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는 상당한 마당발입니다. 뭐, 인간관계가 무진장 좁은 제가 마당발이라고 하는 것이니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는 어떨지 모릅니다. 아는 사람 중에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인간관계가 넓은 사람도 있긴 한데 그쪽과 비교하면 G는 아무것도 아닐지 모릅니다.
어쨌건.; 알고 지내는 사람 중에 카페 바리스타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그 분과 같이 놀다 오더니만 그 분이 운영하는 카페 메뉴가 이제 곧 바뀐다 하더라, 바뀌기 전에 가야한다고 저를 부추겼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화요일에 오르그샵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오르그샵 매니저을 하시는 분이 G와 아는 사이였던 겁니다.-ㅁ-; 이글루스 밸리에서 볼 때만 해도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퇴근시간이 훨씬 빠른 저는 집에 잠시 들러서 씻고 압구정으로 향했습니다. 지도로 대략적인 위치만 파악하고 나왔는데 G도 위치 파악을 전혀 하지 않았더군요. G를 타박하며 대략 이쯤이다 싶은 장소로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찾았습니다. 생각보다 찾기는 쉽더군요.



압구정 로데오 길이라고 장식물 해둔 곳으로 걸어들어가 오른쪽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가 죽 가다보면 있습니다. 루피시아 맞은편 골목 근처인가 싶더군요. 확인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화요일 오후 저녁이었는데 압구정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G 말로는 상권이 아래쪽-디자이너스 클럽과 도산공원 방면으로 이동했다는데 그래서인지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주말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날씨 좋은 날에, 비 예보도 없는 저녁이었는데도 이정도면 좀 그렇군요.
그래서 인지 오르그샵도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들어가면서 홍대에 있어야 하는 카페가 생뚱맞게 압구정에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분위기는 정말, 상수역 주변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으면 딱이다 싶었거든요. 카페가 있는 골목이 꽤 넓었고, 카페 앞의 자리도 넉넉하게 있어 앞은 테라스를 만들었습니다. 테라스를 구분하는 것은 낮은 화단인데 나무로 만들었고 채소를 키우고 있더군요. 허브도 있을거라 추정됩니다. 제가 제대로 본 것은 방울토마토였지요. 사진을 찍을까 망설였는데 테라스 쪽에 사람들이 있어서 그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카페 안은 판매 상품 진열장과 카페 테이블로 나뉘어 있습니다. 딱히 나뉘어 있다기 보다는 양쪽이 섞여 있지요. 판매 상품들의 진열장이 있지만 그 바로 옆에 테이블이 있어서 심심하지 않습니다. 공정무역으로 들어온 물건이나 공방에서 만든 물건들까지 여럿 보이더군요. 특히 G는 취향에 맞는 물건이 많아 고생했습니다. 연필이라든지, 펠트로 만든 연필홀더라든지 말입니다. 제가 찍어 놓고 보고 있던 것은 아기들이 가지고 놀기 좋은 소꿉놀이 세트였습니다. 나무로 만들었는데 매끈매끈하니 좋더군요. 입에 넣고 빨아도 별 문제 없어 보였습니다. 세트 가격은 나름 합당-98000원이었던가요;-하지만 핑계대고서라도 사면 분명히 이번 벼룩시장 같은 곳에 나오게 될겁니다. 빤히 보이니 못사죠. 그래서 마스코바도 설탕 500g 한 팩으로 참았습니다. 공정무역 설탕이 2900원이면 싸지요. 집에 남은 브라질 유기농 설탕이 얼마 남지 않아 비스코티 제조할 때마다 불안한 눈으로 보고 있었는데 잘되었습니다. 이제는 마음놓고 써도 됩니다. 그래봐야 비스코티 만들 때 들어가는 설탕양은 대략 30-60g. 오래 쓸겁니다.


촛점이 안 맞았는데 테이블입니다.; 벽쪽에서부터 죽 내려와 고정된 테이블. 모양이 재미있지요. 의자는 평범하지만 거기에 커다란 쿠션이 하나씩 놓여 있으니 쿠션을 좋아하는 저나 G는 살판났습니다.
인테리어는 녹색이 주조라 낮에 오면 기분 좋게 뒹굴거릴 수 있습니다. 저녁 때 갔더니 어둑어둑해서 발랄한 풀색 분위기가 안 살더군요. 아늑해서 좋긴 하지만요.




이차저차해서 주문한 메뉴는 샐러드에 비시소와즈, 음료가 추가되는 세트메뉴입니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7천원, 카페라떼는 7500원인데 아이스로 주문하면 500원 추가됩니다. 저는 핫초콜릿이 마셔보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특별히 세트에 넣어 주시더군요. G 덕분이었습니다.-ㅂ-



G가 시킨 것은 아이스 카페라떼의 세트 메뉴입니다.
아이스 카페라떼는 아마 카페에서도 팔고 있는 공정무역 커피를 쓸겁니다. 기억이 맞다면 동티모르의 커피일겁니다. 아름다운 가게의 커피 3종-히말라야, 안데스, 킬리만자로였나요?;-도 팔고 있는데 자체적으로 파는 것은 동티모르로 기억합니다.
딱 한 입 맛 보았는데 아직 우유와 커피가 섞이지 않아 제대로 맛 봤다고는 할 수 없지요. 하지만 썼습니다.-ㅁ-; 제대로 섞어서 한 번 맛볼걸 그랬네요.




샐러드에는 발사믹식초 드레싱이 뿌려져 있고 토스트한 식빵이 올라 있습니다. 샐러드를 다 먹고 남은 발사믹 소스에 찍어먹으니 맛있습니다. 수프를 발라 먹어도 맛있고요.





비시소와즈는 저도 이름만 듣고 처음 보았습니다. 런치의 여왕에 등장한다는데, 매니저님이 드라마를 보고 홀딱 반해서 한 번 만들어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레시피를 찾아 만든 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보고서 그와 유사하게 제작한 겁니다. 감자와 양파, 브로컬리가 들어간 것으로 추측되는데 굉장히 걸죽합니다. 스프레드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예요. 간은 본인 입맛에 맞게 하도록 후추와 소금이 따로 나옵니다. 저는 간하는 것이 싫어서 그냥 홀랑홀랑 먹었습니다. 양이 많아 보이지 않지만 재료는 듬뿍 들어가서 그런지 상당히 배가 부르더군요.

개편된다는 메뉴는 아마 이 세트메뉴일겁니다. 7월 중순 이후부터 바뀐다고 해서 서둘러 다녀왔지요. 다녀온 것이 그러니까, 이번 화요일이었나요. 시간이 그것밖에 안 되었나.;



핫초콜릿은 역시 공정무역 초콜릿이라는 말에 홀랑 넘어갔습니다. 이날 카페인을 과다 섭취해서 가능한 커피 카페인을 피하려고 했는데 마침 핫초콜릿이 보이더군요. 코코아가 아니라 초콜릿을 썼다고 하니 맛보았습니다.
베이스는 다크 초콜릿일겁니다. 쌉쌀하니 달지 않아 좋았습니다. 달지 않은 핫초콜릿은 오랜만에 마셔보는군요. 그야말로 핫초콜릿이라는 이름에 잘 어울립니다. 거기에 우유거품을 따로 내서 섞은 것이 아니라 함께 섞은 다음에 거품을 낸 것 같습니다. 핫초콜릿에 올라간 거품이 짙은 갈색이었거든요.
하지만 위에 올라간 마시멜로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마시멜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맛있는 핫초콜릿에는 다른 것을 안 올려도 좋지요. 아니면 아예 불에 살짝 그을린 커다란 마시멜로 하나만 올려 놓는다거나. 욕심이 과했나요.

(마시고 나서 집에서 만든 맛과 비슷해라고 생각했다는 것은 살짝 가려둡니다.;)

다 먹고 나서 따로 시킨 것이 있었습니다.


팥빙수. 이번 카페 방문의 주요 목적이기도 합니다. G와 카페매니저님이 모 카페에 갔는데, 비싼 팥빙수를 시켜 놓고 보니 맛은 괜찮지만 양이 적더랍니다. '우리 카페에는 이보다 더 많고 맛있는 팥빙수가 있어'란 말에 G가 홀랑 넘어갔던거죠. 후후후. 그래서 팥빙수를 좋아하는 저도 홀랑 넘어간 것이고 말입니다.

그릇크기가 꽤 큽니다. 이정도 그릇이면 보통 우동그릇으로 쓰지 않던가요. 비교 대상을 놓고 찍어볼 걸 그랬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붉은색 하트는 얼음입니다. G에게 넘겨줘서 저는 맛보지 못했지만 허브티를 얼렸다는군요. 붉은색으로 보아 히비스커스계통이 아닐까 합니다. 단단히 얼어서 팥빙수를 싹싹 긁어 다 비울 때까지 녹지 않았는데 둘이서 팥빙수 나눠먹고 하나씩 물고 있으면 좋겠지요.
(얼음을 못 먹은 이유는 뒤에 적겠습니다.)



이것은 뒤태. 아이스크림은 나뚜르 바닐라입니다. 아이스크림과 팥빙수 전체에 뿌린 갈색의 시럽은 꿀이 아니라 조청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이스크림에 올라간 조청은 포크로 찍었더니 그 모양 그대로 굳어 있더라고요. 먹어보니 은은하게 달면서 조청 특유의 맛이 납니다. 쉽게 말해 엿맛입니다.-ㅠ- 나쁜 의미가 아니라 글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얼음을 갈고, 그 위에 우유를 붓고, 직접 조린 팥을 얹고-팥이 많이 달지 않습니다. 인사동 어드메에서 먹었던 빙수는 비비빅맛이 낫더랬지요-떡을 뿌리고. 떡은 만든 건지는 모르겠는데 질긴 떡이 아니라 말랑말랑하니 먹기 좋습니다. 그리고 콩가루도 좋지만 재미있는 것은 사진에도 잘 보이는 작은 알갱이입니다. 현미 튀긴 것이라 하는군요. 뻥튀기의 식감이 아니라 아작아작 씹히는, 재미있는 식감의 과자입니다. 누룽지를 튀긴건가 싶기도 한데, 기름기가 돌지 않으니 구웠거나 뻥튀기처럼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온 고압으로 만든 것이요.



팥과 콩가루와 조청과 말랑한 떡과 현미튀밥의 조합. 처음 먹어보았지만 홀딱 반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얼음이었습니다. 우유가 더 들어갔더라면 좋았겠다 싶더군요. 얼음들이 서로 엉겨서 잘 풀어지지 않았거든요.

아니, 그보다 더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최근 몸관리를 소홀히해서 그런건지, 흡족한 마음으로 팥빙수 세 숟갈을 먹었을 때 이가 징~하고 울려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스크림 먹고 나서 이가 시려서 아이스크림도 포기하고 멀리한지 어언 몇 주건만, 팥빙수도 같은 증세가 보입니다. 사실 수박도 그래요. 냉장고에 들어간 수박도, 몇 조각 먹으면 이가 시려서 잠시 쉬었다 먹어야 하거든요. 으어어어억.;ㅂ; 그래서 달달한 팥과 콩가루와 말랑한 떡과 튀밥의 조화는 조금씩 밖에 먹을 수 없었습니다.

집에서도 이렇게 팥빙수를 해먹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무리죠. 재료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식이조절의 문제랍니다. 하하하. 팥을 조려 놓으면 꼭 제가 다 먹거든요. 그러니 맛있는 팥빙수집을 찾아가 섭취해야한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오르그샵 카페에 대한 총평은 간단합니다. 집에서 가기 쉬웠더라면 자주 갔을텐데요. 압구정이 아니라 홍대에 있었떠라면 더 좋았을 카페라고 생각합니다. 압구정에 자주 가시는 분이라면 단골삼아도 좋은 곳입니다.


코스트코에서 한 팩에 3만원 정도 주고 산 연어. 몸통 반쪽 쯤 일겁니다.
니콘의 신묘한 솜씨로 아주아주 붉게 나왔지만 보통 생각하는 연어 색 그대로예요.




그냥 먹으면 느끼하니까, 상추를 듬뿍 쌓아 놓고 고추냉이 섞은 간장에 살짝 찍어 싸 먹으면! >ㅠ<

지금 생각하니 월남쌈처럼 쌀종이에 싸서 먹어도 맛있겠네요. 다음에 사오면 그렇게 해봐야지.




첫 번째 사진에 나오는 연어는 이 날 먹은 연어의 첫 번째 접시였습니다. 저만큼씩 해서 총 네 접시인가 다섯 접시를 먹었지요. 4인 가족이라면 저정도로 족합니다. 상추 없이 연어만 먹는다면 부족할지도?


물론 날마다 마시는 것도 아니고 생각날 때, 아주 가끔 마십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요. 찬 음료보다는 따뜻한 음료를 선호하기 때문에 시원한 코코아나 시원한 음료보다는 따뜻하거나 뜨거운 음료를 마십니다. 한 잔 가득 들이키고 나면 땀이 송글송글 맺히면서 시원해지고요.
상대적인 경험담이니 직접 경험했다가 '온몸이 끈적해! 땀 싫어!'라고 저를 비난하진 말아주세요.

