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영문 아티클 읽는 것도 일단락되었고, 이제 보고서 두 편을 위해 논문 마흔 편 가량을 보아야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논문이란게 학술논문, 학위논문, 외국논문 포함이라는 것이 슬플 따름이지요. 그 때문에 요즘에는 현실도피적으로 조아라의 판타지 소설을 신나게(...)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보고서 쓸 시간이 부족한데...; 게다가 쪽수도 많이 써야하는데..;ㅂ;


최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조아라 소설을 곰곰이 되새겨보니 남자 주인공들이 참으로 한결 같습니다.(...) 그러니까 다들 닮았어요. ① 백작가 이상의 자제님께서, ② 검술도 부지런히 익히셨고(10대 소드마스터는 옵션), 거기에 ③ 천재가 아닐까 할 정도로 엄청난 두뇌에, ④ 재산이야 두말할 나위 없지요. ⑤ 외모는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하기야 천상의 미모라는 표현이 들어가는가 아닌가의 차이가 있긴 하네요. 그리고 ⑥ 주인공을 굉장히 아껴줍니다. 여자주인공의 성격은 다 제각각이지만 말입니다.'ㅂ'; 여자들이 좋아하는-추측컨대 이 소설 모두 작가가 여자일겁니다;-남자주인공의 조건이 다 그런가 싶습니다.

올해 들어서 조아라에 눈도장 계속 찍고 있는데 괜찮게 챙겨본 소설들만 죽 올려봅니다. 물론 완결 소설만.; 완결 소설 아닌 것도 몇 편 보고 있는데 연재소설을 보는 것과 완결소설을 보는 것은 상당히 느낌 차이가 납니다. 전체적으로 죽 이어 보다보면 연재소설일 때는 괜찮았는데 막판에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들이 있더군요. 물론 완결소설이라고 완벽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매끈해서 볼만합니다. 매끈하지 않으면 도중에 그만두지요.

1. 둥근보름달.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계약의 목걸이』
둘다 프리미엄 작품입니다. 10편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지만 그 뒤는 결제해야만 볼 수 있습니다. 딱지 100개에 1만원인데, 편당 딱지 0.5장이 들어갑니다. 『계약의 목걸이』를 듀시스님 추천으로 보기시작했는데, 프리미엄 전환되기 전에 보기 시작해서 170편까지 올라온 지금, 딱지 결제 편 수 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엘샤 꽃나무』는 응24에서 이북 6권까지 구입해놓고 뒤를 홀라당 다 본다음, 7권도 이후 결재했습니다.
사실 조아라의 이북은 구입을 그리 권하지 않습니다. 이북 만드는 툴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보기도 불편하고 그리 예뻐보이지도 않고, 가독성도 꽤 떨어집니다. 조악하다는 생각이 팍팍...; 이럴바엔 차라리 PDF인 쪽이 낫지요. 하기야 PDF는 저작권 보호의 문제가 발생하지만 말입니다.(받은 사람이 PDF로 배포하면 저작권 침해에 무방비;)
그래도 한 번에 보기 편하고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도 볼 수 있는데다 가격이 저렴하니까 사긴 하는데 다른 이북도 이런 수준인지는 궁금하더군요. 이북은 이쪽이 처음이라 말입니다.
하여간 내용 풀어가는 것은 『엘샤 꽃나무』가 더 취향입니다. 아무리 어렸을 때부터 여자처럼 아름다웠다고 해도 성별이 바뀌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가 걸리긴 하는데, 제 성별이 바뀌어 본적 없으니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런 걸 넘어가면 대체적으로 알콩달콩한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무엇보다 막판의 그 문제가 풀릴 때의 장면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거든요. 최근에 완결되었습니다. 이제 나머지 이북이 나오는 것만 기다리면 되겠네요.
『계약의 목걸이』는 여주인공이 그리 예쁜 외모는 아니라는 것이 독특합니다. 평범한 외모인데 비범한 능력이 외모를 커버합니다.(...) 그러나 읽다보면 왜 남자주인공의 부모들이 여자주인공을 며느리감으로 낙점했는지 십분 이해가 갑니다. 물론 아들래미가 홀라당 반해있기도 하고, 탐나는 인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들이 폭주했을 때 막아낼 수 있는 인물은 며느리가 유일무이'하기 때문입니다. 허허허; 『계약의 목걸이』가 『엘샤 꽃나무』보다는 아기자기합니다. 세세한 소품들이 더 많이 나오는군요. 에피소드도 더 길고요. 이건 여자주인공의 직업 때문이기도 할겁니다.'ㅂ'


