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조금 길지요. 하지만 제목이 책 내용을 그대로 말하네요. 요리연구가나 음식 만드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부엌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고 몇 가지 살림법을 곁들인 책입니다. 만약 도서관에서 먼저 발견하지 않았다면 교보에서 구입했을텐데, 그렇게 되지 않아 다행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도 영 마음에 안 찼거든요. 구입해서 보았다면 후회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마 이건 제가 워낙 많은 부엌을 들여다보아서 그럴겁니다.

일본의 『天然生活』부터 시작해, 부엌과 관련된 책은 꽤 많이 모았다가 꽤 많이 처분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천연생활의 압축 버전일지도 모르지요. 한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책이 거의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책 평가는 높은데 저는 별로 마음이 안갔습니다. 이미 일본의 책을 통해서 다 엿보았거든요. 한국 부엌 특유의 모습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부엌을 너무 깔끔하게 해두어 살아 있는 느낌이 안듭니다. 거기에 부엌의 구조(평면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체 풍경이 보이는 것도 아니라 이리저리 짜맞춰가며 상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피곤해지더군요.OTL

거기에 실린 부엌들 중에 가지고 싶은 부엌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먼산) 이런 부엌에서 나도 일하고 싶다거나, 나중에 이런 부엌을 가지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었습니다. 그것도 이 책의 평가가 떨어지는 이유고요. 일본책을 보지 않으신다면 보실만하겠지만 아니라면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효자동 레시피』의 저자 신경숙씨(소설가와는 동명이인;) 부분은 몇 번 다시 들여다 보게되더군요. 특히 티이타님께는 도움이 될듯..? 아이 이유식하는 방법이 살짝 나와 있거든요. 참고하시와요.+ㅅ+ 전 견과류 쿠키가 마음에 들어 집에 만들어 둘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주현. 『갖고 싶은 부엌 + 알고 싶은 살림법』. 중앙북스, 2012, 13000원

원제가 『ごはんのことばかり100話とちょっと』입니다. '밥이야기만 100 이야기와 조금 더'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번역제목보다는 이쪽이 더 맛깔납니다. 진짜 먹는 이야기만 가득하거든요. 짤막짤막한 기록을 여러 개 모아 두었다가 책으로 엮은 거랍니다. 어떻게 책을 만들었는지 작가 후기에 나와 있으니 보시면 아실겁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 보시는게...-ㅂ-; 내용 폭로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뒷 이야기가 들어 있으니까요.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최근에 『키친』을 원서로 보고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번역서에서 쌓아 놓았던 이미지가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지더군요. 미카게나 유이치나, 번역서에서는 꽤 어른스럽습니다. 하지만 원서에서는 딱 그나이 또래의 어린 아이들처럼 보입니다. 아니, 지금 이 나이 먹어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애들 맞아요. 20대 초반인걸요. 유이치는 아직 대학생이고 미카게는 자퇴(?)하고 요식업계에 뛰어들었으니까요. 연상연하커플이라고 알고 있는데, 말투를 보고 있노라면 애 맞아요.; 혀 짧은 소리가 절로 연상되는 그런 말투였습니다. 원서로 보고 나서, 한국에 출간된 『키친』은 역시 번역자의 소설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키친』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으니까요. 불만은 없습니다. 그 뒤에 들었던 번역자의 몇몇 사건들이 떠올라서 이 번역자의 책은 가능한 피하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그랬는데, 이번 책을 보면서도 조금 불안불안했습니다. 음식이 소재다보니 오역이 나올 것 같더군요. 아니나 달라. 중간에 등장한 와카모레 때문에 기겁하다 못해, 다른 모든 기억이 날아가고 머릿 속에는 와카모레만 남았습니다.


<188쪽. 93번째 이야기>

아보카도가 있어서 와카모레아보카도에 향신료를 섞어 만든 소스를 만들고 싶은 생각에 죽어라 으깼다.

.....
....
...

아놔. 와카모레의 저주에 걸렸어요!;ㅂ;
아보카도를 으깨서 만든 거라면 절대 guacamole죠. 구아카몰레든, 과카몰레든 과카몰리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와카모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니, 아보카도에 향신료를 섞어 만든 소스라고 적었다는 것은 찾아보았다는 이야기일텐데 왜 와카모레?

그 앞에는 미묘한 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145쪽, 66번째 이야기>

신선한 고추와 민트와 누크맘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태국의 전통 장을 나름대로 적당히 섞었을 뿐인데 이렇게 미묘하게 맛이 달라지다니.

누크맘....OTL
이거 베트남어로는 nước mắm라고 쓰는데 한국 위키백과 쪽에서 찾으면 nước chấm만 나옵니다. 그리고 이건 느억짬이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베트남의 어장(fish source)는 느억맘이라고 많이 부르는 것 같군요. 누크맘이라 부르는 건 못봤습니다. 포털에서 누크맘이라고 검색하면 '누크 맘에 들어요'라는 글이 나오는군요. 아기용품인 누크가 마음에 든다는 내용의 글입니다.



그래서?
원서를 읽기로 결정했습니다.-ㅁ-;

하지만 삽화라고 불러야할지 사진이라고 불러야할지, 하여간 그게 마음에 들어서 번역서도 나름 추천은 합니다. 무난하게 읽을만하니까요. 일본에서 출간된지는 오래되었지만 그리 시간의 간격은 느껴지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몇몇 소설에 대한 실마리(?) 같은 것도 들여다보입니다.+ㅅ+

요시모토 바나나. 『바나나 키친』,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12, 12000원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건축책 중 가장 마지막으로 본 것이 『집을 생각한다』입니다. 한국 발간일을 따지자면 앞에 나온 책인데, 저작권 연도를 보고는 제일 뒤로 미뤘더니 그러길 잘했더군요. 앞서 읽은 건축기행이나 집기행 책에 등장했던 유명 주택과 건축물이 다시 한 번씩 등장하는군요. 먼저 보아서 어떤 집들인지 파악하고 있다보니 예시로 등장할 때도 쉽게 이해가 됩니다. 알아보기 좋았어요.'ㅂ'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옛날부터 생각하고 있던 '집'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겼습니다. 내가 원하는 집이 어떤 집이냐는 거지요.

이 책에서는 집이 갖춰야할 풍경을 열 두 가지로 말합니다. 목차에 나와 있으니 고스란히 긁어보지요.

1. 풍경_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집
2. 원룸_ 건축가는 원룸으로 기억된다
3. 편안함_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안락한 공간
4. 불_ 집의 중심에는 불이 있다
5. 재미_ 재미와 여유, 그리고 집
6. 주방과 식탁_ 아름답게 어질러진 주방
7. 아이들_ 아이들의 꿈이 커가는 집
8. 감촉_ 손에서 자라나는 애착
9. 장식_ 적당한 격식, 효과적인 장식
10. 가구_ 가구와 함께 살아가는 집
11. 세월_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집
12. 빛_ 두 가지 의미의 빛

음, 그렇긴 한데, 제가 이상향으로 그리는 집은 여기서 몇 가지가 빠집니다. 일단 한국에서 대부분의 집은 아파트입니다. 아파트에서도 불을 못 쓰는 것은 아닌데 그래도 벽난로는 무리죠. 화로까지는 어찌어찌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것도 재의 처리 문제가 골치아픕니다. 애초에 화로에 담는 불은 가라앉은-사그라드는 불이므로 피워서 담아야한다는 문제도 있지요. 단독이 아니면 힘들다라는 이야깁니다. 뭐, 부엌의 가스렌지는 저도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하니 불이 없진 않겠지요.