사진의 코코아는 꽤 쉽게 제작했습니다. 집에서 코코아를 조금 가져오되, 단 맛보다는 쓴 맛이 도는 쪽이 좋으니 듀시스님이 주신 고디바 코코아-아직도 조금 남아 있습니다^^;-에 발로나의 100% 코코아를 반 작은술 섞습니다. 비율은 취향대로 하지만 고디바 코코아 1~1.5 작은술에 코코아 0.5~1 작은술 정도면 괜찮습니다. 작은 병에 덜어 와서 저 커다란 컵에다가 가루를 붓고 팔팔 끓인 물을 한 큰술 정도 부어 가루를 갭니다. 고디바 코코아에는 설탕이나 우유 가루가 섞여 있을테니 생각보다 잘 녹습니다. 문제는 발로나죠. 100% 코코아라 물도 많이 먹고 개는데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적당히 잘 풀렸다 싶으면 냉동실에서 3시간 이상 보관한 우유를 들고와 잘 흔들어 준 다음 코코아에 약간만 따릅니다. 액체 상태의 코코아와 찬 우유를 휘저어 잘 섞였다 싶으면 나머지 우유를 왕창 붓습니다. 냉동실에서 3시간 이상 보관했으니 적당히 얼어 있을 것이고, 그러면 사진처럼 언 우유가 사각사각 씹히는 맛있는 코코아가 됩니다.-ㅠ-

이어 쓰려 했던 잡담은 따로 글을 빼겠습니다. 중요한 공지사항(?)이 들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오지치즈프라이가 정크푸드라 지탄을 받아도 아웃백은 저걸 먹으러 갑니다. 아웃백에 가는 이유가 다른 것이 되는 이유는 아주 드뭅니다. 그야, 아웃백은 웬만해선 통신사 제휴 카드가 안 통하거든요. 그러니 평소에 갈 일이 없지요. 평소에 가는 것으로 말하자면 베니건스가 으뜸입니다. TGI는 이미 옛날 옛적에 버렸고 모기업 때문에 제게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 베니건스는 그냥 무난하고 만만하고 제휴카드를 쓸만하니 가는거죠. 하지만 만족도가 높냐고 물으신다면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이날은 인원이 좀 많았습니다. 저는 음식 시키기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난 거의 안 먹으니까 신경 안써도 돼!'라고 했지만 실제는 아니었지요. 깨작대며 이것저것 먹었고..


몬테 크리스토는 먹었습니다.;ㅁ;
몬테 크리스토를 좋아하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저게 크로크무슈와 닮아서 그런가봅니다. 제 기준치에서는 절대적으로 짜지만 그래도 먹는 걸 멈출 수가 없습니다. 크로크무슈도 그렇거든요. 치즈와 햄이 들어가서 간간하지만 짜다고 투덜대면서도 맛있게 먹으니 말입니다.



몬테 크리스토 건너편에는 이런 볶음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오로지 이것만 들어옵니다. 하하하.



바꿔 말하면 몬테 크리스토 대신 크로크무슈를 해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로군요. 크랜베리 잼만 구하면 완성! 문제는 크로크무슈에 들어가는 치즈인데, 내일 코스트코 가는 김에 슬며시 파마산 치즈를 집어 넣을까 봅니다.-ㅂ-
듀시스님이 생협 모임에 검은 달걀을 들고 나오셨습니다. 오골계 달걀이나 피단이 아니라 간식입니다.-ㅁ- 아, 물론 검은 달걀 말고도 다른 간식도 여럿 가지고 오셨지요.



고디바 초콜릿입니다. 라즈베리에 다크 초콜릿을 입힌 것인데 맛있지만 굉장히 십니다. 맛을 떠올리는 지금도 입 안쪽이 아립니다. 생각만 해도 아우~ 셔~



그리고 이런 것도 있습니다. 트와이닝 차이 티백, 히비스커스와 딸기 망고 티백, 간편하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드립백입니다. 거기에 카푸치노 믹스까지. 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달걀은 이쪽입니다. 이름이 고마타마고. 깨달걀입니다. 도쿄 달걀(도쿄 타마고) 상품 중 하나인듯합니다. 이전에 검은깨 푸딩을 올린 적 있는데 비슷한 상품으로 보이는군요.



진짜 달걀 모양입니다. 겉은 흰색 코팅인데 완전 당의코팅(초콜릿 겉 부분의 반짝반짝한 코팅: 설탕임)은 아니고 달걀 껍질처럼 약간은 거칠해보입니다. 이것도 설탕으로 만들었을거라 추측합니다. 생긴 것만 봐서는 아이싱과 닮았거든요. 아이싱의 주 재료가 슈가파우더와 달걀 흰자이니 이것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잘라보려 했지만 쉽지 않아서 그냥 한 입 덥석 물었씁니다. 속은 진짜 검은깨 소스가 들어 있습니다. 진득한 소스이고 겉을 카스테라가 살짝 감싸고 있습니다. 재미있지만 깨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한 입 먹고 도망가지 않을까 합니다. 검은깨 특유의 향이 물씬 풍기는데다 맛도 그렇습니다.


워낙 독특한 상품이라 호불호가 갈릴만 합니다. 깨향이 진한데다 달기까지 하니 일본 사람이라면 모를까 한국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네요. 깨를 좋아할 만한 사람은 단 것을 좋아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저는 깨가 좋았지만 달아서 하나 먹고 손 들었습니다. 단 것을 좋아하시는 어르신이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혹시 괴식으로 보신다면 직장 상사에게 '검은 깨가 몸에 그렇게 좋다면서요? 특히 검은 곡물이 모발에 좋다고 해서 드리려고 일부러 사왔어요'라며 생색내는 용도로도 좋을 겁니다. 좋아하지 않는다 해도 일부러 사온데다 검은깨가 듬뿍 들었다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검은깨의 원산지가 어디인지는 생각하지 맙시다. 개당 100엔 안팏의 상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되죠.)



역시 여행 선물로는 반달(커다란 고프레)이 최고인가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크기도 크고요. 하지만 저는 잘 안사옵니다. 사오면 제가 홀랑 다 먹어서..-ㅠ-


사진은 지난 주말의 홍대 어드메입니다. 청기와예식장 근처의 카페 네스카페인데 아메리카노를 시켜 놓고는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켜 놓고 일기장 펼쳐 놓고 앉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의 뒷모습을 목격해서 커피를 느긋하게 마실 여유는 없었습니다. 대신 친구들과 이 커피 맛에 대해 논의할 시간은 있었지요.

네스카페는 그날 처음 가봤습니다. 들어가서야 파는 커피가 캡슐 커피라는 것을 알았고요. 예전에 H모 카페-지금은 없어졌습니다-에서 된통 당하고는 잊고 있었는데 같은 타입이라니 고민되던데요. 네스카페가 네슬레 카페다보니 네슬레에서 만드는 캡슐을 써서 커피를 만드나봅니다.
아메리카노...........
마셔보고는 뭔가 이상한데 뭐가 이상한지 알 수 없어서 고민했는데 S가 한 모금 마셔보고는 그럽니다.
"향은 맛있는데 커피는 맛이 없어."
어, 그러네요. 향은 꽤 좋은데-그래서 커피 식욕을 자극하는데 한 모금 마시면 맛이 없습니다. 무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절반 이상을 남기고 점심을 다 먹을 때까지 방치했습니다. 식사를 다 하고 나서 커피가 부족하다 생각해 맛없는 커피 마시는 셈치고 한 모금 마셨는데, 향은 없지만 더 맛있습니다. 이거 뭡니까.; 커피가 다 식고 향이 거의 다 날아간 상태가 오히려 더 맛있더군요. 아이스로 마시면 차라리 나았을까요. 하지만 웬만해서는 아이스보다 뜨거운 커피를 선호하니 뜨거운 음료를 마시고 싶을 때는 피해야겠습니다.


인테리어는 미국식이라는 느낌입니다. 아늑하기 보다는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만 갖춘 느낌이예요. 그래서 미국식. 미국식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월스트리트식? 제게는 비지니스로 무장한 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카페로 보였습니다. 홍대 분위기와는 조금 떠 있네요.
그래도 그 주변이 조용하기도 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작은 사이즈 아메리카노가 3300원-가볼만 합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커피 체인점이 드무니까요. 커피빈이나 스타벅스는 그 아래쪽에 없는 걸로 압니다.-ㅁ-

최근에는 간식 조달을 거의 파리바게트에서 하고 있습니다. 아침 오픈시간에 맞춰 들어가 골라오다보니 선택의 여지가 많지는 않네요. 하지만 열려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혀가 아릴 정도로 단 던킨의 도넛들이나 편의점의 간식거리에 의존해야 했을테니 말입니다. 최근 입맛이 바뀌었는지 단 것은 잘 안 먹거든요. 먹고 나면 그리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하여간 파리바게트에서 호기심으로 사본 몇몇 과자들을 포함해 간식 거리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것도 묵힌 포스팅. 유통기한이 22일까지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ㅁ-; 이 주 정도는 묵었나봅니다.
곰돌이 마들렌이라길래 혹해서 구입 여부를 고민하다가 홀랑 집어 들었습니다. 검은 쪽이 미스터 베어, 누드처럼 보이는 플레인이 미스베어입니다. 이름을 바꿔도 재미있었을텐데요. 검은쪽이 미스베어라면 타이라 누님.(거기까지;) 색조화를 보니 아무래도 하이디 커플이 떠오릅니다.
개당 1천원이지만 이정도면 크기도 괜찮지요.



하지만 포장을 풀어 놓고 보니 붕어빵과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다리부터 먹느냐 머리부터 먹느냐. 별 생각 없이 목을 뎅겅 베어네 귀를 물어 뜯고 나니 살웅사건이라는 글 제목이 절로 떠오릅니다. 미스베어, 그대는 뮤즈였는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살웅사건은 이미 마토바양이 써먹은 단어입니다.



이글루스 밸리에서 평이 좋아서 도전해보았던 라떼 마키아또. 일리와 합작이라는데 코카콜라 제조입니다. 고민을 하다가 집어 들었는데 가격이 1200원인가 1500원입니다.

캔 크기는 대강 이정도입니다. 옆의 컵 용량은 아마 500cc가량 될겁니다. 비교대상이 조금 이상하겠지만 넘어갑니다.-ㅁ-
음.
캔커피에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맙시다.(먼산) 다른 설탕물(아니, 액상과당) 커피보다는 조금 덜 단 것 같지만 역시 끈적끈적한 맛은 납니다. 호기심이 동하면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죠.



(업무를) 도와줘서 고맙다며 어느 분이 안겨주고 간 던킨입니다. 던킨은 역시 사먹는 것보다 선물 받아 먹는 것이 더 맛있습니다. 아, 던킨뿐만 아니라 모든 간식에 해당되겠네요.



우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커피 후리터, 블루베리 베이글. 다른 두 개는 이름은 잊었지만 미스도가 들어온 뒤 던킨에서 비슷하게 만든 도넛들입니다. 커피랑 함께 먹으니 맛있더군요. 하지만 역시 달았습니다.(훌쩍)



아침부터 운동을 격하게 했더니 온몸이 늘어지네요. 게다가 박스 옮기면서 체력도 작년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슬퍼라...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지요. 올 여름은 체력 복구에 힘씁시다! >ㅅ<
홍대에 있는 프리모바치오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빵에다 담아주는 달콤하면서 살짝 매콤한 파스타입니다. 빠네라는 이름일겁니다. 안 간지 오래되었지만 종종 이글루스 밸리에 올라오니 이름만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근 TGI에서 같은 내용의 메뉴를 내 놓았는데 왠지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가격이 문제고 TGI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L모 산하로 들어간 TGI에는 관심이 없어요. 여기도 C모 그룹 못지 않게 하향 평준화의 선두를 달리고 있거든요. 게다가 L모 그룹은 제게 미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제2L월드-관심 밖입니다. 후후후.

본론으로 돌아가, 빵에다 수프 혹은 파스타를 담아주는 것은 제게는 상당한 흥미를 유발합니다. 오봉뺑에서 다른 메뉴보다 수프가 먼저 떠오르는 것도 빵에다 담을 수 있기 때문이고요, 프리모바치오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단 음식이 싫습니다-빠네를 기억하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그리고 옛날 옛적에 모 연예프로그램에서 아침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아침 식사를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를 방영했을 때도 기억나는 메뉴는 오직 하나, 통식빵을 반으로 잘라 속을 파내고 오븐에 구운 다음 수프를 담아주는 메뉴였습니다.

그런 고로 이건 제게 약간의 환상을 더한 꿈인겁니다.
그리고 꿈은 현실로 이루어야 제맛입니다.


신세계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L모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종종 놀러갑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계시(?)를 받아 신세계 지하 푸드코트에 내려가 베키아앤누보에서 빵을 샀습니다. 베키아앤누보는 제게 신탁과도 같은 곳이니, 제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잉글리시 머핀을 팔고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며, 시골빵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곳도 이곳입니다. 혹시 있을까 싶어 갔던 것인데 제가 찾던 빵이 있던데다 가격도 괜찮습니다. 그리하여 빵 두 개를 구입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G가 팀 동료에게 여행 선물로 받은 일본 카레를 써서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날 더 맛있게 카레를 먹기 위해서입니다. 카레는 당일날 먹는 것보다 다음날 먹는 것이 더 맛있습니다.



니콘.......................................... 이라서 그런 겁니다. 빛이 안 좋아서 그런 거지, 절대로 저런 자주색이 도는 빵이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빵입니다. 개당 1200원하는 베키아앤누보의 미니캄파뉴(깜빠뉴?)입니다. 크기는 대략 남자 주먹 정도의 크기입니다. 손이 작으시다면 그보단 클 것이고, 손이 크시다면 그보단 작은 겁니다.



