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아직 퇴근 전, 어머니는 쇼핑 나가셔서 아직 안 들어오시고, 동생은 친구 만나러 잠깐 나간 사이인 토요일 오후. 약간의 삽질을 곁들인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삽질 1. 더운날 처음으로 스콘 만들기 처음 만드는 스콘을 가지고 티타임을 가진다는 것은 어찌보면 무모하지요. 재료 계량하는 것도 번거로운 작업이었지만 그 더운 날에 버터가 녹지 않게 하면서 재빨리 밀가루랑 비벼주다가 하마터면 부엌 전체를 밀가루 투성이로 만들뻔 했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고 입고 있던 반팔 티셔츠 앞부분에 살짝 밀가루가 날렸습니다. 버터가 녹아서 인지 반죽도 진 편이었는데 냉동실에 잠시 보관했더니 괜찮더군요.
삽질 2. 레시피 변경 레시피는 정확하나 만드는 것은 정확하지 못한 인간이라, 대강대강 계량하고 대강대강 만들고 대강대강 굽다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플레인 스콘의 레시피에서 밀가루를 빼고 가루 설록차를 들이 부은데다 호두도 넣었던 것이 문제지요. 그래도 먹을 만한 것이 나왔습니다.
(50% 이상은 제가 먹었습니다.)
삽질 3. 스콘 굽기와 홍차 우리기의 동시 진행
따끈한 스콘에 뜨거운 홍차!라고 부르짖으면서 스콘 굽기와 홍차 우리기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포트를 데우고, 차를 넣고 3분 20초 가량의 시간 제한을 지키며 갓 구워낸 스콘을 그릇에 세팅해 전체 티 세트를 완성하기까지. 으음. 지금 생각해봐도 무모한 도전입니다. 거기에 성격 상 설거지 거리가 쌓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서 만드는 도중에 계속 설거지를 했습니다. 덕분에 스콘 반죽을 다 구워냈을 때는 실리콘 매트와 홍차 포트 쪽을 제외한 나머지의 설거지가 모두 끝나 있었습니다.
그래도 결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 네 번째 삽질도 있군요.
티타임 준비과정을 후다닥 사진으로 남겨야 했으니 말입니다.
사진은 매트와 티코지, 홍차 우리는 포트와 홍차 담는 포트, 홍차 병(코지 옆에 숨어 있지요) 홍차를 티메이저로 계량할 때 쓸 작은 그릇, 찻잔입니다.
홍차도 우려내고 스콘도 구워서 세팅한 모습. 소금이 조금 많았는지 짭짤하더군요. 잼을 바를까 하다가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다고 생각해 여기서 멈췄습니다. 냉장고에서 포도잼을 꺼내 작은 그릇에 잼을 덜고 잼스푼까지 가져다 놓는 건 무리였다고요.;
위의 사진을 찍는 동안 스트레이너와 티 메이저와 홍차와 포트와 티코지는 위에서 얌전히 사진 촬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홍차는 위타드 기문. 맛은 그럭저럭이지만 향이 안나서 이번에도 맛있게 내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내일 코코아 스콘을 구우면서는 고디바 오렌지 블로섬이나 해로즈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써야겠네요. 그건 제대로 우릴 수 있기를...T-T
오래 전의 일입니다. 3년 전쯤으로 기억하는데, 한 홍차전문점에 갔다가 고디바 얼그레이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 물었습니다.
Kirnan : 어, 고디바에서도 홍차가 나오나요?
Master : 예, 나옵니다. 고디바에서 나오는 초콜릿들과 잘 어울리는 홍차를 컨셉으로 만들었답니다.
이 말을 들었으니 실험정신이 발동하지 않을리 없지요. 하지만 고디바 홍차는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뇌리에서 사라졌고, 일본 나갈 때 고디바 초콜릿을 사서 들고 와서 함께 마셔봐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기억의 머나먼 곳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7th 여행에서 파산신의 가호아래 고디바 홍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디바 매장은 인천 공항내에서도 몇 개 되지 않습니다. 면세점 물품 인도장 근처에 있는 롯데매장과 31번 게이트 쪽 나가면서 있는 Discovor 면세점이 가장 물건이 많습니다. 그 외엔 비슷하고요. 지난번에 코코아를 구했던 것은 롯데쪽이었고 이번 차는 D~쪽입니다.
(그러고 보니 고디바 커피 프랄린 외에 다른 종류도 하나 더 들어와 있긴 했는데 지난번 프랄린에 호되게 당했던지라 넘어갔습니다.)
얼 그레이와 오렌지 블로섬이 있었는데 어느 것을 할까 고민하다가 오렌지 블로섬을 선택했습니다.
뚜껑을 열면 저렇게 또 뚜껑이 나옵니다. 이중 뚜껑이긴 하지만 향이 날아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히 포장된 것은 아닙니다.
광량부족으로 사진이 좀 심하게 흔들렸지만 대충 이렇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잎이 길어요. 집에 있는 트와이닝 얼보다도 확실히 큽니다.
그리고 잠시 뒤 상황.
고디바 홍차와 고디바 쿠키의 멋진 조합! 환율이 낮으니까 고디바 쿠키도 지를만 하군요. 그래도 헤이즐넛(사진 오른쪽)의 경우 25개들이 한 상자에 1만원 가량 하는 셈이니 사람에 따라서는(특히 가크란) 차라리 빈츠를 먹겠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 쿠키 접사는 접어두지요.
헤이즐넛.
전체가 헤이즐넛이 들어간 초콜릿으로 코팅되어 있습니다. 맛있지요.-ㅠ-
타원형의 쿠키는 라즈베리입니다.
쿠키에서 딸기향과도 닮은 묘한 향이 납니다. 하지만 라즈베리는 먹는 도중에 쿠키와 초콜릿이 분리가 되기 때문에 헤이즐넛이 먹기에 더 편합니다.
GODIVA.
Lady Godiva,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아.
홍차 맛에 대해 덧붙입니다.
보통의 홍차맛에 가까웠다고 생각했고, 잎이 큰편이라 오렌지 페코나 그 아래 단계 같았는데 주변 분들께 물어보니 저 오렌지가 오렌지 페코의 오렌지가 아니라, 오렌지 꽃의 오렌지랍니다. 꽃향은 못 느꼈는데 다음에는 다시 도전을 해봐야겠습니다. 과연 오렌지 꽃향을 구분해 낼 수 있을지?
(무난한 맛이라 제게는 딱 좋았습니다.-ㅠ-)
동생의 생일 전날, 약속했던 대로 케이크를 사러 아마폴라 델리에 다녀왔습니다.
생일선물도 give & take의 원칙에 입각해 받는 만큼 주는고로 생일 케이크도 거의 대부분은 비슷한 가격으로 맞춥니다. 그러니 아마폴라 델리에 가자는 제 이야기를 듣고 (받는 입장인) 동생이 사색이 된 것은 당연한 이치지요. 하지만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제 의지를 관철시켜 압구정까지 다녀왔습니다.
을지로 입구에서 472번을 타고 디자이너스 클럽에 내려 조금 걸으면 아마폴라 델리에 갈 수 있습니다. 지하철로 접근하기는 테이크 어반이나 여기나 둘다 어렵더군요.
(테이크 어반은 디자이너스 클럽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있습니다. 찾기는 쉽지요.)
위치는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대강 나오지만 시네뭐시기~라는 극장 근처에 있습니다.
그 극장 옆에 삼성에서 세우는 커다란 빌딩 공사장이 있는데 그 옆, 도산공원이라 써진 돌덩이 바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하얀 간판이 아마폴라 델리 간판입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해 찾은 위치를 기억만 하고 찾아갔는데 다행이었습니다.; 예전에 종종 그랬던것처럼 못 찾았으면 아마 동생에게 무진장 혼났을 겁니다.
동생이 원한 것은 타트류였는데 롯데 본점 지하에서 보았던 타트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케이크나 무스가 더 많더군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작은 사이즈의 미니 케이크를 골랐습니다. 똑똑하지요. 만약 그 바로 윗 사이즈의 케이크를 샀다면 최저 23000원, 최고 3만원 가까이 되는 케이크 값을 제 생일 때 부담해야했을테니 말입니다.
구입한 케이크와 빵들 사진입니다.
사진에서는 빠져 있는 것이 오키나와 흑설탕이 들어갔다는 스폰지 케이크 류. 거무죽죽한 것이 왠지 맛있어 보였습니다.
케이크와 빵 이름을 다 기억 못하는 관계로 영수증을 참고했더니...
사진 오른편의 초콜릿 소스가 얹힌 케이크가 쇼콜라 후루마쥬(.... 나이스-_-), 사진 맨 앞쪽에 있는 것이 헤이즐럿소보루쿠키(...;)와 건포도 스콘, 그 뒤가 단호박 푸딩, 그 외 크레이프와 옥수수 식빵이 있습니다.
이름 입력이 잘못 된 것이라 생각하지만 후루마쥬는 좀 그렇군요. 일본식 발음으로 밖에 안보이는데. 헤이즐럿도 헤이즐넛이 맞을겁니다.
오키나와를 포함, 저 무더기가 전부 32000원 어치입니다. 케이크가 12000원, 푸딩이 8천원, 크레이프 케이크가 4500원, 그외 등등이지요.
먹어보고 알았지만 케이크는 두터운 비닐막으로 싸여 있습니다. 무스 제품이라 흘러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 때부터 비닐 틀을 쓴 모양입니다. 혹시 케이크 보호용 필름인가 싶어 떼어내려 했더니 단단히 붙어 있어서 그릇 역할을 하고 있더군요.
모양은 참으로 아리땁지요.
단호박 푸딩은 동생이 저 그릇을 노리고 샀습니다. 제가 아마폴라 델리를 가자고 했던 것도 접시채 케이크를 준다는 말에 혹해서 였습니다. 하지만 작은 케이크는 그렇게 도자기 접시를 주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 건지, 세라믹이었습니다. 중간 크기는 아무리 봐도 도자기 접시였는데 말이지요.
