 부쳐먹을까 싶네요.-ㅠ-
1월 1일, 친구들이 놀러 왔을 때 얼결에 팥물을 잔뜩 만들게 되었습니다. 만들다보니 진하게 우러난 팥물. 일단 먹을 만큼만 쓰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그러다 며칠 뒤 저녁에 홀랑 만들어 먹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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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신 새알도 넣고, 불린 쌀도 넣고 해서 파륵 끓였습니다. 밀크티 그릇으로만 쓰던 나무그릇에 팥죽이 담기니 딱이로군요. 잘 어울립니다.

자아. 이제는 잘 어울리는 나무스푼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응?;)





덧붙여. 요즘은 초콜릿 음료가 별로 내키지 않아서 못써먹고 있는 위타드 컵. 이것도 가능한 빨리 세팅해야겠습니다.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1/23/2008012301427.html






이거; 한 동안 피해야할까요.ㄱ- 아니면 7시 반 오픈이니까 아침일찍 찍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얻어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괜히 사람이 몰릴까 두렵습니다. 내부가 그리 넓지 않은데 사람이 몰리면 ....;
그래도 바게트는 아직까지는 서래마을의 바게트가 제일 나은가봅니다. 음,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드는걸요.^^;
펠로우님 덕분에 좋은 카페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카페를 소개하기 앞서 감사드립니다.



홍대 주변의 카페가 그짝이그짝이라는 생각에 좀 암울해졌다가 Cafe the Sol을 가보고는 홀딱 반해서 원기충전했습니다.
위치는 합정과 홍대입구의 역의 중간쯤 어드메입니다. 애매하지요? 하지만 찾아가는 길은 의외로 쉽습니다.

합정역 2번 출구로 나와 죽 걷습니다. 서교동 4거리가 나오면 일단 횡단보도를 건넌뒤 좌회전합니다. 그리고 두 블럭 가량 내려가 현대슈퍼가 보이면 그 골목으로 꺾어 들어갑니다. 조금만 올라가면 오른편으로 Cafe the Sol이 보입니다. 말로는 복잡하고 홍대에서 멀어보이지만 가보면 미카야와 그리 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 보니 미카야에 관해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하여간 자세한 위치는 펠로우님이 <h모 카페>에 댓글로 가르쳐주신 주소를 따라가시면 확실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http://cafe.naver.com/jeonscoffee.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286


댓글을 본 것이 어제였는데 어제 저녁에 바로 갔던 것은 홍대에 갈 일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미루다가는 언제 가게될지 모르겠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니 당장 가자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어둑어둑할 때 갔는데 간판이 환해서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두웠으니 일단 카페 밖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카페가 밖으로 향한 두 벽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어 밖을 내다보기도 좋았고 내부 조명이 환해서 책을 읽거나 다른 작업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제목에 쓴 대로 카페 더 솔은 자가배전 카페입니다. 카페 한 쪽 벽에 대형 로스터가 있고 유리벽으로 주변을 둘러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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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앉은 테이블에서 찍은 모습입니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은 왼편이 카운터입니다. 핸드 드립이나 메뉴 준비는 다 이쪽에서 합니다. 오른쪽은 테이블이 있고요. 테이블은 꽤 많습니다. 그 테이블들이 모두 제각각에 의자도 제각각, 인테리어가 참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열려 있는 느낌의 카페이고 소품이나 분위기가 제 취향이어서 더 만족했습니다.

