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에서 읽은 소설 리뷰입니다. 공략 대상(!)은 첫비행님, 아이쭈님.


조아라의 판타지 소설 리뷰를 올리며 『물에 비친 달』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계 진입물에 마녀가 소재라고 썼던 것 같은데 지금 돌이켜보면 아주 부족한 리뷰입니다.OTL 그 단어만으로는 내용을 다 표현할 수가 없지요.
판타지는 판타지인데, 이세계에 떨어지고 나서도 주인공은 이런 저런 상황에 휘말립니다. 전쟁도 있지만 직선적인 오해나 이용이 아니라, 각자의 비밀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상황 판단을 통해 움직이는 체스말 사이에서 체크메이트를 이루는 그런 내용이니까요. 주인공이 변화하는 모습도 상당히 재미있고, 외전을 통해 나온 달달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게다가 글이 꽤 괜찮거든요.

그리고 몇 달 뒤. 실시간 순위에 오른 『아이비스의 기묘한 이야기』를 읽습니다. 한창 연재중이었는데 연재 속도가 빨라서 마음에 들었지요. 주인공 아이비스는 어머니께 물려받은 신기한 목걸이를 통해 과거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과거의 나에게 훈계하며 모든 상황을 바로 잡으려 하는데…….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릴리 없지요. 게다가 상황을 바로잡으려 하면 할 수록 일은 꼬여갑니다. 1부 끝무렵에 밝혀지는 '비밀'-_-을 읽고 나서는 무서워서 잠시 손을 떼었습니다. 그리고 손을 떼었던 그 잠시 동안 소설이 완결란에 올라왔더군요. 완결이 그리 빨리 올라올 줄은 몰랐습니다. 리체르카님의 소설 연재 속도는 엄청나군요.(먼산)

1부 진행하면서 짐작은 했지만 2부에서는 더 확실히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할까요. 리뷰 쓰면서도 상당히 고민되는데, 『물에 비친 달』을 두고 밤중에 혼자 읽지 말라는 경고를 붙여 두셨다면 『아이비스의 기묘한 이야기』는 거기에 ×2를 붙이겠습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아이비스』쪽이 공포물에 더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심리 스릴러겠지요.

과거로 돌아가면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바로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상황은 그리 쉽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이상한 힘. 분명 대가가 있지요. 거기에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에서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ㅂ; 그런 상황에서 아이비스가 마지막으로 택한 것이 최선인지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알 수 없지요.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자신에게 있어서는 최선의 선택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마음에 들었지요.

심리 스릴러, 추리의 요소를 갖추고 매끄럽게 읽히는 판타지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 쪽을 좋아하실 것 같은 첫비행님과 아이쭈님께 추천하지요. 핫핫핫~


0. 브레드05의 콩빵. 콩절임이 듬뿍 들어 있는 빵인데, 역시 콩은 찐빵이나 떡에 들어 있는 쪽이 더 맛있습니다. 고구마빵을 사올걸 그랬다 후회했지요.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빵은 담백하거나 짭짤한 쪽에 가까운데 달달한 콩이 물컹하게 씹히니 입안이 덩달아 달아져서 말입니다. 흑; 다음에는 고구마빵을..;ㅠ;


1. 주말이 조금 바빴습니다. 토요일은 출근 + C님, B님 뵙기, 일요일은 오후에 생협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협에서 들은 정보 중에, 내년에 세일러문이 재개한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순간 패닉..; 그럼 세일러 플루토는 사망크리? 아냐, 사망하면 30세기까지 남아 있을 수 없잖아요. 혹시 잘못을 저질러 영구 봉인? '태양계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때까지 잠들어라' 라는 대사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ㄱ-;
그나저나 세일러 갤럭시아와도 싸웠으니 이번에는 세일러 안드로메다가 될까요. 아니면 마스터님 말씀대로 '지구는 썩었어. 이제 내가 지배한다!'라며 세일러 전사들이 들고 일어나 세계-가 아니라 우주 정복을 이루어 드디어 세레니티 제국을 세운다거나? 30세기 되기 전까지는 그래야 하지 않습니까.(...)
설마하니 세일러 안드로메다가 녹색에, 원통형 몸을 가지고 거기에 플리츠 스커트만 둘러 입은 괴이한 존재는 아니겠지요.ㄱ-;
어쩌면 세일러 안드로메다와 손을 잡고 세일러 i와 싸움을 벌이는...(탕탕탕)

요즘 세대는 세일러문을 잘 모르던데 다시 돌아온다면 그것도 나름 즐겁습니다. 그리고 태양계 행성 외우는 것도 훨씬 쉬워지겠지요.(...)


2. 식이조절은 참 어렵습니다.ㄱ-;


3. D님의 홍콩여행기 들을 때도 그랬지만 다음에는 홍콩보다 대만에 더 가보고 싶습니다. 파인애플 케이크만으로도 충분히 가고 싶어요. 언어의 장벽이랑 더위가 조금 문제지만 말입니다.; 대만을 가보지 않은 것은 아닌데, 시엠립(앙코르와트) 가는 도중에 잠시 경유한 것뿐이라 말입니다.;


4. 아아. 그러나 일단은 돈 모으기부터. 여행도 좋지만 돈을 모아야 뭐든..; 게다가 조만간 보험비가 제 통장에서 빠져나갈테고, 수입이 한없이 0에 수렴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므로 주의해야합니다. 아서 락컴 책 구입을 망설이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물론 언어의 장벽이 있어 구입이 번거롭(귀찮)다는 이유로 미루고 있는 것이 더 크군요. 이럴 때는 게으름도 필요합니다.ㄱ-;


5. 『세계의 아름다운 도서관』은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근데 대출이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찾아봐야겠네요. 이번 주말에는 도서관에 책 반납하고 새로 빌리는 것이 목표. 으, 바티칸 도서관 책은 반드시 재대출해야합니다. 올 여름에 독파할 계획만 세우고 있어요.


6. 『로그 호라이즌』은 읽고 나니 뒷권이 보고 싶어져 2-3권을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G는 지난 주말 마비노기를 결재했습니다.(먼산) 저도 조만간 결재를..? (이러면 안되는데)
1권의 퀘스트 중 아키바에서 스스키노까지 왕복한다라는 것이 있었는데, 아주 험난한 코스로 나옵니다. 스스키노와 무사시노를 헷갈려서 왜 험난한가 했더니만, 홋카이도의 스스키노입니다. 그러니까 삿포로역 남쪽의 그 거리 말입니다. 다시 말해 도쿄 아키바에서 삿포로 스스키노까지 가야한다는 것인데, 게임 설정상 지역 크기가 실제 거리의 ½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머나먼 거리입니다. 어쩐지. 처음에 400km가 넘는 거리라고 할 때 눈치챘어야했는데.;
덕분에 그리폰에 꽂혔으나 (마비노기의) 저는 그리폰이 없습니다. 하하하하하.


7. 역시 목공 1랭을 찍으려면 석궁을 만들어야..? (마비 결제는 확정인가.;..)


8. 아, 근데 나 아직 『틱택토』도 안했다..ㄱ-; 이건 언제하지.
꽤 오래 전에 G가 구입한 라이트 노벨입니다. 한달하고 더 전에 사두었는데, 야가 자기 방에다가 방치해두고 있다가 지난 주말에 책상 정리하면서 제 방으로 넘겼습니다. G는 그냥 그랬는지 1권만 구입하고 말았는데 저는 의외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전개를 보아하니 한 두권으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라 10권은 나올 이야기라 구입이 망설여지네요.

이야기의 기본 골조는 간단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많은 접속자를 가진 온라인 게임이 있습니다. 꽤 광대한 맵을 가지고 있고 지역 서버가 따로 있지만 서버의 이동이 자유로운 게임이었지요. 대규모 패치를 앞두고 사람들이 다들 기대하던 어느 날, 사건이 일어납니다. 게임 패치를 기다리며 접속해있던 사람들은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들이 '실체'로 게임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게임 속 외모여야 했을, 가상 외모여야 했을 사람들은 현실의 모습을 반영한 외모를 가지고, 자신이 키운 캐릭터의 능력을 가진채, 게임을 현실로 맞이합니다.

조아라에서도 게임 소설은 거의 보질 않았던 터라 이게 신선하기도 하고, 마비노기를 꽤 오래 했던 입장에서 공감이 가기도 하더군요. 덕분에 끊었던 마비노기에 다시 손을 댈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 무리죠. P4 진행중인데 시간 엄청나게 소모할 온라인 게임에 다시 손댈 생각은 안듭니다.(먼산) 결제만 해둔다 해도 해두면 또 하고 싶어질테니까요. 게임 쪽은 작은 목표 만드는 것이 아주 손쉽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저기까지만이라고 하다보면 한 두 시간 날리는 것은 쉽습니다.(경험담;..)


1-2장까지는 넘기기가 쉽지 않아서, 그냥 폐기해야겠다 싶어 내려 놓았는데, 퇴근길에 다시 손댈까 싶어 집어 들었다가 순식간에 끝까지 읽어내렸습니다. 주인공들이 구하러 갔다가 만난 옛 친구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거든요. 삽화를 보고 있노라니 꽤 익숙한게 어디서 봤나 했더니 엉뚱하게도 이이다 하루코의 『성 라이센스』쪽이었습니다.;  유니콘들이 모여 노는 마을의 바 마스터랑 닮았더군요.
..
근데 30-40대가 온라인 게임하기에 나이가 많다니.; 으으음; 하기야 40대라면 조금 미묘할지 모르지만, 제 주변의 여러 40대를 생각해보면 그리 많은 건 아닌 것 같은데요.;



토노 마마레. 『로그 호라이즌 1』, 김은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 7천원.

이 소설 읽는 내내 무슨 생각했냐면 주인공 카니가 자네를 닮았다고 말이지. 여섯 살 꼬맹이처럼 참으로 발랄하여 열일곱이라는 나이 수치가 민망한 그런 아이인데, 그 발랄함이 참으로 자네랑 닮았다고 생각했지 뭔가. 그래. 주인공 성격을 두고 본다면 딱 들장미 소녀 캔디. 아냐, 칠전팔기,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캔디가 아니라 개구리 소년 왕눈...(탕!)


S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이정도로 하고;
이 소설은 옛날에 나왔습니다. 이전에 S가 정말로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주인공 여자애는 빨간 두건 같은 타입인데, 대마법사인 할아버지에게 받은 특이한 마법 도구-바구니를 가지고 있다라고 소개하더군요. 그 소개를 들은 것이 몇 년 전인데, 요즘 판타지 소설이 확 땡겨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문득 생각나길래 S에게 부탁해 빌렸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흔히 말하는 판타지 장르물로는 이계깽판물이지요. 근데 보통의 이계깽판물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약간 어긋난 부분이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처음에 나온 여러 수수께끼들을 풀어 나가며 맨 마지막에 핵폭탄을 하나 투하하며 이야기가 마무리 됩니다. 일단 이상한 세계로 떨어지는 것은 4월의 앨리스란 별명을 가진 열일곱의 철 없는 아가씨 카닐리언. 열일곱이지만 하는 짓은 미운 일곱살입니다. 주변 사람들 심장을 들었다 놨다 하는데 딱 초딩짓이네요. 그 때문에 1-2권에서는 카니가 벌이는 짓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잠시 내려놓을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인데다, 특히 조이 같은 등장인물은 첫 인상과 나중 인상이 확 바뀌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을 고르라면 게르트가 1번, 조이가 2번입니다.-ㅂ-
주인공에 해당되는 카니나, 케인이나 로저 등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위의 두 등장인물이 워낙 강렬해서 말이죠. 하하하; 무엇보다 외모상 취향은 절대 게르트입니다. 절대로.; 약간 비뚤어진 성격의 조이는, 이름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하얀 늑대들』의 제이가 떠오르더군요. 하기야 제이는 무뚝뚝한 기사+전사타입이라면 조이는 약싹빠른 성격입니다. 하지만 카니에게 휘둘리면서는 조금 달라지지요. 무엇보다 5권에서 등장한 모 장면에서 이 둘에게 홀딱 반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다른 차원이동물과는 다른 이야기라 생각하는 것은 여러 설정 때문입니다. 일단 현대에서 판타지 세계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마법이 존재하는 런던에서 다른 세계로 떨어진 것이고, 떨어진 세계가 수인과 인간이 대립하는 곳이라는 점, 예언의 그 인물이 왜 카니여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까지 맨 마지막에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 그렇지요. 그런 설정이 잘 맞아 떨어지고 몇몇 고비들까지 다 넘기고, 주인공은 구르고 굴러 엄청 고생하고 나서도 반짝 반짝 빛나고. 그리고 그 빛으로 다른 인물들을 구원합니다. 구원했지만, 여전히 카니는 앨리스 에이프릴-발랄한 봄아가씨입니다.

결말을 보고서 안심하고 보았는데, 맨 마지막의 그 모습이 이상하다 했더니 소설 속에서 그 셋의 관계를 밝혔군요. 뒷 이야기가 조금 더 있었다면 하고 아쉬워 해보지만 그런 외전은 조아라같은 곳에서 가능하지 출판 판타지에서는 무리죠. 흑흑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카닐리언의 대사입니다.


"(쭝략) 진심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그건 살아 있지 않다는 걸. 반대로 아무리 힘들고 세상이 끝날 것 같아도, 움직이고 있는 동안은 살아있는 거예요."

그러니 저 역시 열심히 움직여야겠습니다./ㅁ/


장남우. 『시즌 Alice April 1-5(완)』. 서울P&B, 2005.



덧붙임.
카닐리언이라 쓰지 않고 카니라는 애칭을 언급한건 이중 유희...(이봐;;...)


0. 사진은 글의 내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아마도)
이제는 먹으면 안되는-먹으면 다음날 퉁퉁 부어서 먹을 수 없는 돈가스입니다. 엉엉엉엉엉;ㅂ;
(낮에는 먹을 시간이 없음;..)


1. 오늘 G와의 대화.
G의 친구중 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그 아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G는 성격이 유한 편이라 친하게 지내지만 저는 그런 아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 ... 지금 생각하면 동족 혐오일지도 모르겠군요.

하여간 오늘 G는 업무를 하다가 문득 그 아해가 평소 자주 입에 담던 말을 떠올렸다 합니다.

그러니까 걔가 '나는 너보다 수능 잘 나왔는데 여기(같은 대학) 들어왔어.' 라는 말을 했다더군요. 듣기로는 한 두 번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ㅁ-;
보통 저런 말을 한다는 것은 대강 두 가지 이유지요.
나는 너보다 잘났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현재의 나는 너보다 못났어라는 것을 감추고 싶은 것.
두 가지가 종합되었을 때 저런 허세를 부리게 되지요.
그리하여 그런 말을 하며 '갸가 그러는 걸 보고 있노라면 뇌조 수컷이 떠오름'이라고 했더니 G가 포복절도합니다. 살다살다 이런 비유는 처음이라네요.

아니, 왜! 군함조가 아니긴 하지만, 군함조나 공작 같은 예쁜 녀석들에게는 비유해주기 싫고, 괜히 짝짓기 전용 공터에서 암컷들 앞에서 나 쟤(다른 수컷)보다 잘 났음!을 강조하기 위해 털을 부풀리고 고고하게 워킹중인 수컷 뇌조가 떠오르는 걸 어쩌란 말입니다.

...

이 모든 것은 『붉은 여왕』의 후폭풍...ㄱ-;


근데 저도 저런 허세 잘 부려요.ㄱ-;
저런 허세 부릴 때는 그저, '쟈가 요즘 자신감이 없구나'라든지 '쟈가 요즘 일이 안풀리는구나'라고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OTL


2.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 이달 개봉이군요. 개봉하는 줄도 몰랐는데... 이번은 15분이 아니라 뭐랍니까.-ㅁ-;
...
그러고 보니 핫토리 세이지도 은근 카노하 앞에서는 허세 부리는 듯. 뇌조보다는 조금 낫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과지요.; 검은 닭?;; 아니, 그러기에 닭은 일부 다처라서 안 맞는데.-ㅁ-;


3. 미국 대통령 쿨리지의 일화랬던가. 역시 『붉은 여왕』에서 보았을겁니다.
음, 그러니까, 대통령 부부가 농장에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닭장에 갔더니 수탉이 있더랍니다. 그 앞에서 농장 관리인이 영부인에게, 수탉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교미를 한다고 하자 영부인은 '그 말 제 남편에게 꼭 들려주세요'라고 말했다 합니다. 잠시 뒤, 그 이야기를 들은 대통령. 그리고 물었습니다. '수탉이 한 마리의 암탉과 교미하나요?' '아닙니다. 전부 다른 암탉입니다.' '그 이야기, 제 아내에게 꼭 들려주세요.'
피장파장이군요.-ㅂ-;

그와 비슷한 이야기 중에도 신하의 아내를 호시탐탐 노리던 왕이, 신하가 멀리 전쟁 나간 틈을 타서 신하의 집을 방문했답니다. 그러자 신하의 현명한 아내는 왕의 흑심을 눈치채고 만찬 요리를 모두 닭고기로 통일합니다. 왜 닭고기만 나오냐에 대한 짧은 문답을 거친 다음 왕은 얌전히 물러갔다는 이야기도 있었지요. 어떻게 조리했건 닭고기는 다 닭고기고 어떤 외모를 하고 있건 여자는 다 여자죠.-ㅁ-;


4. 조아라의 『마법스프』를 읽다보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ㄱ-; 가끔 정중한 문체를 쓸 때-고어체는 성경체와 유사하고, 속에 들어 있는 몇몇 이야기들은 동화 코드를 가져다 썼는데 그 영역이 방대합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당연하거니와, 러시아 민화에서 나오는 황금사과라든지, 사랑의 도피를 실패한 케이스라든지, 얼음성이라든지. 그리고 불의 마법사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코드가 몇 가지 보이네요. 물고기로 만들었다는 건 아라비안 나이트에도 종종 나오는 이야기니까요. 영웅과 요정의 사랑 이야기는 로도스도 전기의 판과 디드리트를 떠올리게 하고. 중간에 등장한 유리소녀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읽은 독일쪽 민화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순간 산산조각 나 부서져 버릴 운명의 소녀 이야기였지요. 그 어둡고 암울한 느낌의 그림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하여간 읽으면서 하나하나 옛 이야기를 되새길 수 있어 더 재미있습니다. 지금 찬찬히 다시 훑어보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그 전에는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동화가 보이는군요./ㅅ/
다만 BL이라 이쪽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은 힘드실지도.^^;


0. 이번 주도 밥이 아니라 기타 등등으로 다 채웠다는 것이 문제.-ㅅ-; 이런 식단이 계속 되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다음 주말도 약속 두 건을 한날에 잡아 놓았기 때문에 시궁창. 하하하; 그러고 보니 앞 약속은 친구에게 장소 정해서 알려줘야할텐데 말입니다.