아이들도 독신이 많은 현재의 가족 모습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의 꿈이 커가는 집이라면 재미가 있는 집이라는 이야기인데, 그건 5번하고 겹치잖아요. 아니면...
제가 피터팬증후군에 걸려 있는걸 어떻게 알았지요?(탕탕탕!)

그리고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집도 지금은 확신할 수 없지요. 제가 집을 지을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최소 20년은 지나야할테고, 제가 얼마나 그 집에서 생활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독신으로 산다면 자식들이 그 집을 이어서 사용할거란 생각도 안 들고. 이 부분은 지금으로써는 미지의 영역이네요.

최근 쓴 소설(단편) 때문에 그 집의 구조를 손에 잡힐듯이 그리게 되었는데, 실제로도 가능한 집일지는 모릅니다. 대강 여기에 이런 것이 있겠거니 생각하는 집인데, 그 집을 보니 중요한 것이 침실과 공용공간의 분리인가 싶네요. 2층은 오롯이 침실, 1층은 거실과 부엌. 거실이긴 하지만 들어가면서 바로 보이는 것은 아니고 좁은 공간을 지나야 거실이 나옵니다. 거실에는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고, 좌식 공간입니다. 넓은 탁자가 놓여 있고요. 그 근처에서 항상 뒹굴거나 탁자를 밀어 놓고 뒹굴거나. 그런 느낌입니다. 역시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라 뒹구는 공간이 중심이라니. 하기야 공부는 도서관에서 하니 집은 쉬는 공간입니다.
애초에 제가 살 집이라 생각하지 않고 만들어 놓은-상상한 공간인데 그 곳에서 등장인물들이 노는 것을 보니 저 역시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의외로 제가 살 공간을 떠올리라고 하면 그게 또 어렵고. 다만 앞서 다른 네 권의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건 작아야 한다는 겁니다.; 청소를 좋아하지 않는 특성상 큰집은 내키지 않네요. 혼자서 산다고 하면 25평 내외? 아니, 뭐, 일본의 땅콩집을 떠올린다면 25평도 큰 셈입니다.-ㅂ- 보통은 10평 남짓이니까요.

지난번에 읽은 『일본의 땅콩집』도 제대로 리뷰를 다루지 않았는데, 그것도 조만간 정리하겠습니다. 그것과 합해서 정말 내가 사고 싶은, 짓고 싶은 집을 그려봐야겠네요.+ㅅ+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은 집을 적어둔 것이 있습니다. 긴 공간에 침실부터 손님맞이 공간까지를 차례로 배치한 히아신스 하우스. 미타니 류지의 오두막, 단 가즈오. 거기에 추억의 보물상자. 이건 애들에게는 그야말로 보물상자겠다 싶습니다. 이거 모 만화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등장했지요. 우연히 발견한 가방 속에 이런 '보물'이 들어 있었다는 건데, 그 장면이 굉장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지진 재해 방지용 미닫이 찬장이랑 패치워크 서랍장.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ㅅ<


나카무라 요시후미. 『집을 생각한다』, 정영희 옮김. 다빈치, 2008, 18000원


먼저 읽은 『집을 순례하다』가 더 마음에 와 닿았던지라 『내 마음의 건축』은 상대적으로 밀렸습니다. 상권 마지막의 마티스랑 하권의 기쿠게쓰테이만 아니었다면 말입니다. 물론 중간에 저를 낚을 만한 곳-스톡홀롬 도서관이 있지만 도서관의 규모나 존재에 대해 저랑은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어서 말입니다. 이렇게 원형 공간에 자연광 아래서, 수 많은 책들을 마주하고 서 있는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겠지만 말입니다, 이게 간접 조명이라 책이 덜 상한다한들 조금 걱정은 된다고요. 게다가 이렇게 배치하면 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대규모 도서관들은 책의 보관에 애로사항이 꽃 필 겁니다.

헉! 지금 사진을 보니 몇몇 책들이 쓰러져 있어! 안돼! 이러면 책이 망가져! (....)


흠흠.

하여간 스톡홀롬 도서관에 홀리지 않은 것은 여기 꽂힌 책들이 제가 읽을 수 없는 책이라 그렇습니다. 전 스웨덴어를 모르니까요.(먼산) 그렇다보니 시큰둥하게 책을 넘기는데, 막판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 꺼내고; 간단 감상부터 적어보지요.

- 타와라야 료칸은 한 번 묵어보고 싶습니다. 게다가 교토네요.;ㅁ; 다다미와는 상성이 잘 안 맞는데 그래도 이런 료칸이라면 하룻밤 머물면서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거든요. 사진만 봐서는 단층건물이겠거니 싶은데, 교토시청사 근처에 있는 3층 건물이랍니다. 옥상에도 정원을 올려서 3층 방에도 딸린 정원이 있더군요. 앉은뱅이 책상이 아니라 아래에 다리를 넣게 되어 있는 책상이라니, 고정이라는게 조금 걸리지만 그래도 책상다리 오래 못하는 사람에게는 좋습니다. 거기서 정원을 내려다보며 종이에 끄적대는 것도 해보고 싶군요.

- 케이스 스터디 하우스는 앞서 『집을 순례하다』에서도 언급했는데 여기서는 조금 더 자세하게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그리고 사람이 살고 있는 케이스 스터디 하우스를 소개하고 있네요. 그것도 거의 변한 것이 없이, 약간의 개축만 거친 집입니다. 오래된 집인데도 별 위화감 없이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도 재미있고, 거기 사는 사람들이 집의 역사를 알고 나서는 관련 자료들을 찾는다는 점도 재미있고요. (여러 가지, 특히 전공의 의미를 듬뿍 담아) 역시 미국이군요.

- '집의 변주곡'에서 나온 단지는 겉만 봐서는 그냥 평범한 미국의 주택단지 같아 보이는데 속을 들여다보고 그 유래를 들여다보니 또 달리 보입니다. 게다가 단지 사람들이 일심단결하여 그 형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니까요. 한국의 아름다운 마을로 꼽혔던 어떤 주택단지가 문득 떠오릅니다. 거기 재개발한다고 하더니만 어찌 되었을라나요. 그런 집들이 점점 사라지는게 안타깝습니다. 아파트가 전부는 아닐텐데 말입니다. 물론 편하긴 하지요.(먼산)

- 상권 맨 마지막에 등장한 로사리오 예배당. 마티스가 직접 건축에 참여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마티스가 말했던 것처럼 겨울의 오전 11시, 햇살이 들어올 즈음에 가서 멍하니 느껴보고 싶습니다. 물론 마티스의 그림은 제 취향이 아니지만,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사진을 보니 낚일 수 밖에 없더라고요. 흑흑흑;


- 하권에서 가장 먼저 홀린 것은 기쿠게쓰테이-掬月亭입니다. 저 (국)자는 다음 한자사전에 안나오는데, 당나라 시인 우량사(于良史)의 시 춘산야월에서 掬水月在手라는 부분이 있어 따온 거라합니다. 손으로 물을 뜨니 손 안에 달이 있다는 뜻이라나요. 연못 위로 살짝 튀어나온 정자인데 사진을 보고 홀딱 반했습니다. 눈 내린 은각사의 사진을 보고 홀딱 반한 뒤로는 오랜만에 이렇게 반해보네요.-ㅂ-

- 카스텔베키오 미술관은 이탈리아에 가면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폴폴 듭니다. 아우. 미술관 건물에 반해서 미술관 찾아가겠다는 생각은 이번에 처음 해보네요. 홀딱 반해서 그 안에서 못 나올지도 모릅니다.;

- 속 나의 집은 재미있지만 이런 장치(?)가 있는 집은 그닥 취향이 아닙니다.

