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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었을겁니다. 오늘도 고양이가 있을까 싶어 길을 살짝 돌아가는데 젖소무늬 고양이 세 마리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침 사람도 없겠다, 재빨리 디카를 꺼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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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사이에 같이 있던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길을 건너갑니다. 한 마리는 화단에 앉아 있고 한 마리는 화분으로 쓰려고 흙을 담아 놓은 저 검은색 세면대 위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식빵자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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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을 들여다보는 건가 싶었는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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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물을 마시러 온거군요.
제가 사진을 찍자 잠시 딴청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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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홀짝 홀짝 물을 마십니다. 수련용 화분이라 위에 물이 담겨 있는 곳에 가서 마시나봅니다. 예전에는 미용실 아주머니가 물도 따로 챙겨주셨던 것 같은데 이른 아침이라 못 챙겨주셨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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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그대로 웅크린채 꼼짝 안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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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걸어가면서 휙 돌아 사진을 찍다가 눈이 마주쳤습니다.


고양이 사진을 찍기 위해 디카를 날마다 들고 다니는데, 이런 사진을 찍고 나면 그 동안 무겁게 가지고 다녔던 고생이 단번에 날아갑니다.

고양이 좋아요! >ㅆ<

운동 나갔다가 발견했으니 거닐다는 어울리지 않지만 하여간, 정독도서관 맞은편에서 재미있는 것을 봤습니다. 정독도서관이 있는 그 바로 맞은편, 옛날 발코니에 커피향기가 있었고 지금은 연두가 있는 그 바로 아랫집 말입니다. 플로라라는 파스타집 옆에 작은 구멍가게가 있고 그 옆에 원래는 갤러리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나간 것이 2월말, 아니면 3월 초쯤이었을 겁니다. 한 달 넘게 안가고 있다가 이번에 가보니 그 자리에 커피빈이 들어왔네요. 건물이 길에서 조금 물러나 있어 앞에 테라스처럼 공간이 넓기 때문에 밖에 테이블도 많이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것이 커피빈이라는 것을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간판에,


더 커피빈 앤 티 리프




라고 한글로 써 있습니다. 스타벅스라는 한글명 상호보다 더 충격적이었달까요. 저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하하하.
거긴 인사동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싶군요.'ㅂ';



그리고 큐슈센닌 위치는 정확하게 파악해두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갈 시간이 안 맞으면 저 혼자라도 다녀올 생각입니다.

이화여대의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운동장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어가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왜 갔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마지막으로 갔을 때도 들어서자마자 운동장이 있었다는 것은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대 정문이 원래 땅을 넘어서 있어서 문제가 되어 정문 공사가 시작되고 그것이 몇 년간 끌더니만 이제는 정문 안쪽도 다 공사판이 되었습니다. 한참 동안의 공사가 끝나고 생긴 묘한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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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을 들어서면 시멘트 바닥의 넓은 광장 옆에, 예전 운동장 자리를 파내고 뭔가가 들어선 것이 보입니다. 지하 4층으로만 이루어진 묘한 건물입니다. 지상층은 없습니다. 운동장 자리를 더 파내고 양 옆에 언덕을 조성한 뒤 지하건물로만 만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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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주변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건물 공사 자체는 다 끝났습니다. 한 가운데 있는 길을 중심으로 양 옆에 건물이 있는 형태입니다. 길은 들어설 때는 약간 내리막이고 가장 안쪽은 계단입니다. 가장 낮은 층이 지하 4층이라 하니 계단도 4층 정도의 높이라 보시면 됩니다. 물론 맨 위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따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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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과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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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해질녘이라 사진이 어둡게 나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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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에 서 있으면 양쪽 벽이 상당히 위압적인 느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압박은 아닌데, 굉장히 익숙한 느낌. 맨 처음 이 길을 걸어가면서 낯익은 이 감상을 뭐라 표현해야하나 고민했습니다. 그 때는 돌아 나가는 입장이어서 계단에서 걸어 내려와 정문쪽으로 걸어가면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든 건축물임이 분명한데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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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을 찍은 자리에서 정문쪽을 바라보고 찍었습니다. 역시 위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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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은 모두 유리입니다. 그냥 유리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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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판과 판 사이에 약간 돌출된 틀이 있습니다. 유리로만 만들었다면 조금 밋밋했을 것인데 튀어나온 부분이 있으니 나름 재미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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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이런 느낌.



긴가 민가 했지만 바닥까지 보고 나서야 쓴웃음을 지으며 의도를 확실하게 이해했습니다.
모세의 기적.
홍해를 갈랐던 그 모세의 기적을 건축으로 재현한 겁니다. 파도가 양쪽으로 갈라지고 아직 물기가 남아 있는 바닥을 서둘러 지나가는 유태민족. 양쪽에서 언제 파도가 덮칠지 몰라 조마조마하지만 그보다는 등 뒤에서 쫓아오는 이집트 군대가 더 무섭습니다. 라는 이야기. 양쪽의 유리 판넬은 파도를 상징하고 있고 바닥의 돌은 아직 물기가 남아 있는 바다 밑바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 역시 종교색은 못 버리는 겁니다.
(이대인의 선언인지 뭐시기인지도 참 그랬지만.....)

나중에 날 좋은 때 다시 사진을 찍어보겠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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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인가도 비슷한 글을 올린 적이 있지요. 아마 같은 자리에서 찍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ㅂ'
오늘도 출장이었습니다. 따뜻했던 그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쌀쌀했습니다. 감기가 오면 안되는데 걱정이군요. 내일 아침 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지는 감기에 걸릴 기미는 안보입니다. 아침에 종합감기약을 하나 먹어두길 잘했습니다.

요즘 들어 피곤해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오늘도 피곤해보인다는 말을 들었고, 엊그제도 같이 근무하는 분이 저보고 얼굴이 안 좋아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자신은 아주 크게 느끼지는 않는데 말입니다. 음.. 하지만 외부의 눈이 정확할테니 무리하지 않도록 관리해야겠습니다.

노트 정리하고 저도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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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여행가실 때, "폰 로밍해가니까 일 있으면 연락해라!"라고 하시더니만 통화료는 비싸도 문자는 가격이 같으니 이제는 문자로 연락을 주십니다. 집안 분위기상 여행을 갔을 때는 하루 한 번 연락하거나, 아니면 정기적으로 하루 걸러 하루 연락을 하거나 하니 부모님이 여행을 가셔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교 때 기숙사에 있을 때는 저녁 마다 전화로 귀가 보고를 했습니다. 이게 몸에 배니 지금도 늦게 들어가면 반드시 사전 연락을 하게 됩니다)

어제까지는 잘 지낸다 정도의 문자였는데 오늘 아침에는 멋진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인슬로바키아타트라국립공원내호텔에서단장중오늘은항가리로기대됨...


.....
그러고 보니 시차는 아마도 9시간, 지금은 자정일건데 그럼 9시면 주무시는 아버지가 지금까지 깨어있으시단걸까요. 음음; 아니면 문자가 늦은 건가?




사진은 듀시스님께 받은 에스프레소 다크 허쉬와 G에게 받은 허쉬 너겟. 그리고 홍차. 저 다크 허쉬가 굉장히 맛있습니다. 강배전의 커피콩이 다크 초콜릿에 여기저기 박혀 있어서 씹히는 맛도 주는 데다 달지 않아서 맛있더군요. 단 카페인 농도는 좀..; 잠 오려 할 때 간식으로 좋겠습니다.
G는 오늘 조조영화 보러 나갔고, 저는 집에서 뒹굴다가 설거지 다 하고 청소 다하고 밖에 잠시 산책을 나가려고 했습니다. 거실에 널린 이불을 개면서 나갈 준비를 하려다 문득 떠오르는 것 하나.



오늘은 황사경보의 날~♡








OTL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는데, 게다가 아침에 황사 경보가 아니라 약한 황사로 바뀌었다는 것도 들었는데 그 새 잊은 겁니다. 주중이면 수면 부족일 것이 분명하니-밤 사이 3번이나 깼습니다-낮잠을 자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다가도 찌뿌둥한 몸이 밖에 나가자고 보채는군요. 이런.
청소기부터 돌리고 방 정리하고, G가 던져 놓고 나간 무 사기 퀘스트를 해결한 다음에 어찌할까 생각해야겠습니다.
이번에도 대한항공, 그것도 프라하 왕복! 두 분 몫의 마일리지를 끌어다 쓸 수 있습니다. 만세!
(...)

아마 일본 왕복 항공이 나오고도 좀 남을겁니다. 거기에 작년 초에 받아둔 어머니 몫의 터키 왕복 마일리지(아버지는 마일리지 적립이 안되고 현금으로 받아오셨습니다)를 합치면, 잘 하면 두 번 왕복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어제 갑자기 지름신이 들어오셔서 어제 낮부터 오늘 아침까지 지른 책이 꽤 됩니다. 권 수로는 일곱 권? 오프에서 두 권, 온라인에서 다섯 권이니 일곱 권 맞군요. 아, 거기에 G가 대신 질러준 책이 하나 더 있으니 총 여덟 권입니다. 듣기로는 편의점 택배로 한 건 올 때마다 편의점에 200원이 들어온다는데 저 때문에 교보에서 들어오는 택배가 쏠쏠할 터이니-게다가 쿠폰 신공 때문에 철판깔고 만화책도 단권 주문하니;-편의점 아주머니가 저를 보면 환하게 웃으시는 거로군요.(응?)
이번 주말 중으로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주르와 아스마스 리뷰도, 다치바나 다카시의 리뷰도 아직인데 언제 쓰지요.;





사족이지만, 다른 이야기 하나 더.
엊그제 홍대에 만화책 사러 총판에 갔습니다. 사려는 만화책은 품절(절판) 상태라 구할 수가 없었고, 엔딩이 궁금하던 책 한 권만 뽑아들었습니다. 신간 중에 체크할 것이 있나 없나 둘러보는 중 어떤 아가씨가 멀뚱하게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시선을 돌리는데 아가씨 옆으로 일행으로 추측되는 남자 한 명이 손에 만화책을 들고 오는군요. 같이왔나보다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는데 아가씨가 입을 엽니다.

"오빠, 왜 만화책을 사서 봐? 빌려서 보지?"

카운터 바로 앞자리였습니다. 북새통을 가시는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검색대 바로 옆, 카운터 바로 앞이었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눈에서 불꽃이 튀는 것이 느껴졌는데 저만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책 정리하던 아저씨도, 주변에 만화책 사려고 뽑아 들고 있던 사람들도,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속으로는 온갖 생각을 다 하고 있었을겁니다.
다행히 그 "오빠"가 잘 대답해주더군요.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은 사고 싶어서라고 했던가,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은 집에 두고 보고 싶어서라고 했던가, 그런 류의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수긍을 한 건지 다른 이유에서였는지 아가씨는 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작권, 등가교환의 법칙에 대해 일찍부터 가르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허허..
요 며칠 제대로 포스팅할 시간도 안 날 정도로,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특히 어제 오늘은 스트레스 요인까지 한꺼번에 겹쳐서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과열과 업무 과중으로 인한 시스템의 shut down. 그렇다고 해도 될 정도로 말입니다.

