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구 집들이 하는김에 다른 친구의 생일축하까지 같이 하자고 여럿이 의기투합했습니다. 마침 일이 있어 종로에 들렀다 가게 되었으니 카페 뎀셀브즈에 들러 케이크를 사가지고 가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큰 케이크도 좋지만 여럿이 나눠 맛을 보자는 생각에 고른 것이 케이크 네 종류.


맨 왼쪽은 딸기쇼트케이크, 앞쪽은 치즈케이크, 오른쪽은 티라미수, 맨 뒤로 보이는 것이 큐브 3 캐러멜 버전입니다.


문제는 이 케이크들을 먹은 시점이 넷이서 점심 다 챙겨먹고 배스킨라빈스 패밀리까지 다 먹고 난 다음이었다는 것. 그 때문에 제대로 케이크맛을 볼 수 없었습니다.;ㅅ;



딸기 쇼트케이크. 기본적인 맛이긴 한데, 딸기는 역시 통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게다가 얇게 잘려 깔린 딸기는 보기엔 좋지만 먹기엔 불편합니다. 포크로 잘리지 않아서 딸려 나오더군요. 대부분의 과일 케이크가 그렇긴 합니다.'ㅂ';



치즈케이크. 이건 나중에 다시 사서 먹고 싶습니다. 진한 커피 한잔 가져다 놓고 먹으면 딱이겠다 싶었어요. 무스인줄 알았더니 아래 바삭한 시트가 있는 구운 치즈케이크입니다. 상당히 진해요.



티라미수는 어떻게 해도 예쁘게 가져오는 것은 어렵군요.



하지만 이 티라미수 때문에랄까, '네가 만든 티라미수가 더 맛있어'란 말을 들었습니다. 음하하하~. 근데 생각해보니 그 케이크 만들었던게 벌써 몇 년 전인데?;
이 티라미수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만든 것은 시트(레이디핑거) 비율이 높고 그 때문에 커피맛이 강합니다. 이쪽은 크림 비중이 높지요. 그러니 제가 만든 쪽이 덜 느끼해서 그런겁니다. 그 때 만들었던 것은 크림치즈를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음에 만들어 가면 아마도 마스카포네 치즈를 쓰겠지요.
(그리하여 친구들의 입맛을 버려™ 놓는 것이 최종 목표.;)



가장 인기가 없었던 캐러맬 큐브.
답니다.
달아요.
게다가 뽑기맛.;ㅂ;
하지만 이건 다른 케이크들과 비교해서 그런 것이고, 설탕을 그을린 쌉쌀한 맛-캐러맬 맛이 꽤 잘 살아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메가*바 맛이라고도 이야기 할겁니다. 그런 맛을 떠올리면 비슷해요. 혀가 쉽게 지치는 맛이라 인기가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만 사다가 여럿이 나눠먹으면 재미있는 맛이라 하겠지요.



다음에 카페 뎀셀브즈는 언제쯤 갈지 모르지만 그 때는 치즈케이크랑 밀피유를 사다 먹어볼 생각입니다. 맛있는 커피 한 잔에 홍차 한 포트 준비해놓고 티타임 가지면 딱이겠네요.
좀 지난 사진들이군요.-ㅁ-;


언제였더라, 저녁 때 들러서 케이크를 사려고 했는데 마침 티라미수가 다 떨어지고 없더랍니다. 고민고민하다가 못참고 다시 방문해서 티라미수를 사왔습니다. 그리고는 아직 날이 풀리지도 않았는데 아이스커피를 내려 곁들였지요.

티라미수는 매장에서 먹는 것이 더 예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집에 들고 오면 꼭 흔들려서 코코아파우더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날은 바닥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서 아래의 타르트까지 흔들렸더랍니다. 혹시 고정이 안되었나 싶어서 먹으면서 확인했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초콜릿 가나슈로 추정되는 것이 판에 발라져 있었는데도 떨어졌더군요. 그렇게 심하게 흔든 기억이 없는데 말입니다. 핫핫.



먹으면서도 집에서 티라미수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마스카포네 치즈를 구하기가 번거로우니 그냥 맙니다. 거기에 한 번 만들면 혼자서는 절대로 먹을 수 없으니 어디 모임이라도 있지 않는한은 어렵지요. 지금 집에 레이디핑거가 남아 있어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마스카포네 치즈 200g, 생크림 동량이 들어가는 크림을 생각하면 혼자서 만들어 먹을 생각은 없습니다.

아차차. 딸기철 지나기 전에 딸기 티라미수도 해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건 그 며칠 뒤의 일인가요.-ㅁ-;
G가 딸기 밀피유를 보고는 홀딱 반해서 푸딩과 함께 사왔습니다. 형태는 피에르 에르메와 비슷하지만 내용은 상당히 다릅니다. 카페 뎀셀브즈의 밀피유는 아래쪽에 스폰지 시트를 깔았더라고요. 그래서 밀피유이지만 밀피유가 아닌 것 같은 식감이 나더랍니다. 게다가 이틀 묵혀서 먹었으니 바삭바삭한 맛도 안나고요.;ㅅ; 다음에는 사다가 바로 먹어볼 생각입니다.

푸딩은 그냥 저냥. 먹고 나서는 역시 뎀셀브즈는 초콜릿 케이크(큐브3)와 티라미수가 제일이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왜 카페 뎀셀브즈의 케이크를 자주 사다 먹었냐하면 여긴 카드회사에 카페로 업종 등록이 되어 있어 &d카드 20% 포인트리 적립이 됩니다. 음하하! 그리하여 커피를 사든 케이크를 사든 상관없이 구매 금액의 20%가 포인트리로 돌아오니 다른 케이크집보다 훨씬 싸지요. 홍대 쪽에서는 콩다방이나 별다방 등의 체인점을 제외하고는 카페 루트 외에 적립되는 곳이 없었습니다. 생스네이처카페도 적립 안되고, 쇼콜라윰이나 르쁘띠푸르도 안되고요.
그리하여 케이크가 심하게 땡기던 그 주간에는 카페 뎀셀브즈를 자주 방문했다는 이야깁니다.'ㅂ'
아직 시간도 넉넉하고 하니 올릴까 말까 망설였는데, 아무래도 찾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미리 적어봅니다.

그러니까 한 달 뒤에 초코 시폰을 사야합니다. 선물로 사야하는 것이고 요청을 받은 것이라 가능하면 초코 시폰을 사와야 합니다. 다른 시폰이라면 차라리 P5에서 바닐라나 얼그레이를 사오겠는데 부탁한 사람이 정확하게 초코 시폰을 원하네요.
아마 초코 시폰을 원하는 것은 폭신폭신한 스폰지 질감 + 촉촉한 생크림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고 블렉 포레스트 쪽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 같고요. 그러니까 뭐라 해도 초코 시폰인겁니다. 까다로운 주문이지만 물어본 게 저라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바닐라 시폰 덥석 사다가 안겨줬을텐데 말입니다. (어이..)


파리바게트 쪽은 무조건 패스. 그리고 최근 파리바게트나 크라상의 케이크 가격도 상당히 올라서 가격대 성능비를 논하면 그리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강남까지도 그럭저럭 커버 가능하지만 가능하면 강북이 좋습니다. 정 안되면 신세계 본점에 가서 적당히 골라 넘길지도 몰라요. 하지만 떠올려보면 신세계 본점에는 초코 시폰이 없었습니다. 에구치, 달로와요, 기타 등등의 케이크 가게 모두 시폰은 없지 않았나요.'ㅅ' 있어도 초코는 아니었다고 기억합니다. 요즘의 추세는 과일 시폰이라...
P5도 시폰은 바닐라와 얼그레이만 있지요. 초코는 없습니다.
홍대쪽 케이크 가게는 작은 케이크 위주인데다 거의 무스입니다. 요즘은 스폰지가 들어간 케이크보다는 무스 쪽이 유행인가보네요.


이전에 갤러리아에서 맛있는 초코 시폰을 사다 먹었다는 것이 G의 기억인데, 그게 벌써 10년 가까이 전의 일입니다. 그런 고로 지금도 있으리란 보장은 없고요.

하여간 맛있는 초코 시폰을 파는 곳이 있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ㅅ;
그 며칠 전부터 저는 간절하게 카페 뎀셀브즈의 초콜릿 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스트레스를 좀 심하게 받았기 때문이라 기억하는데 하여간 그 주 내내 카페 뎀셀브즈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의 문제는 제가 귀가시간이 늦으며, 퇴근하고 나서 카페 뎀셀브즈에 가는 것은 번거롭고 시간이 부족하며, 평소에 짐이 많아서 케이크 상자를 들고 다니기 어렵다는데서 발생합니다. 그리하여 결국은 토요일에 잠깐 시간 내서 다녀왔습니다. 점심을 먹지 않고 갔기 때문에 케이크를 하나만 사지 못하고 두 개 고르는 만행(?)을 저질렀지요. 이게 왜 만행이냐 하면 케이크 두 개를 저 혼자 다 먹었기 때문입니다. 조금 남기긴 했지만 다 먹고 났더니 '자네 스트레스 많이 받았구만'싶더랍니다.



골라온 케이크 두 개.
하얀 쪽은 파라다이스, 검은 쪽은 큐브 3입니다. 커피는 Cafe the Blues의 케냐 AA.




케이크 사진의 묘미는 근접 촬영이지요. 후후후.
큐브는 네 개의 초콜릿 판을 붙여 그릇을 만들고 거기에 초콜릿 무스를 담은 겁니다. 위에 있는 검은색 소스는 찐덕찐덕한 가나슈. 거기에 설탕에 졸인(볶은?) 견과류가 올라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를 샀지만 이번엔 파라다이스를 사보았습니다. 이름이 낙원인데 딸기가 올라간 것으로 보아 과일 케이크인 것 같고, 그러니 큐브랑도 맛이 겹치지 않겠다 싶었지요.




구멍이 뚤린 하얀 돔은 화이트 초콜릿입니다. 왠지 크기가 옆에 놓인 화이트 초콜릿 장식과 비슷해 보이는군요.'ㅂ'



다시 한 번 큐브의 자태.



초콜릿 판을 떼면 단면이 저렇습니다.



위 아래는 무스, 가운데에 초콜릿 시트가 들어 있던가 그렇습니다. 완전히 무스가 아니니 생각보다는 덜 느끼하고요. 무스는 견과류 맛이 나기 때문에 G는 아마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기야 G는 케이크를 찾아가며 먹지는 않고, 주로 생크림 케이크나 과일 케이크 같은 쪽을 좋아하니까요. G의 목표 중 하나가 맛있는 생크림을 쓴 촉촉한 딸기 케이크를 먹어보는 것이었던가요. 이거 은근 찾기 어려울텐데.;



큐브만 단면을 찍을까 하다가 파라다이스도 단면을 찍었습니다.
이 글의 제목은 이 사진에서 따왔습니다. 낙원에는 포도가 있다. 그렇지요. 청포도가 있습니다.-ㅠ- 맨 아래에 얇은 스폰지 시트가, 그리고 그 위에 두 종류의 치즈 무스가 있습니다. 하얀색 쪽이 새콤한 맛이고 아래의 노란색을 띈 쪽은 약간 진한 맛.

근데 먹다보니 안쪽은 포도즙 때문에 흠뻑 젖었더군요.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포도에서 즙이 새어 나와 아래쪽까지 푹 젖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막판에는 흐물흐물해진 느낌이라..'ㅂ';

그래도 상큼하니 괜찮았습니다.




다음에는 봄철 한정으로 추정되는 딸기 쇼트케이크를 사와볼까요.-ㅠ-
날씨만 좋았더라면, 그날 이태원에 간 김에 여기저기 둘러보았을텐데 봄날씨 답지 않게 쌀쌀한 바람이 불어 어딘가 자리를 잡고 수다를 떨자고 의기투합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선택한 것은 P5.
...
라보카도 있고 다른 곳도 있지만 익숙한 곳이 좋다는거죠. 넵;


하우스 딸기라지만 하여간 딸기철이라 관련 상품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딸기 1등롤도 나와 있고 딸기를 주제로 한 케이크도 몇 가지 새로 나왔더군요. 하지만 고르고 나서 보니 이거 지난번에 골랐던 겁니다. 어흑; 다른 것으로 골라 먹을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지요.
대신 딸기 라떼는 제대로 시켰습니다. 이것도 한정이라 이 때가 아니면 못 마시잖아요.



딸기 케이크와 푸딩. 푸딩은 이날 오전에 먹었던 나폴레옹의 푸딩과 비교해보기 위해 샀습니다. 무진장 달다라는 것을 절감했고요. 푸딩을 먹고 케이크를 먹으니 단 맛이 안 나더랍니다.




보스턴 파이였을 겁니다. 그 뒤쪽으로 보이는 것은 크림치즈타르트. 크림치즈타르트는 빵쪽에 같이 있습니다. 타르트는 신맛, 단맛, 짠맛이 어우러져 꽤 괜찮았습니다. 구운거라 뻑뻑한 질감도 있었고요. 커피도 좋지만 와인에도 잘 어울리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전 와인을 잘 안 마십니다.; 애초에 술 자체를 잘 안마시지만.;)

보스턴 파이는 타르트가 아니라 파이껍질에, 커스터드 크림과 생크림 등을 번갈아 올려 만듭니다. 그런 고로 이것도 달달하지요. 커스터드 크림이 맛있어서 커피랑 같이 먹으면 잘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



이전에도 먹었는데 왜 또 이걸 골랐을까요.-ㅁ-; 그야 이전에 먹었다는 기억을 홀랑 날리고 고르다보니 그런 것이지만 말입니다.