칼로 톱질하듯 썰어서 윗부분을 도려냅니다. 빵칼이면 좋겠지만 없다면 조금 힘들수도 있습니다. 저는 집에 있는 과도 중에서 칼날에 톱날 비슷한(..) 것이 있는 칼을 썼습니다.
속은 파내서 써도 되지만 빵을 보니 조직이 아주 치밀하거나 하지 않아서 그냥 빵 속을 눌러서 안에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수프를 담았다가 새기라도 하면 모양이 안나죠.

그리고는 빵 그릇 두 개와 뚜껑 두 개를 오븐에 살짝 굽습니다. 데우는 효과와 그릇 모양을 고정하는 효과를 둘다 노립니다. 조직이 단단해진달까, 그런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고요. 오븐에 굽는 동안 옆에서는 카레를 데웁니다. 원래는 클램차우더를 끓일까 했지만 만만한 것이 카레입니다. 만들기 쉬운 것이 좋아요. 클램차우더는 올 여름에 다시 도전해서 레시피를 완전히 익힌 다음에 해보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 캠벨 수프를 사서 시도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지난 주말의 모습. 빵을 굽다가 살짝 태웠지만 칼로 조금 긁어내니 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삶은 달걀은 부모님이 지방에 내려가시면서 간식으로 삶은 걸 몇 개 놔두고 가셔서 함께 올렸습니다.



근접 사진. 혹시 카레가 샐까봐 아래 그릇을 받쳤습니다. 하지만 생각외로 빵 조직이 치밀한가봅니다. 전혀 안새더군요.



카레 반 통을 넣어 한 냄비를 끓였는데 양파 다섯 개가 들어갔습니다. 감자는 큰 것으로 두 개, 중간 크기 하나. 당근 하나. 고기는 없습니다. 고기를 넣으면 재료 준비 단가가 확 올라갑니다. 양파가 많이 들어간 것은 제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G가 밑준비를 했기 때문입니다. 남겨도 좋으련만 그냥 왕창 썰어버리더라고요. 하지만 다음에는 그냥 제가 준비를 하렵니다. 양파가 아까워서 그랬는지 껍질을 벗기다 말아서 카레를 먹는 도중 질긴 무언가가 씹히는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이자슥...



카레에는 양파가 듬뿍 들어가야 하지요. 다섯 개는 조금 많았다고 보지만.
평소 레시피에는 기름이 전혀 들어가지 않지만 이 때는 양파를 위해 포도씨유를 조금 둘렀습니다. 하지만 기름 설거지가 귀찮으니 다음에는 그냥 물만 넣고 만들겁니다.



예전에는 오뚜기 카레도 좋아했는데 일본 카레에 한 번 맛들이고 나서는 일본 카레만 먹습니다. 입맛이 변한거죠. 슬슬 오뚜기 카레도 한 번 먹어줄까 싶기도 한데. 일본 카레가 비싸긴 하지만 여행 다녀올 때마다 꼭 한 두 개씩 챙겨옵니다. 그럼 1년에 1-2번이나 그 이상 해먹지만 그래도 다섯 번을 넘어가진 않지요. 한 번 만들 때마다 큰 냄비로 하나 가득 만드니 먹다보면 이것으로 족하다는 심정이 되어 그런가봅니다. 이 카레는 이번 주말에 끝을 냈으니 다음엔 아마 두 세 달 뒤쯤, 카레가 생각날 때 만들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에는 닭고기를 듬뿍 넣어 만들어볼까요.
만세! 열흘 묵은 글감은 이게 마지막입니다. 하지만 엊그제 올린 글감들은 아직 손도 못댔으니 분발하겠습니다.


태그에 괴식을 넣은 것은 마지막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온 시점과 연관이 깊습니다.

그러니까 6월 초쯤의 일입니다. 일본에서 사온 코바늘을 찾고 있던 G는 정리할 겸 해서 털실이 들어 있던 종이 봉투를 홀라당 뒤집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이것이 나왔습니다.



신주쿠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사온 와플 과자입니다. 맛은 메이플맛. 와플처럼 찍힌 모양에 귀엽기도 해서 선물로 팀에 뿌리겠다며 사왔는데, 역시 일본에서 사온 털실 뭉치 사이에 넣어두었다가 까맣게 잊고 이제 발굴한 겁니다. 이게 발굴이라는 단어를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상미기한 2009. 3.15. 다행히 3개월은 안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이 글감을 올린 날이 6월 13일, 찍은 것은 그 전일 것이니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확실하든 아니든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상미기한이 지난 것은 확실하니까요. 유통기한도 아니고 상미기한인데다, 보존 방법을 차갑고 어두운 곳-냉장고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것은 방 안에 계속 있었습니다. 구입일은 기억이 맞다면 작년 말입니다.(...)

G: 어, 이거 먹어도 되나. 2009년 3월 15일까지인데.
K: 나 줘. 과자니까 그렇게 문제가 생길 것 같진 않지만 탈 나면 그런거지.

그리하여 저 와플 과자는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그 주 주말 아침. 코코아 한 잔과 코스트코 제 블루베리 베이글과 수박과 와플을 준비합니다. 물론 이것 전부가 제 아침인 것은 아닙니다. 와플 과자는 몇 개만 먹어볼 생각이었지요. 기왕 밥상 차려 사진 찍는 것, 한 번에 사진 찍어두자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ㅂ'



메이플 맛이라던데 살짝 향이 나긴 납니다. 와플은 메이플 시럽이 제격이니 흐뭇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는 한 입 베어뭅니다.

...

음, 나쁘진 않네요. 생각하던 식감이 아니라 조금 당황했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전 와플처럼 폭신폭신한 맛을 기대했는데 이건 와플 과자라 그런지 바삭합니다. 버터링 쿠키를 먹는 느낌인데요. 와플을 많이 구웠다거나 액체의 양을 줄였다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모양만 비슷하지 제조공정이 완전히 다를 거란 생각입니다. 버터 쿠키의 맛이니 제 취향에서는 살짝 벗어난데다 달달해서 고이 뚜껑을 덮어 G의 책상 위에 올렸습니다. 먹고 나서 24시간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으니 괜찮다고 생체실험을 대신한 셈이고, 그래서 아직도 G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닥달해서 4개월은 넘기지 않도록 해야지요. 다른 사람과 같이 먹을 거라고 하면 아래 스티커는 살짝 떼고 들고 나가라고 해야겠습니다. 하하.
(혹시 '다른 사람'이 이 글을 읽지는 않겠지요?;)
피곤하다고 투덜대는 사이 포스팅이 밀렸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포스팅 거리가 꽤 생길 것으로 추정하니 오늘은 마구 날리겠습니다?(...)


어느 날 G가 말했습니다.

"라멘이 먹고 싶어. 라면이 아니라 일본 라멘. 기왕이면 돈코츠처럼 진한 것이 좋아."

그리하여 그 주 주말에 점심 시간에 맞춰 홍대에 가기로 합니다. 가는 도중에 약간의 투닥거림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넘어가고-일상적인 일입니다;-홍대에 도착한 것이 오전 11시 45분 정도입니다. 하카다 분코는 많이 기다려야 하는데다 제가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없고, 제 오후 일정 때문에 빨리 먹고 일어나야 해서 홍대에서 가까운 멘야 도쿄에 갔습니다. 273번을 타고 갔으니 일부러 가까운 곳을 고른 것이죠. 하지만 푸르지오 상가에 갔더니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다. 오픈 시간이 12시라네요. 10분 남짓만 기다리면 되니까 다른 곳에 다녀오자고 해서 호미화방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이렇게 나중에 다시 올려야 하는 포스팅 거리는 메모해둬야 하는데;;)


저희가 첫 손님이었습니다. G는 예정대로 돈코츠를 시켰지만 저는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 고민했습니다. 게다가 제 평소 점심시간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지요. 그래서 면보다는 밥이 편하겠다 싶어 또 고민하다가 가츠동을 시킵니다. 가츠동이 정말 맛있어 보였거든요.
첫 주문이었으니 그리 시간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잠시 수다를 떨고 있자 곧 라멘이 나옵니다.



한 때 이글루스 밸리에서 돈코츠 국물내기에 대해 말이 많았던 그 국물이지요. 저는 먹을 엄두를 못냈지만 G는 아주 즐겁게, 행복하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이 한 그릇 있었다면 말아먹고 싶은 맛이었다라면서요. 별다른 장식이 없지만 그게 묘미 아닐까합니다.
저 파를 보고 있자니 S는 절대 못 먹을거란 생각이 듭니다.-ㅁ-;



덮밥. 덮밥은 조금 뒤에 나옵니다. 그야 돈가스를 튀기고 옆에서는 양파를 살짝 볶아 양념에 조리고 달걀을 풀고 하는 등의 과정이 더 복잡할테니까요. 한 그릇 받아 들고는 굉장히 뿌듯한 마음이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먹어보는 덮밥인데다 돈가스도 맛있어 보이고, 제가 좋아하는 양파도 듬뿍 들어 있습니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먹어보니 또 술술 들어갑니다. 양념도 딱 적당하고요. 요즘 제 입맛이 조금 괴이한 쪽으로 바뀌고 있어서 조금 달고 조금 짜게 느껴졌지만 보통사람의 입맛이라면 오히려 조금 싱거울 수도 있습니다.
적당히 도톰한 고기와 고슬고슬한 밥, 그리고 반숙으로 익힌 달걀. 반숙이라 생달걀 느낌도 남아 있어 그런 걸 질색하는 사람은 힘들지도 모르지만 저는 좋습니다. 그리고 아삭하지만 짭짤한 양파까지.

그 무엇보다 가격이 마음에 듭니다. 싸게 먹기 쉽지 않은 홍대에서 이 가격에 덮밥과 라멘을 먹기는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뭐, 자주 먹으러 다닌 적은 없지만 대강의 가격대가 7-8천원 선이라 보면 여기는 그보다 1천원 정도 쌉니다. 메뉴판을 보고도 즐거운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어느 것을 선택해도 그리 부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덮밥이 생각나면 종종 가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자와도 맛있다고 하던데 거긴 나중에 한 번 가봐야겠네요. 하지만 요즘 외식은 거의 빵이란게..-ㅁ-;

사진은 직링크로 걸어놉니다.




가격이 할인된 것인지 아닌지 궁금해서 대강 계산을 해보았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크로크무슈는 한 팩(사진만큼의 양)에 3500원입니다. 카페라떼 톨사이즈는 3800원. 그럼 도함 7300원인가요.'ㅂ' 하지만 저는 보통 카페라떼는 사이즈 업그레이드로 마시기 때문에 3300원을 내고 먹습니다. 컵 할인까지 받는다고 가정하고 별도 구매하면 6800원. 6200원이면 할인은 맞네요.

그래도 상대적인 가격 말고 절대적인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걸 먹느니 파리바게트의 작은 바게트를 하나 사서 먹으면 1600 + 카페라떼 할인 가격 3000원 = 4600원이죠.-_-a


G가 위의 주소를 주길래 나누었던 대화중에는 잉글리시 머핀과 치아바타를 헷갈린 것이 아닐까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하단 맨 왼쪽 말입니다. 저걸 치아바타라고 하기엔 뭔가 많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미지 컷이므로 실제와 다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저건 애호박을 오이로 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인 것 같은데.

생스 네이처 카페는 보통 TNC나 네이처라고 제멋대로 줄여 부릅니다. 하지만 보통 부를 때는 편하게(짧게) 양카페라고 부릅니다. 겨울동안에는 양이 있었지만 지금은 건강을 위해 대관령으로 갔다는 듯합니다. 저는 동물 냄새에 약한 편이라 양이 없는 쪽이 좋습니다. 양은 들판에서 폴짝 폴짝 뛰어 다니다가 청년의 가슴팍에 가위를 찍어야 한다-닥터 스크루-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은 우리에 들어가 있는 양은 관심 밖입니다. 무리로 있는 것이 좋아요.'ㅁ'

이날은 시간이 넉넉해서 어디를 갈까 조금 고민을 하다가 양카페의 토스트가 크고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가보았습니다. 음료는 시키지 않고 그 직후에 루트에 가서 탄자니아를 마셨지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어디에 앉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중앙에 있는 가장 큰 테이블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3800원의 토스트를 시키고 기다리고 있자니 먼저 온 사람들의 음료가 나가고 제 차례가 돌아옵니다.



넓은 나무 쟁반에 도자기 그릇과 물컵이 함께 나옵니다. 먼저 저 토스트의 크기에 놀랍니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진짜 크군요. 떠올린 것은 탐앤탐스의 토스트였는데 그보다 1.5배는 큽니다. 혼자 먹을 수 있을까 살짝 고민이 되지만 시켰으니 적당히 알아서 잘 먹어야지요.



가까이서 찍어봅니다.
토스트는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졌고, 버터와 캐러멜 소스(혹은 꿀이었는지도 모릅니다)가 속까지 촉촉하게 파고 들어 있습니다. 캐러멜 소스가 아니라 꿀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나중에 먹은 빵이 약간 삭은 느낌이었거든요. 꿀을 뿌리면 빵결이 삭습니다. 몇 번 그런 경험을 한 적 있지요.
위에 올라간 동그란 노란색은 버터입니다. 옆의 크림에는 초콜릿 소스를 뿌렸고요.

