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Esendial - 3

첫 번째 이야기는 신체와 관련이 있습니다. 몸이 아니라 神體, 신의 몸 말입니다. 8백만의 신이 있다는 일본 답게, 물난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어느 마을에서는 신을 모시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에 응한 존재가 있어 작은 사당을 짓고 모셨답니다. 하지만 지진으로 인해 환경이 변해서인지, 물난리가 없어지자 신 모시기를 그만둡니다. 그렇게 버려진 신은 어느 남자아이에게 달라붙고, 그 아이는 신의 힘 때문에 이상한 일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그 남자아이가 미시마야 흑백의 방에 온 것이지요.
『음양사』에 바로 이어 읽다보니 익숙한 풍경으로 느껴진다는게 나름 무섭습니다. 하하하; 그 신이 삐~였거든요. 그 때문에 히로마사도 떠오르고 했습니다. 의외로 미시마야의 주인장이 대단하다 싶은게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대처하는 모습을 보니 홀홀단신으로 에도에 올라와 이런 큰 가게를 이끌어 가는 것이 당연해보입니다. 아, 아저씨 멋져요!

두 번째 이야기는 미묘미묘. 하지만 이 이야기의 존재 의의(!)는 오카쓰가 미시마야에 합류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어렸을 때, 아마도 천연두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은, 몸을 본 적이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온몸에 점 같은 반점 같은 것이 있었거든요. 그게 천연두의 흉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는 순간 당황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고, 그런 감정이 절로 들더랍니다. 그런 반응을 계속 겪었을텐데, 초월한 것처럼 모든 걸 받아 들이는 것이 이미 득도하신 분이더군요. 그러니 오치카의 힘이 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세 번째 편이 안주. 안주가 술안주의 안주인가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暗獸를 안주라고 읽은 겁니다. 안주라는 이름은 세 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묘한 존재입니다. 수국이 흐드러지게 핀 저택이 하나 있습니다. 유령저택이라 불리는 그곳은 이전에 안 좋은 일로 사람이 죽었고 그 뒤에 이상한 것이 나온다 하여 비어 있었습니다. 그 집에 앞뒤 꽉꽉 막히고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나이 많은 무사가 아내와 함께 들어갑니다. 당연히 그런 것도 믿지 않았기에 작은 동물이 있겠거니 생각했지만 몇 가지 소소한 사건을 통해 아내가 먼저 그 괴이를 만납니다. 근데 이 녀석 참 귀엽긔./ㅅ/ 아내가 먼저 마음에 들어했지만 무사도 아니라고 우기다가 실제 만나고는 조금씩 마음을 줍니다. 어두운 곳에 있는 기이한 생물이라 暗獸라고 부르다가 구로스케라는 이름을 주고, 그리고 서로 다가가고 가까워지려는 와중에 무사는 그 안주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는 ....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정말 그 장면 보는데는 눈물이 핑 돌더랍니다. 떠올리며 감상쓰는 지금도 코끝이 찡한 것이 마음이 안 좋네요.

...

그렇다보니 네 번째 이야기는 이미 머릿속에서 날아갔고.; 하지만 마지막 이야기는 전편인 『흑백』의 분위기에 가장 가깝습니다.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보다 더한 벌을 받은 사람은 그 벌의 결과로 일어난 일에 대해 복수를 합니다. 그 복수는 마을 하나를 통째로 잡아먹지요. 사람이 지나치게 빡빡하면 문제가 될 수 있구나 싶지만 저런 놈은 어떻게 다뤄야 할지 참 골치 아프긴 하지요. 쫓아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받아 낼 수도 없고.

간단히 말하면 이 보석상이 죽었습니다. 그것도 기묘하게 죽었지요. 본인이 자주 들어가는 욕조 캡슐 비슷한 공간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 욕조라는게 뭔지는 소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딱 고치처럼 생긴 반 밀폐형 캡슐입니다. 그 안에 어떤 용액이 담겨 있어 거기서 40분을 자면 6시간 수면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군요. 참 편하겠지만 그런 기구를 대기업에서 도입하면 사람 안재우고 일만 시킬 것 같아 무섭습니다.

하여간 그 사람이 왜 죽었는지, 그 사람이 왜 그 캡슐에 들어 있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조사해 나가는 것이 소설의 주 내용입니다. 하지만 소설의 주 내용보다 더 집중해야하는 것은 앞부분에서 읽다가 폭소를 터뜨린 몇몇 장면 때문입니다.

작가 아리스는 오사카에 집이 있고, 히무라는 아마 교토에 숙소가 있을 겁니다. 오사카에 일이 있으면 히무라는 아리스네 집에 놀러 오지요. 놀러온 그 날은 아리스가 마침 원고 마감 중이어서 새벽까지 글을 쓰다가 엎어졌습니다. 아침에 히무라가 깨워서 일어나니 커피향과 토스트 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히무라의 말. 차리고 있으니 신혼인 것 같다-라고.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아주 친절하게 신혼부부놀이라고 설명까지 해주시다니. 그런데 그런 장면이 한 번 더 나옵니다. 이야.....;

이게 작가 아리스 두 번째 장편이라는데 이 때 이미 그랬고 그 뒤에도 연애 요소는 거의 없습니다. 작가 아리스는 가끔 여자에게 반하긴 하지만 그게 연애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히무라는 과거 있는 남자(...)이기 때문에 연애는 전혀 생각이 없고요. 가족을 이룰 생각 자체가 아예 없나봅니다.