2. 프리메르. 『이즈렐, 가출하다』
최근에 완결되었습니다. 가출 청소년이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읍읍읍읍읍)
물론 농담이고; 황태자와의 결혼이 싫어서 남동생이랑 짜고 가출했더니, 들어간 학교가 남학교라 힘들었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추천수가 많은 판타지를 골라 봤는데, 대체적으로 회귀물(시간을 돌리는 쪽)이랑 남장물이 많더군요. 끝부분으로 가면 달달하다못해 꿀에 빠져 익사할 것 같은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꿀에 빠지면 익사가 아니라 질식사인가요. 어느 쪽이건 간에 굉장히 달달합니다.


3. Lucyte. 『세피아 로즈』
프리미엄 작품으로 역시 완결되었습니다. 이것도 10편까지 읽고 나서 어쩔까 고민하다가 3권까지 이북 결제해 읽고는 그 뒤편을 끝까지 다 결제했습니다. 물론 결말의 다섯 편은 먼저 보고 해피엔딩인 걸 확인한 다음에 이북을 샀지요. 행복하지 않으면 못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10편까지의 이야기만 봐서는 울먹울먹할 이야기 같았거든요.
이쪽도 남장물입니다. 여기서는 남장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조금 다르더군요. 그리고 『이즈렐』보다는 덜 현실적이라 생각한 부분이 달거리입니다. 아무리 개인실을 쓰고 있다지만 달거리할 때는 쉽지 않지요.=ㅅ=; 그건 뭐, 적당히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긴 합니다.;; 개인차가 심하니까요. 그리고 여자주인공의 실력에 대해서는 ...(먼산)
이쪽은 처음에 등장한 '의문'을 풀어 나가는 것이 중심 이야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무게가 상당합니다. 거기에 로맨스 요소를 섞어 두었는데 발랄하다기보다는 조금 애잔한 것 같기도 합니다. 주인공의 성격이 달라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주인공 무리가 투닥거리며 노는 모습이 참 귀여워서 좋습니다.///


4. 해맑. 『엘핀느의 꽃』
이분 작품은 조금 무섭습니다. 이전에 몇 편 보았는데, 글 잘쓰시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잘 쓰시니까 내용에 폭 빠지면 그 어두움에서 헤어나오기가 어렵지요.
글솜씨는 아마 제가 소개하는 작품 중 한 손 안에 들 겁니다. 앞에서 소개한 작품들보다 훨씬 낫지요. 앞의 이야기들은 재미를 중점에 두고 소개했지만 이건 글솜씨와 전개가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앞의 약 20편을 결재해보다가, 앞으로 사건이 터질 것 같은 생각에 두 손 들고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완결난 것을 알고는 뒤의 10편 남짓을 결제했습니다.(...) 그러므로 중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대강 짐작은 갑니다. 이 글 전체를 꿰뚫는 주제는 아마 '용서'일 겁니다. 여자주인공 마음 고생이 심하니 각오하고 보세요.-ㅁ-;


5. 연리향. 『잇페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 패러디, 조우(遭遇)』
『잇페이』는 이분이 쓰신 전체적인 세계관 안에서의 이야기입니다. 다른 판타지 소설도 찾아보니 같은 세계관 안의 이야기더군요. 로맨스는 아니고 판타지 모험(여행)물에 가까운데 주인공이 꼬꼬마입니다. 다섯살의 어린 아이다보니 아빠(...)와 함께 여행하면서 예쁜짓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참 귀엽지요.
『조우』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소설판과 지브리 극장판 설정을 적절히 섞어서 쓴 이야기입니다. 소피가 참으로 미인인데다 하울도 참 귀엽습니다. 여기의 소피 이미지는 본편의 소피에 가깝고 하울은 극장판의 외모에 가깝습니다. 둘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군요. 핫핫핫..; 무엇보다 황야의 마녀와 캘시퍼에 대한 설정이 상당히 바꾸셨더군요. 이런 설정도 재미있습니다.+ㅅ+