케이크 맨 아래는 초코쿠키, 그 위에 치즈 무스를 채우고는 맨 위에 가나쉬를 얹은 것 같은데 의외로 부모님도 잘 드셔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슬슬 케이크 목록을 늘려봐야겠군요.(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건 역시 생크림 과일 케이크.ㅠ_ㅠ 하지만 그래도 먹는 것은 저랑 제 동생 몫입니다.)
빵 맛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옥수수 식빵은 쫄깃쫄깃하면서 죽죽 찢어지는 모습에, 씹다보면 느껴지는 약간의 달콤함도 있어서 맛있게 잘 먹었지요. 3천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높기는 하지만 그정도는 감수할 수 있습니다.
건포도 스콘도 괜찮았습니다. 크기는 작긴 하지만 건포도도 듬뿍 들어갔고 가끔 CJ계열의 케이크 집 스콘을 먹다가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떫은맛도 없었습니다.(스콘을 좋아해서 여러군데서 먹었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이 끝맛에 떫은맛이 감돕니다. 베이킹 소다나 베이킹 파우더의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 정확한 이유는 모릅니다.;; 오뚜기 핫케이크 가루도 뒷맛이 그렇더군요.)
오키나와 흑설탕 빵과 헤이즐넛 쿠키는 미묘합니다. 먹으면서 이것이 흔히 빵집에서 나오는 "재활용빵"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가졌습니다. 쿠키의 경우에도 식빵이라든지 다른 빵을 섞어 쓴 것이 보였고 흑설탕빵도 그랬습니다. 맛이야 나쁘지 않았지만 좀 찜찜하더군요.
푸딩은 달지 않아 어른들도 좋아하신다는 말에 구입했는데 달지 않기는 커녕 너무 달았습니다. 달달한 원인은 푸딩 아래에 깔린 캐러멜 소스였지요. 게다가 푸딩류는 부모님이 좋아하지 않으셔서 그냥 저랑 제 동생이 홀랑 다 먹었습니다.
그럼 케이크 맛은 어땠는가.
케이크를 먹으면서 뭔가 미묘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깨달았습니다. 친구들이 지난번에 롯데 본점에 가서 조각당 7천원짜리 비싼 케이크를 먹었다는군요. 하지만 데코레이션은 굉장히 화려하고 멋진데 맛이 영 아니었답니다. 맛이 없다는게 아니라 좋은 재료를 썼는데도 재료간에 조화를 이루지 못해서 그 맛이 따로따로 놀았다는 겁니다. 그 케이크가 롯데 본점에 들어간 아마폴라 델리 분점이었고, 제가 먹었던 이 쇼콜라 후루마쥬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바깥의 비닐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퍼 먹는 꼴이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아래 있는 쿠키층과 같이 먹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빵집 내에서 먹을 때는 어떻게 서빙이 되는지 모르겠지만-그리 되면 아마 비닐틀을 떼서 주겠지요. 하지만 집에서는 비닐틀을 떼냈을 경우 케이크가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두고 먹었습니다.-집에서 작은 포크를 가지고 먹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디저트 포크같은 튼튼한 것이 있어야 제대로 먹겠는데 집에 그런게 어디있습니까. 케이크 먹을 때도 젓가락이 편하다고 생각하는걸요.-ㅅ-;;
이런 저런 미묘함은 있지만 한 번만 가지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에 다음엔 다른 케이크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다른 유럽빵쪽도 먹어봐야겠군요.
mama's cafe라는 책을 엊그제 교보 갔다가 구입했습니다. 몇 달전부터 눈에 들어오던 책인데 호기심을 못참고 덥석 집어 든겁니다. 제게 있어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이는게 아니라 지갑을 죽입니다.(먼산)
이름 그대로, 집에 손님이 없을 때 간단한 요리로 어떻게 손님을 감동시킬 것인가-대개는 손으로 직접 만든 여러 소품들로 하더군요;-에 대한 책입니다. 소품들이 꽤 마음에 들어서 사진만으로도 재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레시피 중에 화이트 와인이 들어간 것이 있어 만월님을 위해 올려봅니다.(일어치기가 힘든 관계로 그냥 해석해서 나갑니다)
mama's cafe, P.13
ベリ-ベリ-ゼリ(베리 베리 젤리)
재료(4인분) 냉동 블루베리 적당히, 화이트 와인 1컵, 물 1컵, 설탕 3큰술, 꿀 1큰술, 가루 젤라틴 5g, 물 3큰술
1. 냉동 블루베리를 해동시키고 물기를 제거한다. 2. 물 3큰술에 가루젤라틴을 넣고 불려둔다. 3. 냄비에 화이트 와인과 물(1컵), 설탕, 꿀을 넣고 섞어 중간불에 올린다. 설탕이 녹으면 불에서 내려 2를 섞어 남은 열로 녹인다. 4. 용기에 3을 흘려넣고 블루베리를 넣어 냉장고에서 차갑게 굳힌다.
과일의 원형을 살리는 젤리에서는 화이트 와인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더군요. 기억나는 레시피는 당장 없지만...OTL 냉동 블루베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과일을 써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겁니다. 최근 싸게 나오는 칠레산 포도를 씨를 바르고 쓴다든지, 거봉 같은 과일을 알만 넣어 쓴다든지 하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잘 씻은 딸기나 산딸기를 쓰면 색도 예쁜 젤리가 나올겁니다.
(도전은 화이트 와인이 집에 생기는 그 날까지 미루도록 하지요.;;;)
최근 몇달간 꾸준히 사 모으고 있는-언제 처분 대상에 오를지 모르는-원서 중에 Cafe Sweet란 것이 있습니다. 일본의 여러 카페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매달 특집 기사를 싣고 있어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어 독해능력이 그리 좋지 못하니 50%정도만 이해하고 있지만 맛집들을 체크하는데는 충분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찾아가겠다고 체크한 집들이 있는데 일정이 너무 짧아서 포기했습니다.
몇 호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잼들에 대한 기획 기사 중 한 편에 Milk Jam이란게 등장하더군요. 아래는 원문입니다.
밀크잼의 존재를 안 것은 12년 정도 전, 프랑스 브르타뉴지방을 여행했을 때였습니다. 캐러멜같은, 우유같은 그 맛은,무척 그리운, 그리고 새롭게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그 뒤 몇 번이고 혼자서 만들어보았습니다. 생크림을 사용하기도 하고, 의 우유를 사용하기도 하고. 할 수 있는 것은 해봤지만 며칠 지나는 동안 유당이 결정화되어가는 것이 불만. 컨덴스우유를 사용해보았더니 이상에 가까운 것이 완성되었습니다. 애초에 컨덴스밀크는 우유와 설탕을 섞어서 농축시킨 것. 잼에 한없이 가까운 것입니다. 그 컨덴스밀크를 만들 때는 유당을 미세입자로 하는 것을 마지막에 첨가하기 때문에 까슬까슬한 결정이 되는 것을 막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가게에서 과일을 베이스로 한 밀크잼을 계절에 맞춰 만들고 있습니다. 보통의 과일만의 잼과는 다른 풍미가, 오히려 좋습니다.
대사와 함께 하는 만찬은 각국의 대사들이 자국의 전통 요리 레시피를 묶어 책으로 낸 겁니다. 4만원이라는 고가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도서관에서 봤습니다.) 이 중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서 둘쎄 데 레체를 이용한 음식을 내놓았습니다. 같은 둘쎄 데 레체지만 만드는 방법은 다릅니다.
아르헨티나
둘쎄 데 레체를 곁들인 귤 플랜(Tangerine Flan with Dulce de Leche)에서는 둘쎄 데 레체를 우유와 설탕을 이용해 만듭니다. 재료는 우유 1리터, 설탕 300g, 바닐라빈 1개 혹은 바닐라 슈거 1작은 술, 베이킹 소다 1/8작은술.
냄비에 우유와 설탕, 바닐라 빈, 베이킹 소다를 넣고 센불에서 가열하다가 끓기 시작하면 재빨리 불을 줄여 은근하게 끓입니다. 계속 저어가며내용물이 뻑뻑해질 때까지 1시간 45분쯤 조립니다.
2시간 가까이 저어야 한다니 난감하군요. 놔두면 늘어 붙을테니 아무리 테플론 냄비에 넣고 젓는다 해도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콜롬비아
둘쎄 데 레체를 입힌 천 겹의 페이스트리(Dulce de Leche in a Tousand Layers of Pastry)에서는 연유를 사용합니다. 400g짜리 연유 캔 6개만 있으면 됩니다.(...) 천 겹이라고 했지만 많다라는 의미를 강조해서 쓴 걸 겁니다. 실제로는 딱 11겹입니다.
커다란 냄비에 8리터의 물을 붓고 뚜껑을 따지 않은 연유 캔을 넣어 2시간 30분 동안 끓입니다. 캔을 열어서 모양과 농도가 캐러멜 상태로 변한 내용물을 꺼내 커다란 볼에 붓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이쪽이 훨씬 쉽지요? 하지만 우유의 질을 선택할 수 없다는게 단점입니다. 연유를 만드는 우유가 어떤 우유인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럼 이 둘쎄 데 레체란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는 시노다씨의 책에서 잘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시노다 고코, 세계 6대륙 30개국의 맛을 찾아 떠난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이마고, 2003 <Argentina Pampas, 둘쎄 데 레체 - 풍요로운 땅 팜파스를 흐르는 젖과 꿀> 247 p.
(중략)
모든 식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은 갈색의 크림과 같이 생긴 돌체 데 레체로, 우유를 캐러멜 상태로 만든 것이다. 작은 접시에 담겨서 나온 이것을 빵에 바르거나 아이스크림에 뿌려서 먹었다. 디에고 형제는 때대로 그것을 그대로 숟가락으로 떠서 먹었다.
돌체 데 레체로는 우유에 설탕을 섞어 열을 가하여 반죽하면서 만드는 간단한 요리인데, 집집마다 다른 맛이 난다고 한다. 힐더는 아침에 방금 짠 진한 우유로 돌체 데 레체를 만든다. 콧노래를 부르면서 커다란 솥에 우유를 듬뿍 넣고 요리를 하면, 방 안에 달콤한 우유와 캐러멜 냄새가 떠 다닌다.(중략)
우유에 설탕을 넣고 조린다는 레시피이니 아르헨티나 방식이 맞을테고요, 간단하게 만들려면 콜롬비아 방식도 나쁘진 않을겁니다. 문제는 그 우유인데 맛있는 우유-혹은 크림도 걷어내지 않은 그대로의 우유를 쓰는 쪽이 제대로 된 맛을 내는 비결이 아닌가합니다. 물론 그런 우유는 집이 축산업을 하고 있지 않는 한은 구하기 어렵겠지요. 게다가 살균도 미처 되지 않았을테니 찜찜합니다. 신선한 우유는 로러네 집이나 앨먼조네 집에서나 가능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는 그런 신선한 우유를 얻기가 어렵지요.(훌쩍)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은 있으나 현실이 가로막습니다.
