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미루면 안됩니다. 나중에 다시 쓰더라도 짧은 멘트를 남기죠.

지난 주말에는 판타지 소설만 탐독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 일곱권인가를 한 번에 빌리면서도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왜이리 판타지 소설이 끌린다냐라고 말입니다. 거의 대부분은 다 보았고 아직 <은빛나무 숲>이 남아 있습니다. 이건 아껴 보는 중이고요.

<얼터너티브 드림>: 김보영씨 단편이 궁금해서 빌린 책. 호불호가 상당히 갈렸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영도씨 단편. 어, 이영도씨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저는 좋아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서 제쳐두었는데 어째 그 단편이 제일 마음에 들더라고요. 할머니의 입담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김보영씨 단편은 다른 책에서 본 것과도 닮아 있습니다. 究極. 극을 연구하는 .. 아니 求일지도 모릅니다. 극을 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요. <멀리 걷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여기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연장자로 추정되는 모씨는 애초에 편견을 가지고 읽기도 했지만 내용 자체가 SF적인 분위기와는 아주 멀어서 갖다 집어 던지고 싶었습니다. 제가 매긴 평점이 깎인 대부분의 이유가 그거였지요. 그리고 표제작도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취향에 안 맞다 못해 상당히 싫었으니, 나머지 이유는 거기 있었지요.

<문학소녀와 달과 꽃을 품은 물의 요정>: 문학소녀 6권. 완결이 어떻게 날지 보여주고 7-8권을 시작하는구나 싶습니다. 근데 7-8을 보고 나면 책 안 살 것 같아요. 나중에 화보집이랑 6권만 살지도? 전 츤데레 아가씨가 싫거든요.-ㅂ-; 갈래머리 아가씨가 제일 좋더랍니다.

<마법의 크리스탈><은색의 강> <하플링의 보석>: 아이스 윈드 테일 트릴로지. 종족간 혼혈은 노새라고 주장하는 바, 이것은 사도요! (...) 룰북에서는 유사인간종족간의 생식이 가능하여 2세가 만들어진다고 할지 몰라도, 제가 기억하는 한 드워프와 엘프의 커플링은 없었습니다. 오직 인간만 유사인간종족과의 생식이 가능한가 봅니다. 왠지 그런 관점에서 보고 있자니 참. 드리즈트의 회상록을 보면 짝은 없는 것 같은데 여기서는 슬며시 분위기가 돕니다. 다음 편이 더 있는 것 같은데 나오려면 멀었지요.ㅠ_ㅠ

<겨울성의 열쇠>: 갑자기 민소영씨 책이 보고 싶어져서 검색하다가 겨울성의 열쇠가 도서관에 있는 것을 보고 맨 마지막 권만 한 권 달랑 빌렸습니다. 그래도 내용 파악하고 이해하는데는 문제 없습니다. 마음에 들어서 이 책만 주문해서 구입했습니다.(어?)

<검은 숲의 은자>: 사실 검은 숲의 은자 마지막 부분이 보고 싶어서 빌리러 갔다가 겨울성의 열쇠도 찾은 거랍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과 엔딩이 조금 달랐습니다. 연재본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는데 책으로 내면서는 기억을 지웠군요. 풉. 그 말싸움도 은근 재미있었는데 말입니다?

<홍염의 성좌>: 겨울성의 열쇠를 사면서 얼결에(?) 마지막권만 구입했습니다. 근데 이쪽이 더 헷갈리네요. 전체 다 읽어보았는데도 또 헷갈리는 이유는?;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2>: 엔딩만 보고 싶었습니다. 달큰한 판타지가 땡겼어요.-ㅂ-

<동기>: 이건 보다가 도중에 덮었습니다. 요코야마 히데오 책인데 단편들이 상당히 찝찝합니다. 입맛이 써서 보다가 말았습니다.

<신데렐라 티쓰>: 끊어지지 않는 실의 작가 책이라 덥석 물었습니다. 이것도 생활속의 추리입니다. 재미있었지요.

<루피너스 탐정단의 당혹>: 왠지 분위기가 <청년들을 위한 독서클럽>을 닮았네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작가의 최근작이 이글루스 밸리에 자주 올라오기에 궁금해서 빌려보았습니다.
집에 왔더니 책상 위에 택배가 있습니다. 이름을 아무리 봐도 아는 이름이 아니고, 최근에 지른 것은 커피뿐인데 그건 이미 도착해서 잘 마시고 있고. 들어보니 묵직한 것이 책 같은데 책은 주문한 일이 없고. 이거 이상한 곳에서 체험상품이라도 떨어진건가 싶었습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박스 오픈. 그리고 확인한 직후 장소를 옮겨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ㅁ-


주소야 안 지워도 될 것 같..... (설마 보이진 않겠지요?)
박스를 뜯은 다음에 사진을 찍은 거라 옆구리(원래는 윗부분)은 열려 있습니다.



보고는 바로 알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요일의 도서전 모임에서 '월요일쯤에 도착한다고 하는걸요'라는 키릴님의 이야기를 들었더랬지요. 하얀 늑대들 완결권까지가 한꺼번에 도착한 겁니다.



박스를 개봉하고 나서야 이걸 봤습니다. 상자 바닥 부분을 개봉한 셈이라 마크도 거꾸로 찍혔지요. 요즘 제 책상 위가 조금 지저분해서 박스를 제대로 돌려볼 자리가 마땅치 않았거든요. 아무래도 이번 주말에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토요일의 위기가 무사히 지나간다면 제대로 할 마음이 들겠지요. 하.하.하.



꺼내 보았더니 안에는 카드도 있습니다. 호오. 로일. ... 근데 이 청년이 누구더라. 아, 천재 검사. 커플이라 이미 논외였는데 기왕이면 제이메르가 낫...(거기까지) .. 그러고 보니 하얀 늑대들 중에서 솔로는 쉐이든 하나인가요? 나머지는 다 커플이었지. 으흐흐. 외전에서의 장면들까지 더블로 떠오르니 염장이 대단합니다. 그런데 이중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는 생각보다 적지 않던가요. 커플척살단도 아니고 이것 참 미묘합니다.



맨 왼쪽은 노트랍니다. 그냥 통째로 노트. 보고 있자니 손이 근질근질한 것이 하나하나 다 분해를 해보고 싶지만 참습니다. 솔직히 전 이전 버전이 더 취향일 것 같아서 놔두고 있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엔딩 부분만 확인했는데 가슴이 저려서 차마 못 읽겠습니다.



뒤집어 보면 패스포트가 있습니다. 유효기간이 1년인가본데 그럼 유효기간 연장을 위한 무엇인가가 그 뒤에 있을라나요. 그 다음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여지가 있으니 기다려봅시다. 이전판과 개정판의 최대 차이는 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속작의 여지말입니다.

저 패스포트의 역할에 대해서는 트랙백한 글에 관련 이야기가 있으니 잘 생각하고 주의깊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자아. 저는 다시 고민에 들어갑니다. 책 12권을 몽창 붙여서 다시 만드느냐? 그것이 문제로군요.'ㅂ'
R.A. 살바토레, <다크 엘프 트릴로지 1-3>, 유지연 옮김, 서울문화사, 2008, 9000원
앤 맥카프리, <퍼언 연대기 1-3>,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07, 각 권 12800원, 13800원, 14800원


서지사항을 적다보니 퍼언 연대기 책값이 권 당 1천원씩 올랐군요. 하지만 책 두께를 생각하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1권이 542쪽, 2권이 670쪽, 3권이 782쪽. 종이가 가벼워서 그렇지, 이게 <우울과 몽상>같은 종이로 나왔으면 충분히 무기가 될만한 두께입니다. 거기에 세 권 도합 2천쪽 가까이 되니 모방범보다도 두껍군요. 종이 차이가 있고 편집 차이가 있어서 분량 비교하기는 적당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퍼언 연대기가 읽기 편했던 것을 생각하면 편집도 나무랄데 없습니다.

퍼언 연대기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와우북페스티벌에서였습니다. 북스피어 부스에서 3권 세트를 싸게 팔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제목이 부담스럽고 책 두께가 부담스러워 집어들지는 않았습니다. 뭐, 이날 집어든 책이 단 한 권도 없긴 했지만 말입니다. 북스피어에서 내놓은 제 취향의 책들은 이미 다 구입한 뒤였거든요. 하하;
그 다음에 만난 것은 알라딘의 50% 할인 목록에 올라 있다는 것이었고 그와 관련해 북스피어 블로그에 글이 올라왔다는 것을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고는 호기심이 생겨 구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이 날 퍼언 연대기 3권에 다크엘프 트릴로지 3권까지 총 6권을 빌려 왔습니다. 오늘 반납하려고 들고 왔는데 무게가 만만치 않네요. 하.하.하.