가타기리 하루카는 할아버지, 부모님, 숙부, 사촌 루시아와 함께 삽니다. 장래 희망은 피아니스트로 음악(고등)학교 진학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별채에 화재가 발생해 할아버지와 루시아가 죽고, 하루카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습니다.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기적적으로 돌아왔지만 화상 때문에 피부이식을 한 몸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피부가 당겨 손가락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피아노 마저도 제대로 칠 수 없습니다. (이하 생략)

197*년, 요미야마키타중학교(요미키타) 3학년 3반에서 원류가 시작합니다. 불의의 사고로 반 학생 한 명이 죽은 뒤에 그 학급은 이 아이는 죽지 않았다고 하며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졸업사진에는 죽은 학생의 사진이 찍혀 있었지요.
그 이후로 매 해 3학년 3반에는 존재하지 않는자가 한 명씩 끼어드는데, 그게 누군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더불어 그렇게 누군가가 끼어드는 해에는 달마다 그 학급 관계자가 죽어나갑니다. 그것도 학급 구성원의 2촌 이내로 관련이 있는 사람도 죽습니다. 코이치가 전학 온 해 역시 액막이를 위해 조치를 취하지만...

카톨릭 내에도 파벌이 심하다는 건 1-3권까지도 익히 읽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 사는 곳, 특히 관료제에서의 상황은 어디나 비슷할테니까요. 인간 본성이 어디 가나요.-ㅁ-;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프란체스코회 소속인데, 그 외에 베네딕트나 예수회 등의 파벌도 상당히 크다는 군요.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는 그래도 제가 세계사 공부를 좀 해두었다는게 다행, 또 다행으로 느껴집니다. 배경지식이 있으니 이해하기가 훨씬 편하더군요. 덕분에 읽는(넘기는;) 속도도 상당히 빠르고요.
여튼 이번 권에서의 파벌 싸움은 프란체스코회 vs 예수회입니다. 예수회의 총장이 '모 국가에 있는 어느 교회에 죽었다가 부활한 사제가 있으니 성인으로 인정해달라'며 서류를 제출한데서 일이 시작됩니다. 아마도 국가 모델이 세르비아가 아닌가 싶은데, 종교분쟁이 아주 심한 나라라 하더이다. 그리하여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짐을 싸들고 이 나라에 갑니다. 교회는 산골짝에 있어서, 공항에서도 차를 타고 몇 시간을 가야하는 곳입니다. 그런 외진 곳에 있는 교회는 상당히 독특한 곳입니다. 그 교회의 사제는 안토니우스 14세(이하 14세). 유명한 성인인 성 안토니우스의 14대 째 환생이랍니다. 대대로 안토니우스의 환생자가 그 교회에 오면 교회에서 인증 과정을 거쳐서, 성 안토니우스의 환생을 중심으로 교회가 움직입니다. 3권에서도 그랬지만 이 사제가 없다고 교회가 안 돌아가진 않더군요. 여왕개미와 일개미의 관계인가. 조금은 섬뜩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 아니, 뭐든 관료제 사회는 비슷하지요. 머리가 없어도 아래는 잘 돌아갑니다.

자, 그런데...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도착하자마자 기적을 맞이합니다. 세 개의 태양이 찬란하게 빛나는 가운데 14세의 손을 잡고 교회 앞의 거센 강물 위를 걸어서 건넙니다. 황망해 있는 두 사람은 이후에도 여러 기적을 맞이합니다. 14세를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의 병이 나았고, 그에 대한 진단기록도 철저히 남아 있습니다. 거기에 맨 앞에도 등장하듯, 히라가는 화학테러로 죽었다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지시를 받았다는 14세의 인도 하에 다시 깨어납니다. 정말로 죽었다니까요. 심장이 멎었으니 말입니다.
(그 때 로베르토가 눈물 뚝뚝 흘리는 장면은... 아....;ㅂ;....)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이하 생략)
이어서 감상 나갑니다. 감상쪽은 진짜 내용 폭로가 많습니다.

