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맛』은 표지부터가 사람을 홀립니다. 동그랗고 살짝 도톰하지만 옆구리를 보면 폭신해서 그런건지 가라앉은 것 같은 포동포동한 핫케이크 여덟 장을 쌓은 모습은 그 위에 버터 한 조각을 올리고, 메이플 시럽 한 단지를 준비하여 나이프와 포크로 비장하게 덤벼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표지의 그림과 같이 폭신폭신한 핫케이크를 구워야 합니다. 거기부터가 시작이지요.


표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 책은 먹을 것에 대한 작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잔뜩 담았습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식재료와 음식, 그걸 담아내는 그릇과 부엌 도구들을 다 다룹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제 취향일 수 있지만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면서는 읽는 것이 고행이었습니다. 과거의 저라면 매우 행복하게 읽으며 지름목록에 추가했을 것이지만 지금의 저는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책 부제에 나오는 것처럼 이 책은 각 주제에 대한 짧은 글들을 아침, 점심, 저녁, 차라는 네 가지 큰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아침은 이상적인 아침식사부터 시작해 수프나 에코백, 점신에는 식재료, 말린식재료, 도구, 바구니, 그릇 등을 다루고 저녁은 술, 보데가 컵, 빵, 기름, 수세미 행주 등등, 차는 커피와 과자, 티타임, 주전자, 차의 종류 등등을 소개합니다. 각각의 주제에 대해 짧게 쓴 글인 걸 보면 블로그 등에 올린 글이거나, 어딘가에 연재한 글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읽기 어렵지 않으며 쉽게 넘어가는데다 자칫하다가는 글에 홀려 이것저것 사들기 쉽습니다. 읽는 동안, 예전에 읽었던 오하시 시즈코의 『멋진 당신에게』가 떠올랐습니다. 계절의 식재료나 다양한 소재의 음식, 생활방식 등을 다루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그 부분이 지금의 저와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예전에는 마음에 드는 것이면 일단 모으고 봤습니다. 수집벽이 있었던 건지, 버리지 못하고 이것저것 잔뜩 모아 놓았고 여행지에서 구한 포장지나 종이봉투, 비닐봉투도 추억이라며 남겼습니다. 그걸 그만둔 건 짐이 점점 증식하면서였고요. 미니멀라이프니, 생활가이드니, 굉장히 다양한 책을 보며 미련과 집착을 버리려 애쓰고 급기야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가 아니라, 몇 년 동안 두어도 돌아보지 않는 것이면 버려야 한다는 것과 사놓고 쓰지 않으면 애물단지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고 정리를 했습니다. 충동구매로 사들인 것들도 그렇게 다 떠나 보내니 손에 남은 것은 가끔이라도 꺼내 쓸 것들이더군요. 그런 것만 남았습니다. 그나마도 마음이 떠나면 자연스레 품에서 내보낼 것들입니다. (물론 책은 예외입니다.) 바자회에 내놓거나 재활용품 바구니에 넣어두면 누군가 집어갈 테니 쓰던 것이라도 처분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에코백을 이런 저런 이유로 모아 놓는다.

-여러 가게들을 다니며 눈에 들어오는 그릇을 다양하게 구입한다.

-벼룩시장에서 잡동사니를 구입한다.

-흰색 그릇도 여러 브랜드의 것을 섞어 구입한다.

-보데가Bodega도 마음에 드는 것마다 구입한다.


는 내용을 보면 집 정리하기 괜찮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포장지나 과자상자를 보관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생활이 가능한 건 푸드스타일리스트라 남겨두면 어디에든 쓸 상황이 되기 때문일 겁니다. 보통 사람들이 따라하기에는 벅찹니다. 갖가지 식재료를 구해서 먹어보는 것도, 여러 회사와 여러 생산지의 다양한 그릇을 구입하고 쓰는 것도 직업과 관련되어 있으니 가능하겠지요. 그럼에도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은 정도로 수납공간 걱정이 되더랍니다. 허허허허..


딸기잼을 비롯한 잼 만들 때의 비율 계산이나, 검은콩 졸이기, 스콘의 재료별 비율 계산은 좋습니다. 스콘은 제 취향의 비율이 아니지만 보통의 스콘을 만들 때는 이정도 비율이 좋을 겁니다.



책 편집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걸리는 것은 번역 쪽인데, 여성어와 일본어 번역투가 뒤섞여 있어 읽다가 피로함을 느꼈습니다. 단어나 구절, 어구, 일본어가 아닌 여러 외국어들은 매우 잘 번역했고 모르는 단어에 대한 주석도 좋습니다.

또 걸리는 부분이 몇 있었습니다. "핫 비스킷을 '긴급 비스킷'이라 표현한 레시피(p.233)"가 있다는 부분. 저 다음 문장에는 "빠르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시간이 없을 때 금세 만들 수 있는 구세주 같은 비스킷"이라는 언급이 있어 뒷부분의 번역 때문에 일부러 긴급이란 단어를 쓴 것이 아닌가 추측하지만 원래는 퀵 비스킷이 아니었을까 싶거든요.

또 걸리는 부분은 생지라는 단어입니다. 이 책에서는 生地를 모두 다 생지라고 그냥 번역했습니다. 문맥에 따라 반죽, 또는 베이스 등의 단어로 골라 바꿔 쓸 수 있었을 것인데 일괄적으로 다 생지라 적었습니다. 한국어사전에는 생지라는 단어가 아예 없습니다. 분명 바꿔 옮길 수 있는 단어가 있음에도 그대로 둔 것을 보면 번역자의 이도로 보이는데, 이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걸린 덕에 책 자체에 대한 점수가 왕창 깎였습니다. 다른 언어에 대한 번역은 훌륭한데 왜 그랬을까요.(먼산)



나가오 도모코. 『하루의 맛』, 임윤정 옮김. 앨리스. 2017, 14800원.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아마 T님은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북스피어 책은 나오는대로 장바구니에 담아둡니다. 취향에 맞든 아니든 일단 담아두고 읽는데, 『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는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려고 두니 친절하게 '이미 구입한 책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난 구입한 기억이 없는데! 라며 책나무를 뒤져도 안 보이더군요. 이 책을 어디에 두었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사무실 업무용 책장에 잠시 꽂아 둔 것이 기억나 회수해왔습니다. 책 구입한 뒤 홀랑 까먹는다는 이야기를 반쯤 흘려 들었는데 제가 그러고 있습니다. 하하하. 하지만 다른 책 한 권은 어디 두었는지 아직 못찾았습니다.ㅠ_ㅠ


첫 번째 이야기는 '나'라는 사람이 술집에 갔다가 우연찮게 아는 사람을 만난데서 시작합니다. 세도리라는 독특한 칵테일을 주문하는 걸 보고 옛날에 잠시 알고 지낸 이라는 걸 깨닫고 말을 걸어보니 나름 큰 건을 치루고는 기분이 좋아져 있었던 터라 흔쾌히 같이 어울리고는 급기야 집에 초대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큰 건'과 관련한 이 사람의 일대기를 얻어 듣습니다. 옛 귀족 출신으로 작위를 이어받았기에 별명과 이어서 세도리 남작이라 불리는 사람은 고서수집에 얽힌 여러 괴이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작가인 가지야마 도시유키는 1930년생으로, 이야기들도 모두 옛날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오일쇼크를 다루는 부분을 보면 책의 배경은 70년대지만, 세도리 남작의 경험담은 패전 전부터 시작되며 미국 점령하의 일본 이야기도 상당히 등장합니다. 기왕이면 역사적 배경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보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45년 8월 15일에 일본의 항복 선언 뒤 일본은 어떻게 되었는가 등등.



기이한 이야기라는 제목답게 책에 미치면 사람이 어디까지 막장이 될 수 있는가를 철저하게 보여줍니다. 다만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남자다보니 남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술자리에서 튀어나오는 자신들의 모험담을 약간 과장한 느낌도 들고요. 그게 극에 달하는 것은 마지막의 장정가 관련 이야기입니다.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다지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헛웃음만 나오더랍니다. 아니, 하지만 이렇게 이상한 방향으로 책에 미친 사람도 있을 법합니다. 없지 않을 것 같아 더더욱 그렇고요.


이상한 감상이라는 자각은 있지만 읽으면서 80-90년대 한창 유행했던 『인간시장』이라는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중심으로 쓴 덕에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은 일본/한국에 대한 감상이라는 점에서 그게 더 떠올랐는지도 모르고요. 남성 중심의 이야기라는데서도 그랬는지 모릅니다.



물리적 의미로서 책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읽고 나면 나는 이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라는 반면교사로서의 작용이 상당히 크게 작용합니다. 이야기의 발상도 재미있고, 역사적 배경도 작용하다보니 아직 진보쵸와 고서 시장이 활발하게 살아 있던 때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건 감안하고 보셔야 할 겁니다.




가지야마 도시유키. 『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7, 12000원.


센티넬버스라 불렸다가 지금은 가이드버스라 불리는 세계관은 센티넬과 가이드라는 페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꾸려갑니다. 센티넬은 미국드라마 『슈퍼내추럴』에서 유래한 단어로 알고 있으며, 정신계와 물리계를 포함한 초능력자를 가리킵니다.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조아라에서 연재되던 작품들은 대개 단어를 바꾸었는데, 에스퍼, 싸이퍼와 같이 초능력자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더군요. 하지만 종종 다른 단어를 선택하기도 하며, 『우리들의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는 센트릴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주의 문구를 빼먹었는데, BL소설 맞습니다.'ㅂ';


센트릴은 sentry라는 영어 단어에서 유래합니다. 보초, 파수, 감수인이라는 뜻을 가지며, 소설 속에서는 '뒤편'의 세계에서 온 마수들로부터 세계를 지킨다는 의미입니다. 용어 설명은 1부(1권) 맨 앞부분에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센트릴은 초인류로서 독특한 초능력을 갖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몸이 붕괴되기 때문에 가이드와 각인을 맺고 신체를 치유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치유방식은 몸의 접촉이고요. 가이드버스 세계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신체접촉이 깊어질수록 가이딩이라 불리는 치유력도 올라간다는 설정을 따릅니다. 즉, 고전적 표현을 빌려, 몸을 섞는 것은 가이드가 센트릴을 가이딩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키스로도 가능하지만 능력을 많이 사용하여 다스릴 필요가 있을 때는 보통 그러합니다.

(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 설정은 Fate 시리즈에서 서번트-마스터간 마력 전송과도 닮았습니다. 하하하;)


그 때문에 오메가버스도 그렇지만 가이드버스 세계관도 대체적으로 19금이 됩니다. 특히 센티넬버스라 불리던, 이 세계관의 소설들이 막 나오기 시작하던 때에는 월등한 능력을 가진 초인류인 센티넬이 권력을 잡고, 자신들과 파장이 맞는 가이드들에게 정신적이고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그 당시에는 센티넬버스 소설들을 읽는 장벽이 되기도 했습니다. 마침 처음으로 접한 센티넬버스 소설이 그런 강도가 높았던 『폭설』이기도 했지요.(먼산)



이 소설도 연재 자체는 꽤 오래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1부, 1.5부, 2부, 외전의 네 권으로 출간되었으며 연재 분량도 100화를 훌쩍 넘겼을 겁니다. 여기서도 가이드는 센트릴들에게 쫓기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센트릴 역시 20세 전후에 가능하면 가이드를 만나서 각인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능력 폭주로 천천히 죽어갑니다.


주인공은 가이드인 도민욱. 경계 불안정성이 높아 마수들이 매우 자주 출현하는 '입구'에서 오랫동안 가이드로 근무했습니다. 신이 만들었다는 뒤편의 세계와 통하는, 그래서 마수가 자주 등장하는 입구를 지키는 것은 각 국가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군대이며, 그 군대에는 센트릴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센트릴들은 어릴 적부터 가이드가 붙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 제어를 위해 약을 먹어야 하지만 그 약값이 매우 비싸 어릴 적부터 빚으로 삶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입구에서 군복무를 하고 돈을 벌어 다시 사회로 나오는 것을 꿈꿉니다. ..짐작하시겠지만 돈을 많이 준다는 것은 위험수당이라는 의미입니다. 민욱이 만난 센트릴은 그간 9명. 그리고 그 아홉 명 모두 의무복무기간을 채워 제대하기 전에 사망합니다.


센트릴은 각인한 가이드가 사망하면 함께 죽습니다. 가이드는 각인한 센트릴이 죽어도 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 강하게 감정적 교류를 갖던 상대가 사망하는데 충격을 받지 않을리는 없지요. 많은 커플들은 업무적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그렇다면 마수와의 싸움에서 손발이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사망률이 높아지지요. 다른 이들의 평에 따르면 도민욱은 자신의 센트릴을 고르는데 까다로웠지만 한 번 센트릴과 각인을 맺으면 매우 헌신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홉 명의 전우들을 보내는데 충격을 받지 않았을리가요.


민욱이 군대에 들어간 것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로, 스토커 센트릴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군대에 가 있는 동안 부모님도 다 돌아가시고, 건장한 30대 중반의 퇴역군인이 되어 일상 세계로 돌아왔을 때는 가능하면 평범하고 평온하게 삶을 누리기 바랬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아홉 번째 센트릴의 소망이기도 했고, 더 이상은 센트릴의 죽음을 보고 싶지 않다는 본인의 바램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센트릴을 만나지 않으면 이야기 성립이 안되지요. 바로 옆집에 매우 낮은 등급이지만 센트릴이 한 명 있습니다. 그것도 한참 어린 고등학교 학생입니다. 등급이 낮은데다 재생계라, 군대에 들어가 싸우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맺집이 센 것, 맞아도 바로 회복되는 것은 마수와 싸우는데는 별 도움이 안되니까요. 그래도 민욱은 가능한 센트릴과 얽히지 않기 위해 집을 옮길 생각도 하지만 복병이 생깁니다.

그 복병이 무엇인지 밝히면 재미없으니까 넘어가지요.


하여간 1부의 이야기는 가이드인 민욱이, 센트릴을 피하러 온 곳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어린 센트릴을 만나 구해주고 같이 엮이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1.5부는 1부의 내용을 또 다른 주인공인 센트릴 상진의 입장에서 보여줍니다. 1부를 보고 1.5부를 보면 소설 읽는 데서 느꼈던 약간의 위화감을 제대로 해소할 수 있습니다. 맨 뒤에 실린 「쉬어가는 이야기」에서는 관련된 다른 이들이 민욱과 상진의 관계를 보고 내리는 평가가 있으며 매우 정확합니다.(먼산)


1부에서 엮인 두 사람은 2부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합니다. 거기까지 가는데 상당히 고행길인데다 상진의 고통이 이루말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1.5부에서 상진의 입장에서 등장하는 통원 기록들은 ...(하략) 거기에 2부에서 등장하는 모습도 그로테스크한 수준이니 비위가 약하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진격의 거인』에서도 비슷하게 나오지 않나요.(응?) 규모는 다르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조아라 연재작인 『Alone』에서 보였던 것처럼, 『우리들의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도 SF적 요소가 상당히 깔려 있습니다. 입구나 경계에 대한 설정, 센트릴과의 관계와 검사, 연구소 시설 등의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센트릴과 가이드라는 설정은 단순히 능력 발휘를 위해서, 살기 위해서 각인을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짝을 이루는 두 사람이 서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도 보입니다. 상진은 이런 신뢰를 한 번 깨먹을 뻔했지요. 뭐, 아직 미성년자였고 집안 문제나 학교 문제 등으로 자존감이 많이 낮아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고, 그 뒤에 더욱 단단한 결속이 되었으니 다행이었습니다. 거기에 나이 더 많고 사회생활을 많이 했고 센트릴을 많이 겪었던 민욱이 넘어가 준 것도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대체적으로 수 편애.=ㅁ=)


2부의 고비를 지나, 외전에서는 달달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1부와 1.5부의 구조에서 그랬던 것처럼 외전도 A사이드, B사이드로 나뉘어 각자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고생했던 것은 제목 그대로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 참았던 것이니 만큼, 적을 무사히 물리치고 평온한 일상을 시작한 두 사람은 행복해 보입니다. 아직은 민욱의 PTSD가 있지만 이 역시 언젠가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암시도 있었지요. 그러니 안심하고 외전 읽기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출간된 『눈가리기』, 앞서 출간된 『라푼젤』이나 『생츄어리』도 그렇지만 소설 내에 흐르는 작가만의 공통된 흐름 같은 것이 보입니다.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은 결말이 조금 예외적이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는 등장인물 두 사람이 만나 서로 교류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자각하고 확인하며, 둘이 같이 손을 잡고 걸어나간다는 구조는 소설마다 닮아 있습니다. 그 부족함의 정도가 소설 주인공들과 세계관에 따라 조금씩 다를지언정, 이어진 뒤에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들에게 '그간 고생 많았다', '애썼다'고 말하고 싶더군요. 그리고 앞으로의 날들이 더 밝을 것이라는 말도 하고 싶습니다.



이미누. 『우리의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 1부, 1.5부, 2부, 외전.


『청춘만가』는 아직 출간 작업 중이니 더 기다려야 하지만, 대략 리디북스에 벚꽃철쯤 등장하지 않을까 싶군요.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이나 『눈가리기』도 2월 중 출간이니 이 달은 미리 자금 마련해놓고 기다려야겠습니다.


덧붙여.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은 『우리들의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의 스핀오프에 가깝습니다. 조아라에 6화까지 올라온 『As a soldier, Like a Monster』는 스핀오프에 해당하고요. 사실 후자는 굉장히 제 취향이던데, 뒷 이야기가 올라올 가능성은...;ㅂ;

...알라딘 장바구니 1월에 열심히 비웠는데, 도로 차는군요. 슬픕니다. 장바구니가 빌 날은 없는 것인가! 그보다 엊그제 3개월 총 구매금액이 얼마라는 메일을 보고는 좌절했는데 이러다가는 갱신, 갱신, 또 갱신 하겠네요. 안돼!

(물론 이 모든 것은 명절 보너스를 바라보고 달리는 겁니다. 지금 카드 명세서가..)



프롤로그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넘어가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책의 줄거리는 대강 들어 알아서, 앞에 나오는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는 읽으면서도 짐작은 했습니다. 프롤로그를 넘어가면 현대,가 아니라 미래의 지구 모습이 나옵니다. 국가는 사라졌지만 아직 지역색은 남아 있으며, 과학적 발전은 이제 우주항행을 가능하게 하는 수준입니다. 달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서 자원 채취와 여러 조사를 함께 하고 있고요.


빅터 헌트는 스코프라는 이름의 투시경의 개발자로, IDCC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한 과학자입니다. 영국에서 거주하며 실험과 연구에 매진하던 때, 갑자기 휴스턴으로 날아오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자세한 정보도 없고요. 그 통보를 전한 회사 사장 역시도 아는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가장 큰 고객님께서 그 스코프를 이용해야하니 가장 잘 쓸 수 있는 사람을 호출해서 보내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역시 갑은 갑인가봅니다.

억지로 끌려가는 것에 가까운지라 조금은 부루퉁한 상태로 UNSA(UUN Space Arm)에 도착했더니 프리젠테이션을 합니다. 대외비라면서 등장한 영상과 사진. 달 뒷면에는 있을 수 없는 동굴이 있었고, 그 안에 우주복을 입은 시체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고비는 딱, 회사 사장에게 호출되기 까지입니다. 거기를 넘어가면 왜 호출되었는가, 인간이 발견되었다고? 그 인간은 어떻게 그 속에 있었는가? 인간인가 외계인인가? 그들의 문자를 해석할 수 있는가?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며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2016년 출간 당시에 SF팬들로부터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던 걸 기억하지만-저는 남들이 재미있다고 하면 일단 발 빼고 보는 괴팍한 성격이라 안봤습니다. 그걸 후회하냐 물으신다면, 아니오. 절대 아닙니다. 왜냐면 올해 3권이 나왔거든요. 올해 아작의 첫 책이랍니다. 다시 말해 16년에 보았다면 뒷권 내놓으라면서 울부짖고 있었을 겁니다. 다행히 저는 2권과 3권이 나온 상태에서 1권을 보았으며 이제 도서관에 책 신청해놓고는 장바구니에 담아 구입 시기를 기다릴 따름입니다.



소설의 흡입력이 좋은 것은 달에서 발견된 저 시체의 정체를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단편적인 정보일뿐이지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른 이들이 짐작하고 추론하고 맞춰가는 퍼즐을 보고 있는 셈이니까요. 전체 판은 주인공인 빅터 헌트 박사를 통해 여러 번 뒤집힙니다. 소설 중반 이후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고 추론을 꺼내놓는 순간, 그게 다른 이들에게 발표하는 형식으로 등장할 때, 그 추리를 읽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덜 풀린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 마지막의 그 미싱링크는..(빠드드드득)


M님은 이 책을 두고 학회소설이라더군요. 그렇습니다. 한 가지 가설을 두고 학회에서 서로 치고 받고 하는 모습이 아주 잘 묘사됩니다. 물론 모든 학회가 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요. 여튼 다음 책은 언제 읽을 것인가 고민중입니다.



제임스 P. 호건. 별의 계승자. 이동진 옮김, 아작, 2016, 14800원.


타르틴 북 시리즈의 첫 번째는 『타르틴 브레드』입니다. 두 번째는 『바 타르틴』, 세 번째가 이 책입니다. 두 번째인 바 타르틴은 제 취향의 음식은 아니었고.... ..아. 이것도 제대로 리뷰 안 올렸군요. 허허허허.


두 번째 책은 바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주로 다뤘지만 이번의 세 번째 책은 도로 빵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첫 번째 책처럼 발효빵만 다루지는 않습니다. 뒷부분에는 발효빵 페이스트리 만드는 법도 함께 실었습니다.

