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조금 길지요. 하지만 제목이 책 내용을 그대로 말하네요. 요리연구가나 음식 만드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부엌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고 몇 가지 살림법을 곁들인 책입니다. 만약 도서관에서 먼저 발견하지 않았다면 교보에서 구입했을텐데, 그렇게 되지 않아 다행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도 영 마음에 안 찼거든요. 구입해서 보았다면 후회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마 이건 제가 워낙 많은 부엌을 들여다보아서 그럴겁니다.

일본의 『天然生活』부터 시작해, 부엌과 관련된 책은 꽤 많이 모았다가 꽤 많이 처분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천연생활의 압축 버전일지도 모르지요. 한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책이 거의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책 평가는 높은데 저는 별로 마음이 안갔습니다. 이미 일본의 책을 통해서 다 엿보았거든요. 한국 부엌 특유의 모습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부엌을 너무 깔끔하게 해두어 살아 있는 느낌이 안듭니다. 거기에 부엌의 구조(평면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체 풍경이 보이는 것도 아니라 이리저리 짜맞춰가며 상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피곤해지더군요.OTL

거기에 실린 부엌들 중에 가지고 싶은 부엌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먼산) 이런 부엌에서 나도 일하고 싶다거나, 나중에 이런 부엌을 가지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었습니다. 그것도 이 책의 평가가 떨어지는 이유고요. 일본책을 보지 않으신다면 보실만하겠지만 아니라면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효자동 레시피』의 저자 신경숙씨(소설가와는 동명이인;) 부분은 몇 번 다시 들여다 보게되더군요. 특히 티이타님께는 도움이 될듯..? 아이 이유식하는 방법이 살짝 나와 있거든요. 참고하시와요.+ㅅ+ 전 견과류 쿠키가 마음에 들어 집에 만들어 둘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주현. 『갖고 싶은 부엌 + 알고 싶은 살림법』. 중앙북스, 2012,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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