상당히 내용이 많았지만 속도는 빨랐습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읽으면서 일본어 실력이 쑥쑥 느는 느낌입니다.; 책이 두껍다고 투덜댔는데 다 읽고서도 취향에 안 맞는다고 투덜댔습니다. 그도 그런게, 1-3권은 막판 뒤집기가 있습니다. 그랬는데 이번 권은, 막판 뒤집기를 하고서도 또 뒤집혔어요.;ㅁ; 해소가 덜 되었어요! ;ㅁ; 물론 1권이나 3권에서도 일말의 여지는 남아 있고 악은 완전히 뿌리뽑히지 않았지만, 4권은 히라가와 로베르토의 완패입니다. 다른 건 판정승 정도 되지만 이번은 완패가 맞아요. 그렇게 준비해놓고도 막판에 J에게 어퍼컷을 맞고 넉다운 당합니다. 젠장. 그러니 읽는 입장에서는 불연소라고 울부짖을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게다가 히라가가 말했듯, 읽고 나면 내 기억 자체를 못 믿게 됩니다. 어디까지가 내 기억이 맞는지, 이것이 진실인지 고민합니다. 이번 트릭은 1권에서도 살짝 나왔지만 1권보다 훨씬 차원이 높은 방식입니다. 게다가 무서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당할지 모릅니다. 으어. 아마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이에 대한 트라우마를 평생 못 벗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신부님들은 매 권마다 트라우마를 하나씩 안고 가네요. 1권은 덜하지만 2권에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고, 낙인 찍혔고. 3권에서는 도끼와 갈라설 수 있었지만 트라우마는 강화되었고. 4권에서는 '여긴 어디, 난 누구?'를 찍고 있었고.-_-;
2권부터 등장한 모씨는 4권에서의 활약도 무지막지합니다. 한데 아무리 봐도 이 캐릭터, 위험해. 어떻게 쓰냐에 따라 다른데 작가 습성을 보았을 때 보통 인물이 아닐 것 같단 말입니다. 이 캐릭터에 숨겨진 뭔가가 있다는데 한 표 겁니다. 그게 히라가랑 로베르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나쁜 쪽이라면 굉장히 화낼거예요.-_-+

그리고 J.
...
덕분에 고양이에 대한 로망이 더 생깁니다. 저도 고양이를 기르면 그 분처럼 될 수 있을까요.(...) 아니, 애초에 맨 앞의 그 장면부터가 함정이었다니! 미처 생각도 못했습니다. 진짜 여러 모로 깔았군요.;

그리고 그 서재.
으으으. 언젠가 그런 서재 가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본의 땅콩집도 다시 읽고 리뷰 올리면서 한 번 서재에 대한 꿈을 키워보지요.

2.1 몇 페이지인지는 잊었는데 읽다가 노성을 터뜨릴뻔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열심히 찾아보니 307쪽. 어느 부분에 있었는지는 대강 기억해두었기 때문에 페이지를 넘겨가며 열심히 찾아보니 여기로군요.

소설 속에서의 시간 흐름대로라면 『상처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 『괴물 이야기』, 『가짜 이야기』의 순입니다. 새로 나온다는 3부는 어디에 들어갈지 모르겠네요. 흐름상 『가짜 이야기』의 뒤에 놓이지 않을까 합니다.

주인공 아라라기 코요미는 같은 반의 센조가하라 히타기와 우연한 일로 엮여, 센조가하라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지박령 마요이, 학교 후배 스루가, 동생 친구인 나데코, 같은 반 반장인 하네카와 츠바사에게 생긴 문제도 도와줍니다. 이것이 『괴물 이야기』의 주 내용입니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동안 아라라기는 가장 먼저 부딪힌 센조가하라와 사귀게 되며, 이는 하네카와 츠바사의 폭주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폭주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왜 그랬는지 궁금했는데 이건 그 다음 이야기에 자세히 나옵니다.

아라라기 코요미는 골든 위크 직전, 흡혈귀의 습격으로 죽기 직전까지 몰립니다. 그리고 반장 중의 반장인 하네카와 츠바사와, 우연히 마주친 이상한 남자 오사무의 도움으로 간신히 인간에 가깝게 돌아옵니다. 그 대신 흡혈귀 껌...이 아니라 키스샷 아세로라 하트브레이커-맞을거예요, 아마도;-는 오시노 메메에게 봉인당해 미스도를 사랑하는 금발머리 꼬맹이가 되어 오시노 시노부란 이름을 받습니다. 여기까지가 『상처 이야기』의 주 내용입니다.
즉, 『괴물 이야기』에서 하네카와가 아라라기에게 마음을 품고 있었던 이유는 여기서 연유합니다. 보고 나면 왜 센조가하라와 사귀게 되었는지가 의아할 정도입니다. 먼저 연이 닿았던 것은 하네카와였으니까요. 그렇게 폐를 끼쳐놓고는 하네카와의 마음에 등을 돌린 거냐 싶더랍니다. 하기야 『괴물 이야기』에서도 등장했지만 아라라기는 우유부단한 인물이라 들이대는 쪽에 끌려 간 것이나 다름 없었지요.;

그리고 『고양이 이야기』도 이 두 편과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괴물 이야기』에서 하네카와가 그 전에 고양이에게 빙의를 당해(그보다는 괴이;에 씌었다는 쪽이 잘 어울림) 사고를 치며 온 마을을 뒤엎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에 대한 자세한 기록입니다.