드립은 페이퍼 드립, 넬 드립(융 드립), 사이펀이 가능하지만 커피에 따라 가능한 타입이 조금씩 다릅니다. 대체적으로 커피는 5천원 선이고 모카 마타리와 인도네시아 만델린 등은 6천원, 하와이 코나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은 훨씬 고가입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 음료들도 있고 무카페인 음료-스무디류-도 있습니다. 자가배전 카페이니 커피콩도 팔지만 저는 집에 있는 커피콩이 떠올라서 가격을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종류는 산지별로 거의 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ㅂ' 물론 그날 그날 구입할 수 있는 커피콩이 다르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다음에 물어봐야겠네요.
사이드 메뉴로 있는 것이 베이글 샌드위치와 더블 토스트입니다. 더블 토스트는 발코니에 커피향기가 없어진 뒤로는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으니 한 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에 시켰습니다.(4천원) 여기에 과테말라 넬 드립으로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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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상판도 그냥 동그랗거나 네모나거나 타원형이거나....가 아닙니다. 달걀형? 그런 것도 아니고 달걀을 살짝 잡아 당겨 늘려놓은 듯한 모양입니다. 재미있군요.
한참 로스팅 중이라서 토스트가 먼저 나오고 커피는 로스팅이 끝난 다음 좀 시간이 걸려서 나왔습니다. 넬 드립 커피는 이번에 처음 마셔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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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강배전. 색만 봐도 "전 진해요!"를 느낄 수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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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블 토스트. 두껍게 썰린 식빵이 딸기잼 약간, 냉동 블루베리가 들어간 생크림과 함께 나옵니다.


먼저 커피맛부터.
한 모금 마시고 나서 결심했습니다. 시간이 되든 안되든 홍대에 올 때는 여기에 꼭 오고 싶다고요.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는 멀더라도 여기까지 꼭 와서 커피를 마시렵니다. 크흑. 강배전이라 맛이 진하긴 하지만 쓴맛 일색의 커피는 또 아니고, 부드러운 신맛이 입안을 감싸고 돌며 둥글둥글 움직입니다. 와아. 정말 간만에 마셔보는 맛있는 커피입니다. 핸드드립은 최근 집에서만 마셨으니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더군요.

더블토스트는 예전의 발코니에커피향기 것과 비교하다 보니 마음에 확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4천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준입니다. 짭짤한 맛이 약간 강하고 딸기잼이 조금만 나온 것이 아쉬웠지만 양을 생각하면 딱 좋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왠지 식빵이 쫄깃한 이탈리안 식빵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음엔 느긋하게 시간 잡고 아침부터 가서 카페인 걱정은 조금 덜하며 느긋하게 마시고 싶습니다. 커피마실 때 종종 생각나는 치즈케이크도 저 때는 생각나지 않더군요. 아마도 커피맛을 망칠까 걱정되어서가 아니었을까요. 다음엔 언제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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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만 줄창 마시다가 커피가 마시고픈 어느 날, 뜯은지 한 달도 넘은 모 에스프레소 빈은 내버려 두고 새 커피를 뜯을 채비를 합니다. 홍콩 막스앤스펜서 백화점 지하 슈퍼마켓에서 사온 커피입니다. 커피가 2-3종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른 것들은 다 갈려 있었고 이것만 콩이더군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미디엄 로스트(중배전)으로 들거 왔습니다. 옆에 진열되어 있던 차도 다 공정무역(페어트레이드)이던데 홍차들은 다 티백인데다 집에 쌓여 있는 홍차더미를 떠올리고는 커피만 집어왔습니다. 차도 집어 왔으면 파산이었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홍콩에서 쓴 카드 값이 은근히 골치입니다.
(게다가 올 한 해 일본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작년에 열심히 홍차 쇼핑을 해왔건만 자칫하다가 일본 다녀올 일이 생길듯하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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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이 커피랑 같이 사온 "무가당 건과일이 들어간 브랜과 무슬리"를 다른 경로로 구할 수 있나 뒤져보다가 막스앤스펜서에 대한 글을 잠깐 보게 되었습니다. 영국내에서 꽤 알려진 유통업체인가본데 다른것보다 공정무역, 유기농 쪽에 강세랍니다. 이쪽으로 유명하다는군요.
하지만 슬프게도, 원두 산지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블렌드라고 생각하는게 편합니다. 거기에 제가 맛보고 원산지를 알 수 있을 수준도 아니고 말입니다.;


