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 책이 나온 것이 2002년이라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입니다. 한국에 번역 출간된 것도 2002년인데 자료를 보면 원서도 그 때 나온 것이 아닌가 싶군요. 어떻게 보면 네트워크 이론을 알고자 할 때 입문서로 참 좋은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아마 2004년일겁니다. 그 때 도서관 서가를 탐색하다가 아주 깨끗하고 손 때 하나 안 묻은 책이 있어 궁금한 김에-게다가 출판사가 익숙하길래 집어 들었지요. 그리고는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10년 가까이 흐른 셈인데, 몇 가지 내용을 제외하고는 홀랑 잊어서 다시 한 번 볼까 하는 생각에 빌려 왔습니다. 지금 보니 이거 물건이네요.; 지금 시점에서 이야기를 대입해 보아도 어색함이 없습니다. 네트워크 이론의 기본들을 보여주고, 그 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까요.

페이스북이라든지 트위터로 네트워크나 사람들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 낯설지 않지만 인터넷 초창기에는 네트워크가 뭐냐는 분위기도 많았나봅니다. 네트워크 연구 초창기, 인터넷 초창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니 그쪽 입문서로도 좋고요. 하지만 멱함수 같은 수학 용어도 자주 등장하니 조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의 시작은 예수 그리스도보다는 그 세일즈맨(!)인 사도 바울(사울)에게 큰 공이 있다는 점을 들고 있으니 여기부터 시작해 이야기를 읽어나가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수학적인 이야기는 슬쩍 건너 뛰어도 좋고요. 아마 첫비행님은 반색하며 보실테고, 티이타님도 재미있게 보실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빙고님은 어떨지..^^; 수학 이야기가 꽤 많거든요.

한국 학자의 이름도 종종 등장하는데 네트워크 이론 관련해서 이름을 몇 번 들어본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ㅂ';


A. L. 바라바시. 『링크: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강병남, 김기훈 옮김. 동아시아, 2002, 16000원.


가격 찾아보러 교보문고 들어갔더니 50% 할인중이군요..T-T 왠지 아깝다....


덧붙임.
사실 읽었을 때는 굉장히 재미있게 보아서 쓸말이 많았는데 요즘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쓰려던 말이 홀랑 다 날아갔습니다. 적어둘걸! 조만간 다시 한 번 읽고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botany란 단어는 어디선가 종종 들었는데, 이게 식물학을 가리킨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아니, 처음 인지했습니다. 식물과는 별 연관이 없어보이는 철자라 전 패션이나 의상디자인 쪽인줄 알았지 뭡니까.ㄱ-;

하여간 이 책의 원제는 『The naming of names』로, 넓게는 식물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마무리는 린네나 그 시대 사람들로 끝난다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하지만 시작이 만만치 않아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이자로 아리스토텔레스 사후 소요학파를 이끌었던 테오프라스토스가 주역입니다. 과학적으로 식물에 접근해, 식물을 어떤 식으로 분류하고 나누어야 하는지, 약초학이 아니라 식물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최초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뒤 몇 천년 간 묻혔습니다.(...) 대부분 약초에만 관심이 있지, 그 분류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어떻게 식물학자나 식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식물을 제대로 묘사하고 그에 대한 책을 썼는가에 대해 다루면서 식물학이라는 학문이 자리잡기까지를 다룹니다. 원서 제목이 왜 저런지는 직접 보시면 아실겁니다. 그러니 설명은 넘어가지요.
하여간 이런 내용이라 이 책의 한국 번역 제목이,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고대 희귀 필사본에서 근대 식물도감까지 식물인문학의 모든 것』인 것도 당연합니다. 이 제목이 이 책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자, 일단 저격(!) 대상은 B님과 C님과 T님. T님은 식물학에 관심이 있으시니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물론 재미없으시면 뒷부분에 집중해서 보셔도 좋습니다. 식물학의 역사 전반을 다루고 있으니 꽤 괜찮거든요. 번역도 이 무지막지한 주제분야를 생각하면 상당히 훌륭합니다. 몇몇 인물 명에서는 걸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대단합니다. 그리스어부터 시작해 라틴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기타 등등을 망라한 이름을 이렇게까지 깔끔하게 번역하고 있다는 것이 말입니다. 거기에 각 인물명 옆에는 철자도 함께 달아놓았습니다. 물론 한 번만. 처음 등장한 인물에 대해서는 그 옆에 작은 글씨로 원래 이름을 놓았으니 위키백과든 사전이든 뭐든 찾기 편하겠더군요. 거기에 책 뒤에는 아예 성의 알파벳 순으로 주요 등장인물을 소개합니다. 간략하게 나왔지만 이해하는데는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이들에 대한 연표도 따로 다뤘고요. 만세! 이런 멋진 책이라니.;ㅂ; 입문서로는 그만입니다!

C님을 낚을 최적의 요소는 제목에도 나오지만 필사본입니다. 그러니까 이 저자, 대단해요. 유럽 각지의 유명 도서관에 들어가 식물과 관련된 여러 고서들을 열람신청해 일일이 보고 있었나봅니다. 사진과 그림이 풍부한데, 그 절반 정도는 그런 고서들에 실린 그림과 글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C님께도 추천. 고서 보는 것만해도 눈이 호강합니다. 예를 들면 케임브리지의 고서도서관에서 감시자의 눈길을 받으며 책을 보고 있었다거나... (부럽다.;ㅂ;)

B님도 좋아하실 겁니다. 식물학이라고는 하지만 과학 전반의 이야기이고, 처음부터 저자는 '초기 식물학 서적의 그림 은 개판이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그림의 역사도 얼추 얽혀 있습니다. 초기에는 식물을 제대로 묘사하지 않았고, 이게 실제 있는 식물이 맞는지 아니면 상상으로 그려 넣은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랬는데 르네상스기를 거치면서 점차 식물 그림이 세밀하고 섬세하게 발전합니다. 그리고 그 최고봉은 알브레히트 뒤러. 뒤러의 그림은 이 책에도 실렸는데, 정말,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저자에게는 '그 어디(식물학 서적)에도 없었던 환상적인 그림'이겠더라고요.


기본은 교양서지만 꼼꼼하게 읽으면 유럽 지성사에 가까울지도 모르며, 그 식물학자(나 관련학자)들의 네트워크도 함께 다루고 있으니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네트워크 이야기를 왜 꺼내냐 하면 웃지요. 그 이야기는 다음 글로 넘어갑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님.:)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껍데기는 못 보았는데 이런 거였군요. 예쁩니다. 하지만 속표지도 참 예쁘다능!


애너 파보르드.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구계원 옮김. 글항아리, 2011, 38000원


덧붙임.
가격이 상당하지만 아깝지 않습니다.
원래는 이 책말고 다른 책들 리뷰를 함께 올리려 했는데, 요 며칠 간 읽은 책이 하나같이 별도 리뷰를 올려야 하는 책이라 단권으로 올립니다.

일단 T님. 이 책 보시면 낚이실겁니다. 그러니까 음향기기와 카메라 양쪽에..;....

다카페 일기는 1-2권 모두 한국에도 번역 출간되었고, 나름 팔렸다고 기억합니다. 속 다카페 일기가 나온 걸 본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번역이 빨리 나왔더군요. 하기야 번역 분량이 많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나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이번 권에서도 딸 아들 이름이 바다 하늘로 그대로 나왔군요. 앞서 그랬으니 바꿀 수도 없었겠지만 아쉽습니다. 그리고 리뷰 쓰는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몇몇 부분에서 걸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하;

속편에서도 여전합니다. 우미는 슬슬 오타쿠가 되어가고 소라도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1권 앞부분에는 등장도 하지 않았던 소라가 벌써 초등학생이라니, 시간은 참 빠릅니다. 그리고 짐작했지만 집안의 다른 식구도 바뀌었습니다. 이 부분은 B님이 처절하게(!) 낚이실 거라 생각합니다.

 
교보에서 가져온 3권 표지입니다. 책 자체는 다이어리 등에 사용하는 천으로 커버를 해서 손에 잡는 느낌이 좋고, 아래의 하얀부분은 띠지입니다. 띠지를 꽤 굵게 둘렀지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책 세 권을 나란히 꽂았을 때 상당히 예쁩니다. 신경써서 디자인했지요.
아니, 그건 일단 넘어가고. 중요한 것은 저기 보이는 멍멍이 세 마리입니다. 나이순으로 나란히 앉아 있네요. 맨 왼쪽이 우미, 그 옆이 와쿠친, 그 옆이 단고(당고?), 소라와 카모메입니다. 자, 그러니 B님은 이 사진에 낚이시어 책을 지르소서.(...) 도서관에 들어와 있을 것으로 추정하니 빌려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원서는 아주 비싸거든요.ㄱ-; 하드커버라 가격이 상당합니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
이번 권에서도 다카페의 소소한 일상이 올라왔습니다. 게다가 베스트샷이라 할만한 유쾌한 사진들이 많아요. 보고 있노라면 토끼 사진을 모아 한 줄 코멘트를 달면 이렇겠다 싶은 정도? 게다가 T님이 좋아하시는 아웃포커싱 사진입니다. 하하하; 카메라에 대한 언급은 1권인가 2권에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 홈페이지에 있었나. 홈페이지 주소는 http://dacafe.petit.cc/ 이니 들어가서 보시어요.


이번 책도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ㅅ/


모리 유지. 『다카페일기 3』, 권남희 옮김. 북스코프, 2012, 15000원.

독서라고 적으면서 고개를 갸웃하긴 했지만, 일단 이북에 가까운 형태이니 독서라고 봅니다. 하기야, 연도별 독서목록에서 조아라 소설은 제외하고 따로 목록을 뽑긴 하지요.'ㅂ';
순서는 무작위. 정확히는 파폭 방문기록에서 조아라고 검색했을 때 가장 아래에 뜨는 순서입니다.


1. 매맞는토끼, 조심하세요
요즘엔 연재가 뜸하지만 그래도 올라올 때마다 아껴서 봅니다. 이제 슬슬 언덕 넘어가는 분위기로군요. 그러니까 부모님께 고백한 뒤의 후폭풍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이지만 의외로 전개가 빠르고 빨리 빠지기 때문에 좋습니다. 가온이가 좋은데 요즘엔 등장이 뜸해서 섭섭하군요.


2. Rone, 레이디 바닐라
의외로 어렸을 적의 그 소년이 빨리 정체를 드러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황태자의 약혼식일 것 같은데. 이쪽도 요즘 연재가 뜸해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연재분은 처음보다는 조금 많이 아쉽네요.;ㅂ;


3. 로미나, 얼음성의 태자
동인지 신청해놓고 대기중. 외전이 궁금합니다, 외전이! 가끔 맛보기로 올라오는 외전은 포복절도할 수준이라서요.


4. Riva, 유모는 성격파탄자
이걸 지난번 조아라 독서목록에는 안 올린 것 같은데요. 끄응. 올해부터 읽기 시작했나? 판타지 빙의물에 가까운데 여주인공 성격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연애 노선도 확실하고요. 궁중 암투극이나 로맨스 쪽 분위기를 따라가는데, 일단 주인공(몸)의 신분 문제와 궁중 암투 쪽이 문제가 됩니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중간에 등장한 먼 미래의 이야기를 다룬 외전을 보면 안심하고 볼 수 있습니다.-ㅁ-/


5. 금빛 안개, 비밀정원에서의 티타임
동시에 세 작품을 연재하시느라 바빠 그런지 연재 속도는 느리지만 그래도 꾸준히 올라옵니다. 그 꾸준히의 텀이 길어서 속이 닳지만요. 주인공은 공작가의 외동딸로 천하절색입니다. 하지만 그 외모 때문에 이런 저런 문제가 많이 일어난데다, 과거에 뭔가 사건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끈적(?)하게 달라붙는 황태자에게 열심히 화를 내지만, 정작 황태자가 무덤덤하면 저 사람이 왜 저러나 하며 슬그머니 돌아본다는 분위기라.^^; 그렇습니다. 이런 걸 새침떼기, 혹은 츤데레라고 하는 겁니다.
과거에 얽힌 이야기나, 정치쪽 이야기로 돌아가면 분위기가 가라앉지만 대체적으로는 가볍게 볼 수 있습니다.


6. 카리넬v, 오크 영애
완결! 완결! 완결!
그러고 보니 이쪽은 리뷰를 올린적이 없나요. 희한할세.; 이쪽도 빙의물입니다. 현대에서 사고로 사망했는데, 악마 같은 녀석이 다가와 계약하자하더니만 판타지 세계의 어느 죽어가는 여인 몸에 집어 넣습니다. 그러나 가녀린 여인이 아니라, 사교계에서의 별명이 오크 영애인 공작가의 아가씨 몸이었지요. 그야말로 함정. 뼈를 깎고 골수를 뽑는 고생 끝에 환골 탈태하며 화려하게 데뷔하는데, 다이어트기가 아니라 연애기 맞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이게 근친물이라는 것. 물론 여주인공은 알맹이가 바뀌었으므로 본인이라 하기에는 문제가 있지만 근친물은 맞습니다. 그러니 이런 쪽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손대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주인공이 상당히 세고, 남주인공은 더욱 세기 때문에 다이어트와 정치적 모략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평탄합니다. 상당히 통쾌한 이야기가 많아 좋아요./ㅅ/ 아이쭈님이라면 재미있게 보시... 려나.;;


7. 할리퀸젤, 겨울의 주인
연재 초기에는 열심히 보다가 지금은 잠시 손을 떼었습니다. 주인공이 앞으로 험난할게 빤히 보여서 말입니다. 그래도 20편까지의 분위기는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주인공의 집안은 원래 후작집안이지만, 황후 암살 사건에 휘말려 멸족합니다. 남자들은 사형당하고 후작부인과 그 딸은 가장 황폐한 지역으로 유배를 가지요. 그런데 10년만에, 그 사건이 음모였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그리하여 복권되어 후작가의 딸인 주노가 수도에 돌아옵니다. 여기가 시작부분이지요.
복선이 굉장히 많이 깔려 있는데다가 악역, 혹은 흑막에 해당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대강 짐작이 가기 때문에 완결날 때 다시 찬찬히 보겠다며 포기했습니다. 여주인공이랑 남주인공이랑 고생길이 앞에 창창하게 펼쳐졌거든요. 크흑;


8. 이졸렛, 그녀의 휴가
『이스벨의 손』도 마음에 들었지만 그녀의 휴가도 괜찮습니다. 벌써 복선이 몇 개나 깔려 있는 건지. 앞으로 누구씨들이 고생할 것이 훤히 보입니다. 흑흑흑.
의외로 분위기는 리체르카님이랑 비슷합니다. 마법은 존재하지만 쓸 줄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세계를 배경으로, 집에서 내놓은 영애와 그 소꿉친구들이자 엄친아인 두 남자가 주인공입니다. 설명은 이렇게 하지만 실제 보시면 분위기는 굉장히 다를겁니다.


9. Friedrich, 아빠와 나
완결 났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도 그런게 개인홈에서 완결을 내고 개인지 주문을 받으시더라고요. 끄응. 구입 여부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중인데 어떻게 할지 결정을 못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듯 잔잔한 일상물이지만 결론은 해피와 언해피의 중간쯤이라서 말입니다. 개인지에 그 뒷이야기가 수록되었는지 확인을 미처 못했네요.


10. 호란a, 밤에 빛나는 꽃
아에로크(Aerok)를 배경으로 한 역사(!)판타지입니다. 퀘스트를 성공시켜야 집에 돌아가는데, 그 퀘스트가 아에로크 독립.; 대신 아에로크의 왕이 직업입니다.ㄱ-;
일단 일수 다공에 가까운데 어느 쪽이랑 이어졌는지는 조금 미묘하네요.(실은 결말 부분만 확인하고 그 전 30편 가량을 건너 뛰었음) 결말이 반전이라 생각하는지라 내용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의 성격이 다들 제각각이라 취향대로 골라잡으시면..(읍읍읍)


11. 아스티르, 사신(四神)의 신부
완결났습니다. 정확히는 성인홈에서 연재하여 개인지 낸 작품을 손질하여 조아라에 올린 겁니다. 기본은 달달달달하고 귀여운 이야기. 읽고 있다보면 옆구리를 퍽퍽퍽 찔리다못해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
사신수인 백호, 주작, 청룡, 현무는 100년마다 한 번씩 신부를 맞이합니다. 매번이 아니라, 사신의 신부를 덥석 집어와 놓고 우리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두 달의 시간을 주는건데, 모종의 이유로 누구씨는 1천년간 독수공방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나온 신부에게 덥석 찍혀 같이 지내는 이야기 - 라고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12. 정여롱자의, 아콰터파나
만세! 챕터 3 완결입니다! ;ㅁ; 4편 연재중이니 이것도 열심히 따라가야지요. 요즘 바빠서 읽기만 하고 댓글 못달았으니 이제 곧 한 번에 다 보고 댓글을.......




몇 번 언급하긴했지만; 여기 있는 소설만 읽은 것은 아니랍니다. 아하하; 재독, 삼독한 고설까지 합치면 꽤 많아요.;
Two thums up.

올해의 추리소설로 두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빙고님께는 원서로 보실 것을, 첫비행님과 아이쭈님과 티이타님께는 번역서 쪽을 추천합니다. 번역이 무난해서(걸리는 곳이 없어) 번역서로도 괜찮거든요. 그래도 빙고님은 이미 한 권 보셨다니까 원서를 추천합니다.

이 책도 프님 추천이었지요. 처음에는 아이이치로의 낭패인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아가 두 개, 이가 두 개인 『아아이이치로의 낭패』입니다. 물론 띄어쓰기는 그게 아닙니다. 아, 아이이치로입니다. 감탄사의 아도 아니고 성이 아, 이름이 아이이치로입니다. 거참, 거창한 이름이지요. 번역자 후기를 읽고 왜 이름이 이런지 알고 나서는 무릎을 쳤습니다. 그렇군요. 말하자면 한국어로 가가람이라는 이름을 짓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왜 인지는 번역자 후기를 읽으시어요.

처음 프님의 추천에서는 브라운 신부와 비슷하다라고 해서 덥석 미끼를 물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저자 자체가 일본의 G. K. 체스터튼 소리를 듣는답니다. 과연, 주인공인 아이이치로가 이런 저런 행동의 맥락을 보고 앞으로 이리 될 것이다 예언(!)하는 것이 브라운 신부와 같은 신묘한 능력을 보이더군요. 심리적으로 이런 행동을 할 것이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말입니다. 근데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넘겨 짚는데 그것이 백발백중인 이 청년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물론 엘러리 퀸이나 파일로 밴스 같은 엄친아는 아닙니다. 아주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거든요. 아무 것도 없는데도 허우적 거리며 쓰러지거나 뭔가 작은 일만 있어도 허둥지둥 하는 모습이, 가만히 서 있을 때의 귀공자 같은 분위기를 한순간에 날려버립니다. 입만 열지 않으면 서양인형이라는 장미십자탐정보다 상태가 심각합니다. 외모가 아니었다면 쪼다(...)나 등신(...)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입니다. 게다가 취미가 사진 찍기입니다. 아니, 아예 직업이 사진찍기지요. 그것도 보통 사람들의 시선에는, 정말로 필요 없고 쓸모 없을 것 같은 것만 골라 찍습니다. 특이한 구름이나 특이한 곤충이나 특이한 식물만 찍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 여기저기를 헤메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사건들과도 자주 마주칩니다.
그러고 보니 어수룩하게 보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긴다이치 쿄스케랑과도 비슷한데, 적어도 쿄스케는 아이이치로보다는 자주 똑똑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이치로는 가만히 서 있을 때랑 트릭 풀이를 제시할 때를 제외하면 사람이 뭔가 부족해보이거든요.OTL

그러니까 이 소설은 아이이치로라는 인물 때문에 절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첫 단편을 보았을 때는 그 심리 트릭을 잘 파악하는 것이 대단하다 싶었는데, 몇 편 읽으면 읽을 수록 기괴한 트릭과 상황과 심리와 정황 등에 당황하며, 그걸 그렇게 잘 눈치채는 이 청년에게 홀딱 반합니다. 아, 차라리 외모가 이렇지 않았다면 차라리 귀엽기라도 했을 것을, 외모와 하고 다니는 것이 귀공자 급이니 여자들이 이 남자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혹시 다음에 나올 장편에는 뭔가 로맨스라도 있을까요. 아니, 없을 것 같은데. 양웬리보다도 이쪽이 더 접근하기 어려우니까요.(...)

