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은 이글루스 귤곰님. 그동안의 여행길(링크)을 보니 저도 정리해볼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업무 시작도 안하고 저것부터 붙들고 있었습니다.-ㅁ- 이러만 아니되지만...;

하여간 여행 정보는 tag로 보았습니다. 각 여행기마다 7th, 8th 등등의 태그를 붙여 놓아서 그것만 누르면 편히 여행 내용을 훑을 수 있었거든요. 거기에 최근 여행들은 간략하게 글 한 둘로 정리하기도 했으니까요.훑어 보면서 마음에 드는 사진만 뽑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모자이크 처리할 사진이 단 한 장도 안나오더군요.(먼산) 인물 사진이 없습니다. 아까 점심 먹으면서 그림 관련한 이야기도 잠시 했는데, 예전에 제가 그린 그림을 보고 누군가가, '그림에 사람이 없다'고 지적을 했거든요. 정말로 그렇습니다. 크흑; 근데 사진에도 사람이 없어요.; 원래 그렇게 찍긴 하지만 뭐.;

전체 사진은 77장인데 다 올리진 않고 일부만 올립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말이지요.



7번째 여행부터가 이 블로그에 남아 있습니다. 1,2,3번은 카메라가 없었기 때문에 사진 자료가 없고, 4,5,6번은 이글루스에 올렸기 때문에 여기에는 사진 자료가 없습니다. 이글루스 백업을 이쪽에 옮긴다고 한 것이 꽤 오래되었는데 여즉 못했군요. 이것도 가능한 빨리 해야하는데.-_-; 아니, 이글루스를 떠난 것이 언제적 일인데 .. 싶은 걸요.

1번 여행은 2000년. G랑 함께 간 3박 4일 여행이었습니다. 이 때도 상당히 문제가 많았던 터라, 화보집 잔뜩 사들고 온 것 제외하면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2번 여행은 2002년이군요. 아니, 2003년. 겨울에 다녀왔는데 이 때의 기억도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그 때 도쿄에 있던 친구에게 민폐만 잔뜩 끼친터라.ㅠ_ㅠ

3번 여행은 2003년. 이 때도 민폐만 끼쳤... 게다가 사고 쳤....; 그게, 이 때 신주쿠 텐스미 가서 카드 긁었습니다.

4번 여행에서 받아 왔는데 3번 여행 직후에 홍대 텐스미가 생긴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하하하하. 제 지름 타이밍은 언제나 적절합니다. 데헷~♡

5번 여행과 6번 여행이 조금 헷갈리는데  한쪽은 2005년이었던가로 기억합니다. 이 때는 캄보디아. 다른 하나는 아마 도쿄였을 겁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군요.



그러면 7번 여행부터 나갑니다.


지금은 있는지 알 수 없는 지유가오카의 어느 카페. 일본에서 카레를 먹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을텐데 건더기는 드물고 굉장히 묽었습니다. 그럼에도 맛이 꽤 괜찮았지요.
옆에 있는 것은 한국에도 이미 들어와 있는 캐러멜 슈크림 케이크입니다. 이름을 찾아보니 생토노레 캐러멜이로군요. 패션파이브 외에도 몇 곳에서 파는 걸 보았습니다.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에도 있다는 이야기지요.




지금도 구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고디바의 오렌지 블로섬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 때야 맛도 잘 모르고 먹었지만, 맛있는 초콜릿을 곁들이면 굉장한 상승효과가 나타납니다.-ㅠ- 근데 지금은 다시 구하기 쉽지 않긔.; 무엇보다 저 때는 엔화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최근에는 계속 비쌌잖아요.
그 옆에 보이는 것은 지금은 없어진 타마고야의 푸딩입니다. 굉장히 귀엽지요.

하여간 7번째 여행은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이 남았습니다. 같이 간 친구들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일으킨 사건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당시 돌파티에서 SDC 렌을 주문했다가 한 달 넘게 질질 끌어서 환불 받았던 일이 있거든요. 그 뒤로는 그런 대행은 절대 맡기지 않았습니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보크스코리아쪽에서 구입할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뭐, 그렇다고는 해도, SDC 렌은 집에 들어왔다가는 방출되었을 것이 뻔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SD13 Boy의 저주에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저주는 점차 강화되어....; 첫 wish와 첫 구매를 제외하고는 모두 방출했습니다. 그 사이 들어온 인형이 몇이었는지는 세고 싶지 않아요.(먼산)
그리고 거기에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는...(먼산2)


8번째 여행은 G와 함께 가서 엄청나게 싸우고 돌아왔습니다. 그랬는데도 학습능력이 없는 건지, 매번 여행 계획 짤 때마다 G를 꼬십니다. 그리고 G도 가끔 넘어요지요. G보다는 제가 시간이 편한지라 넘어오는 확률은 최근 그리 높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재작년부터인가는 친구들과 여행 다니기 시작했거든요.'ㅂ' 그러니 이제는 제가 없어도 알아서 잘 다닙니다.;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세트. 긴자 프렝탕 백화점 1층의 안젤리나입니다. 맨날 적을 때마다 안젤리나인지 안젤리카인지 헷갈리는데 말이지요. (안젤리나가 맞다는 프리니님의 댓글로 수정합니다.+ㅅ+) 여긴 몽블랑이 유명합니다. 나중에 큰 버전도 먹어보았는데, 큰 것보다 작은 것이 더 맛있습니다. 딱 적당한 크기라서 그럴거예요. 그리고 같이 나온 저 캐러멜 아이스크림이 진짜 맛있습니다.
하지만 저게 이미 몇 년 전 사진이라 지금도 있는지는 모릅니다. 이 때가 첫 방문이었고 그 뒤에는 안 갔거든요.;



그 때 사온 천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많이 사오길 잘했다 생각하지만 뭐...;
그 옆은 몇 년 째 만들겠다고 벼르고만 있는 태피스트리. 이번엔 정말 도전할 겁니다! 정말로요!



키치죠지의 카렐차페크 카페,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 지하의 포트넘앤메이슨 티룸. 둘다 괜찮았습니다. F&M 티룸은 한 번 더 가보는 것이 몇 년 째 목표인데 매번 다른 카페 가느라 건너 뛰는군요.


9번째 여행은 생협 여행이었습니다. 생협에서 곗돈 붓듯이 같이 적금 들어서 모아다가 같이 여행 짜서 갔지요.
생협 멤버랑 같이 여행 계획을 짜면 재미있는게 여행일정이 따로, 또 같이입니다. 그러니까 각자 가고 싶은 곳을 고르고 '여기 갈 거예요', '저기 갈 거예요'라고 짜다보면 내키는 곳으로 같이 모여서 움직입니다. 혼자 다니기도 하고 여럿이 같이 움직이기도 하고요. 재미있지요.+ㅅ+



생애 최고의 카페라떼라고 단언하는 긴자 폴 바셋의 카페라떼. 이 때만 좋았습니다.(...) 다른 폴 바셋 지점에서는 이 정도의 감동적인 맛을 못 느꼈거든요. 그 옆은 지유가오카의 AEN에서 먹은 제철채소세트. 채소가 참 맛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뛰어 넘는 채소를 만났으니, 홋카이도에서 먹은 채소요.; 그곳은 진짜 감동입니다.;


10번째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홍콩여행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기억에 남은 것은 딤섬뿐. 가족 여행은 반드시 패키지로 가야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 교훈대로 지난 가족 여행은 패키지로 갔는데, 확실히 훨씬 마음 편하더라고요.'ㅂ'
물론 마음이 편하다고 해도 고생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패키지는 패키지 나름의 문제가 있어요. 특히 '중국인같은한국인'의 행동에 동의할 수 없었거든요.



홍콩에서먹은 맛있는 식사는 부모님이 테이크아웃해서 사온 음식들이었습니다. 마지막날 점심으로 크리스탈 제이드의 딤섬을 먹었지만, 이게 가성비가 좋아요. 마음 편하고요.-ㅠ-



11번째 여행도 G와 같이. 하하하; 이 때는 밤도깨비로 갔는데, 이게 마지막 밤도깨비여행입니다. 물론 이 때 이후로 잠시 밤도깨비 상품이 없어지긴 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체력이었습니다. 나이 먹으니 밤도깨비는 못 가겠더군요.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은 맛있습니다. 물론 도쿄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중에서는요. 아이스크림의 최고봉은 뒤에 등장합니다. 그 옆은 신주쿠에 있는 와치필드 라비린스 점에서 먹은 티세트. 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그릇이!



하지만 이 때 여행의 최고봉은 바로 이 책들입니다. 활판인쇄로 찍은 책들.+ㅅ+



12번째 여행도 G와 함께. 허허허;
중간에 여행 계획을 하나 날렸고, 나중에 G의 친구한 명이 참가하고, 저는 밤도깨비 여행을 온 생협 멤버들이랑 함께 합류해 움직였습니다. 그러니까 12번째 여행은 조금 복잡하게 돌아가네요. G와 같이 여행 계획을 짰다가, 신종플루로 취소하고. 나중에 여행을 다시 잡고는 여행 전반부는 혼자서, 중반부는 G랑 함께, 후반부는 생협 멤버들과 함께 움직입니다.

여행 개요를 적은 걸 보니 솔로잉 → 파티 → 일정변경 → 취소 및 일정변경 → 파티 2 → 파티 3 → 파티 2
이렇더군요. 하하하;
이 때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던 데다가 여행에 시큰둥해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진은 꽤 많네요. 이 때 에노시마와 가마쿠라를 다녀왔습니다.


지유가오카에서 먹은 초콜릭서. 저게 왜 엘릭서인지 이 때 마셔보고 깨달았습니다. 저거 한 잔으로 기력(스테미너)이 완전히 충전되더군요. 그 옆은 지유가오카의 와치필드 매장입니다. 참 귀여워요.>ㅅ<



이 여행에서의 최고봉은 역시 기타야마 커피점.
이 때 흥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지금까지 마셨던 그 어떤 커피보다 맛있습니다.




오차노미즈역에서. 이런 분위기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에노시마의 고양이와 가마쿠라 하치만구의 도리.



13번째 여행은 여름. 그것도 8월 초였습니다. 혼자서 다녔고, 온종일 걸어다니다가 뻗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야나카의 마네키네코, 하치만구의 흰 연꽃. 연꽃은 정말로 멋집니다. 수련은 대개 눈 높이 보다 낮은 곳에서 피지만, 연꽃은 다릅니다.



호쿠사이사보에서 먹은 세트, 그리고 그 옆은 진보쵸의 마루카. 마루카는 싸고 맛있는 우동집입니다.-ㅠ-




간사이에서는 안파는 요지야의 파르페. 왜 안 파니! ;ㅁ; 그 옆은 구치나시 .. 가 아니라 카푸치노입니다.




이 때는 참 많이 폭주했군요. 이건 피에르 에르메와 라뒤레의 마카롱. 그 옆은 야나카에서 사온 센베.



14번째 여행은 추석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본에 있던 S랑 교토에서 만나 함께 돌아다녔지요. 첫 간사이 방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줄창 간사이만 갔구나...ㄱ-; 비용이 싸다보니 간사이쪽만 가게 되더라고요. 정확히는 간사이 중에서도 교토.;


텐시노사토는 이 때 처음 갔습니다. 두 번 갈 생각은 없음. 아니, 왕자 세실이 보고 싶다면야 여기 갈 수 밖에 없지요.;




교토의 고찰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찍어 올렸을테니 다른 걸로 올립니다. 이노다 커피 기요미즈데라점이었나, 하여간 교토 특유의 정원이 보이는 지점입니다. 거기서 S랑 같이 먹은 세트. 아침 먹고 나와서 브런치를...(...)
그 옆은 유명하다는 바늘집입니다.+ㅆ+ 비밀의 정원에 들어가는 기분이었지요. 상점가의 작은 골목을 따라 들어갔더니 저런 정원과 저런 집이!



정지용, 윤동주 시비. 도시샤 대학에 있습니다.



철학의 길을 걷다 만난 고양이와 입을 홀라당 제게 먹힌 요지야 여인네. 근데 맛차 라떼 정말 맛있습니다.;ㅠ;



그래서 15번째 여행도 교토. G와 함께 갔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시타딘에 묵었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부엌이 있거든요.-ㅂ-; 조식을 따로 챙겨먹는 것보다 시장에서 이것저것 사다 먹는 것을 좋아해서 부엌이 있는 쪽이 좋더군요. 하지만 시타딘은 숙박비가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ㅠ_ㅠ
하지만 이 때 여행의 제일 큰 목적은... 은...;



일단 최근 먹었던 센베 중 가장 귀여운(...) 여우 센베, 그리고 간사이 여행을 가면 대개 점심으로 챙겨먹는 호라이 만두.



여행은 흑심을 타고. 간사이 여행을 가서 가나자와를 찍고 바로 내려온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음하하하!


16번째 여행은 홋카이도 여행. 이 때는 Kiril님이 여행 계획을 잘 세워주신 덕분에 편히 갔습니다. 자연경관 보기에는 홋카이도가 참 좋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고, 이 뒤에 본 소여사의 홋카이도 찬양서 때문에 다음에도 또 가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겨울에 한 번 가보고 싶은데 될려나 모르겠네요. 올 하반기에는 지금 프로젝트에 참여하냐 마느냐가 걸려 있는지라.;



더워보입니다. 그래도 참, 저렇게 늘어지게 자고 싶군요. (아사히카와 동물원)




푸른 연못. 공포소설의 배경이 되어야 할 것 같군요. 하하하;
"저 아래는 연인에게 배신당한 여자의 유골이 잠들어 있어..."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최고의 아이스크림 두 곳. 메론 아이스크림은 정말 메론맛입니다. 정말로요.-ㅠ-




그간 여행에서 먹었던 채소 중 가장 맛있습니다. 이에로(옐로우)의 수프 카레.
카스테라는 치토세 공항에서 먹었던 홋카이도 우유 카스테라. 우유도 맛있고 카스테라도 맛있습니다.
우유푸딩은 그야말로 우유 그 자체.


17번째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두 번째 가족 여행. 하와이였는데 블로그에는 글은 올렸지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시간이 좀 지났으니 공개해도 되겠지요.-ㅁ-;



숙소 근처에 하겐다즈가 있어 행복했습니다./ㅅ/
그리고 저 함선 참 좋더라고요. 하지만 저게 진주만 메모리얼관이라는 걸 생각하면 조금.... 그래도 밀덕이 아닌 저도 눈이 휙휙 돌아갔으니, 저런 모형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반하실 겁니다.




불량식품 같아 보이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ㅅ+




마우이섬은 나중에 다시 가보고 싶더군요. 간다면 스킨스쿠버도 해보고 싶고요. 하지만 언제 갈 수 있을라나.;


18번째 여행은 G랑 같이 교토. 그것도 7월 말의 교토였는데,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때 이상 저온현상에서 막 벗어나던 때라, 상대적으로 선선한 편이었거든요. 오히려 지금의 서울이 더 더울 정도입니다. 막판 이틀 정도는 덥긴 했지만 그래도 요즘 날씨 정도였기 때문에 7월의 교토가 무진장 덥다는 것은 체험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날씨 같은 정도라면 교토가 덥다해도 한국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아니, 생각해보면 서울이 더 더웠다니까요.




고베의 라미. 맛있습니다.-ㅠ-




나라의 대불푸딩, 교토 기온 키나나의 파르페.-ㅠ- 기온 키나나는 다음 여행 때도 꼭 찾아갈겁니다.




여행 전에 취미서적과 DVD는 이미 구입해두었고, 여행 동안에는 열심히 먹었습니다. 꿈의 궁전 피콜로가 떠오르는 모습의 마르브란슈. 마르브란슈에서 먹은 세트였는데 이름은 잊었습니다.-ㅠ-;



케이분샤와 골목길 연가의 배경인 나가야.



으음; 여기까지 정리한 것만으로도 상당하군요. 하하하.;ㅂ; 도대체 여기 들어간 비용이 얼마냐 하시면 .... 외면하렵니다. 대신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하고요.

집에서 가까운 곳에 홈플러스가 있긴 하지만 거기는 들어오는 맥주가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 독특한 맥주라고 한다면 지난번에 한 번 올렸던 필리핀 맥주 정도? 나머지는 그냥 저냥 쉽게 볼 수 있는 맥주입니다. 차라리 근처 편의점이 맥주 종류는 더 다양하지 않을까 싶고요.

아사히 숙선도 한국에 들어와 있다는데, 제가 다니는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본 적이 없어 모르겠습니다. 대형 홈플러스 매장에는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코스트코도 맥주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묶음 상품으로 나와서 싸게 팔긴 하지만 종류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코스트코 마지막으로 간 것이 몇 개월 전이라 확실하진 않음)


여튼 아버지께 여행 선물로 맥주를 사가자 싶어서 두 캔(...) 사들고 왔는데 그 중 하나가 아사히 숙선입니다. 맛은 거의 기억나질 않지만 카스보다는 조금 더 알싸한 맛이랄까요. 기린이나 아사히의 기본 맛보다는 조금 무겁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집에서 자주 마시는 것이 하이트인데, 그보다는 조금 더 쌉쌀하고 약간 가벼운 느낌이지만 쓴맛 때문에 가벼운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괜찮게 마셨지만 앞서 마셨던 에비스 블랙이 워낙 강렬해서 다음에도 사들고 온다면 그것만 잔뜩 챙겨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에비스 블랙이 있긴 있다는데 역시 주변에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어허허.;ㅂ;
지난 교토 여행 때 간사이 공항에서 사온 생면 우동. 국수만 사왔는데 면발은 얇은 편이더랍니다. 가능한 빨리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그 다음 주말에 준비를 해서 끓였더랬지요.
우동은 3인분인데 먹는 사람은 둘. 그러다 보니 G가 우동 한 그릇을 떠올립니다. 우동 2인분을 주문했는데 면발 세 덩이를 넣어 삶는, 2인분이지만 실제로는 3인 몫의 우동. 지금 끓인 우동은 그런 우동입니다. 배경이나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요. 하하하.-ㅁ-



다른 것 하나 없이 국물에 우동만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원래 이 국물은 우동 국물이 아니었습니다.-ㅠ-




오뎅! 어묵과 곤약! 유부 주머니! 삶은 달걀!

전골로 해먹고 싶어서 찾아보았더니 신세계 지하매장에서 일본에서 수입해온 오뎅전골용 묶음을 팔더군요. 국물내기도 들어 있어서 냄비에 소스를 넣어 끓입니다. 근처 마트에서 사온 곤약은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달걀도 삶아둡니다. 그리고 국물이 끓으면 껍찔을 까 둔 삶은 달걀이랑 곤약이랑 어묵이랑, 냉동실에서 꺼내 두었던 가래떡도 넣고 보글보글 끓입니다. 여기까지만 먹어도 배가 부르지만 잠시 쉬었다가 3시간 정도 뒤에, 배가 출출해졌을 때 우동을 넣어 위의 사진처럼 끓였습니다.


와아.-ㅠ-
이렇게 냄비에 넣어 직접 끓여 넣는 것도 참 맛있네요. 다음에도 다른 전골 재료를 준비해 끓여야겠습니다. 토마토 통조림을 넣어 토마토 국물을 준비한 다음, 고기를 넣어 데치고 양파나 달걀 등등을 넣어 먹는 전골 요리로 하고 맨 마지막에 파스타를 넣어 먹는 것은 ... 엽기일까요?

아마도 여행 다녀온 그 다음주의 사진일겁니다.
여행 다녀온 주는 넋 놓고 집에 굴러 다니고 있었고, 그 다음 주에야 정신을 차려 이런 저런 사진을 찍고 편집하고 올리고 있었으니까요. 그게 몇 주 전의 이야기라는 것이 실감이 안납니다.-ㅁ-;

하여간 아래 올린 말차 케이크 사진도 이날 찍었고요. 이날의 커피는 인도네시아 블루문. 진~하게 내려서 홀짝 홀짝 마시고 있었습니다. 이럴 땐 다얀 작은 컵으로 마시는게 제격이지요.

사진 상단 위쪽의 세 가지는 출국할 때 인천공항에서 산 고디바입니다. 고디바 85%, 헤즐넛, 고디바 밀크초콜릿 비스킷을 샀는데 이런 저런 쿠폰을 쓰니 저 세 가지 결제하는데 대략 21000원 들었습니다. 요즘의 환율을 생각하면 참 싸죠. 하지만 쿠폰이 없다면 망설일겁니다.; (20달러 이상 결재하면 5달러 할인이었나..)