(그리하여 한 번 더 파산의 길에서 멈춰설 수 있었다는 이야기;)
지난번 일본에서 구입해온 물건들에 대해 사진을 한꺼번에 올렸을 때, Afternoon Tea Shop 긴자점에서 구입한 인스턴트 챠이 사진도 같이 올렸습니다.
바로 이거죠.
뒷 배경은 무시하시고....;
간식이 심히 땡기던 어느 날, 일본에서 사온 밀크 차이로 허기를 달래봐야겠다며 봉투를 뜯었습니다. 스티커에 그려진 암소가 참으로 인상 깊군요.
거기에 아래 멘트까지도 말입니다.
If you want to be happy
for an hour
drink some chai
Afternoon Tea
어떻게 보면 오만한 발언일 수도 있습니다. 이 차이가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happy가 아니라 gloomy한 시간이 될테니까요.
노랑 봉투를 열었더니 팩 세 개가 나옵니다.
....
세 개?
저거 600엔 넘게 주고 산건데 달랑 세 개?
라고 절망해도 이미 늦은겁니다. happy가 아니라 gloomy 쪽에 한 발짝 다가섰군요. 봉투 뒷면에는 뜨겁게 마시는 방법과 차갑게 마시는 방법 양쪽 모두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요즘엔 뜨거운 쪽이 더 좋으니 뜨거운 쪽 레시피를 봅니다.
머그컵에 가루를 붓고 뜨거운 물 100cc를 넣으랍니다.
.....
100cc?
한 잔에 겨우 100cc라고?
말한다 한들, 이미 늦었습니다. 계속 갑니다. 이제 gloomy 쪽으로 점점더 기울어집니다.
분말 분량은 꽤 많습니다. 이정도 분량이면 100cc가 아니라 머그컵 가득(용량은 대략 200cc) 물을 부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레시피는 지키는 쪽이 이득이지요. 맹탕은 싫으니 일단 물은 100cc만 부어봅니다. 진하면 물을 더 타면 되지 않습니까.
물을 투입하고 휘휘 젓습니다.
향을 맡아 보니 별로 좋아하지 않는 향신료 냄새가 납니다. 마살라 차이...였던가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그 기묘한 향신료 냄새에 마시는 걸 조금 망설였습니다. gloomy 쪽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갑니다.
그러나 이미 엎어진 물. 어쩔 수 없이 아주 조금 마셔봅니다.
...
엥?
이거 의외로 맛있잖아! ;ㅁ;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홀짝 홀짝 마시고, 순식간에 gloomy에서 happy로 넘어갑니다. Afternoon Tea의 완승이로군요.(완봉승이 아닌게 조금은 아쉽지만 말입니다.)
차이 특유의 향신료 향은 나지만 그 향이 맛 전체를 가릴 정도는 아닙니다. 단 맛도 딱 피로를 해소하기에 좋은 정도로군요. 아주 달달한 차이와 밀크티만 마시다가 약간 달달하지만 지나치게 달지 않은 차이를 마셨더니 정말 행복해집니다. 대용량으로 판다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두말 없이 살텐데 작은 팩으로만 봤습니다. 혹시 다음에 가게 된다면 찾아보렵니다. 없으면 작은 봉투만이라도 잔뜩 사들고 와야지요. 포장이 귀찮으니 비닐 봉투를 하나 챙겨서 몽창 뜯어 비닐봉투에 가루만 담아오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세관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니 말이죠. 수상한 가루를 들고 왔다고 공항에서 붙잡히는 것은 사양하고 싶습니다.
원래 다음 여행에서는 긴자를 빼려고 했는데 이리되면 꼭 가야겠군요. 가는 김에 피에르 마르꼴리니 긴자도 가고, 기무라야 본점도 가고, 고디바도 가고.....OTL
TITANESS님과 만월님의 단호박 와플 더블 염장샷에 당한 뒤 어느 날. 스위트 포테이토가 먹고 싶다는 생각에 홍대 하겐다즈를 갔습니다. 하지만 이미 하절기로 넘어간지라 겨울 메뉴들은 사라지고 없다더군요. 단호박 와플도 계절한정이었으니 같은 처지일 것으로 판단을 하고는 삽질코딩을 시작했습니다.
1. 준비
*년 전에 와플팬을 사고 거기에 딸려나온 와플가루 두 봉지를 혼자서 다 먹은 뒤 고이 봉인해두었다는 S양에게 와플팬을 빌려달라고 연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며칠 뒤 접선해서 와플팬을 받아왔습니다.
2. 전개
와플 레시피를 뒤지기 시작합니다.
가장 편한 것은 핫케이크 가루를 쓰는 것이지만 폼이 안난다는 이유로-덧붙여 핫케이크 가루를 살 돈이 없다는 것과 다이어트 문제도-집에서 반죽을 만드는 레시피를 찾습니다. 그리고는 한 번 해보고는 그래도 정상적으로 나온 것에 안도합니다.(...)
3. 절정
자, 그럼 이제는 블로그에 올릴 염장샷들을 찍어야지요.
원래는 단호박을 사다가 쪄서 만들려고 했는데 단호박을 사려면 집 근처가 아니라 대형마트를 찾아 멀리까지 원정을 나가야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리 하려 했지만 체력 고갈로 그냥 지난 일요일에 쪘다가 냉장고에 넣어둔 단호박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실은 그 호박이 살짝 덜 익어서 그냥 먹기엔 맛이 없었습니다. 풋내가 난달까...)
전체 재료들입니다.
네이버 쪽에서 검색해서 떠돌아다니는 것을 적당히 변주해서 썼습니다. 제멋대로 레시피라는 이야기지요. 와플 반죽은 베이킹파우더가 들어가는 것과 달걀 흰자 거품낸 것(머랭)으로 부풀리는 종류의 두 가지가 있는데 이쪽은 달걀 흰자 쪽입니다.
달걀 두 개, 밀가루 두 컵, 설탕 두 큰술, 소금 약간, 단호박 1/4개 가량, 우유 한 컵 이상.
밀가루는 종이컵으로 대강 계량해서 썼습니다. 단호박양도 적당히 가감하면 될겁니다. 우유는 반죽의 정도에 따라 한 컵 이상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무지방 우유를 쓴 것은 집에 있는 우유가 저것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단호박.
푹 찐 단호박 1/4조각을 저렇게 덜어 놓고 우유를 붓습니다. 지금 보이는 단호박은 사실 너무 삶아서 물러 있는 상태입니다. 어차피 으깰꺼니 물러 있어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그리고 마구마구 으깨서 적당한 상태로 만듭니다. 사실 저것보다 좀더 진 쪽이 좋습니다. 그래야 반죽과 잘 섞이거든요. 대강대강 만들었으니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지만 우유는 반 컵 이상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호박은 덜 으깨져도 좋습니다. 와플 먹을 때 간간히 씹히는 것도 좋으니까요.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합니다. 그릇이 없어서 저렇게 해두었지만 흰자는 거품내면 부피가 많이 늘기 때문에 저것보다 큰 볼을 쓰는 쪽이 편리합니다.
노른자에는 설탕 두 큰술을 넣어둡니다.
저기까지 준비해놓고 옆에서는 와플팬을 예열합니다. 조금 이른감이 있긴 하지만 만들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어서 중간에 와플팬 챙길 시간이 없더군요. 위에 보이는 것은 올리브유와 붓입니다. 테플론 코팅이 되어 있긴 하지만 기름을 발라주는 쪽이 와플 떼기에 편합니다.
다시 재료로 돌아와서....
달걀 노른자에 설탕을 넣고 마구마구 거품을 냅니다. 처음에는 진한 노란색이던 달걀 노른자도 설탕을 넣고 거품을 내면 연한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설탕이 잘 녹을 때까지 휘저어야하는데 절대 만만한 작업이 아닙니다.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시켜먹어도 좋습니다.
(이번엔 제가 했지만 전에는 가크란을 부려먹었습니다. 훗훗훗..)
그리고 달걀 흰자도 거품을 냅니다. 거품기를 들었을 때 빳빳하게 서는 정도가 좋습니다.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 거품이 꺼지기 전에 일을 마쳐야 합니다.
달걀 노른자 거품낸 것에 아까의 단호박+우유반죽을 넣고 섞습니다. 잘 섞으려 하지 말고 적당히, 대강대강 섞는게 포인트.
여기에 밀가루와 소금 체친 것을 넣습니다. 귀찮아서 체 안치고 그냥 넣었지만 체에 치는 쪽이 더 좋겠지요.
섞였습니다.
여기에 아까의 달걀 흰자 거품낸 것을 1/3정도 덜어서 재빨리 섞습니다.
대강 섞고는 나머지 머랭을 넣고 다시 섞습니다.
두 번에 걸쳐 섞는 것은 케이크 반죽에서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한 번에 넣고 섞으면 달걀 거품이 많이 꺼지거든요. 와플 레시피들은 워낙 설명이 간략해서 제멋대로 순서가 왔다갔다 하는 부분도 있지요. 두 번에 걸쳐 섞는 것도 그러는게 낫겠다 싶어서 해봤습니다.
그리하여 반죽 완성!
예열한 와플팬을 열고 기름을 발라준 다음,
반죽을 한 국자 정도 떨어뜨립니다. 이정도면 바깥까지는 반죽이 퍼지지 않아서 팬보다는 조금 작게 나옵니다. 한 국자 반정도면 팬에 꽉차는 와플이 나오더군요.
와플을 굽는 시간은 6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만드는 사진만으로도 스크롤 압박이라 염장샷은 따로 모았습니다.