아아이이치로의 한자명을 빼먹었네요. 亞愛一郞. 한자로는 간단하지요? 하지만 읽는 법은 난감합니다. 하하하.


아와사카 쓰마오. 『아아이이치로의 낭패』, 권영주 옮김. 시공사, 2010, 12000원.
『아아이이치로의 사고』, 권영주 옮김. 시공사, 2012, 12000원.



덧붙이자면.
1권에 해당하는 『아아이이치로의 낭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소설 자체가 아니라 그 뒤에 나온 곤다 만지의 해설입니다. 해설이라고는 하나, 이 소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다루고 있지요. 2차 대전 후, 대만 사람으로 일본 필명(?)은 시마자키 히로시인 傅金泉가 상당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전과 전후의 일본 추리소설을 수집합니다. 소설뿐만 아니라 관련 잡지들도 수집하여 그 컬렉션이 상당히 방대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환영성이라는 잡지를 창간하고 그 잡지를 통해 수 많은 추리소설 작가들과 교류합니다. 아니, 2권인 『아아이이치로의 사고』에서 해설을 다나카 요시키가 썼고 거기서도 환영성이 언급된 걸 보면 판타지 소설작가나 SF쪽과도 관련이 있었겠지요. 시마자키 히로시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 위키 쪽을 참조하세요.(링크)
그러나 잡지란 돈 먹는 하마지요. 결국 환영성은 폐간되고 이 사람의 방대한 컬렉션도 결국 뿔뿔히 흩어집니다. 전무후무한 추리소설 컬렉션이 그렇게 흩어지다니.;ㅂ; 그 부분을 읽으면서 '일본의 추리소설 광들은 도대체 뭐 한 것이냐!'라고 버럭 화를 냈으니까요.
사실 한국이라고 다를 것 같진 않습니다. 이런 컬렉션이 나오면 자신의 막대한 돈을 들여 그 기록물들을 모아 남기는 사람들이 나올까요. 아니, 그렇진 않을 겁니다. 저도 그럴 생각은 있지만 자금이 없는 걸요. 1, 2억으로 될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참 아까운 컬렉션입니다. 그런 컬렉션을 추리소설 협회 등에서 모아 구해서 보존했다면, 차라리 그게 더 좋았을텐데요.
가끔 건축이나 정원과 관련된 서가를 둘러보면 쏠쏠하게 건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쪽 서가를 본 것도 오랜만이네요. 예전에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을 잔뜩 빌려본 뒤로는 한동안 안갔으니까요. 정원 책은 그보다 더 오래전입니다. 독일 정원과 관련된 몇 권을 책을 본 뒤에는 다른 책에 밀려 서가를 찾는 걸 잊었으니까요.
이날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중에서 에시에릭 하우스를 다룬 책이 갑자기 보고 싶어져 찾으러 갔다가, 옆에 정원 책이 있길래 문득 집어 든 것이 이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감상 한 줄 요약.

"영국에 가고 싶어!"

그렇습니다. 이 책은 영국 여행을 굉장히 자극하는 책이므로 여행을 가고 싶은 분들은 부작용이 심각하오니 주의하시길 당부드립니다.-ㅁ-/


이 책은 영국의 유명한 정원사들, 정확히는 정원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해서 정원과 개개인의 필모그래피를 다루었습니다. 그와 함께 살짝 영국 정원의 역사도 다루고 있고요.
사진 자료가 굉장히 풍부하기 때문에 보는 재미도 있고, 글도 괜찮습니다. 몇몇 문장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사진과 함께 전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데도 그리 지루하지 않고 흥미있게 보았습니다. 정원 입문서나 영국 정원의 역사를 보기에 좋습니다. 아마 티이타님이나 빙고님이 좋아하실 것 같네요. 첫비행님은 ... 음, 이거 보시면 차 렌트해서 영국 전역을 누빌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먼산)


1권에서는 영국 정원 디자이너 중 현재를 중심으로 인상깊게 활동하고 있고, 현대의 영국 정원에 많은 영향을 준 최근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루었습니다. 2권은 옛 정원사들을 중심으로 다룬 모양인데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현대의 사람들을 다루다보니 정원 디자인에도 굉장히 호불호가 갈립니다. 일단 타샤 할망의 정원이 영국식 정원이라는 것도 여기서 처음 깨달았고요. 처음 등장한 로즈메리 비어리의 정원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국의 정원이 이런 모습이구나 싶습니다. 아니, 책의 배치 자체가 그렇군요. 처음에는 전통적인 영국 정원을, 뒤에는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거나 독특하고 신기한 정원을 만든 디자이너가 나오네요. 전 후자보다는 전자가 취향이기 때문에 앞에 등장한 로즈메리 비어리의 정원이나 그 다음의 베스 샤토가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비어리의 정원은 딱, 영국 장원의 정원이란 느낌입니다. 물론 공간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비밀의 화원』에서 메어리가 뛰어 놀던 정원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기야 거긴 황야지대니까 이보다는 훨씬 스산하겠지만요. 적어도 저택 주변은 이런 정원이 있을 거라 상상합니다.
베스 샤토의 정원은 그보다는 특징적입니다. 이 정원이 있는 지역은 기후가 영국 내에서도 독특하다 하는데, 그래서인지 불모지, 혹은 황야에 조성한 정원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안 해밀턴 핀레이, 아이반 힉스의 정원은 키워드를 뽑자면 요정, 정령, 아일랜드,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호빗』이 떠오릅니다.-_-; 영국의 이런 판타지 전통은 정원에도 살아 숨쉬는 군요.;
데릭 저먼의 정원은 영국보다는 미국의 바닷가를 보는 것 같습니다. 황량하고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바닷가에 집 한 채가 서 있고 그 옆에 쓸쓸하지만 화사한, 외롭지만 쾌활한 정원이 있습니다. 베스 샤토의 정원과도 조금 닮았습니다.
찰스 젱스의 정원은.... (먼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답군요. 하하하. 물론 정원의 구조물은 수학이나 과학에 가깝지만 『앨리스』 자체가 수학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걸요. 블랙홀이니 웜홀이니 하는 개념을 정원에 구축하다니 영국 + 미국 + 과학자 + 건축가 답습니다. 멋지네요.
제프 해밀턴이나 존 브룩스의 정원은 NHK 일요일 아침에 하는 정원 관련 프로그램에서 많이 본 정원 같습니다.(...) 정확히는 이런 영국적인 정원을 일본에서도 참고하고 따라가려 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니 닮아 보이지요. 이쪽은 소규모로 구획을 나눠 작고 작은 정원들을 나눠 꾸미는 것 같거든요. 실제 제프 해밀턴은 BBC에서 정원 프로그램을 맡아 오랫동안 활동했답니다. 그러니 닮았다고 느끼는 건지도 모르지요.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이 책 속의 사진을 보시는 쪽이 훨씬 마음에 와 닿을 겁니다.


특이한 정원이라 언급한 찰스 젱스의 정원입니다. 이름은 우주적 사색의 정원. 관련 사진은 구글 이미지에서 찾아 들고 왔습니다. 해당 정원의 이미지는 링크를 눌러보시면 더 많습니다.-ㅁ-(링크)
여기서 찾으면 앞서 언급한 다른 정원 디자이너들의 정원도 다 볼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러면 영국 여행에 대한 충동은 드높게 올라갈 것이 분명하고..


책 맨 뒤에는 부록으로 이 책에서 다룬 정원 디자이너들의 유명 정원과 그 정원을 가는 법을 실어 놓았습니다. 영국 지도에는 친절하게 이 정원들이 어디쯤 있는지, 관람 가능 여부와 관람 시간, 히드로 공항을 기준으로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짤막하게 다루었습니다. 뭐, 핸드폰 로밍해서 구글신을 통해 안내를 받으면 어렵지 않게 갈 수 있겠지요. 그러니 어떤 정원을 갈지만 결정하면 됩니다.(...) 그런 겁니다.;


윤상준. 『윤상준의 영국 정원 이야기 1: 12인의 정원 디자이너를 만나다』. 나무도시, 2011, 22000원.

끄응.
이 책을 볼 때마다 불쑥 불쑥 화가 난단 말입니다.ㄱ-;


아래는 『청색의 수수께끼』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소설의 반전이 들어 있으니 가려서 열어 보셔야 합니다. 자칫하다가는 내용 폭로를 당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봐도 이건 오역이네요. 끄응..
B님께는 열심히 추천해드렸는데, 리뷰가 안 올라왔던 걸로 기억을..?;
마침 도서관에 신간이 들어왔길래 잠시 고민하다가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주변에 읽을 책이 없었어요. 업무 중에 시간 남는 동안 볼 책을 골라야 하는데, 몰입도가 높은 책을 집어 들면 업무를 놓칠까봐 그랬습니다. 그래서 몰입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필이라며 골랐지요.

그런데 이 책은 수필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늑대와의 동거기를 적으며 개인적인 삶을 돌아보고, 그 와중에 떠올랐던 여러 철학적인 생각들을 철학이론과 결부시켜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늑대 동거기를 생각하고 집어들었던 사람들은 철학이론을 읽으며 공황상태에 빠지고(혹은 읽기를 포기하고), 심오한 철학책은 아니더라도 가벼운 철학 이야기를 생각했던 사람들은 그 외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투덜거릴 수 있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읽으시면 편합니다. 하하하.

브레닌을 데려올 당시 미국에서는 늑대를 키우는 것이 불법이었답니다. 아니, 악어도 키우는 판에 왜? 호랑이도 가능하지 않던가요. 근데 왜 늑대는 안되지. 혹시 이런 것이 합법으로 돌아온 것이 최근의 일인가요. 하여간 그 때문에 96% 늑대라는 이름은 붙었지만 브레닌은 이종 늑대 간의 혼혈입니다. 브레닌의 외모를 표현할 걸 보자면 B님은 데굴데굴 굴러 다니실 겁니다. "키우고 싶어!"
근데 전 한 시간만에 1천달러 어치를 해먹은(...) 늑대는 도저히 자신이 없습니다.
다만 브레닌을 교육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을지도? 아무래도 둘은 상호 협정 하에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거짓말을 못한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에요. 나쁜 짓 하다 걸렸을 때의 반응이 너무 귀여우니 그 맛에 키우는 것이겠지요. 아니, 저자는 키운다기 보다는 그냥 함께 사는 거지요. 종속 관계가 아니라 대등관계입니다.


번역에 대해서는 조금 걸리는 부분이 몇 있었습니다. 사실 철학이론이 나오는 부분은 신나게 건너 뛰었는데; 눈에 들어오는 부분만 적어봅니다. p97. 시튼 동물기의 시튼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름을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이라 적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시턴보다는 시튼이라고 많이 쓰지 않나요. 물론 영문 철자가 Seton이니 시턴이라 읽는 것이 원 발음에는 가까울지 모릅니다. 그리고 알파 수컷. 유인원들에 대해 언급할 때 가장 힘이 세고 권력을 가진 수컷을 알파 수컷이라 적었는데, 아마 보통은 우두머리 수컷이라고 번역할 겁니다. 우두머리 수컷이 이해하기도 좋지 않을까요. 이런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리고 p.162의 펜리스 울프. 찾아보니 이건 영어쪽의 표현이네요. 보통 북유럽 신화에서는 펜리르, 펜릴이라고 부릅니다. 저도 이쪽이 익숙해서 펜리스 울프가 오기가 아닌가 했는데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틀하고 비슷하게 느껴지는게, 그냥 원어쪽으로 적어주지 싶더랍니다.;

그래도 책 편집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여러 학자들 이름을 언급하면서, 옆에 작은 글씨로 영문명과 생몰년을 함께 적었더라고요. 게다가 인용문과 동일하게 회녹색으로 적고 있으니 통일감도 있습니다. 산만하지 않게 정보를 주니 좋습니다.+ㅅ+
여기에는 기타 등등이 붙습니다. 기타 등등에 해당되는 두 권 먼저.

기타 1. 『확장된 표현형』은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아 졸려~.-ㅂ-/ 이 책 한 권 읽는 사이에 다른 책 네 권 정도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손을 들어도 몇 장 넘어가지 않더라고요. 그냥 포기.

기타 2. 『Q.E.D』 42권.
딱 두 편 들어 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간 듯, 수학적이며 논리적인 트릭을 써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둘다 마음에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뒤쪽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 회사,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_-; 그건 둘째치고 수수께끼의 힌트가 논리학이었거든요. 기사와 건달말입니다. 기사는 참말만, 건달은 거짓말만 하지요. 힌트를 듣고 누가 기사이고 누가 건달인지 알아맞추기!
읽고 있다보니 집에 있는 논리학 퍼즐 책을 다시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이 책 참 재미있지요.


그리고 메인은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이것도 프님의 추천책입니다. 올해의 논픽션이라하셨는데 동감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불편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그러니까 한 소재를 잡고 이야기를 잡아 쓰기 시작하면 그와 관련된 여러 작가, 학자, 문학가, 기타 등등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냅니다. 게다가 몇몇 이야기는 제가 아주 잘 알고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랍니다.
제일 어이가 날아간 이야기는 반 훌릭. 이름이 익숙한 분도 있을테고 아닌 분도 있을 겁니다. 황금가지에서 나온 밀리언셀러에서 이 작가의 책 여러 권을 냈습니다. 한국에 가장 먼저 나온 것은 ... 이라고 쓰다가 검색하니 디자인하우스에서 나온 『종소리를 삼킨 여자』가 있네요. 95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이게 아마 황금가지에서 『쇠종 살인자』로 번역된 책 같네요. ... 아닌가.;
본론으로 돌아가 반 훌릭은 천재입니다. 그 왜, 10살 되기 전에 라틴어를 떼었다는 모 천재도 있지만 이 사람도 만만치 않습니다. 네덜란드 사람인데, 중국학자에 주일 네덜란드 대사였답니다. 자기가 쓴 소설을 자기가 중국어 판으로 만들어 냈을 정도예요. 스물 다섯에 문학박사 학위를 땄다는데 그 전에 대학원에서 언어를 익혔답니다. 그것도 중국어, 일본어,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하하하하하. 네덜란드령 동인도에서 태어났다지만(1910년) 이건 수재도 영재도 아닌 천재의 수준이지요. 35년에 도쿄의 주일 네덜란드 대사관으로 발령을 받고 거기서 일본의 문화를 제대로 배웁니다. 그리고 기타 등등등.... 아놔. 이 사람 이야기를 쓰다보면 왠지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것이 질투와 선망이 복합적...-_-; 하여간 참으로 대단하고 참으로 아까운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반 훌릭의 추리소설은 꼭 읽어보시어요. 이게 네덜란드 사람이 쓴 책이냐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스페인 사람이 어사 박문수나 김삿갓 시리즈를 쓴 것 같은 느낌?; 게다가 한시와 그 어투들을 제대로 구사하는 소설로 말입니다.

이 책은 절대적으로 빙고님께 추천합니다. 단, 원서로 보시어요. 번역은 나쁘지 않은데 원서로 보시는 쪽이 훨씬 감칠맛 날지도 모릅니다. 추측으로 쓰는 건 워낙 이름이 난해한, 그러니까 일문학과 일본 인문학(?), 역사적 인물들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주석을 보지 않으면 이 사람이 뭐하는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실은 봐도 이해하기 쉽지 않아요.;

87쪽에 등장한 개전 점보기은 캐드펠 시리즈에서도 나옵니다. 눈을 가린 채 성서를 펼치고 그 중 한 군데를 짚는데, 손가락이 가리키는 구절이 계시문구입니다. 그 때 괜히 욕심부리던 아저씨 하나는 위니프레드 성녀님께 엄청나게 야단 맞았지요.-ㅁ-; 하여간 그 앞에 나온 책을 선물하며 덧붙인 이야기는 굉장히, 굉장히 마음에 와닿습니다.T-T

번역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 있습니다. 음, 일본어 표기를 통일하지 않은 곳이 몇 군데 있었거든요. 대체적으로 책 제목은 일어제목이 아니라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는 쪽으로 통일했는데, 그건 나쁘지 않습니다. 그쪽이 이해하기도 쉽고요. 다만 일본어 단어들은 가끔 양쪽을 헷갈리게 표기했더군요. 앞부분이 前茶는 전차로 달았는데, 뒤에 책 제목으로 『神道』가 나왔을 때는 『신토』神道라고 표기했습니다.(p.131) 그렇게 다르게 한 곳이 많지는 않지만 몇 군데 걸리더군요.
그리고 간장을 칠해 구운 주먹밥이지 구은 주먹밥은 아니지요.(p.164)
그래도 워낙 책 자체가 어렵고 주석 달기도 쉽지 않고 내용이 방대한지라 번역자가 굉장히 고생했겠다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읽기 수월하게 하였지만 그래도 걸리는 부분은 있게 마련이지요. 직접 읽어보시면 왜 번역자에게 엎드려 절하고 싶은지 아실 겁니다.^^;

책이 쉽지 않으니 일본문학에 관심이 있거나, 책을 좋아하거나, 한학漢學을 조금 알거나,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하신다면 도전할만 합니다. 저는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카토 모토히로. 『Q.E.D. 42』,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3, 4500원.
쓰루가와 신이치. 『책을 읽고 양을 잃다』, 최경국 옮김. 이순, 2010, 12800원



프님의 2012년 대출 목록(링크)을 보다보니 끌리는 책이 많았습니다. 한 번에 다 빌리는 것은 무리고, 그 중 일부만 골라 그 중에서도 또 일부를 빌려서 들고 왔습니다. 그렇게 빌려 읽은 책이 지금까지 세 권. 하나는 앞서 올렸고 다른 한 권은 이 다음에 따로 올릴 겁니다.

『부러진 용골』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입니다. 이 책 후기와 역자 후기를 보고 처음 알았는데, 요네자와 호노부의 데뷔작이 『빙과』더군요. 그건 미처 몰랐습니다.; 대표작이겠거니 생각만 했지 한국에는 아직 번역이 늦어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이랑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을 보고 그 다음에 『인사이트 밀』과 『덧없는 양들의 축연』을 보았습니다. 맨 뒤의 책 때문에 그 다음 책은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지요. 굉장히 느낌이 다릅니다. 판타지소설에 가까운데다 여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일종의 연작소설이라 환상소설의 기묘하고 기이한 분위기, 그리고 결말의 반전이 허탈하게 만들더라고요. 『인사이트 밀』은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다루고 있고 역시 에필로그에서 인생무상을 느낍니다. 아놔...;ㅂ;

자세한 리뷰는 앞서 적었으니 이쯤하지요.