6. Jaz. 『카모마일의 소환사』
판타지로서 흡입력이 상당히 좋습니다. 저는 여기 등장하는 학교가 마음에 들었는데... 데...;ㅂ;
로맨스도 있긴 하지만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쪽이 중심 줄거리입니다. 하지만 두 번 읽을 용기는 나지 않더군요. 가벼운 부분도 있지만,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무겁습니다....;


7. 『Dollish』, 『물에 비친 달』, 『아르페지오』
『Dollish』는 회귀입니다. 병에 걸려 죽은 여주인공이, 이전 삶에 아쉬움을 가지고 어렸을 때로 돌아가 다시 사랑을 이루는 내용인데, 마지막에 살짝 함정이 있습니다.-ㅁ-; 앞부분은 시스터 컴플렉스의 오라버니와, 그 절친한 친구인 남자주인공의 신경전이 볼만합니다. 주인공의 반동인물이 상당히 기분나쁘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하기야 이런 악녀도 판타지 로맨스에서 종종 등장하지요. 바로 앞에 소개한 『카모마일의 소환사』도 조금 그런 경향이 있고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누가 악녀인지는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물에 비친 달』은 목석같은 남자주인공과 이계에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여자주인공의 관계가 재미있습니다. 어떻게든 도망치려는 여자주인공에, 티 안내면서 어떻게든 잡으려는 남자주인공이..(물론 이건 뒷부분의 이야기지만.)
마녀가 중심 소재이고, 마녀의 저주가 무엇인지, 그 정체가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중심 내용입니다. 로맨스보다는 판타지가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 라고 쓰고 곰곰이 돌이켜보니 로맨스가 적은 것도 아니군요. 워낙 마녀의 비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그렇지, 막판에 두 사람이 밀고 당기는(?) 부분은 꽤 재미있습니다.
『아르페지오』는 복수물입니다. 회귀는 아니고, 자신에게 막 대한 전남편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가 심장에 대못을 박아주는 내용입니다.(먼산) 전남편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놈이라...-_-+ 다른 이야기에 비해 짧은 편이라 무난하게 읽기 괜찮습니다.


8. 루나냥. 『로즈마리- 귀족아가씨』
최근에 읽은 소설인데 1부, 2부로 나뉩니다. 1부에서는 불행한 귀족아가씨 로즈마리의 삶(...)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불행을 견디다 못해 스러진 로즈마리를 보듬어 안아 올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부와 2부의 느낌이 사뭇 달라요. 1부에서는 귀족집안의 생활상이나 귀족 여인네들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면, 2부에서는 로즈마리의 입장에서 보여주었던 그 모습들이 얼마나 고되었는지, 로즈마리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를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설 내용 자체가 조금 답답합니다. 주인공이 사랑을 못 받고 자란데다가 성격도 그런 아픔을 다 속으로 씹어 삼키는 타입이라... 게다가 주인공의 반동인물이 문제지요. 전형적인 '이고깽 판타지 주인공'의 모습인데, 그게 기존 귀족 입장에서는 굉장히 문제 많아 보입니다.; 능력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고.(먼산) 하여간 2부에서 보상(?) 받는 것을 보면 그래도 마음이 풀립니다. 에필로그의 한 편만이 뒷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달큰달큰한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9. 시연翅姸, 『황녀귀환』
편은 78편이지만 편당 내용이 많습니다. 꼼꼼히 읽다보면 시간이 꽤 걸리지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절반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호기심에 뒷편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앞편은 제가 도저히 못 읽겠더군요.; 소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여자주인공이 다른 소설과는 다른 성정(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추천할만합니다. 무엇보다 비틀린 관계에서 시작해, 그걸 바로잡고 같이 손잡고 나간다는 점에서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종류의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거기에 해피엔딩이고요. 가족, 로맨스, 판타지라고 할 수 있긴 합니다. 아니, 우울증 치료도 있으니 의학이나 심리상담도 들어갈까요.;
여자주인공은 가족관계 때문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 왔습니다. 그래도 치료를 통해 10대 중반에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어떤 사건 때문에 완전히 삶이 바뀝니다. 다시 변화를 주고자 탈출을 시도하는데 ..... (이하생략)
후반부에서는 일이 술술 풀리고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ㅅ/ 자주 들여다보는 소설 중 하나고요.



최근에 연재작 중에서 결말이 어떻게 날지 궁금해하며 보고 있는게 『버림받은 황비』입니다. 최근 연재분에서 분위기가 앞부분과 확 달라져서 꽤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쪽으로 내지 말아주세요..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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