유리포트에 칼리타로 드립해 마셔본 커피는 약간 신맛이 감돌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맛의 커피입니다. 케냐나 탄자니아처럼 강렬한 맛이 난다거나 하지는 않군요. 신맛이 강세인 것도 아닙니다. 뭉글뭉글 둥글둥글 부드럽다는 감상이 제일 잘 어울립니다. 다만 드립을 잘못하면 신맛이나 쓴맛이 확 튀어오르는 것도 있으니 이럴 때는 우유를 확 부어주는 것이 위에 좋습니다. 괜히 위 자극하다가 탈나면 골치아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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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시럽을 조금 부었더니 약간 달달한 맛도 나서 좋습니다.간만에 만들어마신 커피 우유입니다.

콩 뜯어 둔 다음 3일 내리 커피를 내렸더니 약간의 불면 증세가 있어 지금은 치워뒀습니다. 이제는 아침마다 커피를 싸가서 커피 우유를 마셔야겠군요. 훌훌훌~
추억을 굽는 가게는 포스팅한 그 다음날인가, 근처에 갈 일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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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현대백화점 앞(이라기보다는 옆)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보이는 작은 가게입니다. 그쪽은 길이 묘하게 되어 있어 길 아래 쪽에 1층 가게들이 있지요. 언덕을 깎아 만들다보니 그리 되었나봅니다. 한여름에는 과자 만드는 공정 문제로 인해 영업을 하지 않으니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것은 한여름을 제외하고 입니다. 이 근처를 다닌 것이 몇 년 되었는데 여름마다 그런 현수막을 보았으니 말입니다. 가게 앞에 걸어 놓고 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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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하는 과자들은 저렇게 하나하나 진공 비닐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개당 1600원정도? 정확한 가격이 가물가물한데 그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물론 종류에 따라 약간의 가격 편차는 있고요. 제가 구입한 것은 땅콩이 들어간 저 동그란 전병, 파래(인지 김인지) 전병, 상투과자입니다.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고 원재료명도 비닐에 표시되어 있으니 그런 점은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제 입맛에는 이것도 조금 달고 조금 기름진 맛이 났습니다. 재료에 마가린이 들어갔더군요. 상투과자도 B가 구워준 것보다는 좀 짭짤하고 기름진 맛이 나는 느낌입니다. 상투과자는 역시 B가 만드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ㅅ;
지하철에서 파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제 입맛에 맞는 것은, 아직까지는 근처 슈퍼마켓에서 파는 것 뿐입니다. 이제 다음에는 하나로마트를 공략해봐야겠습니다. 거기 전병들은 어떠려나요~.
막스앤스펜서 슈퍼마켓을 돌아다니던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셋째날이었지요.
대부분이 과자였기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어떤 과자를 살까 고민을 하면서 몇 종 집어 안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장바구니가 저 멀리 있었고 몇 종 안 살 생각이었습니다. 고민하고 있는 와중, 부모님이 저 쪽에서 웃으며 개 사료 이야기를 하는게 들립니다. 분명 이 슈퍼마켓 안에는 애완동물 코너가 없는데, 개 사료도 못봤는데 그런게 있나하고 가서 봤더니 이겁니다.-_-; 지난번에 리뷰에서도 올렸던 무가당 말린 과일과 올브랜. 포장에 우유에 담긴 올브랜이 나와 있는데 이걸 보고 사람이 먹는 음식이 아니라 개사료 같다고 표현하신 겁니다. 사실 올 브랜의 생김새가 그렇지 않습니까. 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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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둥둥 떠 있는 것이 올브랜입니다. 과일들은 무거워서 아래 가라앉아 있지요. 이번에 사온 그 아침식사용 올브랜에 우유를 부으면 저런 모양입니다.
못 먹을 맛은 아니지만 개 사료는 아닙니다. 먹고 나서 내린 결론이 딱, 이건 개사료가 아니라 소 여물이었으니까요. 혹시 시골에서 소죽 끓이는 것 본 적 있으신 분? 커다란 가마솥 아래에 불을 때고 거기에 물과 소 사료와 볏짚을 넣고 끓입니다. 다 끓이면 쾨쾨한 냄새가 나는 죽이 완성되는데 올브랜을 씹으면서 내가 소인가 싶더라니까요. 그래도 섬유질은 풍부하니 몸에는 좋습니다.