『부러진 용골』은 그래서 교보의 책 내용 소개만 보고는 딱 이거다라고 감이 오진 않았습니다. 배경은 중세, 게다가 판타지입니다.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판타지라길래 손을 뗐는데, 덕후혼 양성서 중 최강이라는 평을 읽으니 안 볼 수가 없잖아요. 그래도 일단 굳게 마음을 먹고 빌려봤습니다.
그리고 G가 먼저 읽다가 중도포기 합니다.ㄱ-; 앞부분 읽다가 재미 없어서 결말을 읽고 내려놨다는데 취향이 아니었나봅니다. 그랬다니 궁금해서 그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제가 집어들었습니다.

...

음. 저도 그랬습니다. 출근하는 도중 10% 가량 보고나서는 도저히 못 견디겠다 싶어 마지막의 10%를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내용을 알았으니 되었다며 책을 덮고는 더 안 봤는데, 퇴근길에 심심한 겁니다. 다른 읽을 책도 없으니 어쩔 수 없다면 앞부분 읽은 것의 뒤를 이어 봅니다. 그리고 주우우우욱 읽어 내려가면서 왜 결말을 먼저 보아 범인을 미리 확인했을까 자첵하며 끝까지 다시 읽어내렸습니다. 그리고 시구사와 케이이치 못지 않은 후기에 두 손 번쩍 들었습니다.
만세.
이 책은 헌정본입니다. 말하자면 헌정본입니다. 그리고 이게 왜 덕후혼 양성소인지는 저도 이해가 갑니다. 정말 덕후의, 덕후에 의한, 덕후를 위한 소설이니까요. 그 덕후가 어떤 덕후인지는 접어둡니다.



어차피 간략 내용이야 서점에도 있으니까 이 책의 추천 포인트를 언급합니다.
시대적 배경은 12세기. 정확히는 밖에서만사자심왕 리처드가 십자군 원정 나가서 존이 섭정하고 있을 때입니다. 그러니 시간적 순서로는 엘리스 피터슨과 아리아나 프랭클린의 다음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티이타님과 빙고님께 먼저 추천합니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도 있지요.^^;

기본 틀은 오히려 『장미의 이름』과 닮았습니다. 먼 곳에서 찾아온 기사와 그의 종자. 그리고 솔론 제도라고 하는 런던 북동쪽, 북해 위의 작은 중계무역 섬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여기 역시 수도원 못지 않게 폐쇄된 공간입니다. 1차 용의자들은 일찌감치 정해졌으며 그 안에서 하나씩 여러 증거들을 뽑아 놓고 그에 맞는 사람들을 찾아나갑니다. 이건 엘러리 퀸이나 파일로 밴스의 사실 목록을 닮았지요.
배경은 역사적으로 실재한 공간과 시간이지만 여기는 또 마술이 횡행합니다. 마법보다는 주술적 도구를 사용하는 마술에 가깝지요. 하지만 그런 마술도 한계는 있으며, 탐정인 기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설령 누군가 마술사라 해도, 또 어떠한 마술을 사용했더라도, '미니온'이 바로 그 자이거나 혹은 그자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범인의 조건에 맞아 들어가는, 혹은 범인이 아닐 조건에 맞지 않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는 거죠.


범인을 탐구하는 과정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기사와 종자는 주인공인 '나'를 데리고 함께 섬을 돌아다니며 여러 정황을 탐구하며, 그 와중에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집니다. 마술적인 이야기가 들어간 이 이야기는 신비롭기도 하지만 아름답기도 합니다. 넵. 멋집니다. 누님.+ㅁ+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은 역시 그 누님이에요.

읽다보면 느낍니다.
빠심과 덕심은 창조의 원동력입니다.


요네자와 호노부. 『부러진 용골』,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12, 14800원.

올해의 추리소설 목록에 추가!
서로 다른 책입니다. -ㅁ-/ 어제 막 끝낸 책 한 권을 포함해 세 권의 이야기지요. 여기에 요즘 반납된 『왕과 정령』을 돌려가며 신나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리뷰할 책들은 보고 나서 감상 쓰기를 미루고 있던 책이라... 셋다 입에 착 달라 붙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나쁘진 않게 보았습니다.'ㅂ'

제목에 적은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고양이의 활말한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그에 대해 글을 쓴 것은 이 책이 처음은 아닙니다. 집에 있는 책 중에서도 『일곱 마리 고양이가 주는 삼의 지혜』가 있으니까요. 『도서관 고양이 듀이』도 그런 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은 고양이를 키우면서 비교적 성공한 작가가 되어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에 대한 글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제게는 그리 읽혔고요. 다만 이 사람이 의지한 곳이 상당 부분 호머라는 이름의 고양이였다는데는 동의합니다. 호머 덕분에 도전할 용기를 얻은 건 맞긴 맞아요. 가족도 있었고 애인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호머가 여타 고양이와 다른 것은 맹묘이기 때문입니다. 어미 잃은 길고양이였는데, 눈 부분에 피부병이 심하게 번져 안구 적출 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게 이미 태어나서 한 달 되기 전의 일이었다네요. 눈을 제대로 뜨기 전에 눈이 안 보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 선천적 장묘라고 해도 틀린 건 아닙니다. 문제는 이 고양이를 주워온 커플들도 거부했고 다른 사람들도 다 거부하여, 이미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작가에게 온 거였지요. 이 때는 작가도 아니었고 그냥 플로리다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답니다. 그러다가 고양이를 키우고, 앞이 안 보이는데도 신나게 뛰어노는 이 고양이 덕분에 용기를 얻어 뉴옥으로 이사하고, 글을 쓰고, 여러 번의 도전 끝에 작가가 됩니다.
가장 관심 깊게 읽었던 부분은 엉뚱하지만 그라운드 제로의 이야기입니다. 911 테러 당시 뉴욕에 있었다는군요. 눈 앞에서 건물이 폭발하고 무너지는 것을 본 사람입니다. 그 부분과 그 뒤의 이야기가 훨씬 감동깊게 다가왔습니다.

추천 대상은 빙고님이랑 첫비행님. 음, 근데 빙고님께는 안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판타지 소설입니다.(먼산)
솔직히 이런 이야기는 질색하기 때문에 끝까지 읽긴 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산타 아줌마』라는 아이러니. 이거 절판되었으니 중고로 구해야하는데 계속 미루다가 잊었습니다. 흑흑흑.
소설 구조 자체만 보면 독특합니다. 이미 『신참자』에서도 한 번 써먹은 방법인데, 처음에 이야기 하나를 올려 놓고 그 옆에 다른 이야기를 놓고, 놓고, 놓고. 그렇게 하다보면 각 이야기의 어느 부분에서 이야기가 겹치며, 맨 마지막에 하나로 아우릅니다. 『신참자』는 선형 구조로 달리는 듯하더니 그게 점점 덩치를 키워 최종 이야기를 완성한다는 느낌인데, 이 책은 서로 다른 시간대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가로 세로 겹쳐 놓은 것 같습니다. 『신참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가형사가 등장하지만 여기서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것이 핵심을 이루기 때문에 그걸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분위기가 제법 달라요. 하지만 판타지라는 점은 부정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 취향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느낌과도 닮았네요.
하지만 기본은 감동을 주기 위한 소설이니 그런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도전해보세요. 음, 이 책은 아이쭈님이 좋아하시려나..?

『진기한 야채의 역사』는 사실 야채 때문에 내내 걸렸습니다. 야채보다는 채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야채밭, 야채 등등이 등장할 때마다 심기가 불편해서 앞부분은 힘들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 자체가 조금 두루뭉실한 이야기라서요. 기왕이면 본격적으로 써주지.
기본은 영국의 정원 이야기입니다. 영국 정원의 역사, 혹은 유럽 채마밭의 역사라고 봐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19세기 후반에 비해 현대는 동일 채소의 품종 수가 확 줄었다는 것. 종자 다양성이 줄었어요. 19세기 후반에는 이런 저런 종류의 완두콩이 씨앗 목록에 있었는데 지금은 그 수가 10%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좀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야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요즘은 개인 육종가도 줄어든 것 같아.-ㅁ-; 한국에서도 그냥 씨앗은 주는대로 쓰거나 사다 쓰지요. 옛날 씨앗을 모아 쓰는 곳은 없으려나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캐드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아주 짧지만 캐드펠 수사님이 등장하십니다. 우오오오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책에 대한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어요! (....)

이건 아마 티이타님 취향에 맞으실겁니다.'ㅂ'


그웬 쿠퍼.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호란 옮김. 달, 2010, 12000원.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2012, 14800원.
빌 로스. 『진기한 야채의 역사』, 김소정 옮김. 눈과마음, 2005, 15000원.

글 제목에 서명을 다 넣기에는 제목들이 너무 길고. 그래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다보니 이리 되었습니다.-ㅂ-;

아르바이트 때문에 잠시 다른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그 일은 컴퓨터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 없더군요. 책 읽기라도 하자며 잔뜩 쌓아서 이것 저것 훑어 보았는데 나름 수확이 컸습니다. 읽는데 시간이 걸리리라 생각한 책 몇 권을 그 시간 동안 보았거든요. 다다음주 아르바이트 때는 아마 『확장된 표현형』을 보고 있을 겁니다. 하하;


『맛있는 여행』은 네이버 캐스트에 연재되었던 칼럼을 모아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건 책 목차가 책을 가장 잘 설명하네요.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 계절로 나뉘어 각 계절의 제철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그 음식들은 주산지 혹은 유래지 등의 이름을 달고 나왔고요. 노지 딸기 재배가 뜸하여 이제는 딸기를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다보니 제철이 이제는 겨울이라는 것도 이 책에서 처음 알았고, 왜 장호원 복숭아가 유명한지도 처음 알았습니다. 델라웨어 말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거봉과 머루포도인데, 머루포도가 여기 소개된 포도 종이 맞는지는 헷갈리네요. 녹차도 꽤 기억에 남습니다. 예전에 구증구포라고 해서 아홉번 덖고 비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요즘에는 두 번 정도만 하는군요. 하기야 아홉 번 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들어갑니다.;
하여간 한국의 제철 음식에 대해 간략하게 나마 다루고 있으니 입문서나 교양서로 보아도 무난할 듯합니다. 그러나 글은 조금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칼럼으로 쓰다보니 글을 짧게 쓸 수 밖에 없었겠지만 몇몇 글 표현이 읽다가 살짝 걸리는지라.-ㅁ-; 그래도 괜찮아요.

『얀이야기』두 번째는 카와카마스의 바이올린입니다. 아마 원제도 이쪽일 것 같습니다. 시리즈로 묶어 내느라 앞에 얀 이야기라는 말을 덧붙였겠지요.
앞 권의 기묘한 분위기는 여기서도 이어집니다. 발칸반도, 혹은 중앙아시아의 분위기가 이럴 것이라 생각하는데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외롭고 쓸쓸하고, 그렇지만 뭔가 뿌듯하고 가득찬 느낌입니다. 로러 와일더의 『초원의 집』에서는 조용하고 쓸쓸하고 무섭지만 이쪽의 초원은 굉장히 다릅니다. 이번 권은 히피가 되고자 한 카와카마스가 결국 실패한 이야기로... 은근히 눈물 납니다. 허전하군요. 읽고 나면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독주곡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제목이 많이 깁니다. 하지만 이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딱 제목이 됩니다. 한국의 전통공예들은 정말 아름다운데,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비용과 편리함 등의 이유를 들어 외면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 공예들은 어쩌면 그 맥이 끊길지도 모릅니다. 그 아쉬움이 글 속에서 내내 묻어나는군요. 여러 무형문화재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공예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남깁니다. 최근에 보았던 전통 공예 관련 책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출판사로 검색해서 찾은 책인데 의외로 물건이네요.
사실 이 출판사를 미덥지 않게 보고 있던 것은 앞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떠난 여행』이란, 배용준이 주인공(저자)인 책을 냈기 때문입니다.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일부러 손을 뗐는데, 이번 책은 꽤 마음에 드네요. 그래서 앞서 나온 책도 찾아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이지마 나미의 요리책도 시드페이퍼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출판사로 검색해 보시면 재미있는 책들이 여럿 보이더군요.
본론으로 돌아가;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른 것은 『마루이치 풍경』입니다. 제목이 맞는지도 가물가물한데 혹시 기억하시는지? 일본만화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일상물에 가깝습니다. 소재가 작은 양산형 로봇인데, 사람이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이 로봇을 이용해 전통공예를 기록하여 남기는 것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었거든요. 전통을 고수하고 로봇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다고 하던 장인이 몸이 아파 쓰러질 지경이 되자 주변 사람들이 설득합니다. 지금 당장은 일(기술)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누군가가 이 로봇을 통해 그 기술과 정신을 이어받을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그 에피소드가 이상하게 기억에 깊게 남았습니다.

이 책을 보고 To do 목록 하나가 추가 되었습니다. 무엇인지는 비밀! -ㅁ-/
덧붙여. 염장이 소금 만드는 장인이 아니라 발을 엮는 장인을 말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수렴청정은 기억하지만 그 렴이 발이라는 것은 미처 생각 못했네요. 하하하.



서진영.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시드페이퍼, 2010, 17000원.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의 맛있는 여행』. 터치아트, 2012, 18000원.
마치다 준. 『얀이야기 2: 카와카마스의 바이올린』, 김은진, 한인숙 옮김. 동문선, 2008, 9500원.

조아라 소설들은 독서목록에서 빼놓았는데 따로 정리하는 것을 잊었네요. 그러므로 생각난 김에 적어봅니다. 그 외에 지금 읽은 책들도 잊기 전에 정리해야하는데 말입니다. 요 며칠 책 읽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서 그 며칠 사이에 왕창 보았습니다. 만세! 1월은 독서와 함께! (...)

조아라로 제 블로그에서 검색하니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은 『계약의 목걸이』와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입니다. 둘다 둥근보름달님 작품입니다. 취향을 따지자면 후자가 아마도..? 이북으로도 챙겨 보고 있습니다. 응24보다는 교보쪽의 이북 뷰어가 마음에 들어서 그쪽을 보는데, 교보는 대신 책 업데이트 속도가 느립니다. 빠르기는 아마도 올레나 SK 같은 쪽이 빠른 듯하군요. 하지만 그 쪽은 못봅니다.-ㅅ-;

하도 많아서 어떻게 나눌까 고민하다가, 전체 목록은 접어서 올리고 완결과 완결 아닌 것을 나눕니다.


목록이 꽤 깁니다. 하지만 이 목록을 그대로 보시면 안됩니다. 이 중 몇 편은 습작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완결 후 습작 전환, 혹은 개인지 출판이나 출판 후 습작전환된 것도 있고 일부는 골치아픈 사정에 의해 막힌 것도 있습니다. 일단 그걸 표기해보았습니다. 이쪽도 일단 접어둡니다.


여기까지 작성하는데만 이미 한 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이쯤되니 오기가 솟는군요. 처음에는 각각의 평가까지는 달 생각이 없었는데 해봐야겠습니다. 그건 그냥 펼쳐 놓으려 했는데 글이 또 한참 길어지네요. 그러니 앞의 목록은 건너 뛰시고 이쪽 감상만 보셔도 됩니다.;

1. 가넷진.『레지나』, 습작.
- 환생물. 여자주인공.
한창 연재 중에 표절시비가 일어 결국엔 연재중단을 선언하고 소설을 접으셨습니다. 표절 시비가 일었던 소설은 『버림받은 황비』였는데, 양쪽 작가가 서로 만나서 표절작 아니라고 확인하였음에도 계속되는 악플 때문에 그리 되었지요. 내용상으로도 양쪽 모두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버림받은 황비』는 극성팬들이 가끔 사고를 쳐서 오히려 까를 양산하는 문제가..ㄱ-;

2. 금빛 안개. 『사자와 장미』. 1부 이북출간 삭제, 2부 연재중. 『비밀 정원에서의 티타임』, 연재중.
- 『사자와 장미』: 회귀물, 성장물, 여자주인공.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회귀하여 돌아온 주인공이 성장한 모습이 더욱 와닿습니다. 그 발걸음을 내딛을 때 상당히 감동했어요. 하지만 2부는 만만치 않게 어두울 것 같아 아직 손을 못댔습니다.
- 『비밀 정원에서의 티타임』: 로맨스.
이쪽은 발랄 ... 해야하는 로맨스이지만 여주인공이 놓인 처지가 참 쉽지 않기 때문에 말입니다. 최근 편에서 오라버니에게 토로하는 장면은 먹먹했습니다.;ㅂ;

3. 냠x6. 『Youngest daughter』.
- 환생물, 여자주인공.
눈떠보니 아기로 태어났습니다. 전생의 기억을 가진 환생이네요. 게다가 주인공 보정도 꽤 들어간 모양입니다. 아마 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기인듯? 딸바보 아버지와 시스터 컴플렉스인 오라버니들 보는 모습도 재미있지만 아버지나 오라버니 친구들이 이 꼬마에게 홀리는 모습 보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4. 대딩의삶. 『그냥 닥치고 뛰어라』.
- 환생물, 여자주인공.
편하고 편하게 사는 것이 소원인 여자주인공이지만 그게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환생해보니 제국 황녀. 하지만 인맥도 뭣도 없는 자리라, 어떻게든 편하게 살아보고자 이리저리 손을 썼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황녀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동안 만들어 놓은 인맥이 장난 아닙니다.

5. 둥근보름달. 『계약의 목걸이』(완), 유료(프리미엄).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완). 유료(프리미엄).
- 『계약의 목걸이』: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상당히 깁니다. 리나 인버스보다는 덜 괄괄하지만 실력은 세계제일인 정령사 아가씨의 연애담. 이렇게 요약하고 보니 참 평범한데 말입니다, 실상은 아닙니다. 여자주인공의 판타지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이쪽. 먹는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성별전환물.
저는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수 놓는 장면입니다.(...) 정말이라니까요.
정진정명 로맨스 소설이라, 염장을 당하다못해 솔로에게는 염화지옥으로 걸어들어가는 것 같은 생각마저 듭니다. 『계약의 목걸이』는 여주인공 보정이 실력쪽이라면 여긴 실력도 그렇지만 외모 보정이 상당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남동생도 외모 보정이 들어갔으니까요.

6. 라크리사. 『바람의 제국』.
- 성장물, 판타지소설, 정치물(?), 여자주인공.
이건 앞서 써 놓은 리뷰들이 꽤 있어서 더 이상 적지는 않습니다. 분량이 상당하니 읽기 쉽지 않겠지만 그 설정이나 구성이 굉장히 방대합니다. 주인공은 꼬꼬마 시빌. 이름은 도끼라는 뜻이지만 성격을 봤을 때는 아직 아기지요. 정치적 조정, 경영 등등이 들어가 있어 진중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7. 레이릴. 『레이몬드 세브릴 로시어』.
- 차원이동물, 빙의(?)물, 성장물.
음, 키워드로 설명을 대신합니다. 분위기가 상당히 무겁고 아직 초반입니다. 주인공 주변에 믿을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걸리는군요.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려나.

8. ㅇ레지나. 『베로니카 레퀴엠』. 『마리에오스』. 『금지된 숲』.
- 『베로니카 레퀴엠』: 회귀물, 여자주인공.
억울하게 죽고 후회하면서 어린아이로 돌아와서는 이모저모 해결하는 이야기..?; 하지만 아직 한창 진행중입니다.