마카롱은 그냥 저냥. 쫄깃한 식감이 강합니다. 사이에는 초콜릿 크림이 발려 있고요. 다 딸기니까 일부러 초콜릿을 바른 것 같은데, 전 초콜릿 크림보다는 딸기 크림쪽이 좋습니다.-ㅠ-
하지만 딸기는 뭔가, 맛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맛있는 딸기가 아니었어요. 앵두는 새콤하니 좋았지만.




오페라 비슷하게 스폰지 시트와 크림이 번갈아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쪽에는 캐러맬 같은 것을 발랐나봅니다. 쫀득하게 씹히는 달달한 층이 있어요. 중간은 딸기보다는 강한 맛이었다고 기억하니... 크랜베리?



이것이 딸기 라떼.
이렇게 제대로 층을 올리다니, 멋집니다. 다음에 한 번 집에서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집에 우유도 있겠다 얼린 딸기도 있겠다, 재료는 충분합니다.



각도를 바꿔서 한 번 더.
층을 이렇게 내려면 어떻게 부으면 될까요. 거품우유를 붓고 그 위에 갈아 놓은 딸기 주스를? 그럼 딸기 주스가 무거워서 아래로 가라앉을 것 같은데요.


최근 환율이 조금 내림세라 그런지 보덤의 이중 유리컵도 이전보다 가격이 조금 싸진 것 같습니다. 가격 비교를 못했으니 확신은 못하고.; 덕분에 보덤 유리컵에 대한 지름신이 슬그머니 지갑을 두드리고 계십니다. 저 돈 없어요.;ㅁ; 올 여름에 프로젝트 끝나면 그 때 질러드릴테니 조금만 참아주시면 안되나요?; 그 때라면 저 이딸라 접시랑 같이 구입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제게는 피에르 에르메보다 장 폴 에반이 더 가깝게(익숙하게?) 느껴집니다. 그것은 장 폴 에반이 가운데 이름만 바꿔 모 만화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장 폴 에반을 더 '높게' 보았던 것은 피에르 에르메가 신주쿠 이세탄 백화점에서 갈 수 있는데 반해 장 폴 에반은 아오야마까지 나가야 했거든요. 접근점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맛있을 거다라고 제멋대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ㅁ-;
(참고로 긴자의 유명한 초콜릿 가게는 피에르 마르콜리니 긴자. 윽. 이름이 마구 헷갈리는군요.)


어쨌건 피에르 에르메는 다음에 가서 먹어보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번 페어도 관심을 안두고 있었는데 몽블랑이 그렇게 맛있다지 뭡니까.-ㅠ- 그리하여 생협 모임 때 몽블랑 값은 제가 내기로 하고 듀시스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이날 신라호텔까지 다녀오신 듀시스님께 진짜 진짜 감사드립니다. >ㅁ<~♡


피에르 에르메는 장미쪽 디저트로 유명하더군요. 특히 이스파한. 왜 장미랑 이스파한이랑 이름이 붙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이스파한의 장미'라는 문구를 처음 본 것은 「베니스의 개성상인」입니다. 2권에서 영국과 베네치아가 맞대결을 벌일 때 이스파한의 장미가 등장하지요. 검색을 넣어보았더니 이스파한의 장미라는 이름의 시(혹은 노래?)가 있는 모양이고 그림도 있나봅니다. 하여간 이 둘은 연결되는 이미지인가봐요.'ㅂ'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ㅁ- 피에르 에르메의 디저트를 펼쳐 놓은 곳은 카페 소스였습니다.


카페 소스의 차이. 생각보다는 괜찮게 나왔지만 한 잔만이라는 것이 아쉽습니다. 하기야 가격은 미카야보다 조금 싸지요. 5천원인가 5500원 정도? 붉은 조명이라 진하게 찍힌 것도 있지만 원체 색이 진했습니다. 설탕이 들어가 있지 않으니 테이블에 준비된 앵무새 설탕 중 마음에 드는 크기를 넣어 적당히 저어주면 됩니다. 다만 앵무새 설탕은 녹는데 시간이 걸리니까 다 녹기를 기다리다보면 차가 식지요. 그러니 녹이면서 마시면 나중에는 달달달달해집니다. 이것도 나름 재미지요.



그러고 나서 2차로 시킨 것이 이 팥 셰이크. 집에서 만들어 마셔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하는데 말차 셰이크를 만들 때 가장 맞추기 어려운 것이 단맛입니다. 말차에 따라 쓴 맛 정도가 조금씩 차이나기도 하고, 단맛이 지나치면 많이 못 마시니 그 중간지점을 찾는게 어렵지요. 하지만 이건 팥을 듬뿍 넣으면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이봐..;)
팥빙수를 먹을 수 없어서 아쉬운 계절에는 이렇게 대신할만한 무언가를 먹는 것도 좋지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도 가능하지만 팥 삶는 것이 번거롭습니다.



이건 키릴님이 시키신 티라미수.
가격이 5-6천원 사이쯤이었다 기억하는데 데코레이션은 예쁘지만 양이 지나치게 적습니다. 게다가 티라미수가 서울우유 삼각 커피우유를 떠올리는 그 맛이라 다들 웃었습니다. 차라리 쌩스 네이처 카페의 브라우니가 가격 대 만족도가 훨씬 높겠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디저트는 못 시켰다는 뒷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신 파르페는 시켜봤지요.




그리고 이것이 메인.
케이크 개당 가격이 세금 포함해 1만원 가량입니다.
종류별로 하나씩 사오셨는데 가운데에 자리잡은 유선형의 묘한 그릇에 담긴 것이 그 유명한 이스파한입니다. 조명이 붉어서 저렇게 나왔지만 실제 색은 상당히 예쁩니다. 그리고 몽블랑에 초콜릿 무스에 기타 등등. 나머지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으하하하.;


<SYSTEM> 키르난은 피에르 에르메의 케이크를 경험했습니다.


아주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저, 이거 맛있는지 모르겠어요.OTL

제가 좋아하는 몽블랑은 밤크림 듬뿍에, 다른 재료보다 밤 맛이 두드러지는 것입니다. 이 몽블랑은 속에 다른 재료가 들어가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짜 넣은 밤크림은 약간 퍽퍽한 느낌이 듭니다. 기대하던 맛은 아니었어요. 역시 뭐라 해도 제 입맛에는 안젤리나의 몽블랑이 최고입니다.ㅠ_ㅠb

다른 케이크 중에서는 초콜릿 무스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무스인데 부서진다고 해야하나요. 부드럽다기보다는 뻑뻑한 쪽에 가까운 초콜릿 무스였다고 기억하는데 아래쪽의 타르트와 함께 먹으면 맛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케이크들과 마찬가지로 보통의 포크로 우아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금속제 나이프와 포크를 가지고 덤벼들어야 제대로 먹을 수 있습니다.(...)

이스파한은 ..... (먼산)
그게 말이죠, 최근 깨달았지만 저는 향에 약합니다. 화장품도 가능한 향이 적게 나는 것이 좋아요. 최근에 어머니 화장품을 잠시 빌려 썼는데 향이 상당히 강해서 애를 먹었습니다. 장미향은 은은하게 나는 것이 좋고 먹는 것은 좀..; 그렇다 보니 이스파한이 호불호가 갈린다는 이유를 알겠더랍니다.-ㅁ-

밀피유쪽은 설탕을 구워 캐러맬 결정처럼 만든-그러니까 파티셰 오노의 설명처럼 견과류처럼 알알이 맺혀 바삭하면서도 달달하면서도 쌉쌀하게 씹히는 그런 질감과 맛이 느껴져 재미있었습니다.
만. 역시 달아요.ㅠ_ㅠ


에클레어도 굉장히 맛있다고, 바닐라빈이 송송 박혀 있는 단면을 찍은 사진이 많이 보이는데 역시 달았을 겁니다. 요즘 단맛의 역치가 어찌 된 것인지 오락가락 하고 있어요. 끄응...;



마지막 날에 가까운 때 먹었는데, 이 주말의 마카롱 상태는 영 아니었다고 합니다.; 페어 시작할 때는 크림도 듬뿍 들어가고 잘 만들었다는데 말이죠. 역시 화이트 데이 때문인가요.
다음에 기회되면 정말 라뒤레와 피에르 에르페, 장 폴 에반까지 갖춰놓고 마카롱 비교 시식회를 해보고 싶군요. 그러기엔 쇼핑코스가 난감하지만 말입니다. 장 폴 에반이 너무 멀어요.ㄱ- 아오야마나 미드 타운이나 롯폰기 힐즈나 다 행동 반경이 아니란 말입니다.

어쨌건 경험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올 가을에 나올 P5의 허니 몽블랑을 손꼽아 기다립니다.-ㅠ-
홍대는 맛있는 케이크를 먹으러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몇군데 있긴 하지만 대부분 한 번 방문하고는 고개를 젓게 되더군요. 리치몬드는 케이크보다는 빵이란 생각에 잘 안가고, 미카야는 서비스 문제로 안가고, 카페 소스는 시끄러워서 잘 안가고, 쇼콜라윰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잘 안가고, 르쁘띠푸는 너무 달고, 스노브는 서비스도 엉망에 맛도 없었고, 르뺑은 모종의 이유가 있고.

...

적어 놓고 보니 원체 다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원래 내 입맛에 맞는 케이크가 좋지 않습니까. 음하하.;



하여간 이런 연유로 이스투와루 당주에 대해 소식을 접했을 때 당장 가보겠다고 별렀습니다. 그리고 한 달 넘게 지나서야 시간 내서 다녀올 수 있었지요. 이 역시 게으름 때문입니다. 위치가 제가 자주 가는 방향이 아니라 그쪽은 잘 안가게 되더군요. 하지만 막상 가보니 제일은행에 볼일이 있을 때 들렀다가 가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스투와루 당쥬인지 당주인지 헷갈리지만 일단 당주라 적었습니다. 영수증에 나온 그대로 적었다고 기억하니 아마 맞을겁니다.'ㅂ' (영수증은 이미 폐기하고 뒤늦게 글 쓸 때의 부작용)




자리는 열 자리 정도? 2인용 테이블도 있고 4인용 테이블도 있습니다. 저는 햇살 잘드는 자리로 잡았지요.
케이크는 열 종인가 그 전후로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뭘 먹을까 하다가 몽블랑을 골랐습니다. 거기에 아메리카노 한 잔. 커피 맛은 그냥 저냥입니다.



이 즈음 다시 안젤리나의 몽블랑이 떠올라서 애를 먹고 있었으니 일단 몽블랑을 시킵니다. 소면같은 반죽이 위에 올려진 것이 꽤 예쁩니다.
그러나 한 입 먹어본 다음에야 '이거 이전에 누군가가 먹고 나서 별로라고 포스팅하지 않았던가'라는 생각이 뒤늦게 떠올랐습니다. 하기야 먹고 나서 이 맛이 아니야라는 걸 깨달아서 예전에 읽었던 글이 떠오른 거였지만 이미 늦었지요.



달아요.
몽블랑의 주역은 밤-마론페이스트인데 그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윗부분의 밤 크림 짜낸 것을 먹으면 뚝뚝 끊어지는데 입에 넣으면 시원한 느낌으로 녹는 것이, 아주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아폴로가 떠올랐습니다.(먼산)
먹으면서 이것은 안젤리나 몽블랑이 아냐라며 눈물짓고, 안젤리나 몽블랑의 진하고 달달한 밤 맛이 안나라며 눈물짓고. 그럼에도 거의 다 먹었을걸요.-ㅁ-;

포크가 작아서 불편하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그리하여 2차를 갑니다. 홍차도 여러 종 있는데 스리랑카 브랜드였다고 기억합니다. 음, 딜마였던가요.
포트에 뜨거운 물이 담겨 있는데 거기에 망을 퐁당 담갔다가 적당히 우려졌다 싶을 때 꺼내면 됩니다. 다 마시고 나면 다시 뜨거운 물을 부탁해서 부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한 번만 받아 마셨습니다. 케이크 두 종에 음료 두 잔하면 배 부른 것이 당연하지요.



이름은 잊었지만 크림무스입니다.



속에는 이렇게 크랜베리 혹은 라즈베리 잼이 들어 있습니다.


맛은 어땠냐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난합니다. 하지만 강렬하게 딱 남을만한 그런 맛은 아니었어요.;ㅅ; 입 속에서 사르르 녹는 무스이긴 한데, 귀찮긴 하지만 집에서도 만들어 먹자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맛. 그러니까 제가 집에서 티라미수 만들 때 쓰는 크림과 비슷합니다. 생크림에 마스카포네 크림을 섞는거죠. 재료값을 생각하면 이쪽이 쌀지도 모르고 수고도 덜하지만 그래도 임팩트가 없어요.;


케이크가 먹고 싶을 때 무난하게 찾아갈만한 곳이긴 하지만 글세요. 너무 기대를 해서 실망했나 봅니다.


