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아와 대화를 하다가 문득 월야를 떠올렸습니다. 하얀늑대들 외전도 발송되었으니 조금 있으면 받아볼 수 있을 것이고, 이제 판타지 중에서 사고 있는 것은 월야만 남는 셈인데 슬슬 끝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서 말입니다. 진전이 없냐는 질문에 그대로라는 대답을 들었고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QED 24권을 사러 동대문에 갔더니 월야가 나와 있지 않겠습니까. 놀라서 확인해보니 월야환담 창월야 10권, 그것도 완결편입니다. 서둘러 시아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살 생각은 없었지요.
<전화통화중>
K : 월야 10권 나왔다. 완결권인데?(책을 넘겨 보고 있음)
S : 응? 아아. 슬슬 완결 난다더니.
K : (넘겨보다가 모 장면을 보고) 헉! 삐~가 삐~?
S : 으응? 에에엥? 우왕! 다 들었어! 네타 당했다!
대강 이런 상황.lllOTL
완결권에서 대박으로 뒤집히는군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대강 시아를 통해서 듣고 있었는데 이리 될줄은 몰랐습니다. 갑자기 오버랩되는 소교헌.(이유는 보시면 아실겁니다.)
결국엔 사들고 집에 왔는데 역시 소교헌이 계속 떠오릅니다. 음훗훗훗~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힘내라, 세건!)
전투신은 봐도 모르니 대강 넘어가면서 줄거리만 잡았는데 맨 마지막의 상황을 보면 패러디 작품들에서 주인공의 위치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린이 주인공으로 격상할만한 사건이 터집니다. 이 이상 말하면 내용 폭로가 될테니 넘어가고, 중간에 누군가의 회상에서 변태 할아범이 순수한 때가 있었다는 말에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지요.
See you next moon.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덧붙여. 이쪽은 잡담.
성경을 마지막으로 읽어본게 언제적의 이야기냐 하면, 중학교 때입니다. 중 1 때 다니던 학교(다녔던 중학교가 세 개였습니다)가 미션스쿨이어서 매주 한 차례 종교 시간이 있었고 예배시간도 있었습니다. 기독교는 질색했지만 성경책은 이야기 책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 봤고 그래서 성경 내에서의 코드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릴리스의 정체에 대해서는 성경이 아니라 <웅진 세계 전래 동화>의 이스라엘 편에서 봤습니다. 책을 꺼내봐야 더 정확히 알 수 있을텐데 거기서는 릴리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같은 흙으로 만들어진 존재인데 왜 아담에게 복종해야하는가라고 항변하며 가출한 최초의 여성".(...)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강 그렇지요. 이브가 만들어진 것은 그 이후, 창조주가 이번엔 아담의 갈비뼈를 빼서 만들었다 합니다. 같은 흙이 아니라 아담의 것에서 만들어 져서 이번엔 그런 사고(?)가 없었다던가요.
이 때 가출한 릴리스를 데리고 오기 위해 세 명의 천사가 가는데 릴리스는 돌아오는 것을 거부합니다. 샘족 신화에서는 이 릴리스가 이후 아기를 죽이는 악마적 존재가 되었다고 하는데 릴리스를 데리러 갔던 세 천사들의 이름을 집 앞에 걸어 두면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집에서 다시 찾아보긴 해야하지만 릴리스가 악마랑 결혼해서 어쩌고라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악마(뱀이든 루시퍼든)는 별개, 릴리스도 별개죠. 생각 같아서는 아담을 박차고 나온 릴리스가 뱀이나 루시퍼에게 무릎을 꿇었을리 만무하다는 생각이...( ")
어머니가 질색하는 일 중 하나가 짐 잔뜩 들고 미련하게 걷기라든지, 오래 걷기라든지 일종의 자학행태인데 꽃보다도 꽃처럼을 사러가는 날이 딱 그랬습니다. 타워팰리스 식탐계 때는 정장은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한 옷을 입어야 할 것이며, 그렇다면 굽 높은 구두를 신어야 할 것 같아 사두고 한 달 째 방치되어 있는 5cm 굽의 구두를 꺼내들었습니다. 이게 금요일 아침의 상황이었지요. 그날은 들고 올 짐도 꽤 많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왜 그런 삽질을 했냐 하면 웃지요. 당연한 일이지만 아침에 출근하면서 발이 굉장히 아팠습니다. 지금까지는 3cm도 높다고 생각했는데 5cm가 되니까 몸무게가 앞으로 쏠리면서 앞꿈치부분이 구두에 쓸려 아픕니다.
하여간 출근하고 나서 시아와 미소년 대화를 펼치다가 꽃보다도 꽃처럼 4권이 나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권과 4권의 발행텀이 너무 길어서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던 참인데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었던 겁니다. 게다가 다음날인 토요일은 2시에 인사동에서 약속이 있어서 동대문은 못갑니다. 발이 아픈 것을 참고 동대문을 가느냐, 아니면 다음으로 미루느냐에서 몸의 문제는 장렬하게 참패하고 동대문으로 향했습니다.
그 뒤의 삽질들.
1. 지하철 탄 40분 가량 동안 내내 서 있었습니다. 당연히 발 아픕니다.
2. 동대문에서 집까지 근 40분을 걸었습니다.(동대문 가는 것을 망설인 이유가 동대문에서 집까지는 걷는 쪽이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 신발을 신고 걷는다는 것은...;)
3. 걸어가면서 신발 안이 조금 축축해지길래 혹시라도 새 신발을 피투성이로 만든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그건 아니었고 양 새끼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가 터진 것이었습니다. 바늘로 따는 수고는 덜었지만 걷는 동안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이런 수고 속에 데려온 꽃꽃 4권. 대만족입니다.T-T 이 책도 지난 주말 동안 몇 번이나 다시 읽었으나 도중에 아주 재미있는 대사가 나오더군요.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란게 그겁니다.
꽃보다도 꽃처럼 4권에는 아리와라노 나리히라가 나옵니다.
누군지 모르신다면 다행이고, 아신다고 해도 "그 책"을 통해 아셨다면 미친 듯이 웃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앞권에도 등장한 나오즈미(直角 : 이름이 아주 상큼합니다)가 이런 대사를 읊습니다.
