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도 책 리뷰를 안 쓰다보니 요즘 무슨 책을 읽었는지도 가물가물하네요. 이런..-_-; 이럴 때는 가장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교보문고 주문란을 들어갑니다. 아하. 『하루살이』에 대한 리뷰를 빼먹었네요. 같이 주문했던 『고래 남친』이나 기타 등등의 책은 사진을 찍어 리뷰하면서 간단하게 다루었지만 『하루살이』는 전작인 『얼간이』가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 리뷰를 미루고 있다가 홀랑 맛있게 잘 읽어놓고도 감상 적는 것을 까맣게 잊었습니다. 거기에 『취미는 독서』는 어제야 다 읽었고요. 『고식 외전 2』라든지 『오오카미씨 6』도 읽어놓고 리뷰를 안 적었으니, 어제 다 읽고 나서 뒷맛이 꺼끌했던 로맨스 소설과 함께 묶어서 적어봅니다.

2. 『하루살이』는 책이 두껍기도 하고 상 하권으로 나뉘어 있어서 맨 뒤로 돌렸습니다. 하지만 『취미는 독서』를 아껴 읽으려 하다보니 『하루살이』를 먼저 읽게 되었네요.'ㅂ' 앞서 구입한 책 안내할 때도 적었지만 북스피어에서 나온 미야베 월드 2막 시리즈 최신간입니다. 물론 한국 기준이고 일본에서는 2005년에 나온 책입니다. 일본 기준으로는 구간이지요.
이야기는 바로 직전에 나온 『얼간이』와 바로 이어집니다. 책 소개를 읽다가 살짝 내용폭로를 당했는데, 『얼간이』의 소개 때도 그랬지만 책 소개에 등장한 이야기는 한참 뒤에 나옵니다. 하지만 표제인 하루살이는 맨 앞에 나오는군요. 미묘한 불일치.-ㅁ-; 주인공이 전작하고 동일하니 전작을 읽어야 내용 이해가 빠른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가장 큰 부분을 담당하는 '그 사건'은 『얼간이』의 가장 큰 사건과 직결되니까 보는 쪽이 낫지요. 물론 몰라도 읽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지만 묘~하게 양쪽 책에서 '그 사람'의 이미지가 다릅니다. 어떤 방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시선은 『얼간이』 맨 마지막 모습이 더 강한 이미지네요.
내용 폭로를 줄이려다보니 뭔가 빙빙 돌고 있습니다.-ㅁ-;

『얼간이』에서는 상대적으로 외모에 대한 묘사가 적었던 꼬맹이는, 이번 편에서 제대로 그 미색을 보여줍니다. 외모 묘사가 상당히 많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평가도 그렇고요. 그래서 꼬마가 절색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래도 애는 애네요. 사고쳐서 야단 맞는 걸 보니 더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라면 키랑 소금일텐데 일본은 그런건 없나봅니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시타마치-성아랫마을=저잣거리의 풍경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보니 츠다 마사미의 『에도로 가자』와 이미지가 겹칩니다. 물론 양쪽의 시대적 배경은 몇백 년 차이나지만 그 정도는 괜찮아요. 어차피 둘 다 에도인걸요. 그래서 『하루살이』를 만족스럽게 다 읽고 나서는 다시 『에도로 가자』를 꺼내 들었습니다.;

『얼간이』를 보고 속타셨던 분은 이번 권에서 조금 속이 풀리실 겁니다. 그나저나 꼬맹이가 양자입적되는 건 과연 언제쯤이려나.;



3. 『취미는 독서』.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베스트셀러 분석서라고 할 수 있는데 가볍게 연재한 칼럼을 모아 묶은 것이고 감상평이 상당히 신랄한데다 자기 기준에 치우친 감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이 책의 묘미예요.-ㅠ-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것들을 모아서 자근자근 씹고 있으니까요. 다만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나,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상당히 있으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후소샤 역사교과서 같은 책에 대한 분석도 그렇고. 음, 그 역사교과서에 대한 평을 읽어보니 이덕일의 역사책이 잘 팔리는 것과 맥락이 비슷해보이네요. 하하하하하.


4. 고식과 오오카미씨는 따로 리뷰할 것도 없이 가볍게 잘 보았습니다. 오오카미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때 딱 여기까지 나왔던 모양인데, 애니메이션을 상당히 잘 만들었네요.'ㅁ' 물론 캐릭터가 많고 설정이 많아 100% 살리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지만 책 여섯 권의 에피소드를 모아 12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게 쉽지는 않을테니까요.; 결말부가 아쉽다면 아쉽달까.
고식은 본편보다는 외전을 보고 있는데, 본편이 하도 암울한 분위기라 외전만 보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말입니다. 가볍게 볼만은 하지만 한 번 보고 나면 그대로 머릿속에서 사라질 이야기들이고, 마음에 드는 것은 애니메이션 오프닝과 삽화 정도. 하도 읽을 것이 없어서 집어 들긴 했는데 말입니다. 두 권 모두 방출 예정이고요.
(아마 이번 주말에 북오프에 다녀올 듯.)


5. 그리고 로맨스 소설 네 권.
듀시스님께 빌린 (동인출판형) 로맨스 소설인데, 어제 아침 출근길에 읽기 시작해서 어제 저녁에 네 권 모두 끝냈습니다. 시작할 때는 긴가민가 했지만 첫 번째 권을 다 읽고 나니 손이 근질근질한게, 아주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제대로 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2권이랑 그 스핀오프에 해당되는 이야기 두 권까지 다 읽고 났더니 ...  .... 음, 입맛이 아주 씁니다. 설탕을 들이부어 맛있게 먹은 것까지 좋은데, 거기에다가 독약(...)을 섞어놓았군요.

독약이 뭔가 하면, 후기쪽에 아주 살짝 언급된 다른 시리즈-스핀오프, 혹은 외전-의 간략 소개입니다. 본편, 정확히 1권의 첫 번째 이야기까지는 아주 달달하더니만 2권 마지막 이야기쯤 가니 다른 사람의 연애담이 불행한 결말로 가는게 빤히 보이더군요. 거기에 스핀오프에 해당하는 다른 두 권도 본편은 달달하지만 결말에는 조연이 아주 처절하게 망가지는(불행해지는) 이야기가 있어서...-_-; 꽤 마음에 들어하던 인물이 그렇게 망가지는 것을 보니 입맛이 뚝 떨어졌습니다. ;ㅂ;

처음에는 재미있게 보았는데 또 찬찬히 이야기를 되짚어 보니 앞 뒤가 안 맞는 곳이 몇 군데 있네요.; 그리고 뒤로 갈 수록 이야기가 꼬인다 했더니, 맨 처음 이야기를 단편으로 낸 다음, 그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요청 받아 차례차례 썼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앞 뒤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조금 달라졌다거나, 처음에 보았던 이미지가 아니라던가, 뒷 이야기까지 다시 다 보고 첫 번째 이야기를 보니 혈압이 오른다거나 하는 일이 발생합니다.(먼산) 특히,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누구씨가-그렇습니다, 저는 이런 공부벌레 타입에 약합니다-악역이 된 상황이 마음에 안든다거나,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그 뒷 이야기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 사람만 다굴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던가, 그런게 총체적으로 걸리네요. 흑.;ㅂ;

첫 번째 이야기만 봐서는 달달하고 귀여운 로맨스 소설이었는데, 끝까지 보고 나니 썩어빠질 민폐 커플에, 여주인공의 바뀐 캐릭터가 정말로 마음에 안 들어서 입맛을 잃었다는 이야깁니다. 덕분에 소설 쓰고 싶은 마음이 확 들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지요.
(무엇보다, 판타지 소설이고 첫 편의 설정을 보면 남녀평등 세계관 같은데 읽다보면 델피니아만도 못한 여성 취급이라니.-_- 바쁘게 일한다는 언급은 보이나 여자들이 바쁘게 일하는 장면은 잘 등장하지 않은 것도 걸리고. 하기야 남자들도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만.)

앞 부분이 너무 마음에 들었던 탓에 뒷부분에서 탈력해버린 것, 그리고 달달한 이야기의 스핀오프+외전이 쓰디쓴 이야기이고 이걸 책에 담아 놓아 입맛이 써졌다는 것이 불만 원인이지요. 하하하...



역시 100% 취향의 로맨스 소설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ㅁ-// 그래도 듀시스님이 빌려주신 덕에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아마 오늘도 집에 가면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골라 히죽히죽 웃으며 보고 있을거예요.///



미야베 미유키. 『하루살이 상-하』,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1, 각 12000원.
사이토 미나코. 『취미는 독서』, 김성민 옮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6, 12000원
사쿠라바 카즈키. 『고식 외전 2: 여름에서 멀어지는 열차』, 김현숙 옮김. 대원씨아이, 2008, 7000원
오키타 마사시. 『오오카미씨와 장화신은 형님고양이』, 김혜성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감상 요약.

엄,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탕!)




1권 마지막 단편 놔두고는 손이 가질 않아서 계속 방치하다가, 읽기 싫어도 읽어야 하는거야라며 억지로 집어 들었는데, 그 마지막 단편부터 3권까지는 책을 아껴 읽고 싶음에도 그러지 못함을 한탄하면서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때도 앞 1/3과 뒤 2/3을 읽는데 걸린 시간이 거의 비슷했는데 이 책도 그렇군요. 2-3권은 원래 한 권으로 나온 『굿럭 전투요정 유키카제』를 분권한 것이고, 지금 3부가 연재중이라는데 주인공이 누구인지 역자후기에서 보고는 조용히 관심을 끊었습니다. 그쪽 이야기라면 읽고 싶지 않아요.

처음에 애니메이션 정보를 듣고, 소설 나온 것도 듣고 했을 때는 사람들이 하도 BL 이야기를 해서 외려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BL로 보기에는 참 아까운 부분이 많지요. 애니메이션을 보면 두 남자간의 감정적 교류, 특히 잭이 레이를 아끼는 모습이 각별하게 느껴지는데 소설은 그런게 없습니다. 더 담백하달까, 그리고 JAM 쪽에 더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런 점이 훨씬 더 마음에 들었어요.
넵.
잘라 말하자면 전 애니메이션보다 소설이 훨씬 더 좋습니다.
그건 단순히 원작의 문제가 아니라, 애니메이션도 잘 만들긴 했지만 소설만큼 이야기가 풍부하지 않습니다. 이것 저것 다 쳐내고(그 와중에 아키라도 짤리고) 잭과 레이의 이야기에만 집중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전 왜 유키카제의 본체가 바뀌었는지, 무인기 도입과정에 무슨 잡음이 있었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레이의 심경변화가 일어난 경로도 소설쪽이 훨씬 자세합니다.-ㅁ-


여튼 3권쯤 가면 이놈이 앞의 그 쿨쉭한 녀석이 맞는가 싶은 정도가 됩니다. 그 변화모습의 축약판이 아키라인데, 아키라의 변화는 아주 한 순간에, 단번에 일어났지요. 그렇게 비교해서 봐도 꽤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읽으면 읽을 수록 애니메이션의 후카이 레이와 괴리가 일어나니..; 어느 쪽을 먼저보라 이야기 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리고 맨 마지막, 포스 중위의 분석은 사족이었다고 생각합니다.-ㅈ- 왠지 이상해.
가끔 책 후기에 작가가 '이전에 낸 작품 ****도 사주세요~'라고 써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잊혀진 것인지 어떤지, 하여간 예전 책에 대한 세일즈라고 봐도 크게 무리는 없지요. 하지만 아리카와 히로는 이걸 아주 얄밉게 표현했습니다. 바로 외전을 내는겁니다.-_-;;

도서관 시리즈 네 권에, 그 뒤에 나온 『별책 도서관 전쟁』은 설정자료집 같은 분위기를 폴폴 풍겨서 손대지 않았는데 나중에 읽고 나서야 진작 볼 걸 그랬다고 후회했습니다. 그럴진대 『고래 남친』은 그보다 간사하게, "제 다른 책을 보시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연애를 시작했는지 알 수 있어요."라고 속삭입니다. 뭐, 이건 전작을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유머(!)겠지요.

책 소개를 볼 때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습니다. 책 첫 장을 펼쳐 들고 읽어나가다가 키워드가 되는 이름을 듣고서 이 이름이 익숙하다, 혹시 그 이야기 아닌가 할때까지만 해도 신이 났을뿐, 책이 통째로 그럴 줄은 몰랐습니다.; 이 책에 실린 총 여섯 편의 단편 중 세 편이 바로 전작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나머지 세 권은 자위대를 소재로한 연애물이고요. 그런데 이 사실을 출판사가 몰랐을까요. 출판사 책 소개에서도 그 이야기는 전혀 안 다룹니다. 소개만 봐서는 전작하고는 관련없는 독립적인 단편집 같았으니 말이죠.

책 뒷면에 붙은 소개글입니다.

Story1 고래 남친
끝내주게 잘생긴 꽃미남 남친.
그런데 얼굴 한 번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Story2 롤아웃
지금, 그 남자와의 끝없는 화장실 전쟁이 시작됐다!
이 싸움만은 절대 질 수 없어!

Story3 국방 연애
건방지고 뻣뻣하고 도도한 주제에 제법 귀여운
그녀를 몰래 짝사랑한 지 어느덧 8년째!

Story4 여친은 유능해
그녀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왠지 그녀는 내게 너무 과분한 것 같아.

Story5 탈책 엘레지
진정한 사랑에는 장애가 따르는 법.
저 담만 넘으면 그녀를 만날 수 있다! 과연……?!

Story6 파이터 파일럿 그대
내 앞에서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그녀.
어떻게 하면 내가 지켜 줄 수 있을까.

이 중에 어떤 것이 전작의 영향을 받은 건지 아시겠어요? 아마 눈치 빠른 분이라면 두 편은 잽싸게 잡아내시겠지만 다른 하나는 어느 것인지 모르실겁니다.

Story 1, 4가 『바다 밑』의 후속 단편, Story 6이 『하늘 위』의 후속 단편입니다. 어떤 내용인지는 ... 음훗훗. 직접 읽어보시라고 밝히지 않겠습니다.
읽다보면 손발이 오그라 들어서 '으어어어어어! 달아!'를 외치지만 그러면서도 눈은 웃고 입도 실실 웃고, 책장을 넘기게 되더군요. 보고 나면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을 봤다는 생각이 흐뭇하지만 한 편으로는 커플천국에서 솔로는 갈데 없느뇨라 되뇌이며 눈물짓습니다.(...)

제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1, 6편입니다. 2는 아마 6과도 조금 관련이 있을 것 같긴한데 확실한 연관성은 모르겠습니다. 그건 『하늘 위』를 다시 봐야하지 않나 싶은데 확신이 안서네요. 5번은 전국이 1일 생활권 시대에 가까운 한국에서는 있기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일본처럼 길고 긴 땅에서는 그럴지 몰라도 한국에서는 별로 그럴 일이 없지요. 하기야 아예 징병제라서 2년 동안 기다리기도 하는 판에 뭐. 아, 외박이 무진장 힘들다는 전방부대에서라면 그럴지도 모르지요.

4편에서 등장하는 '자위대 가족(아내)는 이번에 남편을 보내는 것이 마지막 만남일지 모르기 때문에~'운운하는 것은 보고 코웃음 쳤습니다. 축구부를 만들어 리그를 꾸릴 수 있을 정도 '군인가족'을 알고 있지만 다른 아내들과 별다를게 없거든요. 아무리 자위대에서 정보를 얻었다지만 지나치게 미화(?)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아직 휴전상태인데다가 종종 사고도 터지는 한국군에서도 군인가족이라고 특별할 것이 없는데, 정식군대도 아니고 자위대인 일본이 왜...?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요. 어쩌면 그래서 더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려나요.-ㅈ- 왠지 이상한데.


다만.;
1, 4, 6의 이야기가 연애물이긴 한데, 본 소설은 판타지에 가까운 자위대물입니다.-ㅁ-; 그런고로 연애물을 읽다보면 앞의 이야기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될 것 같더군요. 이쪽은 리얼 로맨스물, 저쪽은 리얼 판타지. 이쪽을 읽고 나서 본작을 떠올리면 괴리감이 확 느껴집니다. 특히 1편에서 큰 사건이 일어났다가 해결되었다는데 그 큰 사건이, 티타늄에 가까운 등껍질을 입은 대형 닭새우(가재?)가 대량으로 육지에 올라와 살육을 벌였다가 퇴치당하는 이야기였거든요. 6번의 본편은 투명슬라임과 조우했다가 친구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쪽의 괴리감도 만만치 않아요. 그러니 로맨스 소설을 보고 앞편이 궁금하다고 봤다가 화들짝 놀라는 일도 있을법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아리카와 히로는 자위대 생활을 일면 낭만적으로 묘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밀리터리 매니아로서의 기술이라 할지라도, 일본이 진짜 군대를 가지는 것에 대해 공포 혹은 그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그런 불편함은 가시처럼 남아 있습니다.



아리카와 히로. 『고래 남친』 김미령. 북홀릭, 2011, 12800원.

1. 갑자기 『키노의 여행』이 보고 싶어져서 꺼내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이게 보고 싶어진 것은 『단탈리온의 서가』를 재독했기 때문. 어떻게 보면 『단탈리온의 서가』는 책을 둘러싼 여행인 것이고, 여행이 아예 소재로 잡힌 『키노의 여행』을 보고 싶어진 것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뭐, 단순히 부조리극을 보고 싶어진 것인지도 모르지만...;
봄이 온다 생각하니 또 『ARIA』가 보고 싶어지네요. 계절을 느낄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ARIA』입니다. 이건 주말용. 키노의 여행은 자기 전 독서용.


2. 장바구니에 모종의 식물을 주문하려고 담아 놓았습니다. 아마 연꽃도 같이 주문하겠지요. 저는 아마 두 개 남짓 쓸 것 같고, 나머지는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남은 것은 다른 분 드릴 생각입니다. 단, 장구벌레를 잡을 용기가 있는 분 한정으로 드려야지요.(...) 작년에 키워보아서 하는 말이지만 연꽃 심어 놓으면 반드시 장구벌레가 생깁니다. 이건 수생식물이라 안에 잠자리 유충을 키우거나 물방개를 놓아 키우거나, 하다못해 송사리나 피라미 한 마리를 키우지 않는 한은 장구벌레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_-;
아, 설마하니 그 모종의 식물이 뭔지 맞추시는 분은 없겠지요. 맞추는 분께 드릴까~.


3. JR 패스는 한 번 써(사)보고 싶었지만 아무리 해도 그걸 쓸 정도의 코스가 안나오더랍니다. 이동 거리가 길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아무리 해도 그정도까지는 안나오는군요. 핫핫핫.-_-; 게다가 지금의 환율로는 7일 28300엔의 JR 패스가 한화로 얼마인지 생각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넉넉잡아 40만원?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그렇게 신칸센 타고 다니다가는 무릎이 못 버틸겁니다.
(그러니 웬만하면 참아라? -_-)


4. (저장했다가 맨 처음 달아놓은 제목인 메구리네 루카 관련 글을 안 썼다는게 떠올라서.;)
메구리네 루카의 문어버전은 이번 주 내에 홍대 가게 되면 주문할 예정입니다. 다시 말해 이번 주 내에 홍대에 가지 않는다면 인연 없는 것이겠거니 하고 잊겠지요. 가능성은 역시 반반.