- 아스플룬드가 설계한 숲의 장례식장은 반짝반짝 빛나는 햇살 아래서는 멋지지만 우울하게 구름낀 날에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비석 없이 그냥 수목장이어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저는 비석 없이 그냥 묻히는 것이 좋습니다. 하기야 뒤에 찾아올 사람들을 위해서는 비석이 안내판 역할을 할테니 있는 것이 좋은가요.
그러고 보니 유언장에 적어야 하는 것 중에 장례방식도 있었구나. 전 화장 후에 수목장을 하는 쪽이 좋습니다. 납골당에 들어가는 건 갇히는 느낌이라 싫어요. 그게 아니라면 그냥 들이나 산에 뿌리는 것이 좋네요.

- 도요타마 감옥이나 뒤에 나오는 하타노다이역은 이젠 만날 수 없으니 이 책으로만 볼 수 있을테고..

- 오타니에미 예배당은 신교 예배당일텐데, 신교든 구교든 상관없이 저 안에서 사색하고 싶습니다. 역시 멍 때리고 있어도 좋을 공간이군요.

- 셜록 홈즈 박물관은 그 앞부분의 창작에서 포복절도했습니다. 이야, 본편의 소개보다 이게 더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적은 작가의 첨언은 '일본인'이기에 가능한 발상이라고 봅니다. 한국에서는 무리죠. 일본에서는 어디에 가든 상상한 것보다 괜찮은 기념품을 만나는데 한국에서는 상상한 것 이하의 물품을 만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진짜 그런 기념품을 판다면 당장에 티켓 끊어서 런던 날아갈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 오키나와의 집은 패스.

- 솔크 생물학 연구소는 앞서 루이스 바라간의 집 기행에서도 잠시 등장합니다. 루이스 칸이 솔크 생물학 연구소를 설계하다가 루이스 바라간에게 SOS를 쳤다는 이야기지요. 그게 어떻든 간에 생물학 연구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갑자기 생물학 책이 마구 읽고 싶어지는게..-ㅁ-/

읽다보니 이 책을 먼저 보고 『집을 순례하다』를 읽고, 『집을 생각하다』를 읽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합니다. 저작권 연도를 확인하고는 이 순서로 보았는데, 읽다보니 그쪽이 읽기 수월하겠다 싶네요. 지금 읽고 있는 『집을 생각하다』는 『집 순례』랑 『마음건축』에 등장한 여러 건축물이 다시 나오니 앞서 두 권을 다 읽고 보는 쪽이 이해가 쉬울거라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으니 확신하긴 어렵지만 말입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내 마음의 건축 상-하』, 정영희 옮김. 다빈치, 2011, 18000원



그러고 보니 역주에서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안동 하회마을 기행에서 다루었던 다다미 한 장의 넓이 말입니다. 한 장이 1.8 × 9미터라고 나와 있는데 1.8 × 0.9아닌가요.-ㅂ-;
도서관에서 빌릴 책이 뭐 없나 떠올리다가 문득, 이전에 첫비행님이 옆구리 퍽퍽 찔러주시던 책이 생각났습니다. 건축 책이었는데 작가가 누구더라 싶어 찾아보니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이었습니다. 역시 도서관은 큰 것이 아름다운게, 예상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나온 책이 다 있더군요. 한꺼번에 다 빌리고 싶었지만 그날은 가방 무게가 참으로 아름다워 눈물을 머금고 일곱권만 빌렸습니다. 이 중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이 네 권, 다른 종류의 책이 세 권이었지요. 나머지 세 권 중에는 『핀치의 부리』도 있었습니다.

어떤 책부터 읽을까 하다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이 네 권이나 되니 이것부터 보자 싶어서 지난 일요일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정도면 분량이 충분하겠거니 했는데 일요일에 의외의 일이 생기는 바람에 책이 부족했지요. 차라리 『핀치의 부리』를 들고 갈 걸 그랬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맨 처음 읽기 시작한 것이 『집을 순례하다』이고 그 다음은 『다시 집을 순례하다』입니다. 어떤 책을 먼저볼까 하다가 먼저 출간된 책부터 보아야 할 것 같아 출간년도를 확인하고는 집순례를 먼저, 내마음의건축을 나중으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살짝 후회중입니다. 제 취향은 집순례입니다. 하하하.
(라고 적어놓고 지금 『내 마음의 건축』을 읽고 있는데, 정정합니다. 몇몇 건축물이 제 눈을 휘어잡았습니다.;;)

『집을 순례하다』는 말 그대로 세계 각지에 있는 이런 저런 집들을 돌아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집이 아닙니다. 세계의 명작을 골라서 보고 다녔으니까요. 보통 이런 류의 건축기행은 유명 건축가의 기념비적 작품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어디어디 미술관이나 어디어디 회사 건물 등을 보게 마련인데-한국으로 따지자면 선유도 공원이나 강남 교보타워 등을 들여다보는-이 책은 제목 그대로 집을 들여다봅니다. 유명 건축가들이 만든 사람 냄새 나는 집을 말입니다. 그래서 더 반하고, 그래서 더 집이 가지고 싶어집니다.

집에 대한 애착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정주할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초등학교 때였으니까요. 그 이유도 분명 기억합니다. 그리고 제 집을 그리기 시작한 것도 그 때였고, 고등학교 때는 잠시 건축학과를 갈까 고민도 했습니다. 성적만 두고 보자면 건축학과 가는데는 무리가 없었지만 더 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고, 도저히 수학을 버틸 자신이 없었습니다. 물리도 엉망이고, 성격이 급하고 덤벙거려 도면을 그리면 항상 어딘가에서 비뚤어집니다. 그리하여 마음을 접었지요.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면 그 때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르며 ..... .... 아니, 나, 「건축학개론」 안봤는데? ㄱ-;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집에 대한 생각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대부분의 집이 작다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어디까지나 대부분이고 몇몇 집은 규모가 상상이 안될 정도입니다. 특히 필립 존스의 집은 규모로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죠.;
마음에 드는 집도 있고 도면도 있습니다.
- 집을 엉망을 지어~ 라는 소리가 『행복의 건축』에서 나왔다고 기억하는데, 그런 사람이 이런 예쁜 집도 짓나 싶은 정도로, 르 코르뷔지에 어머니의 집은 멋집니다. 부모님을 위한 집이라고 하는데 작지만 아담하고 또 편안하고 아늑한 집입니다.
- 루이스 칸이 여동생을 위해 지은 집은 살아보고 싶습니다. 2층 건물인데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딱 그 크기입니다. 1층에는 식당과 거실, 부엌이랑 세탁실(다용도실)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식당이랑 부엌을 분리할 필요가 딱히 없으니 붙이거나 하면 될 것 같고, 식당을 거실로 만들고 거실을 서재로 만들면 딱 좋겠다 싶네요.  2층은 정말 개인 공간입니다. 근데 정말 이 집 마음에 들어요.
- 마리오 보타의 집은 패스.
- 아스플룬드의 집은  벽난로 부분이 마음에 드는데, 살 집이라기 보다는 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머물며 휴가를 즐기는 집 같네요.
- 낙수장은 패스.
- 필립 존슨의 타운 하우스도 멋집니다. 근데 중간에 그리 중정이 있으면, 왠지 습기가 차고 모기가...(하략)
- 알바 알토의 집은 2층에서 내려본 모양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2층에 침실이 있으면 여름엔 덥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묘하군요. 하지만 그 아늑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 꿈꾸었던 산장이었지요. 하하하;
- 슈뢰더 하우스는 전위적이고 복잡해보이는데다 2층에서 각 가족의 사생활이 엄격하게 구분되지는 않는 것 같아 마음은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런 현대적인 집이 저리도 오래된 것이라 생각하니 대단하다 싶네요.
- 르 코르뷔지에의 작은 별장은 패스. 너무 작아요.OTL

