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그간도 참 많은 책을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구입할 때마다 순식간에 씹어 삼키고, 왜 책이 더 없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곤 하지요. 이제 적당히 하고 종이책을 봐야하는데, 지금도 보다 만 종이책이 있는데!



BilliO. 『핑크 페퍼콘 2』. 마담드디키, 2017, 3200원.

BL, 현대.

집안 사정 때문에 헤어졌다가, 10년이 지나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연애담입니다. 조아라에서 연재하다가 톡소다로 연재처를 바꿔 완결되었습니다. 해피엔딩일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있었는데, 톡소다 연재작은 교보문고 우선 독점이라 기다리다 까먹고, 뒤늦게 올라온 걸 알고 구입했습니다. 1은 빼고 2권만. 뒷부분에 외전이 꽤 있지만 더 달달한 것을 바라는 사람이 있을 법도..=ㅁ= 지금도 달달하지만 더 달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입니다.(...)



이미누. 『우리의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 1, 1.5, 2, 외전』. 마녀, 2017, 총 9500원.

BL, 가이드버스, SF.

가이드버스는 대개 현대 배경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근미래 SF. 판타지와 조합되는 것도 있으나 드물게 보았고요. 리뷰는 앞서 올렸으니 생략합니다. :) 외전 참 달달하지요. 그간의 트라우마가 쉽게 사라질리 없다는 점은 본편 내내 강조되지만 3년이 지난 뒤에도, 꾸준히 치료중이지만 그럼에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동전반지. 『마물의 환생기록 1-3』. 연필, 2017, 각권 3200원.

BL, 환생, 판타지.

전생이었던 마물 때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진채로 황자로 태어나 황제가 되었는데, 어릴 적 내쫓았던 마물 시종이 돌아와 복수하여 제국이 그대로 멸망합니다. 그렇게 죽는가 싶었더니 마지막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시점으로 돌아왔네요.

조아라에서 연재되었던 소설로 뒤늦게 출간사실을 알고 구입했습니다. 구입하고 세 번쯤 반복해서 읽었던가.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역시 주인공, 황자님이십니다.-ㅁ-/



애플파이. 『원테이크 1-3』. 비욘드, 2017, 각 3천원.

BL, 현대, 배우.

읽다보니 익숙한게, 조아라에서 완결까지 보았습니다. 한참만에 다시 보는 것 같다 싶은데 출판사를 보니 그렇겠네요. 리디북스 자회사입니다. 그렇다면 독점도 상당했을 테고. 오랜만에 다시 보니 좋더랍니다. 핫핫.

배우 둘이 서로에게 단숨에 입덕하고 입덕 부정기를 겪고, 스토커가 아닌가 싶은 정도로 붙어 다니는 이야기로 보셔도 됩니다. 두 사람이 한 드라마에서 같이 연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지만 주인공인 장승민의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모든 내막은 마지막에야 등장합니다. 드라마의 제작 비화 등등의 이야기 말입니다. 추리적 기법을 재미있게 사용한 소설입니다.



서지현. 『아콰터파나 12-13』. 노블오즈, 2017, 각 2500원.

판타지.

드디어 다 따라잡았습니다, 만세! 읽다보니 얼핏 보기에는 서로 다른 이야기 같던 각 권의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입니다. 완결이 한 두 권 남은지라 이제 곧인데, 작가님이 지금 생업에 시달리시니 다음권 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 생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다른 소설에서도 겪었지만 여기서도 여지없이. 특히 투잡이란 건 더더욱...! 아. 맞다. 라우렌경은 집안에 들켜서 하마터면 다리 부러질 뻔 했습니다. 그 전에 특수군들이 구하러 왔다가 얼결에 사태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데. 그래도 그 사태 덕분에 가출청년의 다리가 부러지지는 않고 끝났습니다. 읽고 나니 빅토리아 모튼이 읽고 싶은데, 이거 언제쯤 나오나요..? 아콰터파나 완결 후?



안티미온. 『이슬리의 회고록 1-3, 외전』. B&M, 2017, 본편 각 4천원, 외전 1천원.

BL, 판타지, 회귀.

앞 이야기못지 않게 뒷 이야기도 깁니다. 특히 외전까지 봐야지 전체 이야기가 완성되니까요. 소설은 이슬리의 시선만 보여주고 있지만 외전은 슈노에르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우노가 어떻게 등장하는지 등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조아라에도 공개되었던 우노의 외전도 실려 있고요. 솔직히 우노의 뒷 이야기도 더 궁금했지만 이것만으로도 괜찮습니다.;ㅁ;



Diot. 『신의 연애사 1-7』. 이색, 2017, 1권은 0원, 2-7권은 2500원.

BL, 현대, 판타지, 오메가버스 등등

본편은 원래 현대판타지입니다. 판타지적 요소가 조금 있던 현대BL이, 앞 이야기는 1부로 두고 서브커플의 이야기가 확장되고, 오메가버스 세계관이 들어간 외전 등이 나오면서 편이 굉장히 길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메가버스 세계관의 이야기를 좋아해서 구입했습니다. 성차별적 오메가버스 세계관이지만 그 차별을 무너뜨리는 모습도 등장하니까요. 애초에 그 차별자체가 '무너뜨리기 위해' 등장하는 것이라 보는터라..=ㅅ=



해이라. 『다정한 온도 특별외전』. 시크노블, 2018, 800원.

BL, 현대.

헉. 읽는 것 잊고 있었습니다. 시간 날 때 본편이랑 함께 정주행을....



isuH. 『내 사랑 1-2』. 블랙스완, 2017, 4천원.

BL, 현대, 회귀, 아이돌.

조아라 연재작으로 완결까지 보았습니다. 뒷 이야기에서 짤막하게 엘리와 현욱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아이돌 활동하다가 해체, 그리고 한참 뒤에 같은 그룹 멤버였던 재인의 사망을 듣습니다. 그리고는 회귀.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 건너뛰고, 회귀의 원인이 무엇인가 내내 고민했지만 촉발 사건은 그 비보뿐입니다. 그리고 다시 만나면 확인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만나고 깨닫습니다. 처음부터 관계를 다시 쌓아 올리고 싶었던 거라고.

전체 이야기는 아이돌 데뷔와 활동을 주로 다룹니다. 서로 제각각인 다섯 명이 모여서 아이돌 활동을 하고, 각자의 길을 따라 가는 중-에 연애하는 겁니다. 본편은 달달하고 외전은 그보다 농밀(...)합니다.



두나래. 『누워서 떡 먹기 1-2』. 마담드디키, 2018, 3천원.

BL, 현대.

제목이 속담인건 아니고, 이름 때문에 떡이란 별명을 가진 시루와 그 이웃집 형인 도원이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도원은 원래부터 마음이 있었지만 성별의 장벽 때문에 감추고 있었다가, 시루가 전 애인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것을 보고 구해준 뒤 본격적으로 대쉬합니다. 대체적으로 가볍고 달달한 이야기입니다. 전작인 『비하인드 트랙』과도 느낌이 닮았습니다. :)



실크로드. 『이름의 주인 1-5』. 파란달, 2017, 각 권 2500원.

BL, 현대, 네임버스, 배우, 연기.

배경이 네임버스다 보니 현대라고는 해도 판타지에 가깝지만..=ㅁ=;

네임 발현 후 10년 안에 자신의 이름을 가진 사람을 찾지 못하면 사망합니다. 마지막 1년을 남겨 놓고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가진 이를 찾았는데, 이 사람은 삶에 그리 미련이 없나봅니다. 호승심이 치솟아 이모저모 궁리하여 자신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단역으로 넣습니다.

뒷세계에서 일하다가 손을 씻었다지만 그리 삶의 의욕이 없는 수와 그런 수를 함께 끌고 가려는 공의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지요. 네임버스 소설은 드문 편이라 호기심에 구입했는데 무난하게 보았습니다.



장난기기능. 『퍼펙트 이디어츠 외전』. 피아체, 2017, 500원.

BL, 현대.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읽고 나면 어느 새 도쿄행 항공권을 긁고 아키하바라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겁니다.



플럼머핀. 『눈의 무게 1-2』, B&M, 2017, 각 권 2800원.

BL, 현대.

조아라에서 본편과 외전 일부가 연재되었습니다. 하지만 연재되지 않은 외전들이 더 마음에 들었고 와닿았습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자신의 성향은 알고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할 수 없고, 다른 사람에게 고백은 받았지만 그걸 받아 들이기도 어렵고. 무엇보다 한국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것인지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외전의 이야기가 달달하여 매우 행복했습니다.



거룩한몽상. 『레무리안 1-6』. 노블오즈, 2017, 1권 0원, 2-6권 각 3500원.

판타지, 환생, 로맨스.

어느 순간, 자신은 환생자이고 이전 생은 남자였으며 역사속에도 남은 에반이라는 유명인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기억하는 역사는 기록된 역사와 다릅니다. 날마다 꿈속에서 에반의 일을 꿈꾸고, 드디어 에반이 죽는 그날이 되었을 때 루시아는 보통의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환생하여 태어난 시점과 사망한 시점이 크게 멀지 않습니다. 그래서 죽은 자신과, 자신보다 오래 살았던 연인 카르멘의 발자취를 더듬다보니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제국의 부조리와도 마주하고요. 소설 중반에 트리거 키워드가 될만한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사건이 잘 해결되기는 하지만 벅찰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아라 연재 당시에 읽기 버거워서 출간되면 보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읽고 보니 역시 단번에 읽는 것이 버겁긴 해도 끊어지지 않아 좋았습니다. 6권이나 되는데다 각 권 분량도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김모래. 『소설처럼』. BLUE NOVEL, 2016, 3600원.

BL, 현대.

두말할 필요 없는 책.-ㅁ- 이전에 타 계정에서 구입했다가 문득 읽고 싶어져서 재구입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재구입 안 한 책도 이제 하나 둘 채워야겠군요.



BilliO. 『핑크 페퍼콘 2』. 마담드디키, 2017, 3200원.

이미누. 『우리의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 1, 1.5, 2, 외전』. 마녀, 2017, 총 9500원.

동전반지. 『마물의 환생기록 1-3』. 연필, 2017, 각권 3200원.

애플파이. 『원테이크 1-3』. 비욘드, 2017, 각 3천원.

서지현. 『아콰터파나 12-13』. 노블오즈, 2017, 각 2500원.

안티미온. 『이슬리의 회고록 1-3, 외전』. B&M, 2017, 본편 각 4천원, 외전 1천원.

Diot. 『신의 연애사 1-7』. 이색, 2017, 1권은 0원, 2-7권은 2500원.

해이라. 『다정한 온도 특별외전』. 시크노블, 2018, 800원.

isuH. 『내 사랑 1-2』. 블랙스완, 2017, 4천원.

두나래. 『누워서 떡 먹기 1-2』. 마담드디키, 2018, 3천원.

실크로드. 『이름의 주인 1-5』. 파란달, 2017, 각 권 2500원.

장난기기능. 『퍼펙트 이디어츠 외전』. 피아체, 2017, 500원.

플럼머핀. 『눈의 무게 1-2』, B&M, 2017, 각 권 2800원.

거룩한몽상. 『레무리안 1-6』. 노블오즈, 2017, 1권 9원, 2-6권 각 3500원.

김모래. 『소설처럼』. BLUE NOVEL, 2016, 3600원.



2월의 구입기도 곧 올라갈 겁니다, 아마도. 설마 오늘 더 구입하지는 않겠지요...?

앞서 『별의 계승자』는 타임라인에서 하도 베스트 SF로 꼽는 바람에 흥미가 덜해 뒤늦게 보았다고 언급했습니다.(링크) 모종의 이유로 1권을 빌려와서는 한참 미적대다가 보고, 30쪽 넘기기까지 애를 먹다가 그 뒹는 단 숨에 씹어 삼키고는 다음 권을 외쳤는데, 마침 3권이 나온 시점이었습니다. 1권은 2016년, 2권은 2017년, 3권은 2018년 1월에 막 나온 상태니까 정말로 운이 좋았습니다. 1권 마지막을 보고 절규한 뒤 뒤이어 2권과 3권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시리즈를 볼 때는 아예 전체가 다 나오기를 기다려 보는 것도 좋긴 합니다만 기다리는 것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지요. 저는 주로 참는 쪽입니다. 연재소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완결나기를 기다렸다 보는 경우가 훨씬 많은데, 아닌 것들은 주로 좋아하는 작가들입니다. 그러니까 아는 작품은 함께 달리지만 모르는 작품은 완결난 뒤 전체를 보고 파악하는 겁니다. 연재소설로 보았을 때와 완결소설로 보았을 때가 사뭇 다른 작품도 여럿 있지요. 그리고 연재처를 옮겨서 뒤를 못본 소설은 높은 확률로 폭탄이 됩니다. 하하하.



취향으로 따지면 1권 > 2권 > 3권의 순입니다. 1권과 2권은 상대적으로 학회SF에 가까우나 3권은 갑자기 이야기가 스페이스오페라계통으로 흘러갑니다. 희한하지요. 뒷 권에 계속이라 되어 있으니 이야기는 더 나올 것이고, 그 때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가 참 궁금합니다만, 3권은 보는 도중에 『은하영웅전설』이 떠올랐다는 걸 부인 못합니다. 정말로요. 덕분에 설명하다보니 B님을 본의아니게 낚았습니다. 하하하. 아마 C님이 B님에게 대출처리 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전 아직 2권 배송중이고 3권은 주문을 기다립니다.


2권에서 대립하던 두 사람은 상관의 간계(?)로 2권에서 우정을 쌓습니다. 학회SF는 대립형에서 협동형으로 바뀌며, 순식간에 이야기가 쑥쑥 나갑니다. 그리고 2권의 마지막은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로 말입니다. 2권의 수수께끼는 거인들은 누구인가이며 3권의 수수께끼는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입니다. 이 수수께끼를 푸는 것은 당사자들이기도 하고, 외부인이기도 합니다. 3권보다는 2권이 더 지식추구형 이야기에 가깝고요.


2-3권도 1권 읽은 직후에 도서관이 신청해 빌려다 보았습니다. 신청한 뒤 여행 직전에 빌렸는데, 모처의 모임에서 이야기하다가 3권을 읽은지 얼마 안되었다는 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마지막의 한 방이 대단하다 하시더군요. 저 역시 기대했지만 제게는 조금 못미쳤습니다. 음, 읽고 나서 동시에 떠오른 작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한국 게임계에 길이 남을 모 게임이며, 다른 하나는 ㅂ모 출판사에서 나온 판타지소설입니다. 양쪽 모두 동일 트릭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것과 같은 건가 싶어 김이 빠졌더란..-ㅁ-a 솔직히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가깝군요.


뭐라 해도 굉장히 재미있는 SF입니다. 여러 등장인물이 있긴 하지만 메인 주인공이 헌터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헌터와 그 친구들의 스페이스 오페라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4권을 기다리며 조용히 통장 잔고를 채웁니다.



제임스 P. 호건. 『별의 계승자 2: 가니메데의 친절한 거인』, 최세진 옮김. 아작, 2017, 14800원.

제임스 P. 호건. 『별의 계승자 3: 거인의 별』, 최세진 옮김. 아작, 2018, 14800원.


점심까지 맛있게 잘 챙겨먹고는 또 SA 갤러리를 찾아갑니다. 오늘이 마지막 체류일이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었습니다.





다시 한 번 둘러보니 상품들이 굉장히 많이 빠졌습니다. 첫날 망설이지 않고 구입한 것이 다행이었군요. 하지만 이날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림 주문 여부를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돌아나옵니다. 정말로 10년 뒤, 50주년 기념 원화전 때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겠습니다. 그러니 그 때는 부디 복제원화의 질이 더 나아지기를 바랄 따름입니다.;ㅂ;


나오니 시간이 남습니다. 아직 갈 시간은 멀었고, 고민하다가 충동적으로 저지릅니다. 검색해서 저~기 멀리, 오모테산도에 갑니다. 트위터에서 봤던 가게인 Gendy라고, 쌉쌀한 맛의 비터스위트캐러멜을 사브레 사이에 넣어 만든 캐러멜 바를 한정으로 팝니다.






예상은 했지만 이미 매진되고 없답니다. 다만 지금 구두로 예약하면 내일 받을 수는 있다고 하여 후회했습니다. 그 전날 와서 예약했다면 받아갈 수 있었겠지요. 뭐, 개당 500엔, 한 다스(12개) 들이 한 상자가 6천인기고 두 다스 들이는 1만 2천엔으로 매우 높은 가격이라 끝까지 망설였다 그런 거지만.