여기에 메이플 시럽이나 꿀, 블루베리를 곁들이면 환상이겠군요. 잼도 좋습니다.
저 푸르스름한 것은 단호박 껍질입니다.
맛있는 단호박은 껍질도 맛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다 넣었지요. 색감을 고려한다면 단호박에 우유를 넣어 으깰 때 껍질은 그냥 먹고 속만 파서 쓰시면 됩니다.
아아.................-ㅠ-
보고 있자니 또 먹고 싶어지네요.
4. 끝!
저정도의 반죽양이면 사진에 등장한 와플 사이즈로 5-6개 정도 나옵니다. 꽉 채워 만든다면 그보다 적겠지요.
사실 이번에 쓴 단호박이 맛이 그저 그래서 맛있는 단호박와플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습니다.다음엔 맛있는 단호박을 골라서 만들어봐야지요. 그리고 설탕이 두 큰술 들어가지만 그렇게 달지 않습니다. 잼을 발라먹기에 딱 좋은 정도고요. 만약 이대로 프라이팬에 굽는다면 단호박 팬케이크가 될겁니다. 대신 반죽이 두껍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겠지요. 너무 두껍다면 속이 익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이글루스 밸리를 들락거리다가 24가지 커피 만들기란 글을 보았습니다. (트랙백은 하지 않습니다) 죽 훑어 내려가다가 중간에서 눈이 멈춘 것은? 티 커피부분에서였지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마셔본 적이 있습니다. 자가제로요.;
그 때 궁금했던 것은 딱 하나. 커피와 홍차를 섞으면 카페인 두 배의 물건이 나올 것인데 과연 어떤 효과를 낼까라는 점이었습니다. 효과는 커피 두 잔이나 별 차이가 없었던 걸로 기억하고 위에 대한 부담은 제가 수치화해서 나타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적어도 마시고 나서 위를 붙들고 쓰러지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냥 그냥 마실만하다라는 결론이었나봅니다.
해 마신 것이 목록에 올라오니 또 해보고 싶어지더군요. 그리하여 괴식 도전. 이것이 괴식인 까닭은 홍차든 커피든 제대로 맛을 내지 못하는 제가 만드는 티 커피가 제대로 된 음료일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홍차를 우립니다.
주전자 모양 인퓨저에다 티스푼으로 살짝 뜬 한 작은 술의 홍차를 집어 넣고 뜨거운 물이 담긴 컵에다 집어 넣습니다. 머그컵이 높아서 인퓨저의 끈이 달랑달랑 매달려 있군요.
적당히 우려지면 인퓨저를 빼고 거기에 커피를 넣습니다. 드립커피가 옆에 있었다면 홍차를 진하게 우리고, 진하게 내린 커피를 섞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는데 인스턴트 커피만 있으니 어쩔 수 없지요. 그냥 반 스푼 정도의 인스턴트 커피를 넣습니다. 더 넣으면 커피 맛이 너무 진할겁니다.
그리하여 시식.
......
무난하군요. 별다를바 없는 뒷맛이 묘한 커피입니다. 홍차향이 조금 나기도 하고 뒷맛이 커피쪽보다는 홍차쪽에 가깝기 때문에 나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만들어 마실 만한 음료는 아니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심심할 때마다 한 번씩 만드는 것은 나쁘진 않지만 그러다가는 쉽게 위가 망가지고 카페인에 절어버리지 않을까란 생각이 문득.^^a
재미있는 맛이지만 찾아마실 정도의 맛은 아닙니다. 심심풀이 땅콩정도?
예전 이글루에도 한 번 올렸던 치즈케이크입니다.
MBC에서 알바하고 있는 모친구에게 매점에 1000원짜리 치즈케이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요즘에도 종종 사다달라 부탁하고 있는 이 치즈케이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런 케이스에 담겨 있습니다.
열면 이런 모양이고요.
롯데 지하매장의 치즈케이크는 얇고 베이스로 파이타입의 시트가 깔려 있지만 이쪽은 쿠키계입니다. 쿠키가 살짝 깔린 그 위에 두터운 치즈층이 .....-ㅠ- 위의 플레인 외에도 스트로베리와 스위트 포테이토(고구마)가 있는데 어느 쪽이든 다 맛있습니다. 집에서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지만 문제되는 것은 역시 칼로리로군요. 만들기 시작하면 한 판일텐데 그걸 누가 먹는답니까. 치즈를 좋아하는 저나 제 동생 둘다 다이어트 중인걸요.
언젠가 다이어트가 종료되면 그 때는 한 번 도전해보렵니다. 치즈케이크와 티라미수 제작법을 올려보도록 하지요.
괴식 태그를 넣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이것은 그나마 정상적인 음식이니 별도로 괴식 태그는 달지 않기로 했습니다.
찬우유보다는 데운 우유가 소화시키기에 낫다는 생각을 한 뒤로는 사무실에서 우유를 데우기 위한 방법으로 중탕을 쓰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리넥스 노란색 전기주전자에다 물을 붓고 우유팩을 넣었는데 끓인 물을 보면 파란-중탕 당하는 것이 서*우유가 아니라 매일*이라-색이 우러난 것이 다음에 물 끓여 마시기에 찝찝합니다. 혼자서 사용하는 포트니 특별히 가리지는 않지만 그 뒤에는 여러 방법을 생각하여 유리병 중탕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중탕식 코코아를 만드는데까지 발전했습니다.
(이런 것도 발전이라 부를 수 있는 건지는 패스.;)
먼저 우유를 준비합니다. 대개는 집에서 우유를 조달하기 때문에-200ml 우유 한 팩을 사는 것보다는 1000ml 우유에서 덜어 들고 오는 쪽이 쌉니다-오늘도 PET병에 담아 왔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중탕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프렌치카페 모카 유리병. 이정도 사이즈가 적당하더군요.
먼저 유리병에 코코아 가루를 담습니다. 모리나가 가당 코코아가루에 무가당 코코아를 조금 첨가한 겁니다.
그리고 우유를 붓습니다.
(형상이 조금 괴기스럽군요)
그리고 흔들어 줍니다. 코코아가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중탕을 하면 코코아가 병에 늘어 붙습니다. 그런 고로 한 번 흔들어서 섞인 상태로 중탕을 해야 코코아도 잘 섞입니다.
물리넥스 주전자에 물을 담고-우유가 담긴 병이 들어가니 물은 MAX 선을 넘지 않게 합니다.- 유리병의 뚜껑은 살짝 열어둔 상태에서 스위치를 올립니다. 물이 끓으면 스위치를 내립니다. 만약 전기주전자가 큰 것이라 병이 들어가고도 주전자 뚜껑이 닫힌다면 스위치를 따로 내릴 필요는 없지만 물리넥스는 병이 들어가면 뚜껑이 닫히지 않아 자동으로 꺼지지 않더군요.
그리고 병을 꺼내 뚜껑을 꼭 닫은 다음 마구 흔들어 주면 이렇게 거품층이 생깁니다. 우유 거품낸 것보다야 얇지만 없는 것보다는 더 맛있어 보이지 않습니까?(홀짝)
아, 잊지말고 병을 흔들어주는 사이에 중탕할 때 사용한 물로 컵을 데워야 합니다. 그래야 코코아가 식지 않지요.
아는 언니가 내일 모레, 일요일에 결혼을 합니다. 사실 그렇게 친하지는 않고 오히려 어머니와 더 잘아는 사이라 귀동냥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얻어 듣고 있습니다. 언니가 항공기 승무원이라 신혼여행가는 항공권은 공짜라든지-스페인까지 공짜로 간답니다;-그래서 패키지 여행은 못간다든지, 독일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스페인으로 간다든지라는 것도 들었지요.
하지만 가장 귀가 솔깃했던 것은 경제적인 문제입니다.(이런....;)
신랑은 전문직종이라 연봉이 5천이 넘고, 언니는 달에 350씩 받는답니다. 그런 두 사람이 결혼해 함께 돈을 모으게 된다면 금방 돈을 모으겠군요. 알뜰하게 생활한다면 몇 년안에 서울에 집 장만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산술적인 계산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결혼할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물론 잠시 동안의 일이었고 3초 뒤에는 결혼 뒤에 따라올 수많은 문제들이 해일처럼 몰려와-쓰나미 수준으로-_-;;-고이 지웠습니다.
덧.
그 언니와의 대화에서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나이 때 결혼하는 것이 딱 좋아."
언니와 언니의 어머니가 늦지 않냐고, 제 나이 때가 딱 좋지 않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부정하시며 요즘은 그 때(서른)가 대세라고 하셨습니다. 후훗. 어머니 브라보~. 한 동안은 시달림을 당하지 않겠군요.
어제 아침, 친하게 지내는 연하남이 올라와서 슈퍼100 복숭아맛을 주고 갔습니다. 돈독하게 지내는 사이이긴 하지만 이런 간식 선물은 주고 받은 적이 없어 기분은 묘하더군요.(저는 답례로 레몬 사탕을 줬습니다.)
그래도 어제 아침을 대강 챙겨먹고 나온터라 간식이 반갑기는 했는데,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슈퍼100은 굉장히 달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먹은게 중학교 때쯤이었을테고 게다가 최근 몇년간은 집에서 만드는 요구르트를 먹었기 때문에 시판 요구르트라면 한 숟갈 떠먹는 순간 혈당치 상승과 함께 달달함에 몸을 떨어야할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단맛에 너무 익숙해지면 다이어트 하는데도 상당한 지장이 있으니까요.
그리하여 떠올린 것이 이것입니다. 모리나라의 무가당 코코아.
아침에 출근하려다 말고 집에서 굴러다니는 코코아를 처리하려는 생각에 무가당과 가당 코코아를 챙겨왔습니다. 모리나가 가당코코아도 제 입맛엔 좀 달기 때문에 무가당 코코아를 섞어서 희석시킬 생각이었는데 그러고도 무가당코코아가 약간 남았습니다. 설탕을 넣어서 처리할까 생각하던 참이니 마침 잘 되었지요.
슈퍼100의 뚜껑을 열고,
무가당 코코아 반 작은술을 넣고 섞습니다.
자, 괴이한 음식 완성!