오늘은 순간 제가 마리오네트가 된 것 같다고도 느끼고-게다가 줄은 몽창 다 끊긴-하도 뒤집혀서 너덜너덜해진 빈대떡이 된 것 같다고도 생각했습니다.-_-


그래도 잠시간의 즐거움이 하나 있었습니다.
12월인가, 1월인가에 친구에게서 미소년 대화가 들어왔습니다. 일본여행에 관련된 조언을 구하면서 2월이나 3월쯤에 이벤트 때문에 일본에 갈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이번이 첫 번째 일본여행이랍니다. 어떤 이벤트인지는 대강 감을 잡고 있고, 이 친구가 비슷한 바닥(...)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흔쾌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연락이 왔습니다. 정확히는 목요일. 토요일에 출국한다고요.; 항공권과 호텔 모두 지금부터 예약해야하는데 항공기 시간대와 호텔 위치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합니다. 그래서 어찌어찌 이날 항공기와 호텔 예약모두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3박 4일(이지만 실제 사용하는 것은 2일) 동안의 짧은 일정동안 어디어디를 다녀오라고 추천했습니다. CD 등을 사려면 북오프가 좋긴 하지만 중고샵이다 보니 찾는 것이 없을 가능성도 있고, 그러다보면 다른 북오프를 찾게 되어 일정이 밀릴 수 있으니 차라리 이케부쿠로 아니메이트를 가라라든지, 일본의 일기예보도 알려주고 역간 이동을 상세히 알려주는 야후 사이트도 가르쳐 줬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예 일본 여행 계획까지 짜주고 있는 상황이더라니까요.; 일정이 있는 날 외엔 아마 아니메이트랑 아사쿠사를 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하;



대리만족이지요.'ㅂ'

나중에 사진을 옮겨 담고 보니 저도 100장 넘게 찍기는 했습니다. 그 절반 정도는 아마, 빅토리아 피크와 귀국하는 날 공항 버스 안에서 찍은 것일 겁니다. 먹는 것을 제외한 홍콩에서의 사진들을 한꺼번에 몰아 올립니다.

1. 홍콩항과 다리
홍콩이라하면 쇼핑센터만 떠올렸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영국이 덥석 내달라고 했을 정도로 교통의 요지였던걸까요. 항구의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지나가면서 겉핥기로만 보았는데도 말입니다. 물론 전 부산항에 가본적이 없으니, 부산항의 규모는 여기보다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리가 있습니다. 란타우섬과 본토를 잇는 다리는 꽤 크더군요. 현수교라고 하나요? 굉장히 굵은 철선을 중심으로 연결한 다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불가능은 없다였나, 김구라와 김제동이 나오는 그 프로그램에서 건넜던 간사이 지방의 다리도 이런 타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귀국하는 날, 2층 버스의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기에 저랑 G, 아버지까지 셋이서 열심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얼룩은 버스 유리창에 붙어 있던 겁니다.;



2. 빅토리아 피크
홍콩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볼거리로 꼽는 것이 빅토리아 피크입니다. 아쉽게도, 가장 아름답다는 여기에서의 야경은 보지 못했습니다. 어쩌다보니 낮에 올라가서 낮에 내려오게 되었네요.
덧붙이자면 홍콩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장면인 심포니 오브 라이츠 사진은 전혀 찍지 않았습니다. 들고간 삼각대는 아버지의 펜탁스가 독점했다지요. 그걸로 아예 동영상도 찍으셨으니...; 본토쪽에서만 야경을 감상했는데 빅토리아 피크에서 보는 것이 더 예쁠 것이라 생각됩니다. 바다를 가운데 두고 양쪽 해변가에 포진한 건물들이 번갈아 쇼를 벌이는 것이니 어느 한 쪽에서 보면 제대로 안 보입니다.


피크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하늘이 부옇습니다. 맨눈으로 바라보면 층이 져 있는 것이 확실히 눈에 들어옵니다. 위쪽은 파랗지만 아래쪽은 거무튀튀하지요. 북한산에서 내려다본 서울하늘보다 심할겁니다. 내내 코가 건조하고 뻑뻑한데다 목이 칼칼하다고 느꼈으니까요. 천식이 도질까봐 무서웠습니다. 허허..


3. 하버시티의 고디바 매장
홍콩을 돌아다니는 내내 눈에는 고디바만 들어왔습니다. 인천공항에서 고디바 홍차를 보고 구입할까 말까 고민할 때, G가 홍콩에도 고디바 매장이 있을테니 나중에 지르라고 했거든요. 하지만 다른 초콜릿은 더 다양하게 많았음에도 홍차는 없었습니다. 커피도 못봤다는 기억이 떠오르네요.



4. 침사추이 해변가에서 찍은 사진들
심포니 오브 라이츠는 침사추이 쪽에서 보는 모양입니다. 저희는 1시간 전에 명당 자리를 잡아 넋놓고 보고 있었는데 점점 시간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이 늘어나더군요. 그 해변가를 찍어보았습니다.



5. 그 외 홍콩의 사진들
따로따로 접어 넣기 애매한 것들을 한데 모아보았습니다.



이걸로 홍콩여행 사진은 끝! 이제는 마음 놓고 책 읽으러 갑니다. 오늘이야말로 상냥용을! ... 덕분에 다이어리 완성은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다이어리보다는 책이 먼저예요.
홍콩은 쇼핑 아니면 음식이라더니 실제 가서도 그랬습니다. 거기에 부모님들의 멋진 바디랭귀지 덕분에 저나 G만 갔다면 절대 못 먹었을 음식들도 먹었다는 것은 좋았지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종류별로 음식 사진을 모아 나갑니다. 문제는 사진이 좀 많다는 것. 세어보니 서른 다섯장이군요. 조금씩 나눠 접어가며 소개하겠습니다.



1. 대한항공의 기내식 - 그러나 비빔밥은 먹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까지 총 10번의 비행기회가 있었지만 전부 외국항공사로 한 번은 UA, 한 번은 원동항공, 이번이 대한항공, 나머지는 JAL과 스카이라인이었습니다. 대한항공 기내식으로는 비빔밥이 제일 낫다고 듣긴 했지만 먹을 기회가 없었지요. 하지만 이번에도 못 먹었습니다. 홍콩 가는 비행기는 대형이라 비빔밥 메뉴가 있었지만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다른 메뉴를 선택했고 돌아오는 비행기는 작은 거라 비빔밥이 없었습니다.(이런...;) 뭐, 다 그런거죠.=_=;




2. 스타벅스에서
홍콩의 자체 브랜드인 퍼시픽 커피 컴퍼니가 낫다고 들었지만 갈 기회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스타벅스만 갔지요. 그 가장 큰 이유는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커피집이 스타벅스였고 호텔 주변에는 퍼시픽 커피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하버시티를 돌아다니면서도 퍼시픽 커피는 못봤고 스타벅스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스타벅스는 징하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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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하버시티를 돌아다니다 쉴 때도 스타벅스를 들렀습니다. 부모님은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니 오렌지 주스를 갖다 드리고 저는 시그니처 핫 초코, G는 타조차이티라떼를 시킵니다. 거기에 제 커피컵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크랜베리 밀 스콘과 다른 빵과 시금치가 들어간 샌드위치 하나. 빵 맛은 한국보다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콘은 스콘이라기보다는 비스킷이나 빵에 가까웠지만 한국 스타벅스에서 스콘 먹으면 꼭 혀 끝에 남는 꺼끌함은 없습니다. 아메리카노도 진하긴 하지만 그래도 심각한 탄맛은 아닙니다.

홍콩에서는 시즌 음료로 블랙티라떼와 루이보스티라떼를 밀고 있었습니다. 루이보스티라떼는 절대 취향이 아닐 것이니 넘어갔지만 블랙티라떼는 궁금하더군요. 3일째 쇼핑하던 날, 막스앤스펜서에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에 들어가 시켜 먹어봤습니다. 음, ... 음, ... 음. 딱 일본 로열밀크티 맛입니다. 그래서 두 모금 마시고는 그대로 폐기했습니다.

이름은 잊었는데 정육면체모양의 기묘한 디저트가 있길래 마지막 날 공항의 스타벅스에서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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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당 5홍콩달러. 1달러가 120원 가량이니 600원이라 생각하면 맞습니다. 크기는 한 변이 4cm 가량인 정육면체를 생각하시면 됩니다.(아니, 5cm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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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이라길래 뭐가 레몬인가 궁금해했더니 전체적으로 레몬향이 나며 맛도 새콤한 레몬케이크를 먹는 느낌입니다. 시트도 촉촉하고 해서 커피와 간단히 곁들이는 간식으로 좋습니다. 게다가 겉의 코코넛롱이 씹는 맛을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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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을 잘라보니 어떻게 만든 건지 대강 알겠습니다. 겉을 코팅하고 그 위에 코코넛롱을 붙인겁니다. 이쪽도 꽤 진한 초콜릿 맛이랑 촉촉한 시트가 어우러져 맛있었습니다. 가격 대 성능비가 괜찮더군요.
뭐, 대체적으로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낫지 않나 싶지만 가격은 미묘합니다. 물가가 비슷하다더니 홍콩의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조금 싼 정도이고 거의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3. 홍콩에서의 빵 - 델리프랑스도 포함
홍콩에서도 빵집이 꽤 여기저기에 보입니다. 일본에서 돌아다닐 때도 이렇게 많이보지는 못했지요. 체인식 빵집이 상당히 많고 오픈 시간도 이릅니다. 공주 뭐시기였나, 하여간 그런 이름의 빵집은 오픈 시간이 6시 반입니다. 대체적으로 7시 쯤에는 빵집들도 다 여나봅니다. 아침시간에 출근하면서 끼니거리를 사들고 가는 회사원들이 많아 그런듯합니다.




4. 홍콩에서 먹는 홍콩식 음식들
델리프랑스는 은근히 제 취향이었지만 부모님은 다른 게 더 좋으셨나봅니다.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운동 겸 산책(이라기엔 좀 많이 과했지만)을 나가신 두 분은 아침거리를 사들고 오셨습니다. 길 건너편에 갔더니 테이크아웃 전문 가게에 사람들이 줄을 엄청나게 서서 사더라, 그래서 사와봤다 하십니다.

그리하여 먹게된 홍콩식 아침 식사, 그리고 중국 음식들 나갑니다.