퍼언 연대기에 대해 북스피어 편집부는 '자신만만하게 내놓았지만 생각한 만큼 팔리지 않은 책'이라 했습니다. 1권을 읽어 나가면서 왜 이런 책이 전혀 팔리지 않았을까라고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1권을 다 읽은 뒤에는 나름 그럴만하다 생각했습니다. 참 이상한 책입니다. 읽으면서 왜 팔리지 않았을까 궁금하게 여기는 생각과, 왜 안 팔렸는지 이해할만하다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으니 말입니다. 책 자체는 흥미진진하고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뭐, 번역자의 말 대로 SF ***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개되는 이야기는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모험이 있고 활극이 있으니까요.(어?) 하지만 테메레르가 떠오르기도 하고 석기시대의 아일라(이거 번역 제목이 따로 있는데 뭐더라...;)가 떠오르기도 하고 참 미묘합니다. 읽으면 재미있긴 한데 다 읽고 나서는 왠지 손이 안가요. 손이 안가서 다음 권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하다가도 어느 새 정신을 차려보면 다음권을 붙잡고 읽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손을 뗄 수 없다고 절규하다가 간신히 책을 내려놓고 그날의 할 일을 합니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상황이...........lllOTL


일단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중에서 이 책이 취향에 맞을 것 같다는 분을 찍어보면 티이타님과 첫비행님입니다. 근데 두 분께 추천하는 포인트가 전혀 다릅니다.; 티이타님께는 이 책이 SF ***이기 때문에 추천하고 첫비행님께는 테메레르와 유사한 분위기에 비행을 중심으로 하고 해서 추천합니다. Kiril님은 보고 계신다니 따로 또 추천할 필요는 없겠지요.

테메레르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한 번쯤 추천할만 하지만 테메레르의 재미와 퍼언 연대기의 재미는 방향이 꽤 다릅니다. 테메레르가 잘다는 느낌이면 퍼언은 조금 굵직하다는 느낌. 배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릅니다. 테메레르는 근대에 가까운 사회지만 퍼언은 중세입니다. 종교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봉건사회에 가까우니까요. 그런 사회가 근대를 뛰어넘어 현대로 가려는 분위기라는 점도 재미있긴 하지요.

내용부분에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하면, 퍼언 연대기는 각 권의 주인공이 다릅니다. 서로 밀접하게 관련을 가지고 있고 1권부터 3권까지의 이야기가 연속하고 이전 권의 등장인물들도 자주 등장합니다. 주인공은 있긴 하지만 중요도는 각 권 주인공들 모두가 비슷하다고 할까요. 아, 그리고 등장인물말고 등장龍물도 은근 중요합니다. 그러고 보면 전체 이야기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인간이 아니라 용이군요. 어, 한 번도 주인공이 된 적은 없긴 하지만 청동 드래곤  모씨가 가장 취향입니다. 청동 드래곤 중에서는 가장 자주 등장할거예요. 인간 중에서는 느톤 정도..?



다크 엘프 트릴로지는 아주 무난한 영미 판타지 소설입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났더니 부작용이 하나 나타납니다. 마비노기에서 키우고 있던 엘프를 은색 머리칼에 검은 피부, 그리고 보라색 눈을 가진 다크 엘프로 환생시키고 싶어지는군요. 주캐릭터가 인간이기 때문에 엘프는 장작 패기 겸 낚시용으로만 쓰고 있긴 한데 말입니다. 괜히 전사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들면서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은 알지만 도전해보고 싶어지더군요.

최근에는 한국 판타지 소설을 안 읽어서 다크 엘프가 주인공인 소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본 판타지 소설 중에는 거의 유일하게 다크 엘프가 주인공인 판타지입니다. 게다가 영미 판타지다보니 분위기가 꽤 많이 다릅니다.
미즈노 료의 로도스도 시리즈 중에 다크 엘프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크리스타니아의 외전쪽으로 나왔던가. 그쪽은 다크 엘프 아가씨로 전형적인 글래머 아가씨인데 이쪽은 남자 다크 엘프입니다. .. 음, 파티 내 구성원으로 남자 엘프가 주요 인물이었던 판타지 소설이 있었나 뒤지고 있는데 아무리 머릿속을 뒤져도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드래곤 라자도 엘프 여성, 로도스도는 말할 것도 없고. 남자 엘프가 인간 여성과 맺어지는 이야기가 있나요. 내 마누라는 엘프도 엘프 아내, LMK도 사모님(스승님의 배우자)이 엘프, 어, 비상하는 매에서는 주인공이 예전에 어떤 엘프 남성과 연인(인지 단순 파트너인지)으로 지냈다가 그 딸래미한테 눈총을 받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중심 파티에 참가한 쪽은 엘프 여성입니다.

이야기가 조금 엇나갔지만 다크 엘프 트릴로지는 꽤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책도 한 번 손을 대면 떼기가 쉽지 않습니다. 판형이나 두께, 표지 등이 양산 판타지나 무협지와 비슷한 느낌으로 나왔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다릅니다.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많지만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는 것도 재미있고요. 그래서 시리즈 다음 편인 아이스윈드테일도 도서관에 신청했습니다.
룰북에 충실한 이야기라 고정이미지-편견이 강하게 만들어진다는 것이 마음에 안들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는 거죠. 백과 흑, 빛과 어둠으로 정확히 선악이 갈려 있는 세계니까요. 그러니 다크 엘프 트릴로지 같은 이야기도 나올 수 있는 것이겠지요. 저는 색으로 편이 갈리는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말입니다.'ㅂ'

정통 판타지 느낌이니 마스터님, 듀시스님, 키릴님께 잘 맞을겁니다. 다른 분들도 관심 있으시다면 읽어보세요.

간단히 내용을 요약하면 정통 惡을 표방하는 다크 엘프 종족에 돌연변이가 하나 태어나서 가문 여럿 말아먹고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 녀석 속을 들여다보면 초콜릿으로 코팅한 하이엘프 수준이라, 겉의 코팅만 보고 덤벼들거나 배척하는 존재들 때문에 꽤 고생을 합니다. 게다가 주인공 보정이 있으니 물론 고생은 하지만 죽지는 않지만 스토커도 따라붙습니다. 피부색과 기존 편견을 뿌리치고 그가 영웅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전체 시리즈고 다크 엘프는 그 첫 번째 이야기 라는데 뒷 이야기들도 계속 나와주었으면 합니다. 근데 출판사를 보면 나오더라도 오래 기다려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하.



마지막은 따로 글쓰기엔 내용이 부족한 사진 하나. 따끈한 스콘에 딸기잼 듬뿍 발라 먹고 싶어요.;ㅠ;
조선희,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2>, 노블마인, 2009, 13800원
미야베 미유키, <대답은 필요없어>, 한희선 옮김, 북스피어, 2007, 9500원
딘 사이컨, <자바 트레커>, 최성애 옮김, 황소걸음, 2009, 12000원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 존 딕슨 카,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권일영 옮김, 북스피어, 2008, 11000원
아리스가와 아리스, <절규성 살인사건>, <46번째 밀실>,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09, 각 10000원



목록을 보고 제목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상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 의미를 담아 지은 제목입니다. 훗훗훗..


가장 최근에 읽은 것이 어제 끝낸 <자바 트레커>이니 이 책부터 씁니다.
책 제목만 봐서는 감이 전혀 잡히지 않겠지만 이 책은 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글입니다. 저자인 딘 사이컨은 딘스빈스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전세계의 커피지대를 돌아다니며 품질 좋은 커피들을 직거래로 구합니다. 요구하는 것은 공정무역일 것이라는 점. 회사 단위로 대규모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발로 뛰며 품질을 확인하고 거래를 틉니다. 그리고 협동조합이 판매하는 원두 양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협동조합에 적립금조로 별도로 비용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비용은 협동조합이 새로운 설비를 갖추거나 마을 내의 환경을 개선하거나 하는 일에 쓰입니다. 말로 하면 그냥 그런 사업 이야기에 자기 자랑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전혀 아닙니다. 자신이 마시는 커피의 맛을 한 순간에 좌우할 만큼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지고 있는 책이더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 중 하나가 케냐 AA입니다. 신맛이 강한 커피보다는 묵직하고 진하고 강한 맛의 커피를 선호하다보니 케냐를 보통 많이 추천 받아 그렇습니다. 케냐 AA가 구하기 쉬운 커피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자바 트레커>를 보다보니 케냐는 제 선호 순위에서 바닥까지 추락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많은 커피를 사 마신다 한들 그 돈은 커피 재배 농민들에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 돈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아는 사람만 압니다. 농민들이 받는 돈은 받아야 하는 돈의 아주 일부일뿐이군요. 그리고 그런 상황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 책이 나온 시점에서는 말입니다.
반대로 페루의 커피는 한 번 맛보고 싶은 커피로 단번에 뛰어 올랐습니다. 물론 나리타 미나코의 <내추럴> 때문에 페루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래서 아름다운 가게에서 나온 페루 커피를 마셔보고 싶었지만 배전 취향의 문제로 손을 대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커피에서 기왕이면 배전 조절도 가능하게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전광수 커피집에 가면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페루는 협동조합의 지도 아래 양질의 커피를 생산하며 계속적으로 자신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멋지죠. 그래서 더 마셔보고 싶었습니다.