1권은 기숙학교를 가지고 있는 어느 커다란 성당에서, 수녀 중 한 명이 처녀로써 수태를 했다 하며 알려오는 바람에 자세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함께 파견됩니다.
히라가는 희귀병에 걸린 동생 료타의 치료비 지원을 바티칸에 신청한 상황에서 '이 건을 잘 해결해야 치료비 지원이 된다'는 말을 듣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듭니다.(...) 어차피 히라가나 로베르토나 둘다 신부이고, 직업은 기적조사관인 셈이니 본인 직업의식이기도 하지만 1-2권을 읽다보면 둘다 만만치 않은 광(狂)입니다. 히라가는 '기적'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조사에 매달리는 과학자, 로베르토는 고서광. 그런 면모가 1권, 2권에서 잘 드러납니다. 1권에서는 히라가의 모습을, 2권에서는 로베르토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빙고님도 말씀하셨지만 나치스를 트릭으로 가져온 것은 조금 걸렸고, 거기에 처녀임신 트릭은 의외로 쉽게 알았습니다. 이미 다른 책에서 그 비슷한 트릭을 쓴 적이 있거든요. 그 때문에 대강 짐작은 했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 몇몇이 아무것도 아닌 지나가는 인물 취급 당한 것은 참 아쉽습니다. 세바스찬이라던가 세바스찬이라던가 세바스찬이라던가. 거기서 그냥 끝내는 바람에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 하나가 그대로 사라졌다... 흑흑흑.

2권은 가상의 국가가 배경입니다.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아프리카 국가인데, 굉장히 오래된 수도원이 하나 있지요. 국교가 카톨릭에 가까울 정도로 신실한 사람들이 있지만 초원 지대 쪽에는 아직 아프리카 토착 신앙에 매달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수도에서 한참 더 간 곳에 위치한 한 수도원에는 예언자라 불리는 신부(수사?)가 있었습니다. 독특한 그림을 그리고 예언시를 썼는데 그것들이 척척 들이 맞아서 관련 책도 베스트셀러가 되었지요. 이 사람이 죽은 뒤에도 몇 년 간이나 그 시신이 썩지 않아서 성인 인증을 위해 바티칸에 신청을 했더랍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이 파견되었지요.
2권의 트릭이나 상황은 우연이 겹친 것이 많아 아쉽긴 한데 그래도 마무리는 나쁘지 않습니다. 3권과 그 뒤의 이야기에 대한 여운을 남겼는데, 그걸 봐서는 아마 시리즈가 10권 안으로 끝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군요.; 설마하니 적들을 다 물리치고 났더니 새로운 적이 또 등장한다던가?
그나저나 애초부터 그런 외모에 성격이 천사같은 인물에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고 있는 걸 보았음에도 로베르토가 싫어하는 걸 보니 뭔가 있다 싶었는데 역시나. 히라가 신부님도 고생이군요. 앞으로가 험난해보입니다

낯선 단어들이 꽤 많이 등장하지만 2차대전사를 알고 계시는 분이라면 의외로 익숙할 겁니다. 레베토리아랑 베스토니아는 이름만 들으면 어디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 보고 있자면 대강 짐작이 갑니다. 아마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하지 않았나 싶은데,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 사피아 공화국은 스페인, 베스토니아는 프랑스, 레베토리아는 독일입니다. 아예 앞부분부터 나오는군요. 그렇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군제나 조직은 양쪽 나라의 특징을 빌려왔습니다. 100%는 아니겠지만 상당히 닮아 있군요. 국민들의 분위기도 그렇긴 합니다. 다만 레베토리아의 '신과도 같은 여왕'은 빅토리아 여왕의 이미지가 아닐까 합니다. 아니면 텐노를 염두에 두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신과 같다는데서는 아무래도..-_-; 적고 보니 씁쓸합니다. 하하하하하하.
레베토리아가 주인공의 출신국이기 때문에 나치라든지 기타 상징이 삽화에도 종종 등장합니다. 근데 그러고 보면 레겐 크로이츠는 일종의 훈장 같은데, 주인공도 차고 있...네요? 없는 것처럼 말하지 않았나?

대체적으로 공화정에 대해 더 비판적인 느낌입니다. 하지만 혁명 후의 프랑스는 실제 이랬지... 바라지 않은 다른 나라들 마저도 점령해 해방시켜주겠다고 했지..-ㅁ-; 게다가 마녀의 라이벌인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확실히 베스토니아인이고요. 어쩌면 라부아지에가 모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포지션이 그렇다는게 아니라 이 과학자에 대한 베스토니아의 대우를 보면 프랑스에게 당한 라부아지에의 모습을 비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매드 사이언티스트와 누구씨의 조합은 마녀와 여우의 조합을 이길 수 없어요. 무엇보다 나이가.; 아무리 천재라지만 늙은 할아범(55세라니, 요즘에 대자면 팔팔한 중년이지만)이잖아요. 팔팔한 여고생 나이인 마녀를 대적하기엔 부족합니다. 무엇보다 공백이 좀 있으니까요.

