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かまいたち입니다. 미야베 미유키가 쓴 서문에 나오는 대로 아주 오래전, 미야베 미유키가 데뷔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썼던 중편과 단편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얇지만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책 소개에도 나왔듯이 『흔들리는 바위』랑 『미인』에 등장했던 아가씨, 오하쓰가 등장함에도 꽤 괜찮더라고요. '함에도'라고 표현하는 건 앞의 두 권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인』은 그럭저럭 볼만했지만 『흔들리는 바위』는 취향에 안 맞았지요. 이전 리뷰에도 적었을 겁니다.;;

이 이야기들이 마음에 드는 건 깔끔하게 딱 떨어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미인』이나 『흔들리는 바위』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데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읽고 나면 달콤한 잔상이 있습니다. 뒷맛이 쓴 것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오하쓰가 등장하는 것은 쌉쌀하고, 그 외의 다른 두 편은 로맨스 섞인 것과, 『우리 이웃의 범죄』와 비슷한 느낌의 것입니다. 앞서도 썼지만 미야베 월드임에도 오히려 애거서 크리스티나 『한시치』가 떠오르네요. 초기작이라 그런지도 모릅니다.
오하쓰가 등장하는 이야기 두 편은 앞서 출간된 오하쓰 시리즈보다 앞서 썼고, 그 이야기들의 원형이라고 합니다. 등장인물 하나가 들어가고 하나가 빠졌는데, 빠진 인물이 워낙 매력적이라 좀 아쉽습니다. 하기야 이 사람이 들어가 있으면 이야기가 너무 쉽게 풀릴겁니다. 말하자면 행동력 있는 토마.....와 비슷한 느낌이라.ㄱ-; 머리도 좋고 인맥도 좋고 얼굴도 잘 생겼고 몸도 잘쓰고. 그러니 이런 캐릭터가 등장하면 소설의 밸런스가 확 무너질겁니다. 아마 이 사람을 뺀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싶군요. 대신 들어간 인물의 역할을 보면 더 그렇습니다.


이번 책을 한 줄로 표현하면 난하고 가볍게 읽을만한 시대물 모음쯤 됩니다.
앞서의 다른 이야기들보다 얇기도 하고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게 좋군요.+ㅅ+
(다만 가격은 자비심이 없다는게..T-T)


미야베 미유키. 『말하는 검』, 최고은 옮김. 북스피어, 2011, 11000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