『타르틴 브레드』는 과일 발효종을 사용하지 않고 밀가루와 물을 이용해 효모 키우기를 어떻게 하였는가, 그리고 그 반죽들에 어떻게 재료를 섞어 빵을 만드는가를 처음부터 한 발짝씩 살펴갑니다. 세 번째 책인 『타르틴 북 No.3』은 앞서 소개한 방법에서 또 달라지고 추가된 타르틴의 제빵법을 소개합니다. 채드 로버트슨뿐만 아니라 빵집에서 같이 일하는 다른 사람들의 방식도 소개됩니다. 새로 등장한 것은 포리지(곡물죽)을 쒀서 첨가하는 방법인데, 고대에 재배했던 밀부터 현재의 다양한 곡물들까지 죽처럼 삶아서 넣거나 싹을 틔워(발아) 넣습니다. 일단 기본 레시피를 소개하고, 거기에 풀리시-죽을 만드는 법을 소개한 뒤 여러 곡물을 넣은 빵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옛날의 곡물류를 섞은 빵, 종자류를 넣은 빵, 발아곡물을 넣은 빵 등등이 차례로 나옵니다. 만드는 솜씨는 없지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네요.


하지만 빵말고 페이스트리는 그럭저럭 가능합니다. 뒷부분에는 티케이크와 쿠키 등의 다양한 과자가 등장합니다. 앞쪽이 블랑제리라면 뒤쪽은 파티세리인 셈이지요. 그 중 크로캉 아망드는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당연히 나중에 시도할 생각이고, 그 외에 사블레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다는 아니고 몇 가지만. 다 해보기에는 재료가 부족합니다.


찬찬히 읽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고 참고할 생각도 있어 조만간 구입 예정입니다.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는 놓는데.... 『The Blue Bottle Craft of Coffee』나 첫 번째 책인 『타르틴 브레드』나 사두고는 한 번 펼쳐보지 않았으니 심히 찔립니다.



채드 로버트슨. 타르틴 북 No.3 문수민 옮김. 한스미디어, 2017, 34000원.


한 줄 감상: 아일랜드에 대해 가진 꿈과 환상을 모아 자아낸 것 같은 소설. 그러나 올이 몇 줄 튕겼다.



장르문학 외의 소설은 드물게 봅니다. 가끔 찾아보는 건 소재가 제 취향인 경우인데, 이 책이 그랬습니다. 새책으로 알라딘 메인에 떠 있던데다 알라딘 사은품 대상이라, 이걸 끼워서 책을 살까 고민하며 내용을 훑어보니 은근히 취향인데다 도서관에 들어와 있더군요. 그리하여 일단 도서관에서 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하자면서 빌려왔습니다.


지난 주말, 미친듯이 책을 읽어제끼면서 이 책을 꺼내 읽었습니다. 주말 동안 읽은 책이 『타르틴북 No.3』, 『타샤의 식탁』, 『퍼펙트 이디어츠 외전』 (전자책), 『그 겨울의 일주일』, 『별의 계승자』, 『레무리안』(전자책), 『최초의 온기』(전자책)의 7권입니다. 물론 전자책 3종은 권보다는 종에 가깝지만, 그리고 『레무리안』은 매우 길고 『퍼펙트 이디어츠 외전』은 아주 짧으며 『최초의 온기』도 아주 긴편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셋을 합하면 그럭저럭 책 세 권은 될 겁니다. 아니, 그럭저럭은 넘겠네요.



감상 쓰기를 가장 먼저 읽은 책이 아니라 이 책을 고른 것은 감상 쓰기 편한 순서로 집어 들어 그렇습니다.

원제인 a week in winter는 겨울의 어느 날, 호텔에 모인 사람들이 보낸 일주일을 의미합니다. 책 소개글에도 그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그보다 훨씬 더 앞을 다룹니다.

장의 제목은 각 장의 중심인물 이름이고, 첫 번째 장의 제목인 치키는 호텔의 주인이 된 인물입니다. 즉, 이야기의 시작은 어떻게 호텔이 생겼는가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 설명이 치키의 삶을 다루면서 흔하지만 또 흔하지 않은 치키의 이야기는 옛날이라 가능한 겁니다. 지금은 불가능한 트릭입니다. 왜 그런지는 보면 아실테고요. 치키는 고향을 떠난 뒤에도 가끔 돌아왔고, 그래서 가깝게 지냈던 시디 자매의 저택을 호텔로 개조하겠다는 크나큰 계획을 세웁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일단락 되고 그 다음 장으로 넘어갑니다.


리거와 올라, 위니, 존, 헨리와 니콜라, 안데르스, 월 부부, 넬 하우, 프리다는 치키의 이야기를 뒤이어 엮는 사람들입니다. 리거는 얼결에 호텔에 들어와 일하고, 올라는 원래 참여할 생각이 없었으나 도시에서 학을 떼고 고향으로 돌아와 치키의 일을 돕게 됩니다. 그리고 위니부터 프리다까지는 이 호텔의 개업 손님들입니다. 아일랜드의 호텔은 다 이런가 싶을 정도의 멋진 서비스입니다. 실제 존재한다면 머물러보고 싶을 정도로요. 가격이 얼마가 되었든, 이런 호텔이라면 가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호텔은 호텔이라, 막무가내 손님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손님들이 앞서 설명한 '튕긴 올'입니다. 잔잔하고 담담하며, 어떻게 보면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술술 풀리는 것이 보였기 때문에 손님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되길 바랬나봅니다. 어딘가 문제를 하나씩 가진 손님들이지만 호텔에 와서 지내는 동안 일이 잘 풀려서 뿌듯한 마음으로 읽는 사람 역시 일이 풀리는 것 같다는 마음을 얻길 바랬지만 딱 두 팀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읽는 동안 예의바른척 하지만 속물인 여행객을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과, 반창고로 대강 덮어 두었던 깊은 상처에 과산화수소 한 통을 들이 붓는 것 같은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읽다보면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고요.


그리고 불륜이나 미혼모, 미성년자 임신도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다만, 전자는 그렇다 쳐도 미혼모나 미성년자 임신은 아일랜드의 실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톨릭 국가다보니 피임은 장려하지 않을 거거든요. 그러니 임신중절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2012년 기사가 오늘 타임라인에 흘러들어왔던데, 유산으로 추정되는 하혈이 있어 수술을 요구했음에도 병원에서 수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산모가 사망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태아 살해는 성인 살해보다 더 독한 벌인가보군요.(먼산)



그러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그 뒤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치키의 모습이나 리거의 모습, 그리고 올라의 이야기와 의사들의 이야기는 읽다보면 따뜻한 난롯가에서 소근거리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사다 지로의 『프리즌 호텔』과도 닮아 있습니다.


달달한 이야기 때문에 구입할까 하다가도 몇몇 걸리는 부분 때문에 고민은 됩니다. 그러나 추천하는데는 거리낌 없습니다. 읽으세요.



메이브 빈치. 『그 겨울의 일주일』,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 2018, 14000원.


부제는 '칼 푀르스터의 정원을 가꾼 마리안네의 정원일기'입니다. 마리안네 푀르스터는 칼 푀르스터의 딸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원사로 경력을 쌓고 만년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 집이자 아버지의 정원으로 돌아와 사망할 때까지 정원을 돌보았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칼 푀르스터는 포츠님에 정원을 두었고, 통일 이후에는 그 정원을 복원하고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대강대강 설명하는 건 책의 중심은 정원을 둘러싼 역사가 아니라 그 속의 식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안네는 봄부터 겨울까지의 시기를 차례로 다루며, 초봄과 초여름, 한여름을 넣어 일곱 계절의 정원 식생을 이야기합니다. 정원에는 나무도 많지만 숙근초=여러해살이풀이 주력이며, 상당수는 아버지인 칼 푀르스터가 개량한 종들입니다. 칼 푀르스터가 육종한 풀의 이름은 사람의 이름이 아닌 다른 단어에서 주로 따왔다고 합니다. 사람의 이름을 붙인 것은 몇 안되고, 사람의 이름을 붙이는 건 지양했다더군요. 그렇게 정원에 남은 풀도 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 새로 나온 종이나, 그 옛날의 정원에 있던 풀들을 옮겨 심었던 것 등도 있어 그 자세한 이야기를 철철이 풀어 놓습니다. 봄에 피는 꽃, 초봄을 알리는 꽃부터 시작해 겨울의 정원모습까지 1년의 일곱 계절을 모두 돌면 정원 가꾸기가 절대 만만하지 않다는 걸 깨닫습니다...OTL

그렇습니다.

숙근초를 심으면 제초제를 쓸 수 없으니 정원 풍광을 망치는 풀들은 계속 뽑고 뽑고 또 뽑아 치워야 합니다. 작은 땅뙈기 하나 잡초 못 뽑아서 끙끙대는 저와는 굉장히 다릅니다. 해마다 올해는 꾸준하게 잡초를 뽑겠다 생각하지만 그것도 쉽진 않네요.


책 판형 때문에 더 크게 보면 더 아름다울 정원 사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것만으로도 여러해살이풀이 가득한 정원의 풍광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에 없는 풀이 많아 번역할 때 일대일대응이 안되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 뭐라해도 직접 가서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리안네 푀르스터. 『내 아버지의 정원에서 보낸 일곱 계절』, 고정희 옮김. 나무도시, 2013, 15000원.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슬펐습니다. 미니멀라이프책은 아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잘 골라서, 취향에 맞게 아름다운 삶을 살자는 것이 주 내용인 책을 보면서, 이런 생활을 하려면 무조건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아니, 돈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 말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취향이 있어야 좋아하는 것을 고를 안목이 생긴다고요. 하지만 그 안목도 당연히 돈이 필요합니다.


트위터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것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보고 겪어야 합니다. 살림이나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물건을 구입해서 써보고, 이 물건은 나와 잘 맞는다, 이 물건은 자와 맞지 않는다를 스스로 알고 판단합니다. 어떤 물건은 때에 따라 몇 년 더 지나서 맞을 수도 있고, 어떤 물건은 쓰다가 안 맞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걸 확인하려면 물건을 다양하게 사서 쓸 수 있는 재정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재정적 여유가 있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시험할 시간이 없어 타성적으로 물건을 구입할 것이며, 시간적 여유가 있다한들 물건을 구입할 자금이 없으면 다양하게 써볼 수 없겠지요. 결국 안목도 그걸 향유할 수 있는 자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안목이 있어도, 지금의 내가 돈이 없으면 좋아하는 것은 천천히 구해갈 수밖에 없습니다. 자금적 여유가 있다면 좋아하는 것도 다양하게 갖출 수 있고, 새로운 물건이 나오면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겠지요.


저자는 아주 작은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남편과 같이 삽니다. 집이 고베라 주말 등에는 오카야마까지 널리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고 즐깁니다. 고베 다보니 디저트 등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기도 하고, 그런 생활을 즐기기도 합니다. 점심시간이 두 시간이나 된다는 것을 보면 직장도 꽤 괜찮고 집에서도 가까운 모양입니다. 도시락을 쌀 심적 여유도 있고, 집에 와서 간단하게 밥을 챙겨먹을 여유도 있습니다. 직장이 있고, 가족이 있고, 집이 있고, 재정적 여유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 보이는 것들이 일상이 아니라 특별한 날의 일일 수도 있지만 계절을 느끼고 삶을 챙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은 여유 있는 부유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생각을 한 뒤에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자체는 무척 좋습니다. 삶을 윤택하게 하는 물건들을 소개하고 그렇게 보내는 자신의 비법도 함께 씁니다. 정갈하게 놓인 가구들이나 식기 등을 보면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 이것이 쇼케이스에 놓인 남의 삶 엿보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서글픕니다. 예전에는 이런 삶도 즐길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런 삶을 누리는 것 자체가 ‘나는 가난하게 사는데 당신은!’이라는 질시의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십이국기에서 봉왕이 말했듯, ‘나만 배부르게 먹으면 배부르지 않아요.’. 여유롭지는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도 함께 그런 여유를 누릴 수 있어야 마음 놓고 이런 삶을 즐길 수 있는 겁니다.


책을 읽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슬펐습니다.



오쿠나카 나오미. 『내가 좋아하는 것과 단순하게 살아가기』, 박선형, 진선북스. 2017, 10800원.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에 책에서 소개한 브랜드도 궁금한 생각이 들어 책 사둘까 싶긴 하더군요. 

부제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과 편지에서 찾아보는 오래 전 베이킹’입니다. 제목들 대로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의 여러 작품을 소개하며 그 책에 실리고 편지에 언급된 빵과 디저트를 다룹니다. 음식 전반이 아니라 티타임의 과자들이 많네요. 그래서 제목에도 ‘차 한 잔’이 언급된 걸 겁니다.


하드커버에 책이 얇기도 해서 읽는데는 시간이 많이 안 걸립니다. 소개된 레시피들은 현대식으로 재현한 레시피와, 18세기의 레시피 둘 다입니다. 맨 뒤의 참고서적에도 나오지만 18세기의 요리책들을 참고하고 그 레시피가 현대에는 어떻게 나오는지 혹은 옛 레시피를 재해석한 것을 실었으니, 따라할 때는 현대식 레시피를 주로 보게될 겁니다. 무엇보다 옛날 것은 재료도 그렇고 만드는 법도 아주 간략해서 따라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니, 현대 레시피도 친절한 레시피는 아닙니다. 보통 일본 베이킹책은 굉장히 친절하고 사진이 많지만 영미권에서 들어온 책은 글이 대부분이고 설명도 짧습니다. 이 책도 베이킹을 많이 해본 사람이 시도할 수 있는 책이고, 책의 설명을 볼 때 성공확률은 장담 못합니다.



책에 실린 과자들 중 기억에 남은 것만 골라 적어봅니다.


플럼케이크는 다른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었지만 그 때마다 당연히 플럼은 자두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보니 다르네요. 자두뿐만 아니라 말린 과일을 플럼이라 부른답니다. 그래서인지 커런트와 건포도가 도합 340g 들어간답니다.


파운드케이크는 없지만 스펀지케이크는 있었습니다. 설명을 읽어보니 제인 오스틴의 편지에서 최초로 스펀지케이크가 언급되었고 이 케이크는 파운드케이크로도 불린답니다. 요리법을 기억하기 쉽도록 모든 재료를 1파운드씩 넣었기 때문에 파운드케이크라 부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게 스펀지케이크와 같다는 건 몰랐습니다. 지금 말하는 스펀지케이크는 파운드케이크보다는 제누아즈에 가깝지 않던가 싶군요. 이 책에서 참고한 레시피는 설탕을 반만 넣는답니다. 요즘에는 파운드케이크 만들 때 비율이 꽤 많이 달라졌지요.


민스파이는 쇼크였습니다. 민스파이의 민스가 고기 다진 것을 의미한다는 건 알았지만 실제 레시피에 소혀가 들어가는 줄은 몰랐씁니다. 소혀를 다져 넣은 걸 넣는군요. 최근의 레시피들은 쇠기름을 넣거나, 아예 고기류를 안 넣거나 해서 생각을 못했습니다. 흑흑흑.


초콜릿차는 Chocolate to drinke라고 아래 있으니 차라리 마시는 초콜릿이라거나 핫초코라고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었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형. 옛 레시피를 보고 생각이 바뀌어 초콜릿차도 맞다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1806년에 나온 레시피에는 초콜릿을 알뜰하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초콜릿을 잘게 잘라 끓인 물에 넣어 녹이며, 이걸 우유에 한 두 숟가락 섞어 아침 저녁 시간에 끼니로 먹으라고 했으니, 이거라면 초콜릿차에 가깝습니다. 이 당시의 초콜릿 가공은 지금처럼 섬세하진 않았을 것이니, 아마 카카오열매를 갈아 놓은 덩어리에 가깝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건 초콜릿의 역사를 찾아봐야겠네요.

현대식 레시피의 재료는 다크초콜릿(코코아가루 70%)와 우유나 하프앤하프입니다. 원서가 어떨지는 몰라도 다크초콜릿 뒤의 괄호에 적힌 것은 원래 카카오매스 70%나 카카오 70%가 아닐까 합니다.



하여간 당시 영국의 티타임 디저트를 약간이나마 레시피로 만날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지금의 레시피와 그 당시의 레시피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요.


빅토리아 시대는 그보다 훨씬 더 뒤의 것이지만 그 때의 레시피를 재현한 영상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잉글리시 헤리타지 시리즈 중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드는 법입니다.:)

https://youtu.be/eLFvA_ozB54



펜 보글러. 『제인 오스틴과 차 한 잔』, 하정희, 생각의 집. 2017, 12000원.


원제는 本を守ろうとする猫の話입니다. 직역하자면 ‘책을 지키려고 하는 고양이 이야기’이니 번역제목도 잘 지었습니다. 일단 제목에 책이 들어가고 고양이가 있는데다 표지도 예뻐서 집어 들었지요. 그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알라딘 사은품 제공 대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하하. 지금 확인하니 원서도 표지가 같습니다.


지난번에 구입한 전자책들은 그제 『우평인』을 포함해서 다 읽었던 데다, 아침 출근길에 잠시 잠시 꺼내 읽으려면 아이패드보다는 종이책이 낫다는 생각에 『마법사의 신부』 7권과 이 책을 놓고 고민하다가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다행히 패딩 주머니에 들어가더군요. 안심하고 출근했습니다.

(덧붙여, 7권은 엊저녁 읽었고, 읽고 나서는 결말부의 절단신공 때문에 안 들고 가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의 시작은 할아버지의 부고입니다. 작은 책방을 운영하던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나자, 린타로는 혼자 놓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모님도 안계신 린타로를 대신해 고모가 장례를 치루고 각종 일처리를 다 했다는 겁니다. 얼굴도 처음봤다는 것을 보면 3촌이 아니라 5촌이거나 그 이상일 수 있겠지만 자세한 정보는 없습니다.

린타로는 유일한 가족을 잃은 뒤에는 학교도 가지 않고 멀거니 책방을 지키며, 찾아오는 사람만 맞이하는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리고 그런 책방에 얼룩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얼룩무늬가 있어 얼룩이라고 부르면 된다는 갈색 무늬의 고양이는 린타로를 2대라고 부르며 미궁에 가서 책을 해치는 이를 막고 책을 구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아마존의 책 소개를 확인하니..



줄거리는 적어 놓고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작은 책방이라 그런지 밤바담의 『고양이는 아홉번을 산다』나 김모래의 『당신의 서정적인 연애를 위하여』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뒤의 두 책이 BL소설인건 일단 넘어가고, 내용을 조금 더 풀어 설명하면 책방을 배경으로 하고 고등학생이 등장하며 고양이가 요정처럼 나타나 책을 구하라는 퀘스트를 주고, 각각의 미궁을 격파하면서 주인공의 상처도 치유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문제도 그런 이야기라 발생합니다.

각 미궁에서 책을 구하면서 린타로는 책과 관련한 여러 교훈을 깨닫고 그걸로 미궁의 최종 보스들을 설득합니다. 지극히 당연하고 지극히 정론적인 이야기지만 그래서 지극히 클리셰적입니다. 넵. 클리셰. 읽는 내내, “책은 이래서 좋아요, 책은 이렇게 읽으면 안돼요, 책을 소중히 다뤄주세요.”라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읽는 기분이 듭니다. 지나치게 교훈적며 거기에 학생인 주인공인 소설답게 인기많고 사교성 매우 좋지만 책을 사랑하는 멋진 선배와, 오지랖넓고 발랄하고 직선적인 성격의 반장이 등장합니다. 후자는 여자고 당연히 로맨스 있습니다. 차라리 후자도 남자였다면, 그게 아니라 주인공이 여자였다면 그런 클리셰가 조금 깨지면서 균형이 잡혔을지도 모르지만 슬프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거기에 친척 고모는 또한 발랄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며 일도 잘합니다. 사근사근한 성격이라 아이가 그어 놓은 선을 신경쓰지 않고 들어와 살뜰하게 챙겨주고, 아이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그런 모습이 동화 속에 등장하는 요정 대모 같습니다.



책을 읽는데 걸린 시간은 기껏해야 40분. 얇지 않은 책임에도 읽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책을 이야기하고 책방을 이야기하는데는 오히려 『당신의 서정적인 연애를 위하여』나 『소설처럼』이 훨씬 더 낫습니다. 고전을 이야기 하고 거기서 파생된 동류 의식을 다루고싶다면 차라리 『고슴도치를 위하여』가 낫습니다. 교훈적으로 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설교를 듣다보니 차라리 이런 책들이 한 번 더 읽는 것이 시간이 덜 아까웠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잘 맞는 책일지 모르지만 제게는 참 안 맞는 책이었습니다. 일단 앞서 적어 놓은 여러 키워드를 참고하고 읽어보세요.



나쓰카와 소스케.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이선희 옮김. 아르테, 2018, 14000원.


그래도 책은 참 예쁩니다. 겉표지를 벗기면 나오는, 소프트하드커버의 책표지도 멋지고 가름끈조차도 책과 잘 어울리는 진한 노랑입니다. 책은 참 예쁜데 저랑 안 맞으니 어쩔 수 없군요.

재미있습니다, 정말로 재미있어요. 빌리기는 작년에 빌렸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바로 장바구니에 책 담아 놓고 결제 시점만 눈치 보는 중입니다. 그도 그런 게 이달치 책 구입비는 『검을 든 꽃』 세트 구입에 홀랑 날아가서 말입니다. 아냐, 조만간 할 겁니다. 이번에 나온 스누피 수프머그에 살짝 홀려서 이리저리 맞춰 재 주문 들어갈 것 같군요.



책의 부제는 '북유럽 스타일로 장작을 패고 쌓고 말리는 법'입니다. 본제만 보면 최근 몇 년 간 한창 유행했던 노르딕이라든지 북유럽 생활 같은 걸 떠올리기 쉽지만 본격적인 나무 책입니다. 오해해서 집어 들었다가는 신나게 장작을 이용한 화력난방 지식을 쌓고 물러나게 될 겁니다.