Peet's의 예도 있어서 딘스빈스(링크)에 들어갔더니 해외배송이 됩니다.OTL 배송비가 어마어마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커피가 상대적으로 싼 편(1파운드에 7.25달러)이라 도전해볼까 합니다. 지금 찾아보니 페루 원두는 강배전으로는 나와 있는게 없군요. 아쉽지만 뭐... (근데 장바구니에 담아 결재 직전까지 해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큽니다;)



<대답은 필요없어>는 화차의 원형이 들어 있는 단편집이라길래 일부러 피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그처럼 뚝 잘려서 끝나면 속이 허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한데 역자 후기를 보니 대체적으로 밝게 끝난다고 하길래 용기(?)를 가지고 붙잡아 읽었습니다. 과연,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초기 단편들이라 지금 읽고 있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네요.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가 많으니 스텝파더스텝이나 쓸쓸한 사냥꾼과는 다릅니다. 분위기 자체만 놓고 보자면 나는 지갑이다와 닮았습니다. 묵혔다 읽어서 더 재미있었던 건지도 모르지요.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2권이 완결권이라 하던데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있었지만 이는 작가가 직접 개입하여 '덮어둡시다'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OTL 이 이야기를 덮어둔 것은 동인 팬들을 위한 여백인걸까요. 아무리봐도 그렇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빌헬름 하우프의 영향이 많이 보입니다. 게다가 어디서 많이 본 신파극도? 이거야 영원한 무협지(...) 소재이기도 합니다. 아니, 이건 무협지 영향보다는 스타워즈가 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지만 2권에서 프리가가 받은 충격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고요.
엔딩 부분이 꽤 마음에 들어 그부분만 몇 번 다시 읽었습니다. 완결을 보고 나니 마음이 누그러진건지 평점은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산만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책 두 권과 <셜록 홈즈 미공개 단편선>을 같이 묶어 쓰는 것은 두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들의 장르는 추리소설이지만 제 기분은 '동인소설'이었으니까요. 하하하.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책은 학생 아리스 시리즈와 작가 아리스 시리즈가 있습니다. 학생 아리스는 시공사에서 두 권이 나왔고 그 외에 나온 다른 책들은 다 작가 아리스입니다. 학생 아리스는 그런 느낌이 덜하지만 작가 아리스는 분위기가 묘합니다. 약간 어벙버리한 추리소설 작가 아리스, 거기에 반 다인이나 엘러리 퀸의 영향을 듬뿍 받은 것이 분명한 히무라는 확실히 좋은 콤비입니다. 다만 필터링을 심하게 하지 않아도 동인소설에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것이 참...;
그런 면을 빼더라도 대체적으로 재미있는 추리소설입니다. 밀도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허술해보이긴 하지만 가볍게 볼만한 이야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이런 재미없는 추리소설도 있냐고 분개하실 수 있습니다.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이야기인겁니다.

<셜록 홈즈 미공개 단편선>은 감상을 여섯 글자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오피셜 동인지. 셜록 홈즈 본편의 이야기와 맥을 아주 잘 살리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셜록 홈즈 원래 이야기 중에서 그냥 언급만 되고 넘어간 여러 사건들을 상상해 전개했는데 실제 셜록 홈즈 단편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조금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왓슨의 아내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늘어 놓는 불평 때문일겁니다. 절친한 두 사람 사이를 질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제 착각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런 분위기에 방점을 찍은 것은 출판사 북스피어입니다. 아놔. 맨 마지막의 장난을 보고는 설마설마 했는데 보고 나서는 미친듯이 굴러 다녔습니다. 마스터님, 꼭 찾아보세요. 저처럼 배를 잡고 방을 데굴데굴 굴러다닐겁니다. 저는 거실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 심하게 굴러다닐 수 있었습니다. 맨 뒤의 암호는 아주 쉽게 풀었는데 그 세 단어가, 이 책을 바라보는 출판사의 입장을 아주 잘 말해줍니다. 그러니 책을 보지 않으시더라도 미미여사 파이팅부터 이어진 북스피어의 장난만이라도 꼭 챙겨서 봐주세요. 그 덕분에 북스피어에 대한 애정도가 100 상승했습니다.



이 외에 읽은 책이 몇 권 더 있는데 그쪽은 내일마저 적도록 하겠습니다.-ㅂ-

제목에 올라간 책 순서는 무작위입니다. 점과 선을 넣었다 뺀 것은 할 말이 상대적으로 덜해서였다고 해두지요. 추천할 만한 책으로 올라간 것은 다카페 일기 정도? 나머지 두 권은 제가 특별히 추천하지 않아도 다들 찾아서 보실테니 말입니다.(아마도..)


마쓰모토 세이초, <점과 선>, 강영길 옮김, 동서문화사, 2003, 9800원
쉐리 콘웨이 어필, <엄마가 딸에게 멋진 삶을 위한 지혜와 충고>, 권진욱 옮김, 오늘의책, 2000, 5500원
조선희,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노블마인, 2008, 13800원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녹색은 위험>, 이진 옮김, 시작, 2009, 11000원
모리 유지, <다카페 일기>, 권남희 옮김, 북스코프, 2009, 15000원


<점과 선>은 미미여사가 책임 편집을 맡았다는 마쓰모토 세이초 단편선집의 구입 여부를 확정짓기 전에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서 골라 읽어본겁니다. 동서 미스테리 북스로 꽤 여러 권이 나와 있는데 뒷면을 보고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덜 암울할 것 같은 책으로 골랐습니다. 모래그릇이나 다른 한 권(제목을 잊었습니다)은 분위기가 상당히 어두워 보여서 말입니다. 읽고 나서 알았지만 <점과 선>은 장편이 아닌 중편입니다. 두 개의 소설이 실려 있더군요.
북스피어의 블로그에서 미미여사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장녀라 불린다는 글을 보고는 어떤 타입같다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생각한 그대로입니다. 사회적 배경을 뒤에 깔고 있는 심각한 이야기들이 주 내용입니다. 딱히 탐정이라 할 만한 사람이 등장하지도 않고 경찰이나 사건 관계자가 진상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입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 요코야마 히데오도 떠오르는데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작은 사건에 대해 조금씩 범위를 좁혀가며 보는 사건 조사형 소설이라고 하면 마쓰모토 세이초는 사건이 아니라 그 사회적 배경이나 관련 이야기들이 함께 움직입니다. 미미여사의 책 중에서는 <화차>, <이름없는 독>, <누군가> 등이 그런 타입이곘지요. <스텝파더스텝>이나 <쓸쓸한 사냥꾼>은 요코야마 히데오씨의 분위기와 더 닮아 있다고 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미미여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범인 찾기는 어렵지 않지만 실마리를 따라 쫓아가는 그 전개가 좋습니다. 단번에 읽어내릴 수 있는 소설입니다.


<멋진 삶을 위한 지혜와 충고>는 같은 출판사인지 아닌지 기억은 안나지만 동일 작가(편집자)가 요리책 버전도 냈기 때문에 서가에서 보고는 흥미가 끌려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 훑어 보고 말 책이란 느낌이네요. 삽화도 있고 짧은 이야기(훈수;) 모음집이니 읽는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두 번 볼 책은 아닙니다. 레시피는 꽤 재미있었는데 말이죠.'ㅂ'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는 최근 2권이 나오면서 도서밸리에 감상글이 여럿 올라오기에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책이 상당히 두껍지만 종이가 요즘 많이 쓰는 약간 도톰하고 가벼운 것이라 들고 다니며 읽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긴 하지만 읽고 나면 입맛이 껄끄럽습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지만 어디서 너무 많이 보았던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기본 플롯은 하울이며 거기에 츤데레 남자 캐릭터와 출생의 비밀을 가진 둔한 여주인공과 다양한 조연이 섞입니다. 양념으로는 여왕의 기사(김강원), 난쟁이 코, 황새가 된 임금님(둘다 빌헬름 하우프)가 들어갑니다. 작가 서문에 이런 저런 동화의 이야기가 들어간다고 했으니 그냥 저냥 넘어갔지만 참 미묘합니다. 그리고 위의 이야기를 모른다면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여왕의 기사야 제가 집어낸 것이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눈의 여왕이 소재였을지도 모르겠네요.
.. 그러고 보니 G가 소녀마법사파르페를 하고 싶다고 선언한 시점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같은데 원인이 이 책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A를 채집해서 B를 만들어 C하는데 사용하는데 왠지 파르페 분위기도 나거든요.
2권도 도서관에 주문했으니 조만간 리뷰가 올라갈 겁니다. 부디 2권은 조금 더 낫기를.


녹색은 위험. 이 책을 왜 도서관에 신청했는지는 잊었습니다. 아마 어떤 추리소설과 연관해서 이 책을 소개해서 그렇지 않았나 싶은데 어제 아침부터 붙잡고 있다가 저녁 때 다 읽었습니다. 엔딩 부분은 애거서 크리스티와 비슷하지만-활동시기도 비슷한가요-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상당히 다릅니다. 이에 대해 이야기를 더 쓰다보면 내용폭로가 될 것 같아 넘어갑니다.
탐정역을 경감이 맡다보니 모스 경감 시리즈와도 닮아 있는데요(사실 모스 경감 시리즈는 딱 한 권만 봤습니다;) 커크릴 경감은 업무 중엔 상당히 무섭습니다. 특히 해결해 나가는 부분에서 굉장히 현실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봤더니 은근히 무섭습니다. 이런 경감님께 걸리면 벼랑끝에 내몰린 기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던데요.
집에 가서 다시 읽어보고는 몇 마디 더 덧붙이겠습니다. 그 사이에 아마 올리버 색스 책 한 두 권은 더 읽을테니 리뷰 올릴 때 같이 쓰지요.