그 아래 보이는 센베는 무지에서 사온, '작고 둥근 소금맛 구운 센베'입니다. 수식어가 어디에 붙어야 할지 애매하네요. 순서는 구운-소금-작고 둥근-센베니까요.-ㅅ-; 하지만 맛하고 강조점을 생각하면 작고 둥근 센베인데, 소금맛이고 구운 것이다일테니 그렇게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운데의 다얀 접시에 놓여 있던 것은 이것. 기온 고이시에서 파르페 먹고 나올 때 받은 과자입니다. '가부키배우舞妓(춤추는 기생? 게이샤?)의 마음에 드는'인가요. 마치 함석판처럼 울룩불룩한 과자가 있는데 그 사이에는 버터크림으로 추정되는 것을 넣었습니다. 그냥 차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는 과자로군요. 과자 부분은 단단하게 생긴 야츠하시와 비슷하니 씹는 맛도 괜찮습니다. 근데 다음에 기온 고이시에 갈 일이 있을지는 미지수네요.-ㅁ-;



고디바 밀크초콜릿 비스킷은 G의 부탁으로 들고 왔는데 역시 맛있습니다. 초콜릿과 비스킷이 분리되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맛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아요! 다크 초코는 또 어떨까 싶긴 했는데 G가 먹고 싶어한 것은 밀크 초코였으니 말입니다. 여행 나갈 때 하네다로 가면 가장 아쉬운 것이 고디바인데 이번엔 그점에선 참 좋았지요.
(게다가 면세점 쇼핑하면서 받은 쿠폰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만 쓸 수 있었고.-ㅅ-)
65달러 이상 구입하면 아이스팩을 준다기에 솔깃했지만 G의 만류로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
여기까지는 돼, 여기까지는 안돼라며 선을 긋다보니 너무 제한이 많아졌군요.
이정도면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은 이모저모 제 '한계'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ㅁ-;


여튼, 교토 여행이니까 교토 여행의 팁을 잡아보지요.


- 간사이국제공항에서 교토까지 가는 가장 빠르고 편한 방법은 JR West kansai rail pass입니다. 1일권이 2천엔인데, 이걸로  공항에서 교토까지 가는 특급 열차 하루카를 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실수를 했으니..-_-;
진작에 패스 사려고 해볼걸, 돌아오는 날 아침에 시간을 간당간당하게 남겨 놓고 오다보니 'JR pass이기 때문에 한 번 밖에 못 산다'라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래서 2980엔 제 값 내고 하루카를 탔지요. 아놔..;ㅂ;


- 교토 1일 버스표는 500엔입니다. 버스 한 번 타는데 220엔. 지역 외는 요금이 더 나오는데, 여튼 시내에서 돌아다닐 때도 세 번 이상 버스를 탈 경우는 무조건 1일권이 유리합니다. 딱 어디갔다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 제가 가 있는 동안만 그런지, 아니면 내내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교토의 일기예보에는 분병 비가 없었는데도 거의 날마다 한 차례씩 비가 왔습니다. 소나기라서 금방 그치긴 했지만 작은 우산을 하나 들고 다니는 것이 마음 편하겠던데요.


-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입장료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ㄱ-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만 절에 가지 않은 것은 그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본의 절은 취향이 아니더라...라는 파문. 아니, 그럼, 왜, 교토를 선택한거지?
(답: 때때로 교토를 보고 교토에 대한 낭만+환상을 가지게 되었다.)


- 디저트가 상당히 달아요. 어느 종류의 디저트를 사든 달거나 혹은 짜거나 하기 때문에 미묘. 그래도 여행 다 끝나고기 다 올리고 난 지금은, 없어서 못 먹습니다.;ㅅ;


- JR 이세탄 지하매장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두 층으로 나눠있긴 한데, 그래도 이건 꼭 먹어야 해라고 생각한 것은 눈에 거의 안 들어와서 좌절. 아, 대신 데마치 후타바(가미가모신사 근처에 있는 유명한 콩떡집)의 콩떡이 있더랍니다. 덕분에 일정에서 데마치 후타바는 뺐습니다. 맛있지만 달아요.; 두 개 먹고는 속이 달아서..(먼산) 하지만 역시 지금은 없어서 못 먹습니다.


- 차가 발달해서 단 과자도 발달한 것인지, 아니면 단 과자 때문에 차를 마시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하하하.


- 입장료 내고 들어가서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곳은 딱 한 군데.(처음부터 입장료 내고 들어간 곳이 손에 꼽을 정도이긴 하지만) 여기는 정말 오픈 시간 맞춰서 나중에 다시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바로 긴가쿠지(銀閣寺). 금각사는 아예 가지 않았습니다. ㄱ- 하지만 은각사랑 철학자의 길은 괜찮았어요. 아. 철학자의 길도 조만간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까란 생각도 아주 조금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가게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인사동이나 삼청동의 분위기가 바뀌었던 것처럼 될까봐 말입니다. 설마 아니겠지요.-_-
거기 말고는 교토 BAL의 준쿠도도 좋았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호젓하게 둘러 볼 수 있었고요. 준쿠도는 여기 말고 교토 다이마루(백화점) 근처에도 하나 있는데 그쪽은 만화매장이 없습니다. 대신 그 옆에 BUNKUDO인가, 그런 서점이 있어서 거기엔 아예 만화책을 잔뜩 모아놓았더랍니다. 그 지하에는 하비(프라모델) 제품도 모아 놓은 듯.


- 때때로 교토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다음에 오게 된다면 일본에서 나온 책을 들고서 여행 계획을 짜야겠더군요. 코스가 비슷해지면 한국인을 만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까.


- 니시키 시장을 들어가보고는 놀랐습니다. 제가 가본 시장들은 거의 바둑판 형태라, 여기도 그럴 줄 알았더니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S에게 물어보니 오사카도 그렇고, 일본의 시장은 대체적으로 일자랍니다. 길을 따라 양 옆에 가게가 늘어 서 있는데 그게 길게 이어진거라나요. 그러고 보니 야나카의 상점가도 그랬지요. 일자로 죽~. 그래서 어느 길로 먼저 갈지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죽 걸어가면서 구경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자면 시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다닌 일정대로 지도를 그려 올릴까 했는데, 다음지도에서처럼 찍는대로 표시가 되는 것도 아니니 일단은 남겨두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지도를 출력해 거기에 사인펜으로 경로를 표시하고 스캔해서 올리도록 하지요. 아하하;


히노데 우동(관련글 링크)의 메뉴판은 파일을 찾아 잘라 놓았습니다. 참고하실 분은 아래를 열어보세요.


여행에서 사온 간식 모음을 먼저 올릴까 했는데, 이쪽을 먼저 올려야 순서가 맞겠네요.'ㅂ'



여행에서 지른 물품 목록에도 들어 있는 이 물건. 정체는 교토 말차 케이크입니다. 간사이 공항을 돌아다니다가 포장에 홀려 구입했습니다. 구입 이유의 50% 정도는 저 손수건이지요. 1천엔이었으니 손수건 가격이 500엔이라 봐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초콜릿 칩이 들어 있다는 말도 있군요. 저는 이걸 미처 못보고 봐서 말차니까 팥인가라고 생각했더랍니다.-ㅁ-;




띠를 풀고 손수건을 벗기면 이런 자태. 케이스만큼은 아직 한국 상품이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선물이란 무릇 받았을 때 사람을 홀려야 합니다. 속이야 어떻든, 받는 순간 만큼은 기뻐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생일 선물과 여행 선물을 동급으로 놓을 수는 없지만 여행 선물의 경우엔 포장이 상당히 중요한 건 사실이지요.
(그런 점에서 제주 초콜릿은 좀 반성합시다.-ㅂ-)




안에는 엽서가 들어 있습니다. 저런 엽서는 책 사이에 꽂힌 것만 봤는데 여기서는 또 다르군요. 오오. 상품에 대한 평가라.+ㅅ+




케이크이니 유통기한은 짧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진공포장을 했다면 꽤 길어지겠지요. 어쩐지. 재료를 생각하면 유통기간이 짧아야 하는데 공항 판매대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그런 건 신경을 안 쓴 것 같더랍니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렇게 포장을 했군요.




꺼내보면 이런 느낌. 말차가 들어가 녹색을 띠어 그런지 맛있어 보이는 색은 아닙니다.




앞쪽의 고디바 비스킷은 무시하시고, 뒤쪽이 단면입니다. 색이 상당히 예쁘지요.

한데 맛은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퍼석퍼석하달까, 그런 느낌이 강했고 먹다보니 느끼합니다. 곁들인 차가 녹차가 아니라 커피여서 그랬을까요.(아닐거라 생각하지만....;..)


한 조각 잘라먹고는 그대로 냉동보관 중입니다. 다음에는 그냥 말차 카스테라를 사오는 게 낫겠네요.-ㅁ-;
항공기 타고 다녀본 곳이 캄보디아(씨엠립), 홍콩, 도쿄뿐인지라 간사이 왕복 항공에서 기내식을 받고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비행시간이 짧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기내식이 상상을 초월했거든요.



인천항공에서 출발해 난기류를 뚫고 더 갔을 때 받아든 기내식.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머핀을 포함한 빵 두 개에 요플레 하나, 그리고 파인애플 한 조각. 음료는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는데 이 때는 커피를 골랐던 걸로 기억합니다. 잿물맛이었지요.




이것은 간사이에서 인천으로 들어올 때 받은 것. 괴악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포만감은 이쪽이 낫긴 합니다.




들어 있는 빵은 사이에 마요네즈로 추정되는 것이 뿌려져 있었고, 거기에 두부랑 간 고기랑 섞어 만든 것이 아닌가 추정되는 묘한 으깬 음식을 바릅니다. 그 위에 디종 머스터드를 잘 발라주면 완성.

빵도 뻑뻑하고 내용물도 뻑뻑하니 먹기는 쉽지 않지만 항공료에 포함된 것이니 점심 삼아 잘 먹습니다. 파인애플은 포장에 한글이 있는 것을 보니 한국에서 들고 온 것인가 싶더군요.





간사이 공항 왕복의 제주항공 기내식이 삼각김밥이라 해서 투덜거렸는데, 대한항공도 이런 것을 보면 그쪽이 아주 나쁜 것도 아니겠지요. 하하하. 애들 음식(어린이 기내식)은 별도로 나오는 모양인데 뭔지 아주 조금 궁금해집니다.-ㅂ-;
24일 귀국 비행기는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1시 반 정도에 있습니다. 교토에서 공항까지는 특급 하루카를 타면 넉넉하게 1시간 30분 정도 정도 잡으면 되고, 하루카는 1시간에 두 대 있습니다. 15분과 45분마다 출발하지요. 그러니 시간은 넉넉하다 생각해서 느긋느긋하게 움직였습니다.



돌아올 때의 짐은 캐리어 하나. 그 직전 8월 여행은 짐이 무지막지했지만 이번엔 그게 무서워서 아예 집에서 제일 큰 트렁크를 들고 갔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짐칸이 남았더랍니다.



체크아웃하고 나오면서는 근처에 있는 빵집 Rauk에 들러 식빵을 하나 삽니다. 나중에 하나 밖에 사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그 때는 그 생각을 안했지요. 일단 트렁크에 밀어 넣고 교토역으로 가서, S를 살살 꼬드겨 조식을 먹으러 갑니다. 물론 아침은 간단하게 챙겨먹은 뒤였지만 정통 홍차를 낸다는 이곳을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이름하여 컨트리 하우스 에이고쿠야(Country House 英國屋). 정통 영국 시골집을 표방하는 이름이지만 분위기는 그냥 카페입니다. JR 교토역 이세탄 백화점 6층인가에 붙어 있는데 백화점 오픈시간과는 별개로 운영합니다. 어제 올렸던 글에서도 나오지만 교토역 중앙부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그걸 타고 내려오면 교토역 중앙 통로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앙통로로 내려가는 도중에 여기를 들어갈 수 있고요. 8시부터 조식을 먹을 수 있다니 개점시간도 그쯤이겠지요.



테라스쪽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아래 보이는 곳은 여기. 아마 2-3층 높이 쯤일건데 카페랑 미스도가 같이 붙어 있습니다. S랑 같이 내려다 보면서 '저쪽은 서양인, 저쪽은 한국인'이러면서 놀고 있었지요.




아침을 적당히 먹고 나왔음에도 배가 불러 조식은 땡기지 않는다던 S냥은, 교토역으로 들어오던 도중 중화요리의 기름진 냄새에 허기를 느낍니다. 그리하여 조식 메뉴에 있던 카레라이스를 시킵니다. 한국인은 밥!이라는데 저는 밥보다 빵이 좋더라고요.
앞에 보이는 유리그릇은 밀감 통조림 하나를 얹은 요구르트. 그리 달지 않았는데 조금은 느끼한(?) 맛입니다.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는 이보다 훨씬 더 신 맛이 나거든요.




이건 제가 시킨 토스트 세트. 전 토스트가 좋습니다. 식빵이 좋아요.-ㅠ-
호텔 조식 메뉴에서도(이번 여행에선 없었지만) 토스트가 잔뜩 나오면 그것만 잔뜩 시켜 먹어도 좋습니다. 후후후.




이렇게 노닥거리면서 앞에 있는 이상한 조형물도 찍습니다. 도대체 용도가 뭔지 알 수 없는 구조물인데, 설마하니 설날 카운트 다운을 저기에서 하나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쥐약일텐데. 저도 살짝 고소공포증이 있기 때문에 저런데 올려 놓으면 꼼짝을 못할겁니다.




약간 비틀어서 교토역 북쪽 출구를 찍습니다. 하얗게 보이는 쪽이 북쪽 출구, 버스 탑승하는 광장쪽입니다.




철골 구조. 어떻게 보면 런던 박람회 때 만들어 졌다는 유리궁이 떠오릅니다. 철골 구조와 유리라서 그럴까요. 그 때와는 기술 수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 미리 주문했던 타르트와  홍차가 나옵니다. 음료는 세트메뉴에 포함되어 있는데 S는 오렌지 주스를 시켰을 겁니다. 홍차 종류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였다고 기억하는데 어디 제품인지는 잊었습니다.
보시면 바로 아시곘지만 그릇은 웨지우드 와일드 스트로베리입니다.-ㅂ-;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기를 기다리는데 은근 길더군요. 그래도 조로록 따라봅니다.
맛은 그냥 평범하네요.
타르트맛도 그냥 무난합니다. 바닥은 약간 단단한 듯한 스폰지 시트이로 그 위에 감귤을 섞은 요거트(?) 무스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과일. 원했던 것은 치즈 타르트 같은 진~한 케이크였는데 아침이라 그런지 없더군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ㅠ-


S는 JR을 타고 오사카로 돌아갑니다. 540엔인가, 그렇게 든다는군요. 저는 여기서 약간 일정이 꼬였지만 특급 하루카의 티켓을 끊어(2980엔) 타고 갑니다. 30분에 한 대 씩 있으니 시간을 잘못 맞추면 난감하겠던데요. 하지만 간사이 공항까지 가는데는 JR 일반선보다도 하루카를 타는 쪽이 빠릅니다. 갈아탈 필요도 없으니 편하고요.




하루카 승강장으로 가다가 옆에 신기해보이는(?) 열차가 서 있길래 찍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가는 열차 같더군요.




하루카 앞에서 찰칵.

공항으로 가는 열차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또 이 때는 차 멀미를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공복이냐 아니냐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열심히 가계부 정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리자마자 4층으로 올라가 대한항공에서 짐을 부치고, 단촐한 몸으로 움직이며 선물 거리과 간식 거리를 삽니다. 551 호라이 만두는 냉동 포장도 된다길래 구입할까 했는데 '연희동 만두집들하고 비슷한 수준'이라는 S의 말에 마음을 접습니다. 그리고 돌아다니며 쇼핑 좀 하고 탑승동으로 가는 열차를 탑니다.




짐이 한 가득. 왼쪽의 비닐봉지는 국수, 가운데는 선물용 장어 파이, 오른쪽은 스타벅스의 추로스. 추로스는 충동구매였는데 나중에 먹어보고는 돈이 아깝다고 한탄했지요. 하지만 이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스타벅스의 로고가 악마의 형상이라고 말하는 어느 한국인 아주머니의 말이었습니다. 딸래미가 스타벅스 텀블러를 살까 말까 하고 있는데 들은 이야기라며 지나가듯 말하길래 ... (먼산) 재미있더군요. 인터넷에 그런 소문도 떠도나봅니다. 저도 얼핏 듣긴 했지만 참...=_=




기내식 사진은 따로 올라갈테니까 여행 사진은 이걸로 끝입니다. 이렇게 하여 5박 6일간의 교토 일정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교토에는 한 번 더 갈까, 다른 곳을 갈까 고민하고 있긴 한데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다음 여행 계획은 미적미적 계획을 세우고 있거든요. 도쿄 여행과 교토 여행을 둘다 작성하고는 있는데 자금 사정과 항공편이 되는대로 결정할겁니다.'ㅂ' 어느 쪽이 제비뽑기에 걸릴지는 두고 봐야겠네요. 시기는 내년. 올해 안에는 무리지요.;


그 사이 엔화가 조금 떨어졌으면 좋으련만.;ㅁ;
앞에서도 말했지만 23일은 글이 달랑 하나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이날은 가을 장마를 만나서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앞에만 갔다가 도로왔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우지도 다녀오고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도 가서 설렁설렁 교토역까지 산책하며 오는 것이었는데 비가 도와주지 않았지요. 이 비는 추석 직전 서울을 휩쓴 폭우와는 다릅니다.
이 때 일기도를 보니 아예 秋雨라고, 가을 장마로 부르는 장마전선이 일본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날 새벽에는 하늘 찢는 소리와 함께 폭우가 내렸습니다. 교토쪽은 아침이 되니 조금 잦아들긴 하더군요.


0730 숙소에서 조식 먹기
0840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려 숙소 출발
0855(쯤) 교토역 도착
0902 JR 나라행 출발
0930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문 앞만 찍고) 교토역으로 돌아오기
~1005 산세이도 서점에서 뒹굴뒹굴
~1030 이세탄 지하 식품매장에서 쇼핑
1055 기다렸다가 사료 츠지리 입장
1210 숙소로 돌아옴(...)




비오는 날 아침. 식사는 숙소에서 합니다. 조식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전날 신청하면 준비해줍니다. 가격은 700엔.




음료는 커피와 홍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토스트 한 조각이랑 채소 샐러드,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이 함께 나옵니다. 서양인을 위한 간단한 아침 식사라는 느낌이지요.



교토역 근처이긴 했는데 날은 흐리지만 비가 오진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모자 쓰고 설렁설렁 역까지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골목골목 지나가며 사진을 찍었지요.




작은 열매가 달려 있길래 뭔가 했더니 석류인가봅니다. 오오. 석류가 달린 나무는 처음 보았어요!
석류라는 단어를 들으면 문득 율곡 이이가 떠오르지만 그냥 넘어가지요. 하지만 저걸 처음 보았을 때는 BUD BOY가 먼저 떠올랐으니...(먼산)



자, 그 중간 사진은 없으니 글로 대신합니다.

이날 아침 내내 뉴스를 보는데 폭우로 간사이 지역의 JR이 지연 운행되고 있다, 혹은 불통이다라는 내용이 나오더군요. 우지는 멉니다. 그래서 얌전히 포기하고 간단히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쪽만 보고 오기로 합니다. 비가 오는 상황봐서 결정하기로 하고 교토역에 가서 140엔짜리 표를 사서 플랫폼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군요. 플랫폼이 양쪽에 있는데 둘다 나라행 열차가 선답니다. 한쪽은 사람이 많은데 다른 쪽은 열차가 들어와 있음에도 사람이 없습니다. 시간이 많으니 넉넉하게 가자고 이미 들어와 있는 열차를 탔습니다. 눈치를 보니, 아직 열차는 들어와 있지 않지만 사람이 많은 쪽의 플랫폼에서 먼저 열차가 출발하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얼마 뒤, 방송이 나옵니다. 나라발 교토행 열차가 아주 많이 지연되어서 일단 이쪽 열차부터 출발한다고요. 이제 곧 출발하니 나라로 가실 분은 이 열차를 타랍니다. 저쪽 플랫폼의 사람들이 다 이쪽으로 옮겨 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출발.

출발하고 보니 빗줄기가 더욱 거세집니다. 전날부터 우산을 사야한다고 기억만 하고는 까맣게 잊었던 터라, 역에서 내리면 편의점에 들어가 무조건 우산부터 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몇 정거장 가지 않아서 역에 내리는데 비가 쏟아붓습니다. 물론, 그 며칠 전의 서울 폭우와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세차게 내리는 소나기 수준은 됩니다. 일단 우산을 사고 이나리 다이샤로 들어가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걷다보니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발이고 뭐고 홀랑 다 젖겠어요. 아니, 이 비를 뚫고 구경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렇게 가다가는 비에 쫄딱 젖어 감기 걸리기 쉽상이겠어요. 그리하여 그 자리에서 일정을 또 변경합니다.




왔으니 사진은 찍고.




왔으니 여우는 찍고.




