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일본 이야기. 글거리가 밀려 있지만 밀린 글을 한 번에 쓴다는 건 또 내키지 않아서 하루 하나 꼴로 꼬박꼬박 올리고 있네요. 이것 쓰고 나면 일본 소설 세 권 리뷰도 올릴 생각입니다. 언제 올라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밀려 있는 글거리 중 가능한 빨리 올리려고 하는 것도 올려야죠. 맥도날드 커피, 티스토리 달력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다른 글들을 제치고 올라올겁니다.(아마도)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진보쵸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수확도 진보쵸였습니다. 두 번째 수확이야 우에노에서 잔뜩 사들고 온 홍차지만 하여간 이번 여행은 진보쵸에서 고서를 찾기 위해 간 여행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어쨌건 성공적으로 쇼핑을 마친 뒤에는 입이 귀밑에 걸려 점심을 먹지도 않고 계속 돌아다녔고, 전날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팔팔한 기운으로 돌아다녔습니다.

진보쵸 관련 정보는  http://go-jimbou.info/를 참조했습니다.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고는 저장해두었다가 이번 여행에서 유용하게 써먹었지요. 여러 레스토랑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소개된 레스토랑을 가보고 정보의 빙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묘하더라고요.



go-진보쵸에 올라와 있는 레스토랑 '마키아벨리의 식탁' 입구입니다. 찾아보면 정보는 나올테니 따로 정보를 올리진 않겠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이탈리아 음식들이 있다고 하고 이름도 그래서 찍어 놓고는 다녀왔습니다.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진보쵸 관광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든 저 빌딩 2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간판 찾기가 쉽지 않으니 차라리 빌딩을 목표로 삼아 움직이는 것이 낫습니다.

점심 시간임에도 들어가니 한산합니다. 저 외에는 커플만 와서 음식을 시켜 먹고 있었는데 서빙하시는 분들의 나이는 지긋하시고 분위기는 경양식이라고 해야하나요? 본격적인 양식은 아니고 그렇다고 해도 꽤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 같은 오래된 식당 분위기입니다. 그 분위기에 맞게 제가 나갈 때쯤에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 네 분 정도 들어와 자리를 잡으시더군요. 아저씨라고는 하지만 아저씨라기보다는 할아버지에 가까운, 진보쵸에 책 찾으러 느긋하게 놀러 왔다가 식사하러 들어온 것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주문을 하면 미리 포크와 숟가락이 담긴 바구니를 가져다 줍니다. 그리고 파마산 치즈와 타바스코 소스도 나오고요. 만드는데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그 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그 동안 영수증을 보며 수첩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조명이 붉어서 붉게 나왔지만 버섯이 들어간 토마토 소스의 치즈 스파게티입니다. 면을 건져내서 바로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소스를 얹은 듯한 분위기입니다. 바닥에 물기가 있었거든요. 치즈가 하나도 보이지 않길래 지뢰를 밟았나 했더니 또 그건 아닙니다. 먹다보면 어느 새 소스 사이에 녹아 있는 치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따로 얹은 것이 아니라 소스 마무리를 하면서 치즈를 살짝 섞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것도 나쁘진 않군요.


하지만 이 스파게티 한 접시의 가격이 890엔입니다. 얼마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 수첩을 뒤져보니 그렇군요. 어허허. 원화 환산을 하는 것은 비매너입니다.(..) 그냥 10배 계산해서 생각하자고요.







식당을 나와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커피집. 다음에 오게 된다면 이런 커피집도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진보쵸도 옛 분위기는 아닐 것 같은게 상당히 정비되어 있어서 깔끔하거든요. 물론 팡세를 산 서점에서 받은 진보쵸 지도를 보면 서점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관광객인 제가 기대하던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하기야 제가 기대하던 분위기는 아주 좁은 골목과 쌓여 있는 책들과 나이 지긋한 서점 주인이었습니다. 거리를 돌아다녀 보기만 해서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순 없지요.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에 가봐야 느낄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카페 문이 꽤 독특합니다. 이런 곳도 좋습니다.


서점 바깥에 잔뜩 쌓여 있는 책들. 하지만 제가 찾는 타입의 책은 없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이미 쇼핑을 마친 뒤라 흡족하게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훗훗훗..



길은 왕복 4차선. 저렇게 작은 가게들과 그리 높지 않은 빌딩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종로도 조금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종로 1가 주변을 보면 또 그런 생각은 안듭니다. 게다가 재개발에 들어가면 거기에 남는 것은 오래된 가게가 아니라 주상복합건물뿐. 그런 곳을 누가 돌아다니고 싶겠습니까? 저 같은 관광객에게 쇼핑몰은 돌아다니는 재미가 없습니다. 이야기가 없거든요.
(그렇다고는 해도 그릇 구경은 좋습니다.; 그래서 백화점엔 종종 갑니다.)



우키요에도 구경하러 갈까 하다가 말았는데, 이 가게에서 우키요에 엽서를 팔고 있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장당 100엔이라니 싸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걸로는 모종의 작업을 진행할테니 올 한 해는 무척 바쁘겠네요.



진보쵸에서 들고온 책들은 올 한 해 作 분류를 바쁘게 할지도 모릅니다. 일거리는 잔뜩 들고 왔지만 언제 제대로 작업에 들어갈 진 알 수 없군요. 어쨌건 올 한 해도 열심히 바쁘게 움직이렵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몸 부피부터 줄이고...; 그 다음엔 수첩 제작 준비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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