다카페 일기는 사진집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사진 에세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을 모아 출간한 책(저자 직업이 사진작가)이고 사진마다 아주 짧은 설명이 붙어 있으니 사진 에세이라 부르는 것이 맞겠지요. 지금까지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모아 출간한 책을 여럿 보았지만 그 상당수는 글맛이 부족해서 한 번 보고는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았던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상당히 다릅니다. 사진의 느낌이 좋습니다. 사진을 찍고 설명을 단 것이 블로그 운영자인 모리 유지고 피사체는 딸과 아들, 아내, 또 다른 식구입니다. 즉, 가족입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찍어 사진으로 담은 건데 보고 있자면 배시시 웃게 됩니다.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고 보게 되는 책. 게다가 사진에 달린 설명이 촌철살인에 정확히 핵심을 찌르고 있어서 더 재미있습니다. 뒷부분에는 아내가 쓴 짧은 이야기도 있고요. 기분이 울적하다거나, 사진을 찍고 싶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없다고 투덜대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처음엔 카페라길래 정말 카페 이야긴 줄 알고 봤다가 개인 일기라고 해서 일상 생활의 간단한 이야기인가 했더니 인물 사진이 대부분이라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잡고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마음정화용으로 갖다 놓아도 좋을겁니다.
단, 아이들 이름을 바다, 하늘이라고 번역한 것은 상당히 걸렸습니다. 나중에는 익숙해지기도 하고 원래 어떤 이름이었을지 짐작이 가니까(바다=우미, 하늘=소라) 그냥 봤지만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고 싶더군요. 그냥 우미, 소라로 두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애 이름이 유키였다면 눈이라고 했으려나...

 


오늘도 신나게 도서관 서가를 뒤져 책을 찾아오렵니다. 올리버 색스가 지은 책 중 안 읽은 책이 몇 권 있어서 빌려오려고요.

책 이야기 하는 김에 조만간 써야겠다고 생각만 하던 이야기도 마저 뽑아봅니다.

요즘 라이트 노벨들은 도통 손 안대고 있습니다. 작년 후반기에 줄창 사다가 읽었다가 갑자기 시들해져서 손을 거의 안대고 있거든요. 진짜 작년 후반기엔 열심히 읽었습니다. 관련 글들을 찾아본다 해도 상당할걸요. <렌즈와 악마>, <늑대와 향신료>, <심령탐정 야쿠모>, <강각의 레기오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Missing>, <문학소녀 시리즈>,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다>, <백작과 요정>, <하나님의 메모장>, <XXXX홀릭>. <소년 음양사>는 그 전부터 읽었지만 작년에도 꽤 읽었을겁니다. 상당수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고 나머지의 반은 주변에서 빌려서, 나머지는 사봤습니다.

<렌즈와 악마>, <Missing>, <인류는 쇠퇴했습니다>는 1권만 읽고는 손 뗐습니다. 앞의 두 권은 취향이 아니라서, <인류 쇠퇴~>는 글 자체는 괜찮지만 미묘하게 읽고 싶은 생각이 안들어서 놔두었습니다. 앞의 둘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안 읽은 겁니다.

<늑대와 향신료>는 몇 권 더 봤지만 닭살이 싫어서 던졌습니다.-_-; 원래 이 책을 찾아보게 된 것이 코기 2의 엔딩을 두고 R3는 반역의 어륀지다, 혹은 씨씨와 향신료다 등의 말이 많길래 궁금해져서 찾아보았지요. 확실히 같은 라인이긴 하지만 이것도 미묘하게 취향이 아닙니다....

<강각의 레기오스>는 1권 읽고 나서 느낌이 좋았는데 미완이라는 말에 미뤄두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런 판타지 소설은 주인공이 열심히 무덤팠다가 빠져나오면서 한 권 한 권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완결 난 뒤에 한 번에 몰아보는 것이 좋지요. 그래서 아직 2권은 손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엊그제 뉴타입 보다가 애니메이션 설정 자료 보고 뒷 권 내용 폭로를 당한 것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한동안 손 안댈 것 같습니다.-_-;

<심령탐정 야쿠모>는 진짜 입맛에 안 맞습니다. 주인공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지만 주인공의 탄생배경과 그 옆에서 알짱거리는 여자애가 마음에 안듭니다.(흔히들 그런 여자애들을 히로인이라 부르지만...-_-)

<소년 음양사>, <백작과 요정>은 앞 권 열심히 보다가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져 손 뗀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특히 <백작과 요정>은 너무 깁니다. 열심히 따라 모으긴 했지만 둘이서 만나는데 한 권, 구애하는데 여러 권, 승낙하고 여러 권, 결혼 준비하며 또 여러 권이다보니 읽는 새에 질렸습니다. 흑. 일러스트가 취향이라 놔두었지만 이것도 조만간 처분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군요. <소년 음양사>도 이야기가 길어지고 강한 적을 없앴더니 약간 강한 적이 나오고, 그 뒤에 조금 더 강한 적이 나온 다음 매우 강한 적이 등장하고 아주 강한 적이 나오니 보스가 언제쯤 등장할까 진이 빠지는 경우입니다. 그러니 이것도 완결날 때까지 봉인. <문학소녀>는 일본에서 완결이 났기 때문에 완결권이 번역되기만을 목빠져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용 전개상 지금 한창 구덩이를 파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완결권 나온 이후에 몰아 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홀릭>과 <카미스 레이나>는 단권/ 완결이기 때문에 끝. <하나님의 메모장>은 다음권이 나오면 볼 생각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입맛이 상당히 써요.OTL



그나저나.
하얀 늑대들 양장본 배송이 시작되는군요.'ㅂ' 소식이 없길래 뒤엎을까 싶은 생각도 조금 들었지만, 책 사양 봐서 칼질 할지 말지에 대해 고민해야겠습니다. 사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뜯겠지요. 어흑; 육영사 책들도 손 댈 예정인데 이건 또 언제 끝나려나.;

최근 지름 목록에 있던 물품 중에서...

핫 플레이트: 저렴한 것이 검색에서 아예 사라짐. 환율 직전의 마지막 재고처리분만 남아 있었던 듯. 목록 퇴출;
르크루제 스톤웨어: 다시 보고 사이즈가 크다 싶어 마음을 접음.
노트북: 엊그제만 해도 195만이 최저가였더니 지금은 200만을 넘음. 포기.
넷북: G가 필요하다고, 사고 싶다고했지만 회사 밖에서의 원격 조정은 불가능 하다는 말에 포기.
아이커피 배전기: 카페 뮤제오의 평이 안 좋아 포기.
D80: 환율 상승에 경기가 좋지 않아서 아버지가 마음을 접으셨습니다. 대신 내년도 생일 선물로는 1테라바이트 외장하드를 선물해드릴 예정.'ㅂ'; (근데 저도 앙끄 CD 백업하려면 사야합니다; )

그런데 엉뚱하게 책 지름신이 오시네요? 최근 도서관 열혈 신도가 되어 있다보니 책 구입할 일이 없어서 목록을 살피지 않았는데 이글루스 도서밸리 들어갔다가 내년에 노블레스 클럽에서 내년에 단편집이 나온다는 글을 봤습니다.

http://twinpix.egloos.com/4006968

날개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요. 저는 필히 구입하렵니다. 어허허허허... 내년에는 이런 저런 DVD도 구입 예정이 잡혀 있으니 허리 꺾이지 않게 조심해야겠습니다. <아주르와 아스마르> 한정판이나 <귀를 기울이면>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한정판(중고 예정;ㅅ;)이나 목록에 올라 있으니 말이죠.

그 외에 두나의 서울 놀이는 한 번 훑어보고 구입한다 해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허브에 탐닉한다도 지를 예정이었고. 또 책 몇 권이 마음에 들어 목록에 올린게 있었는데 어떤 책이었는지 잊었습니다.-ㅈ- 교보문고에 간지도 오래되었으니 언제 날잡고 책 탐사 다녀와야겠네요. 엔화 환율이 무서워 접근 못했는데 말입니다. 가면 또 사고 싶은 책이 등장할까봐 일서란에 들어가지도 못할 것 같은데.



그나저나 오늘 가서 판타스틱 12월호를 사야하는데 다른 살 책이 또 등장하면 자금이 부족할까 두렵습니다.;

오늘 저녁 홍대 북새통에 갔다가 드래곤 라자 종이박스판이 들어온 걸 보았습니다. 와아. 책 수가 많은데다 두껍기도 하니 보통 책 박스에 그게 몇 질 들어가지도 못하던걸요. 한 박스에 달랑 네 세트 들어있다던가요. 나무 박스는 별도로 들어왔습니다. 위 아래에 마분지를 대서 나무 박스만 따로 들어왔는데, 거기에 종이박스 세트를 넣어 판다는 모양입니다. 저녁 때 들어온 걸 보니 내일 오전에 풀리려나 봅니다.