5. 나머지 간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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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시티슈퍼에서 구한 스타벅스의 딸기 프라푸치노 병. G가 병이 예뻐 질렀다고는 말못합니다.
여행내내 슈퍼마켓을 돌아보았던 G의 불만은 딸기우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초콜릿 우유도 있고 커피우유도 있지만 딸기 우유는 없습니다. 그랬던 G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습니다. 아주 조금. 딸기 우유는 맞긴 맞는데 좀 많이 달았지요. 딸기셰이크를 녹인 맛이라고 생각하시면 비슷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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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둘째날 먹은 아이스크림. 이날 아침 침사추이에서 센트럴로 가기 전 XTC라는 (가이드북에도 나와 있는) 맛있는 젤라토집을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확인하고 침사추이로 돌아온 다음 부모님을 부추겨 들어갔습니다. 부모님이 단 것과 빵을 좋아하신다는 것이 이런 때는 좋군요. 아이스크림 맛있는 집이라고, 먹으러 가자고 부추겼더니 솔깃해서 따라오십니다.(...) 개당 23달러였던가요. 두 종의 젤라토를 올려줍니다. 어느 맛이든 다 괜찮았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지요.
(쓰면서도 염장이 안되는 이유는 지금 치료한 쪽 말고 다른 쪽에 치통이 좀 있어서 찬 것을 못 먹기 때문입니다. 아우, 올 겨울은 왜이렇게 비실대는지 모르겠습니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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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허유산의 디저트입니다. 단팥죽 비슷한 모습에 끌려 주문을 했는데, 검은콩국물에 코코넛 밀크를 섞고 검은쌀과 타로를 넣은 겁니다. 달달한 타로의 맛이 고소한 국물과 잘 어울려... 라고 말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양이 은근히 많더군요. 보통 밥 한 그릇 정도의 그릇에 담겨 나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쌀이 들어 있으니 오죽합니까.
현미는 잘 먹지만 이 검은쌀은 조금 미묘해서 먹다가 1/3쯤부터 질리기 시작하더니 엉뚱한 쪽으로 생각이 뻗어나갑니다. 마치 지금 내가 퍼먹고 있는 것이 검은쌀이 아니라 검은 개미 같다고 말입니다. 쌀이 톡톡 씹히는 것이 그런 상상을 불어 넣더군요. 그 상상을 들은 G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아냐. 개미는 씹으면 실거야."
과연 그렇군요. 개미산 때문에 신 맛이 나지, 저렇게 달달하진 않을겁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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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G가 앞에서 먹고 있었던 것은 이겁니다. 망고소스에 망고과육이 들어가고 망고젤라토가 얹혀진 것. 정말 진한 망고맛이 납니다. 양도 많아서 다 먹다보면 망고에 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것만 하나 먹어도 망고는 원없이 먹은 걸겁니다. 들어간 망고양을 따져도 그렇지요.






이것으로 여행음식사진은 끝! 이제 자러갑니다. 앞 서 글 쓰고 난 다음부터 시작해 중간에 마비노기 다운힐 한 판 해주고 나서도 계속 붙들고 있었는데 이제(11시 17분-_-)야 끝났습니다. 홍콩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마저 쓰겠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셨습니다. 갔으니, 질러라!





라고는 하지만 못 질러서 조금 아쉬웠던 것이 몇 가지 있었지요. 하나는 막스앤스펜서에서 봐둔 몇몇 옷들. 여기 옷들이 그나마 가장 취향에 맞았고 가격도 괜찮았지만 사지 않고 돌아 나왔습니다. 그게 아쉽네요. 또 하나는 홍콩 고디바 매장에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구입하지 않은 고디바의 오렌지 블로섬 홍차. 이리하여 고디바의 초콜릿과 홍차를 함께 한다는 것은 나중으로 밀렸습니다. 그리고 G가 막판까지 고민했던 페닌슐라의 미니캔 홍차들. 가격대가 생각 외로 높아서 등을 돌려야했습니다. F&M도 그정도로 비싸지 않은데 50g인지 25g인지의 미니캔이 두 개 세트에 198 홍콩달러였습니다. 개당 99달러. 그럼 대략 12000원정도입니다. 트와이닝 얼그레이 200g 틴을 침사추이 이스트에 있는 모 슈퍼에서 56달러에 봤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손이 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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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선물로 들고 가려고 구입한 캐슈넛과 단밤. 홍콩은 특산물이란게 거의 없어서 구입하기 난감했습니다. 공항에서 구할 수 있는 선물은 거의가 다 일본산입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선물용 제품은 대형 포키. 지난 빼빼로 데이 때 나왔던 것처럼 무늬만 대형이 아니라 진짜 대형 포키였습니다. 거기까지는 이해하겠는데 홍콩한정 상어지느러미수프맛 프릿츠는 과하더군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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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쇼핑은 슈퍼마켓에서의 쇼핑입니다. 코즈웨이베이의 시티슈퍼에서 구입한 위타드 잉글리시 로즈와 트와이닝 얼그레이입니다. 얼그레이는 제가 항상 보던 것과 틴이 달라서 구입해봤고 잉글리시 로즈는 한국에 아예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구입했습니다.
홍차캔 아래에 보이는 것은 고디바 초콜릿 볼입니다. 이것은 두 통을 사서 한 통은 봄친구들과 한 통은 생협분들과 나눠 먹을 생각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막스앤스펜서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것들입니다. 맨 위에 보이는 대형포장은 올브랜과 무가당말린 과일이 들어간 무슬리입니다. 그 아래에는 오가닉 쇼트브레드 두 개. 역시 각각의 모임에 들고갈 예정입니다. 가운데 낀 검은 포장은 공정무역마크가 찍혀 있는 막스앤스펜서의 커피입니다. 커피 리뷰는 별도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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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시티의 시티 슈퍼에서 구입한 얼음틀은 물고기 생선뼈모양입니다. 훗훗. 지난 여름 내내 살까 말까를 망설였는데 결국 질렀습니다. 그 옆은 코즈웨이베이의 이케아에서 구입한 탁상 시계. 지난번에 시계가 완전히 망가진 이후 방에 시계가 없어 불편했는데 이제는 문제 없습니다.
맨 아래 왼쪽은 대한항공 기내에서 받은 간식, 그 옆은 신기하다는 이유로 G가 사들고 온 초콜릿바, 그 옆은 호텔에 서비스로 놓여 있던 밀크티와 커피 믹스입니다.'ㅂ'


여기에 덧붙이는 G의 한마디.

"언니 선물은 아주 쉬워. 그냥 슈퍼마켓에 가서 구하면 돼."



...
어쩐지 지난 괌 여행 선물도 그렇더라니.
세 달 전만해도 가리라 생각못했던 홍콩을 가게 된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 덕분입니다.

① 작년 추석 때 큰집 큰오빠(장손)가, 아들래미의 아토피 문제로 온천여행을 갔습니다. 원래는 추석 다음날 올라온다 했지만 마음에 걸려서였는지 추석 전날 올라왔습니다. 사촌오빠의 가족여행을 본 아버지가 이야기 하십니다. "우리도 다음 구정 때 가족여행갈까?" 역마살이 있다고 어머니께 종종 구박받으시는 아버지, 이 때도 바람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셨습니다. 기왕이면 따뜻한 곳이 좋다고 추석 연휴 기간 합의를 본 곳은 호주였습니다.

② 그러나 호주는 가격을 알아보면 알아볼 수록 가격이 비쌉니다. 4인 가족이 간다면 800은 있어야할 듯합니다. 경제권을 쥐고 계신 어머니가 고개를 갸웃거리십니다. "호주 말고 싼 곳은 없나?" 그러나 여기에도 복잡 다단한 전제가 붙습니다. 저나 G는 당근 일본을 선호했지만 어머니는 단호하게 거부하십니다. "가족들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여행지로 가자." 이렇게 되면 여행지 선택의 폭은 굉장히 줄어듭니다. 가족들 중 누구 하나도 가 본 적이 없는 지역, 가격이 싼 곳. 그렇게 되면 선택지는 홍콩과 싱가포르 밖에 남지 않았으며, 양쪽 모두 가본 분의 충고에 따라 홍콩을 먼저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되니 구정에 갈 필요가 없이 그냥 G가 이틀 휴가를 내서 주말 껴서 가면 되겠다고 하였고 일정이 확 당겨져 1월 초로 잡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예약시점이 상당히 촉박합니다.
(이리되면 차라리 앙코르 와트를 가는 쪽이 쌌지만 어머니는 이미 가보셨다고 딱 잘라 목록에서 뺐습니다. 앙코르 와트를 가본 것은 저와 어머니뿐이고 G와 아버지는 아직입니다.)

③ 패키지를 주장하시는 어머니와 달리, 가격상의 이점으로 저는 항공과 호텔의 별도 예약을 선호했습니다. 하지만 예약을 들어간 시점이 12월 초라, 1월 초의 호텔들은 상당수 만실입니다. 순위에 올려두었던 호텔들이 이미 다 마감되고 결국 들어간 곳은 Empire Kowloon입니다. 부모님은 꽤 좋다 하셨지만 속 사정-좀더 싸거나 비슷한 가격에 좋은 위치, 좋은 시설의 호텔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저나 G는 굉장히 불만이 많았습니다.

④ 예약 완료되고 한시름 놓았는데, 출발하기 열흘 전에 어머니가 말씀하십니다. "하*투어에서 나온 홍콩여행상품 중에 한 명 가면 동행 1인은 공짜로 보내주는게 있네. 예약한 것 취소하고 이걸로 해라." ... 항공권은 4인 이상 예약가능한 대한항공 것으로, 취소 불가입니다. 이미 발권까지 다 마친 상태. 취소가 안된다고 말씀 드리니 무슨 소리를 하느냐며 취소하라 하십니다. 이모저모-G가 쓸 수 있는 휴가일정이 맞지 않아-문제가 발생해 일단 납득했지만 그래도 어머니는 불만 많으십니다.

⑤ 호텔과 항공권은 부모님이 부담하시는 걸로 했지만 공짜로 따라가기가 찔려서 체류 비용은 저와 G가 공동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말이 공동부담이지 저와 G가 3:1로 나눠 부담했습니다. 그나마 G는 홍콩여행 동안 자기 몫으로 산 물건이 없다는 이유로 남은 경비를 모두 모아 가졌습니다. 그것이 약 1800 홍콩 달러. 환전하면 20만원을 챙긴겁니다. 본인이 낸 돈보다 더 돌려받았습니다.
(그 상황을 인식한 G. "뭐 맛있는 것 먹고 싶어?"라고 묻습니다. 그냥 카드비용에 조금만 보태달라 했습니다.)

⑥ 출발하기 직전 감기 기운은 아니고 목이 뻑뻑하고 가래가 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기관지를 비롯한 호흡기 계통이 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기관지는 홍콩에 가서 엄청나게 혹사를 당합니다. 가이드북에서 슬쩍 읽고 지나간 홍콩의 공기오염문제는 제 기관지가 확실하게 체험했습니다. 지난 주말 동안의 홍콩 공기는 그래도 아주 심각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하지만-여름에는 숨도 못쉴 지경이라 들었습니다-한국, 서울 기준으로 따지면 3-4월의 황사정도는 됩니다. 최고 황사가 아니라 중간 정도의 황사일까요?