왔으니 본전은 찍고, 소원은 빌지 않고.




여우를 당겨서 찍고. 역시 조금 무서워요.;ㅠ;
가기 직전에 여우누이를 봐서 그런 건 아닙니다. 이 책이 은근히 무섭거든요. 아하하.;




그리고는 역으로 돌아옵니다. 교토역으로 도로 가는거죠.
비는 하염없이 오고, 열차는 지연이랍니다.




어느 정도 지연이냐 하면,




이제 곧 올 열차는 50분 지각, 그 뒷 열차는 그보다 더더더욱 지연. 이 사진을 찍을 때가 9시 30분은 안되었을 건데, 교토역에 도착한 것이 30분쯤이었거든요. 근데 대폭 지각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지연된거야.;


교토역에 돌아와서는 숙소로 바로 가기보다는 뭔가 먹을 것을 사들고 가자고 했습니다. 10시에 이세탄 백화점이 열리니 그 때까지는 산세이도 서점에서 기다리기로 했지요. 거기서 교토 여행 관련 책을 한 권 사고, 기다렸다가 이세탄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에 갑니다.




맨 오른쪽은 빼고, 나머지는 이세탄 지하 식품매장에서 샀습니다. 왼쪽부터 아사히 숙선, 에비스 블랙, 교다시(교토 맛간장), 맨 오른쪽은 사료 츠지리의 말차입니다.
맥주는 두 캔 합쳐 508엔이고 간장은 630엔, 말차는 1575엔. 말차는 아직 못 뜯었지만 나머지 셋 중에서는 에비스 블랙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있어요.-ㅠ- 기회가 된다면 또 먹어보고 싶은데, 집 근처에서는 못 찾았습니다. 홈플러스 대형 매장에 찾아가면 있을라나 싶네요. 교토 맛간장은 이전에 여행유전자님이 추천하신 것을 보고 집어왔는데 상당히 향이 강합니다. 지난번에 집에서 국수 끓여 먹을 때 넣었더니 조금만 넣어도 향이 확 나네요.-ㅠ- 사용하는 방법은 조금 더 연구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쇼핑하고는 S를 꼬셔 이세탄 4층에 있는 사료 츠지리 지점에 갑니다. 근데 한자가 다르군요. 츠지리를 두 가지 방식으로 쓰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어느 쪽 한자가 맞는 걸까요.'ㅂ'




창가쪽 자리로 안내 받았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참 좋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이세탄 백화점에서 본 모습이 이렇습니다.




저건 교토 타워. 정확히는 방송탑이라던가요.




저는 두 종류의 파르페를 두고 한참 고민했는데 S는 망설이지 않고 팥빙수를 시키더랍니다. 근데 상당히 달아요. 연유를 넣고 얼린 얼음인지 얼음 자체도 답니다. 팥은 맛있지만 굉장히 달아서 S는 애를 먹더군요.-ㅁ-
저랑 같이 다니는 이상 평소의 몇 배로 간식을 먹게 될텐데... (그리고 식사는 건너뛰고.;;...)




이건 보통 파르페. 프리미엄 파르페인가, 그건 이것보다 훨씬 더 큰 모양입니다. 당연히 가격도 비싸고요. 하지만 큰 걸 먹자니 부담이 되어서 그냥 작은 쪽으로 시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가격이 더 부담되었고요.OTL 이번 여행은 8월 여행 때보다 금전적인 부담이 좀..=_= 여행 자금은 넉넉할수록 마음이 편하군요. 어흑.;

맛은 있지만 한 번 경험했다로 족한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감동의 도가니에 빠질 정도는 아니고, 맛있지만 이걸로 되었어 싶은 정도네요. 입맛에는 요지야의 말차라떼가 더 잘 맞았습니다. 그래도 요지야에서는 말차를 팔지 않으니 여기서 한 통 구입합니다. 十德이라는 이름의 말차가 사고 싶었지만 이건 20g에 2100엔이다 보니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40g에 1575엔의 말차를 삽니다. 어차피 말차를 사는 목적의 60%는 말차 마시기도 아니고 말차 라떼 마시기도 아니고 조금은 음흉한데 있으니 20g의 2100엔이라는 무지막지한 가격의 말차는 살 필요가 없지요. 하하하....
실은 사고 싶었습니다. 맛이 아니라 이름이 궁금했어요.(...)




나오면서는 위쪽에서 교토역을 찍어봅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구르면.... 음....;;




천장 구조.  저 모습은 인천공항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인천공항쪽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그 쪽이 조금더 따뜻한 느낌이 아닐까요. 물론 사진 찍을 때의 날씨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요.




이쪽의 철골 구조가 더 빽빽하고, 위압감을 줘서 그런걸까요.



이렇게 사진을 찍고 내려와서는 숙소로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숙소에서 다시 식사거리와 간식을 사러 나갑니다.




간식 사러 나가는 도중에 발견한 케이크 집. 토무테라고 하나요.


위치는 살짝 접어두겠습니다.





위치는 여기쯤. 구글 어스상으로는 가게가 정확하게 보입니다. 구글어스로 링크를 달아 놓았는데 제대로 보일지 모르겠네요. 안 보인다면 구글어스 플러그인을 설치하시면 될겁니다.




겉 분위기가 귀여워서 들어가보았더니 뭔가 동네 케이크집,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입니다. 슈크림 가격이 싸서 이거랑 푸딩을 사왔는데 컵에 낚였구나라고 여기셨다면 정확히 보셨습니다.; 저게 300엔.

달걀 노른자가 많이 들어갔는지 보기에도 조금 단단해 보였는데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바닐라빈이 송송 박혀 있던데 달걀 비린내 같은 것도 없이, 달걀이 듬뿍 들어간 푸딩이더군요. 느끼하지 않아 좋았습니다.-ㅠ- 취향에 따라서는 질기다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취향차겠지요. 하지만 교토에 가더라도 다시 갈 일이 있을지.OTL S가 산 슈크림도 나쁘지 않았다고 기억합니다. 이건 210엔이었나아...



이날 이런 저런 간식을 잔뜩 샀지만 다른 것은 사진으로는 남기지 않았네요. 다만 이런 것은 있으니...


세븐일레븐에서 사료 츠지리의 아이스크림을 판다는 말을 듣고 냉큼 사와봤습니다.(사진 뒤에는 오뎅.)
두 숟갈 먹고 느끼하다며 좌절했으니, 말차는 좋은 것을 썼을지 모르지만 크림이 맛 없습니다. 어떤 크림을 썼는지 몰라도 상당히 느끼하던걸요. 어흐흐흐. 저 작은 것 하나에 300엔을 넘어서, 하겐다즈 보다도 더 비쌌습니다 하지만 사온 보람이 없었을 뿐이고.;ㅂ;



12시쯤 들어와서 이런 저런 간식 집어 먹고는 뻗어서 1시간 쯤 내처 자다가 일어났습니다. 근처에 맛있는 라멘집이 있더만, 만약 줄이 길지 않았다면 기다렸다 먹었을텐데 말입니다. 핫핫.; 저녁 섭취 시간 제한이 여행 다닐 때는 많이아쉽더군요. 6시 이후에는 저녁을 먹어 버릇하지 않아서 그 이후에 먹으면 소화가 안되는데다 수면의 질도 떨어집니다. 그렇다 보니 저녁 시간이 빨라지고, 동행과 저녁 시간 맞추기도 쉽지 않았지요. 끄응.;


23일도 이렇게 지나갔습니다. 24일은 JR pass라는 것을 간과해서 벌어진 실수담 + 귀국.


이제 교토 여행 글도 몇 개 안남았습니다. 남은 문제는 최종 여행 정리글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라는 점이네요.-ㅁ-;
시조 가와라마치에 내려서는 설렁 설렁 니시키 시장을 찾아갑니다. S는 이미 그 전날에 돌아보았다는데, 저는 한 번도 못 가보았으니 빠르게 돌아볼 생각이었고요.

라고 적고 보니 이 글에 미리 올려둔 사진들이 시조 가와라마치 가기 전, 철학의 길 옆길로 걸어 올라오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허브인 것은 분명하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덤불이라 궁금하더군요. 로즈마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뭔가 무섭습니다. 이건 니시키 시장 가기 전 철학의 길 옆길을 걷다가 발견한 것이고요.




가다가 S가 불러서 돌아보았더니 가운데, 화분으로 만든 인형이 있습니다. 으하하하하하! 센스가 환상적인걸요. 레이스 치마를 입고 있는 데다가 모자도 보닛(!)이니 여자인형인가봅니다.



저 하얀 가게(메리 포핀스)가 면한 쪽이 철학의 길입니다. 내려가는 길에도 보았을텐데 신경을 안 썼나봅니다. 하기야 내려갈 때는 대부분의 가게가 열지 않았었지요.




그리고 다시 시조 가와라마치의 사진으로 돌아갑니다.



여기가 니시키 시장.

니시키 시장을 가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시장이 그냥 길이라는 겁니다. 저는 아메요코초의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골목이 있어 들여다 봐야하는 큰 시장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니더라고요. 「끊어지지 않는 실」에서 상점가가 나올 때도 그렇고 「은하마을 상점가」에서도 그랬지만 이렇게 길로만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ㅁ- 그래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게 느껴졌고요. 구경하기는 편하더군요. 길을 따라 죽 가면서 양쪽을 휘휘 둘러보면 그걸로 끝. 걸어가는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떠오른 것이 말입니다...;
앞서 적었나 안 적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제가 교토 여행을 다시 못가겠다라고 생각했던 이유중 하나를 여기서 또 만났습니다. 츠케모노-절임채소 냄새를 못 맡겠더군요. 제가 냄새에 약한 편이라는 건 최근 들어 느끼고 있었는데 아예 이렇게 강력한 냄새가 다가오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던데요. 이전에도 마트에 들어가면 츠케모노가 있는 곳은 일부러 피했는데 니시키시장은 교토의 부엌이라 불릴 정도니 교토 명물인 츠케모노가 없을리 없고, 그러니 제가 그 냄새를 피할 방도는 거의 없습니다. 딱 하나 있긴 하지요. 츠케모노 가게가 나올 때면 숨을 멈추는 겁니다.(먼산)



가는 길에 만났던 곳 중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몇 곳 있으니, 쿠키 커터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구입해 오려 했던 아리츠구도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정말 무서웠어요.; 워낙 이름있는 곳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가장 싼 쿠키커터가 1천엔, 눈에 확 들어왔던 우유 냄비는 1만엔이 넘습니다. 우왕.-ㅁ-;




그리고 다른 한 곳이 여기입니다.
이름을 교단파...라고 읽는지 어떤지.; 꽤 유명한 군밤가게입니다.




이게 그 군밤 봉투입니다. 밤 크기 비교 사진이 없나 했더니 이것만 있군요.




태공의 머리통과의 비교샷. 제가 지금까지 봤던 군밤중에서 가장 크기가 큽니다. 일부러 그런 걸 골라서 굽나보군요. 양도 꽤 많은데 가격도 꽤 비쌉니다. 1천엔.-ㅁ-; 그램으로 달아 팔기 때문에 뭐, 그러려니 하는데 맛이 또 독특합니다. 군밤은 겉이 조금 말라 있지요. 하지만 이건 압력솥을 어떻게 쓴다더니만 구워진 밤 속이 은근히 촉촉합니다. 오오오. 재미있군요.-ㅠ-

밤벌레라 어떤 종류의 밤이든 다 관계 없이 좋아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니시키 시장을 통과해 나오면 그냥 또 골목입니다. 거기서 아래쪽으로 내려가 시조거리로 내려가다보니 커피 가게가 보입니다.




가게 사진은 못 찍고 테이크아웃 해서 들고 나온 컵 사진만 찍었습니다. 기껏해야 두 평 남짓한 작은 가게인데 커피콩도 팔고 드립한 커피도 팝니다. 커피콩은 100g당 500엔 전후인 것 같고 드립 커피는 일괄 320엔이었을겁니다. 크기는 스타벅스 숏보다 조금 많던가, 그정도입니다. 커피가 부족했던 터라 맛있게 홀랑 다 비웠지요.



니시키 시장을 돌아 나온 뒤의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이 다음에 간 곳이 어디냐면 준쿠도 교토 점을 가다가 만난 그릇가게입니다. 이름은 알아두지 않았습니다. 알아두었다가는 다음번에 또 가서 파산 할 것 같아 말이죠. 아하하.;

이딸라 오리고 그릇들이 20% 할인. 그래서 손잡이 없는 오리고 머그가 2900엔가량 합니다. 웨지우드 등의 수입 그릇도 할인중이었고요. 1층만 둘러보고 말았는데 다른 층에는 마이센도 있던가요. 하여간 다른 층까지 둘러보고 나면 도저히 못빠져 나오겠다 싶어서 도망쳤습니다. 1층에서 만난 그릇 중에서 눈에 익숙한 것도 있었던 것이, 웨지우드의 와일드 스트로베리 같은 걸 말하는게 아니라 그 전날, 오타후쿠 커피점에서 만난 커피잔이었습니다. 이게 웨지우드 더군요. 그 때는 차마 뒤집어서 메이커를 볼 생각을 못했는데 여기서 만났습니다. 가격은 세트에 1만엔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할인가예요.ㄱ- 아놔. 그럼 본래 가격은 도대체 얼마인거임?;
(이에 대해서는 냐옹냐옹님의 댓글도 참조를..;;;..)



그리고 준쿠도 교토점은 만화책 코너가 따로 없습니다. 아마 준쿠도 교토 BAL점에만 있나봅니다. 여기 지하1층에 상당히 큰 규모로 있거든요. 하지만 준쿠도 교토점 옆에, 분쿄도(Bunkyodo)라고 만화서점이 따로 있습니다.




거기서 구입한 이지윈지 몬스터 원서. 번역서를 상당히 좋아해서 원서로도 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덥석 집어 들었지요.


이 분쿄도 지하에는 '하비굿즈' 매장이 따로 있습니다. 저야 안 갔지만 관심있는 분은 교토 내에선 여기를 가시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가면 파산할까 무서워 저는 안갔지요. 그보다는 자금이 상당히 딸렸다는 것이 옳은지도...;



그러고는 또 귀가.
음, 집(숙소)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아주 즐기는 터라 저는 일찍 들어옵니다. 평소에도 그러니 여행가서도 그러죠.;




아마도 여름귤?
맛이 궁금해서 사왔는데 하우스밀감보다는 신맛이 강하고 맨숭맨숭합니다. 진짜 귤맛이 이런건지, 제가 고른 것이 이런 맛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행 가 있는 동안 제 비타민 섭취를 책임 진 것이 바로 이것, 자몽 주스입니다. 요즘에도 오렌지 주스보다 자몽주스를 더 많이 사다 마시고 있지만-그래봐야 2주에 한 팩 마실까 말까-일본에 가면 반드시 사다 마시는 것이 이겁니다. 향료가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오렌지주스보다는 덜 달지요. 아마 가 있는 동안 감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효과를 믿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사다 마셨지만 역시 먼 곳-신세계 본점-에서만 파니 사러 가기가 번거롭군요. 그렇다고 다른 과일 주스를 마시자니 너무 달아요. 자몽주스가 좀 많이 비싸지만 뭐, 그정도야 용서합니다.
(일본에서는 저 한 팩에 148엔, 한국에서는 콜드 자몽주스 한 팩에 3천원.)




감기 운운하고는 맥주 마시고 있는 센스. 저 뒤로 보이는 것은 S의 저녁입니다. 저는 튀김을 저녁 삼고 안주 삼아 맥주를 마셨지요. 진짜 감기가 걱정된다면 술은 마시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제게는 맥주도 분명 술 맞습니다.;



22일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23일은 폭우를 만난 이야기가 나갑니다. 하지만 츠지리가 있어 행복했어요.
이날의 점심은 일찌감치 우동으로 정해두었습니다. 다만, 제이님이 추천하신 긴가쿠지 근처의 오멘이랑 히노데 우동을 두고 고민을 했더랬지요. 그러다가 출발지가 긴가쿠지이니 종착점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낫겠다 싶어 히노데 우동으로 위치를 잡았습니다.


근데 구글에서 검색하니 제가 본 곳과는 다른 곳에 위치가 잡히는군요. 제가 본 것은 철학의 길과 나란히 있는 도로 쪽에 면한 가게입니다.



자세한 것은 윙버스 지도를 참고하셔도 되고...; 제가 간 히노데 우동은 철학의 길 아래 쪽에 있습니다.
(근데 저 지도에서도 보이는군요. 노틀담 여학원 고등학교라니...; 노틀담이라니...; 왠지 종탑이 있고 에스메랄다가 있을 것 같잖아요!₁)



오픈시간에 맞춰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난젠지에 들어갔는데도 둘러보는데 걸린 시간은 얼마 안됩니다. 그리하여 11시 조금 되기 전에 히노데 우동 앞에 도착했는데, 개점 시간 전인데도 손님이 들어가 있네요. 그래서 들어갔습니다.




여기가 입구입니다. 찾기 어렵진 않아요. 앞서 말했듯 철학의 길과 나란히 있는 차도를 따라 걷다보면 길가에 있습니다. 가게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를 고르는데, 한국인인걸 알자 아주머니가 한국어 메뉴판을 가져다 주시는군요. 하지만 일본어 쪽이 이해하기 쉽다는 건..-ㅁ-;




부채 옆에 태공을 놓고 인증 사진!
그 옆에 있는 노란 종이가 메뉴입니다. 
메뉴 이름을 보고 홀린 S는 오야코 우동을, 저는 전부 들어간 특카레우동(950엔)을 시킵니다. 카레 우동 안에 유부랑 고기랑 기타 등등의 재료가 다 들어갔다네요. 특카레우동이 가장 가격이 비쌉니다. 나머지는 그 아래. 가장 저렴한 '우동'은 450엔입니다. 모자우동은 850엔이고요.




이게 그 모자(母子)우동. S는 재미있겠다며 시켰다가 파가 함께 섞여 나오는 바람에 조금 좌절했습니다. 파를 잘 못먹으니 이렇게 섞여 있으면 골라 먹기 힘들지요. 그래도 다진 파보다는 낫지요. 핫핫;




이게 카레우동입니다. 파와 유부와 고기가 보입니다. 아아, 고기고기고기!

카레우동은 나오기 전에 종이로 된 앞치마를 주시더군요. 딱 옷 앞부분을 가릴 수 있는데, 국물이 걸쭉하다보니 먹는 도중에 국물이 튈까봐 그런가봅니다. 하지만 전 일본인이 아니니 후루룩 후루룩 소리내어 먹지 않고, 그러니 앞에 튀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유비무환이지요. 핫핫.

제 입맛에는 조금 간간했습니다. 하지만 유부와 고기와 카레국물, 부드러운 면발이 잘 어울리는군요. 다음에 이쪽을 걷게 되면 오멘을 가봐야지요.


그 다음으로 가려 한 곳이 히노데 우동에서 멀지 않은 티하우스였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이 닫혀 있더군요. 오픈 시간은 확실히 지났는데 말입니다. 그럼 어디에 갈까 고민을 하다가 결정한 곳이 요지야 카페.; 걸어오는 도중에 봤는데, 카페 개점 시간은 10시고 지나친 시각은 9시 반이었습니다. 다시 돌아올 예정이 없었으니 못 가겠다 싶었는데 또 이렇게 가게 되네요.




그러나 요지야 카페 긴가쿠지 점은 인기 폭발입니다.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그 동안 정원을 둘러 보았습니다. 여기도 오래된 집을 고쳐 카페를 만들었나봅니다. 정원은 텐시노 사토보다는 작지만 손이 많이 가는 것은 마찬가지로군요.




여긴 군데 군데 석등이나 석상이 많았습니다. 돌이 많은 정원이더군요.




30분 넘게 기다리면서 사진 찰칵!




들어가보고는 왜 이리 오래 기다려야 했는지 알았습니다. 20평방미터쯤? 그보다는 클까요. 여튼 다다미방에서 작은 찻상을 놓고 한 명 한 명의 자리를 만들어 놓았는데 전체 좌석이 20개 남짓입니다. 찻상 앞에는 붉은 방석이 놓여 있는데 앉아 있으면 창 밖으로 아까 돌아다녔던 정원이 내다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정원보다는 먹을 것에 눈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ㅠ-




S가 시킨 것은 호지차 라떼입니다. 호지차(焙じ茶)는 검색해보니 번차의 잎과 줄기를 볶은 거라나요. 카페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금 얻어마셔보았는데 지금은 기억이 거의 나질 않네요. 하하핫;




제가 시킨 것은 이쪽. 사실 요지야 카페에서 기대하고 있었던 건 이전에 하네다 공항 요지야 카페에서 먹었던 고사리떡 파르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그 메뉴가 없더군요. 다른 요지야 카페는 가보질 않았으니 어떤지 모르겠네요.
차 종류는 꽤 많지만 간식은 교(京)아이스라 불리는 3종 세트만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에 어떤 토핑을 얹느냐에 따라 갈리는데, 저는 단팥이랑 말차 경단, 콩가루를 올린 교아이스 2번(580엔)을 선택했습니다.