주문하신 분들도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도착하겠다 싶네요~.





하늑 양장본은 언제쯤 도착하려나~. 예전 판본을 뜯어서 재제본하겠다는 생각도 이번 사태로 홀랑 다 날아가고, 아마 책이 도착하면 고이 책장에 모셔다가 한동안 손도 안 댈 것 같습니다. 하기야 외전을 다시 손대서 본 것이 엊그제의 하늑 리뷰 직전이었으니까요. 양장본=개정판이 나온다 한들 엔딩만 확인하고 그대로 묶어두겠지요.

로드 다아시나 마일즈 시리즈는 (여러 가지 의미로) 손대고 있지만 하늑은 이번에 그럴 마음이 싹 달아났고 드래곤 라자는 애초에 생각이 없었습니다. 만들면 폼 날 책 중에 어스시 시리즈도 있지만 그것도 묘하게 손이 안나가네요. 다음에 만들 책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도 참 골치입니다. 아무래도 r님께 파일을 요청해서 편집부터 시작해야하나 싶습니다. 흑흑흑;
         

무츠즈카 아키라, <렌즈와 악마 1 마신각성>, 대원씨아이, 2008, 6000원
하세쿠라 이스나, <늑대와 향신료 2>, 학산문화사, 2007, 5900원
카미나가 마나부, <심령탐정 야쿠모 3>, 피뢰침, 2007, 9천원

이 외에도 몇 권 더 있지만 그건 아래쪽에 짧게 적습니다.


렌즈와 악마. 생협 번개 때 빌려온 책입니다. 소재를 말하는 쪽이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기 편할테니 적어보면 성장소설, 마왕, 마신, 전투, 대전 쯤일까요. 무난하게 읽었지만 끌리는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군요. 내용 전개는 꽤 빠른 편입니다. 벌써 배경 수수께끼의 내용이 상당히 풀렸고요. 질질 끄는 내용이 아니라 괜찮았습니다. 마신을 소환해서 싸우는 것이 주 내용인만큼 이런 쪽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을겁니다. 하지만 여자 등장인물이 많은 편이라 제 입맛에는 조금 안 맞았습니다.-ㅂ-;


늑대와 향신료는 도서관에 1권이 없어서 2권만 갖다 보고는 그 음식 묘사에 넋이 빠졌는데 그 뒤로 나오는 내용이 제 입맛하고는 동 떨어져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사건에 잘 휘말리는 것도 그렇고, 연애모드로 들어가는 것은 영 취향이 아니더란 말입니다. 게다가 연상연하 커플이라지만 액면가는 남자쪽이 훨씬 더 나가니 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근처쯤은 됩니다. 늑대 하는 짓은 귀엽지만 뭐...;
사건에 휘말린다고는 하지만, 기본은 연애물이고 소재는 행상입니다. 보면서 대항해시대 3편이 떠오르기도 했지요. 대항해시대 2는 해보지 않아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3편에서는 보물을 찾아다가 팔아먹는 것으로 주로 수익을 올렸기 때문에 무역은 하지 않았지만, 규모가 작을뿐 이쪽도 무역과 비슷한 시스템입니다. 상업, 무역 쪽에 관심을 두고 읽어도 괜찮을 책입니다. 집중하려 할 때마다 사건이 터지고 연애가 얽혀서 문제지만 말입니다.
늑대와 향신료에 마음이 동했던 것은 다른 것보다 <마녀와 향신료>의 원작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흠흠흠)


심령탐정 야쿠모도 1-2권이 도서관에 없어서 3권만 먼저 보았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걸리는 부분이 많더군요. 1-2권은 안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여기서도 주인공의 누군가가 흑막이라는 것이 마음에 안듭니다. 그리고 연애 전선이 형성되는 것도 그렇고 지나치게 성격이 강조된 등장인물들이 이야기 몰입을 막습니다. 책 편집도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이런 책은 그냥 문고판 사이즈에 종이도 그정도를 쓰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책을 일부러 두껍게 만들어서 책값을 올렸나 싶기도 하더군요.
진짜 표지를 봤다면 책을 빌리지도 않았을텐데 도서관에서 표지를 벗겨 놓아서 다행이었습니다. 하하;



덧붙여서 적는 책 두 권. 한 권은 <레이첼의 커피>입니다. 커피가 소재중 하나였다는 것 외에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자기 계발서입니다. 주제는 베푼만큼 돌아온다일까요.
다른 한 권은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입니다. 티이타님이라면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싶던데.. 로맨스 소설의 기본 공식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뒷부분인데, 보면서 아주 옛날 옛적에 읽었던 조강지처 클럽이 떠올랐습니다. 여자들의 모임이 주가 된다는 점, 각자 문제점을 하나 이상씩 끌어 안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해결 방법 등이 닮아서 그랬나봅니다. 읽고 나면 조금 허탈해지는 감이 있지만 그냥 무난합니다.
책이 꽤 두꺼운데다 페이지가 빽빽하게 편집되어 있어 읽는 시간이 꽤 소요되니 주의하시길. 디자인이나 편집 등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표지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블랙베리 와인>. 이 책은 <오렌지 다섯조각>까지 다 읽은 다음에 글 쓰겠습니다.

..
라고 적고 보니 한 권 또 안 적었군요. 으헉...;
                             

아마기 슈스케, <강각의 레기오스 1>, 대원씨아이, 2008, 6천원
타니 미즈에, <백작과 요정 1>, 학산문화사, 2007, 5900원
코다 가쿠토, <Missing 1>, 시드노벨, 2008, 5900원
다나카 로미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1>, 서울문화사, 2008, 6천원
오노 후유미, <17세의 봄>, 조은세상, 2005, 7500원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죽고 싶은 광대>, 학산문화사, 2008, 5900원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굶주리고 목마른 유령>, 학산문화사, 2008, 5900원


순서대로 따지면 대출, 구입, 대출, 구입, 대출, 대출, 대출입니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저리 섞였군요. 신기할세....;

강각의 레기오스와 미싱은 생협 번개 때 빌린 책입니다. 백작과 요정과 인류는 쇠퇴했습니다는 지난 일요일에 구입했고, 17세의 봄은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왔습니다.


이 17세의 봄은 작가 후기의 표지 이야기를 보고 금방 알았습니다. 읽으면서도 그게 아닌가 싶었는데, 2년 전엔가 신주쿠 기노쿠니야 포레스트점 2층의 모 코너에 갔다가 눈에 휙 들어온 책이 한 권 있었습니다. 작가는 오노 후유미인데 삽화가 하츠 아키코씨더군요. 오노 후유미보다는 하츠 아키코가 더 끌려서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손을 뗐는데 그러길 잘했습니다. 불행한 결말은 아니지만 공포물이니까요. 그래도 악몽이 깃든 집보다는 덜 무섭습니다.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아서, 차라리 라이트노벨처럼 문고판으로 나왔다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그도 그런게, 표지는 십이국기보다 더 괴악하고, 편집이나 표지 디자인이나 다 책에 손을 대고 싶지 않게 만듭니다. 십이국기도 그렇고 오노 후유미씨 책은 일반 사양(신국판)보다는 문고판이 낫다고 보거든요. 어쨌건 소설 내용과 작가 때문에는 추천할만하지만 구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작가를 정말 좋아해서 사서 읽고 싶다면 말리지 않지만, 그러기에도 책 만듦새가 마음에 안듭니다. 그러니 제가 십이국기를 원서로 샀죠.;
내용은 혈통에 얽힌 이야기인데, 옛날 이야기구나~ 싶습니다. 필터링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음?)


미싱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책에서 뭘 말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어요. 게다가 지나치게 잘난 고등학생들에게 반감이 들기도 했고요.