⑦ 가기 전에도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홍콩은 쇼핑에는 좋지만 무엇인가 구경하기에는 좋지 않습니다. 그나마 심포니 오브 라이츠(Symphony of Lights)와 빅토리아 피크에서의 구경 정도가 괜찮았습니다. 이것을 뺀다면 쇼핑몰 구경하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으니, 나이 드신 분들이랑 갈 경우엔 명품을 사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면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영국 조차지(맞나요?)였기에 기대했던 홍차들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일본과 계속 비교가 되더군요. 같은 가격이라면 차라리 일본을 간다 싶었습니다. 전 (옷 등을 사기 위해 발품파는) 쇼핑이 싫어요!

⑧ 그런 이유로 출국전부터 귀국후 지금까지 이번 여행을 바라보는 제 시선은 한결같습니다.
"이번 홍콩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 홍콩여행이 될것입니다."
물론 타의로 가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끌려가겠지만, 선택할 수 있다면, 혹은 누군가 공짜로 보내준다고 해도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여행은 4일을 통째로 날려버린 고행길이었습니다.



자아. 불평 불만은 이정도로. 오늘 중으로 리뷰 다 올리겠습니다~.
(이거 다 하고 상냥용 읽으러 갈거예요.'ㅂ')

취침시간을 27분 넘겼습니다.; 그런 고로 간단히 적지요.

1.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준 여행이었습니다.
2. 홍콩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지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3. 예약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예약 완료된 시점에서, 출발하기 직전에도, 출발하고 나서도, 여행다니는 동안에도, 들어오기 직전에도 힘들었습니다. 떠올리기만 하면 이마 사이에 川을 그리게 되니 그저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입니다.



자세한 리뷰는 내일부터 차근차근 올라갑니다~.

오로지 사진 해치우기 용도.;
이날 가서 사진은 생각보다 많이 안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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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였더라...; 작년에도 나왔던 에스프레소 컵입니다. 올 콜렉팅을 하면 정말 예쁘겠지만 그럴 자금도, 공간도 없습니다. 그저 눈으로 구경만했지요.
2시부터 개당 15000원에 판매한다 했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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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가비양. 작년에는 핸드드립샵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핸드드립을 하는 곳도 꽤 많이 보입니다. 역시 커피프린스의 영향일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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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드립퍼를 고노로 씁니다. 구멍인 세 개인 칼리타, 하나인 메리타와는 또 다른 드립퍼로, 가운데 큰 구멍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한 번도 써 본적이 없지만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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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치 커피 메이커.
한번 마셔보고 싶었지만 잠시 다른 곳 다녀오는 사이에 커피가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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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커피들. 다 생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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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커피통. 흐음. 자마이카산 블루마운틴 통이군요. 왜 항상 저런 전시에는 블루마운틴 통(혹은 자루)가 나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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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안되는 홍차샵입니다. 티백을 밀고 있더군요. 편하게 티백을 담아 다닐 수 있는 캔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지만 일단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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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아트. 커피프린스를 안봐서 모르겠는데, 그 때문에 유행했다는군요. 사진에 등장하신 분이 그리고 있는 것은 커피잔에 몸을 담그고 있는 진저브레드맨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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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전경. 이런 초크아트 부스도 꽤 많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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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꽤 마음에 들었던 부스 중 하나입니다. 다른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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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용품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이런 유리제품들도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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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는 도자기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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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눈 결정 문양의 도자기 그릇. 세 가지 색이 세트입니다. 대량 주문으로만 받기 때문에 낱개 판매는 하지 않는다는군요. 순간 이거 대량 주문해버릴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방산시장에 가서 이 그릇이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정말 대량 주문으로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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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기 위해 중간에 잠시 나와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티샵. 위치가 참 애매합니다. 도심공항터미널쪽에 있는 브라질 커피전문점 바로 옆골목으로 들어가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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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앞에서 찍은 사진. 저기 보이는 노란 간판이 ABC 마트입니다.

이후 4시쯤 kiril님과 함께 갔다가 메뉴판 받고는 도로 나왔습니다. 마침 마스터가 도착했다고 연락을 주셨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아도 돌아 나왔을겁니다. 차 한 잔에 7500원 하더군요. 니나스 파리차였는데, 그 정도로 비쌀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예쁘지만 가격은 예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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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헤매며 돌아다니다가 결정한 점심은 리조토. B가 가르쳐 준 쌀국수 집은 폐업했나봅니다.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더군요. 간판은 찾았는데, 그 안에는 다른 옷가게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뽀모도로에 들어가 리조토를 시켰지요. 13000원이었는데 가격대 성능비가 미묘하네요. 맛있게 먹긴 했지만 리조토를 받아든 순간 이거 개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은데 노리타가 차라리 낫다라는 생각도..
그나저나 일요일 점심 때, 다들 커플이나 일행이 같이 먹는데 혼자 먹고 있으려니 좀 민망합니다. 아직 솔로 부대원으로서의 자각이 부족한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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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로 kiril님과 다니다가 본 부스의 액세서리들입니다. 은제품으로 추정되는데 커피빈, 미니 컵 등을 주제로 한 귀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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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핸드폰 고리. 더 보고 있다가는 지를까 무서워 서둘러 나왔지요.;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가족단위들이 상당히 많았지요. 본격적인 카메라(DSLR)를 들고 사진찍으러 다니는 분들도 있었는데... 작년이 더 재미있었지 않았나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부스들이 대체적으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는 것도 그렇고요.
아참, 운영에 있어서 문제점도 좀 있었습니다. 사전 등록을 두 번인가 받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초기 사전 등록 명단을 날린 모양입니다. 등록을 했는데 명단에 없었다는 경우가 많았다네요. 마스터도 그래서 카페쇼는 못들어오고 말았고.. 저는 1차 때 했나 안했나 가물가물해서 2차 때 다시 한 경우였는데 그러길 잘했습니다. 5천원 내고 들어가 보기에는 아까웠으니까요.

티페스티발도 사전등록 시작하면 잊지말고 해야겠습니다.
먼저 팀탬(인지 팀탐인지)부터.

지난번에 신세계에서 호주 물산전이 끝나고 바로 사라진줄 알았던 팀탐이 재등장했습니다. 어제 신세계에 갔더니만 시식행사를 하고 있더군요. 호주 물산전에서 나왔던 것처럼 캬라멜, 오리지널, 다크와 4개 들이 팩-3종 하나씩에 셋 중 하나가 더 들어 있는 것-을 팔고 있습니다. 가격도 동일하게 1개에 3500원, 4개 팩은 9900원입니다. 집어올까 말까 망설였던 것은 소심늘보님의 포스팅 때문이었지요. 트와이닝 얼그레이를 이걸로 빨아 마시면 무슨 맛일까 황홀하게 상상했지만 요즘 뱃살과 허벅지살이 무진장 늘어난 관계로 넘어갑니다. 몸 상태가 안정화가 되면 그 때 시도해보도록 하지요.;
하여간 본점에 있는 것으로 보아 다른 신세계 점에도 팀탬이 들어와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스타슈퍼에도 들어와 있지 않을까요? 하여간 신세계 내 슈퍼마켓 들어가 찾아보세요.

그리고 명동 도넛 기행. 이글루스 밸리에도 한 번 올라왔던가요? 미국계 도넛점인 도넛 플랜트가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미국 외 지점으로는 일본 다음으로 두 번째라던가요. 크기가 굉장히 크고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다던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도넛에 유기농 재료를 써봐야 도넛이지!".(...) 가격대가 1600원에서 2천원 정도라 합니다. 이로써 명동은 도넛 전국 시대를 새롭게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찾아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최근 도넛이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어서 말이죠. 하지만 어제 일이 있어 명동에 나갔다가 종각쪽으로 걸어오면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일부러 찾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알고 제 눈에 들어온건지. 거참.
그리하여 발견한 기념으로 이런 것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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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역 6번 출구에서 나와 죽 내려가 파스쿠치가 있는 작은 4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미스도가 나옵니다. 거기를 찍고, 중앙통으로 다시 나와 CGV가 있는 큰 골목까지 한 번에 내려옵니다. 두 골목이 만나는 지점에 크리스피 크림이 있다고 기억하는데 맞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여기를 찍고 나서 이번엔 명동지하상가 쪽으로 걸어갑니다. 지하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을지로 입구 쪽으로 꺾어 걸어내려갑니다. 그리고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 바로 직전에 도넛 플랜트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롯데백화점 길 건너편에 있습니다.
홍보자료들에서는 오픈 시간이 7시라 되어 있는데 제가 본 오픈 시간은 11시. 폐점 시간을 개점시간하고 헷갈린 걸까요. 어쨌건 7시가 맞다면 미스도보다도 한 시간 빠른 셈입니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은근히 많더군요. 참고로 오픈은 29일. 그제였습니다.;

지도에 표시한대로만 다니면 명동 도넛 기행을 완수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스도와 크리스피까지 가는 그 사이에 던킨도 있습니다. 던킨 포함하면 총 4군데를 한 번에 가실 수 있겠군요.


왠지 도넛 플랜트의 다음 지점은 홍대에 생길 것 같은데...? 정말 그럴까요?
그렇게 되면 홍대 도넛 기행 지도도 만들어 보겠습니다.(훗훗훗)
말은 그렇게 하지만 출발하기 전날-정확히는 공항 들어가던 그날인 10월 26일 금요일은 9년만에 가장 커다란 보름달을 본 날이었습니다. 그러니 일요일에 주워온 반달이 진짜 달일리는 없습니다. 하네다 공항에서 구입한 반달모양의 선물용 과자입니다. 본래 이름은 半月, 일본어로는 はんげつ입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6개들이입니다. 세 개는 녹차맛, 세 개는 기본입니다.

포장을 풀면 이렇습니다. 여닫는 상자가 아니라 이렇게 풀리는 상자. 꽤 단단해서 안의 과자가 쉽게 부서지지 않겠더군요. 게다가 위 아래는 저렇게 완충제도 들어 있습니다.

열면 보이는 것은 가마쿠라. ... 응?

뒷면을 보니 아마도 가마쿠라 쪽에서 유명한 과자집이 하네다에 지점을 낸 모양입니다. 여기에 실린 여러가지 다양한(맛있어 보이는) 간식들이 사람을 유혹합니다. 그런 고로 펼친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진짜 반달모양이지요?
하지만 과자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달 속에 숨은 저 토끼입니다. 아우! 제가 늑대였다면 아마 군침을 삼키고 달려들어 귀를 잽싸게 잡아챘을겁니다.(...)

왼쪽이 녹차맛, 오른쪽이 플레인. 플레인이라고는 하지만 크림에서 팥으로 추정되는 맛이 살짝 납니다. 녹차맛은 확실히 녹차맛입니다. 크림색도 그렇고 과자도 녹차를 넣은 모양입니다. 기린에서 나오는 고프레보다는 과자가 두꺼워서 전병(센뻬)를 먹는 느낌이지만 크림과 같이 먹으니 맛있습니다. 역시 차와 곁들여 먹는게 좋겠지만 그럴 여유도 없이 후다닥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먹었으니 조금 아쉽군요. 나중에는 느긋하게 즐겨보고 싶습니다.-ㅂ-

그런 고로 시간이 된다면 하네다 제1터미날에 들어가 간식 쇼핑을 잔뜩 하고 오는 것도 좋습니다. 도쿄시내의 유명한 간식들은 다 모아두지 않았나 싶던걸요. 치즈케이크도 있고 초콜릿 케이크도 있고,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못찾았지만 하여간 있다 하고. 파스텔도 있습니다. 일찍 문을 닫는다는게 아쉽지만 말입니다.