5. 까맣게 잊고 있던 종이 뭉치가 떠올랐습니다. 대략 3kg일텐데, 노트 만든다고 잘라와 놓고는 방치중이었어요. 올해 다 수첩으로 만들어야죠.'ㅅ' 손 움직이기에는 딱입니다. 자아. 다시 본 업무로~.
제목은 말 장난입니다. 본문 및 책 내용은 죽여, 살려와 전혀 관계 없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죽이고 살리는 것과는 관계가 없지요)

신간 목록을 죽 훑어 보다가 순위 안에 『손 안의 작은 새』란 책이 있는 걸 봤습니다. 클릭해서 내용을 훑어 보려다가 표지를 보고는 점수가 확 깎였습니다. 표지가 취향과 백만광년정도 거리가 있더군요. 핫핫핫.-_-;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출판사의 소개글도 일종의 낚시입니다. 출판사 소개글에 과장이 상당히 섞여 있다 생각한 책이 꽤 있는데, 가장 심각하게 느낀(?) 것이 『얼간이』입니다. 어벙버리한 무사와 천재 미소년의 콤비라고 했는데 이 천재 미소년이 소설에 등장하는 것은 마지막 30% 가량이었다고 기억하고, 상당히 예쁘장하게 생기긴 했지만 미소년이라고 칭송받을 정도의 외모적 묘사나 상황 묘사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사도 그렇게 어벙버리하거나 멍청하거나 하지 않고 좀 느긋한 성격의 중년 아저씨고요. 읽다가 낚였다고 투덜댔지만 미미여사 책인데다 역자도 이규원씨라 내용 자체에는 불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마음이 좀 상해서 아직 『하루살이』는 주문 순위가 뒤로 밀렸습니다. 3월 되면 주문할듯.;


『손 안의 작은 새』는 역자가 권영주씨라 일단 마음은 놓았는데 가노 도모코란 이름이 묘하게 걸리더랍니다. 분명 이 작가 책을 본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더군요. 이 책 내기 직전에 출간된 『유리기린』은 아는 책이 아니라 놔두고, 다른 목록을 보니 『나선 계단의 앨리스』, 『무지개집의 앨리스』 작가더랍니다. 지금 찾아보니 2008년에 읽은 책이네요.(감상기 링크)
이 두 책도 꽤 마음에 들어서 두 세 번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습니다. 이번 책도 일상 생활 속의 추리라는 말에, 로맨스도 섞여 있다 해서, 이 달은 책 더 안 사겠다는 결심을 깨고 먼저 구입해 보았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아래는 내용 폭로형 감상기이니 주의하며 열어보세요.


전작인 『유리기린』은 애초에 시작부터가 그렇다보니 아직 읽을 용기가 안납니다. 보고는 싶은데 용기가 안나네요. 다른 책들 더 보고 용기가 생기면 도전해보렵니다.+ㅅ+



구입 인증 사진을 올려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위쪽은 『도서관 전쟁 별책 1-2』, 『바케모노가타리 블루레이 디스크 1』, 아리카와 히로의 신작『키켄』.
왼쪽은 『명탐정 코난 극장판 15 - 천공의 난파선』, 『바케모노가타리 블루레이 디스크 2』, 니시오 이신의 『상처 이야기』입니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감상 불가. 그런고로 에바 파를 포함한 블루레이 디스크의 감상은 나중으로 미루고, 최근에 읽은 책 감상부터 올리지요.


아리카와 히로의 책들이 그렇듯『키켄』은 라이트 노벨에 넣기 애매합니다.『도서관 전쟁』은 나온 출판사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라이트노벨이라 넣을 수 있겠지만 『키켄』은 일반인도 볼 수 있는 소재라고 보거든요. 뭐, 라이트노벨과 일반 소설이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난감하지만, 『키켄』은 라이트노벨보다는 일반인도 재미있게 볼만한 대중소설에 들어간다고 봅니다.
다만, 소설의 독자는 일반 소설에 비해서는 조금 좁습니다. 주요 키워드가 공대생, 동아리 활동, 축제이기 때문에 여성독자보다는 남성독자들에게 더 잘 맞을 소설이며, 대학을 다니면서 동아리 활동을 했다거나, 아니면 공대를 나왔다거나 하면 공감하며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 하지만 이 이야기에 대한 싱크로율이 높으면 높을 수록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싱크로율이 높았다는 분들, 가슴에 손을 얹고 학창시절을 다시 돌아보세요. 참고로 제 싱크로율은 참 낮았습니다.(당연한 이야기.-ㅁ-)

키켄은 기계제어연구부(機械制御硏究部)의 약자입니다. 키켄의 한자는 機硏일텐데, 이 대학의 학생들은 이 동아리의 약자인 키켄을 절대 機硏으로 보지 않습니다. 다들 발음 그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인 危險으로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키켄이 전성기를 누렸을 당시의 양대 산맥과 그 직속 후배들의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구조가 특이하다 싶은데 화자가 누구인지 생각하는 것도 나름 재미입니다. 저는 마지막에 가서야 화자를 알아챘으니, 다른 분들은 미리 맞춰보시길. 힌트는 다양하게 있습니다.

이야기 구조도 독특하지만 편집도 독특합니다. 매 장마다 앞에는 만화로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읽고 나서 앞으로 돌아가 만화를 보면 그 한 컷 한 컷의 장면이 아주 중요한 부분이더군요. 그러니 내용 폭로가 싫으시다면 일단 그 장을 읽고 만화를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표지와 뒷표지는 누가 외치는대로 거짓말입니다. 저런 이야기가 절대 아니예요.;
(100%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는 게 참...;....)



니시오 이신의 『상처이야기』는 『괴물이야기』의 뒷편이자 앞 이야기입니다. 출간은 『괴물이야기(바케모노가타리)』가 먼저 되었지만 시간적 순서를 보면 『상처이야기』가 앞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괴물이야기』를 먼저 읽고 『상처이야기』를 보시라고 추천합니다. 앞에 '절대'라는 부사를 붙이고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괴물이야기』의 막바지에 왜 고양이가 그런 말을 하는지, 왜 고양이와 라라의 대화가 그렇게 흘러가는지 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상처이야기』를 보고 나니 알겠더군요. 이 소설은 책 소개에도 등장하지만 아라라기 코요미의 첫 괴이 체험담입니다.

여튼.
라라.
이 썩을 놈.
주스로 갈아 버려도 비료로 밖에 쓸 수 없을....-_-+
내가 네카라면 키스랑 손잡고 진작에 네 발목에 빨랫줄을 휘감아 63빌딩에서 번지점프시켰을거다.-_-++
아무리 둔감한 녀석이라지만 이쯤되면 짜증의 폭풍우가 휘몰아쳐서 마을 전체에 해일경보를 내리고 싶은 정도입니다. 그러니 절대로 『괴물이야기』를 먼저 보시고 그 다음에 『상처이야기』를보시길. 만약 순서가 거꾸로 되면 『괴물이야기』의 메인 커플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재미도 반감되지 않을까 싶네요.

『상처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괴물이야기』를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집니다. 그런고로 저는 이만 『괴물이야기』를 다시 읽으러 갑니다.
참고로 『괴물이야기』는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집에 두려고 했는데 『상처이야기』는 더 안보고 봉인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다음 편은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요. 순서상으로는 고양이 이야기일텐데, 과연..?
(기다리는 재미가 있으니 일부러 원서를 찾아서 내용을 확인하진 않겠습니다.;..)


『단탈리온의 서가』는 사진을 안 찍었습니다. 이건 이미 다른 분께 넘기기로 했고...
미쿠모 가쿠토의 『M.G.H.』를 재미있게 본터라 『단탈리온의 서가』도 은근히 기대하며 봤습니다. 한 번쯤은 볼만하고 소재나 구성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단탈리온의 서가'라는 신기한 서가가 존재하며 여기에는 세상의 기이한 도서들이 모두 모여 있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하는데 설정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자마자 단번에 꺼내 읽었습니다.

하지만 삽화를 보고 있노라면 이야기에 집중이 안됩니다. 휴이는 괜찮지만 또 다른 주인공인 다리온은 표지에서 보이는 외모와 실제 소설에서 묘사한 외모가 동 떨어져 있어서 말입니다. 다리온의 외모에 대한 묘사는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데 그 때마다 이질감이 느껴집니다.-_- 묘사에서는 레이스와 프릴이 달린 화려한 치마, 거기에 고급스러운 검은 천, 그 위에 어울리지 않는 금속제 팔목보호대에 허리보호대, 부츠를 신고 있어서 마치 중세 기사의 갑옷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한데 말입니다, 표지를 보아도 그렇고 다른 삽화를 보아도 그렇고 팔목의 보호대나 허리 보호대는 없습니다. 그저 나풀나풀한 소매가 있을뿐이지요. 묘사를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등장하는 누구씨가 있으니, Fate/Stay. 거기의 페이트의 모습이 이렇지요.
다리온의 성격이나 휴이와의 관계, 이야기의 구조를 보면 또 『고식』같아 보이기도 하고. 정형화된 틀에 소재는 고급소재(?)를 써서 재미있게 썼지만 삽화가 몰입을 방해하는데다 책을 태우는 썩을 놈들과 이상한 다른 커플들이 등장하는 통에 마음이 상했습니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결말을 확인할 때까지는 집에 두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이 책이 제대로 결말이 날까 싶기도 하고. 『고식』 같다면야 제대로 된 완결은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아리카와 히로. 『키켄』, 윤성원 옮김. 북로드, 2010, 12000원.
니시오 이신. 『상처이야기』,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11, 12000원.
미쿠모 가쿠토. 『단탈리온의 서가 1-2』, 구자용 옮김. 학산문화사 2010-2011. 각 6800원


덧붙여 책값에 대한 짤막한 잡담.
책값이 비싸다 생각했는데 『키켄』이나 『상처이야기』나 라이트 노벨 2권보다 싸다고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지름신이 강림하셨어요.ㄱ-

오늘 아침에 도착한 책입니다.'ㅂ'
작년에 교보문고에 세 책을 나눠 주문했는데 그 중 두 권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한 권은 스페셜 오더로 3-4주 걸린다 했으니 1월 말에나 들어올까요. 한정판은 아닌 것 같으니 느긋하게 기다리면 언젠가 도착하겠지요.


여튼 아침에 책 주문 상황 확인한 김에 이모저모 검색하다가 지름의 덫에 걸렸습니다. 이건 저뿐만 아니라 마스터님도 같이 걸릴 겁니다.-_-; 아리카와 히로의 신작이 나왔는데 제목하여 「키켄」. 내용은 열혈 공대생들의 일상이랍니다. 낚였어요, 낚였어. 이건 반드시 봐야 하는 책입니다. 어흑.;ㅂ;
원래는 도서관 전쟁 별책이 교보에서 사는 것이 싼지, 홍대에서 사는 것이 싼지 검색하러 들어갔던 것인데 엉뚱한 책을 손에 들었으니 말입니다. 이것도 사야합니다. 2010년에 나온 책이라 쿠폰 적용은 안되니, 상황 봐서 홍대에서 사오거나 아니면 그냥 적립금 받고 교보에서 사거나 해야지요. 일단 구입 우선 목록은 블루레이 디스크인 것이고...

이달에도 10만원은 가뿐히 넘길 거란생각이 듭니다. 괜찮아요. 책값은 아끼지 않으니까요.



덧붙임.
왼쪽에 있는 화집은 하츠 아키코의 30주년 화집, 「만화경」입니다. 최근에 한국에 나온 책들-아름다운 영국시리즈나 여신님과 나의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고요. 예전 화집과는 그림이 겹치지 않습니다. 게다가 묘~하게 描들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뒤표지만 보셔도 아시겠지요? 훗훗훗.
빌헬름이 두 번이나 등장했는데 화집 안에도 빌헬름이 잔뜩 등장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영국시리즈 4권에서 작가가 말했든 빌헬름이 요괴고양이 분위기를 팍팍 풍기고 있습니다. 삽화 모아 놓은 것을 보니 확실히 티가 나네요.


어, 하지만 아무리 제가 고양이를 좋아해도 여신님은 좋아할 수 없어요.; 저분은 제 취향과는 상당한 거리가....;;
니시오 이신은 도서관에서 만난 작가입니다. 물론 그 전에 북새통에서 화려한 책등을 보고 한 번쯤 눈길을 준 적이 있긴 하지만 손을 댄 것은 도서관에서가 처음이었습니다. 딱히 눈에 들어오는 책은 없고, 그렇다보니 시리즈가 꽤 많아 보이는 헛소리꾼 시리즈를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게 된겁니다. 그리고는 꽤 반해서 지금은 아예 마스터님께 시리즈 전 권을 빌려서 흐뭇하게 보고 있습니다. 살해 방식은 상당히 잔인한데도 그게 그리 잔인하게 여겨지지 않는건 주인공이 맹해서 그런거죠. 이름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잇군.-ㅁ-

괴물이야기가 나온 것을 알았을 때도 사서 봐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하권이 나온 것을 알고 미적미적 구입했습니다. 사실 하권이 출간된 것보다 바케모노가타리 애니메이션 DVD가 출시된 것이 등을 더 떠밀었습니다. 내용을 알아야 품절되기 전에 DVD를 주문하든가 말든가 하지요. 게다가 블루레이까지 나오다보니 가능하면 빨리 내용을 파악해야 다른 매체도 구입여부를 결정하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결론은?

블루레이를 지릅니다.-_-;

DVD 소개에 등장한 캡쳐화면을 보면 라라짱라기코는 얼굴이 그저 그런 것 같은데 그런 것치고 여자들이 참 많이 들러붙는단 말입니다. 전작은 그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 ..... 라고 쓰고 보니 전작도 그랬습니다. 헛소리꾼도 여자가 엄청나게 많이 붙었지요. 그쪽은 연애감정이 아니었고 이쪽은 연애감정에 가깝다는 건 다르지만 그래도 여자가 많이 등장합니다. 남자는 달랑 둘. 아... 써놓고 보니 참 슬프네요.
하여간 내용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도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 하니 어떻게 이야기를 옮겼을지 궁금합니다.+ㅅ+



...

블루레이 디스크 재생기기가 없는 것은 잠시 무시합니다. 하.하.하.



하지만 추천도는 낮습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 보이기 때문에 추천하기 망설여지는군요. 앞서 나온 헛소리꾼 시리즈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각 편에서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혹시라도 비극으로 끝날까봐 가슴졸이며 봤는데 깔끔하게 잘 끝납니다. 다들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동화의 마지막 구절이 떠오를 정도로요. 게다가 걱정하고 있었던 라라짱라기코의 고백도 아주 절절하게 등장합니다. 오오. 자네 그정도까지 말 할 수 있을줄은 몰랐다니까. 은근히 격정적인데가 있구만! 게다가 한 번 결심한 것에 대해서는 확고하니 그정도면 크랩양을 넘겨도 될 정도네!

본론으로 돌아와서, 가벼운 이야기임에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삼천포로 지나치게 잘 빠지기 때문입니다. 라기코와 대화하는 모든 여자들이 다 그렇습니다. 그나마 센조가하라는 좀 나은데, 마요이나 칸바루는 등장만 했다하면 엉뚱한 곳으로 이야기가 툭툭 튑니다. 게다가 센고쿠는 캐릭터 설정 자체가 정말로 취향이 아니다보니 등장하는 장면을 읽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고요. 사실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닥 잘난 걸로 묘사되진 않았는데 왜 저런 남자가 인기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것도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내내 인기 없다가 사건을 겪은 뒤에 인기 폭발이라는 상황도 그렇고요. 뭐, 그거야 이모저모 이유를 대면 이상하지 않긴 한데...ㄱ- 그런 부분도 조금 걸립니다.
만담과도 비슷하게, 이야기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대화를 주고 받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저도 몇 번인가 그런 부분은 대강 건너뛰고 읽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괴이와 해결방안이니까요. 그 부분만 집중해서 보면 니시오 이신 특유의 말장난이 잘 묻어나는 이야기고, 가볍고, 로맨스 중심이고 하니 볼만합니다. 단, 책 가격이 꽤 나가니까 조금 고심하실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상권은 초판 한정 투명책갈피를 못 구했지만 하권은 들어 있더군요. 하네카와보다는 센조가하라가 좋지만 어쩔 수 없지요.-ㅁ-


니시오 이신. 「괴물이야기 상-하」. 현정수, 학산문화사, 2010. 각 12000원.



* 살짝 덧붙임.
1. 고토부키 같은 타입의 츤데레보다는 센조가하라 같은 츤데레가 더 좋습니다.
2. 센고쿠를 싫어하는 건 라기코에게 대시할 준비를 하는게 빤히 보이기 때문에. 전 주인공 커플이 정해져 있을 때 누군가가 그에 대고 대시하는 것을 질색합니다. 칸바루도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야는 둘다 대시중이니 낫고.;
3. 라기코도 완전 돌머리는 아닌가봅니다. 일 풀어나가는 것도 그렇고, 임기응변도 상당하고. 거기에 공부시킨다고 그걸 따라가는 걸 보면 평균 이상은 되는 것 같군요.
후기에, 다음 외전에서 뵙겠습니다라는 말이 있어서 언제 나오냐고 자문했더니 '견습생'이 다음 외전이라는 자답이 나옵니다.-ㅁ-; 한국에서의 출간순서를 생각하다보니 미처 견습생을 염두에 두지 못했군요.

이번 책은 역자가 바뀌었던데 미처 손질하지 못한 부분이 보입니다. 판권지 ... 였나, 하도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라 저도 헷갈리지만 목차 들어가기 전, 책 제목과 저자, 역자가 소개된 부분에는 최고은이라고 되어 있네요. 하지만 다른 부분은 모두 김예진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후자가 맞을듯합니다. 역자가 바뀌었음에도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삽화집 1권은 주로 코노하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이번 책은 코노하의 2학년 학급친구인 세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고토부키, 모리, 소리마치. 왜 전체이름을 적지 않았냐 물으신다면 재미를 남겨두기 위해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이름이 이번 책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특히 모리의 동생 이름은 참 .... 참.... 참....... (먼산) 괜찮아요. 한국에는 이슬비와 푸르매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슬비는 많이 보았음에도 아들 이름을 푸르매라 지은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보신분?)


삽화집은 본편과 같은 시기에 씌어진 외전을 묶은 것인가봅니다. 앞 권을 읽으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번에는 후기에 그런 언급이 있습니다. 소리마치가 코노하를 제재(..)하는 장면은 실제로 아주 심각한 부분임에도 쓰면서 작가가 웃을 수 밖에 없었다는 건 당연한거죠.; 저도 퇴근하면 해당 장면을 다시 찾아볼 생각인데 보면서는 웃음이 절로 나올 것 같습니다. 본편 뒷부분에, 어디선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 누구를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살짝 살짝 미싱링크를 채워주는 이야기들이라 재미있지만 여전히 고토부키의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이 굳어집니다. 몇 번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나나세는 감정이입이 영 안되는군요. 볼 때마다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요령이 너무 없는 새침데기라서 그런걸까요. 이런 타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쯤되면 참..;




나나세의 이야기가 상당히 비중이 높지만 그래도 발랄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건 그 커플 덕분입니다. 특히 코노하 모르게 아마노의 수제자(...)가 된 S군. 대단할세. 나도 자네를 본받아 타고르를 읽도록 하지.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사랑하는 삽화집」. 타케오카 미호, 김예진, 학산문화사. 2010. 6800원

「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의 원제를 직역하면 저렇습니다. 원제가 「フリ-タ-, 家を買う」거든요.

프리터라고 하면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생계를 잇는, 그런 사람을 말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프리터. 첫 번째 직장을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3개월만에 때려치우고는 아르바이트만 대강 하면서 직장을 찾았는데, 그렇게 둥가둥가 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 집에 돌아오니 시집가서 나고야에 사는 누나가 돌아와 있었습니다. 집에서 그 누구보다 무서운 누님. 왜 오셨냐고 했더니 집안을 돌보지 않는다고 불호령을 내리십니다. 그제야 집안 상황을 깨달은 아들래미. 어머니가 우울증을 동반한 불안장애에 걸리신겁니다. 그리고 그 병에 걸린 이유가 아버지, 자기, 그리고 이웃 사람들이란 것을 알고 나서는 이사가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취직하기로 결심합니다.

주인공이 개과천선하여 마음 잡고 열심히 일하는 이야기는 상당히 많지요. 한데 아리카와 히로의 유머 넘치는 글재간이랑 만나면 웃으면서도 한 구석이 찡한,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읽으면서 왠지 「지어도 돼?」와 비슷한 느낌이라 생각했는데 둘다 집이 소재라 그런가봅니다.

여튼 이야기는 주인공의 프롤로그, 취직, 돈 모으기 및 집안 추스리기와 어머니의 치료, 이사, 에필로그 쯤 됩니다. 아마 보고 나면 누님이 마음에 든다는 분들이 상당히 많을 겁니다. 조금은 만화적인 인물이긴 한데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법합니다. 특히 '누나'니까 아버지의 성격을 빼닮았다면 더욱 그럴 듯하지요. 어머니의 성격이 섞여서 그렇게 독불장군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대목은 사람 뽑는 것, 아버지와의 관계 개선, 길고양이 줍기, 이사하기. 에필로그는 읽다보면 간질간질합니다. 그리고 그 대목이 넘어가면 마음이 참으로 허하지요. 허허허허허.


도서관 전쟁 시리즈보다는 「세마리 아저씨」와 닮았습니다. 이게 일본에서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던 모양이네요. 드라마 쪽도 보고 싶은 것이, 니노미야가 주인공입니다.-ㅂ-; 이거 보고 오오쿠까지 보고 나면 갭이 상당하겠네요.;
백수 프리터 vs 오오쿠라.;...