1인용으로는 확실히 많습니다. 먹다 지쳐서 포기하려다가 여기서 질 순 없다는 생각에 다 먹었지만 한 동안은 배가 빵빵해서 다른 생각을 못할 정도였습니다. 튼튼한 포크로 마음 내키는 대로 찢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탐앤탐스보다 낫고요. 크림이 적지만 그만큼 칼로리는 적을테니 괜찮습니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바로 크림입니다. 생크림이 아니라 식물성크림이 같더라고요. 아니면 반반 섞었거나 말입니다. 우유맛이 안나요.;ㅅ; 크림이 맛있었다면 더 행복하게 즐겼을텐데 거기까진 무리겠지요. 3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저 크기의 토스터가 나오려면 말입니다. 다음엔 생크림을 싸가서 찍어먹을까요. 아니, 그보다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합니다만 아무래도 번거롭습니다. 하하하.

음료 가격은 거의 4-5천원, 그 이상입니다. 가격 상한선을 5천원으로 잠정 결정하고 있었으니 음료를 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마셨던 음료들이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는 희미한 기억이 남아서 그랬습니다.




요즘 갑자기 캐러멜 카페라떼가 땡깁니다. 이상하죠. 아이스 음료는 잘 마시지도 않는데 몇 주 사이에 커피음료를 찬 음료만 찾고, 그것도 달달한 캐러멜 소스가 들어간 카페라떼라니 말입니다. 가격 문제도 있고 시판 캐러멜 소스에 대한 불신도 조금 있어서 집에서 만들어 볼까 고민했는데 생크림을 사야합니다.-ㅁ-; 커피 음료에 뿌리는 황갈색 소스는 생크림을 넣어 만드는 캐러멜 소스입니다. 카스타드 푸딩에 들어가는 캐러멜 시럽과는 재료가 조금 다릅니다. 기본 재료는 설탕이지만 그걸 캐러멜화 해서 뜨거운 물을 붓느냐, 생크림을 붓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겁니다.(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엊그제 티라미수 만들고 나서 남은 생크림을 그냥 버린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남겨 두었더라면 버터를 만들든지 캐러멜 소스를 만들든지 했을텐데요. 다시 사기는 또 아깝고. 버터가 있으면 주말에 클램차우더도 만들어 볼텐데 말입니다. 그냥 다시 살까요...;
열흘 넘게 묻혀 있던 포스트입니다. ㄱ- 왜 이랬을까요. 글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있고 있었던 까닭입니다. 아하하하.;


코스트코에서 마스카포네 치즈를 사면 두 개 묶음으로 16000원입니다. 지금은 가격이 더 올랐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구입했을 때는 그랬습니다. 한 통은 생협 번개 때 썼고 한 통은 그대로 냉장고에 들어가 있었는데,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서 다시 베이킹 신이 오실 즈음 생각이 나길래 유통기한을 확인했습니다.

2009. 5. 26


딱 일주일 지났더라고요? 그래서 그 주 주말에는 앞 뒤 가릴 것 없이 생크림을 사다가 티라미수를 만들었습니다.


이전에도 올렸지만 티라미수 만드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만들고 나서 그 다음날. 만든 날은 냉장고에 넣어두기 때문에 맛볼 겨를이 없습니다. 그저 크림을 찍어 먹어보고는 달기가 지나치다는 생각에 이거 왠지 실패한 것 같다는 들었지만 직접 맛볼 때까지는 모르죠.



한 조각 크게 떠서 접시에 담습니다. 그리고 옆에는 무가당 코코아 가루를 준비합니다. 제티나 허쉬, 담터 같은 가당 코코아가루를 뿌리면 절대 안됩니다.



티라미수의 단면.



코코아를 체에 담아 뿌립니다. 그냥 뿌리면 코코아가 군데 군데 뭉치기 때문에 체에 담아 뿌리는 것이 좋습니다.



티라미수 완성!
(접시는 위타드, 숟가락은 애프터눈티룸)



후후후후후. 단면샷만 보면 상당히 맛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한 입 맛보고는 달다고 외쳤습니다. 핸드드립으로 진하게 내렸다고 하지만 그래도 에스프레소보다는 연합니다. 그러니 커피 맛이 맹하게, 물 맛처럼 납니다. 지난번처럼 진하게 났어야 하는데 이것도 실패. 거기에 크림이 제 입맛에는 상당히 답니다. 다음번에는 설탕양을 30g까지 줄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혹시 커피가 부족해서 그런 것인가 싶어 그 다음날에는 커피를 내려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릇도 바꿨습니다.



친구들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옻칠 그릇입니다. 원래 용도는 발우일겁니다. 보통 국그릇 정도의 크기인데 이것 저것 담아 먹기에 좋습니다. 게다가 진한 갈색이라 티라미수와도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해 꺼내보았습니다.



위의 사진과 뭐가 다를까요?


코코아죠.'ㅠ'
위에서는 상당히 진한 색으로 보였던 코코아도 배경 그릇이 달라지니 색이 확 밝아집니다. 이것은 885의 눈(렌즈)가 원체 그런 것을요.

하여간 커피랑 같이 먹어도 달다는 것과 커피맛이 약하다는 것은 바뀌지 않습니다. 역시 에스프레소를 제대로 내려야겠네요. 맛있는 티라미수를 먹기 위해서는 맛있는 커피콩이 필수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아, 유통기한 지난 것은 문제 없었습니다. 혹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 제가 다 먹긴 했지만-그리고 나서 칼로리를 떠올리며 후회했지만-탈이 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다음에 강하게 볶은 만델린을 구입하면 다시 티라미수에 도전할까 싶네요. 마스카포네 한 통은 냉동시켜 보관할까요.-ㅂ-

요즘 점심은 빵입니다. 점심에 밥을 먹지 않게 된 것은 꽤 오래되었지요. 번갈아 가며 이런 저런 점심거리를 싸오고 있는데 요즘엔 빵 종류가 우세합니다.
슈퍼마켓에 갔다가 재미있는 것이 있어 들고온 것이 샤니 런치백입니다.


초콜릿 커스터드와 피넛, 블루베리 치즈, 딸기 요거트의 세 종류가 있는데 이게 제일 궁금했습니다. 원래 가격은 2천원 정도인가 봅니다. 제가 구입한 가격은 천원. 유통기간이 5일까지로 찍혀 있는데 먹은 것이 일주일 이상 전이라는 증거죠.-ㅁ-;;



열면 이렇게 샌드위치가 두 조각 들어 있습니다. 위의 포스트잇은 별매입니다.(..) 단순한 크기비교용이예요. 포스트잇보다는 당연히 큽니다. 가장자리 부분만 잘라낸거죠. 가장자리는 눌러서 붙여 놓았기 때문에 내용물이 새거나 하진 않습니다. 후훗.


접시에 놓여 맛있게 먹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샌드위치. 한 입 베어물면 초콜릿 크림이 들어 있습니다. 맛은 파리바게트의 초코소라빵 크림과 비슷합니다. 식빵이야 빵맛이죠. 먹으면서 피넛맛은 안나는데라고 생각했더니 봉투의 사진에서 보이듯이 피넛부분과 초콜릿 커스터드 부분이 갈려 있습니다. 같이 먹으면 고소한 땅콩 크림과 달콤 쌉싸름한(쌉쌀한 맛은 덜하지만;) 초콜릿 크림이 꽤 잘 어울립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재미있겠더라고요.



그리고 이건 같은 날 오후에 마신 묘한 커피우유입니다. 집에서 들고온 저지방 우유를 냉동고에 넣어 살얼음이 살짝 얼 정도로 얼리고 거기에 레쓰비를 냉동고에 넣어 얼립니다.



근데 레쓰비를 너무 얼려서 잘 안나오더군요. 안나와도 상관은 없습니다. 어차피 캔커피는 한 캔 다 마시기가 버겁지요.



거기에 우유를 듬뿍 붓습니다. 으흐흐흐.
평소라면 진하게 내린 커피를 몇 시간 방치해서 식힌 다음 거기에 얼린 우유를 붓지만 이날은 캔커피에 우유를 섞은 겁니다. 그러니 얼린 커피우유지요. 피로회복제로는 딱입니다. 달큰한 맛의 시원한 우유니까 여름 오기전, 날 더울 때 마시기엔 좋습니다. 캔커피를 제 돈 주고 사 먹는 일은 거의 없지만 혹시라도 누구한테 얻게 되면 올 여름에 몇 번 더 만들어 먹을 겁니다.

홍대 정문 근처에 직접 콩을 볶는* 카페가 있다는 정보를 펠로우님 이글루에서 보고는 벼르고 있다가 지난번에 다녀왔습니다.



퍼플레코드 지하 1층이라고 말로만 들어서 거기가 어딘가 했더니 제가 자주 가는 지역이었습니다. 퍼플레코드라고 했을 때 맨 처음 떠올랐던 곳은 삼거리 포차 근처의 레코드 가게였거든요. 퍼플레코드는 거기가 아니라 홍대정문 길 건너편 쪽입니다. 지도에서는 옛날 버전으로 나와 커피빈이 있지만 지금은 네스카페고, 그 옆의 연녹색 자리는 스타벅스가 들어와 있지요. 스타벅스를 지나 산울림 소극장 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됩니다. 거기 지하 1층에 루트가 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에는 하늘색 간판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쁘게 들어갔다 나오느라 간판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카페는 상당히 넓습니다. 지하층 전체를 다 쓰는 것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넓더군요. 게다가 손님은 저 한 명. 음.. 아직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손님이 없나봅니다. 분위기 자체는 괜찮았거든요. 넓은 테이블도 많고 게다가 재미있는 것들도 몇 보였습니다.

핸드 드립 커피와 바리에이션 커피가 둘다 있었는데 살짝 실망했습니다. 생각보다 핸드드립 가능한 커피 종류가 많지 않았고 제가 마시고 싶었던 인도네시아 만델린이 없었습니다. 고민하다가 많이 볶은** 커피가 뭐가 있냐고 물었더니 탄자니아와 다른 한 종을 추천해주십니다. 다시 고민하다가 탄자니아로 시켜보았지요.



제가 앉았던 테이블에는 이런 것이 놓여 있습니다. 크래프트지로 된 작은 메모장, 그리고 유리컵에는 연필이 꽂혀 있습니다. 왼쪽은 색연필, 오른쪽은 그냥 연필입니다. 게다가 스태들러. 오오오~. 유리컵 뒤쪽으로 모나리자로 추정되는 그림이 붙은 캔에는 샤프가 꽂혀 있습니다. 그 오른쪽에는 작은 연필깎이가 있고요. 메모지도 있으니 재미있게 혼자 놀 수 있습니다. 스케치북을 들고 갔더라면 더 놀았을텐데 말입니다. 나무 테이블에 의자도 괜찮아서 지하만 아니라면 자주 갔을텐데 싶더군요. 하지만 지하라 아늑한 감도 있습니다.



(위의 구도에서 화이트밸런스만 조정해 다시 찍은 모습)



잠시 뒤 커피가 나왔습니다. 설탕이랑 작은 간식도 함께 나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앞에 보이는 테이블에 몇 가지 과자가 보이길래 그런 것도 파나 했더니 곁들이는 간식을 서비스로 주시는군요.



정체를 알 수 없는 과자인데 한 입 베어물었더니 예상대로 달걀 맛이 강하게 납니다. 비린내가 난다는 것이 아니라 옛날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달걀빵과 비슷한 맛입니다. 약간 쫄깃하면서 속에 다른 부재료가 들어간 것이 씹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옛 기억을 떠올리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쿠키보다 입안이 깔끔하니 더 좋더라고요.



(역시 윗 사진의 화이트 밸런스 조정 사진)


커피맛은 그냥 저냥. 탄자니아는 가격이 조금 높아서 한 잔에 7천원이었지만 대신 아메리카노로 리필이 가능하답니다. 다른 커피도 마찬가지로 아메리카노 리필이 가능하다 되어 있더군요. 그렇다면 직접 커피 원두를 볶아서 커피를 내려주는 값을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분위기도 괜찮고요. 사실 테이블 큰 것이 여러 개 있고 아직까지는 손님이 없는 분위기라 생협 번개를 여기서 해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ㅂ-



* 이글루스에서 모 글을 보고 감동을 받아 로스팅이나 배전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 볶는다라는 말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 실제 물었을 때는 강배전 커피라고 물었지요.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순화했습니다.

아포가토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갓 내린 에스프레소 한 샷을 부어 먹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달콤하면서도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쌉쌀한 에스프레소의 환상적인 조화가 티라미수 못지 않게 사람을 끌어 당깁니다. 티라미수보다 더 차가우면서도 격정적인(?)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에 유사 아포가토라고 적었듯이 아포가토와 비슷하지만 다른 음식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만든다고 할 것도 없지요. 아주 간단한 방법입니다.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에서 시작됩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코스트코에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세일하길래 한 통 사서 냉동고에 넣어 두었다."


...!

과연, 집에 들어가 냉동고를 열어보니 하겐다즈 하프갤런이 들어 있습니다. 하프갤런이라면 1.89리터던가요.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이 아이스크림이 바닥을 드러내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여간 집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있으면 아포가토를 해먹는 것이 귀결이라고 생각해서 그 주 주말에는 아포가토를 만들 준비를 했습니다. 준비할 것도 없이 에스프레소와 아이스크림만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예전에도 한 번 아포가토에 대한 글을 썼는데 에스프레소를 부으면 아이스크림이 지나치게 빨리 녹습니다. 게다가 에스프레소는 커피가 많이 들어갑니다. 크레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럴바엔 차라리 진하게 내린 커피를 부어 마시겠다 싶었습니다. 집에는 빈스서울의 탄자니아 AAA가 있고요. 먼저 원두를 가늘게 갈아 가능한 진하게 내립니다. 핸드드립을 했는데 평소에는 칼리타로 했지만 이번엔 메리타를 썼습니다. 포트에 커피를 내려 놓고는 준비물을 한데 모아봅니다.