자, 이것으로 이번 일본여행 관련 포스팅은 끝! 관련 포스팅은 하나 더 있지만 그쪽은 맛 카테고리에 올리겠습니다.
와아! 드디어 이번 일본여행 마지막 글입니다!
라고 쓰고 보니 오늘 찍은 사진들이 있으니 마지막 글은 아닙니다. 지난번에 선물로 사온 반달 리뷰가 아직 남았군요. 이건 내일 중으로 올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과연 가능할지?

지하철에 흔들려 가며 찍은 사진인데 의외로 초점은 맞았습니다. 다행입니다.
니혼바시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 구입한 스콘들입니다. 지름 4cm 남짓의 작은 스콘들이 개당 210엔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따끈하게 데워 먹는 쪽이 더 좋겠지만 아쉽게도 허기를 채우는데 바빠서 제대로 맛을 즐기지 못했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표중 하나가 F&M과 베노아의 스콘을 비교해서 먹어보는 것이었는데 무리였습니다. 다음에는 양쪽 티룸을 모두 방문해보고 거기에 마리아쥬 프레르와 루피시아까지 넣어서 네 곳의 스콘 세트를 정복하는 위업을 달성하겠습니다! (위 상태가 허락해준다면...-_-;;;)

이렇게 흐리멍텅한 스콘 리뷰를 쓰고 있는 것은 생각만큼 맛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흑흑. 8th 여행 때 티세트에서 나왔던 스콘은 따끈따끈한 데다 클로티드 크림을 바르고 잼을 발랐으니 맛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건 식은 것을 음료도 제대로 없이 씹어먹었으니 그럴만 하지요. 하지만 식은 것을 먹다 보니 이쪽도, 베이킹 소다의 떫은 맛이 살풋 혀에 남았습니다. 다음에 홍차와 함께 제대로 먹으면 다를까요.


치즈양이 전날 샀다면서 하나 건네주었던 안닌도후. 살구씨두부를 행인두부라 쓰고 안닌도후라 읽습니다. 우유푸딩과 비슷하지만 맛이 꽤 다릅니다. 뭐랄까, 플레인 요거트를 우유에 살짝 섞어서 만들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푸딩입니다. 젤라틴으로 굳힌 것이지만 우유푸딩도 푸딩이라 부르니 이것도 푸딩.

처음 플라스틱 숟가락을 대었더니만 숟가락이 튕겨져 나옵니다. 탱탱한 표면장력을 뚫고 들어가 한 숟갈 입에 넣으면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푸딩의 맛이....... (츄릅) 안닌도후는 먹어본 적이 많지 않지만 이 정도 달기에 새콤한 것도 좋고, 가볍게 즐기는 간식으로는 딱입니다. 다음에도 잊지말고 하나 챙겨먹어야지요.

AEN에서 점심을 먹은 뒤에는 지유가오카를 돌아다녔습니다. 여기저기 잡화점들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그릇을 찾아보기도 했고요. 이번 여행에서는 이상하게도 그릇이나 컵들이나 딱히 마음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었다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직후에 지름신이 강림하셨으니 그 쪽이 더 문제입니다.

코소안입니다.
나츠메 소세키의 친구의 사위의 뭐시기였나. 하여간 이 집 주인에 대해서는 동경오감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말차를 마실 수 있다는데 가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었지만 이미 지유가오카 폴 바셋에 낚인 지라 다음을 기약하며 물러났습니다. 단팥죽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군요. 말차와 단팥죽과 안미츠라.

건축물이 꽤 독특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이야 지유가오카가 관광명소 비슷하게 인식되어 있지만 그전까지는 호젓한 분위기의 보통 주택가였을테니 운치있는 분위기를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요.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장소를 찾아 여행을 떠.... (퍽!))

세인트 크리스토퍼 가든. 여기도 유명합니다. 여기서의 애프터눈 티세트도 한 번 꼭 가보겠다 했는데 어째 갈 때마다 겨울인지라 정원에서의 티파티는 무리입니다. 그래도 따끈한 홍차와 스콘은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크리스토퍼 가든에서 뒤를 돌아!를 하면 루피시아. 대각선 위치에 있습니다. 전면 유리로 되어 있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잘 보일지는 몰라도 유리창에 뭔가 포물선이 그려져 있고 그 위에 그림자 비슷하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입니다. 이게 지금 루피시아의 목표랄까? 그런 것이 아닐까 싶군요.
루피시아에서 보고 홀딱 반한 티코지도 낙타 티코지 였습니다. 낙타털색의 티코지에, 앞부분은 낙타 머리가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루피시아 근처에 있는 이 곳, 고디바 매장. 흑흑흑....
면세점의 고디바 매장이 문을 열지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후퇴했는데 여기서도 가격에 밀려 후퇴했습니다. 아니, 게다가 초콜릭서의 유혹도 있었다고요! ;ㅂ; 별도 매장이다보니 아이스크림도 있고 직접 만드는 초콜릿도 있고, 찰리님 블로그에 등장한 다양한 상품들이 가득.....
이리하여 고디바 매장도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찍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앞에 보이는 3단 접시 때문입니다. 할로윈이 머지 않았을 때니 초콜릿으로 만든 호박들이 보이는군요. -ㅠ-
후타고타마가와(二子玉川)에서 찍은 사진들 몇 장.
시부야에서 전원도시선을 타고 10분 남짓 걸리는 곳입니다. 지유가오카까지도 바로 연결되니 양쪽을 묶어서 돌아다니기 좋은 곳이지요. 메구로까지의 버스 코스가 꽤 볼만하다 했는데 시간 문제상 바로 이동을 했기 때문에 이쪽 사진은 없습니다. 메구로는 이번에도 돌아보지 못했지요.

후타고에서 주로 돌아다닌 곳은 백화점. 다카시마야 백화점을 빙글빙글 돌면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코치 매장입니다.
다른것보다 앞쪽에 보이는 알록달록 패치워크한 지갑이 눈에 들어왔지요. 물론 제가 먼저 본 것이 아니라 같이 간 샤이님이 먼저 보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런건 좀 둔해서..OTL
신상품이라 하는데 청록색, 자주색, 흰색에 코치 마크가 들어간 가죽이 번갈아 이어져 있습니다. 작은 가방도 있고 지갑도 있고, 아예 라인이더군요. 한국에는 들어오려나 싶은 라인이라 샤이님이 꽤 고민했습니다. 실물이 상당히 예쁘거든요.+ㅁ+

Madu라는 브랜드는 여기서 처음 보았습니다. 한데... 은근히 물품들이 취향이라니까요. 눈을 끄는 그릇들이나 소품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단, 이번 여행 때 저는 뭔가 시들한 상태여서 그릇을 봐도 딱 이거다 싶은게 없더군요. 지름신이 오시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그 직후에 오신 덕에 다음달 카드값이 걱정입니다.

후타고의 다카시마야는 본관과 서관, 남관이 따로 있습니다. 주로 돌아본 것은 남관쪽인데 남관에서 본관으로 이동하는 도중의 연결통로에서 밖을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담쟁이가 잔뜩 뒤엉켜 뭔가 을씨년한 분위기의 건물입니다. 아예 완전히 덮고 있다면야 덜하겠지만 지금은 좀 부족하죠?

사진에 가 있는 검은색 세로줄은 창문 유리에 들어 있는 열선입니다. 겨울철의 서리방지와 습기가 서리는 것을 막기 위함인가 봅니다.


자아. 여행기가 거의 끝나갑니다. 이제 두 세 편만 더 올리면 되겠군요.+ㅁ+
신 타카나와 프린스 호텔이었나요? 하여간 이름도 헷갈리게, 시나가와 역 주변은 호텔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번 여행의 숙소는 시나가와 프린스였지만 모종의 이유로 인해 신 타카나와에도 있었습니다.(훗훗훗)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시나가와 프린스의 하푸나로 가던 도중 발견한 것. 건물이 굉장히 예뻐서 카메라를 들어 찍고 나서 보니 교회건물이었습니다. 지붕 바로 아래 보이는 십자가 말이죠.
일본 사람들은 태어나서는 신도, 결혼할 때는 교회, 죽어서는 절이라던데 그래서 그런지 호텔에서 교회 건물을 만들어 놓는 경우도 있더랍니다. 결혼식용 건물이지 실제 교회는 아닌거죠. 하지만 이것은 진짜 교회입니다. 번듯하게 교회 이름도 있고 일요일 아침에 예배보러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고요.

층수 높고 들어가기 어려운 그런 교회가 아니라 작지만 마을 사람들이 언제나 드나들 수 있는 느낌의 교회입니다. 이런 교회라면 좋습니다. 그래도 들어가라고 하면 손사래를 치겠지만 말입니다.

쉐타? 스웨터? 표준어가 후자일거란 생각에 일단 후자로 적습니다.

후타고 타마가와도 이번 코스에 들어가 있었지만 목표였던 타코야키와 타이야키는 뒤로 한 채 다카시마야 백화점만 줄창 돌다가 끝났습니다. 굉장히 큰데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일요일 오전이라 사람이 없기도 했고 말입니다. 특히 지하 1층의 식품관은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파산하지 않을까 싶은 정도로 눈을 홀리는 간식들이 많았으니까요. 다행히 전날의 홍차 파산을 생각하며 꾹꾹 눌러 참았습니다.
그래 놓고는 지유가오카로 이동한 다음 또 루피시아에서 홍차를 샀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말입니다. 살포시 넘어가도록 하죠.

사진은 뒤쪽으로 보이는 스웨터를 입은 티포트를 찍은 겁니다. 찍어도 되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하여간, 후타고 타마가와 다카시마야의 Afternoon Tea Shop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판매 상품입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데 저 귀여운 스웨터에 홀딱 반해서 G에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려고(...) 찍었습니다. 작은 사진으로는 제대로 디테일이 보이지 않아서 아쉽긴 하군요.

티코지에 티매트, 찻잔받침까지 세트로 만들어 달라고 할까요.-ㅅ-

제목만 보시고는 이게 뭐신겨?라고 의문을 떠올릴 분들이 많을겁니다. 저게 바로 도쿄 바나나입니다. 그냥 바나나라고 히라가나(원래는 가타카나로 써야 맞겠죠)로 쓴 것도 아니고 맨 뒤에는 奈를 붙이는 센스라니.
이번 여행에는 일본어로는 오미야게라 부르는 여행선물을 꽤 많이 사왔습니다. 이 중 먼저 먹은 두 가지를 쓰도록 하죠.

하나는 이름도 잊어버린 기묘한 일본과자입니다.

옆에 놓인 고구마는 살포시 무시해주시고...