그리고 반전 이야기는 그 다음에 따로 올리겠습니다.'ㅁ'



다시 열차를 타고 돌아와 이번에는 긴자역에 내립니다. 설렁설렁 걸어 도쿄역까지 걸어갑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쉑쉑버거. 도쿄인터내셔널포럼 건물에 있습니다. 위 상태가 괜찮았다면 시도하는 건데, 이 때는 무리였습니다.'ㅠ' 여행만 갔다 하면 긴장 때문에 소화력이 확 떨어져서 많이 못먹는군요.




저녁거리를 사러 VIRON을 들릴 예정이었기에 도쿄역 가는 길도 그쪽으로 잡았습니다. 걷다보니 이전에 탐미주의 전시회를 했던 미츠코시이치고칸미술관이 보이네요. 안쪽에 장미정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음에는 슬쩍 가보고 싶습니다. 겨울말고 5-6월이 좋겠지요.







비론VIRON에서는 저녁으로 먹을 호두빵을 삽니다. 그리고 가방에 우겨 넣고는 도쿄역으로 돌아오는데....

아침에 예고했던 대로 약 30분 가량 헤매다가 간신히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잡아 탑니다. 캐리어를 꺼내고는 여행 선물을 사러 다시 올라갑니다. 이번에도 트위터에서 보았던 프로마쥬 테라로 갑니다. 컵치즈케이크는 유통기한이 짧아 제가 먹을 것만 하나 구입하고, 선물은 바삭바삭 치즈케이크를 구입합니다.






길을 헤메던 와중에 발견한 펭귄스타디엄. 이전에 M님이 구입해 오셔서 인형은 보았지만, 그 옆의 부자세트는 흉악한 귀여움을 자랑합니다. 으아아아! 하지만 질러도 둘 곳이 없다!



도쿄역에서 하네다공항은 하마마츠쵸나 시나가와로 이동해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이번에는 하마마츠쵸로 갑니다. 하네다공항에서 나올 때는 케이큐선을 이용했으니 이번에는 모노레일로 갑니다. 모노레일 플랫폼에 올라가니 사람들은 특급을 타려고 다 대기중이네요. 그래서인지 이제 곧 출발한다는 보통열차는 자리가 많습니다. 잠시 고민하다가 시간이 넉넉하기도 하니까 그냥 보통열차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생각보다 양쪽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공항 특급이 빠르기는 하지만 총 시간을 따져보면 그렇더군요.



하네다공항에서 JAL은 셀프체크인이 가능합니다. 될지 안될지 몰라 슬그머니 시도해봤는데 바로 됩니다. 게다가 미리 좌석 잡아 놓은 것도 있어서 바로 체크인했습니다. 체크인 후에는 잽싸게 가방을 정리해서 무거운 것들은 다 밀어 넣고 가볍게 돌아다닐 수 있을 짐만 남깁니다. 이 때가 16시 10분경. 항공기는 1940입니다. 시간은 넉넉하게 남았네요.



4층으로 올라가 뭐 살만한 물건 있나 돌아보려 하니 이런게 눈에 들어옵니다.




하네다공항이 만족도 몇 위에 올랐다고 별의 길을 만들었다나요. 실물이 굉장히 예쁩니다. 다들 여기 올라와서 사진 찍기에 바쁘군요.




그리고 돌아다니다가.




이런 손수건도 많습니다. 으으음. 짐을 부치지 않았다면 여기에서 몇 장 더 살걸 그랬나요. 그도 그런게 이런 손수건은 선물로 주기 괜찮습니다. 가격대도 적당해서, 여러 개 사두었다가 선물 돌릴 일 있을 때 꺼내면 좋습니다.



그리고 이 옆에서 토토로 백팩을 보았는데, 그야말로 토토로. 토토로 인형을 등에 매달고 다니는 셈입니다.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살까 했지만 이걸 쓸 수 있는건 릴리 정도고, 릴리가 하고 다니기에 이 배낭은 너무 큽니다. 1년은 더 지나야 가능하지요. 그리하여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먼산)




출국심사도 꽤 깁니다. 그래도 시간이 넉넉히 있어서 문제 없었지만, 여기도 이전보다 검사가 까다롭습니다. 내년이나 후년에는 더할 것 같으니 시간 넉넉하게 확보해야겠지요. 전시회 상황에 따라 도쿄 방문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먼산)



다른 건 더 살 생각 없었는데 게이트로 걸어오다보니 로이스가 보입니다. 그것도 로이스 판 초코!





그리하여 덥석 붙잡은게 아몬드 판초코와 코냑건포도초콜릿. 럼레이즌은 이전에 본 적 있는데 코냑레이즌은 처음이라 도전해보았습니다. 코냑 좋아하시는 모님 앞에서 뜯을 예정..(...)

아래의 아몬드 판초콜릿은 의리초코 대신 줄 몫과 제 몫입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습니다. 작은 테이블이 있는 소파 자리를 잡고 앉아서 슬슬 이른 저녁 준비를 합니다.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다가 오류가 생겨 날아간 덕에, 이런 사진만 남았습니다. 비론의 호두빵과 프로마쥬 테라의 컵치즈케이크. 컵치즈케이크는 한 번쯤 먹을만 하지만 꼭 먹어야 하냐 물으신다면 갸웃? 푸딩에 가까운 치즈 속(필링)이 얇은 타르트컵 안에 들어 있습니다. 푸딩처럼 부드러운 쪽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저야 치즈케이크를 썩 즐기는 쪽은 아니니 무난한 맛이라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왜냐하면 제 입에는 비론의 저 호두빵이 훨씬 더 맛있거든요. 취향 차입니다.-ㅠ-






그러다 옆의 안마의자가 자리 빈 것을 확인하고 느긋하게 누워서 트위터. .. 그렇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한 것은 걷기와 트위터..... 시간상으로는 트위터가 훨씬 더 우세입니다. 하여간 느긋하게 뒹굴거리며 졸다가 시간 맞춰 항공기를 타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습니다.





저녁 비행은 피곤해서 싫어하지만 이런 사진은 좋습니다.






레인보우브리지 사진은 흔들렸군요.ㅠ_ㅠ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까지.






이렇게 보고 있노라면 확실히 도쿄는 큽니다. 서울보다 큰 거야 알았지만, 이렇게 사진찍다보니 확실히 크다 싶네요.







셔텨스피드와 항공기 속도의 차이로 이런 사진이 또 찍혔습니다.





오다이바 쪽이겠지요.






저녁은 카레볶음밥입니다. 간간하지만 그래도 맛있게 싹싹 비우고 취침.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11시가 훌쩍 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감기 때문에 체력이 확 떨어져 상태가 안 좋았지만 여행 목적인 전시회 자체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아마 다음 여행도 쇼핑보다는 전시회가 목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데, 그러니 언제건 여행을 갈 수 있도록 엔화와 항공기값을 열심히 벌겠습니다. 취미생활이 삶의 낙이니, 그래서 직장도 다니는 거죠. 그런 거죠. 올 한 해도 얌전히 잘 보내고 열심히 벌어서 여행 준비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에서 사온 과자와 다양한 물품을 올리며, 끝!

마지막날은 일찍 일어나 내내 숙소에서 굴렀습니다. 체크아웃이 11시라 그 전에 나와 설렁설렁 체크아웃하고, 짐을 챙겨 유락쵸까지 끌고 갑니다. 원래는 유락쵸에 짐을 넣고 움직이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걷다보니 만사 귀찮아서 도쿄역까지 전차를 타고, 거기서 코인로커에 짐을 넣는 걸로 바꿨습니다. 도쿄역 주변에서 점심을 해결할 생각이었거든요.


반은 성공하고 반은 실패했습니다. 실패원인은 도쿄역 1층의 코인로커가 다 찼다는 것. 더 있는 곳이 어디 없냐고 빙글빙글 돌았더니 코인로커가 지하에도 더 있었습니다. 아예 코인로커의 숲 같았던 곳. 거기에 짐을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 예언했던 대로 사물함이 어디있는지 몰라 도쿄역을 세 바퀴 돌고서야 간신히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발견했는데, 그건 이 사진을 찍고 대략 3시간쯤 뒤의 일이었을 겁니다.-ㅁ-





도쿄역 지하 1층에 있는 코인로커의 숲은 찾는 이에게는 잘 안보이는 특성이 있는 모양입니다.


캐리어와 무거운 짐은 모두 밀어 넣고 홀랑홀랑 걸어 나갑니다.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오늘 점심은 VIRON에서 먹으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나 11시 반부터 점심 시작. 으으으. 고이 돌아 나가 그 옆의 KITTE로 들어갑니다.






체력이 있었다면 다른 가게들도 더 둘러봤을 건데, 그런 체력은 없습니다. 일단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뭔가 마음에 드는 메뉴가 있는지 둘러봅니다. 이날은 화요일이었고, 평일이다보니 12시가 되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붐빌 것 같더군요. 그러기 전에 빨리 먹고 움직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적당한 카페가 없을까 하고 둘러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것이 시세이도 파라. 여기는 옛날 옛적 Cafe Sweets에 실린 케이크를 보고 홀랑 반해서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그마저도 홀랑 잊고는 지금까지 가보지 못했더랬지요. 이제야 갑니다.



아직 시간이 일러 그런가, 사람이 없더군요. 신나게 자리를 잡고 앉아서 메뉴를 고릅니다. 열심히 고민하다가 고른 것은 계절 한정인 딸기 파르페.





딸기파르페도 딸기 품종명이 들어갑니다. 기후의 노히메(野姬) 스페셜 파르페. 맛은 딸기지만 확실히 한국에서 자주 먹는 딸기들과는 다릅니다. 그 전날도 생각했지만 육보나 죽향, 설향과는 다르더군요. .. 정말 딸기 품종별로 주문해다가 딸기 타르트를 만들어...(하략)





딸기맛은 그냥 저냥해서 투덜댔지만 생딸기보다는 그 아래의 딸기 조림이 백미입니다. 조려야 맛있는 딸기인가요. 새콤달콤하니 사람을 사정없이 홀립니다. 퍼먹다보면 그 아래에 딸기 아이스크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크림도 괜찮고,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대신 가격도 꽤 나갔지요. 이거 얼마짜리더라..?






하여간 아름다운 파르페는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 좋습니다.







맛있게 다 비워내고 나니 저 고급스러운 숟가락이 궁금합니다. 슬쩍 들어 뒤의 라벨을 확인하니 노리다케. 역시 그렇군요. 비싸보이는 제품이었습니다.=ㅁ=




먹고 나서 VIRON에 12시쯤 도착했더니만 이미 자리가 다 차고 하나도 안남았습니다. 20분쯤 기다리다가 이거 뭐하는 건가 싶어 도로 나왔습니다. 꼭 거기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다른 곳을 찾아보지요. 도로 KITTE로 돌아갑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양쪽 건물이 걸어서 1분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가깝지요.


어디를 갈까 빙글빙글 돌다가, Tokyo Urban이라는 KITTE 1층의 음식점 메뉴에서 에그베네딕트를 발견합니다. 아주 잠시간 고민하다가 나쁘지 않아 보여 홀랑 들어갑니다. 점심세트메뉴라 샐러드와 음료를 포함해 950엔이라는군요. 주변의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메뉴인가봅니다. 이날의 저렴한 메뉴는 나폴리탄이었지만 그보다는 에그베네딕트가 더 끌렸습니다.






메뉴를 주문하고 신나게 트위터를 하고 있는 사이에 샐러드 등장. 으음. 여기도 샐러드 채소는 미리 물기를 빼놓는 건지, 채소가 버석버석합니다. 그래도 채소를 따로 먹을 일은 거의 없으니 얌전히 다 먹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도착한 에그 베네딕트.


T-T


주문하길 잘했습니다! 들어오길 잘했습니다! 크흑;ㅂ; 한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모양새의 에그 베네딕트! 사실 크로크마담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떤가요. 맛있으면 된거지!







무쇠팬에 버터를 녹이고, 그 위에 빵을 올린다음 생햄과 치즈를 올립니다. 그리고 오븐에서 지글지글 구운다음 수란을 올리고 소스를 뿌리고 치즈를 뿌려 다시 한 번 오븐. 아마도 그런 순일거라 생각하는게, 자르다보니 바닥에 기름이 흥건합니다. 물론 눌러붙은 치즈도 있지요. 햄도 있어서 간은 꽤 센 편이지만 나이프와 포크로 열심히 잘라가며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쟁반에 함께 나온 작은 컵은 디저트입니다. 안닌도후는 아니고, 사과젤리를 퍼담은 것 같더군요. 새콤달콤한 맛이 입가심으로 좋았습니다. 다음에 도쿄역 근처에 올 일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아마도 있을 테지만, 다른 방문할만한 가게가 없을 때 바로 여기를 선택해 찾아올 겁니다.'ㅠ'




슬슬 마지막 편이로군요. 여행 마지막 편은 다음 글이지만 여행 이야기는 그 뒤에도 조금 더 있습니다.



출처: https://twitter.com/hobbyist_RAF/status/965945466499166208



친구분의 라떼아트가 참으로 비범합니다. 이걸 보고 라떼아트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망상을 잠시. 이게 망상인 것은 일단 벌여 놓은 일부터 해치워야 하거든요. 십자수라든지 퀼트라든지 책이라든지. 하하하.



하여간 내일의 다짐.

공기청정기 모델은 골라 두었으니 결제는 내일. 나온지 조금 되었지만 입체 필터인데다 신제품에 비해서 가격도 쌉니다. 자는 동안만이라도 좋은 공기 속에서 자고 싶다는 소망이 미친 지름으로 갑니다. 정확히는 이달의 기침감기가 지름을 부른 거죠.



내일 대강이라도 파일 손 봐서 업무 기획안 공유 작업 마쳐야 하고, 공유해야하고. 으으으. 두 주 뒤의 연회(...)에 초청할 인물도 섭외 해야합니다. 흑.


그리고 잊지말고 바느질도 해두자... 단추 달아 놓는다고 하고는 까맣게 잊었네요.



적었으니 저는 이만 오늘의 독서를 하러 갑니다. 『대우주시대』를 읽고 싶지만 어제 도착한 『도서관에는 마녀가 필요하다』부터 해치워야 하는군요.-ㅠ-


일본여행의 백미는 카페기행입니다. 그러나 기관지 확장제 때문에 커피를 마실 수 없고, 그렇다보니 카페기행도 반쯤은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식도염이 위염으로까지 왔는지 속이 그리 좋지 않았고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여행 때마다 겪는 긴장으로인한위장장애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위장장애에, 식도염에, 약물까지 겹치니 케이크가 땡기지 않아요.;ㅠ; 이런 슬플데가..!


그럼에도, 점심을 먹고 나니 뭔가 간식이 먹고 싶습니다. 잠시 쉬면서 트위터(...)를 할겸 카페 & 북 비블리오테크를 나와서 그 근처의 유락쵸 딘앤델루카를 찾아 들어갑니다. 전날도 그랬고 이날도 지나가면서 눈여겨 봐뒀던 거죠.





길가, 역 끝부분에 있습니다.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 한참 고민하다 마살라차이와 애플브레드, 그리고 나중에 먹으려고 챙긴 레몬쿠키를 구입합니다. 정확히는 레몬화이트초코쿠키였을 겁니다.


사과빵은 데워달라고 했는데 먹기가 쉽지 않더군요. 커스터드 크림과 사과가 들어간 빵으로, 맛 없을리 없는 조합입니다. 먹으면서 내내 C님이 생각나더란. 사과 좋아하시는 분이라 더더욱 그랬습니다.-ㅠ-



신나게 먹고 나서 어디로 갈까 아주 잠시 고민하고는 도로 SA 갤러리에 갑니다. 오늘도 그림을 구경하면서 다시 한 번 이 그림 앞에 가서...




경건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스태프와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고-이 때 '갤러리에서 받아다가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복제화와 원화를 비교하고 가격과 세금과 배송비를 따져본 뒤 조용히 포기했습니다.



보고 나오니 시간이 2시쯤? 어디를 갈까 고민하며 숙소를 향해 걸어가려다보니 눈 앞에 도큐핸즈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전에 올렸던 빅센의 별자리 책갈피는 도큐핸즈에서 취급한다고 하니 들어가봅니다.