- 『마리에오스』: 환생물, 육아물, 여자주인공.
죽고 나서 신으로 환생했습니다. 게다가 물의 신이래요. 그리고 아직 아기라고 아빠 역할을 할 신을 대신 붙여 주었는데 사람으로 치면 엄친아입니다. 그래서 육아물.

- 『금지된 숲』: 판타지소설.
이쪽도 연중된지 조금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분위기 어두운 판타지소설풍입니다. 집 근처에 들어가면 안되는 숲이 있는데,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하는 어느 소녀 이야기를 그렸지요.

9. 로로보스. 『사사야의 마법사』(완).
- BL, 판타지소설, 차원이동물.
신에 의해 차원이동해서 그 세계에서 신의 힘을 받은 자로 이모저모 활동을 합니다. 그러나 결국은 BL.-ㅁ-; 아끼는 캐릭터 하나가... 가...;ㅂ;

10. 로미나. 『얼음성의 태자』(완), 현재 개인지 출판 준비중.
- BL, 차원이동물, 빙의물, 판타지소설, 정치물, 루시드드림.
정신차려보니 성에 유폐된 어느 황자몸에 들어왔습니다. 이것은 시작. 적국에 후궁으로 끌려 가게 되었는데, 가서는 이모저모 일에 휘말립니다. 그리고 모든 것에 깔려 있던 복선이 해결되는 것은 마지막 20편 정도. 아놔. 읽는 동안 심장이 쫄깃쫄깃해서 혼났습니다. 그냥 얌전한 로맨스 BL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1부. 2부는 연재 계획이 없다고 하시는데, 1부만으로도 이야기는 마무리되었으니까요. 그리고 2부는 훨씬 내용이 무겁답니다. 이 이야기도 충분히 무거운데! ;ㅁ;

11. 루나냥. 『로즈마리- 귀족아가씨』(완).
- 로맨스소설, 성장물,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귀족들의 생활, 특히 여자들의 생활을 이렇게 현실적으로 다룬 판타지소설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여자주인공이 일에 치여 서서히 말라가는 것이 안쓰럽습니다. 게다가 사랑도 제대로 못받았고요. 앞부분은 주인공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보여준다면, 뒷부분은 정신을 놓은 주인공을 보듬어 안는 약혼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에필로그가 짧다는게 아쉽습니다. 알콩달콩한 뒷 이야기가 보고 싶었거든요.

12. 리체르카. 『물에 비친 달』(완), 이북 출판 후 습작. 『아이비스의 기묘한 이야기』(완), 이북 출판 후 습작. 『우리 집 앞마당의 말하는 검』(완), 이북 출판 후 습작.
- 『물에 비친 달』: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차원이동물.
- 『아이비스의 기묘한 이야기』: 회귀물,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약간의 스릴러.
- 『우리 집 앞마당의 말하는 검』: 판타지소설이지만 일상물.
셋다 추천작입니다. 글발이, 글발이! 개인적으로는 『아이비스의 기묘한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의 반전은 정말로 대단했어요.T-T

13. 매맞는토끼. 『조심하세요』.
- BL, 임신수.
아직 연재중입니다. 그리고 올라올 때마다 아껴가며 읽는 작품이고요. 가온이 귀여워요! ;ㅁ;
현실물임에도 임신수가 등장하는데 아이디어가 재미있습니다. 실제로도 존재하는 상황(?)인데 임신은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거든요. 뭐, 실제 사례로 있을지도 모르지요.

14. -뮤제-. 『마른 가지의 라가』.
- 판타지소설, 남장물(?), 일종의 복수물(?). 로맨스가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키워드에 공무원물도 넣을 걸 그랬나요. 정말 공무원입니다.-ㅁ-; 모종의 사유로 집에서 냉대당하다가 결국 쫓겨나듯 떠나게 되었는데, 기연을 만나 엄친아가 됩니다. 이게 엄마친구아들이 아니라 엄마친구아이라는 것이 함정? 하여간 복수를 할지 어떨지 모르지만 아마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하라면 해야지 어떻게 합니까라면서 이런 저런 뒤치닥거리에 휘말리는 영사관 공무원의 일상물. 기연이 주인공 보정을 왕창 끌어 올리기 때문에 나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챕터는 완결나면 몰아 보겠다며 미루고 있는 중. 아, 그리고 이전 챕터는 스릴러 요소도 있다고 하니 공포물 못보시면 조심하세요.

15. 바스키야. 『S.G. - 스페이스 가디언』(완), 습작.
- BL.
SF계 BL에 환생물. 몇몇 부분에서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16. 반휴叛虧. 『당신의 세계』(완), 출판 후 습작.
- 회귀물, 로맨스소설, 육아물.
이전에 리뷰를 올렸으니 자세한 내용은 패스! 이북으로는 두 권입니다. 땡기는데 살까 말까 고민되네요. 책 살돈이 넉넉치 않아 힘듭니다.

17. 보통날의파스타. 『아콰터파나』.
- 판타지소설, 직업물, 독극물, 식물학, 가출물(?).
이전에 리뷰를 올렸으니 패스. 사랑하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연재 중단 중.T-T
황실특수군-말하자면 국정원에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은 본직업이 약초학 조교입니다. 투잡을 뛰지만 언제나 주머니는 가난하고요. 이 모든 것은 가풍을 잇기 싫다며 가출했기 때문이고. 굉장히 좋아하는데 일 때문에 바쁘시다며 연중 선언하신 뒤로는 뒷편이 안 올라옵니다. 하지만 좋아요!

18. 시연翅姸, 『황녀귀환』(완).
-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학원물, 여자주인공.
사실 이 소설은 앞부분 말고, 뒷부분만 끝없이 반추하며 봅니다.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두 주인공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튕기다가 다시 손을 마주잡는 것이 주요 이야기입니다.

19. 신세계소녀. 『그들만의 세계』.
-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이거 뭐라 설명해야하나요. 음모물? 깔때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마녀로 불리며 갇혔던 여주인공은 황태자비인 여동생의 병 때문에 다시 끌려 나옵니다. 그리고 마녀로 불리게 된 그 사건은 다른 입장에서 보이게 되는데, 여주인공의 실제 정체가 상상 초월이지요. 이야기가 하도 어두워서 보다가 포기했습니다.;

20. 아레이나. 『먼 길 돌아』(완), 내용 삭제.
- 회귀물,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남편에게 죽고 나서 정신차려보니 어렸을 적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물론 죽을 때 자신의 잘못도 있었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하려고 움직이는데, 알고 보니 자기만 돌아온게 아니랍니다. 내용은 이렇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훈훈합니다. 꽤 좋아한 소설인데 작가분이 내용을 삭제하셨어요.T-T

21. 아리니시아. 『버림받은 황비』.
- 회귀물, 로맨스소설, 성장물.
음, 이건 유명하니 패스. 사실 내용이 길어서 읽다말다 하고 있습니다. 달달한 이야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거기까지 가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200화 완결이라 하니 이제 머지 않았네요.

22. 아스티르. 『Deep Gold x Hot Milk』. 『Beast × Beast』. 『Platinum Wolf x Baby bird』(완), 본편 완결, 외전 연(재)중.
- 『Deep Gold x Hot Milk』: BL, 할리킹, 모델, 향수.
- 『Beast × Beast』: BL, 경찰(혹은 경호)물.
- 『Platinum Wolf x Baby bird』: BL, 육아물(?).
맨 위는 딥핫, 아래는 비비, 그 아래는 플베로 불립니다. 달달하기는 딥핫과 플베가 비슷한데 비비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슬랭 출신이랑 준경찰에 가까운 SAP 출신이 주인공들이라 잔인한 장면이 있긴 하네요. 하지만 NCIS나 CSI를 보는 제게는 무난하게 볼 정도의 장면이라.'ㅂ'; 딥핫은 책으로 나오길 고대했지만 안나오고, 비비는 예정에 있지만 수량이 적어 고민됩니다. 으으으.;ㅂ; 부디 책을 구할 수 있어야 할텐데요. 셋 중에서는 비비랑 딥핫을 좋아합니다.

23. 알테. 『황금 장미』. 『영웅의 아들』(완). 『얼음마녀 되돌리기』(완), 출판. 『그녀의 소원』(완). 『조금 독특한 그녀』(완).
- 『황금 장미』: 환생물, 성장물, 판타지소설.
- 『영웅의 아들』: BL, 성장물, 컴플렉스 극복.
- 『얼음마녀 되돌리기』: 로맨스소설.
- 『그녀의 소원』: 로맨스소설.
- 『조금 독특한 그녀』: 로맨스소설.
로맨스소설류는 무난하게 볼 수 있습니다. 판타지소설도 그렇고요. 개인적으로는 『영웅의 아들』을 제일 좋아합니다. 리뷰는 이전에 적었으니 패스!

24. 애밀. 『바람의 카나』.
- 판타지소설, 성장물, 할렘..?;
여주인공의 성장물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깨닫는 쪽으로 가는 이야기인데, 성격상 남자가 많이 붙습니다. 과연 그 중 누구랑 이어질지는..?

25. 연리향. 『잇페이』(완). 『하울의 움직이는 성 패러디, 조우(遭遇)』(완). 『천 일 동안 할 수 있는 일』(완). 『오후의 기다림』(완). 『늑대와 흰고양이』(완).
- 『잇페이』: 육아물,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 『하울의 움직이는 성 패러디, 조우(遭遇)』: 패러디,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 『천 일 동안 할 수 있는 일』, 『오후의 기다림』, 『늑대와 흰고양이』: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많이 읽는 것은 『잇페이』랑 『하울의 움직이는 성 패러디, 조우(遭遇)』입니다. 특히 조우는 몇 번이고 되돌려 보았지요. 이전에 리뷰를 올렸으니 패스.

26. 유리엘리. 『되돌아온 시간』.
- BL, 회귀물.
모든 걸 다 겪고 다시 옛날로 돌아와 잘못된 것들을 하나씩 돌리는데, 문제는 예전에는 관심도 없던 남자들이 주인수에게 들러붙습니다. 그 중 누구랑 이어질지는 모르겠네요. 주인수가 안쓰러워서 더 마음이 갑니다.;ㅂ;

27. 이쁜준k.『Dollish』(완).
- 판타지소설, 회귀물,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감정이 없던 여자주인공이 죽기 직전 남편의 모습에 다시 시간을 돌려 옛날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 여자주인공의 정체가 만만치 않아서 문제이지요. 신에게 정말로 사랑받는 존재이거든요. 그러나 결말을 보면 반전이...;

28. 이졸렛. 『이스벨의 손』(완).
- 판타지소설, 성장물, 전쟁물, 로맨스소설.
로맨스소설이지만 그보다는 전쟁물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아니, 전쟁물 맞습니다. 왕에게는 두 명의 딸만 있습니다. 어머니가 서로 다른 그 딸들은 사이가 나쁘지 않지만, 현재의 왕비는 자신의 딸이 왕위에 오르길 바랍니다. 장녀는 어렸을 때부터 기사로 자라 전쟁터에서 보내는데 그 호위기사는 내내 자신의 주군을 연모합니다. 이 둘이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군요. 마지막에 함정이 있으니 주의(?)하시길.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29. 잎새의기억. 『이머지(Emerge)』(완).
- 판타지소설, 여자주인공, 로맨스소설, 마녀.
로맨스소설이라고 썼지만 조금 망설여집니다. 저는 꽤 즐겁게 보았습니다.:)

30. 정연주. 『라이온킹』(완).
- BL, 근친물.
앞서 리뷰 올렸으니 넘어갑니다.

31. 젬씨. 『잃어버린 아내를 찾아서』, 습작.
- 회귀물, 로맨스소설.
모종의 이유로 아내를 냉대하다가, 자신의 오해를 깨닫고 집에 돌아가니 아내는 이미 죽었습니다. 뼈에 사무치도록 후회하였더니 예전으로 돌아왔네요. 다시 오해를 풀고 아내와 잘해보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됩니다. 정치적인 상황이 서로 대립각을 이루고 있어 더욱 그렇군요. 대부분의 회귀물은 돌아가면 그럭저럭 잘 풀리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 점이 더욱 신선했지요.
근데 지금 얼마나 올라왔는지 보려 했더니 습작 전환..ㄱ-;

32. 카논에스델. 『푸른 피아노』.
- SF,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이능물이라고 해도 됩니다.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시고, 동생은 양녀로 가서 가끔 연락하고 지내고. 혼자 지내는데 황궁쪽에서 스카웃이 옵니다. 거기서 정말 신으로 받은 외모를 가진 상관을 만나는데, 그 상관이 보통 사람은 아닙니다. 그리하여 이리저리 뒤엉킨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SF로맨스에 권력암투까지 뒤섞였는데, 굉장히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티이타님이나 첫비행님이 좋아하실듯.-ㅁ-

33. 투곤. 『눈칫밥 16년이면 공주님도 요리를 한다』.
- 로맨스소설.
가출물을 덧붙일걸 그랬나요. 사랑받은 어머니와는 달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찬밥 신세였던 공주님이 가출을 감행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공주님이 아니라 등장하는 음식들일지 몰라요.-ㅠ- 읽다보면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일단은 로맨스인데, 이 뻣뻣한 남녀주인공이 연애를 언제쯤 시작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요즘 다시 연재 중이시라 신납니다. 만세!

34. 프리메르. 『이즈렐, 가출하다』(완), 습작. 『아가씨는 커플메이커』(완), 습작.
- 『이즈렐, 가출하다』: 로맨스소설, 남장물, 학원물.
- 『아가씨는 커플메이커』: 로맨스소설, 갱생기.
이즈렐보다는 커플메이커가 취향이었습니다. 둘다 애장본이 나왔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말입니다. 『이즈렐』은 제목대로 혼담이 들어오자 쌍둥이 남동생에게만 연락을 취하고 가출한 여주인공이, 알고 보니 남학교인 곳에 들어가 고생하는 이야기입니다. 기본은 로맨스소설. 『아가씨는 커플메이커』는 부업으로 매파를 하고 있는 여자주인공이, 대공자의 혼담을 해결하기 위해 성격갱생 대작전에 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예상할 수 있는 내용으로 흘러가지요. 달달한 로맨스입니다.

35. 하나비(華). 『크리스마스 로즈』(완), 유료(노블레스). 『디기탈리스』(완), 유료(프리미엄)
- 환생물, 학원물, 성장물,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집에서 사랑 제대로 못 받고 큰 덕에 비뚤어진 성격을 가지고 있다가 문제를 일으키며 자살했습니다. 그리고 깨어보니 옛날 옛적으로 돌아와있네요. 이모저모 생각하고는 옛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와중에 이전엔 없던 친구도 생기고 좋다고 하는 사람도 생깁니다. 꽤 달달한 성장물, 로맨스소설로 생각하시면 됩니다.'ㅂ'
같은 작가의 『디기탈리스』는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먼산) 이북으로 보았는데 리뷰가 없는 건 그 때문입니다.

36. 하문차. 『유령이 사는 집』(완).
- BL.
추리소설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상황을 감추고 있다가 술술 풀어냅니다. 이전에 리뷰 올린 적 있지요. 열린 결말에 가깝습니다.'ㅂ'

37. 하얀부엉. 『러브링크: UTOPIA』(완), 개인지 출판한 것으로 알고 있음.
- BL, SF.
가상현실세계가 열려 있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BL입니다. 머슴공과 여왕수의 조합이라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군요. 두 사람의 과거가 제대로 알려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씩 풀어 나가서 추리소설적인 요소도 있는데 수위가 나름 있습니다.-ㅁ-; 앞부분은 『라비헴폴리스』 같은 분위기도 드는군요.

38. 할리퀸젤. 『겨울의 주인』.
- 성장물,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근데 궁중암투나 권력암투가 예정되어 있지요....(먼산) 강철과도 같은 주인공이 마음에 듭니다. 왕비 시해음모에 휘말려 집안이 풍지박산났습니다. 누명이 벗겨지고 나서 그 딸래미가 돌아오는데, 제국 최초로 여후작이 됩니다. 그리고 이 여후작이 주인공이지요. 주인공 능력이 멋집니다. 만세! 아,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T-T

39. 해맑. 『엘핀느의 꽃』(완), 유료(프리미엄).
- 복수물, 로맨스소설.
실은 맨 앞과 맨 뒤만 보았습니다. 결말을 확인하지 않으면 도저히 견디지 못하겠더라고요.; 앞서 리뷰 올리지 않았던가요..?

40. 혜리아카. 『아르페지오』(완), 습작 전환. 현재 『Arpeggio Re.』로 리메이크 버전(완)이 올라와 있음. 『켈르푸리얀』.
- 『아르페지오』, 『Arpeggio Re.』: 복수물, 로맨스소설, 여자주인공.
이런 상황이면 대개 회귀물이 되기 마련인데, 이쪽은 복수물입니다. 첫 상황을 제시하고 그로부터 이전의 이야기와 앞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펼쳐나갑니다. 왜 복수를 하는지, 왜 관계가 뒤틀렸는지를 잘 보여주지요. 멋지게 복수를 마무리하지만 복수는 결국 사람을 좀 먹는군요. 그래도 결말은 마음에 듭니다.
- 『켈르푸리얀』: 육아물, 로맨스소설..?
로맨스가 되려나요..? 그부분은 모르지만 하여간 시작은 육아물입니다. 제국의 검으로 열심히 일한 공작님은 황제의 명으로 점령한 어느 왕국에서 아기를 하나 데려옵니다. 라이너스 못지 않게 이불에 집착하는 이 아기씨는 공작님 스토커(!)가 됩니다. 켈르 귀여워요!

41. 호란. 『밤에 빛나는 꽃』.
- BL. 빙의물, 판타지소설, 정치물, (의도하지 않은) 어장관리물, 왕국운영물.
독립물이나 역사물로 넣어도 됩니다. 19살 고등학생이 신의 장난으로 어느 왕국의 꼬마왕의 몸에 들어갑니다. 여기를 탈출하려면 조건을 충족시켜야합니다. 그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이리저리 발버둥치는 꼬마왕의 이야기입니다. 전쟁이나 암투 등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그쪽을 좋아하신다면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저는 공들이 너무 많아서 잠시 내려 놓았습니다.T-T

42. 환상노예. 『공작님의 고양이』(완).
- BL, 차원이동(혹은 빙의)물, 수인물.
주인수가 고양이입니다. 정확히는 수인(獸人)이라네요. 정신차려보니 나는 고양이, 게다가 왠 남자가 덥석 들고 갑니다. 처음에는 고양이였는데 나중에는 사람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하고, 그 사이에 연애코치도 하고, 연애도 합니다. 달달하니 좋아요. 너무 달아서 문제지.OTL 그리고 수위 있습니다.

43. 히엘. 『킹 아더, 그리고 아더』(완).
- BL, 회귀물, 패러디.
수위가 꽤 높습니다. 아서왕이 죽기 직전 멀린이 찾아와서 후회되는 것 없냐고 묻습니다. 후회하는 건이 있다고 대답했더니 홀랑 과거로 돌려보내줬네요. 그리고 그 후회했던 일을 해결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키워드 보시면 대강 아실 겁니다. 기네비어는 여기서는 물 먹었지요. 하하하. 기네비어를 싫어하는지라 속 시원했습니다.