위의 동글동글한 구슬은 바삭바삭한 과자입니다. 아이스크림은 바닐라인데 약간 단단한 느낌이고 많이 안 답니다. 팥이랑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리네요. 하지만 전 역시 이것 저것 잔뜩 먹어볼 수 있는 고사리떡 파르페가 좋습니다.-ㅠ- 요지야 카페 기온점에는 있으려나~.





이것이 그 유명한 요지야 말차라떼. 사실 이걸 마시기 위해서 왔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어떤 맛일지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맛이 상상한 것 이상이었습니다. 마시기 편하고, 달달한 맛도 적당하고. 그래서 술술 넘어갑니다. 위에 뿌려진 말차는 달지 않고 쌉쌀하지만 또 맛있게 쌉쌀합니다. 떫거나 그런 맛도 없군요. 한 모금 한 모금 마시기가 아깝지만 어쩝니까. 가격이 비싼 것도 이유가 있었군요. 630엔이나 하길래 고민했는데 말입니다. 으허허허.

요지야 카페에서는 말차를 따로 팔지 않지만 나중에 돌아오면서 좀 비싼 말차를 하나 사옵니다. 그 이야기는 다다음 글에 적도록 하지요.






口無, 구치나시, 치자.

제가 하는 이번 말장난은 조금 까다로울지도...?



그리고 요지야 카페를 나와 긴가쿠지 앞 길로 나와서 거기서 203번을 타고 시조 카와라마치에 갑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 적지요.




₁실제로는 그 옆에 노틀담 수녀원이 있습니다. 여고는 수도원 부속(?) 고등학교인 것 같군요.
긴가쿠지를 나와서는 철학의 길로 접어듭니다. 큰 길에서 긴가쿠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철학의 길 시작점이 있거든요. 아니, 입구인지 출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안내 팻말이 서 있습니다.




철학의 길 안내문입니다. 메이지 23년~ 운운하는 것이 그 유래를 적은 것 같은데 철학이고 뭐고, 어려운 생각은 잠시 접어 두셔도 좋습니다. 여긴 산책로니까요. 운동하는 기분이든 철학하는 기분이든 상상하는 기분이든 상관없이 걸어가면 됩니다.




그리고 걸어가면서 독특한 건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 것이고,




비린내나 악취가 나지 않아 신기하게 여긴 물길을 죽 따라가면 됩니다.

지도상으로는 긴가쿠지가 북쪽에 있으니 거기가 물길 시작점일 것 같은데 막상 가보니 거기는 수로 끝자락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물도 상류(남쪽)보다 조금 지저분하고 약간의 물비린내도 납니다. 교토에서 만난 수로나 개울, 하천 중에서 안 좋은 냄새를 맡은 곳은 이곳이 유일합니다. 종각부터 물냄새가 나는 이름만 맑은 물인 어느 하천과는 차이가 나는군요. 흑.ㅠ_ㅠ
(하기야 요즘은 아예 가질 않고 있으니 어떨지 모르겠네요. 거기에다 물 가까이 다가가면 냄새가 날지도..?)




가다가 나무에 분홍색 꽃이 피어있길래 찍었습니다.




무슨 나무인지 모르지만 예쁘군요. 정원수로도 괜찮아 보입니다.




길가에는 식빵을 굽고 있는 고양이도 한 마리 보이고.




여기도 무궁화가 한 그루 있습니다.




이것도 무궁화? 잎사귀를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옆에 핀 진한 분홍꽃은 뭔지 모르겠네요.




가다보니 나온 절. 아니, 절이 아니라 다른 건물일지도 모르겠는데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나무들이 울타리처럼 둘러선 것이 재미있어 찍었습니다. 철학의 길 서쪽에 있었으니 호젠지는 아닌데 말입니다. 요지야 카페 지나고 나서 찍은 사진 같으니 지도 상에서는 本妙院이라 부르는 곳인가 봅니다.




아.. 나중에 원본 사진 찍은 시각을 봐야겠네요. 光雲寺인지도 모릅니다. 핫핫핫.;





S와 수다떨며 천천히 걸어 내려가는데 S가 부릅니다. 뭔가 했더니 냥군. 오오오오오!
고양이와 눈을 맞추며 대화를 하는데 이녀석, 피부병이 있다고 합니다. 눈곱도 있는 것이 눈병도 있는 것 같다나요. 삼색인걸 보니 암컷 같은데 아직 성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철학의 길에서 우연찮게 고양이 한 마리를 보았으니 그걸로 만족한다고 하려 했는데 몇 미터 가지 않아 고양이들이 줄줄이 더 나옵니다. 호박도 아니고 고양이가 넝쿨 채 나타나는군요.
저기 저 돌멩이 옆에, 늘어진 녀석이 한 마리 있습니다.




줌을 당겨서 찍으니 이렇고. 이녀석도 삼색인데다가 아까 본 고양이와 색 톤이 닮아 있으니 한배에서 나왔을까요. 햇살이 좋아 그런지 열심히 식빵 굽는게 은근 귀엽습니다. 후후후. 저건 그냥 식빵이라기보다는 토스트겠지요.




아까 고양이가 토스트이니 이건 소시지와 햄과 스크램블 에그...(탕!)


거기서 얼마 안가 또 고양이 세 마리가 나란히 있습니다. 고양이 영역이 있을텐데도 같이 있는 걸 보면 혹시 이 주변에 고양이 급식소라도 있는 걸까요.₁




근데 그 옆에 또 있어!

게다가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세 마리 고양이가 누워 있는 그 안쪽에는 쪼매난 녀석이 더 있었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고양이들을 방해하는 것 같아 안갔지만, 하여간 고양이는 잔뜩 보았습니다. 후후후.
아랫 사진의 털 고르는 녀석은 꼬리만 살짝 줄무늬로군요. 너구리가 변신했나.-ㅁ-;



위 사진은 거의 철학의 길이 끝난 다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철학의 길이 어디서 끝나는지가 조금 애매하긴 한데, 安樂寺가 끝자락이 아닐까 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길 분위기가 조금 변했거든요. 산길을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산길 맞고요..;..)


난젠지(南禪寺) 안내판이 나왔을 때쯤엔 대략 10시. 저나 S나 걷는 속도가 조금 빠른 편이란 걸 생각해도 얼마 안걸립니다. 그리고 걷기 편한 길이기도 했고요. 보도블럭이었으면 다리가 피곤했을텐데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갈 생각이었던 곳은 11시에 오픈이라 일단 난젠지에 들러보기로 합니다. 여기도 정원이 유명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가는 도중. 위에서 물이 콸콸콸 폭포처럼 쏟아지는 작은 수로가 있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왼쪽편에는 학교가 있던데 지금 지도로 보니 히가시야마(東山) 고등학교인가봅니다. 사진 찍는 것이 이상해보였는지 경비하시는 분이 빤히 보시더라고요.-ㅁ-;




위의 수로는 반대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오른편은 노무라(野村) 미술관인데 이 때는 아마 도기 전시회를 하고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러 사발들이 있는 듯했지만 입장료 문제도 있고 그닥 관심도 없어서 패스. 지금 생각하니 아주 조금은 아쉽습니다.-ㅁ-;




미술관 건물이고요. 이런 정원도 마음에 듭니다.




아래는 이런 잡초들이 마구 자라고 있는데, 지저분하다거나 관리가 안되어 있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희한하지요. 한국에서 봤다면 오히려 관리하지 않고 잡초가 자라게 두냐라고 했을텐데 말입니다. 같은 풀들이 자라고 있는 것이니 오히려 손길이 간 걸까요. 하지 않은척 하면서도 은근히 신경쓴다, 뭐, 그런 것도 있을 법합니다.




느닷없이 등장하는 사진. 여기는 이미 난젠지 경내입니다. 3층인가 2층인가, 상당히 높은 건물이 있는데 처마를 보고 있자니 찍고 싶어서 한 방 찍었습니다. 여기는 숲이 워낙 우거진데다가 건물도 크다보니 조금 어두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의 절과 분위기가 조금은 닮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건 또 뭐더라.; 아마 위의 누각을 지나쳐서 나중에 찍은 걸겁니다. 무책임하지만 난젠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런 전통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건물도 그냥 사진만 찍고 넘어갔고요.




호오. 정원이 있답니다. 난젠인이라고 하는데, 입장료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가 300엔인가 내야한다는 말에 '긴가쿠지도 보고 왔으니 여기는 넘어가자'라며 돌아섰습니다. 하하하.;



관심을 두고 있던 건 수로각이지요. 아래쪽의 희미한 그림이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저게 수로각의 단면도랍니다. 로마시대의 수로각을 모델로 한 건지 상당히 닮아 있더군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교토라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헷갈릴 정도입니다.; 쇼와시대에 만들어졌다는 것 같지요.




수로각의 다리 한 가운데 서서 사진을 찍으면 이렇습니다. 다리 뒤에 다리 뒤에 다리 뒤에 다리 뒤에...... 구멍.(응?)

반대쪽으로 찍었으면 구멍이 아니라 그냥 돌벽이 있었을텐데, 저기 구멍은 출입금지 구역이더랍니다. 수로각 관리실이 아닐까 싶네요.

여기까지 보고서 난젠인의 정원은 보지 않고 돌아 나왔습니다. 수로각은 봤으니 이제 되었음. 그러니 밥 먹으러 가자!
(...)




차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은 것인데 그 위에 참새가 앉아 있습니다. 물론 진짜 참새도 아지고 가마쿠라에서처럼 망토를 두르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참새죠.-ㅁ-





다음 이야기는 점심. 그리고 그 다음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다시 교토 여행을 간다면 꼭 다시 한 번 가서 느긋하게 둘러 보고 싶은 곳이 여기입니다. 호리병이나 소나 원숭이가 있다면 그것도 나름 재미있겠지만 아쉽게도 없었습니다. -ㅁ- ₁


도시샤 대학 앞에서 버스를 타고 이마데가와도리를 따라 죽 내달리면, 시모가모의 삼각주를 왼쪽에 두고 사쿄(左京)구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긴가쿠지에 가까운 시라카와도리에서 우회전 하여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우회전 하자마자 내리면 되는데 역시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군요.




안내판을 따라 걸어 긴가쿠지 앞에 도착한 것은 8시 45분쯤. 들어가다보니 긴가쿠지의 입장은 8시 반부터랍니다. 오픈시간에 맞춰 오면 사람 없이 고즈넉하게 다닐 수 있겠지요.




지금 보니 이건 어느 정도 사진 보정효과가..; 다른 길이 아니라 윗 사진에서 직원분이 청소하는 그 바로 윗길 사진입니다. 저게 입구고요.




원래 이름은 긴가쿠지-은각사가 아니라 히가시야마 지쇼지(慈照寺)입니다. 긴가쿠지란건 별명이지요.
옆에 세워진 팻말은 관람시각 안내네요. 개문이 오전 8시 30분, 폐문이 오후 5시, 하산은 오후 5시 30분.




들어가서 500엔을 내고 입장하자마자 들어온 길. 와아, 길이 사람을 주눅들게 만들고 있어! -_-
길 양편에 선 나무들은 다 동백입니다. 동백 필 때 오면 이것도 장관이겠네요. 겨울이라 푸릇푸릇한 감은 덜하겠지만 말입니다.
위로 보이는 잎사귀는 대나무 같군요.




그리고 들어와서 또 질립니다. 우어. 저 모래, 어떻게 긁은거지?;




고무래로 긁은 건 알겠는데, 저 모양 만드는 것도 장난 아니었겠네요.




저 모래산. 사진으로만 보았는데 말입니다, 생각보다 아주 크더군요. 아주. 그래서 또 기겁했습니다. 어떻게 매끈매끈 쌓아 올린 거지? 헉?

모래정원을 보며 기겁하고 있다가 드디어 은각사 본체를 보았습니다.




-ㅁ-
와아.
와아, 와아.
굉장히 취향이었습니다. 그리 높지 않고, 뭔가 자신을 숨기는 것 같은 자태. 무엇보다 저 마루에 앉아 연못가를 내려본다면 그것만으로도 흐뭇하게 마음이 확 풀릴 것 같은 것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행복하군요. 아마 저 혼자 갔다면 저 앞에서 한참을 얼쩡거리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을 겁니다.
저런 작은 집을 한 채 지어서, 2층은 서재로, 1층은 주방을 놓아 차를 마실 수 있게 준비해 지낸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겁니다. 잠이야 1층이든 2층이든 내키는 대로 자는 거죠. 2층에서 책보다 창 밖 정원을 내려다보다 하는 것도 좋고, 1층의 마루에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해도 좋고. 맛있는 녹차 한 잔 홀짝 홀짝 마시며 지낸다면 극락이 따로 없을 겁니다.




닭.


아니겠지요. 봉황일 것 같습니다.^^;




길을 따라 죽 돌아 보니 이번엔 모래로 쌓은 담이 나옵니다. 저 왼쪽 끝에 사람이 서 있는데, 관리 직원인가 봅니다. 모래 정리를 하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날마다 무너진 모래를 가다듬고 정리하지 않을까 싶네요. 폭우가 내리면 어쩔려나?;




은각만 넣어서 찍어보았습니다. 음, 이것도 좋군요.-ㅁ-




사진에 찍힌 건 정원 관리 중인 직원. 이건 아마 걷는 도중에, 본당쪽의 마루에 앉아 찍은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리고 이게 저 모래의 높이입니다. 대강 헤아려 봐도 40cm는 가뿐히 넘습니다. 우와와와..... 몇 톤의 모래를 쓴거냐!




모래 정원은 재미있긴 한데, 아직 그 의미를 파악하기엔 제 수행이 많이 부족합니다. 더 공부하고 다시 찾아가면 다르게 보일까요.




모래정원을 지나 정원에 안내된 길을 따라 돌다보면 숲으로 들어갑니다. 숲 사이로 살짝 살짝 보이는 것도 좋군요.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빙글빙글 돌아 산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경사도는 그리 급하지 않으니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별 신경쓰지 않고 휙휙 다닐 수 있습니다.
가운데 찍힌 가로등은 신경쓰지 마시고, 뒷편의 숲은 대나무입니다.




산에서 긴가쿠지를 내려보면 저렇더군요. 지붕을 보면 억새를 올린 것 같습니다. 억새지붕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기와에 비해 덜 무거워 보여 그런걸까요.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한다는 건 번거롭지만 말입니다.




또 대나무. 아라시야마에서 대나무숲에 못 갔으니 여기서라도 만끽해야겠습니다.




돌다보니 샘물이 있네요. 찻물끓일 때 이 샘물을 가져다 썼나봅니다.




와아아. 역시 좋군요.>ㅅ<
은각사 2층에서 이쪽을 바라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나중에 보고 알았지만 은각 오른쪽에 있는 건물들도 문화재지정이 되어 있나봅니다. 하지만 하도 은각이 마음에 들어서 그쪽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찍은 사진도 이것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은 잠시 뒤 사람이 바글바글 늘어납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마도 초등학생들이 여행왔나봅니다. 아하하. 저 팀이랑 엮이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애들이 재잘대면 혼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버럭 소리를 질러댈지도 모릅니다. ㄱ-




사진을 열심히 남겼군요.(먼산)




조금 더 걷다보니 대나무는 온데간데 없고 이번엔 삼나무가 보입니다. 사실 이쪽은 은각사 경내는 아닌 것 같은게, 담장 밖에 있습니다. 여튼 이쪽은 삼나무가 잔뜩이네요. 이쪽도 잘 관리된 나무들이 아닌가합니다. 키도 크고 늘씬한 것이 참 보기 좋습니다. 목재는 무릇 굵은 것이 좋긴 하지만 날씬한 것을 보니 아직 나이를 덜 먹었나봅니다.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허리도 굵어지는 것이...(탕!)




반짝반짝. 이날은 햇살이 가득한 날이었군요.




내려오니 이쪽은 이끼가 가득합니다. 다시 은각사쪽 정원이로군요.




돌아올 때는 다른 길로 내려왔는데 저쪽 길-시작지점에 가까운 쪽에서는 애들을 데려다 놓고 연신 사진촬영중입니다. 애들은 산 위까지는 올라가지 않고 지상만 둘러보고 나갔습니다.




좋군요. 사실 아래쪽 정원 분위기는 텐시노사토쪽이 괜찮았지만, 거긴 규모가 작고 아기자기한 느낌이고 여기는 호쾌합니다. 관리하기야 당연히 작은 쪽이 좋지만 은각을 세워두려면 정원이 커야할테고....... 서울 내에서는 무리겠네요. 하하하하하.; 역시 강원도에 좋은 땅을 물색해야..(탕!)




나오기 직전, 아쉬운 마음에 다시 은각을 찍어봅니다. 이게 마지막 사진이군요.


아쉬운 마음으로 다 둘러보고 나오니 9시 10분. .... 음, 걸음이 좀 빠르고 휙휙 돌아보긴 했지만 30분이 안 걸렸습니다.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이 싫어서 빨리 걷긴 했는데 지나치게 빨랐나요. 하지만 이게 마지막 만남은 아닐테니까요. 언젠가 다시 가서 느긋하게 구경하고 나오겠지요. 그 때까지는 그림 실력을 팍팍 키워서 연필화로 남기고 싶습니다. 도전해봐야지요.+ㅅ+




₁은각, 금각 형제. 어느 분이었는지는 잊었지만 높으신 분의 소 두 마리가 탈주하여 스님고기가 맛있다며 덥석 잡아 갔....던가요? 아니, 왜 내용이 헷갈리지.OTL  이부분은 조만간 확인해서 올리겠습니다.;



22일은 또 사진이 많습니다. 은각사에서 하도 많이 찍어서 그럴겁니다. 이날의 코스도 그 다음날의 일정에 비한다면 상당히 길었습니다.


0710 숙소 출발(버스 1일권 구입)
0800 9번버스 탑승 후 이치죠 모도리바시 하차(세이메이 신사 앞) → 203번 타고 이마데가와 역 정류장 하차
0815 시비 찾음, 출발
0845 긴가쿠지(은각사) 도착 (개장은 8시 반부터)
0910 철학자의 길
1010 난젠지 도착
1055 히노데 우동에서 점심 식사
1125 거슬러 올라가기
1145 요지야 카페 긴가쿠지 점 도착, 대기
1225 요지야 카페 입장
1307 긴가쿠지 쪽 입구로 돌아와 버스 탑승
1330 시조 카와라마치 하차> 니시키 시장 구경, 등등


일정을 보면 아시겠지만 철학의 길을 따라 내려갔다가 도로 올라온겁니다. 그리고 평소 제 걸음으로 걸었다면 아마 타임은 이것보다 짧았겠지요.-ㅁ-;

긴가쿠지(銀閣寺)의 사진이 많은 관계로 이번 글에서는 도시샤 대학의 시비(詩碑)에 대해서만 다루겠습니다.




도시샤 대학을 돌다가 결국 허탕치고 나서는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검색을 했습니다. 우와.-_- 찾기 아주 쉬운 곳에 있습니다.
구글지도에서 교토지역으로 옮겨 놓고 doshisha라 치면 자동완성으로 도시샤 대학이 나옵니다. 한자로는 同志社. 이름이 참 멋지군요. 이름에서 생각하는 풍기는 분위기와는 달리 개신교 계통의 학교인듯합니다. 구교인지 신교인지는 모르지만 학교 안에 예배당이 있고 크리스천이라는 단어도 비석 등에 종종 등장합니다.
(이 때 찾은 시비 말고 다른 시비에서도 크리스천이란 단어가 등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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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상에서 확대한 도시샤 대학 모습입니다. 이마데가와(今出川)역에서 나와 바로 있는데, 학교 한가운데 예배당이 있고 그 옆에 하늘색 사각형 표시가 있습니다. 연못이지요. 이 연못 바로 옆에 윤동주와 정지용의 시비가 있습니다.




오른쪽이 연못, 사진 한가운데 보이는 둥그런 돌덩이가 정지용 시비입니다. 윤동주 시비는 그 왼쪽에 있고요.




이것이 정지용 시비.
새겨진 시문은 가모가와강을 배경으로 한 시인데, 읽다보면 굉장히 쓸쓸합니다.





왜 정지용 시비를 세웠는가에 대한 이야기군요. 위쪽이 일본어, 아래쪽이 내용입니다.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지만 정지용이나 윤동주나 둘다 도시샤 대학 출신입니다.




이쪽은 윤동주 시비. 윤동주란 한자는 시인 본인이 쓴 것을 가져가 썼다고 합니다. 여기 실린 것은 서시네요. 누군가 꽃(조화였음..)랑 한복 모양의 책갈피를 두고 갔습니다.