이날은 홍대 빵집 기행을 하기로 친구와 약속을 했으니 아마 김진환제과점부터 찍지 않을까 합니다. 빵집기행하자~ 그랬더니 '빵집이 열 곳은 되는거야? 기행이라 하게.'라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그정도는 아닌데 싶어 가야할 곳을 꼽아보니 다섯 곳은 되더랍니다.(먼산) 홍대에 빵집이 참 많군요.;;



1. 주말 일정은 참으로 아리따웠습니다. 보고서 따위 뭐다냥! 난 소설을 읽겠다! (판타지 세계로의 회피모드.-_-)



2. 괜히 십자수가 눈에 밟히는 게 아니라니까요. 하지만 이번주 버티면 어떻게든 끝납니다. 그리고 한 건은 오늘 중으로 완결내서 내일 검토하고 제출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계획 세워 놓으면 꼼짝 못하겠지.(정말?)



3. 최근 하도 판타지소설을 읽었더니 미뤄두고 있던 소설들이 쓰고 싶어졌습니다. 음, G의 옆구리를 퍽퍽 찔러서 해볼까요. 아이디어는 쟈가 더 잘 뽑아내는데. 아니, 일단, 이번 토요일 지나고.-_-;

소심한 고로 서평을 조아라란에 쓰지 못하고 블로그에 깨작깨작 쓰고 있는건...-ㅁ-;

보고서 20장 짜리 두 건이 등 뒤에서 얼쩡대고 있으므로, 일을 집까지 들고 왔음에도 지금껏 팽개쳐두고 딴짓하고 있었습니다. 딴짓 장소는 역시 조아라. 현실회피에는 판타지만한 것이 없습니다.(...)
각설하고, 최근 읽은 몇몇 소설 중에 작가분이 후기에서 본인이 아주 좋아한다며 추천한 판타지가 두 종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아콰터파나. 특수군(軍)이 주인공이라길래 어머나~♡라며 집어 들어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두툼한 분량과 취향의 내용에 그야말로 감읍하며 보았습니다. 딱 제 취향입니다.T-T 더도말고 덜도 말고 이런 판타지소설 더 없나요.

잠시 딴 이야기를 하자면, 그 수 많은 남장(여자)물도 글 내용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는게 재미있습니다. 같이 선호작에 담아 놓았던 『아즈렐』과 『세피아 로즈』도, 학교라는 공간 배경과 커플 호감도를 두고 보자면 『세피아 로즈』쪽이 취향입니다. 물론 현실성은 『세피아 로즈』가 떨어지지요. 엊그제 본 『쉐빌리에 졸업기』는 『세피아 로즈』보다 현실성이 더 떨어지지만 말입니다.OTL 아니, 글 전개나 내용은 상당히 괜찮았는데 여주인공이 선택한 남자가 제 취향에 안 맞았기에..(먼산) 판타지나 로맨스 소설의 호불호는 글솜씨에 관계없이 이런 사소한(..) 문제로도 갈립니다. 『세피아 로즈』는 엔론이 워낙 매력적이었으니 거기에 홀딱 반해 넘어간 거죠, 뭐.;


하여간 『아콰터파나』는 지난 3월 이후 연중입니다. 현재 챕터 3까지 올라와 있고요. 하지만 워낙 편당 분량이 많기 때문에 웬만한 소설의 챕터 6까지의 분량이라 해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일단 챕터 1까지는 그렇습니다) 작가님이 생업 때문에 소설 쓰기를 잠시 멈추신 모양입니다. 흑. 정말 취향인데. 돈독 오른 남자주인공도 그렇지만 상당히 능력 있는데다 머리도 잘 돌아가고. 게다가 글에서 전공 혹은 심도있는 취미의 향이 폴폴 풍깁니다.; 전문지식이 상당히 깊고 그걸 살짝 틀어서 쓰는 것도 멋지군요. 게다가 설정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황제의 파워가 세다보니 황제 직속으로 특수업무를 담당하는 특수군이 편성되었고, 귀족관련 독살사건 등을 조사하고 있으니 현실세계로 따지자면 CSI쯤 됩니다. 하지만 능력으로 따지면 CSI가 아니라 NCIS의 에비 슈토쯤...ㄱ-; 딱 에비같은 사람들만 잔뜩 모아 놓았습니다. 평민이든 귀족이든 황족이든 가리지 않고 말입니다. 그런 엘리트 집단이지만 일이 있을 때만 소환당하니 평소에는 부업을 하고 있고, 신분을 감추기 위해 특수군끼리도 대개 코드명으로 부릅니다. 아콰터파나는 독살 감식을 담당하는 누구씨의 코드명입니다.

챕터 1에서는 어느 귀족영애의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됩니다. 독초에 대한 지식도 그렇거니와 무대 설정, 깨알 같은 실험 설정-축소시킨 몬스터가 실험쥐 대신이라니!!!-, 돈에 쪼들리는 조교수의 생생한 모습(...)까지 다루고 있으니 정말로 취향에 맞네요. 그래서 조금씩 야금야금 아껴가며 보고 있습니다. 챕터 1까지 다 보고 나서도 아깝다며 차마 2편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거, 워낙 제 취향이라.;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 중에는 어느 분 취향에 맞을까요.;;;;;
요즘에는 영문 아티클 읽는 것도 일단락되었고, 이제 보고서 두 편을 위해 논문 마흔 편 가량을 보아야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논문이란게 학술논문, 학위논문, 외국논문 포함이라는 것이 슬플 따름이지요. 그 때문에 요즘에는 현실도피적으로 조아라의 판타지 소설을 신나게(...)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보고서 쓸 시간이 부족한데...; 게다가 쪽수도 많이 써야하는데..;ㅂ;


최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조아라 소설을 곰곰이 되새겨보니 남자 주인공들이 참으로 한결 같습니다.(...) 그러니까 다들 닮았어요. ① 백작가 이상의 자제님께서, ② 검술도 부지런히 익히셨고(10대 소드마스터는 옵션), 거기에 ③ 천재가 아닐까 할 정도로 엄청난 두뇌에, ④ 재산이야 두말할 나위 없지요. ⑤ 외모는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하기야 천상의 미모라는 표현이 들어가는가 아닌가의 차이가 있긴 하네요. 그리고 ⑥ 주인공을 굉장히 아껴줍니다. 여자주인공의 성격은 다 제각각이지만 말입니다.'ㅂ'; 여자들이 좋아하는-추측컨대 이 소설 모두 작가가 여자일겁니다;-남자주인공의 조건이 다 그런가 싶습니다.

올해 들어서 조아라에 눈도장 계속 찍고 있는데 괜찮게 챙겨본 소설들만 죽 올려봅니다. 물론 완결 소설만.; 완결 소설 아닌 것도 몇 편 보고 있는데 연재소설을 보는 것과 완결소설을 보는 것은 상당히 느낌 차이가 납니다. 전체적으로 죽 이어 보다보면 연재소설일 때는 괜찮았는데 막판에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들이 있더군요. 물론 완결소설이라고 완벽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매끈해서 볼만합니다. 매끈하지 않으면 도중에 그만두지요.

1. 둥근보름달.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계약의 목걸이』
둘다 프리미엄 작품입니다. 10편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지만 그 뒤는 결제해야만 볼 수 있습니다. 딱지 100개에 1만원인데, 편당 딱지 0.5장이 들어갑니다. 『계약의 목걸이』를 듀시스님 추천으로 보기시작했는데, 프리미엄 전환되기 전에 보기 시작해서 170편까지 올라온 지금, 딱지 결제 편 수 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엘샤 꽃나무』는 응24에서 이북 6권까지 구입해놓고 뒤를 홀라당 다 본다음, 7권도 이후 결재했습니다.
사실 조아라의 이북은 구입을 그리 권하지 않습니다. 이북 만드는 툴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보기도 불편하고 그리 예뻐보이지도 않고, 가독성도 꽤 떨어집니다. 조악하다는 생각이 팍팍...; 이럴바엔 차라리 PDF인 쪽이 낫지요. 하기야 PDF는 저작권 보호의 문제가 발생하지만 말입니다.(받은 사람이 PDF로 배포하면 저작권 침해에 무방비;)
그래도 한 번에 보기 편하고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도 볼 수 있는데다 가격이 저렴하니까 사긴 하는데 다른 이북도 이런 수준인지는 궁금하더군요. 이북은 이쪽이 처음이라 말입니다.
하여간 내용 풀어가는 것은 『엘샤 꽃나무』가 더 취향입니다. 아무리 어렸을 때부터 여자처럼 아름다웠다고 해도 성별이 바뀌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가 걸리긴 하는데, 제 성별이 바뀌어 본적 없으니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런 걸 넘어가면 대체적으로 알콩달콩한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무엇보다 막판의 그 문제가 풀릴 때의 장면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거든요. 최근에 완결되었습니다. 이제 나머지 이북이 나오는 것만 기다리면 되겠네요.
『계약의 목걸이』는 여주인공이 그리 예쁜 외모는 아니라는 것이 독특합니다. 평범한 외모인데 비범한 능력이 외모를 커버합니다.(...) 그러나 읽다보면 왜 남자주인공의 부모들이 여자주인공을 며느리감으로 낙점했는지 십분 이해가 갑니다. 물론 아들래미가 홀라당 반해있기도 하고, 탐나는 인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들이 폭주했을 때 막아낼 수 있는 인물은 며느리가 유일무이'하기 때문입니다. 허허허; 『계약의 목걸이』가 『엘샤 꽃나무』보다는 아기자기합니다. 세세한 소품들이 더 많이 나오는군요. 에피소드도 더 길고요. 이건 여자주인공의 직업 때문이기도 할겁니다.'ㅂ'


2. 프리메르. 『이즈렐, 가출하다』
최근에 완결되었습니다. 가출 청소년이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읍읍읍읍읍)
물론 농담이고; 황태자와의 결혼이 싫어서 남동생이랑 짜고 가출했더니, 들어간 학교가 남학교라 힘들었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추천수가 많은 판타지를 골라 봤는데, 대체적으로 회귀물(시간을 돌리는 쪽)이랑 남장물이 많더군요. 끝부분으로 가면 달달하다못해 꿀에 빠져 익사할 것 같은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꿀에 빠지면 익사가 아니라 질식사인가요. 어느 쪽이건 간에 굉장히 달달합니다.


3. Lucyte. 『세피아 로즈』
프리미엄 작품으로 역시 완결되었습니다. 이것도 10편까지 읽고 나서 어쩔까 고민하다가 3권까지 이북 결제해 읽고는 그 뒤편을 끝까지 다 결제했습니다. 물론 결말의 다섯 편은 먼저 보고 해피엔딩인 걸 확인한 다음에 이북을 샀지요. 행복하지 않으면 못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10편까지의 이야기만 봐서는 울먹울먹할 이야기 같았거든요.
이쪽도 남장물입니다. 여기서는 남장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조금 다르더군요. 그리고 『이즈렐』보다는 덜 현실적이라 생각한 부분이 달거리입니다. 아무리 개인실을 쓰고 있다지만 달거리할 때는 쉽지 않지요.=ㅅ=; 그건 뭐, 적당히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긴 합니다.;; 개인차가 심하니까요. 그리고 여자주인공의 실력에 대해서는 ...(먼산)
이쪽은 처음에 등장한 '의문'을 풀어 나가는 것이 중심 이야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무게가 상당합니다. 거기에 로맨스 요소를 섞어 두었는데 발랄하다기보다는 조금 애잔한 것 같기도 합니다. 주인공의 성격이 달라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주인공 무리가 투닥거리며 노는 모습이 참 귀여워서 좋습니다.///


4. 해맑. 『엘핀느의 꽃』
이분 작품은 조금 무섭습니다. 이전에 몇 편 보았는데, 글 잘쓰시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잘 쓰시니까 내용에 폭 빠지면 그 어두움에서 헤어나오기가 어렵지요.
글솜씨는 아마 제가 소개하는 작품 중 한 손 안에 들 겁니다. 앞에서 소개한 작품들보다 훨씬 낫지요. 앞의 이야기들은 재미를 중점에 두고 소개했지만 이건 글솜씨와 전개가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앞의 약 20편을 결재해보다가, 앞으로 사건이 터질 것 같은 생각에 두 손 들고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완결난 것을 알고는 뒤의 10편 남짓을 결제했습니다.(...) 그러므로 중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대강 짐작은 갑니다. 이 글 전체를 꿰뚫는 주제는 아마 '용서'일 겁니다. 여자주인공 마음 고생이 심하니 각오하고 보세요.-ㅁ-;


5. 연리향. 『잇페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 패러디, 조우(遭遇)』
『잇페이』는 이분이 쓰신 전체적인 세계관 안에서의 이야기입니다. 다른 판타지 소설도 찾아보니 같은 세계관 안의 이야기더군요. 로맨스는 아니고 판타지 모험(여행)물에 가까운데 주인공이 꼬꼬마입니다. 다섯살의 어린 아이다보니 아빠(...)와 함께 여행하면서 예쁜짓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참 귀엽지요.
『조우』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소설판과 지브리 극장판 설정을 적절히 섞어서 쓴 이야기입니다. 소피가 참으로 미인인데다 하울도 참 귀엽습니다. 여기의 소피 이미지는 본편의 소피에 가깝고 하울은 극장판의 외모에 가깝습니다. 둘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군요. 핫핫핫..; 무엇보다 황야의 마녀와 캘시퍼에 대한 설정이 상당히 바꾸셨더군요. 이런 설정도 재미있습니다.+ㅅ+


6. Jaz. 『카모마일의 소환사』
판타지로서 흡입력이 상당히 좋습니다. 저는 여기 등장하는 학교가 마음에 들었는데... 데...;ㅂ;
로맨스도 있긴 하지만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쪽이 중심 줄거리입니다. 하지만 두 번 읽을 용기는 나지 않더군요. 가벼운 부분도 있지만,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무겁습니다....;


7. 『Dollish』, 『물에 비친 달』, 『아르페지오』
『Dollish』는 회귀입니다. 병에 걸려 죽은 여주인공이, 이전 삶에 아쉬움을 가지고 어렸을 때로 돌아가 다시 사랑을 이루는 내용인데, 마지막에 살짝 함정이 있습니다.-ㅁ-; 앞부분은 시스터 컴플렉스의 오라버니와, 그 절친한 친구인 남자주인공의 신경전이 볼만합니다. 주인공의 반동인물이 상당히 기분나쁘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하기야 이런 악녀도 판타지 로맨스에서 종종 등장하지요. 바로 앞에 소개한 『카모마일의 소환사』도 조금 그런 경향이 있고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누가 악녀인지는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물에 비친 달』은 목석같은 남자주인공과 이계에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여자주인공의 관계가 재미있습니다. 어떻게든 도망치려는 여자주인공에, 티 안내면서 어떻게든 잡으려는 남자주인공이..(물론 이건 뒷부분의 이야기지만.)
마녀가 중심 소재이고, 마녀의 저주가 무엇인지, 그 정체가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중심 내용입니다. 로맨스보다는 판타지가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 라고 쓰고 곰곰이 돌이켜보니 로맨스가 적은 것도 아니군요. 워낙 마녀의 비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그렇지, 막판에 두 사람이 밀고 당기는(?) 부분은 꽤 재미있습니다.
『아르페지오』는 복수물입니다. 회귀는 아니고, 자신에게 막 대한 전남편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가 심장에 대못을 박아주는 내용입니다.(먼산) 전남편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놈이라...-_-+ 다른 이야기에 비해 짧은 편이라 무난하게 읽기 괜찮습니다.


8. 루나냥. 『로즈마리- 귀족아가씨』
최근에 읽은 소설인데 1부, 2부로 나뉩니다. 1부에서는 불행한 귀족아가씨 로즈마리의 삶(...)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불행을 견디다 못해 스러진 로즈마리를 보듬어 안아 올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부와 2부의 느낌이 사뭇 달라요. 1부에서는 귀족집안의 생활상이나 귀족 여인네들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면, 2부에서는 로즈마리의 입장에서 보여주었던 그 모습들이 얼마나 고되었는지, 로즈마리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를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설 내용 자체가 조금 답답합니다. 주인공이 사랑을 못 받고 자란데다가 성격도 그런 아픔을 다 속으로 씹어 삼키는 타입이라... 게다가 주인공의 반동인물이 문제지요. 전형적인 '이고깽 판타지 주인공'의 모습인데, 그게 기존 귀족 입장에서는 굉장히 문제 많아 보입니다.; 능력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고.(먼산) 하여간 2부에서 보상(?) 받는 것을 보면 그래도 마음이 풀립니다. 에필로그의 한 편만이 뒷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달큰달큰한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9. 시연翅姸, 『황녀귀환』
편은 78편이지만 편당 내용이 많습니다. 꼼꼼히 읽다보면 시간이 꽤 걸리지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절반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호기심에 뒷편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앞편은 제가 도저히 못 읽겠더군요.; 소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여자주인공이 다른 소설과는 다른 성정(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추천할만합니다. 무엇보다 비틀린 관계에서 시작해, 그걸 바로잡고 같이 손잡고 나간다는 점에서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종류의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거기에 해피엔딩이고요. 가족, 로맨스, 판타지라고 할 수 있긴 합니다. 아니, 우울증 치료도 있으니 의학이나 심리상담도 들어갈까요.;
여자주인공은 가족관계 때문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 왔습니다. 그래도 치료를 통해 10대 중반에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어떤 사건 때문에 완전히 삶이 바뀝니다. 다시 변화를 주고자 탈출을 시도하는데 ..... (이하생략)
후반부에서는 일이 술술 풀리고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ㅅ/ 자주 들여다보는 소설 중 하나고요.