준비물입니다. 뒤에 보이는 것이 하겐다즈 하프갤런, 앞쪽에는 담아 먹을 컵, 앞쪽에 있는 것은 커피의 양을 가늠하기 위한 작은 컵, 티스푼, 커피. 왼쪽에 보이는 금속제 긴 티스푼은 아이스크림을 그릇에 퍼담기 위한 겁니다.




커피를 따릅니다. 이 때는 커피 내리고 시간이 좀 지났기 때문에 커피가 상당히 식어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멋지게 담고 싶었는데 실패. 냉동고에서 갓 꺼내서 돌돌 말린 아이스크림의 설정샷은 무리였습니다.



커피를 조금 붓습니다. 뜨거운 커피기 때문에 약간 시간을 두고 찍어도 그리 녹지 않습니다.



조금 섞으면 이런 모습. 완전히 섞으면 밀크커피가 되는거죠.-ㅂ-


생각보다 굉장히 맛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리 뜨겁지 않은 커피를 부었고 이전에 아포가토 만들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없어서 그냥 포스팅 거리 하나 생겼다는셈치고 시도했는데요, 식은 커피라고 해도 실온의 커피니 아이스크림과는 충분히 온도차가 있습니다. 입에 들어갔을 때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서늘한 커피가 동시에 입안을 자극합니다. 거기에 진한 커피다보니 들어가는 순간 쌉쌀한 커피가 먼저 느껴지고 달콤한 뒷맛은 아이스크림이 녹으면서 나타납니다.

이게 맛있다고 자부하는 이유 하나는, 웬만하면 제가 만든 음식에 손대지 않는 G가 이건 먹었기 때문입니다. 미심쩍은 눈길로 바라보다가 조금 해먹고는 '커피 얼마나 먹어도 돼?'라고 물었으니 말이죠. 결국 커피의 상당부분을 G가 해치웠습니다. 커피카페인에 민감해서 커피음료나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 음료도 피하는 G가 이걸 먹다니! 상당히 고무되었습니다.

그러니 아포가토는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밖에서 안 먹고 집에서 챙겨먹는 것이 있으니, 지금까지는 티라미수만 목록에 있었는데 이젠 아포가토도 올라왔습니다. 맛있는 커피가 집에 준비되어 있다면 언제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좋네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말에는 티라미수를 만들어 먹어야 합니다. 지난번에 사온 마스카포네 치즈의 유통기한이 지났거든요.;;;


요즘 한창 마시고 있는 카페 뮤제오의 인도네시아 만델린입니다. 만델링이라 쓸지 만델린이라 쓸지 고민이지만 어쨌건, 커피를 퍼 마시는 수준이니까요.

카페 뮤제오에서 산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쌉니다. 1kg에 42000원이면 100g당 4200원.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가장 저렴한 커피입니다. 그러고 보니 홍대 앤트애니 옆 커피집에서도 몇몇 원두는 특별 할인하던데 말입니다. 100g에 4천원이던가요. 제가 종류를 고를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거기서 사다 마셔볼 생각도 조금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은 홍차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지요.

커피 이야기를 하다 말고 홍차로 넘어갔는데, 예상했던 대로 카페 뮤제오의 만델링은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같이온 산토스도 신 맛이 꽤 강했지만 만델린도 신맛이 강한 편이더군요. 진하긴 하지만 가끔 잘 못 내리면 텁텁하고 떪은 잡맛이 입에 남습니다. 에스프레소로 사보고 싶은 생각도 조금 있지만 핸드 드립해서 맛 없으면 더 좌절할까 두려워서 손 못대고 있지요. 그냥 커피는 한동안 접고 올 여름엔 아이스티와 아이스밀크티를 마셔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어제저녁부터 스팸댓글이 달립니다. 지금까지 세 개 지웠는데 그냥 저작권법 위반으로 찔러버릴까요?

어느 책에선가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에 우유 섞은 것, 카페오레는 드립커피 등 진하게 내린 커피에 우유 섞은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여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나눠 부르는 것이 제목 붙이기에 편하니까 저도 그렇게 제 나름대로 나눠 부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에스프레소 배전 원두를 사더라도 그냥 핸드 드립으로 내려 진하게 마셨고 모카포트는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모카포트에 들어가는 커피양이 엄청나서 자주 마실 수 없으니 그런거죠. 모카포트를 가장 최근에 쓴 것은 4월 소풍 때 가져갈 티라미수 만들 때였습니다. 그것도 이미 한 달 훨씬 전이군요.

보통 비알레티 브리카 투명창 4인용에 들어가는 원두가 30g 이상 들어가는데 그걸 드립으로 내리면 훨씬 분량이 많습니다. 게다가 모카포트로 내릴 때는 크레마가 제대로 안 나서 실망할 경우가 많지만 드립을 하면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안하죠.^-^; 게다가 세척이 쉽고 잠시 딴 짓을 해도 된다는 장점도 있고, 설거지도 편하고.


어느 주말의 아침입니다. 아마 일주일 전이었을거예요.

아침에 탄자니아를 진하게 내려서 얼음을 담아두었던 컵에 조금 따르고 거기에 냉장고에서 꺼낸 우유를 붓습니다. 색을 맞춰 취향대로 넣으면 됩니다. 그리고 얼음을 듬뿍 넣는 거죠. 우유 얼린 것을 넣으면 맛이 더 진하겠지만 이정도만 해도 족합니다. 게다가 저지방 우유를 넣었으니 그냥 얼음을 넣어도 맛이 아주 흐려진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습니다. 하하하. 저지방 우유의 장점인가요. 일반 우유는 얼음이 녹은 물이 섞이면 맛이 맹해진다는 느낌이 오거든요.

포트에 남은 커피에는 물을 붓고 희석해서 마십니다. 원체 진하게 내리니 200cc 정도 추출한 커피를, 카페오레용으로 조금 따르고 거기에 물을 섞었는데도 저렇게 색이 진합니다. 강배전이라 더 그런가보네요.


최근 일하면서 마시는 커피는 카페뮤제오에서 구입한 만델린 1kg입니다. 하지만 제 입맛에는 배전이 약합니다. 게다가 전기 주전자로 드립하기는 쉽지 않아서 맛이 안 날 때가 많군요. 오늘 드립한 커피는 스모키하다 못해 떫었습니다. 혀에 잡맛이 남더라고요. 흑흑흑...




잠시 잡담을.
지지난 토요일에 카드 지갑을 분실했습니다. 분실 장소가 어딘지도 파악이 안된터라 아예 포기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왔습니다. 유실물센터에 들어가 있다는데 찾으러 가려면 시간이 어중간 하더라고요. 아니, 그보다 문제는 이미 카드 재발급 신청을 했다는 것. &d카드인데 이건 재발급할 때 추가 카드 발급 비용이 발생한다고 하더니 그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다음달 카드 명세서를 보면 알겠지요. 그래도 찾아서 다행입니다. 정기권과 카드와 사진과... (사진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뭐...;)

그러니까 이것도 이 주 전 이야기입니다. 비가 마구 쏟아지는 속에 신세계를 포함해 그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간식들을 그러모았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도넛 공장의 코코아 음료는 홀랑 다 마셨고-은근히 포만감이 듭니다-남은 간식들은 집에 가져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명동 도향촌에는 처음 가보았는데 월병 맛을 제대로 보고 싶어거 가봤습니다. 어떤 걸 살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자주 올 것도 아니고 하니 가장 비싼 것을 먹어보자 해서 4천원짜리로 골랐습니다. 이름은 잊었고요.
검은 아저씨 가게에서 산 마들렌도 같이 있지요. 신세계에 갔더니 검은아저씨 치즈케이크(쿠로오지상이었나..)를 파는 그 옆에서 마들렌 같은 과자를 같이 팔고 있었습니다. 개당 5백원이라 가격도 괜찮다 싶어서 샀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어느 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월병은 아예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겨 두었습니다. 무사히 지킬 수 있었으니 이런 사진도 찍을 수 있었지요. 핫핫.

크기가 상당히 큽니다. 이전에 이 접시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여럿 있었으니 비교해보면 아시겠지만 두껍기도 하거든요.


비닐을 벗기면 이렇습니다. 월병을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이전에 올린 것은 파리바게트 것이니 이거랑 비교하면 안되겠지요. 후훗.



견과류가 듬뿍! 앙금도 듬뿍! 상당히 든든한 간식입니다. 대신 기름지고 달긴 하지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기왕이면 중국차를 곁들이고 싶었는데 중국차는 따로 없고,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랍상소총이나 얼그레이(이건 邪道지만;)랑 같이 먹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커피를 듬뿍 마신데다 홍차 우리는 것이 더 번거로우니 그냥 먹자가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지금 후회되는 걸 봐선 조만간 다시 월병 사러 갈 듯합니다. 그 때는 제대로 랍상소총 곁들여서 먹어보겠습니다.-ㅠ-

그 언젠가, 1만원을 채우기 위해 고심하다가 유기농 딸기잼을 구입했습니다. 파리바게트에서 파는 잼 중에서는 가장 비쌉니다. 기억이 맞다면 7천원.


이거 완전 수입이더라고요. 가격상 한국산이 있을 것 같진 않았지만 뭐. 그날 같이 구입한 것은 우리쌀식빵인가, 하여간 덩어리로 파는 식빵입니다. 요즘은 잘라놓은 식빵보다 손으로 찢어 먹는 식빵이 더 좋아요.
아래 보이는 것은 잼칼입니다.



슈퍼 등에서 판매하는 잼은 아주 오랜만에 사보았는데 그럭저럭 합격권입니다. 제 입맛에는 굉장히 많이 달지만 그래도 설탕 맛만 나지는 않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잼은 식빵을 뜯어내서 거기에 듬뿍 올려 먹는 것이 최고입니다. 식빵에도 그렇지요. 발라먹는 것보다는 올려 먹는 쪽이 더 맛있습니다.-ㅠ-




이 사진은 그 며칠 뒤, G가 파리크라상에서 먹어보고는 맛있다 하여 다시 구입한 푸딩입니다. 개당 3500원이니 P5보다는 조금 비싼가요? 마지막으로 갔을 때-5월 초-개당 3천원 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푸딩병은 이쪽이 조금 더 귀엽습니다. 포장이라고 하면 냉매를 담아 은박 포장지에 싸줍니다.



왼쪽이 딸기, 오른쪽은 로열푸딩이었을겁니다
앞의 하얀 부분에다 메시지를 적어서 선물로 주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근데 정작 맛은 미묘합니다. 바닐라빈도 톡톡 터지고 커스터드 푸딩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저는 P5의 푸딩이 더 좋습니다. 쌉쌀한 캐러멜 소스와 진한 커스터드, 그리고 그 위의 조금 가벼운 푸딩 부분이 어울리는 느낌이 좋거든요. P5의 푸딩은 세 층 모두 진한 맛이지만 함께 먹으면 그것도 환상인데, 이쪽은 맛이 약하다고 해야하나, 그런 강한 자기 주장이 없습니다. 가까우니 푸딩이 생각나면 가끔 먹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푸딩이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드니까요.
딸기맛은 더 에러인게 위의 딸기 부분은 젤리입니다. 젤라틴으로 굳힌 모양인데 역시 아래의 푸딩층과 따로놉니다. 같이 먹으면 이도저도 아닌 맛이 되네요.

엊그제 갔을 때 자몽 푸딩이 있던데 딸기푸딩처럼 위에 자몽젤리가 올라가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손이 가진 않네요. 전 푸딩은 바닐라 커스터드 푸딩이 제일 좋습니다.>ㅆ<

4월에 찍었으면서 올리지 않고 묵히고 있던 포스팅은 이게 마지막입니다. 어떤 건가 싶어 훑어 보았는데 이런, 이거 굉장히 오래전에 찍은 사진이군요.




비스코티는 둘째치고 옆에 놓인 책이 문제입니다. 오른쪽에 놓인 책은 지난 도서전 때 키릴님께 반납한 <꿈을 걷다>입니다. 예전에 시오노 나나미의 <이탈리아에서 온 편지> 크기에 맞춰 만든 북커버가 책에 딱 맞더라고요. 그래서 <꿈을 걷다>를 읽는 내내 저렇게 북커버를 씌워 들고 다녔습니다.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몇 있어서 몇 번이고 다시 돌려보기도 했지요.

그리고 저 비스코티는 이날 하루종일 제 식량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구우려다가 토요일의 사건 때문에 완전히 늘어져서 내내 심신치유용도서만 읽고 있었습니다. 뭔지는 일요일에 올린 글을 보시면 대강 아실테고...
비스코티에는 아몬드가 듬뿍 들어가는 것이 맛있습니다.>ㅆ<


스타벅스의 환경컵에는 코코아를 담고 냉장고에서 꺼낸 코스트코 피자를 데워 점심으로 먹던 날입니다. 이것도 위의 사진과 같은 날이거나 그 다음주일 것 같은걸요.
뒤로 보이는 라임에이드는 G가 엔젤리너스에 갔다가 구입했다고 들고 온 음료입니다. 하지만 저것에는 음료라는 단어를 붙이기가 참 미안합니다. 한 모금 마시면 그 즉시 병을 내려놓게 만드는 괴이한 음료거든요. 마실만한 물건이 아니니 음료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ㅁ- 라임이 어떤 맛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저 맛은 절대 아닙니다. 라임에서 플라스틱 향과 맛이 날리는 없지 않습니까. 그냥 맹탕에 가까운데 거기에 플라스틱 병 맛이 밴, 그런 느낌입니다. 다음에 같은 곳에서 나온 음료를 만나게 되더라도 손대진 않겠네요.