사건의 주요 소재 중 하나는 아편입니다. 이 때가 대략 1800년대 아주 초반인데, 시작부분에서 1803인가라고 연도를 밝혔다고 기억합니다. 아편전쟁이 시작되기 전이 아닌가 싶지만 이미 영국에서 열심히 아편 생산을 하지 않았나 싶네요.
소설 중에서 언급된 부분에는 나가사키 같이 외국인들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아편이 조금씩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워낙 다양한 마약이 나오고 있지만 이 아편은 참, 뭐라 말할 수 없지요. 대강 어떻게 만들어지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그게 고체형이고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꿀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에 아편이라는 마약에 대해 알았을 때는 필로폰처럼 가루형태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만드는 과정을 알고 있었는데도 덩어리라고는 생각해본적이 없으니 말입니다.
하쓰 아키코의 『우유당』시리즈에서도 잠깐 언급되는데, 청나라 유학생들이 들고 들어온 문화 중에 아편이 있다는 것 말입니다. 뭐라해도 마약은 나빠요.-ㅁ- 일시적으로 도피할 수 있을 뿐이니 현실로 돌아오면 그 격차가 더 가혹하게 느껴질테고, 그러면 중독될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약초 채집의 달인인 쌍둥이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형이 다이라노 오오나리(大成), 동생이 다이라노 나카나리(中成)입니다. 똑같이 생겼지만 혹이 달린 방향만 달랐다는군요. 이 두 사람은 조정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느 날 약초를 채집하러 갔다가 좋아하는 버섯에 홀린 형은 밤 늦게 노숙을 하게 됩니다. 근데 그 장소가 별로 안 좋았어요. 화장터 겸 시체 방치 장소였거든요. 근데 있다보니, 예상대로 요괴들이 잔뜩 몰려듭니다. 백귀야행이라 해도 될 정도로 수많은 요괴들이 신나게 달맞이 놀이는 하는 거예요. 하도 무섭고 잠이라도 자려 했는데 저기서 근처에 놓인 버려진 시체를 우득우득 뜯어먹는(...) 요괴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벌렁벌렁한겁니다. 그래서 잠을 자기 위해, 고사리처럼 독을 빼서 먹어야 하는 버섯을 꺼내 날 것으로 세 개를 먹습니다. 그리고 환각에 빠지지요. 버섯에 취해 겁을 상실한 할아버지는 요괴들이 흥겹게 노는 것을 보고 거기에 어울려 같이 놉니다. 덩실덩실 춤추며 노는 것을 보니 요괴들도 괜히 신이 난거죠. 그리고는 보름 뒤에도 와서 춤춰달라고 요구합니다. 이 때쯤 환각이 슬슬 깨는데, 이미 늦었습니다. 먹히고 싶지 않으니 알겠다고 대답하는 수 밖에요. 이름을 주고 주소를 가르쳐 주니 마중나갈게~♡라며 혹시 안 올 때를 대비해 혹을 받아 가겠다며 휙 떼어갑니다.

당연히 집에 돌아온 할아버지는 가슴이 천근만근이지요. 하지만 그 동생은 조금 달랐습니다. 형님의 얼굴이 매끈해진 것을 보니 자기도 하고 싶은거지요. 음양료를 찾아갈까라는 형을 말려 자기가 대신 가겠다고 합니다. 일란성 쌍둥이니 가능한 스킬입니다.

그러나 막상 당일이 되니 심장이 조막만해집니다. 불러서 나가긴 했는데 무서워서 벌벌 떨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결국엔 자기가 오오나리가 아니라 나카나리라고 고백을 하고 맙니다. 요괴들은 버럭 화를 내며 잡아 먹겠다고 했지만 간절히 빌다보니 다음에 안 오면 가만 안두겠다고 협박을 하고, 대가로 받아갔던 혹을 나카나리에게 도로 붙여줍니다. 그리하여 나카나리는 혹이 두 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세이메이를 찾아옵니다.-ㅁ-/


대가로 버섯과 복숭아를 받은 세이메이는 히로마사에게 그것을 대접하며 포석을 깔아둡니다.(이 자슥...) 그리고는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문답을 주고 받지요. 이번에도 휘말린 히로마사는 얼결에 세이메이랑 같이 다이라노 오오나리네 집에 갑니다. 그리고 주를 써서 각각 오오나리와 나카나리가 됩니다. 나카나리 역을 맡은 히로마사는 세이메이가 시키는대로 복숭아 두 개를 먹고, 양쪽 볼 안쪽에 그 씨를 넣어 불룩하게 만듭니다. 할아버지들처럼 축 늘어지는 혹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속일 수는 있다는군요.