"정말 좋아요. 가키츠바타. 나리히라는 내 이상형이에요. '많은 여성들과의 교제는 여성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큰소리 치는 것 같아서!"
그런데 그 아래의 작가주를 보면 "<가키츠바타> 정말 이런 말을 합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누가 이상형인지 슬쩍 넘어갔는데 다시 보니 나리히라입니다. 뒤에도 아리와라노 나리히라라고 정확하게 이름이 나와 있습니다. 켄토가 공연을 맡은 <가키츠바타>의 주역은 가키츠바타(제비붗꽃, 연자화)의 정령이기도 하고 나리히라 본인이기도 하고 나리히라가 사귄 여성들이기도 한 묘한 인물입니다. 이부분까지 이해를 하는 순간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혹시라도 왜 웃었는지 궁금하시다는 분, 난 남자들만이 주역이라도 상관없다는 분들은 대원에서 나온 왕조로망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필립 블룸, <수집 - 기묘하고 아름다운 강박의 세계>, 동녘, 2006
나온지 얼마 안된 책입니다. 수집광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서 읽었는데 어떻게 보면 수집광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단 박물관의 역사이기도 하군요.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던 수집들이 귀족, 왕족을 거쳐 전문 관리인에게 넘어가고, 국가에서 이들 수집물을 전문 관리인을 통해 관리하다 보니 자연스레 박물관이 나타나게 되었다...는게 주요 내용인가봅니다.
........
읽다가 지루해서 뒷부분 40% 정도는 건너 뛰었습니다. 하하하.;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의 설립 배경 같은 건 꽤 괜찮더군요.
2. 구로야나기 체츠코, <이상한 나라의 토토>, 랜덤하우스중앙, 2005
2005년 발행되었지만 수집과는 한 달 차이밖에 안납니다. 비교적 신간인 셈이지요.
읽으면서 묘한 감정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토토짱. 왜 사진마다 분장한 것 같은 얼굴입니까. 다 흑백사진이지만 얼굴은 하얗게 분칠하고 입술은 뻘겋게 칠한 것 같아요. 사진이 뜹니다.ㅠ_ㅠ
- 후반부에 등장하는 방송국 관련 이야기는 분위기가 동 떨어져 있습니다. 신변 잡기적 이야기랄까요. 하기야 테츠코씨도 본문에서 자주 "샛길로 빠지는게 내 특기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으니 이것도 샛길 이야기의 하나라고 보렵니다.
- 읽다가 문득 토토짱이 한비야씨와 김혜자씨의 대선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니세프 친선 대사로 활동한 것도 오래되었고 구호활동도 그만큼 길었고 이런 류의 책을 쓴 것도 토토짱이 먼저니까요. 그래도 세 사람의 책들은 나름의 특징이 있고 글맛이 다 다릅니다.
아, 그러고 보니 토토짱은 유니세프, 한비야씨는 월드비전, 김혜자씨는 한국선명회로군요. 이것도 차이점.
(제가 후원하는 쪽은 유니세프입니다)
- 중간에 보면 토토짱이 내전으로 피폐해진 여러 아프리카 나라들을 다니면서 자신도 그런 전쟁상황을 겪었다고 강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굉장히 속이 불편합니다. 지나친 피해의식일 수도 있지만 반딧불의 묘에서처럼 "우리도 피해자다"라고 외치는 일본인의 속내를 보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하기야 태평양 전쟁중에 어린이들에게는 전쟁에 대해 반대할 권리도, 전쟁하지 않는 세계를 선택할 수도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 불편했던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시에라리온, 소말리아의 내전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이것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의 죽음을 목도하고 그 살해자들에게 강간 당하며 위안부로 살아야 한 소녀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는건가요, 아니면 모르는 건가요? 정신대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돈 많이 준다는 말에 자원해서 끌려가 위안부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바로 옆나라에 있고, 그렇게 한 것이 일본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체 하는 겁니까? 이미 옛날 일이니 난 모른다라는 겁니까?
(음; 조금 흥분했군요)
- 일본 갈 때마다 자주 들리는 지유가오카. 그게 토토짱이 다녔던 학교에서 유래한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학원 기념비도 있다고 하니 다음엔 꼭 찾아가서 사진을 찍어오겠습니다. 어쩐지 지명치고는 독특하다고 생각은 했지요.(지유가오카=自由が丘 : 자유의 언덕)
- 김혜자씨 책이나 한비야씨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혹은 NHK의 방송역사에 대해 간략히 알고 싶다는 분들이 있다면 뒷부분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
書計라고 제멋대로 태그 붙이고 정리해갑니다.
이렇게라도 적지 않으면 제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도 기억 못할걸요. 기억에 남을 정도의 책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억에 오래 남겨두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매달 읽는 잡지 세 권, 내셔널 지오그래픽, 행복이 가득한 집, 쿠켄.
쿠켄 6월호에는 아메리칸 비스킷 만드는 법이 나와 있어서 잘 챙겨두었고, 행복이 가득한 집에는 ..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절에서 만드는 독특한 차(茶)에 대한 이야기가 5월호였는지 6월호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 Ciel 4
홀랑 사고치게 만들었던 예의 그 만화. 작가 이름만 보고 덥석 집어 드는 몇 안되는 한국 만화입니다.(일본 만화중에서는 나리타 미나코가 그 범주안에 들어갑니다. 그 외에는 작가는 좋아해도 만화를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서문다미씨의 END는 연중 중인가요? 권교정씨의 디오티마도 그렇고, 보다 만 작품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 델피니아 전기 1-18
외전을 읽고 나니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이번에 주목한 것은 발로와 나시아스간의 유대감. 역시 외전편을 보고 나니 둘의 관계가 다른 의미로 들어옵니다. 특히 3권에서 발로가 삽질하는 것은 압권이었지요.