연애 라인도 있습니다. 당연히 주인공의 연애 라인인데 커플을 보고 있자면 도서관 전쟁도 떠오르는 것이... 하하하. 왜냐 물으시면 그저 웃지요.


구입여부는 조금 고민하고 있지만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다 읽고 나면 흐뭇해지는 것이 12월과도 잘 어울리네요. 생각난 김에 한 번 더 읽어야겠습니다.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가방을 샀더니 책 네 권이 따라왔습니다.

...

농담입니다. 물론.;

윗 문장은 왼쪽에 있는 책 네 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백희나씨의 달 샤베트와, 거기에 딸려 온 이벤트 상품인 엽서. 아라비안 나이트 엽서인데 그림이 낯익다 했더니 인디고에서 나온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삽화가시더군요.'ㅂ'

- 달 샤베트. 백희나씨의 그림책은 어른이 봐도 재미있습니다. 물론 저야 그림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어른이긴 합니다. 여튼 집(아파트)을 만들고 꾸미고 그리고 사진 찍어서 구성한 그림책이라 더 재미있습니다. 제가 미니어처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이번 책은 앞서 나온 구름빵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도 그 달 샤베트 한 그릇 얻어 먹었더라면 올 여름에 고생 덜 했을텐데요. 아니, 그 달 샤베트 한 그릇 얻어다가 땡볕에 고생하시는 분들께 가져다 드리고 싶더군요.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다른 집들은 다 에어컨을 돌리고 있는데 반장 할머니는 부채를 부치며 더위를 이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리는 '물 떨어지는' 소리. 뭔가 하고 보니 날이 너무 더워 달이 녹아 내립니다. 서둘러 그릇을 준비해 녹아내린 달을 받아 둡니다. 그리고 이걸로 뭘 할까 하다가 샤베트를 만들지요.
그 때 정전이 됩니다. 주변 지역까지 다 정전이 되니 어두컴컴한데다 에어컨이고 선풍기고 안 돌아갑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밖에 나와보니 반장 할머니네 집만 환합니다. 들여다보니 달 샤베트가 있군요.

그 뒷 이야기는 재미로 남겨두겠습니다. 후후후후후.
(아, 잊지말고 생협 번개에도 가져가야죠. 이 책 어디 두었더라..?)


- 고양이 쇼타로는 1권 앞부분을 보고 취향에 안 맞는다고 던져버릴까 했습니다. 이 책을 구입 목록에 올린 것은 신간 검색하던 도중에 가방을 함께 준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고, 번역자가 권일영씨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구입했는데 취향에 안 맞는다고 바로 던져버리기는 아깝더군요. 꾹 참고 읽어나가니 처음 두 편이 지나자 분위기가 돌아옵니다. 오오. 이거라면 괜찮아. 게다가 귀여워!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역시 주인님.-ㅁ-; 아니, 파트너라고 할까요, 동반자라고 할까요. 하여간 그런 성격의 아가씨는 제가 껄끄러워 하는 타입의 사람이란 말입니다. 아가씨라 부르기는 미묘하지만 연령대가 비슷했던 걸로 기억하니 그냥 넘어가지요. 돈 쓰는 것도 그렇고 살림 운영하는 것도 그렇고. 대책 없달까..OTL 쇼타로가 불안해할만 합니다.

고양이 탐정 쇼타로는 앞서 읽은 「롱 도그 바이」처럼 고양이가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인간세계를 바라봅니다. 시선이 독특하기도 하거니와 다들 너무도 똑똑해서 수수께끼를 금방 풀어냅니다. 그리고는 주변 사람이 그걸 알아채게 하는데, 가끔은 비약이 심한 것 아닐까 싶은 정도로 잘 알아챕니다. 애초에 여주인공인 '주인님'이 상상의 날개를 아주 잘 펴는-헛다리도 잘 짚는-사람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네요.

쇼타로 시리즈는 한국에 이 네 권만 들어와 있습니다. 장편도 있는 모양인데 그건 아직이네요. 검색하다가 알았지만 제가 상당히 좋아하는 「참을 수 없는 월요일」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하하하하. 저 이 책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알고 났더니 쇼타로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30% 증가했습니다.
(저 책에 디오라마가 등장해서 그런 것만은 아닙...?)


쇼타로 시리즈는 역시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보고 나면 집에서 구르고 있는 고양이들이 평범하게 보이지 않을 겁니다.


백희나. 「달 샤베트」. 스토리보울, 2010, 1만원.
시바타 요시키. 「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1-4」. 권일영. 시작(웅진임프린트), 2010, 각 8500원.


쇼타로 4권을 구입하면 준다는 작은 가방은 정말로 작습니다. 저 쇼타로 시리즈도 A6 사이즈인가 싶을 정도로 작은데-사진의 엽서와 비교하시면 대강 아실겁니다-그 쇼타로 시리즈 책 한 권이 들어가면 딱 맞습니다. 거기에 핸드폰 하나, 교통카드 지갑 하나 정도 들어갈까요. 집 앞 카페에 책 한 권 들고 마실 나갈 때 이용하면 좋겠더군요.'ㅂ'
나나니벌도, 땡벌도, 말벌도, 꿀벌도 아닌 여왕벌입니다. 나나니벌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종류는 여왕벌이 있을텐데 말이죠. 나나니벌은 그냥 암컷이 구멍파서 밥이랑 알이랑 같이 넣어두지 않던가요. 파브르 곤충기는 고등학교 때 읽었던지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포스는, 예전에 박연이 그린 「나비날개」(맞나; 하여간 두 권짜리 만화책)의 기생벌 같은 느낌입니다. 요 며칠 전에 이 책이 문득 떠올라서 내용이 어땠나 기억을 더듬고 있었는데 마침 또 비슷한 느낌의 여왕벌이란 책을 봤으니 같이 써보는 거죠. 하여간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을 절로 홀리고 있으니 개미귀신과 닮았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당당함과 예상하고 있던 그 정체(?)를 생각하면 여왕벌은 타당한 제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펄이 된 당신, 고생 좀 하겠구려. 그나마 여왕개미가 아닌 것이 다행이오만.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을 읽다보면 여자 주인공은 항상 미모의 소녀입니다. 보통 미모가 아니지요. 옥문도에서야 여자들이 좀 많이 나왔으니 상대적으로 미모에 대한 이야기가 덜 부각되지만, 다른 이야기에서는 외모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특히 악마가 피리를 불다나 이누가미 일족의 경우엔 주인공이나 조연들의 미모가 어느 정도는 사건의 원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외모 순위만 놓고 보자면 이번 소설의 주인공이 제일 상위에 올라갈겁니다. 절색이기도 하지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색기가 폴폴 풍기거든요. 남자를 절로 홀리는 미모인겁니다. 그 미모가 이번 사건의 발단이라 .....;


재미있게는 보았는데 몽고메리(L.M.) 분위기가 나다보니 결말은 미묘합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맺어주니 좋긴 한데 거참..=_=;


그리고 이번 소설에서는 전쟁 직후 일본 황실의 대대적인 개편작업이 소재 중 하나입니다. 이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일본 황실에 대한 계보와 전후 사정에 대한 것을 읽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보았습니다. 알고 있으면 여왕벌을 조금 더 재미있게(?) 그리고 불편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_-;

- 맥아더가 들어와서 한 일 중 하나가 일본 전범 재판이었지요. 그 때 일본 황실의 개편 작업도 같이 이루어집니다. 일본 황실은 본가 외에 11개인가, 10개의 분가가 있었습니다.(한국 왕실도 이왕가(李王家)라는 이름으로 있었음)
분가 황실들은 이 때 모두 평민으로 각하됩니다. 지금도 분가들은 남아 있지만 신분은 어디까지나 평민입니다.-ㅅ-

- 일본 사람들이 황실에 갖고 있는 경의랄까.. 그런게 참 묘해 보이는군요. 이번에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 마사루가 쓴 「지의 정원」을 읽으면서도 느꼈는데 묘하고 또 불편합니다.=_= 지의 정원에 대한 리뷰는 한 번 더 읽고 해야할 것 같아서 미루고 있고요. 빠르면 이번주에 올라갈라나.



추리소설로서는 그리 높은 평을 받지 못했지만 영상화는 많이 되었다는데, 결말을 보고 있으니 확실히 영상으로 만들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미모를 갖추고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라면..?; 미모와 색기, 당당함 등을 다 갖추어야 하는데 찾기 쉽지 않겠다 싶습니다. 2006년에 만든 것이 최신이라는데 여배우가 누군지는 나오지 않고 긴다이치 역을 이나가키 고로가 맡았다는 것만 나오네요. 은근 잘어울립니다.-ㅁ-;


해결부분을 보면 트릭이랄 것도 별로 없고, 그냥 가볍게 로맨스 소설 보듯 보셔도 됩니다. 범인은 맞추지 못했지만 읽고 나니 딱 요코미조 세이시답더랍니다. 풍기는 느낌만 보자면 이누가미 일족과 가장 닮아있어요.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는 전작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사다 봤습니다. 쌍두의 악마 리뷰를 보고는 보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져서 책 구입 자금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쌍두의 악마부터 구입했을 겁니다.
(저는 역시 작가 아리스 쪽이 더 취향입니다. 학생 아리스의 탐정씨는 너무 쿨쒹하시달까.)

제가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를 재미없게 본 이유는 간단합니다. 주인공 '나'가 하는 짓이 중학생들이 하는 딱 그 행동이다보니 참을 수 없어졌단거죠. 아하하; 사실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도 그래서 초반이 재미없었습니다. 친구에게 질투하고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 안달나고.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친구는 참 고고 냉정 우아하시고. ... 아니, 정말 그래요. 갸는 또래 중학생과는 분위기가 달라요. 뭐랄까, 좀 천재적이랄까.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특히 마지막의 30%를 읽으면서는 두 손 들었습니다. 아아. 역시 미미여사님. 특히 마지막의 반전은 씁쓸하기도 하지만 '지당해보이는' 상황이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의문이 한 번에 확 날아가는군요. 그리하여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무리도 전작과 살짝 연결해주면서 했고요.

괜찮아, 꼬마. 다 잘 될거야. 죽도록 힘들어도, 마음이 허해도, 언젠가 봄은 올테니까.
(물론 그 봄을 만나지 않고 끝까지 겨울로 살겠다는 인간도 여기 있지만, 그런 건 예외.)



꼬리 아홉 고양이는 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가 엘러리 퀸 시리즈 중에서 안 본 책이다 싶어 집어 들었씁니다. 이전에 단편으로 고양이가 등장하는 것을 보긴 했는데 이건 아예 장편이더군요. 서로 다른 이야기다 싶어서 빌렸는데 완전히 다릅니다.
아마 시기 상 라이츠빌 중 재앙의 거리였나, 그 후의 이야기 같습니다. 엘러리가 사건에 참여하는 이유라든지, 맨 마지막의 해결부분에서의 일을 보면 대강 짐작이 갑니다. 애초에 라이츠빌 시리즈는 제 취향하고 안 맞아서 한 번 읽고는 고이 모셔두었으니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연결되는 이야기가 재앙의 거리였는지 열흘간의 불가사의인지요.-ㅁ-

시작은 간단합니다. 고양이라는 이름이 붙은 어느 살인자가 뉴욕에서 연쇄 살인을 저지릅니다. 하지만 수법만 동일할뿐, 살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공통점도, 어떠한 이유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혼란에 휩싸이고 자신이 범행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패닉에 빠집니다.

엘러리는 처음엔 사건 수사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지만 옆구리를 퍽퍽 찔린데다가 아예 시장과 경찰 고위 인사가 짜고서는 퀸 경감을 사건 담당자로 임명한 덕에 끌려 들어갑니다. 그 뒤에도 연쇄 살인이 계속되다 보니.... (하략)

재미있게 보았지만 취향은 아니었습니다.ㅠ_ㅠ 뉴욕이 배경이지만 글 분위기는 라이츠빌 시리즈와 닮았습니다.
거기에 보고 있다보니, 엘러리 퀸을 따라잡고자 하는 어느 작가가 떠오르더랍니다.

'자넨 아직 멀었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나치게 건방진걸까요. 한 가지 사실이 딱 튀어오르는 순간, 그 간의 모든 의문이 차례로 풀려나가고 있으니, 마치 매듭 하나를 풀자 실뭉치가 한 번에 풀어진 느낌입니다. 그리고 ...(역시 하략)

왜 시공사의 엘러리 퀸 시리즈에 이 이야기가 빠졌는지 궁금하군요. 요즘 추리소설 열심히 내고 있던데 다시 안 내주려나. 그러면 잽싸게 시리즈 다 사줄텐데 말입니다. .. 그리고 기왕 낼 때는 판형 예쁘게 해서 하드커버 실제본으로 내주세요.>ㅆ<




최근 들어서 깨달았지만 나이 먹으면서 아집같은 것이 생깁니다. 고집과는 다른 쪽으로요. 편견이라고해야하나. 그런게 강화되는 느낌이더랍니다. 왜 이런 소리를 하고 있냐면, 제가 해산물을 즐겨먹지 않는다에서 좋아하지 않는다로 바뀐 것도 최근 몇 년 사이이고, 큰 개는 좋아한다에서 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로 마음이 돌아선 것도 최근이기 때문입니다. 그걸 깨달은게 올해 들어서였을겁니다.

어쨌건.;
그런 이유로 가스미 류이치라는 낯선 작가의 책 표지에, 도기 하드보일드 액션이라는 소개글을 보고는 손이 가지 않더군요. 하지만 이미 집에 남아 있는 추리소설들은 거의 다 읽은 상황이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집어 들어 읽을 수 밖에요.

...

근데 이거 아주 재미있습니다.
아주 귀엽습니다.;
개들로 난장판이지만, 아주 재미있습니다.+ㅅ+



주인공은 개입니다. 시바견과 다른 개의 잡종인데 중년이라기엔 조금 젊은 부부가 주인입니다. 일찍 결혼을 해서 이미 자식들은 다 독립했고, 번역일을 하는 남편과 디자이너인 아내만 단촐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마을-플랜더스의 개에서 이름을 따와서 프라다 마을. 명품 마을은 아닙니다-은 개가 상당히 많습니다. 고양이에 대한 언급도 조금은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격하게 개를 사랑하는 듯 보입니다. 뭐, 관광 홍보 차원이기도 하지만 마을의 영웅犬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세웠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동상을 만든 후부터 마을에 묘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 것이 주견공과 그 친구들이고요. 개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사람이 주역이 아니라 개가 주역인 이야기라니까요. 그러니 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굉장히 재미있게 보실 것이고, 좋아하지 않으신다 해도 모험과 추리가 넘치는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또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 고로 이건 첫비행님이 참으로 좋아하실 듯한..
(요즘 바쁘셔서 보실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연작 시리즈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 고로 웡모어!




가스미 류이치. 「롱 도그 바이」. 권남희 옮김. 새앙뿔, 2010, 10000원
엘러리 퀸.「꼬리 아홉 고양이」. 동서문화사, 2009, 7800원
미야베 미유키. 「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 김해용 옮김. 황매, 2010. 11000원

읽은 책이 또 잔뜩 밀렸군요. 따로 리뷰할 책 한 권은 놔두고 나머지는 또 몰아서 리뷰합니다.


엊그제 홍대 북새통 문고에 가서 책을 구입했다가 함정에 두 번 걸렸습니다. 하하.; 타메다 히나타의 책 두 권이 있던데 그림이 익숙하고 꽤나 예뻐서 덥석 집어 들었거든요. 그게 함정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_-; 한 번 읽고는 그대로 북오프에 넘기겠다고 쌓아 두었습니다.
「이국 미로의 크로와제」는 조금 더 나갔더라면 취향이었을텐데, 이건 뭐랄까. 고식 표지에서 보이는 듯한-움직이는 골동품 인형같은 애들이 한가득인데다 내용이 빤히 보입니다. 쇠락한 시장과 거기서 일하는 도제-당연히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대단한 마스터(장인)-에, 일본에서 데려왔다는 인형같은 아이가 일을 돕습니다. 당연히 일본에서 온 인형 같은 소녀는 이리저리 사고를 치고, 그런 와중에 서로 마음을 열고, 거기에 또 쇠락한 시장(상가)를 일으키려는 움직임이 빤히 보이는 듯하고.-_-;
「여우와 아토리」는 단편집입니다. 표제작인 여우와 아토리는 전형적인 츤데레 여주인공이 있더군요.(...) 차라리 뒤쪽에 실린 뭐시기의 카르테 외전편이 낫습니다.(2003년, 대원에서 출간된 3권짜리 책의 번외편)


존 딕슨 카의 책 중 화형법정은 앞부분만 조금 읽다가 결말부분 확인하고는 던졌습니다. 추리소설 분위기가 아니더군요. 그래서 줄 그어두었습니다.
연속 살인사건은 그럭저럭. 아라비안 나이트 살인은 이야기 구성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결말이 조금 미묘하지만 뭐, 그정도면 괜찮고요. 펠 박사님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활약하는 것은 역시 「초록 캡슐의 수수께끼」였고.. 구부러진 경첩은 그냥저냥. 엔딩이 참 미묘합니다.ㅠ_ㅠ
그래도 다 정통 추리 계통이라 맛있게 잘 봤습니다.

「교토! 천년의 시간여행」은 교토 지역의 명승지와 사적을 골라 소개하고 있는데, 교토 여행을 가기 전에 필수적으로 보아야 겠더랍니다. 하지만 상당히 졸리니-아무래도 역사적 사실이 많아서..;-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책이 한길사에서 나온 것을 보고는 도대체 작가가 누군가 그랬더니만, 시오노 나나미 할머니 책 초기 번역자 중 한 명입니다.; 이현진씨.; 「남자들에게」도 이 분 번역이고요.(먼산) 어쩐지. 한길사에서 아무나 낼리가 없는데?싶더니만..; 키릴님도 한 번 찾아보세요. 역사적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한 번 사다 놓으면 가기 전에 두고두고 공부하고 갈 수 있습니다.-ㅂ-

「나만의 집을 만드는 100가지 원칙」과 「라이프」는 구입 예정입니다. 자금만 있다면 「찻자리, 디자인하다」도 도전해보겠는데 고가라서 일단 뒤로 밀렸습니다. 나만의~는 독립하여 새로 집을 꾸미는 사람들에게, 원룸형 집을 구할 때의 주의점부터 시작해 가구를 구입할 때, 집의 분위기를 잡을 때, 소품을 살 때, 소품을 정리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고려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야 아직 독립하지 않았지만 제 방을 정리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될만한 말들이 많더군요. 가격이 비싸서 구입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끝까지 읽어보고는 사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라이프」는 제가 아니라 G가 산답니다.-ㅁ-
「찻자리, 디자인하다」는 종갓집을 찾아다니며 여러 제사상과 상차림을 취재하던 저자가 그런 글들을 모아 책으로 낸 것입니다. 그런고로 쿠켄에 실리는 칼럼과도 비슷한 느낌이더군요. 계절마다의 독특한 상차림을 보여주는데, 그릇 욕심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보실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ㅁ-;
한국식 상차림을 잘 보여주니까 집들이 할 일이나 손님 초대할 일 있으시다면 한 번쯤 찾아 보세요.'ㅂ'

「성계의 문장」은 예전에 은하전기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하는데, 그 때는 라이트 노벨에 손을 대지 않을때 였습니다. 그런 고로 그런 책이 있구나라고만 알고 넘어갔지요.
성계 시리즈는 원래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쪽을 먼저 알고 관심을 두었던 터라, 원작 소설이 출간된 것을 보고는 고민했습니다. 표지 삽화가 조금 미묘한데, 삽화 담당이 프린세스 메이커 2의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ㅁ-; 그렇다고 그런 예쁜 그림을 생각하시면 좀...?; 삽화 때문에 책에 손이 안간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여간 이 책을 보고 가장 반기실 분을 꼽으라면 단연 첫비행님. 이번에 감상 적은 책 중에는 첫비행님 옆구리를 꾹꾹 찌를만한 것이 꽤 있습니다. 라이프야 이미 보셨다 했고, 나만의 집을 만드는~이라든지 찻자리 디자인 같은 책도...(물끄럼)
성계의 문장은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인 고로,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Boy meets girl입니다. 그러나 그 소녀가 말하자면 마일즈 같은 존재였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지요. 아니, 그레고르쪽이라 할걸 그랬나.-ㅁ-;
도입부이기 때문에 성계의 전기가 나와야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될터인데, 앞으로 소년=진트의 인생항로가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 졸업할 때까지야 거의 수동적으로 다른 사람에 의해 인생이 확확 뒤틀렸지만, 이제부터는 본인이 선택한 길을 걷는 것이니까요.
과연 어떻게 되려나, 심히 걱정됩니다.(먼산)


존 딕슨 카. 「연속 살인 사건」, 「화형법정」. 동서문화사, 2003. 6800원
 「아라비안 나이트 살인」. 로크미디어, 2009. 12000원.
 「구부러진 경첩」. 고려원북스, 2009. 12000원
이현진. 「교토! 천년의 시간여행」. 한길사, 2010. 19000원
카와카미 유키. 「나만의 집을 만드는 100가지 원칙」. 니들북, 2009. 14800원.
이이지마 나미. 「라이프: 카모메 식당, 그들만의 따뜻한 이야기」. 시드페이퍼, 2010. 13000원
이연자. 「찻자리, 디자인하다」. 오픈하우스, 2010. 22000원
모리오카 히로유키. 「성계의 문장 1-3(완)」. 김영종. 대원씨아이, 2010. 7000원
타케다 히나타. 「이국 미로의 크로와제 1」, 「여우와 아토리」. 최윤정. 학산문화사, 2010, 4200원
그 외에 존 딕슨 카 몇 권입니다.