마중나온 요괴들과 함께 두 사람은 요괴들이 노는 화장터로 갑니다. 세이메이가 무슨 생각인지는 가르쳐 주지도 않고, 히로마사는 그냥 졸졸 쫓아갔지요 원래 춤을 춰야 하는 것이 오오나리이니, 오오나리를 맡은 세이메이가 춤을 춘다면 그것 참 볼만할텐데라고 생각하며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세이메이는 자신의 춤을 보기 전에 동생 나카나리의 피리를 들어보라라고 꼬십니다. 요괴들이 동의하자, 세이메이는 히로마사에게 하후타쓰(두잎)을 불라고 하죠. 복숭아 씨 때문에 불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부는데, 이 사람이 보통 사람인가요. 태어났을 때부터 음악의 신에게 사랑받은 사람이지 않습니까. 요괴들까지 통째로 홀려버립니다. 다들 멍~한 상태에서 멋지다~를 남발하는데 갑자기 등장하는 것은 슈텐동자입니다. 이 사람, 아니 요괴이 하후타쓰의 원 주인이거든요. 그러니 바로 알아들은 겁니다. 그건 아무나 불 수 있는게 아닌데 넌 누구냐라며 화를 내지요. 난처한 상황에 몰린 히로마사가 세이메이를 빤~히 바라보자 세이메이는 그 자리에서 본명을 밝힙니다. 당연히 난리가 나죠. 왜냐면 세이메이는 음양사, 그러니 요괴들에게는 적인겁니다. 어떻게 잡아 먹을까를 다들 신나게 의논하는데 갑자기 누군가 말합니다. 아베노 세이메이는 우리들의 적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나오는 요괴가 슈텐 동자 외에 셋. 그 중 둘은 확실히 알겠는데 하나는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뿔 하나 있는 쪽 말이죠. 그 나머지 둘이 누군지는 비밀. 다 공개하면 재미 없으니까요. 다만 둘다 히로마사와도 구면인걸 보면 세이메이는 참 히로마사를 열심히 부려먹었군요.(...)
여튼 그 넷만으로는 나머지 요괴들의 의견을 돌리는데는 중과부적이라 요괴들은 다시 세이메이를 잡아 먹는 방법에 대해 논의합니다. 그 소리를 생생하게 듣다 못한 히로마사가 무슨 방법이 있는거냐 물으니, 세이메이는 히로마사의 입안에 있는 복숭아씨를 뱉으라는군요. 뭘 시키는 건지도 모르고 뱉어내자 그 순간 요괴들의 반응이 확 달라집니다. 복숭아는 축귀-귀신을 쫓는 과일입니다. 그러니 요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통합니다. 땅에 복숭아 씨가 떨어지는 순간 요괴들은 기겁을 하고 물러납니다. 그러자 세이메이는 거래를 시작합니다. 어떻게 되냐면...

① 요구 조건은 더이상 다이라노 쌍둥이를 귀찮게 하지 않는 것임 → 대가가 필요함 → ② 히로마사의 피리소리면 어때? → 오오, 그거 아주 좋음. 대찬성! → ③ 그럼 아까 보여줬던 혹 떼는 끈(무려 당나라 현종 것임)도 줘 → 내키진 않는데, 그래도 세이메이니까 뭐. 대신 피리 또 불어줘 → ④ 응. 그럼 매달 보름 때마다 주작대로에서 히로마사가 길을 걸어가며 피리를 불거야. 그 때 근처에서 들으면 돼.  DEAL. Q.E.D.

(아니, QED가 들어갈 자리는 아니지만..)

이야기가 시작된 시점에서 마르크는 집사로 고용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한 달은 커녕 며칠 정도. 시간의 흐름이 그 정도 밖에 안 되어 보이더군요.
마르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원주민(인디언계)이 있는 세계에 개척민이 찾아와 개발하면서 양쪽의 마찰이 심해지고, 또 여러 범죄가 일어나고 갱단도 조직되고 빈부격차도 상당히 있는 곳입니다. 마르크의 아버지는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고, 아들인 마르크는 그 때 집을 뛰쳐 나옵니다. 그 다음에는 고미술상의 아래에서 이런 저런 일을 돕고 배우다가 고미술상이 사기죄로 체포된 다음에 탈주, 이번엔 서커스단에 들어갑니다. 거기서 칼던지기의 표적 역을 하다가 그 기술을 연마하고는 하마터면 죽을뻔한 뒤에 또 탈출, 이번엔 레스토랑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무전취식하다가 걸려 잡혔거든요. 그러다가 또 못견디고 뛰쳐나오는데... 이러다가 바닥의바닥의바닥에서 정령을 만나 계약을 합니다. 그리고 계약자가 되지요.
(기억에 의존해 쓴거라 순서가 저도 헷갈립니다. 집에 가서 다시 확인해봐야겠네요.)


이 세계의 정령들은 인간들과 계약을 하면서 힘을 주고는 대가를 받습니다. 마르크는 그림자 정령인 프린쉽과 계약을 맺었는데 대가는 태양이었습니다. 햇빛을 보면 화상을 입는-다시 말해 햇빛과민증에 걸립니다.-ㅁ-; 더운날에도 검은색 옷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고 있는데 참고로 여긴 황무지.ㄱ- 기본적으로 굉~~장히 덥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요. 그렇게 태양을 피하지 않으면 화상을 입는 걸요.

갱에게 경호원으로 고용되어 일은 하는데 가능한 사람은 죽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약점을 정확하게 찔려서는 어느 주소의 누군가를 죽이라는 명을 받습니다. 당주라는데, 마침 그 집에서 하인을 구한다는 공고를 봅니다. 면접을 보러 왔다고 속이고는 집에 들어갔는데, 비밀리에 공격하다가 역공을 받고는 정신이 나가 가물가물한 상태에서 하인 계약을 하고 맙니다. 절대 복종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는 계약서. 덕분에 그 집에서 집사-라지만 하인이 달랑 셋이고 그 중 하나는 메이드, 하나는 외부일 전담이라 내부 청소 전담을 맡고 있음-로 지냅니다.