그러나 결국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하고.





BB8과 BB9가 있는 것을 보며 확실히 스타워즈 상품이 많구나라는 감상을 남기며 물러납니다. 그릇이라든지 컵이라든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있지만 사고 싶은 물건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집에 있는 물건을 대치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는가?'라는 질문을 통과하지 못하더군요. 예쁘지만 보기에 좋은 물건일 뿐입니다. 집에 들어오려면 기존의 도구를 대치할 정도로 좋아야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원래 쓰던 도구에 문제가 생겨서 새로 사야할 때나 가능하지요.


허탕치고, 이제 슬슬 숙소로 돌아가야지 하고 걷다보니 긴자 메인 거리입니다. 맞다, 여기 긴자죠. 그러니 생각난 김에 이토야를 갑니다. 도큐핸즈에서 숙소방향으로 걷다가 큰길 나와서 고개를 들어보니 저기 왼쪽 편에 클립이 보이네요. 그렇지 않아도 재작년 여름에 보았던 고래상어 수건(てぬぐい, 테누구이)이 아직도 있나 궁금하기도 했고, 없다면 다른 거 뭐 없나 싶기도 했지요.





슬프게도 고래상어는 더 이상 없습니다. 봄이 멀지 않아 그런지 꽃은 많은데 고래상어.;ㅁ; 고래.;ㅁ; 상어.;ㅁ; 역시 뭐든 눈에 보일 때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까요.






1층에도 뭐 눈에 들어오는 것 없나 기웃거리니 이런 것이 있습니다. 천으로 만든 동물인형들. 주홍털의 양은 매우 큽니다. 가격도 비싸더군요. 6만엔.






독특한 색조합의 인형들이 많았습니다. 양말고 눈에 들어온 동물이 뭐가 있냐 하면,






저 가운데의 홍학님. 참 귀엽더군요.






twoolies가 브랜드 네임이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오오. 저 녹색양도 멋있어! 일반적으로 제가 잘 안 쓰는 색 조합이라 더 멋집니다.+ㅅ+




자, 이제는 어제 못산 간식을 챙겨들고, 저녁 거리와 함께 숙소에 갈 차례입니다. 시간이 많이 이르지만 원래 혼자 여행 다닐 때는 2시에 숙소 들어와 호텔에서 뒹굴 거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여행 안가고 집에 있는 것과 뭐가 다르냐 물으신다면, 디저트가 달라진다고 답하겠습니다.



설렁설렁 걸어서 숙소로 가다보면 도중에 미츠코시가 나옵니다. 이번에도 지하식품매장에 들어가 휙 둘러보고 있는데, 헙. 여기 조엘 루부숑도 있고 도미니크 안셀도 있어!





도미니크 안셀 본 매장은 아오야마 쪽에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긴자 한정이랍니다. 예약받는 중이라고. 이름이 PullAPart Flower Cookies. 로즈케이크라는 말에 고이 물러납니다. 혹시라도 다음에 일행들이 있다면 도전할지도 모르지만, 혼자서 이걸 먹기에는 너무 크고 가격도 아름답지요. 4860엔. 으으음.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맛있는 홍차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조용히 마음을 접습니다.






그리하여 저녁 혹은 그 다음날의 아침거리로는 조엘 루부숑의 건포도 브리오슈, 그리고 케이크는....







딸기입니다. 그것도 기후현에서 나오는 종류라는 레드펄. 수량 한정으로 팔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그것말고도 아마오우(아마오~)도 있더군요. 하기야 한국도 팔릴 가능성만 있다면야 육보, 죽향, 설향, 킹스베리를 각각 올린 딸기 케이크도 가능할 건데. 역시 비용이 문제겠지요.



결론만 말하자면, 음. 그냥 딸기 케이크입니다. 한 조각에 780엔이나 하길래 기대도 컸지만 생각만큼 대단한 맛은 아닙니다. 다른 딸기 케이크 여럿 사다놓고 비교하며 먹을 걸 그랬나요. 하지만 점심 먹고 빵도 먹고 나니 그렇지 않아도 소화력 떨어진 상태에서 다른 케이크까지 먹을 엄두가 안나더군요.'ㅠ' 내년에는 정말 종류별로 도전해볼까 합니다.

맛이 그냥 그랬던 건 크림이 버터에 가까울 정도로 밀도가 높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가벼운 우유크림이 아니라 그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게 휘핑을 올린데다 크림 자체도 썩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사람들이 줄서서 사는 건 역시 외양 때문일까요. 으음. 아쉬워라.





저녁에는 편의점에 한 번 더 들렀다가 H에게 CD와 함께 보낼 감씨과자를 사옵니다. 그리고 감자과자랑 돈베랑 저 빼빼로. 빼빼로는 여행기 다 올린 뒤에 따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숙소에서 뒹굴거리다보니 하루가 다 가는군요. 다음날은 체크아웃할 거니까 미리 짐 정리를 해둡니다. 캐리어에 꽉꽉 채워서 짐 정리하고. 따로 들고 갈 것 챙기고. 음. 역시 큰 캐리어를 들고올 것 그랬나 후회했다가도 체력 생각하면 이정도가 괜찮은 거라며 애써 위로합니다. 게다가 캐리어가 더 컸다면 분명 거기에는 도쿄역의 과자와 과자와 과자가 가득 찼을 거니까요. 그건 다음 여행으로 미룹니다.


...

분명 내년에도 도쿄 올 일은 있을 겁니다.=ㅅ=



업무는 올해도 혼파망. 혼돈과 파괴의 망나니 춤.. ... 어?



그러쿤요. 잊지말고 워스파이트님을 꺼내 제 책상 위에 잘 모셔 놓아야겠습니다. 아니, 그 전에 일단 책 정리부터 어떻게 좀 하고. 그럴려면 종이상자 말고 나무상자를 주문해야지요.


모처에서 파는 종이상자는 종이다보니 아귀가 정확하게 맞지 않아 유격이 생기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플라스틱 핀이 빠지기도 하고요. 가볍게 쓴다면 모를까, 오래오래 쓰기에는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무상자를 놓으려고요. 나무는 나사못으로 단단히 고정하니 원래 조금 뒤틀어 졌다 해도 나중에 문제 생기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공유용 로맨스소설들을 잔뜩 꽂아 놓고..(하략)



어제는 갑자기 보고용 정산 요청이 들어와 맞추느라 글 못 올리고 트위터만 하다 잤습니다. 게다가 온도조절에 실패해 또 밤중에 깼고요. 부모님은 왜 병원 안가냐, 왜 약 안 먹느냐고 나무라시지만, 이거 약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두 주나 1차 병원 약 먹었고, 2차 병원 약도 1주일 넘게 먹었습니다. 2차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를 종합하면,

-비염이 있어서 분비물이 흘러내리는데,

-감기로 가래까지 생겨서 기도가 자극을 받았고,

-그래서 기침하다보니 이번에는 역류성 식도염까지 생겨 기도가 헐었고,

-그래서 더 예민해진 터라 기침이 멈추지 않는 것

이라는군요. 이걸 해결하려면 가래를 제거하는 것과 식도염을 치료하는 것의 둘 다가 필요한데 감기약이 독하니 둘 다 잡는 건 무리고, 일단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하더군요. 뭐라 해도 잘 챙겨먹고 체력 돌리고 해야하는데 챙겨먹다보니 체력이 돌아온게 아니라 살이 돌아왔습니다. 기침이 올라와서 몇몇 스트레칭을 하지 못해 그렇고요. 게다가 유산소운동도 기침 때문에 하지 못했어...-ㅁ-

기침이 조금 올라오더라도 잘 조절하면서 운동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하하하. 가능할지 몰라요. 하하하.



G4는 일단 내던지고 그간 작업하던 기획안의 정리와 확장, 그리고 그간 작업하던 作품들을 완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까 합니다. 무조건 완성하고 그 다음 일은 그 다음에 생각하자.-ㅁ-; 업무쪽을 해결하다보면 G4도 방향이 보일 거라고 해맑게(젠장) 생각해봅니다.


일단 공방부터 해결을..? 'ㅅ'



트위터에서 보았던 굉장히 마음에 드는 그림. 일본 고양이의 날, 그러니까 猫の日이라 하니 한 번 올려봅니다. 전체 시리즈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 글 자체는 우울한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ㅁ- 주제가 검열과 창작의 자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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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3 추가.


딱 일년 만의 갱신이로군요. http://posty.pe/crz530 아래 댓글 중에 해당 글을 안내하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합니다.


위의 글 제목을 보는 쪽이 이해 빠르실 겁니다.


메카니스트 작가의 매국 논란과 여름연(매국노아웃)의 실체: '여름연'은 비공개 사이트인 '더망빠'의 회원이며 이곳에서 나래아 매국논란을 날조하였음을 폭로합니다.


다시 말해 제가 아래 지적했던 내용은 날조되었다는 겁니다.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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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트위터 타임라인에 어떤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얼핏 지나갔습니다. 탐라의 어느 분이 '평이 좋아 구입했는데 상태가 심각하다'는 내용의 트윗을 하고, 그 뒤에 몇몇 구절을 캡쳐한 걸 올렸습니다. 사실 그 구절만 봐서는 이게 뭔가 싶더군요. 굉장히 시니컬한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이야기인데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헤이그 특사 파견과 관련된, 그리고 대한제국과 고종에 대한 이야기인 모양입니다. 고종에 대해 시니컬한 반응을 보이며, 발버둥 치는 것이라 표현하더군요. 단편적인 이야기라 파악이 안되는 와중에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분노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하여 탐색 들어갔습니다.

리디북스에 출간된 『나래아』라는 제목의 BL 소설이더군요. 평가를 확인하는데 별점이 5점, 4점, 1점만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1점이 대부분이고, 5점이나 4점을 준 사람들에게는 그 아래 비난의 댓글이 여럿 달립니다.


중요한 건 그 내용입니다.

리디북스에서 유료연재가 되었다가 소설 출간을 한 모양이고요. 그 전에 여러 작품을 냈던가 본데 따지지 않고 구입하는, 믿고 보는 작가라서 봤다가 지뢰 밟았다는 내용의 평가가 많았습니다. 가장 큰 지적사항은 주인공이 매국노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주인공인 이도는 고종의 다음대를 이을 후보군 중 한 명이고 상당히 유력했으나, 헤이그 특사 건을 일제에 밀고하고는 수를 데리고 망명합니다. 그래서 매국노공이라는 명칭이 붙더군요.

소설을 읽은 것이 아니라 전체 맥락은 모르나 읽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저것을 포함해 여럿 입니다.

-고종을 못난 인간, 나중에는 무당에 휘둘리는 멍청한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

-왕후나 일본강점기 등의 단어 선택 문제

-황귀비 같은 실존인물에게 악녀 프레임을 씌워 실제 역사와 다르게 묘사한 점

-일본군 성노예, 위안부 문제를 떠올리게 하는 주인공의 여러 행적

-주인공의 외가 쪽도 아예 친일파로 대한제국을 좀먹는 존재로 설정하고, 주인공의 입장에서 그걸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로 기술했다는 점

원래 유료연재에서 연재할 당시에는 주인공이 그래도 어떻게든 일으켜 세우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희망을 남겨 놓았는데, 외전에서는 주인공들이 다른 나라로 망명(?)했던 모양입니다. 결국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로 가는 모양새지요.


저는 절대로 못 읽을 소설입니다만, 리뷰란의 그런 평가가 쏟아지는 걸 보고 오히려 머리가 식더군요. 대부분의 리뷰에서는 환불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외전이 4권이었던 모양인데, 외전을 보고는 항의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런 소설일 줄 알았으면 사지 않았다, 환불해달라. 으으음. 도서 환불은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 요구가 지나친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용이 저렇게 엉망이라면 리뷰에서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지는 것으로 항의하면 되지 않냐는 생각인거죠. 생각하기 나름인데... 그런데..


시선을 돌려보니 그것도 아니더랍니다. 그러니까 저 소설에 대해 사람들이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 근대사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사왜곡이 들어 있어서 이기도 합니다. 고종의 성격이나 명성황후의 성격이 어떠한지는 둘째치고, 이미 몇몇 인물들은 역사상의 행적을 가지고도 저 소설의 동일인물이 그릇되게, 나쁘게 묘사되었다는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설 속의 재해석이라 하려고 해도 기존 사료와 맞지 않습니다. 물론 새로운 인물이 들어갔으니 이걸 평행세계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현대사 그대로를 들고 왔으니 억지주장이 아닐까 싶고요.


어떤 의미로 일제강점기는 한국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합니다. 가장 어렵고 암울했던 시기. 그리고 이 소설은 더 틀어서 '그 시기를 암울하게 만든 사람은 한국인이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가상인물을 내세웠다지만 일제강점기로 가기 직전의 그 시대상을, 대한제국인들을 악하게 묘사함으로써 그 시대상을 정당화 시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설정만 듣고 생각했을 때, 그리고 몇몇 발췌본을 보았을 때, '이런 군주가 있는 나라라면 일본에게 먹히는 것도 당연하겠네'란 생각을 저도 모르게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글발이 좋은 작가라면 그게 더더욱 설득력을 가질 것이고, 읽는 사람들도 더더욱 거부감을 느낄 겁니다.



아니, 뭐라해도 일단은 역사왜곡이니까요. 그렇게 보면 ㄱㅈㅁ이나 ㅇㄷㅇ 같은 사람들과 비슷하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환불요구가 나와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하하하.




개인적으로 창작의 자유를 100% 보장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미성년자 구입금지 작품들을 여럿 보았던 반작용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창작의 자유를 보장한다면, 아동포르노 작품도 허용해야 하나요? 주인공의 나이가 많다고 설정되었지만 외견상으로는 매우 어려보이는 그런 작품들도 허용해야 하나요? 아니면 범죄에 해당하는 것은 다루면 안되나요? 그렇다면 CSI 같이 범죄 행위를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작품들도 모두 금지해야 하나요? 경찰 소재의 여러 작품들은 연쇄살인 등의 잔혹한 범죄 행위를 묘사합니다. 그런 것도 범죄이니 모두 금지해야 하나요?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다보니 머리가 과열되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오늘 『우아하게 용을 낳는 방법』과 『생츄어리 외전』을 보면서 머리를 식히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

둘째날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9시 쯤 잠자리에 들어 10시 반에 한 번, 그 뒤에 두 번 더 깼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침발작이 원인이었고, 지금도 그 발작 때문에 밤잠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내내 몸이 부어 있습니다. 하하하.;



신주쿠에 가는 것은 그날 아침까지 고민하다가 충동적으로 결정했습니다. 가려고 한 카페는 유락쵸 근처에 있어서 숙소에서 멀지 않은데, 11시에 개점합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그 전에 잠시 신주쿠 들렀다 오기로 결정합니다.





10시쯤 도착했으니 시간이 맞습니다. 10시 개점이거든요. 어디냐면, 기노쿠니야 신주쿠 본점입니다. 남쪽 지점은 폐점해서 이제는 본점만 남았습니다.






목표는 정확히는 여기. 서점이 아니라, 그 1층에 있는 키노쿠니야 자연사 갤러리입니다. 맨 처음 여기를 방문했을 때 보았던 1만엔짜리 아쿠아마린 결정이 멋져서 구입할까 말까 했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그 뒤에 구입하겠다 마음 먹고 찾아왔더니 이미 결정은 팔리고 없었고. 그래서 매번 방문하면서 혹시라도 마음에 드는 결정이 있나 없나 확인합니다.






자수정 원석도 멋진 것이 많지만, 가운데 선반 맨 오른쪽의 타원형 결정은 라피스라줄리입니다. 크고 아름답더군요. 어두워서 색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자수정도 멋지게 가공된 것이 여럿 보입니다.






아, 찍는 걸 까먹었나. 알렉산드라이트도 있었습니다. 물론 가공되지는 않은 것이고, 나리타 미나코의 『알렉산드라이트』에 나온 것처럼 큰 결정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 보석이 그 당시 가격으로도 상당했다는 걸 생각하면 기념삼아 구입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정도의 가격입니다.