- Cafe Sweets
5월에는 MOE를 사지 않고 카페 스위츠만 샀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볼만한 게 없어서 처분예정입니다. MOE는 피터래빗이 주인공이라 피했지요.(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 mama's cafe
집에서 아기자기한 소품을 만들고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서 손님 접대하자라는 내용의 책인데-최근에 구입하는 일본 원서들은 요리책 아니면 소품 만들기 책들입니다-재미는 있었지만 보고나니 "이렇게 살려면 얼마나 체력이 드는거얏!"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지난번에 올린 베리베리젤리는 이 책에서 나왔습니다.
최근 읽은 책은 세 권.
한 권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이었고 한 권은 제목에 나온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다른 한 권은 아마존의 신비, 분홍돌고래를 만나다입니다. 셋다 제목이 길군요.
1.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6월호 이번은 표제가 축구입니다. 그래서 건너 뛰었습니다.OTL
뒷부분에 있는 기독교 종파와 관련된 기사는 나름 읽을만 했습니다. 대신 혐오성 사진 두 장이 예고도 없이 등장한 덕분에 조금 .....
2. 아마존의 신비,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예전에 한 번 리뷰를 올렸던 책, 돌고래에게 배운다와 닮은 책입니다. 다만 그 책이 심리학, 자아성찰쪽 책이라면 이쪽은 문화인류학, 생태학, 환경보호쪽 책입니다.
다른 것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 절대로 오지 여행은 못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사가 방을 어슬렁 어슬렁 기어다니고 타란툴라가 나타나고 모기 떼가 급습하는 환경에서는 하루도 견디지 못할겁니다. 멋진 자연환경이 있다 해도 파충류와 양서류와 곤충류는 질색이라고요!(...)
3.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부제는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입니다.
총 10가지의 심리 실험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제대로 알고 있던 것은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유명하고 1장부터 등장하는 스키너의 이야기. 심리학개론시간에 간단하게 배웠던 것을 다시 들으니 반갑더군요. 다만 스키너가 자신의 딸에게 실험을 했느니, 그래서 딸이 자살했느니란 소문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책에서는 유명한 소문이라 되어 있지만 말입니다.(실제 저자가 확인한 바로는 그야말로 루머랍니다.)
여기 실려 있는 심리 실험들은 심리학의 발전에 상당한 충격을 가했거나 반동을 보여준 것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실험들이더군요. 심리학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잠시 반성했습니다.(하지만 수업시간에는 한 번도 안 나왔다고요!)
방관자효과 정도는 대강 알고 있었지만 알렉산더의 마약 중독 실험 같은 것은 전혀 몰랐습니다. 애착 심리학도 어느 심리학 책에선가 스치듯 지나갔지만 이런 내용인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애착 심리학 실험의 경우 그 이후의 실험 전개 방식에 대해서 상당히 반감을 가졌습니다. 아무리 실험이라 그래도 그렇지.....)
그래도 셋 중에서 제일 읽을 만하고 추천하고 싶은 책을 고르라면 3번. 주역은 뒤에 오는 법입니다.-ㅅ-;;
1. 정원의 역사
저자가 자크 브누아 메샹이니 프랑스 쪽 중세 역사를 다루나라고 생각하며 들고 왔는데 아니었습니다. 중세 정원이 아니라-그리 착각햇던 것은 똑같은 자크 모 씨의 영향 때문-정원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각 국가별로 챕터를 달리해서 쓰고 있더군요.
중국, 일본의 정원은 있지만 한국의 정원은 당연히 없습니다. 하기야 우리나라의 정원에 대한 역사서는 한국 내에서도 드물지 않습니까. 소쇄원 정도야 이야기가 좀 있을진 몰라도 체계적으로 한국의 정원사와 그 특징에 대해 쓴 책은 못봤습니다. 그저 잡지 등에서 특집 기사 정도로 다루긴 하더군요.
알함브라 궁의 정원에 대해 다룬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취향엔 맞지 않아서 보는 내내 졸았습니다. 결국엔 속성 독파.;;;
2.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제목이 재미있지요?
가크란은 이 책을 빌려달라 부탁하면서 "초콜릿칩 쿠키가 살해당해 다른 쿠키들이 그 범인을 찾는 책"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시체가 발견된 현장에서 초콜릿칩 쿠키가 발견되자 그 쿠키를 만든 미스 한나가 직접 팔을 걷고 범인 수색에 나선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간중간에 쿠키 레시피가 들어가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_-
나중에 쿠키 레시피만 따로 모아 정리하다 보니 번역이 개판이로군요. 레시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나봅니다. 재료만 나오고 분량이 나오지 않았다던지, 분명 티스푼인데 스푼이라고만 써두어서 분량을 착각하기에 딱 좋게 되어 있다든지 말입니다. 레시피 자체도 직역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거기서 200점 감점되었지요.
레시피가 대체적으로 버터, 설탕이 듬뿍 들어갔다는 것도 미묘.........;
3.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대박입니다.
내용도 독특하고 구성도 재미있고요. 하지만 처음에는 조금 지루하기도 해서(역사책이 땡기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역사책이 읽고 싶어질 때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건데 아쉽습니다.) 약간 건너 뛰어가며 봤지요. 하지만 맨 뒤의 루이 15세부터는 완전히 이야기에 몰입해가며 읽었습니다.
구성이 독특하다고 하는 것은 각 챕터의 시작이 그림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시대 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그림을 골라 거기에 들어간 소품과 상황 설정을 체크해 하나하나 생활상을 풀어나갑니다. 저자가 앤틱 오브제 관련일을 하고 있다보니 그 시대의 가구와 생활상, 제작법에 대한 아주 상세한 설명도 나와 있습니다. 단순히 가구나 소품 이야기만 다룬 것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과 제작된 이유,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자세히 소개했군요.
특히 루이 14세, 15세를 거쳐 마담 퐁파두르와 루이 16세 이야기까지는 흥미 진진했습니다. 루이 13세의 사망 후 찬밥신세였다는 루이 14세, 소심하고 유약한 이미지로만 기억하고 있던 루이 15세나 16세가 의외로 똑똑했다는(...) 것도 신선했고요.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토록 지탄을 받았던 것이 적국의 공주였기 때문이며 그렇게 노출된 왕가의 삶을 견딜 수 없어서라는 것도 수긍할만 합니다.(다른역사서에서는 뭐라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몰입해가며 읽다보니 마지막 챕터, 혁명 동안에 얼마나 많은 예술품이 사라져 갔는지, 프랑스 왕실의 보물들이 어디로 어떻게 팔려 나가고 부서졌는지는 가슴이 아파서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사보나롤라 때도 그랬지만 혁명이란 것은 지나치게 과격하면 "폭행"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과유블급. 뭐든 지나치면 독이되지요.