1권 이야기는 아직 '아가씨'를 모실 마음이 없던 마르크가 본격적으로 복종하게 되는 것까지입니다. 앞으로 나와야 하는 이야기는 엘미나가 어떤 존재인가, 알바 디노의 옆에 있는 세리아가 흑막인가 아닌가, 엘미나를 옆에서 모시고 있는 또 다른 하인들의 이야기 등입니다. 1권에서 마르크의 이야기는 거의 다 나왔지만 그 외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간략하게 언급되는 정도입니다. 그러니 더 나와야 할테고...
마르크는 사람을 죽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실력자로 인정 받습니다. 본인은 전혀 그런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듯 하지만요.; 여튼 마르크의 전 고용주인 알바 디노의 대립자들은 마르크를 상당히 좋아하는 듯하니 이런 관계에서 발생하는 트러블도 앞으로 나올만 합니다.

각 권의 내용을 짚어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보지요.

1권은 주인공인 클루엘이 자신보다 연하인 꼬마 네이트를 만나면서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각성하는 이야기입니다. 명영이란 것은 어떻게 보면 정령술하고도 닮아 있는데, 청 적 백 황 녹의 다섯 가지 색을 기반으로 해서 해당 속성의 정령이나 영물, 생물 등을 소환하는 겁니다. 소환할 때는 소환물과 같은 색상의 촉매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요. 주인공인 클루엘은 평범한 재능을 가진 평범한 소녀로, 적색 명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 명영학교에 夜색이라는,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명영을 하는 네이트가 입학을 합니다. 동생 같아서 조금씩 챙겨주다보니 어느 새 붙어 다니게 되었고, 그리고 같이 사건에 휘말립니다.

2권의 주인공은 클루엘이나 네이트가 아니라, 클루엘과 같은 학년인 에이다가 주인공입니다. 백색 명영을 하는데 명영 실력 자체는 그리 좋지 않지만 알고 보니 에이다는 지르셰라는 창을 다루며 그 일족 장의 딸입니다. 아버지가 딸에게는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지르셰라고 하더군요.-ㅁ- 그 어린 나이에, 지르셰를 다루는 극에 이르렀다는 칭호 지르슈벳사를 받습니다. 하지만 하도 열심히 달려오다보니 왜 내가 이런 짓을 하지 싶어 잠시 외도(?)차 지르슈벳사의 길과는 정반대인 명영학교에 들어옵니다. 지르슈벳사는 지르셰라는 창을 써서 명영생물을 돌려보내는(반창反昌) 일을 하며, 그렇기 때문에 명영생물을 불러내는(소환하는) 명영사와는 반대 입장에 있지요. 예상했던 대로 에이다는 지르슈벳사로서 친구들을 구하고 그 양쪽 길을 걷겠다고 결심합니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불온한 기운이 감도는군요.

3권부터 5권까지는 클루엘과 네이트가 중심입니다. 클루엘은 적색 명영하는 것을 굉장히 부담스럽게 생각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에 엄청난 명영실력을 보이고, 그 때문에 주목을 받습니다. 하지만 명영을 거듭할수록 몸의 상태는 이상해지고, 급기야는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이와 동시에 5색 명영과는 동 떨어진 회색 명영의 명영사가 나타나 사람을 석화시키는 사고를 칩니다. 3-5권까지는 혼수상태에 빠진 클루엘을 끄집어 내고, 회색 명영사를 쫓아내는 것이 주요 이야기입니다. 여기까지가 1부 완결.
5권을 보면 참...(먼산) 얘들은 젊어서 좋겠다라는 노인네 같은 감상이 절로 흘러나옵니다.-_-;

6권은 쉬어 가기. 외전 모음입니다. 클루엘과 네이트는 여전히 솔로들의 심장에 대못을 박고, 명영학교의 사고뭉치들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사고뭉치는 학생만이 아니군요. 사제 동행이라, 이전에도 말썽꾸러기였던 선생님들은 나이 먹어서도 학생들 못지 않은 사고뭉치입니다.