이쪽은 윤동주의 시비가 세워진 배경에 대한 이야기.



정지용 시비나 윤동주 시비나 둘다 도시샤대학내 한국학생 모임에서 세웠다고 합니다. 보고 있자니 꽃이라도 한 다발 가져갈걸 그랬나 싶기도 했습니다. 다시 찾을 때는 꽃을 들고 찾아가야지요.


윤동주는 재학 중에 한국어로 시를 썼다 하여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명으로 끌려갑니다. 그리고 후쿠오카 형무소(구치소)에서 생을 마감하지요. 해방되기 몇 달 전이었다고 합니다.(정확히는 45년 2월 16일. 해방 반 년 전이었군요.) 위키 백과를 찾아보니 이 시비가 세워진 것이 95년이었네요. 정지용 시비는 그 뒤에 세워졌다 합니다.


정지용 시비의 제막과 관련한 기사가 마침 위키백과에 링크되어 있어 연결합니다.(동아일보)
한국인 시인들의 시비 건립을 허락한 도시샤 대학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음, 딱히,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요...'ㅂ';;;


여튼, 아침 7시부터 서둘러 준비해 학교에 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8시 쯤 들어갔을 때도 이미 열려 있었으니 아침 일찍 찾아가도 괜찮겠지요. 시비를 둘러보고 나서는 다시 긴가쿠지로 향합니다.



다음 글은 긴가쿠지 이야기. 오늘 저녁에는 (가능하다면) 윤동주 시인의 시비 사진을 확대해서 올리겠습니다. 오역 문제로 말이 있다 해서 대강 읽어보았는데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부분이 있네요.

제목에다가 '/'표시를 넣은 것은 해당 날짜 마지막 글입니다. 그런고로 21일은 글이 두 개이고, 23일은 하나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사진이 잔뜩 몰리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20-25개 정도에서 끊고 있는데, 사진이 적은 날은 당연히 글도 적습니다. 다시 말해 23일은 사진이 적었다는 이야기죠.



규슈(정확히는 후쿠오카) 여행 계획을 세울 때도 그랬지만, 해당 여행지에 한국 관련 유적지나 사적 같은 것이 있으면 일정이 복잡해지지 않는 한도 내에서 집어 넣습니다. 도쿄의 경우에는 예외. 여기는 넣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요. 후쿠오카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명성왕후를 시해한 칼이 있다는 신사와 그 옆의 절, 학문의 신을 모시는 다자이후 텐만구₁, 후쿠오카 형무소₂를 넣었더랍니다.
(주석은 맨 아래에 달았습니다.)

하여간 이번에는 도시샤 대학을 넣었습니다. 이유는 윤동주와 정지용 시비(詩碑). 두 사람을 기리는 시비가 도시샤 대학에 있다고 들어서 다녀오려고 했지요. 이날은 S랑 따로 돌아다닌데다가, 세이메이 신사에서 걸어서 갈만하다 싶어서 걸어 갔습니다.



길은 잘 찾는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찾기 어렵지는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산... ㄱ-
정확한 위치를 모르고 어림짐작으로 어느 건물 뒤에 있다고만 기억해서 뱅글뱅글 돌았는데 이게 잘못 기억한 정보였던 겁니다. 도시샤 대학의 캠퍼스가 세 개인데, 그 세 개를 다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도 안나오더군요. 우어어어.; 날도 더웠는데 한참을 헤맸습니다. 그리고 1시간 반만에 두 손 들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지요. 사실 맨 처음 갔던 이마데가와 역 옆, 본 캠퍼스에 들어가서 윤동주 시비를 경비하시는 분들께 물었다면 바로 가르쳐 주셨을겁니다. ㄱ- 이날 숙소에 돌아와 검색하니, 학교에서 아예 위치를 표시해서 가르쳐 준다고 하더군요.

묻기 싫어하는 성격이 이런데서 나온덕에 한참 고생했습니다. 뭐, 실컷 걸었으니 나름 좋은 걸까요.

하여간 도시샤 대학 이마데가와 캠퍼스의 건물은 거의 19세기에 지어진 붉은 벽돌이라는데, 그래서 다 문화재랍니다. 구경하는 재미가 나름 쏠쏠합니다.'ㅂ'
(시비의 위치는 그 다음 방문기에 적겠습니다.)




이마데가와 주변을 빙글빙글 돌다가 이런 것도 찍고....




무궁화도 정원수로 훌륭하다는 걸 교토에 가서 알았습니다. 하지만 전 진딧물이 안 좋아요.; 역시 무당벌레를 따로 키워야하나.



한참을 빙글빙글 돌다가 다시 간 곳은 교토 BAL입니다. 이번 목적은 8층에 있는 카페 모리스였지요. 그 전날에 왔을 때는 살짝 엿보기만 하고 갔는데, 이날은 좀 느긋하게 쉬고 싶어서 일부러 여기까지 왔습니다. 찾고 싶었던 몇몇 책들을 검색하고,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엔 8층에 올라갔습니다. 층 한쪽 구석에 벽을 치고 만든 곳이 이 카페인데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카페 분위기를 요즘 유행하는 식으로 표현한다면 레트로...? 옛날 대학교 앞 다방이 이런 느낌일까 싶습니다. 식사도 가능하고 음료나 디저트도 되고요.




그리하여 창가쪽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것은 아마 기온일겁니다.

식사를 할까하다가, 다음 일정도 있으니 카페인 안 들어간 음료와 치즈케이크를 시킵니다. 여행 가기 전부터 계속 치즈케이크의 유혹에 시달려 왔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선택이지요.





그러나 스트로베리스무디는 스무디가 아니라 셰이크였습니다. 색이 엷은 분홍이라 설마설마했는데 마셔보니 딸기 아이스크림을 넣고 갈았습니다. 당분이 필요했던터라 그냥 저냥 마셨는데 상상하는 그 맛 그대로라 보시면 됩니다. 가격은 650엔.




치즈케이크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400엔. 쇼케이스에는 치즈케이크가 보이질 않았는데 메뉴판에 있길래 물었더니 있다 하더군요. 크기는 작지만 맛은 진하네요. 이보다 크면 혼자 먹기엔 버거울테고 말입니다. 초콜릿 케이크나 사과타르트도 있었는데 그냥 치즈케이크만 먹었습니다.
치즈케이크는 커피와 잘 어울릴텐데 왜 커피를 마시지 않았냐면, 이 날 일정에 커피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날은 가능한 커피를 마시지 않았지요.




커피집에 가기 전, 시조 카와라마치 쪽에서 기온으로 걸어갑니다. 어제 기온에서 걸어오며 보았던 가게 중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가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진열장에 아라비아 핀란드의 무민컵이 있었는데 들어가지 않았거든요. 갈까 말까 또 고민하다가 시간도 넉넉하니 다녀오자 싶어 거기에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지름신은 가게에서도 오시지 않으셨지요.

대신 그 옆 요지야에 들어가 유자 비누랑 세수할 때 쓰는 곤약을 삽니다. 비누는 210엔, 곤약은 400엔. 숙소에 비누가 없어서 임시로 몸 닦을 때 쓰는 물비누를 썼더니 찜찜해서 말입니다.



그리고는 길을 건너 버스를 탑니다. 1일 승차권을 가지고 있으니 피곤할 때는 쓰는 것이 좋지요. 버스를 타고 시조 카와라마치에 내리는데 기온에서 출발하는 버스라 내려주는 곳이 다카시마야 백화점 옆, 아마도 에비스 신사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거기서 내려 조금 더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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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으로는 이쯤. 테라마치도리(Teramachi Dori)라 쓴 위치에서 구글어스를 동작시켜 동쪽편을 보면, 오타후쿠(御多福)커피라는 차양이 보입니다.(구글어스링크) 지하에 있는 가게입니다.

일본의 교토 커피 안내책자를 보면 꼭 들어가는 커피점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오타후쿠 커피입니다. 로쿠요샤도 빠지지 않고 들어가고, 이노다 커피도 꼭 들어갑니다. 오타후쿠 커피는 커피맛도 그렇지만 분위기에 대해 강조하는 평이 실리는데, 카페마스터의 복장도 그렇고(정장 + 앞치마)해서 가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분위기인지 궁금하더군요.


들어갔더니 가게는 굉장히 작습니다. 벽면을 따라 2인용 테이블이 6개 정도있고, 4인용 테이블이 2개 있던가요. 그리고 바에 자리도 조금 있습니다. 들어 갔을 때는 20대로 보이는 청년과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바에 앉아 주인장과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오오. 여기는 이런 분위기로군요.

먼저는 벽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바쪽이 낫겠다 싶어 바로 옮겼습니다.(...) 자리를 옮기는 것이 폐가 되는 건 알지만 말은 잘 못해도 듣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날의 주제는 야구였던 모양입니다. 청년은 잠시 뒤에 가고, 이번엔 다른 단골이 들어와 신나게 수다를 떱니다. 어제 경기가 어땠느니, 선수 누가 몇 살이고 앞으로 어떻다느니 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야구팬은 대단한게, 누구~하고 이름을 대자 바로 등번호가 나옵니다. 아예 카페에 올해의 선수진 소개 책자가 있더군요. 뭐, 여기서 '어느 야구팀 이냐'라고 물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당연히 한신이죠.-ㅁ-




커피는 블렌드 커피와 밀크 커피 등의 커피가 있을뿐, 원산지별로 나온 커피는 없습니다. 그리고 차 종류도 여럿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드립퍼는 아마도 칼리타. 커피는 두 종류를 쓰는 것 같습니다. 여기도 미노루씨₃의 커피를 쓰던가요. 그건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나중에 확인을...;

커피 맛은 무난합니다. 마시기 쉬운, 술술 넘어가는, 부드러운 커피. 마시면 '아, 이게 커피맛이야'라고 느낄 그런 맛입니다. 블렌드 커피 한 잔에 400엔.




그리고 여기서도 치즈케이크. 그도 그런 것이 치즈케이크 한 조각에 200엔입니다. 우오.+ㅠ+
크기는 작지만 역시 진합니다. 이쪽이 카페 모리스보다 조금 더 구웠는지 색이 진하네요. 다른 곳에서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었다고 하니 더 궁금해서 시켜보았습니다.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치즈케이크를 음미하니, 이것이 천국.;ㅂ;

손님들과 마스터가 하도 재미있게 수다를 떨어서 듣고 있다보니 다음 주문을 넣을 시기를 계속 놓치더군요. 그래도 일어나기 전 한 잔 더 마셔보고 싶은 커피가 있었습니다.




밀크커피.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시켜보았습니다.
이노다 커피에서도 못 마셨으니 여기서 마셔보겠다 생각을 했는데 여기는 조금 더 고급스럽게 나온달까요. 이노다 커피에 다녀온 사람들 사진을 보면 거기서는 유리컵에 나왔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진하게 커피를 내려서 거기에 데운 우유를 붓는 겁니다. 우유막이 생기지 않게 데우는 것이 포인트가 아닌가 싶고요.(아, 체를 놓고 우유를 붓던가.. 그 부분은 가물가물합니다.)

집에서 비슷한 커피를 마셔본 적 있지만 그 때는 그렇게 맛있다고 못 느꼈는데, 여기서는 맛있습니다. 좋은 분위기도 있고, 예쁜 커피잔도 있고, 서비스를 받는 입장인 것도 그렇고 맛있을 수 밖에 없나요.-ㅠ-




커피만 시키면 심심하니 다른 디저트-호박타르트도 시켜봅니다. 이쪽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던게, 윗부분이 호박젤리 같은 식감입니다. 단호박퓨레를 젤라틴으로 굳힌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전체적인 평가가 올라가니 케이크에 대한 기억도 좋게 남는 듯....)




앉아 있는 자리 옆에 이렇게 아크릴 그림이 놓여 있었는데요,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홍차 색도 그렇고, 섬세한 표현도 그렇고요. 바로 자리를 옮기기 전, 벽쪽 자리에 앉아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는 사진인 줄 알았습니다. 보고 있자니 '나도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려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라면 아마 밀크티랑 스콘을 그렸겠지요.


여기서 놀며 다른 손님과, 마스터와 수다를 떨다가 숙소로 돌아옵니다. 한 시간 넘게 있었나봅니다. 생각같아서는 더 있어도 좋겠다 싶었지만 대화에 끼어들기엔 아직 일본어가 짧습니다. 그래서 일본어 공부에 대한 열망은 다시 불타오릅니다. G를 붙잡고 같이 일본어 공부에 매진해야겠네요.

아, 그리고 여기는 흡연 가능 카페입니다. 기본으로 재떨이가 나오니 담배연기를 싫어하는 분이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는 좋아하지 않지만 참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이날 구입한 것. 오른쪽이 유자 비누, 왼쪽이 곤약입니다. 물에 담가 놓으면 말랑말랑뽀득뽀득해져서 여기에 비누를 묻혀 거품내고 얼굴을 문지르면 되나봅니다. 손으로 문지르는 것보다 거품이 잘 나고 피부에 상처가 안난다나요. 하기야 거품이 필요하다며 얼굴에 수세미를 대고 문지를 수는 없지요.;
써보니 재미있기는 한데 바싹 말라 있을 때는 물 먹을 때까지 20분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단밤. 밤벌레가 그냥 지나갈리 없지요.;ㅠ; 맛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하겐다즈 밀크 클래식인데 진짜 우유 맛입니다. 서주 아이스크림의 고급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지요.





그리고 이날 저녁 숙소에서 '일본문화체험'이란걸 했습니다. 달맞이 우동과 경단을 만들어 먹었지요.




경단 만드는 과정이고요. 앞에 보이는 작은 그릇이 슈거파우더고 뒤쪽에는 당고분-경단용 쌀가루가 있습니다. 찬물로 반죽하고 나중에 뜨거운 물에 삶는데, 아마도 찹쌀가루인 것 같습니다. 반죽할 때 귓불 정도의 무르기로 하면 된다네요. 집에 찹쌀가루가 있으면 해먹어도 되겠다 싶습니다. 집에서 팥죽 만들 때 넣는 새알심과도 비슷하지만 설탕이 들어가서 더 달긴 한데, 저 설탕을 넣고도 경단 자체에서 그리 단맛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어어.. 그럼 도대체 설탕을 얼마나 넣어야 시판 경단처럼 달달해지는거지?;




이것은 달맞이 우동. 우동면을 삶아 날달걀을 넣고 뜨거운 국물을 붓는 것 같습니다. 국물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네요. 살짝 반숙이 된 달걀 노른자에 우동 면을 찍어 먹으면! >ㅠ< 신선한 달걀이 있다면 집에서도 해먹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21일은 지나갑니다.

22일은 대망의 은각사!




₁다자이후 텐만구. 한자로는 太宰府天滿宮라고 씁니다. 교토에도 텐만구라는 이름의 유적이 있는데 모시는 사람이 같습니다. 헤이안 시대에 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眞)가 권력 다툼에 밀려 누명을 뒤집어 쓰고 억울하게 규슈로 유배를 갔는데, 가서는 '난 억울해!'라며 절명하고는 원귀가 되어서 교토를 덥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음양사에 있으니 읽어보시면.....;;;
반은 농담이지만 어쨌든 교토에서는 '스가와라 미치자네 공이 원귀가 되어 교토에 역병이 돌고 안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텐만구를 만든 것도 그런 의미인듯. 이 사람이 백제계라는데다가 학문의 신이라고 해서 가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교토 여행에서는 까맣게 잊었지요.
스가와라 미치자네의 이름은 엊그제 읽은 「문학소녀」 외전 단편집에서도 잠깐 등장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 관련 포스팅을 해야하는데 또 잊고 있었네요.;

₂지금은 후쿠오카에 형무소가 있지만 그 전에는 후쿠오카 구치소가 따로 있었던 모양입니다. 위치를 옮겼는지 그랬다던가요. 하여간 도시샤 대학에 재학 중에, '한국어로 시를 썼으니 너는 독립운동가'라며 체포된 윤동주는 후쿠오카 구치소에서 죽습니다. 아마도 약물 실험을 당한 것 같다고 하는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여튼, 그래서 후쿠오카에 가면 옛 구치소 자리에 가보고 싶었지요. 조금은 감상적일라나..
 이날은 그냥 발길 닿는대로 움직였기 때문에 따로 일정표는 적지 않습니다. 움직인 순서는 이렇고요.

도지(東寺) → 세이메이 신사 → 도시샤 대학 → 준쿠도 교토 BAL 점 → 오타후쿠 커피점

아주아주 널널한 코스죠.-ㅁ-;


21일은 아침 일찍 도지(東寺)에 갑니다.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에서도 종종 등장한 절-멀리 있는 절;-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엊그제 읽었는데도 왜 이런담.-ㅂ-;

21일은 애초에 교토 여행 일정을 잡고 계획을 세울 때부터 도지 프리마켓을 위해 비워놓았습니다. 교토 여기저기에서 프리마켓이 많이 열리지만 이 중에서 여행 일정에 맞는 것은 도지 프리마켓이라 아예 잡아 놓은 것이지요. 다른 곳이야 언제 가도 되지만 프리마켓은 날짜 맞추기가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숙소에서 설렁설렁 20분 정도 걸어갑니다. 숙소는 니시혼간지 길 건너편에 있고, 도지는 그보다 남쪽으로 두 블럭 이상 내려갑니다. 그래도 20분 정도면 충분하더군요. 몇 시부터 시작하는지 몰라 일단 일찍 출발한다고 나갔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프리마켓은 7시부터 17시까지 한답니다. 그래서 8시쯤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인들이 다 나와서 물건 정리도 거의 다 되었더군요.



여기가 도지입구입니다. 구글 지도상으로 보면 대강 규모가 짐작가실 겁니다. 어림짐작으로 따지면 파고다 공원 전체에서 프리마켓이 열리는 수준인듯...;




대강 이런 느낌입니다. 이날은 날씨가 우중충하더니 또 9시쯤해서 소나기가 쏟아지더군요.
프리마켓이라기 보다는 한국의 5일장? 느낌은 그렇다지만, 하여간 여기저기 재미있는 상품이 많습니다. 다른 현에서 특산품을 들고온 곳도 있었고요.





적당히 한바퀴를 돌았는데 연못이 보입니다. 아직 연꽃 몇 송이가 남아 있길래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꽃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거의 졌더군요.




헤이안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창고도 보입니다. 오오오. 중요문화재라니!




이렇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 사이에서 뭔가 이상한게 보입니다. 사진 한가운데, 회색의 새가 보이십니까?




해오라기? 아니, 회색이니 다른 새일지도 모르겠는데 백로나 그 비슷한 종류로 보입니다. 저 뒤쪽으로 보이는 것이 프리마켓 시장이니 굉장히 가까이 있는 셈입니다.




잠시 비긋고 있을 때 태공 들고 찍은 사진입니다.



프리마켓 돌아보다가 살까 말까 한참 망설였던 것이 두 가지 있으니, 하나는 밤이었고 하나는 가방이었습니다. 밤은 한 망에 500엔짜리와 1천엔짜리가 있었는데 숙소가 시타딘같은 주방이 딸린 곳이 아니라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습니다. 한국으로 들고 들어오는 것도 불가능하고요.
다른 하나는 가방인데, 이 가방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구입하지 않고 돌아 나온 것은 가격이 8300엔이라 도저히 못사겠다 싶어서였고요. 으흑.;ㅂ; 형태도 그렇고 편하게 메고 다닐 수 있는 가방인데, 문제는 정장에는 미묘하게 안 어울린다는 겁니다. 하기야 정장에 어울리는 가방은 아무래도 브랜드 가방이죠. 제가 봤던 것처럼, 인사동에서 발견할 수 있는 천조각을 이은 패턴이 들어간 천가방은 안 어울린다 싶어 등을 돌렸는데 지금까지도 끙끙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날짜 맞춰 도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몰라요.-_-;
(물론 그러느니 한국에서 30만원 주고 같은 가방을 구하는 것이 쌉니다.(먼산))


이렇게 비를 피하고 있다가 도지 본당에서 열린 전시회에 들어갔습니다. 대강 훑어 보았는데, 아마 수묵화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의 그림 전시회인가봅니다. 동자승 그림도 많더군요. 보다보니 시코쿠의 88개 절을 그린 작은 그림도 있습니다. 오오. 이것도 재미있어!

엽서를 사올까 하다가 사와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할 것 같아 그냥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리고 도지를 나와 숙소에 잠시 들러 짐을 정리하고, 이번엔 이마데가와로 갑니다. 숙소에 들렸던 것은 버스 1일권을 사기 위한 것도 있었지요. 그리고 니시혼간지 앞에서 9번 버스를 타고 올라갑니다.



버스 맨 앞에서 유유자적하는 태공.



