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굵직한 가게 별로 적을까 하다가 시간의 순서대로 적는 쪽이 낫겠다 싶어 새벽 이야기부터 적어봅니다.

만약 장마가 17일에 끝나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토요일에 비가 왔다면 아마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갔을 겁니다. 하지만 그 며칠 전 태풍이 올라와서는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고 올라갔고 장마는 공식적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도 날씨가 맑았고요. 비가 오지 않으니 인천공항철도를 타야겠다 싶어 이날은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리무진 버스를 타면 1시간 남짓 걸려 도착하니 8시 45분 항공기라 해도 조금 늦게 출발할 수 있지만 인천공항철도는 1시간 넘게 걸리는데다 서울역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있어 새벽 5시쯤에는 나가야 하더군요. 덕분에 그렇게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철도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 하나, 싸기 때문입니다. 편하게 가는 것은 리무진 버스가 훨씬 낫지요.;


그나저나 인천공항철도 타고 여행갈 때마다 이 사진은 한 장씩 꼭 찍는군요. 이번에도 저 커다란 검은 캐리어를 들고 갔는데, 사들고 온 물품이 적어 안에서 물건들이 굴러 다니는 바람에 고생했습니다. 다음에는 짐 수량 잘 생각해서 챙겨야겠네요. 하기야 막판에 귀국하면서 달아보니 20kg. G의 캐리어는 13kg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제 캐리어 무게의 대부분은 책이 차지하고 있었지요. 하하하.;


G와 저는 항공편이 달랐습니다. G는 이스터항공, 저는 제주항공. G의 말을 들으니 기내식은 주스 한 잔이었답니다. 간사이공항에서 만났을 때 분노를 토로하더군요. 하여간 티켓팅을 하고 현대카드라운지에 가는 도중 발견한 것.



저 목베개 참으로 귀엽습니다. 저거 두르고 있으면 목에 수박을 두르고 있는 겁니까. 으하하하하;





현대카드라운지는 7시에 열기 때문에 그 앞에서 조금 기다려야했습니다. 내려다보니 숲속 오솔길이 보이더군요. 아.. 저기에 구관 놓고 찍으면 딱 그림되겠다.-ㅁ-;
(하지만 구관들고 여행 간 것이 어언 몇 년 전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들고 다니기 너무 무거워요.)




현대카드라운지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G의 현대카드로는 동반 1인이었나 2인만 같이 들어갈 수 있어서 지난 2월 여행 때는 못 갔거든요. 그 때는 꽤 괜찮은 삼각김밥이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없어졌습니다. 이런. 머핀 세 종류인가 두 종류인가 있고, 쿠키 세 종류, 삶은 달걀, Ceres 사과 주스와 오렌지 주스, 맥주, 탄산음료, 커피머신이 있는 정도라, 간단하게 차를 즐길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삼각김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슬펐지요. 그래서 제주항공의 기내식-삼각김밥을 기대하고 있었던 거죠.  파리바게트의 녹차 도라야키가 나와서 배신당했지만 말입니다. 흑흑흑.
하지만 머핀이나 쿠키나 맛은 다 괜찮았습니다.-ㅠ-




재미있었던 건 이것!
항공편 탑승 안내입니다. 신기한 것은 LCD 프로젝터 등을 이용한 것이 전혀 아닌데, 액정인지 뭔지 하여간 유리판 한 가운데 저렇게 화면이 뜨더군요. 최근 IT쪽 정보를 거의 안 찾아봤더니 무슨 기술인지 모르겠습니다.ㄱ-; 공부 더 해야겠군요.;




G나 저나 항공편 출발은 탑승동에서 했습니다. 그래서 셔틀트레인 탑승장으로 가는데, 몇 번 안 타봤지만 탈 때마다 개미지옥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없이 내려가는 것만 있다보니 저 밑의 개미지옥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기다리는 것은 잠자리 유충이 아니라 무인지하철이지요. 하하하;


앞서 望의 여행에도 적었지만 제주항공은 탈 때마다 후회합니다. 물론 가격이 싸니까 타지만, 기내식이 아쉽기도 하고 미묘한 공항 서비스 차이 같은 것이 있단 말입니다.; 항공사 자체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 말이지요.
G의 항공기가 출발하고 40분 뒤, 저도 출발했습니다. 이륙하기 직전에 창밖을 내다보니, 대한항공 항공기가 바로 뒤에서 이륙 대기중이더군요. 제가 탄 항공기가 출발하면 바로 이륙할 것 같더랍니다. 근데 그 시각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떠올리니 설마 같은 곳-간사이공항을 가는 것인가 싶더군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납니다.ㄱ-;
간사이공항을 착륙하고 창밖을 내다보니 대한항공 항공기가 뒤에 따라옵니다. 거기까지는 좋아요. 그런데, 제가 탄 항공기는 착륙하고 나서 탑승장을 역 J자로 빙글 따라 돌더니 착륙장에서 가장 멀다고 할 수 있는 곳에 섭니다. 대한항공은 어디에 섰는지 알 수 없지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항공기에서 내려 뛰다시피 하여 입국장에 들어갔는데, 예상대로. 대한항공 항공기가 먼저 들어왔나봅니다. 늦게 착륙해도, 먼저 게이트를 나오면 그만이니까요. 그리하여 제 앞에는 소형 항공기 한 대 분량의 인원이 입국심사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입국장을 빠져 나오는데 30분 넘게 걸렸던가요.


입국장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제 뒤에 서 있는 어느 커플은 제 귀를 신나게 더럽혔습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자리를 비웠던 아주머니가 자기들 앞 자리로 돌아오자, '화장실 다녀오면 심사 시작! 얼마나 좋겠어?'라며 비꼬아 비난하더군요. 물론 당사자에게도 들렸을 겁니다. 당사자가 그 말이 본인을 두고 하는 말인지 알았을지는 모르지만요. 거기에 한국인 관광객이 입국장의 일본인 직원에게 한국어로 말을 거는 것을 보고는 '일본인데 왜 한국어로 말을 걸어?'라며 비웃습니다. 이야. 그래놓고는 예의없는 사람들이 '좇 많아', '개 많아'라는 단어를 구사합니다. 그러는 자네들의 개념 수준은 참으로 한심하다네.-_- 강조를 위한 수식어로 여자가 '좇'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수준이 낮아 보인다고 생각하네만. 그게 무엇을 의미하고 쓰는 것인지 참.;

덕분에 입국장에서 상당히 혈압이 올랐습니다. 하하하하하.


JR 패스는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는데, 예약한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담당 직원의 일처리가 참으로 느릿느릿하여 구입하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그래도 하루카를 타서, 입국장에서 잃은 시간과 JR 패스 구입하는데 잃은 시간을 만회했습니다.



나라에 다녀온 이야기는 다음 글에 담겠습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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