7-10까지는 클루엘의 정체와 명영식에 대한 이야기가 병행됩니다. 샤오라고 하는 백색명영사가 나오며, 샤오는 네이트와는 대칭되는(반대편에 서 있는) 입장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네이트+클루엘과 대립하고 있지요. 샤오는 인간으로 백색명영사가 된 경우이니 네이트와 대립하고 있지만 샤오를 물리친(!) 것은 네이트와 클루엘의 조합입니다. 정확히는 미크를 물리친 것이지만 뭐, 미크의 대행자가 샤오였으니까요.'ㅂ'
샤오나 이 책을 읽고 난 솔로들의 심정은 10권 끝에 파우마네 집에 놀러간 샤오가 한 말(행동)로 압축됩니다. 아.. 꿈도 희망도 없어요. 솔로들은 그저 눈물만 흘릴뿐.;ㅂ;

10권까지 보면서 가장 마음에 든 인물은 네이트입니다. 1권과 10권을 두고 보면 가장 능력치가 빠르게, 안정적으로 성장했지요. 1권에서는 아직 미숙해서 대부분의 명영을 실패하지만 이론의 대가와 실습의 대가를 두고 연습을 반복한 끝에 3권부터는 비교적 자유자재로 명영을 하며 나중에는 생각도 못했던 방향으로 응용합니다. 이단조의 멤버들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되는 것도 그런 노력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클루엘도 이단조 멤버들과 만나기는 했지만, 이쪽은 동지-혹은 후배라기보다는 보호받는 느낌이 강합니다. 뭐, 10권 이후에 또 외전이 나온다면 이단조 멤버들과 엮여 나올 수도 있지만, 능력치 설정면에서는 출발점이 높았던 클루엘보다, 출발점이 저~기 뒤였던 네이트의 성장이 두드러지지요.

원래 접는 부분은 없애려 했는데 지적하고 싶은, 말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보니 어쩔 수 없네요.-ㅁ-;

앞서 언급한 그 소재는 상당히 의외의 것이었습니다. 그냥 설명하면 이해가 가지 않을 부분도 있으니, 아예 자세한 내용까지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교보문고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책 소개는 이런 식입니다.
"도쿄의 상점가에서 부랑자 노인이 가게주인(女)을 찔러 죽인다. 치매노인에 의한 소비세를 둘러싼 충동살인으로 보이지만 요시키 형사는 석연찮은 느낌을 받는다. 부랑자 노인은 유아 유괴 살인의 범인으로 26년이나 복역하였으며 노인이 복역하는 동안 쓴 환상 소설이, 실제 일어난 일이란 것을 알게 된 요시키 형사는 ... (이하생략)."

대강의 줄거리는 저렇습니다. 하지만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① 환상소설
② 노인의 평소 행적 → 살인
③ 치매 노인의 정체 밝히기
④ 교도관의 제보 및 환상소설
⑤ 환상 소설에 대한 제보

식으로 환상소설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소설 중반까지는 조금 더디다 싶은데, 예전에 같이 일했던 훗카이도 형사의 제보가 들어오면서 방향이 확 바뀌고 속도도 빨라집니다.

⑥ 환상소설과 훗카이도의 기이한 사건의 연계
⑦ 노인의 정체
⑧ 기이한 사건의 해결




사실 이렇게 흘러가는 과정에 혹시 범인이 뒤바뀌지 않을까란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신당했어요. 범인은 동일합니다. 바뀐 것은 살인사건의 동기입니다. 치매 노인에 의한 충동 살인(소비세의 문제)이라는 동기가 원한에 의한 계획 살인으로 바뀌었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중요 코드는 노인의 정체입니다. 이 노인은 처음엔 이름도 없는 존재였다가, 나메카와라는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한 번 진짜 이름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 진짜 이름은 여. 성이 그래서 중국인인가 했는데 한국인이었습니다. 와, 당황스럽다..; 呂라고 하길래 혹시 여포의 후예?라는 헛생각도 했는데, 그야말로 헛생각이었군요.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왜 일본에 있고, 왜 살인을 저질렀는가라는 점입니다. 노인의 진짜 이름은 여태영. 이름만 보면 한국인 맞지만 성이 걸리네요. 이 사람은 조선-아니, 소설의 현재 시점에서는 대한민국 경상북도 대구가 고향입니다. 장남으로 아래 동생이 하나 있고 이름은 여태명입니다. 이 두사람은 일제의 노동력 징발 때 강제 동원으로 끌려 갑니다. 그것도 사할린으로. 거기서 모진 고생을 하며(소설 상에 아주 상세히 실려 있습니다) 광복-일본 입장에서는 패전-을 맞습니다. 어찌어찌 훗카이도까지는 흘러 들어왔고, 형제는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희망을 하여 열심히 일합니다.

그럼 왜 여태영은 살인을 저질렀는가. 혹시 궁금하신 분이 있다면 댓글로 메일 주소를 알려주세요. 이 글에서 거기까지 소개하면 재미없잖아요.-ㅁ-;

하여간 이야기는 양파 껍질을 벗기는 것과도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양파를 뽑아서 흙을 텁니다. 그리고 노란 껍질을 벗깁니다. 그리고 한 겹 한 겹 벗기고 나면 어느새 눈물이 줄줄줄. 으허허헉. 맨 마지막 장면에서 요시키가 깊숙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그리고 할아버지가 눈물 흘리는 장면을 보면 저도 같이 울고 싶어집니다. 아아. 시마다 소지는 신변에 문제 없을까요. 그런 걱정이 들 정도로 상당히 사실적으로 일본의 치부를 드러냈단 말입니다. 강제 징집과 노역, 노예에 가까울 정도로 사람을 부려먹고, 마지막에는 도망치고는 눈 감고 입 닫고 있는 모습까지 잘 묘사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