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별의 계승자』는 타임라인에서 하도 베스트 SF로 꼽는 바람에 흥미가 덜해 뒤늦게 보았다고 언급했습니다.(링크) 모종의 이유로 1권을 빌려와서는 한참 미적대다가 보고, 30쪽 넘기기까지 애를 먹다가 그 뒹는 단 숨에 씹어 삼키고는 다음 권을 외쳤는데, 마침 3권이 나온 시점이었습니다. 1권은 2016년, 2권은 2017년, 3권은 2018년 1월에 막 나온 상태니까 정말로 운이 좋았습니다. 1권 마지막을 보고 절규한 뒤 뒤이어 2권과 3권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시리즈를 볼 때는 아예 전체가 다 나오기를 기다려 보는 것도 좋긴 합니다만 기다리는 것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지요. 저는 주로 참는 쪽입니다. 연재소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완결나기를 기다렸다 보는 경우가 훨씬 많은데, 아닌 것들은 주로 좋아하는 작가들입니다. 그러니까 아는 작품은 함께 달리지만 모르는 작품은 완결난 뒤 전체를 보고 파악하는 겁니다. 연재소설로 보았을 때와 완결소설로 보았을 때가 사뭇 다른 작품도 여럿 있지요. 그리고 연재처를 옮겨서 뒤를 못본 소설은 높은 확률로 폭탄이 됩니다. 하하하.



취향으로 따지면 1권 > 2권 > 3권의 순입니다. 1권과 2권은 상대적으로 학회SF에 가까우나 3권은 갑자기 이야기가 스페이스오페라계통으로 흘러갑니다. 희한하지요. 뒷 권에 계속이라 되어 있으니 이야기는 더 나올 것이고, 그 때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가 참 궁금합니다만, 3권은 보는 도중에 『은하영웅전설』이 떠올랐다는 걸 부인 못합니다. 정말로요. 덕분에 설명하다보니 B님을 본의아니게 낚았습니다. 하하하. 아마 C님이 B님에게 대출처리 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전 아직 2권 배송중이고 3권은 주문을 기다립니다.


2권에서 대립하던 두 사람은 상관의 간계(?)로 2권에서 우정을 쌓습니다. 학회SF는 대립형에서 협동형으로 바뀌며, 순식간에 이야기가 쑥쑥 나갑니다. 그리고 2권의 마지막은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로 말입니다. 2권의 수수께끼는 거인들은 누구인가이며 3권의 수수께끼는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입니다. 이 수수께끼를 푸는 것은 당사자들이기도 하고, 외부인이기도 합니다. 3권보다는 2권이 더 지식추구형 이야기에 가깝고요.


2-3권도 1권 읽은 직후에 도서관이 신청해 빌려다 보았습니다. 신청한 뒤 여행 직전에 빌렸는데, 모처의 모임에서 이야기하다가 3권을 읽은지 얼마 안되었다는 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마지막의 한 방이 대단하다 하시더군요. 저 역시 기대했지만 제게는 조금 못미쳤습니다. 음, 읽고 나서 동시에 떠오른 작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한국 게임계에 길이 남을 모 게임이며, 다른 하나는 ㅂ모 출판사에서 나온 판타지소설입니다. 양쪽 모두 동일 트릭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것과 같은 건가 싶어 김이 빠졌더란..-ㅁ-a 솔직히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가깝군요.


뭐라 해도 굉장히 재미있는 SF입니다. 여러 등장인물이 있긴 하지만 메인 주인공이 헌터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헌터와 그 친구들의 스페이스 오페라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 4권을 기다리며 조용히 통장 잔고를 채웁니다.



제임스 P. 호건. 『별의 계승자 2: 가니메데의 친절한 거인』, 최세진 옮김. 아작, 2017, 14800원.

제임스 P. 호건. 『별의 계승자 3: 거인의 별』, 최세진 옮김. 아작, 2018, 14800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