최근에 연재작 중에서 결말이 어떻게 날지 궁금해하며 보고 있는게 『버림받은 황비』입니다. 최근 연재분에서 분위기가 앞부분과 확 달라져서 꽤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쪽으로 내지 말아주세요..T-T;
아주아주 오랜 만에 음양사가 나왔습니다.(상권 교보 링크)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 일본어 실력이 아주 좋진 않아서 읽는데 100%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번역서가 있는 경우엔 웬만하면 번역서를 봅니다. 물론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찾는 책이나 블루레이, DVD, 만화는 소수 취향의 물건이 많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소수 구매층만 있는 이쪽 취미바닥에서는 가능한 사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음, 그러니까, "돈 벌고 있고 구입할 능력이 되는 이상 이런 건 가능하면 구입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끄응.;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데 왜 돈을 쓰냐고 할 수도 있고, 네가 구입하지 않아도 다른 누군가는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의 구입을 할 뿐입니다.(먼산)

그래서 한 번 보고 바로 방출할 것을 알더라도 손안의책이나 북스피어에서 나온 책은 의무감을 가지고(!) 구입합니다. 시공사에 대해서는 그런 부채감(?)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저 두 출판사의 책은 제 취향의 범위 안이면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구입하려고 합니다. 『음양사』도 그렇고, 『미야베 월드 제2막』도 그렇고, 시공사의 엘러리 퀸 시리즈나 북스피어의 밴 다인 시리즈도 그렇습니다. 으으. 근데 밴 다인 시리즈 다음권 언제쯤 나오나요.;ㅁ;

본론으로 돌아가.;;;


음양사 번역 자체는 그 전에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글루스 김소연님의 이글루를 링크해 놓고 계속 들여다보는데, 음양사 번역은 작년인지 재작년에 끝났다고 본 것 같습니다. 책이 밀린 것 같네요. 책 띠지에도 아예 6년 만에 나오는 음양사라고 했으니 그만큼 오래 기다렸습니다. 바로 직전 편이 『음양사 별전- 나마나리 아가씨』였던가요. 그 뒤에 이 책이 나왔으니까요. 이게 여덟 번째 책입니다.

이번 책은 외형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 6년 사이에 물가가 올랐으니 어쩔 수 없었을테지만 이번에는 하드커버가 아니라 다른 책들과의 일체감이 떨어집니다. 대신 아예 판형을 바꿨더군요. 살짝 와이드 판형입니다. 책 높이를 직접 비교해보지는 않았는데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네요.(이 부분은 나중에 확인해서 추가하겠습니다.)
가로가 길어져서 정사각은 아니지만 그에 가까운 직사각형이라, 하드커버에 오히려 가로가 좁은 느낌이었던 앞서의 책들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런 판형도 괜찮네요. 잡고 보기엔 무난합니다. 다만 표지 종이(커버)가 좀 얇은 종이인가 싶은게, 손에 땀이 날 때 쥐고 있었더니 표지 종이가 우그러 들었습니다. 하하;; 가로가 길어졌다는 것 외에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전 책들과 닮았습니다. 생각난 김에 나중에 집에 있는 유일한 원서-혹 떼는 세이메이랑 다캬야샤 아가씨, 이전의 번역서를 같이 놓고 사진 찍어 보겠습니다.

사진 정보 추가.


대강 찍어본 사진입니다.
맨 아래가 이번에 나온 다키야샤 아가씨 상-하권, 그 위가 일곱 번째 번역서인 『음양사 별전-나마나리 아가씨』, 맨 위가 원서인 『혹떼기 세이메이』. 새로 나온 책이 제일 크고 예전 것은 다른 책보다 세로로 길다는 느낌이 들며, 원서는 정사각은 아니지만 가로로 긴 느낌입니다.'ㅂ'


작가 후기에도 나와 있지만 오랜만의 장편입니다. 직전에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나마나리 아가씨도 장편이었지만 이건 그보다도 더 깁니다. 권당 1만 2천원인데 두 권으로 나뉘어 있어 투덜거렸더니만, 내용 자체가 많더군요. 원서는 분권인지 어떤지 모르지만 이정도면 나눌만 합니다...?;
장편이 쓰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나봅니다. 글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금 덜컹거립니다. 사건이 단락단락 끊어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1-6권까지에서처럼 단편 단편 이야기가 완결되고 그게 얽히고 섥혀 전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중요 등장인물 누구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부터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중반부쯤 등장하는데, 그 존재가 상당히 중요한 트릭이기 때문에 추리소설로 놓고 보자면 친절하지 않은, 작가는 다 알고 있지만 독자에게 전부 패를 보여주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하기야 원래 그렇죠. 세이메이도 자기는 다 알고 있으면서 알려 달라고 하면 안 가르쳐 주잖아요. 그것도 자기만 알고 있는 이런 저런 사실들을 조합해서 그린 그림이니, 세이메이의 머릿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독자나, 히로마사나 알려주지 않는다고 툴툴 대도 어쩔 수 없는 겁니다.;

『바티칸 기적 조사관』에 뒤이어 봐서 그런지 읽는 사람을 위한 실마리가 제대로 놓여 있지 않은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게 『음양사』의 맛이니까요. 여기서 제일 무서운 건 도만, 그 다음이 야스노리, 그 다음이 세이메이라고 생각하는 바... 최종 결과에서는 역시 세이메이가 하는 대로 대체적으로 흘러가는군요.

그나저나, 그 당시 그 나이면 노처녀 소리 들을만 한데,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이런 부분까지 친절하게 설명하는 건 애거서 크리스티 스타일이니 그렇지 않다고 해도 불평할 수는 없겠지요. 그냥 다들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유메마쿠라 바쿠. 『음양사- 다키야샤 아가씨 상-하』, 김소연 옮김. 손안의책, 2012, 각 1만 2천원.

덧붙임.
『음양사』 신간이 들어오면서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시아출판사 판이 밀렸다는 건 조금 슬프지만.;ㅅ; 대신 좋은 분께 선물로 드렸으니 괜찮을 겁니다. 재미있게 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옛날 책이라 마음에 걸렸지만 이번에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뜨는 분위기라 켕기는 건 덜했습니다. 하하하;
일본소설을 골라볼 때 번역자가 이 사람이다 싶으면 앞 뒤 가리지 않고 집어드는데, 현정수씨의 번역도 그 비슷한 레벨입니다. 비슷하다고 표현한 건 이 분이 번역한 책 중에는 제 취향이 아닌 것도 있어 그렇습니다. 하지만 다른 건 둘째치고 니시오 이신의 헛소리꾼 시리즈와 이야기(物語) 시리즈를 번역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칭송을...;

본론으로 돌아가 『가짜 이야기(偉物語=にせものがたり)』는 이야기 순서상 『괴물 이야기』의 뒤에 들어갑니다. 현재 한국에 나온 책은 『괴물 이야기』, 『상처 이야기』, 『가짜 이야기』의 세 종입니다. 원래는 『가짜 이야기』로 끝내려고 했다가 그 뒤에 2부를 썼다 했고 다시 3부로 완결을 내겠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3부 써놓고 말이 또 바뀔지도 모르지요. 2부가 『고양이 이야기』라는데, 이건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짜 이야기』 하권이 엊그제 나왔으니 『고양이 이야기』는 나오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일단 간단히 내용 및 시간 순서대로 정리를 해봅니다. 이하 내용은 내용 소개를 포함하고 있어 일단 접어둡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저는 『괴물 이야기』는 재미있게 보았지만 『상처 이야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드한 묘사가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야기에 그리 공감하지 못했거든요. 『괴물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는 주인공 커플에 대해 꽤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랬는데 『상처 이야기』를 보니 그 커플이 완전한 것이 아니었더랍니다. 라라는 이전에 연이 닿았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괴물 이야기』에서 왜 그런 이야기들이 언급되나 했더니 이전에 그 두 사람이 연이 닿아 있었는데, 중간에 하라가 낚아 챈 겁니다. 으음.; 로맨스는 주인공이 서로 마음 맞아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을 선호하는 제 취향에는 안 맞았지요. 『괴물 이야기』에서 괜찮다 생각했던 로맨스의 구조가 그 뒤에 나온 '전편' 때문에 망가진 셈이니까요. 그래서 한 번 다 읽고 나서 『상처 이야기』는 방출했습니다.

『가짜 이야기』는 이보다 한 술 더 뜹니다. 『괴물 이야기』에서는 부각되지 않았던 라라의 바람기가 『가짜 이야기』에서 폭발합니다. 성추행범. 바람둥이. 눈 앞에 있는 모든 여자는 후려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썩은 놈. 그렇게 보입니다.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하 미연시)도 아닌데 거의 그 수준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괴물 이야기』에서 제대로 등장하는 남자는 둘뿐이고 나머지는 다 여자라서 성비가 안 맞는다 했는데, 그나마 한 쪽과 제대로 커플이 되어 방심했는데 『가짜 이야기』는 제대로 할렘입니다. 그것도 여자가 셋이나 추가됩니다. 『괴물 이야기』에서는 범주에 넣지도 않았던 인물까지 넣었더군요.
전 할렘물 질색입니다. 게다가 범죄 영역까지 넘나듭니다. 그것도 두 건이나. 또 어떤 인물은 대놓고 유혹하는데 주인공은 그에 대해 세세하게 관찰하고 있으면서도 쟤가 왜 저러는지 모릅니다. 그러는 걸 보며 육두문자가 턱끝까지 올라오더군요.

이야기 전개가 지나치게 느린 것도 제게는 단점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이 만담도 아니고, 말꼬리 잡기에 심취해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않습니다. 사실 『가짜 이야기』의 내용 자체는 『괴물 이야기』의 한 편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이 이야기가 두 권으로 나누어, 『괴물 이야기』와 맞먹을 정도로 두꺼워진건 주인공이 미연시에서처럼 모든 여주인공에 대한 플래그를 박고 또 말꼬리잡기 대화로 심히 늘어진채 가기 때문입니다. 만약 『괴물 이야기』의 한 편 정도로 다 쳐내고 쓴다면 그보다는 훨씬 짧아질 겁니다. 아마 『칼 이야기』 한 권 분량 정도..?
쓰다 보니 진짜 그렇네요. 이거 주인공 데리고 게임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마을 안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해야 메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그리고 최종 흑막이 등장하고 비밀(반전)이 등장한다.

센조가하라에 대한 것도 불만입니다. 이에 대한 불만은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따로 적지 않습니다. 전 히타기의 츤데레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건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목이나 카피나 기타 등등을 봐선 『가짜 이야기』의 주인공은 파이어 시스터즈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괴물 이야기』의 연장선입니다. 하기야 연장선으로 본다면 표지가 파이어 시스터즈가 되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네요. 그래도 파이어 시스터즈의 등장 비중이 너무 적고 아라라기의 등장이 너무 많으며 『괴물 이야기』의 등장인물도 너무 자주 나오니 기대했던 것과는 딴판이더군요.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이 오히려 독이었나봅니다.


이 책은 방출 예정입니다. 아마 다음번에 S 만나면 도로시 세이어즈의 책과 함께 넘길 것 같군요. 언제 만나나..-ㅁ-/


니시오 이신. 『가짜 이야기 상-하』,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11-2012, 각 권 12000원



덧붙임.
말은 이리 해놓고, 어차피 『칼 이야기』나오면 살거면서.OTL
그러고 보니 『칼 이야기』는 리뷰 적다가 임시 저장하고는 까맣게 잊은 것 같은데?;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드디어 바티칸 기적조사관 3권(아마존 링크)을 다 읽었습니다. 1편의 감상은 따로 적지 않았는데 대강은 여기(링크)에 적어 두었고. 1-2권의 합동 감상은 여기(링크) 적었습니다.




제목을 적다보니 闇の黄金을 어둠의 황금으로 할지, 어두운 황금으로 할지 고민되네요. 끄응; 한국어 실력을 더 키워야겠습니다. 실제로는 더 적합한 단어가 있을텐데 말입니다. 어둠의 황금이라 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이번 권을 읽고서는 아예 시리즈 전체를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다음 일본여행 때 맞춰 구입할 생각인데 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라나 싶네요. 안되면 아마존에서 미리 주문해서 받아야겠지요. 뭐, 그 쪽이 편할 것 가기도 한데, 사전 주문을 하면 카드로 긁어야하고 직접 사면 엔화로 사니까요.
잠시 딴 소리 하자면 엔화가 조~금 내려가는 것 같아서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쉬게 될지 어떨지 아직은 알 수 없으니 조금 더 두고 봐야지요. 제 마지노는 1450이거든요. 아직 거기까지 닿지는 않았습니다.

3편의 배경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입니다. 아주 작은 산골마을인데, 그 안의 오래된 성당에서 기적과도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뿔피리 소리가 들리고 그에 맞춰 유서깊은 예수상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다 무지개가 나타납니다. 이런 복합적인 현상을 두고 마을 사람들과 신부들이 기적으로 인정해달라며 청원을 해옵니다. 여기에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당첨되어 둘이 다시 파트너를 이뤄 내려갑니다. 내려간다고 표현하긴 했지만 산골마을이고 내려오는 전승을 보았을 때는 알프스쪽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다가 보인다니까 .... 도대체 위치가 어디인거야?; 가장 가까운 경찰서 이야기가 있었으니 찾아보면 대강 나오겠지요.

이하는 내용 폭로니까 볼 예정이신 분은 본편을 읽은 후에 열어보세요.




그리고 3권에 등장하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쿠비키리라고 읽어낼 수 있었던 공은 니시오 이신에게 돌립니다.(...)



아마존에서 책 검색하다보니 벌써 5권이 나왔네요. 근데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성체 남발을 안 할 수 없군요. 벌써 내용 소개 보고 낚였습니다. 표지보고 설마했는데 설마가 사람잡는군요. 으학! 여행가면 나온 부분까지 왕창! 사올겁니다.+ㅁ+
바티칸 기적조사관 두 번째 책을 다 읽고 신나게 리뷰 쓰려고 보니, 1권 리뷰를 안 올렸더라고요? 당황해서 후다닥 1-2권 리뷰를 함께 올려봅니다.




사진은 1권(링크), 2권(링크) 모두 아마존에서 들고 왔습니다.

두 권 모두 빙고님께 빌려 보았습니다.
이제 3권 볼 차례인데 아직은 시간이 걸리겠네요. 그리고 아마존에서 검색하다보니 만화책도 한 권 있습니다. 다만, 소설의 표지는 트리니티 블러드의 삽화가인 토레스가 담당했는데 만화쪽은 다른 사람입니다. 표지를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그 갭이 은근히 큽니다.; 소설 표지 이미지를 보고 움직이고 있던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저런 모습이 아닌데 싶어서 말입니다.


기본 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티칸의 여러 기관 중에는 각지에서 카톨릭(천주교)와 관련한 기적들을 조사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신부이자 연구자로써 그런 기적들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조사하러 다닙니다. 1권의 앞부분에는 프롤로그로 이들이 조사하게 되는 사건과 관련이 있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 부분이 제게는 진입장벽으로 다가오더군요. 그 부분을 지나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일하는 기관의 건물을 설명하는 장면은 참으로 멋집니다. 진짜 제가 그 안쪽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더군요. 읽고 나면 로마 여행에 대한 지름신이 소환되어 통장을 털게 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양-정확히는 일본계 신부인 히라가, 이탈리아인인 로베르토는 나이차이는 나지만 사이좋은 친구입니다. 물론 BL 요소가 없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런 상상을 일으키고 싶지 않더군요. 신부라는 직업 때문만은 아니고, 의지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친구인 두 사람을 오해(...)하고 싶지 않다는 순수한 감정에서 입니다. 딱히 BL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이 두 사람은 이렇게 남아주었으면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미궁시리즈의 쿄와 잇페를 보면서 드는 생각과 비슷하군요.;

각권의 내용은 발설하면 재미가 반감되니 일단 접어두기로 하고, 1권의 배경은 남학생 기숙학교로 제목이 '黒の学院(검은 학원)', 2권의 배경은 열대에 가까운 아프리카의 나라로 제목은 'サタンの裁き(사탄의 심판)'입니다. 아래 접어 놓은 곳은 아주 내용 작정하고 쓸 예정이니 읽으실 분은 보지 마시어요.-ㅁ-;




그리하여 결론은?
재미있긴 하나, 이건 아마 한국에 번역되어 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나오더라도 만만치 않을듯. 이건 번역할 때 천주교 성경 두고 일일이 비교하면서 번역해야할 부분이 여럿 있거든요. 신자가 아닌 저는 기도문은 폴짝 건너뛰고 읽었는데 읽으면서도 좀 아쉽더랍니다. 제가 배경지식이 더 있었다면 마음껏 보았을텐데요. 사제와 신부와 수사에 대한 차이라든지, 수녀님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그리고 그 후폭풍으로 천주교에 대한 흥미가 생겼습니다.-ㅅ-; 세례 받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교리공부나 학문적인 입장에서 공부해보고 싶더군요. 다만 개신교는 여전히 반사. 전 개신교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덧붙여서 표지만 토레스고 내부 삽화는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좋아요./// 표지의 이미지가 등장인물하고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ㅅ<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좋아하신다거나, 『1Q84』를 좋아하신다거나 하는 분은 살포시 뒤로™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막 3권까지 다 읽고 나서 생각 가는 대로 이모 저모 적어볼 셈이거든요. 그리고 그 상당 내용은 좋지 않은 곳을 스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방금 전, 3권까지 다 보았습니다. 1권은 엊그제, 2권은 오늘 아침, 3권은 방금 전 보았습니다. 책이 두껍기는 하지만 분량은 많은편이 아닙니다. 의외로 쉽게 술술 읽히니까요. 가장 읽기 버거웠던 부분은 3권에서, 어떤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씌어진 곳이었는데 거기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습니다. 행간까지 꼼꼼하게 읽어야하는 책은 아니라 술술 넘겨가며 보았고 다시 볼 생각은 없습니다. 특별히 떠오른다고 하는 부분도 없고요.
다만..;
이 책은 판타지 소설입니다.
『해변의 카프카』때도 읽고서 생각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당히 판타지 소설 같은 부분을 적절히, 건조하게, 생물학적(...)으로 버무려 써냅니다. 읽다보면 내 내면을 파고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읽고 나서 그런 부분을 다 건져내고 나면 이건 판타지 소설입니다.
『1Q84』를 다 읽고 나서 느낀 것도 그 비슷했습니다. 이건 Boy meets girl, 아니 Girl meets boy의 판타지풍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일깽입니다. 주인공의 나이 때문에 이고깽은 아니지만-아니, 누구를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고깽과 이일깽이 갈리긴 하지만 여튼 이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건 맞습니다.; 그런 판타지 소설 관점에서 내용 요약을 하자면 대강 이렇습니다.