건포도와 말린 살구가 없었다면 단 맛도 전혀 안 났을 건데 말린 과일 덕분에 단맛도 좀 납니다. 저야 그냥 올브랜만 우유에 타도 먹을만 하겠다 싶었지요. 맛으로 먹는 건 아니니......
우유에 불렸다 먹으면 더 소죽스럽습니다.(...)
종종 지하철을 타고 환승하다보면 한 구석에 과자모듬을 그램단위로 달아 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몇몇 지하철 역에서 보고 살까 말까 망설이던 것이 여러 번인데, 이번에는 큰 마음 먹고 퇴근길에 한 번 사왔습니다. 출근길에 다니는 작은 슈퍼에서도 전병(센베)을 근 단위로 달아 파는데 다른 곳의 맛은 어떨지 궁금했던 차였습니다. 그러니 도전할 마음이 든 것이지요. 다양하게 고르는 재미도 있고 말입니다.
100g에 1천원. 종이 봉투를 받아 이것저것 골라 보니 262그램입니다. 2600원을 받으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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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집에 와서는 차이 한 잔을 끓여 과자를 꺼내들었습니다. 고를 때 취향에 맞춰 쿠키들은 빼고, 생과자라 불리는 쪽과 전병들을 골랐습니다. 누군가 제가 센베를 먹는 모습을 보고 어른 같은 입맛이라 하던데 거기서의 어른은 나이드신 분들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전 강냉이도 굉장히 좋아하고 전병도 좋아합니다. 최근 들어 입맛이 다 그런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나이드는 증거일까요. 아니, 그렇다고 하기엔 주변 친구들 중에도 이런 입맛의 소유자는 없는데. 물어보지 않아서 확인은 못하지만 친구들끼리 모여 간식을 먹을 때 센베나 강냉이를 들고 오는 것은 한 번도 못봤습니다. 아, 지난번에 S랑 고구마 과자를 즐겁게 나눠먹었지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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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는 것이 삼각형의 파래를 뿌린 전병입니다. 거기에 얹힌 것은 땅콩이 들어간 둥근 전병. 대체적으로 땅콩이 들어간 쪽이 더 단데 이것은 비슷비슷합니다. 제가 슈퍼마켓에서 사먹는 전병은 단단해서 아드득 씹는 맛이 있는데 이쪽은 좀더 바삭하게 부서집니다. 취향은 단단한 쪽이지만 이쪽도 괜찮습니다.
그 앞에 있는 것은 호박씨가 들어간 것. 이렇게 생긴 과자도 종종 보는데,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동글동글한 튀긴과자를 물엿같은 것에 졸여 강정처럼 굳힌 다음 네모지게 썰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단단하다기보다는 바삭바삭합니다. 잘 부서진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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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익은 그릇이지요. 밀크티 그릇이 이번에는 과자그릇으로 바뀌었습니다. 색이 진하니 엷은 갈색의 과자를 담아도 잘 어울립니다.
여기에는 총 4종의 과자가 담겨 있습니다. 맨 뒤에 보이는 것이 버터와플.(...) 그리고 고구마 과자와 상투과자, 뒤에 보이는 것은 맛동산과 비슷하게 생긴 과자입니다. 그 맛동산의 일본식 원형(?)이 카린토라고 들었는데 보는 순간 그 카린토가 생각나서 몇 개 집어 들었습니다.
먼저 저 맛동산 아류부터. 겉에 붙어 있는 것은 깨입니다. 아마도 중국산이겠지요. 역시 파삭파삭하게 부서지는데 깨가 있어 약간 고소하긴 하지만 취향의 맛은 아닙니다. 깨가 지나치게 많아요. 상투과자야 당근 상투과자 맛이고, 조금 답니다. 먹는 순간 커피가 간절하게 생각나는군요. 고구마 과자도 뭔가 미묘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구마 과자는 겉의 코팅이 단단하게 되어 있어 깨물면 파삭하게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오도독 깨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 고구마 과자는 전자로군요.