앤틱 가구나 오브제와 관련된 책이 더 있는지 찾아서 읽어보렵니다.+_+
(이러다 앤틱 뷰로에 반하면 난감한데..;)
카페인 금단증상에 시달리며-요 이틀간 카페인 때문에 밤잠을 설친 것을 생각하면 카페인 금지는 타당함-커피 견문록이라는 책을 봤습니다. 책 사이즈도 마음에 들고 종이도 가벼워서 마음에 들지만 내용은 전혀 마음에 안듭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배낭여행객이 커피와 관련된 문화를 찾아서 전세계를 떠돈다라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제 취향과는 백만광년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지역과 밀착된 여행을 해야 지역 고유의 커피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 이런 여행은 싫어요.OTL
그에 반해 어제 읽은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는 여러모로 커피 견문록의 반대에 서 있군요. 일단 책이 무겁습니다. 올 컬러의 아트지라 책 무게가 만만치 않습니다. 괜히 아트지로 만든 책도 아닌게, 책의 절반 가까이가 중세 예술장정책의 사진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고풍스런 필기체에 장식글자들과 채색 삽화들. 베리 공의 성무시도서보다도 더 아름다운 책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샤를마뉴(라고 쓰고 찰스 아저씨라 부르지만;)의 문예부흥즈음부터 시작된 예술장정책들은 여러 왕실들과 수도원들의 관심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그 누군가의 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가 되었지요.
슬픈 것은 이 책들을 구하려면 제 10년치 월급을 쏟아 부어도 소용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하기야 16세기에 만들어진 한국의 목판인쇄본이나 활판인쇄본을 구하려 해도 웬만한 전세값 만큼은 나갈진대, 13세기에 만들어진 예술장정본을 구하려면 그 정도 돈으로는 어림없지요.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구텐베르크의 성서도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게다가 이쪽도 한정 생산. 첫 쇄가 100부를 넘지 않았다고 했던가요.)
윌리엄 모리스의 초서시리즈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가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집에 모셔왔다가 혹시라도 책에 누가 된다면 그게 더 안 좋을 것 같아 마음을 접었습니다. 보는 것만이라면 헤이리에 가면 될테니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렵니다.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는 구입 여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눈은 호강하지만 지갑은 빈곤해지는 것이 도서구입의 기본 원칙이니 좀더 머리를 쥐어 짜야겠네요.
지난 4월에 질러둔 책이 5월 중순이 되어서야 도착한 것은 사정이 있어서였고, 집에 입성한지 한참 되었는데도 안 올렸던 것은 다른 포스트 거리가 밀려서였습니다.
어쨌건 BB파라~의 은영전 타롯카드 일부랑 포스트카드에 타레얀다, 그리고 G-Defend 일러스트 설정집입니다. 대행비 합해서 얼마나 들었는지는 비밀~♡ 그래도 환율이 낮은 편이라 할만 했습니다. 목돈이 나가서 문제였지만요.
그리고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어제 읽을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게 만든 책이었는데 눈 딱감고 들고왔습니다. 읽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개 속도도 빠르고 한 번 손을 대면 내리 읽어야 하는 계통의 책이더군요. 역시 손안의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안의책에서 나온 소설들을 손대기 꺼려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교고쿠도 시리즈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차가운 학교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쪽은 공포보다는 추리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교고쿠도가 추리소설이라지만 제게는 공포소설로 읽히는 것과는 정 반대라니까요.(...)
추리소설이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책 뒷편에 나온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어느 눈 오는 날. 학교에 등교한 여덟 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것이 자신들 뿐이며 완전히 밀폐된 학교라는 이질적 공간에 갇힌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원래 자신들이 여덟 명이 아니라 일곱이며 여기에 지난 축제 때 자살을 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리 된다면 누가 자살을 했는지 찾아 내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기억 자체가 흐려져 있어 누가 자살을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그저 그 자살을 한 학생이 의외의 인물이었다라는 사실을 빼고요. 여러 힌트가 나오기 때문인지 해결편 직전에 "누가 자살한 학생인가"와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묻는 코너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사람이 맞긴 했지만 해결편에서 실마리들이 풀리는 것을 보고는 쓰러졌습니다. 설마 그런 복선이 뒤에 깔려 있었을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결편부터 그 뒷부분을 읽으면서는 앞서 이야기에서 이 이야기가 그거였구나라며 앞 뒤를 오가며 읽게 됩니다.
꽤 마음에 든 책이라서 한동안은 몇 번이고 꺼내볼 듯합니다. 최근의 서가 다이어트만 아니라면 냅다 샀을지도 모르는 책. 주변 친구들 중에서 볼만한 사람에게 홀랑 던져 주고는 가끔 생각날 때 빌려다 볼까요? 음훗훗훗훗....
읽기는 많이 읽고 있는데 리뷰는 계속 안쓰고 있었습니다. 출퇴근하면서는 계속 책을 보고 있으니 소화되는 양은 많지만 남는건 없었다는 반증일까요.
스마일즈의 검약론은 엊그제 한겨레21에서 자조론이 일제시대 번역되었고 그 목적이 무엇이었다고 듣는 순간 정이 뚝 떨어졌습니다. 거기에 저는 검약론에서 말하는 것을 그대로 실천할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취미생활만 몇 가지인데 그걸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거죠.
(생각나는 것만 적자면 온라인 게임, 퀼트, 십자수, 소품만들기, 천수집, 책수집, 홍차, 커피, 레시피 수집, 슬슬 먹거리도 만들고 있고, 거기에 맛집 기행에 케이크 기행에 커피 기행도 있고, etc. )
그래도 사회초년생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 좀더 고삐를 조이자는 생각은 했으니 성과는 있었던 셈입니다.