(제 눈에는 염색약 같아 보이기도 하는군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코코아 가루가 완전히 섞이지 않았지만 의외로 먹을만 했습니다. 슈퍼100의 단맛이 너무도 강해 코코아의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반 작은술 보다 더 넣는다면 그 때는 코코아의 가루가 입에 남아 껄끄러운 맛이 될겁니다. 이 정도가 적당하네요.
다만 먹다보니 예전에 먹어본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기억 속을 뒤진 결과 어렸을 때 먹었던 코코아계 불량식품들 맛....-┏ 그래도 고급이라는 모리나가 무가당 코코아와, 맛 자체는 별 무리가 없는 슈퍼100의 조화는 결국 불량식품맛으로 끝났습니다.
보기엔 괴식일지도 모릅니다.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이니....;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에 바나나 한 개를 썰어 넣고 거기에 흑임자 가루를 섞은 겁니다.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는 시큼해서 입맛에 잘 안맞기 마련인데 바나나가 달다보니 신맛을 가뿐히 커버해주는군요. 거기에 흑임자의 고소한 맛도 잘 어울립니다.
솔직히 음식을 좋아하는 것에 비해 혀는 그리 고급이 아닌지라, 그렇게 많은 고급 음식들(...)을 먹어 놓고도 혀의 발전은 미식의 수준까지 달려가려면 한참 멀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제대로 된 블루마운틴을 마셔본 적이 있지만 그 때도 특별히 맛있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맑은 맛? 가볍지도 않고 그렇다고 묵직하지도 않으며 투명한 느낌...이라는 이미지 정도로만 남아 있습니다. 그랬는데, 또 한 번 블루 마운틴을 마실 기회가 왔습니다.
엊그제.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 가방을 내려 놓는데 책상 위에 독특한 주머니가 하나 있습니다. 주머니의 이름만 봐도 무엇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지요.
이런 것이 책상 위에 올려질진대, 놀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동생이 출처일리는 없고 그렇다면 분명 어머니라 생각해 여쭤봤습니다. 어머니 친구분이 제가 커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선물 받은 걸 주셨다네요. 이게 왠 횡재냐고 속으로 외치면서, 그 전날 블로그에 "집에 커피 재고는 0입니다"라고 쓴 글에 대한 커피신의 화답이라 여기며 호시탐탐 시음 기회를 노렸습니다.
그리하여 지난 일요일에 봉투를 열었습니다.
저 포대가 마음에 들어서 가능하면 모양이 상하지 않게 위의 재봉선을 뜯고 커피를 꺼냈습니다. 알루미늄 포장이더군요.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커피 색이 약합니다.OTL;;;;
사진으로는 잘 안나왔지만 약배전에서 중배전 정도. 사실 중배전보다도 훨씬 가벼운 색의 커피입니다. 블루마운틴을 어떤 배전으로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는지는 전혀 모르지만 맛의 느낌상 강배전은 아니겠지요. 중배전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이건 ......;
고백하자면 커피의 시큼한 맛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T-T 아니, 그보다도 커피의 신맛은 아주 드립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제대로 맛을 내지 못한다는 생각이거든요. 제가 드립해서 마시는 커피들을 중배전에서 강배전 사이로 고르는 것도 그런 탓입니다. 커피 쓴 맛이 드립 못해도 그럭저럭 마실 수준은 됩니다. 하지만 저정도라면 상당히 난감하지요.
드립한 커피맛도 그랬습니다. 딱 한 번 마셔본 블루 마운틴을 두고 논할 필요도 없이 제가 내린 블루 마운틴은 굉장히 맛이 없었습니다. 하하하하하. 막 볶은 커피를 갈아 드립했을 때의 독특한 신맛에, 뭔가 다른 향이 섞인 느낌이랄까요. 가스 냄새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시큼하기는 무진장 시큼하고.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역시 드립 실력을 더 키워야겠습니다.
시간 날 때 원주 가서 커피를 물처럼 마시고 오면 조금 자극을 받겠지요. 날 잡아야겠습니다.
다인님의 이글루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 것을 보고 사왔습니다. 집 근처 GS25에도 들어와 있더군요. 크기가 작아서 들어올지 어떨지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같이 간 가크란의 LG 포인트를 이용, 할인을 받아서 1100원에 구입했습니다.(정가는 1300원) 그러나......................
기대한 것만큼의 맛은 안나옵니다. 스모키한 향이 강한데다 메이플 시럽이라 그런지 단맛도 일반 단맛과는 달리 독특한 느낌. 사실 스모키의 수준도 저에겐 "담배연기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라서...OTL
몇 달간의 커피 모드에서 이제 홍차모드로 돌아섰습니다. 그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친구의 전화 한 통. 1년만에 전화를 해도 어제 헤어진 것처럼 말할 수 있는 악우인데, 이 친구가 어제 전화를 걸어서 제게 물었습니다.
"홍차 추천좀 해줘."
갑작스런 전화에 왜냐 물었더니 다이어트 용이랍니다. 사람 체질따라 다르긴 하지만 홍차랑 생강이랑 같이 섞어서 마시면 다이어트에 좋다나요. 그 이야기를 듣고 귀가 솔깃해 홍차모드로 돌아섰습니다.
.... 물론 100% 그런 이유만은 아닙니다.(핫핫핫핫핫...............;)
재고 비율로 따지자면 현재 홍차가 커피를 현격히 압도할 수준으로 재고가 있거든요. 원두 커피는 전혀 없지만-대신 대용품으로 마시고 있는 케냐산 인스턴트 커피는 있습니다-홍차잎은 주변분들께 받은 것 외에도 일본가서 사온 여러 홍차들이 남아 있으니까요. 다음 여행 때는 해로즈 No.14번을 집어올 예정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홍차를 마시는데는 커다란 난관이 하나 있으니, 집에서는 덜하지만 회사에서는 홍차 마시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집에도 티백은 없고 잎차들만 있으니 이걸 마셔야 하는데 작은 포트에 담아 우려 마시면 나중엔 떫은 맛이 나게 마련입니다. 물을 100% 뺄 수 없거든요.(이용하는 것은 커피메이커의 포트입니다.-_-) 그렇다고 머그컵에 그냥 찻잎을 넣으면 둥둥 떠다니는 잎들이 불편합니다. 여러 모로 고민하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이겁니다.
주전자 모양 인퓨저입니다. 예전에 동생이 선물로 받아와서 준 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어제야 떠올렸습니다. 부랴부랴 찾아서 들고 나왔지요.
인퓨저에 홍차잎을 넣고 머그컵에 넣은 뒤 뜨거운 물을 부었습니다.
작은 잎들이 빠져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편합니다. 우러났다 싶으면 인퓨저를 빼서 종이컵에 담아두었다가 다시 우릴 때는 넣고, 다 우려지면 빼고. 이렇게 3번 정도 우려내면 딱 좋습니다. 오늘 마신 홍차는 마쟈님이 주신 마리아쥬의 얼그레이. 트와이닝보다 좀더 가볍고 꽃향기가 강합니다. 느긋하게 봄을 느낄 때 딱 어울리는 홍차랄까요. 마쟈님께 무한한 감사를....T-T
토요일에 가크란 치과 순례를 같이 간 뒤 롯데 본점의 크리스피 크림에 들렀습니다. 가크란에게 크리스피 크림에 대해 알려준 것도 저고, 덕분에 가클이 오리지널에 빠져서-물론 본인은 부인하고 있습니다-홀랑 사게 만든 것도 저인데, 이번엔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어소티드 한 더즌을 구입했습니다.
박스 하나에 여섯개가 들어가니 한 더즌이라면 두 박스가 됩니다.
사진 아래 쪽에 보이는 것은 돌아오는 길에 구입한 스타벅스 캬라멜 모카라떼. 역시 맛없습니다. 게다가 밑에 걸쭉하니 남은 초콜릿 시럽은 좀 깔깔하더군요. 칼로리도 높을 건데 맛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마시란 건지!
뚜껑을 열면 저렇습니다. 총 12개의 도넛에 얌전히 들어 있군요.
왼쪽 박스 맨 윗단 오른쪽과 오른쪽박스 가운데 줄 오른쪽은 같은 사워크림 도넛입니다. 하지만 초콜릿 아이스드~는 크림과 커스터드 크림 버전으로 달라요. 필링 세 개도 레몬, 라즈베리, 커스터드로 다른 것을 넣었습니다.
그 외엔 크롤러, 초코 크롤러, 시나몬 애플 필링, 초콜릿 케이크, 메이플 아이스드~입니다.
사워크림의 접사.
초콜릿 케이크일걸요.
이쪽은 크롤러.
시나몬 애플 필링
메이플 아이스드 도넛.
맛은 어땠는가하면.................................
전체적으로 무난한 설탕맛입니다. 설탕 외의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가끔 필링들을 통해 다른 맛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주지만 너무도 강력한 설탕의 방어작용이 혀를 마비시키고 내가 지금 무슨 도넛을 맛보고 있는지 아리송하게 만듭니다.
설탕 코팅을 한 크리스피와 슈거파우더를 입힌 던킨 둘 중에서 어느게 낫냐고 물으신다면 도토리 키재기라 답하겠습니다.( ") 사실 돈이 아까웠어요..........lllOTL
오늘은 점심 후식으로 떡이 나왔습니다. 콩고물을 묻힌 떡 속에는 달달한 흰 앙금이 들어 있고 약간의 씹히는 맛을 위해 견과류가 앙금에 섞여 있습니다. 두텁떡도 좋지만 이렇게 변주(?)한 것도 맛있군요.-ㅠ-
동생을 제외한 식구들이 다 떡을 좋아하기 때문에 주말에 떡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종종 있는 일입니다. 다만 종류에 따른 선호도는 조금씩 달라서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라는 저도 있지만 어머니는 찰떡을, 아버지는 메떡을 더 좋아하십니다. 떡의 선호도가 그렇다 할지라도 대개 집에서 먹는 것은 찰떡. 인절미 류의 찰떡이 종종 들어옵니다. 할아버지 생신이나 친척분 생신 때를 통해 들어오는 떡은 메떡이 더 많고요.