뭐랄까, 전체적으로 파삭 부서지는데다 예전처럼 딱딱하고 단단한게 아니라 최근의 입맛에 맞게 과자 같은 식감으로 변한 전병들입니다. 옛날의 그 맛이 뭔가 아니네요. 게다가 단 것도 그렇고 맛도 왠지, 버터 맛. 부서지는 느낌도 그렇고 맛도 버터(라고 쓰지만 실제로는 쇼트닝이겠지요)느낌입니다.


예전에 이글루스 밸리에 어느 분이(펠로우님이었다고 기억하는데; 다른 분이셨나요) 신촌 현대백화점 앞 버스 정류장에 있는 옛날과자 가게에 대한 리뷰를 써주셨는데 거기를 찾아가봐야겠습니다. 언제 시간나면 홍대에서 설렁설렁 걸어 거기를 다녀와야겠네요.
핫케이크와 팬케이크 중 어느 쪽을 쓸까 하다 팬케이크라고 쓰는 것은, 시판하는 믹스가 다 핫케이크라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반쯤은 농담이고, 핫케이크는 만들어서 금방 따끈따끈하게 먹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팬케이크는 구워내는 도구에 초점을 맞춰 부르는 것일겁니다. 그런 고로 이번처럼 새로 산 프라이팬을 시험해보기 위해 만든 것은 팬케이크라 부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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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죽은 아마도 1인분. 레시피는 이글루스의 catail님(얼마전까지는 jjay라는 닉을 쓰셨지요)의 것을 썼습니다. 맨 처음 만든 것은 레시피 그대로, 그 뒤에는 적당히 반으로 줄여 쓰고 있습니다. 올려주신 레시피는 2-3인분이라서 많더군요. 혼자 먹기에는 절반 정도가 좋습니다.
레시피에서 밀가루는 통밀가루로 바꿨습니다. 집에 있는 밀가루가 그것뿐이었거든요. 만들어 보니 반죽이 의외로 걸쭉해서 두껍게 부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정확한 계량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밀가루가 많이 들어가 그런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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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구에서는 밀크티가, 중간 화구에서는 팬케이크가~
반죽이 걸쭉하니 약한 불에서 오래 익힙니다. 사진에 나온 프라이팬은 어머니가 3종 세트에 22000원 주고 코스트코에서 사온 겁니다. 무려, 비알레티. 로고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비알레티가 프라이팬도 만들었어?라고 말이죠. 코팅이 잘 되어 있어 기름을 부으면 기름이 데굴데굴 굴러다닙니다. 그런 고로 팬케이크도 버터 없이 그냥 구웠습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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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코스트코에서 구입해온 메이플 시럽도 꺼내고, 그 메이플 시럽을 듬뿍 넣어 만든 비스코티도 함께 곁들여서 31일 아침으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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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케이크가 상당히 두껍지요. 안 익었을까 걱정되어서 중간에 젓가락으로 찔러보았습니다. 그냥 푹 찌르면 자국이 남을테니 팬케이크 위에 있는 구멍을 통해 찔렀습니다. 꼬치 테스트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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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를 들어 자른 다음에야 단면을 찍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팬케이크 가장자리가 조금 둥굴둥글한 것은 프라이팬의 모양대로 구워져서 그렇습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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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가 1cm는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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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럽을 왕창 부으면 너무 달까봐 소심하게 부었는데 그래도, 팬케이크에는 시럽을 듬~뿍 뿌려야 제맛입니다.