고양이 오스카는 원래 따로 다루려고 했는데 미루다보니 그냥 간단 감상으로 같이 올립니다.

아주 편하게,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책 소개에는 듀이에 비교하고 있는데 분위기는 확연히 다릅니다. 고양이 오스카도 듀이처럼 사람을 '치유하는' 애완동물이지만, 오스카는 듀이보다는 조금 쌀쌀맞습니다. 듀이가 영업부장이라면 이쪽은 관리부장...(어?) 하여간 그런 상황에 이르기 전에는 딱히 눈에 안 들어오는 보통의 고양이입니다.
오스카가 일하는 곳이 호스피스 병동이다보니 이 책은 들꽃 진료소의 이야기와 상당히 닮아있습니다. 대신 이쪽이 치매 전문 병원이라, 이야기도 치매환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것이 중심입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치매 환자들의 뒷바라지와 호스피스 관련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한 번쯤은 꼭 읽어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주변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는 얻어 들었지만 직접적으로 치매가 어떤 병인지 말해주는 책은 거의 처음 만났습니다.(기억하는 한도에서는...^^;)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는 「괴짜 경제학」이나 성공경영사례 모음집과 비슷한 느낌의 책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이나 물건을 놓고 이게 왜 성공하였는지 밝혀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조금은 여성학적인 느낌도 받는 건 주제 중에 피임약과 염색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임약은 둘째치고, 염색약의 여성해방적 의미 ... 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들은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주변에 달마다 염색하는 사람이 둘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자신은 염색이라하면 질색하거든요. 거기에 노란색이나 밝은 갈색의 염색이라면 더더욱....^^; 머릿결이 상하는 것도 그렇고, 시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하여간 그렇다는 거죠.
그러고 보면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학생에게 염색이란 해서는 절대 안될 일이었습니다.-ㅁ-;


「덧없는 양들의 축연」. 끄응....;
제 블로그에 올라온 책들 중에서는 괴담류에 집어 넣고 싶네요. 정말로 괴담입니다.; 호불호가 갈릴 책인데 저는 불호에 가까웠습니다. 고가(오래된 가문), 아가씨, 영양, 혈통, 배신, 충성 등의 단어에 관심있는 분들은 괜찮겠지만...;
하지만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고 단번에 읽어내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뭐...'ㅂ';
솔직히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낌 위화감 중 하나는 나이입니다. 주인공들의 나이를 계속 10대 후반으로 놓고 읽다가 나중에야 이상한 걸 알아챘거든요. 음.. 루피너스 탐정단이나 사쿠라바 가즈키의 청년들을 위한 독서클럽에 괴담 분위기와 여학교를 듬뿍 가미하면 이런 느낌일겁니다.



존 딕슨 카의 책 세 권. 밤에 걷다의 트릭은 한 가지는 제대로 봤지만 나머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누구씨는 팔힘이 상당히 세군요. 펠 박사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더 취향이었습니다. 덧붙여 취향은 어쩔 수 없더란...;
모자수집광을 먼저보고 연속 살인을 나중에 봤는데 책 나온 순서나 시대 순서나 둘다 연속 살인이 먼저입니다. 그러니 연속 살인을 먼저 보고 모자수집광을 보는 쪽이 이해하기 낫습니다.'ㅂ' 이쪽은 무난무난한 추리소설.


야창귀담은 요재지이 계통으로 추측되는 기담집입니다. 모란꽃 등불 = 보탄도로 = 목단등롱도 실려 있군요. 해피엔딩보다는 아닌 쪽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여름에 가볍게 볼만한 기담집입니다.


산사에서 만든 차는 개인적으로 사고 싶더랍니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네요.
내용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전국의 여러 사찰을 방문해, 차 만드는 법을 모아 만든 책입니다. 판형이 A4정도로 큰데다가 컬러판이다보니 가격이 상당하군요. 한국어를 읽을 줄 아는 외국인에게는 선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녹차 외에 꽃차나 기타 산채로 만든 차도 등장하는데 보고 있자니 저도 차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이 뒤에 이어서 읽은 책도 비슷해서 차와 관련된 지름신이 지금 등 뒤에서 얼쩡대고 있습니다. 참아주세요.;


자아. 그럼 가장 아껴둔 책 두 권. 「상으로 가츠오부시를 줄게」와 「세 마리 아저씨」입니다. 상으로~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양이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사진 에세이지요. 다비드라는 반려묘를 잃은 뒤, 부부는 다시는 고양이를 기를 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릎고양이인 어느 길고양이에게 위안을 받고, 주변 친구들의 고양이를 잠시 탁묘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 '다비드는 더이상 만날 수 없겠지만 다비드가 아니라 다른 고양이라면 그 나름으로 사랑할 수 있을거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코숏...이 아니라 재숏을 두 마리 데려옵니다.
발랄한 고양이에게 종종 사용되는 단어, '똥꼬발랄'한 녀석들이라 사진 역시 굉장히 느낌이 좋습니다. 와아. 고양이를 보고 있자면 아무것도 못할 거란 생각이 팍팍 들던걸요. 블로그도 방문해보고 싶어지더랍니다.
(책 제목은 저자들의 블로그 제목이기도 합니다)


세 마리 아저씨는, 은퇴를 한 아저씨 한 마리가 친구의 제안으로 마을사건해결사팀을 만들면서 시작됩니다. 물론 그렇게 만들기까지의 이야기도 재미가 쏠쏠하지요. 다른 책보다는 직전에 보았던 「사랑, 전철」과 닮아 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재미있지만 확연히 다른 세 아저씨들의 성격이 아주 재미있게 그려집니다. 게다가 이거 성장 소설이자 연애소설이기도 하니 솔로부대원들은 읽을 때 주의하세요.
보고 있자면 딸 사랑 바보 아버지들의 계보를 잇는 아저씨도 등장합니다. 이 아저씨가 상당히 마음에 든 것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 대사가 바로 이 아저씨-노리오의 대사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노리오 엘렉트리컬 퍼레이드!"


위 대사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직접 읽어서 찾아보세요.


덧. 엘렉트리컬이 아니라 일렉트리컬이 되어야하지 않나요..'ㅂ';


데이비드 도사. 「고양이 오스카」. 이레, 2010. 12000원
아리카와 히로. 「세 마리 아저씨」, 오근영. 살림. 2010. 12800원
이시카와 고사이. 「야창귀담」. 문. 2008. 25000원
요네자와 호노부. 「덧없는 양들의 축연」, 최고은. 북홀릭, 2010. 12000원
존 딕슨 카. 「연속 살인 사건」. 동서문화사, 2003. 6800원, 「모자수집광사건」. 동서문화사, 2003. 7800원
 「밤에 걷다」. 로크미디어, 2009. 10000원
이정애. 「산사에서 만든 차」. 정리출판사, 2005. 33000원
말콤 글래드웰.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김영사, 2010. 15000원
마토바 치카코. 「상으로 가츠오부시를 줄게」. 니들북, 2010. 11800원

아래 목록에 적지 않은 책 중 고양이 오스카와 초록캡슐의 수수께끼는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거죠.

「슈크림 살인사건」. 예상대로의 번역제목입니다. 원제는 크림퍼프 살인사건. 슈크림이나 크림퍼프나 같은 디저트를 말할테니까요. 근데 원서가 더 재미있는 것 같은 느낌은 왜? 특별히 번역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애플 턴오버 살인사건(애플파이 살인사건으로 번역될듯)은 원서 빌려다 놓고 아직도 손 못댔습니다. 엔딩 부분 때문에 열받아서...-_-;

「내 마음의 크리스마스」는 계절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뭐, 가볍게 읽을만한 이야기입니다. 잭 캔필드가 기획한 닭수프를 크리스마스 배경으로 뽑았다고 생각하셔도 무관해요.; 대체적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야기. 하지만 마음이 포카포카따끈따끈해지는 이야기이니 기분 전환용으로 보시면 좋습니다.

「다관에 담긴 한중일의 차 문화사는」좀 미묘. 다관 사진을 보고 홀랑 집어 들었는데 뭔가 빠졌다는 느낌? 어중간한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상당히 기대하며 빌렸던 책이라 아쉽네요. 그래도 사진만 봐도 충분히 지름신이 올만하니 다관 좋아하는 분들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기담: 열두 가지의 거짓, 열두 가지의 진실」은 보다 덮었습니다. 아사노 아츠코=아사노 아쓰코로 「배터리」의 작가라 궁금한김에 집어 들었는데 앞의 몇 편 읽다가 도저히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려놨습니다. 연작 단편 비슷한데 상당히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동화풍의 이야기입니다. 기담에 관심이 있어서 집어 들었다가..ㅠ_ㅠ 게다가 엔딩이....ㅠ_ㅠ

「요이야마 만화경」은 뭐라 말할 수 없습니다.ㄱ- 딱 이 작가 느낌. 앞서 본 「유정천 가족」이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하고도 이어집니다. 특히 밤은 짧아~하고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군요.
같은 작가 책을 여러 권 보면서 생각하는 거지만 완전히 세계관(배경)이 일치하진 않습니다.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아요. 여기들어가면 퍼즐 조각 모양이 이렇게 되고, 저기 들어가면 퍼즐 모양이 또 저렇게 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니 직접적으로 추천하기엔 좀.
아, 가미가쿠시를 연상시키는 것도 있습니다. 이번 책도 배경은 당근 교토고요.

「스페인은 맛있다」는 가볍게 맛있게 재미있게 볼만한 스페인 음식 책입니다. 스페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기도 하고 조리법도 나와 있어요. 배고플 때 보면 꽤 힘들겁니다. 간단히 설명하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는게 솔직한 평입니다. 이 당시 손이 안가서 오랫동안 방치하다가 집어든 책인데 책 읽는 진도가 상당히 빨리 나가던걸요. 맛있게 잘 보았습니다.

「티 러버's 소울」은 비슷한 시기에 기획으로 나온 초콜릿이나 커피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차를 마시는 이야기가 주인데 녹차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홍차인데, 솔직히 기대하고 있던 것은 홍차 포트와 홍찻잔, 그리고 티푸드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소수이고 대부분은 티백이네요. 어흑.;ㅂ; 하기야 미국에서 모은 이야기이니 그런 종류의 차이야기는 드물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차를 마시고픈 욕구를 팍팍 자극하니, 이걸 읽고 나서부터 내내 차를 퍼 마시고 있습니다.
책에 실린 레시피중 포도당차라는 것이 있는데 레시피가 진짜 무섭더군요. 하도 달아서 포도당을 공급하는 느낌이라는 의미에서 그리 이름이 붙었는데, 2리터의 포도당차를 만들 때 립톤 티백 4개인가 6개에 설탕이 한 컵입니다. 미국식 컵이니 240ml. 우유팩으로 하나하고도 조금 더 들어갑니다.ㄱ- 삼다* 생수병 하나에 설탕이 그만큼이라닛. 우어어어어어; 마시고 나면 입술이 끈적끈적해진다는 것이 이해갑니다.;

「얼간이」는 좀 미묘. 이건 「메롱」에 이은 미야베월드 2막입니다. 북스피어에서 나왔지요. 이번의 번역자는 김소연씨가 아니라 이규원씨입니다. 배경이 시타마치-서민거리라서 그런지 앞쪽에 역주가 여럿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거슬렸지만 그게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겠더군요. 에도시대 서민생활이 그대로 드러나 있으니 역사소설 읽는 느낌으로 봐도 좋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불만은 맨 뒤. 미소년과 어리버리 아저씨의 사건 해결쯤으로 보았는데 미소년이 그 한~참 뒤에 나오더군요.(훌쩍) 머리를 막 틀어올린 애송이와 어리버리 아저씨의 콤비 플레이를 기대했건만..;ㅂ; (...)
혼조 후카가와 시리즈와 연계되어 있기도 하고 분량이 상당하기도 하니 미야베 미유키라는 이름은 빼놓고, 에도시대를 배경으로한 이야기를 본다 생각하시면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결말이 흡족하게 와닿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그러니 그건 염두에 두세요.




조앤 플루크. 「슈크림 살인사건」. 해문출판사, 2010, 12000원
미야베 미유키. 「얼간이」. 북스피어, 2010, 14000원
헬렌 스지맨스키. 「내 마음의 크리스마스」. 나무처럼, 2006, 1만원
잭 캔필드 외. 「티 러버's 소울」. 바롬웍스, 2009, 13000원
정동주. 「다관에 담긴 한 중 일의 차 문화사」. 한길사, 2008, 22000원
모리미 도미히코. 「요이야마 만화경」, 권영주 역. 문학수첩. 2010, 11000원
아사노 아츠코. 「기담: 열두가지의 거짓, 열두가지의 진실」, 권남희 역. 아고라, 2009, 1만원
김문정. 「스페인은 맛있다」. 예담, 2009, 15000원


검색하다보니 미미여사 책이 또 나왔군요. 윽. 이걸 사, 말아..;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만 세 종 먼저 리뷰 올립니다. 나머지 책은 간단 리뷰로 몰아 올릴 예정입니다.

「사랑, 전철」은 「도서관 전쟁」시리즈의 작가인 아리카와 히로의 책입니다. 이전에 「하늘밑」, 「바닷속」 등 밀리터리 계통의 책이 한국에 많이 번역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앞 문장을 '밀리터리 계통의 책을 많이 썼다'고 쓰려다가 바꿔 썼습니다. 「사랑, 전철」은 밀리터리 로맨스와는 거리가 있거든요. 밀덕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건 연애를 위한 코드 중 하나고(...) 중요한 것은 전철입니다. 배경은 오사카이고, 오사카에서 운행되는 어느 전철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니 전차남... 아니 전철을 배경으로 한 단편 연작 로맨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첫 단편의 주인공은 그 다음 편의 주인공에게 '관찰'당하며, 그 다음편의 주인공은 전편의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는 이야기는 시간을 건너뛰어 다시 우연히 마주치고 참견하고 인사를 나눕니다. 뭐라 뭐라 해도 읽어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이 책을 가장 좋아할 분을 찍자면 마스터님.-ㅁ- 읽으면서 이거 취향이 아닐까라고 내내 생각했습니다. 후후후.
몇몇 단어가 번역에서 걸리긴 했지만 그정도는 그냥 넘어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두 번째. 아, 그리고 염장도가 상당히 높으니 커플지옥을 외치는 분들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성녀의 구제는 도서관에 있길래 덥석 물어온, 비교적 최근에 나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입니다. 탐정 갈릴레오 라인이긴 한데 그 사이의 책 중 안 본 것이 있는지 왜 두 사람의 사이가 냉랭한지 모르겠습니다. 가오루라는 새로운 등장인물도 그렇고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제대로 챙겨보진 않았지만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은근 좋아하거든요. 웅. 왜 그럴까.-ㅁ-;
하여간 제목이 왜 저런지는 끝까지 가보아야 압니다. 범죄 트릭이 제목과도 관련이 있거든요. 범인은 알지만 트릭을 알지 못하면 체포할 수 없다, 그리고 증거를 확보해야한다가 주요 문제인데 누구씨가 범인에게 호감을 가진 것도 수사 진행상황에 영향을 주더군요. 그리고 가오루는 포지션도 그렇고, 「붉은 손가락」에서의 가가형사와 이미지가 비슷합니다. 굉장히 감이 좋은 형사로군요.
퀼트전문가가 주인공이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직접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아. 직접적으로 떠오르는 이야기는 「내가 그를 죽였다」입니다. 트릭을 풀어 내는 것에 촛점이 맞아서 그럴까요.'ㅂ'

아쉬운 것은 편집입니다. 글씨가 크고 행간이 넓어 한 장에 들어가는 분량이 많지 않습니다. 책이 무겁기도 하니 차라리 책을 얇게 만들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얼핏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해리 포터 가격 상승 논란이군요. 흠.


어제 읽고는 미친 듯이 웃어 제낀 책이 산타 아줌마. 히가시노 게이고가 글을 써서 같은 서가에 있길래 별 기대 없이 빌렸습니다. 하지만 이거 유머가 장난 아니예요. 우울할 때 읽으면 정말 좋습니다. 기왕이면 크리스마스가 좋지만 「부탁해요 마스터」도 엊그제 읽은 차에 뭐 관계 있나요. 오히려 더울 때 추운 배경의 책을 읽는 것이 좋지요.

산타클로스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회의를 갖습니다. 각 국가의 산타클로스들이 모인 이유는 새로운 산타 회장의 선출 및 새로운 미국산타의 결정입니다. 회장을 맡고 있던 미국 산타가 은퇴를 하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미국산타가 자신의 후임으로 데려온 것이 제시카, 바로 여자입니다. 거기서 각국의 산타가 경악하고는 가부에 대해 토론을 벌입니다.
다른 것보다 그림이 예쁘고 산타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하나 둘 부서지면서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산타 클로스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읽다보면 포복절도하게 된다니까요. 거기에 맨 뒤에 붙은 보너스! 각국의 산타들을 간략하게 그렸는데 그게 구입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 읽고 나면 히가시노 게이고가 책들의 작가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두 권의 분위기가 굉장히 다르니까요.



덧붙임. 본문 글 쓰고 수정하면서 책 검색을 하다보니 ............... 아리카와 히로가 여자였군요. 왜 전 남자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을까요.;

아리카와 히로. 「사랑, 전철」. 윤성원 역. 이레, 2009. 12000원
히가시노 게이고. 「성녀의 구제」. 김난주 역. 재인, 2009. 13800원
히가시노 게이고 글, 스기타 히로미 그림.「산타 아줌마」. 이선희 역. 바움, 2002. 7500원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별도 감상을 올리지 않고 가볍게 넘어간 책들에 대한 언급입니다. 물론 아래에서 써 놓고 또 다시 써 놓는 바보짓도 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냥 넘어가주세요.^^;


「나를 더 사랑하는 법 -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의 재발견」.
책 제목이 좀 긴데 미국의 어느 웹에서 예술가들이 시도한 '상황'에 대한 여러 반응을 모은 것입니다. 말이 어렵지만 웹 2.0이라는 상호소통형 블로그, 홈페이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미란다 줄라이와 해럴 플레처는 홈페이지에다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이라는 과제를 올립니다. 총 47가지였나요. 책을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홀랑 잊었지만-이라고 적고서 목차를 확인하니 총 63가지입니다-, 사람들이 그 과제를 보고 자신이 과제를 해결하여 올리는 겁니다. 당연히 올린 과제는 여러사람들이 볼 수 있고요. 트랙백 형식으로 했는지, 게시판에 올리는 형식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질 않았거든요. 왜냐면 대부분의 과제가 제 흥미를 벗어난 것이 많았습니다.

흥미로운 것 중에는 플래시를 터뜨린채 침대 아래 찍기랑 전쟁을 겪은 사람과 인터뷰 해보기가 있습니다. 전쟁을 겪은 사람과의 인터뷰는 확실히 미국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겠지요. 한국에서라면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를 인터뷰하면 될테니 나이 있는 분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미국에서 전쟁을 겪은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파병입니다. 설마하니 남북전쟁을 겪은 사람이 아직도 살아 있다거나...? 그렇다면 기네스의 최 연장자 기록을 갈아치워야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난민, 혹은 망명을 선택해 들어온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기록도 꽤 재미있게 읽혔지요.