임업과 관련해 난방을 위한 목재 생산 이야기를 볼 때마다 가장 걸렸던 부분은 장작 소비가 목재생산을 추월하는 문제였습니다. 쉽게 말해, 불 피우는데 들어가는 장작이 한 해 생산되는 나무보다 더 많다면 언젠가는 자원이 다 떨어질 겁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나무를 심고 가꿔야 하는데 땅 부족 문제와 생장 문제가 발목을 잡지요. 한데 이 책을 읽어보면 장작 난방이 의외로 꽤 효율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노르웨이 여러 지역에서도 장작 난방을 많이 하고, 그렇다보니 장작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해결 방법은 크게 1.좋은 장작 난로 및 보일러의 개발, 2.장작용 수종 연구, 3.완전연소를 위한 장작 관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겨울에서 봄 사이에 나무를 베고, 그걸 토막 내 장작으로 만들고 나서는 수분이 일정 퍼센트가 되도록 잘 말려야 합니다. 만약 베고 난 뒤에 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균류가 번식하면서 나무가 마르지 않을 수 있으며, 마르지 않은 나무들은 불완전 연소로 인한 난방 효율 문제, 그을음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러니 나무는 바싹 잘 말려야 하는데, 펼쳐 놓고 말리는 건 공간이 많이 필요하니 보통은 사이에 바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쌓아 말린다는군요. 햇볕보다는 바람이 더 영향을 많이 준답니다. 그러니 적당히 바람이 통하도록 성기게 쌓아서 내내 말리고, 겨울이 오기 전에는 처마 밑의 공간에 둔다든지 장작 창고에 빡빡하게 쌓는다든지 하여 겨울을 대비하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 소설인가에서 겨울을 대비해 잘 말린 좋은 장작을 쌓아 놓은 것을 보고 여주인공이 감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어디였을까요. 몽고메리 소설이었던 것 같긴 한데..?


하여간 이 책은 노르웨이에서 장작으로 적절한 수종, 그리고 각각의 나무가 가지는 연료로서의 특질, 그리고 나무를 베고 관리하고 장작으로 자르고, 거기에 사용되는 전기톱을 포함한 여러 도구들의 이야기까지 다룹니다. 또한 장작을 어떻게 쌓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며, 장작 쌓기를 이용한 예술작품(...)까지도 언급합니다.

재미있습니다. 물론 취향에 맞는 사람의 이야기겠지만 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노르웨이는 나무를 열심히 심고 잘 관리하다보니 이런 난방용 나무도 모자라지 않게 생산하는 수준에 이르렀더군요. 추운 지방이라 나무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고만 할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나무의 자라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오히려 연료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니까요. 무게당 열량을 다루는 것 보고도 감탄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제가 쓰는 소설에서의 에너지 방향을 임업활성화를 통한 목재 난방(....)으로 잡았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효율적이고, 거기에 마법과 기타 등등의 설정을 덧붙이면 분명 재생가능한 수준으로 나올 겁니다. 흠흠흠.



라르스 뮈팅. 『노르웨이의 나무』, 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2017, 15800원.


하드커버에, 책 디자인도 좋습니다. 하기야 열린책들이니까요. 출판사를 믿고 고른 책이었는데 정말로 마음에 듭니다. 훗훗.

어제 작성 완료 직전에야 빼먹은 책이 한 권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알라딘 구매목록과 도서관 대출목록을 털었습니다. 탈탈 털어내니 리뷰를 적지 않았던 책과 빠진 책들이 우수수 떨어지네요. 게다가 업무용으로 읽은 몇몇 도서들은 목록에서 빠져 있습니다. 하하하하.


전자책은 몇 권이 되었든 일단 1종 1권으로 치고, 종이책은 분권을 1권으로 잡아 계산했습니다. 다시 세어보니 총 195종 223권이고 이 중 읽지 않은 책을 제외하면 184종을 읽었습니다.


195종의 책은 8가지로 분류했습니다. 건축, 과학, 만화, 생활, 음식, 소설, 수필, 전자책. 가장 많은 수는 단연 전자책입니다. 이건 내용 분류가 아니긴 하나 제가 구입하여 서재에 남겨둔 책은 모두 BL과 로맨스입니다. 종이책이 있는 경우는 대부분 종이책을 구입하기 때문에 중복 계수도 나오지만, 일단 전자책 78종을 제외하면 114권은 보았다는 거니까요. 음식이 33건, 소설이 37, 생활이 18. 생각보다 생활을 덜 봤습니다. 계산하기 전에는 그보다 더 많이 보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군요. 하여간 올해는 생활 관련 책을 덜 볼 생각이었지만 장담은 못합니다. 허허허.


어제 올린 결산은 지울까 고민했지만 그대로 두고 보완한 목록을 다시 올려봅니다. 전자책을 제외하고는 각 분야에서 좋았던 책을 굵은 글씨로 표기했습니다. 전자책은 가벼운 책, 무거운 책, 취향에 맞는 책,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뒤죽박죽 엉켜 있어서 그렇게 표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단은 전체 목록입니다.




그럼 각 분야별로 따로 모아봅니다.


건축

제랄드 로언. 『작은 집 설계 도감』, 김예원 옮김. 보누스, 2017, 14500원.
자크 클라인, 스티븐 렉카르트, 노아 칼리나. 『캐빈 폰』, 김선형 옮김. 판미동(민음사), 2017, 28000원.

나카무라 요시후미, 진 도모노리.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황선종 옮김. 더숲, 2013, 14900원.
임형남, 노은주. 『내가 살고 싶은 작은 집』. 위즈덤하우스, 2017, 17000원.
엑스날리지. 『작지 않은 작은 집』, 전선영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6, 13500원.

中村好文. 『中村好文集いの建築、円いの空間』. TOTO出版, 2017, 2700엔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은 원래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맨 마지막에 소개한 신간을 보고 땡기는 김에 구입했던가, 아마 그럴 겁니다.



과학

이나가키 히데히로.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조홍민 옮김. 글항아리, 2017, 15000원.
이나가키 히데히로. 『수컷들의 육아분투기』, 김수정 옮김. 윌컴퍼니, 2017, 14000원.
제임스 헤리엇. 『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 김석희 옮김. 아시아, 2017, 16000원.
(X)캐스린 하쿠프. 『죽이는 화학』, 이은영 옮김. 생각의힘, 2016, 17000원.
(X)장대익. 『다윈의 정원』. 바다출판사, 2017, 14800원.

아래 두 권은 안 읽었습니다. 안 읽은 건 둘째치고 책 어디에 두었는지 찾아야겠네요. 어디 둔거지.;



만화

오노 나츠메. 『ACCA 13구 감찰과 1-5』, 서현아 옮김. 시리얼(학산문화사), 2017, 8천원.
오노 나츠메. 『레이디 & 올드맨 1』. 미우(대원씨아이), 2017, 9천원.
미야코 리츠. 『거짓말풀이 수사학 1』. 학산문화사, 2016, 4500원
타나. 『따끈따끈 밥 한공기 2』. 학산문화사, 2017, 11000원.
신큐 치에. 『와카코와 술 8』, 문기업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7, 8천원
신큐 치에. 『신큐 치에의 즐거운 혼술』, 문기업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7, 8천원
아소우 미코토, 『어떻게 좀 안될까요 12』. 시리얼(학산문화사), 2017, 7천원.


완결권까지 봐야 최종 결론이 나겠지만, 담배와 디저트를 장려하는 무서운 만화를 2017년의 만화로 꼽습니다.-ㅁ-/



생활-미니멀라이프

카네코 유키코. 『적게 소유하며 살기』, 나은정 옮김. 부즈펌, 2013, 11800원.
가토 교코.『우리는 좁아도 홀가분하게 산다』. 나라원, 2017, 10400원.
김선영. 『작은 집 작은 가구』. 위즈덤하우스, 2013, 13000원.
오후미. 『버리니 참 좋다』, 조미량 옮김. 넥서스BOOKS. 2016, 12000원.

신미경. 『오늘도 비움』. 북폴리오, 2017, 13000원.


생활-외국생활, 그릇, 기타

가도쿠라 타니아. 『집과 부엌: 타니아의 독일 키친 여행』, 조우리 옮김. 홍시, 2012, 13000원.

니시카와 타마아키. 『손으로 만드는 나무 커틀러리 DIY』, 송혜진 옮김. 한스미디어, 2016, 16000원.

야나기사와 고노미. 『나 홀로 첫 생활』, 정미애 옮김. 안그라픽스, 2017, 12000원.

엘리아스 라르센, 조니 잭슨. 『휘게』, 한정은 옮김. 영림카디널, 2017, 13000원.

오우치 마사노부. 『산속생활 교과서』, 김정환 옮김. 보누스, 2017, 15800원.

이영지, 조성림. 『오래 쓰는 첫 살림』. 청림Life, 2017, 22000원.
장민, 주윤경. 『남의 집 찬장 구경』. 앨리스, 2015, 15000원.
혼다 사오리. 『혼다 사오리의 집이 좋아지는 파리 수납』, 박수지 옮김. 터닝포인트, 13000원.
히구마 아사코. 『엄마의 일』, 박문희 지음. 디자인이음, 2017, 14000원.
히노 아키코. 『오래오래 길들여 쓰는 부엌살림 관리의 기술』, 윤은혜 옮김. 컴인, 2017, 15000원.
마리코 옌슨. 『집안에 행복을 들이다』, 송유선 옮김. 북핀, 2016, 13000원.
후지타 아미. 『무인양품으로 살다』, 김은혜 옮김. 미디어샘, 2017, 13000원.
공아연. 『1인 가구 살림법』. 로고폴리스, 2017, 15800원.


맨 마지막 책은 리뷰를 안 올렸습니다. 구입한 책이 아니라 S가 보내준 책이거든요. 읽기는 12월 초 쯤 다 읽고는 감상 적어야지 하고는 까맣게 잊었습니다. 자취 생활 시작한 사람들은 한 번씩 읽어야 할 책입니다. 굉장히 구체적으로 적어 놓아서 체크리스트를 만들며 확인하고 두고두고 참고하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취향으로 따지자면 나무 커틀러리 쪽이 좋습니다.



소설-추리

곤도 후미에. 『샤를로트의 우울』, 박재현 옮김. 현대문학, 2017, 12000원.
나리타 나리코. 『도쿄 사이드 키친』, 이지연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7, 1만원.
니시오 이신. 『미소년 탐정단: 너에게만 눈부시게 빛나는 암흑성』, 현정수. 영상출판미디어, 2017, 1만원.

산다 마코토. 로드 엘멜로이 Ⅱ세의 사건부 1: case. 박리성 아드라. 영상출판미디어, 2017, 11000원.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내 영혼을 거두어주소서』, 박진희 옮김. 황소자리, 2017.

후카미 레이치로.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 박춘상 옮김. 한스미디어, 2014, 13000원.

박현주. 『나의 오컬트한 일상: 봄 여름 편』, 『나의 오컬트한 일상: 가을 겨울 편』. 엘릭시르. 2017, 각 12500원.

아리스가와 아리스. 『까마귀 어지러이 나는 섬』,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17, 13800원.

나토리 사와코. 『펭귄철도 분실물 센터』, 이윤희 옮김. 현대문학, 2017, 13800원.

엘러리 퀸. 『범죄 캘린더』, 배지은 옮김. 검은숲(시공사), 2017, 14800원.

엘러리 퀸. 『퀸 수사국』, 배지은 옮김. 검은숲(시공사), 2016, 14000원.

(X)엘러리 퀸. 『최후의 일격』, 배지은 옮김. 검은숲(시공사), 2015, 14000원.

(X)요네자와 호노부.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김선영 옮김. 엘릭시르, 2017, 14800원.

(X)모리 히로시.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박스 세트』, 박춘상, 이연승 옮김. 한즈미디어, 2016, 11만원.


소설-로맨스와 BL

밤바담. 『개 한 마리와 두 남자』. 동아. 2017, 12800원.
밤바담. 『고양이는 아홉 번을 산다』. 시크노블(동아), 2017, 12800원.

윌브라이트. 『역지사지 1-3』. 동아. 2017. 각 11000원.

임윤혜. 『불청객 1-2』. 로크미디어, 2017, 각 12500원.

김모래. 『당신의 서정적인 연애를 위하여』. 시크노블(동아), 2016, 12800원.

가막가막새. 『등하불명』. B&M, 2017, 16000원.

한민트. 『비정규직 황후 1-3』. 로크미디어, 2017, 1-2권 12500원, 3권 13000원.

정오찬. 『백조 아가씨 1-2』. 와이엠북스, 2017, 각 12800원.
변주애. 『안녕하세요 정원사입니다 3』. 디앤씨미디어, 2017. 9800원.

안경원숭이. 『황제와 여기사 4』. 디앤씨북스, 2016, 11500원.
카르페XD.『티어&디어 1-2권』. B&M, 2017, 28000원.

(X)노무라 미즈키. 『흡혈귀가 된 너는 영원한 사랑을 시작한다 1』, 김예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7, 6800원.


소설-판타지와 역사, 공포, SF

미야베 미유키. 『신이 없는 달』,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7, 14000원.
윤현승. 『뫼신사냥꾼』 1-6.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2013.

정연.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 6-7』. 영상출판미디어, 2016, 1만원.
바람꽃잎.『별이 되다 1-4』. 청어람, 2017, 각 11000원.
미쓰다 신조. 『괴담의 테이프』, 현정수. 북로드, 2017, 13800원.

네이선 로웰. 『대우주시대』, 이수현 옮김. 구픽, 2017, 14000원.
조 월튼, 『타인들 속에서』, 김민혜 옮김. 아작, 2016, 14800원.
(X)배명훈. 『고고심령학자』. 북하우스, 2017, 14000원.
(X)가즈오 이시구로. 『남아 있는 나날』, 송은경 옮김. 민음사, 2010, 13000원.
(X)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1-2』,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2017, 각 13600원.
(X)개봉열독 X시리즈 3권


안 읽은 책들은 설 연휴 전까지 독파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잠깐, 개봉 열독은 이미 책 치운 걸로 기억하는데, 그럼 위치 파악된 책들부터 얼른 봐야겠네요.

수필이라 적었지만 미셀러니가 아니라 에세이, 무거운 책들이 많습니다. 다른 분류에는 포함되지 않은 책들을 모았고요.



수필: 역사, 여행, 독서, 인문

과지라. 『당나라에 간 고양이: 고양이를 그리고 당나라를 꿈꾸다』, 조윤진 옮김. 달과소, 2016, 20000원.
모리 히로시. 『작가의 수지』,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7, 12800원.
미카미 엔, 구라타 히데유키.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남궁가윤 옮김. 북스피어, 2017, 12800원.
웬델 베리. 『오직 하나뿐』, 배미영 옮김. 이후, 2017, 14000원.
시오노 나나미. 『생각의 궤적』, 김난주 옮김. 한길사, 2013, 13000원.
심재범. 『동경커피』. 디자인이음, 2017, 17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꿈꾸는 하와이』,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14, 13000원.
우다 도모코. 『오키나와 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김민정 옮김. 효형출판, 2015, 13000원.
히라마쓰 요코.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 이영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7, 13000원.
(X)진중권.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천년의상상, 2017, 18000원.
안혜연. 『Tripful 후쿠오카』. 이지앤북스, 2016, 12000원.

저 고양이 책도 조만간 읽겠습니다. 역사서에 가까운 느낌이어서 미루고 있다가 아직 손도 못댔고! 1년 묵혔으니 이제는 봐야지요.



음식-디저트

애너 브론스, 요한나 킨드발. 『fika(피카)』, 안소영 옮김. 위고, 2017, .16000원.
김수경 지음. 『르와지르 디저트 수업』. 비타북스, 2017, 15800원.
남원일. 『나에게 맞는 커피 찾기』. 비앤씨월드, 2017, 13000원.
다구치 후미코, 다구치 미노루. 『커피 & 디저트』, 용동희 옮김. 그린쿡, 2016, 15000원.
멜라니 뒤피. 『파티시에 그랜드 매뉴얼』, 강지숙 옮김. 클, 2017, 35000원.
미노타케제과. 『미노타케제과의 맛있는 냉동쿠키』, 노인향 옮김. 미호, 2017, 12000원.
웬디 스윗저. 『500 디저트』, 한정민 옮김. 세경, 2012, 15000원.
크리스토프 아담. 『크리스토프 아담의 에클레어』, 이정은 옮김. 청출판, 2016, 15000원.
도미니크 앙셀. 『도미니크 앙셀: 시크릿 레시피』, 김수현, 이재상. 그린쿡, 2016, 34000원.
지유가오카 베이크샵, 아사모토 마코토.『지유가오카 베이크샵의 시크릿 레시피』, 이소영 옮김. 윌스타일, 2017, 14000원.

래니 킹스턴. 『완벽한 커피 한 잔: 원두의 과학』, 신소희 옮김. 벤치워머스(푸른숲), 2017, 14000원.

시실리아 팜스트룀. 『코펜하겐 케이크』, 배준향 옮김. 로지(알에이치코리아), 2016, 2만원.

하세가와 데쓰오. 『진한 치즈 케이크』, 조수연 옮김. 진선북스, 2017, 12000원.


음식-식사류

김영빈.『달걀은 항상 옳아』. 윈타임즈, 2016, 13800원.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연희동 요리교실』. 이봄(문학동네), 2016, 25000원.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夏 맥주편』. 맛있는책방, 2017, 12000원.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秋 사케편』. 맛있는책방, 2017, 12000원.

클라우디아 루세로. 『원 아워 치즈 One-Hour Cheese』, 나윤희 옮김. 청림라이프, 15000원, 2017.

용동희. 『나의 첫 스타우브 레시피』. 황금시간(다락원), 2015, 14800원.
유희영. 『맛있다 밥』. 싸이프레스, 2015, 13800원.
이미경. 『밥 먹는 카페』. 난다(문학동네), 2012, 17500원.
이수완. 『가벼운 아침 따뜻한 저녁』. 조선앤북, 2016, 15800원.
이효진. 『빵이 있는 따뜻한 식탁』. 성안북스, 2017, 16800원.
정윤정. 『마이 데이 레시피』. 웅진리빙하우스, 2015, 14000원.

천현주. 『집밥 인 뉴욕』. 소소북스, 2015, 15000원.
최은숙. 『매일매일 색다른 어묵 밥상』. 시그마북스, 2017, 9800원.
트리네 하네만. 『휘게 라이프스타일 요리』, 김보은 옮김. 황금시간(다락원), 2017, 22000원.
핸디쿡. 『침대에서 아침을』. 헤이즐(개암나무), 2017, 14800원.
히토미. 『브런치 홀릭』, 권효정 옮김, 유나, 2017, 12000원.
오토나쿨. 『도쿄 일인 생활: 맥주와 나』. 마음산책, 2017, 11500원.
오토나쿨. 『도쿄 일인 생활: 부엌와 나』. 마음산책, 2017, 12500원.
니콜라스 발라, 코트니 번즈. 『바 타르틴: 테크닉 & 레시피』, 정연주 옮김. 한즈미디어, 2017, 32000원.
손성희. 『달걀 하나로』. 리스컴, 2013, 12000원.



치즈책은 어제 올린 글에서는 그냥 두었지만 이번에는 추가했습니다. 치즈만드는 법이 재미있게 소개되었고 관련 사이트 등도 나와 있으니 신년 기념으로 도전해보심은. 물론 발효 치즈는 무리지요. 모차렐라나 코티지치즈는 가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전자책입니다.