『다시 집을 순례하다』에 등장하는 집 중에서는,
- 안도 다다오의 집은 덥다는 말에 두 손 들었습니다. 그건 좀.; 하지만 작고도 아담하고, 겉은 현대적이라 전시용일 것 같아보이지만 속은 살아 있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 임스 부부의 집이나 시 랜치는 눈으로 보기에 좋았습니다. 시 랜치는 멋지지만 사는 집보다는 잠깐 머물다가 가는 집 같아 보이는군요. 펜션 같습니다. 다른 것보다 해변창(베이윈도)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햇살이 반짝반짝 드는 긴 의자에, 그 아래 깔린 융단. 거기서 해변을 내려다보며 뒹굴거리고 싶네요. 하지만 외관은 그리 취향에 안 맞습니다.;
- 피에르 샤로의 유리집, 루이스 바라간의 집, 안젤로 만자로티와 브루노 모라스티의 까사 그랑데는 패스.
- 키에르홀름의 집은 두 권 모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집 한 손에 듭니다. 월출이라는데서 휙 갔군요.
- 필립 존슨의 글라스 하우스는 .... .... 이건 직접 책을 보셔야 합니다.; 뭐라 말할 수 없네요. 물론 작은 집을 좋아하는 저는 이런 집을 지을 것 같진 않지만 이쯤 되면 건축도 하나의 놀이가 됩니다.(먼산)

적고보니 1권의 집이 더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도면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이 보기에 좋습니다. 도면을 보고 사진을 보며 실제 모습이 어떤지 왔다갔다 하는 것도 좋았고요. 이걸 보며 언젠가는 작고 아기자기하고 마음에 드는 그런 집을 짓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 살고 싶은 집으로는 루이스 칸의 에시에릭 하우스랑 키에르홀름의 집, 르 코르비지에 어머니의 집을 꼽습니다. 다만 르 코르뷔지에의 집은 서가가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이고, 에시에릭 하우스는 혼자 살기에는 조금 규모가 큽니다. 도면들을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청소라; 더욱 그렇네요. 설거지는 좋지만 청소는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가봅니다. 키에르홀름의 집은 서가가 부족하고 집 크기도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크군요.

아마 제가 가진 자금을 생각하면 나중에 지을 집은 여기 등장한 집보다 훨씬 작을겁니다. 물론 아무리 작다한들 나중에 본 르 코르뷔지에의 작은 별방보다는 클겁니다.; 하지만 작아도 아늑하고, 원하는 건 거의 다 갖추고 있는 그런 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그런 집을 지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읽고 나면 정말로 집을 짓고 싶어지는, 집을 부르는 그런 책이니까요. 아마 다음 책들까지 다 읽고 나면 도면을 슬슬 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집은 워낙 큰 물건이라 지름신이 쉬이 오시진 않겠지요. 하하. 대신 지름을 대비한 저축신이 오실 것 같으니..;


나카무라 요시후미. 『집을 순례하다』, 정영희 옮김. 사이. 2011, 19500원
『다시 집을 순례하다』, 황용훈, 김종하 옮김. 사이, 2012, 2만원

첫비행님은 이미 보셨고, 빙고님과 아이쭈님은 보시고 나면 집을 지르시고 싶어지실테고(...), 티이타님은 아마 다른 눈(...)으로 이 책을 보실테고 ... -ㅁ-;
원래는 본문을 참고하면서 적으려 했는데, 책을 홀랑 반납했네요. 출처는 아래에 따로 적습니다.
봄하고 아주 잘 어울리는 유쾌한 이야기라 말이지요.

어느 해인가, 요네하라씨는 실연했습니다. 그리고는 방에 틀어박혀 내내 울뿐,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지요. 거기에 무시무시한 독감까지 찾아왔습니다. 휴지를 펑펑 써가며 눈물 콧물 닦아 내던 와중에 창 밖을 보니 창 밖에 휴지가 날아가 있더랍니다. 여기 관리인이 상당히 엄격한지라 휴지는 모두 잘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창 밖 나무에 휴지가 걸려 있는 거죠. 흰 휴지인데 매달려 있는 모습이 얼핏 봐서는 축제나 행사 때 매달아두는 종이 꽃 같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며 보고 있는 와중에 동료 통역사가 병문안을 옵니다. 손에는 분홍색 꽃이 핀 복숭아 나무 가지가 들려 있었다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말.

"복숭아꽃을 들고 왔는데 목련이 화사하게 피어서 … (하략)"

순간 자신의 착각을 깨달은 작가는 속으로 마구 웃으며 마음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글을 읽은 다음부터 내내 목련을 볼 때마다 크*넥스~ 이러고 있다는거죠. 하하하;;;


요네하라 마리. 『문화편력기』, 조영렬 옮김. 마음산책, 2009, 12000원

요네하라 마리씨의 책 답게 세계의 문화를 잡다하게 다루며-그 때문에 조금 맥락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이야기를 끌어갑니다. 가볍게 읽기에 괜찮네요./ㅅ/ 요네하라 마리의 책은 아마 티이타님 취향에 잘 맞을 거예요.


0. 요즘은 빵이 아니라 떡에 홀딱 빠져 있습니다. 집 근처 떡집에서는 1천원 단위로 나눠팔기 때문에 보통 2-3천원 어치를 사서 그 다음날 점심으로 먹습니다. 가끔 아침으로 먹기도 하고요. 다만 위가 안 좋아진 뒤에는 떡을 먹으면 위가 묵직하다거나 소화가 잘 안된다거나 하는 느낌이 있는데, 빨리 먹기 때문에 제대로 씹지 않아 그런 것 같더군요.
사진은 꿀떡과 바람떡입니다. 문양이 찍힌 것이 꿀떡인데 9개 1천원이던가요. 바람떡은 4개 1천원입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가격이지요. 핫핫핫.