플래시를 터뜨린채 침대 아래 사진을 찍는 것이 재미있는 이유는 단 하나. 상당수의 사진에 고양이가 찍혀 있습니다. 으하하하하;
하지만 저는 침대 밑을 찍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저는 서랍 달린 침대를 쓰거든요.

한국편도 있긴 한데 그냥 가볍게 볼 정도. 음... 지금 생각하니 이 책을 보고 시큰둥했던 것은 이게 사진 100제나 소설 100제 등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ㅂ';



「허니문」은 데이지의 일생 때문에 다시 보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닮긴 닮았지만 일부분만입니다. 「허니문」이 이런 내용이었나 싶을 정도로 까맣게 내용을 잊고 있었고요. 그러고 보니 「허니문」은 「키친」과도 굉장히 닮았네요. 죽음의 극복이라.


요네하라 마리의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은 서가를 돌아다니다가 뽑아든 책입니다. 요네하라씨의 책은 한 권씩 뽑아보는 재미가 있더군요. 음식 견문록도 재미있었지만 다른 수필들도 유머와 위트가 넘칩니다. 이 책은 제목과 표지에서 유추할 수 있는대로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동물 암컷이나 동물 수컷이면 족해라는 내용입니다. 집에서 키우던 여러 개와 고양이가 어떻게 집에 흘러 들어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를 보여주는데 마치 고양이 생태학을 보는 느낌입니다. 개보다는 고양이에 대한 글이 많거든요. 고양이의 수가 개보다 많은 것도 그 이유입니다. 개는 1-1+1로 항상 한 마리지만 고양이는 두 마리 이상입니다. 책을 본지가 좀 지나서 최고 몇 마리까지 되었는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최고는 아마 .. 여섯마리? 데리고 있던 고양이중 한 마리가 출산해서 여섯마리까지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니, 여섯이 아니라 여덟마리가 되었던 건가..;
첫비행님은 아주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ㅅ+ 커피와 우유도 성격이 다르지만(개묘차) 여기 등장하는 고양이들도 다 성격이 다르더군요. 제멋대로 고양이들이 어떻게 사람을 녹이는지를 보고 있다가 뿜었습니다. 특히 고모님이 넘어가는 부분을 보면 책 붙들고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거리게 되니 말이죠.


명탐정 홈즈걸은 아예 제목을 홈즈걸 시리즈로 가나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처럼 홈즈걸의 책장, 사라진 원고지, 사인회 등으로 부제 비슷하게 붙이는게 훨씬 마음에 듭니다. 하여간 3권은 음....................; 역시 미묘. 이번 편의 메인 이야기인 사인회는 묘하게도 '범인'이 제 취향(...)이었고, 피해자가 그닥 취향이 아니라서 범인 편을 들게 되더랍니다.(먼산) 심한 짓을 했지만 그렇게 역으로 감정이입이 되니 끄응...;

염소씨가 잃어버린 물건- 이번 책의 가장 마지막 이야기는 본래의 분위기로 돌아온듯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이런 쪽이 좋아요.>ㅅ<

앞으로 한동안은 서점에 가면 일하시는 분들이 그냥 보이지는 않을겁니다.


타샤 튜더의 책 두 권은 인형의 집을 보고는 마음이 동해서 찾아본 김에, 더 보게 된 책들입니다. 사진이 주로 등장하는 수필집이랄까. 훌훌 넘어가는 책들입니다. 하지만 그 중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몇 가지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신문의 활용입니다. 정치인 사진이 크게 나온 신문은 사진이 있는 곳을 윗면으로 해서 새장에 깔아준답니다. 좋은 활용방법이더군요. 후후후.





이보다 더 보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집에서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읽고서도 기억 못하는 책이 도대체 뭐다냥?


미란다 줄라이. 「나를 더 사랑하는 법 -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의 재발견」. 앨리스, 2009. 18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허니문」. 민음사, 2000. 9000원.
요네하라 마리.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마음산책, 2008. 12000원
오사키 고즈에. 「명탐정 홈즈걸 3」. 다산책방, 2010. 10000원
타샤 튜더. 「맘 먹은대로 살아요」, 「나는 지금 행복해요」. 종이나라, 2004, 2007.

부제는 「에도의 명탐정 한시치의 기이한 사건기록부」입니다. 하지만 '나'가 말했듯이 저는 에도시대의 셜록 홈즈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에도 시대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것이고, 특히 셜록 홈즈처럼 작은 단서에서 그 때까지 모아둔 잡다한 정보를 뒤섞어 걸리는 것을 찍어내는 것이 아주 수준급입니다.

그냥 제목만 두고 봐서는 최근에 나온 미미여사의 에도시대 시리즈와 비슷하게 보일텐데 실은 이 책이 원조입니다. 작가는 오카모토 기도. 이름이 귀에 익은데 아무래도 최근에 보았던 일본 공포소설 걸작선인가, 거기서 이름이 등장 ..... 까지 쓰고 찾아보니 아닙니다.; 같은 출판사(책세상)에서 나온 「일본 호러 걸작선」에는 안 실려 있네요. 다른 곳에서 하도 자주 들은 이름이라 귀에 익었나봅니다. 일본 공포물을 언급할 때 자주 들었던 이름이니까요. 어허허허허;

하여간 이 한시치 체포록은 책 뒤에 실린 작가의 말에도 나와 있지만, 셜록 홈즈를 읽고 나서 자극받아 쓴 이야기랍니다. 마침 에도 시대의 지식은 좀 가지고 있었고, 그러니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한 번 써보자 싶어 써두었다가 여기저기 연재하면서 분량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작가의 말을 보시면 될테고요. 하여간 이 한시치 체포록은 이후 요코미조 세이시(긴다이치 하지메의 할아버지의 아버지(...))의 「인형 사시치 체포록」과 미야베 미유키의 「영험 오하쓰 체포록(북스피어, 흔들리는 바위)」로 이어진다는군요.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은 못봤지만(아마도 미번역) 미미여사 책은 많이 봤습니다. 북스피어에서 나온 에도 시대 시리즈가 그런 분위기지요. 제 생각에는 「흔들리는 바위」보다는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쪽이 한시치 체포록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형식은 다르지만 말입니다.

한시치 체포록의 이야기는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내가, 에도 시대 말기에 활동하던 오캇피키(순라꾼?)인 한시치를 알게 되어 그 할아버지 집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얻어 들으러 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첫 이야기는 한시치를 알게된 연유에 대해, 그 다음부터는 한시치네 놀러갔다가 이야기를 듣는 겁니다. 본인이 활동한 것도 있고, 협력한 이야기도 있고, 들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게 뒤섞여 있다보니 이게 은근히 '진짜'같아 보이는 겁니다. 눈에 착착 감기는 것이, 각각의 이야기가 따로 떨어져 있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업무 따위는 내 팽개치고 내내 붙잡고 보고 있었을 겁니다. 아침 출근시간부터 보기 시작해 오늘 안에 다 보긴 했지만 말입니다. ;;;;


책세상에서 나온 책 몇 가지는 상당히 마음에 들어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께는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책들입니다.(...) 그런 고로 공포물.;

「일본 호러 걸작선」: 유~명 작가들의 공포소설을 모아 놓은 단편집입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든지 라프카디오 헌이라든지, 미야자와 겐지, 나쓰메 소세키, 그 외 등등. 자세한 것은 교보문고 쪽 책 소개를 링크할테니 참고하세요. 책 제목과 작가가 함께 실려 있습니다.(링크)

「뱀파이어 걸작선」. 비이가 실려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도망치고 싶은 심정인데 말입니다. 어렸을 때 삽화가 있는 <비이>를 보고 나서 기겁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카르밀라>가 실려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아요. <카르밀라>는 유리가면에서 아유미가 열연한 연극-마야를 물먹인 누구씨를 물먹이기 위해;;;-인 <흡혈귀 카밀라>입니다. 연극을 보고 있으면 진짜 카밀라가 참 불쌍하지만 원작을 보면 절대 아닙니다. 이 원작을 가지고 그렇게까지 분위기를 뒤바꾼 아유미에게 박수를.-ㅁ-;



근데 관련 서적 검색하다가 이즈미 교카의 새 책이 나온 걸 봤습니다.ㄱ- 보고 싶은 마음 반, 무서운 마음 반. 아무래도 올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책이 한 권 더 늘어났군요. 어흑.;




그러고 보니 리뷰 써야할 것이 하나 더 있군요. 도쿄 23구..... 하여간 가이도 다케루의 단편. 판타스틱에 실린 걸 엊그제 보았습니다. 거기에 등장하는 술집 이름이 보탄도로=목단등롱=모란꽃 등불이라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이즈미 교카하고도 관련이 있다고 들은듯...? 아니, 조금 헷갈리네요. 이전에 들은 정보와 뒤죽박죽이 되어서 말입니다. 하여간 일본의 괴담이라는 것은 확신합니다. 하쓰 아키코의 단편집에도 실려 있지요.
이 이야기 리뷰는 나중에 의학의 초보자와 제너럴 루주의 전설을 같이 정리하면서 올리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저도 장담 못해요.;ㅅ;

다른 책들은 묶어서 올리고 이 둘은 따로 떼어 씁니다.
아무래도 쓸 말이 조금 다른터라..^^;


「의뢰인은 죽었다」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책입니다. 누구나면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감상 링크)과 「네탓이야」(감상 링크),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감상 링크)의 작가입니다. 적고 보니 나온 책은 다 봤군요.; 취향에 100% 일치하지는 않는데도 이렇게까지 보게 되는 것은 책 읽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읽는 속도가 빠르니 결국에는 입맛에 딱 맞지 않아도 아쉬운대로 찾아보게 되니 말입니다.

출간 순서는 미스터리한 일상> 네탓이야> 사건 수첩> 의뢰인 순입니다.

「의뢰인은 죽었다」는 「네 탓이야」에 이어지는 연작 소설입니다. 단편 모음이라고 해야하나요. 다른 책도 다 연작 소설이긴 한데 이 두 권은 주인공이 히무라 아키라로 같습니다. 직업은 흥신소에서 일하는 탐정. 상당한 트러블 메이커로 일에 잘 휘말리며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오지랍이 넓습니다.-ㅁ- 일에 잘 휘말리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고요.

대체적으로 읽고 나면 입맛이 씁니다. '그래, 세상은 이런거지'라는 문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며 '자네 참 안됐구만'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니, 나이로 치면 히무라 아키라가 저보다 연상이겠지만 그래도 「네 탓이야」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만 폭폭 나옵니다. 「의뢰인은 죽었다」는 일부 판타지라고 해야하나, 조금 요상한 이야기가 섞여 있는데 맨 마지막 부분을 보면 작가가 의도적으로 무리수를 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이야기가 아무리 이상하게 꼬이고 심령적인 상황으로 흘러도 이 작가는 항상 막판에 뒤집거든요. 그렇다 보니 다음 권에서 알아서 해결하겠지 싶은 생각도 듭니다. ... 그러길 바라고 있습니다.(먼산)

「의뢰인」에서의 패턴은 대개 의뢰가 들어온다, 내키지 않지만 억지로 떠맡는다, 휘말린다, 해결한다 혹은 미스터리가 밝혀진다, 뒤통수를 맞는다의 순서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뒤통수를 맞게 되니 나중에는 통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뒤통수를 맞고 나면 머리가 얼얼해서 기분나쁜 것은 같지만요.
가볍게 보기에는 이야기가 무겁지만 심심풀이로 보기에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조금 삶은 달걀 풍이기도 하지요.



명탐정 홈즈걸의 두 번째 이야기, 사라진 원고지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1권을 워낙 재미있게 봐서 2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짧은 연휴기간 동안(2박 3일이었나, 3박 4일인가 그렇습니다;) 사건 관계자들을 만나며 현재의 미스터리와 과거의 미스터리를 동시에 풀어나가는 것이 꽤 괜찮았습니다. 책에 푹 빠져 있었지만 그게 홈즈보다는 왓슨쪽의 시각으로 보고 있어어 힌트를 거의 안 주고 줄창 달려나가는 누구씨에게 불만이 쌓이더군요. 하여간 그렇게 깔끔하게 풀리다니 과연 추리소설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을 경우 현실세계에서는 풀어나가기 어려울테니 말입니다.

서점에 유령이 나타나서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는 구조요청을 받고 주인공 두 사람은 나고야까지 내려갑니다. 구조요청을 한 사람이 이전에 교코(왓슨?)과 함께 세후도에서 근무를 했고, 지금은 고향에 내려가 그 곳의 유서깊은 서점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령이 나타난 곳도 그 서점-마루우도입니다. 문제는 그 유령의 정체인데, 시내에서는 그 유령이 옛날 옛적, 자신의 스승을 죽이고 체포되어 징역을 살다가 2년 만에 사망한 어느 청년이라는 소문이 도는 겁니다. 내키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끌려간 꼴이 된 교코는 다에와 함께 옛 사건의 관계자를 만나러 다닙니다.



이야기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나고야의 이곳 저곳을 함께 돌아다니는 느낌이라, 나고야 여행을 다녀오고서 보면 느낌이 더 각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나고야를 돌아다니는 장면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습니다. 그게 아쉽네요.T^T
하지만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뒷 부분입니다. 사건의 이면에 얽혀 있는, 청년의 과거 말입니다. 와아. 그런 이야기를 담다니, 입맛이 씁쓸하더군요. 물론 그정도의 사건을 만들어야 청년의 행동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오지만 그래도 그런 트릭을 써야했나요.T-T 으흐흐흑. 잘생기고 능력도 있고 괜찮은 청년인데 참 아깝지 않습니까.

... 이런, 소설 속에 지나치게 빠져들었군요.

의뢰인을 먼저 보고 홈즈걸 2를 그 다음에 본 것이 다행입니다. 의뢰인을 먼저 보았다면 기분이 가라앉았을텐데 홈즈걸을 아낀다고 나중에 본 것이 오히려 좋았네요. 다음 권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와카타케 나나미. 「의뢰인은 죽었다」, 권영주. 북폴리오, 2009. 1만원
오사키 고즈에.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서혜영. 다산책방, 2009. 1만원


덧붙임.
적다보니 홈즈걸의 역자 이름이 익숙합니다.; 혹시나란 생각에 찾아보니 밤은 짧아의 역자입니다. 아하하하하하; 게다가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도쿄 밴드 왜건도 이 분이 번역했군요. 기억할 번역자 이름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앞으로는 서혜영씨가 번역한 책도 취향에 맞는 책이라고 안심하고 집어들겁니다.
여러 책에 대한 감상을 한 번에 쓸까 하다가 적다보니 이 두 권만으로도 충분히 길어져서 따로 뺍니다. 다른 책들은 또 묶어서, 혹은 한 번에 쓰겠지요.


도서관에 모리미 도미히코(토미히코)의 책이 뭐가 있나 찾아보았더니 최신작을 빼고는 거의 다 있는 모양입니다.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는 서가에 꽂힌 걸 볼 때마다 볼까말까 망설였지만 손 안대고 망설이고 있었지요. 하지만 냐옹냐옹님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와 「유정천 가족」이 닿아 있다는 말을 들으니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마침 「유정천 가족」은 도서관에 있어서 먼저 빌려다 보았고 그 뒤에 「밤은 짧아~」를 빌려왔습니다. 출간 순서는 반대이고, 제가 호기심을 먼저 가진-읽어보고 싶어 했던 것도 「밤은 짧아~」쪽입니다. 「유정천~」은 이 때 처음 제목을 들었습니다. 「여우이야기」는 제대로 읽었는지 아닌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다지 취향에 맞지 않았다는 기억은 확실히 납니다. 아마 서가에서 대강 훑어보고 내려놓지 않았나 싶습니다.'ㅂ'

하여간 모리미 도미히코의 책은 범용적으로, 아무에게나 추천하기는 조금 망설여집니다. 취향을 타는 책이라 그렇고요. 깔끔한 내용이 아닌데다 환상적인 내용이 일상적인 이야기와 뒤섞여 있다보니 더 그렇습니다. 애초에 「유정천」은 교토에 너구리와 텐구와 인간이 공존해 살고 있다고 설정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주인공은 잘난 것과는 거리가 멀고, 대체적으로 등장인물들은 어딘가 나사가 풀려 있거나 독특하거나, 일반인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외도 있지요. 「유정천」에서, 냄비요리를 먹었다는 이유로 제게 죽도록 미움을 받고 있는 어떤 텐구.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니 정말 싫습니다. 뭐, 누구씨도 상당히 싫어하지만 그 쪽은 처음부터 미움받기 위해 만들어진 인물이니 놔두고 말이지요.
「밤은 짧아~」도 일상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일상 속의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비일상의 인물들이 많습니다. 「유정천」을 먼저 읽고 보다보니 이쪽도 정체를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얌전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의외로 마스터님 취향에는 맞을지도...요?;


내용을 두고 보자면 「유정천 가족」이 설명하기 쉽습니다. 교토에는 너구리와 텐구(도깨비의 일종으로 보시면...;)와 인간이 공존합니다. 너구리와 텐구는 변신해서 인간 속에 어울려 살지만 가끔은 장난을 치거나 사고를 칩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몇 년 전 불귀의 객이 되었습니다. 교토에는 1년에 한 번, 너구리 냄비요리를 즐기는 인간들의 모임이 있는데 그 냄비요리의 재료가 된 겁니다. 어쩌다 그리 되었는지는지,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주인공인 나(야사부로)의 시점에서 번갈아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참고로 말하면 야사부로는 너구리 네 형제 중 삼남이며, 나머지는 야이치로(첫째), 야지로(둘째), 야시로(막내)입니다. 일본어를 아시는 분이라면 금방 짐작하실 수 있겠지요.

등장하는 여러 키워드가 일상 속의 비일상을 주장하는 「밤은 짧아~」와 닿아 있습니다. 특히 「밤은 짧아~」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이 누군가 골몰하게 되는데요, 「유정천」이 뒤에 나온데다가 최신의 이야기라 치면 「밤은 짧아~」의 등장인물인 누구가 누구인지 좀 고민스럽습니다. 그 누구씨가 결혼하기 전인가 싶기도 하고. 원서를 봐야 그 이름을 두고 추론할 수 있을텐데요.

「밤은 짧아」는 이공계의 솔로탈출 해피엔딩기로도 읽힐 수 있으며 염장도가 조금 있으니 주의하면서 보세요. 하지만 이 아가씨 정말 보통이 아니군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말술인데다 뭔가 핀트가 맞지 않는데다 운도 굉장히 좋은데다. 하지만 선배 쪽이 노력형이니 괜찮을거라고 봅니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바퀴.....(거기까지)
하여간 여기 나온 코스대로 한 번 돌아다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의 느낌을 서울식으로 비교하자면 이런 정도?

1. 신촌에 있는 모 술집에서 결혼식 피로연이 열립니다. 대학 클럽(동아리) 동기인 두 사람이 결혼한 것인데, 주인공은 거기서 클럽 후배(아가씨)를 보고 한 눈에 반합니다. 신촌에서 신나게 술판이 벌어지는 가운데, 아가씨는 술이 더 마시고 싶어져서 피로연장을 나와 돌아다니다가 한 아저씨를 만나 신나게 술을 푸고, 신촌 여기저기를 같이 돌아다닙니다. 주인공은 쫓아다니다가 신촌 어드메에서 또 이상한 사람을 만나 작은 사건에 휘말리고, 거기서 또 아가씨를 만나고... 결국 아가씨는 신촌 바닥의 알아주는 애주가와 대작을 해서 이겨, 같이 다니던 아저씨의 빚을 탕감해줍니다.

2. 와우북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에 주인공은 갈지 말지 갈등하지만 아가씨가 거기 등장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냅다 달려갑니다. 그리고 아가씨가 찾는다는 작은 동화책을 찾기 위해 지구상에서가장매운음식으로만들어진 훠궈 냄비에 도전합니다. 얼굴 도장은 찍지만....?

비유한겁니다.;
소설은 주인공(나)와 아가씨(나)의 시점에서 번갈아 진행됩니다. 교토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텐데, 저는 최근에 「때때로 교토」를 읽으면서 교토 여행의 유혹에 시달려서 교토 지도를 뽑아 놓고 여행 경로 연구를 했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이해가 쉬웠습니다. 교토 지명을 모르면 상대적으로 재미가 떨어지겠지요. 서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놀러다니는 소설을 볼 때, 그 각각의 지역을 알고 있으면 재미가 배가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마 이 두 사람이 다니는 대학은 K대가 아닌가 싶지만 확신은 못하겠네요.