44. Friedrich. 『아빠와 나』.
- 차원이동물, 가족(부녀)물, 판타지소설.
모종의 사건 후 정신차려보니 이상한 곳에 떨어졌습니다. 신이 이곳으로 보냈답니다. 교황과 황태자가 같이 놀아주더니, 부모가 있는 것이 좋겠다며 아빠를 줍니다. 그리고 그 뒤는 육아 혹은 가족물입니다. 나이 이렇게 먹고도 이런 외모를 가진 아빠가 있다니, 판타지소설 맞습니다. 대신 로맨스는 없어요. 달달한 느낌이 꽤 좋습니다.

45. GGee. 『Bird in shelter』(완).
- BL, 차원이동물, 판타지소설, 임신수.
임신수를 질색하는데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원체 운이 없는 주인공은 외진 골목에 들어갔다 정신을 차리니 이상한 세계에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벙어리가 되었네요. 말도 못하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우연한 일로 공작이 덥석 이 꼬마를 집어갑니다. 꽤 마음에 든다며 곁에 두는데, 거기부터는 BL. 왜 주인공(수)이 운이 없는지, 불행만 쫓아다니는지는 뒤에 나옵니다. 온갖 고생을 하고 공작과 싸우기도 엄청 싸우지만 그래도 행복한 결말입니다./ㅅ/

46. J-하린. 『닻별』.
- 회귀물,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사고 치고 후회하는 삶을 보내다가 죽기 전에 보았던 하늘 때문에 삶에 미련이 생깁니다. 그랬더니 과거로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본격적으로 사고 치기 전으로 말입니다. 그리하여 이전에 잘못했던 것을 조금씩 고쳐 나가니 삶의 방향도 완전히 틀어집니다. 그 뒤는 로맨스. 아직 연재중이지만 거의 마지막 분위기이긴 한데, 실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47. Jaz. 『카모마일의 소환사』(완).
- 판타지소설.
예전에 리뷰 올린 적이 있으니 패스! 로맨스 요소도 있긴 하지만 판타지 요소가 훨씬 강합니다.'ㅂ'

48. limegreen. 『Au revoir pas adieu 안녕 아닌 다시』(완), 현재 리메이크를 위해 임시로 유료(노블레스) 전환. 『오후의 낮은 햇빛』(완).
- 『Au revoir pas adieu 안녕 아닌 다시』: BL, 회귀물, 판타지소설.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죽기 직전의 후회 때문에 회귀를 하는데, 그것도 아주 어린 꼬마로 돌아옵니다. 30대의 정신으로 꼬꼬마를 연기하며 어린 시절을 만끽하니 과거가 휙휙 바뀝니다. 이전에는 삭막했던 가족 관계도 회귀후엔 알콩달콩합니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모습이 교차하는데 그 격차가 상당합니다. 과거에는 제대로 사귀지도 못하고 헤어진 사람도 회귀후에는 달달물의 궁극을 찍습니다. 약간의 수위가 있지만 그정도는 괜찮아요.
한동안 잠수하셨다가 작년에 『오후의 낮은 햇빛』을 완결하고 나서는 리메이크를 위해 노블레스로 전환하시더군요.

- 『오후의 낮은 햇빛』: BL, 추리물?.
이쪽은 추리물에 가까울지도..?; 우정과 사랑의 중간쯤의 기묘한 관계였는데, 탐험대에 참가하여 신대륙으로 건너가서는 연락이 끊깁니다. 정황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네요. 그런데 신대륙에서 건너온 사람 하나가 그 죽은 친구와 아주 많이 닮았습니다. 가족들마저 당황할 정도로 말이지요. 그리고 그 친구의 죽음과 황실의 음모 등을 밝히는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그러나 결론은 염장.; 주인공의 과거도 평탄치 않았던지라 심장 졸이며 보았습니다.:)

49. Lucyte. 『세피아 로즈』(완). 유료.
- 남장물, 판타지소설, 로맨스소설, 성장물.
어렸을 때부터의 혼약자인 주군에게 일방적으로 파혼을 당했습니다. 정략결혼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당연히 결혼할 것이라 생각하였고, 기사로서 충성을 바치고 있는 분인데 차였네요. 상황을 알고 보니 옆 제국에서 혼담을 밀어 넣었더랍니다. 게다가 각 공국 혹은 왕국에서 한 명씩 제국으로 유학을 보내라는데 말이 유학이지 실은 인질입니다. 그래서 주군의 의사를 무시하고 남장을 하여 제국에 유학갑니다.
여기까지가 딱 10편이야기인데, 이 모든 내용이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다 뒤집어집니다. 복잡한 이야기라 설명하기 쉽지 않군요. 굉장히 좋아하는 이야기입니다. 심심풀이로 결말부만 결재하여 보았다가 나쁘지 않겠다 싶어 이북 1-2권을 사보았다가, 나머지 편을 몽창 다 결재했습니다. 하하하.;ㅂ; 최근에 올라온 외전도 달달하니 좋더군요.

50. miyeol.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면』(완). 『M:엠』(완).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면』: BL, 판타지소설, 일상판타지.
굉장히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요즘 가장 자주 보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고요. 몇 번이고 돌려보아도 지치질 않으니.OTL 제가 좋아하는 코드가 다 들어 있어 그렇습니다. 마법사, 흡혈귀, 일상, 그리고 에피소드 형식의 이야기 전개. 몇 번이고 돌려보면서 제 취향이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 『M:엠』: BL, 근친물. 약간의 SM코드.
근친물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손을 안 댔는데, 조금씩 읽다보니 적응(!)이 되더군요. 앞서 나온 『라이온킹』과는 굉장히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쪽이 훨씬 묵직하네요.

51. Mstream + 해맑. 『비밀의 숲』(완), 개인지 출판 후 습작 전환할 것으로 추정.
- 로맨스소설, 추리물, 릴레이소설, 판타지소설.
시작은 달콤살벌한 로맨스입니다. 그러나 여자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과거 때문에 추리물 혹은 미스터리로 흘러갔다가 결론은 염장 로맨스로 맺습니다. Mstream님 소설은 글이 굉장히 좋은데 제 취향에는 무거워서 피하고(?) 있거든요. 사실 해맑님 소설도 무겁습니다. 근데 이 두 분, 읽다보면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맞춰 쓰시더군요. 물론 제가 단번에 읽은 것이 아니라 위화감을 못 느꼈을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약간 묵직하고, 주인공의 밀고 당기기가 수준급이며, 월등한 업무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이다보니 이 두 사람의 2세가 기대됩니다.(...)

52. RALL. 『안개 도시 모음곡』(완).
- 역사물, 빅토리아시대, 음악물, 로맨스소설, 성장물.
주인공은 테너입니다. 프랑스 출신인데, 친구와 연인에게 배신당하고는 템스강에 빠져 죽을랬더니 이상한 할아버지가 구해줍니다. 그리고는 목숨빚이라며 어느 오페라 하우스에 던져 놓네요. 거기서 자리를 잡고 성장하며 테너로서도 승승장구하기까지,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로맨스와 미스터리를 모두 해결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끝입니다. 하지만 본편 못지 않게 긴 외전도 있습니다. 그쪽은 오페라가 아니라 바이올린이 중심입니다. 본편의 여주인공이 어쩌다가 숲에서 강도에게 공격받는 아이를 구해오는데, 얘가 대단한 물건입니다. 스승에게 선물 받은 바이올린을 되찾기 위해 꼬마를 성장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고요.
경쾌하고 즐겁게 볼 수 있으며 빅토리아 시대의 역사적 배경이나 사실을 아신다면 더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이 소설 참 좋아합니다./ㅅ/

53. Rone. 『레이디 바닐라』.
-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아, 달달합니다. 연금술사이지만 궁중 마법사 집단에 어찌 어찌 들어간 아가씨가 주인공입니다. 필 좋아요, 필! >ㅅ< 당차고 귀여운 아가씨인데다, 주변 동료들이 멋지기도 하고요. 음, 그러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안젤리크 같은 미소(청)년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소설판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러기엔 주인공의 능력이 참 출중하지만요. 귀엽고 달달한 소설이라 몇 번이고 돌려 보았습니다.

54. tropicalarmpit. 『마법스프』(완), 개인지 출판 후 습작 전환. 『파마낙심의 보물』(완), 개인지 출판 후 습작 전환.
- 『마법스프』: BL, 판타지소설, 동화풍.
앞서 리뷰를 자주 올렸지요. 이 책은 결국 개인지 구입했습니다. 작년 말 지갑을 탈탈 털었던 조아라 개인지 구입 열풍의 세 번째 책입니다.'ㅂ' 아, 그래도 참 행복합니다./ㅅ/
대체적으로 유럽풍 동화와, 아라비안 나이트가 뒤섞인 것 같은 이야기입니다. 결론은 BL 염장물. 주인공의 직업이 요리사이기 때문에 굉장히 먹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밤에 보면 뭔가 시키지 않고는 못배길 소설이예요.
- 『파마낙심의 보물』: BL, 판타지소설, 아라비안 나이트, 성장물.
아라비안 나이트의 코드는 이쪽이 더 강합니다. 미스터리라고 해야하나, 파마낙심이라는 괴도가 훔친 여러 보물들에 대한 비밀을 풀어 나가는데, 『마법스프』도 그렇지만 이쪽도 공이 강합니다. 수가 좀 휘둘리는 듯한 분위기예요. 하지만 여러 가지 코드를 깔고 나가는 것이, 잘 엮인 태피스트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ㅅ/

55. zade12369. 『왕과 정령』(완), 개인지 출판 후 습작 전환.
- 로맨스소설, 판타지소설, 아라비안 나이트.
조아라에서 나온 개인지 중 가장 먼저 구입한 것입니다. 연재 속도도 빠르고 분량도 많았지요. 그래서 개인지로도 세 권 나왔습니다. 배경이 사막 마을이라 그런지 아라비안 나이트의 분위기도 많이 납니다. 마신도 그렇고요. 그렇게 보면 바로 위의 『파마낙심』과도 일견 비슷한데,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BL과 NL(normal love)의 차이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왕과 정령』을 좋아하는 것은 클리셰를 따라가지만 그 속도가 빠르다는데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나오는 '여자주인공 납치' 같은 건이나 '비밀을 말해야한다'는 상황에서도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바로 나갑니다. 그리고 납치 당한 상황에서도 손 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요. 게다가 마지막의 그 부분은 한국전쟁 당시 수류탄을 몸으로 덮어... (하략)
하여간 이 책은 오래오래 서가에 남아 있을 겁니다.'ㅂ'



...

아침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것 저것 딴 짓하면서도 계속 붙들고 있었네요. 이제는 오른팔이 아파올 지경입니다. 개인적인 추천 목록중 괜찮은 건 밑줄, 취향의 소설은 이탤릭체, 이건 추천 꼭 해야한다는 건 굵은 글씨로 표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효과가 많이 들어갈 수록 추천도는 높습니다.:)






덧붙임.
OTL
다음부터는 이런 짓 안할래요.


덧붙임 2.
그러나 여기 안 적은 소설도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먼산) 몇 편이나 읽었는지는 세지 맙시다?


덧붙임 3.
그러나 여기 있는 소설보다 더 많이 읽은 것이 있으니, 그것은 article... ㄱ-;
어디서 보았더라. 어느 책이었던가.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여간 12월 중에 글을 보다가 『얀 이야기』라는 책의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책에서 보았는지 아니면 블로그에서 보았는지도 기억이 가물하네요. 하여간 그 부분을 보고 궁금하여 검색해보았더니 그림책에 가까운 얇은 책으로 한국에는 다섯 권이 출간되었더랍니다.

그 중 1권만 빌려다 놓고 몇 주 묵혔다가 새해 첫 날, 도서관에 반납할 책을 정리하다가 발견했습니다. 요즘 빌려다 보는 책이 원서 요리책이다보니 하드커버에 두껍고 무거워서, 그 아래 깔려 있던 작고 얇은 책이 미처 보이지 않았던 겁니다. 두께를 보아서는 다얀 시리즈 같아 보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읽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번역이 조금 매끄럽지 않은 것 같지만 읽다보면 그런 생각은 더 안 들고 이야기에 빠져 듭니다. 이야기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러시아에서도 동쪽, 초원 지대를 흐르는 강과 숲 사이에 고양이 얀은 작은 오두막을 짓고 삽니다. 주식은 생선수프인것 같군요. 혼자 조용하게 살아가던 얀에게, 어느 날 손님이 찾아듭니다. pike라고 하는데 창꼬치고기 같은 종류인가봅니다. 주둥이가 길고 커다란 물고기입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카와카마스는 그 뒤로 얀에게 종종 찾아옵니다. 그 광경은 반복되지만 조금씩 변주되는 음악을 듣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다만 그게 조금 걸리는 부분이..OTL 아무리 생각해도 얀과 카와카마스의 행동에는 동감이 안됩니다. 작가의 말을 읽으니, 둘에게 공감을 못하고 불만을 가진다면 하고 있는 일을 모두 내려 놓고 여행을 떠나라고 하는데.....
음, 저는 속세의 물을 너무 먹어서 여행을 떠난다고 해서 그 둘에게 공감을 할 수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도 굉장히 느낌 좋은, 여운을 남기는 책입니다.'ㅂ'



마치다 준. 『얀 이야기 1: 얀과 카와카마스』, 김은진, 한인숙 옮김. 동문선, 2004.

2011년에 했던 독서결산을 참고하여 만들었는데, 올해는 만화책 감상을 거의 남기지 않았습니다. 『골목길 연가』나 『원피스』, 『바쿠만』도 보았을텐데 하나도 안 올렸군요. 게다가 감상을 미룬 책도 있고, 안 적은 것도 있어서 전체는 아닙니다.


독서목록이 꽤 기니 일단 접어둡니다. 아래는 책, 그 아래는 만화책입니다.



이번에도 다행이 1백권은 넘긴 것 같습니다. 아마도.; 판타지 소설의 상당수는 조아라 연재 소설을 보았기 때문에 수에 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독서목록에서 영어 자료와 한국어 자료 등등은 전부 제외했습니다. 그것까지 넣으면 아마 수가 상당할 겁니다. 재독 목록도 일부는 들어갔고 일부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아리카와 히로의 도서관 전쟁 시리즈 중 일부, 원서 상당수도 목록에서 빠졌습니다. 그러나 수정은 안하고 넘어갑니다. 으.....;
그러니 도서 리뷰는 그 때 그 때 올려야 합니다. 이건 매번 반성하는 것 같군요.

자, 이 중에서 2012년의 책을 뽑아 보지요.

랜달 개릿. 『다아시 경의 모험』, 강수백 옮김. 시공사, 1995, 6000원.
나카무라 요시후미. 『집을 순례하다』, 정영희 옮김. 사이. 2011, 19500원.

나카야마 시치리. 『안녕, 드뷔시』, 권영주 옮김. 북에이드, 2010, 13000원.
월러드 헌팅턴 라이트. 『위대한 탐정 소설』, 송기철 옮김. 북스피어, 2011, 3800원.
기욤 드 로비에, 자크 보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이섬민 옮김. 다빈치, 2012, 55000원.
매트 리들리.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 김윤택 옮김. 김영사, 2006, 24000원.
존 D. 맥도널드. 『푸른 작별』, 송기철 옮김. 북스피어, 2012, 12000원.
mememe.『왕과 정령』1-3(완). 개인 출판, 2012.
미야베 미유키. 『안주』,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2012, 14800원.
사쿠라바 카즈키. 『고식(GOSICK)』9(완), 김현숙 옮김. 대원씨아이, 2012, 7천원.

시주희, 박남이. 『북유럽 생활 속 디자인』. 부즈팜, 2012, 16800원.
아리스가와 아리스. 『달리의 고치』,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12, 13800원.
아야츠지 유키토. 『어나더(Another)』, 현정수 옮김. 한스미디어, 2011, 15800원.
오누마 노리코. 『한밤중의 베이커리』, 김윤수 옮김. 은행나무, 2012, 13000원.
오츠 슈이치. 『남은 생 180일』, 황소연 옮김. 21세기북스, 2012, 13000원.
오쿠이즈미 히카루. 『손가락 없는 환상곡』, 김선영 옮김. 시공사, 2012, 12500원.
조너던 와이너. 『핀치의 부리』, 이한음 옮김. 이끌리오, 2001. 13000원.
우라 가즈야. 『여행의 공간: 어느 건축가의 은밀한 기록』, 송수영 옮김. 북노마드, 2012, 16000원.
유메마쿠라 바쿠. 『음양사: 야광배』, 김소연 옮김. 손안의책, 2012, 12000원.

이나가키 아츠코. 『1평의 기적』, 양영철 옮김. 서돌, 2012, 14000원.
이일훈, 송승훈.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서해문집, 2012, 18000원.
로저 젤라즈니. 『고독한 시월의 밤』, 이수현 옮김. 시공사, 2012, 11000원
최재천. 『통섭의 식탁』. 명진출판, 2011, 15000원.
tropicalarpit. 『마법수프』. 개인출판, 2012.

토노 마마레. 『로그 호라이즌 』1-5, 김은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2. 7천원.
히가시노 게이고. 『신참자』, 김난주 옮김. 재인, 2012. 14800원.
藤木稟. 『バチカン奇跡調査官(1-4)』. 角川書店, 2010-2012, 각 권 1만원 내외(교보기준).

아라카와 히로무. 『은수저 1-3』,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2, 5500원.
아소 미코토. 『어떻게 좀 안될까요 6』,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2, 7천원.
우미노 치카. 『스피카』,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12. 각 7천원, 8천원.
카토 모토히로. 『Q.E.D. 45』,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2, 4500원.
카토 모토히로. 『CMB 박물관 사건목록 19』,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2, 4500원.
카토 코토노. 『장국의 알타이르 7-10』, 유현지 옮김. 학산문화사, 2012, 4500원.

『다아시 경의 모험』은 개인적으로 행복한책읽기판보다 시공사판이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구판은 이미 구할 수 없습니다. 절판된지 한참 지났거든요.

『집을 순례하다』는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여러 책들 중에서도 에시에릭 하우스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꼽아 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이걸 더 구체적으로 적은 것이 『제가 살고 싶은 집은』입니다. 건축 책을 여러 권 보았지만 올해 본 건축 책 중에서는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이 단연 1위입니다. 무엇보다 『통섭의 식탁』 못지 않게 책을 읽는 과정에서 새로 독서목록을 작성하게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수 많은 공부를 해야 정말로 마음에 드는 집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단 집짓기뿐만은 아니지요.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은 읽을 때마다 새롭습니다.

『손가락 없는 환상곡』은 『신참자』만큼이나 구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음악 내공이 부족해서 100% 완벽하게 읽어내지 못했지만 참, 사람의 뒤통수를 친다는 점에서는 멋집니다. 『신참자』의 구조는 바움쿠헨과 비슷합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며 보았지요.

미야베 미유키의 『안주』는 쿠로스케 때문에 뽑았습니다. 사실 그걸 빼면 『흑백』이 더 마음에 들긴 하지요. 『음양사: 야광배』는 간만에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의 만담이 돌아왔어요!

기다리던 『고식』완결권도 드디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보다 소설의 결말이 더 마음에 들었고요. 애니메이션 결말이 조금은 비현실적인(꿈같은) 분위기를 풍겼는데 그게 현실로 내려옵니다. 그리고 드디어 러브신이 나오는군요. 몇 년이나 끌었냐, 너희들.
『로그 호라이즌』은 2-4권까지는 올해 최고의 라이트 노벨로 꼽을 만 했으나 5권에서 순위가 추락했습니다. 어장관리가 문제인거예요.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두말할 나위 없고. 어떻게 보면 인생의 중요한 한 획을 그은 책입니다.(...) 5권 이후도 읽어야 하는데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올 겨울에 잡고 볼 생각입니다. 시간도 넉넉하니 이제 『빙과』 소설도 보아야지요.