주차장 길에 있다는 케이크집은 아직 있을까요. 거기도 시간 날 때 가본다 하고 미루고 있는데 말입니다. 잊어버리지 말고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파리 세베유의 상토노레카라멜을 먹고 케이크의 대왕마마를 만났다고 한지 어언 3년. 이번에는 다시 가보겠다 생각했지만 가겠다고 하고는 정보를 찾아보는 사이에 맛이 변했다는 정보가 있어 좀 슬펐더랍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확신을 못하고 있습니다. 변한 것이 나인지, 아니면 케이크인지 말입니다.

여행 가기 전날부터 몸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막판에 여행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가기 전날에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었지요. 그런고로 오늘의 상태는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화요일 밤과 수요일 밤, 이틀 연속으로 잠을 설쳤으니까요. 그러니 오늘 G와 H가 약속을 깼을 때 분노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먼산)

본론으로 돌아가, 잠이 부족하니 몸 상태도 안 좋은 것인지 이번 여행의 입맛은 참 희한합니다. 단 것을 거의 못 먹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푸딩을 달고 살고 보이는 케이크마다 맛있겠다고 군침을 흘릴터인데, 빵만 봐도 가슴이 뿌듯한 것이 참으로 행복할 터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단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케이크 보기는 돌 같이 하고 있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책...? 그릇...? 아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닙니다. 구입하려고 목적했던 것은 거의 다 구입했지만 하고서도 뭘 산 건가 싶기도 한걸요.

그런 상황이니 파리 세베유에 가서도 제대로 케이크 맛을 느낀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다만, 제대로 느꼈든 아니든 간에 저는 파리 세베유에 다시 갈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베유가 있는 지유가오카 자체가, 아마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던 것도 있고 말입니다.

지유가오카는 이번 여행 첫 일정이었습니다. 혼자서 여행에 대한 감동이나 그런 것 전혀 없이, 와치필드와 루피시아를 들리고 파리 세베유를 가기 위해 왔습니다. 입맛은 없었지만 엘릭서를 복용해서 기운을 되살리고, 쇼핑을 다 끝낸 다음 파리 세베유에 갔습니다. 와치필드를 마지막 일정으로 놓으면 찾기가 참 쉽습니다. 그냥 그 길을 따라 건널목이 나올 때까지 죽 걸어가면 되니 말입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찾아가서 케이크를 고르고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케이크를 고르고 나니 점원이 와서 음료 주문을 받고, 음료와 케이크가 같이 나옵니다. 바빠서 그런건지 테이블이 비어도 치우지 않고, 음료 나오는 것도 늦고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오직 케이크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케이크 맛은 제 입에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사진을 비교하면 이전에 먹었던 케이크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외형은 그대로인 것이지요. 하지만 맛이 변한 것인지 제 입맛이 변한 것인지, 이전에 느꼈던 감동은 없었습니다.
크림은 쌉쌀하고 그리 달지 않지만, 단맛과 쌉싸름한맛은 따로 놉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캐러멜의 맛이 강하니, 속 안에 들어 있는 커스터드 크림은 거의 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나씩 분해하면서 재미있게 먹었지만 맛은 그리 즐겁지 않았습니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케이크가 간절히 생각나거나 하지 않아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던 걸까요. 아니면 케이크의 맛이 이전과 달랐던 걸까요. 500엔(세금 미포함)이란 가격은 한국에서도 비할바 없는 가격이긴 합니다. 아니,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케이크도 보기 어렵지요. 슈를 하나하나 구워내서 맨 아래의 슈에는 크림을 채우고 바닥으로 하고, 그 위에 크림을 채운 작은 슈를 올리되, 하나 하나 캐러멜을 묻혀서 올리고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비슷한 것은 본 적 있습니다. 크로캉부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인지, 패션파이브에서 비슷한 타입의 큰 케이크를 본 적 있으니까요. 하지만 작은 케이크에 이렇게 정성을 들이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모양이나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격 대비 성능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그 맛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케이크를 먹고 나서 몇 시간 뒤에 키타야마 커피점을 갔기 때문에 케이크가 왕대비로 격하된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분명 그 때의 케이크는 정말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을겁니다.
미고에 마지막으로 간 것인 언제인가 떠올려도 백만년전이라는 기억만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언젠가 미고에서 대박으로 맛없는 케이크와 빵을 맛 본 뒤로는 화가 나서 발을 안 들였거든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선택의 폭이 좁기도 했고, 그 기억이 희미해질 즈음이라 들어갔습니다. 장소는 목동 현대백화점 미고. 그러니까 앞서 올린 현대백화점 시리즈방문글과 같은 날의 일입니다. 그날 갔던 곳이 미고, 밀탑, 딘타이펑이었지요.


앞서도 적었지만 이날의 카메라는 D90이었습니다. 거기에 50.4를 끼웠습니다. 다루기 힘들다고 투덜댔는데 원래는 접사용보다는 인물 사진용으로 많이 쓰는 렌즈라던가요. 그러니 다루기 힘들만 하지요. 다음에는 18-135를 끼워서 챙겨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건 들고 다니는 것부터가 고역이라...(먼산)



커피는 그럭저럭. 맛있다기보다는 그럭저럭이라는 단어가 어울립니다.
요즘 입맛이 조금 둔해졌다는 것을 감안하고 들어주세요.-ㅁ-;;; 식생활이 안 좋으니 이런 불상사가..;



무슨 빵이었는지는 잊었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이 시킨 것이었습니다. 미고는 케이크보다는 빵이 주력인가 싶을 정도로 빵이 괜찮습니다.



그런 생각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이 오징어먹물빵입니다. 건재하군요. 가격도 괜찮고-특히 최근의 체인점 빵 가격을 생각하면 굉장히 훌륭합니다. 그러고 보니 초코 식빵은 살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넘어갔네요. 미고의 빵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먹물빵, 그 다음이 옥수수식빵, 그 다음이 초코식빵입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지요. 케이크보다 싸면서 포만감도 좋고 말입니다.

이날 제가 시킨 케이크는 피칸파이였습니다. 크기도 크고 피칸이 눈에 확 들어와서 고구마케이크와 두고 고민하다가 시켰는데 먹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피칸이 위에 듬뿍 깔린 것은 맞지만 속은 그렇게 진한 맛이 아닙니다. 커스터드를 채워 구운 것 같긴 한데 여기에 또 초콜릿의 아련한 향기가 납니다. 초콜릿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코코아파우더를 넣은 것이 아닌가 싶던걸요. 하지만 달걀과 코코아파우더의 미묘한 조화도 그렇고 달걀찜을 연상시키는 질감도 그렇고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더 진득하고 더 달달한 속을 채웠으면 좋았을텐데요.

문제는 그겁니다.
고구마 케이크를 시킬까 하다가 피칸파이를 시켜서 마음에 안 들었더니 그 다음부터는 고구마 케이크가 눈에 밟히는 겁니다. 어허헉; 그러니 목동 미고가 아니라 이대 미고를 가서 고구마 케이크를 보았는데, 이 크기는 내가 얼마 전에 보았던 그 크기가 아냐라면서 돌아나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엉뚱하게 스타벅스에서 고구마 케이크를 시켜 먹었지요.
사실 그 가격이면 코스트코의 고구마케이크 한 판 사오는 것이 나을텐데 말입니다. 이번주가 고구마케이크 할인 주간이거든요. 3천원 할인이니 가격이 꽤 쌀겁니다. 하지만 거기는 크기가 장점이니 다시 말하면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케이크가 남는다는 거죠.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닙니다.;


이대 미고에서는 쿠키가 눈에 들어왔으니 조만간 미고 포스팅이 하나 더 올라오겠네요.
그나저나 신촌 미고는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현대백화점 근처에 있던 미고가 안 보입니다. 하하하;
르 뿌띠 푸의 후식들이 맛있다는 이야기는 여러번 들었습니다. 지나다니는 길에 있으니 잠시 들러도 괜찮을텐데 이상하게 발이 안가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확 꽂혀서 르 뿌띠 푸에 다녀왔습니다. 12월 31일, 세밑, 2009년을 12시간도 남기지 않은 때의 일입니다.

위치야 빤히 알고 있습니다. 홍대 푸르지오 상가 2층에 있지요. 거기야 상가 생길 때부터 자주 다녔고 근처에도 갈 일이 많으니 찾아가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안고 가게에 들어갑니다.
한데, 기대치가 좀 높았나봅니다. 가게는 생각보다 작더군요. 전시된 간식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규모를 생각하면 작다고 규정할 정도는 아니지요. 그리고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도 4인석으로 2-3개인가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4인석이 아니라 2인석인지, 하여간 자리도 있습니다.
수는 적다고 하지만 어떤 케이크를 고를 것인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하나만 살 것인가, 아니면 두 개를 살 것인가도 고민했고 포스팅 거리로 쓸만한 케이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다가 결국은 두 개를 사왔더랍니다.




이날 칼디에서 꺼내 찍었는데 사진이 제대로 안나왔습니다. 흑흑흑.
오른쪽은 바닐라 푸딩(크림)이 깔린 초콜릿 디저트이고 왼쪽은 햄버거 케이크입니다.



아래는 바닐라 푸딩, 위에 시리얼을 놓고 견과류 초콜릿이라든지 시리얼 초콜릿이라든지 씹는 맛이 있는 것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왼쪽 옆으로 보이는 붉은 것은 라즈베리 소스(로 추정되는 것)을 젤라틴으로 굳힌겁니다. 시럽을 넣지 않고 저렇게 넣어 장식을 했더군요. 어, 그리고 빼빼로처럼 초콜릿을 입힌 막대과자는 솔직히 맗라면 사루비아라는 옛날 과자에 초콜릿을 입힌 느낌이었습니다. 으하하;



아, 그러고 보니 은박을 씌운 쪽에는 초콜릿 푸딩이 있습니다. 여기서 푸딩이라고 하는 것은 응고된 느낌의 푸딩이라기 보다는 커스터드 크림의 식감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래의 바닐라 푸딩도 그렇고요. 거기도 단단하기 보다는 더 크림 느낌에 가까운 푸딩이고 위쪽도 가나슈보다는 덜 진한 느낌의 초콜릿 푸딩이라 보시면 됩니다. 양쪽을 섞어 먹으면 꽤 맛있지요. 게다가 씹는 맛도 있으니까요.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것이 참 아쉬운 햄버거 케이크.
커다란 마카롱이 위 아래에 있고, 그 안에는 소스를 표현한 라즈베리 젤리, 그리고 고기패티 모양의 초콜릿이 있습니다. 견과류를 섞어서 울퉁불퉁하게 굳었기 때문에, 보면 바로 햄버거다! 싶을 겁니다. 후후후후.

하지만 햄버거 먹듯이 손에 들고 한 입에 베어먹을 생각은 못했습니다. 다 따로따로 조금씩 먹어보았는데 제 입맛에는 맛지 않더군요. 라즈베리 소스는 상당히 맛이 시고 강렬한데다 초콜릿은 달고, 마카롱도 그렇고요. 달고 신맛이 꽤 강해서 절반쯤 먹다가 두 손 들었습니다. G는 케이크를 먹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저 혼자 먹고 있었거든요. 물론 저 위의 초콜릿 디저트도 저 혼자 먹었으니 할말은 없습니다.;

최근 입맛이 꽤 바뀌었다고 생각한 것도 이 두 개의 케이크를 먹으면서 였습니다. 단 것을 생각만큼 잘 먹지 못하게 되었으니 아쉽네요. 그리고 케이크보다는 쿠키쪽을, 무스보다는 스폰지 쪽을 선호한다는 것도 그렇고요. 그러고 보니 최근에 가장 맛있게 보였던 케이크는 고구마 무스 케이크. 으어어억; 입맛이 왜 이리 변했답니까. 초콜릿 케이크는 지나치게 진해서 손이 안가고 말입죠. 엊그제 글로리아 진스의 초코퍼지 케이크에 낚여서 시켰다가 절반도 못 먹고 포기했던 걸 떠올린다면 입맛이 변한 건 맞나봅니다.


초콜릿과 마카롱, 무스케이크를 좋아하신다면 르 뿌띠 푸가 좋고 쿠키류를 좋아하신다면 쇼콜라윰이 낫겠네요. 하지만 저 센스만큼은 르 뿌띠 푸가 발군입니다. X케이크도 그렇지만 저 햄버거 케이크는 조앤 플루크의 「Cream Puff Murder 크림퍼프살인사건」에 나오는 치즈버거쿠키가 겹쳐져서 더 마음에 들었거든요. 어쨌건 취향대로 골라가시면 됩니다. 훗훗훗~

정확한 이름은 아마 이게 아닐겁니다. 하지만 구입한 것은 며칠 전이고 그 이름은 홀랑 잊었으니, 특징을 살려 부른다 한들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구입하시려면 그저 조각 케이크가 모여 있는 곳에서 아래의 사진과 같은 케이크를 찾으시면 그만인 것을요.