아주 작은 보석 결정들도 팔고 있으니 보석으로 몸에 지닐 것이 아니라 원석 자체를 갖고 싶으시다면 한 번 방문하셔도 좋습니다. 이전에 G에게 탄생석을 사다 주기도 했고요.'ㅂ'




원하던 결정은 없었으니 신나게 구경하다가 조용히 나옵니다. 어딘가에 가서 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딘앤델루카를 찾습니다. 위치를 찾아보니 신주쿠 남쪽출구에 있다는 군요. 건물 이름이 특이합니다. 딘앤델루카 NEWoMan점.





월요일이고 아직 시간이 일러 곰돌이도 영업준비전입니다. 설렁 설렁 움직여 가는데.






걸어서 1층으로 접근했더니 1층에도 여러 가게가 있습니다. 하지만 딘앤델루카는 없음. 게다가 제가 커피 못 마시는 이 타이밍에 등장한 블루보틀.


아, 물론 높은 확률로 블루보틀의 커피는 제 입에 안 맞을 겁니다, 아마도? 신포도는 아니고, 여기는 3rd wave 타입이라 제 입과는 안 맞습니다. 저는 강하게 볶은, 진한 커피를 선호하니까요.





그래도 미련이 남아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면서 들여다보는데, 마음에 들어오는 것이 없더라고요. 물론 맨 왼쪽 위의 저 머그는 마음에 들었으나, 머그가 더이상 늘면 처치곤란이기 때문에-그래서 기존의 머그를 처분하지 않으면 새 머그를 들일 수 없기 때문에 고이 포기합니다. 어, 솔직히 지금 보고 있노라니 저 머그를 들고 와서 새 머그를 대치할 걸 그랬나 싶네요.




건물이 아직 영업준비중이라 3층에 있다는 딘앤델루카는 어떻게 찾아가냐며 투덜대다, 건물밖으로 나오니 위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일단 타고 올라가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니 이 건물 자체가 JR역에 붙은 겁니다. 그렇다보니 저 위쪽 도로와 연결되어 건물 중간층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더군요.






우와. 토라야 카페도 있습니다. 스탠드 카페 형식이지만 신기하네요. 들어갈까 하다가 자리가 없어 도로 나옵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드디어 딘앤델루카 발견. 하지만 사람이 가득차서 자리가 없습니다. 20-30분 정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거라 마음을 접고 도로 돌아갑니다. 이것저것 사진은 찍었지만 그냥 구경만 하다 돌아오는 셈이네요.



가려고 했던 가게는 Cafe & Books Bibliotheque 유락쵸 지점(링크). 후쿠오카에서도 갈까 하다가 안 갔는데 이번에 가려 한 것은 딸기 페어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착하니 딸기는 먹다가 기침이 날 것 같다는 생각에 얌전히 내려 놓았습니다.




수프를 포함한 브런치 세트. 샐러드와 빵과 수프와 주스가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주스는 마시다가 또 기침을.-ㅁ-a 최근까지 내내 실험해봤는데 일단 매운 것이나 신 것과 같이 기도를 자극하는 음식은 높은 확률로 기침이 나옵니다. 하하하하.

그리고 저기 샐러드도 소스 때문에 먹다가 기침이 나더군요. 적다보니 기침이 난다보다 사레가 자주 들린다는 표현이 더 맞을까요. 하여간 수프와 샐러드와 빵이 먹고 싶다면 나쁘지 않지만 샐러드가 조금 버석버석한 느낌이 있더랍니다.




점심 이후의 이야기는 그 다음 글에 마저 올라갑니다. 둘째 날도 큰 일정은 없으니 다음 글로 끝납니다. :)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전시장을 나온 뒤에는 조용히 돌아다녔기 때문에 사진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주로 글로 풀어가....는 이야기는 아니고. 적다보니 은근 사진이 많네요.





숙소에서 갤러리로 올라가는 도중. 특이한 건물이 있어 찍었습니다. 아마도 가부키좌가 아닐까 싶은데, 교토에서도 비슷한 건물이 기온에 있었지요. 이쪽도 가부키 공연이 있고 팬들이 많은지, 매표소 문 열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것도 3일 내내. 앞을 지나가는 시간은 매번 달랐지만 그 때마다 사람이 많았다는 건 다르지 않았습니다. 남녀노소 다양하더군요. 최근에 본 가부키 관련 기사로 이런 것(링크)이 떠올랐습니다. 참 예쁘더군요.(...)






소아온은 뭔가 또 행사를 하는 모양인데. 아차. 잊지말고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담은 소아온 애니판을 찾아야겠네요. 애니플러스에 올라와 있을라나.

(지금 확인해보니 애니플러스에 올라와 있는 소드 아트 온라인 2기의 19~24화가 해당되는군요. 이번 주말에 받아 봐야지.)



전시장을 나온 다음에는 바로 유락쵸 무지로 이동했습니다. 도쿄도내에서 가장 크다던가, 어떻던가. 하여간 큰 무지라 웬만큼 필요한 상품을 다 구할 수 있습니다. G가 부탁한 것은 L의 옷입니다.



2층 가장 안쪽에 아이옷 매장이 있고 영유아 옷도 함께 있습니다. 제품이 다 있는 것은 아니니, 편하게 쇼핑하려면 아예 온라인 주문을 해서 현장 수령하는 쪽을 추천합니다. G가 부탁한 옷 중 넷을 골라왔더랬지요.

그리고 나무 젓가락과 과자와 기타 등등.






백화점에서 물품 구입하고 면세혜택 받을 때는 별도의 카운터에 가야하지만 무인양품은 아예 면세전용 계산대가 있습니다. 중국어 중심으로 대응하지만 어쨌건 계산하고 나서 보니 그쪽도 계산대라, 상황을 설명하니 가능하다 하고는 전체 물건을 다 반품처리하고 다시 계산하더군요. 옷종류는 면세를 받지만 과자류는 면세가 안됩니다. 구입할 때 참고하세요. 영수증을 보면 아예 면세된 상품, 면세 안된 상품을 나누어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대체적으로, 무인양품의 과자는 딱 가격 맛입니다.(먼산)



물품을 구입하고, 설렁설렁 걸어서 돌아옵니다. 다시 말해 유락쵸에서 쓰키지까지는 걸어갈만 합니다. 대략 15분 내외? 다만 이날 쇼핑까지 끝마치니 4시를 넘긴 시각이라, 돌아오는 길에 저녁 거리를 사옵니다. 숙소오는 길에 들른 백화점은 미쓰코시. 둘째날 저녁 거리도 여기서 구입했습니다.

평소에는 저녁은 적당히 건너뛰지만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빼먹을 수 없습니다. 다만, 기침으로 인해 식도염이 생겼고, 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음식이 별로 눈에 안 들어오더군요.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을 뱅글뱅글 돌다가 튀김류 제외, 간이 센 음식 제외, 맛이 진한 음식 제외하고 나니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구입한 음식은 아래에 따로 적었습니다.



저녁거리와 무인양품의 물품을 숙소에 던져 놓고 나서는 편의점에 갑니다. 숙소 바로 옆에는 호텔인 비아인이 있고, 그 1층에는 로손이 있습니다. G와 H가 부탁한 CD를 편의점수령으로 설정했던 터라 내려가서는, 발렌타인데이 직전의 일요일 인파에 치여 구입하지 못한 간식을 들여다보러 갑니다.




CD는 다섯 장. 그 중 네 장은 여행 다녀온 다음날에 바로 발송했지만 연휴 전날이어서, 도착은 이번 월요일에 했다더군요. G의 CD는 연휴 기간에 건넸습니다.





그리고 로손에서 들고 온 간식. 포키는 보는 순간 폭소하며 들고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다시 올리겠지만 발렌타인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자몽주스와 푸딩과 블루베리 요거트. 메이지의 불가리아를 가장 좋아하다보니 매번 이걸 집게 되네요. 여행 가면 아침으로 가장 많이 먹는게 이 요거트일 겁니다. 물론 조식을 따로 신청하지 않은 경우에만. 신청하면 조식 먹습니다. 조식이 괜찮은 호텔이라면 조식을 신청하고, 아니면 그냥 사다 먹으니까요.'ㅠ'







일단 대강 정리를 해놓고, 저녁 거리를 펼쳐 놓습니다. 무엇보다 밥 먹고 약먹고 일찍 잘 생각이었으니 사진보다는 밥이 먼저입니다.

둘 다 식품매장 돌다가 발견한 곳이었고, 왼쪽은 감자와 베이컨과 달걀 샐러드(사라다), 오른쪽은 토마토와 채소와 미니 모짜렐라 치즈의 샐러드입니다. 양쪽다 200g 구입했고요. 가격은 여행중이라 사먹을 수 있는 정도. 한국에서라면 고이 도망갔을 겁니다. 토마토는 아무래도 제철이 아니니 200g에 1144엔이었고 감자는 551엔. 두 배 가격이로군요. 하기야 재료 가격 차이가 상당하니까요. 그래도 먹으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으니, 가격은 둘째치고 맛있습니다. 무엇보다 적당히 잘 익은 감자와 달걀과 베이컨, 그리고 짭짤한 소스가 잘 어우러지더군요. 화이트비네거와 바질로 추정되는 것을 섞은 소스는 한 봉지만 뿌렸는데, 시큼한 향이 강해서 기침이 나더군요. 그래도 토마토가 매우 맛있으니 상관없습니다. 소스와도 잘 어울리고요.


먹다가 이쯤 되었다 싶었을 때 포크를 내려 놓습니다. 나머지는 내일 아침에 먹기로 하고 뒷 정리를 한 다음 이것저것 사진을 찍습니다.





갤러리 & 카페 헤이조에서 구입한 센베. 원래는 다른 그림을 찍지만 하쓰 아키코 전시회 기념으로 한정 센베를 팝니다. 이건 G 선물로 구입했습니다. 캐리어에 고이 모셨더니 딱 하나만 깨졌더군요.





앞서도 올린 나리타 미나코 원화전 구입 물품. 왼쪽의 캔버스는 관람 도중 갑자기 물량이 들어왔습니다. 사인버전이라 일단 덥석 집어들고 보았습니다. CIPHER나 알렉산드라이트는 그림이 취향이 아니어서 미뤄두었는데 이건 무조건 구입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는 생각에.-ㅁ-;

엽서는 G에게 선물로 건넬 것과 제가 가질 것을 나눠 구입했습니다. 좌대신과 우대신 그림은 엽서로 나왔더군요. 그 오른쪽은 CIPHER의 시바, 왼쪽 아래는 CIPHER의 시바와 사이퍼 투샷, 오른쪽은 거기에 아니스까지 들어간 그림입니다. 아래 두 장이 G에게 건넨 선물이고 아니스까지 들어간 쪽은 구입 사은품으로 받았습니다.



이리하여 오늘의 이야기가 끝났으니 다음글은 이틀째로 넘어갑니다.:)


세관에서 질문 받았을 때 답했던 것처럼 이번 여행의 목적은 전시회 방문이었지요. 솔직히 하쓰 아키코 쪽은 덤이고 나리타 미나코가 메인이었습니다. 하쓰 아키코의 자선 전시회는 공간이 좁아서 자세히 구경하기 쉽지 않아 보였고, 무엇보다 거리가 너무 멀어 망설이던 중이었습니다.

나리타 미나코의 전시회는 긴자쪽이라 돌아다니기도 좋고, 무엇보다 원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하쓰 아키코의 원화는 이전에 한 번 본 적 있었지요.(링크) 본격적으로 전시회 관람 다니기 전의 일이었지만, 아마도 이게 지옥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나봅니다. 자물쇠를 연 셈이고, 문을 활짝 열어 젖힌 것은 탐미주의전과 라파엘전파, 그리고 작년의 반 클리프 아펠 전시회였지요.(먼산)



숙소에다가 짐을 두고 가방까지 가볍게 해둔 뒤에는 슬쩍 검색해봅니다. 자, 숙소와 전시회장인 Span Art 갤러리(홈페이지)까지는 얼마?

구글 검색으로 찾아보면 걸어서 14분입니다.-ㅁ-; 숙소를 일부러 긴자 주변에 잡았지만 굉장히 가깝더군요. 아니, 애초에 그 역들이 모두 거기서 거기 사이에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쓰키지, 긴자, 유락쵸 등등 말입니다. 신바시나 도쿄역도 어거지로 넣으면 주변이라 우길 수 있습니다. 우긴다고 썼지만 몸이 정상은 아니었던 이번 여행에서도 긴자에서 숙소까지 걸어오는 건 자주 했습니다.




전시회 공간은 매우 작습니다.






화랑 앞에는 이렇게 커다란 화환이 와 있습니다. 백천사=하쿠센샤 편집부에서 보낸 화환이군요.





메인 포스터의 그림은 첫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매번 발음을 틀려서.-ㅁ-; 하여간 저는 이 다음 작인 CIPHER부터 보았습니다.




전시회장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전시회 직전, 코믹 나탈리에서 올린 기사를 보면 압니다.

https://natalie.mu/comic/news/269027





(코믹나탈리 사진)

위의 기사 링크에서 들고 왔습니다.

전시회장 전체의 사진을 올려 놓았고, 제가 마음에 들어 했던 여러 그림을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전체 전시 작품은 41점이라는군요. 화업 40주년 기념이라 40장,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제가 제일 기대했던 그림은 없었습니다. 내츄럴의 일러스트 중 하나로, 좌대신 우대신으로 분한 사이몬과 미카엘의 투샷입니다.





엽서로는 있었는데, 맨 위에 올라 있는 엽서 중 맨 오른쪽 겁니다. 원화가 궁금했는데 없더군요.





(코믹 나탈리의 사진)

앞서도 몇 번이고 올린 이 그림은 사이퍼와 시바-제이크 랭과 로이 랭의 투샷입니다. 사이퍼 연재 중 가장 그림에 물이 올랐을 때이기도 하고, 저 분위기 자체가 남국의 휴가와도 같은 분위기라 집에 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구입을 망설였지만 결국 내려 놓았습니다.






(코믹 나탈리의 사진)

이걸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의 그림은 크기가 커서 복제 원화 가격도 높습니다. 세전 7만엔. 세금 추가하면 75600엔인가 그럴 겁니다. 그림을 주문하면 두 달 뒤에 출판사에서 보내준다는데, 실제 그림 자체는 종이더군요. 도화지는 아니고, 하여간 그림용 종이. 스태프는 인쇄용지라고 말했던가..=ㅁ=;

하여간 그런 종이입니다. 액자나 캔버스 스타일은 아니고요. 하여간 부피가 어떻게 해도 클 겁니다. 골판지를 앞 뒤에 대서 포장한다고 하면 당연히 커지겠지요. 그러면 배송대행지로 받더라도,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배송비도 문제고 관세도 문제입니다. 150달러 초과분은 20% 세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대략 계산해봐도 가격이 100만원입니다.



자아. 크기가 크다지만 그림 한 장에 100만원 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가능합니다. 허리띠를 꽉꽉 졸라매고 식생활을 바닥으로 내려보내면 분명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 그림이 100만원의 가치를 하느냐 묻는다면, 글세요.


가격의 장벽은 첫 번째지만 넘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장벽은 저 그림의 정체입니다. 복제원화. 원화는 아니고 복제원화. 그리고 첫날 끙끙대고 고민한 뒤 둘째날 갔을 때 '안사도 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이건 둘째날 아니라 셋째날의 사진. 이날은 화환이 빠져서 그 뒤에 있던 그림이 보입니다. 맨 위는 유리창에 붙은 포스터와 동일하지만 그 아래는 CIPHER의 시바, 그리고 그 아래는 최신작이자 연재작인 꽃보다도 꽃처럼의 노리토입니다.





(코믹 나탈리의 사진)

둘째날 가서 한참을 고민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안 사도 되는 이유를 발견했고, 셋째날에는 다시 한 번 보고는 확정적으로 포기를 했습니다. 샘플로 나온 것은 위 그림 중 오른쪽에서 두 번째 그림, 국화 사이의 노 가면과 그 앞의 노리토 그림입니다.