전자책

거룩한몽상. 『까마귀가 울다』. 노블오즈, 2017, 3500원.
고네. 『HOST 1-5』. 파란달, 2017, 각 2500원.
금보리. 『이기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아이반(Aivan) 그림. Line(예원북스), 2016, 6840원.
금자개. 『스노우볼 트리 1-2』. 고렘팩토리, 2017, 각 3800원.
김귤. 『꽃길을 깔아주마』. SWEETSIDE, 2017, 4000원.
김모래. 『이론과 실제』. 템페스트, 2017, 4000원.
깅기. 『네가 네모인 세상 외전』. 시크노블, 2017, 800원.
깅기. 『어젯밤엔 거북이가 점프!』. 시크노블, 2016-2017, 본편 2700원, 외전 500원.
나무슈. 『현부양처 1-2』. 마담드디키, 2017, 각 3천원.
늘봄하루. 『다시 만난 세상 1-5(합본)』 . 파란달, 2017, 16200원.
달군. 『남자의 임신 가능성에 대한 고찰』. 이색, 2017, 3500원.
달머핀. 『태양은 달 그림자를 쫓는다 1-8(세트)』. WET노블, 2017, 27200원.
달밤달곰. 『모라는 노래한다 1-3』. 블루핑, 2016, 각 3천원.
달빛봄. 『마법사와 마녀의 동거 생활기 1-2』. 루시노블, 2017, 각 3500원.
당수. 『E의 펫숍』. 덕녘, 2015, 2000원.
당수. 『쓰다듬어 주세요』. 덕녘, 2016, 2000원.
덕녘 편집부.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덕녘 가이드북(2016)』. 덕녘, 2016, 무료.
두나래. 『비하인드 트랙』. 고렘팩토리, 2017, 3600원.
렘티. 『신데렐라는 죽었다 7, 외전』. 조아라, 2017, 각각 2500, 2000원.
리Lee. 『데드라인 할리우드 1-2 합본』. 시크노블, 2017, 6천원.
만능강아지. 『마테리얼라이즈1-3』. 녹턴, 2016, 각 2천원.
만능강아지. 『Boys don't cry 1-4』. 프리즘, 2017, 12900원.
만능강아지. 『Rule the blood 4권 합본』. 녹턴, 2016, 9천원.
모타. 『쪽빛 로맨스 1-5, 외전 1-2』. 나이츠문, 2017, 1권 0원, 2-외전 1권 4천원, 외전 2 2천원.
미네. 『대본리딩 1-6』. W-Beast, 2017, 각 3300원.
미코노스. 『당신에게 돌아가다』. 필연매니지먼트, 2500원.
민트초코. 『쉐킷쉐킷 1-2』. 청순한언니들, 2017, 각 3500원.
별스러운. 『풋사과를 베어 문 노루와 반딧불이 1-3』. 2017, 1권 무료, 2-3권 3200원.
봉블리. 『천의 얼굴(특별외전)』. 시크노블, 2017, 2천원.
새서나. 『숲의 괴물』. B&M, 2017, 4300원.
서담연. 『마법사와 털 빛 하얀 늑대 1-4』. 녹턴, 2017, 5000원.
서지현. 『아콰터파나』. 노블오즈, 2014-2017, 각 2500원.
세람. 『일주일간의 기록』. 은밀한상상, 2017, 3천원.
세람. 『꿈의 잔재 1-4』. 녹턴, 2017, 1권 무료, 2,4권 3500원, 3권 4천원.
소림. 『이라의 아이돌 1-2』. 은밀한상상, 2017, 각 2500원.
소호. 『매시 메리골드 1-3』. 블루코드, 2017, 1-2권 3500원, 3권 3천원.
손끝. 『미라클 1-3』. 피아체(영상출판미디어), 2017. 1. 10, 각각 2000, 3800, 3800원.
시리얼B. 『세컨드 런 1-2』. B&M, 2017, 9900원.(합본)
시엔. 『세 가지 소원』 1-4 세트. 이미지프레임., 2017, 13800원.
아누. 『해피 에버 애프터 외전』. 블루코드, 2017, 500원.
암브. 『사랑의 조건』. B&M, 2017, 3800원.
암브 『하시옌 1-5』. 이색, 2016, 10000원.
암브. 『Recolor(리컬러) 1-2』. 마담드디키, 2017, 각 2500원.
연리향. 『레사의 거울 1~4』. 그래출판, 2016, 4권 합본 10500원.
올로로소. 『다음 생은 너와 함께 1-4』. 가하에픽, 2017, 9000원.
유비아. 『삼우부인 1-2』. 이색, 2017, 각 2500원.
윤미로. 『화려한 그림자 1-4』. 필연매니지먼트, 13500원.
이미누. 『생츄어리 1-4』. 마녀, 2017, 전권 12000원.
장난기기능. 『퍼펙트 이디어츠 1-4』. 피아체, 2017, 각 2500원.
장바누. 『그의 엔딩 크레디트 1-3』. 녹턴, 2017, 6000원.(1권 0원, 2-3권 3000원)
잼베리. 『생강 설탕절임 1-4』. 은밀한상상, 2017, 각 3500원.
저수리. 『부서진 룩의 반격(합본)』. B&M(뿔미디어), 2017, 14200원.
주해온. 『악녀의 정의 1-4』. 디앤씨북스, 2017, 각 6천원.
청파랑. 『비 오는 날에는 사람 줍는 게 아니다』. SWEETSIDE(투맨소프트), 2017, 3600원.
카르페XD. 『티어&디어 1-2권 합본』. B&M, 2017, 9500원.
키드. 『J, 너에게 1-2』. M블루, 2017, 2000원.
플럼머핀. 『십이월 기담 1-3』. B&M, 2017원, 각 3600원.
한국 반혼체 상담협회.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덕녘, 2017, 1백원.
해위. 『어떤 마법세계의 평범한 이력서 1-3』. 피아체, 2017, 1,3권 3500원, 2권 4천원.
희래. 『나의 전생 보고서 5』. 파란달, 2017, 2500원.
흰울타리. 『흰 사슴 잉그리드 1-6』. 라렌느, 2017, 각 3500원.
nigudal. 『에이미의 우울 3-4, 외전』. 조아라, 2017, 3-4권 각 2500원, 외전 3천원.
Queensa.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내가 듣는다 1~3』. B&M(뿔미디어), 2017, 8100원.
Rana. 『절벽위의 꽃 1-5』. 마담드디키, 2017, 각 3천원.
TeamFB. 『시골 소녀라도 회귀할 수 있어 1-2』. 잇북(It Book)(디앤씨미디어)., 2017, 9000원.
violetcream. 『Truth』. B&M, 2016, 4200원.
303행성. 『칼과 드레스 5-6』. 조아라, 2017, 각 2500원.
만능강아지. 『트라제디아 1-7』. 녹턴, 2016. 12000원.
봄봄치. 『나무의 살 1-3』. 피아체, 2016. 각 3500원.
양효진. 『드라마틱! 1-3』. 러브홀릭, 2017, 8400원.
윌브라이트. 『미남과 야수』(6권 세트). 조아라. 2016. 12500원.
한하연. 『로맨스는 없다』(6권 세트). 조아라, 2017, 12500원.
루꼴라. 『Be happy 외전』. 은밀한상상, 2017, 1000원.
이미누. 『라푼젤』. 블루핑, 2016, 3천원.
시로야차. 『투 톱(Two Top)』. 2016, 6300원.
xana. 『가라앉은 세계』. 블루핑, 2016, 3천원.
반하빈. 『Immortality(임모탈리티)』(2권 합본). 블리뉴, 2016, 8천원.
아누. 『그대 내게 오는 길 1-2』. 피아체, 2016, 각 4천원.



전자책 중 일부는 종이책 구입 목록과도 겹칩니다. 각각 구입해서 그런 것이고요. 전자책은 리뷰 링크를 넣을까 생각했지만 시간이 많이 드는 관계로 고이 넘어갑니다. 또 재독도서와 개인지 구입 도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점과 전자책과도 구입 내역이 거의 겹친다는 이유로 따로 안 적었습니다.



새로 정리하니 그래도 그럭저럭 평타는 친 것 같지만 소설류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그러니 올해는 다양한 책을 읽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소설을 줄이는 것은 무리니까요.-ㅁ-

상황요약: 독서목록의 불균형이 도드라짐


그러니까 요리책과 집안관리 책과 BL소설과 로맨스소설만 줄창 보았습니다. 리뷰 안 쓴 책도 있긴 하지만 목록 134권 중 절반은 다 전자책, BL과 로맨스소설이고요. 아. 새해에는 독서목록 개선의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그렇다고 자료들을 더 찾아본 것도 아니잖아! ;ㅁ;


일단은 전체 목록입니다. 총 134권.



이걸 주제별로 묶어봅니다. 종이책이 67종, 전자책이 67종. 딱 반반입니다.


건축

제랄드 로언. 『작은 집 설계 도감』, 김예원 옮김. 보누스, 2017, 14500원.
자크 클라인, 스티븐 렉카르트, 노아 칼리나. 『캐빈 폰』, 김선형 옮김. 판미동(민음사), 2017, 28000원.


과학

이나가키 히데히로.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조홍민 옮김. 글항아리, 2017, 15000원.
이나가키 히데히로. 『수컷들의 육아분투기』, 김수정 옮김. 윌컴퍼니, 2017, 14000원.

래니 킹스턴. 『완벽한 커피 한 잔: 원두의 과학』, 신소희 옮김. 벤치워머스(푸른숲), 2017, 14000원.

제임스 헤리엇. 『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 김석희 옮김. 아시아, 2017, 16000원.

만화

오노 나츠메. 『ACCA 13구 감찰과 1-5』, 서현아 옮김. 시리얼(학산문화사), 2017, 8천원.

역사

과지라. 『당나라에 간 고양이: 고양이를 그리고 당나라를 꿈꾸다』, 조윤진 옮김. 달과소, 2016, 20000원.


여행

심재범. 『동경커피』. 디자인이음, 2017, 17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꿈꾸는 하와이』,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14, 13000원.
우다 도모코. 『오키나와 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김민정 옮김. 효형출판, 2015, 13000원.


독서, 인문

모리 히로시. 『작가의 수지』,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7, 12800원.
미카미 엔, 구라타 히데유키.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남궁가윤 옮김. 북스피어, 2017, 12800원.
웬델 베리. 『오직 하나뿐』, 배미영 옮김. 이후, 2017, 14000원.
시오노 나나미. 『생각의 궤적』, 김난주 옮김. 한길사, 2013, 13000원.


소설: 추리, 판타지, 로맨스, BL

추리

곤도 후미에. 『샤를로트의 우울』, 박재현 옮김. 현대문학, 2017, 12000원.

니시오 이신. 『미소년 탐정단: 너에게만 눈부시게 빛나는 암흑성』, 현정수. 영상출판미디어, 2017, 1만원.

산다 마코토. 로드 엘멜로이 Ⅱ세의 사건부 1: case. 박리성 아드라. 영상출판미디어, 2017, 11000원.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내 영혼을 거두어주소서』, 박진희 옮김. 황소자리, 2017.

후카미 레이치로.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 박춘상 옮김. 한스미디어, 2014, 13000원.


판타지

윤현승. 『뫼신사냥꾼』 1-6.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2013.

정연.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6-7. 영상출판미디어, 2016, 1만원.


그외

나리타 나리코. 『도쿄 사이드 키친』, 이지연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7, 1만원.
미야베 미유키. 『신이 없는 달』,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7, 14000원.


BL, 로맨스

밤바담. 『개 한 마리와 두 남자』. 동아. 2017, 12800원.
밤바담. 『고양이는 아홉 번을 산다』. 시크노블(동아), 2017, 12800원.
윌브라이트. 『역지사지 1-3』. 동아. 2017. 각 11000원.
임윤혜. 『불청객 1-2』. 로크미디어, 2017, 각 12500원.

생활-미니멀라이프

카네코 유키코. 『적게 소유하며 살기』, 나은정 옮김. 부즈펌, 2013, 11800원.

가토 교코.『우리는 좁아도 홀가분하게 산다』. 나라원, 2017, 10400원.

오후미. 『버리니 참 좋다: 적게 소유하는 삶을 선택한 오후미 부부의 미니멀리스트 일기』, 조미량 옮김. 넥서스BOOKS. 2016, 12000원.


생활, 외국생활, 그릇

가도쿠라 타니아. 『집과 부엌: 타니아의 독일 키친 여행』, 조우리 옮김. 홍시, 2012, 13000원.
김선영. 『작은 집 작은 가구』. 위즈덤하우스, 2013, 13000원.
니시카와 타마아키. 『손으로 만드는 나무 커틀러리 DIY: 30인의 목공예가가 소개하는 커틀러리 & 다이닝 소품 350점』, 송혜진 옮김. 한스미디어, 2016, 16000원.

엘리아스 라르센, 조니 잭슨. 『휘게』, 한정은 옮김. 영림카디널, 2017, 13000원.
야나기사와 고노미. 『나 홀로 첫 생활: 내 삶을 즐기는 생활 아이디어 79』, 정미애 옮김. 안그라픽스, 2017, 12000원.
이영지, 조성림. 『오래 쓰는 첫 살림』. 청림Life, 2017, 22000원
장민, 주윤경. 『남의 집 찬장 구경』. 앨리스, 2015, 15000원.
혼다 사오리. 『혼다 사오리의 집이 좋아지는 파리 수납』, 박수지 옮김. 터닝포인트, 13000원.
히구마 아사코. 『엄마의 일』, 박문희 지음. 디자인이음, 2017, 14000원.


음식-디저트

다구치 후미코, 다구치 미노루. 『커피 & 디저트』, 용동희 옮김. 그린쿡, 2016, 15000원.
김수경. 『르와지르 디저트 수업』. 비타북스, 2017, 15800원.

멜라니 뒤피. 『파티시에 그랜드 매뉴얼』, 강지숙 옮김. 클, 2017, 35000원.

미노타케제과. 『미노타케제과의 맛있는 냉동쿠키』, 노인향 옮김. 미호, 2017, 12000원.

애너 브론스, 요한나 킨드발. 『fika(피카)』, 안소영 옮김. 위고, 2017, .16000원.

웬디 스윗저. 『500 디저트』, 한정민 옮김. 세경, 2012, 15000원.
크리스토프 아담. 『크리스토프 아담의 에클레어』, 이정은 옮김. 청출판, 2016, 15000원.
도미니크 앙셀. 『도미니크 앙셀: 시크릿 레시피』, 김수현, 이재상. 그린쿡, 2016, 34000원.

지유가오카 베이크샵, 아사모토 마코토.『지유가오카 베이크샵의 시크릿 레시피』, 이소영 옮김. 윌스타일, 2017, 14000원.

시실리아 팜스트룀. 『코펜하겐 케이크』, 배준향 옮김. 로지(알에이치코리아), 2016, 2만원.


음식-식사류

김영빈.『달걀은 항상 옳아』. 윈타임즈, 2016, 13800원.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연희동 요리교실』. 이봄(문학동네), 2016, 25000원.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夏 맥주편』. 맛있는책방, 2017, 12000원.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秋 사케편』. 맛있는책방, 2017, 12000원.
남원일. 『나에게 맞는 커피 찾기』. 비앤씨월드, 2017, 13000원.
클라우디아 루세로. 『원 아워 치즈 One-Hour Cheese』, 나윤희 옮김. 청림라이프, 15000원, 2017.
용동희. 『나의 첫 스타우브 레시피』. 황금시간(다락원), 2015, 14800원.
유희영. 『맛있다 밥』. 싸이프레스, 2015, 13800원.
이미경. 『밥 먹는 카페』. 난다(문학동네), 2012, 17500원.
이수완. 『가벼운 아침 따뜻한 저녁』. 조선앤북, 2016, 15800원.
이효진.『빵이 있는 따뜻한 식탁』. 성안북스, 2017, 16800원.
정윤정.『마이 데이 레시피』. 웅진리빙하우스, 2015, 14000원.
천현주. 『집밥 인 뉴욕』. 소소북스, 2015, 15000원.
최은숙. 『매일매일 색다른 어묵 밥상』. 시그마북스, 2017, 9800원.
트리네 하네만. 『휘게 라이프스타일 요리』, 김보은 옮김. 황금시간(다락원), 2017, 22000원.
핸디쿡. 『침대에서 아침을』. 헤이즐(개암나무), 2017, 14800원.
히토미. 『브런치 홀릭』, 권효정 옮김, 유나, 2017, 12000원.



전자책

거룩한몽상. 『까마귀가 울다』. 노블오즈, 2017, 3500원.
고네.『HOST 1-5』. 파란달, 2017, 각 2500원.
금보리. 『이기적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 아이반(Aivan) 그림. Line(예원북스), 2016, 6840원.
금자개.『스노우볼 트리 1-2』. 고렘팩토리, 2017, 각 3800원.
김귤.『꽃길을 깔아주마』. SWEETSIDE, 2017, 4000원.
김모래. 『이론과 실제』. 템페스트, 2017, 4000원.
깅기.『네가 네모인 세상 외전』. 시크노블, 2017, 800원.
깅기.『어젯밤엔 거북이가 점프!』. 시크노블, 2016-2017, 본편 2700원, 외전 500원.
나무슈.『현부양처 1-2』. 마담드디키, 2017, 각 3천원.
늘봄하루. 『다시 만난 세상 1-5(합본)』 . 파란달, 2017, 16200원.
달군.『남자의 임신 가능성에 대한 고찰』. 이색, 2017, 3500원.
달머핀. 『태양은 달 그림자를 쫓는다 1-8(세트)』. WET노블, 2017, 27200원.
달밤달곰.『모라는 노래한다 1-3』. 블루핑, 2016, 각 3천원.
달빛봄.『마법사와 마녀의 동거 생활기 1-2』. 루시노블, 2017, 각 3500원.
당수. 『E의 펫숍』. 덕녘, 2015, 2000원.
당수. 『쓰다듬어 주세요』. 덕녘, 2016, 2000원.
덕녘 편집부.『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덕녘 가이드북(2016)』. 덕녘, 2016, 무료.
두나래.『비하인드 트랙』. 고렘팩토리, 2017, 3600원.
렘티. 『신데렐라는 죽었다 7, 외전』. 조아라, 2017, 각각 2500, 2000원.
리Lee.『데드라인 할리우드 1-2 합본』. 시크노블, 2017, 6천원.
만능강아지.『마테리얼라이즈1-3』. 녹턴, 2016, 각 2천원.
만능강아지. 『Boys don't cry 1-4』. 프리즘, 2017, 12900원.
만능강아지. 『Rule the blood 4권 합본』. 녹턴, 2016, 9천원.
모타.『쪽빛 로맨스 1-5, 외전 1-2』. 나이츠문, 2017, 1권 0원, 2-외전 1권 4천원, 외전 2 2천원.
미네.『대본리딩 1-6』. W-Beast, 2017, 각 3300원.
미코노스. 『당신에게 돌아가다』. 필연매니지먼트, 2500원.
민트초코.『쉐킷쉐킷 1-2』. 청순한언니들, 2017, 각 3500원.
별스러운.『풋사과를 베어 문 노루와 반딧불이 1-3』. 2017, 1권 무료, 2-3권 3200원.
봉블리.『천의 얼굴(특별외전)』. 시크노블, 2017, 2천원.
새서나.『숲의 괴물』. B&M, 2017, 4300원.
서담연. 『마법사와 털 빛 하얀 늑대 1-4』. 녹턴, 2017, 5000원.
서지현.『아콰터파나』. 노블오즈, 2014-2017, 각 2500원.
세람.『일주일간의 기록』. 은밀한상상, 2017, 3천원.
세람.『꿈의 잔재 1-4』. 녹턴, 2017, 1권 무료, 2,4권 3500원, 3권 4천원.
소림.『이라의 아이돌 1-2』. 은밀한상상, 2017, 각 2500원.
소호.『매시 메리골드 1-3』. 블루코드, 2017, 1-2권 3500원, 3권 3천원.
손끝. 『미라클 1-3』. 피아체(영상출판미디어), 2017. 1. 10, 각각 2000, 3800, 3800원.
시리얼B.『세컨드 런 1-2』. B&M, 2017, 9900원.(합본)
시엔. 『세 가지 소원』 1-4 세트. 이미지프레임., 2017, 13800원.
아누.『해피 에버 애프터 외전』. 블루코드, 2017, 500원.
암브. 『사랑의 조건』. B&M, 2017, 3800원.
암브 『하시옌 1-5』. 이색, 2016, 10000원.
암브.『Recolor(리컬러) 1-2』. 마담드디키, 2017, 각 2500원.
연리향. 『레사의 거울 1~4』. 그래출판, 2016, 4권 합본 10500원.
올로로소. 『다음 생은 너와 함께 1-4』. 가하에픽, 2017, 9000원.
유비아.『삼우부인 1-2』. 이색, 2017, 각 2500원.
윤미로. 『화려한 그림자 1-4』. 필연매니지먼트, 13500원.
이미누. 『생츄어리 1-4』. 마녀, 2017, 전권 12000원.
장난기기능.『퍼펙트 이디어츠 1-4』. 피아체, 2017, 각 2500원.
장바누.『그의 엔딩 크레디트 1-3』. 녹턴, 2017, 6000원.(1권 0원, 2-3권 3000원)
잼베리.『생강 설탕절임 1-4』. 은밀한상상, 2017, 각 3500원.
저수리. 『부서진 룩의 반격(합본)』. B&M(뿔미디어), 2017, 14200원.
주해온.『악녀의 정의 1-4』. 디앤씨북스, 2017, 각 6천원.
청파랑. 『비 오는 날에는 사람 줍는 게 아니다』. SWEETSIDE(투맨소프트), 2017, 3600원.
카르페XD.『티어&디어 1-2권 합본』. B&M, 2017, 9500원.
키드. 『J, 너에게 1-2』. M블루, 2017, 2000원.
플럼머핀.『십이월 기담 1-3』. B&M, 2017원, 각 3600원.
한국 반혼체 상담협회.『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덕녘, 2017, 1백원.
해위.『어떤 마법세계의 평범한 이력서 1-3』. 피아체, 2017, 1,3권 3500원, 2권 4천원.
희래. 『나의 전생 보고서 5』. 파란달, 2017, 2500원.
흰울타리.『흰 사슴 잉그리드 1-6』. 라렌느, 2017, 각 3500원.
nigudal. 『에이미의 우울』 3-4, 외전. 조아라, 2017, 3-4권 각 2500원, 외전 3천원.
Queensa.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내가 듣는다 1~3』. B&M(뿔미디어), 2017, 8100원.
Rana.『절벽위의 꽃 1-5』. 마담드디키, 2017, 각 3천원.
TeamFB. 『시골 소녀라도 회귀할 수 있어 1-2』. 잇북(It Book)(디앤씨미디어)., 2017, 9000원.
violetcream.『Truth』. B&M, 2016, 4200원.
303행성. 『칼과 드레스 5-6』. 조아라, 2017, 각 2500원.



전자책도 나눌까 잠시 고민했는데 다 BL 아니면 로맨스고 판타지소설만 몇 있어서 나누는 것이 의미없습니다. 그리하여 통째로 놓습니다. 거기에 추천작 표시를 하다가 도로 돌립니다. 그도 그런게, 소설 중 몇몇은 특정 장면만 한도 끝도 없이 돌려보는 것이 있습니다. 앞부분은 못 읽고, 갈등이 끝난 뒷부분만 보는 겁니다. 어떤 것은 처음부터 계속 읽고, 어떤 것은 특정 장면만 돌려 읽고 하다보니 오히려 안 읽는 것을 체크해야하나 싶더군요. 그렇게 체크하면 반반 수준이니 표시의 의미가 없습니다.

재미있었던 소설도 시간이 지나면 서재에서 삭제하고, 어떤 것은 읽은 당시에 굉장히 충격적이었지만 돌아서 생각하면 다시 안 보게 되는 것도 있고요. 그리하여 전자책에 대한 표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보면 중복되는 것도 상당히 있습니다. 알라딘에서 다시 구입한 소설이 많고요. 특정 소설이 읽고 싶을 때, 그 소설 하나 때문에 타 서점의 어플리케이션을 다시 까는 것도 싫어서, 재구입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알라딘 플래티넘 유지의 비결인지도... (...)




도서 목록을 확인하고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올해는 장르문학의 구입 비중을 줄이고 건설적인(...) 독서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ㅁ;




라고 적고보니.