며칠 전의 일입니다.
간만에 파리바게트에 들러 어떤 간식을 사갈까 고민하던 와중에 이런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대신 가격은 저렴하더군요. 다른 조각 케이크가 3500원인데 반해 이것은 2800원. 3천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이니 괜찮다 싶어 호시탐탐 노렸지만 그날 구입한 것은 딸기잼 쿠키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이 케이크를 사들고 출근했습니다. 바로 먹을 거냐 묻길래 아니라고 답하고 나왔지요. 출근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있고, 전자렌지를 쓸 수 있기도 하니 데울 필요는 없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케이크를 데운 후의 모습입니다. 데우기 전과 커다란 차이점이 있습니다. 뭐냐하면, 가운데 올라간 PB 초콜릿. 전자렌지에 들어갔다 나오면 녹습니다.
데우기 전에 어떻게 데울까 고민하다가, 그냥 넣으면 비닐 케이스까지 돌리는 셈이니 내키지 않아서 포장을 벗겼습니다. 한데 벗기고 났더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닥에 깔린 두꺼운 판지. 금박이 씌워졌더군요. 금박, 혹은 금속은 전자렌지에 들어가면 불꽃이 튑니다. 넣어서 데울까 어쩔까 하다가 시험삼아 아래 종이와 함께 넣어 돌렸습니다. 그리고 딱 2초만에 바로 문을 열었습니다. 아하하. 데울 때는 반드시 아래의 금박받침을 빼고, 접시 등에 담아 데우시면 됩니다. 컵에 담아 데우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면 먹기 불편합니다. 왜 불편한지는 아래를 보면 아실겁니다.



데우고 나서는 다시 포장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즉시 커피를 내리고 먹을 준비 완료. 어떤 케이크인지 대강 감이 왔기 때문에 숟가락과 포크를 같이 준비했습니다.



포장을 벗기면 이런 모습이지요. 이미 파리바게트의 로고는 초콜릿 케이크에 납작 붙어 있습니다.



케이크를 싸고 있는 겉의 종이가 은근히 두껍습니다. 그래도 일단 잡아 당겨 적당히 벗기고 숟가락을 댑니다.



우어어어어어어! 예상한 그대로였어!

하지만 잠시 뒤, 가운데 부분은 점점 아래로 빨려 들어가더니 그대로 분화구가 되었습니다. 안쪽으로 무너지던걸요. 그래도 먹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안의 초콜릿 가나슈(로 추정되는 것)와 시트 부분의 비율이 적절해서, 시트와 녹은 초콜릿을 조금씩 함께 떠먹으면 딱 좋습니다. 어느 쪽이 많지도 적지도 않더군요.

다시 말해 쇼콜라 퐁당이라 보시면 됩니다. 전자렌지에 30초만 돌리면 따끈하게 데워져 손으로 만지면 꿀럭거립니다. 그걸 무시하고 종이를 벗긴 다음에 숟가락을 가져다 대어 잡아 당기면 안쪽에서 꿀렁꿀렁한 초콜릿이 보입니다. 어흑.

맛 자체는 무난, 평범합니다. 하지만 비주얼도 그렇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들어 무한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겐다즈까지는 필요없고 그저 투게더나 한 큰술 곁들이면 환상적이겠지요.

컵에다 넣고 데울 경우 먹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컵에서 도로 꺼내는 것도 무섭겠더군요. 그냥 케이크만 데운 다음 다시 반짝반짝한 종이 접시에 올려 놓고 먹으면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케이크를 살 때 작은 플라스틱 숟가락을 줍니다. 구입할 때는 잊지말고 챙깁시다.

브라우니를 살짝 덜 구우면 쇼콜라 퐁당 맛이라길래 도전해볼까 했는데 번거롭게 도전하지 않아도 이렇게 간단히 먹을 수 있군요. 으흐흐. 초콜릿이 부족할 때는 딱입니다.

올해 최악의 커피는 여러 개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스타벅스였습니다. 무미, 아무맛도 나지 않는 커피를 받아들고 그저 눈물만 머금었던-그리고 몇 개월간 가지 않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하지만 그 몇 개월 뒤 갔던 스타벅스에서는 스타벅스 평균치 이상의 카페라떼를 만나서 다시 가끔 출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지금부터 쓰는 이 곳도 그렇기를 바랍니다. 다만 언제 다시 가서 커피를 마실지는 정말로 기약이 없습니다.


11월 초 쯤에 G가 카페 뎀셀브즈의 티라미수를 사다줘서 맛 본 뒤, 커피 맛이 조금 적어서 아쉽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밑에 타르트가 들어간 티라미수였는데 댓글 중에 하나를 보고는 재 방문을 결심했습니다. 그 때는 아예 커피도 마셔보자 생각했습니다. 기억이 희미하긴 하지만- 그리고 꽤 예전의 기사였지만 카페 뎀셀브즈에 바리스타 대회의 입상자가 있다는 글을 보았고, 커피가 맛있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었습니다. 얼핏 들었지만 그게 잠재 의식에 꽤 깊게 있었나봅니다. 커피를 마시러 갔을 때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으니까요.



커피를 주문합니다. 어떤 것을 할까 고민하다 티라미수에 카페라떼를 시킵니다. 다른 티라떼를 마실까 하다가 그래도 커피가 괜찮다고 들었으니 한 번 마셔보자는 생각을 한거지요. 주문을 하고는 어떻게 내리는지 궁금해서 커피 만드는 장면을 구경합니다. 스타벅스와는 달리 기계에서 에스프레소 뽑는 모습이나 우유 거품내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군요.
에스프레소는 머그에 바로 받습니다. 그리고 우유를 피처에 담고 스팀을 엽니다. 칙하는 소리와 함께 스팀이 피처안에 뿜어져 나옵니다. 보이진 않지만 소리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두근두근 기다리는 사이에 스팀을 잠그고 우유피처를 뺀 다음 스팀 청소를 합니다. 그리고 머그에 우유를 붓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우유 내려오는 장면이 그대로 보이는데, 피처 안이 뭔가 이상합니다. 우유가 그냥 내려옵니다. 분명 내려오는 장면은 우유거품 때문에 걸죽해야하는데 그런 느낌이 안듭니다. 어어하는 사이 우유 붓기가 끝납니다. 우유 거품은 전혀 없었고 제가 시킨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에 데운 우유만 섞은 것이 되었습니다.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인 카페라떼는 위에 우유 거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요. 지금까지 마셔보았던 모든 카페라떼는 다 우유거품이 올라 있었습니다.

이상하다는 감정-일종의 실망감을 안고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십니다.
커피를 잘 마시긴 하지만 맛을 제대로 아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런게 저는 카페라떼는 무조건 뜨거운 것이 좋다 생각하거든요. 뜨거운 음료를 마셔 버릇하다보니 카페라떼도 뜨거운 것이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카페라떼는 미지근합니다. 아니, 어디까지나 제 기준에서 미지근한 것이지 다른 사람들은 따뜻하다에서 조금 더 온도가 올라간 정도로 생각할겁니다. 온도는 그렇습니다.
맛은, 그저 씁니다. 씁니다. 씁니다.
우유의 달콤함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커피의 쓴맛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 이상의 맛이 나질 않습니다. 차라리 아메리카노를 마실걸 그랬나요. 어쨌건 제 입에 맞지 않는 커피이니 그대로 남깁니다. 딱 세 모금 마시고는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세모금이나마 마실 수 있었던 것은 티라미수를 먹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끔 코코아 가루와 밑의 타르트 때문에 사레에 걸렸거든요. 콜록콜록 댈 때는 역시 음료로 달랠 수 밖에 없습니다.

티라미수는 맛있습니다. 하지만 먹으면서 속으로 화가 났습니다. 지난번에 G가 사온 티라미수와는 상당히 차이가 났기 때문입니다. 그 때는 타르트 바로 위에 깔린 스폰지가 작아서 커피맛이 덜 났습니다. 그 때는 크림맛이 강했기 때문에 크림의 느끼함이 강조되었으니까요. 이번에는 그 균형이 꽤 맞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지난번의 티라미수에 대한 실망이 더 커졌습니다. 맛있었지만 서글펐달까요.



타르트가 계속 부서지니 먹기 쉽진 않더군요.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먹고 나니 집에서 티라미수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조금 가라 앉아 다행입니다. 이러다 또 마스카포네 치즈 싸게파는 것을 보게 되면 홀랑 들고 와서 겨우내 티라미수를 만들겠지요. 지금 티라미수 만드는 것을 제어하는 것은 오직 마스카포네 치즈의 가격과 커피 사러 가야하는 번거로움입니다. 이 둘이 동시에 해결되면 만드는 수 밖에 없지요.^^;

시간되면 카페 루트에 가서 이 서글픔을 달래볼까요.(먼산)
어느 날 키르난은 너무도 간절히 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케이크의 불모지에서 서식하다보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파리바게트의 케이크. 이미 두 번 먹고 질렸기 때문에 가능한 파리바게트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홍대 포카치노의 케이크. 왜냐하면 스타벅스의 케이크는 가격 대 성능비에서 마이너스 무한대로 달려가는 탁월한 성능을 지녔거든요. 시킬 때마다 대부분 후회하게 만드는 것도 재능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경우는 피칸파이 정도지만 이것 역시 그럭저럭의 수준이고 차라리 파리바게트의 조각 호두파이를 두 개 사먹는 것이 낫겠다 싶을 때가 많더랍니다.



거두절미하고 그래서 포카치노의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티라미수를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신맛이 나는 케이크는 지양하자 싶어 초콜릿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가격이 비싸니 음료는 무리다 싶어 초콜릿 케이크와 포카치아를 시켰던 탄수화물충만한식단이었던 겝니다.



겉모습은 나쁘지 않아요. 그냥 초콜릿 스폰지가 들어간 초콜릿 무스케이크입니다.
그러나 먹어보면 그게 전부입니다. 겉모습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먹다보면 '이제 그만'이라고 포크를 내려놓고 싶은 때가 옵니다. 나는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을 수 없지만 이 초콜릿 케이크라면 한 포크 더 먹을 수 있어라며 자기 최면을 걸게 되는 그런 맛은 아니었습니다.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인데 이게 역설적으로 맛의 부족함을 내보이는 겁니다. 게다가 가격이 4천원인가 4500원인가. 파리바게트의 초콜릿 조각 케이크와 비슷하니 그냥 그게 낫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스타벅스와 포카치노는 제과라인이 비슷하지 않나요? 그러니 맛을 기대하면 안되는 거였나..;
※ 스타벅스: 조선호텔 델리. 그러나 이마트에 들어가는 데이앤데이도 조선호텔 델리. 맛은 천양지차.
※ 포카치노: 신라명과.
오늘도 그렇지만 그날도 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그 며칠 전부터 간절히 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집근처도 그렇거니와 그래도 자주 가는 홍대 쪽에서 맛있는 케이크를 먹기란 쉽지 않지요. 특히 포장이 가능한 케이크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이상 견디지 못하겠다고 G에게 선포하고는 코스를 짜보았습니다. G는 이날 다른 약속이 있어 혼자가는 코스였습니다. 어디를 갈지 고심을 거듭하다 P5는 포기하고 카페 뎀셀브즈로 향했습니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점심 시간을 조금 지난 시각에 카페 뎀셀브즈에 들어갔습니다.

아아.ㅠ_ㅠ
눈물 납니다.
눈물나는 케이크의 향연! 가격 역시 눈물나지만 최근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후식 및 간식 가격의 수직 상승을 생각하면 괜찮습니다. P5와 그리 크게 차이나지 않는군요. 아니, P5도 가본지 조금 되었으니 그 사이 비싼 후식들의 비중이 높아졌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곳은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낮은 가격의 후식은 단종시키고 높은 가격의 있어보이는 후식을 내놓거든요. 하하하...;
하여간 이런 저런 케이크를 둘러보았지만 딱 이거다라고 마음에 꽂히는 케이크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다 마음에 들었다면 고르기 힘들었을테니까요. 거기에다 뎀셀브즈에 갔을 때는 티라미수에 대한 보정 정보를 받기 전의 일이기도 하고 한 번 먹어본 케이크라 티라미수는 구입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 들고 온 케이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885가 색을 또 붉게 잡았네요. 저기 보이는 빵은 실제로 보면 진한 노랑 정도입니다. 크레파스 색으로는 개나리색 정도로 보시면 되어요.
그림을 보니 스노우캣-권윤주씨 같은데 그런지 아닌지는 확신을 못하겠습니다.



뒷면은 이렇습니다.
케이크가 늘어선 모습을 보았을 때 제 심정이 딱 저랬습니다. 후후후.



진한 커피를 준비하고, 이게 점심 대용이니 가볍게(..) 먹을 밤도 꺼내놓습니다. 그리고 케이크 두 개를 위한 접시 두 장도 준비합니다. 위타드 핫초콜릿잔의 찻잔 받침입니다. 아래는 양파꽃 수프그릇의 받침.



조각 케이크였다면 한 접시에 놓았을텐데 단품 케이크라 따로 따로 담았습니다. 오른쪽은 초콜릿이니 초콜릿 접시에, 왼쪽은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라 쯔비벨무스터에 올립니다.