안도현씨가 편집한 고양이는 어디서 명상하는가.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강력 추천합니다. 하지만 자칫하다가는 집에 고냥마마님을 모시고 오게 될 수 있으니 그 뒷감당을 하실 수 있는 분들만 읽으시는게 좋을듯합니다. 저는 제반 상황을 열심히 떠올리며 간신히 참았습니다.
기타무라 가오루의 이야기꾼 여자들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은 분위기가 닮았습니다. 도쿄기담집은 읽을 생각이 없었지만 지하철 안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꺼내 들어 읽었는데 쉽게, 술술 넘어가는 단편집이더군요. 몽환적이고 뭔가 붕 떠있는 듯한 느낌의 환상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무협형 판타지 소설과는 100만광년 정도 떨어져 있으니 유념하시길. 그런 류의 판타지가 아니라 환상소설쪽입니다.)
이야기꾼 여자들도 비슷합니다. 읽고 나면 부럽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 침체되어 있지만 안온한 그 분위기도 마음에 듭니다. 무엇을 부러워했는지는 보시면 아실겁니다.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여행이야기는 시간대를 잘 선택해서 읽으셔야 합니다. 세계 각지의 음식 이야기가 나와 있는 고로 식전이나 다이어트 중, 저녁 시간에 읽으면 상당히 힘듭니다. 시간 안배가 중요한 책이지요. 둘쎄 데 레체 외에도 미트볼 스파게티나 베이글 샌드위치나, 동남아쪽 음식들이나 포 등의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합니다. 몇 번 읽어도 재밌는 음식책입니다.
알래스카의 늙은곰이 내게 인생을 가르쳐주었다라는 긴 제목의 책은 제목 미스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보고 관조하며 인생을 논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굳이 비교하자면 로빈슨 크루소와도 같은 삶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의 일지입니다. 로빈슨 크루소, 15소년 표류기, 나의 산에서 등이 취향이라는 분께 권합니다.
알래스카 오지에서 직접 통나무를 자르고 오두막집을 짓고 그 안에서 자급자족하며 생활하는 것이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지니, 조금은 부러웠습니다. (조금만 부러웠던 것은 제가 이런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능력 부족이예요.;;;) 다른 건 몰라도 효모 팬케이크와 효모 비스킷, 블부베리 잼은 어떻게든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효모랑 생 블루베리를 구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아, 재미있었던 걸로 치자면 이 포스트에서 소개하는 책들 중에서 단연 1위입니다.
그리고 대박은 이 책. 김서령의 家. 부제가 "우리시대 교양인들이 사는 곳, 격조높고 아름다운 집으로의 초대"입니다. 이곳에 소개된 사람들이 교양인인지 아닌지는 교분을 갖지 못한 제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저자가 소개하는 대로, 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집구경을 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느낌은 이랬습니다.
혹시 죽비를 아십니까? 선방에서 스님들이 공부할 때, 잠깨라고 목덜미를 후려치는 그 회초리. 인사동에서도 팔고 있으니 보신분들이 많을겁니다. 소리도 장렬하지만 맞았을 때의 느낌도 참 장렬합니다. 초등학교 때 한 대 맞아봤는데 아팠다기보다는 그 뒤따라오는 소리에 놀라서 몰래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부모님들 108배 하시는데 쫓아갔다가 자야하는데 안자고 놀다 걸려서 혼난겁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죽비로 목덜미를 후려맞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어디 한 군데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는지라 더 그렇게 생각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먹고 자고하는 곳이 아니라 생활 공간이며 그 생활이 삶이 되어 겹겹이, 켜켜히 쌓여 만들어지는 곳이 집, 家, home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등장하는 분들의 나이대가 30대 중반 이상에서 60대, 혹은 그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 그런지 여기 소개되어 있는 집들은 다 살아 있습니다. 어디에 있든 간에-그렇다 해도 다세대 주택은 있지만 아파트는 없었습니다. 역시 정원을 가꾸고 관조하고 관망하고, 집을 만들어가는 곳은 아파트보다 열린 곳이 적당하다는 이야기일까요-위치를 막론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더군요.
그냥 집이라고 생각하면 관리하기 쉬운 아파트를 떠올리고 그 안에 내 공간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혼자 단촐하게 살기에는 그런 아파트가 편할지는 모르지만 여러 수고로움을 겪지 않고는 내 집을 만들 수 없다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맛보았지요.
아직 꺾어진 60은 아니니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언젠가는 진짜 내 집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다만 집을 건축할 경우 땅값과 건축비와 설계비를 감안해야하니 등골 휘게 모아야겠군요. 주변에 건축쪽 일 하시는 분도 있으시니 사전에 많이 의논을 해서 제대로 된 집이 나오도록 노력을....(오늘도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나봅니다.-_-)
이번 여행에서 들고온 몇 권 안되는 책 중 하나가 델피니아 외전입니다. 지난달에 치즈루에게서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행가면 사오겠다고 벼르고 있었지요.
항상 도쿄 여행 때마다 책을 들고 무겁게 다닌 덕분에 이번 만큼은 책을 안사겠다고 결심했고, 실제로도 사온 책은 달랑 네 권입니다.(그중 한 권은 마쟈님이 부탁한 FSS 12권. 다음 번개 때 들고 가겠습니다~)
델피 외전의 소개를 간략하게 보고는 저 표지의 인간들이 과연 누구인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말 것도 없이 나시아스와 발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작가가 예고한 대로 이 책에는 비전하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나시아스. 대부분의 이야기가 나시아스의 시점에서 진행되며, 발로의 시점에서 보이는 부분은 적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두 사람의 만남입니다.
언젠가 본편에서 나시아스가 슬쩍 이야기 한 적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자세하게, 그리고 그 당시 나시아스가 발로에게 느꼈던 감정 등이 아주 소상히 나와 있군요.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내용 폭로가 되니 그 부분은 접습니다.
다만 내용은 조금 알고 싶다는 분들을 위해 1차, 2차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요.
-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의 나이는 발로 12세, 나시아스 17세입니다.
- 그 당시 두 사람은 서훈 전의 견습생이었지만 기사단의 특성상, 그리고 신분 문제상 취급은 묘하게 달랐습니다.