올해의 소설로 꼽는 책 하나가 목록에 안 올라왔어! 으아아악! 내가 왜 이 책 리뷰를 안 적었지?


네이선 로웰. 『대우주시대』, 이수현 옮김. 구픽, 2017. 14000원.



이거, 알라딘 도서 구입 목록을 다시 털어야 하나요. 블로그 감상만 뒤졌는데 도서관 대출 목록과 도서 구입 목록을 다시 털어서 이후에 보충하겠습니다.ㅠ_ㅠ

2017년 조아라 목록 정리하면서 240개 넘어간다고, 많다고 투덜댔더니 작년은 371건이었습니다. 아냐, 그렇다면 262건인 올해는 적은 거야!
물론 그렇게 우기면 틀립니다. 2017년 5월까지의 목록만 있고, 2017년 7월에 선작 목록 정리한 것만 있으며 그 이후에는 안 적었습니다. 다시 말해 조아라 투베 목록은 약 반년 전부터 확인하지 않았으니 저 목록은 절반의 목록이라고 우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절대 적은 건 아닙니다. 저게 반년치라 생각하면 말입니다.
책목록 정리는 조금 뒤에 할 예정입니다. 내일 할 수 있으면 하고, 아니면 조금 미룰 것인데, 딱 경계시기에 구입한 책도 몇 권 있으니 목록의 변동 가능성은 있습니다.


일단 조아라 목록부터 올리고. 2018년에도 아마 최종적으로 정리는 할 겁니다. 지금도 조아라 소설을 아예 안 보는 것은 아닙니다. 몇몇 소설은 현재 연재중인 소설이고요. 하지만 대부분 출간과 습작을 달고 있으니 감안하셔야 할 거고. 그리고 소설의 습작 여부는 확인하지 않은 것이 훨씬 많습니다. 올 여름 전후해서 상당히 많은 소설들이 삭제 혹은 습작에 들어갔으니까요.

작가 이름에 연결되어 읽는 문자가 아닌 경우에는 장식문자로 취급했고, 특수문자와 마찬가지로 없는 셈 쳤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 중 상당수는 전자책으로도 구입했습니다. 올해 알라딘에 얼마 주었는지 물으신다면, 내년에 답하겠다고 대답하겠습니다. 내년에 알아서 알라딘이 정리해줄거예요. 아마도. 하지만 제 주소지는 종로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순위권은 절대 아닐 거라 장담합니다. 자취방으로 돌릴까도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위치정보가 지나치게 노출되는 관계로 패스. 본가 위치정보가 노출되는 것보다 자취방 위치정보가 노출되는 것이 안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중에 동료님과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되는지 감은 오겠지요.


작년과 재작년 목록은 이 중 마음에 드는 걸 추렸는데 올해는 넘어갑니다. 어떤 건 취향에 맞지 않지만 잘쓴 소설이고 어떤 건 취향에 맞지만 완성도는 떨어지는 소설입니다. 이걸 다 굵게 표시하자니 들쭉날쭉해서 목록 뽑아 놓고도 이건 아닌데 싶군요. 끄응.


대체적으로 완결작에 더 높은 평가를 주고, 대체적으로 취향에 맞는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줍니다. 하지만 취향을 따지자면 오메가버스의 평가가 낮아야 함에도 해피엔딩을 더 좋아하니 이쪽도 체크를 열심히 하는 묹가 나옵니다. 하하하. 여주인공이나 수가 당당하거나 강한 쪽을 좋아한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습니다.

물론 위의 목록 중에는 싫어하는 소설도 상당히 끼어 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조아라 소설 선작 및 독서목록이니까요.



그럼 슬슬 책 목록 정리하려 갑니다. 그래도 그 쪽은 목록이 적겠지요. 100건 전후려나..?


그리하여 올해는 저 목록 제공하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제목 그대로, 커피와 관련된 여러 가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원제는 How to make coffee: the science behind the bean으로 번역제목과도 잘 맞습니다. 커피의 역사부터 시작해 커피의 종류, 커피를 수확하고 가공하는 방법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들, 커피콩을 볶는 과정의 화학작용들, 그리고 분쇄를 다루고 추출방법과 기구 등등을 차례로 다룹니다.

전체가 줄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칼럼처럼 짧게 끊어지는 이야기라 읽는 맛이 있네요. 아니, 물론 칼럼처럼 딱 두 페이지만 있는 것도 있지만 길게 이어지는 것도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커피의 시작부터 해서 각각의 주요 키워드에 맞게 자근자근 설명하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본격적인 연구서(!)라 맨 뒤에 참고문헌, 참고 사이트, 찾아보기 도판 저작권 등등이 실렸습니다. 오오오.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은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그런 책입니다.


한 권에 내용이 잘 정리되어 짧게 보기 좋기도 하지만, 우와. 화학작용 부분에서 원형그래프로 볶은 아라비카 원두, 아라비카 생두, 볶은 로부스타 원두, 로부스타 생두의 화학성분이 등장하는데서 감탄했습니다. 본격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책입니다. .. 아니, 화학 이야기가 나온 시점에서 아닌가요. 커피의 역사는 사학과 지리학이고 지질관련한 이야기에 화학 성분과 커피도구는 기계공학. 그러니 쉽지는 않은가요? 어떻게 보면 커피라는 소재를 통해 모든 학문이 뒤섞인 통섭적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카페인하이에 걸린 것처럼 즐겁게 보았네요.



다른 것보다 이 책이 기억에 남는 것은 번역도 있습니다. 쉽게 읽히기도 하지만 단어 하나 때문에 감탄하기도 했고요. 60쪽에 커피와 우유의 조화에 대한 언급에서, "완경기 여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폐경이 아니라 완경이라고 쓴 것은 책 읽으면서 처음 보았습니다. 신기해서 번역자 이름을 보니 익숙했고, 정보를 확인하니 피너츠 완역본 번역중이신 분이로군요. 오옷.+ㅅ+ 거꾸로 피너츠 완역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공간 문제로 아직 못샀는데, 살까...?



커피도구나, 카우보이 커피 같은 특이한 커피 만드는 법도 있으니 커피 좋아하신다면 꼭 챙겨모세요. 그림도 좋습니다.



래니 킹스턴. 『완벽한 커피 한 잔: 원두의 과학』, 신소희 옮김. 벤치워머스(푸른숲), 2017, 14000원.


책 편집, 책 판형, 제본, 그리고 손에 잡히는 느낌까지 모두 마음에 듭니다. 책의 물리적 형태가 이렇게 마음에 드는 책은 오랜만에 만나네요.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다음에 털어야지..!

남의 집 그릇을 구경하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릇 구경은 종종 윈도쇼핑으로도 연결됩니다. 쇼윈도와도 비슷하게, 내가 쓰지는 못하지만 잘 차려낸 테이블 세팅을 보는 것만으로도 괜히 기분 좋아지는 그런 것 말입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을 포함해 여러 잡지에 등장하는 고가의 물품을 보는 건 사고 싶거나 갖고 싶다를 넘어서 그런 윈도쇼핑을 즐기는 것에 가깝습니다.

서론이 장황한 것은 이 책을 집어들면서 기대한 것은 그런 감정이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덜 나왔기 때문입니다. 흰색 그릇을 사는데 저렴한 것부터 시작한다며 이마트의 자연주의 시리즈를 구입하고 차츰 광주요 등으로 넘어갈거라고 한다거나, 의외로 괜찮은 그릇이 많다며 다이소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카사미아의 스톤웨어를 추천하는 것도 기대하는 것에 못미친 것 같습니다. 가격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그래서 비슷한 라인의 수입 스톤웨어보다 얼마나 저렴할지 모르지만 솔직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더군요.


대놓고 말하면 왜 처음부터 광주요나 한국도자기를 쓰지 않고 왜 수입 스톤웨어를 쓰지 않냐고 따지는 겁니다. 그런 겁니다.=ㅁ= 남의 집 찬장 구경을 할 때는 비싼 그릇을 하나씩 모아서 이렇게 세팅하고 있다는 걸 보고 싶은 거지 저렴한 그릇을 쓰고 있다고 하는 건 덜 보고 싶습니다. 미처 몰랐던 그릇 가게를 안다거나, 브랜드를 안다거나, 라인을 한다거나 하고 싶었지만 그런 기대에는 못미쳤습니다.

그나마 우일요의 그릇 이야기나 도농도예의 그릇 이야기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도농도예의 대표로 소개된 인현식의 그릇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검색해보니 KCDF에서도 판매하는 것 같아 온라인샵으로 흘러 들어갔는데 거기에는 이름(인현식)으로 등록되었네요.



줄무늬 홍차 탕관 은잔세트.(링크)

탕관은 650~700ml, 잔은 100ml랍니다.






판매링크(링크)는 KCDF-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갤러리, 온라인샵의 것입니다. '줄무늬 금부장식 은손잡이 상파다관과 은잔세트'로 가격은 ...(하략)

그렇지만 저 다관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은과 금 때문에 비싸기도 하지만 만드는 방법 자체도 복잡하군요. 손잡이는 은판을 성형하고 금으로 장식했고, 은잔은 은페이스트를 바른 것이랍니다. 책을 보면 다관 만드는 자체도 매우 어렵다고 하는군요. 삼수삼평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삼수는 절수 출수 금수라는군요. 삼평은 뚜껑을 빼고 뒤집어 놓았을 때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뚜껑 뺀 윗부분과 주둥이 부분의 수평이 맞아야 가능하답니다. 절수는 물을 따르다가 멈췄을 때 똑 끊기는 것이고, 출수는 물이 잘 나오는 것이고, 금수는 새지 않는 것입니다. 설명을 읽고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좋은 주전자의 기본 요건입니다. 게다가 저 탕관들은 뚜껑에 구멍이 있어 차 따를 때 절수도 잘 될 것이 보이고..!



책에는 참외무늬 탕관도 있지만 KCDF에는 없고요, 은손잡이 다관은 있습니다.



은손잡이 차거름망.(링크)

이건 위에서 보는 것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하나쯤 두고 싶은 그런 멋진 공예품이네요. 여기라면 자몽차 우려 마시기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쓰려면 저게 들어갈 정도의 머그가 있어야 하나요. 65×65×100mm이니 지금 머그로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로군요.



이런 그릇은 '돈만 많다면 내가 잔뜩 살텐데'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하나 씩 마련해야지'의 마음가짐으로 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 그러니까 실천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한 달에 얼마간씩 작은 봉투에 돈을 넣어 현금을 모아 둔다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나씩 마련할 수 있습니다. 만. 좋아하는 물건이 매번 생기고 매번 바뀌고, 안 쓴 채 상자에 보관만 한다면 뭐...(먼산) 그러니 그릇은 종종 꺼내서 써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론이 엉뚱한 곳으로 흘렀지만 마음에 드는 도예가 한 사람은 알았습니다. 지름목록이 늘어가는 것은 빈 통장에 반갑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한 명은 알았으니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군요.




장민, 주윤경. 『남의 집 찬장 구경』. 앨리스, 2015, 15000원.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그릇은 취향입니다. 그 때 그 때 마음에 따라서 취향은 바뀌니까요.

까마귀의 울음은 보통 좋지 않은 징조로 해석합니다. 까마귀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문화권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해석하는 일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안심하세요. 이 소설은 나름 해피엔딩입니다.


나름이라는 부사를 붙인 것은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결말 감상이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A의 입장에서 보느냐, 아니면 D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감상은 갈립니다. 또 등장인물 중 남자가 많다보니 BL로 오해할 소지도 있지만, 그렇게 본다면 해피엔딩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런 감상을 다 떠나서, 이 소설은 투박하지만 또 매끄럽게 잘 빚은 동양풍 판타지소설입니다.



현(玄)은 저승사자입니다. 저승사자들은 원래 세 명이 한 조를 이루어 활동했지만 지금은 각자의 활동 영역을 두고 그 안에서 업무를 처리합니다. 현이 원래 팀을 이뤘던 이들 중 한 명은 대구에, 한 명은 신촌 일대에서 업무를 봅니다. 저승사자라지만 인세에 섞여 일을 하기 때문에 핸드폰을 사용하며 옷을 입고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죽을 날을 받아 놓은 사람들은 저승사자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습니다. 특히 스스로 명을 끊을 생각을 하는 이들은 저승사자를 잘 보기 때문에 그런 이들을 꾸준히 관리하면서 연을 맺고 지내기도 합니다. 현이 특히 그러는군요. 뭐, 신촌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은 요즘에는 아예 인터넷으로 쇼핑을 한다니까요. 저승사자들도 세월이 변함에 따라 활동 방식도 점점 변하는 겁니다.



일이 있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온다는 철을 맞이하러 가다가 현은 한 청년을 만납니다. 이정운. 소년일 적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자살위험군이라서 자신이 보였지만 지금은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자신이 보입니다. 희한하네요. 그 자리에 있던 이가 지나치게 친화력이 높은 동료 철이어서 이정운과 함께 밥을 먹으러 가게 되고 그 뒤에도 매우 자주 마주칩니다. 물론 철은 그 뒤에 다른 동료인 한에게 엄청 야단 맞습니다.

참 희한하지요. 저승사자는 이승의 인간들과 어울려서는 안됩니다. 잘못된 짓을 저지르면 당장에 명부전에 끌려가 야단맞을 것인데, 정운과 어울릴 때는 한 번도 그럴 일이 없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과 만나면 밥 시켜먹기도 좋고 이것저것 물건 사기도 좋으니 철은 매우 자주 어울리지만, 그리고 얼결에 제일 안 그럴 것 같던 한도 함께 어울리지만 그런 때도 문은 안 열립니다. 이렇게 어울리면 분명 징계받을만하지 않나 고민하던 와중에, 이번엔 정운이 선녀도 봅니다. 현과 이전에 연이 있어서 알게 된 해당선녀는 모종의 사유로 잠시 인간세계에 내려왔다가 정운을 만났고, 자신이 보인다는 것이 어떤 사건을 예고하는 것이라 생각했는지 종종 함께 어울립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현에게서 시작해, 저승사자 동료인 철과 한,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인 정운, 현의 업무와 관련된 이들, 현의 지인인 해당까지 넓어집니다. 그리고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까마귀의 울음은 소설의 절정에서 폭발합니다. 수수께끼는 풀리고 저승사자들은 좌충우돌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소설 내내 1인칭이어서 제대로 엿볼 수 없었던 현의 이야기가 엮입니다. 앞서 조금씩 풀렸더랬지만 본인의 이야기를 본인의 입으로 하고 있으니 제대로 엮이지는 않았지요. 그것이 절정의 길목에서 하나로 묶입니다. 쉽게 말해 여러 복선들이 회수됩니다.



그 뒤의 이야기는 남은 것들을 주워 모아 정리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저승사자를 보는 인간을 만나면서 생긴 현의 비일상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그 비일상의 잔재는 살짝 남아 여운을 남깁니다. 그렇기에 읽는 사람도 이야기를 놓기 참 아쉽지만 이정도면 알맞게 딱 되었다는 감상과 함께 내려 놓습니다.



길지 않지만 딱 좋게, 딱 적절하게 맛있는 이야기였습니다.+ㅅ+



거룩한몽상. 『까마귀가 울다』. 노블오즈, 2017, 3500원.



『레무리안』 덕분에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가 제 전용 추천도서로 올라왔기에 장바구니에 담았다 털었는데 말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알라딘의 추천알고리즘에게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덕분에 좋은 소설 잘 보았습니다.


그러니 잊지말고 다른 책들도 챙겨봐야지요.=ㅁ=

용사도 취직 고민은 합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용사도 먹고 사는 고민은 한다에 가깝습니다. 끝까지 다 보고 나면 용사님은 ... 으으음. 그걸 적으면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일단 뒤로 미룹니다. 미리 적지만 현실기반 판타지BL소설입니다.


조아라에서 100화 넘게 연재되어 완결되었고 출간되면서는 외전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작가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이야기를 보면 드디어 책이 발송될 모양입니다. 올해 어떤 마법 세계의 평범한 이력서와 이름없는 달 두 소설을 동시 연재했고 이 중 이름없는 달이 조금 더 먼저 완결되었지만 크게 차이나지는 않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있다가 전자책 출간 뒤에 소장본 제작에 들어갔지요. 두 종류 소장본을 동시에 제작한다는 것은 마감이 동시에 있다는 겁니다. 결국 하나가 먼저 끝나 발송되었고 둘 다 신청한 저는 뒤늦게 완성된 책이 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중입니다. 뭐, 이번 주말까지는 잘 도착하겠지요.


그러니 종이책을 읽기 전에 미리 리뷰를 적어봅니다.



선호와 시윤이 있는 세계는 마법 세계입니다. 그러나 마법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지독히도 현실세계를 닮았습니다. 취직하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취직하고서도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마법이 있고 던전이 있고 몬스터가 있고 마왕이 있어서 클리어를 하기도 하는데, 선호와 시윤은 고등학교 때 동아리 활동으로 잠시 파티를 꾸려서 던전 공략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던전 공략이 대입에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다들 활동을 접었지만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그 당시 동아리를 꾸리고는 미공략 던전을 클리어하면서 고등학생 용사로 이름을 날립니다.

그러나 적었듯이, 이건 대입에 영향을 안 주죠. 그리고 취업에도 큰 영향이 없습니다. 선호는 오히려 오버 스펙 아니냐는 소리마저 면접에서 듣습니다. 면접 뒤 이번도 꽝이구나 싶어 반쯤은 포기하면서 휴게실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사원증을 목에 건 시윤을 만납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건데, 그쪽은 사원이고 이쪽은 면접생입니다. 벽 같은 것이 느껴지나 싶었는데 면접에 턱 하니 붙어 같은 회사를 다니고 얼굴 자주 마주하고 보니 꽤 괜찮은 친구네요? 동아리 활동 같이 했다 해도 그렇게 붙어다니던 친구는 아니었는데 취미도 잘 맞고 대화하기도 편해 자주 만나게 됩니다.


자아. 이 소설은 앞서 적었듯이 BL소설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자연스러운 결론이 도출됩니다. 둘은 이제 슬슬 호감을 쌓고 연애를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이건 선호의 입장에서 그런 것이고 시윤의 입장은 또 다릅니다. 소설의 초점은 선호에게 맞춰졌으니 시윤의 이야기는 외전에서나 짧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포복절도를 하고 다시 처음부터 붙들고 보게 됩니다. 양쪽의 시선이 다르니 시윤이 보는 입장은 이랬구나 싶고요.


전체 이야기는 두 사람의 재회, 그리고 회사생활, 그 속에서 꽃 피는 관계성, 그리고 회사에서 있을 법한 사건, 그 사건의 여파로 일어나는 문제 등등을 다룹니다. 그러니까 연애 반, 회사생활 반의 이야기고 특히 사회초년생들이나 신입사원들이 겪는 이야기가 많다보니 공감가는 부분도 많습니다. 게다가 그 회사가 공사라면 더더욱..... 그렇죠. 철밥통이니 머리통도 밥통 수준인 사람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어느 회사나 이상한 사람, 멍청한 사람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 와중에 피해보는 사람도 생기지요.

(그리고 내용 폭로라 접음)



그런 모습을 보면 시윤도 확실히 용사파티의 일원입니다. 재회했을 때도 그렇지만 마지막에도 가장 필요할 때 적재 적소에서 용사님을 서포트하니까요. 원래 포지션이 그렇기도 하지만 ... 아니 읽고 있다보면 다시 마비노기가 하고 싶어지는 무서운 소설입니다. 키우던 캐릭터가 마검사라 더더욱 그런지도 모릅니다. 마검사라고 하면 애매하지만 하여간, 검도 마법도 열심히 올리고 있었으니까요.

... 하지만 마비노기에 다시 돌아갈 일은 없겠지..=ㅁ=



던전 이야기가 종종 나오기 때문에 게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또 즐겁게 보실 겁니다 .특히 마지막 이야기들은 던전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그건 선호와 시윤의 회사가 던전관리공사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 말고 다른 것도 있지만 그건 내용 폭로니까 넘어가고요. 하여간 고등학교 졸업 후 만날 일 없었다가 회사에서 만난 두 사람이, 회사 안에서 자주 만나고 같이 놀다가 마음 맞아서 사귀고는 장래까지 약속한 사이가 되는 것이라고 간략하게 요약해봅니다.

외전 중에는 역시 양가 부모님이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군요. 물론 다른 재미있는 외전도 있지만 그건 언급하는 순간 뒷 이야기 폭로가 되어 버리니 참습니다. 흐흐흐흐흐.



해위. 『어떤 마법 세계의 평범한 이력서 1-3(세트)』. 피아체, 2017, 11000원,


이번에는 읽은지 오래된 책이 아니라 지난 주말 완독... 아니고 후독한 책을 올려봅니다. 책도 조아라에 연재된 판타지 BL소설입니다. 조아라 외의 소설 연재사이트는 거의 가질 않기 때문에 조아라 연재소설이 많습니다. 아닌 경우도 종종 있긴 하지만..’’;


태양은 그림자를 쫓는다는 제목 자체가 주인공들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태양은 주인공인 사르한은 황제로 제목의 태양이며, 차원이동자인 도헌은 그림자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제목 그대로, 사르한은 도헌에게 관심을 가졌다가 점차 호감을 갖고 연모하게 되어 결국엔 관계를 파탄냅니다. 소설은 전체 8권으로 3부와 뒤의 외전으로 나뉘며 책을 구입한 제가 것은 6권부터 8권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앞부분은 조아라 연재 당시 열심히 보았지만 사르한과 도헌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이 상당히 괴롭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연재 당시에 황제공과 후회공 키워드가 있어서 다들 누가 공이고 누가 수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1부의 전개를 따라가다가 서브공을 응원하는 이가 급속도로 늘어났던 일이 있었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해, 1부의 관계는 파탄입니다. 그렇지만 전개는 사이다를 위한 고구마는 아니라고 봅니다. 3부에서 도헌이 지적하는 사르한의 과거 행동은 성장배경이나 그의 지위에서 나올만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사르한의 입장에서는 매우 있을법하고 타당한 이야기라는 것이지요. 다만 그것이 사르한을 둘러싼 다른 인물들에게는 그렇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러니까네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이해할 있지만 용납할 수는 없다.”쯤으로 요약할 있겠네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소설은 전체 3부로 나뉩니다.