여튼 이야기 흘러가는게 이런 식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건 저 시대가 1984년이기 때문입니다. 읽다보면 이렇게 허술하게 뒷처리를 했다가는 (현대) 경찰들에게 바로 잡힐텐데 싶은 구석이 여러군데 있었습니다. 저 때는 아직 DNA 검출이니 뭐니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그러니 저런 상황이 가능한거야...; 그리섬 반장님이나 에비나 더키에게 걸리면 얄짤 없어요.-ㅁ-

- 푸른콩의 직업 때문에 그런지 읽는 동안 자세를 바르게 하고 싶어지더군요. 거기에 운동을 하고 싶어진다는 것도 단점일지, 장점일지.
- 증인회라고 나오지만 아마 번역가가 적절히 얼버무린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적으면 항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한국에도 있기도 하고요.
- 이 책의 출발점은 95년에 사린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라는데, 읽기 시작한 것도 최근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에서 옴진리교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다시 흥미가 생겨서 입니다. 반쯤은 충동구매, 아니 충동 독서였지요.
- 소설 읽을 때 제일 질색하는 소재가 몇 가지 등장하지만 그럭저럭 무난하게 읽고 넘어갔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니까 그정도는 감안하고 봐서 그런걸까요. 소설에서의 성적 묘사를 질색하는 사람이라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그리고 후카. 네 **은 .... 블랙홀이냐.ㄱ-
- 읽고 나면 떡밥 회수가 왠지 덜 된 것 같은데란 미진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 책 한 권의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지만 세 권에, 저 분량의 책을 후루룩 읽게 만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발에는 감탄했습니다. 음, 하지만 읽고 나서 돌아서면 대부분 다 잊을겁니다.
- 이제 두뇌 정화를 위해서 잠시 운동을 나갔다가 『모든 것이 F가 된다』를 읽어야겠네요.♬


그러고 보니 이 책 1권을 펼쳐서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센다이 가고 싶다.-ㅠ-"


빙고님은 왜 그런지 단박에 이해하실듯.OTL 
리뷰 적으면서 검색했더니 이 책이 두 번째 단행본입니다. 일본기준인데, 다른 책들은 한국에 번역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픽시 웍스』(원서 링크)가 첫 번째 단행본인 것 같고, 두 번째가 이 책(원서 링크), 세 번째는 『楠木統十郎の災難な日々』라는 책.(원서 링크) 세 번째 책은 부제가 파는 세계를 구한다로군요. 솔직히 삽화를 제외하고서도 제일 끌리는 것은 이 책입니다. 마녀와 여우에 낚였어요.-ㅁ-;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레베토리아 공군의 에이스인 클라우제 슈나우퍼에게 어느 날 명령이 떨어집니다. 열 여섯살 소녀의 보좌를 하라는군요. 군인은 그만두고 예비역으로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인 이 파일럿은 집안, 외모, 머리 등등 빠지는 곳이 거의 없는 이 꼬마 아가씨의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전쟁의 소용돌이에 더 휘말립니다. 이 이상 적다보면 내용 폭로가 될테니 이제부터는 짤막짤막한 감상을 적어봅니다.

관련 단어는 전쟁, 공군, 파일럿, 무기개발, 천재과학자, 라이벌, '전쟁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누님, 독일, 프랑스입니다. 이미 중간에 지나간 어떤 단어 때문에 번쩍하실 분이 많으시리라 보고.....-ㅁ-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오야리 야시토.

삽화 느낌은 꽤 괜찮습니다. 러프 스케치 느낌에 가깝지만 그게 또 잘 어울립니다. 본문 삽화가 묘하게 데셍이 이상하지만 그런건 이미 창세기전-3 아님! 절대 아님!-에서도 눈 감고 넘어간 것이라 신경 안씁니다. 무엇보다 그 두 사람이 같이 있는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얼굴 각도가 이상하다는 것은 이미 머리 저편으로 날렸습니다. 그런겁니다.
표지의 일러스트는 아래의 띠지 적에 모에도가 조금 낮지만 띠지를 벗기는 순간 모에도가 확 올라갑니다. 무릎위까지 올라오는 긴양말에 진한 남색 리본이 달린 것을 보고 역시 오야리....라고 생각했다니까요. 하지만 이 사람의 진가는 내부 컬러 일러스트에서 발휘됩니다. 여기서 잠시 G의 말을 인용하자면..
" 이 사람은 누워있는 여자애를 그리면 허리를 너무 길게 그리는데, 또 서 있는 사람은 다리가 길단 말이지."
어느 부분에 주목해야하는지는 패스.; 여튼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함부로 권두의 접힌 일러스트를 펼쳤다가는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일러스트를 보면 주인공간의 나이차이가 열 살은 되어 보이는데 실은 다섯 살 밖에 안납니다. 한쪽이 노안, 한쪽이 동안이라 그렇고,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 오래 살아남은 에이스이다보니 팍삭 늙은 것이 아닌가 추정합니다. 눈만 보면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은 모습이니까요. 그래도 인간관계의 경험부족은 꽤 자주 등장하는 편입니다.

노파심에 언급하자면, 추축국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추천하기 망설여집니다. 특성상 그쪽 이야기가 떠오르는지라, 거부감이 있으시다면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이하는 내용폭로가 섞여 있으니 이 책을 보실 분들은 가능하면 손대지 않으시길 권장합니다. 이런 건 책을 읽으면서 파악하는 쪽이 더 재미있거든요.'ㅂ'


처음에는 공군 이야기인가 했더니 몇몇 등장인물이 더 나타나면서 전쟁소설로 바뀝니다. 전쟁의 참혹함, 그리고 남의 손을 빌린 전쟁의 비참함에 대해 이야기하네요. 현대사의 몇몇 내전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강대국의 이권 때문에 발생한 그런 내전들은, 강대국의 손을 빌렸지만 손만 빌린 거라 피폐해진 건 내전 장소였지요.(하아)

로리지온 누님연방이라는데,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전 연방군입니다.(웃음)

마지막에 사용한 무기는 역시 소녀취향..(이봐.;)

끝까지 다 보고 나면 할렘구축이 된 것 같이 느껴지지만 워낙 주인공이 둔해서 그럭저럭 보아 넘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나이차이를 생각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노린 거네요. 하지만 삽화를 보면 오야리는 누님 파....?
(그 쪽이 나이차이가 덜 나보이니까. 삽화만 보면 클라우제가 더 많아보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노안인거야.


올해 읽은 라이트노벨 중에서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묵혔다가 다시 보았을 때도 같은 감상일지는 모르지요.  하지만 방출하지 않고 집에 두기로 한 것만으로도 대접받고 있는 셈이니까요.-ㅂ-



미나이 다이스케. 『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0. 퇴마록, 중학교 3학년 때 친구가 강력 추천해서 읽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읽었다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왜냐면 그걸 추천한 친구가 3학년 때 만난 친구니, 아마 이건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나봅니다. .. 아니, 근데 저도 기억이 헷갈리네요. 일단 아래의 상황을 떠올리면 중3 말에서 고등학교 초쯤에 읽은 것 같습니다.;

1. 친구의 추천으로 책방에서 빌려다 읽었던가,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가 했는데 보고 나서 그날밤 가위에 눌렸습니다. 1권 맨 마지막 편이, 부모님 안계신 틈을 타서 하이텔에서 채팅하다가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였는데 그 편을 읽고 나서 그 괴물이 방에 들어오는 내용으로 악몽을 꾸었거든요. 그게 그대로 가위눌림으로 이어진 겁니다. 공포였어요.T-T
지금 다시 읽으면 웃으며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보고 싶지 않은 건 않은거고, 사실 퇴마록을 다시 읽기 싫어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저는 성폭행과 강간이 소재인 이야기가 정말로 싫습니다. 제가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읽기를 포기한 것도 딱 그 대목에서였고, 해당 내용이 들어간 소설은 보고 나서 굉장히 기분이 더럽습니다. 근데 퇴마록 국내편의 상당수는 그런 지뢰가 들어 있습니다. 월향의 배경은 덜하지만 제일 기분나빠하는 것이 측백나무 산장이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


2. G랑 이야기하다가.

K: 난 그래서 퇴마록이 싫어. 개정판 살 생각이 안 드는 것도 그 때문이야.
G: 그건 그래. 그래서 난 세계편이 좋아.
K: 응, 나도 세계편은 좋아. 아서왕 이야기야 그렇다 쳐도..₁
G: 퇴마록 이야기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K: 아, 그거! 그건 나도 좋아해. 결말부가 재미있었지.
G: 그것 말고는 측백나무. 그 왜, 흡혈 이야기 말야.
K: ... 님, 잘못 고른 것 아님?  측백나무는 흡혈 이야기가 아니라 그, 빙의랑 강간...
G: 어?
K: 그 왜, 산장에서 대규모로 시체가 발견되었는데, 여자 둘에 남자 몇이더라? 여자들에게는 강간 흔적이 있고. 근데 남자 하나만 폭행 흔적에 반항 흔적이 있던.
G: 아, 맞다!
K: 산장 안에 악령이 있어서 그 등산부 학생들 몸에 들어가서...
G: 맞다 맞다. 그럼 흡혈은 뭐지?
K: 흑장미 아니었나? 


 
읽으시는 분 중 퇴마록 국내편에 등장하는 흡혈 이야기가 어떤 건지 기억하시는 분은 댓글을..(쿨럭쿨럭) 세계편은 『왈라키아의 밤』이었을거예요. 드라큘라 백작 한 번 멋지게 나오시고..-_-;;
흡혈이라고 하니 하지은씨의 『얼음나무 숲』도 흡혈 비슷했지요. 『얼음나무 숲』은 한국 판타지 소설을 추천하라면 당당히 추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라 생각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내용이라..-ㅁ-;


3. 그런 이유로 퇴마록 국내편의 구입은 막을(미룰) 수 있었지만 세계편은 장담 못합니다. 그건 저나 G나 누구 한 사람이 할까? 그러면 못 막고 홀랑 넘어갈 것 같아요.



 ₁퇴마록의 아서왕 이야기도 좀 이상했지만, Fate/Stay Night에 비하면 그정도의 아서왕 전설 비틀기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최악)의 아서왕 이야기는 『아발론의 안개』. 이건 아마 사노님 취향에 맞을듯..?;
표지 삽화보고는 뜨악했다가 작가 확인하고 기겁했다가 출판사 보고 갸우뚱했던 책입니다. G가 빌려왔는데 왜 이런 이상한 표지(...)의 책을 빌려왔지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니 근데 삽화도 그렇고, 책 만듦새는 그닥 취향이 아닙니다.(삽화 그리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아마 작가 이름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집어들지 않았을 겁니다. 거기에다 이타카에서 나온 책은 이번이 처음이라 괜찮을까 고민하며 집었지요. 로크미디어였다면 이전에 읽어본 책이 있으니 망설임 없이 집어들었을테고요.


내용도 솔직히 말하면 취향이 아닙니다. 하지은씨의 책은 읽고 나면 헛헛하거나, 좌절하거나, 혹은 동결건조되거나의 반응을 보입니다.
글을 너무 잘 써서 읽다가 지나치게 감정 이입되어 좌절하거나-『얼음나무의 숲』- 결말을 미리 확인하고 나서 봤음에도 결말이 아니라 에필로그를 보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결말에 헛헛해하거나-『모래선혈』- 읽고 나서 바삭하게 마르긴 했으나 그게 열풍 건조가 아니라 차갑게 가라앉아 버리는 동결 건조된 마음만 남거나-위의 두 작품 다 해당-합니다.

복잡하게 말했지만 한 줄 요약하면 잘 읽히고 흡입력 좋지만 읽고 나면 허무해요.(먼산)

그런 공식(?)에서 벗어난 것은 『꿈을 걷다』2009판에 실린 「앵무새는 단지 배가 고팠을 뿐이다」뿐입니다.; 그건 유쾌했지요, 참으로. 하지만 같은 책에 있는 모 소설이 무서워서 구입을 못했습니다.
이 책은 어느 쪽이냐 하면 헛헛한 쪽입니다. 굉장히 슬프고 침울하고, 그러면서 아주 약간의 밝은 빛과 상당한 어둠을 남겨 놓았습니다.

보이드 씨의 저택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그 분위기에서는 『너를 위한 이야기』나 『새장관의 오늘도 졸린 주민들』이 떠오릅니다. 특히 새장관~하고 느낌이 닮았다고 여긴건 이게 어느 저택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다만 여운을 남기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언급한 두 종의 라이트노벨이 가볍게 넘어간다 하면 이쪽은 훨씬 묵직하고 현실감 있습니다. 특히 야반도주 남녀의 종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아련하게 남을 수 밖에 없네요. 그 민폐녀 참..-_-+ 이야기 전체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캐릭터입니다.

내용 소개를 안 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CLAMP의 『xxxHilic』과 닮았습니다. 이 힌트라면 충분히 내용폭로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주인공은 전혀, 절대, 안 닮았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아니, 외려 걱정을 해야할판인가요.





그러고 보니 안 풀린 문제점이 몇 가지 남았네요. 과연 그 소녀의 정체가 무엇인지-다시 읽어보면 보일지도 모르지만 용기가 안납니다-, 왜 맨 마지막의 그녀는 빨강머리인지 말입니다. 빨강머리 건은 혹시 염색이 덜 풀린건가 싶기도 하지만 모르겠네요. 참, 보이드씨가 누군지는 대강 짐작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그럴 것 같군요.


하지은.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이타카, 2010, 9500원

제목에 집사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조금 고민하다가 1권만 집어 들었던 책. 다 읽고 나서는 2권도 사올 걸 그랬다고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지갑이 참으로 빈약했기 때문에(지금도 마찬가지지만) 2권까지 집어들고 올 여유가 없었지요. 하루 간식을 조금 줄이면 책 살 돈이 늘어날텐데 말입니다. 그러니 다시 간식자가제조의시기로 돌입해야겠네요.

책 뒷면의 소개는 아주 간략합니다.
동료들에게도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주인인 엘미나(女)도 만족하는 능력 있는 집사 마르크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불만이 있습니다. 원래 능력 있는 집사가 아니라 능력있는 암살자였거늘, 암살에 실패하고 백지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바람에 죽을 때까지 부려먹힐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게 실제 내용의 절반입니다.-ㅁ- 아주 충실하게-약간은 과장을 더해서 요약을 잘 했더라고요. 집사 환타지라고 하는데 그럭저럭 맞습니다. 지금까지 집사 환타지라고 하면 한국에서 나온 『집사 그레이스』가 전부였는데 조금은 방향이 다릅니다.'ㅂ' 이쪽이 훨씬 가볍고 경쾌하군요.(당연하지)

마르크의 성이 마르두크라는데서 잠시 웃고.... (E2)
2권 구입을 해올 걸 그랬다고 후회는 했지만 역자 후기를 보고는 다시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현재 일본에서 10권까지 나왔다네요? 이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끌고 나갈 것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현재 나타난 보스로는 도저히 이야기가 안 될 것이니 또 다른 흑막이 2-3개(..) 나타났을 것이 빤히 보이기도 하고요. 마르크가 보이는 집사로서의 능력이, 그리고 집을 꾸려나가는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는지라 10권이나 되는 이야기를 다 보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만만치 않잖아요.ㄱ- 아... 고민된다.;

자세한 내용과 복선에 대한 추측 등은 아래 밀어 넣겠습니다.
일단 키워드는 집사, 초미소녀 여주인, 정령, 계약자, 황야물(...). 그런 점에서는 『책의 공주는 노래한다』와도 조금 닮았네요.


테시마 후지노리. 『그림자 집사 마르크의 실수』, 김혜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천원.




결국 쓰다보니 낚이고 있다능...-ㅁ- 생협분들 중에서 보고 싶은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이번 모임 때 들고 가겠습니다.



구입 인증 사진을 올려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위쪽은 『도서관 전쟁 별책 1-2』, 『바케모노가타리 블루레이 디스크 1』, 아리카와 히로의 신작『키켄』.
왼쪽은 『명탐정 코난 극장판 15 - 천공의 난파선』, 『바케모노가타리 블루레이 디스크 2』, 니시오 이신의 『상처 이야기』입니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감상 불가. 그런고로 에바 파를 포함한 블루레이 디스크의 감상은 나중으로 미루고, 최근에 읽은 책 감상부터 올리지요.


아리카와 히로의 책들이 그렇듯『키켄』은 라이트 노벨에 넣기 애매합니다.『도서관 전쟁』은 나온 출판사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라이트노벨이라 넣을 수 있겠지만 『키켄』은 일반인도 볼 수 있는 소재라고 보거든요. 뭐, 라이트노벨과 일반 소설이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난감하지만, 『키켄』은 라이트노벨보다는 일반인도 재미있게 볼만한 대중소설에 들어간다고 봅니다.
다만, 소설의 독자는 일반 소설에 비해서는 조금 좁습니다. 주요 키워드가 공대생, 동아리 활동, 축제이기 때문에 여성독자보다는 남성독자들에게 더 잘 맞을 소설이며, 대학을 다니면서 동아리 활동을 했다거나, 아니면 공대를 나왔다거나 하면 공감하며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 하지만 이 이야기에 대한 싱크로율이 높으면 높을 수록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싱크로율이 높았다는 분들, 가슴에 손을 얹고 학창시절을 다시 돌아보세요. 참고로 제 싱크로율은 참 낮았습니다.(당연한 이야기.-ㅁ-)

키켄은 기계제어연구부(機械制御硏究部)의 약자입니다. 키켄의 한자는 機硏일텐데, 이 대학의 학생들은 이 동아리의 약자인 키켄을 절대 機硏으로 보지 않습니다. 다들 발음 그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인 危險으로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키켄이 전성기를 누렸을 당시의 양대 산맥과 그 직속 후배들의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구조가 특이하다 싶은데 화자가 누구인지 생각하는 것도 나름 재미입니다. 저는 마지막에 가서야 화자를 알아챘으니, 다른 분들은 미리 맞춰보시길. 힌트는 다양하게 있습니다.