이곳은 맨 처음 교토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숙소로 잡으려고 했던 프티호텔입니다.(가운데의 붉은 차양)
하지만 20일은 호텔 예약이 불가능해서 포기했지요. 지금 생각하면 여기는 교토 역쪽에서 너무 멀어서 움직이기가 쉽지 않겠더라고요. 대신 은각사나 금각사 가는 버스가 이 앞을 지나가는 것 같더랍니다.'ㅂ'




그 옆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찾은 것은 세이메이 신사. 아베노 세이메이의 신사가 이 근처에 있다고 들어서 골목으로 들어갔던 겁니다. 날이 흐려서 그런건지 몰라도 분위기가 좀 가라앉아 있군요.




이 사진도 어둑어둑..-ㅁ-;

주변을 빙빙 돌다가 간신히 찾아서 들어갔는데, 나중에 나와서 보니 세이메이 신사는 큰길에서 접근하는 쪽이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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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면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건 아니고요. 일단 니시진 회관이라고, 기모노 패션쇼도 한다는 유명한 건물을 찾아서 그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시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작네요.=_=




이건 나중에 나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오망성을 문장으로 처음 쓴 것이 세이메이라고 하지요. 전 저 오망성을 보고 있자면 쓰메라기 스바루가 생각납니다만...(먼산) 덧붙이자면 세이시로도. ... 설마하니 세이시로의 모델이 세이메이이려나요.ㄱ- 아시야 도만과 세이메이를 섞은 다음, 거기에서 히로마사를 빼면 세이시로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아주 조금 들었습니다.




신사 입구에는 좌우에 집지키는 개석상이 있습니다.




이쪽은 입을 벌리고 있군요. 사진 오른편이 큰길가입니다. 인도에서 바로 보이는거예요.




그 안쪽에는 이렇게 (가짜) 이치죠 모도리바시가 있습니다. 소설에도 자주 등장하지만 세이메이는 자신의 집으로 오는 길목인 이치죠 모도리바시(되돌아가는 다리) 아래에 식신을 두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옆에 붉은 띠를 두른 이상한 석상이... ㄱ-




신사 안 쪽에서 큰길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도리이도 돌로 되어 있고, 탑도 돌. 대부분이 돌로 만들어 졌더군요.



건물 안에도 사자상이 있어요.



반대편에도 마찬가지로 사자상.
다른 신사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원래 이렇게 사자(혹은 지키는 동물)이 여러 마리 놓여 있나요.




이건 신사 왼쪽에 놓여 있던 황금가마. 축제 같은 것에 쓰는건가 싶었습니다.




이게 신사 본당. 저 왼쪽에 앉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저기 저 지붕위에도 금별이 그려져 있군요. 아아. 어렸을 적에 별 많이 그리고 놀았는데 여기에 일종의 '부적'의미로 있다보니 뭐랄까, 변신소녀물을 보는 듯 손가락이 오글거리는 느낌이 드네요. 별이 남발되어 그런가봅니다. 어흑..;





교토 지역 여행을 하면서 유일하게 다녀온 신사가 바로 여기, 세이메이 신사입니다.
세이메이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연애수호라든지 저주라든지, 저주 풀기라든지, 악한 것을 피한다든지를 비는 곳 같은데 실제로는 교통수호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그래서인지 교토시내 버스에는 세이메이 신사의 부적이 붙어 있더군요. 찍는다 해놓고는 까맣게 잊었는데, 그렇습니다.

세이메이 신사는 굉장히 작고 큰길가에 있어 찾기 쉬우니 근처 지나실일 있으면 들러보셔도 좋습니다. 특히 바로 옆의 니시진 회관에서는 기모노 패션쇼도 하니까요. 거기 들리는 겸 가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물론 저처럼 세이메이에 관심이 있다면 모를까 아니라면 심심하실지도 모릅니다. 문득 음양사가 사람을 버렸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OTL



그리고 다음에는 지난번에도 썼던 바보짓. 도시샤 대학에서 윤동주 시비를 찾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ㅁ-
로쿠요샤에서 커피를 즐기고 난 다음 간 곳은 그 근방에 있는 바늘집입니다. 위치 설명은 나중에 지도로 첨부하겠습니다. 지도가 집에 있군요.



내부 사진은 보았지만 바늘집이 바늘집 같지 않은데다가, 겉 모양은 정원을 갖춘 작은 가게인데 지도 상으로는 상가 중앙통 근처라 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길을 걸어보니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상가 중앙통로를 슬슬 걸어가면서 오른편을 살피니, 안쪽으로 들어가는 작은 통로가 보입니다.
핸드폰을 잡고 뭔가 좌절한 듯한 포즈를 취한 청년, 그 안쪽으로 보이는 정원이 みすや針(미스야바늘, 이하 바늘집)의 앞뜰입니다.




들어가자 마자 찍은 풍경. 시장 뒷골목에 이런 정원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아. 역시 교토인가요.




이런 것도 있는데 얼핏 보기에는 가마 비슷해 보입니다. 우물 정자는 알아보겠는데 그 옆은 뭘까요. 禍인지 福인지 헷갈립니다. 하지만 福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설마하니 禍일까요.;




가게입구입니다. 가게 내부는 굉장히 작습니다. 사람 둘이 들어가면 꽉 차는 느낌의 작은 가게라지요. 짧은 일본어로 '실크용 바늘'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하나 구입하고, 일반 면을 바느질 할 때 쓸만한 것으로 하나 추천 받아 샀습니다. 작은 종이봉투(뒤에 나옵니다)에 25개의 바늘이 들어 있고 그 바늘쌈지 하나가 410엔입니다. 굉장히 저렴하다고 생각했어요. 손으로 직접 갈아서 만든다는데 바늘이 굉장히 얇습니다. 견본 바늘을 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아니라 갈아 놓은 식칼처럼 번쩍번쩍합니다. 게다가 바늘귀가 상당히 작네요. 큰쪽이 실 꿰기엔 좋지만 천 상하는 것을 생각하면 바늘귀가 작은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여기까지 들렸다가 다른 CD 매장들을 찾아 삼만리를 벌인 다음 교토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교토역 이세탄 지하식품매장에서 데마치후타바의 콩떡을 사고 희희낙락할 때, 깨닫습니다.

"어머나, 무지에서 샀던 물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로쿠요샤에 두고 왔지요.-ㅁ-;


그래서 로쿠요샤에 저 혼자 다녀옵니다. 다행히 물건은 잘 있었고, 쇼핑백을 챙겨들고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와 숙소로 걸어갑니다. 걸어가는 도중, 어제와는 다른 경로로 골목길 이리저리를 훑는데 한 빵집이 눈에 들어옵니다.



Rauk.  왠지 '나 맛있는 빵집임'이라 말하는 것 같은 가게더군요. 오후 시간이라 다양한 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7시에 열어 18시에 닫습니다-맛이 궁금해서 세일중인 식빵 한 봉지와 카레빵 하나를 사옵니다.

미리 말해두자면 귀국하면서 식빵 한 봉을 사왔는데, 나중에 더 사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아버지, 죄송해요. 다음에 맛있는 빵을 또 공수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날 구입한 물건들을 숙소에 들어와 하나씩 찍어보았습니다.





이것이 바늘. 봉투가 하나이지만 실은 속에 두 개의 바늘쌈지가 들어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또 올리겠습니다. 뒤에 있는 것은 바늘집에서 받은 안내책자인데, 가운데의 바늘 그림을 보면 아시겠지만 바늘 구멍이 굉장히 작지요. 아마 이거 올리면서도 첫비행님이 뽐뿌 좀 받으시겠다 싶은 것이...-ㅁ-;




준쿠도에서 사온 이이지마 나미의 '내일의 도시락'과 신조사(신초샤) 문고인 욘다클럽 안내 팸플릿. 욘다 판다는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와도 관련이 있어서 홀랑 집어 와 보았습니다.

이이지마 나미 책은 이번에도 괜찮네요. 단, 한국에도 들어와 있는 mama's cafe에 연재된 것을 모아 엮은 책이라, mama's cafe를 가지고 있으시다면 따로 구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긴 하더군요. 뭐, 저도 mama's cafe 몇 권을 가지고 있지만 책으로 따로 가지고 싶어서 샀습니다. ... 앞뒤가 안 맞지만 그러려니 생각해주세요.;




오른쪽의 쿠키는 기온고이시에서 계산하고 나올 때 시식용이라며 받은 과자입니다. 아직 먹어보지 않았으니 다음에 또 글 올리겠습니다. 저걸 먹을 때는 왠지 말차를 타서 먹어야 할 것 같군요.-ㅠ-

그 옆에 있는 포장은 데마치후타바의 콩떡입니다. 속에는 앙금이 들어가 있고, 앙금을 감싼 찹쌀떡 부분에는 검은 콩이 들어간 겁니다. 이게 하도 유명해서, 여행 코스에는 안 들어 있는데 가고 싶다고 계속 생각했더랍니다. 하지만 이세탄에 갔더니 작은 매장이 들어와 있네요. 안가도 된다 싶어서 잽싸게 집어 들었습니다.




맛있습니다. 명불허전. 하지만 달기 때문에 단 것을 싫어한다면 힘들겁니다. 빈속에 두 개 먹었더니 속이 달아서 두 손 들게 되더군요. 참고로 크기는 한국의 일반적인 찹쌀떡보다는 작다 싶습니다. 큰 알밤 정도의 크기일까요. 하지만 글을 적고 있자니 또 저게 먹고 싶어지고...;ㅂ; 한국의 찹쌀떡이나 다이후쿠는 잘못 만나면 떡부분이 질깃질깃한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건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도쿄에도 군린도라고, 굉장히 유명한 콩떡집이 있는데 나중에 한 번가봐야겠습니다.-ㅠ-




뒤쪽 왼편에 있는 것이 Rauk에서 산 식빵입니다. 쫄깃쫄깃하면서 찰진 것이, 아버지는 한 조각 드셔보시고는 쌀빵같다 하시더군요. 버터가 안 들어간 것 같기도 한게 상당히 담백한 맛입니다.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가니..-ㅁ-;

그 앞에 있는 카레빵도 맛있다고 S가 그랬습니다.(21일날 아침 S가 먹었음)
앞에 보이는 종이팩 주스는 사과주스입니다. 달달한 주스중에서는 사과주스가 제일 좋습니다.-ㅠ-

뒷줄 가운데랑 오른족에 있는 것은 무지에서 사온 간식입니다. 용도는 술안주. 가운데에 있는 것은 아직 안 뜯었고, 오른쪽의 간장맛 센베는 아사히 블랙 마실 때 뜯었는데 간간한 것이 맥주안주로 딱 좋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간간하다보니 그냥 먹기는 힘듭니다.



이걸로 20일의 일정은 마무리. 21일은 도지와 도시샤, 그리고 오타후쿠커피집입니다.
기온보다는 시조 카와라마치에 오래 있었으니 위치태그는 나카교(中京)구 쪽으로 넣습니다.

기요미즈데라에서 시작한 걷기 운동(?)은 시조 카와라마치에서 끝이 납니다. 나중에 여행 기록 정리를 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지도에 경로를 표시해 다녀온 가게들의 위치를 찍어 올리고 싶은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해보겠습니다. 아마 야후나 구글 맵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한 지도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할 것 같네요. 해봐야 알겠지만..;



카모강(오리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은 히가시야마 구, 서쪽은 나카교 구입니다. 니시혼간지를 제외한 20일의 일정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고조자카(五條坂:오조 언덕, 0830?) → 기요미즈데라(淸水寺:청수사) → 산넨자카(三年坂:3년 언덕, ) → (이노다 커피에서 1시간 가량 휴식, 0910~1000) → 니넨자카(二年坂:2년 언덕) → 네네노미치(ねねの道:네네의 길) → 야사카신자 앞(八坂神社, 1100)



네네노미치를 나와, 대원인 앞에서 큰길로 걸어 나와 찍은 사진입니다. 붉은색의 대문이 보이는데 저게 야사카 신사의 대문입니다. 야사카는 八坂이라 씁니다. 8개의 언덕이란 뜻일까요. 신사이기 때문에 입구만 보고 그냥 기온 거리를 걸었습니다. 이 지역 전체가 기온인데, 야사카 신사 앞 큰 길은 시조(四條)대로와 이어지기 때문에 기온 시조라고 부릅니다.

교토의 지명은 거의 이렇게 부릅니다. 씨실과 날실에 모두 이름이 붙어 있어, 그 교차로에는 씨실날실 이름을 순서대로 부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씨실 이름을 먼저 부르는지, 날실 이름을 먼저 부르는지는 제각각인것 같긴 한데, 대체적으로는 가로줄인 씨실을 먼저 부르고 세로줄인 날실을 나중에 부르는 것 같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씨실길에서 접근하냐, 날실길에서 접근하냐에 따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일단 기온은 기온시조라고 부릅니다.'ㅂ'




사진은 야사카 신사 입구.
야사카 신사 앞 기온 시조 동네는 인사동 비슷하게 이런 저런 전통 가게가 많다는군요. 하지만 들여다본 곳은 몇 군데 안됩니다. 일일이 다 들여다보다가는 지갑이 거덜나겠다 싶기도 했고, 어떤 가게에 들어가 구경했다가 '아, 이 이상 보면 정말로 안돼'라고 두 손 들고 항복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뭐, 다음 일정이 잡혀 있었던 것도 기온 쪽에서 시간을 많이 안 보낸 이유이기도 했지요.


11시쯤 여기에 도착했는데 중간에 네네노미치에서 몇 군데 가게를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대체적으로 평소보다는 느긋하게 걸었고요. 아, 물론 제 평소 속도가 기준인겁니다. 보통 사람에게는 이정도도 빠르다고 생각할지 몰라요.;

간식이 먹고 싶어져서 S를 꼬셔 들어간 곳이 기온고이시입니다. 小石이라 쓰고 고이시라고 읽습니다. 말차 관련 디저트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어딜 가도 비슷하겠거니 싶어서 들어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요지야 카페에 갈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뭐..'ㅂ';




태공. 당당하게 파르페를 노리다. 하지만 손빨래 하기 싫은 걸?


이노다커피에서 식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배가 고프지 않다는 S는 말차라떼를 시켰습니다. 저는 말차파르페를 시킬까하다가 가을 한정이라는 밤 파르페에 넘어갔지요. 한정은 언제나 무섭습니다.-_-




카스테라와 밤크림과 경단과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아래에는 달달한 시럽과 크림과.......................


단맛입니다. 핫핫핫.
그래도 밤을 좋아하는 저는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그러고 보니 저기엔 말차 경단 외에는 말차가 들어가지 않는군요.




11시 반쯤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걷습니다. 그리고 여기가 가부키좌인가 그랬는데, 여길 오기 전에 들른 가게가 한 군데 있습니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기온고이시를 나와 가와라마치 쪽으로 걸어가다가, 치리멘이라는 쪼글쪼글한 일본천으로 만든 소품 가게를 보았습니다. 2층에 매장이 있더군요. 흥미가 생겨 S랑 같이 2층에 올라갔다가 가게 전체가 지뢰밭이라는 느낌으로 둘러보았습니다.

자금이 넉넉하고, 집에 공간이 많았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질렀을, 아주 작은 소품들입니다. 미니어처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마 하나 이상은 반드시 집어오게 될겁니다. 소품 개당 가격은 몇 백엔 수준이지만 하나만 놓아서는 심심하니까, 역시 이모저모 같이 모아 두어야 겠더군요. 일본 전통-교토의 분위기도 물씬 살리지만 미니어처라는 점에서는 현대적인 느낌도 나고요. 색색의 인형, 동물, 소품이 사람을 아주 홀립니다. 하하하하.... 다행이예요. 그냥 지나갈 수 있어서..;ㅂ;
그래도 기온에 가셨다면 꼭 구경해봐야 하는 가게라고 봅니다. 사람의 손재주로 얼마나 작게 소품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니까요. 인형놀이나 소꿉놀이를 놓아하는 분이라면 더더욱.




기온을 벗어나 가모가와(가모강)을 건너기 직전, 길 건너편을 찍어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교토에는 고층 빌딩이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번화가라는 교토역 주변이나, 시조가와라마치에 고층 빌딩이 있긴 하지만 종로 거리에 비할바도 아닙니다. 건물이 낮은 것도 있지만 저렇게 오래된 건물도 잘 관리해서 쓰고 있습니다. 공원을 만들어 녹지 조성을 하겠다며 역사적 건축물로 남겨도 시원치않을 옛 건물을 때려 부수는 어디와는 사뭇 다르군요. 솔직히 중앙청도 그대로 옯겨 용산 공원이나 다른 공원에 옮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안했지요. 비용문제는 둘째치고 그런 공간은 길이 길이 남겨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를 포함해) 단기 기억이 짧은, 잘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런 사람을 위해서라도 기념비로 남겼어야지요.



이야기가 엉뚱하게 흘렀지만 여기서 다리를 건넙니다.



아.......................
어디서 많이 본 광경..........................................;

주접떨고 있는 모리 코고로의 환상이 불쑥 떠오릅니다.-ㅁ-;




오리강이란 이름 답게 오리들이 노니는 중.




여기도 보가 여러 군데 설치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치고 물냄새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랑천과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비교적 상류라 그럴까요. 하수구 악취나 물비린내나 별로 나지 않습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20일은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강가에도 사람이 많더군요.




다리 난간에도 날아가는 오리가 있습니다. 아.. 맛있겠다.(응?)


가와라마치에서는 누가 부탁한 CD를 찾기 위해 조금 헤맸습니다. 타워레코드에도 없고, 기노쿠니야에도 없고. HMV는 아예 가와라마치에 있던 매장이 없어졌습니다. CD를 구하려면 교토에서 찾지 말라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지요. 뉴스가 그렇게 인기 없는 그룹이었던가.-ㅁ-;


그리하여 다시 간 곳이 교토 BAL이라고, 쇼핑몰입니다. 백화점하고는 조금 다른데, 복합 쇼핑센터쯤으로 생각하면 비슷할지도요. 지하2층에는 밀무지와 무지 카페가, 지하 1층하고 5층부터 8층까지는 준쿠도라는 서점이, 1층에는 마리아주 프레르와 다른 가게가, 2층부터 4층까지는 무지가 있습니다. 여기 있는 무지는 대형매장이라 상당히 상품이 많더군요. 수납용 박스 같은 것도 있어서 만약 교토에서 지나친 쇼핑을 하여 박스 포장을 해 물품을 보내려 할 때는 유용하게 쓰겠다 싶었습니다.(...) 교토 BAL의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마리아주 프레르 티룸은 1층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들어갈까 말까하다가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대신 무인양품에 들어가 이것저것 구입했지요. 그 사진은 따로 올리겠습니다. 지난번에 깬 유리포트를 대신해 홍차 포트를 하나 구입했고, 간식 몇 가지를 함께 샀습니다. 일기장용 공책도 구입했는데 여행 기간 내내 일기는 쓰지 않았습니다.-ㅁ-; 한번 붙잡고 정리하려면 30분 이상 투자해야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2천엔 남짓 썼나요. 그러고 나서 더 위층으로 올라가 준쿠도라는 서점에 갑니다.

준쿠도는 교토에 매장이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다이마루 옆, 다른 하나는 교토 BAL점인데, 저는 여기 분위기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서가간 간격도 넓고, 책 보기도 편합니다. 책 검색도 되고, 8층에는 작은 카페도 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여기 요리코너에서 하루 종일 처박혀 있고도 싶었지만 혼자 왔을 때 해야하는거죠. 핫핫.;ㅂ; 그런고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이이지마 나미의 책을 한 권 사왔습니다. 이로써 이이지마 나미의 책은 집에 몇 권..?



교토 BAL에서 나와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교토에서 유명한 커피집인 로쿠요샤(六曜社)가 있습니다.
이런 저런 책에도 많이 등장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도 많더군요. 여기 들어간 것이 2시 되기 전이었는데 저랑 S가 들어간 직후에 만석이 되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S가 여기에 가자고 한 것은 사진에도 보이는 도넛 때문입니다. 저게 먹어보고 싶었다나요. 그러나 정작 배가 불러 그런지 절반 가량은 남기더군요.; 저랑 다니면 계속 카페에 들락날락하면서 먹게 되는데, S가 따라오기 좀 버거웠을겁니다.

꽤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있어서 고민하다가 S는 마일드 커피를, 저는 만델린을 시킵니다. 예상했던대로 무난한 맛이더군요. 그러고 나서 시킨 것이, 호불호가 상당히 갈린다는 인도입니다. S가 이걸 꼭 마셔보고 싶었다던데, 제가 시키니 옆에서 한 모금 얻어마시고 패스.;
호불호가 갈린다는데 저는 잘 모르겠더랍니다. 만델린이나 마일드 커피에 비해 개성이 강한편이라 하지만 제가 평소에 마시는 커피들과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진하고, 강한 맛이고, 약간의 독특한 향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개인적으로 소비하는 거의 모든 커피는 강배전으로 마시는데다 만델린이나 토라자나 다 강하죠.-ㅁ-;
다음에 가서 한 번 더 마셔보면 맛이 다를까요.