복제원화와 위의 그림을 열심히 비교해보니, 노리토의 얼굴 부분이 무너졌습니다. 선이 더 진하고 굵습니다. 그걸 확인하는 순간 사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더군요.(먼산)


만약 전시회의 그림 그대로를 받을 수 있다면 100만원이더라도 구입했을 겁니다. 배송대행지 통해서, 세관 통해서 구입했겠지요. 하지만 같은 그림이라 하기 어렵고, 얼굴 부분에서 열화판 혹은 그림이 뭉개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니 복제원화를 구입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작가 사인이 있다고는 해도 이 그림을 집에 걸어 놓고 싶었던 거잖아요. 하하하하.;ㅂ;




그리하여 2박 3일의 일정 동안 날마다 갤러리를 방문하며 고민하고, 배송관련한 질문까지 하고는 미련을 떨치고 10년 뒤-50주년 기념 전시회를 기약하며 돌아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적다보니 전시회 자체는 어땠냐는 감상을 빼먹었네요. 두말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세 번 가서 볼만 합니다. 전시회 입장 비용이 없긴 했지만 열심히 물건을 샀고요, 작가 사인이 들어간 작은 캔버스 그림도 사왔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그림은.. 으으으으음. 진짜 고행의 길입니다. 특히 알렉산드라이트의 레바인이 찍었던 화보 그림은, 소품으로 등장한 목걸이를 보고 있노라니 한숨만 나오더랍니다. 이야아....



하여간 어떤 그림이건 간에 실물로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진짜 50주년 기념 때는 그림 살지도 몰라요...=ㅁ=



그 다음의 이야기는 짤막짤막하게 다음 편에...'ㅂ';

잠시 쉬어가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오늘치 여행기는 미처 작성하지 못해 그보다 간단하게 쓸 수 있는 그간의 알라딘 지름 건을 올려봅니다. 그리고 이게 전부가 아니고 2월 말에 도착할 한 건과 3월 초에 도착할 한 건이 더 있더랬지요. 하하하.





이건 올렸던 건가. 와카코와 술은 이번 권을 마지막으로 고이 접어 방출 목록에 올립니다. 아차. 생협에 먼저 이야기한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

동경커피는 이번 여행 때 참고하겠다고 구입했지만 감기 덕분에 여행 일정 자체가 뭉그러졌습니다. 크흡. 그리고 그 감기는 아직도 안 떨어졌고요.






밤길 걷는 고양이는 고이 방출. 한 입 두 입도 고이 방출. 노파가 있었다는 오늘 읽으려고 꺼내 들었다가 문득, 제목을 보고 생각나는 바가 있어 목차를 확인하니 예전에 읽었던 작품입니다. 심지어 범인이 누구인지도 대강 기억이 납니다. 그걸 기억하는건 소설 내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하던 인물이 갈려나가는 걸 보고는 눈물을 흩뿌렸던 기억이 아련하기 때문. 하하하하하.

아주 오래된 서점은 아직 손 못 댔습니다.





마법사의 신부는 다음권을 기다려야 하고,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는 앞서 리뷰를 올렸지요. 슬리퍼는 잘 쓰고 있으며 머그는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밀크글래스 머그는 G에게 넘겼고요.





대답하세요 프라임 미니스터-줄여서 대프미는 아직 안 뜯었습니다. 별이 되다 마지막권은 재미있게 읽었고, 저 연필 물통은 생각보다 물이 빨리 식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외출할 때 목을 달래기 위한 용으로 유용하게 씁니다. 오래 보온이 안되니 물을 팔팔 끓여 넣어 나가면 밖에서 약 먹을 때 적절한 온도로 식더군요. 밤에도 자기 전에 끓인 물을 넣어두면 밤중에 기침발작으로 고생한 목에 딱 적당한 정도로 물이 식습니다.





환생동물학고는 G에게. 3월의 라이온도 G에게. 낸시 헤어밴드도 G에게.

모리 카오루 습유집은 G네 집에 꽂힌 것을 보고는 도로 필 받아서 구입했습니다. 미스테리아도 빨리 훑어야 하는데.=ㅁ=






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 진짜로 기이한 이야기였습니다. 일본 작가라 쓸 수 있는 변태소설이란 생각이. 적다보니 아직 리뷰 안 적은 책들이 많아 반성했습니다. 부지런히 2월 중에 털어 내야겠네요. 최근에 너무 놀았다는 반성도 함께.=ㅁ=

영어로는 Keikyu EX INN Higashiginza입니다. 케이큐 EX 인 히가시긴자. 이름 그대로 긴자 근처에 있지만 사실 가장 가까운 역은 츠키지 역입니다. 이번에 이쪽 가보고서야 알았지만 츠키지가 긴자에서 굉장히 가깝더군요. 일본여행, 그것도 도쿄여행이 몇 번인데 그간 츠키지를 한 번도 안 간 사람다운 자각입니다. 하하하하하. 애초에 일본에서 초밥 먹은 것도 몇 번 안되는군요.-ㅁ-;



구글 지도로 보면 이렇습니다.




오른쪽 상단-그러니까 숙소 동북쪽의 신토미쵸에서 걸어가면 대략 8분. 하지만 체감상 그보다 짧았습니다. 역에서 엘리베이터도 타기 쉽게 연결되어 바로 올라갔고, 직진으로 내려가다가 한 번 꺾어 숙소를 찾았으니 위치가 참 좋습니다. 무엇보다 큰 길에 면해 있어 찾기가 어렵지 않다는 점이 제일 좋네요. 바로 옆에는 비아인 호텔도 있고, 숙소 1층은 엑셀시오르 카페입니다. 조식 신청은 따로 하지 않았는데, 식사 신청하면 엑셀시오르카페에서 종류를 골라 먹는답니다. 즉, 뷔페식이 아닙니다.



그냥 적당히 사다먹으면 될 것 같아 이번에는 조식불포함으로 예약했는데 몸 상태가 영 아니다보니 그러길 잘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매우 힘들더군요.



2층 프론트에 가서 체크인하고. 아마드의 홍차티백과 UCC커피머신이 있는 드링크바는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지만 카페인을 가능한 자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레몬향으로 집었습니다. 하지만 아마드는 그닥 취향이 아니라 그 한 번으로 끝이었습니다.



방 키는 카드키고 엘리베이터의 인식기에 대면 자동으로 이동합니다.




방은 아주, 매우, 작습니다. 보통의 싱글룸 크기이기는 하나 공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한 배치로 보입니다. 다른 것보다 침대가 넓은 편인건 마음에 듭니다.





입구 바로 옆에는 이런 공간이 있어 캐리어를 넣어 둘 수도 있고. .. 하지만 원래 용도는 아마 신발장일 겁니다. 입구 바로 옆은 이것, 그리고 그 옆에 유니트 욕실이 있고, 욕실 벽에 해당하는 침대 발치에 TV와 냉장고 등등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침대 옆에는 작은 소파와 아주 작은 의자가 있습니다. 노트북은 여기에 올려 놓고 썼고요. 콘센트를 여기저기 찾아보았는데 굉장히 많습니다. TV 주변에도 여럿 있지만 머리맡에도 있습니다.




침대 옆, 머리맡에 있는 조절 장치도 재미있습니다. 가운데의 은색 판 위쪽의 두 버튼은 조명조절이고 그 아래는 USB 충전 단자, 그 아래 콘센트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워서 손 닿을 위치에 놓인 시계도 좋군요.




냉장고에는 냉동실이 없지만 충분합니다. 그 외에 머그와 유리컵, 찻숟갈, 작은 용량의 전기주전자가 있습니다. 혼자서 놀기에는 좋지만 아쉽게도 작은 탁자만 하나 있어서 통조림이 되기에는 공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워낙 위치가 좋다보니 다음에도 여기 머무를 생각은 있습니다. 그 위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이어 올립니다.:)



사진은 1월 여행 때 들고 온 카스테라.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이번에도 사올 걸 그랬나 싶지만, 괜찮습니다. 없어도 버틸만 해요.-ㅁ-




명절보너스도 있고, 연말정산 방어도 그럭저럭 성공했고. 그렇다보니 약간의 여유자금 들고서 지금 가전제품 구입을 고민중입니다. 주변 사람들과도 이야기 했지만 공기청정기를 구입할 생각이거든요. 방에 둘거라 근 제품은 필요 없지만 기왕이면 거실 정도는 커버가 되는 것이 좋나, 아니면 그냥 적당한 것으로 사는 것이 좋나 고민중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비슷한 모양의 제품인데 해마다 새 모델명이 나오니 워낙 다양하게 많거든요.

어느 제품을 구입하느냐는 딱 잘라 결정했습니다. 원래 LG를 사기도 하고, LG제품이 낫다는 충고도 있어서 그쪽으로 하려 합니다. 그러니 두루말이휴지심이냐, 파우더팩트냐만 결정하면 됩니다. 모양이 그렇게 생겨서 멋대로 부르고 있을뿐, 통나무 형과 통나무고리형의 둘 중 어느 것을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가격은 후자가 싸지만 기능 자체는 당연히 통나무 형이 낫습니다. 가격 차이가 두 배라 그렇지요.OTL


가능하면 이달 안에 구입해야 할 건데 이 게으름.=ㅁ= 하여간 가능한 빨리 모델 정하고 주문 들어갈 예정입니다.



엉뚱하게 아침에 슬로우쿠커에 눈이 간 건 요즘 밥 해먹기 참 번거로워 그런 건데, 어차피 들어가는 품은 비슷하겠더군요. 찾아보니 서모스에서 만든 보온조리기구도 있던데 그건 전기를 쓰지 않고 순수하게 잔열만으로 천천히 익히는 모양입니다. 나쁘진 않지만 으으으음. 오히려 번거로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마트에서의 재료 수급 때문에 만드는 양은 매번 같은데, 서모스 타입이 좋기는 하나 쓰는 방법에 따라 번거로울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바닥이 눌러붙는다는 평가가 걸립니다. 만들어 먹는 것이라고 해봐야 카레 종류인데 그건 눌어 붙으면 꽤 골치 아프지요. 그리고 조리까지 시간이 걸리면 출근하기 전 넣어두고 퇴근해서 꺼내거나, 퇴근해서 만들고 출근 전에 꺼내거나. 전자면 여름에는 상하지 않을까 걱정되고 후자면 아침이 바쁩니다. 그런 문제도 있으니 나름 골치 아픕...


어느 쪽이나 안 사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합니다. 흠흠흠.



작년 하반기처럼 올해도 식비를 지나치게 줄일 경우 뒷감당이 골치아픕니다. 올 초의 감기와 기타 체력 부진의 주 원인이 작년 말부터 시작된 식비 절감과 게으름으로 인한 식생활 붕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정상적으로 돌리는 것이 좋은데, 그러자니 식비가 올라가는 것이 문제고. 하여간 이모저모 생각할 것이 많습니다.;ㅅ; 일단 청정기부터 챙기고 그 다음 문제는 그 다음에 생각하렵니다.ㅠ

하츠 아키코 또는 하쓰 아키코. 국립국어원 표기법에 따르면 후자가 맞지만 한국 번역서는 초기에 전자로 등록되었습니다. 하츠네 미쿠냐 하쓰네 미쿠냐의 문제와도 같군요. 한국에 맨 처음 번역된 것은 시공사에서 나온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입니다. 나중에 다양한 단편집도 나왔지만 첫 책은 이것일 거고요, 중요한 건 원제와 번역제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원제는 배경이 되는 작은 골동품점 이름에서 유래한 『우유당물어(雨柳堂物語)』입니다. 원제 그대로 『우유당 이야기』로 나와도 괜찮을 건데, 아마 그 당시의 출판 흐름이 저런 제목이었나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가와고에는 참으로 멀었습니다. 하네다 공항에서 10시 넘어 출발했으나 카페에 도착한 것은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습니다. 카페 오픈 시각은 11시였나, 그랬으니 손님들이 1차로 빠질 즈음이었지요. M님과는 아슬아슬하게 엇갈렸습니다.'ㅂ'




헤이조라는 이름의 이 갤러리 겸 카페는 작습니다. 작은 공간의 벽면에 그림을 걸고, 출입구 왼쪽편 벽면에 책상을 배치에 여러 상품들을 올려 놓았더군요. 이모저모 고민했지만 짐은 더이상 늘리면 안되니 구입은 참았습니다.






가까이서 찍는 것은 안되지만 멀리서 찍는 건 가능합니다. 아아. 역시, 빌헬름님은 참으로 늠름하십니다.

하지만 솔직히 불편했던 게, 카페 공간은 좁고 사람은 가득 차 있으니 그림을 느긋하게 보기 어렵더군요. 한 번 훑어 보는 정도로 끝났습니다.





나중에 B님과 전시회의 그림 이야기를 하다가 들었지만, 하쓰 아키코의 채색화는 컬러잉크일거랍니다. 나리타 미나코는 마카일 것이고요. 실제 색을 재현하는 것은 컬러잉크가 훨씬 더 까다롭고-그래서 이전에 가나자와 전시회에 갔을 때 같은 '개구리 공주님'의 그림을 놓고 원화와 화집의 인쇄 그림과, 그 그림을 쓴 일본의 단행본 표지, 한국의 단행본 표지가 모두 색이 달랐던 것도 그 때문일 거라고요. 차라리 마카는 인쇄로도 재현이 쉽답니다. 클램프의 채색이 인기 있었던 것도 아마 그 맥락이 아닐까 합니다.




음식 주문은 그보다 뒤에 했습니다. 이미 재료가 다 떨어져 안되는 음식이 몇 있었기에 고민하다가 키리탄포나베를 주문합니다. 감기에 걸려 있어 뜨끈한 국물이 땡겼고, 기왕이면 밥종류가 좋아 닭고기덮밥을 주문하려 했더니 재료가 떨어져서 주문불가. 크흑. 슬펐습니다.






이것이 기본 세팅. 앞서 나오는 것은 따끈한 차입니다. 오른쪽 상단은 채소절임.






작은 국자와 젓가락. 그리고 냄비가 통째로 나옵니다.






미나리와 우엉 등이 들어 있어 채소가 많은데다 뜨끈한 국물. 그리고 고기는 껍질이 붙은 닭고기에 키리탄포도 여럿 들어 있습니다.





키리탄포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경험으로 충분하고 다음에는 안 먹어도 되겠다는 교훈. 식감도 그렇고 맛도 썩 취향이 아닙니다. 먹으면서 내내, 닭고기덮밥이 눈 앞에 아른 거렸지만 뭐...=ㅁ= 빨리 오지 못해 어쩔 수 없었고요. 하하하하.




느긋하게 비워내고, 감기약을 먹고, 그러고 구글님에 의지해 다시 역으로 돌아갑니다. 가와고에 역으로 돌아가서 시부야에서 한 번 환승하고 신토미쵸에서 하차, 걸어갑니다. 가능하면 환승 적게하고 덜 걷는 길로 가려 했지만 츠키지 쪽에 있는 숙소까지 가려니 환승 안 할 수는 없더군요.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역은 두 번 이상 환승을 해야해서 조금 걷는 쪽으로 골랐습니다.


걸으면서 깨달았지만 긴자 주변은 보도가 매우 좋습니다. 캐리어 끌고 다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더군요. 나중에 귀국해서 집까지 올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다릅니다. 캐리어를 끌기 좋다는 것은 유모차나 휠체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괜찮은 곳에서 내려서 편하게 걷는다 생각하며 설렁설렁 걸어갑니다.






처음 걷는 길이라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는데 저 멀리 신기한 양식의 건물이 보입니다. 확실히. 저는 도쿄의 서쪽보다 동쪽이 훨씬 좋은가봅니다.'ㅂ'



숙소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이번 숙소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쓰 아키코의 원화전 가는 길이니, 이 글은 가기 전까지의 상황을 다룹니다.-ㅁ-



여행가기 사흘 전쯤, 하쓰 아키코의 원화전은 잠정적으로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1.하쓰 아키코의 원화전은 가와고에에서 합니다.

2.원화전 장소가 카페 겸 음식점이고, 월요일과 화요일은 쉽니다. 따라서 가려면 도착 당일인 일요일에 가야합니다.

3.당연히 캐리어를 끌고 가와고에까지 가는 겁니다.

4.그러나 감기로 체력 방전. 최소한으로 짐을 줄이려 노력했지만 그래도 캐리어 끌고 가와고에까지 갈 체력이 안나옵니다.

5.게다가 토요일에 쉬고 가는 것도 아니고, 외부 강의를 한 시간 하고 갑니다. 정신적으로도 지치는 거죠.


그리하여 사흘 전까지는 포기. 그랬는데, 여행 전날인 강의날에 묘하게 오기가 올라옵니다. 어차피 나중에도 전시회는 갈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그림을 보러 가고 싶으니 일단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시점에 결정하자고 아침에 짐 챙겨 나오면서 생각합니다. 사실 이날 새벽에도 격하게 기침하며 호흡곤란이 와서 골치 아팠습니다. 어제도 호흡곤란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날만큼 심하지는 않았지요. 하하하하.