이야기 구조도 독특하지만 편집도 독특합니다. 매 장마다 앞에는 만화로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읽고 나서 앞으로 돌아가 만화를 보면 그 한 컷 한 컷의 장면이 아주 중요한 부분이더군요. 그러니 내용 폭로가 싫으시다면 일단 그 장을 읽고 만화를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표지와 뒷표지는 누가 외치는대로 거짓말입니다. 저런 이야기가 절대 아니예요.;
(100%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는 게 참...;....)



니시오 이신의 『상처이야기』는 『괴물이야기』의 뒷편이자 앞 이야기입니다. 출간은 『괴물이야기(바케모노가타리)』가 먼저 되었지만 시간적 순서를 보면 『상처이야기』가 앞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괴물이야기』를 먼저 읽고 『상처이야기』를 보시라고 추천합니다. 앞에 '절대'라는 부사를 붙이고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괴물이야기』의 막바지에 왜 고양이가 그런 말을 하는지, 왜 고양이와 라라의 대화가 그렇게 흘러가는지 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상처이야기』를 보고 나니 알겠더군요. 이 소설은 책 소개에도 등장하지만 아라라기 코요미의 첫 괴이 체험담입니다.

여튼.
라라.
이 썩을 놈.
주스로 갈아 버려도 비료로 밖에 쓸 수 없을....-_-+
내가 네카라면 키스랑 손잡고 진작에 네 발목에 빨랫줄을 휘감아 63빌딩에서 번지점프시켰을거다.-_-++
아무리 둔감한 녀석이라지만 이쯤되면 짜증의 폭풍우가 휘몰아쳐서 마을 전체에 해일경보를 내리고 싶은 정도입니다. 그러니 절대로 『괴물이야기』를 먼저 보시고 그 다음에 『상처이야기』를보시길. 만약 순서가 거꾸로 되면 『괴물이야기』의 메인 커플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재미도 반감되지 않을까 싶네요.

『상처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괴물이야기』를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집니다. 그런고로 저는 이만 『괴물이야기』를 다시 읽으러 갑니다.
참고로 『괴물이야기』는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집에 두려고 했는데 『상처이야기』는 더 안보고 봉인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다음 편은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요. 순서상으로는 고양이 이야기일텐데, 과연..?
(기다리는 재미가 있으니 일부러 원서를 찾아서 내용을 확인하진 않겠습니다.;..)


『단탈리온의 서가』는 사진을 안 찍었습니다. 이건 이미 다른 분께 넘기기로 했고...
미쿠모 가쿠토의 『M.G.H.』를 재미있게 본터라 『단탈리온의 서가』도 은근히 기대하며 봤습니다. 한 번쯤은 볼만하고 소재나 구성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단탈리온의 서가'라는 신기한 서가가 존재하며 여기에는 세상의 기이한 도서들이 모두 모여 있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하는데 설정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자마자 단번에 꺼내 읽었습니다.

하지만 삽화를 보고 있노라면 이야기에 집중이 안됩니다. 휴이는 괜찮지만 또 다른 주인공인 다리온은 표지에서 보이는 외모와 실제 소설에서 묘사한 외모가 동 떨어져 있어서 말입니다. 다리온의 외모에 대한 묘사는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데 그 때마다 이질감이 느껴집니다.-_- 묘사에서는 레이스와 프릴이 달린 화려한 치마, 거기에 고급스러운 검은 천, 그 위에 어울리지 않는 금속제 팔목보호대에 허리보호대, 부츠를 신고 있어서 마치 중세 기사의 갑옷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한데 말입니다, 표지를 보아도 그렇고 다른 삽화를 보아도 그렇고 팔목의 보호대나 허리 보호대는 없습니다. 그저 나풀나풀한 소매가 있을뿐이지요. 묘사를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등장하는 누구씨가 있으니, Fate/Stay. 거기의 페이트의 모습이 이렇지요.
다리온의 성격이나 휴이와의 관계, 이야기의 구조를 보면 또 『고식』같아 보이기도 하고. 정형화된 틀에 소재는 고급소재(?)를 써서 재미있게 썼지만 삽화가 몰입을 방해하는데다 책을 태우는 썩을 놈들과 이상한 다른 커플들이 등장하는 통에 마음이 상했습니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결말을 확인할 때까지는 집에 두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이 책이 제대로 결말이 날까 싶기도 하고. 『고식』 같다면야 제대로 된 완결은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아리카와 히로. 『키켄』, 윤성원 옮김. 북로드, 2010, 12000원.
니시오 이신. 『상처이야기』,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11, 12000원.
미쿠모 가쿠토. 『단탈리온의 서가 1-2』, 구자용 옮김. 학산문화사 2010-2011. 각 6800원


덧붙여 책값에 대한 짤막한 잡담.
책값이 비싸다 생각했는데 『키켄』이나 『상처이야기』나 라이트 노벨 2권보다 싸다고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지름신이 강림하셨어요.ㄱ-

※ 대대적인 수정 들어갑니다. 제대로 한자를 찾아보지 않고 제가 아는 대로만 읽었다가 크게 낭패를 보았습니다. 비공개님, 지적해주셔서 고맙습니다.ㅠ_ㅠ
수정하는 부분은 奏를 진으로 잘못 읽은 것, 功과 巧를 헷갈린 것, 라크슌을 라크준이라 한 것, 공국 여왕 슈쇼우를 슈코우라고 잘못 적은 것입니다. 잘못 적은 부분은 줄을 그어두었습니다. 그부분은 빼고 읽으시면 됩니다.

잊지 않기 위해 적어두는 간단 정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세글자로 줄이면 비망록. 뭔가 단어의 뜻이 미묘하다 생각하셔도..-ㅁ-;

십이국기가 연재에 들어갔다는 정보(링크)를 입수하고 나니 이전 내용이 어땠는지 홀랑 까먹었습니다.
무엇보다 십이국의 명칭과 한국 번역본의 명칭 차이가 미묘하잖아요. 원서에서는 일부러 한자 독음이 같은 서로 다른 한자를 골라 써서 국가 이름과 왕 명칭으로 했습니다. 예를 들면 안. 두 번째로 긴 국가인 연왕은 안국의 국왕입니다. 한국 한자 독음으로는 연 / 안이지만 일어로는 둘다 엔이었다고 기억합니다.-ㅂ-; 이런 문제가 있다보니 사실 십이국의 한자 명칭은 한국어로 중복되는 것이 있어요. 功과 恭. 둘다 공이지만 한국에서는 앞쪽을 교라고 번역했습니다. 실제 일어 발음이 그럴거예요.

慶(경) 奏(진) 範(범) 柳(류) 雁(안) 恭(공) 才(재) 巧(교(실제 발음은 공)) 戴(대) 舜(순) 芳(방) 漣(연)

이게 12국입니다. 대, 순, 방, 연은 사각형 지도 바깥 쪽에 있는 섬나라이고, 나머지는 봉산을 둘러싼 꽃 모양입니다. 자세한 것은 링크의 지도를 참고하세요.

비망록이니 간단하게 잊지 않을-기억을 되살릴만한 내용으로 적어보겠습니다.

경: 1-2권의 주인공인 요코(요우시)의 나라입니다. 3대 연속 여왕(女王)으로, 이전의 두 여왕이 나라를 홀랑 말아먹었기에 여왕에 대한 불신이 큽니다. 아직 신왕등극 10년도 안된 시점이지만 주변에서는 괜찮게 갈거라고 보는 듯합니다.

주: 여기가 아마 종 같네요. 한자 발음 가지고 찾다가 헷갈렸습니다.; 치세 600년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600년을 무너지지 않고 잘 지탱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참 신기하지요. 여관식 운영을 국가 운영에 도입하고 있고요. 이 집 둘째아들은 역마살이 끼어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만 그게 역으로 다른 나라의 사정을 확인한다거나, 소식을 전한다거나 하는 일에 쓰기도 합니다. 둘째 아들과 연왕과는 서로를 염탐하는 사이고, 공왕이 봉산에 오를 때는 도와주기도 했지요.

범: 9-10권인가에 등장한 타이키 구출작전 때 힘을 빌려준 국가입니다. 한왕이라 읽는 것 같더군요. 麟에 남왕이지만 굉장히 화려한 외모였다고..-ㅁ-;

류: 11권의 외전에 등장합니다. 맨 마지막 이야기에서 리코우와 풍한이 만나는 나라입니다. 100년은 넘겼지만 슬슬 실도의 조짐이 보인다던가요.

안: 두말하면 잔소리. 태과의 기린(麒)과 태과의 왕이 만나 신나게 놀고 있는 나라입니다. 2권부터 등장하더니 5권은 아예 외전까지..-ㅁ-; 십이국 중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나라입니다.

공: 도남의 날개. 이미 요코가 등장했을 시점에는 90년을 넘긴 오래된 나라입니다. 열 두 살의 당찬 아가씨가 올라가 있지만 90년이 지난 지금은 몇 살?; 나이로 따지자면 종왕 쪽이 무섭지만 뭐... 하여간 슈쇼우는 당차기도 하거니와 현재 재위 중인 왕 중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여왕이라 생각합니다.;

재: 11권에 등장합니다. 기묘한 미스터리가 등장했던 이야기. 결국 왕은 일종의 자살을 하고 기린(麟)만은 남깁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준 이야기라고 할 수 밖에 없네요.

교: 왕이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나라. 라크슌의 고국입니다. 태과가 잘되는 꼴을 못본다며 요코를 공격하더니 결국 왕과 기린 모두 죽습니다. 가장 황폐한 나라 중 하나이지만 대국과 비교해서 어디가 더 심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대: 두말하면 잔소리. 타이키의 나라입니다. 북방에 위치한 나라로 현재 왕은 행방불명, 타이키는 뿔이 잘려 기린의 역할을 해내지 못합니다. 아마 오노 도노가 뒷 권을 쓰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ㄱ-

순: 여기는 정보가 없는 것 같은데... 나중에 다시 확인해봐야겠습니다.

방: 6-7권인가, 요코의 반란진압 때 잠깐 등장합니다. 11권의 다른 외전에서도 잠시 등장하지만 왕이 60만의 백성을 죽이는 바람에 결국 아래에서 반란을 일으켜 왕과 기린을 죽입니다. 그리고 그 딸(쇼우케이)은 추방하나, 추방된 곳에서 사고치고 도망쳤다가 요코와 만나는 바람에 같이 있게 되었지요.

연: 11권의 외전에서 타이키가 잠깐 방문했던 나라입니다. 농부가 왕이라니 신기하다 싶었습니다. 여기도 麟이었지요.



대강 이 정도만 적습니다. 다시 읽기에는 분량이 많기도 하고 제책이나 편집이 마음에 들지 않아 끝까지 다 읽을 생각은 없습니다. 뭐, 다시 읽는다면 도남의 날개 정도만..?


토요일에 가뿐하게 구입한 책 세권.
G가 구입한 원피스도 몇 권 더 있지만 그건 찍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원피스에 홀딱 반한 G가 지난주부터 시작해 원피스를 두 권씩 사고 있는데 전권 구입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오네요. 주마다 그렇게 사면 정확하게 몇 주 걸린다는 답이 나오지만 매주 그렇게 살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게다가 비용과 보관장소의 문제도 있고요.
비용 때문에, 엊그제 원어데이의 만화책 세트 판매글을 보고는 잠시 G와 상의했지만 한 번에 그렇게 목돈 나가는 것도 내키지 않고, 보관할 장도소 없으니 그냥 조금씩 사모으자고 합의했습니다. 무엇보다 G방에 책장을 하나 더 구입해야 조금이라도 정리가 되거든요.

솔직히 제 책상부터 먼저 정리를 해야하긴 합니다만.......; 오늘가면 해야지요.

3월의 라이온은 다시 밝은 분위기로 돌아왔습니다. 2권에서 내면으로 침잠하다 못해 누에고치가 되어버리는 것 같던 상황이 조금은 풀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책 분위기는 저랑 안 맞습니다. 조금 밝아졌다 한들 주인공에게 사자후를 내지르고 싶은 생각은 바뀌질 않거든요. 대신 누군가 야단치기는 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해요.

디오티마.
4권 나온다는 말에 충격받으신 분들이 많은 듯한데, 이번 권 진행은 꽤 빠릅니다. 누구씨가 반한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닐까 생각은 하지만 그걸 확인하려면 5권을 기다려야겠지요. 5권이 내년에 나오는 것은 힘들테고, 후년에나...?


명영사는 시리즈 전 권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쉽지 않겠습니다. 지난번에 문학소녀 구입할 때도 교보에서 주문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좌절한 적이 있거든요. 일단 주문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차근 차근 구입해야겠습니다. 번역본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원서로 읽는 것이 빠르기도 하고 삽화의 인쇄질에 실망해서 원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습니다. 권당 609엔 남짓이고 몇 권은 조금 넘는데 14배로 계산하면 대략
.... 여기까지 쓰고 혹시라는 생각에 교보에서 검색하니 나옵니다. 그런데 왜 가격이 이모냥입니까. 672엔인 10권이 해외주문으로 정가 10900원에 10% 할인해서 9810원. 14배하면 9408원입니다. 적립은 0%. 으허허허. 일본서적은 신간이라도 쿠폰 적용가능하다지만 가격이 어중간해서 1천원 쿠폰을 쓰려면 2권 주문, 2천원 더블쿠폰을 쓰려면 3권 주문입니다. 윽. 타격이 너무 커요.-_-;
참고로 응24는 10% 가량 더 비쌉니다. 그런고로 논외. 실제 검색해보니 10권 모두 1만원이 넘습니다.

그나저나 용돈 잔고는 몇 권까지를 허용할까요. 통잔 잔고와 용돈 잔고를 생각하면 단 번에 지를 수 있는 분량이 아닐텐데.;

으하하;ㅂ; 예찬론입니다. 취향에 아주 제대로 직격 당했거든요.

이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한 번 들었습니다. 제목만 봐도 끌리는데 시선을 빼앗긴 것은 삽화입니다. 타케오카 미호-문학소녀 시리즈의 삽화가가 일러스트를 맡았거든요. 한국에 정식 발매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제 홍대 갔다가 나온 것을 보고는 앞뒤 가리지 않고 구입했습니다. 표지를 본 순간 이미 제 손은 책을 집어 들고 있었지요. 아하하.

한 줄로 내용을 요약하면 Boy meets girl. 아니, Boys meet girls가 더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면 집어들어도 크게 후회하진 않으실겁니다. 일단 18회 판타지아 대상 가작 수상작이라는데, 이야기는 굉장히 무난합니다. 다만 소재로 쓴 것이 명영사라고, 색을 촉매로 하고 영창을 하여 소환하는 술사들입니다. 가장 비슷한 것을 들자면 소환술사겠군요. 이런 명영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주인공이고요.
다만, 남자주인공이 아직 열 셋이고 여주인공이 그보다 세 살 위라는 것-다시 말해 연상 연하 커플이라는 것이 재미를 더합니다. 벌써부터 탄탄하게 노선이 다져져 있으니 둘이 커플이 될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입니다. 게다가 옆에서 도와줄 것으로 보이는 조연들도 꽤 괜찮고요.
첫 작품인지 초기 작품인지 잘 모르지만 조연을 많이 썼다는 것은 조금 감점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말입니다, e-hon에서 검색했더니 시리즈가 열 권입니다.OTL 그것도 가장 마지막 권이 나온 것이 2009년 8월. 출간 텀을 보니 아직 다음 권이 나올 때가 안되었고요.; 아마 다음권 나올 때까지는 10권 모두 다 구입하기도 어려워 보이지만 말입니다. 흑.; 10권의 줄거리를 대강 훑어보니 작품의 클라이막스랍니다. 다음 권이 완결이기를 간절히 빌고 있지만-열 권만 해도 충분히 많아요!-어찌될지는 봐야 압니다. 그리고 이 책을 원서로 구입할지도 고민중이라..

원서 구입 여부를 고민하는 것은 일러스트의 인쇄질 때문에 그렇습니다. 삽화를 확대한 것인지, 선이 굵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가늘가늘한 그 특유의 선이 아니네요. 첫 번째 그림 보고는 열 받아서 당장에 원서를 사겠다고, 그래서 일웹에 들어가서 검색한거였는데 열 권-아니 열 한 권이나 그 이상이 되면 사는 것도 만만치 않지요. 엔화가 떨어질 기미도 안 보이고 말입니다.


가벼운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이지만 10권의 줄거리를 볼 때 앞으로 사건은 점점 더 커질 모양입니다. 하지만 바탕인 '소녀, 소년을 만나다(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 영상이 지나가듯 장면을 상상하게 되는데 이 책은 색채가 풍부해서 상상하는 맛도 좋군요. 설정상 약간 무리가 아닐까 하는 부분도 있지만 학원물이기도 하니 그정도는 짚고만 넘어갑니다. 후후후.

문학소녀가 완결되어 이젠 살 라이트 노벨이 없다 생각했는데 마침 딱 나와주네요. 앞으로는 명영사만 계속 기다리겠습니다.

로맨스 소설 중에서 1816 시리즈는 따로 올리지 않았네요. <애쉬번 공작, 1816>, <레이디 블라이던, 1816>, <윌리엄 던포드, 1816>. 줄리아 퀸의 시리즈이고 브리저튼 시리즈와도 이야기가 살짝 겹칩니다. 애쉬번 공작은 브리저튼 시리즈에서도 살짝 언급만 되는 것 같더군요. 시리즈 순서는 제가 소개한 대로입니다. 무난한 로맨스 소설이긴 한데 전 브리저튼 시리즈가 더 좋군요.
브리저튼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본 것이 <마지막 춤은 콜린과 함께>입니다. 늑대와 함께 춤을이 떠오르는 제목인데 전혀 관계 없습니다. 이 시리즈의 최대 미스터리인 콜린의 결혼 상대자, 그리고 또 다른 건 하나가 여기서 밝혀집니다. 브리저튼가의 위쪽 세 형제 중 가장 나중까지 남은 대어 콜린이 누구랑 결혼하나 싶었는데 나름 이유가 있었군요. 재미있습니다.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일거라 생각합니다. 취향에 잘 맞는 것은 추리요소가 가미되어 있는데다 히아신스 이야기보다는 결말이 낫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그러고 보니 이 작가는 결혼한 식구들이 모두 한 자리에서 와글와글 떠드는 장면은 쓴 적이 없습니다. 그런 일이 없는 것은 아닌데-레이디 브리저튼의 생일이라든지;-전체가 다 모여 있는 모습은 그리질 않더군요. 워낙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니 모아 놓으면 누가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겁니다. 말하자면 델피니아 + 스칼렛 위저드의 인물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아놓고 알아서 놀게 했을 때 대화가 어디까지 튈 수 있는가의 문제쯤?;
콜린 편이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재미의 상당부분은 수수께끼의 그녀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앞서 다른 이야기들을 봐야 더 재미있습니다. 히아신스를 먼저 보았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순서대로 보았다면 더 재미있었겠지요.