사각형 밀전병 안에 통팥앙금이 들어가 있는 과자입니다. 이건 선물로 사들고 와서 부서에 전부 돌렸습니다. 물론 이번은 제가 돌릴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랬던 것이고 앞으로는 안 할 생각입니다. 비용 문제가 상당해서 말이죠.
이걸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쌉니다. 20개 들이 한 박스에 1천엔이었던가요? 상당히 싼 맛에 하네다 1터미널에서 덥석 집었는데 들어가보니 출국장에서도 팔더군요. 그 쪽이 5% 세금이 없어서 더 쌌습니다.(훌쩍)
계피향 비슷한 팥앙금에 약간 쫀득한 느낌의 밀전병이라 녹차와 함께하면 딱 어울릴 듯합니다. 차를 마실 시간이 없어서 후다닥 한 개 집어들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도쿄 바나나의 케이스는 지난번 홍차 공개(;) 때 찍었으니 이번엔 내부 사진을.

8개 들이입니다. 이게 1천엔이었을거예요.
낱개포장으로 되어 있어 집어먹기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든 과자상품들은 판매 당시에 상미기한-이라고 보통 써져 있는 언제까지 먹으세요라는 날짜-을 알려줍니다. 유통기한과 상미기한은 보통 다르죠. 상미기한을 한국어로도 편하게 부르는 단어가 있을텐데 기억이 안납니다. 뭐더라.

뜯어보면 저렇게 아래 쪽은 비닐로 된 케이스가 들어 있습니다. 겉이 촉촉한 스폰지라 잘못하면 손에 묻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 저런 케이스를 잡고 먹으란 것이겠지요.
뭔가 오동통하니 몽키바나나라 불리는 작은 바나나가 생각나는 사이즈입니다.

한 입 덥석!
음, 겉은 부드러운 스폰지 시트, 그리고 안은 바나나 잼. 끝!





<SYSTEM> 키르난은 도쿄 바나나를 클리어했습니다.



덧붙임 1. 히요코도 도쿄여행선물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큐슈랍니다.
덧붙임 2. 처음으로 도쿄 바나나를 사와봤는데 하네다 공항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으니 두 번 사올 것 같진 않군요. 다음엔 뭘로 사올까나.
지금까지 가본 호텔 중에서 가장 고가의 호텔이 바로 여기, 시나가와 프린스입니다.
시나가와역에서 걸어서 2분, 그리고 시나가와 역은 하네다공항에서의 모노레일이 도착하는 하마마츠쵸와는 딱 두 정거장입니다. 그래서 교통편이 굉장히 편리하다 하던데 과연! 돌아다니기도 편하더군요. 시간이 맞지 않아 시나가와 역에 붙어 있는 여러 쇼핑센터는 가보지 못했지만 돌아다니다보면 고디바도 있다 합니다. 쇼핑가가 굉장히 크다는 것이겠지요.

일요일 아침은 호텔 조식입니다. 시나가와 프린스는 규모가 크다보니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도 여러 곳인데 이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뷔페식 식당인 하푸나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8시쯤 내려갔더니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군요. 카메라를 들고 내려갔지만 뷔페칸을 찍을 용기는 없어서 접시만 열심히 찍었습니다.

입장을 기다리고 있으면 종업원들이 서로 연락을 하여 어디에 몇 자리가 있는지를 파악, 손님들의 수 대로 자리 안내를 해줍니다. 그리고 전해주는 것이 이것. 뷔페식당의 안내도입니다. 어디에는 양식이, 어디에는 빵이, 어디에는 일식이 등등으로 간단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크더군요.

자, 첫접시는 빵이 주가 됩니다.
그릇에는 호박수프가, 그 앞에 있는 것은 감자 튀김, 그 옆의 노란색은 스크램블 에그. 그리고 모닝빵과 크로와상이 있습니다. 수프그릇 뒤에 보이는 것은 프렌치 토스트입니다.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갓 구워 낸 프렌치 토스트. 하지만 두 번 갖다 먹은 것은 스크램블 에그입니다.-ㅂ-; 토스트는 맛있었지만 두 번 먹으면 배가 부를 것 같더군요. 잼도 꽤 다양하게 있습니다.
빵은 한 입씩 베어먹고 포기. 따끈따끈했다면 모를까, 식어 있는데다 어디서든 맛 볼 수 있는 그냥 빵. 수프도 좀 에러네요. 색은 호박이지만 맛 자체는 일반 크림수프입니다. 달달한 걸 기대했는데 이건 좀 아니예요.

이쪽은 마쟈님의 접시. 치즈와 샐러드와 가마보코와 ... 탄수화물이 없는 식단. 듣고서 알았지만 탄수화물이 먼저 들어가면 배가 부르잖아요. 저는 그제서야 생각이 났더랍니다. 그래도 전 항상 첫 접시가 빵가득 접시가 되더군요.

제 두 번째 접시. 이름은 잊었는데 희한하게 생긴 시리얼입니다. 요구르트에 이 시리얼을 넣어 먹었더니 약간 달달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딱 취향입니다. 어디선가 구할 수 있으면 더 구해다 먹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감자샐러드 한 번 더, 당근과 단호박 익힌 것, 스파게티, 치즈와 콩 다량, 소시지, 과일등입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원래는 첫비행님 이글루에 트랙백을 걸어야 하는데 그냥 넘어갑니다. 양해를..;

첫비행님의 4월 여행 때 지유가오카에서 만났다는 제철채소음식점을 보고, 거기서 홀딱 반해 케이크를 물리쳤다는 이야기에 한 번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몽생클레르 맞은편에 있다는 말을 듣고는 일요일 점심 때 그 근처를 살짝 헤맸는데 결국 찾은 곳은 몽생클레르 맞은편이 아닙니다. 그보다 한참 못미쳐서군요.
몽생클레르 맞은편에는 폴 바셋 지유가오카 점이, 아엔의 맞은편에는 와치필드가 있습니다. 지유가오카 안내 지도에 종종 등장하는 Three Dogs Bakery에서 아주 조금만 더 올라가면 와치필드가 있으니 그걸 기준으로 삼으시면 될겁니다.
(제대로 위치를 알아가지 않아서 같이 헤맸던 샤이님께는 죄송합니다. 흑흑흑;;)

AEN을 앤이라 읽어야 할지 아엔이라 읽어야 할지 아인이라 읽어야할지 난감한데 아엔이 맞답니다. 이름의 유래를 보니 아연을 의미하는 거라는군요. Zn의 아연입니다. 미네랄(미량원소)을 포함한 채소를 주력 음식으로 하고 있어 그렇다는 듯합니다. 설렁설렁 해석을 했으니 그런가 보다 생각해주세요.

전봇대에 씌어진 주소로는 지유가오카 2-8이로군요.

입구에 이렇게 AEN이란 이름이 나와 있고,

건물 옆은 대나무로 가려두었습니다. 이 바로 옆이 지유가오카 공원이랍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많이 모여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1시 쯤 들어갔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사람들이 다들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 분위기군요. 주방에는 요리 둘, 설거지 담당 한 명이 있고 접객과 요리 나르기를 같이 담당하는 매니저와, 아르바이트 둘이 같이 있습니다. 메뉴판 나르랴, 주문 받으랴, 거기에 음식 나르고 음식 접시 치우고 디저트까지 배달하려면 정말, 이 인원으로 가게가 돌아간다는게 신기합니다. 하기야 손님들도 약간의 기다리는 시간은 감내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지요.

제철의 세트메뉴가 2100엔. 거기까지 나가기엔 조금 무리란 생각에 다른 것을 고르다가 본 것이 채소세트입니다. 메뉴 소개에는 미네랄 채소와 제철 채소가 나온다 되어 있는데 이 양쪽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지요. 같이 간 샤이님은 흑돼지 커틀릿 세트를 시켰습니다.

세팅은 이렇게. 숟가락은 없고 젓가락만 있습니다. AEN이라 되어 있지요.

젓가락 받침이 호박입니다. 가을이라 그런가요.

채소 세트에는 이렇게 샐러드가 별도로 나오는데 흑돼지쪽은 샐러드가 안나와서 왜 그런가 했더니 그 쪽은 아예 이런 접시 가득 샐러드를 담고 주변에 커틀릿을 놓았습니다.
앞 왼쪽에 보이는 것은 우엉이나 연근으로 추정되는 조림. 뒤쪽은 달달한 감자샐러드. 아래에는 좀더 삭히면 사워크라우트(슈크루트)가 되지 않을까 추측되는 양배추 절임. 그리고 가운데는 새콤한 샐러드 소스를 뿌린 채소들입니다. 약간 시들시들한 느낌이라 아쉽더군요. 아삭한 것이 좋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습니다.

이것이 샤이님의 메뉴. 샐러드 한가득, 그리고 달걀 구이도 있고 두꺼운 돼지고기도 함께 합니다.

밥은 백미와 현미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현미로 했지요.

밥과 된장국은 모든 세트에 딸려 나오나봅니다. 건더기도 실한게, 팽이버섯과 유부가 잔뜩 들어 있습니다. 국물은 후루룩 마시고 건더기는 젓가락으로 건져먹으면 되지요.

제철의 채소가 어떻게 나오나 했더니 채소 조림(찜?)입니다. 으하~
채소만 가득 있어서 심심하지 않을까 했는데 먹는 동안 계속 감탄하며 즐겁게 먹었습니다. 대파도, 호박도, 가지도, 당근도, 버섯도. 들어 있는 모든 채소가 아주 알맞게 익어서, 어석거리지도 물컹거리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그 딱 알맞은 상태에서 꺼냈을까요. 게다가 짭짤하고 달달한 간장 소스 덕분에 밥이랑 같이 먹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생각하는 지금도 침이 마구 고이는군요. 고기를 먹을까 하다가 선택한 채소지만 고기보다 더 행복한 밥상이었습니다.