1부에서는 이유도 모르고 판타지세계에 떨어졌지만 이상한 특성을 가지고 죽지도 않는 몸이 도헌과, 신을 만나러 신의 숲에 들어온 황제 사르한이 만납니다. 사르한은 도헌에게 여러 모로 흥미를 가지고, 서로의 목적에 따라 함께 있기로 합니다. 사르한은 신이 결정지은 자신의 운명을 비틀어 버리는 것이 목적이었으며 도헌은 자신의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거나 최소한 자신의 존재만이라도 인식되기를 원합니다. 그나마 사르한은 도헌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었으니 도헌이 쫓을 수밖에요.


관계의 파탄은 운명을 거스르는 사르한과, 자신을 기억하고 좋아한다 말하는 이에게 호감을 갖게된 도헌의 마음이 엇갈리며 일어납니다. 그리고 ..

(여기부터는 일단 접고)


기본 이야기는 차원이동 판타지지만 등장인물들이 매우 고생을 하니 보시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으니까요. 고생해도 괜찮다, 공이 매우 구르면 좋다면 추천합니다. 게다가 도헌은 굉장히 강하니까요. 사르한이 보호받는 일이 잦습니다. 특히 3 초반에서는 2부에서의 고생이 무색하게 곱게 잘자란 황제님의 모습을 보여주다보니 도헌이 멋지게 그려집니다. 그러니 사르한, 잘해라.--


달머핀. 『태양은 달 그림자를 쫓는다 1-8(세트)』. WET노블, 2017, 27200원.



나중에 알았지만 WET노블은 서울문화사입니다. 허허허허.

제가 올리는 대부분의 소설이 그렇듯이 조아라에서 연재되었던 BL입니다. 조아라에는 완결과 외전 1, 그리고 IF 외전 하나가 연재되었고 나머지는 전자책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아주 간략히 내용을 요약하면 앞선 생의 기억은 현생의 기억을 압도하는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아래의 내용 중 일부는 접었습니다. 심각한 내용폭로는 아니지만 초반에 헷갈릴 수 있는 몇몇 키워드 때문에 그렇습니다.


루크는 어느 날 낯선 몸에서 눈을 뜹니다. 반역 주모자로 몰려 모진 고문을 받다가 사랑하는 사람의 칼에 절명하고 정신이 들었을 때, 그보다 300년은 더 지난 같은 세계에서, 황태자의 비서를 맡고 있는 라파엘이라는 인물의 몸에서 눈을 뜹니다. 가녀리고 조용한 후궁이었던 루크와는 달리, 라파엘은 키도 덩치도 더 큽니다. 거기에 백작이기도 하고요. 부모님이 테러로 돌아가신 뒤 공작인 외조부의 손에서 자랐지만 외조부도 돌아가셨고, 현재 공작인 외숙과는 데면데면하고 얼굴도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혼자서 잘 자란 인물인데 그 몸에 루크가 들어간 겁니다.

루크가 가장 어려워하는 사람은 자신이 모시는 샤를마뉴입니다. 자신이 사랑했고 또 가장 증오하는 인물인 델루니안-3백년 전의 그 황제를 꼭 닮았습니다. 같은 황실의 인물이라지만 얼굴이 닮아 볼 때마다 그 사람을 떠오르게 하는 통에 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거기에 루크가 눈을 떴을 때, 라파엘은 교통사고를 당했고 거기에 관련된 인물들의 수상한 행적들은 이 소설이 스릴러는 아닌가 고민하게 만듭니다.


결론적으로 스릴러는 아닙니다. 아니, 단언하기는 어렵군요. 하여간 300년 전에 있었던 루크를 둘러싼 반역 사건의 진실이 이야기의 한 축이고 현재의 황태자 샤를마뉴와 라파엘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이 또 다른 한 축입니다. 주인공들이 엄청나게 마음 고생은 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니 안심하고 보셔도 좋습니다. 연재 당시에 가장 뒤통수를 맞았던 부분은 '내용폭로가 될 수 있는' 저 키워드의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일이 다 끝나고 에필로그 넘어 외전에서까지 루크=라파엘은 고민합니다. 소설 속에서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은 라파엘뿐만이 아니지만 이들이 고민하는 것은 모두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습니다.


라파엘은 지금, 현재를 선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피엔딩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해피엔딩은 라파엘의 기준이지만 라파엘이 선택한 이들도 모두 행복한 삶일 거라 단언할 수 있으며 아닌 이는 .... 범인에 해당하는 인물뿐일까요. 외전에서 라파엘이 던진 폭탄에 무릎을 꿇는군요. 그가 다음 생에서는 행복해지길 바라지만 알 수 없습니다. 솔직히 그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건 그 범인 때문이 아니라 그 옆의 다른 인물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새로운 삶을 다시 살게 된다면 정말 깨달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늘봄하루. 『다시 만난 세상 1-5(합본)』 . 파란달, 2017, 16200원.



지금도 달달한 외전 돌려보며 만족합니다. 흐흐흐흐흐.

앞서 간략 감상-최근 한 달 간 구입한 전자책 감상기:170806-0907-은 적었지만 따로 이야기는 안 적었습니다. 어제 오늘 다시 붙들고 읽다보니 감상을 따로 적어도 좋겠다 싶어 끄적입니다. 미리 적어두자면 BL입니다.


전체 전자책으로 네 권, 결말부와 외전이 4권이고 1-3권은 본편입니다. 조아라에서 연재되었을 당시 재미있게 보아서 내내 출간을 기다렸고요. 모 플랫폼의 BL소설 독점은 날이 갈수록 심합니다. 하기야 로맨스소설도 예전엔 그랬지요. 자사 출판이면 두 달 독점은 기본. 근데 모 플랫폼은 지금 1년 독점을 걸었단 말이죠. 하하하.



진은 살인청부업자입니다. 보육원을 나와 뒷골목을 전전하다 로건의 눈에 띄어 살인청부업의 길을 걸었습니다. 로트와일러라는 코드네임을 달고 활동 중에 의뢰자인 블레이크 제너를 만납니다. 꽤 잘나가는 기업가인 블레이크는 로트와일러에게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얼굴 도장을 찍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어느 날 다른 의뢰를 받아 나갔다가 누군가의 습격으로 정신을 잃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 몸은 내 몸이 아니었습니다. 나인이라는, 발렌타인 가의 사생아이며 사교계의 유명한 인물의 몸이었으니까요.

나인은 사교계에서 몸파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었습니다. 미색이 워낙 뛰어나 말은 많아도 다들 노리고 있는 존재였는데 왜 이 몸에 들어왔는지는 둘째치고 원래 자신의 몸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마지막 상태를 생각하면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러니 일단 목표는 비뚤어진 이복형 일라이의 감시에서 벗어나 발렌타인 저택을 탈출하는 것으로 잡고 이모저모 머리를 굴립니다. 그러다 로트와일러로서 알고 있던 블레이크를 우연히 만나 '로트와일러의 정보를 알려주겠다'고 협상을 시도합니다.


『화려한 그림자』의 이야기는 그래서 크게 몇 가지 수수께끼를 깔고 진행됩니다. 첫째, 임무 수행중이던 로트와일러를 습격한 것은 누구냐, 둘째, 왜 나인 발렌타인의 몸에 들어왔는가. 두 번째 수수께끼는 발렌타인 가에서 나인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의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뭐라 해도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인물들 몇은 자신의 죄값을 제대로 치루지 않고 도망쳤습니다. 저지른 일의 대가를 치르지 않고 간 건 아쉽네요. 최소 셋은 더 고생하다 죽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로트와일러의 죽음을 사주한 인물과 나인 발렌티니의 학대를 둘러싼 인물 둘 말입니다. 너무 편하게들 갔군요.



무엇보다 외전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듭니다. 후일담의 달달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블레이크의 외전, 나인의 외전이 특히 좋았고요. 마지막의 결말도 찡하니 가슴을 울렸습니다. 종종 외전 때문에 본편을 엎어버리고 싶은 소설도 만나지만 이쪽은 외전이 본편의 뒷 이야기를 다 전하고 마지막 문까지 확실하게 닫았습니다. 뒷 이야기가 더 있을법도 하지만 여기서 닫는 것이 상상의 여지가 있어 마음에 듭니다.


멍멍이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B님도 좋아하실지 모르겠네요.'ㅂ'



윤미로. 『화려한 그림자 1-4』. 필연매니지먼트, 2017, 13500원.


원래 조아라에서 결말까지 보고 출간을 기다리던 작품입니다. 생각보다 출간이 늦었다고 기억하고요. 받아 들으니 책이 두툼하고 묵직한 것으로 두 권입니다. 읽은지 오래되어 연재본과 출간본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전과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글로리아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교통사고입니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는 교통사고는 이미 몇 년 도 더 전의 일이고 자신은 임산부로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뿐인 시누이와는 매우 사이가 좋지 않으며 남편과의 관계도 나쁩니다. 그리고 그 잃어버린 몇 년 간의 글로리아는, 자신이 아닌 누군가라는 것을 차차 깨닫습니다.

그 간의 글로리아가 누구였는가는 제목과도 연결됩니다. 앞부분은 자신의 몸을 되찾은 글로리아가 자신이 살고 있는 저택의 사람들과 서서히 친분을 쌓는 모습을 섬세하게 다루며, 그 와중에 새로운 갈등 요소가 등장합니다. 후반부는 글로리아의 남편으로 내내 방관자적이며 수동적 입장에 있던 에드윈이 조금씩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에드윈의 움직임은 외전에서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가족을 보호하고 감싸면서 오히려 가족을 무너뜨렸던 사람이, 이제는 새로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외전을 보면 그런 부분이 강조되더군요.



다만, 그게 문제입니다.(먼산)

에드윈이 선택한 삶은 글로리아와 함께하는 삶입니다. 그렇기에 다른 것들은 다 팽개치고 버려둔채 글로리아를 따라 낯선 시골마을의 농장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사교계 같은 것은 모두 벗어 던져버리고 그곳에서 안온한 삶을 영위합니다. 거기에 또 다른 인물도 동참합니다. 누군지는 외전을 보실 분들을 위해 남겨둡니다만... 저는 그 두 사람의 선택이 정말로 행복했을까 의문이 들더군요. 기존의 삶을 송두리채 바꿔 놓을 선택인데 그곳에서의 삶이 행복할까요. 특히 두 번째의 인물은 그간의 생활에 염증이 나있다고 해도 농장에 맞춰 사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인데요. 가끔은 그 화려한 삶이 떠오를 것이고, 아버지와 다른 이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났지만 그 뒤까지 그런 행복이 이어질지 장담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더 아쉬웠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린 이야기라 길지만 두껍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배경이 또 벨 에포크지만 평행세계의 공간이라 그런 배경의 로맨스소설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임윤혜. 『불청객 1-2』. 로크미디어, 2017, 각 12500원.





그림은 본문과 관련이 아마도 없습니다...?



아침에 운동하면서는 이런 저런 잡다한 생각이 많이 떠오르는데, 운동 끝내고 나면 그 생각들이 모두 날아가서 문제입니다. 그리하여 지난 주 중에 떠올랐던 생각 중 하나를 끄집어 냅니다. 제목하여 여적여.



최근 알라딘에서 구매한 로맨스소설은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성공한 것은 조아라에서 연재되던 소설을 구입한 경우였고 그 중에서도 몇은 또 지뢰였습니다. 읽었던 기억은 있는데 블로그에 기록이 없어서 긴가민가 하며 구입한 소설은 구입을 후회했습니다. 읽다가 연재처를 옮겨 연재한 것은 반타작쯤.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습니다.



최근에 구입한 로맨스 소설 중 종이책 방출 없이 붙들고 있겠다 생각한 건 『시그리드』 뿐인가 봅니다. 『역지사지』도 나쁘진 않은데 이건 망설이는 중이고요. 왜 그런가, 삭제했거나 방출한 책들과 보유 중이고 돌려 보는 소설을 곰곰히 짚어보다가 떠오른 것들을 끄적여 봅니다.




트위터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듯 본 이야기 중에 악녀에 대한 것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악녀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모처의 공식을 형상화한 인물입니다. 조아라에서 보았던 여러 로맨스판타지소설들에서는 악녀가 다양한 모습으로 나오지만 전형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일이 많습니다. 대강 나눠보면,


1.차원이동자 주인공과 악녀

이전에는 차원이동한 주인공, 그리고 원래 그 세계에 살고 있던 귀족 영애의 대립 구도를 만들면서 주인공은 선, 귀족 영애는 악의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보통은 주인공이 차원이동해서 판타지세계에 들어가며, 그 세계의 귀족 영애가 악녀 역을 맡아 남자주인공을 두고 다툽니다.


2.차원이동 빙의자 주인공과 악녀

주인공이 혼만 날아가 소설 속 주인공 또는 판타지 세계의 귀족영애에게 빙의합니다. 귀족 영애의 기억을 갖고 있다와 아니다의 두 경우가 있으며, 악녀도 원래 주인공의 몸을 가진 이를 괴롭히던 인물인 경우와 빙의자가 활동하면서 악녀와 충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귀족영애와 차원이동 악녀

이것은 비교적 최근에 나오기 시작한 소재입니다. 차원이동자가 성녀, 귀족영애가 악녀라는 클리셰를 한 번 비튼 겁니다. 차원이동해서 성녀로 추앙받는 존재가 사실은 악녀이며, 귀족영애는 거기에 휘말려 괴롭힘을 당한다는 내용입니다.

조아라에서 30편 남짓의 단편으로 연재되었던 소설에서 가장 먼저 보았던 기억이 있으며 그 내용은 꿈도 희망도 없는 전멸이었습니다.(...)



차원이동자나 빙의자가 아니라 환생자인 경우도 있지만 그 경우도 비슷합니다. 종종 환생자와 차원이동자의 대결(...)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짐작하시겠지만 지금 서가에 남아 있는 책 중 위의 클리셰에 해당되는 것은 없습니다. 남아 있는 책은 악녀보다는 악 그 자체에 집중하는 소설입니다.



『역지사지』가 남은 이유는 위의 분류 중 3번에 해당하지만 악이 오롯이 차원이동자에게 가지만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날 아침 운동하면서 내린 결론이 이거였습니다.

엘은 차원이동자로 나타난 성녀가 등장하면서 지금까지의 삶을 송두리째 잃습니다. 성녀는 먼저 공작가에 들어와 양녀가 되어, 공작가의 무남독녀 외동딸인 엘의 지위를 위협합니다. 그 다음에는 엘의 약혼자와 예비 구혼자인 사람들을 포섭하고 엘을 악으로 몰아갑니다. 결국 마지막 사건을 통해, 엘은 약혼자에게 버림받고 친구들에게서 냉대와 외면을 받으며 친부모님께 내쳐 길거리로 쫓겨납니다. 스승이 주워준 덕분에 죽지는 않았지만 진짜 스튁스의 물길을 보고 왔을 겁니다. 그나마 스승님 덕에 홀로 설 수 있고 절치부심하여 복수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었지요.

복수에 대한 생각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나, 복수의 대상들은 엘을 버렸던 인물 모두입니다. 공작 부처와 전 약혼자인 황태자, 그리고 친우였던 공작, 백작, 현자 등등까지, 모두 제국을 이끌 차세대로 조명받았던 이들입니다. 악녀도 대상이기는 하지만 이 세계에 온지 3년 만에 자신의 세계로 돌아갔으며, 돌아가기 직전에 자신이 그간 벌인 짓을 폭로하고 떠나갑니다. 아마도 자신의 손짓에 놀아났던 이들이 실 끊어진 마리오네트가 되어 주저앉는 모습이 보고 싶었던 것이라 짐작할 따름입니다. 그 덕에 엘을 버렸던 이들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엘을 찾아 나서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하여간 악녀에게 복수할 방법은 더 찾아야 하니 일단 미루고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장 아끼는 것을 빼앗고 내주지 않는 것으로 복수합니다.


즉, 엘의 복수는 흔히 나타나듯 악녀를 사교계에서 매장시키거나 집안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닙니다. 엘은 자신의 능력으로 협상을 하며, 협상의 퀘스트들을 자신의 힘으로 훌륭하게 해결하며 '나는 당신들이 보호하고 끼고 살던 이전의 인물이 아님'을 내보입니다. 변했기 때문에 이전의 관계는 같은 방식으로 회복할 수 없으며, 새로운 관계를 쌓아 올리는 것은 절대 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전과 같이 친교를 이어 나가기에는 엘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보물이 되었지요. 그 역시 엘의 능력에서 연유합니다.



『시그리드』는 애초에 반동인물이 없습니다. 『역지사지』는 엘의 반동인물로 성녀를 놓고 있지만 『시그리드』는 아예 없지요. 굳이 표현하자면 베라무드가 반동인물에 가깝지만 조금 다릅니다. 아니, 가장 큰 반동인물은 어떤 의미에서 황제일 겁니다.

시그리드는 회귀한 뒤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나서 죽지 않기 위해 하나씩 바꿔 나갈 것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2권에서 나오듯, 나비효과로 인해 제국의 미래 자체도 완전히 바뀝니다. 이전에는 황제에게 협력하여 기계처럼 활동했고 쓸모가 다한 뒤에는 버림 받았지만, 돌아온 뒤에는 기억하는 사건들 속에서 사람들을 가능한 살리고 돕기 위해 노력하며 힘을 갈고 닦습니다. 가치관의 문제가 있었을 뿐, 사람 자체는 바르고 곧은 인물이라 다른 사람들의 호감을 삽니다. 그러니 삶뿐만 아니라 역사가 바뀔 수 있었지요. 



어느 쪽이건 일방적으로 미워하고 갈아 엎어야 하는 인물은 그냥 사람입니다. 해를 끼치고 나쁜 짓을 한 인물이 있을 뿐입니다. 아이패드와 서가에 남은 책들도 그렇게 생각하면 되겠군요.'ㅅ'





그런 의미에서 저 그림 대로, 전 재산을 쏟아 부어 열심히 책을 읽겠습니다. 결론이 이상하지만 원래 취미생활이란 그런 거죠.

이 책도 구체적인 감상을 적으려다가 몇 번 지우고는 책의 구절을 적는 것으로 갈음합니다. 미니멀라이프나 슬로라이프는 저와는 안 맞습니다. 그러니 킨포크도 이제 볼 일 없을 것이고, 더 구체적이거나 실험적인 사례까 있는 책들이 아니면 손대지 않을 생각입니다. 『텃밭의 기적』이나 웬델 베리, 마이클 폴란이면 모를까, 이런 책은 안보는 쪽이 시간관리에 도움됩니다.


부제인 '차근차근 하나씩'은 일상적으로, 하루에 하나씩 무언가를 버릴 결심을 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말합니다. 블로그에 올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연재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칼럼처럼 작은 소품이나 생활습관을 들어 바꾸거나 치웁니다. 이전에 '하루에 하나씩 버리기'를 하면 살림이 훨씬 말끔하다는 이야기도 본 적 있는데 그 연장선인지도 모르지요.


첫 번째는 데일리백, 두 번째는 에코백. 하지만 이 양쪽부터가 상충합니다. 데일리백 이야기를 하며 가방을 가능한 가볍게, 도라에몽 주머니가 아니라 정말로 꼭 들고 다닐 것만 챙긴 가방을 이야기합니다. 비싼 가방이 아니라 에코백을 선택해서 일상가방으로 쓰기도 하고, 얇은 에코백은 장바구니로 쓴답니다. 대신 자주 망가지니 여분이 필요하다고요.

..음. 슬로라이프는 맞을지 몰라도 적게 소유하는 삶이라면 에코백을 멀리하는 것이 낫습니다. 에코백이 아니라 튼튼한 천가방을 쓰는 것이 나으며, 어중간한 것은 얇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으며 물건을 많이 담으면 늘어지고 망가집니다. 얇은 에코백 대신 아예 장바구니를 둘둘 말아 들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그게 훨씬 튼튼하고요. 금방 망가지고 재활용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에코백은 오히려 환경에 도움이 안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것도 받아서 모으기 시작하면 장이 금방 차지요. 평소 쓸 것 두셋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다 버리는 것이 정리하기 좋습니다.


그 뒤의 옷과 신발과 화장품 이야기는 공감 불가.

다이어트 이야기도 공감 불가. 한 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면 끊을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 살 안찌는 체질로 완전히 바뀐다면 모를까, 지금의 저는 다이어트를 끊을 수 없습니다. 하하하.;ㅂ; 체질을 바꾸기 전에 생활습관을 바꾸면 된다지만 바꿔야 하는 그 생활습관 자체가 다이어트 습관인걸요.


그날 그날 장을 봐서 채운다는 식생활은 무리. 일단 제 냉장고가 매우 작기 때문입니다. 냉동실도 따로 없는 거라 장기 보관은 어렵습니다. 게다가 체력과 기력의 한계로 날마다 뭔가 해먹는 건 더더욱 어렵고... 하여간 제 생활과는 안 맞는 겁니다.

그리고 그 뒤의 식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걸리는데.


pp.101-102

(중략)

유기농은 단순하지 않았다. 내가 래디쉬 씨앗에서 발견했던 것처럼 씨앗부터가 자연에서 얻어진 것이 아닌, 종묘 회사에서 설계하여 방충 등을 위해 인위적인 처리를 한 것이라고 한다. 유기농법의 의미조차 잘 모르던 나는 동물의 분뇨와 같이 동물성 비료를 쓴 것인지 식물성 비료로 농사를 지었는지에 따라 채소의 성질이 달라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론은 자연 그대로에서 온 씨앗으로 비료를 뿌리지 않은 땅에서 농약을 치지 않은 채소를 먹는 것이 몸에 좋다는 것이다.