1. 어제 글 적는다는 것을 까맣게 잊었지만, 위가 망가졌습니다. 음, 정확히는 위가 굳었어요. 어제 아침부터 조짐이 있었는데 무시하고 먹었더니 어제 저녁에는 위 안쪽을 쿡쿡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오더군요. 아, 그건 나중의 통증이었고, 처음에는 위가 묵직하다는 느낌, 무시하고 위에 안 좋은 음식(간식-_-)을 먹었더니 잠잠하던 위가 퇴근 즈음에는 죽죽 잡아당기는 느낌을 주더만, 그 다음 단계에서는 운동 심하게 한 다음 허벅지나 윗배가 당기는 것 같은 통증이 위에 찾아왔습니다. 막판에는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와서 사람 힘들게 만들더군요. 아, 물론 소화도 안됩니다.'ㅂ'; 위가 굳어 있는데 음식물이 아래로 내려갈리가 있나요.; 그랬는데도 음식물을 우겨 넣었다는게 키르난 퀄리티..(탕탕탕!)
사실 오늘 아침에도 통증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미약하게 남아 있지만 위경련계 통증은 하루면 가라앉기 때문에 그냥 무시합니다. 지금도 옆에 스타벅스 커피를 가져다 놓고 있다는게 ...(먼산) 물론, 위에 부담가는 음식을 골라 먹었습니다.(...) 뭐, 속쓰림이 아닌 이상은 가끔 있는 위통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지요.


2. 하지만 이게 몸이 안 좋아진다는 전조일 가능성도 있습니다.-ㅂ-; 어제도 그러더니 오늘 아침에도 오른손 약지가 저렸거든요. 혈액순환이 안된다는 증거! 음; 음식 조절을 좀더 철저히.....
...
이쯤되면 식이조절, 음식조절에 대한 제 결심은 메트로 박사의 '돈과 시간만 더 주신다면!'하고 다를바 없어보입니다. 하하하;


3. 내일의 알바는 시간 편성을 확인하니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아보입니다. 대신 내일은 정말로 음식 조절을 철저히 해야하네요. 일하는 동안 나오는 간식과 점심은 절대 제 위에는 극약일테니까요.(평소 안 먹는 음식이니만큼 더;)


4. 엊그제 산 마사키의 『교토산보』. 살 때는 몰랐는데, 빙고님이 어디 출판사냐 물으시더군요. 모르겠다 답하니 이리저리 보시고는 출판사를 보고, '후쇼샤라 읽는 건가?'라 하시는데 뒤통수를 후려쳐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헐.
출판사 확인을 하지 않았더니 저런 썩은 출판사의 책을 샀군요. 당장에 책을 능지처참(...)할까 생각했는데, 일단 G를 보여주고 내용 확인한 다음 하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에게 돌리기도 아까운 책이예요.-_-+ 원래 마사키씨를 좋아하지 않는데-이 이야기는 다음에 따로 쓰도록 하지요.
하여간 이 책은 폐기 확정입니다. 출판사에는 죄가 있지만 책에는 죄가 없다 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건 제 무지의 소산. 그런고로 남겨두어서는 안됩니다! (...)


5. 글투가 이상한 것은 요즘 수준미달의 판타지소설을 너무 읽어서 그렇습니다. 하하하.; 양질의 도서를 읽어야하는데 말이죠. 번역서를 많이 보는 것도 문제네요. 가장 최근에 본 창작서가 『통섭의 식탁』이라는 것이 참..; 그 이전에는 뭐였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통섭은 최재천 교수가 consilience라는 단어를 한국어로 풀어내면서 선택한 단어입니다. 다만 사전에는 실려 있지 않아서 보통은 부합, 일치 등으로 번역되는 모양입니다. 원래 의미는 학문간의 넘나듦이라는군요. 학문 통합이라고 생각해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습니다.
consilience는 19세기 말의 학자 윌리엄 휴얼이 만든 단어라는데 아마 학문간, 특히 과학쪽의 영역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시기가 아닌가 싶네요.'ㅂ' 지금이야 화학과 물리학, 생물학이나 지구과학 등도 이전에 제가 학교에서 배웠을 때와는 달리 굉장히 통합되었으니까요. 경계를 가르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통섭을 과학 간의 학문 통합뿐만 아니라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에서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넘나들며 읽을만한 책을 다양하게 소개합니다. 애초에 서문에서 저자가 적었듯이 이 책의 모델(?)은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쉽게 편하게 읽힙니다. 그리고 상당한 부작용이 생깁니다. 이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읽어봐야할 책 스무 권이 쌓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스무 권 이상이 쌓일 수도 있고, 그 이하일 수도 있습니다. 어림짐작으로 스무 권이라 했는데, 저도 일단 몇 권이나 봐야하는지 차근차근 적기 위해 서둘러 감상을 쓰는 겁니다. 으, 언제 다 읽지.OTL
아무래도 올 여름 휴가 동안에는 다른 것은 뒤로 미루고 여기 적어 놓을 책들을 다 소화시키는 걸 목표로 삼아야겠습니다.(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소개 책인데다 글이 쉽게 나가고, 중간 중간 들어간 삽화도 꽤 마음에 들었던데다, 글 편집이 넉넉해서(이건 조금 불만입니다) 읽기는 편합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절대 가벼운 것만은 아닙니다. 소개하는 책들 중 상당수가 '고전' 반열에 오를 책들이라, 읽을 생각만 해도 ... 조금 부담이 되는군요. 하하;
생태학을 좋아하신다거나 그쪽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읽어야할 책 목록이 잔뜩 쌓일 겁니다. 특히 빙고님은 중간에 등장하는 소시지개(...)의 그림에 홀랑 넘어가실듯..?;
티이타님, 아이쭈님도 무난하게 보실 수 있을거예요.+ㅅ+


최재천. 『통섭의 식탁』. 명진출판, 2011, 1만 5천원


이하는 봐야하는 책들.;


피오나 미들턴. 『물개』. 들녘, 2004 (볼지말지는 실제 책을 넘겨보고 결정할 것)
베른트 하인리히. 『까마귀의 마음』. 에코리브르, 2005 (볼 가능성 높음)
조너던 와이너. 『핀치의 부리』. 이끌리오, 2001 (볼지 말지 고민중)
베른트 하인리히. 『동물들의 겨울나기』. 에코리브르, 2003 (이것은 재독)
나탈리 앤지어. 『살아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해나무, 2003 (고민중;)
KBS 동물의 건축술 제작팀. 『동물의 건축술』. 문학동네, 2012 (볼 가능성 높음)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 『인간들이 모르는 개들의 삶』. 해나무, 2003 (안 볼 가능성 있음;)
『이기적 유전자』 ... 차라리 원서로 볼까 고민중;
매트 리들리. 『붉은 여왕』. 김영사, 2002 (3독 고민중. 안 보면 저자의 다른 책을 골라 볼 것임)
메리 아펠호프. 『지렁이를 기른다고?』. 시금치, 2006 (볼 가능성 높음)
콘라드 로렌츠. 『야생거위와 보낸 1년』. 한문화, 2004 (볼 것임, 저자의 다른 책도 찾아볼 것)
알도 레오폴드. 『모래군의 열두 달』. 따님, 2000 (볼 것임)



-- 교보에서 위의 책들을 검색하다보니 대부분 품절입니다. 몇 권은 아예 절판이군요. 보시려면 도서관에서 찾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먼산)
츠다 마사미의 『에도로 가자』는 6권 완결이네요. 어제 홍대 나가서 G의 심부름으로 『듀라라라』1권 사러 갔다가 나온 걸 보고 집어들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책 중에는 TONO의 『코럴』2권도 있었는데 고민하다가 말았습니다. 뒤의 짤막 내용 소개를 보니 안 보는 쪽이 정신 건강에(...) 이롭겠더군요. 하하하.