에러라고 생각한 것은 메뉴에 딸려 나오는 이 디저트. 치즈무스랍니다. 요구르트 맛이 살짝 감도는 치즈무스였습니다. 달달하기도 하거니와 채소로 깔끔해진 입맛을 뭔가 텁텁하게 만드는 느낌이라서요. 맛은 있지만 메뉴에는 어울리지 않는 디저트란 생각입니다. 몇 숟갈 뜨다가 도로 내려 놓았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폴 바셋의 카페오레로 입가심을 하는게 최고...(퍽!)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가고 싶습니다. 그 때는 어떤 채소들이 나와 있을까요. 제일 가능성이 높은 건 겨울 여행인데, 겨울의 제철 채소라하면 역시 배추와 무?
츠바메 그릴에서 배불리 먹고 나온 다음은 폴 바셋. 여기도 윙버스를 통해 알게 된 가게입니다.
그러니까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78년생입니다-_--을 한 폴 바셋과, 일본의 유명한 파티셰인 츠지구치씨가 합작으로 만든 카페입니다. 케이크는 파티셰가, 에스프레소는 바리스타가라는 공식이겠지요.
커피가 맛있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서 가겠다고 했고, 이날 카페인 섭취가 제대로 안되었던 일행들도 이쪽에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츠바메그릴과는 긴자 역을 중심으로 해서 정 반대편 쪽에 있습니다. 자세한 위치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저는 듀시스님께 묻어서 갔습니다.;;;)

하여간 가기로 결심한 건 꽤 오래되었는데 그 사이에 여기 이름이 알려지는 몇몇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먼저 쿠켄. 2007 세계 바리스타 대회는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그 때 종로 2가에 있는 카페 뎀셀브즈의 바리스타들이 여기를 구경하러 다녀온 모양입니다. 쿠켄이 같이 취재를 했더군요. 그러고 나서 도쿄내의 맛있다는 커피집들을 돌아다니며 별점을 매겼는데 폴 바셋의 점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상당한 수준의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다 하더군요.
그러더니 쿠켄이 나온지 2주 쯤 지나서 조선일보의 주말 2++섹션에 이 별점 실린 기사가 그대로 떴습니다. 기사 날로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출발 일주일 쯤 전. 이번에는 네이버에 들어갔다가 블로그 메인에 슬픈하품님의 일본여행기가 올라온 것을 보고 들어갔습니다. 거기서 폴 바셋 관련 글을 보게 되었지요. 거기서야 알았습니다. 폴 바셋도 유명하지만 저 츠지구치씨가 도 못지 않게 유명하다는 것을요. 몽생클레르 파티셰랍니다.(먼산) 몽생클레르 외에 지유가오카의 롤야도 츠지구치씨의 프로젝트랍니다.

앞 이야기가 길었군요. 긴자의 폴 바셋-긴자, 지유가오카, 신주쿠 점이 있습니다-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뉴욕 분위기랄까, 비오는 바깥을 전면 유리창을 통해 내다보고 있으니 뭔가 느긋한 기분이 들더군요.
에스프레소는 500엔, 바리에이션은 600엔, 그리고 케이크 하나를 같이 시킬 수 있는 세트메뉴는 900엔입니다.

저는 카페라떼를 시켰습니다. 에스프레소는 아직 용자의 음료이고 마실만한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었으니 무난하게 시키는 것이 이럴 때는 최고입니다.

우유거품층과 밑의 음료부분이 확실히 나뉘어 있습니다. 유리컵에 담아 주는 것도 신선했지요. 보통은 두꺼운 흰 커피잔에 나오는데 말입니다.

화이트 밸런스를 받침접시에 맞춰 한 번 더 찍었습니다. 실제 색은 이쪽에 가깝습니다.

뒤에 보이는 돈은 신경쓰지 마시고...;

케이크도 다 종류를 달리해서 시켰습니다. 저는 뉴욕치즈케이크. 뒤에 보이는 것은 초콜릿 케이크.

옆 테이블은 몽블랑과 다른 초콜릿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인원이 많으니 이렇게 종류별로 하나씩 다 시켜보는 것도 가능하지요.(6명이었음)

Kiril님이 시키신 카푸치노. 이쪽은 나뭇잎 무늬입니다.

계절한정으로 나온 마론파이도 있습니다. 너무 어둡게 찍혔지만 실물은 아리땁습니다.

그리고 마쟈님이 시키신 폴 바셋의 아포가토.


총평 한 줄. 이날 멤버들은 에스프레소 음료의 새로운 경지를 보았습니다.

농담 같지만 진짜 그랬습니다. 한줄로 요약하면 저렇고 줄줄 써나가자면,
카페라떼는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카페라떼보다 맛있었습니다. 피곤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곱게 부서지는 우유거품, 그것도, 일정한 크기로 자잘한 것이 듬성듬성한 우유거품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리고 카페라떼 자체가 전혀 쓰지 않습니다. 시지도 않고 쓰지도 않고 이것이야말로 카페라떼구나라는 느낌 자체입니다.
아포가토에 쓰인 아이스크림은 자체제작인듯, 우유맛이 듬뿍나는 젤라토입니다. 약간 찐덕한 것 같으면서도 달달한 것이 에스프레소에 잘 어울릴 것 같더군요.(아이스크림만 조금 맛봤습니다;)
케이크류도 그렇습니다. 다 평균 이상! 에스프레소 음료와 합해 900엔 세트로 맛 보았는데 그 가격에 이런 음료와 이런 케이크를 맛보았다는 것이 정말로 미안할 지경입니다. 카페라떼도 맛있고 케이크도 웬만한 케이크는 저리가라 수준이고요. 치즈케이크는 찐덕하지만 별로 느끼하지 않으며 진한 치즈맛을 내고 있고, 몽블랑은 아주 달지 않지만 적당히 달달하게, 그리고 마론 페이스트가 아니라 직접 만들었을 것 같은 엷은 노란색에 가까운 크림색을 띠고 있고요. 동그란 초콜릿 무스는 모씨의 할머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안에 바삭바삭한 설탕 식감(..)의 알갱이가 있어 스폰지와 초코크림을 함께 먹으면 약간 쌉쌀한 듯한 캬라멜 알갱이가 오독 씹힙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 지유가오카에서도 한 번 더 다녀왔습니다. 여기는 몽생클레르 맞은편 꽃집 안쪽에 같이 있습니다. 일요일 오후시간대라 그런지 케이크류는 다 떨어지고 없었고, 음료 종류도 그리 다양하지는 않아서 이번엔 용자의 음료를 시켰습니다.

에스프레소.
옆에 놓인 설탕을 넣고 휘젓지 않은채 입에 털어넣기 도전!




그래도 역시 에스프레소는 용자의 음료입니다.lllOTL


제게 있어 여기는 한 번 더 가고 싶은 가게가 아닙니다. 일본에 갈 때마다 한 번 이상, 반드시 가야하는 카페입니다. 다음에 갈 때도 꼭 다시 들러보렵니다.




※ 부작용 주의. 한번 상향된 입맛은 하향조정이 어려우니 주의를 요합니다. 덧붙여 여기 음료를 마시고 난 다음 다른 곳의 카페라떼를 마시면 모든 카페라떼가 커피우유로 통일되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츠바메라는 단어를 들으면 엉뚱하게도 모리오씨의 모 만화가 생각납니다. 그러니 츠바메 그릴이란 이름을 들으면 그쪽이 자동 연상되어 피실피실 웃게되지요.

첫 날 점심은 일행 모두가 모여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어디로 할까 고민을 하다가 윙버스에서 본 츠바메그릴이 만만하지 않을까 싶어 이쪽으로 찍었습니다. 기왕이면 든든하게 고기를 먹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토요일 오후부터는 갠다는 일본 기상청의 발표가 무색하게, 이날은 종일 비가 왔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못믿지만 일본 기상청은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했던 모두의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종일 비가 오다 못해 막판에는 폭풍우까지 만났으니, 일본 기상청도 엄청나게 욕을 먹지 않았을까요. 일요일 날씨가 좋다는 거야 맞췄으니 50점은 줍니다.

이날의 일정은 이랬습니다.

하네다 공항 → 시나가와(숙소) → 우에노 아메요코쵸 →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 → 긴자


츠바메 그릴은 긴자의 주오도리 끝부분에 있습니다. 미츠코시와 마츠야와 애플스토어를 지나 죽 걸어서 이토야를 지나고 MELSA2인가, 그런 이름의 쇼핑몰을 지나면 바로 보입니다.

츠바메 그릴 앞에서 긴자역 방향으로 서서 찍은 사진입니다.

가게는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약간 아늑한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런치메뉴판을 보니 대개 1000엔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대부분의 메뉴가 있더군요. 처음에 제가 시킨 것은 흑돼지가 들어간 것이었는데 재료가 없다 하여 양으로 골랐습니다. 츠바메그릴의 대표 메뉴는 햄버거 스테이크지만 그것보다는 고기가 씹고 싶었거든요. 양은 처음이었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도전할 것이고 메뉴에 있으니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런치세트의 전채로 나오는 것이 이 토마토입니다. 차가운 토마토 샐러드. 먹느라 바빠 단면 사진은 못 찍었는데 안에는 차가운 샐러드가 들어 있습니다. 흰 소스였는데 요구르트 소스의 샐러드가 아니었나 싶군요. 토마토도 새콤한 것이 참 맛있었습니다.

이것이 츠바메 그릴의 대표 메뉴입니다. 은박지를 열면 안에 햄버거 스테이크가 들어 있지요. 곁들임은 감자가 있었고 밥도 따로 나옵니다.

이것이 제가 시킨 양고기(Lamb).
양고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누린내가 난다는 이야기는 몇 번 들은 적 있지만 그런 냄새도 전혀 없고, 소고기나 돼지고기와는 다른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좋았습니다. 양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먹다보니 배부르더군요. 비오는 쌀쌀한 날씨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자니 행복했습니다.

이쪽은 치즈루가 시킨 일본소고기입니다. 와규라고 하나요? 밑에 팽이버섯과 다양한 채소가 있는데 채소를 좋아하는 치즈는 굉장히 즐겁게 먹더군요. 이쪽도 맛있어 보입니다. 옆에 보이는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먹으면 되는군요.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한 번 더 가서 먹고 싶습니다. 긴자가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지점이 있는 모양이니 다른 지점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긴자가 본점이니 제일 낫지 않을까 하지만 말입니다.
수프스톡은 몇 번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고는 꼭 가보겠다고 찍어두었던 곳입니다.
첫날 아침을 수프스톡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여기저기 확인했는데 찾아보니 하네다 공항에 수프스톡이 있군요. 7시 오픈이니 여기서 아침을 먹고 움직이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하네다에 도착한 것이 대강 5시 경. 수속 마치고 폰 찾고 하다 보니 6시 반 정도가 되었습니다. 일정 조정하는 것은 먼저 도착한 치즈루의 방에 쳐들어간(...)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일단 수프스톡 위치부터 찾았습니다. 케이큐선 개찰구 바로 앞이라더니, 하네다 공항 제1터미널 지하 2층이었습니다. 케이큐선 탑승하는 개찰구 바로 앞에, 스타벅스 맞은편에 있습니다.

정확히 7시에 문을 열더군요. 저희 말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여러 종류의 수프를 놓고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중 다섯 가지 정도를 정해 돌려 놓고 파는 듯합니다. 이날의 수프 다섯 종 중에서 기대했던 호박수프는 이날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른 것이 흑돼지의 스트로가노프. 이름은 거창하지만 맛은 매콤한 찌개입니다.OTL 그러니까 육개장...?;
모닝세트를 주문하면 빵이나 밥중에서 선택이 가능하고 스몰사이즈의 수프가 나옵니다. 레귤러 사이즈 수프는 660엔인데 모닝세트를 주문하면 500엔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5% 소비세를 포함해서 가격고지를 하니 계산하기가 편합니다. 그래도 세금 포함인지 아닌지는 항상 확인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저는 빵이 아니라 밥을 선택했는데 깨소금에 살짝 버무린 맛입니다. 짭짤한 것이 스트로가노프랑 같이 먹으면 해장으로 끝내주겠더군요.(...)