그 다음날 갔던 오타후쿠커피점도 그랬지만 두 번째 잔부터는 할인이 됩니다. 대략 200엔 정도? 만델린이 450엔, 마일드 커피가 450엔, 도넛이 100엔이었는데 전체 금액은 1220엔이었습니다. 반값 할인이라니 꽤 크군요. 저처럼 여러 커피를 마시는 걸 좋아하면 갈만 합니다. 죽치고 앉아, 일주일치 커피를 다 마셔버릴지도 몰라요. 훗훗훗.



이날 쇼핑 목록과, 앞서도 올린 이날의 바보짓은 다음 글에 마저 쓰겠습니다.
고조자카에서 올라간 기요미즈데라를, 이번엔 산넨자카를 통해 내려옵니다. 三(參)年언덕이라고 쓰는 곳이지요. 넘어지면 3년 밖에 못 산다는데, 한 달 시한부 인생을 받아 놓은 사람도 여기서 넘어지면 3년은 더 살 수 있는 걸까요.-ㅁ-; 설마 그렇진 않겠지요.;


산넨자카를 다 내려오면 이런 평탄한 길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저기 저 버드나무 아래가 이노다 커피 기요미즈데라점입니다.




이노다 커피는 이번 교토 여행의 목표였습니다. 로쿠요샤도 그랬지만 이노다 커피도 들어가서 밀크 커피를 마셔보고 싶었지요. 하지만 밀크커피 말고 그냥 커피만 마시고 돌아왔으니, 밀크커피는 나중의 즐거움으로 남겨야 하나봅니다.

사카키 쓰카사의「끊어지지 않는 실」에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 교토 지역에서는 커피에 크림과 설탕을 다 넣는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나중에 S에게 빌려준-언제 돌려받지...;;..-교토 카페 소개 책에서도 밀크커피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그게 이노다 커피가 처음이었는지, 프랑소와가 처음이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마시기 편하게, 서비스 차원에서 둘다 넣어 제공한 것이 시작이라고 합니다.
둘둘둘 혹은 믹스커피가 대세인 한국에서는 '커피에 크림과 설탕을 다 넣는다'가 왜 이상한지,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지 않을 부분이겠지요.




하여간 이노다 커피는 교토 시내에 지점이 여럿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여기 기요미즈데라 지점이라고 합니다. 9시 오픈으로 조금 늦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정원을 생각하면 아침은 조금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9시 반쯤 되면 이미 사람이 길게 기다리니 오픈 시간에 맞춰가는 것이 좋겠지요.

분위기는 고급 다방...(음?)




테이블 세팅도 좋게 말하면 고풍스럽지만 바꿔 말하면 촌스럽다고 해야하나요.




물컵에 찍힌 붉은 로고는 커피주전자 모양입니다. 녹색부분은 아마 이름이었을거예요.(아마도)




물수건과 나이프, 포크 세팅. 저는 프렌치 토스트 세트를 시켰고 S는 모닝 풀 플레이트였나, 하여간 달걀이랑 샐러드랑 기타 등등이 함께 나오는 것을 챙겼습니다. 그러고 보니 창가쪽은 흡연석이었던 듯합니다. 왼쪽 테이블에 금연석 표시가 보이는군요.




프렌치 토스트 먼저.




모닝세트 나중.

둘다 세트에는 커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블렌드 커피 혹은 아메리카노 종류. 밀크 커피는 안됩니다) 커피 맛은 무난. 다른 커피점에서도 대체적으로 그랬지만 교토에서 마셔본 블렌드 커피들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맛입니다. 술술 잘 넘어가는 커피이긴 한데 바꿔 말하면 원산지 특유의 강렬한 맛은 없네요. 아, 물론 제가 강하게 볶은 커피를 좀 좋아하긴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도 한 번 더 언급하겠습니다.


모닝세트가 1260엔이었나..
커피 한 잔과 오렌지 주스, 채소 샐러드, 감자 샐러드, 햄과 토마토와 스크램블 에그, 토마토, 자몽이 같이 나옵니다. 그리고 크라상은 직접 만든 것 같은게, 제대로 반죽이 안 붙은 상태에서 구웠는지 삐죽삐죽 뿔이 서 있습니다.(...)




프렌치 토스트는 위에 설탕을 3mm가량 뿌렸습니다. 그것도 흰설탕...(먼산) 그대로 먹다가는 달아서 두 손 들 것이란 생각이 들길래 설탕은 긁어 내고 먹었습니다. 먹으면서 미스 마플이 생각났다는 것은 비밀. 왜 하필이면 마플 여사님이 생각났는지 아시는 분이 있으실까요. 핫핫핫.


식빵 가장자리를 잘라내고 폭신폭신하게 구웠는데 이게 참 별미입니다. 완전히 속까지 달걀물이 배어있지 않음에도 전혀 불만스럽지 않았어요. 폭신폭신 부들부들해서 포크로 집고 자르다보면 저렇게 빵이 눌립니다. 아우!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쫀득한 그 식감이, 식감이!

만족스럽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배부르게 먹고 나오자 대기인원이 꽤 기네요. 파는 물건은 들어오면서 한 번 구경했지만 원두 커피는 그리 당기지 않았고 인스턴트 커피는 어머니 선물로 사올까 하다 말았습니다. 맛이 어떨지 확신이 안서더라고요.'ㅂ'




이게 아마 니넨자카.
이쪽은 넘어지면 2년 밖에 못 산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데굴데굴 구르고 구르고 또 구르면 몇 년이나 살 수 있을까요? 전래동화가 생각나더랍니다.




시간이 이미 10시를 넘었기에 상당수의 가게가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지갑을 열게 만드는 가게는 없었습니다.





날이 흐리더니 또 빗방울. 그래도 모자를 쓰고 있으니 괜찮다면서 그냥 걸어갑니다.
여기는 아마 네네노미치일겁니다.


네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부인입니다. 제가 오다-도요토미-도쿠가와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서 얻은 지식이지만-역사소설로 얻은 것을 지식이라 말하기도 부끄럽지만;-대강의 관계는 알고 있습니다. 네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실로서 계~속 같이 살았는데요, 기억이 맞다면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히데요리 사후에까지도 살아 남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히데요시가 죽으면서 절로 들어갔던가요. 아마 이 길 근처에 네네가 지내던 절이 남아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여행 가기 전에 이런 저런 책을 많이 봐두었는데도 복습을 하지 않으니 홀랑 다 날아가는군요.-ㅂ-;

하여간 좀 안됐다 싶은 것이, 히데요시의 씨가 부실해서 그동안 내내 아이가 없었는데 막판에 한 여자-오다 노부나가의 조카-에게서 히데요리라는 아들이 태어납니다. 그리고 이 여자가 실권을 잡고 흔들어버리니 조용히 뒤에 있을 수 밖에요. 그리고 히데요리가 죽고, 도쿠가와가 득세하는 것까지도 다 지켜봐야 했을터이니 편안한 삶과는 거리가 멀었을 겁니다. 나중에는 도쿠가와의 손녀 뒤치닥 거리도 하지 않았나....(히데요리의 부인)


흠흠. 역사는 뒷 이야기(뒷담화)가 더 재미있습니다.



길가다가 눈길을 끄는 곳이 있었는데.




줌을 당겨 찍어보았습니다. 이렇게 정원을 훔쳐다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하지만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겠지요.
이런 정원에 대한 갈증은 은각사에서 실컷 해소했습니다.




그리고 교토에서 은근히 많이 보였던 무궁화. 정원수로 많이 심었더군요. 저는 진딧물이 많이 끼어서 질색하는데 교토 정원에 있는 무궁화들은 괜찮아 보였습니다. 약을 쳤나요. 하여간 무궁화에 확 눈이 들어와서 찍었습니다. 배색도 예쁘군요.




여기가 대원인이었던가요.

하여간 이날은 이 주변이 상당히 혼잡했습니다. 왜그런가 했더니만 이날(20일)이 일본에서는 효도의 날이랍니다. 그리하여 상당수의 사람들이 불공(기원)을 드리러 절에 온겁니다. 절에서도 그런 행사를 하더군요. 손에 꽃을 든 사람들도 많았으니 이 주변이 혼잡할 수 밖에요.



그러고 보니 기요미즈데라에 사람이 많았던 것도 토, 일, 월의 3일 연휴라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다음에는 기온(祈園) 이야기가 올라갑니다.




덧붙임.
나중에 시간이 되면 각각의 글은 다 링크를 달아야겠네요. 한 번에 보려면 역시 수고로롭더라도 작업을 더 해야하고..=_+
묽 맑은 절은 금각사, 은각사와 함께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절이 아닐까 합니다. 교토 여행 준비를 하기 훨씬 전부터 기요미즈데라=청수사에 대한 사진도 많이 봤고 이야기도 많이 들었으니까요. 그 물줄기가 어떻더라 하긴 하던데..

하여간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 하여 가능한 아침 일찍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교토역에서 버스를 탄 시각이 8시쯤. 나름 빨리 움직인다 생각했는데 기요미즈데라 행 버스는 사람으로 북적댑니다.

어디서 내릴까 지도를 보며 고민하다가, 절에서 남서쪽에 있는 고조자카에서 내립니다. 버스비는 220엔. 교토의 안쪽 구에서는 어디서 타고 어디서 내리든 버스요금이 동일하게 220엔입니다. 물론 구역 밖으로 나가면 버스요금을 추가로 더 내야한다더군요. 아라시야마까지 가는 것도 추가 요금이 붙을테지만 여기는 사철이나 JR로 접근하는 쪽이 편하지요. 버스보다 시간도 덜 걸릴겁니다.


버스를 내리고 보니 기요미즈데라 가려는 사람은 이쪽으로 오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설렁설렁 표지판을 따라 얕은 언덕을 오릅니다.




흐릿하게 보이지만, 사진 중심부에 있는 전봇대, 그 왼쪽으로 탑이 하나 보입니다.
이런 거리를 걷는 것도 은근 재미있네요.+ㅅ+




조금 당겨서 찍어봅니다. 이제는 탑이 조금 더 잘 보이네요. 앞에 있는 것은 태공의 머리입니다.




그리고 그 탑이 이겁니다. 현란한 붉은색의 탑일터인데, 이거 색이 바랬나봅니다. 조만간 다시 칠해야겠네요.




탑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왠지 소시지 색깔이야.=_+
그러고 보니 빗살처럼 뻗어 있는 부분 때문에 생선뼈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남의 문화재를 가지고 이런 생각하면 미안하지만 뭐,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넘어갑니다. 색이 화려하기도 하고 오밀조밀한 맛도 있지만 취향에는 안 맞습니다. 화려한 것보다는 조금 무뚝뚝한 색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니시혼간지처럼 지나치게 무뚝뚝한-어두운 색이면 그것도 아니고요.





기요미즈데라 본당 입장료는 300엔입니다. 앞면에는 저 탑 모습이 사진으로 나와 있고 뒷면에는 이렇게, 기요미즈데라를 주제로 한 짧은 시가 있습니다.


松風や音羽の淸水を / むすぶ心はずかしがるらん


아마 이런 글인것 같은데, 대략 '소나무에 부는 바람과 소리의 날개의 맑은 물(기요미즈)을 뜨는 마음이 부끄러워지네' 정도로 해석하면 될듯...; 앞의 송풍과 음우는 그냥 자연으로 뭉뚱그려도 되겠지요.

시가 주기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은데 그걸 모으는 재미도 있겠습니다.'ㅂ'




입구를 들어서 걷다보니 이런 모습이 보입니다. 오오. 저 나무 참 신기하게 생겼네요. 아마도 삼나무?





살짝 줌을 당겨 찍은 모습입니다. 교토 시내가 거기에서는 이렇게 내려다보입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굴뚝 같은 것이 교토 타워이고요.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물 마시는 곳이 보입니다. 저기가 세 개의 폭포가 있는 곳이라는데, 각각 부, 건강, 공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다만 어느 쪽의 폭포가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고, 하나 이상 마시면 효과 상쇄로 전체 무효가 된다니까 잘 골라 마셔야 합니다.




저 건너편에서는 건물 보수 공사가 한창인듯합니다.




이쪽이 본당입니다. 본당에서 찍는 것보다는 옆에서 찍은 사진이 더 유명하지요.'ㅂ'
여기도 지붕은 억새지붕이고, 상대적으로 건물이 낮은편이라 권위적인 느낌 같은 것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기서 위압감을 가지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산과 나무였습니다.




근데 사진 찍고 보니 앞쪽 지붕은 낮은데 뒤쪽 지붕은 높군요. 이것도 멀리서 보면...;





상당히 웅장합니다. 주변 공간이 좁아 위쪽을 올려다 볼 수 없어 위압감이 덜한 것뿐일까요. 그래도 억새 지붕이라 약간 포근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지붕의 경사도 차이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하여간 니시혼간지보다는 기요미즈데라쪽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 억새 지붕은 몇 십년 마다 한 번씩 교체한다는데 그게 또 장관이라네요. 맞춰 보기 쉽지 않다던데 동영상으로 남아 있을테니 찾아봐야겠습니다.




여기도 지붕 아래, 서까래 모습은 그닥 취향이 아니예요. 검게 칠해 놓아서 어둡게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고요. 게다가 저 번쩍번쩍한 것은...(먼산)





사망율 20%도 안되는 자살포인트가 저 기요미즈데라의 무대라지요. 기요미즈의 무대에서 뛰어내린다라는 속담도 있던데 어디 한 두 군데만 부러지고 끝날 거라면 뛰어내린 의미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만.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고 이보다 더한 공연은 할 수 없다, 난 절정에서 가버리겠다!라는 의미였다고 기억합니다.(아마도...;)

약간 고소공포증이 있는터라 난간에서는 저 멀리만 바라보고 아래쪽은 보지도 않았습니다.





내려오다 보니 작은 이나리신사(여우신사)도 보입니다. 사진만 찰칵.





그리고 아래에서 올려다본 본당. 사진이 굉장히 어둡게 나왔군요.-ㅁ-




여기가 물 받아 마시는 곳인데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줄서 물을 받아 마시고 있었습니다.
위생이야 철저하게 관리하겠지만 기다려서 받아 마시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추석 때 조상님들께 인사도 안간 주제에 이런 곳에 와서 소원을 빌다니,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교토에서의 여행 일정 내내, 어딘가에서 소원을 빈다거나 신사를 들어간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절 본당에 들어가서 본존불이나 관음상을 본 일도 없었군요. 교토를 제대로 구경하고 온 것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은각사를 보았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리고 위의 규칙은 아마 앞으로 일본 여행 하면서도 죽 이어질거라 생각합니다. .. 도쿄를 그렇게 많이 가놓고도 메이지 진궁 안에도 가본일이 없군요. 아하하.


다음글은 기온까지의 여행입니다.'ㅂ'


덧붙임.
(거의) 라고 해둔 것은 쓰다보니 한 군데 다녀온 곳이 있어서인데, 그건 따로 적겠습니다.;
9월 20일의 동선은 대략 이랬습니다.

0715 숙소 출발
0730 니시혼간지(西本願寺)
0800 교토역 출발> 고죠자카 하차> 기요미즈데라 한 바퀴
0910 이노다 커피 기요미즈데라점에서 조식먹기
1000 이노다 커피 출발> 니넨자카> 네네노미치> 대원인 앞> 야사카 신사 앞
1055 기온 도착(야사카 신사 앞), 기온 고이시(小石)
1123 다시 걷기 시작> 시조 가와라마치로
1200 교토 BAL의 무지(MUJI)랑 준쿠도
1300 로쿠요샤(六曜社) 지하점
1415 바늘집(みすや針)

그 이후에는 바보짓.(먼산)



이날은 전날 사온 간식거리로 간단히 아침 요기를 하고 일찍 나왔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동일한 시간을 쓰면서 30분 일찍 해가 움직이니 아침에 눈떠지는 시각도 조금 빠릅니다. 뭐, 그래봐야 깜박잊고 끄지 않았던 모닝벨 소리에 깼으니 평소와 다를바 없는 기상인겁니다. 대신 저녁 때 자는 것은 조금 일렀고요. 10시 전에 잠자리에 들었으니 말입니다.

5시 40분에 알람 진동을 듣고는 멍하니 있다가 50분쯤 일어나 씻고, 그러고 TV보며 주스랑 간식-전날 사온 교롤과 마루세이 버터샌드₁-을 먹다가 챙겨서 7시 조금 지나서 나왔습니다. 추석 연휴 때 일본내의 최대 화제는 중국과의 영토분쟁, 검사의 증거조작₂ 건이었습니다. 뉴스에서도 그런 것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더군요.


숙소에서 나와 북쪽으로 올라가 첫번째 골목에서 돌면 이렇게, 니시혼간지가 바로보입니다. 숙소 위치가 니시혼간지 근처라, 사실 마음만 먹으면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 나가는 것도 가능했지요.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조금 아쉽네요. 일찍 일어난 김에 주변 거리 한 바퀴만 돌아도 식전 운동이 충분히 되었을텐데. 거의 일어나서는 TV만 보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대신 일본어 청취력은 꽤 늘었을거예요. 핫핫;




큰 길 건너편이 니시혼간지. 한국에서는 이렇게 큰 절을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아니, 큰 절을 못 본 것은 아니지만 기왓장 담벼락으로 둘러싼 절은 거의 처음 봤습니다. 애초에 가장 최근에 본 절이 무엇이드뇨라고 묻는다면 조계사라고 답할테니 말입니다. 거긴 신식건물로 둘러싸여 있지, 저런 옛 담벼락에 둘러 싸이지는 않았지요. 그리고 한국의 담벼락이라 한다면 가장 자주 보는 창경궁이나 창덕궁의 돌벽이 익숙하니 말입니다.

지금은 없는 구룡사 9층탑의 복원도(?)를 보고 있으니 형태는 비슷할 거라 생각합니다. 본당 혹은 탑을, 커다란 건물형 담이 둘러쌌다고 할까요.




근데 여기도 금칠이야...=_=
게다가 규모가 상당히 크니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주눅이 듭니다.





아까 보았던 출구를 통해 들어가면 대강 이렇습니다. 바닥엔 자갈을 깔아 놓아서 걷기가 쉽지 않아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중 하나. 연꽃 모양 조각(인지 물통인지)입니다.




저 옆까지 건물이 이어져 있던데 흥미가 안 생겨요. 왜 그럴까.

자문할 필요도 없이, 저는 일본의 절이 너무 위압적이고 고자세로 느껴져서 말입니다. 건물만 놓고 본다면 기요미즈데라(청수사)쪽이 조금 더 취향입니다. 가장 취향인 것은 전날 보았던 텐시노사토의 고택이고, 긴가쿠지(은각사)도 좋아요. 그러고 보니 셋다 억새 지붕이네요.




단청이 없어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고압적으로 보인 이유중 하나는 색깔도 있을 겁니다. 흰색 아니면 진한 밤색. 대체적으로 느낌이 어두워요.

저 망은 왜 쳐두었나 궁금했는데 나중에 아버지께 여쭤보았더니 새들이 들어가서 집짓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새들이 저 안쪽의 아늑한 곳에 들어가 집을 지으면 건물의 부식이 가속화되겠지요.; 건물의 수명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미관상으로도 안 좋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는 본적이 없다 생각했는데 쳐둔 곳이 있나봅니다.




여기도 금칠.




끄응. 흔들렸군요.
찍고 싶었던 것은 조각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천장에는 격자판이 있군요. 문득 구조가 궁금해집니다. 한옥과는 꽤 다른 느낌이니 더 그렇죠. 어딘가 찾아보면 한국과 일본의 목조건축물 구조를 비교 분석한 논문이 있을법한데, 찾기가 귀찮...(음?)
아니아니. 집에도 그런 책이 있는 것 같은데 찾아봐야겠네요.




빛이 들어가서 하얗게 날아갔는데, 건물의 규모는 아래의 사람과 비교해보시면 대충 짐작이 가실겁니다.
들어가는 장지문도 사람보다 훨씬 커요. 니시혼간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도지(東寺)도 건물 높이가 높고, 지붕은 돌하루방이 아니라 이스터 석상 느낌에 가깝네요.




뭔가 반듯반듯. 그러고 보니 각진 모양이기도 하고. 둥근 기둥이 아니라 다 가공해서 사각형의 기둥을 세워 놓았군요. 네모난 얼굴에 네모난~.(음?)




이쪽도 네모네모.