- 나시아스는 발로의 검술 스승이었습니다.(靑出於藍靑於藍?)
- 아에라 공주는 이제나 저제나 척살대상 1호입니다.
- 라모나 기사단장 나시아스가 발로가 표현한 대로 음흉한 너구리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밝혀집니다.
- 발로의 여성편력은 아버지가 가르준 것입니다.
- 현 독수리 부단장, 흰백합 부단장, 독수리 단장의 아버지, 최대 괴물의 아버지 얼굴이 등장합니다.(일러스트상으로)
- 제목은 큰독수리의 맹세. 당연히 큰독수리는 발로입니다.(무슨 맹세인지 필터를 작동시키지는 말아주세요.OTL)
- 영문 제목은 이렇습니다. A RECORD OF THE Delfinian War - Eagle & White Lily. 본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영문제목의 "센스"에 배를 잡고 넘어갈지도요.
이정도까지는 완전한 내용 폭로는 아니라고 보지만 혹시라도 지나치게 밝혔다는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적해주세요.
그리고 본격적인 내용 폭로.
줄줄 이어서 쓸 자신이 없으니 위에서처럼 간략하게 나가도록 합니다.
- 소설 띠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그 남자뿐이었다. 혼자서 한 사람의 기사로서 내게 접근한것은. 서로의 신분을 알고서도 태도가 바뀌지 않은 것은.
- 그렇기에 나는 맹세한다.
-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정확히는 델피니아 내 기사단들의 친선 시합에서였습니다. 이 당시 라모나 기사단 대표(그렇지만 기사 견습생;)이자 우승자인 나시아스에게 발로가 "무례하게" 대련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틸레든 기사단에서는 발로에게 이긴 나시아스가 무례하다고 생각합니다.
- 틸레든 기사단의 단장은 전형적인 귀족층입니다. 물론 썩었다는 수식어도 들어갑니다.
- 아에라 공주는 델피니아 왕국 내 현숙한 귀부인으로 이미지가 되어 있지만 실상 음란하기로 뒷소문이 많습니다. 위에서 척살 대상 1호로 놔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감히 나시아스를 건드리려 하다니!
- 아스틴은 나시아스보다 여덟 살 연상입니다. (그렇다면 발로보다 13세 연상) 그런 아스틴이 젊어서부터 발로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뒤치닥거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에라 공주의 문제 때문입니다.
- 발로의 신경줄은 왕국 최대 괴물인 모 국왕(현 국왕) 못지 않게 이상합니다.
- 발로나 나시아스나 기사단에서는 이례적인 케이스. 둘다 약관의 나이로 기사단장이 됩니다. 발로 쪽이 나시아스보다는 조금 빨랐습니다.
- 비르그나를 지키는 라모나 기사단장은 어찌되었든 너구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파라스트의 너구리를 방어하려면 이쪽이야 말로 대왕 너구리나 천년 묵은 너구리여야 하니까요.(발로도 한 차례 언급했습니다.)
후반부에서는 워리를 처음 만났을 때의 나시아스나 발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전하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10장에서는 비전하의 초상화 이야기와 함께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 본편 1*권에서의 봄바람과 관련하여, 외전 10장에서는 베이비 붐이 일어납니다. 주인공인 나시아스는 30세의 초산 산모가 산통이 심해 어쩔 줄 몰라하더군요. 무사히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 발로야 본편에서 이미 남매를 두었지만 갑자기 아들이 생깁니다.(...) 그와 관련된 로자몬드의 반응.
"....늦든 빠르든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줄 알았지만...."
로자몬드도 역전의 용사입니다. 이런 일로 놀라지는 않았지만 발로는 모종의 이유로 호색한이라 비난받습니다.(자신도 그럴 줄 몰랐다고 변명하지만....) 사실 그 뒷부분도 더 쓰고 싶지만 넘어갑니다. 번역본이 나왔을 때 가장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 베이비 붐은 남아 강세입니다. 괴물은 아들을, 괴물의 소꿉친구는 딸을 얻습니다. 독수리가 아들을 하나 더 얻었으니 딸은 달랑 밀짚머리와 독수리한테만 있군요. 역시 대를 잇는 문제가....
- 비전하의 초상화와 관련해서 괴물과 소꿉친구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사전도 없는 날림 해석이니 대강대강 봐주시길)
(왕)"나는 어떤 모습의 왕비라도 만난다면 좋겠는데."
(독기장)"간단하게 말하지마. 나는 그렇게 낙관적이 되진 않는다고."
"그래?"
"그래. 생각해봐. 그 리는 내가 봐도 미소년이었잖아. 내 아내는 나한테 빠졌지만, 폴라는 뭔가 열렬히 왕비를 좋아했으니 그 왕비가 그렇게 미소년이 되어서 돌아온다면 어떻게 되겠어?
이혼이고 뭐고 필요없이 홀랑 폴라가 리한테 날아가겠지요. 독기장의 판단이 옳습니다.
그 뒤 독설의 양대 산맥인 독기장은 리가 어떤 모습이 되어도 좋다는 왕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 델피니아에 단 한 명,왕비가 여자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잘라 말하는 녀석이 그 왕비의 남편인 국왕이라니..." (역시 날림 해석도 아니고 의미만 전달하기;)
보고있자니 행복했습니다.
어제 온종일 투자해서 읽어내려갔지만 그래도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오늘 다시 델피니아 본편을 붙잡고 있고요.
작가의 말을 보면 델피 본편이 끝났을 당시 신기루처럼 남아 있던 이야기를 풀어 써냈다고 되어 있습니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10장을 보면 더 이상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리의 이야기는 다른 소설을 통해 나오고 있으니까요.
다른 무엇보다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일러스트입니다. 아직 소년일 때의 나시아스나 발로는 정말로, 정말로 귀엽습니다. 읽다보면 하는 짓도 정말 귀엽습니다. 나중에 오키 마미야씨의 일러스트집에 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언제쯤 나올까요. 나올 때를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올해 3월 25일에 나온 책이라 번역본으로 나올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그 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야지요. 언제쯤 나올까나~♡
어제도 올린 그 책.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를 읽는 도중 뒷 목을 잡는 부분이 있어서 올립니다.