이름하여 큐브3. 영화를 떠올리시면 안됩니다. 사각형의 초콜릿 무스이고, 그릇 역시 초콜릿 판으로 되어 있습니다.



단면은 이렇습니다. 초콜릿 가나슈와 초콜릿 무스, 초콜릿 시트가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초콜릿 러버들을 위한 초콜릿 케이크. 초콜릿이 부족하다 싶으면 하나 사다가 먹으면 되지만, 이걸 혼자서 다 먹는 것은 아무리 옆에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벤틱를 가져다 놓는다 해도 어렵습니다.
(스타벅스를 예로 든 것은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가장 용량이 큰 커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쓰기만 한 커피라..-ㅁ-; 솔직히 이 케이크에 스타벅스를 가져다 맞추기는 아쉽죠. 케이크가 아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벅스의 케이크는 자사 커피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혼자서 다 먹었습니다. G가 둘다 좋아하지 않는 케이크라고 두 손 들어서 어쩔 수 없었지요. 세 시간 정도에 걸쳐 느긋하게 먹긴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하지만 초콜릿이 간절하게 생각나는 때라면 가장 먼저 떠오를 케이크입니다.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정확한 이름이 블루베리 치즈타워였는다고 기억합니다)는 이름 그대로의 맛입니다. 아래는 치즈무스와 타르트, 그리고 맨 위에는 블루베리가 아주 듬뿍 올라가 있습니다. 치즈 무스는 조금 느끼한 편이지만 블루베리와 함께 먹으면 블루베리의 새콤한 맛이 중화를 시켜 괜찮습니다. 치즈케이크를 썩 좋아하진 않는데 이것도 제가 80% 가량을 먹었을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더라고요.-ㅠ- 하기야 이 때 케이크가 부족하다고 외친지 좀 지나서 그랬을 수도 있고...;


큐브3는 5500원,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는 5천원입니다. 대부분의 케이크가 5천원-5500원 정도고 그보다 조금 비싼 케이크가 있고 그보다 조금 싼 간식들이 있습니다. 에클레어나 주먹 크기의 슈크림은 이보다 싸지요. 커피도 맛있다고 하지만 종로는 자주 놀러가는 편이 아니라 아쉽습니다. 언제 날 잡아서 다녀와야겠지요.
종로 2가 시네큐브 옆에 있어서 찾아가기 쉽고, 발견하기도 쉬워서 케이크를 먹으러 종종 가지 않을까 합니다. 조각 케이크도 여럿 있지만 저는 돔형 케이크가 더 마음에 듭니다. 실은 크기가 더 크거든요.-ㅠ-; 이번주도 케이크가 부족하다고 울부짖고 있으니 이리저리 저울질 해보고 티라미수가 땡기면 쫓아가야겠습니다. 후후후~.

이날은 비가 내렸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사이,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더군요. 아니, 애초에 밖에 자리를 잡고 가방을 내려놓은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으니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던 때는 비가 꽤 내리고 있었을겁니다. 글쓰기를 미뤄두면 이렇게 기억도 날듯말듯 한다니까요.

포카치노는 중정이 있는 구조라 입구에 가까운 자리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자니 꽤 재미있습니다. 문 앞에는 유리로 차양-아니, 비막이 창을 달았는데 거기에 빗방울 떨어지는 모양을 보고 있자니 신선하더군요. 수직으로 서 있는 창에 빗방울 스치는 것은 자주 보았지만 천창이나 그 비슷한 곳에 빗방울이 내리 꽂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니까요. 날도 어둑해지고 어두워지니 또 노란 불빛은 상대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지고.

우아하게(?) 묘사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날은 아주 귀여운 도깨비 두 마리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포카치노의 케이크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먹어본 것은 티라미수였지요. 하지만 티라미수도 그렇고 이 치즈타르트도 그렇고 제 입맛엔 맞지 않습니다. 크림치즈 특유의 신맛이 나는데 먹다보면 묘하게 입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진하기도 하지만 역시 디저트의 신맛은 저랑 잘 맞지 않아요. 디저트는 어디까지나 달거나 써야합니다. 쓴맛과 단맛의 조화가 잘 맞을 수록 제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더군요. 티라미수라든지 초콜릿 디저트라든지 말입니다.


워낙 자주 가다보니 쿠폰으로 따뜻한 음료 한 잔을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카페라떼를 마실 생각입니다. 날이 춥다보니 따뜻한 음료를 떠올리기만 해도 흐뭇하군요. 후후후.


드디어 추석 동안의 사진을 다 쓰고 지난 주말의 사진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만세!
케이크 사진 옆의 누군가는 살포시 무시하셔도 되고 말이죠.

이날은 점심을 면요리로 먹었는데-나중에 올리겠습니다-먹고 나니 갑자기 달달한 케이크가 먹고 싶어집니다. 짜고 매운 것이라 그랬는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어딜 갈까 한참 고민하다가 들어간게 스타벅스입니다. 홍대 입구 주변에 딱히 갈말한 케이크 집이 생각나지 않은 것도 있지요. 다른 일 때문에 신경을 썼더니 멀리 걷기가 싫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가까운 곳을 가자 싶어 고른 곳이 홍대 갤러리점입니다. 네스카페 옆집이고요.



스타벅스의 케이크 가격이 다들 올랐기에 가격 대 성능비를 생각하면 다 눈 밖에 났고, 그나마 신제품이라 맛이 궁금했던 것이 물망에 올랐습니다. 이름이 정확힌지 모르지만 대강은 맞습니다. 스폰지가 들어간 치즈케이크에 초콜릿 크런치를 넣은 겁니다. 먹으면 저 동글동글한 크런치가 바삭하게 씹힙니다.

그러나 두 번 다시 먹지 않을 케이크입니다.
치즈의 신맛이 강하게 두드러지는데다 느끼하고 미끄덩한 식감입니다. 위에 잔뜩 바른 나파쥬(광택제)도 별로고 말입니다. 무스 타입의 치즈케이크에 퍽퍽하진 않은 스폰지, 그리고 바삭하게 부서지는 달콤한 초콜릿 크런치의 조화는......... 제 입맛에 잘 안맞습니다. 단 맛의 초콜릿과 신 맛의 치즈가 따로 놉니다.
그래도 어찌 어찌 다 먹기는 했다는 이야기지요.

역시 스타벅스에서는 호두파이까지가 한계입니다. 아니, 호두가 아니라 피칸이었나? 이것도 파리바게트의 호두파이(2천원) 생각하면 비싸긴 합니다.

치즈케이크와 입맛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글 올리겠습니다.-ㅠ-
지난주에 홍대 갔다가 다녀온 카페 세모입니다. 이름은 SEMO. 이 앞을 지나다닐 일이 많은데 다닐 때마다 꼭 안 쪽을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1-2층의 카페인데, 1층은 북카페 분위기인데 남의 집 거실에 살짝 놀러간 느낌으로 배치를 해두었더라고요. 엉덩이쪽이 낮게 디자인된 의자에다 작은 탁자라 거기 앉아 있으면 잠이 솔솔 올 것 같기도 하고요. 밖에서 보고 있자니 왠지 파파 톨드 미의 의자가 떠오릅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연극을 하는 어느 아가씨에 대한 에피소드에서, 대본을 읽을 때 쓰면 좋을만한 커다란 의자 이야기가 나오지요. 그런 분위기를 떠올렸습니다.
물론 실제는 조금 달랐습니다.(먼산)

잊기 전에 카페 위치부터 메모해야겠네요.



지도상으로는 꽤 이상하게 나옵니다.


다시 말해 카페 세모는 카페 클라우드로 내려가는 꽃집옆 골목길로 가서 왼쪽 길을 선택한 다음 돌담길을 따라 죽 걸어가서 유료주차장을 지나면 바로 보입니다.




어떤 것을 시킬까 꽤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가격이 홍대 카페 평균 가격 정도라 평소 제 홍대카페지출비보다는 높았습니다. 포카치노에서 치아바타와 카페라떼를 시키면 5500원인데 여기는 카페라떼 한 잔에 5천원, 치즈케이크를 비롯한 디저트류가 4천원입니다. 치즈케이크 외에 브라우니도 있고요. 팬케이크도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1층에 들어가면 창가쪽 자리가 여럿 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바닥에 앉을 수도 있는 자리. 이불도 있는 것 같더군요.'ㅂ' 1층 인테리어는 정말 남의 집 거실에서 뒹굴뒹굴하는 느낌을 줍니다. 어디에 앉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은 창가쪽 자리. 사진에 보이는 크지 않은 탁자가 있고 양쪽에 엉덩이가 깊숙이 들어가게 앉을 수 밖에 없는 의자가 있으며 사진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것처럼 등받이 없는 동그란 소파(스툴?)가 있습니다.



혼자 놀러왔다면 책을 가져와서 한참 동안 느긋하게 보아도 좋으련만, 그러기엔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취향인데 음료 가격이 홍대 평균 가격인데다 맛은 그럭저럭이라는 점이지요. 하하.;
치즈케이크는 직접 만든건지 아니면 가져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필라델피아가 아닌가 했는데 먹어본지 하도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먹는 도중에 레몬필이 씹히는 것도 필라델피아가 아닌가 싶었고요. 맛은 그냥 저냥 괜찮았습니다. 생각보다는 양이 많더군요. 찐덕하게 구운 치즈케이크라 그렇겠지만 말입니다.
커피는 무난한 맛이었다 기억하지만 뇌리에 박힐 정도로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저거 두 개 해서 9천원. 그렇다면 오래오래 눌러 있어도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고요. 뭐랄까, 우아하게 무릎덮개 덮고 수를 놓아도 좋을 듯한..?(..)

의자에 놓여 있는 쿠션도 수 놓은 쿠션이라 신기했더랍니다. 하핫.


마음 맞는 친구랑, 혹은 혼자서 놀 때 책 한 권 들고 가서 뒹굴거리면 좋겠다 싶은 카페였습니다. 2층은 또 어떻게 꾸며져 있을지 궁금하네요.'ㅅ'

지난주에 드디어 '치즈가 부드러운 시간'을 사다 먹어봤습니다. 나온 것이야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사보았지요. 사실 G랑 같이 먹을까 하다가 혼자 사다 혼자 먹었다는 것은 비밀입니다.-ㅁ-;

생긴 것 그대로 수플레 타입 치즈케이크인데 식감은 이전의 시노스보다 조금 더 무겁습니다. 하지만 포크를 가져다 대었을 때 자글자글자글하는 거품꺼지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것은 닮았네요. 그 소리 때문에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맛은 그냥 저냥했는데, 먹고 난 뒤 텁텁한 느낌이 있습니다. 마치 종이를 씹은 듯한...?; 그래도 저 크기에 4천원이면 웬만한 조각케이크보다 싸지요. 파리바게트의 수플레타입 치즈케이크도 한 조각에 3500원입니다. 그러니 5백원 더 주고 저걸 먹는게 포만감이 크죠. 식이조절에는 도움이 안되지만 말입니다.


먹고 있자니 옛날 옛적의 치즈케이크를 찾아 삼만리를 헤맨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99년에서 2000년쯤의 일입니다. 저는 정말로 간절히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파리바게트나 크라운베이커리 같은 곳에는 생크림 케이크나 버터크림 케이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무스 같은 것도 전혀 없었지요. 그 때의 본거지는 대학로 주변이었으니, 미고나 라리 같은 것이 있다는 것도 전혀 몰랐습니다. 케잌하우스 윈이 있긴 했는데 그것도 한참 뒤에 알았고 치즈케이크는 못찾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왜냐면, 치즈케이크를 처음으로 맛보기 위해 간 곳이 지금도 남아 있는 두타 근처 신라명과였으니까요. 사진 크기와 비슷한 치즈케이크가 12000원인가 했는데 그 당시엔 비쌌지요. 그리고 맛도 없었습니다.
그 다음에 접한 것이 기숙사 근처 빵집에서 파는 수플레타입 치즈케이크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치즈맛이 들어간 조금 묵직한 스폰지케이크 정도 되겠네요. 한 판에 18000원인가 했는데 1-2호짜리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컸습니다.
그 다음에 만난 것이 뚜레주르의 2천원짜리 치즈케이크였던가요.

그 당시엔 궁극의 맛이었던 시노스 치즈케이크를 만나 먹고 나서는 그 모든 방황은 끝이났지만, 시노스를 찾아가기까지는 몇 년이라는 치즈케이크 탐색의 기간이 있어야 했습니다. 허허. 그 때는 나폴레옹이 대학로 근처에 있다는 것도 몰랐고 갈 생각도 못했지요. 신촌이나 홍대나 이대는 너무 멀었습니다. 종각보다 서쪽 지역은 간 기억이 없군요. 지금도 맛있는 케이크가 있다면 쫓아가지만 멀리는 안갑니다. 가까운데 있는 몇몇 케이크들과 비교해 가격 대 성능비가 어떤지 판단해서 갈 따름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때 조금씩 케이크 집을 알게 되면서 갔던 곳 중에 아루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하루란 케이크집도 명동에 있었지요. 미고나 페라도 지금은 거의 안가고요. 조금 감상적인 기분이 듭니다. 하하하...; 

그날도 원래는 시폰만 들고 올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예측불허. 그런 고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제게도 닥쳤습니다. 눈 앞에 놓인 저 먹음직, 아니 때깔좋은 몽블랑을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였지요. 진지하게 고민하였지만 카드는 제게 긁어달라 유혹했고 저는 그 유혹에 따랐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먹은 몽블랑이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는 것도 다 잊고, 안젤리카의 몽블랑이 상당히 맛있었지만 먹은지 오래되어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있던 겁니다. 밤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밤이 나올 계절이 아니라는 것도 유혹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간증하는 듯한 분위기....-ㅅ-)

이날은 G와 퇴근길에 만나 같이 퇴근하기로 하였습니다. 제 볼일이 먼저 끝나 G의 퇴근시간이 되기 전에 G의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지요. 그리하여 그 회사의 카페에서 부푼 마음으로 케이크를 열어 사진을 찍었습니다.(어?)

