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로 가는 항공기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처음에는 차를 끌고 가 주차하는 걸 염두에 두었는데 막판-그러니까 전날에 G가 마음을 바꿨습니다. 평일 7시에서 8시 전후는 장기주차가 불가능합니다.
이게 글을 쓰는 지금-금요일 오전 8시 44분의 인천공항 주차상황입니다. 단기 주차는 아직 넉넉하지만 장기주차는 만차입니다. 단기 주차는 그날 들어갔다 그날 나오는 차량이고, 장기 주차는 그날 들어갔다 다음날 나오는 차량을 포함해 1일 이상의 주차를 할 때 차를 두는 겁니다. 이걸 보고 있노라니 괜히 사설주차장이 우후죽순 생기는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주차 요금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의 문제더군요.
이러니 차를 끌고 가는 것은 포기. 그렇다면 선택지는 셋입니다.
1.인천공항 리무진버스 : 1인당 11000원 × 2명 = 2.2만원
2.인천공항 철도 : 1인당 5천원 내외 × 2명 = 1만원
3.택시 : 도로 이용료 6600원 포함하여 5.5만원
어머니께 부탁드려서 인천공항에 내려달라 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G가 일찌감치 기각해서 목록에도 못 올랐습니다. 그것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어느 쪽이건 위의 세 선택지는 대중교통 이용입니다.
평소 택시는 이용하지 않는 터라 1번을 밀었지만, G가 강력하게 밀어 붙여 3번으로 갔습니다. 무엇보다 G는 L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깨달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접어둡니다.
만약 아기를 데리고 공항에 가실 예정이고, 1번이나 2번을 이용하실 거라면 미리 대중교통 이용 경험을 쌓아두십시오. 그래야 아기 보호자도, 아기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4개월 미만의 아기를 데리고 이용하기에 가장 좋은 것은 자차지만 그게 불가능할 경우는 대중교통 이용 경험과 그 때의 대처 방법에 따라 1번부터 3번까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여간 저희는 3번이었습니다.
저야 앞자리에 앉아서 뒤쪽의 상황을 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G가 그러더군요. L은 평소 카시트도 거부하기 때문에 뒷좌석에 아기 올려 놓고 뒷좌석에서 놀게 할 수 있었다고요. .. 이거 도로교통법 위반일겁니다.(먼산)
공항 가서 제일 먼저 한 것은?
G에게 잠시 기다리라 해놓고는 와이파이 모뎀 찾으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8시 13분인데 이미 대기표가 20을 넘어갔고. 그래도 인력이 많아서 금방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8시 25분 쯤에는 이미 올라갔지요.
자.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아기를 포함해 항공권을 예약할 경우, 아기는 예약자의 아래로 들어갑니다. 1차보호자는 G였지만 항공권 예약을 제가 했기 때문에 L은 제 밑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있기 때문에 모바일 체크인, 웹체크인이 다 안됩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아기를 데리고 여행할 경우, 예약자의 아래 아기가 들어가며, 아기를 동반하는 이용자는 사전체크인이 불가능합니다. 일반 체크인만 가능합니다. 밑줄 좍좍 긋고 두 번 세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줄 서야 한다는 겁니다. 혼자 다니거나 성인만 있는 여행이라면 체크인 기계에서 슥 처리하고는 짐만 따로 부치면 되는데 그게 안돼!
이럴 줄 알았으면 모뎀 찾으러 가기 전에 G에게 줄 서고 있으라고 할 걸 그랬습니다. 요즘에는 항공사별로 통합 체크인이 이루어져서 뉴욕가는 것이든, 일본 가는 것이든, 홍콩가는 것이든 모두 한 줄에 섭니다. 비슷한 시간대에 출발하는 것이면 그렇게 되더군요.
대한항공의 경우입니다만, 모닝캄이나 비즈니스급의 이용자와 같은 수순으로 처리되는 라인은 아기와 그 부모만 가능합니다. 즉, 아기와 보호자 1인 및 가이드(...)가 붙는 경우에는 이용할 수 없답니다. 나중에 안내문을 확인하니 성인 1인이 아기 둘 혹은 어린이 둘을 데리고 있는 경우에도 이용 가능하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해당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 체크인으로 한참 기다리는 도중에 다른 체크인카운터로 이동했습니다. 그 덕에 기다리는 시각은 대략 30분 정도였습니다. 중간에 다른 카운터로 빠지지 않았다면 10분 정도는 더 소요되었을 겁니다. 그 사이 L은 캐리어에 앉아 다리를 흔들며 놀고 있었고 보호자와 가이드는 이미 여행 3일차의 체력 소모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일반 체크인을 하라고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좌석 위치입니다. 제가 사전 좌석 배정을 할 때 잡았던 좌석은 맨 뒤였습니다. 중간 좌석 보다는 그래도 돌아다닐 수 있는 맨 뒤 좌석이 낫지 않을까 해서였지요. 그랬는데 체크인할 때 직원이 좌석을 앞쪽으로 바꿔도 되냐고 묻더랍니다. 당연히 좋지요. 그리하여 받은 좌석은 29 G와 29H였습니다. 가보고 알았지만 좌석 가장 앞쪽으로 다리를 쭉 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앞에는 요람을 고정할 수 있는 좌석이더군요. 29A와 29B에도 L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아기가 있어 요람을 놓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다음으로 중요한 것을 요청합니다. 미리 알아본 G가 이야기하길래, 가능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바로 패스트트랙.
한 장당 소지자 1인 외 3명이 같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은 1번부터 6번까지가 있는데 이 중 1번과 6번은 패스트트랙입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유아 동반의 경우에는 패스트트랙 패스를 요청하여 받을 수 있습니다. 웹 체크인이나 모바일 체크인을 하는 경우에도 가능한지는 모르지만 일반 체크인을 하라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맨 앞의 좌석 배정과 패스트트랙 패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여간 저걸 들고 6번 출국장을 이용합니다. 패스를 받으면서 안내를 받았는데, 6번 출국장 들어가는 줄 옆에 작은 문이 있습니다. 그 문으로 들어가면 된다더군요. 커다란 캐리어를 부쳤으니 짐검사에 소요되는 약 5분 정도는 대기해달라고 해서 잠시 쉬고 있다가 출국 수속을 밟습니다.
패스트트랙은 확실히 빠르더군요. 노약자 대상이라 천천히 일하지만 줄 서는 수가 다르니 확실히 빠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아기를 데리고 있는 분은 반드시 일반 출입국수속대로 가셔야 합니다. 중요합니다. 아기는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지문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자동출입국수속을 쓸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자동출입국수속으로, G는 L과 L의 여권을 들고 일반 출입국수속대로 갑니다. 시간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일단 끊고, 출국장에서와 항공기 안에서의 이야기는 다음편에 올리겠습니다.'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