라고는 쓰지만; 저 팬케이크를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집에서 저뿐입니다. 좀더 알아듣기 쉽게 말하자면 제 입맛에만 맞습니다. 설탕이 한 티스푼(한 큰술이 아니라) 들어가서 달지 않고, 통밀가루가 들어가 퍽퍽한데다 질감이 좋지 않습니다. 저야 담백하다고 좋아하며 먹지만 대개의 경우는 메이플 시럽을 뿌려도 맛 없다고 느끼기 마련입니다. 일반 밀가루를 쓰면 당연히 훨씬 더 맛있겠지요.
저야 아주 행복하게, 환상의 레시피를 주신 분께 감사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만 메이플 시럽을 따로 뿌려먹는게 번거로워서 다음엔 아예 반죽 자체에 메이플 시럽을 넣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침 옆에 있는 비스코티가 메이플 시럽을 (듬뿍) 넣어 만든 것이거든요. 달달한 향이 나는게 꽤 괜찮았습니다. 시럽 양 조절에 실패해서 제 입맛에는 달았지만 말입니다. 다음에 만들 때는 좀 줄여야죠. 아니면 설탕을 빼고 메이플 시럽만 넣거나.

올 겨울에는 자주 만들어 먹지 않을까 합니다. 훗훗훗~
※ 이번 포스팅은 사진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2박 3일 여행을 가신 고로, 어머니께 양해를 구하고 친구들을 불러 놀았습니다. 1월 1일, 새해 첫 날에 자주 모이는 K, S, B랑 저, 그리고 G까지 모여 같이 놀았습니다. 뭐, G는 안쪽 방에서 마비노기 하다가 나와 있다, 다시 들어가다를 반복했지만요.
그 동안은 거의 B네 집에서 놀았고, 집에서 판을 벌이는 것은 아주 오랜만이라 간만에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지만 대강의 메뉴는 생각해 두었습니다. 떡국과 팥죽. 아주 어울린다고는 할 수 없는 메뉴지만 이글루스 밸리를 돌다보니 일본의 정월요리는 젠자이와 떡국인가봅니다? 나오야님 이글루에 그런 언급이 살짝 되어 있네요.

전날 삶았던 팥을 보니 물이 적어서 그랬는지 팥이 제대로 익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확인하고는 서둘러 물을 붓고 다시 삶았습니다. 확실히 냄비에 삶는 것보다 압력밥솥에 하는 쪽이 빠릅니다. 대신 양을 적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이번에는 대강 키친에이드의 계량컵세트 1컵짜리로 두 컵을 붓고 만들었는데 대강 8인분 가량이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많군요. 팥 삶을 때는 항상 양조절이 힘듭니다.(쿨럭)
팥죽을 만들기 위한 팥국물은 이번에 처음으로 만들어봤습니다. 만들기도 어렵지 않고 팥만 삶으면 그 다음은 양파망에 넣고 짜면 되니 솜씨가 없어도 가능합니다. 주의할 것은 팥을 무르게 삶는 것과 태우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만 주의하면 문제 없습니다. 그 다음에는 국물을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불린 쌀을 넣고 바닥에 눌어붙지 않게 저어가며 끓이면 됩니다. 단..; 저는 까맣게 잊고 간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소금을 넣었지만 맛이 덜하더군요. 다 끓었을즈음 소금을 조금 넣으면 팥죽 완성입니다. 새알을 만들어 넣으면 좋지만 미처 만들지 못해서 고구마에 팥죽을 곁들였습니다. 맛있습니다. 달달한 고구마를 살짝 으깨서 팥죽을 부으면 달달한 맛이 더해져 먹기 좋습니다. 단팥죽을 만들까도 싶었는데 거기 들어갈 설탕의 압박이 무서워 고이 방향을 틀었더니, 잘 생각했군요.