그 외에 『오오카미』시리즈 신작도 나왔는데 이것도 역시 패스.


하여간 『에도로 가자』결말은 예상했던 범위 안입니다. 이번 권에서는 그림체가 상당히 변했더군요. 가장 좋아했던 그림체는 한창 『그남자 그여자』 연재하던 시기였는데 섬세한 그림체였지만 그 당시 내용이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자주 넘겨보지는 못하지요.(먼산) 그 때의 그림에 힘이 팍 들어갔다면 지금은 좀 힘이 빠지고 편하게 그리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부담없이 보고 있었네요.

하지만 이번 권의 무서움은 내용이나 그림체가 아닙니다. 책 중간 중간의 ¼ 공간에 마음에 든 물건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는데, 남부철기를 다뤘습니다.ㄱ- 미네랄워터의 맛이 달라진다니 더 궁금해지잖아요! 하지만 이걸로 물 끓여서 홍차 우리면 맛이 전혀 안 날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하코네에서 판다는 미니어처 목공예품도 직접 보고 싶습니다. 아놔.;ㅂ;


이제 다음 작품이 뭐거 나올지 기대됩니다.>ㅅ<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투덜댔지만 그래도 후르륵 훑어보듯 본 책은 몇 권 있습니다. 길게 시간 들여 읽지 않아도 되는 책들입니다. 기록 겸 짤막하게 남겨봅니다.

『마망갸또의 홈베이킹 스쿨』은 시리즈 세 번째 권이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레시피가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일본 레시피 북을 보면 또 지나치게 친절한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 책은 앞부분의 기본 기술 설명하는 부분을 빼고, 본격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면서는 설명이 너무 간결하지 않나 싶네요.

『달콤한 나의 상자』는 전통적이지만 특이한 미국 과자(디저트)를 중심으로 소개했습니다. 무난한, 혹은 기본 레시피를 원하는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본 레시피를 숙지하고 거기에서 조금 변화를 주어 만들고 싶으시다면 상당히 도움이 될겁니다. 지금까지 봤던 과자들과는 사뭇 다른데다 종류도 다양합니다. 첫비행님이 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군요. (샘플로 들고 갈까요?)

『맛있는 풍경』은 위의 『달콤한 나의 상자』와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길래 호기심에 집어 들었습니다. 무난하게 한 번 쯤 읽어볼만 하나, 이 책은 싸이월드 블로그를 통째로 편집해 출판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 취향에는 안 맞았네요. 하지만 이것도 역시 첫비행님께는... (...) 전부는 아니고 몇 가지는 참고해서 응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마음에 드는 조리법이 몇 가지 있었어요.+ㅠ+

『작지만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회사』는 앞의 두 부분만 읽고 내려 놓았습니다. 『1평의 기적』이 이 책에서 잠깐 소개되었다가 주인 할머니를 설득해서 만들어진 책이라고 들어서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그닥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작지만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회사는, 뚝심과 장인 정신으로 완전 무장해서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을 위해 봉사하는 기업을 말하는가봅니다. 물론 그런 기업들이 이렇게 소개되면 또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이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정신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읽다가 말았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재미가 없더군요.; 『1평의 기적』은 재미있었는데.-ㅅ-;



피윤정. 『마망갸또의 홈베이킹 스쿨』. TERRA, 2011, 15000원.
정재은. 『나의 달콤한 상자』. 소풍, 2010, 16800원.
사카모토 고지. 『작지만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회사』, 양영철 옮김. 21세기북스, 2011, 12000원.
정혜경. 『(아름다운 작은 도시 포트 콜린스에서 전해 온)맛있는 풍경』. 소풍, 2011, 16800원.


사고 싶어도 책장이 부족하면 결국 포기하게 되네요. 말은 이리하지만 어제 도착한 책 무더기는...OTL
어쩌다가 이 책을 찾았는지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아마 교보문고의 새로나온 책을 보다가 고른 것 같습니다. 일본의 어느 자그마한 가게의 이야기라 했거든요. 그래서 검색했다가 도서관에 있는 걸 확인했고, 엊그제 도서관에 간 김에 찾아 들고 왔습니다.

책이 작기도 하지만 읽기 쉬운 문체에 술술 넘어가는 내용입니다. 중간 중간 글자 색을 달리 하고 굵게 하여 강조한 부분이 있는데 이게 원서도 그런지, 번역자가 강조한 부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주옥같은 글이긴 하나 한국에서도 통용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작지만 튼튼한 가게는 한국에서는 많지 않거든요. 거기에 소품종 다량 생산으로 1년에 4억엔을 번다하니, 한국에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소품종까지는 가능하나 그렇게 많은 수익은 못 낼 것 같거든요.

일단 내용부터 소개하고 자세히 적어보지요.

도쿄 서쪽, 키치조지에는 오자사라는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파는 메뉴는 딱 두 종류. 모나카와 양갱만 만들어 팝니다. 크기가 1평 남짓한 가게에서는 판매를 주로 하고, 따로 공장이 있어 거기에서 과자를 만듭니다. 글쓴이이자 주인공인 할머니 이나가키 아츠코씨는 열 아홉-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바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노점이었답니다. 그것도 상시노점이 아니라, 시의 땅을 빌려 썼던 것이라 장사 시작하기 전에 기둥을 세우고 하여 노점을 조립하고, 장사가 끝나면 노점을 해체해야했답니다. 그 때는 집에서 만든 팥경단(당고)을 팔았다네요.
친가 외가 합하여 총 16명의 끼니가 그 장사에 달려 있었답니다. 맏딸로 아래로는 나이 차이 꽤 나는 동생들이 네 다섯 있고, 아버지의 사촌이나, 세살 차이 나는 숙부나, 모두 같이 살고 있었다네요. 하기야 그 때는 패전 직후였으니까요. 어디든 다 피폐했겠지요.
(그러니 그 때 한 번 뒤집어서 일본 정계 판도를 바꿨어야했어.-_- 히로히토를 그대로 놔둔 것이...)
숙부와 아버지가 만든 경단을 자전거에 싣고 와서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작은 공간에서 팔고, 그걸 3년 동안 하니 작은 점포를 얻을 수 있는 자금이 생겼답니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이 운영하던 점포를 협상하여 시세보다 높게 주고, 생활비까지 몇 년 간 대준다고 약조하여 얻은 것이 지금의 오자사 자리랍니다.
원래 아버지는 캐러멜 등을 만드는 가게를 운영했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캐러멜을 만들어 파는 건 고급형 가게들이었지만 그 때는 조금 달랐던 모양입니다. 여러 과자 회사에서 캐러멜을 만들면서 그런 작은 점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그래서 업종 변경한 것이 경단집이었다네요. 그에 대한 언급은 아주 상세하지는 않아서 아마 다른 이유도 있었을거란 생각은 듭니다.