(거기 전망이 정말 멋지더군요. 빌딩 주인에 로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좌케이크우시폰. 케이크 케이스는 제일 작은 것이 저것인가봅니다. 광택나는 반짝반짝한 빨강에 검은색 스티커를 붙여 고정했습니다.




고정은 이리 했더군요. 케이크가 움직이지 않도록 두꺼운 종이로 된 보호대를 씌웠지만 몽블랑의 특성상 케이크는 망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점은 조금 아쉽지만 덜렁 덜렁 들고다닌 제 탓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검은색은 아이스팩을 넣은 부직포 주머니입니다.)




위의 풀은 무엇인지 몰라 과감히 버렸습니다. 허브라면 덥석 입에 넣었겠지만 보통의 허브와는 모양새가 다르군요.
저 아리따운 자태는 모자에 깃털을 단 로빈훗의 자태와도 같...(중략)




꺼냈습니다.
아쉽게도 앞의 면발은 뭉개졌지만 그렇다 하여도 저 자태는 변하지 않습니다. 밤크림을 짜서 컵 위를 덮고 그 위엔 가볍게 거품을 낸 생크림이 올라갑니다. 그 위에는 속껍질째 조린 밤조림이 살포시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저의 충동구매심을 자극한 것은 주황색의 곰탱이입니다. 레몬빛 꿀단지에 매달린 주황색 곰. 푸(Pooh)고는 말할 수 없지만 못지 않게 깜직합니다.



수, 숨이 넘어갈 것 같아요!

(밤조림 만드는 법은 리틀 포레스트 1권에 있습니다. 올 가을엔 한 번 만들어 볼까 생각중인데 평소처럼 생각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훗)




이정도로 썼으면 이제 슬슬 본래 말투로 돌아가야죠.
저렇게 고이 잘 모셨던 허니 몽블랑(7천원)은 그 이틀 뒤엔 저런 모습이었습니다. 금요일에 구입하고 그 다음날 먹었는데, 출근하면서 가방을 흔들었던 것이 문제였던지 저렇게 크림들이 다 으깨졌습니다. 아깝다 생각하며 컵에 달라 붙은 밤크림을 긁어먹었는데 굳어서 그런지 조금 뻑뻑합니다. 아주 부드럽게 녹아내리지는 않습니다. 진하게 달라붙는 느낌이예요.

먹으면서 저 케이크의 단면도를 그리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릇 맨 아래에는 파이가 들어가 있습니다. 타르트가 아니라 파이. 겹겹이 파이결이 살아 있는데 바삭하고 부드럽게 부서지진 않고 적당히 단단한 파이입니다. 저는 이런 파이도 좋더군요. 그리고 속은 스폰지와 커스터드 크림이 번갈아 들어 있습니다. 밤크림도 끝까지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많고요. 그리 달지 않기도 하거니와 단 맛이 설탕 단 맛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꿀맛입니다. 밤크림을 조금 긁어 입에 넣었을 때부터 이건 꿀이다라고 외치고 있었으니, 진짜 꿀입니다. 게다가 역시 아주 달지 않은 커스터드 크림, 스폰지의 비율 등이 꽤 취향이었습니다. 밤크림은 뻑뻑하지만 아래 커스터드 크림이 있으니 거슬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밤크림과 커스터드 크림이 이리 잘 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더 사다 먹고 싶다는 심정을 자금 난조로 꾹꾹 누르고 있으니, 번거로움신이 보우하사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번거로움신과 게으름신과 체력난조신과 기력딸려신이 동시 강림하시면 그 어떤 케이크라도 견뎌낼 수가 없겠지요. 게다가 월급날이 꽤 남았음에도 통장잔고신은 저 멀리 계시니, 아무리 지름신과 먹자신이 오셔도 소용이 없습니다.


몽블랑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순수한 밤크림을 원하신다면 커스터드가 들어간 허니 몽블랑은 사도가 될 수도 있지요. 그러니 그런 점을 감안하셔서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컵은 잘 씻어서 제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케이크가 마구마구 먹고 싶어집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P5지만 거리를 극복할 수 없을 때도 분명 있습니다. 시간 여유만 된다면 일찍이라도 가면 되는데 그게 여의치 않으니까요. 그래서 점심 거리를 사러 파리바게트를 가는 김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케이크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와.-ㅠ- 초콜릿 케이크가 있군요. 공산품이라지만 그래도 초콜릿 이라니 일단 집어듭니다. 거기에 저렴한 가격(2천원)의 호두 파이도 함께 말입니다. 이쪽도 맛있는 호두파이는 아니지만 견과류가 들어간 달달한 간식이 먹고 싶을 때는 나쁘지 않습니다.


파리바게트 조각 케이크는 이번에 처음 사보았습니다. 최근에는 케이크를 따로 먹는 일이 아주 드뭅니다. 파리크라상이나 리치몬드나 미고 등에 가도 구경만 하고 "이것은 케이크의 대왕마마가 아니야"라며 돌아 나오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P5에서 컵에 낚여 구입한 케이크도 컵에 낚인 거지 케이크 자체에 낚인 것은 아니었군요. 아하하.



호두파이는 포크를 쓰는 것이 더 불편하기 때문에 그냥 손으로 들고 먹습니다. 타르트는 그렇게 먹는 쪽이 더 재미있더군요. 하지만 초코 케이크는 크림도 있고 하니 포크를 씁니다.
와.-ㅠ-
생각보다 맛이 괜찮습니다. 개당 3500원이면 그냥 저냥한-솔직히 제 기준에서는 조금 비싼-가격이지만 초콜릿 스폰지도 적당히 부드럽고 크림도 달기가 괜찮고 무엇보다 초콜릿! 그리하여 커피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깁니다.

공산품 케이크 이야기는 두 번째 편인 치즈케이크 이야기도 있습니다. 조만간 올리도록 하지요.

어제 사진 털이 다 했다고 만세를 불렀는데 지금 보니 글 하나가 더 남아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전 60개의 글을 훑어 보면서 또 놓치고 안 쓴 글이 없나 확인해야겠는데요.ㄱ-



(사진은 고속버스에서.'ㅂ')
1월 초, 원주에 다녀왔습니다. 엉덩이가 무거워 1년 넘게 밍기적대고 있다가 다녀왔습니다. .. 쓰다보니 밍기적, 뭉기적, 어느 단어가 맞는지 헷갈립니다. 한국어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군요. 하여간 간식을 싸들고 가겠다고 약속을 한지라 내려가기 전 패션파이브에 들러 이런 저런 것들을 사서 갔습니다.


그 쇼핑의 흔적. 얼그레이 시폰케이크와 초콜릿 케이크, 치즈 케이크, 얼그레이 케이크 조각들. 푸딩을 사갈까도 생각했는데 안 가져가길 잘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차가 밀려서 원주까지 가는데 근 3시간이 걸렸던 겁니다. 푸딩을 사들고 갔다면 다 녹아내리지 않았을까요.



P5니까 나름 이정도면 괜찮겠거니라 생각하며 들고 갔는데, 그래도 KY의 입맛은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치즈케이크가 진하지 않다며 투덜대더군요. 이런. 다음에는 어디의 치즈케이크를 사들고 가야할까요. 이 아가씨의 입맛은 수플레나 베이크드가 아닌 치즈무스랍니다. 당연히 젤라틴이 많으면 안되고 진~한 치즈케이크의 맛이 나야합니다.



곁들인 커피는 원주 롯데시네마 뒷골목의 어느 드립카페의 커피입니다. 카페 이름을 잊었군요.;ㅅ; 찻잔도 마음에 들고 햇살도 잘 들고 하지만 미묘하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조금은 다방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 커다란 쇼파가 문제가 아니었을까요. 혼자 온다면 바쪽에 앉아 커피 내리는 것을 보며 마셔도 좋겠습니다.-ㅠ-



카페에도 티라미수와 치즈케이크가 있어 시켜보았는데 그럭저럭한 수준입니다. 요구르트 맛이 많이 나는 치즈케이크였다고 기억합니다.



첫 커피는 뭐더라. 두 번째 커피는 아마 토라자. 요즘 나가서는 내내 토라자만 붙들고 마시는군요. 허허허. 케냐나 탄자니아나 다른 커피들은 종종 마셔보아서 어떤 맛인지 대강 감이 잡히는데 토라자는 아직 그런 느낌이 없습니다. 처음 이름만 듣고는 아프리카쪽 커피인가 싶었는걸요. 인도네시아라니까 만델린과 닮긴 닮았을텐데 그보다는 조금 연기향이 강한..? 그런 느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잔만 당겨서 찍어보았습니다.
아가씨들은 못할짓 ... 일지도 모르지만 잔을 보고 예쁘다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커피잔 받침을 다 뒤집어 보았습니다.-ㅂ-; 종종 친구들과 카페에 가서 예쁜 잔을 보면 다 잔받침을 뒤집어 보는데요, 여기 있던 커피잔은 다 일제였습니다. 두 종류가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한 종은 기억 못하지만 꽤 유명한 일본회사였고 다른 하나는 노리다케였습니다. 역시 노리다케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예뻤습니다.

그럼에도 왜 노리다케 잔을 사고 싶은 생각은 안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것 참 이상할세. 그러고 보니 로열 덜튼에서 나온 찔레꽃 덤불 시리즈도 예전에 그 동화에 홀딱 반해 있을 때는 모으고 싶더니 지금은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생각이 들어 손이 안갑니다. 취향도 많이 바뀌나봐요.'ㅂ'


어쨌건 KY를 위해 다음엔 티라미수를 만들어 가든지, 아니면 아주 진한 치즈케이크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정 안되면 각 유명 제과점의 치즈케이크만 모아서 순례를 하는 방법도..-_-a
친구들과 같이 삼청동, 가회동을 돌게 되었습니다. 삼청동 구경을 가자는 B의 제안에서 시작되었는데, 점심은 인사동의 궁에서 먹었고 그 뒤에 부른 배를 끌어 안고 삼청동을 올라가 감사원을 끼고 헌법재판소 길(안국역 사거리)로 나오는 코스였습니다.

궁은 미묘. 감자전은 맛있게 먹었지만 메인인 만두나 조랭이 떡국이 안 좋았습니다. 만두만 시킨 저는 맛있게 먹긴 했지만 미묘하게 입안에서 걸리는 맛이 있었고, 조랭이만두떡국을 시킨 친구들은 떡은 남겨두고 만두만 건져 먹었습니다. 조랭이 떡을 하나 건져 먹어보고는 이해했습니다. 쫄깃하기는 커녕 겉부분이 풀어져가고 있고 쫀득이 아니라 찐덕합니다. 밀가루를 넣은 건가 싶을 정도로요. 예전보다 떡 맛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청동을 따라 올라갔다가 감사원 앞으로 해서 내려와 이곳 저곳 기웃대다가 들어간 곳은 가회동의 TOGO입니다. 가회헌-나무와 벽돌 길 건너편에 있습니다. 길가에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지요. 커피 전문점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커피 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메뉴가 있습니다. 무카페인 음료도 굉장히 많군요.
어떤 메뉴를 시킬까 한참 고심하다가 고른 것이 단호박 스무디, 인삼이 들어갔다는 음료, 파인애플 라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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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킨 단호박 스무디. 어떤 음료든 한 입 마시고 나면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맛을 보면 그 즉시 재료를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로 정직한 맛입니다. 이것도 단호박, 꿀, 두유를 넣어 그대로 갈아 만든 겁니다. 단호박의 달달한 맛 그대로의 음료입니다. 거기에 가루 같은 느낌의 입자도 그대로 있고요. 재미있는 맛입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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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초콜릿 케이크. 사이드 메뉴도 상당히 많았는데 케이크를 시키면 이렇게 장식이 되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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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비가 오락가락하고 조명도 좀 노랗고 해서 사진이 이렇게 나왔지만 오렌지 주스처럼 보이는 것이 캐러맬 시럽입니다. 허허허. 휘핑 크림 위에 캐러맬 시럽을 뿌린 것이지요. 네모난 접시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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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는 생각한 그대로의 맛입니다. 아니, 생각한 것보다는 초콜릿이 좀더 진했습니다. 진한 초콜릿 시트와 생크림을 넣은 초콜릿 크림이 번갈아 있더군요.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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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마실 것중에는 미숫가루도 있었지만 7천원 주고 미숫가루를 마시는 것은 조금 그렇다 해서 파인애플 라씨와 인삼이 들어간 음료(이름을 잊었습니다;)를 시켰습니다. 빨대가 굉장히 굵어서 마시기는데 어려움은 없었고요. 휴지가 아니라 티코스터-기왕이면 레이스 뜨기;-를 깔아서 나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작은 나무 쟁반에 나오는 음료는 좋았습니다. 그릇 전시도 겸하고 있어 이것저것 볼 것도 많았지요.