드디어 밀린 글감을 다 썼습니다. 4월에 찍어 놓고 밀린 글감 말입니다. 5월에 찍은 것은 이번 주 안으로 다 소화해야겠군요. 허허;

나폴레옹 제과점은 집에서 얼마 멀지도 않은데 안가게 됩니다. 거리를 생각하면 왕복 30분 안쪽이거든요. 어쩌면 그게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걸어서 30분이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갈만한 거리가 아니라는 점이 말입니다.;

하여간 그렇게 가까운데 있음에도 제대로 가본적이 없고, 그나마도 하천 복구한다고 이전한 뒤에는 한 번도 간 적이 없습니다. 그건 아버지나 어머니도 마찬가지인데, 어머니가 엊그제 그 근처 병원에 다녀오시면서 빵 몇 종을 사오셨습니다. 우유식빵은 참으로 포근포근하고 폭신폭신하고 야들야들한 것이 맛있었지만 그 다음날이 되니까 맛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역시 식빵을 그냥 먹으려면 만든 당일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지요. 구워먹는다거나 빵푸딩을 만들거라면 하루 이상 묵히는 것이 낫지만 말입니다.


"사람들이 줄지어서 이것만 사가던데?"라면서 어머니가 사들고 오신 다른 빵입니다. 사과 와플이라나요. 보면 바로 알겠지만 발효시켜 만든 반죽으로 구운 와플입니다. 카페에서 나오는 와플들은 이스트를 넣기보다는 아마 베이킹파우더로 부풀릴겁니다. 이건 훨씬 빵느낌에 가깝습니다.
가격이 얼마였는지는 잊었지만 상당히 비쌌습니다. 3개 5천원이던가, 2개 3천원이던가.



포크도 놓고 나름 설정샷을 찍어봅니다? 올려 놓은 그릇이 코렐에서 나온 반찬그릇입니다. 가장 작은 그릇이 아닌가 하는데 그 그릇에 딱 담길 정도니 와플이 그리 크진 않지요. 하지만 맛은 괜찮습니다. 사과잼 같은 걸 바르지도 않았는데 왜 사과와플인가 했더니 반죽에 사과가 들어갔습니다. 조린 사과 같은데 적당히 사각사각하게 씹힙니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먹어도 좋은데요. 아이스크림이나 다른 걸 얹어 먹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와플입니다. 곁들인다면 사과를 조려서 곁들이거나 아니면 집에서 만든 사과잼을 발라 먹는 거죠. 와플의 움푹 들어간 홈 하나하나에 잼을 듬뿍 듬뿍 발라 먹으면~.



이정도로 하겠습니다.-ㅠ-

이것도 생각해보니 4월달의 일이군요. 정확히는 아래 올린 라일락 찍은 날 다녀온 겁니다.

로오나님 이글루에 들어갔다가 홍대에 있다는 즉석 떡볶이집 정보를 얻었습니다. 위치가 어딘가 했는데 1번출구에서 나와 주차장길로 올라와서 왼쪽으로 돌면 바로 나옵니다. 제가 확인한 것은 푸르지오 상가쪽에서 지하철역으로 내려오는 길을 따라 걷다가 스킨푸드가 있는 작은 사거리에서 오른쪽 편을 보고 확인했으니 지도 상으로는 대강 이정도일겁니다.

(지도 스캔해다 붙이지 않아도 바로 인식이 되니 아주 편합니다.+ㅅ+)


즉석 떡볶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명지대의 엄마손 떡볶이 분점인 자부(JABU)를 다녀오면서였고 그 뒤에 집에서 가기 편한 곳을 찾고 있었으니 홍대에 위치한 신당동 즉석떡볶이집은 위치상 꽤 좋았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이정도면 갈만하다 생각했으니까요. 그리하여 G랑 G의 친구인 M을 만나 같이 가보았습니다. M은 G의 고교동창이고 둘다 고등학생이던 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라서 같이 얼굴 본 일도 몇 번 있습니다. 그러니 G랑 M이랑 만나는데 제가 끼어든 셈인지도 모르겠네요. 후후후.



대신 이날 점심은 제가 샀습니다. 제가 먹고 싶어 끌고 간 셈이었고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았거든요. 즉석떡볶이 2인분에다가 라면과 쫄면 사리 추가, 그리고 나중에 밥도 추가했습니다. 1인당 5천원에 사리는 각각 2천원씩, 밥도 2천원. 그래서 16000원인가 나온걸로 기억합니다.


G나 저나 떡 자체보다는 떡볶이 국물이 밴 면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면 사리를 듬뿍 넣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홍대 주변에서 즉석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는 여기에 가면 딱이겠더라고요.


하지만 가격 대 성능비를 생각하면 접근성은 더 떨어지지만 자부가 낫다는 것. 그 몇 주 뒤에 자부에 갈 일이 있었는데-전전 포스팅인 가또에마미에 간 날-그 때는 물론 3차였지만 넷이 앉아 먹는데 3천원도 안나왔습니다.'ㅂ'; 모듬 3인분을 시켰던 걸로 기억하고 거기는 순대도 있으니까 다양하게 먹고 싶다면 이쪽이 낫겠지요. 버스 한 번만 타면 홍대에서도 가기 나쁘지 않긴 하니 홍대에서 신나게 놀고 마지막으로 자부를 찍은 다음 헤어지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아랫글과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날 B는 저와 S에게 맞춤 제작한 과자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부모님께 갖다 드리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작은 틀로 구운 파운드 케이크와 상투과자랑 튀일이 가득 든 상자였는데요 부모님이 마침 2박 3일로 여행을 가셔서 선물에 대한 감상은 며칠 뒤에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상자는 리본을 풀어서 그렇지만 원래는 녹색 리본으로 예쁘게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것은 파운드 케이크고요.



상자 안에는 상투과자 두 봉지와 튀일 두 봉지가 들어 있습니다.



튀일에는 검은 깨를 넣었나봅니다. 바닥면이라 갈색이 진해보이는데,



윗면은 그것보다 밝습니다. 그리고 아몬드가 군데군데 박힌 것도 보이는걸요.



형광등 아래서 찍어서 실제보다 색이 진하게 보이는 상투과자입니다. 상투과자 만들기의 뒷 이야기를 조금 풀어 놓자면...

- 식이조절 직후에 만들어서, 꿀을 빼고 만들었음에도 굉장히 달게 느껴져 당황했음
- 꿀을 빼고 만든 덕에 원래 반죽보다 되게 나와서 짤주머니로 짤 때 모양이 예쁘게 안나왔음

이라는데 부모님이 개봉하신 후에 제가 몇 개 홀랑 집어 먹어보았더니 생각보다 꽤 달았습니다. 아하하. 꿀을 넣었으면 또 얼마나 더 달았을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시판하는 것보다는 덜 답니다. 대신 되직한 반죽이라 그런지 촉촉하게 녹는다기 보다는 약간 덩어리지며 부서집니다. 녹차 한 잔을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였을건데 요즘 녹차는 손을 대지 않아서 그럴 틈이 없었습니다.

튀일은 흔히 말하는 전병과 비슷한 과자인데 달걀 흰자만 들어가고 기름 등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은 구워낸 직후에 동그란 틀이나 병을 대고 눌러 놓아서 둥글게 만들지요. 일반적인 전병 모양을 떠올리시면 맞습니다.'ㅂ' 그리 달지 않고 담백한데다 밀가루 등의 재료가 적게 들어가고 견과류도 듬뿍 넣을 수 있으니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좋지만 정작 먹은 사람들은 성장기가 몇 십 년이나 지난 사람들입니다. 하하하.; 하기야 먹는데 나이를 따지나요. 즐겁고 맛있게 먹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B냥, 맛있게 잘 먹었어용.>ㅆ< 부모님의 칭찬이 대단했다우.

그래도 이건 비교적 최근 글입니다. 5월 첫 주-석가탄신일에 다녀온 곳에 대한 글이니 한달은 안 지났습니다. 보름은 넘었네요. 이런....; 언제 한 번 날잡고 남은 글들을 한 번에 다 올려볼까요. 그러기엔 글발이 안살아서 문제로군요. 글 하나 쓸 때 30분 가까이를 잡고 써야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이날은 굉장히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제 상태가 올 봄부터 축축 늘어져 있었던데다 모종의 이유로 주말에 시간내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그러다보니 친구들 얼굴도 못보고 집에서 시체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더랍니다. 그러다 간만에 쉬는 토요일이라 친구들과 미리 약속을 잡고 홍대 카모메에서 점심을 먹고 그 아래 가또에마미에 가기로 한겁니다. 양쪽의 위치는 대강 이렇습니다.



위치가 조금 가려졌는데, 카모메 바로 옆의 횡단보도를 건너 가면 그 아래에 가또에마미가 있습니다. 수다떠는 도서관 맞은 편에 있고 카카오봄가기 직전입니다. 홍대카페거리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그 거리 가장 위쪽에 가또에마미가 있는 겁니다.


카모메는 생길 때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름을 따온 곳으로 추정되는 일본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다보니 같은 이름을 쓴 가게라는 것이 용납되지 않아서 계속 안 가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가또에마미 가기 전에 가볍게 식사를 하고 움직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드디어 가봤습니다.
카모메는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력 음식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삼각김밥(오니기리)고요 우동이나 오뎅처럼 간단히 곁들일 수 있는 음식도 같이 팝니다.

여자 넷이 가서 각각 하나씩 시키고, 친구 한 명이 우동을 시켰습니다. 가격은 2천원 이하로, 비싼 재료가 들어갈 수록 주먹밥도 비쌉니다. 가장 비싼 것이 2천원이었을겁니다. 제가 먹은 날치알 치즈 김밥은 1500원, 구운 명란젓은 2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싸들고 가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주문 받은 즉시 만들기 때문에 조금 기다려야 하지만 그정도는 감수할만 하더라고요. 일행들이 다 자리에 앉아 먹었는데 이렇게 접시에 하나 담겨 나옵니다. 크기는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의 두 배 부피라고 보시면 됩니다. 밥 양도 만만치 않을테니 하나 먹으면 한끼는 충분히 됩니다. 물론 양이 많다면 더 시켜도 되겠지요.
제 입에는 조금 짜다 싶었지만 대체적으로 간도 괜찮고 맛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하니 근처 미술학원 학생들이 간식이나 끼니로 많이 사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대 출신인 두 친구들은 '내가 학원 다닐 때도 이런 주먹밥집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고 해도 별다르진 않은게 삼각김밥을 만들어 파는 곳은 백화점 지하매장 외엔 거의 본 적이 없어요. 홍대 놀이터 앞에 한군데, 홍대 스타벅스 옆에 하나 정도? 대학가인 저희 집 근처에서도 삼각김밥을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가게는 보지 못했습니다.

주문받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든다고 했는데 김이나 부재료는 미리 다 준비를 해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밥을 그 자리에서 떠서 무게를 달아 만듭니다. 그러니 김밥마다 밥양이 크게 차이나진 않을테고 속도 그럴겁니다. 삼각 반듯해서 틀을 써서 만드는게 아닌가 했더니 손으로 직접 만들더군요. 집에서도 해보고 싶어집니다. 집에 일본 후리가케 몇 봉지가 있으니 집의 반찬을 뒤져서 만들어 볼까요.-ㅠ-
(조금 궁금한 것은 김밥을 다 만든 다음에 위에 뿌리는 하얀 가루의 정체입니다. 혹시 맛의 달인에도 등장했던 다시마 가루?)


카모메의 오픈 시간은 11시였으니, 아침에 잠시 북새통 들러 책을 사고 카모메에 오면 시간은 딱 맞습니다. 흡족하게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또에마미에 갔는데 롤블라인드가 아직 내려져 있습니다. 안에 불은 켜졌길래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오픈이 1시부터랍니다. 어? 오픈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는 걸요. 어쩔까 고민하다가 다른 곳 가기도 어중간하니 잠시 다른 곳에 들러서 약간 소화좀 시키고 오기로 했습니다. 오픈시간까지 30분 남았으니 다녀오자고 해서 선택한 곳이 극동방송국 근처의 데코아 발림이었습니다. 그 며칠 전에 산 마시멜로 초콜릿을 더 사려고 했는데 문을 안 열었더라고요. 허탕치고는 그냥 산책 겸 다녀온거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돌아왔습니다.

가또에마미는 빨강 차양이 눈에 확 들어오기 때문에 찾기 쉽습니다. 그 주변이 산을 깎아 만든 곳이라 그런지 경사가 상당한데요, 신촌에서 홍대정문쪽으로 들어오는 그 길이 가장 높고, 그 아래로 점차 경사가 낮아지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길과 면한 건물에 자리잡은 가또에마미는 반지하입니다. 길에 면한 곳이 1층이니 여기는 지하1층인 셈인데 아래로 내려가는 골목이 경사가 져서 햇빛은 그럭저럭 들어옵니다. 조명은 약간 노란빛이 돌지만 따뜻한 느낌이라 아늑한 분위기를 반들고 있고요.