오자사를 만들면서 경단은 메뉴에서 빼고, 양갱과 모나카를 만듭니다. 그것도 양갱은 상상하기 어려운 맛을 내는 모양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하고, 찰지고, 입에서 사르르 녹고. 그게 어떻게 한 양갱에서 동시에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양갱은 먹기 어렵겠지요. 하루에 딱 150개만 생산할 수 있는데 한 사람 당 5개까지 살 수 있고, 그걸 살려면 번호표를 받아야합니다. 아침에 딱 50장을 배부한다네요. 그러니 새벽같이 일어나 가게 앞에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아야 그 양갱을 먹을 수 있는 겁니다.(먼산) 아니, 키치죠지라면 그 민치가스가 먼저 떠오르는데, 거기도 줄 엄청나게 서잖아요? 하지만 오자사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허허허; 줄을 서려면 이정도는 서야하는군요. 아니, 코미케도 이정도는 아닐 것 같아.;;

처음 양갱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하루에 150개 만들고 개당 가격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그걸로 어떻게 4억엔의 수익이 나나 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대강 계산해도 수가 안 맞더군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양갱은 고품질 소량생산의 대표주자(?)로 소개한 것이고 주력 메뉴는 오히려 모나카인가 봅니다. 요즘엔 아예 인터넷으로도 주문을 받는다는데(링크) 주문 형식은 아주 간단하네요. 다음에 주문해볼까 싶기도 한데 끄응..;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시는 걸 권합니다. 할머니의 고생담이 담담하게 그려졌는데, 참 대단한 분입니다. 열 아홉에 장사를 시작해서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 힘든 양갱 만드는 일에도 도전했으니까요. 양갱은 집에서도 몇 번 만들어 본 적 있는데 오자사의 양갱과는 비교도 안되겠지요.;


제목에다 '하지만'이라는 걸 덧붙인 건 아무리 좋은 재료라 해도 저 썩을 동전 때문에(버럭버럭버럭!) 보면서도 걱정이 되더랍니다. 토카치든 어디든 이미 홋카이도의 팥도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잖아요. 지하수도 깊은 곳에서 직접 뽑아서 쓴다지만 걱정됩니다. 하아. 그래도 한 번쯤 먹어보고 싶은 양갱과 모나카네요. 양갱은 무리라해도 모나카는 일본 여행 가면 한 번 주문해볼까 합니다. 가능할라나.-ㅁ-;


아, 그래서 최종 결론.

티이타님, 빙고님, 첫비행님 .. 아니, 그 외에 다른 분들도 읽으시면 아마 제대로 낚이실 겁니다. 빙고님이나 첫비행님은 '양갱이랑 모나카가 먹고 싶어! 아니, 일본 여행 가고 싶어!'라고 부르짖으실테고 아이쭈님이나 티이타님은 아마도 꿩대신 닭이라고 한국에서 맛있는 양갱이나 모나카를 파는 곳이 어디 있나 검색하실 것 같습니다.
예상이라, 어디까지 맞을지는 모르겠네요. 후훗.


이나가키 아츠코. 『1평의 기적』, 양영철 옮김. 서돌, 2012, 14000원.

해팥이라 표기해서 틀린 것 아닌가 싶어 찾아보니 해팥, 햇팥 둘다 쓰는 모양입니다. 근데 전 사이시옷 들어가는 쪽이 익숙해요..-ㅁ-;
그렇긴 하지만 슬프게도, 전 예술 쪽은 좀 둔합니다. 아니, 예술쪽이 둔하다는 것보다는 관심을 덜 둔다는 말이 맞겠지요. 들어보면 아는 노래라는 것까지는 알지만 그게 무슨 음악인지는 모릅니다.-ㅂ-; 어렸을 때 클래식을 들으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음악을 들으면 피곤합니다.(...)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들으면 대개는 책에 몰두해서 음악이 안 들리거나, 귀가 피로해지면서 양쪽 다 놓게 되더군요.
하지만 이 책은 음악을 들으면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같이 들어 있는 CD를 틀어 놓거나, 미리 들어보고 나서 읽는 것이 훨씬 생생할겁니다. 소설 읽는 것만으로도 음악이 들리는 것 같지만 이미 들어본 음악이라면 더 확실하고 깨끗하게(?) 들릴테니까요.

기본은 추리소설이되, 내용은 음악성장소설입니다. 빙고님이 이전에 감상글에서 적었듯이 추리요소는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아니, 있긴 한데, 읽으면서 대강은 파악이 됩니다. 누가 저지른 일인지 말입니다. 하지만 그게 '왜'냐는 대답을 보고 나니 하나 중요한 걸 놓쳤더군요.OTL 그게 바로 반전입니다. 전 그건 미처 예상 못했던 터라. 읽고 나서 빙고님 감상글 다시 보고는 허허허 웃었습니다. 행복한 결말은 아니되, 그렇다고 아주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 이정도면 그럭저럭 만족할 수 있지만... 솔직히 읽고 나서 만 하루를 무력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그 반전을 읽은 것이 출근 지하철 안에서였고, 반전이 폭로되는 그 장면에서 정확하게 절단 신공을 당했거든요.

내용에 대해서는 일단 접어둡니다. 이것도 뭐,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성장소설이라고 한 것은 위와 같은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이 상당히 상세하고 섬세하게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감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화상을 입어서 피부이식을 하면 저렇게 간단히 끝날리가 없거든요. 제가 피부이식을 받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증세로 추정되는 사람을 하나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 분은 아마 화상을 입어서 피부이식을 받은 것 같더군요. 성격은 아주 좋았습니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고. 하지만 그 분의 속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물어보기도 어려웠거든요. 솔직히 저 역시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걸 억누르기 위해 꽤 애썼습니다.(먼산) 하여간 그 분은 종종 병원에 가서 색소침착을 레이저로 치료하더군요. 레이저를 쏘아서 검게 된 부분의 색을 죽이는 것 같았습니다. 점 빼는 것과 비슷하게 말입니다. 그렇게 치료하는데 오래 걸리는데 ... 음... 빙고님 감상에도 등장하지만 피부이식이 그렇게 한 번에, 쉽게 되는 것이었나요.; 그런 건 아닐 것 같은데 말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성형을 한다 한들 얼굴을 몽창 다 바꾸는 것이었을텐데 그것도 단번에 했다는게 이상합니다. 그런 부분을 빼고 음악만 본다면 꽤 재미있게 잘 썼더군요.


다른 무엇보다 탐정역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G는 막판에 탐정(역)이 한 말 때문에 정이 뚝 떨어졌다네요. 관계없다라는 의미로 한 말이 방관자로 들릴 수도 있지만 방관자를 넘어서 방조자로 들리기도 합니다. G는 오히려 어머니쪽에 감정 이입이 되었다 하니..(먼산) 하여간 탐정의 외모나 성격만 두고 본다면 파일로 밴스, 엘러리 퀸 타입입니다. 아무래도 후자에 가깝겠군요.