도서관 전쟁 시리즈는 지난 추석 기간에 다 보았습니다. 혁명의 엔딩 부분이 입맛에 잘 맞아서 그 부분만 몇 번이나 돌려보고, 그러고 나서도 아껴두고 싶은 마음에 한참 망설이다가 위기-혁명을 차례로 읽었습니다.
와아.-ㅁ-
이 민폐커플. 염장커플. 게다가 혁명 결말에서 그 이야기는 뭔가 좀 뜬다 싶었는데 그 포석(?)이 위기편에 깔려 있었군요. 으허허허. 애니메이션은 아마 위기까지 나온 상태에서 만들어진 모양인데 그래서인지 맛이 좀 덜합니다. 아쉽다고 할까. 애니메이션은 잘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좀 많이 부족합니다. 25화 정도였다면 좋았을텐데 쉽더군요. 책 한 권당 이야기가 다섯 가지이니, 한 가지 이야기를 한 편씩 해서 25화로 만들었다면 끝까지 이야기를 다 다룰 수 있었을테니까요.
어쨌건 이 책으로 로맨스 소설 읽기의 마무리는 잘 했다 싶습니다. 이제 한동안은 아리카와 히로의 다른 책을 읽으려 합니다. 근데 소금의 거리는 도서관에 1권만 있는 것 같던데. 흐음..
(지금 찾아보니 1권만 출간된 모양입니다. 도서관에 있는 것은 겉표지를 벗겨두었는데 <소금의 거리 1>이라고 되어 있어 도서관에서 빌리지 않았습니다. 시리즈 1권만 있으면 안보거든요.)

아리카와 히로의 다른 책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빌린게 <하늘 속>입니다. 도서관 전쟁보다 앞에 나온 책 같은데 그 앞쪽 시리즈가 어떤 순서로 나왔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그저 도서관에서 보이길래, 가방 무게를 계산해서 한 권만 빌린 것이 하늘 속이었지요.
이것도 주 내용은 아마도 로맨스.OTL 근데 이 작가가 쓰는 주인공들의 성격이 굉장히 취향입니다. 아, 물론 여기서는 어린쪽이 아니라 나이많은 쪽입니다. 나이 많다 해봐야 20대 중반이지만 서로 말 주고 받는 것이, 툭툭 말은 던지고 싸우지만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자리잡고 있어서 가능한 상황들입니다. 게다가 엔딩. 헉. 사카린을 입에 넣은 것도 아닌데 달아서 죽을 것 같...
주인공들의 관계는 그렇다치고, 소재라든지 배경도 독특합니다. 아마도 취향이 이런 밀리터리인가 싶은게, 하늘 속의 소재는 항공기 제작입니다. 첫비행님이 이 책을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안보셨다면 꼭 챙겨보시라 권하고 싶네요. 일본의 항공기 제작과 관련된 이야기가 여럿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민항기 제작, 시험기 제작 등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남의 일만은 아니고요.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민항기가 아니라 헬리콥터 쪽이긴 합니다만 크게 다르진 않을겁니다. 어차피 그 바닥이 그 바닥이거든요.
그리고 티이타님 입맛에도 맞지 않을까 합니다.^^;

일본호러걸작선도 이번에 빌려다 보았습니다. 책세상에서 나왔는데 이전에 소개한 적 있는 <뱀파이어 걸작선>처럼 유명한 일본의 공포 소설들을 모아 놓은 단편선집입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할 소설, 작가들이네요. 게다가 제가 읽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라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문 많은 요릿집은 확실히 알고 있고, 기비쓰의 생령은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공포의 방향은 꽤 다양해서, 직접적으로 요괴가 등장하는 것이 있기도 하지만 사람의 심리를 자극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중은 비슷하네요. 유령폭포는 무서운 이야기할 때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지만 다시 봐도 무섭습니다. 허허허. 한 여름밤에 꺼내 놓고 읽으면 스릴 만점입니다.
기억이 맞다면 벚나무 아래의 시체 이야기는 사카구치 안고의 "활짝 핀 벚꽃나무숲 아래"라는데 그 이야기도 실려있습니다. 왜 벚나무가 아니라 벚꽃나무가 되었는지는 번역자에게 다시 묻고 싶군요. -ㅂ-;
아쿠타카와 류노스케나 나쓰메 소세키의 이야기도 실려 있으니 일본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재해석입니다. 고양이~는 워낙 예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하지만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고양이~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이 이야기는 선생님의 서생으로 들어가 살고 있는 '나'라는 인물의 입장에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전체 이야기를 다시 기술하고 있습니다. 원작을 몰라도 상관은 없고,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가 됩니다. 다만 이 책을 보고 다시 고양이~를 보면 맛이 색다를 거란 생각은 드는군요.
사건일지라는 제목대로 이 소설은 일개 서생이 선생님을 중심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잘 듣고 있다가 한 번에 풀어내는 이야기입니다. 딱히 탐정인 것은 아니지만 이렇고 저런 것을 보다보니 이게 실은 이런 이야기인 것 같아라는 생각에 내가 끼어들어 이차저차한 것이 아니냐고 물으면 거의 맞습니다. 그렇게 수수께끼를 풀이하다보니 참 가엾은 말도 듣습니다. 유유상종이랄까. 정말 그 학생 입장에서는 절대로 듣고 싶은 말이 아니었겠지요. 불쌍합니다.
(하지만 그런 소리 듣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_-)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 원래 도서관에서 빌릴 예정이 없던 책인데 다른 책을 빌리러 갔다가 눈에 들어와서 덥석 집었습니다. 빌리러 갔던 책은 또 마침 대출되고 없더군요. 그래도 이 책을 만족스럽게 봤으니 불만은 없습니다.
방향은 <육식의 종말>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 <슈거 블루스>와 유사합니다. 채식을 강조하지만 강요하지는 않으며, 자연스레 채식으로 돌아가도록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채식이 어렵다 하면 건강하게 키운 소를 먹으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역 공동체에서 나온 먹거리를 선택하고, 다국적기업이나 대규모기업들이 환경을 망가뜨리면서 만든 먹거리는 피하라고 말이지요. 슬로우 푸드나 로컬푸드 이야기와 같습니다.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고 평소 이쪽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보고 났더니 고기를 먹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이전에 <슈거 블루스>보고도 한동안 설탕을 안 먹었는데 이번에도 또 비슷하게 가려나 보네요. 아마 외식은 줄이고 유기농이나 공정무역 식자재를 구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진짜 그렇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한 번쯤 교양서적 읽는 셈치고 읽어보세요. 거기 있는 이야기들을 다 지킬 필요는 없을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면 되겠지요.
읽고 나니 딘스빈스의 공정무역 유기농 커피가 사고 싶어졌습니다. 로컬푸드하고는 거리가 아주 멀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커피를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요.-ㅁ-;
중간 중간 번역한 단어에서 걸려 넘어졌습니다. 오타도 그렇고('한 땀 함 땀' 같은) <샬롯의 거미줄>을 <샤를로트의 거미줄>이라고 한 것도 조금 그렇지만 무엇보다 영국 음식으로 등장한 양치기 파이는 헛웃음을 짓게 만들었습니다. 셰퍼드를 번역하지 않고 그냥 셰퍼드 파이라고 두어도 될 것 같은데요. 그런 몇몇 단어 빼고는 대체적으로 읽기 무난했습니다.


줄리아 퀸, <마지막 춤은 콜린과 함께>, 신영미디어, 2003, 9000원
<애쉬번 공작, 1816>, <레이디 블라이던, 1816>, <윌리엄 던포드, 1816>, 신영미디어, 2004-2005, 9000원
아리카와 히로, <도서관 위기>, <도서관 혁명>, 민용식, 대원씨아이, 2008-2009, 11000원
<하늘 속>, 김소연, 대원씨아이, 2007, 9800원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일본 호러 걸작선>, 임희선, 책세상, 2009, 12000원
야나기 코지, <소세키 선생의 사건 일지>, 안소현, 들녘, 2009, 9500원
제인 구달, <희망의 밥상>, 사이언스북스, 2006, 11000원

브리저튼가 시리즈도 거의 다 읽어갑니다. 한국에 몇 권이나 시리즈가 들어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남매가 8명이니 8권이 아닐까 추측만 합니다. 다만, 막내인 그레고리의 이야기도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제가 본 가장 마지막은 H인 히아신스 건입니다.(마스터님, 안심하세요. 아폴론도 아니고 제피로스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남정네입니다.)

가장 최근에 본 것은 둘째인 베네딕트의 결혼담인데 신데렐라 이야기를 모티브로 꽤 잘 풀어 냈습니다. 재미있게 잘 보았지요. 로맨스가 거의 그렇듯이 만나서 결혼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짧게 걸렸습니다. 브리저튼가 남매들 중 최단 시간은 ....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아마 엘로이즈일겁니다. 남편이 아벨라르는 아니지만, 하여간 이쪽은 만나서 결혼 결정내는데까지 채 2주도 안 걸렸을 겁니다. 상대와 알게 된지는 조금 되었지만 하여간 그랬지요.-ㅂ-; 그 이야기에서 베네딕트의 이야기를 잠시 읽었고, 히아신스 책에서도 잠시 등장합니다. 하지만 히아신스 이야기에서 가장 대박으로 재미있었던 것은 장남 안소니의 대응이었고, 베네딕트 부부는 잠깐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수준입니다.
아직 못 읽은 것은 콜린인데, 콜린은 거의 모든 이야기의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시리즈 1권인 다프네 때도 그랬고, 엘로이즈 때도 그랬고, 베네딕트도 그랬고. 프란체스카 때는 대놓고 밀어붙입니다. 그런 고로 콜린의 이야기가 어떨지 참 궁금하군요. 결혼 상대는 알고 있지만 가장 취향의 커플인데다 둘다 성격이 만만치 않아서 말입니다.

생각난 김에 정리 좀 해봅니다.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내키지 않는 분은 열지 마세요.

도서관 전쟁과 도서관 내란은 읽을지의 여부를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도서관에 이 책을 신청한 것도 저였거든요.-_-; 신청은 해놓고 내키면 읽자고 생각했는데 정작 전쟁, 내란을 빌려 읽고는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위기와 혁명을 당장에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반납일은 멀고도 먼데다 앞에 예약자도 있는 상황.
그리하여 어제 홍대 간 김에 도서관 위기, 혁명을 구입하고 신간 살펴보다가 심야식당 4도 샀습니다. 심야식당은 날개부분에 한국독자들에게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도 있더군요.

도서관 전쟁은 처음 읽고 나서 진행되는 내내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불편할 수 밖에 없지요. 아마 이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거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작년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금의 한국 언론 상황이 양화법이 성문법이 아니다뿐이지 비슷한 효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촛불집회 때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그리 멀지 않은 일이지만 벌써 몇 년이나 된 것같고 그리고 그 때의 언론 통제는 정말 양화법이 실제 존재하는 법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불편할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혹자는 도서관전쟁 시리즈는 로맨스소설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보고 있노라면 공감하게 됩니다. 아놔. 이 민폐커플. 그나마 이쿠는 맨 마지막 부분을 보니 도조의 괴로움을 절절히 이해하나보더군요. 본인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자학까지 겹치면서..(이하생략) 다만 번역은 조금 걸립니다. 원서를 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호칭에 있어서 헷갈리는 부분이 몇 있더군요. 이름을 불러야 하나, 성을 불러야 하나, 혹은 성과 이름을 다 불러야 하나라는 것에서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원서를 구해야할까요. 북오프에 있으면 구입해야지 정도로만 생각해야겠습니다. 허허.

아참, 작가 후기에 오마쥬를 허락한 시구사와 케이이치씨에게 감사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도대체 뭐가 오마쥬인겁니까? 후기를 읽고 나서도 한참 동안 생각 못하다가 시구사와 케이이치가 누군지 떠올리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기 때문에 말입니다. 이런 뒷북이라니.


도서관 위기와 도서관 혁명은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도 결말이 궁금해서 도서관혁명의 끝부분만 보았습니다.
훗.
후후후후후후후훗.
-_-y~


이후에 위기와 혁명까지 다 읽으면 감상 다시 올리겠습니다.

줄리아 퀸,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 <신사와 유리구두>, 신영미디어, 2001, 2003, 8500원, 9000원
아리카와 히로, <도서관 전쟁>, <도서관 내전>, 민용식, 대원씨아이, 2008, 각 11800원


2009.10.1. 수정분.
어제 찾아보니 히아신스는 백작이 아니라 남작부인입니다. 그런고로 후작만 빼면 다 달성! (어?)

구입은 옛날 옛적에 했지만 서가에 뉘어 놓고 지금까지 한 번도 펼쳐 보지 않았습니다. 봉인은 아닌데 지금은 손이 안갑니다. 역시 도서관에서 대출 연장을 반복하며 지금껏 끌어 안고 있는 피플오브더북도 방치중이고..

어스시의 구입은 8월 초에 했습니다. 완결권인 6권 발매 기념으로 달력을 준다길래 눈이 멀어서 주문했습니다. 어스시의 표지 그림이 달력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아 그림이 탐이 나서 그랬던 겁니다. 어스시는 1-5권 모두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핫핫핫.



5권 표지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 권도 멋집니다. 판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의 검은 선, 그리고 화려한 색. 실제본이기에 이 책을 뜯어서 가죽제본을 할까 싶어도 표지가 아까워 차마 건드리지 못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휙 뜯어 버릴지도 모르지요.
달력에는 2009년 8월의 달력부터 작게 실려 있습니다.



달력 자체는 2010년 달력. 2009년 분은 달력이 나온 8월부터 12월까지를 담은 것이겠지요.



펴보면 이렇습니다. 달력 뒷면(아니 앞면?)은 일러스트와 함께 어스시 이야기가 짤막하게 들어 있고 표지에서는 책 제목과 저자가 들어가 있던 공간에 작은 전체 달력이 있습니다. 일정을 적는 곳은 나무 그림 외에는 특별한 장식이 없습니다.
내년 2월. 꿈도 희망도 없는 구정이 있지요. 발렌타인데이를 포함한 3일연휴. 이번 추석이 금토일인데 내년 구정은 토일월입니다. 후훗. 근데 지금 보니 연휴에 빨간 날 표시가 안되어 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14일에는 구정 1.1이라고 써놓은 것 같은데.


내년에도 티스토리 달력이 나오면 양쪽을 두고 한참을 고민할 것 같습니다. 쓰기 아까워요.>ㅆ<
(설마하니 내년 달력을 쓰기 전까지는 6권 읽겠지요.;;)
8월은 생각보다 읽은 책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7월에 왕창 읽고는 8월에 물렸나 싶기도 한데, 다른 것보다 읽어야 하는데 읽지 못하는 책이 한 권 있어 거기에 발목을 잡힌 느낌입니다. 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심리적인 압박이 상당해서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피플 오브 더 북>이라고, 분명 제가 좋아할 타입의 책임에도 손이 안갑니다. 그래서 그 사이 그냥 보던 책만 계속 돌려 보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이전에 빌린 목록을 뒤져 보니 이정도가 전부입니다. 거기에 지금 읽고 있는 모래선혈이 이달의 독서 목록에 추가될 것이고요. 아하하. 사실 지금 눈물 날 정도로 머리 아픈 건이 몇 가지 저를 쥐어 짜고 있어서 마음의 여유가 전혀 안생깁니다. 그 건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따로 글 올리겠습니다.

공의 경계는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갑자기 보고 싶어져서 두 권을 빌렸습니다. 빌린 시점을 보니 헛소리꾼 시리즈를 보고 있다가 보고 싶어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 책을 빌릴 때 빌렸거든요. 간만에 처음부터 다시 보았는데 분명 맨 처음 보았을 때는 이런 장면이 있었다고 기억했는데 이번에 볼 때는 그런 장면은 나오지도 않더군요.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미키야가 말한 '두 눈 뜨고 못다닌다'라는 그 대화장면을 본 기억이 있었거든요. 착각인듯...;
보고 있자니 기모노 입은 시키의 피규어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지를 걸 그랬나 조금 후회하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아요.-ㅁ-; 지르면 분명 어딘가에 처박아 두고 있을겁니다. 다행히 이번에 나오는 넨도로이드 시키는 취향이 아닙니다. 시키는 뭐니뭐니해도 몸매가 좋아야... (...) 고양이는 조금 탐이 나더군요.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선, 두 번째 책에는 단편 소설만 실려 있습니다. 쓸쓸한 여자, 불쾌한 남자로 나누어 이야기를 실었는데 제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쫓기거나 어딘가에 몰려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읽고 나면 가슴이 무거워집니다. 결국 절반 정도 읽고는 두 손을 들었습니다. 굉장히 현실적이지만 그래서 더 읽지 못했다는 것이 맞을겁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이야기는 이렇구나란걸 뼈저리게 느낀 셈입니다.