하지만 이날의 에러는 아르바이트였습니다. 교육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데-아마도 초보-음료를 내려놓을 때나 그릇을 내려 놓을 때, 약간 던지듯이 내려 놓았습니다. 급하게 내려놓느라 딱딱 소리가 나게 내려놓기도 했고요. 다른 때 가면 또 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음료 가격이 7-8천원 정도로 높긴 하지만 디자인 의자에 통유리, 느긋한 분위기를 생각하면 가격대비 꽤 괜찮습니다. 커피 음료는 마시지 않았지만 카페라떼가 5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니 나쁘지 않고요. 뒤쪽으로 테라스도 있으니까 햇빛 쨍한 날에 가서 뒹굴 거리는 것도 좋을겁니다.
사진은 보네스뻬.
맛있는 빵이 있어보여 갔더니 의외로 없어보이는 빵들 때문에 마음을 접고 고이 돌아나왔습니다. 먹어본 분의 이야기에 의하면 설탕맛이 강하다 하는군요. 그리고 대부분이 기름진 빵입니다. 페스트리류가 절반 정도? 스콘도 있어서 집어 올까 말까 했는데 떫은 맛-베이킹소다의 맛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그렇습니다;-이 날까 두려워 돌아섰습니다.

어쨌건.
맛있는 것이 먹고 싶다고요.;ㅂ; 하지만 딱히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도 않고 하니 뭘 사다 먹어야 할지 감도 안잡힙니다.

단팥죽? 그것도 괜찮지만 맛있는 곳은 멀지요.
시노스 치즈케이크? 한 조각까지만 딱.
떡? 나쁘진 않지만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샌드위치? 가격대 성능비의 문제가 심각하죠.
초콜릿 케이크? 맛있게 하는 곳이 있나요?
브라우니? 맛있게 하는 곳이 있나요?(2) 가격 대 성능비의 문제도 있지요. 집에서 만들고 싶지만 재료비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쿠키? 버터맛은 별로. 버터가 많이 들어간 것은 속에서 안 받을거예요.
곡물빵? 글세요.


...
실은 우울모드 돌변이랍니다.OTL 날씨 때문에 그런가..? 내일 약속 때문에 그런가. 그도 아니면 사고 쳐 놓은 것 때문에? 아니면 통장잔고가?



이런 연유로 주말은 잠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홍성사는 기독교쪽 출판사입니다. 이름에서 나타나듯 홍성사에서 운영하는 작은 케이크집입니다. 스트로베리 온 더 쇼트케이크 by 홍성사를 소개 받은 것은 꽤 되었지만 이제야 가보게 되었습니다.
맨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자연스레 타키가 떠오른 것은 이상한게 아니겠지요? 아마 이름을 들은 사람들 중 일본 드라마를 아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떠올리셨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그 드라마처럼 SOS라고 축약해 부릅니다.

찾기는 굉장히 쉽습니다.
합정역 7번출구(6호선쪽입니다)로 나오면 바로 앞에 정일약국이 보입니다. 정일약국과 Emma 사이의 작은 골목으로 걸어들어가 합정마트를 지나면 바로 이런 가게가 등장합니다.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있다라는 다른 분들의 말이 실감나더군요. 정말 이런 케이크 가게가 여기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케이크 가게 바로 옆에 케이크 공장(?)이 있어서 여기서 케이크를 납품받는답니다. 카페 라리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들었고요. 가격은 일반 케이크보다는 꽤 비싼 편입니다. 조각이 크지도 않은데 개당 3500원 이상. 슈크림은 3천원 정도라 다른 케이크집(뒤샹 등등)과 비슷하지만 치즈케이크가 4천원, 자몽 타르트나 바나나 타르트 등은 4500원 수준입니다.

음료 수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허브티랑 홍차, 커피가 있는데 커피는 핸드드립의 예가체프와 블렌드 커피, 에스프레소, 아포가토 등이 있습니다. 저는 로열블렌드(맞나?)를 시켰고요. 4500원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니 저 접시 하나가 8500원. 비싸다고도 할 수 있고 나쁘지 않다고도 할 수 있는 정도의 가격입니다.

불꽃님이 치즈케이크랑 커피가 맛있다고 하셔서 시켜보았습니다. 위도 뚜껑이 있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어디서 먹어본 익숙한 맛(과 형태).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머나~ 미고에서 만났었군요! (...)
미고에서 만드는 치즈케이크처럼 위 아래 시트를, 그리고 사이에 치즈를 채웠습니다. 시트는 스펀지가 아니라 파이 껍질 같습니다. 조금 질긴 느낌. 하지만 저 치즈크림과 먹으면 정말 환상입니다. 새콤하면서도 달콤하고, 느끼하지는 않은 그 맛있는 크림치즈가 사람을 감동시키더군요. 크흑. 이렇게 맛있는 치즈케이크는 과연 얼마만인가!
4천원에 저정도 크기면 사실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커피와 함께 먹다 보니 저정도가 1인분 적량입니다. 저보다 크면 치즈케이크에 물릴 것 같더군요.

커피는 보통 수준. 예가체프는 어떨지 마셔보고 싶습니다. 슈크림도 호시탐탐 노리게 되던데 이날 저녁 때는 케이크가 빨리 떨어져서 미처 먹을 틈이 없었습니다. 아침 8시 개점, 밤 9시 폐점이니까 언제 시간되면 낮시간 때에 가보고 싶습니다. 특히 치즈 바게트를 먹어보고 싶어요. 냉동보관된 것을 5개 1만원(크기는 작습니다)에 팔고, 낮동안에는 낱개로도 판다는데 맛있어 보였습니다.


집 근처에 이런 가게가 있다면 들락날락 거릴텐데 말입니다. 홍대 근처로 이사가야할까요?

(홍대 근처는 아니지만 그 반경에 집어 넣을 수 있는 관계로 홍대카페기행 태그를 넣습니다.)
2006년의 사진이라는 것은 다시 말하면 포스팅이 밀렸다는 거죠.

이 때의 기억이 좀 암울합니다. 재작년부터 이상하게 제 생일 즈음만 되면 심각하게 우울모드로 변신을 하곤 했지요. 작년에는 PMS에 계절성 우울모드, 기타 등등의 문제가 겹쳐서 한참 심했습니다. 그 와중에 돌아온 생일.
동생과 저 사이에 정해진 암묵적인 생일 준비룰 중에는 생일 선물은 같은 가격으로 잡는다(교환한다;), 생일 케이크는 원하는 것으로 사다준다가 있습니다. 이 때도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다는 리퀘스트에 한스 케이크가 괜찮다더라라는 소문이 더해서 한스 케이크의 수플레 치즈케이크가 생일 케이크로 낙찰되었습니다. 동생이 목동점까지 가서 찾아왔는데, 녹차 롤은 케이크 찾으러 가서 마음에 든다고 덥석 집어온 것이었고요.

사진 나갑니다~.

수플레 타입 치즈케이크.

녹차롤.

안에 통팥이 섞인 녹차 크림이 있습니다.


사진 아래에 멘트가 없는게 조금 이상하다고 벌써 눈치채신분이 있으시려나요. 그 당시 우울모드였기 때문에 맛있게 먹지는 못했다...는 것은 아니고, 맛이 그저 그랬습니다. 가격대는 일반 베이커리보다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하기야 파리크라상도 케이크 비싸긴 하죠-그 가격 만큼의 맛은 하나 한 번 더 사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도 티타임에는 유용한 아이템이지요.

녹차롤은 시트가 단단한 편이고 겉부분이 말라있다고 할까요, 촉촉하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맛은 아닙니다. 크림도 갓 만든 맛있는 것이 아니라 수분이 많이 빠져나간 느낌, 찐득하다고 해야할겁니다. 거기에 크림이 입에서 따로 놀았습니다.OTL 생각보다 녹차 맛(말차맛이든 녹차맛이든;)도 많이 안났고요.

수플레타입 치즈케이크는 무난한 맛? 하지만 저는 시노스가 더 취향입니다. 먹을만은 햇으나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대를 너무 한 걸까요.



한스 케이크의 주력 상품은 다른 쪽이라고 하니 다른 걸 도전해 볼까, 아니면 아예 목록에서 지울까 고민중입니다. 고민하는 이유중에는 강북 매장이 아예 없어서(목동은 강북인가요?;) 가기 어렵다는 것도 있고요. 여기는 배달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ㅅ;

먹는 것 조절 중이니 언제 가게 될지는 저도 모르지만 나중에 미카야에 한 번 더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러고 보니 미카야 간다는 이야기는 전부터 계속 한 것 같군요.;;

몽생클레르는 이름만 많이 들어본 가게였습니다. 그러던 이 가게를 가볼 생각이 든 것은 UGUF의 30일간의 도쿄여행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이 가게를 극찬 해두었더군요. 파리 세베이유(7th 여행 포스팅 "케이크의 대왕마마님" 참조)는 소개가 안되어 있는데 여기서 이 가게를 맛있다고 해두었으니 한 번 가볼까라는 것이 시작점이었습니다. 찾기는 어렵지 않았지요. 도쿄 가이드 북에 소개 되어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냥 지유가오카 와치필드 앞 길을 따라 죽 올라가면 됩니다. 이 길을 따라 반대편으로 죽 걸어가면 파리 세베이유가 나옵니다. 재미있군요.

그러나 여기엔 복병이 있었습니다. 이 날도 점심 시간을 놓치고 돌아다녀서 속이 비어 있었던 터라 단 것이 딱히 땡기지 않았던 겁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간식을 먹으러 갔던 그날과는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수 많은 케이크들 중에서 두 개를 고르리라 마음 먹고 적당히 찍었던 것이 하필이면 이런 것이었다는 것도 불행이었고요.



무엇을 골랐는지 기억에도 없습니다. 이름도 잊었습니다 .그저 케이크 두 개를 골랐다는 기억만 남았을 뿐.OTL 너무 친절한 점원들이 부담스러워서 빨리 골랐더니 문제가 발생하는 군요.

견과류와 함께 귀여운 건포도가 올려진 케이크. 무슨 케이크인지 고심을 거듭하다 고른겁니다만 결론만 말하자면 실패였습니다. 베리계의 케이크를 고를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이건 땅콩 크림 케이크무스였던 겁니다.OTL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에 퍼지는 땅콩 버터맛. 좌절에 좌절을 거듭하며 억지로 다 먹긴 했지만 아무리 해도 첫 느낌인 땅콩버터의 맛을 뛰어 넘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견과류를 놓아하지만 땅콩버터는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고역이었습니다.

커스터드 크림계가 아니었나 추측하는 이 케이크. 위에 올려진 것은 견과류입니다. G는 견과류를 절대 먹지 않기 때문에 저만 케이크를 먹었습니다.(G는 호두, 땅콩 등의 견과류는 먹지 않습니다. 건포도도 안 먹습니다. 빵을 고를 때도 위의 두 가지가 들어가 있으면 손도 안댑니다. 그런 고로 양 케이크 모두 제가 다 먹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좌절. 두근두근하며 한 입 떠 넣은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단어. 뽑기.OTL
이쪽은 그래도 크림이니까라면서 G에게 한 입 먹일 수 있었지만 역시 같은 의견이더군요. 뽑기맛. 아마도 크림 위에다 설탕을 뿌리고 토치로 가열해 캬라멜 맛을 낸 듯하지만 그게 제 입맛에는 뽑기맛으로 느껴졌습니다. 위의 맛이 강렬하다보니 아래 크림맛이 죽는 달까요. 이쪽도 첫 느낌이 너무 강해 케이크의 전체 맛을 살리지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다음에는 파리 세베이유만 들리렵니다.(훌쩍)
엊그제 타워팰리스계를 가졌을 때 들렀던 카페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첫비행님 이글루 포스팅에도 되어 있으니 패스~.
(아니, 그보다는 지금 일이 밀려서 정신이 없다니까요.; 그저 사진 처리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수준인겁니다.ㅠ_ㅠ)

치즈 타트. 맨 아래에는 오레오(?) 쿠키로 바닥을 깔고 그 위에 구운 치즈 시트를 한 번 더 만든 뒤 아마도 요구르트를 섞어서 위의 필링 넣어 굳힌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요.

후르츠 타트. 여러 종류의 말린 과일들을 섞어 졸여서 타트로 만든겁니다.

도쿄 슈와 에클레어. 에클레어는 언제 먹어도 좋아요! T-T

첫비행님이 시키신 음료. 아티제에서 만든 음료 같습니다. 이름이 어려워서 기억이 안납니다. 잔이 그렇듯이 칼테일 분위기의 음료였습니다. 깔루아가 들어갔다는 말에 굉장히 좋아하며 시키셨지요. 맛은 많이 못 느꼈지만 향은 깔루아 향이 확실히 있었습니다.