학교 배경이라면 차라리 '문학소녀'쪽이 낫습니다. 전개나 구성이나 제 취향은 이쪽에 가깝습니다. 4권까지 나와 있는데 2권까지 읽고는 구입해서 뒷 권을 볼까, 도서관에서 빌려다 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라이트 노벨은 사는 것이 문제라기 보다는 사고 난 뒤에 보관하기가 더 복잡해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서가는 입추의 여지도 없습니다. 이제 어디다 쌓아야 하는지가 고민입니다. 바닥에 더 쌓아 두었다가는 어머니의 시선이 두렵고요. 박스에 담아 올리려 해도 이제 올릴 곳이 없는 상황인데..
'문학소녀'는 뭔가 사정이 있는 남자주인공 코노하와 독특한 취향을 가진 여자주인공 토오코의 조합입니다. 사건에 휘말리는 것은 코노하지만 휘말리게 만드는 것은 항상 토오코입니다. 시점은 코노하를 중심으로 움직이니 굳이 따지자면 코노하쪽이 왓슨이군요. 사건의 정리를 하는 것이 토오코라는 점도 왓슨역으로 무게를 잡는 이유입니다.
뭐, 내용이야 평이하지만 '문학소녀'가 주인공인만큼 여러 소설이나 책이 언급됩니다. 보고 있자면 저도 먹고 싶어지는걸요. 구입여부를 망설이는 것도 꽤 마음에 들었다는 반증이고요. 일러스트에 반했다는 것은 부차적인 이유이고요. .. 정말 부차적인지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는 이글루스 도서밸리에서 관련 글이 몇 번 올라오길래 호기심이 생겨 집어 들었습니다. 책 뒷면의 요정에다가 표지 일러스트에 걸려들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흠흠.
이야기의 설정도, 요정 일러스트도 굉장히 귀엽습니다. 도입부라서 아직 어떤 이야기로 넘어갈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아쉽고요. 2권이, 이 시리즈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최악일지, 무난할지, 재미있다일지는 두고 봐야겠지요. 추천 보류입니다.'ㅅ'


강각의 레기오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에 역으로 호기심이 생겼는데 1권을 끌고 나가는 글 타입은 전형적인 용자물입니다. 좌절한 남자주인공, 새로운 환경, 수 많은 여자들(...), 활기를 얻고, 갱생(?)하여 활약. 2권 예고를 보면 지상(지극히 상식적인) 전개로 갈 모양인데 그럼에도 궁금한 것이 사람 심리죠. 전투장면이나 돌아가는 분위기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2권은 현재 번역중이라는데 빨리 다음권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추천. 첫비행님 취향이 아닐까 생각이..?


백작과 요정. 애니메이션 프리뷰만 봤는데 딱 1권 앞부분이더군요. 이 일러스트가 움직이는 것을 본 셈이니 흐뭇한 마음으로 책을 봤습니다. 무난합니다. 로맨스가 주가 된 요정이야기로군요. 그렇다고 해서 요정이야기가 아주 허술하게 다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한 이야기에 담겨 있으니 거기에 맞춰 요정들도 등장합니다. 요정 일러스트가 많지 않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요. 일러스트는 상당수가 백작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워낙 잘생겼으니 (여성) 독자를 유혹하려면 가장 적절한 방법입니다. 음.
저는 취향에 맞아서 다음 책도 사볼 생각이지만 다른 분들께 사서 보라고 추천하기는 망설여집니다. 취향에 따라 느낌이 갈릴 수 있으니까요. 할리퀸이나 기타 로맨스와 닮았으니 그쪽을 좋아하시고 요정이나 영국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겠지요.



(와아, 끝! 이제는 아사다 지로 책 한 권만 남았군요.ㅠ_ㅠ)
         

요코미조 세이지, <이누가미 일족>, 시공사, 2008, 11000원
아키타 요시노부, <마술사 오펜 1>, 대원씨아이, 2002, 5500원
매트 리들리, <The Red Queen = 붉은 여왕>, 김영사, 2006, 24000원


마술사 오펜부터.
오펜은 출간 당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은데다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애니메이션 쪽에서 먼저 음악을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애니 제목, 오프닝과 엔딩 음악, 소설 순으로 안 겁니다. 순서가 바뀌었지요. 제목만 알고 있다가 도서관에 오펜시리즈가 있길래 집어들었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취향이 아닙니다. 1권과 3권만 읽고는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는 고이 밀어 넣었습니다.
사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은 이번에 오펜 소설이 연재중이란 이야기를 살짝 들었기 때문이지만..'ㅂ';
오펜이라는 캐릭터는 나쁘지 않지만 옆의 민폐 캐릭터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나는 것은 어찌 할 수 없더군요.


붉은 여왕은 이번이 두 번째로 읽는 겁니다. 이 책은 개정판이라고 알고 있는데, 예전에 매트 리들리의 게놈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는 붉은 여왕도 호기심이 생겨서 예전 판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예전에는 떡제본의 신국판 사이즈 책이었는데 지금은 책이 훨씬 두꺼워졌습니다. 판형은 조금 작아졌고요. 종이가 가벼워서 무게는 생각보다 가볍지만 그래도 원체 두꺼운데다 부피가 있어서 들고 다니며 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읽을만 했지요.
지금 다시 읽으니 제 생각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상당히 많아서 뒷부분은 날려가며 읽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읽다보니 Alice가 다시 읽고 싶어지던걸요.


이누가미 일족. 이전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꽤 죽어나갑니다. 김전일이 그렇게 할아버지 이름을 부르짖으면서 도 왜 계속 사람이 죽게 놔두나 싶었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할아버지를 빼 닮은 겁니다. 할아버지도 웬만큼 죽어나가야 사건 해결이 가능하더군요. 옛날 소설이다보니 정형화된 캐릭터가 나온다거나 상황도 신파에 가깝게 흐른다거나 하는데, 제목 때문에 목천이 주연을 맡은 모 드라마가 생각나더군요. 물론 줄거리는 상당히 다릅니다.;;
어쨌건 미인과 돈은 분쟁의 씨앗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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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짧으니 책 두 권 더 넣지요.

타니 미즈에, <백작과 요정 8>, 학산문화사, 2008, 5900원
시노하라 미키(MIKI SHINOHARA), <영국요이담 Special>, 대원씨아이, 2008, 6천원


둘다 중간권만 덜렁 구입했습니다. 백작과 요정 8은 단편집, 영국요이담 Special은 외전입니다. 다른 이야기들은 전체 흐름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이 두 권은 외전이자 단편이라 따로 움직일 것 같아서 사전 조사차 읽었습니다.

영국요이담은 이 책이 처음으로 읽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 파후에 실린 광고를 보고는 삽화가에 낚여서 원서로 1권만 사다보았던 겁니다. 그 때는 아직 메이퀸이니 뭐니 라이트 노벨이 많이 나와 있지 않아서 번역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NT 노벨만 있었거든요. 번역되어 나올 줄 알았으면 안 샀죠. 가격도 번역본이 저렴하고 말입니다.
하여간 읽어보고는 뒤통수를 여러 대 얻어 맞고 만신창이가 되어서 뒷권은 보지 않았습니다. Special은 1권보다 앞의 이야기고 표지만 봐서는 분위기가 굉장히 밝아서 안심하고 구입했는데 다행입니다. 정말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책도 혹시 그럴까 싶었는데 작가 후기에, 이 외전이 전체 분위기와는 동떨어져있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런 고로 다른 책들은 볼 생각을 접었습니다.
영국요이담은 소재는 요정이고 주제는 남자 기숙학교생활이지만 느낌은 호러입니다. 유령도 등장하고 피튀기는 이야기도 등장하고 대체적으로 암울한 이야기입니다. 결말이 해피엔딩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일단 괜찮게 끝나기는 하지만 이게 행복한 결말인지는 확신이 안 서는 타입입니다. 공포물을 좋아하고 요정이야기도 좋아하고 새드엔딩도 관계없다면 읽으셔도 좋습니다. 단, 스페셜편은 굉장히 반짝반짝 합니다.'ㅂ'

백작과 요정도 같은 요정물이지만 분위기가 확 다릅니다. 이건 소재가 요정이고 주제는 연애입니다. 페어리 닥터와 고용주인 백작의 관계가 참 .... 로맨스물 답습니다. 페어리 닥터는 둔하고, 백작은 바람둥이입니다. 백작은 이 여자, 저 여자, 마음에 드는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바람둥이지만 하도 바람둥이라 페어리 닥터에게 구애할 때마다 퇴짜를 맞습니다. 진심으로 대한다고 한들 다른 여자에게 대하는 것과의 차이를 둔한 리디아가 느낄 수 있을리 없지요. 맨날 뒤에서는 이렇게 좋아하는데라고 웅얼웅얼하지만 기본적으로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니 리디아가 진심으로 받아 들일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 리디아는 또 백작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으면서도 저런 바람둥이한테 마음이 가서는 안돼라며 다잡고 있지요. 그래도 8권까지 오는 동안 꽤 진전이 있었던 모양이니 엔딩까지는 결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 몇 권에서 완결날지는 감도 안옵니다.
요정이야기는 여럿 나오지만 연애에 시선이 팔리다보니 상대적으로 빈약합니다. 시이나의 정령일기(이쪽은 만화지만)와 비교하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하네요. 장편은 또 어떨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이건 영국요이담보다는 짧으니-영국요이담은 본편만 16권 출간;-구입 시도는 해볼만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다 구입했다능~"이란 인증샷이 안 올라오길 바라고 있지만...;
       


미카게 에이지,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다>,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진다>, 대원씨아이, 2007, 6000원
카몬 나나미, <저주의 혈맥>, 학산문화사, 2008, 6500원


카미스~는 도서관에 책이 있는 것을 보고 주변에 평을 구했지만 미묘한 대답만 돌아와서 망설이다가 집은 책입니다. 요즘에는 마음에 들어서 덥석 집는 책보다는 망설이다 집는 책의 소개가 많군요.
(하지만 이번에 빌려온 다른 책들은 보고 싶어 집은 책이니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ㅅ+)


이 책은 쓴 맛이 강합니다. 입맛이 굉장히 씁니다. 라이트 노벨이지만 내용은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소재가 소재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지요. 한참을 읽으면서도 저 카미스 레이나가 뭔가 싶었는데 두 권다 읽은 뒤에는 조금 이해가 갔습니다. 대체적인 느낌은 공의 경계와 닮아 있지만 공의 경계와는 달리 피튀기는 장면은 없습니다. 닮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보면 아시겠지만, 입맛이 쓰기 때문에 추천하기는 그렇습니다. 취향이 굉장히 갈릴만한 책입니다.