대강 둘러보고 나와서 제가 나왔던 골목쪽-숙소 방향을 바라보았습니다. 골목 입구에도 저렇게 문이 서 있는 것은 문전이기 때문일까요.


절을 둘러싼 것은 건물뿐만 아니라 수로도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말라 있었는데 찍은 사진에 S가 들어간 바람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규모 자체가 상상 초월이라, 지도만 봤을 때도 큰가 싶었는데 나중에 도지(東寺)를 가느라 이쪽 블럭을 걷다보니 얼마나 큰지 알겠더군요.-_-; 한참을 걸었습니다. 그 구역 자체가 통째로 절이더라고요.


아마 이후에 다른 절은 거의 가지 않은 것도 이 영향이 큽니다. 한국에서도 절은 잘 가지 않는데, 한국의 절보다 심심해보이고 크고 무뚝뚝한 절을 만났으니 관심이 확 식더군요.OTL 그래도 니시혼간지가 마음에 드는 것은 입장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하하하하.;
그 다음에는 입장료 때문에 안 들어가고 넘어간 곳이 훨씬 많았지요. 뭐, 그 이유는 긴가쿠지(은각사)에서 정원을 보고 나서는 다른 정원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고..(먼산)


여기까지가 20일 아침의 사진입니다. 니시혼간지에서 열심히도 찍었네요. 그 다음은 기요미즈데라(청수사).



₁마루세이 버터샌드는 JR 교토역 이세탄 백화점에서 샀습니다. 9월 20일까지 훗카이도전을 했거든요. 아라시야마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러 한 팩 샀습니다. 커피랑 먹으면 더 좋았을걸, 차가 녹차 밖에 없어서 아쉬웠어요.

₂요약하자면, 후생성 직원이 문서를 조작해 어느 단체에게 건넵니다.(장애인 단체라는 걸 보니 보조금 관련 서류였던듯) 이에 대해 검찰에서 조사를 시작했는데 문제는 직원의 상관인 후생성 국장이 여기에 개입했는가 아닌가였습니다. 개입 증거로 나온 것이 플로피 디스크(FD)였는데, 담당 검사가 이 플로피 디스크의 내용을 조작한 겁니다. 나중에 플로피 디스크의 증거 제출일과 디스크 내 파일의 수정 날짜가 맞지 않음이 지적되었지만 별거 아닌 일로 넘어가다가 걸렸지요.-ㅁ-; 제가 갔을 때 즈음에 조작 사실이 밝혀졌고 여행 중반에는 해당 사건으로 휴직하고 있던 후생성 국장이 복직 후 첫 출근하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이제 문제는 '증거 조작 사실을 검사의 상관도 알고 있었는가'입니다.

최근 일본여행은 김포-하네다 라인만 탔던지라 인천공항은 오랜만에 왔습니다. 인천공항 매장이 좋은 단 하나의 이유. 그건 고디바죠.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김포공항에 비해 이쪽의 고디바 매장이 더 크다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비슷한 시기에 가본 적은 없으니 진짜 인천공항 쪽의 상품이 더 다양한지는 알 수 없지요.-ㅁ-

하여간 오랜만에 갔더니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와 있더랍니다. 오오오. 스타벅스의 존재 의의는 3천원이 안되는 오늘의 커피! (그리고 &d카드의 20% 포인트리 적립) 마침 카페인이 필요했던 터라 한 잔 주문하러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다가 이런걸 봤습니다.



스타벅스에 가지 않은지 오래되었다는게 이런데서 티가 나는군요. 못보던 텀블러가 있습니다. 아마 가을 텀블러 라인으로 나온 것인 아닌가하는데, 그림이 상당히 익숙합니다. 아주 옛날 옛적에 나왔던 텀블러가 모양을 바꿔 다시 나왔네요.

사다 놓았던 걸 사진으로 찍은 기억은 없지만, 스타벅스가 한국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란데 사이즈였을거예요. 지금은 이미 집에 없지만 오랜만에 익숙한 그림을 보니 반갑더군요. 저 그림은 시애틀에 있다는 스타벅스 1호점의 외관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오늘의 커피는 카페인 보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OTL




나중에 출발 게이트로 가다가 글로리아 진스 커피를 보고 여기걸 마실걸 그랬나 후회했지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대학로에 있는 글로리아 진스 매장도 그냥 저냥이었으니 싼 쪽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ㅂ'


나중에 찾아보니 저 텀블러가 인천공항 지점 한정은 아니더군요. 청계천점에서도 보았습니다.
S냥에게는 조금 미안한말이지만...;

아라시야마에 간 목적의 55% 정도는 텐류지의 연꽃구경이었습니다. 물론 9월도 한참 지나서 연꽃을 많이 볼 수 있을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고, 8월 초에 가마쿠라에서 구경하고 왔으니 한 번 가볼까라는 정도였습니다. 앞서 텐시노사토가 아라시야마 방문 목적의 절반이라고 하긴 했는데, 실제로는 50%가 안되는거죠.-ㅂ-;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연꽃은 없었습니다.



텐류지 내 연못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그리고 장엄한 느낌이랄까, 사람을 홀리던 가마쿠라의 연꽃과는 다르더군요. 나중에 도지(東寺)의 연못도 보았지만 거기도 작았습니다. 때때로 교토에서 연못 사진을 담은 것은 텐류지가 유일한데, 그렇다면 교토 내의 연못들은 다들 고만고만한가요. 음. 다른 곳을 거의 가지 않았으니 알 수 없습니다.(...)




연밥.
제 나이 대에서는 아마 이 연밥에 트라우마를 가지신 분도 있겠지만, 전 보면서 연근 생각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아니, 그 사진을 안 봤어요.-ㅁ-; 다행입니다.;

씨앗을 빼다가 하나 들고 오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만 씨앗류도 역시 검역 대상입니다. 차마 들고 오진 못했고요.;




연밥을 뒤로 한채, 태공의 셀카. (응?)



그리고는 숙소로 돌아옵니다.
바로 돌아온 것은 아니고, 중간에 아라시야마 역 근처에서 교롤이라고, 京롤케이크 하나를 사옵니다. 텐류지를 향해 걸어가면서 여기저기 눈 여겨 둔 가게가 몇 군데 있었는데, 5시를 넘어 다시 돌아갈 때는 문을 닫았더군요. 아라시야마 쪽도 점포를 일찍 닫나봅니다. 5시가 폐점시간이라니, 빵을 사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고.;ㅅ;




이건 그 다음날(20일) 찍은 사진이긴 한데, 숙소 겉 모습입니다. 기본적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가볍게 료칸(고급 여관) 체험을 할 수 있게 한 숙소입니다. 게스트하우스 비슷하다고 할까요.'ㅂ' 가격은 그리 싸진 않습니다. 2인 1실인 다다미방이 하룻밤에 1만 1천엔이거든요.




보이는 넓이가 전부는 아니긴 합니다. 입구쪽에는 들어오면서 옷장이 있고(사진 위쪽이 입구) 그 반대편 창가에는 다다미 1조 정도(1평?)의 작은 공간이 있어 가방을 놓을 수 있고, 화장실과 그 옆의 파우더룸도 작지만 따로 있으니 말입니다. 잘 때는 의자와 탁자를 옆으로 밀어놓고 매트리스를 깔고 시트를 끼우면 됩니다. TV는 거의 굴러다니며 보았어요.-ㅁ-;




이것이 아라시야마에서 사온 롤케이크. KYO ROLL이라고 하는데 교토 롤케이크를 줄여 부르는 걸겁니다. 마린코라고 하던데 ARI는 개미라고 합니다. 지금 보니 저 캐릭터도 개미였군요.;




말차를 넣은 시트에다가 생크림을 듬뿍 올려 둘둘 말면 완성. 참 쉽지요?


당일 먹었어야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먹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침의 빈속에도 절반 이상 먹을 수 있었으니 꽤 맛있었던 거겠지요. 하지만 이 롤케이크에 대해 가장 진하게 남은 기억은 '달다'입니다.;
날짜별로 일정을 정리할까 했더니 사진이 많아서 나눠 올립니다. 그런고로 아라시야마에서의 일정은 텐시노사토를 중심으로 앞과 뒤로 나눕니다. 사실 앞쪽 사진이 훨씬 많지만..-ㅁ-;


19일의 동선 및 시간표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0630 리무진 버스 탑승
0730 공항 도착 ~ 0945 이륙
1130 간사이 공항 도착
1200 JR 서일본 패스 1일권 구입(2천엔)
1216 간사이 공항발 교토역종점의 하루카 탑승(중간에 20분 지연-_-)
1400 교토역 도착, S랑 조우
1500 숙소 체크인 및 교토역으로 돌아옴
1530 아라시야마 도착

아라시야마는 오로지 JR 패스를 쓰기 위해서 간 것이었으니 뭐...; 도롯코 열차라든지 도게츠다리라든지는 이미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텐류지의 연꽃이 보고 싶었고 또 아라시야마 가는김에 사가 아라시야마에 있다는 텐시노사토에도 다녀올 생각이었고요. 텐시노사토가 뭔지 모르시는 분은 아직 청정한 그대로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모르시는 편이 나아요.(먼산)





앞에도 올렸지만 이것은 짐. 오른쪽에 있는 것은 S에게 전해줄 스트라이다였습니다. 무게보다도 부피가 엄청나서 고생했지요. 뜯어서 다시 포장할까도 생각했지만 게을러져서 포기하고 그대로 들고 갔습니다. S의 집은 오사카에 있는데, 이걸 처음에 들고 가려다가 포기하고 숙소에서 택배로 보냈습니다. 택배비는 2천엔이 안들었으니 그게 몸도 고생안하고 마음도 편한 길이었습니다.


여튼.



하루카는 한 시간에 두 대 있습니다. 간사이공항에서 출발하는 것은 매 16분과 46분. 교토역에서는 15분과 45분입니다. 도착은 20분 정도 전에 하는 것 같은데 들어오면 손님을 다 내려주고는 청소원들이 저런 팻말을 걸어 놓고 청소를 합니다. 탑승은 출발 5분 전에 하고요. 아슬아슬하지 않나 싶었는데 타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인지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짐이 잔뜩 있으니 맨 앞자리에 앉아 짐 덩이를 발치에 놓고 이렇게 사진찍고 있었습니다.
(교토 들어갈 때는 열심히 일기쓰기)

중간에 사고가 있었는지 20분 정도 지연이 되었는데(텐노지 역 가기 전) 그래서 더 밟았나요. 상당히 어지러웠습니다. 기차 타고 멀미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이 때는 조금 울렁거렸습니다. 도착이 반가웠던 것도 그런 이유였지요.
교토역 내부 사진은 돌아오는 날 찍었으니 그 때 올리겠습니다.

여튼 만나서 짐 건네고 같이 운반하고 해서 들어간 숙소.
이번 여행에서는 숙소에 대한 이야기는 가급적 자제할 예정입니다.(먼산) 게스트하우스 분위기로 직원들도 친절하고 다다미방이라 노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다른게 걸려서요.



체크인을 하고는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는 아라시야마까지 가면서 S랑 수다 떨기.'ㅂ'

그 다음이 문제였던게, 텐시노사토의 위치를 안 뽑아온겁니다. 왜냐면 출입구가 하나라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들어와보니 두 개. 공사중이라더니 남쪽 출입구가 새로 생긴겁니다. 약도를 뽑아오지 않은걸 자책하다가 S가 요금을 감수하고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위치를 찾았습니다. 왠걸. 남쪽 출구에서 조금만 나가면 안내 표지판이 보이더군요. 비가 오는 바람에 역 근처에서만 맴돌았더니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_-




텐시노사토라고 저렇게 씁니다. 다시 말하면 천사의 고향. 뭐가 천사냐고는 묻지 마세요.-ㅂ-;


건물 내부는 사진촬영이 안되어서 그냥 놔뒀습니다. 신나게 구경만 했지요.





이런 사진을 찍고 4층부터 지하 1층까지 쭉 돌아본 다음, 정원으로 나옵니다.


애초에 텐시노사토는 아라시야마에 있는 어느 고택을 사들여서 옆에 건물짓고 정원 관리하고 했다는데, 여기서 교토의 정원을 처음으로 봤습니다.




왼편의 건물이 텐시노사토 전시관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의 건물이 문화재 지정이 되었다던가 하는 건물이고요.




그러고 보면 니시혼간지 같은 절 건물보다는 이런 건물이 더 마음에 듭니다. 저 안쪽에 들어가서 호젓하게 정원 감상을 하면 참 좋겠다 생각했는데.




보면서 관리비용이 어마어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긴가쿠지보다는 저렴(!)하겠지요.;





지붕도 기와가 아니라 억새인듯합니다. 기요미즈데라의 지붕과 닮았어요.




수로에 물잠자리가 앉아 있길래 한 장.
교토를 돌아다니며 느낀 거지만 교토는 대체적으로 물 관리를 잘합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어느 하천처럼 상류부터 물비린내가 난다거나 하지 않아요.-ㅁ- 돌아다니면서도 물비린내나 하수구 악취 같은 걸 맡은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철학의 길 옆 수로 하류(긴가쿠지(은각사) 근처)에서는 조금 난 듯..)





아마도 억새지붕.




비가 온 직후라 정원이 좀 젖어 있습니다. 바닥에 보이는 것은 전부 이끼. 전 이끼 잘 관리하는게 제일 어렵더라고요.;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판도 여럿 있긴 했는데 그렇든 아니든 멋집니다. 들고 가서 사진 찍었다면 참 좋았겠다 생각했지만 체력을 생각해야지요.(먼산)

정원을 한 바퀴 도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지만 한국에서도 예약이 가능하니까요.


그리하여 아라시야마에 온 목적은 이걸로 절반 달성했습니다.


간단한 설명이 붙는 추석 여행 요약편, 태공망의 여행기 나갑니다.-ㅁ-
추린다고 했는데도 사진이 서른 장 가까이 되네요. 몇 장은 나중에 다른 글에서 중복 사용할 겁니다.

여행 기간은 2010년 9월 19일부터 9월 24일까지, 5박 6일이었고 장소는 일본 교토부였습니다. 오직 교토만.

※ 혹시 몰라 덧붙이지만, 여기 등장하는 '望'은 후지사키 류의 봉신연의에 등장하는 태공망의 간략 버전입니다. 일본에서 출간한 완전판 마지막 권에서 초판 한정으로 준 인형이고요. 교보에서 보고 한참 고민하다 집어 들었고요.
옆에 있는 분홍색 고양이는 G가 제작한 겁니다. 가격은..(먼산)


내용이 기니 접어 두겠습니다.




둘째 날은 여기에.




셋째날은 도지 프리마켓.



넷째날은 은각사.





다섯째 날. 비는 걷는 여행의 적입니다.




돌아오는 날.




마지막 사진은 역시 사온 물건이지요.'ㅂ'



먹을(은?) 것과,



사온(선물준) 것.


자세한 포스팅은 이제 하나하나 해가겠습니다.
여행 후 남는 것들.


경험.
기억(추억).
사진.
쇼핑물품.'ㅅ'




이쪽이 간식 버전입니다.

맨 위에 보이는 식빵. 이건 숙소 근처에 있던 Rauk라는 빵집에서 사왔습니다. 동네 빵집이긴하지만 뭔가 본격적으로 만드는 집 같아서 사왔는데요, 귀국하는 날에 일부러 들러 캐리어에 넣어왔습니다. 찌그러졌을까 걱정했는데 예상한 것보다는 괜찮았습니다. 아버지도 드셔보시더니 이거 쌀식빵 아니냐고, 굉장히 쫀득쫀득하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후후후.>ㅅ<

그 옆에 보이는 과자가 든 비닐 봉지 두 개. 무지 것입니다. 맥주 안주용으로 사온 센베고요. 간간하지만 맥주랑 같이 먹기에는 좋습니다.

그리고 추천받은 맥주가 하나, 구입한 맥주가 하나. 에비스 블랙과 아사히 죽선입니다. 아사히는 아직 마셔보지 않았고 에비스만 땄는데 우와.-ㅠ- 한 캔 더 사올걸 그랬나요. 쌉쌀하고 진한 것이, 지금까지 마셔본 흑맥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그 옆에 보이는 것이 京だし(교다시, 교토제 맛간장). 이전에 여행유전자님이 일본의 조미료 특집(!)을 올리신 것을 보고 골라 사왔습니다. 맛이 어떤지는 다음에.

가운데 보이는 종이봉투는 스타벅스의 츄로스인데 그냥 빵맛입니다.

손수건으로 싼 것처럼 보이는 것은 간사이 공항에서 사온 말차 카스테라입니다.

아래 보이는 박스는 고디바. 금색 상자는 헤즐넛 초코볼, 그 아래 깔린 것이 82% 고디바 다크 초콜릿. 그리고 고디바 밀크 초코 쿠키입니다.

킷캣 두 개는 각각 벚꽃 말차, 우지 말차이고요. 프릿츠는 잔돈 바꾸는 용으로 샀던 것이고.

그 위에 보이는 과자 봉투는 기온 고모리에서 간식 먹고 나올 때 시식용으로 하나 받았습니다.




츠다 마사미의 이지윈지 몬스터는 원서로도 보고 싶어서 구입.

그 오른쪽에 보이는 포트는 지난주에 유명을 달리한 유리포트를 대신해 홍차를 우려 마시기 위해 사왔습니다. 저게 1500엔이었나요. 무지에서 구입했지요.

그 옆에 보이는 한자 씌어진 곽은 간사이 공항에서 구입한 소면. 그 아래 고무줄(..)처럼 보이는 것은 우동면입니다. 

그 아래 작은 컵은 푸딩을 담았던 컵.

핑크냐옹 왼편의 과자는 우나기 파이(선물용), 그 아래의 요지야 봉투는 책갈피(선물용), 오른쪽의 하나코와 책은 교토 여행 책자에 이이지마 나미의 신간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앞으로 차근차근 적도록 하겠습니다.>ㅅ<
날짜도 헷갈리는군요.

아사히에서 나온 신작 맥주(4VG)를 한 잔 마시고 헤롱헤롱.-ㅁ-;
딱 가볍게 취한 상태 - 들떠 있는 상태랍니다.



교토는 역시 더워요. 하지만 35도를 아우르는 이상 기후는 아니라 다행입니다.

- 아침에 무사히 윤동주, 정지용 시비를 보고 왔습니다. 번역 문제로 왈가 왈부하는 부분도 어딘지 짐작은 가는데.. 일본어의 뉘앙스를 알아야 확실히 찾겠더라고요.

- 은각사는 명불허전. 관리비용이 얼마나 들지 S랑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입장료도 비쌉니다,; 내고 들어갈만 하지만요.

- 철학의 길도 걷기 딱 좋은게 재미있습니다. 집 주변에 이렇게 걷기 좋은 길이 있다면 좋겠다능..

- 한국인들이 참 많군요.(먼산)
도시샤 대학에서 윤동주 시비를 못 찾았습니다.ㄱ-
입구에서 물어볼 것을, 아무래도 겁이 나서(...) 혼자 찾겠다고 돌아다니다가 하마터면 더위 먹을뻔했지요. 하하하.


내일은 제대로 찾아서 가봐야겠네요.



그나저나, 난젠지와 긴가쿠지 둘 중 어느 쪽을 먼저 간다..-ㅁ-;
사진은 없는 오늘의 바보짓 보고.-ㅅ-;





로쿠요사에 커피 마시러 갔다가 쇼핑백을 놓고 왔습니다.OTL 교토역으로 돌아온 다음에야 그 사실을 알아채서 다시 다녀왔다는 바보 이야기...입니다. 어흑흑.;ㅂ; 그래도 어디에 두고 왔는지는 제대로 기억했으니 다행이랄까...;;;




기요미즈데라는 한 번으로 족하고,
(게다가 아침 일찍이 아니면 단체관광객을 마주치니 주의! -_-)
기온도 그냥저냥.
오늘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으 로쿠요샤랑 교토 BAL-쥰쿠도와 무지였습니다. 하하하;

내일도 이쪽에 다녀올까 고민중이예요.
(물론 내일의 도지(東寺) 프리마켓이 어떨지가 관건.;..)

태공, 그리고 G에게 부탁해서 받은 핑크팬...이 아니라 핑크냐옹.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로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역시 하루카네요. 하지만 속도가 빠르다보니 울렁울렁..; 지하철 타고 멀미한 적은 별로 없지만 하루카 안에서는 그닥 속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KTX도 안 타봤는데 신칸센 열차라니 미묘하긴 하지만 뭐..'ㅂ'; 국내 외박은 할 수 없었으니까요. (현재는 가능)


여기는 교토 숙소입니다. 일정도 날림으로 짜두었으니 내일 일정을 어찌할지 S랑 잘 이야기 해봐야겠네요.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
텐시노사토에는 오늘 처음 가보았는데 한 번 가본 걸로 족하더랍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왕자 세실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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