두 책을 같은 번역자가 번역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몇 용어들이 따로따로 놉니다. 그게 읽으면서 조금 불편했습니다. 가짜 덴키부로라는 술이 등장하는데 「유정천」에서는 덴키부로라고 나왔지만 「밤은 짧아」에서는 전기부랑이라고 부릅니다. 「밤은 짧아」에서 그 술을 소개하면서 전기 운운하는 말장난이 등장해서 덴키부로가 아닌 전기부랑이라 소개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밤은 짧아」에서는, 교토의 몇몇 지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의 문제도 있지요. 이마데가와 마치를 이마데 강 거리라고 하는 것이 좋은가 아닌가의 문제.;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마데가와는 이마데 강, 가모가와는 가모가와라고 하면 헷갈린다고요.-ㅁ-


모리미 토미히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서혜영. 작가정신, 2008. 12000원
 「유정천 가족」, 권일영. 작가정신, 2009. 12000원

사실 번역제목보다는 원제가 더 마음에 듭니다. 하기야 팔리는 걸 염두에 둔다면 원제보다는 번역 제목이 더 친숙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요. 명탐점 홈즈걸이라니까 저는 오히려 반감이 들어서 손을 안 댔거든요.; 원제는 이 책의 세 번째 편 제목을 딴 '배달 빨간두건'입니다.

서가를 배회하다가 눈에 들어와 1-2권을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책을 집어든 이유는 「명탐점 홈즈걸의 책장」이라는 제목 때문이 아니라 그 위의 총서명-세후도 서점 사건 메모 때문이었습니다. 서점 사건이라니, 일상생활을 배경으로 한 소소하고도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실제로 읽으면서도 그랬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실제 있을법한 미스터리들이 등장합니다. 그렇다고 사소한 이야기인 것은 아닙니다. 살인은 아니지만 범죄도 등장하고, CSI..가 아니라 FBI 실종수사대가 출동해야할 것 같은 사건도 나옵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든 해결하는 사람은 평범한 서점 직원입니다.

앞서는 작은 서점이라고 했는데 세후도는 그리 작은 서점은 아닙니다. 뒤에 나오는 것을 보니 6층짜리 역 건물에 입점한, 100평330평방미터의 중형 서점입니다. 지역에는 하나쯤 있을법한 서점이지요. 책 뒷부분에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고 나서 가진 간담회가 정리되어 있는데 그걸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서점에서 있었던 일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교차, 실제의 서점생활까지. 일상생활 밀착형 미스테리라는 걸 그 간담회가 또 제대로 보여줍니다.




여기까지는 설렁설렁 책 소개기.
그리고 지금부터는 책 지름신을 소환합니다.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이 책의 추천 대상은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대부분의 분들입니다.
일단 티이타님과 아이쭈님. 두 분다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키릴님과 듀시스님도 가볍게 보실 수 있고요.
첫비행님은 취향에 잘 맞을 거라 생각하고, 가장 이 책이 취향일거라 생각하는 것은 마스터님입니다. 특히 두 번째 편. 제가 봤을 때는 그 편이 마스터님 취향 직격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 이거 너무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긴 하네요.^^; 하지만 이 단편집이 상당히 마스터님 취향이라고 생각하니 아예 다음 모임 때 들고 나가겠습니다. 맛보고 결정하시와요.

이 책에 대한 호감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은 네 번째 이야기인 '여섯 번째 메시지'에서 「다얀의 스케치 교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 마이너한(제멋대로 기준이지만;) 책이 이런 곳에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한 권 더 확인해보긴 해야하는데 역시 같은 편에 등장하는 「하늘 여행」은 이전에 고토 세이의 얼그레이씨~이야기에서 잠깐 등장한 그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은 글 쓰고 나서 보충하겠습니다.

물론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아아. 보면서 가슴에 확 꽂혀서...ㅠ_ㅠ
히카루 겐지가 달리 히카루 겐지겠냐는 결론으로 마무리 짓는데 보면서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마무리가 대박이예요. 정말 부전자전이라면 그 뒷 이야기도 정말 무서울(?)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음 편은 장편이라는데 그래서 지금 손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도 한 편 한 편 읽어나가면서 가슴이 벅차 올라(...) 남은 책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서 한 편 읽고 쉬고, 한 편 읽고 또 잠시 쉬고 하며 보았거든요. 장편은 도중에 중지곧하기 어려우니 조금만 더 아꼈다가 보렵니다. 3편을 서둘러 수배해야겠네요.



마음에 드는 책들이 거의 그랬듯이 이 책도 이후에 리뷰가 조금씩 더 올라갈겁니다.^ㅠ^

이 책보다 더 읽었지만 그에 대한 리뷰는 따로 쓰겠습니다. 그쪽은 요리책이랑 여행가이드북이거든요.'ㅂ'


「지도는 지구보다 크다」는 책상머리 앞에서 할 수 있는 세계여행=지도에 낙서하기에서 태어난 책입니다. 중간중간 글쓴이들의 실제 체험담이 섞여 있지만 상식과 여행담과 후기와 상상이 뒤섞이니 재미있는 글이 나오는군요. 요즘 제가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책상 머리 앞에서 도쿄여행 짜기'이다보니 더 공감이 되었나봅니다. 지도 한 장 가져다 놓고 여기는 이래서 유명해, 저기는 저래서 유명해라며 여행 이야기를 풀어 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말솜씨에 상대방이 넘어간다면 성공! 그래서 저도 이 책에 같이 낚였습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여행가고 싶다기 보다는 여행기에 등장한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그건 이 여행짜기의 중심이 책의 작가나 주인공이나 영화 속 주연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인디아나 존스, 쥘 베른, 어니스트 헤밍웨이, 이소룡 등. 구구절절 설명해도 사실 맛을 잘 못 느낄터이니 아예 가장 깊게 인상에 남은 챕터를 들어보지요.

'빅토리아 시대 괴물들의 서식지'.
오프닝은 바이런입니다. 빅토리아 시대 괴물들의 서식지라는 이야기에 바이런이 등장한다는 것은 그 짝꿍 셸리와 함께 메리 고드윈(메리 셸리*)이 나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엄마'지요. 사실 메리 고드윈에게 얽힌 비화에 대해서는 작년인가 재작년쯤에 나온 만화 「메리 고드윈」을 참고하시길. 아니면 살림지식총서의 프랑켄슈타인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하여간 스위스의 별장에서 놀고 있던 바이런이 같이 놀고 있던 친구들(퍼시 셸리, 셸리의 애인인 고드윈 포함)에게 무서운 괴물 이야기를 써보자고 했더랍니다. 유명한 시인이 둘이나 있음에도 거기에서 탄생한 걸작 '괴물'은 주변인에 의해 만들어졌지요. 메리 고드윈이 쓴 프랑켄슈타인, 바이런의 주치의인 존 폴리도리가 쓴 뱀파이어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뱀파이어가 여기서 등장했다는 건 처음 알았답니다.-ㅁ-; 그러고 보니 책세상에서 나온 「뱀파이어 걸작선」에 이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루드벤 경 이야기가 그건가요?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하여간 보고 있자니 괴물들이 등장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째로 다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일 먼저 찾아보고 싶은 것은 「판타스마고리아나」. 모 소설에 등장하는 이 단어가 원래 있는 단어인 줄은 몰랐습니다. 독일 전승 모음집이라는데 한국에 출간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역시 찾아봐야죠.


다른 한 편은 '오리엔트 특급으로 유럽을 꿰뚫다'.
이건 애거서 크리스티 헌정편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어흑. 간만에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을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거기에 오마쥬인 「나폴리 특급 살인」도 말입니다. 「오리엔트~」는 집에 없지만 「나폴리~」는 집에 있으니 간만에 꺼내봐야겠네요.

사실 손이 안가서 미뤄두고 있던 책인데 말입니다, 두고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이 두 사람이 같이 쓴 책인  「여행자의 로망백서」때문에 여행의 로망을 키워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책과 영화와 여행에 대한 로망을 쌓고 있습니다. 여행가고 싶은 분들보다는 책 사고 싶은, 책 보고 싶은 분들에게 쥐약이니 조심하세요.



나전미궁.
구입하기는 한참 전에 해놓고, 들어 있는 봉투를 침대 머리맡의 쇼핑백에 던져 넣고 까맣게 잊고 있던 덕에 뒤늦게야 꺼내보았습니다. 하하하. 그리고는 좀더 두고 읽을까 하다가 마스터님의 리뷰에 옆구리를 퍽퍽 찔려 내키지 않는 마음 가짐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흠. 명불허전.
처음에는 억지로 읽어 넣는 느낌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문어씨가 있어서 말입니다. 저는 문어씨같은 타입의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나면 문어에게 '자네 고생이 많았네'라고 어깨를 두들겨 주고 싶군요. 뽑기 옆에서 지낼려면 어쩔 수 없이 저래야겠다 싶더군요. 허허허.
다른 작품에 비해 여자가 많이 등장하나 싶었는데 의외로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이 없었습니다. 할머니 3인조 정도가 마음에 들었달까. 젊은 여자들은 상대하기 버겁습니다. 특히 문어라든지, 꽃밭이라든지. 거기에 추위까지 휘몰아치면 와아아아.; 여성진을 두고 보면 차라리 나이팅게일과 루주가 나아요.


좀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은 내용 정리가 되지 않아 그런 것이고, 바티스타 후 1년 반에 나이팅게일이 떨어졌다고 하니 아마 장군님은 북쪽에 계실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누구씨랑 조우할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싶고요. 근데 그 장면 상상만 해도 무서운걸요. 거기서 둘이 맞붙으면 그야말로 용호상박. 하지만 호랑이한테는 하야부사(송골매)가 달려 있잖아요? 거기에 백년묵은 너구리에 화식조가 합세한다면, 그리고 드디어 제대로 학교 다니겠다고 설파한-어떻게 보면 은 사자의 정신적 아들래미가 되는 뽑기가 합류하면 쉽지 않겠지요. 게다가 누구씨는 반동인물인 관계로 절대 이 스토리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음하하하.;;;;;;

자세한 줄거리는 쓰지 않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 보면서 파악하시는게 좋지만 앞부분이 안 읽힌다고 도중에 던지지는 마세요. 이 책은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힘들게 힘들게 올라가지만 어느 순간 페달이 쉽게 밟히고 그 다음에는 어어어어 하는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언덕을 내려옵니다. 이런. 언덕을 다 내려와서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누가 뒤통수를 때리고 달아납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말입니다.


뒷권이 훨씬 더 기대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제너럴 루주의 전설은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손에 넣어야겠네요. 교보에 들어와 있을지, 아니면 주문 가능할지 확인해야겠습니다. 후후후.



박사, 이명석,「지도는 지구보다 크다」, 궁리, 2009
가이도 다케루, 「나전미궁」, 권일영, 예담, 2010


* 책에서는 메리 셸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당시는 처녀적 성인 메리 고드윈이 맞습니다. 아직 결혼전이었거든요. 이에 대해서는 「메리 고드윈」이라는 한국만화를 보시면 아실겁니다. 퍼시 셸리는 그 당시 유부남으로 아내와 이혼하려 했지만 아내가 거부했지요. 그래서 둘이서 스위스로 갔다고 알고 있습니다.-ㅁ-;
메리 고드윈의 삶은 참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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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24.
덧붙임.
「바티스타」의 오프닝은 2월 4일. 「제너럴」의 오프닝은 12월 14일입니다. 「나이팅게일」과 「제너럴」은 병행구조이므로 같이 간다고 봐도 되고, 「나이팅게일」은 크리스마스 공연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됩니다. 이것 역시 같다고 보면 되지요. 그러므로 「바티스타」후 1년 반에 이어지는 「나전미궁」은, 위의 사건들이 일어난 이듬해 6월이 배경입니다. '제너럴'과 '매'는 둘이 손잡고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자시고 계실듯...-ㅁ-;
아주 오랜만의 책 이야기입니다. 최근에는 도서관도 자주 안 갔을 뿐더러 입맛에 맞는 새 책도 별로 없었지요.
.... 이것은 새빨갛지는 않지만 붉은 색의 거짓말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도서관에 갔고, 그 와중에 가가형사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부터 일곱 번째 이야기까지도 다 읽었으니까요. 핫핫핫.
2월 중에 올렸어야 하는 감상이 이제야 올라갑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은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집에 대한 이야기인데다 도서관 서가에서 훑어보니 재미있는 관점에서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더군요. 요약하면 서양의 아파트와 한국의 아파트는 이미지가 다르다. 서양은 산업혁명 이후, 시내 중심부는 빈민촌이나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으며 부유한 사람들은 거의가 외곽으로 빠져 살기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하여 아파트는 돈 없는 사람들의 거주 시설로 자리를 잡았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바라보는 아파트와는 이미지가 다르다는 겁니다. 한국에서 고층아파트는 부유층을 위한 거주공간의 느낌이지요. 대표적인 것이 타워팰리스.

이 책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앞으로 고층 아파트보다는 고급 맨션 같은 것이 더 인기를 끌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옛 단국대학교 자리에 드러서는 초 고가 맨션이지요. 제가 어렸을 적부터 그런 류의 맨션에 약간의 환상을 품고 있었던 것도 맨션을 옹호(?)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넓은 평수의 아파트가 계속 인기를 끌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독신세대도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이들은 적은 평수의 아파트를 선호할테고요.(저는 청소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적은 평수의 집을 좋아합니다.-ㅁ-)

이 외에도 혼수를 장만할 때, 남편을 위해서는 대형 TV나 서재를 만들고 여성을 위해서는 집안일을 돕는 가전제품을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내를 위한 책상이라. 여성을 위한 책상을 혼수로 들고 간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딱 한 번 들어보았습니다. 대개 혼수를 장만한다 하면 TV, 냉장고, 청소기, 세탁기 등을 들지 책상을 장만했다는 것은 거의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딱 한 번은 제 주변 사람 이야기고요. 혼수 장만할 때 자기는 다른 건 다 필요 없으니 뷰로만 있으면 된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가구 장만하면서 뷰로를 같이 사셨다던가요. 뷰로가 뭐냐면 뚜껑달린 책상입니다. 뚜껑을 닫아두면 그냥 서랍장 같지만 뚜껑을 열어 고정시키면 책상이 됩니다. 골동품 가구로 종종 등장하는데 저는 광활한 책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뷰로는 고등학교 때 이후로 그저 아련한 로망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이야기가 엉뚱하게 튀었는데, 혼수 장만이나 집안의 부엌 배치 등에 따른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니 한 번쯤 읽어볼만 합니다.
단, 재미있는 부분은 딱 거기까지였고 그 뒤는 그냥 훌훌 넘겼습니다.;;


「줄리아의 즐거운 인생」은 읽고 나서 보니 작년에 개봉한 「줄리 & 줄리아」의 그 줄리아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 프랑스 요리의 대모로 불리는 줄리아의 자서전이고요. 공저자는 조카 손자(여동생의 딸의 아들)로, 줄리아의 구술에 따라 조카 손자가 썼습니다. 폴리아(폴(남편) + 줄리아) 사이에서는 아이가 없었고요. 읽다보면 꽤 재미있습니다. 르 코르동 블루의 초창기 모습도 있는데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던 저 학교가 지금은 어떤가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현지에서의 지명도는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네요. 도쿄 르 코르동 블루는 책이 취향이라 예외고요. 베스트홈에서 낸 사브리나 시리즈는 도쿄 르 코르동 블루에서 쓴 겁니다.'ㅂ'

보다보면 자기 중심적인 시선이 지나치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자서전이라 그런 부분도 있겠지요. 줄리아 본인이 아흔 넘어서 사망했고 그녀랑 사이가 좋았다 나빴다 했던 여러 인물들도 그 전에 죽었을터이니 괜찮지만 만약 죽기 전에 이 책을 봤다면 대판 싸움이 났을겁니다. 핫핫핫.
그냥 가볍게 볼만한 이야기.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의 모습, 그리고 매카시즘에 휘둘리는 미국 외교계의 모습도 보입니다.


「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은 이전에 읽다 던져버린 「다즐링 살인사건」의 후속작입니다. 레이크 에덴처럼 코지 미스터리로, 세간에서는 노처녀로 불리는 30대 중반의 미혼여성이 주인공입니다. 아직까지는 초반이라 연애 라인 약합니다. 하기야 레이크 에덴은 로맨스 미스터리라고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정도로 연애가 중심이죠.

이 책은 앞 부분만 조금 보아도 누가 죽을 것인지, 누가 범인인지, 범인으로 몰릴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살인사건이 나기 전에 이미 알아버린다니까요. 그래서 지난번에 그런 글을 썼던 것인데, 막상 보다보니 범인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범인을 몰아서 자폭(?)하게 만드는가가 이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T모씨와의 관계 개선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가 촛점이기도 하지요. 그 T모씨처럼 성깔 있는 분이 참으로 좋습니다. 후후후후후후후.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로 자주 등장하셨으면 합니다. 담당 분야(?) 때문에라도 그럴 것 같지만 말입니다.

「다즐링」에서는 못 느꼈지만 각 등장인물의 그림이 선명합니다. 가끔은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고요. 레이크 에덴보다도 가볍게 볼만한 추리소설이고, 차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들여다 보셔도 ..... .... 아니, 후회하실지도 모릅니다. 차를 좋아하셔서 기본 지식이 있으시다면 붙어 있는 이런 저런 설명 및 안내 및 주석에 닭살이 돋을지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네 권은 일주일만에 다 보았습니다. 네 권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붉은 손가락」. 장편이지만 내용은 길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부분을 보다보면 멱살을 잡고 패대기를 치고 싶을 정도로 열 받기도 하며, 그렇기 때문에 뒷부분의 해결이 맛깔납니다. 오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었어! 하지만 저런 자식을 둔 죄로 끝까지 마음 고생을 하는 부모님께는 고개 숙일 수 밖에 없군요. 참으로 안되셨습니다.
이 책의 반전은 뒷 부분의 마지막 몇 장이고, 그 반전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어쩐지, 앞에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갑자기 왜 그러나 했더니만 나름의 이유가 있었군요.'ㅂ'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와 「내가 그를 죽였다」는 엘러리 퀸보다 더 합니다. 범인이 누군지 답을 주지 않기 때문에 독자가 직접 맞춰야 합니다. 뒤에 해설편이 실려 있어서 그것을 보면 대강 알 수는 있지만 그래도 범인이 누구라고 속 시원히 가르쳐주진 않습니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의 범인이 누구인지는 해설편을 보고 확실히 알았습니다. 본편을 볼 때도 대강 짐작은 했지만 그게 힌트가 된 시점에서 범인은 그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왜 그 사람이 죽였는가에 대한 당위는 되지 않는걸요. 뭐랄까, 살의가 일었다는 것은 알지만 그 사람이 범인이라는 건 좀. 차라리 다른 쪽이 범인이라면 죽일만한 사유가 있지만, 다른 사람이 범인이라면...? 혹시 암초를 폭파시켜 버린 것일까요. 자신의 위치가, 그런 것이 폭로되었을 때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라 그런가요. 범인의 동기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내가 그를 죽였다」의 범인은 쉽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범인이 아님이 최종적으로 밝혀진 누구도 미수로는 잡힐 수 있겠네요. 그렇게 되려나아..?
이 책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코드가 있기 때문에 보실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단편집입니다. 그리고 「잠자는 숲」에서도 등장한 발레가 소재인 단편이 들어 있습니다. 맛보기 수준이고 이전 이야기와는 거의 연계가 없기 때문에(가가 형사가 왜 발레에 관심을 두었는지 정도만 연계라고...;) 기대는 하지 마세요. 이 책에서는 가가 형사의 무서움을 직접적으로 맛 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경계를 하든 말든 자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잘 잡고 있다가 확 빼면 상대방이 발라당 넘어진다. 그런 느낌으로 사건을 해결합니다. 가가를 상대해야하는 범인들은 대개 나름의 사정이 있지만, 그래도 안 됐다는 말은 못합니다.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짓은 하면 안되죠.

가가 형사도 지금 돌이켜 보면 볼만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맨 마지막 책인 「붉은 손가락」덕분입니다. 마지막 권의 결말이 마음에 들어서 시리즈 전체에 대한 호감도가 확 올라갔지만 다른 책은 두 번 읽기도 버겁습니다. 특히 「악의」는 지금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소름이 확 돋습니다. 그 책에서는 가가형사도 아직 경험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니 「붉은 손가락」에서 등장하는 누군가와 살짝 겹쳐지기도 하고요. 흠. 자네는 아직 따라갈려면 멀었지만 말일세.


