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좋아하신다거나, 『1Q84』를 좋아하신다거나 하는 분은 살포시 뒤로™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막 3권까지 다 읽고 나서 생각 가는 대로 이모 저모 적어볼 셈이거든요. 그리고 그 상당 내용은 좋지 않은 곳을 스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방금 전, 3권까지 다 보았습니다. 1권은 엊그제, 2권은 오늘 아침, 3권은 방금 전 보았습니다. 책이 두껍기는 하지만 분량은 많은편이 아닙니다. 의외로 쉽게 술술 읽히니까요. 가장 읽기 버거웠던 부분은 3권에서, 어떤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씌어진 곳이었는데 거기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습니다. 행간까지 꼼꼼하게 읽어야하는 책은 아니라 술술 넘겨가며 보았고 다시 볼 생각은 없습니다. 특별히 떠오른다고 하는 부분도 없고요.
다만..;
이 책은 판타지 소설입니다.
『해변의 카프카』때도 읽고서 생각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당히 판타지 소설 같은 부분을 적절히, 건조하게, 생물학적(...)으로 버무려 써냅니다. 읽다보면 내 내면을 파고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읽고 나서 그런 부분을 다 건져내고 나면 이건 판타지 소설입니다.
『1Q84』를 다 읽고 나서 느낀 것도 그 비슷했습니다. 이건 Boy meets girl, 아니 Girl meets boy의 판타지풍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일깽입니다. 주인공의 나이 때문에 이고깽은 아니지만-아니, 누구를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고깽과 이일깽이 갈리긴 하지만 여튼 이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건 맞습니다.; 그런 판타지 소설 관점에서 내용 요약을 하자면 대강 이렇습니다.


여튼 이야기 흘러가는게 이런 식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건 저 시대가 1984년이기 때문입니다. 읽다보면 이렇게 허술하게 뒷처리를 했다가는 (현대) 경찰들에게 바로 잡힐텐데 싶은 구석이 여러군데 있었습니다. 저 때는 아직 DNA 검출이니 뭐니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그러니 저런 상황이 가능한거야...; 그리섬 반장님이나 에비나 더키에게 걸리면 얄짤 없어요.-ㅁ-

- 푸른콩의 직업 때문에 그런지 읽는 동안 자세를 바르게 하고 싶어지더군요. 거기에 운동을 하고 싶어진다는 것도 단점일지, 장점일지.
- 증인회라고 나오지만 아마 번역가가 적절히 얼버무린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적으면 항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한국에도 있기도 하고요.
- 이 책의 출발점은 95년에 사린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라는데, 읽기 시작한 것도 최근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에서 옴진리교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다시 흥미가 생겨서 입니다. 반쯤은 충동구매, 아니 충동 독서였지요.
- 소설 읽을 때 제일 질색하는 소재가 몇 가지 등장하지만 그럭저럭 무난하게 읽고 넘어갔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니까 그정도는 감안하고 봐서 그런걸까요. 소설에서의 성적 묘사를 질색하는 사람이라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그리고 후카. 네 **은 .... 블랙홀이냐.ㄱ-
- 읽고 나면 떡밥 회수가 왠지 덜 된 것 같은데란 미진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 책 한 권의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지만 세 권에, 저 분량의 책을 후루룩 읽게 만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발에는 감탄했습니다. 음, 하지만 읽고 나서 돌아서면 대부분 다 잊을겁니다.
- 이제 두뇌 정화를 위해서 잠시 운동을 나갔다가 『모든 것이 F가 된다』를 읽어야겠네요.♬


그러고 보니 이 책 1권을 펼쳐서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센다이 가고 싶다.-ㅠ-"


빙고님은 왜 그런지 단박에 이해하실듯.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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