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간략하게 요약하면 눈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시력이 나쁘고 난시와 근시가 함께 있지만 특별히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는데, 피로할 때는 종종 주변 사람들이 지적하는 눈의 이상상태가 오긴 합니다. 겨울에 검진 받을까 말까 고민만 하고 미루다보니 벌써 겨울이네요. 언제 검진 받으러 가야한다고 말로만 그러네요. 하여간 전시 들어가서와 나오고 나서, 분노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눈 나쁜 사람에게는 매우매우매우 좋지 않은 전시라고요. 게다가 조명 때문에도 작품 감상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트위터에도 올렸습니다만,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고요. 전시회 관련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봅니다.
작품 수는 전체 41쌍입니다.
노아의 방주에서 따온 전시로, 미술 전시로 유명한 작가와 반 클리프 앤 아펠이 손을 잡고 기획한 전시랍니다. 일단 DDP 어디서 전시회를 하는지를 몰라서 한참 헤매다가 간신히 A2라고 듣고는 찾아갔습니다. 전시회장 앞에서는 사전 예약줄과 현장 예약줄로 나누어 기다리는데, 사전예약자는 그 수가 매우 적더군요.
하지만 입장 구분은 없습니다. 사전예약한 사람들이 먼저 들어가지만, 안에 들어가서는 잠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는 전시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갈 때는 순서 없이 자유롭게 들어갑니다.
빛과 소리를 사용한 전시라는 이야기는 입장 전의 설명에서 나왔는데 들어가기 전부터 알았습니다. 전체적으로 폭풍우 속을 의미하는 듯, 전시공간 밖에 있는 동안에도 간간히 천둥 번개가 있습니다. 일단 입구로 들어가면 굉장히 어두운 속에 간간히 천둥 소리가 들리고, 그 안에 에어즈록(...)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그게 방주겠지요. 방주 안을 들어가면 이런 모양인데..
방주 안쪽에 전시공간이 있고 그 안에 매립형 공간이 있어 작품을 배치했더랍니다.
방주 안에 들어갈 때는 몸을 숙이고 아주 작은 통로를 통해 들어갑니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읽은 것이 하도 오래 전 이야기지만 드문드문 기억은 나는군요.
방주 안은 앞서 사진처럼 환하고 밝습니다. 문제는 이겁니다. 그 환하고 밝은 것이 모두 LED 조명입니다. 벽과 천장까지 모두 LED조명이더군요. 그렇다보니 오래 보고 있으면 눈이 매우 피로합니다. 게다가 매립형의 전시작품들은 정육면체에 가까운 상자 안에 있고, 조명은 상자의 천장부분 앞에서 비추기 때문에 지나치게 보석이 반짝입니다.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더군요. 만약 지난 여름에 교토 전시장을 안봤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전 전시를 기억하는 입장에서 이번 전시는 조명이 최대 난관이었습니다. 내가 보러 온 것은 방주 자체가 아니라 그 안의 동물들인데 왜 이모양인거니...
화아아안하게 날아갑니다. 하하하하. ISO라도 조절하고 찍을 걸 그랬나요. 하지만 그럴 정신도 없었지요. 정말로 QR코드로 볼 수 있다는 그 정보가 정확할 지경입니다. 하하하..(먼산)
멍멍이들.
양과,
고양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부 한 쌍입니다. 방주에는 암수 한 쌍을 집어 넣었다고 하니까요. 유전 풀은 어쩌냐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해오라기일까요.
이쪽은 물총새.
막판에 있던 비둘기. 비둘기가 물고 온 것이 올리브 가지였다고 기억하는데 처음에는 뭘 물고 왔더라..?
후투티일까요. 음.
사진만 봐도 짐작하시겠지만 조명에 대한 불만이 매우 많았습니다. 전시장 둘러보는데 15~20분쯤 걸리고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사전예약할 때 왜 15분 단위로 끊었나 했더니 실제 관람 시간도 그정도입니다. 제가 빨리 보는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오래 있고 싶지 않더군요. 나오고 나서도 한참 동안 눈이 시렸습니다. 하하하.
정리하면,
1.전시 공간의 벽면 패널이 LED로, 눈을 매우 피로하게 만들었다.
2.동물 쌍들을 전시한 매립형 전시 공간도 조명 문제 때문에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이 두 가지 문제가 큽니다.
나이 먹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니, 일단은 가보세요. 예약만 하면 무료이기도 하니 보고 오신 뒤 감상 부탁드립니다.(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