(중략)
뜻하지 않은 질문 세례를 받은 쿵카를 쉬도록 보내고 나서 우리는 티베트에 관한 얘기를 더 나눘다. 유학생 희가 베이징의 학교에서 겪은 일을 들려주었다. 희를 가르치던 중국인 교수 한 명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도 노벨 평화상 받은 사람이 있다."
희가 열심히 머릿속으로 그 사람이 누군지 생각해 보는데 교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바로 달라이 라마다."
(중략)
말문이 막히고,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습니다.
티베트에서의 역사 조작이 한국 역사에도 중요한 이유는 저와 똑같은 짓을 옌벤 조선족 자치구에도 중국이 벌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구려의 역사를 조작하고 그들의 역사라 주장하면서 중국 땅 여기저기에 남긴 고구려의 유적들을 자기 것이라 주장하며 한국인 학자들의 조사를 막는 것이지요.
그리 되면 광개토대왕은 중국인이며, 대조영도 중국인입니다. 장수왕도, 무휼도, 호동왕자도 이제 더 이상 한국인이 아니게 됩니다. 자랑스런 우리의 조상들이 아니라 중국인이 되는 겁니다.
아침에 한겨레21을 읽다가 티베트의 현실과 독립운동에 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정확히는 읽고 있는 도중에 생각나는 것이 있어 글을 씁니다.
어떻게 보면 사랑의 찬가 같아 보이기도 하는 묘한 책이지요?
분명 사랑에 대한 책은 맞습니다. 대신 에로스적인 사랑이 아닌 사람 대 사람에 대한 사랑입니다.
어제 퇴근길에 이 책을 집어 들고 갔다가 다 못읽고 도로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동생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내내 잊고 있다가 한겨레 21 기사를 읽으면서 다시 생각이 난 거죠.
자유기고자이자 여행가인 정희재씨가 쓴 글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 전 작가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릅니다. 그저 글이 읽기에 편하고, 생생하며, 가슴을 두드려온다는 생각이 들었을 따름입니다. 읽는 도중에 책을 내려 놓은 것도 가슴이 너무 먹먹해져서 더 읽었다가는 지하철 안에서 펑펑 울어버릴 것 같기에 그랬습니다. 좀더 찬찬히 느긋한 시간과 마음과 손수건을 가지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티베트는 독립국가입니다.
하지만 중국에 의해 강제 점령되었고 지금도 그런 상황입니다. 중국은 절대로 티베트를 놓아줄 생각이 없고 티베트 사람들은 그 아래서 한국의 일제식민지 시대만큼이나-저는 그 시대를 겪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티베트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그것과 같은지 그보다 심한지 알지 못합니다-어두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가졌다는 이유로 끌려가 재판도 없이 5-6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감옥에서는 구타와 고문이 연이어지고요. 가장 힘든 것은 중국의 사상 교육일겁니다. 마오이즘 교육 뿐만 아니라 중국은 티베트를 오랜 세월 지배했으며 티베트는 중국 땅이다라는 내용의 교육을 받고 시험을 봐야 한다니요.
남의 나라 일보듯 하기가 어렵습니다. 일제식민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그런 일들을 겪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티베트 이야기가 인권단체에 제대로 언급되지도 못하는 것은 중국 정부 앞에 설설 기는, 그리고 눈치를 보고 있는 다른 나라들 때문입니다.
하하.
사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체포하고, 연대죄를 물고, 고문하고, 강제 교육을 시키고. 그런 나라가 2008년 올림픽을 연답니다. (사실 88년 우리나라가 올림픽을 열었을 때의 반응들도 그와 비슷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학생운동 탄압과 고문, 그럼에도 올림픽을 연다라..)
먼저 산 책.
지난 주말에 교보에 갔다가 책 구입 열풍에 갑자기 휘말려 두 권을 들고 왔습니다. 제가 주로 구입하는 종류의 일본서적들은 중순 쯤에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에 이 때는 교보문고를 가면 안되는데, 어쩌다보니 가크란과 둘이서 교보에 가게 되었던 거죠.
그리하여 책 두 권을 샀습니다.
(사진 출처는 e-hon)
핫케이크 믹스의 과자 스페셜이란 무시무시한 제목의 책입니다. 내용도 핫케이크 믹스와 다른 부재료들을 이용해 오븐을 쓰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여러 과자들을 보여줍니다.
찜통을 쓰기도 하고 프라이팬에 굽기도 하는데 사실 보고 있자면 밀가루를 대신 써서 만드는 과자와 뭐가 다른가 고민하게 됩니다.
...
그래도 몇 가지는 만들기 쉬워서 도전하고 싶군요. 시간 되는 대로 도전기를 찍어 올리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도전을?)
다른 한 권은 MOE입니다.
(사진 출처는 하쿠센샤 홈페이지)
환율 하락과 함께 최근 몇 달간 꾸준히 구독하고 있는 MOE. 처음엔 다얀 때문에 사기 시작했지만 요즘은 다얀이 있건 없건 사고 있습니다. 표지의 시바왕코, 네코냥코 시리즈는 원서로 구입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통 문화를 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어서요.
한국에서는 이런 시리즈를 낸다 해도 시장성이 없어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입니다. 사실 이런 수준이라면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 책인데 말입니다.
(모 고급 인문서가 초판 3천부도 제대로 안 팔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한숨만........;; 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내용이나 장정이나 다 좋았단 말입니다.ㅠ_ㅠ)
여기에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책 주문을 해서, 가크란이 부탁한 뉴타입(대원판)과 Bon Voyage, 제가 고른 Cafe Sweets 세 권이 어제 도착했습니다. 카페 스위츠는 레스토랑 운영자를 위한 잡지 쪽이지만 이것 역시 열혈 구독중입니다. 이번에 산 것까지 하면 총 여섯 권? 그 쯤 모았군요. 잡지라기보다는 달마다 발행되는 책자에 가깝기 때문에 과월호도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중순의 교보문고 일서란은 두렵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못 봤다고 자기 암시를 걸면서 피한 요리책들이 부지기수인데 말입니다.;;
최근에 읽은 책은 그리 많지 않군요. 서양중세기행, 도시 - 인류 최후의 고향, 현재 읽고 있는 경제학 콘서트. 서양중세기행은 읽는데 일주일이나 걸린데다 맨 마지막 부분은 뛰어 넘었지만 도시 - 인류 최후의 고향은 제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읽는 데 딱 이틀 걸리더군요. 경제학 콘서트는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속도가 붙으니 중반 이후는 굉장히 빨리 넘어갔습니다. 경제학자들이 뭐하고 인종인가를 파악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살 책.