생각보다 가짓수는 많지 않았습니다. 다양하게 디저트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다른 블로그에 소개된 음식들이 거의 답니다.
테이블은 작아서 이런 저런 작업(?)을 하고 오래 앉아 있기는 편하지 않아보입니다.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가다보니 오래 앉아 있기 쉽지 않기도 합니다. 몹시만큼은 아니겠지만 여기도 사람들이 몰리면 느긋하게 먹는 것은 무리겠다 싶습니다. 테이블의 세팅도 재미있는데 포크나 숟가락을 따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탁자에 올려 놓은 병에다가 인원 수 만큼 꽂아 놓았습니다. 2인 탁자에는 두 명 분을 가져다 놓았으니 탁자 두 개를 붙이면 자연스레 네 명이 쓸 분량이 됩니다. 물병은 와인병 비슷하게 생긴 투명 유리병입니다. 이것도 재미있고요.



B랑 K는 딸기에이드를 시켰습니다. 음료를 시키면 이렇게 병에 담겨 나옵니다. 포트나 주전자가 아니라 병에 담겨 나온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안에 보이는 진한 덩어리는 딸기 덩어리고요. 마셔본 친구 말에 의하면 그야말로 딸기맛이랍니다. 시킨 음식들이 거의 달고 기름진 맛이라 입안을 씻어내기에는 이런 새콤한 음료가 좋습니다. 저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진한 음료를 시켜 마셨습니다.



에스프레소 쇼콜라였나요. 시키면 저렇게 나옵니다. 원래는 홍차나 차 종류에 우유를 내갈 때 쓰지 않을까 생각하는 작은 포트에 음료를 담고, 데워 놓은 데미타스는 따로 내옵니다.



뭔가 시커먼 음료가 보이십니까. 녹인 초콜릿-아마 우유도 들어가긴 했을겁니다-에 에스프레소를 섞은 겁니다.



에스프레소의 크레마도 조금 남아 있지만 위에 엉겨 있는 것은 녹인 초콜릿의 막입니다. 색 자체는 조금 진한 쇼콜라 정도로군요.



호르륵 잔에 따르면 그 사이에 초콜릿과 에스프레소는 잘 섞이고 위에 초콜릿 막이 떠오릅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데 마셔보면 참으로 흡족합니다. 달지만 진하고, 그러면서도 쌉쌀하고. 초콜릿의 쌉쌀함과는 다른, 커피 특유의 쓴 맛이 느껴지면서 느끼한 맛을 잡아줍니다. 초콜릿만 마시면 입이 확 달거나 한데 이쪽은 괜찮군요. 집에서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이쪽은 S가 시킨 가토쇼콜라입니다. 옆에는 아이스크림이 같이 있고요.
솔직히 말해 전 가토쇼콜라를 아주 좋아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러니 가토쇼콜라가 맛있는건지 어떤지 판단은 보류하겠습니다. 맛있지만 제가 썩 좋아하는 타입은 아닙니다. 진한데다 속은 또 사르르 녹아내리는 초콜릿(가나슈)가 있다지만 요 며칠간은 또 케이크보단 빵이나 쿠키가 땡겨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한 것은 이 허브빵이었거든요. 제가 시킨 메뉴입니다. 넓은 도마-라기보다는 일본의 다도에서 종종 쓰이는 개별 쟁반 같은 느낌의 자기 접시에 마늘빵이 올라 있습니다. 허브를 뿌린 마늘빵인데 빵 자체도 맛있고 폭신폭신한데다 짭짤한 마늘과 허브도 좋습니다. 쇼콜라를 시켰으니 달콤한 간식보다는 짠 것이 낫겠다 싶어 시켰는데 제 입맛엔 딱입니다. 하지만 가격 대 성능비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미묘하죠.



올리브 오일도 듬뿍! 그릇은 주문제작이었는지 저렇게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사진 정리할 때 회전시킬 걸 그랬군요.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게 타르트따땅일겁니다. 구운사과와 파이, 그리고 바닐라빈이 송송박힌 아이스크림. 으흐흐흐흐흐흐.



이쪽은 딸기입니다. 메뉴 이름은 잊었지만 새콤한 딸기에 딸기 소스, 그리고 파이가 함께 있습니다. 저는 제 앞에 놓인 마늘빵만 먹고 있느라 다른 친구들의 디저트는 거의 손을 못댔습니다. 그래도 파이가 결이 잘 살아 있으면서 바사삭 부서지는 것이,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파이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도 괜찮았지만 제 취향에 부합하는 메뉴는 아닙니다. 흠흠;;;

이날 S가 시킨 음료는 쇼콜라 라떼인가, 우유를 넣고 우유거품을 얹은 쇼콜라였습니다. 단 음료라 가토쇼콜라와 함께 먹으니 양쪽이 상충되더군요. 결국 S는 양쪽 모두 약간씩 남겼습니다.





한 번쯤은 가볼만한 디저트 카페입니다. 하지만 다시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디저트는 충분히 맛있고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들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은 아니었으니까요. 에스프레소가 들어간 쇼콜라는 좋았고, 인테리어도 좋았지만-물론 모 잡지들에서 그대로 가져온 느낌이라, 여기 사진을 찍어 그 잡지에 싣는다 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겠지만-저는 딱히 끌리지 않았습니다. 소꿉놀이 하는 기분도 조금 들어서...-ㅁ-;
추천은 하되 취향과는 맞지 않았다라는게 가장 적절한 표현이네요.

이것도 꽤나 오래 전의 사진입니다. 한 달도 더 전의 사진 같은걸요.'ㅂ'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먹는 음식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가는 곳이라고 해봐야 베니건스는 1년에 1-2회 정도, 아웃백은 그보다 1-2회 정도 더 가는 정도고 나머지 패밀리 레스토랑은 가질 않습니다. 그래도 가면 꼭 시키는 메뉴가 있으니 베니건스에서는 몬테 크리스토를, 아웃백에서는 오지치즈후라이를 시킵니다.

어느 날, 치즈를 듬뿍 올린 감자 튀김이 먹고 싶어 G를 꼬셨습니다.


짜긴 하지만 가끔 이런 감자 튀김이 마구 먹고 싶어지는 걸 어쩝니까. 하하하... 한 번 먹고 나면 반년 정도는 생각이 나질 않으니 다행이지요.





샐러드도 같이 시키지만 여기서의 주 목적은 역시 닭고기입니다. 순살치킨 같은 보들보들한 닭고기.-ㅠ-
둘이서 같이 먹는 것이니 이 정도면 뻗습니다. 다만 궁금해서 시킨 메뉴가 하나 더 있었지요.




처음에는 전혀 생각이 없었찌만 새로 나온 음료가 카페모카라길래 궁금해서 시켰습니다.




그러니까 옛날 옛적, 한 옛날은 아니고 10년쯤 전에, 이름을 대면 부산보다 심리적으로 더 멀게 느껴질 산골짝은아니지만대도시도아닌지방중소도시에해당하는어느도시에 산티아고라는 이름의 분위기 괜찮은 카페가 있었더랍니다. 10년 전 가격으로 4천원이나 했던 카페모카라는 메뉴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스타벅스의 프라푸치노 같은 커피스무디 음료인겁니다. 위에는 휘핑크림을 얹었고요. 그 옛날 생각이 나는 맛입니다. 가격은 그 때의 그 음료 가격보다 비싸지만 맛은 그만도 못합니다. 그 사이에 제 입맛이 상향조정된 것도 문제지만 음료 자체가 가격 대 성능비를 하고 있지 못하단 것도 문제입니다. 이걸 마시느니 차라리 스타벅스 프라푸치노를 마시겠어요. 게다가 크림이 느끼한 것이 이건 생크림이 아닌것 같단 말입니다?


이 포스팅의 목적은 음료에 대한 분노 토로하기 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방금 커피가 도착했습니다. 어제 아침에 주문한 카페뮤제오 커피. 어제 로스팅을 했을터이니 한 잔만 홀랑 마셔보겠습니다. 으흐흐. 카페뮤제오의 만델린은 어떨려나요~.

이글루스 밸리를 돌아다니다가 홍대의 데코아 발림에서는 핫초콜릿을 시키면 냄비에서 데우고 있던 녹은 초콜릿을 한 국자 부어준다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초콜릿이 부글부글 끓을리는 없지만-직화금지!-중탕냄비든 뭐든 간에 은근한 불에서 데워지고 있는 녹은 초콜릿 한 국자를 듬뿍 컵에 부어준다는 광경은 상상만 해도 흐뭇합니다. 그 상상의 원류가 조앤 해리스의 <초콜릿>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그 책 때문에 초콜릿 공방에 대한 환상은 무럭무럭 자랐으니, 그 환상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당연히 가보아야지요.

데코아 발림은 한 주에 한 번 정도는 꼬박꼬박 돌아다니는 곳이라 가기 어렵지는 않은데, 거기서 음료를 살만한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전에 데코아 발림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긴 한데 그 전까지 단 한 번도 들어가 본적은 없었습니다. 하하.; 다른 것보다 간식류를 구워팔거나 간단한 제과제빵시연 및 강의를 중심으로 하는 곳이라 사서 먹을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보통은 사서 들고 나가는-일본의 집앞 과자점과 비슷한 느낌이라 더 그렇습니다.
어느 날, 평소보다 늦은 시각에 움직이다보니 중간에 어디 들러서 잠시 쉬었다 갈 시간도 없었습니다. 바로 이동해야하는 날인데 달달한 초콜릿 음료가 땡깁니다. 마침 잘 됐다 싶어 데코아 발림에 들러 드디어 핫초콜릿을 맛보기로 결정합니다. 기억이 맞다면 밸리에서 글을 보고 데코아 발림에 가기까지는 몇 주 걸렸습니다. 한 달까지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지요. 하지만 이 글을 쓰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렸으니 처음 글을 읽고 나서 한참 뒤에야 후기를 올리는 셈입니다.

메뉴판에는 핫초콜릿이 아니라 조금 더 긴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가격이 4천원이었을겁니다. 에스프레스 핫초콜릿인가, 아마 그 비슷한 이름이었을테고요. 주문을 하자 잠시 기다려 달라길래 저는 그 사이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재미있는 초콜릿을 발견했습니다. 마시멜로에 초콜릿을 입힌 것이더라고요. 핫초콜릿이나 따끈한 우유에 데워먹으면 좋다고 하길래 호기심에 구입해 G에게 주었습니다.

하여간 핫초콜릿을 만드는 방법은 생각한 그대로였습니다. 에스프레스 한 샷을 컵에 붓고, 거기에 데운우유(스팀우유)를 붓습니다. 그리고 냄비에서 녹인 초콜릿을 한 국자 듬뿍 떠서 컵에 담습니다. 아아. 이 장면이 보고 싶었던 겁니다!
물론 꿈꾸었던 것처럼 오래된 국자도 아니고, 마녀의 솥 같은 무쇠 솥에서 데워진 초콜릿도 아니지만 만족했습니다.

뜨거운 음료라 그런지 스티로폼 같은 재질로 종이컵을 한 번 쌌습니다. 그리고 앞쪽에 보이는 것은 초콜릿으로 코팅한 커다란 마시멜로입니다. 그리고 저 숟가락.;;


사진에 보이는 것은 초콜릿의 흔적입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은 다크 엘프 트릴로지.;)

음료를 주시면서 주인 아저씨가 '숟가락으로 가능한 많이 저으세요. 많이 저을 수록 맛이 좋습니다. 숟가락이 열 때문에 휘어질 수 있지만 신경쓰지 말고 계속 저으세요'라고 이야기 하시던데 진짜 그렇습니다. 플라스틱 숟가락을 넣는 순간 숟가락이 휘어서 당황했습니다. 흐물흐물 거리니 제대로 저어지지 않아서 일단 다 섞지 않은 상태로 한 모금 마셔보았는데 맛 없습니다. 맹탕 우유에 맹탕 에스프레소란 느낌이예요. 안되겠다 싶어 부지런히 계속 섞었습니다. 휘젓다보니 음료가 조금 식어서 그런지 숟가락이 휜 상태로 굳었더라고요. 그 때쯤에는 섞기가 훨씬 편합니다. 한참을 섞어서 달콤한 향이 올라오기 시작해 한 모금 마셨습니다.
우와!
아까하고는 맛이 전혀 다릅니다. 아까는 커피맛도 안나고 우유맛도 안나고 정말 아니다 싶었는데 잘 섞고 나니 초콜릿을 듬뿍 녹인 핫초콜릿에 쌉쌀한 에스프레소의 맛이 맛있게 조화를 이룹니다. 단지 섞기만 했을뿐인데 이런 맛이!

그리하여 스타벅스의 시그니처 핫초콜릿을 당당히 제쳐놓고 데코아 발림의 핫초콜릿이 마시고 싶은 핫초콜릿 순위에 올랐습니다. 도넛공장의 핫초콜릿과 며칠 차이를 두고 마셨는데 양쪽의 맛 방향은 다릅니다. 그러니 각각 마시고 싶을 때도 다르다라는 이야기지요.


추적추적 비 오는 날씨라 그런지 오늘은 따끈한 핫초콜릿이 마시고 싶습니다. 데코아 발림도 좋고 도넛 공장도 좋아요. 언젠가 날잡아 데코아 발림을 한 번 더 다녀와야겠습니다.



