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다고 투덜대는 사이 포스팅이 밀렸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포스팅 거리가 꽤 생길 것으로 추정하니 오늘은 마구 날리겠습니다?(...)


어느 날 G가 말했습니다.

"라멘이 먹고 싶어. 라면이 아니라 일본 라멘. 기왕이면 돈코츠처럼 진한 것이 좋아."

그리하여 그 주 주말에 점심 시간에 맞춰 홍대에 가기로 합니다. 가는 도중에 약간의 투닥거림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넘어가고-일상적인 일입니다;-홍대에 도착한 것이 오전 11시 45분 정도입니다. 하카다 분코는 많이 기다려야 하는데다 제가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없고, 제 오후 일정 때문에 빨리 먹고 일어나야 해서 홍대에서 가까운 멘야 도쿄에 갔습니다. 273번을 타고 갔으니 일부러 가까운 곳을 고른 것이죠. 하지만 푸르지오 상가에 갔더니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다. 오픈 시간이 12시라네요. 10분 남짓만 기다리면 되니까 다른 곳에 다녀오자고 해서 호미화방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이렇게 나중에 다시 올려야 하는 포스팅 거리는 메모해둬야 하는데;;)


저희가 첫 손님이었습니다. G는 예정대로 돈코츠를 시켰지만 저는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 고민했습니다. 게다가 제 평소 점심시간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지요. 그래서 면보다는 밥이 편하겠다 싶어 또 고민하다가 가츠동을 시킵니다. 가츠동이 정말 맛있어 보였거든요.
첫 주문이었으니 그리 시간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잠시 수다를 떨고 있자 곧 라멘이 나옵니다.



한 때 이글루스 밸리에서 돈코츠 국물내기에 대해 말이 많았던 그 국물이지요. 저는 먹을 엄두를 못냈지만 G는 아주 즐겁게, 행복하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이 한 그릇 있었다면 말아먹고 싶은 맛이었다라면서요. 별다른 장식이 없지만 그게 묘미 아닐까합니다.
저 파를 보고 있자니 S는 절대 못 먹을거란 생각이 듭니다.-ㅁ-;



덮밥. 덮밥은 조금 뒤에 나옵니다. 그야 돈가스를 튀기고 옆에서는 양파를 살짝 볶아 양념에 조리고 달걀을 풀고 하는 등의 과정이 더 복잡할테니까요. 한 그릇 받아 들고는 굉장히 뿌듯한 마음이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먹어보는 덮밥인데다 돈가스도 맛있어 보이고, 제가 좋아하는 양파도 듬뿍 들어 있습니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먹어보니 또 술술 들어갑니다. 양념도 딱 적당하고요. 요즘 제 입맛이 조금 괴이한 쪽으로 바뀌고 있어서 조금 달고 조금 짜게 느껴졌지만 보통사람의 입맛이라면 오히려 조금 싱거울 수도 있습니다.
적당히 도톰한 고기와 고슬고슬한 밥, 그리고 반숙으로 익힌 달걀. 반숙이라 생달걀 느낌도 남아 있어 그런 걸 질색하는 사람은 힘들지도 모르지만 저는 좋습니다. 그리고 아삭하지만 짭짤한 양파까지.

그 무엇보다 가격이 마음에 듭니다. 싸게 먹기 쉽지 않은 홍대에서 이 가격에 덮밥과 라멘을 먹기는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뭐, 자주 먹으러 다닌 적은 없지만 대강의 가격대가 7-8천원 선이라 보면 여기는 그보다 1천원 정도 쌉니다. 메뉴판을 보고도 즐거운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어느 것을 선택해도 그리 부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덮밥이 생각나면 종종 가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자와도 맛있다고 하던데 거긴 나중에 한 번 가봐야겠네요. 하지만 요즘 외식은 거의 빵이란게..-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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