이쪽은 제가 시킨 로얄 밀크티. 그럭저럭이지만 제 입맛에는 좀 달았습니다.

티이타님이 시킨 음료. 음료 네 개 중에서 유일하게 달지 않은(별도로 설탕을 넣어야 하는;) 음료였습니다. 초콜릿과 커피가 이중으로 있는 게 보이는군요.
만월님이 시키신 음료. 아포가토는 아니었는데 아이스크림이 올려진 음료였습니다. 위에 올라간 것이 초콜릿이 아니라 진짜 커피빈이어서 난감해 하며 걷어냈다는 후문이...;;



슬픈 일이지만 전날 C4의 케이크 세 조각을 몽창 먹어치운 기염을 토했던 저는 평소라면 아주 맛있게 먹었을 아티제 케이크를 깨작깨작 거리고 있었습니다. 케이크 맛이, 케이크 맛이 안나요! 그나마 슈크림 쪽은 전날 먹지 않아서 맛있게 먹었지만 타트는 둘다 제 입에선 그저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입맛 상승 효과는 무시무시한 것이군요.

카페, 레스토랑 등의 정보는 주로 이글루 밸리나 쿠켄, 행복이 가득한 집 등에서 얻고 있지만 최신 정보는 쿠켄 쪽이 많습니다.(보통 쿠켄에 실린 새 레스토랑 안내는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도 같이 실리지만 아무래도 쿠켄 정보가 양이 많습니다. 다양하기도 하고요.) 매달 잡지들을 체크하면서 가보고 싶은 카페들을 메모해두는 것도 큰 일입니다. 잡지 들어올 때마다 꼼꼼히 읽어보고 내용 정리도 하는 것이 힘들지만 그 덕분에 찾은 가게들도 꽤 많습니다. 티앙팡도 쿠켄에 소개된 것을 보고 찾아갔으니까요.
하지만 빵집에 대한 최신 정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쪽은 오히려 이글루 밸리가 빠르지요. 빵집 관련 정보들은 쿠켄에 자주 나오는 편이 아닙니다.(적어도 저는 그렇게 기억합니다;) 이름이 있는 파티셰도 많지 않을 뿐더러 그 사람들이 다시 빵집, 혹은 카페를 내는 경우도 많지 않아서인가요?

서론이 길어졌는데 이번호 쿠켄에 C4-Cake Factory라는 곳이 실린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 것도 그 연장이었습니다. 케이크집이 올라오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어째서?라고 생각하다가 카페 라리 오픈팀이라는 부분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야 카페 라리는 몇 번 밖에 가보지 않았지만-최근엔 하향세인듯합니다. 홍대점도 크리스피로 바뀌었지요-케이크와 카페 쪽에 있어서는 꽤 오래 자리를 잡고 있었으니 따로 소개할만하지요.
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제가 직접 간 것은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안 됩니다. 물론 한 손에.;

먼저 위치부터.


쿠켄에 실렸을 때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상가(커피빈 맞은편)이라 되어 있길래 동부이촌동이 어딘가 한참을 헤맸습니다.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서 렉스아파트로 찾으니 네이버에서 "렉스맨션아파트"인가로 나오더군요. 이촌역 근방이지만 그보다는 149번 버스를 타고 가는 쪽이 접근하기 좋습니다.
그러나, 149번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오늘 찾아가면서 성신여대 앞에서 타고 갔는데 1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토요일 점심때라서 을지로 통과하는데 30-40분 가량 잡아먹었습니다. 그러니 4호선으로 이촌까지 와서 걸어가는 쪽이 훨씬 빨랐을 겁니다. 지도상으로도 이촌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습니다. 149번을 탈 경우엔 금강병원(강북에서 강남으로 가는 버스의 경우), 혹은 이촌현대아파트(강남에서 올라오는 버스의 경우)에서 내리면 됩니다. 지도 상에서 하나은행 앞 버스 정류장들입니다.
가장 추천하는 경로는 물론 4호선 이촌역에서 걸어서 가기입니다. 초행길이라 조금 헤맨 것을 감안해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금강병원 정류장에서 내려 다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렉스 아파트는 오른편에 있고, 상가 건물에 있다고 했으며 커피빈 맞은편이라하니 큰길가에 면해있을 것 같았는데 맞습니다. 커피빈의 특성상 큰길에 있을 것이고, 그러니 C4도 길가에 있더군요.

이렇게 길건너로 커피빈이 보이고,(그 옆엔 크라제가....)

가게는 이렇습니다.

매장은 넓은 편이 아닙니다. 테이블 4개 정도? 근처 아파트 주민들이 느긋하게 케이크와 차를 마시는 분위기의 카페입니다. 음료가 얼마였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쿠켄에는 7-8천원 가량이라 실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자, 그럼 가장 중요한 케이크 가격 이야기입니다.
원래 포스팅 하기 전에는 제목을 "2만원 어치의 케이크"로 하려 했습니다. 제목이 좀 그래서 가게 이름으로 바꿨는데, 왜 하필이면 2만원이냐, 오늘 제가 C4에서 사온 케이크가 딱 2만원 어치입니다. 처음에 쿠켄에서 기사를 보고 기겁한 것이 케이크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조각 케이크가 5천원에서 8천원 선, 한 판은 3만에서 8만이랍니다.(먼산) 케이크 한 판에 8만원 짜리는 몇 년전 쿠켄에 실렸던 에구치의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7만원이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조각 케이크 하나에 이 정도 가격이라하면 제가 지금까지 들어본 가격 중에 가장 높습니다.
기사 상에서는 가격 대 성능비가 이렇게 높은 이유로 고가의 재료(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마음을 바꿔 꼭 가봐야 겠다고 생각한 것은 소개된 케이크 중에 "생 블루베리를 이용한 타르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냉동 블루베리는 종종 케이크 재료로 들어가지만 생 블루베리를 듬뿍 올린 그 사진을 보는 순간 홀딱 반해서 가격이고 뭐고 일단 가고 본다! 경험이 중요하지 않냐!라는 심정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케이크 사진들이 나갑니다.


처음엔 블루베리 타르트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서 몇 주째 페라의 단호박 타르트를 노리다가 목요일 이대 가서도 그냥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 눈물을 머금고 사야했습니다.(...) 치즈케이크야 케이크집의 기본이니 한 번 먹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퍽!) 그리하여 저게 2만원이나 들었다는 이야기지요. 블루베리 타르트가 8천원, 단호박이 5천원, 베이크드 치즈타르트(인지 케이크인지)가 7천원.

케이크의 모양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가격은 생각하지 않고 앞뒤 안 가리고 질렀지만 구입후 2시간 뒤엔 전부 뱃속으로 전부 사라지고 남은 것 하나 없습니다.(케이크가 사라지는데 걸린 시간은 정확히 30분입니다.)
가격대 성능비는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자주 먹을 수는 없지만 최근의 미고나 페라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상황에서, 가격은 비싸지만 정말로 케이크가 먹고 싶을 때 맛있는 케이크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것은 축복이지요. 물론 포크 한 번 찍으면서 "이만큼이 500원인가."라고 좌절할지 모르지만 그건 그 때 이야기입니다.

냉장팩 없이 그냥왔기 때문에 단호박 무스는 살짝 녹았지만 이쪽도 층이 두 개였습니다. 위층은 아마도 생크림 쪽, 아래는 치즈...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위층에 비해 무스가 단단하더군요. 다만 단호박 특유의 풋내? 그 비슷한 것이 조금 있었습니다. 베이크드 치즈는 치즈맛 그 자체로 강한 치즈맛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싫어하실 수도 있습니다. 블루베리는 먹기 조금 불편하다는 점만 빼면 다 좋습니다. 톡톡 터지며 입에서 씹히는 맛에 밑에 깔린 크림(커스터드?)도 달기가 적당했고요.

특별한 날엔 핑계대고 먹기 딱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위의 세가지 외에도 티라미수(이쪽도 바닥은 타르트입니다), 과일 타르트, 얼그레이 시폰 케이크, 클로렐라 시폰 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외 여러 종류가 있었습니다. 맛있는 것을 골라 먹으려면 조각 당 8천원은 생각하고 가셔야 할겁니다.
가격에 그리 충격받지 않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마폴라 델리에서 먹었던 그저그런 케이크와 가격과 양은 비슷하면서 맛은 훨씬 낫다라는 점과, 베니건스나 TGIF에서 파는 그 쬐~그만한 치즈케이크와는 가격대 성능비를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이다라는 것이 주 된것이로군요. 흐음.
한 판 사다 먹는 것은 자금 사정상 무리겠지만 조각 케이크라면 정말 맛있게, 딱 한 조각을 먹기 위해 몇 달간 돈을 모으는 것도 나쁘지 않을겁니다.

길고 긴 포스트의 최종 결론.
호기심은 지갑(통장잔고)을 죽입니다.lllOTL

초령님의 카페 타르트(Cafe Tarte)에 다녀왔습니다:D를 보고 군침을 흘린지 어언 이틀. 결국 자리를 박차고 모든 게으름을 떨쳐내 카페 타르트에 다녀왔습니다. 최근의 제 입맛은 치즈케이크 쪽보다는 타르트쪽인가보군요. 커피나 홍차도 그렇지만 케이크나 빵도 때에 따라 취향이 휙휙 바뀝니다.

가기 전에 정보를 찾아보려 여기저기 검색을 했는데 관련 정보는 거의 나온게 없습니다. 위치도 전혀 모르니 일단 코코펀 홈페이지에 들어갔습니다. 나오더군요.;

위치 : 이대역 2번출구(인가, 하여간 신촌 방면)으로 나와서 지오다노와 후아유 사잇골목으로 들어가 왼편으로 세번째 골목 10미터 안쪽
이라지만 편하게 찾아들어가려면, 이대 정문방향으로 죽 걸어 내려가다가 현재 공사중인 골목-아지바코 찾아들어가는 그 골목-으로 죽 내려오면 됨.

아지바코 위치야 검색하면 많이 나올테니, 거기서 걸어서 더 내려가면 오른편으로 굉장히 작은 타르트가게가 보일겁니다. 간판이 작아서 찾기 쉽지 않던걸요.(옆에 용우동이 있었을겁니다. 기억은 가물가물~;)

매장자체는 지하에 있으나,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에 타르트를 전시한 쇼케이스가 있고 그 바로 옆에 제과용 오븐이 있습니다. 계산대도 지하로 내려가는 그 좁은 공간에 있고요. 시간이 없어 아래 카페에 들어가지 못한게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 다음의 빵뷔페를 기약하며 돌아서는 겁니다.

타르트는 3800원 전후입니다. 커다란 타르트를 잘라 파는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타르트 틀에 구워서 팔더군요. 제가 가던 날은 딱 네 종류-오렌지, 몽블랑, 딸기, 요구르트치즈-가 있었는데 다른 종류는 미처 준비 못하셨다 합니다. 오픈한지 열흘.(지난 토요일 기준) 그래서 아직 타르트 종류도 많이 갖추지 못한데다 다음주(이제는 이번주)부터는 메뉴를 바꾸기 때문에 레시피 문제로 많은 종류를 만들지 못했다고 하시더군요. 참고로 런치용 브레드바는 다음주부터라고 했으니 이번주에 당장 도전하러 가고 싶...........지만 시간이 안 맞습니다. 11시 반부터 2시 반인가까지더군요. 주말에도 한답니다.

어떤 타트를 할까 한참 고민을 하다가 딸기와 요구르트치즈를 골랐습니다. 두 개에 7600원.

왼쪽이 요구르트치즈, 오른쪽이 딸기입니다.
요구르트치즈는 위에 포도(칠레산 수입포도로 추정;)가 살포시 올려져 있습니다. 딸기 쪽은 생크림에 피스타치오 조각이군요.

크림맛은 꽤 괜찮았습니다. 다만 조금 뻑뻑한게 만든지 시간이 좀 지난것 같았습니다.
타르트 틀을 만들고 그 안에 스펀지보다 조금 단단한 느낌의 필링을 채워 구운다음에 키름을 짜서 올린 타입입니다. 맛은 나쁘지 않습니다. 가격대 성능비로도 만족할 수준이군요. 대만족까지는 아닙니다. 그렇게 되려면 좀더 카페가 자리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갓 만들어낸 타르트를 먹는다면야 가격대 성능비는 껑충 뛰어 오를겁니다.

그리고 딸기타르트.
역시 타르트 틀을 만들고 필링을 채워 굽고 그 위에 커스터드 크림을 짠 다음 딸기로 장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엔 생크림과 피스타치오.
제 입맛에는 커스터드 크림이 좀 달았습니다. 약간 굳은듯한 느낌이 조금 아쉽더군요. 갓 만들어낸 타르트를 먹어보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딸기 타르트 사진 한 장 더.
기름종이에 싸인 모습이 베일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신부와 같아보이지 않습니까? (퍽!)


도저히 제 설명으로 찾아갈 자신이 없으시다는 분들은 코코펀 홈페이지에서 찾아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제 첫번째 길 설명 자체가 그 약도를 말로 그대로 풀어낸 것이니 자세한 길 설명에 대한 기대는 하지마세요.

다음엔 몽블랑과 브레드바에 도전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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