그러고 보니 문학소녀의 졸업논문 주제가 모리 오가이였다 했지요. 제가 모리 오가이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이 마쓰모토 세이초의 걸작 단편선 상권에서였습니다. 거기에 모리 오가이가 소재인 단편이 하나 실렸습니다. 그래서 모리 오가이가 누구인지 대강이나마 알고 있었던 것이지, 안 봤더라면 그게 누구야라고 했을겁니다. 간발의 차라고 해야겠지요. 마쓰모토 세이초 단편선을 본 것이 올해 초, 문학소녀는 올 여름에 보았으니 말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읽다보니 이제 슬슬 물립니다. 할로 저택의 비극, 살인은 쉽다, 슬픈 사이프러스, 밀물을 타고, N 또는 M, 푸아로 사건집까지 여섯 권 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은 것은 절반입니다. 푸아로 사건집은 예전에도 읽었기 때문에 트릭을 거의 기억하고 있어서 몇 군데만 뽑아 보았고, 슬픈 사이프러스는 앞과 뒤만 보았습니다.
이번에 읽은 이야기는 로맨스가 중심인 이야기가 많아서 재미가 반감되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내가 읽는 것이 추리소설인지 로맨스 소설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아마 이번을 마지막으로 애거서 크리스티는 한 동안 쉬겠지요. 그러다 2-3개월 뒤에 다시 손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빠의 여름방학은 사카키 쓰카사의 신작입니다. 먼저 본 <신데렐라 티쓰>에서 잠시 소개가 되었길래 언제쯤 나올까 생각하다 홀랑 까먹고, 도서관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보고는 빌려왔습니다. 신데렐라 티쓰나 끊어지지 않는 실은 생활 추리형이라고 하면 이쪽은 그보다는 로드무비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호스트 생활을 하고 있는 무뚝뚝남 야마토는 어느 날 아들을 만납니다. 한창 업무(접객) 중이었는데 왠 초등학교 꼬맹이가 와서 아빠라고 하는군요. 절대 아니다라고 했지만 꼬맹이의 엄마 이름을 듣고는 K.O. 당합니다.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말에 결국 여름방학 동안 같이 생활을 하게 됩니다. 여름 방학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초보 아빠와 그보다 더 어른스러운 초등학생의 동거일기가 시작되었다 끝을 맺습니다.
표지가 박스인 것은 모종의 이유로 야마토가 소설 초반에 전직을 하기 때문입니다. 호스트에서 택배 배달원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이야기도 택배배달을 하는 사이에 벌어지는 마을 내의 소소한 사건들을 소재로 해서 돌아갑니다. 중심은 역시 아빠와 아들 이야기죠.
잔잔한 이야기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끊어지지~나 신데렐라~와 마찬가지로 아빠의 여름방학도 1인칭 주인공 시점입니다. 작가가 특별히 좋아하는 시점인지도 모르죠.^^;

마경의 기사는 갑자기 옛날 옛적에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다시 읽어볼까 싶어서 도전했지만 말입니다. 그 표지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름 몸매 좋은 언니와 여자처럼 보일 정도로 예쁜 외모의 남자주인공이 있음에도 그 얼굴을 그렇게 밖에 못 그리나 싶더군요. 표지를 그린 사람에게도 흑역사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랜만에 본 이야기고 약간의 환상을 품고 있었지만 그래도 특별히 걸리는 곳 없이 무난하게 읽었습니다. 다만 디켈이 디네즈가 되고, 제레뮤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있었을 심정적인 변화가 크게 다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습니다. 그 부분을 바꿔 생각하면 이거 BL인데 말입니다.;;; 제레뮤의 얼굴이 여자같다는 것이 혹시 포인트였을까요.ㄱ-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는 이번에 본 책들 중에서 가장 추천하는 책입니다.
무르무르가 나올 때 구입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평부터 보고 나서 구입 여부를 결정하자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평이 좋지는 않더라고요. 읽고 난 사람들이 단 권으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하기도 해서 한참 손을 안 댔더랍니다. 하지만 막상 빌려 놓고 나서 한참만에 손을 댔더니 읽고 읽고 또 읽게 됩니다. 무르무르, 모래 선혈, 먼 곳의 바다 모두 괜찮았으니 올해의 노블레스 클럽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ㅠ-
어떤 이야기인지 대강이나마 적어보자면, 신화에 따르면 창조주는 처음 달을 하나 만들고 거기에 따라 조그마한 달들을 여럿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서로의 교류가 없도록 하였으나, 다른 달들의 간청이 있어 때마다 서로의 달을 오갈 수 있게 하였다 합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그런 조그마한 달들과는 달리 아예 알려지지도 않은 어둠의 달, 일곱 번째 달입니다.
어둠 속의 달이다보니 환경은 척박합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고든은 아들을 하나 얻고 스포러라 이름 짓습니다. 그리고 스포러를 데리고 '사냥터'를 떠돌다 무리에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사냥터에서 다양한 자원을 얻고 채취하고 모아서 암컷을 얻어 스포러의 자식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지만-고든과 스포러가 속한 무르무르족은 일생에 한 번 밖에 짝짓기를 할 수 없습니다-원래 목적대로 가긴 하더라도 이리저리 돌아가게 되지 않습니까. 이 이야기도 어떻게 보면 스포러가 암컷을 얻으려다 무리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지적했다시피 이야기는 더 나갈 수 있는 부분에서 끝을 맺습니다. 뒷 이야기가 6-7권 정도 더 나올법한테 일단은 한 권으로 마무리를 지었더군요. 채집, 수렵, 그리고 주인공의 성장을 좋아한다면 굉장히 재미있게 볼만합니다. 어, 솔직히 말하면 마비노기와도 크게 다를바가 없네요. 아하하. 채집해서 스킬을 올리고 수렵해서 경험치를 쌓으며 그걸 돈으로 바꿔 새로운 스킬을 익히는. 그러면서도 메인 스트림이 있어 그걸 따라가게 되니까 말입니다.

상당히 취향에 맞았지만 뒷 이야기의 여지를 많이 남겼던데다 마지막에 먼치킨이 하나 만들어진 것은 아쉬웠습니다. 다음 이야기가 언제쯤 나올지 기대되네요.>ㅅ<




나스 기노코, <공의 경계 상-하>, 권남희, 학산문화사, 2005, 각 12000원
마쓰모토 세이초,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선 중>, 이규원, 북스피어, 2009, 14000원
애거서 크리스티, <할로 저택의 비극>, <살인은 쉽다>, <슬픈 사이프러스>, <밀물을 타고>, <N 또는 M>, <푸아로 사건집>, 황금가지, 2007-2008, 9000원
사카키 쓰카사, <아빠의 여름방학>, 인단비, 노블마인, 2009, 1만원
유민수, <마경의 기사 1-4>, 너와나미디어, 1999, 각 7500원
탁목조,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 로크미디어, 2009, 12000원
아침부터 신나게 하품을 하고 있습니다. 아하하. 늦게 잔 것도 아니고 어제 거의 파김치가 되어서 늘어져 있다가 일찍 들어가 잤는데 왜 그런걸까요. 지금 커피를 마구 들이키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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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이 글 하나 쓰는데 세 번이나 저장하며 쓰게되었고 지금은 졸리진 않지만 그래도 기본 감상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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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제, 어슐러 K. 르귄의 서부 해안 시리즈 마지막 권 <파워>를 다 읽었습니다. <기프트>, <보이스>, <파워> 중에서 도중에 읽다가 건너 뛴 것은 기프트뿐이고 보이스나 파워는 다 읽었네요. 그것도 다른 두 권은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보통은 좋아하는 부분만 다시 읽는데 보이스는 다시 읽을 때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발췌독은 여러 번 했으니 꽤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세 권의 이야기를 꿰뚫고 있는 것은 '나'의 성장기, 그리고 책입니다. 기프트와 보이스, 파워의 도시 국가들은 해당 시점에서 책을 탄압하기도 하고 장려하기도 합니다. 기프트의 세계인 고원지대에는 아예 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니, 기프트의 주인공 오렉에게는 책이 있긴 있습니다. 오렉의 어머니가 만들어준 린넨천으로 된 책. 그것이 고원 지대의 유일한 책이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렉 자신도 어머니가 만든 또 다른 책이라 생각합니다.

보이스에서는 책이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메메르가 살고 있는 곳은 주변의 다른 도시국가에 점령당해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데다, 지배민족이 책을 극도로 혐오하기 때문에 책을 보는 일은 목숨을 거는 것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더욱더 책은 힘을 가지고 또 선망의 대상이 됩니다. 거기에 걸어다니는 시집(웃음)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급류를 탑니다.

파워에서는 가르친다는 것, 그리고 책이라는 것이 상당히 대접을 받습니다. 파워의 지리적 배경은 앞서의 두 이야기와는 달리 많이 바뀝니다. 주인공이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 흘러가기 때문이지만 어느 지역에 머무르느냐에 따라 책과 이야기, 배움의 존재가치는 많이 변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가비르가 사는 곳은 배움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노예들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줍니다. 하지만 가르치는 사람에 따라 배움의 기회는 많이 바뀌기도 하지요. 가비르는 그 속에서 다른 노예를 가르치기 위한 노예로 길러지며 이차 저차한 상황에 휩쓸려 본인이 강하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새로 또 존재가치를 인정 받아 이야기꾼으로 남지만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있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 돌아간 곳은 자신의 원래 고향입니다. 거기서 환시를 보고, 잠시 딴 짓을 하다가 츤데레 이모의 도움을 받아 길을 떠납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던 이번 여행은 가비르에게 상당히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꼬마를 만났을 때와, 꼬마와의 교감을 느꼈을 때는 읽는 저도 상당한 희열을 느꼈습니다. 공감하는 부분에서의 희열이 Common People의 공감대 형성이나 아무렇지도 않게 문학적인 이야기를 설파해도 문제가 없는 세상을 사는 모 문학소녀의 이야기와도 겹쳐 보인다면 과장일까요. 하지만 서부 해안에서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같은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제 읽기를 마친 황야제의 느낌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잘 짜인 태피스트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제 취향에 부합하진 않는 이야기입니다. 추천은 하지만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으니, 밝은 이야기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도 이야기꾼의 존재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화학약품이 잔뜩 들어 있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공전을 하는 세 단계의 섬이 있습니다. 왕도와 그 주변, 그리고 그 밖의 세계인데 언뜻 보면 중세시대의 질서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왕과 봉건귀족, 그리고 그 아래의 농노 말입니다. 농노들은 위계 질서 속에서 가장 대접을 못 받는 존재이지만 이들이 없다면 귀족이나 왕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생산을 하는 존재가 이들이니까요. 하지만 귀족들은 그러한 사실은 망각한채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데만 급급합니다. 이 세계 속에는 또 다른 존재가 있으니 암적인 존재로 취급받는 마물입니다. 사람을 잡아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지만 이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이 마물들은 이야기꾼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야기꾼은 음유시인과도 비슷하게 가면을 쓰고 다니며 여러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입니다. 역마살이 낀 존재지요. 물론 타고날 때부터 역마살이 끼어 있던 사람도 있고 어쩔 수 없이 역마살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황야제의 시작은 두 명의 이야기꾼이 황폐한 건물 앞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부터 입니다. 이들은 자기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 기나긴 동짓밤을 보냅니다. 그리고 서로 연관이 없어보이던 이야기는 점차 씨실과 날실로 엮어지며 마지막으로 한 장의 그림을 완성합니다. 그 그림을 보고 나서 다시 앞부분으로 돌아가면 중간 중간 등장한 복선들이 이해가 갑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두 번 읽어야 완전하게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 번 읽고 나서는 도저히 손이 안가서 그대로 G에게 넘겼습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에 약합니다.(먼산)

서부 해안 이야기에 대해서 주인공 아이들이 능동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이며 상황에 끌려 다닌다라는 지적이 종종 있던 걸로 압니다. 하지만 그건 어른의 시각이라 생각합니다. 10대 아이들이 능동적이고 자기 스스로 움직이고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등장하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주관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에 따라 움직입니다. 오렉은 그 나이에 가장 걸맞은 선택을 합니다. 메메르의 선택, 혹은 시선은 아직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아이같습니다. 본인도 중간 중간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가비르는 성년이 되어 조금은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어렸을 때의 이야기를 적고 있고, 그 속에서 가비가 선택하는 것은 상황이 닥쳤을 때 차악의 것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이고 충동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아이들다운 선택이 아닌가 합니다.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아이들, 머리가 휙휙 돌아가는 아이들은 겉모습만 아니고 실제로는 어른이지 아이가 아니죠.



서부 해안 이야기 중에서 궁금한 것 하나. 가비르가 이야기를 전하는 존재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별도의 사람인지가 조금 궁금합니다. 뭐, 그런 부분은 일부러 상상의 여지를 남겼을테고 작가도 결정하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 말입니다. 안에서 소화한다면 그것은 또 지나치게 작위적일 수도 있겠지요.-ㅁ-



그리하여 구입 여부를 두고 고심중입니다. 다음 서가 방출 때 나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데, 참...;

어슐러 K. 르귄, <보이스>, 시공사, 2009, 1만원
문형진, <인드라의 그물>, 로크미디어, 2009, 1만원

따로 빼서 리뷰를 하는 것은 그만큼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두 편 모두 읽고 나서 마음에 들어 몇 번이고 좋아하는 장면만 골라보고 했을 정도입니다.


인드라의 그물은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었습니다. 노블레스 클럽으로 나온 책들을 둘러보다가 도서관에 있다는 것을 확인은 했는데, 그 책이 마침 민소영씨의 다른 책들 근처에 있었던 겁니다. 거울성의 열쇠를 빌리려다가 그 근처에 있는 인드라의 그물을 보았고, 내용이 어떤지 대강 훑어 보고는 빌릴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최근에 폭독(爆讀)을 하는 바람에 읽을 책이 점점 줄어들어 빌리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판 함정에 제가 빠졌다는 겁니다.-ㅂ-;
제가 책을 빌릴 때 대강 훑어 보는 것은 맨 앞 혹은 맨 뒤입니다. 인드라의 그물은 맨 뒤를 훑어 보았는데, 문제가 해결되는 그 장면을 보고는 야가 야인가보다라고 어림짐작을 한 겁니다. 그래서 얼개는 파악했다 생각하고 책을 읽었는데 방향이 좀 이상하게 갑니다? 그의 정체가 그것이라는 것은 알고 봤지만 엉뚱한 부분에서 헛짚은 겁니다. 나중에 다 읽고 나서야 제가 훑어 보았던 부분이 외전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왜 그게 안 나올까라고 갸우뚱하며 책을 본 것도 당연합니다. 그걸 좀더 자세하게 풀어쓴다면 아래의 내용인겁니다.

외전은 전생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그것도 최면술사와 교의 전생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최면술사를 따라다니는 고양이가 아난다의 환생이라고 등장합니다. 거기에 싯다르타도 따로 나오지요. 그래서 저는 본편을 읽는 내내 왜 고양이가 이야기에 등장하지 않는가와 데바의 현생이 왜 등장하지 않는지에 대해 궁금해했습니다. 교의 전생이 관세음보살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 관계성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지요.
그래서 본편 뒷부분의 해결은 꽤 충격을 받으며 보았습니다. 허허허.


하여간 인드라의 그물은 기본 전개가 불교와 환생, 인도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른다 해도 크게 관계는 없습니다. 간단한 주가 내용을 설명하고 있고 불교 신화를 모른다 한들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저야 불교 신화를 간단히 알고 있고 싯다르타-부처의 일생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으니 더 재미있게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이글루스 밸리에서의 리뷰를 보니 이 책은 신인작가가 쓴 소설이더군요. 그런 분위기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지만 딱 하나, 본편 뒤에 덧붙여진 에필로그는 그야말로 사족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부분이 없었다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외전은 관계가 없지만 말입니다.
이 책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노블레스 클럽의 다른 책에도 흥미가 생겨서 볼테르의 시계도 빌려 왔습니다.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도 도서관에 신청해두었으니 들어오면 빌려봐야지요.


보이스는 기프트를 대강 훑어 본 다음 파워와 함께 빌려왔습니다. 하지만 영 손이 가질 않더군요. 기프트 내용 자체가 그닥 취향은 아니었지만 묘하게 앞 뒤 내용만 보고 난 다음에 흥미가 생겨서 보이스와 파워를 함께 빌리게 되었습니다. 단, 빌려 놓고도 같이 빌린 다른 책들을 다 보고 난 뒤까지 손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도서를 반납하는 날은 읽을 책이 없길래 보이스를 꺼내놓고 읽기 시작한 겁니다.
아놔.
르귄 여사님.ㅠ_ㅠb
보지 않고 넘어가려 했더니 이렇게 뒤통수를 치시다니 말입니다. 흑, 안 보았다면 정말 두고두고 후회할뻔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파워를 보지 않고 그냥 반납한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시공사에서 표지를 아주 제대로 뽑은 덕에 서부해안 삼부작은 책에 손이 가질 않았고, 기프트도 그 척박한 분위기 때문에 앞 부분과 뒷 부분의 몇 장만 읽고 중요한 부분은 뛰어 넘었습니다. 보이스는 한참을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앞 부분을 조금 읽고는 계속 읽기로 결정한 것은 그 소재 때문입니다. 소재이기도 하고 주제이기도 한 것이 바로 책이었으니까요. 활자중독자라기보다는 책 중독자에 가까운 저라,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반하지 않을 수 없고 거기에 책이 이야기 열쇠이니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기프트도 그렇군요. 책이 중심 소재는 아니지만 열쇠 중 하나입니다. 책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척박한 땅에서 주인공은 어머니가 직접 만든 책을 보고 익힙니다. 그리고는 그 자신이 책이 되지요. 음유시인이란 존재는 몸에 책을 담고 그것을 입으로 전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이 되었다고 본 겁니다. 그리고 본인이 책을 쓰기도 하고요.
활자로 찍기도 하지만 필사가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세계다보니 파워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나봅니다. 보이스를 다 읽은 것이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였는데 다 읽고 나니까 파워도 읽고 싶어지지 뭡니까. 르귄여사의 책은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두워서 좋아하지 않지만-그래서 손 대는데도 시간이 걸리지만 이렇게 취향에 맞는 책일줄은 미처 몰랐으니 반납을 했다 한들 어쩔 수 없지요. 그저 다음에 도서관에 갈 때까지 파워가 대출되지 않고 남아 있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서부해안 삼부작은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소설의 중심 소재 중에 책과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와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 꽤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주인공들의 정신세계를 넓히는 존재에는 그들을 보호하는 어른말고도 책이 있으니까요. 오렉의 어머니가 만들어 주었던 책, 갈바에서 대대로 전해지는 책, 자유를 호소하는 시인 오렉의 책. 물론 책을 읽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는 보이지 않겠지만 은연중에 그런 분위기가 스며 있다고 생각합니다.'ㅅ'


인드라의 그물에서도 책은 중요 소재중 하나입니다. 보통 책이 아니라 경전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아, 연애소설도 있긴 하지요. 그 누가 연애소설에 홀딱 빠져 있다가 사고를 친 걸 생각하면 말입니다. 후훗.