(공항가는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



와이드모바일의 모뎀은 6시 반부터 수령 가능합니다. 그래서 6시 조금 넘는 시각에 공항에 도착하도록 움직입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으로 출국수속이 강화되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JAL은 셀프체크인이 되지 않아서 줄서서 기다리는데, 그 와중에 승무원이 계속 돌아다니며 말합니다.


"짐검사 하는데 시간이 약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늦으실 것 같으면 다른 분들에게 양해 구하시고 먼저 수속 밟으세요!"


탑승 시작은 0730부터. 항공기는 0800 출발. 그리고 줄서기는 그보다 한참 앞서 했는데, 기다려보니 이유를 알겠습니다. 신발까지 다 벗고 대기했다가 굉장히 세밀하게 검사를 합니다.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저는 등 뒤쪽에서 반응이 와서 당황했습니다. 등뼈에 철심 박은 것도 아닌데 왜?


그날-11일, 일요일 아침의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0625 김포공항 도착, 모뎀 수령 줄서기

0637 모뎀수령

0640 JAL 카운터 줄서기, 수속 대기

0655 출국심사장 들어가기 전 여권 검사 대기 줄

0733 수화물 검사 종료, 출국 수속은 30초.

0734 39 게이트, 탑승


수화물 검사에 시간이 꽤 걸렸고, 출국 수속은 30초 만에 끝났습니다. 그리고 39번 게이트까지 열심히 걸어서 바로 탑승했고요. 30분부터 탑승 시작이라더니 제가 갔을 때는 줄이 거의 없었습니다. 0750 경에는 탑승 종료였다고 기억합니다. 그러니 다들 무사히 통과했다는 이야기고요. 다만 저는 면세점에서 짐 찾을 것이 없어서 가능했습니다. 찾을 거라면 아예 모뎀 수령 단계부터 시간을 줄이셔야 할 겁니다. 어차피 올림픽 기간 한정이긴 하겠지만.





체력이 떨어지니 여행 자체도 시큰둥 합니다. 그 무엇보다, 수요일에 받은 기관지 확장제 때문에 커피 마시면 손떨림이 심해져 커피 자체를 포기했습니다. 여행 중 카페 최소 세 곳 정도는 들릴 생각 이었는데 덕분에 계획이 날아가며 의기소침한 상태였지요. 여기저기 찾아보니 기관지 확장제에 들어가는 약성분이 카페인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페인이 들어가면 과다 복용한 것 같은 몸의 반응이 온답니다. 그렇지 않아도 기력이 떨어져 있으니 가능한 몸 사리자고 결정한 겁니다. 하지만 일본여행에서 커피를 빼면 즐거움이 확 줄지요.;ㅠ;






8시 즈음. 겨울 여행은 이래서 좋습니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다보니 항공기 안에서의 사진이 좋습니다. 특히 귀국할 때 마음에 드는 사진을 몇 구했고요.







서울 하늘은 여전히 뿌옇고. 그래도 아주 심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 아니 심했나.







신나게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던 도중 기내식이 나옵니다. 커피든 맥주든 다 패스하고 사과주스를 받았지요. 채소와 콩의 올리브오일절임, 그리고 요플레.





그리고 돼지고기. 맛은 그냥 기내식맛입니다.'ㅠ'; 따뜻한 밥이라는데 의의를 두지요.



식사 마치고 혼자서 뒹굴거리는데 창밖에 뭔가 보입니다. 어, 어어어어어어?





이야아. 도쿄 여행은 여러번이지만 이렇게 후지산이 잘 보이는 것은 오랜만입니다.







어째서인지 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아이패드로 찍은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허허허허허허.







흰색과 파랑의 대비가 더 잘 찍혔습니다. 물론 줌 여부도 관련은 있겠지만.






태공도 놓고 다시 한 번 사진.






꽤 오랫동안 보인 덕에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ㅁ-





이쯤되니 체력도 슬슬 괜찮아 보입니다. 입국장 통과 시간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생각하고 나가는데. 자리를 앞쪽으로 잡아 놓고, 캐리어도 들고 탔더니 속전 속결입니다. 최단 시간 통과였지요. 오후 9시 50분경 착륙해서 55분 쯤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세관 통과까지 끝내니 10시. ... 오오오오오. 입국심사도 맨 앞에서 받았더니 이런 효과가!



그래도 세관 심사는 이전보다 조금 더 까다로웠습니다. 여권에 당일치기로 다녀온 건이 두 번 정도 찍혀 있어 그랬을 겁니다. 방문 목적을 관광이라고 했더니 정확히 무엇 때문이냐 묻더라고요. 전시회의 발음이 틀렸는지 알아듣지 못해 미술관이라 답하니 캐리어까지 확인하고는 통과. 아마 최근에 금괴밀수 등 때문에 문제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뭐, 캐리어 속에는 옷 말고는 노트북 뿐.




그리고 당장, 가장 편하게 갈아탈 수 있는 방법을 조사해서 가와고에까지 갑니다. 쭈욱.

갈아탈 수 있는 노선이 여러 개지만 가장 우선해서 선택한 것은 편의성입니다. 시간을 적게, 그리고 환승 거리를 짧게. 갈아타는 것은 편하게. 이렇게 되니 시부야에서 후쿠토신선(부도심선)으로 갈아타고 한 번에 쭉 가는 쪽을 선택하게 되더랍니다. 비용은 .. 생각하지 않을래요.





대략 두 시간 정도 걸릴 것을 감안하고 움직였고, 이것은 시부야에서의 사진. 부도심선으로 갈아타기 전입니다. 그리고 저는 열차를 타고 한참 흔들려 가면서 깨달았습니다. 가와고에는 도쿄도가 아니라 사이타마였군요.(먼산)




그리고 하츠 아키코 전시회 관련 이야기는 다음 글에 이어집니다. 쭈욱.

관련글: 나리타 미나코 화업 40주년 기념 기획: 공연 및 전시 http://esendial.tistory.com/7476


언제 올린 글인가 확인해보니 지난 12월 9일에 올린 겁니다. 글을 작성한 시점은 아마 항공권 결제하나 마나 했던 즈음이라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여행의 목적은 딱 하나, 이 나리타 미나코 전시회의 관람이었습니다. 나중에 몇 가지 부퀘스트가 추가되었지만 기본 목적은 그거였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가능하다면 복제원화를 구입하는 것. 그래서 엔화도 넉넉히 챙겨갔고요. 결론적으로 이 퀘스트의 달성도는 이렇습니다.


Q1 나리타 미나코 전시회 감상 - 완료

Q2 나리타 미나코 복제원화 구입 - 포기

Q3 하쓰 아키코 전시회 감상 - 완료. 하지만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음 (이후 기술)

Q4 G의 신부름 - 완료

Q5 도쿄 카페 기행 - 실패. 건강상의 문제



본 목적인 전시회만 놓고보면 충분히 달성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에 드는 걸 잔뜩 사오거나 하진 못했던 데다, 귀국이 밤 비행기로 매우 피곤했고 그 다음날도 병원에서 시달려 지금까지도 후유증이 안 가셨습니다. 하기야 여행 다녀온지 아직 일주일도 안되었으니 벌써 여행 후유증이 가시면 그것도 나름 문제입니다. 후유증이 가시는 시점부터 다음 여행을 준비할 거니까요. 물론 이번 여행은 건강상의 문제로 체력 관리가 쉽지 않았던 터라-뻗고 싶은 심정이지만.






어제도 올린 이 그림.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놓고 찬찬히 이야기를 풀어보지요.



1.작년 말쯤 갑자기 나리타 미나코의 화업 40주년 기념 행사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M님이 제공해주신 정보를 보고는 꼭 가야겠다 생각한게, 작년에 있었던 LaLa 몇 주년 기념 원화전 다녀오신 분들이 나리타 미나코의 그림도 실물을 봐야한다고 당부(?)하셨던 것이 있어 그랬습니다.

2월의 도쿄 여행은 작년 후반기부터 고민하던 것이었고, 가장 큰 이유는 하쓰 아키코의 원화전이었습니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원화전이라 가보고 싶다 생각은 했지만 가와고에는 매우 멀더군요. 게다가 장소가 카페로 작다는 것도 그렇고, 원화는 이전에 한 번 보았으니 되었다는 생각도 있어 미룰 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정이 나리타 미나코 원화전과 겹치더랍니다. 그리하여 기회가 되면 간다는 선택 퀘스트로 목록에 올렸습니다.


2.사실 2월 여행을 가려고 작년에 생각했던 건 아시아나가 A380을 나리타 노선에 투입한다는 공지가 있어 그랬는데, 뜬 소문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이 날아간 건지 안 떴습니다. 이쪽은 아예 고려하지 않았고요.


3.그보다는 2월 설 연휴와 전시 일정이 겹친 덕에 간다면 무조건 설 연휴 직전의 주말에 가야하고, 그 때가 마침 동계올림픽 시즌이라 하네다 왕복 항공권의 가격이 12월 초에 마구 올라가고 있다는 점도 결제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일단 지르고 그 다음을 생각하기로 한 거죠. 항공권 가격 때문에 항공기는 JAL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4.그 덕에 1월 중순의 여행도-지금 사진 정리하며 알았지만 연도를 잘못 적었습니다. 사진에 왜 2017년이라 박은 거죠..ㄱ--2월에 어차피 가니까 내가 할 일은 다 뒤로 미룬다는 심정으로 가능한 조력자 역할에 전념했습니다. G도 그걸 알고 있었으니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했을 겁니다. .. 아마도.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복병은 2월 초에 다가옵니다. 혼자 가는 여행이고, 다른 특별한 일정은 없으니 대강 짐 챙겨가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때 아닌 감기가 사람을 잡습니다. 2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습격한 감기는 가래부터 시작되었으며, 밤잠을 설치게 만들더니만 급기야 기침까지 이어지면서 사람의 체력을 바닥냅니다. 여행 전날에는 외부 강의까지 준비를 해야해서 이모저모 신경쓸 것이 많았기에 더더욱 힘들더군요.





결국 짐은 대강 꾸려서 가방에 넣었습니다. 노트북도 가져갈까 말까 하다 챙겼는데 덕분에 호텔 숙소에 처박혀서 트윗질을 하고 있었고요...-ㅁ-; 놀기는 잘 놀았으니 불만은 없습니다.

캐리어는 가장 작은 것으로 하나. 올 때나 갈 때나 짐 무게 차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돌아올 때의 캐리어도 13킬로그램 내외였습니다. 가벼운 것만 우겨 넣었더니 그런 모양입니다. 진짜 다음에는 도쿄역 가서 이것저것 과자 쓸어오고 싶은데, 그런 놀이(?)를 하려면 옆에 일행이 있는 것이 재미있단 말입니다. 그런 여행은 나중을 기약하지요.




제목에 목표는 생존이었다는 건 거짓말이 아닙니다. 여행 당일 새벽에도 그런 내용을 올렸으니, 궁금하시면 실시간으로 올렸던 트윗 타래를 보시면 됩니다.-ㅁ-

https://twitter.com/esendial/status/962434825255727104


그 전날에도 그랬지만 당일 새벽에도 자다가 숨 넘어가는 기침을 두 번 정도 겪었으니, 그걸 실시간으로 목격한 부모님은 여행을 안 가면 안되느냐 하시더군요. 끝끝내 대답 안하고 여행 다녀왔는데, 목표였던 전시회를 보고는 히죽히죽 웃으며 오길 잘했다 생각했습니다. 역시, 사람은 아름다운 것을 보고 살기에도 삶이 짧아요. 그러니 열심히 돈 모아서 다음의 전시회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겠습니다. 목표는 화업 50주년 기념 전시회! (...)



이번 여행도 특별한 것은 없는 고로 대체적으로 시간 순서대로 사진을 올릴 예정입니다.'ㅁ'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복제원화. 하지만 여러 복합적인 사유로 포기했습니다. 지금도 주문할 걸 그랬나 생각은 하지만 어디까지나 생각만.


180216 덧붙임. 사진 출처를 빼먹었습니다. 코믹 나탈리의 기사.

https://natalie.mu/comic/news/269027

갤러리는 사진촬영 금지였습니다.



오늘. 오후에 귀가하면서부터 왼쪽 겨드랑이 아래, 갈비뼈중간부분부터 통증이 오더랍니다. 통증 부위가 애매하긴 한데, 혹시라도 이게 폐렴과 관련이 있을까 노심초사. 오늘 만났던 모님은 제 증상이 어느 정도인지 대강 보셨으니..=ㅁ=;

점심 먹다가 기침이 시작되었는데, 매운소스가 식도와 기도를 자극하여 기침이 멈추지 않는 바람에 모님을 포함해 주변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까지 ‘저 사람 괜찮은거야?!’라는 심정으로 시선을 주었다고 합니다. 저야 주변에 신경을 안써서 몰랐...; 그도 그런게 자극이 심했는지 새벽녘에 그렇듯 기도폐색에 가까운 상황이어서 호흡고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거든요. 그 때 쌔액쌔액 소리를 냈으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저 사람 숨넘어가는 것 아닌가 싶었을 겁니다.(먼산)

연휴 끝나고 나서의 일이 걱정되지만, 쉬엄쉬엄 업무 조절해야 겠지요. 정 안되면 병가 내고 요양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은 가능하면 없어야.; 3월 업무 계획 마감을 위해서는 다음주에 달려야 하거든요. 기획안 다듬는 작업이 다음주에 있음. 흠흠. 미리 해뒀어야 했는데 까맣게 잊었습니다.


연휴 끝나면 이것저것 목록에 적어놓고 처리해야지요. 1월에 하겠다고 계획한 일의 절반 정도는 날렸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게으름이지만 그 다음으로 큰 원인은 이 감기와 그 후속타라는게 문제네요. 올해 건강관리목표를 상향조절할까봅니다.(먼산2)


사진 용량이 큽니다. 그래도 이정도의 후지산 사진을 찍은 건 처음이라 자랑하는 마음에 올려봅니다. 카메라 버전은 따로 올리지요.


2박 3일간의 도쿄여행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병원 다녀오기. 이비인후과 협력병원인 2차병원에 다녀왔습니다. 그래놓고는 오후 내 뻗었네요. 그나마 쉬는 동안이라 병원 다녀오기 용이해 그렇지, 아니었다면. 하하하하.

사진찍어본 결과 기관지염, 폐렴 모두 아니랍니다. 천식도 아닌 것 같다고요. 그래도 기도에 뭔가 닿기만 하면-그게 숨쉬다 나온 공기라 해도 과하게 반응하는 통에 기침은 계속 됩니다. 아무래도 가습기 한 대 들여야 할 것 같은데.. 으으음. 잊지말고 공기청정기도 들여야죠.


여행기는 트위터에 대강 초안 잡았으니 그 다음은 설렁설렁 연휴기간동안 쓰겠습니다.’ㅂ’ 


제주산 레몬을 구입한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메종엠오의 마들렌글라세나 레몬위켄드파운드를 집에서 만드는 것. 설탕이 들어간 차는 드물게 마시다보니 레몬차 등은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었고요. 그리하여 레몬이 도착한 그 주 주말, G네 집에 가서 레몬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왼쪽이 레몬케이크, 오른쪽은 그 재료.


재료라고 해도 어차피 주 재료는 밀가루와 설탕과 버터입니다. 셋을 동량으로 넣고 거기에 레몬즙은 대략 한 개 정도 들어갑니다. 거기에 레몬 껍질 간 것도 1개 분량.




결론만 말하면 실패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저 틀이었는데... 파운드케이크틀이 있을 줄 알았더니 앞서 처분한 걸 몰랐던 겁니다. 그래서 그나마 큰 틀이라고 있는 유리그릇에 넣어두었더니, 열이 제대로 통하지 않아서 원래 레시피보다 두 배의 시간을 들여 구웠음에도 바닥부분이 설익었습니다. 질척하더군요. 물론 옆면과 윗면은 파삭파삭하니 맛있게 구워졌습니다.

거기에 레몬글라세를 생략했더니만 생각만큼 레몬맛이 안납니다. 아주 약하게 날뿐.;ㅠ; 케이크에 들어가는 설탕량에 질려서 글라세를 생략했더니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니 맛있게 만들려면 눈 딱 감고 원래 레시피대로 만드는 것이 답입니다. 어흑. 다음에는 빼먹지 않고 시럽도 충분히 만들겠습니다....