언젠가 한 번 꼭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구름떡. 만들기도 어렵고 공임도 비싸고 재료도 비싸던데 정말 맛있습니다. 단면의 무늬가 구름모양이라 그런 이름이 붙은 듯한데 맛이나 식감이 구름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 ");;;; 밤, 팥, 콩, 은행 등 다양한 부재료를 넣고 찐 찰떡을 떼어서 길게 대강 모양을 잡아 고운 팥가루를 가볍게 묻힌 뒤 틀에다가 쌓아 올립니다. 뜨거운 떡을 그렇게 만들어 쌓아 나가면 떡들끼리 눌려 뭉쳐지지요. 단면을 잘라보면 새하얀 찰떡들 사이사이로 오색구름 같은 이미지의 팥가루가 보입니다. 예전에 쿠켄에서 한 번 보고 그 뒤에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싫어하는 떡은?
부재료의 맛이 전혀 안나고 달기만 한 떡. 최근에 먹어본 몇몇 떡들은 너무 달아서 혀가 흐물흐물하게 녹는 느낌이었습니다. 정확히는 떡 속의 팥앙금이 무진장 달았는데 두 번 먹기 두려워지는 맛이었습니다. 어째 맛있는 빵집보다 맛있는 떡집을 찾기가 더 어려운걸까요.
쓰다보니 또 먹고 싶어지는군요.-ㅠ-
덧. 문득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옛기억. 어렸을 때는 백설기가 맛이 없어서 설탕을 찍어 먹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무섭습니다.lllOTL
엊그제의 일입니다. 아침 간식으로 무엇을 먹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순간 던킨 도너츠에 들어갔습니다. 우발적인 사고(...)였지만 베이글과 함께 신작 녹차 시리즈인 녹차 바바리안을 집었습니다. 겉에 묻은 녹색의 슈거파우더가 절 유혹하더군요. 사진 상으로는 예쁘게 찍히지 않았지만 니콘과 열악한 조명의 합작품입니다.
맛은 어땠는가.
가크란이 대학교 때 필수 교양과목으로 식품영양 관련 과목을 들었습니다. 그 때만해도 각 분야별로 필수 학점이 정해져 있어서 해당 분야의 과목을 듣지 않으면 졸업이 불가능했습니다. 상당히 유용한 제도였다 생각하는데-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특정 과목만 듣게되는 폐해는 줄일 수 있으니-2학년 때쯤인가 폐지되었다고 기억합니다. 하여간 그 과목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판하는 녹차 관련 제품들의 상당수는 녹차로 색을 내지 않고 부추로 색을 낸다."
과연 그렇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던 것은 녹차가루의 무시무시한 가격을 생각할 때 싸게 파는 여러 녹차 제품들에서 녹차맛이 제대로 안나면서도 그렇게 색은 진한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뒤로 하고, 저 던킨 도넛의 맛도 그랬다는거죠. 안의 바바리안 필링은 그냥 바바리안 크림입니다. 녹차 바바리안 크림이 아닙니다.(만약 그랬다면, 녹차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소량을 첨가했다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들어갔다면야 색이 상아색이 아닌 녹차색이 났을 건데 그냥 노랬습니다.) 빵도 약간 녹차색이 나긴 하지만 녹차 맛은 전혀 안납니다.
모처에서 수제 레몬차 공구를 하기에 구입한 것이 작년 가을 쯤. 정확히 언제였다고 기억은 못하지만 친구와 함께 레몬차를 주문하여 받았습니다. 플라스틱 통에 담겨진 레몬차는 겨울 동안 감기가 올 때마다 제 옆에 있으면서 감기로부터 저를 보호해주었습니다.
(쓰고 보니 판타지 소설 같은 것이...-_-)
그 아리따운 레몬차의 자태.
두 통이나 주문했으나 한 통은 겨울 동안 다 먹었고 한 통이 고이 남아 있던 상황입니다. 며칠 전 감기 기운이 좀 있길래 안되겠다 싶어 레몬차를 들고 출근했습니다. 다이어트 중이라 집에서 마시는 것보다는 점심 식사 후 입가심으로 마시는게 낫다 싶었거든요.
레몬도 듬뿍, 레몬시럽도 듬뿍 넣어 맛있게 한 잔 마시려는 순간 뭔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일단 한 모금.
맛은 전혀 이상 없습니다.
다시 한 모금 마시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깨닫습니다.
"헉, 술냄새다."
재차 확인해보아도 확실한 술냄새입니다. 정확히는 알코올향. 당황해서 레몬차의 뚜껑을 열었습니다. 여기서도 알코올향이 납니다. 실온에 두었더니 멋지게 발효된 것입니다.
아까워서 차마 버리지는 못하고 어떻게 처리를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이걸로 레몬 스쿼시를 만들어 마시면 맛있을까요? -_-a
제목이 조금 자극적인가요? 하여간 정말로 오랜만의 음식 포스팅입니다. 그 동안은 기존 사진들을 재탕했지만 이번엔 햇차 새 사진에 새 글입니다.
다음 일본여행 갈 때는 꼭 맛있다는 피에르 에르메의 마카롱을 먹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뭔가 계속 가슴에서 걸리는 겁니다. 가는 건 좋은데 뭔가 잊고 있는 느낌. 한참 뒤에야 그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전 단 한 번도 마카롱을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lllOTL
생각해보니 사진으로는 많이 보았고, 가끔 제과점에 들러서 마카롱이 진열된 것을 보고 이게 그거로군이라 인지만 하고 사서든 선물받아서든 먹어본적은 전혀 없는 겁니다. 그래서야 피에르 에르메의 마카롱을 먹는다 해도 이게 맛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하여 당당히 마카롱에 도전을 했습니다.
이글루 밸리에서 여러모로 검색을 했더니 포숑과 달로와요의 마카롱이 언급되어 있더군요. 안 그래도 포숑의 마카롱은 지나다니면서 자주 보아서 익숙했으니 이 양쪽을 도전하기로 마음 먹고 어제 다녀왔습니다. 포숑(Fauchon)은 롯데 본점 지하 식품매장에, 달로와요(Dalloyau)는 명동 신세계 지하 식품매장에 있습니다.
일단 가격을 보자면 포숑은 100g에 3500원, 하지만 그보다 적게 담으면 적게 담은대로 계산을 해줍니다. 마카롱 다섯 개를 담았더니 1890원이 나왔는데 10원 이하는 절상하고 1800원만 받았습니다. 달로와요는 낱개 포장한 것이 개당 800원. 두 배 이상 비싼 셈입니다.
일단은 홍차가 아니라 커피와 같이 곁들여 놓았습니다. 비닐 포장된 쪽이 달로와요, 포장되지 않은 쪽이 포숑입니다. 달로와요에서는 초콜릿과 딸기를, 포숑에서는 커피 두 개, 초콜릿 하나, 산딸기 하나, 바닐라 하나를 집었습니다.
수량이 많으니 먼저 포숑의 커피 마카롱부터 먹습니다.
...................................................... 마카롱이 이런겁니까?
라는 의문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아기들의 턱관절 운동에 아주 유용하게 쓰일 듯한, 잘못하면 턱관절 이상으로 치과를 들락날락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정도의 탄력성! 씹고 있는 이것이 과자가 맞는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만든지 얼마나 되었을까라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찐덕찐덕하고 질기고 씹기 힘든 과자라. 새로운 경지를 다시 한 번 맛보았습니다.
두려움 반, 기대감 반-소개 글에서도 달로와요 쪽이 맛있다고 되어 있었으니-으로 마카롱의 포장을 벗기고 달로와요 딸기 마카롱을 한 입 베어뭅니다.
T-T
이런것이 마카롱이군요.
입에서 사르르 부서지면서 촉촉한 빵. 하지만 빵이라고 표현하기엔 뭔가 아쉬운 그것. 사이에 들어 있는 잼도 새콤하니 정말 맛있습니다! 가격대 성능비를 생각하더라도 이쪽이 단연 뛰어납니다!
한국에서 먹은 달로와요가 이정도일진대, 마카롱의 진수라는 라뒤레나 피에르 에르메는 어떨까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홍대 카페 정보는 예전 이글루에서 한차례 올렸습니다. 그 동안 다녔던 여러 카페들의 위치를 소개했는데 이글루 글을 모두 저장하고 태터로 옮기는 과정에서 새로 업데이트를 할까하다가 최근 다이어트와 자금, 체력 사정으로 카페들을 돌아다니지 못해 그냥 예정 정보를 수정하는 수준에서 다시 한 번 글을 씁니다.
다닌 카페들은 홍대 입구를 중심으로 해서 상수역쪽까지 꽤 전방위로 펼쳐져 있습니다. 다니다보니 그렇게 되었지요. 세부 지도는 올리지 않고 이 지도를 중심으로 간단히 소개를 하겠습니다.
(이 소개를 위해 어제 열심히 카페 기행글들을 올린 생각을 하면.......OTL)
위에서부터 차례로 소개하겠습니다.( ")
가장 먼저 등장하는 Michaya. 케이크 전문점이지만 마늘크림치즈에 후추를 뿌린 베이글세트도 맛있습니다.-ㅠ- 케이크 가격대는 조각당 3800원 정도. 역시 가격대 성능비는 좋습니다. 홍대입구역 사거리에서 홍대 반대 방면인데, TGI 건너편의 골목으로 들어가 죽 따라가서 첫번째 신호등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에 가서 다시 위치 확인을 했지만 지도상으로도 애매모호하군요. 일단 가보시면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주변 분위기와는 다르게 하얀색 차양이 있는 집입니다.
그 다음은 tea terrace. 홍대 주변에서 찾기 쉽지 않은 홍차 전문점입니다. 그것도 특이하게 카렐챠페크, 루피시에의 홍차가 있습니다.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홍차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실 이 두 가지가 있는 카페는 거의 못봤거든요. 위에서 소개한 Michaya에도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확인은 못했습니다.)
이곳도 베이글 세트가 있지만 Cafe Die나 Michaya보단 못합니다. 대신 가격은 저렴한 편이지요. 쿠키도 있긴 하지만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 홍대 정문 근처 르뱅...에서 사가기엔 조금 멀군요.
