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코티를 처음 구워볼 생각을 하게 된 건 첫비행님 글을 보고 나서 였습니다. 버터의 미끌거리는 느낌과 비용, 칼로리 때문에 가능하면 버터가 들어가는 레시피는 피하고 있었는데 마침 첫비행님이 올려주신 레시피는 올리브 오일이 들어가는 비스코티 레시피였습니다.
그 뒤에 정윤정씨의 싸이월드 페이퍼를 보다가 아예 버터나 올리브 오일이 들어가지 않는 비스코티 레시피를 보고 만들어 보기 시작해서 지금은 제멋대로 레시피로 변형해 쓰고 있습니다. 통밀가루만 쓰고, 코코아는 발로나, 설탕은 유기농 황설탕, 초콜릿 칩은 탄자니아 85%, 최근에는 메이플 시럽까지.;

집에 있는 것은 오븐이 아니라 오븐 토스터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베이킹이 제한적입니다. 다른 것보다 오븐 내부가 넓지 않은데다 높이가 낮아서 빵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요. 예전에 스콘을 한 번 구워본 적 있긴 한데 버터 들어가는 게 귀찮아서 딱 한 번 만들어 보고는 그만두었습니다. 요즘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버터 값도 엄청나게 뛰었다는군요. 버터를 피할 이유가 더 생겼습니다.

오븐 토스터에 비스코티를 구울 때 주의할 점은 단 하나. 윗부분이 너무 부풀지 않게 합니다. 밀가루 한 컵(240ml) 분량에 베이킹 파우더만 1작은술 가량 넣습니다. 그리고 초벌구이 때 일부러 윗부분을 많이 눌러주고요. 길다란 비스코티보다는 작은 쪽을 선호하기 때문에 모양 잡는 것도 길쭉한 직사각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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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진입니다. 일하면서 간식으로 먹으려고 들고간 비스코티. 이 때는 초콜릿 칩을 넣었습니다. 모양을 단단하게 잡지 않아서 비뚤어진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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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보이는 녹색은 청건포도입니다. 초콜릿 칩이 좀 이상하게 들어가 있는 것은 원래 초콜릿 제과용에 쓰는 것을 적당히 집어 넣었기 때문입니다. 으하하; 미니 키세스 모양이나 초콜릿 정크라 불리는 정육면체 모양이 아니라 납작한 버튼형 초콜릿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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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코티를 만들면 이 덩어리가 두 개 나옵니다.
반죽해서 두 덩어리로 나누고는 하나는 잽싸게 모양을 만들어 빚어 예열한 오븐에 넣어두고, 다른 한 덩이는 굽는 동안 모양을 만들어 준비하고. 앞서 넣은 것이 초벌구이가 끝나면 두 번째 덩어리를 넣고는 식히고, 다른 덩어리를 꺼내기 전에 잘라서 재벌로 굽습니다.
(이렇게 쓰니 도자기를 굽는 듯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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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울 때는 이렇게 실리콘 시트를 깔아둡니다. 깔끔한데다 들어서 옮기기 편하거든요. 물론 칼질은 도마에서 하고, 잘라서 시트 위에 배치합니다. 아래의 철망은 오븐토스터에 딸린 겁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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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초콜릿도 안들어가고 건포도만 넣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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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날인가의 티타임에 간식으로 곁들였습니다. (저 뒤에 메이플 시럽이 보이는 걸로 봐서는 주식이 팬케이크였던 어느 날이겠군요.;)



요 며칠 비스코티를 구울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제가 비스코티를 아무도 먹지 않기 때문에 쟁탈 위험은 없지만, 대신 제가 다 먹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하하하; 음식조절중인데 비스코티를 만들고 싶어진다니 참...
이 비스코티를 만들고 나서부터는 밖에서 비스코티를 사 먹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시판 비스코티들은 거의가 버터가 들어간 것이라 단단한 쪽을 좋아하는 제게는 안 맞습니다. 거기에 달기도 하고요. 설탕을 굉장히 조금 넣기 때문에 거기에 입이 맞춰지다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입맛에 맞춰 만들어 먹는다는 것이 베이킹의 묘미일까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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