뭐, 아직 레몬은 잔뜩 남았으니 만드는 건 다른 재료의 문제지요. 버터가 아직 남았으니 한 번쯤은..?



G 덕분에 얻어 먹게된 빨간봉지의 요괴라면. 이건 국물떡볶이 맛입니다. 국물떡볶이 맛은 스프가 하나만 들어 있더군요. 하얀맛인 크림크림맛은 이름 그대로 스프도 두 개였습니다.






이날은 전날 남겨두었던 만두와 어묵이 있어서 끓일 때 같이 섞었습니다. 국물이 굉장히 빨갛게 보이지만 라면맛이 아니라 진짜로 떡볶이 맛입니다. 달달한 떡볶이 국물이라, 이것도 먹는 내내 밥이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 투덜댔지요. 이 때 위가 많이 줄어 있긴 했지만 밥이 있어 말았다면 양이 넘쳐 남겼을 겁니다. 만두와 어묵도 넣었으니 양이 넘칠만도 하죠.



날 흐리고 스산할 때,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떠오를 맛입니다. 무엇보다 떡볶이 맛을 잘 재현해두어서, 먹고 싶을 때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제일 좋네요. 그렇지 않아도 설 즈음이라 떡 구하기가 어렵지 않으니, 냉장고에 떡이랑 식은 밥 챙겼다가 해먹기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괴라면 한 상자 들여 놓을까요.-ㅠ-


농사펀드에 호구빵이라는 팥빵이 올라왔습니다. 겉보기에는 피가 얇은 찐빵에 팥소를 듬뿍 넣은 팥빵인데 이름이 독특합니다. 호두구름빵, 줄여서 호구빵. 줄임말이 틀린 것은 아니나 묘한 감상을 자아냅니다. 가격이 낮은 건 아니라 몇 번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 주문을 넣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호구빵.






왜 구름빵인가 했더니 마을 이름이랍니다. 구름마을에서 만든 호두빵, 그래서 호두구름빵, 줄여서 호구빵. 음. 몇 번 되뇌이다보니 친숙하게도 느껴집니다.






안에는 전단지도 있고, 아이스팩으로도 감싸 왔습니다.






18개를 주문했더니 저렇게 6개 묶음으로 오네요. 농사펀드에 올라왔을 때 포장재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으니 나중에 주문하면 바뀌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찐빵인지라 쪄서 먹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건 또 번거로우니 전자렌지에 살짝 돌립니다. 아주 살짝. 돌려 꺼내놓고 보니 피에도 호두가 붙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맛인데, 의외였습니다. 먹으면서 각오(?)했지만 예상외로 안 답니다. 달지 않아요. 정말로 달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보았던 그 어떤 팥소보다 달지 않습니다. 덕붙에 팥맛이 제대로 나네요. 달달한 찐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안 달아서 맛없다는 소리가 나올법도 하지만 전 이런 것도 좋습니다. 오히려 달지 않고 호두가 상당히 많이 씹히는 부분이 매력적입니다. 달지 않아서 아침에 우유와 함께 먹어도 속 달다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가격이 높아서 쉽게 손이 가진 않지만 먹어 보니 이해가 됩니다. 피도 얇게 쓰고 팥은 듬뿍 넣었으니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지요. 팥을 좋아하지만 찐빵은 달아서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할만한 맛있는 빵입니다.+ㅠ+

둘 다 조아라 연재작으로, 연재 후 투고하여 작년 말에 리디북스 출간. ePub에는 2월에 나왔습니다. 엊그제 나온 것을 확인하고는 잽싸게 구입해 읽었습니다. 모두 BL이지만 한쪽은 가이드버스 세계관이고 다른 한 쪽은 현대배경입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배경의 이야기이고, 한쪽은 제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어두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읽고 나니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몇 가지 이유 때문일 겁니다.



조아라 작가들 중에 매번 찾아서 선작하거나 출간하는대로 구입해 보는 작가가 몇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취향이 맞아서 계속 보거나 아니거나 하는데, 그런 작가들 중에서도 소재는 서로 다르고 방향도 다르고, 가끔은 대자연의 영향(...)으로 굉장히 주인공을 괴롭히는 내용을 다루기도 하지만 꼬박꼬박 챙겨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묘하죠. 분명 강간소재를 비롯해 주인공이 매우 구르는데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챙겨보게 된다는 건 말입니다. 제가 소설을 읽는 것은 딱 두 가지 목적이며 하나는 정보 수집, 다른 하나는 기분 전환입니다. BL이나 로맨스소설은 대부분 후자입니다. 그러니 소재가 취향에 맞지 않으면 던져 버리는 것이 당연함에도 챙겨봅니다.

희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들여다보면 또 다릅니다. 밤바담의 『느린 봄 기대어』도 그렇지만 집단따돌림이나 폭력 등도 그 소재를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더군요. 어떤 소설에서는 같은 소재가 등장해도 괜찮고, 어떤 경우는 아닌 것이 왜인가 곰곰히 따진 다음 내린 결론입니다. 어떤 소설에서는 주인공에게 트라우마를 부여하고 시련을 주기 위해 강력한 소재를 사용하면서 그 장면을 매우 꼼꼼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어떤 소설에서는 같은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간접적으로 보여주거나 하여 일종의 필터링을 거칩니다. 윌브라이트의 『역지사지』가 다른 후회/복수물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봅니다. 고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그 고생을 통해 상처와 강력한 힘 양쪽을 얻은 주인공이며, 그 주인공은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오롯이 홀로 섭니다. 고통 받았던 과거를 자세히 묘사하는 건 지금의 주인공이 가진 트라우마를 설명하는 한 방법일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독자들이 상상하게 놔두는 것도 하나의 소설적 장치일 겁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눈가리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내용이 길지 않으니 가볍게 다루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고, 망가진 사람이 왜 망가졌는가에 대한 묘사를 줄여 그럴 수도 있습니다.

권해원은 어느 날 귀갓길에 이상한 사람을 마주합니다. 자신을 아빠라 부르며 반갑게 따라오는 사람은 옷 차림새나 말투로 유추하건대 정신이 온전하지 않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와 길지 않은 대화를 나누고, 해원은 이 낯선 청년을 집에 들이고 '보살핍니다'. 정신연령이 매우 낮은데다 학대의 흔적있는 이 청년은 이모저모 종합해볼 때 최근 그 도시로 도망쳐 행방이 묘연하다는 연쇄살인마 이정윤으로 추정됩니다. 평소 타인과의 교류가 없는 해원이지만 이 청년만큼은 자신의 영역 안에 들이고는 그 뒤의 일을 생각합니다.

읽다보면 해원 역시 매우 망가져 있으며, 정윤도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지속된 학대가 정신적 미성숙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이런 정윤이 연쇄살인을 벌이고 그걸 은폐할 수 있을만한 지적 능력이 없다는 것도 당연한 것이고요.

단편보다는 조금 더 긴 이 이야기는 그렇게 해원이 정윤을 받아 들이고 무언가를 행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행한 뒤에도 짧은 이야기가 더 있고 에필로그도 있지만 그 이야기는 접어 둡니다.

해원이 정윤을 왜 들였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모로 생각할 수 있지만 처음에는 호기심, 그 다음은 동질감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물론 지적능력은 매우 다르지만 망가진 모양새를 감추고 그럭저럭 사회생활을 하고 있더라도 그 근간에는 뭔가 부족함을 느꼈을 것이고, 그 부족함을 채워준 것이 정윤이었을 거라고요. 정윤은 기본적으로 순수하고 의심을 모르는 인물입니다. 뭔가 다르다 생각하면 의심하게 마련이지만 정윤은 다르니까요. 의심하기 보다는 그냥 스스로 그러려니 납득하고 받아 들입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또 믿더군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순수하면서도 곧은 인물입니다. 그렇기에 해원이 기댈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은 훨씬 전에 나온 단편입니다. 최근에 출간된 『우평인』의 스핀오프에 가깝습니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스치듯이 이야기가 지나치기도 합니다. 가이드 버스 세계관으로, 센트릴은 특수한 능력을 가지지만 가이드가 없이는 그 능력이 자신을 갉아먹어 폭주하거나 일찍 단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가이드는 보통의 사람이지만 파장이 맞는 센트릴에게는 더없는 구세주이자 구원자입니다. 거기에, 센트릴은 자신이 각인한 가이드가 사망하면 함께 죽지만, 가이드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우평인』에서 나온 것처럼 센트릴와 가이드의 사이는 의무적인 관계에서 반려와도 같은 관계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가이드가 받는 타격은 그 관계에 좌우될 겁니다. 둘 사이 관계의 형태가 어느 쪽이건, 센트릴의 목숨줄이 가이드에게 달려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백승연은 배우입니다. 다른 많은 센트릴이 그러는 것처럼 군대에 가지는 않았고 배우로서 매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 백승연의 가이드 정우민은 타인들의 기준에서는 잘난 것 하나 없지만 센트릴을 잘 만난 그런 가이드입니다. 그리고 그 정우민은 불치병에 걸려 지금 죽어갑니다.

제목 그대로 이 이야기는 정우민이 불치병에 걸려 죽는, 그 일주일 간의 이야기를 센트릴인 백승연의 입장에서 다룹니다. 백승연에게는 가이드인 우민이 자신의 세계이고, 그런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부터 승연은 그 옆에 붙어 숙식을 함께 하며 세계가 무너지는 시간을 기다립니다.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언론이 뭐라하든, 가족이 뭐라하든 상관없이 세계의 종말을 기다립니다. 그저 자신의 가이드가 마지막으로 정신이 들어 있을 때 함께 있어주지 못한 것을 슬퍼하며, 하지만 마지막에는 혼자 보내지 않는다는 걸 안심할 따름입니다.

분명 세계가 무너지는 이야기이니 해피엔딩이 아님에도 읽고 나면 이건 해피엔딩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아까운 인재가 죽고, 가족이 죽는 일이더라도 당사자는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담담히 받아 들였고, 그리고 맨 마지막의 이야기를 보면, 적어도 그것이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던 겁니다. 센트릴과 가이드로서 함께했고 많은 것을 공유했던 만큼 틀릴, 틀리게 짐작할 속내는 아니었던 걸까요.



가이드버스의 근미래SF와 현대 배경 소설을 차례로 읽고 나니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경은 다르지만, 전작들도 그렇듯 주인공들이 서로 손을 마주잡고 천천히 걸어가는 광경이 그려지거든요. 그 앞에 놓인 것이 어떤 길이든,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주인공들은 괜찮을 겁니다. 서로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차분한 메시지를 받아 들고 오늘도 담담히 걸어갑니다.:)




이미누.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 시크노블, 2017, 2500.

이미누. 『눈가리기』. 시크노블, 2017, 600원.


위에 적은 것과 알라딘에 등록된 출간연도가 다른 것은 리디북스 독점 때문에 2017년에 출간되었다 이펍에는 2018년 2월에 풀렸기 때문입니다. 잠시 망설이다가 책에는 2017년으로 언급되어 일단 2017.... 음. 그냥 2018로 적을 걸 그랬나요.=ㅁ=

지난 주 굿스마일 메일링으로 날아온 넨도로이드는 키노의 여행 주인공인 키노입니다. 아마 한창 키노의 여행에 빠져 있던 때라면 구입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구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초반에는 상당히 좋아했지만 10권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작가가 SNS에 자폭 발언을 한데다, 소설 속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상당히 느껴지면서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입했던 두 권도 감상이 썩 좋지 않았고요.

그 연장선에서 이 넨도로이드도 구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래도 넨도로이드 자체의 분위기는 마음에 들어서 올려봅니다.





기본 모습. 에르메스와 키노입니다.

이름 때문인지 적을 때마다 고급 브랜드와 영화잡지가 동시에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군요.





원래 무뚝뚝한 얼굴이 기본입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좋아할만한 그런 모습. 쌍권총과 화승...(응?)





커피보다는 홍차 마시는 이야기가 많았지요. 커피보다는 홍차의 수급이 훨씬 편해서인가 잠시 망상하는데, 티백제조는 과연 어디서 하고 있을까요. 애초에 소설 첫 이야기가 숲의 폐허에서 노숙하는 내용이었으니 말입니다. 그 장면에서도 차 마시는 장면은 빠지지 않습니다.



생각난 김에 차 한 잔 들이키러 갑니다.-ㅠ-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일본 스타벅스입니다. 한국은 설 연휴 지나야 아마 나올 겁니다. 설 연휴까지가 발렌타인 데이 시즌일 것이니.


이번에도 고이 패스. 한국 발렌타인 상품은 동전지갑 하나 구입했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벚꽃 시즌은 시작할 때부터 특별히 모은 것이 없다보니 손을 계속 안대게 되더라고요. 뭐, 지금까지 사놓은 스벅 상품들도 고이 서랍장에 모셔져 있다보니 더 살 마음이 안 드는 건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건 지갑님께는 다행인 일입니다.

이번 이야기도 시작은 트위터. 트위터에서 빅센의 별자리 모양 책갈피에 대한 트윗을 보았습니다.(링크) 천체망원경으로 유명한 브랜드에서 내놓은 책갈피라니 흥미가 생기더군요. 거기에 C님이 양념을 칩니다. 천체망원경뿐만 아니라 망원경 전반이 유명한 곳인가봅니다. 이 회사의 오페라 글래스를 쓰신다는군요. 원 구입 목적은 다른 쪽이라고 얼핏 들었지만 제품이 좋다보니 오페라 글래스로 쓰기도 좋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전 안경파라 오페라 글래스는 무립니다. 구입 욕구는 아주 조금 있긴 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



별자리 책갈피 종류는 넷입니다. 백조자리, 북두칠성, 묘성(すばる), 오리온자리. 세 번째의 묘성이 조금 독특한데, 스바루라는 이름이 워낙 익숙해서 기억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상품으로 나올 정도인가 싶더군요. 일단 모양부터 보시면..






왼쪽이 북두칠성. https://www.vixen.co.jp/product/71182_6/

오른쪽의 은색이 백조자리입니다. https://www.vixen.co.jp/product/71183_3/



그리고 왼쪽 은색이 묘성, 스바루. https://www.vixen.co.jp/product/71181_9/

오른쪽의 금색이 오리온 자리입니다. https://www.vixen.co.jp/product/71184_0/


취향만 놓고 보면 단연 묘성입니다. 백조는 "저 백조의 모가지를 비틀어 대령하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고(제우스), 북두칠성은 괜찮지만 오리온은 저 얇은 허리를 대롱대롱 매달아 하늘에 걸어 놓고 싶.... 그리스로마신화를 너무 많이 보면 이런 부작용이 생깁니다.

묘성-플레이아데스는 티탄족 누군가의 딸로 기억하는데 저쪽도 제우스가 마수를 뻗쳤던가요, 아닌가요. 저도 헷갈리긴 하지만 이미 이름부터 홀렸으니까요. 스바루. 애초에 별의 이름을 따서 등장인물의 이름을 삼은 것이지만 그래도 하나쯤 두고 싶습니다.



가격은 개당 1800엔. 도큐핸즈 등에 입점해 있고 홈페이지의 점포 검색으로 판매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망원경만 취급하는 곳, 쥬얼리나 액세서리도 파는 곳이 있으니 확인이 필요합니다. 도쿄 시내 큰 도큐핸즈에서는 대개 취급하는 모양이니 도쿄 여행 갈 때 가도 좋을 거고요. 재미있는 건 원산지가 한국이란 겁니다.


책갈피 외에 목걸이 등의 장신구도 있으니 관심 있으시면 사이트를 더 보시길. 다만 장신구는 가격이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책갈피는 온라인샵에서도 구매 가능하고요.

『하루의 맛』은 표지부터가 사람을 홀립니다. 동그랗고 살짝 도톰하지만 옆구리를 보면 폭신해서 그런건지 가라앉은 것 같은 포동포동한 핫케이크 여덟 장을 쌓은 모습은 그 위에 버터 한 조각을 올리고, 메이플 시럽 한 단지를 준비하여 나이프와 포크로 비장하게 덤벼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표지의 그림과 같이 폭신폭신한 핫케이크를 구워야 합니다. 거기부터가 시작이지요.