... 다 썼다고 만세를 부르려고 했더니 「인질 카논」을 빼먹었군요.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가장 최근 두 책 모두 구입했습니다. 「인질 카논과」「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 「오늘밤~」을 먼저 구입했지만 손이 가질 않아서 「인질 카논」을 먼저 봤습니다. 교보에서 책 소개한 것을 보고는 이거 괜찮겠다 싶었거든요.

「인질 카논」은 「이름없는 독」이나 「쓸쓸한 사냥꾼」과 비슷한 일상 생활에서의 사건에 대한 기록입니다. 단편 소설이고 연작은 아닙니다. 첫 번째 단편이 마음에 들어서 죽 읽어 내려갔는데 몇몇은 어떻게 보면 시시하고 허무하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몇 있더랍니다. 그 중 가장 취향에 맞았던 것은 '팔월의 눈'. 단편 중 그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군요. 「쓸쓸한 사냥꾼」이나 「마술은 속삭인다」에서도 등장했지만 학교폭력 및 집단 따돌림 이야기가 소재입니다. 하지만 그 소재 때문에 기억에 남은 것이 아닙니다. ㄱ모 소설이 오버랩되어 그랬던 거지요.
보다보면 「대답은 필요없어」도 떠오르는게, 1996년도에 나와서 그 즈음이나 이후의 책들과 겹쳐보이는 것이겠지요. 가볍게 볼만합니다.



서윤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 궁리, 2003, 12000원
줄리아 차일드, 「줄리아의 즐거운 인생」, 이룸, 2009, 13700원
로라 차일즈, 「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 파피에, 2010, 11000원
히가시노 게이고,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내가 그를 죽였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붉은 손가락」,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2009, 1만원-12000원
미야베 미유키, 「인질 카논」, 최고은, 북스피어, 2010, 1만원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를 키릴님께 받아 한 권 한 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네 권을 받아서 G 먼저 보라 하고 저는 G가 다 읽으면 그 뒤에 받아 보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G가 소화하는 속도가 빠르군요. 권이 그리 얇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꽤 읽기 쉬운 책이라는 겁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은 상대적으로 무난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를 읽고 난 뒤에 그렇듯이 입맛이 씁니다. 뭐, 제가 읽은 히가시노의 책은 몇 권 안됩니다. 그 유명한 「용의자 X의 살인」도 읽지 않았고 「예지몽」, 「탐정 갈릴레이」가 다인가 ... 싶군요.; 블로그 검색하면 되겠지만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으니 이정도로 봐도 무난할 듯합니다.-_-;
「졸업」은 맛보기로, 그냥 가가가 형사가 되기 훨씬 전, 대학 때 어땠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친했던 친구들 사이가 어그러지고 무너지고 결국엔 가루가 되어버리는 것이 낱낱이 보여지기 때문에, 그리고 굉장히 추한 이야기도 등장하기 때문에 읽고 나서는 다시 읽을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치고는 다음권을 기다리긴 했습니다만..;

「잠자는 숲」은 제목이 왜 그런가 지금 생각하니 대강 알겠군요. 싹둑 잘랐습니다. 하하하.
하여간 이번 권은 굉장히 달달하다고 G가 슬쩍 알려줘서 읽었는데 이게 뭐가 답니까. 안 달아요. 이정도는 보통의 무난한 추리소설이라고요. ... 하지만 이것은 제가 졸업과 잠자는 숲을 읽기 전에 모 로맨스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설탕을 듬뿍 넣은 쿠키를 먹은 뒤에 가능한 단맛을 줄이려고 애쓴 떡을 한 조각 집어 먹으면 전혀 달다는 생각이 안 들겠지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여간 이 책도 다 읽고 나서 지금 돌아보니 마음에 안드는 장면이 여럿 있었지만 무난하게 볼만한 소설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세 번째의 「악의」. 이건 제가 읽은 올해 최악의 소설의 끝자리 정도는 차지할만 합니다. 이전에 가위남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정도로,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가위남은 분노의 대상이 살인자이지만 악의는 제 자신입니다. 읽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이것은 반전 내용을 밝히지 않으면 쓸 수 없기 때문에 살짝 가려둡니다.-_-;


하여간 그 때문에 이 책은 한 번 더, 다시 읽어야 한다는 건 압니다. 다른 시선에서 책을 바라봐야하는데 읽을 생각이 손톱만큼도 안납니다. 그래도 가가형사의 말대로 쾌유를 빕니다. 당신은 꼭 그래야 하니까요.



그나저나 다음권인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아직 G에겐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저는 앞서 읽은 듀시스님께 결말부분을 살짝 얻어들었습니다. 읽고 싶지 않은데, 그래도 다음권을 보려면 읽어야겠지요? ;ㅅ;


히가시노 게이고, 「졸업」, 「잠자는 숲」,「악의」, 양윤옥 옮김, 2009, 현대문학


덧붙임.
첫비행님이 저 「잠자는 숲」을 읽어보셨던가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안 읽어 보셨다면 추천합니다. 발레리나가 사람을 죽이면서 시작되는, 발레가 소재가 되는 이야기라 괜찮습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요즘 「스바루」의 2부가 책으로 나오는 모양이더라고요.-ㅂ-

해가 끝나고 해가 시작된지도 어언 열흘. 그간 읽은 책들의 목록은 엄청났지만 블로그에 글을 올릴 심적 여유가 없었더랍니다. 모종의 이유 때문인데 ... 그런 것인데... (생략)

어쨌건 더이상 미뤄두었다가는 도저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분량이 늘어나겠다 싶어서 날잡고 신나게 써봅니다. 다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위주로 쓰는 것이라 전부는 아니겠지요. 다른 곳에서 빌린 책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니 말입니다.


라고 까지 쓰고 이전에 읽은 책들을 모아 쓴 것이 언제적 일인지 살펴보니 12월 5일. 웃음도 안나옵니다. 도대체 몇 권에 대한 리뷰를 몰아 써야 하는 겁니까! ;ㅁ;


근데 생각해보니 그 때가 한창 바빴을 때고, 그 즈음으로 열흘 가량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으니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네요. 하여간 정리해봅니다. 언제나처럼 책 목록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만 정리하는데도 왜 이리 많은지 말입니다. 이러다가 서계는 일기가 아니라 월지가 되겠습니다. 그래도 써야지 덜 잊을 것이고, 재미없는 책에 대한 기록도 남길 수 있으니 꾸준히 써야지요.

목록중에는 안 보고 넘긴 책도 몇 있습니다. 제목만으로는 별 문제 없어보이는 「드라마 인 도쿄」. G에게 먼저 보라고 넘겼는데, 보다 말고 재미없다고 제게 넘기더군요. 그래서 저도 안 봤습니다. 간단히 내용을 들으니 글 쓴 사람이 프로젝트를 짜서 출판사를 섭외해 비용협찬을 받아 쓴 책인가봅니다. 하기야 황소자리에서는 「카페 도쿄」 등 지역별 간단한 여행안내서를 쓰고 있으니 그 일환이라고 봐도 되지만, 그런 식으로 쓴 책 치고 마음에 드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유럽 치즈 기행은 제가 구입한 여행 관련 책 중 최악으로 꼽히며-이쪽은 무작정 가서 쓴 기록이고 출판사 지원은 없다고 기억합니다-UGUF의 도쿄생활도 출판사 믿고 책 샀다가 분노했던 책 중 하나입니다. 「도쿄 만담」은 그보다는 조금 낫지만 저는 재미 없어서 도중에 손을 놨습니다. 꽃보다 남자 드라마판과 관련해 에비스 시계탑을 찾았다든지, 홍차왕자의 분위기에 맞춰 지유가오카의 이야기를 쓴다든지 하는데, 저는 별 재미가 없더라고요. 하도 여행 관련 책을 많이 봐서 식상해진건지도 모릅니다.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지만 확신은 안 섭니다. 그러니 일본여행을 자주 다녀오셨다면 위의 두 책은 가볍게 보고 넘기거나 아니면 손대지 않는 쪽을 추천합니다.

반대로 제목만 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분위기의 책도 있습니다. 「일본의 작은 마을」. 책을 대강 넘겼을 때는 그저 그런 책이 아닌가 싶었지만 내용을 직접보면 확 다릅니다. 이전에 올린 적 있는 「47빛깔의 일본」과 닮은 책입니다. 도쿄나 규슈 등은 이미 가보아서 다른 지역을 가보고 싶다거나, 조금 독특한 작은 마을을 가보고 싶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냥 넘겨보아도 꽤 좋고요. 사실 대강 훑어봤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가마쿠라에 대한 소개가 있어 집어 들었던 겁니다. 하지만 가마쿠라보다 다른 지역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일본 각지의 작은 마을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고, 마을의 특징적인 부분이라든지 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간략히 나와 있습니다. 이런 책은 오히려 여행 초심자보다는 자주 다닌 사람들에게 괜찮겠지요. 가보고 싶은 마을이 여럿 생겨서 곤란할 수 있으니, 스트레스로 인해 여행 지름신이 강림한 상태에서는 가능한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든 항공권 끊어서 달려갈지도 모르니까요.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꽤 오래 기다린 책입니다. 예약이 꽉 차 있어서 한참을 기다려 받아본 책인데 그렇게 기다려서 받아본 보람이 있습니다. 핀란드 교육이 뜨기 시작할 때쯤 나왔던가요. 하여간 핀란드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디자인 교육, 건축 디자인, 소품 및 인테리어 디자인등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핀란드 문화, 사회생활, 사회구조 등에 대해서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역시 부작용이 있습니다. 핀란드의 여러 그릇제품이 눈에 들어와 지름신이 강림할 가능성이 높으며, 핀란드를 포함한 북구 유럽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항공권을 결제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역시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살짝 덧붙이자면, 이딸라 타이카에 대한 지름신이 살짝 가신 시점에서 저 책을 보았더니 이딸라 컵에 대한 지름신이 다시 오셔서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딸라 타이카는 한국에서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요.T-T 구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라, 환율이 수직상승한 뒤에는 아예 가격을 보지도 못했습니다. 부엉이 데미타스잔 세트.;ㅂ;

하지만 무엇보다 여행 관련해서 무서운 책이 한 권 있으니, 김영모씨의 「스위트 로드」입니다. 정말 무섭습니다. 40일간 오키나와를 제외하고 규슈부터 훗카이도까지 올라가며 빵집을 순례한 기록인데, 일본 현지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것을 이렇게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각 지역 제과협회장을 만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모양입니다. 이모저모 살펴보니 아마 일본어는 하시지 않나 싶네요. 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기념식 등에 참석했다거나, 다른 제과장들과 대화할 때도 언어적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 걸 보면 일본어가 능숙하거나 통역이 뛰어났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하여간 유명하거나 특이한 빵집이나 과자집에 대해 모아 놓은 여행 안내서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 책을 여행가기 전에 보면 한 곳이라도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니 문제죠. 도쿄 주변지역보다는 다른 지역의 빵집이 더 근사해보이거든요. 다른 곳은 몰라도 훗카이도의 빵집은 꼭 가고 싶더랍니다.
빵집 안내서라 앞으로 어떻게 변동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구입을 조금 망설이고 있지만 구입해도 돈이 아깝지 않을거란 생각입니다. 거기에 각 빵집을 안내하면서 홈페이지를 같이 넣은 것도 좋았고요. 정보 접근하기가 좋더라고요.

「런던 미각」은 런던을 주변으로 한 지역에 대한 맛집 순례기 정도로 보면 됩니다. 호수지방도 다루고 있으니 그냥 가볍게, 런던 여행 가기 전에 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현재 가장 로망도(?)가 높은 여행 지역이 런던이라, 가볍게 읽었습니다. 글 전체적인 분위기나 사진 분위기나 나쁘지 않더군요.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확실하진 않은데, 클로티드 크림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이야기가 있어 고개를 갸웃했더랍니다.-ㅂ-;


그럼 이번엔 먹는 쪽 이야기.
이동진의 「아이러브 커피 앤 카페」는 가볍게 볼만한 책이지만 걸리는 부분이 여럿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커피지식과 맞지 않는 곳이 있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더군요. 한 권으로 읽는 카페 운영서를 표방하고 있지만 카페 운영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텐데요. 그냥 커피 + 카페 입문서로 가볍게 보고 다른 책으로 부족분을 메우는 것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커피나 홍차나, 제과도 그렇고 제빵도 그렇고 가능한 많은 책을 보고 비교하는 쪽이 좋더군요. 한 권에서 얻은 지식으로는 정확한 앎을 얻기가 어렵더랍니다. 그러는 저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은 못합니다.; 봐도 봐도 모르겠더라고요,

「더치오븐 퍼펙트북」은 지름신 소환책입니다. 보실 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마도 아이쭈님이나 첫비행님이 보시면 십중팔구 지름신이 오실테니 꼭 카드와 지갑과 통장잔고에 대한 단속을 하고 보세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더치오븐을 써서 여러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더치오븐은 간단히 말하면 실외용 무쇠솥입니다. 실외 캠핑할 때 쉽게 쓸 수 있는 뚜껑달린 무쇠 냄비지요. 이걸 더치오븐이라 부르는 것은 뚜껑도 굉장히 무거운데다 불 속에 넣을 수 있어서 오븐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랍니다. 실외에서 쓰는 것에는 냄비 아랫부분에 작은 다리가 달려 있고, 실내에서는 그런 것 없이 냄비처럼 맨들한 것도 있습니다. 슬로우쿠킹이라 부르는 푹 끓이기 + 굽기가 가능해서 쓰기 좋지만, 무쇠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방심하면 녹슬거든요.
더치오븐 외에 스킬렛(무쇠로 된 작은 프라이팬) 등도 안내하고 있고, 관리법이나 기타 등등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팬으로는 만족하지 못해서 르크루제 같은 법랑 무쇠냄비를 쓰다가 이것도 성에 안차면 그 다음이 그냥 무쇠팬이라던데. 그러니 아이쭈님과 첫비행님은 꼭 주의하면서 보세요. 보고 지르시면 글로 써주시길 부탁드립...(퍽!)

「유럽 그린푸드 스타일」은 채식을 중심으로 한 음식과 채소가 듬뿍 들어간 음식을 안내합니다. 그런고로 첫비행님이 좋아하실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Easy Breakfast & brunch」의 번역서인 「유럽 브런치 스타일」을 보고 나서, 이 책을 낸 출판사에서 어떤 책을 냈나 검색하다가 걸린 책입니다. 수프를 포함해서 굉장히 다양한 채식 식단이 나오더군요. 저야 콩이 들어간 수프가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네스트로네라든지는 완전 채식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지요. 책 편집은 앞서 소개한 「유럽 브런치 스타일」과 유사합니다.
「Easy Breakfast & brunch」는 「유럽 브런치 스타일」의 원서입니다. 원서는 어떨까 싶어서 빌렸는데 번역서를 본지 오래되어 홀랑 잊었습니다. 다시 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생각보다 쉽게 읽히네요. 후후후~.


그럼 이제 소설만 남았네요. 「인형, 탐정이 되다」는 인형사 사콘을 떠올리게 하는 얼개입니다. '나'는 유치원 교사이고 우연한 기회에 어느 인형사를 알게됩니다. 그리고 같이 사건에 얽혀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거죠. 가볍게 보는 일본추리소설입니다. 4편의 연작 단편이 있는데 주인공인 인형사 본인에게도 조금 문제가 있어서 그거도 또 하나의 수수께끼가 됩니다. 그러니까 사콘처럼 둘이 어떻게 만났는가, 어떻게 그런 관계가 형성되었는가는 이번 권에는 아직 없습니다. 뒷권이 나왔으니 조금씩 이야기가 진행되겠지요.

당근케이크는 두말하면 잔소리죠. 지난번에 원서 읽으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음훗훗. 하지만 당근케이크보다는 그 다음에 나올 크림퍼프가 더 기대가 되네요. 이게 크림퍼프로 나올지, 슈크림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플럼푸딩은 최신간입니다. 역시 검색하다가 잡히길래 잽싸게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았습니다. 지금 검색해도 이보다 최신간은 없네요. 이번 배경은 크리스마스인데, 사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폭탄을 장치하고 맨 마지막에 불이 붙는 것을 보았다는 느낌이예요.OTL 그러니까 다른 권들과는 달리, 뒤에 여운을 남겨두었더랍니다. 이런 이야기는 질색인데! 그 폭탄이 어떻게 폭발할지 걱정되는걸요. 이에 따라 N과 M과 ...(이하 생략)
적다보니 이전에 만났던 로드인가 하는 녀석은 이니셜이 설마 L?
플럼푸딩은 원래 영국푸딩이고, 플럼이 들어가지도 않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푸딩과도 거리가 멀지만 한나가 만든 플럼푸딩은 이름만 같은 전혀 다른 푸딩입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닐 것 같네요. 푸딩은 뭐니뭐니해도 캐러멜 소스의 커스터드 푸딩이 제일 좋습니다.-ㅠ- 거기에 플럼푸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유키 카오리의 영향이 큽니다. 


대강 적긴 했는데 책의 공주는 노래한다나 제가 개인적으로 구입한 책에 대한 리뷰, 만화책 리뷰는 다 빠져 있습니다. 집에 가서 다시 검토하고는 맞춰 써야겠지요.
그래도 간신히 다 쓰긴 했습니다.;

조앤 플루크, 「당근케이크 살인사건」.해문출판사, 2009, 11000원
「Plum Pudding Murder」. 2009
아비코 타케마루, 「인형, 탐정이 되다」.최고은, 북홀릭, 2009, 10000원
조수현, 「드라마 인 도쿄」. 황소자리, 2009, 14000원
정숙영, 「도쿄만담」. 중앙북스, 2009, 13000원
서순정, 「일본의 작은 마을」. 살림, 2009, 12000원
장미성, 「런던 미각」.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13800원
안애경, 「핀란드 디자인 산책」. 나무수, 2009, 15000원
김영모, 「스위트 로드」. 기린출판사, 2009, 17000원
이동진, 「I love coffee & cafe 아이러브커피 앤 카페」. 동아일보사, 2008, 12000원
헤르만 헤르츠버거, 「건축수업」. 효형출판, 2009, 18000원
나카야마 지카코, 「더치오븐 퍼펙트북」. 진선북스, 2009, 15000원
테사 브렘리, 「유럽 그린푸드 스타일」. 이끼북스, 2008, 16000원
Blake, Susannah, 「Easy Breakfast & brunch」. 2007

※ 대대적인 수정 들어갑니다. 제대로 한자를 찾아보지 않고 제가 아는 대로만 읽었다가 크게 낭패를 보았습니다. 비공개님, 지적해주셔서 고맙습니다.ㅠ_ㅠ
수정하는 부분은 奏를 진으로 잘못 읽은 것, 功과 巧를 헷갈린 것, 라크슌을 라크준이라 한 것, 공국 여왕 슈쇼우를 슈코우라고 잘못 적은 것입니다. 잘못 적은 부분은 줄을 그어두었습니다. 그부분은 빼고 읽으시면 됩니다.

잊지 않기 위해 적어두는 간단 정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세글자로 줄이면 비망록. 뭔가 단어의 뜻이 미묘하다 생각하셔도..-ㅁ-;

십이국기가 연재에 들어갔다는 정보(링크)를 입수하고 나니 이전 내용이 어땠는지 홀랑 까먹었습니다.
무엇보다 십이국의 명칭과 한국 번역본의 명칭 차이가 미묘하잖아요. 원서에서는 일부러 한자 독음이 같은 서로 다른 한자를 골라 써서 국가 이름과 왕 명칭으로 했습니다. 예를 들면 안. 두 번째로 긴 국가인 연왕은 안국의 국왕입니다. 한국 한자 독음으로는 연 / 안이지만 일어로는 둘다 엔이었다고 기억합니다.-ㅂ-; 이런 문제가 있다보니 사실 십이국의 한자 명칭은 한국어로 중복되는 것이 있어요. 功과 恭. 둘다 공이지만 한국에서는 앞쪽을 교라고 번역했습니다. 실제 일어 발음이 그럴거예요.