『핀치의 부리』는 연구 분위기가 굉장히 좋게 남아 있습니다. 연구하고 탐구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말입니다. 그래, 공부는 이렇게 하는거야.(...)

『고독한 시월의 밤』은 올해 읽은 판타지 소설 중 가장 마음에 듭니다. 출판 판타지 기준인 것이고, 올해 조아라에서 구입한 『왕과 정령』이나 『마법수프』도 판타지 소설 순위 안에 듭니다. 직접 사서 볼 정도로 좋아하는 걸요.

만화책 중에서는 『은수저』가 단연 1등. 그 외에는 『장국의 알타이르』인데, 이건 조금 내용이 오락가락해서 결말을 봐야 확신이 설겁니다. 그래도 예의 전투 장면은 정말 멋집니다.


...
여기까지 정리해서 쓰는데 4-5시간 홀랑 날렸다는게 문제라면 문제.ㄱ-; 정말 오래 걸리는군요.;


찍은 것은 한참 전입니다. 그래도 이번 주 중인 것 같은데, 퇴근길에는 사람이 많으니 사진 찍기가 어렵다고 출근길에 찍어야지라고 생각하고는 매번 잊는 겁니다. 그리하여 어느 날 퇴근길에 마음 잡고 바로 찍었습니다. 참 귀엽지요. 집 앞의 눈을 치우지 않으면 저렇게 미끄러진단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집 앞의 눈을 치우지 않아서 다른 사람이 미끄러져 다치면 배상을 해야...(먼산)

하여간 곰 참 귀엽지요. 북극곰 관련하여 요즘 나온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북극곰』입니다. 제목이 북극곰 맞아요. 노베르트 로징이라고, 사진작가가 북극곰의 생태를 추적하며 찍은 사진을 모은 책입니다. 책 가격이 4만 2천원으로 상당히 비싸지만 책을 펼쳐 보면 가격 따위는 머릿 속 저 멀리로 날아갑니다.


이런 표지를 보고 반하지 않을 사람 있나요. 게다가 두꺼운 하드커버란 말입니다? 이건 속표지의 사진 한 장이 더 대 박이라 생각합니다. 흐흐흐흐흐. 이런 좋은 책은 팔려야해요. 그러니 소개 올립니다.
분류에 주의하세요. 먹거리나 간식 이야기가 아니라 책 이야기입니다.:)

책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는데, 읽어보니 나름 괜찮네요.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느낌의 소설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배경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도쿄 서쪽 지리를 잘 아시는 분이라면 짐작하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변두리 지역에, 밤에만 영업하는 빵집이 있습니다. 슈토 고속도로와 246번 국도가 겹치는 거리, 세타가야거리와 246본 국도가 있는 곳의 작은 역. 그 거리에 Boulangerie Kurebayashi가 있습니다. 블랑제리 구레바야시. 영업시간이 23시부터 29까지로 심야빵집입니다.
심야식당과는 달리 관록있는 아저씨가 있진 않습니다. 얼핏 보면 곰 같은 아저씨와 젊은 청년이 같이 일을 하지요. 곰 아저씨는 빵집 주인이자 견습생, 젊은 청년은 제빵사입니다. 프랑스, 독일, 기타 등등의 유럽 지역을 여자에게 반해 쫓아다니다 보니 어느 새 빵의 달인이 되었다는 청년은 입이 조금 거칠고 구박도 많이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따뜻합니다. 곰 아저씨는 겉으로 보면 우직하고 온화하지만 무서운 사람입니다.
이런 빵집에 소녀 하나가 찾아듭니다. 뻐꾸기 엄마를 둔 소녀는 이리저리 여러 집을 전전하다가 이 빵집에서 머물게 됩니다. (왜 이 빵집에 찾아들게 되었는지는 직접 읽어보시라고 놔둡니다.)

소설은 크게 7개의 이야기로 나뉩니다. 소녀가 찾아들고, 소녀가 빵집에 녹아들고, 꼬마가 등장하고, 꼬마가 또 빵집에 녹아들고, 변태가 등장하여 빵집에 녹아들고, 트랜스젠더가 등장하여 빵집에 녹아들고, 그리고 다시 중간의 이야기,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며 마무리됩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빵집과 그곳의 여러 사람들을 통해 상처를 보듬고 상황을 개선하는 동안(해결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중심축을 잡는 곰 아저씨의 이야기도 풀려 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해탈의 경지로..(이봐...)


요즘에는 조금 빡빡한 소설들이나 책을 보았더니 몽실몽실한 이야기가 마음에 듭니다. 물론 각자가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 상처가 작은 것은 아니기에 폭신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런 상처를 보듬어 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몽실 폭신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책 자체가 얇고 작아서 원서로 보아도 괜찮겠다 싶네요.

대학로 쪽에서는 이런 빵집을 본 적 없지만, 홍대라면 가능한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심야 빵집이라. 있다면 한 번 가보고 싶군요.'ㅅ'
(하지만 저 빵집의 영업 시간은 절대로 내 취침시간이지..ㄱ- 새벽에 가야하나..)



오누마 노리코. 『한밤중의 베이커리』, 김윤수 옮김. 은행나무, 2012, 13000원



부작용.
이 빵집의 빵은 굉장히 맛있답니다. 하지만 집 근처의 맛있는 빵집은(혹은 그에 가까운 곳은) 영업시간이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입니다. 그런 고로 밤에 이 책을 읽으면 빵이 없다며 울부짖게 됩니다. 특히 먹고 싶은 것은 크로아상이나 뺑오쇼콜라. 으으으으;ㅠ; 어디 맛있게 하는 곳 없나요!


최근에 읽은 책들 목록입니다. 하도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대부분은 간단 감상이군요.

보통 요리책은 한 권 골라서 마음에 들면 그 출판사로 검색을 합니다. 요리책을 여러 권 내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저자 검색해도 걸릴 가능성은 낮고, 대신 출판사 검색을 하면 비슷한 유형의 책은 나오니까요. 그렇게 해서 보게 된 책이 소풍에서 나온 책이나 이끼북스, 동녘라이프에서 나온 책입니다.

아래 적은 책 중에서는 『고베 밥상』을 먼저 보았습니다. 대출일이 제일 빠른 걸 보니 그렇네요. 그냥 무난하게 일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고베쪽 음식을 중심으로 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이미 까먹었고요.;

그 비슷한 시기에 본 것이 『인생을 담은 도시락』. 요즘에 도시락 책이 많이 나오다보니 거의 비슷비슷하게 여겨집니다. 이쪽은 아이와 자신의 도시락을 싸면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무난하게 도시락 수필로 읽어도 차이는 없겠네요. 반찬 돌려먹기 방법도 나오고요. 실생활의 경험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괜찮습니다.

『티 스토리텔링』은 읽다가 포기. 일본식 다도를 월별로 다루고 있는데, 1월에는 무슨 무슨 절기가 있고 어떤 꽃이 피며 어떤 재료가 나오고 어떤 세시 음식(화과자)를 먹으며 그에 따른 세팅은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자세히 적었습니다. 1월 읽다가 포기한 것은 일본어를 잘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그랬고요. 사진도 생각보다 많지 않은게 아쉽습니다.

『최고의 간식』은 감자와 고구마와 단호박을 재료로 다양한 간식을 만드는 내용입니다. 세 가지 재료를 좋아하신다면 볼만 합니다. 몇 가지 땡기는 것이 있었지만 아...;ㅠ; 시간이 없을 따름이고...;ㅠ;

『다아시 경의 모험』은 행복한책읽기에서 나온 『셰르부르의 저주』의 이전판입니다. 번역자도 동일하지만 번역이 딴판이네요. 저는 『다아시 경의 모험』 번역이 더 마음에 듭니다. 이쪽은 라틴어도 몇 군데 같이 적고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셰르부르의 저주』가 무난하고 범용적으로 읽기 좋습니다. 오랜만에 읽으니 좋네요.-ㅁ-

『Joanne Fluke's Lake Eden Cookbook』이야 두말할 나위 없고. 『당근케이크 살인사건』까지 나온 레시피를 담았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책 한 권이 나오는 군요.; 추가된 레시피도 있고 바뀐 것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보면서 쿠키 만들고 싶어서 손이 부들부들..;;




성민지. 『고베 밥상: 맛있는 일본 가정 요리』. 동녘라이프, 2011, 14800원
사사키 산미. 『티 스토리텔링』, 이진수, 노근숙 옮김. 이른아침, 2012, 35000원
요리노 마사미. 『인생을 담은 도시락』, 박승희 옮김. 한스미디어, 2012, 13500원
랜달 개릿. 『다아시 경의 모험』, 강수백 옮김. 시공사, 1995, 6000원
안세경. 『최고의 간식: 감자 고구마 단호박』. 동녘라이프, 2011, 14800원
Fluke, Joanne, 『Joanne Fluke's Lake Eden Cookbook: Hannah Swensen's Recipes from Cookie Jar』. Kenshington PC, 2011, 24790원(교보기준)


자아. 다음에 볼 책 두 권도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았으니 맛있게 잘 읽으면 되겠네요.
그러나 일요일은 바쁘다./ㅂ/ 라는 것이 이번 책의 주요 내용입니다.


이전에 로그 호라이즌 1권을 읽고, 2-4권까지를 단번에 구입한 뒤 올해 읽은 라이트노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소설이라 했는데 그게 5권 때문에 확 꺾였습니다. 5권은 정말로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확 뒤바꾸거든요.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아래는 일단 접습니다. 혹시 이 책이 뭔가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히 내용 소개 하고 이전 감상을 링크합니다.

라고 쓰고 보니 이런. 3-4권 리뷰는 안 적었군요. 왜 이랬지? =ㅂ=
로그 호라이즌 1 리뷰(링크). 로그 호라이즌 2 리뷰(링크).

작가인 토노 마마레는 『마오유우 마왕용사』로 작품을 시작했답니다. 이건 5권 완결이라는데, 이 책도 은근 마음에 들어 2권까지 구입해두었지만 뒷권 구입이 아직입니다. 한국에는 3권까지 나와 있고요. 완결하고 쓴 건지 도중에 쓴 건지는 모르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주로 아이템이나 설정)를 모아 온라인 게임에 들어갔는데 로그아웃이 되지 않는다는 상황 설정으로 소설을 씁니다. 그게 『로그 호라이즌』입니다. 책 제목의 유래는 2권 말미에 나옵니다.
기본은 온라인 게임에서 로그아웃 불가라지만 죽으면 끝이라는 『소드 아트 온라인』과는 조금 다릅니다. 게이머들은 모험자 계층으로 그 세계에 떨어지며, NPC는 대지인으로, 모험자들과는 다른 인종으로 묘사됩니다. 모험자야 죽어도 죽지 않으며 강한 육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대지인은 기본이 중세풍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공작가 아가씨의 눈으로 묘사되는 부분을 보시면 확실합니다.
하여간 이 세계에 떨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현실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모험자들 간의 파벌(?) 싸움 등이 대체적인 이야기입니다. 1-2권까지는 자리잡기, 3-4권은 대지인과의 협력, 5권은 반목으로 내용을 요약할 수 있네요.

5권이 가벼운 외전일거라 생각했는데 에필로그에서 그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일단 이번 권이 1-4권하고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은 주인공 시로에 때문입니다.=ㅅ= 왜냐하면..



시로에의 어장관리 때문에 5권에서 버럭 화를 내고 5권만 폐기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6권 이후도 계속 살겁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궁금하네요.+ㅅ+


토노 마마레. 『로그 호라이즌 5: 아키바 거리의 일요일』, 김정규 옮김. 대원씨아이, 2012, 7천원

전작 『악마의 케이크 살인사건』(아마도 데빌스푸드 케이크를 의미한듯)의 결말부를 보고는 내 다시는 안보리라며 절규를 했는데 『시나몬 롤 살인사건』이라는 말에 홀랑 낚였습니다. 아니, 무엇보다 결말을 확인하고는 마음 놓고 보았습니다.-_-; 물론 이렇게 될 것을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확인하고 마음 놓고 보는 것이 좋잖아요?

이전에 한 번 언급했지만 다음 작품은 『레드 벨벳 컵케이크 살인사건』입니다. 『시나몬 롤』은 다음 작품이랑 이야기가 바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직 해결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몇 가지 있어서 말입니다. 설마 이걸 수습하지 않고 다음 작품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꺼내려나?

실은 『레드 벨벳』의 내용을 확인하고 『시나몬 롤』을 집어들었습니다. 『레드 벨벳』은 처음 분위기로 이야기를 돌리려는지 피해자가 삐~거든요. 그 때문에 호기심도 생겼고 질색하는 B여사가 그래도 고개를 들이민다기에 전작부터 차근히 읽어보자 싶었습니다.

이하는 내용 폭로이니 읽으실 분들은 넘어가시어요.


시나몬 롤 레시피는 맨 앞에 나오는데 생각보다 특이합니다. 반죽에 커피가 들어가네요. 그렇지 않아도 이번호 쿠켄을 보고 번으로 만드는 시나몬 롤은 시도해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 레시피도 꽤 마음에 듭니다. 시나몬은 좋아하지 않지만 한번 시도해볼까요.

사실 제일 신기한 레시피는 아보카도 쿠키였는데... 도전하기가 겁납니다.;
둘다 조아라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두 책의 출판 경로는 다릅니다. 『왕과 정령』은 개인지로 출간되었고 『강희』는 출판사를 통해 나왔습니다. 『왕과 정령』은 결말까지 다 보고 구입했지만 『강희』는 연재 도중 출간이 결정되어 책으로 완결까지 보았습니다.'ㅂ' 제가 구입한 것은 『왕과 정령』이었고 『강희』는 D님이 구입하셔서 서로 돌려 보았습니다. 『왕과 정령』은 완결나고 개인지 출간 결정을 한 뒤에 습작으로 돌려져서 D님이 미처 못 보셨다 하셨거든요.

양쪽 모두 요즘 대세 -인지 아니면 그 전의 대세인지 알 수 없는 소재를 썼습니다. 일단 『왕과 정령』부터 차근히 풀어 나가지요.

『왕과 정령』은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주요 소재는 책 속으로. 그러니까 친구에게서 이상한 책을 받은 뒤로 꿈 속에서 웬 남정네를 만나게 되었는데, 밀폐된 감옥에 갇힌 것이 안타까워 이리저리 마음 쓰다가 같이 휘말려 그 꿈 속 세계에 들어갑니다. 알고 보니 이 남정네가 음모에 휘말려 유폐된 모처의 지도자였고, 생각보다 자기와도 나이 차이가 안납니다. 남자는 스물 여섯, 여자는 아직 고등학생으로 열 일곱이던가요. 열 살은 안나니 괜찮습니다.
조아라에서 연재되는 소설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대체적으로 전개가 빠릅니다. 대부분 이런 모험계 소설에서는 여주인공이나 남주인공이 위험에 빠졌다가 구해준다라든지, 의외의 모습을 자각한다 하는 일이 많은데 그런 것들이 적절히 섞여 있습니다. 늘어지는 소설-혹은 일본 애니메이션-_--이라면 이쯤에서 일이 또 꼬일텐데 싶지만 그런 일 없이 무난히 흘러갑니다. 세 권이나 되는데도 읽는 동안 지루하다거나 늘어진다는 느낌이 없었지요.
대신 남자주인공인 아하트가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여자주인공인 지현은 의도하지 않은 어장관리를 시도하거든요. 아니, 어장관리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에게는 서로 외에는 다른 상대가 없습니다. 그래도 지현이 아하트에게 무의식 중에 거는 작업(!)을 보면 인내하는 아하트가 불쌍할 지경입니다. 뒤에 가면 본인도 자각은 하는데, 그게 참 무의식 중에 나오는 거라...(먼산)
전체 이야기는 남자주인공 구하기 → 일행과 합류하여 본거지로 돌아가기 → 여자주인공과 관련한 문제 해결하기 순으로 흘러갑니다. 굉장히 단순하게 쓴 것이긴 한데, 큰 틀은 이런 흐름입니다. 배경이 중동-아라비안 나이트의 느낌에 가깝기 때문에 흔치 않은 소재를 잘 녹여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소개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파마낙심의 보물』도 배경은 비슷하지만 이쪽은 BL인데다가, 모험이라면 모험이지만 보물찾기에 실마리 찾아 문제 해결하기가 조합되어 있으니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이번에 충동구매로 『파마낙심의 보물』도 신청했으니 비교해서 읽어봐야지요. 개인적으로는 『마법 스프』의 개인지가 더 가지고 싶었는데 꿩 대신 닭...? (...)


『강희』는 출판물이니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앤씨미디어에서 나왔더군요.
이쪽은 일종의 회귀물입니다. 일종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은, 여주인공이 완전히 회귀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며칠 간에 걸쳐 악몽을 꾸었는데, 그 내용이 '지금 성격 그대로 살면 이렇게 된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유사 역사물이라, 고려와 송나라, 왜국을 염두에 두고 썼지만 조금 분위기는 바뀌었습니다. 조선시대가 아니라는 점이 특이한데, 일부러 송나라나 외국의 무역, 상인 등등을 보여주기 위해 그런 모양입니다. 조선은 무역에 대해서는 고려에 비해 폐쇄적이라고 알고 있으니....
하여간 주인공은 려국 거부의 막내딸입니다. 성격 파탄자로 도성에 널리 소문이 나 있는데, 그 며칠 간의 꿈을 통해 완전히 개심합니다. 성격이 바뀐 정도가 아니라 우리 딸이 사람되었어요를 찍어도 될 정도로, 전혀 다른 사람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꿈에서 워낙 생생하게 온갖 것을 겪었으니 그렇겠지요.
꿈에서 보았던 여러 진행 상황을 기록해두고는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평민 출신 장군과의 결혼을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받아 들입니다. 그리고 그 평민 출신의 장군이 남자주인공인 채운입니다. 제목인 강희는 여자주인공의 이름이지요.

이런 로맨스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처럼 정략결혼으로 팔리듯이 결혼한 두 남녀가 서로 마음이 있으면서 아닌 것처럼 하고, 마음을 등지고 있다가 서서히 다가가는 와중에 여러 사건이 일어나는, 그런 걸 꽤 재미있게 그려냈습니다. 양쪽이 서로 마음이 있으면서 그걸 고백하지 못하는 이유는 예전에 있었던 큰 사건 때문인데, 그것도 무난하게 나중에 넘어가더군요.
연재본은 상권까지이고 연재가 되지 않은 것이 하권이네요. 생각보다 책이 굉장히 두껍게 나온 것도 신기합니다. 다른 책이라면 분책있을지도..? 지금까지 세 번 정도 돌려 읽었는데(...) 오타 하나 발견, 조금 이상한 부분 하나 발견한 것 외에는 문제 없었고..'ㅂ'


『왕과 정령』이나 『강희』나 둘다 로맨스 소설이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르니 취향에 따라 맞춰 골라 보시어요. 아, 하지만 실제 보실 수 있는 건 『강희』까지겠군요. 『왕과 정령』도 전자책으로 내실 생각이 있다 하셨으니 조금 기다리시면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ㅂ'



mememe.『왕과 정령』1-3(완). 개인 출판, 2012
전은정. 『강희』1-2(완) . 디앤씨미디어, 2012, 각 13000원

아마 첫비행님이 보시면 대대적으로 낚이실겁니다. 아마도.
첫비행님의 그릇 취향이랑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보다보면 정드는 것이 사실이라, 이 책을 보시면 그릇장과 통장 잔고가 동반 폭주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미 키릴님은 지난 주말에 보고 책구입을 결정하셨지요..)