일종의 '채소의 진실'과 같은 정보로 내가 깨달은 것은 모든 자연의 산물은 태생을 거스르고 결점 없는 완벽에 도전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불완전해진다는 것이다. 자손 번식이라는 생물의 본능을 거슬러 편의를 위해 씨 없는 수박이나 포도 같은 것을 만들어 ..(하략)



여기서 잠시 책을 내려 놓았습니다. 그래도 포기는 하지 않고 다른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을지 몰라 이리저리 뒤졌습니다.


-홍차시간은 좋습니다.

-대체품을 먹지 않는다는 것도 좋네요. 먹고 싶은 것을 바로 먹어야지, 대신 이걸 먹자고 하면 결국 폭주합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인테리어의 완성은 향기라는데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일단은 제가 강한 향을 싫어해서 차라리 향이 안나는 걸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향이라면 빵이나 커피향이 제일 좋습니다.

-만능 베이킹소다에서 잠시 또 한숨. "기본적으로 식품 원료에도 쓰이는 천연 미네랄 물질"(p.148)이라네요.

-세월의 때가 묻은 생활용품, 생활물품은 좋지만 자칫하면 버리지 못하는 삶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기야 이건 슬로라이프지 미니멀라이프 책은 아니니까요. ..응? 생활의 규모를 줄이는 것도 같이 이야기하는 책이었는데?



그리고 다시 한 번, '소유하지 않고 소유하는 책'에서 스위치가 눌립니다.


pp.184-185

"다른 건 다 버려도 책은 버릴 수 없어"라고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평소 책보다 TV를 더 즐겨보더라도, 여러 권의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자신이 고급스러운 취향을 가진 양 뽐낼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확실히 그런 마음이 있었다. (중략)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면 여러 번 읽게 될 것이고 내용은 내 것이 될 테니 책을 굳이 갖고 있지 않아도(하략)


여기서 얌전히 책을 내려 놓았습니다. 음. 저랑은 안맞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나 슬로라이프, 그런 종류의 생활을 지향하는 책은 읽으면 혈압이 오를 가능성이 높으니 가능한 골라오지 말자고요. 그 시간에 다른 책을 한 권 더 읽겠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책으로 힐링하러 갑니다. 베갯머리 책과 함께, 안녕히 주무세요.



신미경. 『오늘도 비움』. 북폴리오, 2017, 13000원.



G는 이 책을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지만, 일단 건네줘볼까요.'ㅂ';

그간 전자책 감상이 많이 밀렸습니다. 그리하여 짤막 감상이라도 적겠다며 정리 작업.





마지막으로 적은 것이 9월 7일, 구입일로 따지면 9월 6일입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부터 잘라 올립니다. 전자책 구입은 정말로 급한 책이 아닌 이상은 매월 초와 매월 중순, 월말 쯤 합니다. 사은품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리 맞춰지는군요. 가끔은 용돈 여유가 있을 때 월말 맞춰 구입하기도 합니다. 이하는 구입 순서에 따른 짤막 감상입니다.



달군.『남자의 임신 가능성에 대한 고찰』.

BL, 현대, 판타지.

오메가버스 세계관이 아닌 임신수가 나옵니다. 임신은 두 주인공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주요 내용도 임신이나 관련 내용이 아니라, 아기를 가졌다고 고백하며 처절하게 차일 것을 각오했지만 의외로 담백하게 받아들이고 교류를 가졌다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내용입니다. .. 줄거리 공개가 다 된 셈인가요.

이런 연애담은 주인공들의 성격이 어떠한가, 왜 임신을 했는가에 분위기가 달렸는데 조아라에 연재되는 동안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비연재 외전이 두 편이었나, 들어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나무슈.『현부양처 1-2』.

BL, 오메가버스, 현대.

오메가버스 세계관에서 드문 커플링이 나옵니다. 여왕공×머슴수이며 여왕이 극우성 오메가, 머슴은 우성알파입니다. 극우성이 아니라 우성이고 상대적으로 평범한 집안에서 유일하게 혼자 발현한 케이스라 대접 못받고 자란 식모형(...) 알파입니다. 거기에 거하게 실연당하고, 실연당한 사람끼리 연애를 시작한다라는 이야기였지만 알고 보니 화려한 향을 내뿜는 장미=오메가가 실은 몬스터(...)였더라는 이미지에 가깝군요. 극우성오메가는 매우 희귀하나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느니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주장하던 인물이 자기가 남편이 되고 알파를 아내로 들이는 이야기입니다. 아차. 그러고 보니 임신공이로군요.



주해온.『악녀의 정의 1-4』. 디앤씨북스, 2017, 각 6천원.

로맨스, 판타지, 차원이동, 빙의.

조아라에서 연재 당시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다가 전자책으로 나온 걸 보고, 출판사에도 불구하고 봐야하나 고민하다가 구입했습니다.



이미누.『생츄어리 1-2』.

BL, 판타지.

미인공×떡대수. 표현하자면 그러하나 실제 내용은 매우 경건한 성기사들의 연애담입니다.(응?)

관련 리뷰는 앞서 올렸지요.(링크)



달빛봄.『마법사와 마녀의 동거 생활기 1-2』. 루시노블, 2017, 각 3500원.

로맨스, 판타지, 차원이동.

판타지 세계에서 다른 평행세계로 이동한 마녀의 이야기입니다. 가서 소울메이트를 찾아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이 주 내용. 조아라 연재 당시 굉장히 재미있게 보아서 출간을 내내 기다렸지요. 외전보다는 본편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모타.『쪽빛 로맨스 1-5, 외전 1-2』. 나이츠문, 2017, 1권 0원, 2-외전 1권 4천원, 외전 2 2천원.

로맨스, 판타지.

왕의 친척이고 유력 인사의 딸이라 이웃나라의 대통령 아들과 정략결혼을 합니다. 말을 하지 못해 조용해 좋다고는 했지만 이상하게 남편에게는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들리네요...?

정략결혼으로 시작하는 연애담. 이지만 사실은 그 만남이 처음은 아니고 그 앞서 만난적이 있고, 거기에는 상당히 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초반 읽다가 취향에 안 맞을 거라 결말 부분확인하고 고이 덮었습니다.



가토 교코.『우리는 좁아도 홀가분하게 산다』. 나라원, 2017, 10400원.

건축.

어.. 이 책은 왜 샀더라. 아마 사은품 때문에 구색 맞추느라 구입했을 겁니다.





한국 반혼체 상담협회.『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덕녘 편집부.『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덕녘 가이드북(2016)』.

당수.『E의 펫숍』. 덕녘, 2015, 2천원.

당수.『쓰다듬어 주세요』.

BL, 현대, 판타지.

반혼체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들입니다. 출간순서가 아니라 상담가이드북 먼저 보고 출판사 가이드북을 봤으며 그 다음에 『E의 펫숍』, 『쓰다듬어 주세요』의 순서로 보았습니다. 사실 거꾸로 보는 것이 제일 좋았을지도요. 보게 된 계기와 감상은 이전에 올렸습니다.(링크)



깅기.『어젯밤엔 거북이가 점프!』. 시크노블, 2016-2017, 본편 2700원, 외전 500원.

BL, 현대.

외전편이 나온 기념으로 구입했습니다. 아무래도 달달한 이야기일 수는 없지만 담담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게 참...;ㅂ;



만능강아지.『마테리얼라이즈1-3』. 녹턴, 2016, 각 2천원.

BL, 판타지, 차원이동, 빙의.

이것도 외전 구입 후 이전에 다른 플랫폼에서 구입한 건 볼 생각 없으니 알라딘에서 재구입했습니다. 다시 보니 좋더군요. 훗훗훗.



고네.『HOST 1-5』. 파란달, 2017, 각 2500원.

BL, 현대, 연예계, 아이돌.

몇몇 상황은 조금 의문이 가긴 했지만. 개인지도 구입했고 전자책도 다시 구입했습니다. 주인공이 많이 고생하는 만큼 카타르시스도 상당합니다.



미코노스.『당신에게, 돌아가다』. 필연매니지먼트, 2017, 각 2500원.

BL, 오메가버스, 현대, 회귀.

현대를 배경으로 해도 오메가버스면 판타지에 가깝지요. 복잡한 가정사로 아둥바둥 살려 노력했지만 결국에는 아비도 모르는 아이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살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본 얼굴은 계속 마음에 두고 있던 친구. 자신을 붙들고 처절하게 우는 모습을 보며 지금까지의 삶을 후회하고는 회귀하는데, 시점이 바로 모든 생이 망가지려했던 즈음이네요. 거기서 선택을 바꾸고 행동을 바꿔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할리킹형 오메가버스입니다.



별스러운.『풋사과를 베어 문 노루와 반딧불이 1-3』.

BL, 현대.

아주 간략히 소개하면 예쁜 것을 좋아하는 노루가 반디에게 홀랑 반해 쫓아다니며 시작하는 연애담입니다. 노루는 아버지와 형들을 포함해 사랑꾼들 아래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고, 노루는 할머니와 단 둘이서 어렵게 살아왔습니다. 서로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고등학교에서 우연히 노루가 반디를 보고 반해 졸졸 쫓아다니며 그런 사회적 간극을 없었던 것으로 만듭니다.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지 상대의 성별이나 경제적 상황은 중요하지 않다고요. 그리고 노루의 가족들 모두 그런 노루의 생각을 지지합니다.-ㅁ-

달달하고 간질간질한 연애담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제 곧 이보다 앞서 조아라에 연재되었던 『녹빛나무 희린도』도 이달에 타플랫폼 출간이니 올 겨울에는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해봅니다. 음, 설마하니 1년 독점은 아니겠지요. 하하하.



만능강아지.『Rule the blood 4권 합본』. 녹턴, 2016, 9천원.

BL, 근미래, 판타지.

현대는 아니고, 완전한 판타지는 아니니 일단은 근미래. 그리고 이공일수입니다. 이 작품도 내용 소개하기가 쉽지 않..... 미스터리와 추리, SF가 같이 결합된 작품입니다.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던 헤슈윈은 어느 날 들어온 의뢰 때문에 서로 다른 부류의 두 남자와 마주합니다. 한쪽은 자신과 비슷하게 이런 저런 일들을 도맡아 하는 지슈킬, 다른 한 명은 슈페리어 출신의 이든.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두 사람이 공입니다. 슈페리어와 관련된 연구소에서 일어난 일들을 해결하는 걸 보면 게임 클리어하는 것과도 비슷하군요.'ㅂ' 아. 슈페리어는 책 키워드에도 있지만 신체적 능력이 매우 뛰어난 흡혈귀들입니다.



봉블리.『천의 얼굴(특별외전)』. 시크노블, 2017, 2천원.

BL, 현대, 배우.

조아라에 연재되었던 특별 외전이 출간되었습니다. 본편은 종이책으로도 아직 구입 가능하고요. 사건이 해결된 뒤의 연우와 양우의 달달한 일상, 그리고 양우의 과거를 다룬 외전이 있습니다.



해위.『어떤 마법세계의 평범한 이력서 1-3』. 피아체, 2017, 1,3권 3500원, 2권 4천원.

BL, 판타지, 현대?

마법이 존재하고 던전이 있으며 마왕이 가끔 던전에 차원이동해서 일을 벌인다는 배경의 현대 판타지입니다. 주인공 선호는 고등학생 때 동아리 활동으로 던전 공략에 성공, 용사가 된 특이 케이스고요. 스펙은 좋으나 취직이 어려워 이래저래 면접 보러 다니다가 우연히 공기업 면접 보고 나오는 길에 회사원인 옛 동아리 동료 곽시윤을 만납니다. 다행히 합격하여 회사 다니는 도중 이 친구와 자주 마주치네요? 게다가 취미도 잘 맞고 같이 놀기도 좋아서 주말에 같이 놀러 다니고 집에서 영화보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 근데 이거 뭔가 이상..?

물론 선호 입장에서는 그렇지만 시윤이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열심히 덕질했던 용사님이 같은 회사의 신입으로 들어와, 그 덕질 때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여 데이트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드디어 연애하고 동거하고 양가 부모님께 허락(!)받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선호니까요.-ㅁ-



흰울타리.『흰 사슴 잉그리드 1-6』. 라렌느, 2017, 각 3500원.
로맨스, 판타지.

클리세 범벅이라는 이야기지만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강약 조절을 무섭게 해대는 통에 결국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아라에서 완결 직전에 함께 달리기 시작해, 중간에 난입해 완결까지 보았습니다. 하지만 중간을 본 것만해도 이미 속이 답답해 찬물이나 사이다로는 해결이 안될 지경이라 그 앞은 읽을 엄두가 안나는군요. 주인공 잉그리드 입장으로 이야기를 보자면, 아들 둘에 딸 하나 있는 공작집안 막내지만 그 때문에 정략약혼 세 번과 파혼 세 번을 겪고 또 새로 혼처가 들어왔다는 말에 자신을 전혀 좋아하지 않고 필요로 하지 않는 남자를 두고 염문 일으켜 강제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중증 중독자에 이미 몇 번이나 이혼한 현재 남편 리건과는 최악의 상황에서 서로 터치 하지 않기로 결혼생활을 시작하지만, 예상한 대로 둘의 사이는 점점 좋아지고 임신도 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남편의 스캔들 때문에 유산. 그리하여 잠시 별거했다가 다시 결합하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맨 마지막에 유산과 별거, 결합까지의 흐름은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특히 재결합하기 위해 잉그리드가 친정을 설득하고 왕가와 싸우며, 리건이 재활시설을 거쳐 정말 사람이 되는 과정은 ...로맨스소설이니까 가능한 겁니다. 저건 소설이고, 대개 사람은 못 고쳐요.(...)






리Lee.『데드라인 할리우드 1-2 합본』.
리Lee.『소심한 파파라치의 우울』.
리Lee.『로튼애플』.

BL, 현대.

잠수 선언 하시면서 책 절판 이야기를 꺼내시길래 잽싸게 구입했습니다. 아니, 그보다 『소심한 파파라치의 우울』에 가장 카드 환상적으로 긁은 인물이 나온다길래 호기심에 함께 구입했습니다. 공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블랙카드로 점보기를 구입했다는군요. 이야아..

『데드라인 할리우드』는 할리우드 시리즈 중 조아라에 연재되고 완결된 작품입니다. 『원 모어 퍼킹 타임』과 살짝 이어집니다. 감독이 같거든요. 시기상 『데드라인 할리우드』가 10년 쯤 뒤입니다. 배경이 할리우드라 굉장히 달달하고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맨 마지막의 외전은 필독. 조아라에 연재되지 않은, 영화 촬영 후 시사회의 장면으로 폭소할만한 건이 있습니다.



소림.『이라의 아이돌 1-2』.

BL, 근미래, 아이돌.

모셔너, 소울러, 어댑터라는 오러 유저들은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한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아이돌소재의 소설입니다. 이라는 소울러로 유명 아이돌 그룹인 엔돌핀의 막내입니다. 원 멤버인 고유진이 연예계 활동을 은퇴하면서 뒤늦게 합류했지요. 그러나 팬에게서 받은 쿠키 선물을 먹은 애완견이 사망하는 사건을 겪고, 그 사건을 소속사 사장과 매니저 등이 함구하라 지시한 뒤에는 극심한 섭식장애와 불안장애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그걸 알아챈 유일한 인물인 S급 어댑터 권수한을 만나면서 치유되는 이야기고요. 초반에는 같은 그룹 멤버인 제이와도 감정적 교류가 있어서 이공일수에 가깝지만 후반에 가면 일공일수로 바뀝니다. 이공일수라는 키워드가 있다고 해도 사실 읽다보면 제이와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관계는 없군요...

주인공의 정신적 회복기 및 연애담으로 보시면 됩니다.



잼베리.『생강 설탕절임 1-4』.

BL, 가이드버스, 현대.

가이드버스의 소재상 근미래와 현대 사이쯤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근미래...? 인공생명체에 대한 언급이 조금 있으니까요.

열여섯살 때, 직업체험의 일환으로 센터에 왔다가 가이드 없이 내내 버티고 있던 연우에게 붙들려 얼결에 장래희망이었던 (히어로)공무원이 된 소헌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소헌이 취직한 것은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고 연우는 그 때까지 내내 기다렸습니다. 소헌은 원래 감정적으로 늦고 많이 무딘데다 나이는 많지만 굉장히 수줍은(...) 성격이라 마찬가지로 더딥니다. 만난 지 한참만에 연애를 하고, 연애하면서도 아주 천천히 발짝을 떼는 커플이니 속전속결을 좋아하시면 읽기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세람.『일주일간의 기록』.
세람.『꿈의 잔재 1-4』. 

BL, 판타지.

『꿈의 잔재』를 기다리다가 얼결에 『일주일간의 기록』도 함께 보았습니다. 둘 다 조아라 연재작입니다. 『일주일간의 기록』은 단편에 가깝고, 정말로 딱 일주일 간 있었던 일의 기록입니다. 반란군이 수도까지 밀고 들어와 혁명이 성공하기 직전, 귀족이지만 저주받은 존재라는 신탁을 받고 처절히 버림받으며 자란 '나'는 옛 애인인 아르카의 열띤 구애를 받습니다. 어머니를 죽이고 태어났으며 신탁도 그러했고, 그 뒤에도 많은 이들이 자신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을 겪었기에 체념이 빠르다보니 애인도 언제 자신을 버리고 떠날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두 사람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 물론 맺어지기까지 조금 많이 고생합니다.


『꿈의 잔재』는 조아라 연재보다 외전이 많이 깁니다. 해피엔딩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 뒷 이야기도 매우 궁금했던 지라 외전이 길어 좋습니다.

어릴 적 부모님을 마족들에게 잃고, 검술을 연마해 마왕퇴치에 나서서 결국 혼자만 살아 돌아온 라스. 하지만 마왕 퇴치 후 마왕이 되었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습니다. 성녀와 다른 기사들은 모두 죽고 혼자 살았기 때문에 죄책감도 크지만, 마왕이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말할 수 없었지요. 폐인이 되어 쳐박히려던 때 첫사랑이었던 故 성녀 카넬리아의 동생인 에리하가 공작가로 데려옵니다. 뭐, 이모저모 라스와 관련되어서는 안 좋은 소문들이 아주 많이 떠돌지만 딱 하나는 좋은 소문일 수박에 없습니다. 라스의 외모는 세계가 아니라 차원 제1급 수준이거든요. 그게 좋냐하면, 치근덕 대는 놈들이 많아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마족과 인간으로 갈라져 서로 싸움만 반복하던 이들이 최초의 인간계 마족 마왕인 라스를 중심으로 하여 어떻게 통합되는가에 대한 프롤로그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계기는 라스가 제공하고 실질적인 업무와 모든 일은 에리하가 다 합니다. 외전에 등장하는 이야기이니 이 프롤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긴 셈입니다. 신과 마족과 신전과 인간의 이야기가 뒤섞인 판타지고, 초반에는 이공일수지만 마지막은 확연한 일공일수입니다.



소호.『매시 메리골드 1-3』.

BL, 현대.

아주 간략히 요약하면, 치근덕 대는 옛 애인 버리고 돈 많고 일 잘하고 잘생긴 새 애인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정말로.;

꽤 오랫동안 사귀었던 애인이 현재 상관인 상무님 딸과 약혼한답니다. 그러나 찬 것도 아니고, 결혼 후에도 내 사랑은 너 뿐이니 계속 관계는 이어갈 거랍니다. 헤어지자는 말은 귓등으로 듣고 내내 귀찮게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정신없는 와중에 M&A의 바람이 붑니다. 대규모 인원 감축이 예고된 상황에서 실사단이 미국에서 찾아오고....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의 할리킹입니다. 다만 두 사람이 엇갈리는 여러 이야기 때문에 답답한 부분이 여럿 있습니다.



미네.『대본리딩 1-6』. W-Beast, 2017, 각 3300원.

BL, 현대, 배우.

무명 배우인 유찬구는 우연한 기회에 가상결혼 프로그램에 동성커플의 한 명으로 출연하게 됩니다. 대본이 돌고 돌아 무명 배우이고 거절의 여지 없는 자신에게 돌아왔으니 해탈한 기분으로 받아 들였는데 상대가 톱스타인 주찬결이랍니다. 다만, 주찬결은 특정 배역에 몰두하면 정말로 연인인 것처럼 온갖 대우를 다 해주지만 극이 끝나면 칼 같이 관계를 끊는 걸로 유명하답니다. 일단 상대 배우가 유명하니 자신에게도 뜰 기회가 돌아온 것이지만.(하략)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극 중의 주찬결이 보이는 달달한 모습과, 그 뒤의



유비아.『삼우부인 1-2』.

BL, 동양판타지.

후회공, 후회수. 정략결혼이었지만 내내 환을 좋아했던 은우는 냉대받음에 마음 고생하고, 정실임에도 첩에게 밀려 마음 고생합니다. 후회하는 이야기가 한참 나오다보니 주인공들이 고생하는 이야기 싫어하는 분은 안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ㅁ-



달밤달곰.『모라는 노래한다 1-3』.

BL, 판타지.

조아라 연재작. 개인지로 가지고 있었지만 전자책도 추가 구입했습니다. 모라 참 예쁘죠.///



카르페XD.『티어&디어 1-2권 합본』.

BL, 근미래.

B&M에서 종이책으로 발매된 책이 전자책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자책 구입. 전자책 표지와 종이책 표지가 다릅니다. 전자책은 일러스트 표지고요.



violetcream.『Truth』.

BL, 현대.

문득 읽고 싶어서 찾다 보니 종이책만 있고 전자책은 없더군요. 이전 플랫폼에서 구입했던 걸 그제야 기억하고 알라딘에서 다시 구입했습니다.



장난기기능.『퍼펙트 이디어츠 1-4』.