慶(경) 奏(진) 範(범) 柳(류) 雁(안) 恭(공) 才(재) 巧(교(실제 발음은 공)) 戴(대) 舜(순) 芳(방) 漣(연)

이게 12국입니다. 대, 순, 방, 연은 사각형 지도 바깥 쪽에 있는 섬나라이고, 나머지는 봉산을 둘러싼 꽃 모양입니다. 자세한 것은 링크의 지도를 참고하세요.

비망록이니 간단하게 잊지 않을-기억을 되살릴만한 내용으로 적어보겠습니다.

경: 1-2권의 주인공인 요코(요우시)의 나라입니다. 3대 연속 여왕(女王)으로, 이전의 두 여왕이 나라를 홀랑 말아먹었기에 여왕에 대한 불신이 큽니다. 아직 신왕등극 10년도 안된 시점이지만 주변에서는 괜찮게 갈거라고 보는 듯합니다.

주: 여기가 아마 종 같네요. 한자 발음 가지고 찾다가 헷갈렸습니다.; 치세 600년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600년을 무너지지 않고 잘 지탱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참 신기하지요. 여관식 운영을 국가 운영에 도입하고 있고요. 이 집 둘째아들은 역마살이 끼어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만 그게 역으로 다른 나라의 사정을 확인한다거나, 소식을 전한다거나 하는 일에 쓰기도 합니다. 둘째 아들과 연왕과는 서로를 염탐하는 사이고, 공왕이 봉산에 오를 때는 도와주기도 했지요.

범: 9-10권인가에 등장한 타이키 구출작전 때 힘을 빌려준 국가입니다. 한왕이라 읽는 것 같더군요. 麟에 남왕이지만 굉장히 화려한 외모였다고..-ㅁ-;

류: 11권의 외전에 등장합니다. 맨 마지막 이야기에서 리코우와 풍한이 만나는 나라입니다. 100년은 넘겼지만 슬슬 실도의 조짐이 보인다던가요.

안: 두말하면 잔소리. 태과의 기린(麒)과 태과의 왕이 만나 신나게 놀고 있는 나라입니다. 2권부터 등장하더니 5권은 아예 외전까지..-ㅁ-; 십이국 중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나라입니다.

공: 도남의 날개. 이미 요코가 등장했을 시점에는 90년을 넘긴 오래된 나라입니다. 열 두 살의 당찬 아가씨가 올라가 있지만 90년이 지난 지금은 몇 살?; 나이로 따지자면 종왕 쪽이 무섭지만 뭐... 하여간 슈쇼우는 당차기도 하거니와 현재 재위 중인 왕 중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여왕이라 생각합니다.;

재: 11권에 등장합니다. 기묘한 미스터리가 등장했던 이야기. 결국 왕은 일종의 자살을 하고 기린(麟)만은 남깁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준 이야기라고 할 수 밖에 없네요.

교: 왕이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나라. 라크슌의 고국입니다. 태과가 잘되는 꼴을 못본다며 요코를 공격하더니 결국 왕과 기린 모두 죽습니다. 가장 황폐한 나라 중 하나이지만 대국과 비교해서 어디가 더 심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대: 두말하면 잔소리. 타이키의 나라입니다. 북방에 위치한 나라로 현재 왕은 행방불명, 타이키는 뿔이 잘려 기린의 역할을 해내지 못합니다. 아마 오노 도노가 뒷 권을 쓰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ㄱ-

순: 여기는 정보가 없는 것 같은데... 나중에 다시 확인해봐야겠습니다.

방: 6-7권인가, 요코의 반란진압 때 잠깐 등장합니다. 11권의 다른 외전에서도 잠시 등장하지만 왕이 60만의 백성을 죽이는 바람에 결국 아래에서 반란을 일으켜 왕과 기린을 죽입니다. 그리고 그 딸(쇼우케이)은 추방하나, 추방된 곳에서 사고치고 도망쳤다가 요코와 만나는 바람에 같이 있게 되었지요.

연: 11권의 외전에서 타이키가 잠깐 방문했던 나라입니다. 농부가 왕이라니 신기하다 싶었습니다. 여기도 麟이었지요.



대강 이 정도만 적습니다. 다시 읽기에는 분량이 많기도 하고 제책이나 편집이 마음에 들지 않아 끝까지 다 읽을 생각은 없습니다. 뭐, 다시 읽는다면 도남의 날개 정도만..?

독서기록이 빈약한 이유는 신간을 거의 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읽은 책들도 거의 요리책이고요. 아니면 레이크 에덴.(...) 아놔. 저도 지겹습니다. 이제 그만 읽고 싶지만 과자에 대한 금단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레이크 에덴은 제게 구세주와 같이 내려와 초콜릿을 지르라고 옆구리를 찌릅니다. 하지만 구입하기엔 방산시장이 너무 멀(...) 따름이고, 근처에서 맛있는 쿠키를 사먹기엔 지역이 허허벌판일 따름입니다. 애초에 레이크 에덴 레시피는 지나치게 달지만 그만큼 다양한 쿠키를 싸게 파는 곳도 없다구요. 게다가 제 입맛에는 대부분의 쿠키가 떫습니다. 베이킹 소다에 대한 반응인지 뭔지, 쿠키 혹은 스콘을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해지거든요. 공장 출하 쿠키는 그렇지 않다는게 또 이상하지만 말입니다.

이야기는 그정도로 하고, 그나마 최근에 읽은 책들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추려봅니다.

런던 하늘 맑음은 환경건축을 주제로 하여 런던을 중심으로 여러 친환경 건축, 친환경 도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내용도 그렇지만 글쓴이들이 독특합니다. 교보에서는 조양희가 주 저자로 나오는데 조양희보다는 박진호 쪽이 주로 글을 썼습니다. 조양희는 박진호의 어머니. 그리고 이전에 <도시락 편지>의 저자였던 인형작가였습니다. 오오.+ㅅ+ 그 책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기대했는데, 기대에는 못 미쳤습니다. 글이 전체적으로 거칠다고 해야할까요. 그런 느낌에 사진이 적기도 하고. 하지만 혹시 런던에 친환경 건축물을 보러 가신다면 꽤 도움이 될겁니다. 

당근 케이크 살인사건은 번역본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도서관에 주문해서 받아다 보았는데 그 사이에 번역본이 나온 경우였습니다. 다시 읽으면 더 자세히 이해가 되겠지만 이미 범인이 누구고 왜, 어떻게 죽였는지도 다 알아버린 뒤라 말입니다. 크림 퍼프 살인사건(Cream Puff Murder)이 이보다 뒤에 나왔는데 거기에 나온 몇몇 상황에 대해서도 당근 케이크 살인사건에 자세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당근 케이크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게 잘 보았습니다. 하지만 전 역시 크림 퍼프 쪽이 좋습니다.-ㅠ- 따, 딱히 M이 물먹어서 그런 것은 아니예요!
(실은 그렇습니다.)

유럽 브런치 스타일은 뒤에 예약자만 없었다면 집에 두고두고 볼텐데 굉장히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가격 대 성능비도 뛰어나고요. 아침에 해먹을 만한 간단한 음식들이 많고 팬케이크라든지 머핀 같은 것도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진도 좋고요. 원서로도 보고 싶은데 도서관에 신청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하는 이유는 원서를 살까 번역서를 살까 망설이고 있거든요.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네 번째 장소는 프로방스입니다. 역시나 프로방스. 피터 메일의 이야기도 곁들였지만 이번 여행의 메인 이야기는 그림, 화가입니다. 프로방스에서 살았던 여러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머무른 장소, 그리고 미술관 방문 등에 대한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 있습니다. 추천은 하지만 언제나 제가 이야기 하듯이 주의하셔야 합니다. 잘못하면 프랑스 행 항공 티켓을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가장 가보고 싶었던 것은 어느 노 화가가 지인의 부탁을 받고 디자인을 해주었다는 어느 성당입니다. 마티스.. 였던가요. 리뷰를 바로바로 쓰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생깁니다. 흑흑흑. 하여간 세잔이나 고흐, 마티스, 샤갈 등 아주 귀에 익숙한 화가들이 총출동하다보니 루브르 박물관 같은 건(!) 제쳐두고 여기부터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특히 샤갈은 이전에도 K에게 잠깐 이야기 들었는데 실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뭐, 아버지가 지난 서유럽 여행 때 루브르 박물관에서 사진 찍어오신 걸 보고 프랑스 여행에 옆구리가 찔린 것만은 아니예요. 이 책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으니 말입니다.

프로방스를 읽다보니 여행 막바지, 니스에 머무르면서 조깅하는 이야기를 쓰면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언급이 나왔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던 건 바로 옆에 이 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예약자가 가득차서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가 문득 발견해서 집어 왔으니 말입니다. 우연히 집에 들어온 책이었는데 또 우연히 다른 책에서 그 책을 언급했으니 우연이라도 재미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보다 수필이 훨씬 입에 잘 맞는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특히 슬슬 자신의 한계를 체득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최근의 제 모습도 같이 겹쳐져 보입니다. 만사 의욕상실. 축 늘어져 있고 몸은 불어만 가고, 더불어 자기 혐오도 증식합니다. 잠시라도 좋으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쉬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지만 쉬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휴가가 끝나는 날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먼산) 그저 하루 빨리 이 상황이 종료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발랄한 이야기로 돌아가지요. <마당의 순례자>에서도 앞서 말한 것처럼 '아는 사람'을 책 속에서 만났습니다. 정확히는 제가 읽은 다른 책의 작가지요. 박사라고,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여행책인 <여행자의 로망백서>의 공동 저자입니다. 으허허허허. 이 책 속에서 이렇게 마주칠 줄은 몰랐다면서 웃었더랍니다.
마당의 순례자는 마당일이 주제입니다. 흔히 말하는 가드닝, 원예지요. 마당을 어떻게 가꾸고 어떻게 식물을 키우고 살리고 죽였는가에 대한 짤막한 기록입니다. 효자동에 대한 예찬도 함께 있고 집에서 보이는 근사한 풍경도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정원에 대한 책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신문기자와 동화작가라는 직업을 가졌다 하는데 그래서인지 글맛이 다릅니다. 술술 잘 읽히지만 가끔은 이렇게까지 속내를 드러내도 되는가, 너무 가시돋히지 않았는가 싶을 정도의 말도 튀어 나옵니다. 하지만 그게 또 맛이지요.

효자동 레시피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그 작가가 이런 책도 썼나 했는데 동명 이인입니다. 이 쪽은 잠시 방학에 들어간 전업 요리사고요.
효자동 어드메에 레서피(recipe)라는 이름의 작은 음식점이 있었더랍니다. 2008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잠시 방학에 들어갔다네요. 책을 읽고 나니 진작에 가볼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사근사근한 말로 시작되는 이 책은 레서피의 여러 레시피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만들기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고 하나하나 다 도전해 보고 싶은 그런 요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을 집어 들어 대강 훑어 보고 나서는 catail님의 <이기적 식탁>과 같이 비교하며 읽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는 너무 닮은 것이 아닌가, 또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단순한 재료로 간단히 만들어 맛있게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양쪽이 닮아 있지요. 그리고 토마토나 가지 같은 채소가 많이 보인다는 점, 차려내는 모습도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catail님의 음식은 블로그 설명만 들어도 군침이 돌고 맛있게 느껴졌으니 이쪽도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니 진작 가볼걸 그랬다고 후회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게으름뱅이인 제가 알았다 한들 찾아갔을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브라우니 레시피가 없는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초콜릿 케이크는 꼭! 거기에 금귤정과도 꼭! 그리고 딸기 티라미수도 꼭! 내년에는 게으름 피우지 말고 만들어 보렵니다.
그 전에 유자부터 먼저 챙겨야겠네요. 이번에 놓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할텐데?

대망의 마무리는 <지어도 돼?>입니다.
인터넷 서점에 소개된 내용을 보고는 홀랑 반해서 도서관에 신청해 보았는데 보는 내내 절절히 공감이 되었더랍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마당의 순례자>를 봤더니만 집에 대한 지름신이 덜컥 붙어서 대지만이라도 빚 얻어 사놓을까란 헛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혜화동이나 효자동이나 부암동이나 그 어드메, 적당한 곳을 찾아 사두었다가 나중에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집을 지어달라하면...(친척중에 건축설계사가 있습니다;..)
그런 망상이 들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끼친 책입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마리는 올해 서른 다섯의 직장인입니다. 독립해서 작은 빌라에 혼자 살고 있는데 어느 날 2층계단에서 굴러 왼쪽 팔에 금이 갑니다. 이런 생활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져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회사 사장님인 사촌여동생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달라 부탁합니다. 그러다 만나게 된 어느 건축 설계사. 거기에 이모가 준 맨션과 부모님이 몇 십 년 째 놀리고 있는 땅이 결합하여 혼자 살 집을 짓겠다고 결심합니다. 그 때까지의 이야기가 책 절반이고, 어떻게 집을 지을지 고민하고 짓기 시작하는 것이 나머지 반입니다. 집의 완성까지는 나와 있지 않지만 짧으면서도 재미있고 또 마음에 절절히 와닿는 이야기 였습니다. 저 역시 집에 대한 욕심-정착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강해서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채널 J에서 Before and After라는 리모델링 관련 프로그램을 해주는데, 그걸 보다보니 마리가 짓기로 한 집이 어떤 형태인지도 대략적으로 머리에 그려지더군요. 건축에 관심이 많은 분들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고로 이 책은 티이타님께 추천합니다. (물론 아이쭈님이나 첫비행님도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뒤에 실린 단편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 강력한 반전이란.....;;;;;

짧게 쓰려 했는데 쓰다보니 또 길어졌군요. 오늘 퇴근하면서는 <이기적 식탁>을 읽을 겁니다. 효자동 레시피와 비교해보면서 올 연말에 해먹을 음식들을 꼽아보아야겠네요.>ㅅ<


Fluke, Joanne, <Carrot Cake Murder>, Kenshington, 2008
루이즈 픽포드, 윌리엄 링우드, <유럽 브런치 스타일>, 이끼북스, 2009, 16000원
김영주, <프로방스>, 안그라픽스, 2009, 12000원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임홍빈, 문학사상, 2009, 12000원
조양희, <런던 하늘 맑음>, 시공사, 2009, 9800원
나카지마 타이코, <지어도 돼?>, 신유희, 소담출판사, 2009, 1000원
서화숙, <마당의 순례자>, 웅진지식하우스, 2009, 13000원
신경숙, <효자동 레시피>, SOMO, 2009, 13000원

토요일에 가뿐하게 구입한 책 세권.
G가 구입한 원피스도 몇 권 더 있지만 그건 찍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원피스에 홀딱 반한 G가 지난주부터 시작해 원피스를 두 권씩 사고 있는데 전권 구입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오네요. 주마다 그렇게 사면 정확하게 몇 주 걸린다는 답이 나오지만 매주 그렇게 살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게다가 비용과 보관장소의 문제도 있고요.
비용 때문에, 엊그제 원어데이의 만화책 세트 판매글을 보고는 잠시 G와 상의했지만 한 번에 그렇게 목돈 나가는 것도 내키지 않고, 보관할 장도소 없으니 그냥 조금씩 사모으자고 합의했습니다. 무엇보다 G방에 책장을 하나 더 구입해야 조금이라도 정리가 되거든요.

솔직히 제 책상부터 먼저 정리를 해야하긴 합니다만.......; 오늘가면 해야지요.

3월의 라이온은 다시 밝은 분위기로 돌아왔습니다. 2권에서 내면으로 침잠하다 못해 누에고치가 되어버리는 것 같던 상황이 조금은 풀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책 분위기는 저랑 안 맞습니다. 조금 밝아졌다 한들 주인공에게 사자후를 내지르고 싶은 생각은 바뀌질 않거든요. 대신 누군가 야단치기는 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해요.

디오티마.
4권 나온다는 말에 충격받으신 분들이 많은 듯한데, 이번 권 진행은 꽤 빠릅니다. 누구씨가 반한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닐까 생각은 하지만 그걸 확인하려면 5권을 기다려야겠지요. 5권이 내년에 나오는 것은 힘들테고, 후년에나...?


명영사는 시리즈 전 권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쉽지 않겠습니다. 지난번에 문학소녀 구입할 때도 교보에서 주문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좌절한 적이 있거든요. 일단 주문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차근 차근 구입해야겠습니다. 번역본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원서로 읽는 것이 빠르기도 하고 삽화의 인쇄질에 실망해서 원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습니다. 권당 609엔 남짓이고 몇 권은 조금 넘는데 14배로 계산하면 대략
.... 여기까지 쓰고 혹시라는 생각에 교보에서 검색하니 나옵니다. 그런데 왜 가격이 이모냥입니까. 672엔인 10권이 해외주문으로 정가 10900원에 10% 할인해서 9810원. 14배하면 9408원입니다. 적립은 0%. 으허허허. 일본서적은 신간이라도 쿠폰 적용가능하다지만 가격이 어중간해서 1천원 쿠폰을 쓰려면 2권 주문, 2천원 더블쿠폰을 쓰려면 3권 주문입니다. 윽. 타격이 너무 커요.-_-;
참고로 응24는 10% 가량 더 비쌉니다. 그런고로 논외. 실제 검색해보니 10권 모두 1만원이 넘습니다.

그나저나 용돈 잔고는 몇 권까지를 허용할까요. 통잔 잔고와 용돈 잔고를 생각하면 단 번에 지를 수 있는 분량이 아닐텐데.;

으하하;ㅂ; 예찬론입니다. 취향에 아주 제대로 직격 당했거든요.

이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한 번 들었습니다. 제목만 봐도 끌리는데 시선을 빼앗긴 것은 삽화입니다. 타케오카 미호-문학소녀 시리즈의 삽화가가 일러스트를 맡았거든요. 한국에 정식 발매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제 홍대 갔다가 나온 것을 보고는 앞뒤 가리지 않고 구입했습니다. 표지를 본 순간 이미 제 손은 책을 집어 들고 있었지요. 아하하.

한 줄로 내용을 요약하면 Boy meets girl. 아니, Boys meet girls가 더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면 집어들어도 크게 후회하진 않으실겁니다. 일단 18회 판타지아 대상 가작 수상작이라는데, 이야기는 굉장히 무난합니다. 다만 소재로 쓴 것이 명영사라고, 색을 촉매로 하고 영창을 하여 소환하는 술사들입니다. 가장 비슷한 것을 들자면 소환술사겠군요. 이런 명영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주인공이고요.
다만, 남자주인공이 아직 열 셋이고 여주인공이 그보다 세 살 위라는 것-다시 말해 연상 연하 커플이라는 것이 재미를 더합니다. 벌써부터 탄탄하게 노선이 다져져 있으니 둘이 커플이 될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입니다. 게다가 옆에서 도와줄 것으로 보이는 조연들도 꽤 괜찮고요.
첫 작품인지 초기 작품인지 잘 모르지만 조연을 많이 썼다는 것은 조금 감점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말입니다, e-hon에서 검색했더니 시리즈가 열 권입니다.OTL 그것도 가장 마지막 권이 나온 것이 2009년 8월. 출간 텀을 보니 아직 다음 권이 나올 때가 안되었고요.; 아마 다음권 나올 때까지는 10권 모두 다 구입하기도 어려워 보이지만 말입니다. 흑.; 10권의 줄거리를 대강 훑어보니 작품의 클라이막스랍니다. 다음 권이 완결이기를 간절히 빌고 있지만-열 권만 해도 충분히 많아요!-어찌될지는 봐야 압니다. 그리고 이 책을 원서로 구입할지도 고민중이라..

원서 구입 여부를 고민하는 것은 일러스트의 인쇄질 때문에 그렇습니다. 삽화를 확대한 것인지, 선이 굵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가늘가늘한 그 특유의 선이 아니네요. 첫 번째 그림 보고는 열 받아서 당장에 원서를 사겠다고, 그래서 일웹에 들어가서 검색한거였는데 열 권-아니 열 한 권이나 그 이상이 되면 사는 것도 만만치 않지요. 엔화가 떨어질 기미도 안 보이고 말입니다.


가벼운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이지만 10권의 줄거리를 볼 때 앞으로 사건은 점점 더 커질 모양입니다. 하지만 바탕인 '소녀, 소년을 만나다(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 영상이 지나가듯 장면을 상상하게 되는데 이 책은 색채가 풍부해서 상상하는 맛도 좋군요. 설정상 약간 무리가 아닐까 하는 부분도 있지만 학원물이기도 하니 그정도는 짚고만 넘어갑니다. 후후후.

문학소녀가 완결되어 이젠 살 라이트 노벨이 없다 생각했는데 마침 딱 나와주네요. 앞으로는 명영사만 계속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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