지금 주문들어간 것이 한 권, 주문 들어갈까 고민하는 것이 세 종입니다.
하나는 최근에 완결난 홍염의 성좌. 판타지 소설은 한참 고민하다가 구입하곤 하지만 홍염은 주변에서 평이 꽤 좋은 편이라 전권 구입을 고려중입니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걸리는군요.
예전에 해적판으로 봤던 AI레볼루션의 경우도 구입 여부를 고려중이나 이쪽은 반려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반려된 이유가 참....;)
다른 한 권도 주문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현재 절판되었기 때문에 옥션에서 구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추가 비용이 꽤 들어갑니다. 그렇지 않아도 원가(1200엔)보다도 낙찰가가 높은 편이라 살지 말지 여러 모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환율이 떨어져서 구입 쪽에 좀더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인문서들은 도서관을 통해 구해보는 터라 거의 구입하질 않습니다. 대신 도서관에 주문은 많이 넣는 편이지요.
읽을 책.
커피견문록, coffee,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 대나무(한중일 삼국의 문화 비교서, 이어령씨 책임 편찬),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2, 스위스 디자인 여행, 세계기차여행. 그리고 기타 등등.;
이쪽은 한꺼번에 리뷰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군요.
自嘲가 아니라 自助입니다.
맨 처음 이 책을 들고 왔을 때, 가크란이 책 제목을 보고 왠 자조?라고 되물었으니까요. 하기야 자기 스스로를 비웃는 책이라면 참으로 비참하지 않습니까. 물론 바로 뒤에 self-help라는 원제를 보고 제목의 뜻을 이해했습니다.
책 날개 부분에 나와 있는 저자 소개에서는 이 책을 자기계발(self-help)의 원조 책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아직 10% 정도의 진행을 보이고 있지만 앞부분만 봐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여러 위인들 중에서 이름과 업적을 매치시킬 수 있는 사람이 굉장히 적습니다. 그나마 알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수차례 언급되는 제임스 와트 정도. 그 외 몇몇 있긴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이 더 많습니다.
옛날이야기를 읽는 셈치고 읽고 있는데 그러기엔 책이 좀 두껍습니다. 총 596 페이지니 앞으로도 갈길이 멉니다. 읽기엔 어렵지 않지만 읽다가 지칠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직전에 읽었던 책은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입니다. 보고 났더니 여행이 가고 싶은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같이 실린 괴테의 스케치 실력을 보고 쓰러졌습니다. 연습하고 노력했다 하지만 실력이 상당하잖아요! 게다가 제 취향이기도 합니다. 다른 일 때문에 슬슬 스케치를 해봐야 하긴 하는데 손이 따라줄지 걱정입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미술은 영 아니었는데...ㅠ_ㅠ;;
(사실 작은 스케치북에 색연필 들고 다니면서 지나다니는 풍경 스케치하는 것은 여행의 묘미 아닙니까.;;;)
다음번의 여행은 가능한 장기 여행으로, 느긋하게 시간을 갖고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면서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돈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OTL
스파이럴 - 추리의 띠가 15권으로 완결되었습니다. 전혀 모르고 있다가 엊그제 생협 모임에서 본 파후 최근호를 보고 확인해서 어제 달려가 사왔습니다.
추리만화는 이것 저것 보고 있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는데 스파이럴은 개중에서 꽤 마음에 드는 편입니다. 가장 싫어하는 것을 들자면 역시 긴다이치 하지메. 아케치 경감을 제외하고는 취향인 사람이 전혀 없고, 소년만화계라 끈적끈적한 느낌이 싫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최근에 그 녀석의 할아버지인 코우스케의 옥문도를 읽고는 "지 할아버지의 명예를 건다면 그 끈적끈적한 짓은 그만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쪽은 그래도 숙맥이라고요. 물론 옥문도에서 완전히 숙맥인 것은 아님을 보여줬지만 손자녀석하고는 딴판 아닙니까.
코난도 나쁘진 않지만 이쪽은 핫토리 헤이지가 더 좋습니다. 거기에 코난은 10년째 나이도 안 먹고 초등학생으로 버티고 있으니 그 비현실성에 완결날 때...는 아니더라도 일단 신이치로 돌아가게 되면 다시 보려고 합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요. 완결을 기다리는 것보다 이게 더 힘들지도 모릅니다.(하.하.하.)
스파이럴은 앞서 든 두 타입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에피소드 중심으로 편이 끊어져 있는 긴다이치~나 코난과는 달리 한 가지 중심 이야기를 두고 그 안에서 다른 사건들이 얽혀 나가면서 끈끈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의 이야기는 허탈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내용을 이야기하면 재미가 떨어지니 넘어갑니다.
사실 스파이럴을 다른 두 이야기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취향의 그림이기 때문입니다. 미형의 소년들이 꽤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거기에 등장하는 외모의 나이를 모아 평균을 내면 절대 스물을 넘지 않습니다. 나이 든 사람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작가가 어른 그리는 것에 약하다는 이야기인지도요.^^a 그래도 가장 취향이었던 모군은 뒷부분에서 거의 등장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나루미들이 주인공인지라 어쩔 수 없었지만 기왕이면 좀더 자주 등장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것이어도 상관없으니.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자기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야.".
어쩌면 작가들은 이 대사를 위해 이 시리즈를 써온 것인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묘하게 공의 경계와도 겹쳐지는군요. 그 쪽에서의 이야기와는 미묘하게 다르지만.
이제 카페 알파만 기다리면 됩니다!
(완결되었으니 혹시 아니메이트에 관련 상품이 풀렸을까요? =_=a 그럼 다녀와야 할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