그리하여 저는 수프스톡을 체험했으며 일부러 찾아갈 일은 없을 집, 한국의 크루통과 거기에서 거기(헉.-_- 그러고 보니 수프스톡에는 크루통이 없군요!)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듀~ 수프스톡~.
일본여행 갈 때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폰 로밍입니다. 8th에서는 G가 로밍해갔지만-LGT의 경우 폰 자체가 로밍이 되는게 아니라 로밍폰을 빌려줍니다-이번에는 제폰을 들고 가야하는데다 일정상 로밍은 이모저모 문제가 많았지요. 가장 큰 문제는 폰 반납의 문제입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새벽이니 폰 반납하기가 만만치 않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Kiril님이 알려주신 것이 소프트뱅크 렌탈폰이었습니다.(응? 듀시스님이 먼저 꺼내셨던가요;)
소프트뱅크코리아에 미리 신청을 해두면 3일전에 일본내 핸드폰 번호를 받을 수 있으며 폰 수령과 반납은 하네다 공항에서, 그리고 같은 소프트뱅크 끼리는 망내 통화요금이 0시부터 21시까지 무료, 문자도 무료입니다. 여럿이 같이 여행을 하면서 중간중간 만날 예정인 경우는 이쪽이 훨씬 편하겠더군요. 보험료는 하루 210엔, 렌탈비는 2007년 12월 31일까지 무료입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폰입니다.
고아라폰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삼성의 w270. Kiril님이 최근 폰을 바꾸느라 여기저기 알아보신 모양인데 w270은 한국과 일본에서 판매되는 것의 사양이 조금 다릅니다. 가장 다른 것이 저 외장. 한국에서는 블랙과 화이트만 있다는데 재질이 다른데다 뭔가 약해보인다는군요. 렌탈폰으로 나온 w270은 레드인데다 튼튼해 보입니다.

메일을 출력해 하네다 공항에 들고 가서 폰을 빌리면 이런 케이스에 담아줍니다. 설명서와 충전기 등이 들어 있습니다.

열면 이런 느낌.
번호키가 지금까지 쓰던 것과는 달라서 신선했습니다. 키가 볼록 튀어나온게 아니라 그냥 판판합니다. 누르면 알아서 인식되기도 하고요. 뭐, 이런 류의 기기랑은 몇 번 놀다보면 대강 기능을 아니까 쓰는 동안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납작해서 바지 뒷주머니에도 쏙 들어간다는게 마음에 들고요. 다음에 핸드폰을 하면 이걸로 할까라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폰 외장이 다르다는 말에 곧 마음을 접었지만요.


하네다공항에서 폰을 빌릴 때 신용카드로 4만엔을 가승인해야합니다. 그런 고로 국외에서 사용가능한 카드가 없으시다면 렌탈이 어렵습니다. 요금은 이후에 따로 청구되는데 얼마나 나올지 살짝 걱정되는군요. 집에서 걸려온 전화도 여럿 있어서 말입니다. 3일전에 미리 전화번호를 알려줘서 집에도 전화거는 방법과 함께 메모를 해두었거든요. 덕분에 전화가 굉장히 자주 걸려왔습니다...;

내년부터는 렌탈비가 생기니까 조금 부담은 되겠지만, 로밍폰과 가격 비교를 해보고 결정하세요. 비슷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지만 말입니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오직 하나, 홍차였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담은 이 사진 한 장으로 대변됩니다.

기내 반입용 트렁크에 한가득 들어찬 홍차들. 빨간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은 어머니가 부탁하신 에스티 로더 파우더입니다. 물론 이것은 반쪽이고, 저 뚜껑쪽에도 뭔가가 가득합니다.
그럼 트렁크에 가득 채워 온 물건들을 풀어 봅시다.



홍차 빼고도 이만큼.

앞으로 1년 동안은 일본에 갈 계획이 전혀 없으니 가능하면 이걸로 버텼으면 하는데 말입니다. 아, 고디바는 인천공항 매장이 문을 닫아서 못 구했습니다. 하네다 쪽은 매장이 작았고 지유가오카의 고디바에는 커피만 있었고요.(훌쩍) 고디바 얼그레이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를 기대하겠습니다.
차근히 여행을 돌아보고 싶지만 그런 여유가 별로 없군요. 앞 뒤로 잠시간 쉬는 시간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어제도 시간에 쫓겨가며 여행 동안의 일기를 밀려 쓴지라 말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첫 번째는 사람입니다.
종종 여기에도 올리는 어떤 모임에서 단체로 여행계를 들어서 여행 경비를 모으고 쇼핑비용은 따로 모아서 다녀왔거든요. 옛말에도 사람을 알려면 같이 여행을 해보면 안다 했는데 굉장히 잘 맞았습니다. 돌아다니는 것도 그렇고 같이 또 따로라는 것도 그렇고, 여행 내내 도는 암묵적인 룰들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일이 많았기에 더 그랬지요. 이 멤버라면 몇 번이고 여행을 같이 다녀도 심심하지 않겠다, 재미있겠다,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운동의 효과.
밤도깨비(1박 3일의 주말 여행)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일본 여행 다녀온 것 중 3-4번 가량은 밤도깨비였지요. 그런데 그 다녀온 여행들 중에서 이번 여행이 가장 몸이 편했습니다. 물론 일정의 상당 부분을 날리고 느긋하게 다녔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이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월요일 아침에 약간 눈이 무겁다는 것 외에는 오히려 열심히 놀았던 주말 뒤의 월요일보다 후폭풍이 덜했습니다. 몸 상태도 조금 무겁다는 것 정도?
이번 여행이 다른 여행과 다른 것은 딱 하나, 운동입니다. 올해 3월부터 꾸준히 해오는 걷기가, 겉보기엔 그저 그럴지 몰라도 몸에는 상당히 좋은 영향을 준 모양입니다. 쉽게 말하면 체력강화죠. 금요일밤에도 몇 시간 못자고, 일요일 밤에도 몇 시간 못 잤는데도 이정도이니 말입니다. 토요일에 좀 일찍 잤다 하지만 9시간 잤습니다. 평소 수면 시간이 7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그리 길지는 않지요?
(평소 주말의 수면 시간은 7-8시간 내외. 좀 피곤하면 9시간 정도입니다.)

세 번째는 일정 날리기.
예전에는 일정에 맞춰 빡빡하게 돌아다녔는데 이번 여행은 꼭 가야할 몇 군데를 토요일 점심 전에 다 찍고 났더니 그 다음부터는 마음도 느긋해졌습니다. 날씨의 영향도 있었지만, 하여간 전체적으로 절반 정도의 일정을 포기하지 않았나 싶은데 그렇게 마음이 부대끼지도, 아쉽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많이 쉰 것도 아닌데 오히려 재 충전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이것 참 희한하군요.

네 번째는 날씨.
지난 여름 G가 일본 가 있는 동안 태풍이 도쿄를 강타했습니다. 일정 동안 내내 비를 맞은데다 돌아오는 날에는 G의 바로 앞 비행기도 2시간 지연되고, 그 앞의 비행기들은 모두 결항되었으니 한국에서는 다들 걱정했지요. 그래도 꽤 재미있게 놀고온 모양인데.........
지난 토요일인 27일. 태풍 20호가 도쿄를 강타했습니다.(먼산)
토요일에도 계속 비가 내린데다가, 하네다에서 잠시 본 일기예보에서 위성사진에 태풍 비슷한 것이 찍혀 있길래 설마했는데 그 설마가 맞았습니다. 마스터가 마지막으로 일기 예보를 봤더니 선더스톰이었다는데 선더는 없었지만 강풍을 동반한 폭우는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스톰. 폭풍우지요.
토요일에 비에 지쳐 호텔로 돌아가려는데 폭풍우가 밀어닥쳤습니다. 그 때가 아마 태풍이 도쿄를 지날 때가 아니었나 싶더군요. 바람을 등지고 걸어오는 사람들의 우산이 모두 다 뒤집히는 광경도 목격했습니다. 저야 바람을 맞으며 가긴 했지만 워낙 바람이 센데다 비도 엄청나게 몰아쳐서 애를 먹었습니다. 푹 젖은 신발은 아침까지도 마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태풍이 자동차보다 빠른 속도-시속 50km이상. 정확하게 듣지는 못했지만 하여간 자동차보다 빠르다 했습니다-로 움직여서 도쿄를 쓸고 한밤중에는 태평양으로 나갔기 때문에 일요일은 정말 쾌청했습니다. 아마 한낮의 기온이 20도를 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요일은 쨍쨍한 태양아래 움직일 수 있었지요. 그래서인지 젖은 신발도 아침에 신고 다니는 동안 다 말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2nd 여행 때 폭설도 겪은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그렇다고 제가 하루카인건 아니예요! 첫 번째 여행 마지막 날 한국에 폭설이 내리고, 두 번째 여행은 좀 길게 갔으니 한 번 정도 비를 맞긴 했고(폭설은 아니었나;) 1월 여행 때 도착하는 날 비가 좀 내리기는 했지만 어차피 50%의 확률이었다니까요!

다섯 번째는 이코노믹 증후군.
이것은 좀 애매합니다. 제가 그냥 판단하는 것이니까요. 출국할 때도, 입국할 때도 그랬고 예전에도 몇 번 느낀 것이라 그렇게 보고 있는데, 이코노믹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있긴 하지만 다리를 움직일 정도는 되는데 그런데도 오른쪽 무릎이 굉장히 아팠습니다. 통증이 상당히 심해서 결국 어제는 집에 들어와서 제가 침을 놓았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다리가 ㄱ자 모양이 되면 통증이 오더군요. 비행기 안에서 내내 그러더니 어제 퇴근하면서도 지하철 안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무릎 통증이 또 왔습니다.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런건가 싶은데 왼쪽말고 오른쪽만 유독 그럽니다.
단 두 시간 비행하는데도 이 정도라면 유럽이나 미국 갈 때는 더 심해지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고요. 거기까지 생각이 나가니 영국이나 프랑스 가는 것은 무서워서 못하겠습니다. 아니면 기내에서 아예 침을 꽂고 있던가...;

그런데 분명 캄보디아 갈 때는 괜찮았단 말이죠. 중간에 항공기를 바꿔타고 좀 기다려서 괜찮았나?

여섯 번째는 음식.
먹는 취향이 확실히 바뀌었습니다. 돌아다니면서 타마고야도 보고 코지코너도 보고, 하여간 다양한 케이크와 슈크림과 푸딩을 보았는데도 예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먹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거 왜 이래!
메뉴판에 밥과 면이 있으면 면보다는 밥을 선택했고, 일요일 저녁으로 먹은 오야코동과 소바 세트에서도 분명 소바 맛이 괜찮았음에도 오야코동이 더 좋았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먹은 뷔페에서도 빵은 먹다가 말았고 콩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으며 스크램블 에그도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확실히 밀가루 피하기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식생활 개선이 된 건 아니죠. 지금 제 옆에는 비스코티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적으면 이정도로군요.
이제부터는 음식과 쇼핑 포스팅이 조금씩 나갑니다. 하지만 의외로 사진을 많이 안 찍어서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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