표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 책은 먹을 것에 대한 작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잔뜩 담았습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식재료와 음식, 그걸 담아내는 그릇과 부엌 도구들을 다 다룹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제 취향일 수 있지만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면서는 읽는 것이 고행이었습니다. 과거의 저라면 매우 행복하게 읽으며 지름목록에 추가했을 것이지만 지금의 저는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책 부제에 나오는 것처럼 이 책은 각 주제에 대한 짧은 글들을 아침, 점심, 저녁, 차라는 네 가지 큰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아침은 이상적인 아침식사부터 시작해 수프나 에코백, 점신에는 식재료, 말린식재료, 도구, 바구니, 그릇 등을 다루고 저녁은 술, 보데가 컵, 빵, 기름, 수세미 행주 등등, 차는 커피와 과자, 티타임, 주전자, 차의 종류 등등을 소개합니다. 각각의 주제에 대해 짧게 쓴 글인 걸 보면 블로그 등에 올린 글이거나, 어딘가에 연재한 글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읽기 어렵지 않으며 쉽게 넘어가는데다 자칫하다가는 글에 홀려 이것저것 사들기 쉽습니다. 읽는 동안, 예전에 읽었던 오하시 시즈코의 『멋진 당신에게』가 떠올랐습니다. 계절의 식재료나 다양한 소재의 음식, 생활방식 등을 다루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그 부분이 지금의 저와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예전에는 마음에 드는 것이면 일단 모으고 봤습니다. 수집벽이 있었던 건지, 버리지 못하고 이것저것 잔뜩 모아 놓았고 여행지에서 구한 포장지나 종이봉투, 비닐봉투도 추억이라며 남겼습니다. 그걸 그만둔 건 짐이 점점 증식하면서였고요. 미니멀라이프니, 생활가이드니, 굉장히 다양한 책을 보며 미련과 집착을 버리려 애쓰고 급기야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가 아니라, 몇 년 동안 두어도 돌아보지 않는 것이면 버려야 한다는 것과 사놓고 쓰지 않으면 애물단지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고 정리를 했습니다. 충동구매로 사들인 것들도 그렇게 다 떠나 보내니 손에 남은 것은 가끔이라도 꺼내 쓸 것들이더군요. 그런 것만 남았습니다. 그나마도 마음이 떠나면 자연스레 품에서 내보낼 것들입니다. (물론 책은 예외입니다.) 바자회에 내놓거나 재활용품 바구니에 넣어두면 누군가 집어갈 테니 쓰던 것이라도 처분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에코백을 이런 저런 이유로 모아 놓는다.

-여러 가게들을 다니며 눈에 들어오는 그릇을 다양하게 구입한다.

-벼룩시장에서 잡동사니를 구입한다.

-흰색 그릇도 여러 브랜드의 것을 섞어 구입한다.

-보데가Bodega도 마음에 드는 것마다 구입한다.


는 내용을 보면 집 정리하기 괜찮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포장지나 과자상자를 보관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런 생활이 가능한 건 푸드스타일리스트라 남겨두면 어디에든 쓸 상황이 되기 때문일 겁니다. 보통 사람들이 따라하기에는 벅찹니다. 갖가지 식재료를 구해서 먹어보는 것도, 여러 회사와 여러 생산지의 다양한 그릇을 구입하고 쓰는 것도 직업과 관련되어 있으니 가능하겠지요. 그럼에도 이래도 되는 걸까 싶은 정도로 수납공간 걱정이 되더랍니다. 허허허허..


딸기잼을 비롯한 잼 만들 때의 비율 계산이나, 검은콩 졸이기, 스콘의 재료별 비율 계산은 좋습니다. 스콘은 제 취향의 비율이 아니지만 보통의 스콘을 만들 때는 이정도 비율이 좋을 겁니다.



책 편집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걸리는 것은 번역 쪽인데, 여성어와 일본어 번역투가 뒤섞여 있어 읽다가 피로함을 느꼈습니다. 단어나 구절, 어구, 일본어가 아닌 여러 외국어들은 매우 잘 번역했고 모르는 단어에 대한 주석도 좋습니다.

또 걸리는 부분이 몇 있었습니다. "핫 비스킷을 '긴급 비스킷'이라 표현한 레시피(p.233)"가 있다는 부분. 저 다음 문장에는 "빠르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시간이 없을 때 금세 만들 수 있는 구세주 같은 비스킷"이라는 언급이 있어 뒷부분의 번역 때문에 일부러 긴급이란 단어를 쓴 것이 아닌가 추측하지만 원래는 퀵 비스킷이 아니었을까 싶거든요.

또 걸리는 부분은 생지라는 단어입니다. 이 책에서는 生地를 모두 다 생지라고 그냥 번역했습니다. 문맥에 따라 반죽, 또는 베이스 등의 단어로 골라 바꿔 쓸 수 있었을 것인데 일괄적으로 다 생지라 적었습니다. 한국어사전에는 생지라는 단어가 아예 없습니다. 분명 바꿔 옮길 수 있는 단어가 있음에도 그대로 둔 것을 보면 번역자의 이도로 보이는데, 이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걸린 덕에 책 자체에 대한 점수가 왕창 깎였습니다. 다른 언어에 대한 번역은 훌륭한데 왜 그랬을까요.(먼산)



나가오 도모코. 『하루의 맛』, 임윤정 옮김. 앨리스. 2017, 14800원.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아마 T님은 재미있게 보실 겁니다.



분명 쩐주나이차=진주버블차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지만 지금의 제게는 사진의 떡입니다. 이 모든 것은 감기가 원흉이고요.



지난 주 중반부터 조짐을 보이던 감기는 이상한 방향으로 튀어갑니다. 분명 목 안쪽, 가장 깊은 곳에 낀 것 같던 가래는 급기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점차 위쪽까지 닿아오고, 참아보겠다며 버티던 금요일을 넘어 토요일 새벽에는 사람 잡는 수준까지 발전합니다. 가래가 지나치게 퍼지는 바람에 새벽에 기도를 막아, 순간적으로 호흡곤란이 온 겁니다. 기침을 해도 소용이 없어, 자다 깨서는 숨통 조절하느라 애먹었습니다. 꺽꺽거리며 목 부여잡고 있다보니 간신히 숨은 돌아왔지만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병원에 가기로 결정합니다.


어머니도 자주 다니시는 병원이라 그래도 괜찮겠거니 생각했는데 왠걸. 가래가 다 없어진 건 아니고, 그래도 살만한 수준까지 오고 나니 목이 쉽니다. 그리고 병원 다녀오면서 찬바람을 강하게 쐰 지금은 양쪽 귀에 미미하지만 통증까지 옵니다. 이거 귀까지 번지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하기야 귀 아픈 건 감기 걸릴 때마다 매번 그랬지요.



기침은 짜먹는 시럽을 처방받아 먹으니 두 번 먹는 동안 가라앉았습니다. 남은 건 목과 가래뿐인데 무사히 가라앉을지는 일단 두고 봐야 하겠네요. 흑흑. 그러니 바깥 걸음 하지 않고 얌전히 지내겠습니다. 흑흑흑. 다들 감기 조심하시어요.;ㅁ;

북스피어 책은 나오는대로 장바구니에 담아둡니다. 취향에 맞든 아니든 일단 담아두고 읽는데, 『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는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려고 두니 친절하게 '이미 구입한 책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난 구입한 기억이 없는데! 라며 책나무를 뒤져도 안 보이더군요. 이 책을 어디에 두었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사무실 업무용 책장에 잠시 꽂아 둔 것이 기억나 회수해왔습니다. 책 구입한 뒤 홀랑 까먹는다는 이야기를 반쯤 흘려 들었는데 제가 그러고 있습니다. 하하하. 하지만 다른 책 한 권은 어디 두었는지 아직 못찾았습니다.ㅠ_ㅠ


첫 번째 이야기는 '나'라는 사람이 술집에 갔다가 우연찮게 아는 사람을 만난데서 시작합니다. 세도리라는 독특한 칵테일을 주문하는 걸 보고 옛날에 잠시 알고 지낸 이라는 걸 깨닫고 말을 걸어보니 나름 큰 건을 치루고는 기분이 좋아져 있었던 터라 흔쾌히 같이 어울리고는 급기야 집에 초대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큰 건'과 관련한 이 사람의 일대기를 얻어 듣습니다. 옛 귀족 출신으로 작위를 이어받았기에 별명과 이어서 세도리 남작이라 불리는 사람은 고서수집에 얽힌 여러 괴이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작가인 가지야마 도시유키는 1930년생으로, 이야기들도 모두 옛날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오일쇼크를 다루는 부분을 보면 책의 배경은 70년대지만, 세도리 남작의 경험담은 패전 전부터 시작되며 미국 점령하의 일본 이야기도 상당히 등장합니다. 기왕이면 역사적 배경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보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45년 8월 15일에 일본의 항복 선언 뒤 일본은 어떻게 되었는가 등등.



기이한 이야기라는 제목답게 책에 미치면 사람이 어디까지 막장이 될 수 있는가를 철저하게 보여줍니다. 다만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남자다보니 남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술자리에서 튀어나오는 자신들의 모험담을 약간 과장한 느낌도 들고요. 그게 극에 달하는 것은 마지막의 장정가 관련 이야기입니다.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다지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헛웃음만 나오더랍니다. 아니, 하지만 이렇게 이상한 방향으로 책에 미친 사람도 있을 법합니다. 없지 않을 것 같아 더더욱 그렇고요.


이상한 감상이라는 자각은 있지만 읽으면서 80-90년대 한창 유행했던 『인간시장』이라는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중심으로 쓴 덕에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은 일본/한국에 대한 감상이라는 점에서 그게 더 떠올랐는지도 모르고요. 남성 중심의 이야기라는데서도 그랬는지 모릅니다.



물리적 의미로서 책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읽고 나면 나는 이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라는 반면교사로서의 작용이 상당히 크게 작용합니다. 이야기의 발상도 재미있고, 역사적 배경도 작용하다보니 아직 진보쵸와 고서 시장이 활발하게 살아 있던 때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건 감안하고 보셔야 할 겁니다.




가지야마 도시유키. 『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7, 12000원.


트위터의 해시태그로 마음당_역대_최애라는 것이 올라와서 일단 걸어 놓고, 주말에 하드 사진을 털어 올리려 했습니다. 노트북 자료 백업하면서 설렁설렁 뒤졌는데, 어머나. 왜 이전에 모아 놓은 사진들이 없지요? 그 많은 사진들은 다 어디간 거지요? 한참 찾아도 옛 클램프 그림들 폴더를 찾을 수 없어 눈물을 흘리며 후퇴했습니다. 아마도 DVD와 CD 백업해놓고는 그 자료 재 백업과정에서 누락한 것 같네요. 슬퍼라.;ㅅ;




그래도 사진은 있으니 올려봅니다.





1.클램프학원탐정단의 이모노야마 노코루.

사진상에서 가운데입니다. 화질이 좋지 않지만 그냥 올렸지요.-ㅁ-; 이보다 더 잘나온 사진도 찾아보면 있을 것인데, 예전에 모아 놓았던 사진이 사라지면서 모든 의욕도 같이 사라져...(하략) 진짜 그 사진들은 모두 다 사라진 걸까요. 어흑.;ㅂ;


클램프학원의 초등부 회장으로 맨 처음 등장하며, 나중에 X에서는 클램프학원 이사장으로 나옵니다. 본인을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하지만 연약한 여성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남성의 의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고 있으니. 하하하하하. 진짜 페미니스트는 그런게 아니란다. 물론 여성이 위험에 처하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는 그 자세만큼은 좋았지만, 그게 미묘한 곳으로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게 90년대 만화라 그럴 수도 있고요.





2.백작 카인 시리즈의 카인 하그리브즈.

하그리브스였나? 매번 쓸 때마다 헷갈립니다. 하여간 H로 시작하는 그 막장집안의 백작님. 한창 유명하던 때는 스바루×세이시로와 카인×리브가 1-2위를 다퉜습니다. 리브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카인은 매우 좋아했습니다. 리브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내용폭로) 때문입니다.

카인의 모델은 연재 초반 당시나 그 직전에 활동하던 때의 L'arc en ciel(라르크) 보컬인 하이도 모습이라는 것이 정설이었습니다. 유키 카오리가 그 당시 밴드나 락그룹 관련 단편을 그리기도 했고요. 그 때 활동하던 하이도의 모습은 카인 초기 모습과 많이 닮았습니다.

사진 파일명은 천사금렵구라 되어 있지만 백작 카인시리즈의 잊혀진 줄리엣이나 카프카 관련 그림이었을 겁니다. 가장 좋아한 것은 2권과 3권. 사실 5권 이후의 이야기인 갓차일드는 취향에 안 맞습니다. 게다가 결말도.(먼산)







3.마법기사 레이어스의 호우지 후.

문자 그대로 옮기면 호오오우지 후우일겁니다. 아마도..?; 레이어스의 세 주인공 중 가장 좋아한 인물이고요. 클램프 역대 등장인물 중에서도 한 손에 꼽습니다. 카드캡터 사쿠라의 인물들을 포함해도 여자 중에서는 제일 위. 등장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다른 두 사람의 백업 역할을 하고 중심을 잡는다는 점에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의 여러 연애라인 중 가장 정상적인 연애를 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나머지는.(하략)







4.마법기사 레이어스의 이글 비전.

그림에서 오른쪽입니다. 왼쪽은 란티스. 각각 입고 있는 복장은 각국 복장입니다. 막판에 히카루에게 밀렸지만 이글 비전도 상당한 실력자지요. 다만 공멸과 공존 중에서 신이 선택한 것이 공존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창조주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기 때문에 졌다고 생각합니다. 란티스와는 묘하게 BL의 분위기가 있지만 히카루와 란티스를 밀어주는 걸 보면 L이 아니라 우정이 아닌가 합니다. L이라기에는 냉정하거든요.-ㅁ-

몇 컷 등장하지도 않는 이글을 좋아한 덕분에 애니메이션은 제게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레이어스 애니메이션? 그런게 있었나요?(...)






5.창룡전의 류도 아마루.

물론 클램프 삽화의 아마루입니다. 아마노 요시타카의 그림은 취향에 안 맞습니다. 멋지지만 캐릭터 이미지는 클램프 쪽을 선호합니다. 다나카 요시키는 어느 쪽 이미지로 그려냈는지 모르지만 출판본은 아마노 요시타카, 문고판은 클램프로 나뉘어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의 창룡전은 안 샀군요. 가장 최근 권이 13권인데 이거 클램프판 안 산 것 같지...만 살 필요는 없겠지.OTL

(일단 확인은 해보고)


다나카 요시키는 류도 형제들 중에서 막내인 아마루가 가장 강하다는 설정을 했다고 밝힌 적 있습니다. 모티브가 서유기라던가요. 서유기에서, 가장 약한 존재인 삼장법사가 다른 요괴들을 부리는 걸 보고 약하지만 강하다는 이미지로 그렸다고 합니다. 나이가 어려서 약하지만 일단 흑화(?)하면 일당천쯤 됩니다. 다만 이 넷이 싸울 일은 없으니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아요.






창룡전 그림을 보면 클램프의 그림 변천사를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클램프학원탐정단이나 성전에 가깝지만 중반에는 레이어스의 그림이 보이고, 후반에 가면 카드캡터 사쿠라, 그 뒤에는 츠바사의 그림이 보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레이어스의 그림 쯤. 개인적으로 성전도 막판의 그림을 가장 좋아합니다.

생각난 김에 창룡전 원서 확인하면서 성전 마지막권도 다시 찾아봐야겠네요.'ㅂ'

(그리고 찾아보고는 다시, 아수라는 귀엽지만 이런 설정과 전개를 만든 클램프는 악당이라는 걸 재확인.)




여기까지 보신 분들은 왜 옛날 그림만 있느냐고 물으실지 모릅니다. 최근의 최애는 없냐고 물으시면, 예. 없습니다. 단호하게, 없습니다. 최근에는 최애 없이 그냥 얼굴 예쁘면 다 좋아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얼굴이 보구당. 참으로 선량하게 생기고 참으로 바른 인간이지 않습니까. 이런 청년 참 좋습니다. 하지만 선량하고 바른 것만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ㅁ-b

다른 설명 필요 없습니다. 멋집니다, 누님!




이런 느낌도 좋고요. 하여간 예쁜 것을 고루 좋아하다보니 최애가 생길 틈이 없습니다.

정확히는 두지 않는 것에 가까운지도.'ㅅ'




아름다운 것만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다들 마음의 정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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