중구 난방 감상글이지만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서부해안 삼부작은 꽤 볼만할겁니다. 저는 보이스를 한 번 더 읽으러 가야겠습니다~.

어슐러 K. 르귄, <어스시의 이야기들>, 황금가지, 2008, 15500원

어스시 이야기를 맨 처음 접한 것이 언제인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주 옛날 옛적이었을거라 생각할 따름입니다. 그도 그런 것이 '매는 하늘에서 빛난다'라는 이상한 제목의 책을 먼저 보았기 때문입니다.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해적판인 에이스88시리즈였습니다. ... 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실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제가 먼저 본 것이 에이스88인지, 아니면 웅진에서 나온 파란 표지의 '어스시의 마법사'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어느 쪽이건 간에 고등학교 때 읽었을 것이란 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웅진에서 어스시 다음권을 내주었을 때는 기적과도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 때는 이미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에 본 것은 나우누리 환동에 올라온 번역본이었고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어스시 시리즈 다섯 번째 권인 '어스시의 이야기들'은 한국에서의 첫 번역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스시는 제 입맛에 100% 맞지는 않지만 이번의 단편은 표지에 홀랑 반해 집어 들었습니다. 표지가 상당히 멋지지요. 드래곤라자의 양장본도 같은 타입인걸 보면 같은 디자이너가 표지를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스테인드 글라스 같은 분위기로, 밝지만 선명한 색을 쓴데다 각 단편들을 상징하는 그림들이 박혀 있습니다.

단편들은 거의가 입맛에 맞았습니다. 보면서 이 책을 뜯어 다시 제본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표지가 취향이라 차마 뜯지는 못하겠지만 소장하고 싶다고 생각한 어스시 시리즈는 이 책이 처음이군요. 짧기 때문에 주인공이 겪는 고생이 상대적으로 덜 힘들고, 힘들지만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입니다. 게다가 어스시 본편의 앞 뒤 이야기를 모두 다루고 있기 때문에도 마음에 듭니다. 작가의 말에는 테하누가 마지막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난 뒤 어스시의 다른 시리즈를 써달라는 출판사의 요청을 받았을 때는 종결된 줄 알았던 어스시의 세계가 움직이고 있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잠자리일테고요. 잠자리는 6권과도 이야기가 이어지나봅니다.

제가 어스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척박한 환경도 그렇고, 어스시의 세계나 '학교'에서의 남녀차별이 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어스시뿐만은 아닙니다. 최근에 읽은-읽다가 던진;-기프트도 그렇습니다. 여자들은 대체적으로 남자에게 종속되어 있으며 대등하진 않습니다. 옛 생활들은 상당히 남성의존적이고 남성 중심적인건 알지만 이해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니까요.

어쨌건 어스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왜 현자가 아홉명이 되었는지, 어떻게 해서 대현자의 자리가 비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시대가 나오지 않은, 가벼운 이야기도 있습니다.




서가를 비우려고 하니 다시 책 욕심이 생깁니다. 마지막으로는 G와의 대화를 한 토막 적지요.

K: 다 채우는데 얼마나 걸릴까.
G: 응?
K: 비워 놓은 서가가 다시 채워지는데 얼마나 걸릴까.
G: 얼마 안 걸리지. 경험상 알잖수.



 

(시즈루와 끝없는 밀실들, 대역백작의 모험, 매미소리 그칠적에. 어. 아래 깔린 두 권 리뷰를 잊었네요. 여기에 덧붙여 쓰겠습니다.)


교보문고 회원 검증 시스템이 6개월 간 20만원으로 바뀌었는데 아무래도 한 달에 몰아사는 것보다는 달마다 조금씩 사는 것이 낫겠더군요. 6월에 온다 리쿠를 구입한 다음 호시탐탐 다음 주문할 책을 노리고 있는데 시간이 안갑니다. 그래도 조만간 7월로 달이 바뀌니 바로 질러야지요.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와 얼음나무 숲을 구입할 예정입니다. 꿈을 걷다는 아직도 구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고는 싶은데 이무기 이야기가 마음에 걸립니다. 바리데기 분위기인데 언 해피잖아!라고 불평하고 있으니...;

B에게.
어제 귀가 늦었... 이 아니라 까맣게 잊고 있었음.; 종이와 책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 올릴겁니다. 단, 문제는 집에 있는 종이로 만들 수 있는게 A5(크래프트지), B6(콩코르지)뿐이란 것. 아하하.;ㅁ; 혹시 다른 크기를 원하시면 추가 제작해드립니다. 아무래도 샘플 들고 나가서 따로 봐야겠다.-ㅁ-; 천 샘플은 내가 집에서 재고 확인하고 사진 찍어 올릴게. 어차피 같은 천으로 만든 수첩들이 있으니 그걸 들고 나가도 되고.

그리고 만월님께.
조만간 크래프트지 노트 제작기 올라갑니다. 으하하.;ㅁ; 너무 늦어서 죄송해용.;;


자아. 그럼 대역백작과 매미소리 이야기를 해볼까요.

대역백작의 모험은 지극히 평범한 소재를 지극히 평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예상되는 이야기 전개에 예상되는 인물들이지만 꽤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단,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질 것인가가 난제네요. 게다가 일러스트로 보아서는 저 얼굴로 남자라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해야겠지요. 허허허. 간단한 내용 소개는 흰 글씨로 써 넣을테니 내용 폭로는 당해도 관계없다는 분만 보세요.
어떤 나라(이름을 잊었습니다)의 빵집 3대손인 아가씨는 외조부모님과 어머니와 함께 평범하게 살고 있습니다. 빵집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빵 만드는 실력은 참 대단합니다. 이도 안 들어갈 물건을 만들어내곤 하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잘생긴 청년 하나가 나타나더니 아가씨를 납치해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는 왠 푼수 같은 30대 아저씨가 펑펑 울며 하는 말, '내가 니 애비다.' 알고 보니 자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었다던 아버지는 멀쩡하게 옆 나라에 살아 있고 게다가, 자기만 그걸 몰랐답니다. 쌍둥이 오빠가 옆 나라 잘사는 집에 입양 가서 잘 살고 있는 건 알았지만 입양 갔다는 집이 진짜 집-아버지네인줄은 몰랐던 겁니다. 거기에 아버지의 정체가 옆 나라 공작님=국왕의 이복동생이라네요. 납치 당한 것은 쌍둥이 오빠가 '저 (예비) 황태자비님께 홀랑 반해서 함께 가출합니다'라고 해놓고 사라져서랍니다. 오빠가 그렇게 사라졌으니 돌아올 때까지 대역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아버지가 공작이라 오빠는 백작 작위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역백작. 참고로 그 잘생긴 청년은 오빠의 학교 동창에다 심복 부하쯤 되는 청년인데 .. (이하 생략)
뻔한 이야기지만 꽤나 괜찮다는 것은 등장하는 인물들 중 재미있는 존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막무가내적인 성격에 가까운 주인공, 주인공 앞에서는 푼수인 30대 아저씨, 주인공 놀려 먹기에 심취한 주변 인물들, 그리고 모든 악의 대마왕인 그 청년과, 그 청년의 심복입니다. 그러고 보니 악의 대마왕의 사촌도 만만치 않은 성격이군요. 그 삽화를 보고 뒤집어 졌으니... 으하하하;
마음에 들어한 이유 하나 더. 표지에서 보이는 저 청년이 좋습니다.-ㅁ-

매미소리는 오래간만에 만나는 요시다 아키미의 신작입니다. 프렌치 키스였나, 퍼스트 키스였나, 하여간 그 연작 만화의 뒷 이야기(혹은 앞 이야기?)를 살짝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앞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G는 뒷 이야기로 봤더군요. 하지만 뒷 이야기로 보면 토모가 너무 회춘했어요. 전작에서는 능글맞은 아저씨 분위기였으니까 여기서의 상큼발랄한 모습은 적응이 안되는겁니다.
밝은 이야기를 모아 놓은 것은 좋지만 보고 나면 가마쿠라에 가고 싶어진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아예 가마쿠라 전체 지도가 실려 있더군요. 그래도 거긴 너무 멉니다. 다녀오려면 하루를 통째로 바쳐야하는데 그러기엔 체력도 안되고 시간도 안되고. 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요. 아마도.;

짤막 감상 및 잡담입니다.-ㅁ-
마지막으로 책 리뷰를 쓴 것이 15일. 이것도 이주만이네요.
읽으면서 바로바로 써야지 해놓고는 홀랑 잊었으니, 책 리뷰는 다른 글감에 묻힌 겁니다. 하하.



카도노 코헤이, <시즈루와 끝없는 밀실들>, 김수현, 학산문화사, 2009, 5900원
에도가와 란포,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 기괴환상>, 두드림, 2008, 13500원
애거서 크리스티, <맥긴티 부인의 죽음>, <부부탐정>, <패딩턴발 4시 50분>, 황금가지, 2008, 9000원
온다 리쿠,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박수지, 노블마인, 2008, 10000원
가와후치 게이이치, <내과의사 고로와 유령 고로>, 한성례, 바이북스, 2007, 9000원
타무라 히로시, <홈리스 중학생>, 양수현, 씨네21, 2008, 9800원
니시오 이신, <잘린머리 사이클>, <목조르는 로맨티스트>, 현정수, 학산문화사, 2006, 11000원
쓰하라 야스미, <아시야가의 전설>, 권영주, 비채, 2009, 10000원
다나카 로미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3-4>, 곽형준, 2009, 6000원
미야베 미유키, <퍼펙트 블루>, 김해용, 황매, 2009, 11000원


어, 책이 많네요. 밀려서 그런 것이니 어쩐답니까. 흑.(목록 체크하기 전까지는 이렇게 많을 거라 생각 안했는데.)


재미없었던 책부터 먼저 체크합니다. <홈리스 중학생>은 소설쪽에 꽂혀 있어서 집어들었는데 실화입니다. 그러니 수필이나 르포르타주로 분류 변경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뭔가 맥이 빠진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가족 해산을 외치면서 순식간에 홈리스가 된 어느 중학생의 이야기입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점차 자리를 잡고 요시모토 흥업에 들어가 만담(?) 콤비를 이뤄 꽤 유명해진 개그맨이라는데 저는 모릅니다.; 그야 일본 연예계에서는 쟈니즈나 가수 쪽에만 관심을 두고 있거든요.-ㅁ-; 그럭저럭 볼만은 하지만 미묘합니다.

보다가 접은 책이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입니다. 2권은 안나오고 1, 3권만 나와 있는데 1권은 챙겨 보았습니다. 이전에 리뷰 올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는 1권만 했을 겁니다. 3권은 나온 줄도 모르고 있다가 이제야 확인하고는 빌려다보았는데 보다가 포기했습니다. 제가 감내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에도가와 란포의 이름 유래처럼, 에드거 앨런 포의 감성을 일본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만 한 가득하니 읽다가 도저히 못 읽겠다 싶어 던졌습니다. 포의 이야기가 심리와 공포가 중점이라면 에도가와는 일본적으로 한 번 걸러서 그런지 제게는 혐오에 가까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아시야가의 전설도 읽다보면 포의 영향이 물씬 풍깁니다. 이쪽도 마찬가지로 혐오 또는 기피할만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지만 그래도 조금 낫습니다. 비위가 약한 분이라면 안 보시는 것이 낫겠지만 제게는 에도가와 보다 쓰하라 쪽이 나았습니다. 아마도 주인공인 나와 '백작'의 관계가 참으로 마음에 와닿는 것이, 흐뭇함을 불러 일으켜서 기피하는 마음을 눌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게다가 단락 단락 끊어지는 각각의 이야기들 앞에는 일본의 전통적인 전설이나 설화에 대한 재 해석이 덧붙여집니다. 표제작인 아시야 가의 전설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는데다 맨 마지막의 역자 후기를 보면 제목에 또 다른 의미가 더해지는군요. 몰랐습니다. 하하.
그런 고로 제게는 아시야 가의 전설 >>>>>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3 입니다.


내과의사 고로와 유령 고로는 그냥 따뜻한 이야기. 업무 만능주의에 일만을 생각하며 달리던 레지던트 고로가 우연히 유령을 만나 조금씩 감화를 받고 그의 부탁을 들어주다가 성격이 확 바뀐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그냥 무난하게 가볍게 읽을만한 소설입니다.
 
시즈루와 끝없는 밀실들. 3권은 안 살 겁니다. 표지나 내용이나 다 백합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안락의자 탐정과 조사원의 이미지는 잘 잡았는데 그 해결책-풀이가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것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이번 권은 1권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은데 그래도 입맛엔 잘 맞지 않네요.

애거서 크리스티는 진리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릴 책이 마땅치 않을 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는 그분. 다시 말하면 요 며칠 사이엔 읽을 책이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보석 같은 책을 여럿 찾았으니 이제는 괜찮겠지요.
맥긴티 부인의 죽음은 애거서 크리스티 다운 이야기입니다. 포와로가 등장하고요.
부부탐정은 연작 단편 모음인데 그 당시 유명한 추리소설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알아 들을 수 있는 것이 몇 없어서 아쉽습니다. 번역이 들어오지 않은 것도 상당하니까요. 그나마 알아챈 것은 어렸을 때 읽은 명탐정 추리 트릭이나 범죄 트릭 같은 해적판 모음에서 이름만 들었던 탐정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보다는 뒷부분이 더 재미있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먼저 문제를 풀려고 벌이는 신경전도 괜찮고요.
패딩턴발~은 미스 마플이 보고 싶어서 예전에 읽었던 것을 다시 빌렸습니다. 아니, 뭐, 거기에서 중요한 역할은 아니고 어떤 꼬맹이가 꽤 제 취향이어서 마음을 울렸다고는 말 못합니다. 그 색의 조합이...;; 루시가 어느 쪽을 선택했는지는 빤히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루시 같은 타입도 좋습니다. 집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멋진 누님이 집을 돌봐주신다면 좋지요. 하지만 이 분은 가격이 비싸고 한 번에 2주 남짓 밖에 고용할 수 없으니 오래 고용하려면 결혼하는 수 밖에 없는데 성별의 장벽을 뛰어넘기는 어렵습니다. 아쉽네요. 메이드 엠마, 가정부 와타누키, 집사 알프레드에 가정부 루시까지 두면 완벽할텐데.

나뭇잎 사이로는 연극 같은 분위기도 줍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방에서 밤새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데, 그 동안의 여러 미스테리가 파해됩니다. 그리고 싸늘하게 식지요. 제 취향은 둘째치고서라도 온다 리쿠다운 소재에 온다 리쿠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덧붙여 온다 리쿠는 이런 대결신에서는 남자보다는 여자의 손을 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더 쿨한 이미지로군요. 하기야 온다 리쿠의 소설 책 중에서 남자들이 강한 이미지로 남은 것은 세키네 가 사람들을 빼면 네크로만...이 아니라 네크로폴리스의 준, 네버랜드의 학생들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여자만 남아요.

미미여사의 퍼펙트 블루는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그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은 번역입니다. 이름을 자주 들어본 역자이기도 하고 이전에 다른 번역도 읽어보긴 했는데 이번에는 초반에서부터 확 열이 치솟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이 짧은 책 감상을 쓰려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 목록을 뽑아 쓰고 있는데, 그 사이에 읽은 책 중에서 번역 때문에 저를 화나게 만든 책 한 권이 떠오르질 않는 겁니다. 그래도 이름을 들어본 역자였고 남자였는데 번역이 취향에 안 맞아서 버럭 화나게 만든 그 책이, 분명 일본 소설일텐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는 없더군요. 교보에서 구입한 책 목록을 뒤지다가 뒤늦게 퍼펙트 블루도 읽었다는 걸 떠올린 겁니다. 책 내용보다 번역이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는 거네요.
지금 책이 옆에 없어서 정확한 번역투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일 걸렸던 것은 '짱'과 '상'이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저는 번역 소설에서 ~짱이나 ~상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몇몇 예외는 있지만 특히 미미여사의 책에서라면 더욱 보고 싶지 않았던 거죠. 뒤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니시오 이신의 소설에서는 이짱이나 이군이라는 호칭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건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전체 소설의 분위기, 대체할 수 있는 호칭이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그 번역 문제를 빼놓는다면 퍼펙트 블루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소재가 야구입니다. 그러니 민메이레이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네요. 가볍게 볼 수 있는 추리소설이고요. 소재가 야구이지만 야구 이야기가 많이 나오진 않는다는 것이 조금 걸리긴 합니다.
레이냥. 보고 싶다면 이야기 하시게. 다음에 볼 때 책 들고 가도 되니까.

인류 쇠퇴는 1권보다는 2권이, 3권이, 4권이 더 재미있습니다. 이야기가 어디까지 튈 수 있는가, 상상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쥘 베른과도 유사한 상상력은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특히 4권 띠지에 있는 닭들의 질주는, 띠지만 보고 소름돋는 이야기로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살신성계는 열심히 본받아야 할 이야기였습니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피실피실 웃게 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때는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니시오 이신.
이글루스 밸리에서 자주 보이지만 취향이 극과 극으로 갈린다고 해서 손대는 것을 망설였던 책입니다. 책이 굉장히 화려한데다, 표지를 벗긴 속표지도 화려해서 손이 잘 안갔습니다. 도서관에서 본지는 꽤 오래되었지요.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 한 권 들고 오고, 그리고 또 한 권을 빌려 온 다음엔 전권을 다 빌려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은근히 괜찮네요.
근데 이리 저리 살펴보면 주인공에 대한 비난이 많습니다.-ㅁ-; 최강의 헛소리꾼에 심지어는 미군마짱의 주인공보다 상태가 심각하다고 하는걸요. 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무념무상의 이상한 애 정도인데..; 제가 그냥 가볍게 읽고 넘어가서 그런걸까요. 아직까지는 재미있게 읽었으니 한 번에 몰아본다 한 들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시간이 문제지요.



안 적은 책은 없겠지요?
다음 리뷰는 애거서 크리스티와 르귄 여사의 대결입니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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