티 테라스에서 포스트극장쪽으로 한블럭 쯤 올라가면 오챠드 마마가 있습니다. 이쪽은 딱 한 번만 가보고 두 번 발들이지 않았으니, 지리산 산장에 들어가 차를 얻어마시는 기분이더군요.;
Jenny's Cafeteria는 굉장히 작은 샌드위치 전문점입니다. 주문하면 그 즉시 샌드위치를 만들지요. 런치세트로는 수프와 샌드위치, 음료가 같이 나오는 모양인데 확인해보지는 못했습니다. 가격대는 높지만 성능도 좋아서 가격대 성능비는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샌드위치의 빵도 직접 만든다 하는군요. 매장이 작은 편이라 식사시간대에 맞춰가면 자리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omao는 이대 정문 맞은편에도 있었던 앤드류 아저씨의 에그타트를 팝니다. 그 외에 유자 타트, 단팥타트, 고구마타트 등도 있고요. 가격대 성능비가 괜찮은 편이지요. 직경 5cm 남짓한 타트(타트 껍질은 파이입니다. 쿠키가 아니예요)가 개당 1천원정도. Agio 맞은편이라 날 좋은 때에는 푸른 나무들을 보면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웃음)
Room & Rumour는 커피 전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독특해서 꽤 마음에 들었지요. 삼거리 모퉁이에 바로 있기 때문에 찾기도 쉽습니다. 하마터면 이번에 새로 지도 만들면서도 이름을 잘못 써 넣을 뻔했습니다. 뒤늦게 수정했지요.
d'avant이나 b-hind는 분위기가 비슷한 편입니다. 다만 다방이 아지트적인 분위기, 비하인드는 그보다는 조금 넓은 ... 굳이 꼬집어 말하자면 단대의 과방 분위기? 다방에서는 와플류도 맛볼 수 있습니다. 비하인드의 프렌치 토스트는 정말 맛있었어요.(비하인드 위치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찍었기 때문에 말이죠. 포스트의 설명을 잘 읽고 찾아가보세요.)
Cafe Die는 DIY+인형카페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가깝다는 이유로 찾아 들어가 앉았는데 잼과 크림치즈가 곁들여 나오는 베이글 세트가 환상이었습니다.>ㅁ< 상수역에서 걸어서 1분 남짓이지만 그냥 지나치기 쉬운 위치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하얀 벽의 원목 계단을 찾아보세요. 테라스도 있어서 날 좋은 때에는 나가서 커피를 즐기는 것도 좋을겁니다.
2.0 버전이 언제쯤 나올 것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가려고 생각한 몇 집이 있으니 그 곳 정보들이 올라가겠지요. ... 혹시 또 모릅니다. 이번엔 홍대가 아닌 다른 곳에 도전하게 될지도요.^^;
언젠가의 일본여행 때 마셨던 커피와 스콘, 머핀입니다. 시나몬 메이플 스콘이었던가요. 꽤 달달하지만 한국에서는 먹을 수 없는 맛에 홀딱 반했습니다. 블루베리 머핀도 맛있었고요. 자고로 이런 빵류를 파는 곳은 물건 회전이 빨리 되어야 맛있는데(cf. 모대학 근처 스타벅스 2호점 : 케이크, 빵류의 회전율이 낮아서 퍽퍽합니다.) 시부야의 유동인구를 생각하면 그 점에서는 안심입니다. 하도 주문이 많아서 아예 사이즈를 tall로 통일 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는걸요.
그 뒤의 여행 때도 몇 번 갔습니다. 혼자 다닌 여행에서는 이런 곳도 들어가기 뭐해서-아직 수련이 안된겁니다.OTL-일행이 있을 때만 들어갔습니다. 스타벅스 메뉴 중에서 가장..은 아니고 그 다음번쯤으로 사랑하는 녹차 프라푸치노. 당연히 한국과는 맛이 다릅니다.(...)
가장 사랑하는 것으로 따지자면 이쪽이지요. 캬라멜 라떼..였나 마끼아또였나. 기억은 안나지만 달달하니 마시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풀립니다.
(그도 그런게 이걸 마셨을 때는 밤도깨비로 날아가 머리가 멍한 상태였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도 꼭 챙겨 마셔야지요.-ㅠ-
(그렇다 해도 한국의 스타벅스는 왜 갈 마음이 안들까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빵을 들라하면 저는 단연 팬케이크를 꼽습니다. 따뜻할 때 먹으면 핫케이크가 맞지만 대개는 굽느라 한김 빠진 팬케이크를 먹게되지요. 약간 식은 것도 좋지만 팬케이크는 갓 구워낸 것을 손으로 뜯어 잼을 발라 먹는게 가장 좋습니다.-ㅠ-b
그리하야 다이어트 금계를 깨고 구워낸 팬케이크들.
결국 대부분이 제 뱃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핫케이크 믹스라고 여기저기서 많이 나와 있지만 맛을 생각하면 모리나가, 가격대 성능비를 생각하면 곰표를 꼽습니다. 오뚜기는 먹고 나서 입안이 텁텁해져서 피하고 있고 백설은 CJKIN의 이유로 피하고 있고요. 사진은 곰표. 모리나가는 비쌉니다.(훌쩍) 다음에 기회가 되면 모리나가의 바닐라 핫케이크 믹스도 먹어 보고 싶은데 역시 비싸요.
왜 반죽을 직접 만들지 않고 믹스를 쓰냐 물으시면 .... 맛이 안나서라고 답하겠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것은 폭신폭신하게 올라오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가끔 해먹는 팬케이크 때문에 베이킹파우더를 집에 놔두는 것도 지저분하고요. 결국 게을러서가 가장 정확한 정답인겁니다.OTL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것은 제 다이어리.
그외 잔뜩 널린 것은 책들과 간식입니다. 엊그제 있었던 생협 정기 모임에서의 모습이지요. 아름다운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임에서 시작한게 어떻게 회원제도서관으로 바뀌었는지는 저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 지금은 보통 냥이동, 생협등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생협이란 단어는 대학교에서의 "생활협동조합"에서 따온 듯합니다.)
만들어진지는 꽤 되었지만(아마도 4-5년 이상)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미식과 독서를 주 메뉴로 삼고 있으니 취향의 모임이라고 할까요.(웃음) 온갖 종류의 정보들이 오가는 멋진 모임입니다.
닫힌 동호회라 새로운 인원을 받게되지는 않을겁니다. 가끔 멤버의 친구들이 객원으로 참여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객원이고 스테디 멤버만이 남아서 모임을 지키고 있지요.
오늘도 역시 정신없이 바쁩니다. 3월은 마의 계절이라, 3월 달력이 넘어가는 그 순간까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좌충우돌의 생활이 계속되거든요. 이렇게 바쁜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 일처리에 능숙하지 못하고 마감이 완벽하지 못한 제 자신의 문제가 큽니다. 벌써 *년차인데도 이 모양이니, 좀더 자신을 가다듬어야 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실천이 제대로 안되니 문제인거죠.
신세타령은 이정도로 하고,
지난주초부터 준비하고 있던 밀크티 푸딩을 드디어 만들어 보았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파티 때 친구가 만들어준 우유푸딩을 먹고 만들기 어렵지 않겠다 했는데 첫비행님의 밀크티푸딩을 보고 결정적으로 자극을 받아서 지난주에 판젤라틴을 사왔습니다. 방산시장에서는 장당 200원에 팔고 있습니다.
우유푸딩을 만들어본 친구 말로는 500ml 정도에 3장에서 3장 반 정도가 적당하다 했는데 3장만 사기엔 조금 미안해서 5장을 샀습니다. 생각해보니 여러 장 사두었다가 쟁여두어도 별 무리는 없겠더군요. 거기에 젤라틴 사러 시장에 또 나가야하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고요.
그리하여 일요일 아침, 눈 비비고 일어나 잠도 덜 깬 상태에서 비몽사몽간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전날 마비노기를 하다가 평소 취침시간을 2시간이나 넘겼다고는.....;)
재료는 아주 간단합니다.
홍차, 우유(400-500ml 정도. 그냥 적당히 부었기 때문에 얼마인지는 저도 정확히 모릅니다. 하지만 1000ml 우유 반 통 정도 썼습니다.), 거기에 판젤라틴 3장. 그리고 사진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설탕이 필요합니다.
먼저 포트에(원래는 냄비에 바로 우려내지만 우유를 데울 예정이었던 관계로 그냥 유리 포트...도 아니고 커피 드립용 칼리타 포트를 썼습니다) 홍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홍차가 잠길정도로만 붓습니다. 가능하면 진하게 우리는 것이 목표라 홍차 3 작은술에 뜨거운 물은 100ml가 안될 정도로 부었습니다.
사용한 홍차는 맨 위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트와이닝의 얼그레이입니다. 집에 가장 많이 남아 있는 홍차이기도 하고, 밀크티를 우려도 크게 무리가 없는 홍차라서 썼습니다. 차마 레이디 그레이로는 밀크티를 만들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홍차를 우리는 동안 옆에서는 우유를 데웁니다. 동시에 일을 진행하는 쪽이 효율적이지요. 잘못하면 우유가 끓어 넘칠 수 있지만, 홍차 우리는 시간(3분 이상)을 감안하여 적당히 불 조절을 합니다. 끓이지는 않고 끓기 직전까지, 김이 막 올라오는 정도로 데웁니다.
(885씨의 문제로 인하여 우유가 우유색으로 안 찍힌 것은 이해를...)
우유는 알아서 데워지게(물론 끓어 넘치지 않게 불은 제일 작게 두었습니다) 놔두고 옆에서 미지근한 물에 젤라틴을 불립니다. 지나치게 물 온도가 높을 경우 젤라틴이 녹을 수 있으니 손을 넣어서 미지근한 정도면 충분합니다.
우유는 데워서 다른 그릇에 옮겨두고(손잡이 달린 작은 냄비가 하나 였다는 것이 삽질의 주요 원인입니다) 냄비는 깨끗하게 씻어서 우린 홍차를 담고 데웁니다.
냄비가 두 개 있다면 한 쪽에서는 처음부터 홍차를 우리고, 다른 쪽에서는 우유를 우리는 쪽이 편리합니다. 또는 우유를 전자렌지에 데우는 방법도 쓸 수 있지요. 굳이 냄비를 써서 가스불로 데우는 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홍찻물이 끓는 기미를 보이면 우유를 붓습니다.