실은 내일쯤 감상 올릴 생각이었는데, 책 리뷰 올릴 때 한 번에 올리는 것이 낫겠다 싶어 적어봅니다.

글쓴이 두 사람은 커먼키친이라는 북유럽 주방 및 거실 용품 판매 홈페이지를 운영중입니다. 어느 쪽이 닭이고 어느 쪽이 달걀인지는 모르지만, 이 책에는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여러 상품의 디자이너들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아마 북유럽의 그릇이나 패턴, 천 종류에 반해서 자주 북유럽에 갔다가, 그 김에 디자이너 인터뷰도 같이 진행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글쓴이 소개를 읽어보니 패션잡지 에디터라 하고, 그래서 인터뷰도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ㅂ'

문제는 그 인터뷰인데,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유명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다루면서 그 사람의 대표작도 함께 실어 놓았습니다. 생생한 사진이다보니 홀딱 낚인다니까요. 그렇지 않아도 모님 이글루에서 스칸디나비아계 그릇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징하게 울려왔는데 이리되면 카드도 징하게 울겠지요.(...)

브랜드는 맨 뒤에 실려 있는데 디자인 토르엣, 디자인 하우스 스톡홀름, 스벤스크트 텐, 구스타브스베리, 로스트란드, 티오 그루펜, 로얄 코펜하겐, 노반 코펜하겐, 무토, 펌리빙, 이딸라, 마리메꼬, 아라비아핀란드가 나옵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구스타브스베리, 아라비아핀란드. 아라비아핀란드야 두말하면 잔소리고; 구스타브스베리는 파랑 자두 무늬에 반했습니다. 하하하;ㅂ;


Gustavsberg Prunus. (Stig Lindberg). 출처(www.gustavsbergsporslinsfabrik.se/stiglindberg.ph)



디자이너도 여럿이 나오는데, 그 중 홀딱 반한 사람을 차례로 적어보지요.

잉겔라 P 아레니우스(Ingela P Arrhenius)
홈페이지는 http://www.ingelaparrhenius.com/ 이고 들어가서 보시면 아실겁니다. 원래 북구권이 그렇다지만 색채가 굉장히 강렬합니다. 애들이 좋아하겠다 싶은 정도? 제가 마음에 들어하는 건 도시 시리즈 티타올입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영문 이름으로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하면 한눈에 확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로타 오델리우스도 좋지만 아레니우스처럼 강렬하게 빠지지는 않았습니다.;

올레 옌센도 좋지만, 그 그릇을 쓰는 카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점수가 깎였...(...) 그리고 실제 써보니 재미있지만 쓰기엔 조금 불편합니다. 제가 컵 잡는 방식하고는 거리가 있어요. 하지만 소파베드는 아주,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진은 구글 이미지 검색)

보시면 사용법이 대강 짐작 가실겁니다. 평소에는 소파, 사람들이 놀러오면 개인 요와 이불과 베개. 으아, 진짜 별장에다 하나쯤 가져다 놓고 싶더군요.(별장이란게 있다면)


감프라테시(스틴 감(Stine Gam) + 엔리코 프라테시(Enrico Fratesi))의 Rewrite Desk도 보고 반했습니다.


(사진은 구글 이미지 검색)
저기에 파묻혀 있으면 참 행복할 것 같은, 이글루 같기도 하고 동굴 같기도한 묘한 책상입니다.



좌측 상단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노트북 배터리 전용 수납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신경써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팍팍팍.-ㅁ-/ 작은 공간이라도 저 책상을 가져다 놓으면 순식간에 서재가 된다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둡겠지만, 대신 옆에서 햇살이 들어오거나 하는 일은 적을테니 좋지요. 독서실의 살풍경한 분위기를 떠올리면 햇살이 부드럽게 들어오는 공간 같은 아늑함을 주는 가구라 마음에 듭니다.




그리하여 몇몇 상품에 홀랑 낚였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걸 구입할 자금은 둘째치고 둘 공간은 절대로 없지요. 하하하.;ㅂ;


시주희, 박남이. 『북유럽 생활 속 디자인』. 부즈팜, 2012, 16800원

간단 정리, 한 줄 감상입니다. 길게 쓰기에는 책이 많네요.

『북극여행자』. 읽다가 멀미 났음. 북극권의 여러 나라에 대한 여행기를 다뤘는데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 갈만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아이슬란드 등 여행기가 잘 나오지 않는 나라를 다루고 있으니 그쪽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스콘 & 핫비스킷』. 말 그대로 스콘과 핫비스킷 만드는 법을 담고 있음. 그러나 스콘 옆구리가 늑대입이 아니기 때문에 사진 보고 말았음. 핫비스킷은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맛이 어떨진 모르겠음.

『저칼로리 식단 49일』.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 소개와도 비슷한데, 전작인 『저칼로리 도시락 60세트』보다는 마음에 덜 들었음.

『일본의 맛』. 계절별로 음식을 다루는 것도 괜찮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책이라고 보았음. 제철음식으로 밥상 차릴 때 괜찮겠다. 근데 책이 무겁다는 것이 단점. 요리책은 무겁거나 펼쳐 놓기 불편하면 쓰기 나쁨.

『고베 밥상』. 위와 비슷한 책이나, 이쪽의 판형이 조금 작고 종이를 조금 두꺼운 걸로 써서 책 펼치기가 더 안 좋다. 자칫하면 책등이 쪼개질 것 같은 위태위태함? 취향에 따라서는 이쪽의 책 편집이 마음에 들 수도 있겠다.

『궁금한 세계의 군것질』. 세계 각지의 간단한 음식을 하나씩 돌아가며 소개함. 간식도 있고 빵도 있고 음식도 있다. 가볍게 보기는 나쁘지 않으나 깊은 것을 기대한지라 아쉬웠음. 특히 가격생각하면 두께가 참 얇다.

『오니기리 레시피』. 다양한 주먹밥에 곁들이는 반찬(음식)이 많아 참고하기 좋음. 그러나 조리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본다. 종이질이 조금 걸리긴 하네.(고베밥상과 비슷한 듯)

『A to Z 카페 푸드』. 카페에서 나올만한 음식들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음. 참고하기 괜찮음. 그러나 조리법이 자세한지는 따라하지 않아서 확신이 안든다? (대강 찾아본 베이킹 레시피는 아는 사람이나 따라할 수 있지 않을까..)

집 서가 사정이 넉넉하다면 사고 싶은 책은 『일본의 맛』, 『오니기리 레시피』 정도. 『카페 푸드』는 고민된다.


최명애. 『북극여행자』. 작가정신, 2012, 16000
후지타 치아키. 『스콘 & 핫비스킷』, 김혜원 옮김. 싸이프레스, 2012, 11800
윤선혜. 『(아침 점심 저녁 매일 매일 다른)저칼로리 식단 49일』. 부즈펌, 2012, 13500
구리하라 하루미. 『(전하고 싶은) 일본의 맛』, 송소영 옮김, 시드페이퍼, 2012, 16800
성민자. 『고베 밥상: 맛있는 일본 가정 요리』. 동녘라이프, 2011, 14000
김호정. 『궁금한 세계의 군것질』. 팜파스, 2012, 15000
업온팩토리. 『(간단 뚝딱 든든)오니기리 레시피』, 지성희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2, 13000
라퀴진, 『A to Z 카페 푸드』. 나무수, 2010, 12800

이 모든 책을 제공한 도서관에 무한 감사를.+ㅁ+

읽은 것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추천은 하지만 앞부분 90%의 이야기가 고비라는 점은 꼭 기억해두시길. 다시말해 이 책은 마지막의 10%의 이야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 오히려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옛날 옛적에 『꿈꾸는 책들의 도시』라는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발터 뫼르스의 책이지요. 두 권짜리로 하드커버인데 처음 앞부분은 굉장히 읽기 힘들었습니다. 난해하고 지루하고. 괴물들이 산다는 지하세계에 주인공이 떨어져서 헤매고 돌아다니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뒤에 밝혀지지요. 그 책의 감상을 적으면서, 앞부분 ⅔와 뒷부분 ⅓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이 같다고 했습니다. 이 책은 90%와 10%입니다. 『손가락 없는 환상곡』은 앞 90%와 뒷 10%를 읽는데 걸리는 시간이 같습니다. 그리고 제일 고비를 넘기기 힘든 것은 중심 사건이 일어나는 그 즈음의 이야기입니다.

앞부분은 굉장히 장광설입니다. 나는 피아노 전공자로 고등학생입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나가미네 마사토라는 유명한 학생과 만나 모차르트-살리에리와 같은 미묘한 관계를 구축합니다. 나가미네 마사토는 유수의 주니어 콩쿨에서 열두살의 나이로 우승한 천재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런 둘의 관계는 특정 분야의 천재와, 그 천재를 동경하는 인물의 관계와도 유사합니다. 앞의 이야기는 그런 관계를 계속해서 다루고 있고 그에 덧붙여 나가미네 마사토가 좋아하는 슈만의 일대기와 그가 쓴 곡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읽기 힘든 것도 있습니다. 음악론이 장황하게 펼쳐지니, 그 음악을 실제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긴가 민가합니다. 사실 유튜브 등에서 찾아 들을 수도 있을텐데 안 듣고 그냥 읽었네요. 빨리 읽으려고 서두른 것도 없지 않아 있고...;
그렇기 때문에 B님이 먼저 말씀하신, 슈만의 환상곡 형식을 따랐다는 것도 확실히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앞의 내용이 계속 걸릴 수 밖에 없지요. 솔직히 재미가 없습니다. 주인공의 성격도 마음에 들지 않고, 주인공과 마사토의 관계도 이상하고. 게다가 80%쯤 되었을 때부터 굉장히 걸리는 부분도 나옵니다. 이하는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일단 접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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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읽고 나서 끙끙대며 막판의 수수께끼와 중간의 여러 이야기들을 미친듯이 복기하게 만드는 무서운 소설입니다. 일단 첫비행님, 키릴님께 추천합니다. 아마 키릴님이라면 무난(...)하게 보실 듯?;


참고로 앞부분이 지루하다고 생각하면서 떠올린 또 다른 책이 있습니다. 『얼음나무 숲』. 음악가들의 대결, 혹은 라이벌 관계를 보는 거라면 이 소설의 두 주인공 구도가 더 마음에 든다 생각했지요. 하하하. 하지만 그건 마지막 이야기를 읽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였고..OTL


오쿠이즈미 히카루. 『손가락 없는 환상곡』, 김선영 옮김. 시공사, 2012, 12500원

비슷한 제목의 책으로 여럿 있지만, 다른 것은 한국에서 나온 도서관 기행인데 비해 이 책은 도서관 화보집입니다. 정말로요.; 도서관을 대상으로 가장 예쁜 사진을 찍어 모아 놓은 책입니다. 거기에 도서관의 역사를 가볍게 다루었는데, 먼저 읽으신 빙고님도 언급하셨지만 바티칸 도서관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은 모양입니다. 뭐, 소장품만 본다면 바티칸 도서관이 제일 일 것이라 추측하는데 확신은 못합니다. 워낙 많은 도서관이 실려 있어 하나하나 소개하기는 쉽지 않으니 기억에 남는 도서관만 골라서 추려보지요.
(그나마도 바로 앞에 책이 있어 보면서 씁니다.)


-. 프랑스 책이라 유럽 도서관이 많고 미국 도서관도 여럿 있긴 합니다. 아래 적는 이름은 목차에 실린 영문 이름이 아니라 본문에 실린 원래 이름을 적습니다.

-. 오스트리아 둘, 독일 셋, 이탈리아 둘(바티칸 포함), 프랑스 넷, 스위스 하나, 영국 셋, 아일랜드 하나, 체코 하나, 에스파냐 하나, 포르투갈 하나, 미국 셋, 러시아 하나. 물론 이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을 다 뽑은 것은 아닐 겁니다. 무엇보다 영국의 도서관 세 개는 옥스퍼드 하나, 케임브리지 하나, 사립 도서관 하나라니까요.

-. 보고 있노라면 이게 도서관인지 박물관인지 헷갈립니다. 사진에 보이는 모든 책은(미국 도서관 몇 제외하고) 다 고서로, 일반 도서관에서는 보기 힘든 책입니다. 아니, 정정합니다. 한국의 일반 도서관에서는 보기 힘든 책입니다. 유럽에서는 어떨지 모르니까요. 물론 공공도서관에서도 이런 책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와 있진 않겠지요.;

-. 가끔은 도서관이 휘황찬란해서 책이 묻힙니다. 책들도 도서관의 소품으로 전락하는 느낌입니다.ㄱ-;

-. 의외로 햇볕이 잘 듭니다. 그러면 책이 상할텐데? 그래서인지 몇몇 도서관은 책등을 안 쪽으로 하여 꽂아 놓고, 책배에다가 금칠을 하고 제목을 썼다고 합니다. 그럼 의미가 없잖아....

-. 오스트리아 아드몬트 베네딕트회 대수도원 도서관(Stiftsbibliothek Adomont)은 딱 저 창틀에 엉덩이 걸치고 다리 꾸겨 넣고 앉아 독서하면 그림이 따로 없겠다 싶습니다. 세드릭(폰틀로이경) 같은, 아니면 비요른 같은 꼬맹이가 저기에서 책 들고 자고 있다고 하면 ....... 망상은 이정도로 하지요.

-. 안나 아밀리아 공작부인 도서관(Herxogin Anna Amalia Bibliothek)은 괴테가 있었다는 것만으로 점수가 확 올라갑니다. 게다가 괴테에 공작부인이라 하니 망상이 유니콘이 뛰어노는 모 만화가 자동연상되네요. 하하하.;

-. 바티칸 도서관(Biblioteca Apostolica Vaticana)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습니다.

-. 마자랭 도서관(Bibliothèque Mazarine)과 학사원 도서관(Bibliothèque de l'Institut)은 바로 이웃하고 있음에도 학사원 도서관이 훨씬 더 끌립니다. 창가에 자리잡은 1인 열람석에 홀렸거든요. 그리고 상원 도서관(Bibliothèque du Sénat)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곳은 가서 자리잡고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서 등장한 도서관들과 다른 점은 명화가 없다는 점..?; 게다가 상원 도서관은 뤽상부르 궁의 정원이 창가에서 보인답니다. 허허허. 전망이 아주 좋겠군요. 국회도서관은 국회 의사당 지붕만 보여도 고개를 돌리고 싶을텐데 말입니다.

-. 오말 공작 서재(Cabinet des livres du duc d'Aumale)는 도서관이 아니라 개인 장서 컬렉션일겁니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서가는 이곳이었습니다. 이유는 저도 잘 모릅니다. 118-119쪽에 실린 서가 전경을 보는 순간 이건 살아 있는 서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손도 닿지 않고 그냥 계속 꽂혀 있는 그런 문화재 급 도서가 아니라 누군가 계속 관리하고 사용하는 그런 서가란 의미로 말입니다.(이런 서가가 가지고 싶지만, 이 서가는 서가 만으로는 의미가 없겠지요. 저택과 정원과 그 관리비용과 집사가 따라와야...)
게다가 중요한 건, 베리공의 성무 시도서가 여기 있어요.-ㅁ-
오말 공작이 샹티이 영지의 관리권을 프랑스 학사원에 넘기면서 증서에다가 '그 어떤 것도 샹티이 성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조건을 아주 잘 걸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설명하지요.

-. 영국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 렌 도서관(Wren Library, Trinity College)는 도서관 건물 자체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도서관은 유일하게 살아 있는 도서관입니다. 아, 물론 다른 도서관에도 사람이 찍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만큼 '대학교 도서관이구나'라는 느낌을 준 곳은 없었습니다. 바닥의 흑백 체크무늬, 화려하지 않게 하얗지만 정갈하고, 햇살도 잘 드는 도서관. 하지만 19세기의 건축 기술을 듬뿍 사용한 도서관. 아마 저자도 이 도서관을 좋아하나봅니다. 아니면 크리스토퍼 렌 경을 좋아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도서관 역사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할리 없다니까요. 이건 애정이야.

-. 영국 존 라일런즈 도서관(John Rylands Library). 라일런즈란 부자가 있었습니다. 두 번이나 홀아비가 되었고, 세 번째에는 비서와 결혼했지요. 그리고 그 세 번째 부인과는 해로하면서 잘 삽니다. 존 라일런즈가 죽었을 때, 그 어마어마한 재산은 아내가 물려 받았고, 아내는 그 재산을 써서 남편을 기념할 도서관을 만듭니다. 도심 한 가운데 땅을 구입하고 거기에 건물을 지어 아낌없이 투자하고 그 도서관에 장서를 채웁니다. 19세기의 이야기지요. 그 멋진 도서관의 장서를 채우기 위해, 여러 귀족들의 장서가 세트로 나오면 통째로 구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결말은 씁쓸합니다. 도서관 재단이 휘청거리자 도서관은 맨체스터 대학교 부속 도서관이 됩니다. 그리고 1986년에 존 라일런즈 연구소를 세우기 위해 맨체스터 대학은 도서관의 장서를 경매 처분하기로 결정합니다.
썩을.
오말 공작 서재를 칭찬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물론 존 라일런즈의 아내, 엔리케타 라일런즈가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리는 없지요. 하지만 '초기 활판 인쇄술 시기의 인쇄본 1백점'을 경매로 팔아서 내놓는다고요? 그게 어디로 갈 지 모르고 말입니까. 허허허.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가 안된다고 생각하면 이런 상황을 생각해보자고요.
유서 깊은 어느 양반집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문화재급 고서들을 대학교 도서관에 기증했습니다. 그리고 그 1백년 뒤, 대학교는 연구소 설립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그 고서의 일부를 경매로 팔겠다고 내놓습니다. 어떤가요. 사학계와 서지학계와 박물관들과 문화재 관련 단체와 다른 대학기관과 교수들과 전문가들과 학자들과 학생들과 유생들이 들고 일어날만한 일이 아닌가요. 읽고 있다가 울컥 했습니다.-_-+

-. 아일랜드의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Trinity College Library)도 유명합니다. 아마 가장 박력있기로는 이 도서관의 서가 사진이 이 책에 실린 중에서 으뜸일겁니다.

-. 포르투갈의 마프라 수도원 도서관(Biblioteca do Convento de Mafra). 첫 번째 사진에 홀딱 반했습니다.-_-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아요. 아놔.;ㅁ; 저기에 연미복을 입은 청년이 서 있다면 로맨스 소설 첫 머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아드몬트 수도원 못지 않게 망상이 떠오르는 멋진 서가 사진입니다. 햇살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가운데 '빛 바랜 양피지 같은 하얀 목재들'의 분위기가 환상적이거든요.
이 곳의 도서관 서가 복도 사진도 박력이:ㅆ습니다. 아마 공간 규모는 이쪽이 더 클테니 실제 보았을 때 압도당하는 쪽은 여기일겁니다.