덧붙임. 데코아 발림의 위치를 빼먹었네요.

극동방송국 근처입니다. 하카다분코가 있는 골목을 몇 십미터 더 올라가면 됩니다. 오른쪽에는 커피콩 볶는 집인 '카페 더 블루스'가 있고 그 위쪽에는 '살롱 드 라 소시에르', 그리고 소시에르 맞은 편에는 '아르 데코'가 있습니다. 주택가고 골목도 좁아서 고즈넉한 분위기입니다.


덧붙임 두 번째.
오오. 티스토리의 지도 기능 좋은 걸요? 다음에 올리게 되는 카페 후기글도 지도 첨부해서 올려보겠습니다.+ㅁ+


(어느 날 저녁, G가 갑자기 고구마 케이크가 먹고 싶다고 해서 찾아간 스타벅스. 맛은 그냥 그랬습니다.)


5월은 선물의 달이라, 부모님께는 가장 간단한 선물로 챙겨드렸지만 그러면 안되는 분이 몇 있었지요. 그 때문에 이달에 선물비용으로 얼마나 나갔는지 저도 헷갈릴 지경입니다. 어쨌건 어제는 조금 머리를 써서 선물 비용을 조금 많이 줄여보았습니다.

실제 선물 구입 비용은 1만원. 하지만 이게 얼마나 줄어들 수 있냐 하면...

<전제>
- 지금 스타벅스에서는 환경의 날 어쩌고 행사 관련으로 텀블러와 머그를 사면 그 자리에서 중간 크기의 음료를 무료로 줍니다. 선택은 아무거나 해도 되니까 가장 비싼 것으로 골라도 됩니다. 단, 그 즉시 시켜야 합니다. 나중에 마시는 것은 불가.
- 텀블러에 따라오는 무료 음료 쿠폰은 그대로랍니다. 그러니 중간 크기 음료 무료 증정 행사만 덧붙인 겁니다.


그럼 실제 구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
- 1만원의 머그를 구입합니다. &d카드로 결재하면 20%의 금액이 포인트리로 적립됩니다. 그러므로 2천원 포인트 적립.
- 머그는 음료 무료쿠폰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로 구입 시 중간 크기 음료가 무료로 따라옵니다. 시그니처 핫초콜릿을 주문한다 하면 메뉴판의 가격은 4500원입니다.(평소 제가 마시는 가격은 3700원. 음료 사이즈 업그레이드(KTF)와 컵 할인 때문에 그렇습니다)

∴ 10000 - 2000(적립 포인트) - 3700 = 4300원 -ㅁ-


음료를 마실 이리 없다면 음료 무료의 비중이 줄어들지만 마실 일이 있다면 그 효용은 상당히 커집니다. 저는 마실 예정이었고, 보통은 카페라떼(3천원)를 마시지만 이런 때는 조금 비싼 음료를 마셔도 좋습니다. 비싼 만큼 칼로리는 증가하지만요.(어?)
실제 구입한 머그는 몇 달 전에 나온 하얀색 도자기 컵입니다. 직접 만져보고 알았는데 이중벽이더라고요. 컵을 들어보고 생각보다 가벼운데다 내부 모양이 달라서 그제야 알았습니다. 어쨌건 선물 중 3개는 이걸로 결정해서 실제 소비 비용은 상당히 줄었습니다. 하지만 결재 금액은 그대로라는 것. 훗.-_- 저렇게 계산하면 굉장히 싸게 산 것처럼 느껴지지만 카드 청구서를 보면 또 아니랍니다.


여기까지가 선물 잡담. 그 다음은 맛 이야기를 해보지요.


제가 가는 스타벅스는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돌아다니는 곳이 정해져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같은 지역 내에서도 꼭 같은 지점만 찾는 것을 보면 이상하지요. 아니,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성격 때문이기도 할건데, 새로운 곳보다는 익숙한 곳을 선호하거든요. 새로운 것을 선호하는 시기가 또 있어서 그 때 처음 가고 나서 마음에 들면 계속 거기만 간다는 것도 있지요. 아닌 곳도 한군데 있습니다. 거긴 다른 지점이 제 행동반경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이고, 그 이유만 아니었더라면 안갑니다. 여기를 C, 집 근처에서 자주 가는 곳을 A, 홍대에 나갔을 때 자주 가는 곳을 B라고 해둡니다. 그래봐야 제 블로그의 스타벅스 태그를 모아 보시면 아마 어딘지 대강 감 잡힐겁니다.

한국에 스타벅스가 들어오면서 낸 가장 큰 허위 과장 광고는 어디서나 같은 맛,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문구입니다. 맛있는 커피라는 점도 말이 안되고, 고급 이미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커피 값도 그렇고(제휴 카드가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디서나 같은 맛이라는 것이 말도 안되는 이야깁니다. 스타벅스에 자주 가다보니 그게 뼈저리게 느껴지거든요. 스타벅스는 같은 지점이라도 누가 음료를 만드는 가에 따라 맛이 처절하게 달라집니다. 철저하게가 아니라 처절하게 말입니다.

B지점은 맛의 편차가 중간수준에서 위로 왔다갔다 하는 편인데 C는 중간에서 약간 아래로, A는 중간을 중심으로 해서 아래 바닥까지 찍었다 옵니다. 좀더 쉽게 표현하자면 B는 중상에서 중중 정도까지, C는 중중에서 하중까지, A는 중중에서 하하까지의 맛이 다양하게 나옵니다. A는 제가 지금까지 마셔본 최악의 캐러멜 마끼아또와 카페라떼, 거기에 엊그제는 최악의 프라푸치노까지 찍었습니다. 이 글을 쓰려고 한 계기가 A였고 스위치를 누른 것은 어제 마신 C의 핫초콜릿이었습니다. 맹탕이었거든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뜨겁고도 맹탕인 핫초콜릿이 나올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최소한 우유맛이라도 나야하지 않나 싶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B가 또 괜찮은 것은 아니라 B도 맛이 오락가락합니다. 안되겠다 싶으면 홍대 정문 근처에 생긴 스타벅스에 가볼까 싶기도 한데, 거긴 또 반경에서 미묘하게 떨어져 있다지요. 하하.;

스타벅스의 아르바이트 얼굴이 자주 바뀌면 그 지점은 잘 안가게 됩니다. 엊그제 지뢰를 밟은 것도 있어서 A는 한 동안 안 갈 것 같네요.'ㅂ'

이씨네 술집은 집 앞 술집입니다. 갓 생겼을 때부터 꼭 가봐야지라고 생각한 것이 한참 전부터의 일이고, 식이조절 때문에 저녁에는 못 먹으니까 그냥 그림의 떡으로만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G가 말했습니다. 이씨네 술집이 낮 동안에는 커피집이라고요. 정보를 입수하고 이번엔 몇 주 만에 가보았습니다. '낮에만 커피집'이 생긴지 한 달 안의 일이었을겁니다. 비교적 최근 정보라는 거죠.;

아, 이씨네 술집은 혜화로터리에 있습니다. 성대입구역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혜화로터리 쪽으로 걸어 올라오다가 현대자동차를 지나면 바로 있습니다. 4호선 혜화역에서 내리셨다면 4번출구로 나와 배스킨라빈스 왼쪽 편의 길로 죽 올라오다가, y자 갈림길에서 다시 왼편으로 올라오시면 됩니다. 그리 멀지 않지요.

이 사진을 보면 대강 감을 잡으실지도? 저 빨강 간판의 부동산을 검색하셔도 되겠지요.
'낮에만 커피집'이라 달린 작은 간판 아래에는 티라미수, 판나코타, 쿠키, 스콘이 가능하다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그날 그날 준비하는 상황에 따라 다른 건지, 제가 간 날에는 쿠키와 스콘만 있었습니다. G가 폭주태세라, 쿠키와 스콘 모두 시키고 커피도 각각 한 잔씩 시킵니다.


들어가면 자그마한 나무 탁자들이 여럿 있습니다. 제가 앉은 곳은 그 중 가장 큰 탁자입니다.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한 권으로 읽는 한국의 뭐~(민담인가 공포인가..)는 카페에 비치된 책 중 한 권입니다. 카운터 아래의 바 탁자에 책이 죽 꽂혀 있더라고요.
사진으로 찍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아담한 분위기입니다. 부엌은 열려 있지만 카운터 부분이 조금 높게 되어 있어 탁자에 앉으면 조리하는-커피집에서는 드립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벽에는 프라이팬이 걸려 있어서 여기의 본래 용도(?)를 보여주고 있지요. 아, 프라이팬 옆 선반에는 조미료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여기가 술집이라는 분위기를 팍팍 내보이는 것은 선반에 올려진 술입니다. 일본술 한 되 들이 병이 주르륵 늘어서 있거든요.

독특한 것은 출입구 가까이에 있는 세면대입니다. 커피집(원래는 술집) 안에서 손을 씻을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카운터 위에는 커피콩을 담은 투명한 단지들이 나란히 있습니다. 카운터 보시는 분은 한 분. 그 분이 계산부터 정리까지 모든 걸 맡아 하시나봅니다. 그래서 커피 주문하고 나서도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어, 근데 내가 뭘 시켰더라..?)
아마 제가 콜롬비아, G가 코스타리카를 시켰을겁니다. 진한 커피를 좋아해서 진하게 해달랬더니 우와! 사진 색 그대로입니다.; 아주 진합니다. 진하다 못해 이건 사약...; G의 커피는 그보다는 연하지만 상대적인 기준이고 그냥 마셨을 때는 조금 진하지 않나 싶습니다.

커피맛은 미묘. 진하게 나와서 감이 안왔는지도 모르지만 원산지 커피 특유의 맛이 확 튀어오른다거나 강렬한 맛이라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냥 무난한 커피맛이란 생각인걸요. 하지만 커피나 곁다리 메뉴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합니다. 커피가 한 잔에 4천원이었을겁니다. 거기에 쿠키도 싸고 스콘도 싸고. 대학로에서 이정도 수준의 가격이면 저렴하죠.


쿠키나 스콘은 수제일 거라 생각하지만 딸기잼과 버터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스콘을 손으로 뚝뚝 잘라 잼을 듬뿍 얹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스콘은 단단하고 바삭한 느낌입니다. 스타벅스 스콘은 상대적으로 빵같다고 해야하나요. 그런 폭신한 질감인데 이건 바삭한 느낌. 이날 쿠키는 버터링 쿠키인데 약간 질기달까, 그런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커피에 곁들이기엔 좋지요. 후후후후후후후~.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커피도 싸고 무난한 맛입니다. 종종 놀러가지 않을까 싶네요.>ㅅ<

빈스서울에서 커피를 살 때는 항상 직접 가서 구입을 했습니다. 그러다 이번엔 시간도 안 맞고 체력도 달려서 온라인으로 주문을 해보았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메일을 작성해 보내면 되고 3만원 이상 구입하면 택배비는 무료랍니다. 그래서 두 종류 커피를 구입해 3만원을 넘기고 한 종은 집에 한 종은 일할 때 마시려고 분리해 두었습니다.

주문한 며칠 뒤에 도착한 커피.

박스에는 예의 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장서인도 아니고 이걸 뭐라 불러야 할까요.-ㅁ- 장서인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만 그보다는 낙관?



열어보니 이렇게 엽서가 들어 있습니다. 사진전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사진. 쓸쓸하다기보다는 아련한 느낌이 듭니다. 흑백사진이 아닌데도 흑백 느낌이 드는 사진입니다.


한 봉지에 270g씩. 두 개가 들어 있는데 이렇게 종이봉투에 담겨 있습니다.


뒷면에는 볶은 정도와 분쇄에 대해 적어 둔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주문할 때 강배전으로 부탁을 드렸고 하나는 드립용으로 분쇄, 다른 쪽은 원두로 받았습니다. 집에는 커피밀이 있으니까 원두로 받았지요. 일하면서는 바로바로 내려 마시는 것이 좋으니 분쇄를 한 쪽이 좋습니다. 커피를 하루 종일 달고 사니 270g 정도면 3-4주 안에 소비가 됩니다. 아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수비 범위 내라고 생각합니다.



왼쪽은 빈스서울 브랜드(Blend). 에스프레소로 마셔도 맛있는 커피라길래 주문해보았습니다. 꽤 괜찮더라고요. 피츠의 애니버서리처럼 마시기 아주 쉬운 커피는 아니지만 제 입맛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조금 강렬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오른쪽은 탄자니아 키보 AAA입니다. A3이라고 된 건 AAA를 의미합니다. 이쪽도 강배전으로 볶았고 브랜드보다는 신맛이 조금 덜하달까요?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느껴집니다. 아, 하지만 자체만으로도 좋습니다. 아마 드립의 문제도 있을거라 생각하는게, 이전에 마셨던 만델린을 사러 갔을 때 탄자니아를 한 잔 얻어 마셨거든요. 그 때 맛있게 마셔서 한 번 주문해보았습니다. 케냐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느낌. 케냐는 더 굵고 강하다고 하면 탄자니아는 그것보다는 젊다는 느낌입니다. (역시 상대적인...;)

어쨌든 제 입맛에 제일 잘 맞는 것은 만델린인가봅니다. 다음에도 만델린 주문을..-ㅠ- 아, 하지만 다음에는 아마 카페뮤제오에서 주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량으로 주문해보고 마음에 들면 양쪽을 번갈아 이용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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