가라앉은 이야기, 피폐한 정신(!)을 만들어 내는 이야기, 자기존중감, 삶, 외부에서 보는 나 정도가 키워드일건데 말입니다.


저주의 혈맥은 CLAMP 삽화라는데 낚여서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생협 번개 때 Kiril님께 빌린 책입니다. 내부에도 몇 장의 삽화가 있고(카미스~는 없습니다) 수묵 느낌을 내려고 한 합법드러그 계통의 클램프 그림입니다. CG로 추정됩니다. 다시 살펴보면 알겠지만 보기가 미묘~한 책이라 말입니다.
두께가 상당하기 때문에(435쪽) 6500원에 저 가격이면 납득할만하다며 구입을 옆에서 부추겼으니.. (먼산) 그냥 저냥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통상 대로의 결말에서 조금 비켜났다는 것이 재미있군요. 교고쿠도라든지에서라면 이렇게 결말이 나지 않겠지요? 짐작하듯이 일본 민속학의 전승과 관련한 공포소설입니다. 하지만 읽다보니 엉뚱하게 떠오르는 소설이 하나 있습니다. <아발론의 안개>말입니다.; 정말 뜬금없지만 저는 저주의 혈맥을 읽으면서 아발론의 안개를 떠올렸습니다. 고대 전승이라는 점에서 조금 닮아 있어서일까요. 아니, 그보다는 아발론~에서 등장한 어느 의식과 저주의 혈맥에서 나오는 마츠리가 닮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동물 때문이 아닌가 싶군요. 자세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넘어갑니다.

그나저나, 보통 서 있는 기둥이라 하면 남근신앙을 먼저 떠올리는데 여기에서는 다르군요. 일본에서는 지주를 그런 식으로 보는 것인가 싶습니다. .. 그러고 보면 마법기사 레이어스에서도 柱는 희생양이었지요.
헛; 그렇구나.; 에메로드 공주가 柱가 되어서 기원을 하는, 신녀가 되는 것은 전체를 위한 희생이었던겁니다. 지금와서 다시 생각하니 그것도 나름 심오한 이야기였군요.



코시가야 오사무, <보너스 트랙>, 스튜디오본프리, 2005, 9500원


아주 아주 예전에 첫비행님 이글루에서 리뷰를 봤던 책입니다. 하지만 표지의 이미지가 너무 고정화되는 바람에 손을 뗐지요.
도서관에 가서 빌릴 책 없나 어슬렁 거리다가 책을 보고, 이 책 이야기를 어디서 봤는지 기억하고, 표지를 떠올리고는 한참 고민하다가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도 몇 주를 버티다가 어제야 집어 들어 봤습니다. 자아. 이 책이 아니었다면 이즈미 교카의 <외과실>은 리뷰가 언제 올라갔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리뷰 쓸 생각이 확 드는 바람에 다행히 글이 올라온 겁니다. 하하하하하..

트랙백 걸려고 첫비행님의 글을 찾는데 거기에도 언급되어 있군요. 표지가 사기입니다. 저 표지는 절대로 믿지 마세요. 표지에 막혀서 저 책을 못 읽고 있던 시간이 정말로 아깝습니다. 무려 3년 동안이나 저 책을 방치했던 거라고요! 첫비행님은 마음에 든다 하셨지만 저는 저 표지 때문에 책을 멀리했던 지라 맺힌 것이 많습니다.


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지만 시선은 굉장히 따뜻합니다. 유쾌하고 발랄하고, 위트가 넘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책입니다. 그 이상의 이야기를 하기에는 내용을 공개하기가 망설여져서 하지 않습니다. 직접 보고 읽으시는 것이 훨씬 좋지요. 판타지 소설 대상의 우수상을 받았다고 해서 이 책에 대해 편견을 가지실 필요도 없습니다. 마음 편하게 두근거리며 보는 맛도 좋거든요. 그냥 제목이 이 책의 전체 분위기를 한 번에 이야기해준다는 것만으로 설명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도 조금은 삶을 긍정할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ㅅ<
   

스기이 히카루, <하느님의 메모장 1>, 시드노벨, 2007
다카하시 겐이치로,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웅진지식하우스, 2008


<하느님의 메모장>은 kiril님께,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는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습니다. 후자는 구입 가능성이 조금 있군요.


하느님의 메모장은 지난 번개 때 들고 와서 그날 다 읽었던 걸로 기억하니 리뷰가 꽤 많이 늦었습니다. 쓴다 쓴다 하고는 다른 일에 밀려 글 쓰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겁니다. 생각난 김에 써야 겠다 싶어 다른 포스팅은 뒤로 미루고 같이 씁니다. 연필로~가 이번 렛츠 리뷰에 올라가서 좀 빨리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시드노벨은 이번에 처음으로 읽어보았지만 대원이나 학산에서 나오는 가벼운 일본판 판타지 소설과 같은 타입입니다. 다만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할까요. 이계가 아니라 현계가 배경이며 주인공들도 흔히들 말하는 "낙오자"들입니다. 그나마 보통의 판타지 소설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표지에도 등장하는 앨리스 때문입니다. 이 앨리스만 소설 속에서 둥둥 떠 있을 뿐, 다른 캐릭터는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타입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로군요. 이런 사람이 많으면 사회 생산성이 떨어지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사람들이 없으면 참 재미없는 사회가 될 겁니다. 이들이야 말로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와 같은 부류 아닙니까.(...) 이런 삶을 조금은 동경하고 있어서 말이죠. 물론 100% 동경하지는 않습니다. 성격상 그렇게는 못해요. 거기에 100% 동경했다가는 누구처럼 인간에 휘말리고 사건에 휘말려서 정말로 니트가 되고 말겁니다.

늘어지는 듯하면서도-글이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가-, 일상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일상이 아닌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가볍게 읽어볼만한 소설입니다.
책 제목의 유래가 된 그 문장 때문에라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저 메모장이란 단어를 보았을 때 수첩이 아니라 윈도 보조프로그램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하하.

덧붙여서, 본 제목은 神樣のメモ帖입니다.



<연필로~>는 글쓰기, 정확히는 소설 쓰는 방법에 대한 책입니다. 진지하게 소설 작법을 다루어, 국어시간에 배우는 것처럼 "소설은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의 4단계를 거치며~"운운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가가 말하는 대로, 초등학생에게 소설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처럼 사람들이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 차근차근 지도하는 책입니다. 굉장히 딱딱할 것 같지만 사근사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글부터, 소설이라는 장르와 형식 파괴, 다양한 예시, 쉽게 따라갈 수 있는 글까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래 글 쓰기의 기본은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고 하지요? 여기서는 이 세 가지를 한데 모아 한 번에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셋을 각각 따로따로 정의하고 있지 않지만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삼다(三多)를 하지 않고는 소설을 쓰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의 소설을 흉내내기 위해서는 여러 소설을 읽어보고 그 중 내가 흉내내고 싶은 부분을 찾아야 할 것이며, 흉내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두 번이 아니라 가능한 많이, 다양하게 써봐야 내 말을 꺼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생각해야하는 것도 당연한 겁니다. 다만 이렇게 어려운 이야기로 쓰지 않고 쉽게 쫓아갈 수 있는 말로 풀어 써주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지요.
다른 부분보다 특히 더 공감이 갔던 것은 꾹꾹 눌러 참으라는 것. 확실히 글은 꾹꾹 눌렀다가, 안에서 글들이 가득차서 밖으로 튀어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샴페인의 코르크 마개가 뻥 터지고 글이 한 번에 쏟아져 나올 때가 가장 좋다니까요. 아직 덜 익었을 때 마개를 열면 꼴꼴꼴 흘러나오다가 맙니다. 그런 경험이 있었으니 더 재미있었습니다. 하하; (쓰다만 소설이 얼마나 있더라..;)





날은 따뜻한데 실내는 춥습니다.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ㅂ'


김현근, <도쿄를 알면 일본어가 보인다>, 21세기북스, 2008


기억을 더듬어 보니, 다음 메인에 뜨는 blog 기사 중에서 도쿄의 길거리 풍경과 관련된 글을 보고, "아, 이 글 이글루스에서도 읽었다."고 생각한 다음 블로그 주인이 자기 책 소개를 맨 아랫단에 광고처럼 올린 것에 흥미가 생겨 도서관에 주문한겁니다. 길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예전에 몇번 글을 읽었던 블로거가 낸 책이라 도서관에 신청했다 입니다.
돌이켜 보면 사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정도입니다. 책의 구성이 꽤 독특하더군요. 10페이지 내외의 짧은 장 안에 사진과 함께 도쿄의 생활 모습을 다루고 있고 그 안에서 여러 단어들을 일본어로 바꿔 써두었습니다. 물론 일본어 옆에는 한국어 단어로도 표기를 했고요. 읽으면서 단어를 하나 하나 음미했더니 읽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렸습니다. 그렇게 소개된 단어들은 각 페이지 아래에 다시 모아 단어 공부를 할 수 있게 했고 그 장의 주제와 관련한 다른 단어들은 따로 주제별로 모아 장 끝부분에 죽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본 생활 일본어 단어들을 아는데 유용하겠더군요.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각 주제가 지금까지 일본 관련 소개 책에서 보지 못한 것이 많았습니다. 최근 일본에서의 집 구하기 관련 이야기를 다른 책(비비의 도쿄 다이어리)에서도 보았지만 그 외에 일본의 문화,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보여줍니다. 그런 주제는 목차만 훑어 보셔도 아실겁니다.