팥죽은 저녁이었고, 점심은 떡국이었습니다. 이건 어머니가 국물을 미리 만들어주고 가셔서 더 만들기 쉬웠습니다. 올해는 어머니가 사골 국물을 안하셨지만 보통 구정 즈음되면 잡뼈를 사다가 폭폭 고아서 뽀얀 국물을 만듭니다. 사골 국물이 있으면 파만 넣으면 되니까 훨씬 쉽지요. 하지만 저는 멸치 국물을 더 좋아합니다. 집에서 쓰는 것은 멸치, 다시마, 새우 등을 말려 갈아 섞어 쓰는 천연 조미료입니다. 이걸 넣고 팔팔 끓인 다음 가루를 가라앉히고 거기에 양파와 달걀 풀은 것, 파를 넣으면 됩니다. 국물이 끓으면 불린 흰떡을 넣고 익을 때까지만 끓여주면 완성입니다. 국물이 미리 되어 있었으니 만들기가 더 쉬웠지요. 하하;


간식은 밀크티에 S가 가져온 과자를 곁들인 것, 그리고 K가 가져온 고구마와 과일, 폴 바셋의 커피(아마도 에스프레소 배전)를 핸드 드립을 해서 마셨습니다.
이리하여 1월 1일은 타샤 튜더의 DVD를 감상하며 계속 먹자파티가 이어졌지요.-ㅠ-
B의 집에 가서 과자를 한 무더기 뱃속에 쓸어 넣고-정말 이 이외의 표현은 어울리지 않습니다-집에 들어오니 속이 더부룩하여 얼그레이가 땡기는군요. 가끔 이런 식으로 헛배부른 느낌이 들면 이상하게도 얼그레이가 마시고 싶어집니다. 짜고 단 것을 번갈아 먹어 수분 보충을 몸에서 요구하면서 그냥 물보다는 향이 있는 물을 요구하는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건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내려놓고 G에게 물었습니다. 얼그레이 마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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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번거롭지만 마실 때 편하기 위해서는 차를 우려서 별도의 포트에 따로 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약간 양이 남더라도 더 우려지지 않지요. 홍차잔 꺼내 놓은 것이 양파꽃 밖에 없어서 다른 하나는 이번에 구입한 위타드 잔을 썼습니다. 찻잔받침까지 쓰면 쟁반이 모자르니 컵만 올려놓고 대신 티푸드인 롤케이크는 역시 이번에 구입한 위타드 핫초콜릿 카페라떼잔의 받침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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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따랐습니다. 이번엔 양을 잘 맞췄군요. 요즘 물 양을 제대로 못맞춰서 좌충우돌했는데 말입니다. 맛도 그럭저럭이라 생각했는데 G는 한 모금 마시자마자 외칩니다. 이 맛이 아니야!
끄응.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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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꽃은 이전에도 몇 번 포스팅을 했으니 이번의 주인공은 위타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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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두 마리가 나란히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이쪽이 앞면. 손잡이를 오른손에 잡았을 때 보이는 쪽을 앞으로 부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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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쪽은 뒷면. 여기는 쥐가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이 일러스트레이터 정말 마음에 드네요. 다른 시리즈도 차근차근 모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이 깔끔해서 로열 덜튼의 찔레꽃 덤불(브렘블리 헷지)보다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찔레꽃 시리즈도 그렇고 이쪽도 그렇고 홍차잔이라기 보다는 커피잔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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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주인공은 바로 이 롤케이크.
B가 코코아를 듬뿍 넣고 가운데 바나나를 넣어 만 롤케이크입니다. 친구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로는 겉의 크림을 바르지 않은 것으로 낱개 포장을 해서 주었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로는 이 롤케이크에 크림을 바르고 위에 코코아파우더를 뿌린 부쉬드노엘버전으로 들고 왔습니다. 슬프게도 어제는 카메라를 들고 나가지 않아서 목란(木蘭)의 맛있는 코스요리와 부쉬드노엘 모두 사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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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그레이와도 상당히 잘 어울렸던-얼그레이가 좀더 맛있었다면 좋았을텐데-롤케이크입니다. 다음에는 케이크 시트만 구워달라 부탁하고 생크림은 집에서 따로 거품내 듬뿍듬뿍 발라먹을까요. 중부지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맛있는 케이크를 당해낼 자는 없습니다.

