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빈, <그리우면 떠나라>,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
요코야마 히데오, <사라진 이틀>, 들녘, 2004
김용규, 김성규, <알도와 떠도는 사원>, 웅진지식하우스, 2007
알도와 떠도는 사원부터 적어보지요. 왜냐하면 읽다가 도중에 포기했으니까.;;;
하드커버에 가벼운데다 책 자체도 꽤 마음에 들게 잘 나왔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앞부분 읽다가 포기하고 맨 뒤로 넘어가 엔딩 부분만 확인했습니다. 주인공은 김알도. 어머니가 독일인, 아버지는 한국인입니다. 아버지가 계신 인도의 연구소에 놀러갔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되지요. 장르는 판타지입니다. 다만 철학 판타지라는게 독특합니다. 신화나 철학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등장해서 정신 없게 만듭니다.
하지만 철학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을 읽는 걸 방해한 건 아닙니다. 소피의 세계보다는 쉽지만 읽는 내내 걸리는게 있었습니다. 매끄럽지가 않아요. 그게 계속 걸려서 읽어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얌전히 내려놓았습니다. 나중에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긴 합니다. 철학적 이야기가 어떻게 들어가 있나 궁금해서 말입니다. 가까운 시일 내는 아닐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우면 떠나라는 오늘 다 읽었습니다.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40분. 포토에세이에 가까운 여행기입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친구와 같이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사람의 기록입니다. 사진들은 꽤 마음에 들지만 뭐랄까... 지난번에 포스팅한 치즈이야기와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블로그 글을 그대로 옮긴 것이겠지요, 아마도. 사진도 예쁘고 글도 그럭저럭이지만 블로그 글을 차례차례 보는 쪽이 더 재미있을 듯합니다.
전반부는 실연극복기, 후반부는 우정의 재시험(?)이랄까요. 읽고 나면 유럽여행이 무서워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라진 이틀은 엊그제 올린 종신검시관 작가인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입니다. 사라진 이틀이 먼저 나왔고 종신검시관은 최근 책입니다. 종신검시관을 재미있게 읽어서 다른 책도 보고 싶어진 겁니다. 그리고는 덥석 집어 들어 1시간도 걸리지 않아 다 읽어내려갔습니다. 덕분에 어제 취침시간을 넘겼지요. 밤 10시 쯤에 저 책을 잡은게 문제는 문제였습니다. 손을 놓지 못할 정도로 매력적이었으니까요.
끝부분은 예전에(...) 훑어 보아서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부분이 전부가 아닙니다. 이 책은 경찰, 검찰, 기자, 변호사, 판사 등 사건에 얽힌 사람들에 대한 개개인의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범인과 경찰과의 관계, 경찰과 검찰과의 관계, 기자와 경찰 검찰과의 관계, 변호사와 범인, 검찰과의 관계, 판사와 범인의 관계 등 말입니다. 처음에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들의 관계가 형성되지만 법정을 중심으로도 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종신검시관에서도 그랬지만 이쪽도 현재 일본의 법조계와 경찰계 등을 세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또 다른 모습이 보이는군요.
예, 재미있습니다. 이 책은 추리를 좋아하는 분보다는 경찰이나 검찰과 관련된 이야기,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추리가 전부가 아닌 책이니까요.
결론. 사라진 이틀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