BL, 현대, 아이돌.

조아라 연재작. 연재 당시 이미 전자책 계약이 되어 있었고, 그래서 개인지 구입 안한 분들도 있었을 건데, 도중에 계약이 파기되어 다시 출간작업 들어가느라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다시 보니 좋더군요.(흐뭇) 외전들이 본편 중간에 삽입된데다 다운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정말로 아동학대 수준이라. 감정이입이 되어 읽는데 힘들었습니다. 어흑. 외전집 언제쯤 나올까요..?



서지현.『아콰터파나』.

판타지.

하마터면 이것도 BL이라 적을뻔 했지만 아닙니다. 특수직 공무원과 대학 조교로 투잡뛰는 라우렌의 고생기를 담은 판타지소설입니다. 한 쪽만 해도 충분히 미칠 것 같은 직종인데 둘을 겸업하는 라우렌에게 건배.(홀짝)

마찬가지로 타 플랫폼에서 앞 권을 구입했던 지라, 최근에 출간된 뒷권 구입하면서 아예 앞권도 새로 구입했습니다. 15권 완결 예정이니 부지런히 재독할 겁니다. 부디 크리스마스 전에 재독할 수 있기를.


플럼머핀.『십이월 기담 1-3』. B&M, 2017원, 각 3600원.

BL, 현대, 배우.

최고 스타에서 순식간에 바닥까지 내려간 주성빈이, 친구의 설득으로 영화 『십이월 기담』을 찍기 시작하고 거기서 만난 후배 배우 한제영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입니다. 영화 캐스팅부터 시작해 촬영하는 도중에 벌어진 여러 방해작업들, 그리고 주성빈의 스캔들과 관련된 여러 사건들을 해결하고 한제영의 문제도 해결되고 둘이 마음놓고 연애하기까지가 나옵니다. 무사히 개봉하고 다시 원래의 자리에 돌아온 주성빈과, 그의 도움이 있었다고 하지만 괜찮은 원석이었던 한제영이 감독과 작가와 선배의 도움으로 연마되어 훌륭한 보석으로 빛나는 이야기가 외전으로 실렸습니다. 외전의 달달함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훗훗훗.


Rana.『절벽위의 꽃 1-5』.

로맨스, 판타지, 회귀.

조아라에서 연재될 당시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억은 있는데 기록은 남기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읽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제 취향에 안 맞더군요.-ㅁ-;





적는데 하루가 홀랑 날아갔습니다. 다른 책들 리뷰도 마저 적어야하나 그건 뒤로 미루겠습니다. 일단 이 중 몇몇은 나중에 각 잡고 다시 리뷰 쓸 생각입니다.



달군.『남자의 임신 가능성에 대한 고찰』. 이색, 2017, 3500원.
나무슈.『현부양처 1-2』. 마담드디키, 2017, 각 3천원.
주해온.『악녀의 정의 1-4』. 디앤씨북스, 2017, 각 6천원.
이미누.『생츄어리 1-2』. 마녀, 2017, 각 3천원.
달빛봄.『마법사와 마녀의 동거 생활기 1-2』. 루시노블, 2017, 각 3500원.
모타.『쪽빛 로맨스 1-5, 외전 1-2』. 나이츠문, 2017, 1권 0원, 2-외전 1권 4천원, 외전 2 2천원.
가토 교코.『우리는 좁아도 홀가분하게 산다』. 나라원, 2017, 10400원.
한국 반혼체 상담협회.『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덕녘, 2017, 1백원.
덕녘 편집부.『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덕녘 가이드북(2016)』. 덕녘, 2016, 무료.
깅기.『어젯밤엔 거북이가 점프!』. 시크노블, 2016-2017, 본편 2700원, 외전 500원.
만능강아지.『마테리얼라이즈1-3』. 녹턴, 2016, 각 2천원.
고네.『HOST 1-5』. 파란달, 2017, 각 2500원.
미코노스.『당신에게, 돌아가다』. 필연매니지먼트, 2017, 각 2500원.
별스러운.『풋사과를 베어 문 노루와 반딧불이 1-3』. 2017, 1권 무료, 2-3권 3200원.
만능강아지.『Rule the blood 4권 합본』. 녹턴, 2016, 9천원.
당수.『E의 펫숍』. 덕녘, 2015, 2천원.
봉블리.『천의 얼굴(특별외전)』. 시크노블, 2017, 2천원.
해위.『어떤 마법세계의 평범한 이력서 1-3』. 피아체, 2017, 1,3권 3500원, 2권 4천원.
당수.『쓰다듬어 주세요』. 덕녘, 2016, 2천원.
흰울타리.『흰 사슴 잉그리드 1-6』. 라렌느, 2017, 각 3500원.
리Lee.『데드라인 할리우드 1-2 합본』. 시크노블, 2017, 6천원.
리Lee.『소심한 파파라치의 우울』. styleB, 2012, 3500원.
리Lee.『로튼애플』. B&M, 2014, 4800원.
소림.『이라의 아이돌 1-2』. 은밀한상상, 2017, 각 2500원.
잼베리.『생강 설탕절임 1-4』. 은밀한상상, 2017, 각 3500원.
세람.『일주일간의 기록』. 은밀한상상, 2017, 3천원.
세람.『꿈의 잔재 1-4』. 녹턴, 2017, 1권 무료, 2,4권 3500원, 3권 4천원.
소호.『매시 메리골드 1-3』. 블루코드, 2017, 1-2권 3500원, 3권 3천원.
미네.『대본리딩 1-6』. W-Beast, 2017, 각 3300원.
유비아.『삼우부인 1-2』. 이색, 2017, 각 2500원.
달밤달곰.『모라는 노래한다 1-3』. 블루핑, 2016, 각 3천원.
카르페XD.『티어&디어 1-2권 합본』. B&M, 2017, 9500원.
violetcream.『Truth』. B&M, 2016, 4200원.
장난기기능.『퍼펙트 이디어츠 1-4』. 피아체, 2017, 각 2500원.
서지현.『아콰터파나』. 노블오즈, 2014-2017, 각 2500원.
플럼머핀.『십이월 기담 1-3』. B&M, 2017원, 각 3600원.
Rana.『절벽위의 꽃 1-5』. 마담드디키, 2017, 각 3천원.


제목은 저리 적었지만 사케는 맥주보다 더 못마십니다. 소주보다는 낫지만 사케도 알콜 특유의 향이 있어 대체적으로 술맛이라 인식하는 통에 맥주보다 못마십니다. 맥주야 사실 쌉쌀한 보리맛 청량음료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사케는 술. 그러니 마시긴 하지만 맛있다고 생각하며 마시는 일은 드뭅니다.

물론 이런 훌륭한 안주가 있다면 안주와 함께 흐뭇하게 즐길 수 있겠지요. 그러니 오히려 조심해야합니다. 자칫하다가는 온갖 술을 사들이며 하나씩 정복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무서운 책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와카코와 술』이 떠오릅니다. 그쪽은 만화라 술 마시는 배경이나 술 자체, 그리고 거기에 따라오는 여러 음식의 묘사가 참 맛있다면 이쪽은 대놓고 사진을 놓아 "이거 만들기도 간단해, 어렵지 않아. 그러니 마셔!"라고 부추긴다는 것이 다릅니다. 보고 있노라면 안주만 먹는 저도 안주 때문에 저 술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앞부분에는 사케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아주 간략하게 설명을 해놓았습니다. 이 책 한 권이 있으면 호기심에라도 사케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군요. 한두 병 정도 사두었다가 양쪽을 비교하며 마시고, 집에서 홀짝이고, 그러다 한두 병이 열 병이 되고 날마다 반주를 즐기는 지경이 되면 그야말로 술꾼이겠지요. 하지만 그러고 싶을 정도로 안주가 맛있어 보입니다.


일본 음식을 기본으로 하여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섞어 절충요리를 만든 것이 많은데 유즈코쇼 만드는 법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영귤과 청양고추, 소금을 섞어 만듭니다. 만드는 법도 어렵지 않아서 도전할만 하네요. 유자 구했다면 진즉 도전했을 건데 그건 무리고. 제주레몬 오면 그걸로 해볼까 잠시 망상해봅니다.


나카가와 히데코.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秋 사케편』. 맛있는책방, 2017, 12000원.



만드는 방법도 굉장히 다양하고 수준도 다양합니다. 냉장고에서 재료 꺼내 뚝딱 만들 수 있는 히야얏코(냉두부)부터 손이 많이 가는 도미소금구이나 히야시라이스 같은 음식까지 많으니, 취향대로 골라 만들어 보죠. 맥주편도 좋았지만 사케편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아야...!

제목 그대로. 책 뒷면의 소개처럼 치즈를 만들기 시작해 먹기까지 한 시간 걸린다며 소개하는 치즈 만드는 법 책입니다. 보고 있노라면 나도 만들 수 있어를 외치며 당장 재료를 구입해야할 것 같은 그런 책입니다. 보기만 해도 참 좋아요.-ㅠ-


치즈의 주 재료는 우유입니다. 거기에 산이나 소화효소-레닛을 넣어 응고시켜 유청을 빼고 굳힌 것이 치즈지요. 중간에 가열하고 주무르는 과정이 추가되면 탄력 있고 늘어나는 치즈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치즈는 리코타, 모짜렐라, 코티지, 파니르, 부라타입니다. 이 중 리코타와 코티지는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제가 정말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는 해봐야 아는 겁니다...



책 앞머리의 서론이 길어 읽다가 자주 조는 바람에 읽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서문을 넘어서면 만드는 법은 대동소이합니다. 중요한 건 반응을 관찰하면서 적절히 산을 가감하는 것, 그리고 반드시 온도계를 써서 우유 혹은 혼합물의 온도를 정확하게 체크하는 겁니다. 우유의 상태나 기타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응고가 덜 일어나면 산을 추가하고, 온도를 올릴 필요도 있으니까요. 단 번에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실패하더라도 원인을 잘 살피고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하여간 읽고 있노라면 말린 과일을 넣은 와인 안주용 치즈 쯤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거기에 중간에 등장하는 치즈토스트는 ....! C님이 보시면 홀랑 넘어갈만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다른 게 아니라 코티지 치즈를 만들고 프라이팬에는 버터와 꿀을 섞어 가열한 뒤에 꿀버터는 옆에 덜어두고 그 프라이팬에 그대로 코티지 치즈를 꾹꾹 눌러 펼쳐 피자나 빈대떡 만들듯 납작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위에 꿀버터 투하. 그대로 은근은근 가열해 토스트를 만드는 겁니다. 글을 적는 것만으로 그 맛이 절로 상상되지 않으십니까! 집에서 해보고 싶은 술안주더군요.)


게다가 각 제조법 뒤에는 다른 변형 방식을 소개합니다. 크림을 빼고 우유만으로 만든다든지, 산을 바꾼다든지, 버터밀크가 없으면 레몬즙을 쓴다든지 등등으로 대체방법을 제안합니다. 꼭 레시피 대로가 아니더라도 도전할 용기가 생기는 책이더군요. 게다가 뒤에는 버터 만드는 법도 나와 있고 말입니다. 좋은 우유를 구한다면 시도해보고 싶은데.. 그러한데...(먼산)



진짜, 어디 시골에서 주말농장 식으로 주말축산업을 제공해서, 주말에 우유 한 통씩 제공받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겠다는 망상을 해봅니다. 한 주에 한 통 전유를 받아 윗부분의 크림은 떠내 버터와 버터밀크를 만들고, 아래의 우유는 이렇게 치즈를 만든다면, 그것도 좋지 않을까요. 흑흑흑.;ㅠ;




클라우디아 루세로. 『원 아워 치즈 One-Hour Cheese』, 나윤희 옮김. 청림라이프, 15000원, 2017.


좋은 책입니다. 그러니 C님은 당장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으세요.(...)

굳이 정확한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계량 때문입니다. 각 케이크의 재료를 보면 모든 단위는 g이며 달걀마저도 무게 계량을 해야합니다. 『파파톨드미』에서 잠시 등장한 것처럼 제과는 화학이며 정확한 단위로 계량해 정확한 방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뭐, 만화에서 등장한 화학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베이킹은 과학이다』를 보시면 정말 과학적인 제과 제빵 이야기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중급 이상을 위한 레시피입니다. 만드는 과정 사진이 나와 있지만 잘 만든 일본 레시피책보다는 조금 떨어집니다. 과정 사진은 반죽의 질감(텍스쳐)나 혼합물의 색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필요합니다. 보고 있노라면 설명과 사진이 조금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꼭 이 과정의 사진이 들어갈 필요는 없는데, 중요한 사진은 아닌 것 같은데 들어간 것 같기도 하고요.

거기에 만드는 과자들이 대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습니다. 피낭시에 같은 건 상대적으로 쉬워 보이지만 그것도 소금캐러멜 피낭시에다보니 소금캐러멜을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을 보면 절대 초보는 따라하기 어렵겠다 싶은 게,

1.냄비에 설탕을 넣고 중불에 올려 천천히 녹이면서 캐러멜라이즈한다.

2.불에서 내린 다음 미지근한 생크림을 2-3번 나누어 넣고 섞어 하나로 만든다.(Tip 이때 뜨거운 수증기가 갑자기 올라모므로 데이지 않도록 조심하며 섞는다)

는 설명이 있습니다. 사진이 있지만 그 아래 설명은 이게 끝입니다.

으으음.

일단 캐러멜라이즈는 좋은데 어느 정도까지 설탕을 가열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엊그제 올렸던 『진한 치즈케이크』는 비슷하게 캐러멜 만들 때 어떤 색이 될 때까지 가열한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그것도 그렇게 친절한 책은 아니었지만 이쪽은 난이도가 더 높습니다. 거기에 팁으로 언급된 수증기도 그렇거니와, 생크림을 살짝 데워서 넣더라도 일단 뜨거운 냄비이기 때문에 생크림을 붓는 순간 사방으로 마구 튈 겁니다. 그것도 조심해야 할 건데 언급이 없군요.


그러니 이 책은 실제 클래스를 다녀본 사람이거나 어느 정도 제과제빵을 해보아서 설명하는 내용이 무엇을 말하는지 그 행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에게 유용할 겁니다. 대신 등장하는 레시피는 독특하기도 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특이한 케이크가 많으니 제과 좋아하는 사람이나 간식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눈요기에 참 좋습니다.-ㅠ-



김수경 지음. 『르와지르 디저트 수업』. 비타북스, 2017, 15800원.


쓰는 걸 잊었군요. 청담동 쪽의 제과클래스인 르와지르의 레시피북이랍니다. 그래서 중간에 클래스를 언급했지요.

단도직입적으로, 추천 못합니다. 추리소설로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으며 라이트노벨로 치자면 재미가 떨어집니다. 니시오 이신이지만 말장난은 덜합니다. 그럼에도 캐릭터 성은 상당히 있어보입니다.


읽다보면 니시오 이신이 오란고교 호스트부를 보고 감동한 나머지 소설을 쓰기로 한 건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니, 어쩌면 이 작품 자체가 오마쥬인지도 모르겠네요. 읽는 내내 오란고교를 읽는 건가 싶었으니 말입니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주인공은 유비와 학원의 중등부 2학년인 도지마 마유미입니다. 어느 날 옥상에서 꿈을 포기하려는 순간 우연히 마주한 소년에게 끌려와, 학원=재단학교 내에 파다하게 소문이 퍼진 미소년 탐정단의 사무실로 쓰고 있는 미술실에 끌려 옵니다. 거기서 반쯤 자포자기한 상태로 의뢰를 하지요.

의뢰는 별을 찾아주세요. 그리고 결론적으로 10년 전에 보았던 그 별은 찾지 못했지만 다른 별을 찾았습니다.(한숨)


넹. 지독히도 클리셰를 모아 놓은 것 같은 모양의 소설입니다.

-곤란에 빠진 소녀를 구한 것은 미소년

-그 미소년이 속한 집단, 미소년 탐정단이 소문의 그곳

-미소년 탐정단의 주요 멤버들은 하나같이 잘난 인간들

-그리고 거기에 이질적인 소녀가 끼어드는데..


짐작 하시겠지만 주인공도 비범합니다. 절대로. 이하는 내용 폭로라 잠시 접어둡니다.


능력적으로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 전체 멤버 중 가지고 있는 특기 같은 것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인물도 있으니 다음 권에서 더 공개가 될 모양입니다 그러나 다음 권을 읽을지는 조금 고민 중인데..


딱 표지의 소개대로 서로 다른 설정의 미소년이 다섯 명 있으니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는 겁니다. 저야 취향에 근접해도 딱 맞는 쪽은 없어서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불량 학생이지만 섬세하고 경찰에 연이 닿아 있는 인물

-학생회장

-실질적으로 재단을 운영하는 차기 이사장, 현 후계자

-사슴다리의 히토...가 아니라 영양다리의 효타, 변태 속성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일단 저 넷을 이끄는 리더. 그런데 알고 보니..(하략)


취향을 따지자면 두 번째나 세 번째지만 읽는 도중에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일단 세 번째는 적어 놓은 것만 봐선 딱 클램프학원탐정단의 누구가 떠오르는데 말입니다. 이것도 클리셰니까요.



일단 다음 권까지는 읽어보고 그 다음 어떻게 할지 결정할까 합니다. 장바구니에는 담아 놓아야지.=ㅁ=


니시오 이신. 『미소년 탐정단: 너에게만 눈부시게 빛나는 암흑성』, 현정수. 영상출판미디어, 2017, 1만원.



일단은 추리소설이라 가능한 내용 폭로를 하지 않으려고 두루뭉실하게 적었습니다. 하지만 추리소설로서는 실격입니다. 그 이야기가 들어가면 SF나 판타지가 되지 추리소설은 안되니까요. 게다가 트릭이라고 적은 내용 자체도 얼척 없는 수준을 넘어 섭니다. 그냥 하하하하하하, 니시오 이신이니까, 하하하하하하 라고 넘어가는 쪽이 속 편합니다.

그렇습니다. 독서광의 모험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주욱~.


딱 그런 마무리 문장이 떠오르는 책입니다. 북스피어의 박람강기 프로젝트 9권으로 출간되었는데 역시 박람강기. 재미있네요. 앞서 『작가의 수지』도 후반부에 여러모로 폭소하며 보았는데 이번 책은 한 술 더 뜹니다.


이 책은 미카미 엔과 구라타 히데유키의 대담집입니다. 애초에 이 책을 기획하면서 서로의 서재 혹은 작업실을 견학하고 미카미 엔의 집에서 대담을 한 것 같더군요. 중간 중간 책을 꺼내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는 말은 미카미 엔이 썼지만 닫는 말은 구라타 히데유키가 썼습니다.

자. 그럼 이 두 사람이 누구냐.

미카미 엔은 『비블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의 저자입니다. 여는 글에서 미카미는 자신보다 앞서 라이트노벨로 책과 관련된 등장인물이 나오는 소설을 쓴 사람이 있다며 구라타 히데유키를 소개합니다. 『R.O.D.』. Read or Die지요. 그 주인공인 요미코 리드맨을 가리키는 겁니다. 종이와 관련한 기술을 쓰며 책을 지독히도 좋아하고 이름 역시 독자(讀子) 독자(readman)인 요미코 리드맨. 취향은 아니어서 읽다가 도중에 멈췄지만 그 당시 상당히 인기를 끌었다고 기억합니다.

71년생인 미카미 엔과 68년생인 구라타 히데유키는 그렇게 대담을 시작합니다.



이야기는 소년기부터 시작해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읽다보면 아는 이름과 모르는 이름이 마구 뒤섞여 나오는 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습니다. 반 정도는 아는 것 같고, 반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아는 이름도 읽어본 작가와 들어본 작가로 나뉘긴 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책 취향은 저랑 상당히 안 맞습니다. 전 공포소설도 미쓰다 신조나 미야베 미유키, 오노 후유미, 아야쓰지 유키토 같은 정제된 공포를 좋아합니다. 스티븐 킹은 제 입에 안 맞았고 제대로 읽은 책도 없다고 기억합니다. 애초에 그 책이 한국에서 한창 유행할 때는 공포소설을 안 봤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저 네 명의 이름은 여기 등장 안했던 것 같은데...

그도 그런게 어릴 적의 책 이야기가 두서없이 튀어나오다보니 에도가와 란포 급의 오래된 작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튀어 나옵니다. 아, 시마다 소지는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요?


책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상대방의 서가를 구경하고 그에 대해 두서없이 떠들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구나 싶습니다. 대담집도 대담집이지만 이거 편집한 사람이 상당히 고생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정리는 되어 있는데, 모던 호러, 란포와 요코미조와 후타로(야마다 후타로), 영화와 책, 좌절본(읽다 포기한 책), 진귀한 책, 트라우마, 헌책, 그 외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그러니 이런 키워드를 좋아하신다면 꼭 읽으세요. 저도 구입 예정입니다.


다만.

이 책은 68년생과 71년생의 '소년기' 독서기가 많습니다. 따라서 불편한 구석도 상당히 있습니다. 제 경우도 몇 번 취향에 안 맞는 이야기가 툭툭 튀어 나와 고생했고요. 그래도 아는 이름이 많이 나오니 재미있기는 했고. 무엇보다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란포가 남색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뭐....'ㅂ'; 열심히 책만 읽은 사람이 알기 어려운 여러 뒷 이야기나 정보들이 튀어나와 즐겁기도 했습니다.

모르는 이름들은 책 하단의 박스에서 간략히 소개는 하는데 몇몇 정황은 설명이 없어 아쉽습니다. 그 정보까지 적어 넣으려면 번역이 아니라 연구를 해야하는 수준일 것이라 미련은 남지 않았습니다. 아마 원서에도 그런 이야기까지는 안 적었겠지요. 이미 차고 넘치는 작가 정보만으로도 고생 많으셨습니다...=ㅁ=




미카미 엔, 구라타 히데유키.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남궁가윤 옮김. 북스피어, 2017, 12800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