다음번에는 우유거품을 듬뿍 얹은 핫초콜릿 포스팅을 해야겠군요. 연말 포스팅은 그렇게 가보겠습니다.
블랙티보다 더 검은 커피를 홀짝이면서 업무중입니다.
오늘도 그렇고 이번주는 귀가 후에나 제대로 된 포스팅이 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업무가 좀 밀려 있는지라...;

커피는 꽤 오랜만에 마십니다. 최근은 거의 홍차 모드라 홍차를 주로 마시고 있었는데 어제 크리스마스 모임을 B네 집에서 가지면서 커피를 마셨더니 커피 스위치가 켜진 모양입니다. 오늘 커피가 땡기길래 지난 여행 때 사가지고 온 커피를 갈아 내려 홀짝이고 있습니다. 뭐, 5분 남짓이면 갈고 내릴 수 있으니 홍차보다는 조금 덜 번거로울지도요?



그래도 에스프레소 빈으로 내렸더니 거의 사약수준입니다. 향은 괜찮은데 역시 머리가 살짝 어질하군요. 하하;

catail님의 프렌치 토스트 포스팅을 보고는 꼭 해먹겠다고 결심하고 그 다음날 당장 식빵을 사왔습니다. 토요일 저녁 느지막히 식빵을 들고 집에 들어와 하루를 묵힌 뒤 일요일에 해먹었지요. 그런 고로 사진은 지난주 일요일의 것이지만 오늘 점심 때 또 프렌치 토스트를 해먹었으니 설명은 오늘 오전의 것입니다. 훗훗.
그래봤자 사진은 달랑 세장입니다. 굽는 사진이 빠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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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계량보다는 적당한 계량을 선호하는지라 이번에도 그리갑니다. 식빵은 두껍게 썰기 위해 파리바게트의 쫄깃한 이탈리안 식빵을 사왔습니다. 썰리지 않은 통식빵 중 구하기 가장 쉬운 것이 이거더군요. 아니면 마라톤이라는 잡곡빵이라든지 쌀식빵이 있지만 그런 쪽보다는 하얀 식빵이 프렌치 토스트에는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니 그리 골랐습니다.
달걀 두 개에 적당량의 우유, 설탕 한 티스푼, 그리고 소금 아주 약간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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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푹 담가주고는 저 남은 달걀물은 굽는 도중에 식빵 윗면에 조금씩 부어줍니다. 넘치지 않게, 잘 흡수되게 말이지요. 그래도 식빵을 워낙 두껍게 썰어서 완전히 속까지는 스며들지 않았습니다. 다음에는 우유를 더 넣을까 싶다가도 그렇게 되면 식빵이 너무 푹 젖어서 찢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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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음료는 감기 때문에 수세미차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따끈하게 구워진 프렌티 토스트 두 장!
기왕이면 메이플 시럽을 곁들이는게 좋은데 시럽이 없습니다. 다음주에 코스트코에 가게 되면 한 통 사올까 싶습니다. 양이 많든 말든간에 한 병 사와서 보관할래요. 끓여서 진한 시럽을 만들어볼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팬케이크에도 메이플 시럽이 빠지면 안되고 말이지요.

팬케이크 도전은 내일 해보렵니다. 메이플 시럽 대신 아마 포도잼을 곁들이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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