-. 보스턴 애서니엄(Boston Athenæum)은 건물이나 분위기가 딱 미국 같습니다. 이쪽은 구레나룻을 기른 남자들이 모여 토론하고 있을 분위기..? 도서관에서의 다과회는 참 부럽군요.+ㅅ+
그리고 여기 서가는 다른 의미로 박력이 있습니다. 보유 도서는 앞서 소개한 다른 도서관보다 젊은(!)데, 서가에 빽빽하게 꽂힌 책들이 양 옆으로 이단 세로 도열하고 있다는게 대단하지요. 다른 곳은 벽면에 서가가 붙어 있는데, 여기는 벽면에 직각으로 서가가 서 있어 각각의 공간이 분리되어 있거든요. 거기에 중앙에는 탁자가 놓여 있고요. 탁자의 크기를 감안하면 양쪽 도서관 서가와 책의 크기도 짐작이 가는데, 미국적이면서도 나름의 분위기가 살아 있는 멋진 공간입니다.




가보고 싶은 곳은 잘 챙겨두었다가 나중에 여행 자금 모으면 하나 하나 가볼겁니다. 상당수는 연구자만 갈 수 있을텐데 .... 그걸 생각하면 공부하러 가야겠네요. 하하하;ㅂ;



기욤 드 로비에, 자크 보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이섬민 옮김. 다빈치, 2012

충동구매 못지 않게 무서운 말이 충동대출입니다. 한 달쯤 전에 충동대출한 책 네 권 중 두 권은 읽었지만 두 권은 그대로 바닥에 쌓여 있거든요. 어제 도서관에 가서 책 한 권을 반납하고 책 세 권을 더 빌려왔는데, 그걸 책상 위에 올려 놓으면서 기암했습니다. 보려고 쌓아 놓은 책이 양 옆에 탑을 이루는데, G가 읽으라고 챙겨온 만화책 다섯 권과 도서관에서 빌린 책 세 권을 쌓았더니 탑이 또 생성되었습니다. 안돼!
그리하여 이번 주말은 오롯이 보고서와 책과 십자수(...) 사이에 파묻혀야지요.

어제 빌린 책 세 권은 다 음식쪽 책입니다. 한권은 소풍에서 나온 어느 컵케이크 공방의 주인장이 쓴 책, 한 권은 구리하라(쿠리하라) 하루미의 요리책 번역본, 하나는 도시락 반찬 만드는 책입니다. 맨 마지막 책은 보면서 일본 책 번역본인가 했을 정도로 굉장히 분위기가 닮았습니다.-ㅂ-; 지난번에 키릴님이 모임에 들고 나오신 걸 보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찾아 빌려 왔지요.

음식 관련 책은 대부분 책이 무겁습니다. 여행책은 요즘 종이를 가벼운 걸 쓰기도 하지만 음식책은 아직도 무거운걸 씁니다. 아트지라고 하나요. 요리책 크기가 크다면 무게는 더 무겁습니다. 하여간 책 세 권 중 가장 읽기 무난해 보이는 『달콤쌉싸름한 청춘의 디저트』는 어제 자기 전에 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한 번 더 보았지요.


결론부터 말하면 FAIL. 이번 선택은 실패하였습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나의 달콤한 상자』(제과)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그 뒤에 나온 『맛있는 풍경』도 빌렸고 이 책도 빌린 것인데, 양쪽 다 네이버 블로그의 분위기를 폴폴 풍깁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글 분위기는 질색하거든요. 블로그에서 보는 것은 괜찮지만 책으로 보는 것은 사양합니다. 게다가 『나의 달콤한 상자』는 그래도 제과 과정이 상세히 나왔다고 기억하는데 『청춘의 디저트』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컵케이크 중심이라 그런가, 상당수 배합비율이 컵 단위로 나온 것도 걸리고요. 도구 소개할 때는 눈금 저울보다 전자저울이 정확하다며 추천하던데, 부피보다는 무게 단위로 알려주는 쪽이 더 정확하지 않나요. 하하; 그리고 한 컵이 250ml입니다.; 꽤 크군요...


설탕공예로 만든 여러 장식은 상당히 예쁩니다. 특히 로봇 공예는-태권브이인지 마징가제트인지 한참 고민했지만 결론은 못내렸음-상당히 섬세합니다. 생일 케이크를 받은 아이가 굉장히 좋아했을겁니다. 저도 하나 받고 싶더군요. 하지만 앞부분의 컵케이크 공방 꾸리는 이야기나 여러 에피소드를 담은 부분은 다른 컵케이크공방 책들과 차이가 안보입니다. 하기야 컵케이크든 빵이든 초콜릿이든, 공방을 꾸려나가는 이야기는 닮을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 그런 이야기를 앞에 넣더군요. 그래서 앞부분은 건너 뛰고, 본격적으로 조리법이 나오는 곳부터 보았습니다.

- 우유와 생크림에 레몬즙을 넣어 집에서 만드는 치즈는 코티지 치즈 아닌가요. 리코타 치즈와는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 '이 아이를 발견했어요'라는 표현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 쿠키는 아이가 아니죠.
- 컵케이크나 케이크를 장식할 때 '데코레이션 하기'라고 적었더군요. 끄응. 그냥 장식하기라고 적어도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크림을 바르는 것을 두고 샌딩하기라고 적은 것도 걸립니다. 그냥 펴 바르기라고 써도 되지 않나요.

그리고 책을 경건히 받들어 모시는 저는 블로그에서의 표현이나 구어체를 그대로 옮긴 것이 계속 눈에 걸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각 조리법을 소개하는 글은 건너 뛰고 사진만 보았습니다.



결론. 사진은 상당히 예쁘지만 제과 제빵을 시작하는 분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몇몇 레시피는 아이디어 참고용으로는 나쁘지 않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쯤 후르륵 훑어 보시어요.


러브시스터즈. 『달콤쌉싸름한 청춘의 디저트』. 소풍, 2012, 16800원

최근이라고 해도, 도서관에 반납한 뒤 홀랑 잊고 있던 것도 몇 가지 있으니 한 달 이내의 책입니다. 가장 오래된 순서대로 적으면 『예술 속 문양의 세계』, 『럭셔리 is』, 『초콜릿 아틀리에』, 『풍요로운 날의 상차림』, 『도시락의 시간』순이네요. 길게 적을만한 책은 아니니 간단히 적어봅니다.

『예술 속 문양의 세계』는 생각 외로 졸렸습니다. 책이 도감 형식이라, 특정 시대를 달아 놓고 두 쪽에 걸쳐 특징과 주요 문양을 보여줍니다. 한데 제가 관심있는 분야는 너무 적었어요. 게다가 읽는 사람이 이미 문양이나 그 용어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설명하니 보는 입장에서는 답답합니다. 그래도 가볍게 훑어 보기에는 나쁘지 않네요.

『럭셔리 is』는 반대로 사진이 적어서 불만이었습니다. 위의 책은 도판 예시가 상당히 많은데, 잡지에서 연재할 때는 관련 사진 자료도 많지 않았을까 하지만 책으로 내면서는 홀랑 다 잘랐습니다. 그 때문에 설명을 해도, 그 명품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머릿 속에 그려지는 것이 하나 없습니다. 사진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하더라도 사진을 세세하게 싣는 것이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좋았겠지요. 그렇다고 명품의 역사나 뒷 이야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건드리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콜릿 아틀리에』는 분당에서 초콜릿 공방을 운영하는 사람이 쓴 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콜릿 학교』와 비슷한데, 책에 소개한 초콜릿 레시피가 상당히 다릅니다. 특히 『초콜릿 아틀리에』는 전화당을 많이 쓰더군요. 초콜릿 만드는 책에서 이걸 쓰는 레시피는 거의 처음 본 것 같습니다. 거의 초콜릿, 크림, 부재료를 중심으로 썼으니까요. 의외로 이쪽 레시피가 진실(?)한지도 모르지만...; 하여간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헤이즐넛 페이스트 만드는 법이 실려 있어 참고 도서로 잘 적어두었습니다. 나중에 만들 일 있으면 찾아봐야겠네요. 그리고 모카 초콜릿이랑 커피 초콜릿은 좀 땡깁니다.-ㅠ-

『풍요로운 날의 상차림』은 서가 서핑-특별히 찾는 책 없이 특정 주제 분야의 서가를 훑어 보는 것-을 하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뒤의 상차림은 취향이 아니라 넘어가고, 풍요로운 날을 소개한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그러니까 명절과 24절기의 유래와 행사, 관련 음식을 상세하게 적었거든요. 참고도서로 좋겠다 싶어 빌려 두었는데 볼만했습니다. 하지만 뒤에 실린 상차림은 그리 동의하고 싶지 않네요.

『도시락의 시간』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그러니까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가 몇 권이나 나왔나(13권) 확인하려 하다가 최근에 나온 책을 보고는 덥석 빌렸는데, 일본에서 나온 책을 번역한 겁니다. 원래는 전일본공수(ANA)의 사지에 실렸던 코너인가봅니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도시락 싸는 사람들을 즉석 섭외하고 인터뷰를 하는 겁니다. 부부가 각각 사진 찍고 글 쓰고 하여 공동 작업을 진행했는데, 처음 이 기획을 시작했을 때 갓난아기였던 딸이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하니 굉장히 긴 프로젝트지요.
다른 것보다 맨 앞에 나온 아저씨의 도시락이 굉장히 인상 깊습니다. 각 축사에서 우유 짠 것을 모으는 일을 한다는데, 직업을 집유원이라고 하더랍니다. 한국에서는 잘 안쓰는 말 같군요. 집유탱크를 운전한다, 그렇게 표현하려나요. 친척 중에 축산업에 종사하는 분이 있어 더 감정이입해서 보았는지도 모릅니다.
새벽에 일어나 여기저기 흩어진 축사들을 돌아다니며 우유를 모으다보면 끼니 챙길 시간도 없답니다. 잠깐 짬이 났을 때, 아침에 싸온 주먹밥을 서둘러 먹는 것으로 허기를 채운다네요. 밥공기에다가 랩을 깔고 거기에 길게 자른 김 두 장을 십자로 겹쳐 깔고, 그 위에 밥을 한 주걱 넣고 안에 속재료를 넣어 랩채로 꾹꾹 눌러 만든 주먹밥입니다. 그게 왜이리 눈에 밟히고 짠한지. 그 뒤에 나오는 다른 도시락은 그리 눈에 안 들어오더군요.


결론만 말하자면? 역시 이번에도 마음에 드는 책 리뷰를 가장 나중에 썼군요. 하하하;


다이애나 뉴월, 크리스티나 언윈. 『예술 속 문양의 세계』. 시그마북스, 2012, 35000원
김은령. 『럭셔리 is』. 시공사, 2009, 13000원
강수아. 『초콜릿 아틀리에』. 넥서스BOOKS, 2011, 16000원
한국식환경디자인협회. 『풍요로운 날의 상차림』. 교문사, 2007, 14000원
야베 나오미, 야베 사토루. 『도시락의 시간』, 이은정 옮김. 인디고, 2012, 13800원

조아라에서 소설을 찾아보다 보니 최근 완결 작에 아서왕 전설을 주제로한 BL이 있더군요. 히엘님의 『킹 아더, 그리고 아더』입니다. 완결편만 먼저 보았는데 랜슬롯×아서왕이네요. 뭐, 둘이 그렇고 그런 관계란건 ..(....)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아서왕 이야기는 토마스 말로리 경의 버전이랑 애니메이션의 여러 버전들을 주로 보았는데 10년 전에 어떤 소설을 읽고서는 접었습니다. 블로그에서도 몇 번 언급한 『아발론의 안개』. 저는 이걸 아서왕 전설 종결자로 명명합니다.-_-;

아서왕 전설은 토마스 말로리 경의 버전이 유명하지만 그건 중세 기사담이지, 켈트족 전설은 아니지요. 애초에 역사적으로 아서왕은 아르토리우스라고, 로마의 브리튼 침입에 대항한 켈트족 인물이라고들 합니다. 아무리 보아도 중세 기사갑옷을 입고 싸우는 인물들하고는 달라요. 그건 어디까지나 말롤 경의 창작, 소설이라고 봅니다. 멋있긴 하지요.
하여간 아발론의 안개는 아서왕 전설을 전통을 따르려는 켈트족-드루이드 및 여사제들과 기독교의 대립으로 봅니다. 기네비어-책속 이름은 다릅니다-와 모르간아 대립하는 주요 이유도 그거예요. 모르간은 드루이드와 여사제, 무녀, 샤먼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아서는 그런 누나와 사이가 나쁘지는 않지만 왕으로서의 역할과 기독교를 따르는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 때문에 조심할 수 밖에 없지요. 게다가 기네비어와 모르간은 지독하게 사이가 나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일종의 연적이라는겁니다. 그러니까 란슬롯과 아서를 사이에 두고...-_-;

아래는 간단히 적은 대강의 이야기입니다. 내용폭로가 있으니 나중에 읽으실 분들은 접어두세요. 단, 이 책은 현재 절판이라 보시려면 도서관을 찾으셔야합니다.




인물들의 대립각은 그러하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성 중심적이고 샤머니즘적인 청동기시대에서 강력하고 권력집중적이며 가부장적, 기독교적인 철기시대로 옮겨가는 과정을 그린 것에 가깝습니다. 그 와중에 여러 인물들 간의 관계가 그려지지지요.

기네비어, 아서, 란슬롯, 모르간을 두고 인물 관계도를 그리면 아서와 란슬롯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습니다. 모든에 강조점을 넣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해도 되겠지요. 진짜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습니다. 그럼 란슬롯은 어떠한가? 음, 막판에 기네비어랑 부정을 저지르긴 하지요. 하지만 이 인간이 진짜 좋아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ㅅ= 막판에는 수도원에 들어갔다던가. 아니, 비비안의 아들인 사람이 기독교로 개종해 수도원에 들어갔다는 것이 참 미묘하네요.; 기네비어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모르간은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해서 아발론에 숨어듭니다. 그리고 아서를 마지막으로 거둡니다. 나중에 늙어서 아발론에서 나와 그 간의 세상사를 보려 하자, 이미 세상은 옛 기억들을 잊고 기독교 세계로 넘어갔더라는 이야기지요.


모르간을 중심으로 한 여러 이야기는 드루이드의 이야기가 많다보니 자크 브로스가 쓴 『나무의 신화』나 조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가 떠오릅니다. 그렇다보니 「에우레카 세븐」과도 자연스레 연결됩니다.-_- 에우레카 세븐의 어느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이 책을 손에 꼭 쥐고 있어 그랬지요. 하하하....;


쓰다보니 『나무의 신화』가 갑자기 읽고 싶습니다. 『황금가지』랑 같이 빌리면 과연 한 달 내에 읽을 수 있을까.;
붕괴된 정신계를 회복하기 위한 짤막 리뷰.'ㅂ'
조아라 소설 리뷰는 그래도 제대로 된 정신으로 해야겠지요.;

주중에 벼르고 있다가 홍대 북새통에 다녀왔습니다. 목표는 QED와 CMB였지요. 까날님 리뷰에서, 이번에 또 두 만화 주인공이 같이 만난다길래 궁금해서 보았습니다. 메인은 CMB같은데 어저면 제가 CMB를 먼저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토마에게 열폭하는 누구를 보니 아...ㅠ_ㅠ 토마 참 무서워요.; 하여간 한 쪽만 읽어서는 이야기가 풀리질 않습니다. 양쪽 모두를 읽어야 온전한 이야기가 되는군요. 이리 설정한 작가의 속셈이 보입니다.(...)

원래는 저 두 권만 살 생각이었으니 느긋하게 다녀오려 했는데 야마자키 타카코의 『보이』 30권이 나왔습니다. 완결권인데 일본에서는 나온지 몇 년 되었을걸요. 나와 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여 덥석 받아 들었습니다. 일본에서 완결권 나오고 나서 이게 뭐냐며 독자들이 들끓었다는 말에 기대를 접고 보았는데 나름 이해가 갑니다. 그러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끝났습니다. 허허허허. 이렇게 끝낸다면 어디서 끝을 내도 이상하지 않아요. 아니, 그보다는 더이상의 소재가 없어 적당히 마무리 하고 말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게다가 주변 가족들의 이야기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아쉽고요. 이런.; 외전이라도 나왔으면 하는데 혹시 나왔을까요.ㄱ-;


『어떻게 좀 안 될까요』6권은 빙고님께 강력 추천. 멍멍이가 나옵니다, 멍멍이..-ㅠ- 게다가 코기예요!
다만 뒤 쪽에 실린 이야기는 이야기가 다 풀리고 나니 기분이 상당히 나쁘더군요. 아, 역시 이 작가 어디 안갑니다. 다른 작품들도 그랬지만 결말이 무난하게 난 것이 거의 없지요. 『Go 히로미 Go』는 무난하다면 할지도 ...? 하지만 보통 생각하는 그런 결말을 내지 않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작가는 순정만화작가가 아닐거란 망상마저 듭니다. 순정이라기엔 건조해요.;


『은수저』는 두 번 꼬오오오옥 보세요. 아, 저도 우유 마시고 싶...;ㅠ; 하지만 홋카이도에서 청정 원료(...)를 먹고 자란 소가 아니면 저 맛이 안 날거예요.;ㅠ; 게다가 요즘엔 홋카이도 우유라고 하면 후쿠시마 때문에 미심쩍은 것이 한 둘이 아니라 말입니다. 으, 그래도 홋카이도 디저트는 없어서 못 먹지요.
다만 라면과 철판국수(야키소바)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흑, 꼬마야, 네가 왜 그렇게 컸는지 이번에 보고 알았단다.;ㅂ;
효재는 종종 한국의 타샤 튜더라는 말을 듣습니다. 한국에 나온 타샤 튜더 책을 거의 다 본 입장에서는 이 평가가 그리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그리고 그 평가에 대한 생각은 이번에 읽은 『효재의 살림 연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책 자체는 화보집 같습니다. 살림집의 사진은 일본의 여러 부엌 살림을 찍은 것과도 비슷하며, 이렇게 많은 그릇과 도구를 모았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사진도 잘 찍었고 예쁩니다. 하지만 이게 마음을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다른 책을 보면 이렇게도 해보고 싶고 저렇게도 해보고 싶고, 그런 생각이 많이 드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움직인 것은 딱 하나, 유기였습니다. 방짜 유기 수저를 만드는 장인의 이야기. 그걸 보고 한 벌 구입하고 또 한 벌 구입해서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지만 다른 살림은 취향에 안 맞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삐딱한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작가 본인이 이야기했듯이 살림이 아니라 소꿉장난 같아요. 타샤 튜더는 지금 시선으로 보면 19세기에 못박혀 살고 있는 코스튬플레이어(...)₁에 조금 많이 이상한 할머니 같지만 이 사람은 코스튬플레이어가 아니라 그냥 인형놀이하고 소꿉놀이하고 소품 모으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상하지요.
책을 읽어 보면 분명 저게 생활이고 삶이고 원래의 습관인건데, 보고 있노라면 한발자국 물러서 보게 됩니다. 그참 기묘해요.


책 자체는 사진도 그렇고 소품도 그렇고 볼 것은 많습니다. 가격 생각하고 책 사진이나 종이, 편집 생각하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읽고 나서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감상은 어떻게 할 수 없군요.
그런 의미에서 발행은 하지 않습니다.(먼산)



이효재. 『효재의 살림 연장』. 중앙M&B, 2012, 13800원


₁솔직히 말해, 타샤 튜더가 유명한 그림책 작가가 아니라, 집 재산이 많아서 그걸로 저런 생활을 하고 있다 치면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며 한국의 여러 방송국에서 취재나갔을 겁니다. 타샤 튜더라는 이름이 있기에 저런 생활을 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지, 보통 사람이 저렇게 살았다면 이상한 사람이다 소리를 몇 번이고 들었을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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