그리고 취향에 따라 설탕을 넣습니다. 저는 한 큰술 반 정도를 넣었습니다. 음식은 차가워지면 덜 달게 느껴지니 조금 달다 싶게 설탕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설탕을 적게 넣으면 맹맹해질 수 있으니 주의합시다.
(찬 음식이 왜 덜 달게 느껴지는 가에 대해서는 3월호 Newton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단 맛을 감지하는 미각세포가 높은 온도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이라 하더군요.)
홍차가 끓기 전에 옆에서는 포트와 거름망을 준비합니다.
홍차를 듬뿍 넣은 덕에 색이 진하게 우러났으니 오랜 시간을 두고 끓이지는 않았습니다. 집에서 밀크티를 만들 때는 끓도록 놔두지만 이번엔 그냥 끓기 직전에 불에서 내려 걸렀습니다. 밀크티진액(...)이 떨어지도록 잠시 기다렸다가 홍차를 치웁니다.
그리고 여기에 불린 젤라틴을 넣습니다. 불에서 막 내린 상태라서 젤라틴도 잘 녹는군요. 완전히 녹았는지 저어주면서 확인합니다.
그리고 준비한 컵에 넣으면 완성.
푸딩컵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런게 없어서 나뭇잎 유리컵에 나눠 넣었습니다.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냉장고도 무리를 할 것이고 옆에 있는 음식물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테니 잠시 식혔다가 냉장고에 넣습니다. 다행히 어제는 날이 추워서 베란다에 잠시 놓았더니 알아서 잘 식더군요. 그 뒤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습니다. 그냥 넣으면 푸딩 윗부분이 마릅니다.
그리고 시식..............을 하려 했지만 일요일 오후에 약속이 있어 나갔다가 늦게 귀가하는 바람에 미처 맛을 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출근하기 직전 한 숟갈 먹어봤는데 진한 홍차향과 달달한 우유맛이 딱입니다. 대신 제 입맛에는 조금 덜 굳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은 두 장의 젤라틴으로 실험할 때는 젤라틴 양을 좀더 줄여서 해봐야겠습니다. 다른 분의 레시피에서는 연유가 들어간다 하니 그 쪽도 해보려고 생각중이고요. 연유가 비싸긴 하지만 우유에는 이쪽이 더 잘 어울릴 겁니다.
간식이 먹고 싶거나 뭔가 만들고 싶을 때 도전할만한 음식으로는 딱입니다. 다음번엔 코코넛밀크도 넣어가면서 실험해볼 계획입니다.
쿠키중에서도 이렇게 튼실(?)하고 맛있는 쿠키는 만나기 정말 힘듭니다. 직경 5cm가량, 두께 0.7cm정도. 거기에 바삭바삭하고-가끔은 단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a-초콜릿과 견과류가 잔뜩 들어간 쿠키는 더더욱 만나기 힘들지요. 개당 가격은 500원이지만 2000원짜리 한 팩에는 여섯 개가 들어 있습니다. 녹차향도 솔솔 나면서 달지 않은 것이 딱 취향입니다!
브런치라 하기엔 조금 옹색하지만 그래도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어느 주말, 전날 사두었던 미고의 모카빵을 꺼내고 거기에 코스트코의 블루베리 베이글, 따끈한 물과 우유를 함께 놓고 모니터 앞에 앉았습니다. 모니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열심히 노래(....)를 부르다가 배가 고파서 아침 겸 점심을 챙겨 먹으러 간 것이었지요.
미고의 모카빵은 옥수수 식빵을 사러갔다가 식빵이 다 떨어졌다는 말에 꿩 대신 닭이라고 대신 사왔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소보루 껍질이 두꺼운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미고 빵은 적당한 두께에 커피향도 꽤 진합니다. 방 바닥에 잠시 내려놓았더니 그 사이에 방 전체에 빵 냄새를 풍겨 놓더군요. 커피와 함께 먹어도 맛있을거란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옥수수 식빵은 그날까지 총 5연패.
다섯 번 찾아가서 다섯 번 실패했습니다. 언젠가는 찾아갔더니 "저희는 옥수수식빵과 초코 식빵은 번갈아 굽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찾아갔더니 없다 하고. 그러길 몇 번 반복하다가 그날 찾아가서 들은 대답은 "아침 일찍 옥수수식빵이 나오는데, 이미 다 떨어졌습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11시쯤 나오는데 2시쯤 갔더니 이미 다 사라지고 없더라라는 상황이었지요. 아무래도 나오는 시간을 딱 맞춰 찾아가야 하나봅니다.
덧. 로고도 새로 다시 만들어야 하는군요.T-T 전혀 생각 안하고 있다가 사진 정리하면서 뒤통수를...;
일본 여행 관련해서 올렸던 먹거리들도 포스트를 재 정리해서 한 두 개로 올릴 예정입니다. 물론 홍대 쪽 카페 기행도 차근차근 올릴 것이고요. 이쪽은 시간 확인해서 예전에 올렸던 포스트 그대로 올릴 겁니다. 어차피 사진만 리사이징, 로고 박고 글은 긁어서 올리면 되긴 하는데.....
시간이 없습니다.OTL
일단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를...^^;
홍대 맛집 지도도 수정본으로 다시 올려보겠습니다.(그게 언제가 될지는..-_-)
지난 토요일의 폭주를 위해 동생에게는 홍대 Levain의 쿠키 조달을 맡기고 저는 덕성여대 앞에 다녀왔습니다.
과자를 좋아하는 것은 초등학교 입학전부터의 유구한 입맛이지만 최근에 와서는 공장형 과자류보다는 홍차에 곁들이기 좋은 제과점형 쿠키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도 뚜***나 파****에서 파는 쿠키는 맛없고 비싸다 니 가끔 홍차전문점에 들어가 갓 구워낸 쿠키를 홍차에 곁들여 먹는 수준으로 변한겁니다. 이렇게 입맛의 상향화가 일어난 것은 티앙팡의 도움이 큽니다. (갓 구워낸 코코넛 쿠키!)
하여간 여기저기의 제과점들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곳(주로 가격에 따름)은 한 번씩 쿠키를 사다 먹어봤는데 두 번 이상 사 먹은 곳은 딱 세 곳입니다. 미고는 여기서 제외되는 것이 나중에 발견한 세 군데의 쿠키집을 알게 된 뒤로는 단 한 번도 쿠키를 사다 먹은 적이 없어서 입니다. 그런 정도로 지금 소개하는 곳이 제 취향(*)키를 팔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사진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굉장히 좋아하는 곳이 서울역 대우빌딩 지하 아케이드의 빠나미입니다. 이쪽은 빵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근처(주로 알파문구)에 갈 때 들러서 체크하다가 쿠키를 사봤습니다. 보통 제과점에서 파는 수준(직경 2cm 남짓의 키 10개 이상 들은 것)의 쿠키 한 봉지에 3천원. 종류도 꽤 다양합니다. 한 봉에 한 종류만 담겨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요.
본론으로 돌아가, 덕성여대 앞의 쿠키집은 찾아기가기 조금 힘듭니다. 버스를 이용한다면 쉽게 올 수 있지만-우이동 가는 버스는 다 덕성여대 앞을 지나는 걸로 압니다-지하철의 경우엔 한 번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저야 지하철 주 이용객이지만 얍쌉한 방법 하나를 이용해 이 제과점을 다니고 있습니다. 바로 덕성여대 셔틀버스 이용하기. 어디서 타는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두었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내려 바로 셔틀버스로 갈아타는 방법입니다.
패스카드를 이용하고 계신다면 버스를 타시는 쪽이 원할하겠으나 저처럼 지하철 정기권을 들고 통근하신다면 이렇게 버스비 절약을 하는 것도 좋을겁니다.
이런 복잡다단한 경로를 통해서 덕성여대에 오면 여대 정문에서 나오는 골목중에 이런 가게가 있는 골목이 보일겁니다. 대학교를 등지고 왼편에 위치한 골목입니다. 저 황색의 가게는 알밥집이라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괜찮다는군요. 저는 아직 못가봤습니다.
목표는 그 가게 왼쪽의 녹색 간판을 단 제과점입니다. 무스라고 읽어야 할까요? 대개 저랑 동생은 "쿠키집"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냥 보통의 제과점인데 여대 앞이라 그런지 쿠키류나 단품의 과자들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챙겨오는 쿠키류는 같습니다. 이번에도 다섯 종만 챙겨왔습니다.
그리하여 세팅된 쿠키들입니다.
동생이 Levain에서 사온 쿠키입니다. 치즈쿠키 두 개(하단 좌측의 동그랗고 볼록한 것)는 같은 것이 있어서 미처 올리지 못했는데 그것까지 포함해서 총 8400원어치입니다. 많기도 많았고 의외로 가격이 나갔습니다. 아무래도 다양한 종류를 사다보니 중간중간 비싼 것이 들어 있었나봅니다.
이쪽이 덕대 앞에서 사온 쿠키들. 이쪽은 무게로 달아서 파는데 이것이 2500원 어치입니다. 싸죠.+_+b 거기에 기본적인 쿠키맛이라 홍차 등에 곁들이기엔 정말 좋습니다.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는 점만 빼면 다 좋다니까요.
이렇게 쌓아 놓고 먹는데 식사량 줄이기의 효과가 있긴 있어서 한꺼번에 해치우지는 못하고 일요일까지 이어졌습니다. 저게 토요일, 일요일 점심 메뉴였던 셈이지요. 한번 먹고 나니 몇 주간은 쿠키를 안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사실 먹고 나서 밀가루+버터가 소화되지 않아서 고생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왕창 사다 놓고 먹지 말고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만 사와야겠습니다.
취향대로 따지자면 덕대앞 >서울역 > 홍대앞 정도?
(*) 제 취향의 쿠키란, 너무 딱딱하거나 눅눅하지 않고 약간 바삭바삭하지만 버터쿠키 특유의 부드러움이 살아 있는 쪽입니다. 오래되어 눅눅한 것은 질색. 그렇다고 너무 바삭한 쿠키는 입안이 건조해지는 느낌이 들어 싫습니다. ... 까다롭다고 보실지는 모르지만 슈퍼마켓의 버터* 쿠키와 계란쿠*의 중간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