보고 있자니 도쿄 장기 여행을 가고 싶어지더군요. 그런 고로 여행병에 걸리신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통장에 구멍이 나거나 카드가 블랙홀로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맛집 소개라든지 일본의 뜨는 지역 소개 같은 걸 기대하신 분은 실망하실 겁니다.'ㅂ'




떨이라고 표현한 책 한 권. 최근에는 일본 판타지쪽만 보고 있었는데-고식. 이것도 손 뗀지 오래죠-어느 작가의 자기 책 소개를 보고는 호기심이 생겨 한국작가의 판타지 한 권을 구입했습니다. 책 값보다도 책을 읽은 시간이 아까운 책이었지요. 어쩐지 북 리뷰가 없더라니. 쓸 시간도 아깝습니다. 읽고 나서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가, 다른 사람에게도 평을 듣고 싶어서 G에게 넘겼습니다. 사실 공정하지는 않지요. G는 판타지 소설을 원래 안 읽습니다.
G는 이 책을 보고 표지부터가 도레미파솔라시도 분위기가 난다며 투덜대더니 채 10장도 못 넘기고 포기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조금은 안심했습니다.

다른 책 한 권은 작은탐닉 시리즈인 <나는 티타임에 탐닉한다>입니다. 리뷰를 따로 쓰고 싶지 않아서 이 글 끝부분에 끄적이는 겁니다. <부엌 탐닉>은 재미있게 읽었는데 <티타임 탐닉>은 그냥 그랬습니다. 취향이랄까, 파장이랄까, 그런게 안 맞나봅니다. 아니 그보다 심층적인 분석도 가능하지만 일단 여기까지 선을 긋고, 한 번 훑어볼만은 하지만 구입해서 볼만한 책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른 분들께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단, 보실 때 조금 주의가 필요합니다. 잘못하면 홍차와 다구 지름신이 동시에 내려올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지갑과 통장과 카드 관리를 철저히 하신 후 책을 열어보세요.


나오미 노빅, <테메레르 2 : 군주의 자리>,  노블마인, 2007


노블마인이 웅진의 임프린트였던가요. 하여간 대형 출판사의 임프린트라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책 제대로 잘 뽑는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온다 리쿠의 책중 몇 권이 여기서 나오기도 했으니 말이죠.
책 표지 주소를 뽑기 위해 교보문고 들어갔다가 회원 평점을 보고 기겁했습니다. 회원평 31개, 별점 다섯 개. 평이 10개를 넘어가면서 별 다섯 개가 나온 것은 거의 못봤습니다. 신간이나 서적 검색하면서도 한 두 개 회원 평이 달려 별 다섯 개가 있는 것은 자주 봤지만 평도 많고 별도 많은 것은 드물어요. 별 넷까지는 찾으면 많은데 다섯 개란 것은 그만큼 평이 좋다는 것이겠지요.

가상역사 판타지임에도 용의 존재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갔다는 것, 그리고 그걸 잘 섞어서 나폴레옹의 대륙정복에 대한 전투신과 전개 상황을 묘사했다는 것이 높은 별점의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전쟁사를 아주 잘~ 연구하고, 군대나 그 때의 계급, 그리고 전투부대 배치 상황을 다 확인한 다음에 그 사이사이에 공군을 집어 넣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만큼 연구가 필요했던 것이고 그것이 굉장한 효과를 낳았으니 말입니다. 만약 전쟁 묘사나 군대 배치 등의 군 관련 묘사에서 어디 한 군데라도 삐끗했다면 군사 매니아들이 별을 깎았을겁니다.-ㅂ-

아아. 하지만 2권에는 그런 군사 배치에 대한 이야기는 좀 적습니다. 주 무대는 중국이라고 봐도 되거든요. 물론 절반 이상은 중국까지 가는 그 힘든 여정 이야기지만 책이 넘어가는 속도는 굉장히 빠릅니다. 560페이지나 되는 테메레르 2권을 읽는데 아침 출근시간 + 저녁 퇴근시간 + 귀가 후 독서시간으로 충분했습니다. 다 읽고 나서도 한참을 히죽히죽 웃다가 마침 어제 아침 도착한 3권을 꺼내들고 잠시 뒷부분만 보겠다는게, 맥락이 이해가 안가 뒷부분 20% 가량을 죽 읽어내려갔습니다. 막판의 꼬마용 정말 귀여워요! ;ㅂ; 템레르가 가끔 철 없고 막나가는 형이라면 막판의 꼬마용은 제대로 막내입니다. 그래도 막내의 비행사가 누구기에 망정이지 랭뭐시기였다면 난리 났을겁니다. 이건 다음번에 제대로 읽고 다시 리뷰 쓰겠습니다.

2권에서 나온 중국에 대한 묘사는 서양이 보는 동양의 모습이 이런 것인가 싶어 읽는 내내 웃음이 나왔습니다. 약간은 유토피아적 이상향이랄까요. 하지만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곤 하니 완벽한 이상향만은 아닙니다. 그저, 로렌스가 느낀 것처럼 용과 인간이 동등한 입장에서 생활하는 곳이니까요. 1권에서는 영국 공군에서의 용들도 꽤 자유롭게 지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관점 자체가 아예 다릅니다. 용을 지능을 가진 가축으로 생각하는 유럽쪽과, 인간과 동등한 위치에 놓고 생각하는 동양쪽. 3권을 읽어봐야 터키쪽의 용들은 어떤지 알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2권에서 다루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노예제도입니다. 이것도 이후에 터질 것 같은데 영국에서의 노예금지제가 언제 시행되었는지는 옥스포드 영국사를 찾아봐야겠습니다.

테메레르-템레르는 1권에서 등장한 우편배달용, 볼라티우스(애칭 볼리)가 혀짧은 소리로 테메레르를 부르는 말이죠^^-를 읽다보니 유럽사, 유럽 전쟁사에 대해 다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 이전대의 영국 왕 가계도는 거의 달달 외우고 있는데 앤여왕 이후의 가계도는 맹탕이라니까요. 여기도 다시 확인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엘리자베스 여왕과 관련된 언급은 굉장히 웃겼습니다. 반사적으로 엊그제 본 엘리자베스가 떠올랐어요. 영국 왕실에 엘리자베스란 이름을 가진 여왕은 그 당시엔 딱 한 명 밖에 없었으니 그 분일건데 말이죠. 음훗훗~



테메레르는 판타지, 전쟁사, 유럽사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든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ㅂ' 조만간 1-2권도 질러야지요.
박안나, <집사 그레이스 1-7>, 청어람, 2004

완결권인 7권 출간일은 2005년입니다. 이미 교보에서는 품절 상태로군요.
저는 듀시스님께 빌려서 어제부터 오늘까지 내내 읽어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집사계의 최고봉, 리브나 메이드계의 최고봉 엠마, 파출부(?)계의 최고봉 와타누키 못지 않은 대단한 집사라길래 그레이스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서 시작했던 것이 꽤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엔딩이 그리 되는 것이 좀 ... .... .... 이었지만 그건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스승과 제자는 같은 길을 걷는거죠.(응?)

일 처리 능력이나 대세파악능력, 인맥구축능력과 인맥활용능력, 외모, 거기에 대단한 생활 마법 및 청소마법(...)을 지니고 있지만 결벽증이라는 점과 만약 그가 집사가 된다면 내내 시달려야 한다는 점이 무섭습니다. 특히 머리카락! 저처럼 머리카락이 긴 사람들은 땋든 아니든간에 방에 머리카락이 뒹굴기 마련인데 무표정한 얼굴로 뒤에서 테이프를 들고 쫓아다니는 집사의 모습은 호러지 않습니까. 완벽하게 정리를 해준다는 것은 좋지만 좀...?;
대신 개인 사서로 영입해 분류체계 등을 가르쳐 준다면 완벽한 장서관리 및 서재 환경 구축을 해낼 수 있는 멋진 인재입니다. "집"이 아니라 "외부 서재" 관리를 위한 인물이라는 거죠.

그리하여 이상적인 고용인 관계도는 이렇게 정리되었습니다.
총집사 리브, 개인 서재 관리자 그레이스, 개인 메이드 엠마, 파출부 와타누키.








불가능한 이야기란 것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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