이 뒤로도 두 권 정도 원서로 더 나와 있는 모양인데 한국에 이 작가의 책은 이것 하나만 들어와 있습니다. 아쉽네요. 하지만 그 뒤에도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된다면 읽을 용기가 안 납니다. 은근히 상처 받았나봐요..T-T;



나카야마 시치리. 『안녕, 드뷔시』, 권영주 옮김. 북에이드, 2010, 13000원

그리고 그 다음이 『안녕, 드뷔시』입니다. 이건 조금 전 출근하며 끝낸 책이니 조금 감상을 묵혀야합니다. 지하철에서 내리기 직전에 딱 그 반전을 봐서 어안이 벙벙했더란..; 출근하고는 마지막 몇 장을 마저 읽었는데, 참...(먼산)


『우리집에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도서관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망설이다가 집었습니다. 온다 리쿠 소설 중에서는 마음에 들어 집에 남겨 놓은 것이 한 손에 꼽을 정도기 때문에 이것도 고민했거든요. 들여놓지 않았지만 마음에 든 책은 『네크로폴리스』랑 『밤의 피크닉』입니다. 『1001초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요한의 이야기, 『빛의 제국』에 나오는 마지막 단편도 마음에 들었지요. 하지만 그 외에는 구입해서 읽고 나서도 방출했습니다.
이 책은 그 방출한 책들보다 한 수 위입니다. 그러니까 공포 소설이예요. 분위기 자체만 따지자면 『초콜릿 코스모스』에 잠시 등장하는 어느 연극신이 떠오릅니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분위기 타입이 꽤 넓은데 이건 미스터리보다는 심리, 공포, 스릴러에 가깝습니다.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만합니다. 저는 불호에 가깝습니다.
사실 꽃샘추위 중의 이 봄날에 이런 책을 읽으면, 게다가 그것도 평일 저녁에 읽고 있노라면 등줄기가 오소소소소소 한 것이 괜히 읽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요. 읽고 나서 역자 후기를 보니 공감이 절로 됩니다.;
자주 오시는 분 중 이런 쪽 취향은 어느 분이더라. 유라님? 아니면 아이쭈님?


『어나더』는 사전에 작가를 모르고 보았다면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을 겁니다. 한줄로 이 감상평을 요약하면...

'오노 후유미가 쓴 줄 알았다.'
-ㅁ-;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은 『십각관』부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뒤에도 『**관』시리즈는 거의 골라서 다 봤습니다. 다만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에서는 그 결말(살인 동기)에 당황해서 한동안 손을 안댔습니다. 그 뒤에 다시 본 것이 『어나더』지요. 이건 유라님의 애니메이션 감상을 보고는 마음이 동해서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도서관에서 눈에 띄길래 집어왔습니다. 번역자는 현정수씨. 역자 때문에 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G도 이 책을 알고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애니플러스에서 방영하는 애니를 먼저 본 모양입니다. 저도 일요일 밤에 자러 들어가기 전 잠시 보았는데 소설과는 이야기 전개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기본은 공포소설입니다. 부조리한 공포? 여튼 옛날 옛적에 있었던 어느 사건을 계기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주인공 사카키바라 코이치는 아버지의 직장 관계로 외가인 요미야마시에 전학을 옵니다. 잠시간의 전학이지만 새학기를 맞이해야하는 딱 그 시기에 기흉으로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집니다. 이미 그 전에도 기흉으로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재발했답니다. 이런 저런 상황을 보니 세심한 학생인가보네요.-ㅁ-;
하여간 퇴원하고 나니 새학기 첫 달은 이미 가고, 5월 초는 골든위크고. 그래서 5월 골든위크가 끝나고 등교합니다. 그런데 우연히 병원에서 마주쳤던 신경쓰이는™ 여학생을 만나 말을 건네게 됩니다. 그 이후는 아래는 접어놓고 보지요.


1인칭 시점이라 앞부분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려 할 때마다 방해가 들어가는 걸 보니 좀 답답하긴 합니다. 이 이야기를 꼭 들어야하는데 야는 여기서 왜 피하는 건가 싶거든요.-_-; 소설이었으니 그나마 빨리 넘어갔지 애니메이션에서는 2-3회 정도는 계속 그 '하면 안되는 짓'이 계속 등장했겠지요. 보는 사람은 속이 탔겠지만..

막판에 모든 일들이 풀릴 때, 그 중심에 '그게' 있다는 점은 마음에 안듭니다. 이미 상황 설정부터가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해결도 그렇다니 맥이 빠지네요. 하지만 반전부분은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던 부분이라 꽤 놀랐습니다. 제가 의심하고 있던 건 다른 사람이었거든요. 게다가 코이치의 반응이 예상 외여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타격을 입을 것 같은데 전혀 아니었거든요. 허허허;


분위기가 닮은 소설을 찾으라면 오노 후유미의 『17세의 봄』. 그런 분위기라 더 오노 후유미 책 같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십각관』이나 『키리고에』 같은 치밀하게 짜여진 추리소설보다는 느슨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책 두께가 그리 두껍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이 좋았습니다. 시간적 배경을 생각하면 조금 더 늦게 보아도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여름 휴가용 책으로도 괜찮습니다.>ㅅ<

하지만 성이 사카키바라라고 하니 어느 집안이 생각나지 말입니다?



온다 리쿠. 『우리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박수지 옮김. 노블마인, 2011, 11000원.
아야츠지 유키토. 『어나더(Another)』, 현정수 옮김. 한스미디어, 2011, 15800원.




쓰고 나서 덧붙임.
오노 후유미를 언급한 특별한 이유가 있지요. 이 경우는 婦唱夫隨.;
최근 읽은 책 세 권 리뷰를 왕창 쓸까 하다가, 완독한 것 따로, 읽다 만 것 따로 올리기로 헀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책 세 권을 읽은게 지난 주 후반부부터 오늘 아침까지라는 겁니다. 허허허;


한국소설은 원래 손을 대지 않습니다. 손을 댄다 한들 주로 판타지나 로맨스일뿐입니다. 흔히 말하는 장르소설쪽의 마이너계만 읽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소설'은 정말 오랜만에 손에 잡았습니다. 물론 원래대로라면 손대지 않았을텐데, 이 책은 아는 분께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정유정씨는 전작의 반응을 보고는 괜찮은 작가구나, 혹은 글을 잘 쓰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역시 한국소설이라 손 안대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책상 정리 하는 김에 G에게 넘겼습니다. 아는 분께 받은 소설이라 하면서요. 이미 그 때 전 결말 몇 장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의 흡입력에 대해서는 짐작하고 있었습니다.-_-;

그리고 오늘 아침. 방문 앞에 이 책이 놓여 있는데 G의 평가는 아주 가혹했습니다. 절대 집에 두지 말라고, 읽지 말라 하더군요. 하지만 하지 말라 하면 더 읽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 아닙니까. 출근길에 조금 손을 댔습니다. 약 30분 남짓 앞부분 조금과 뒷 부분 많이를 보았습니다. 허. 왜 G가 읽지 말라 했는지 알겠더군요.

이 소설은 1인칭 시점입니다. 시작부터가 그렇군요. 그리고 그 안에 또 다른 소설이 등장합니다. 그 소설은 주인공인 나(서원)의 7년 전 기억을 끄집어 냅니다. 책을 전체적으로 훑어 본 것은 아니고 앞부분과 뒷부분만 보고, 액자소설은 끝부분만 확인했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습니다.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심하게 감정 이입이 되어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그것만 놓고 보자면 겹쳐지는 소설이 하나 있는데 말입니다. 음, 사실 전체적인 구조를 봤을 때는 닮아 있네요. 물론 전혀 다른 내용이고 말하고자 하는 것도 전혀 다릅니다.
(아이쭈님이라면 아실라나..-ㅁ-;)

앞부분을 스륵 넘겨보며 눈에 들어오는 부분을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절박하게 몰린 주인공의 심정이 손에 잡힐듯이 다가오는 바람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네요. 그러니까 묘사나 설명, 글발이 너무 좋아서 사람이 몰입하는지라, 읽는 사람 역시 따라서 피폐해지기 때문에 그런겁니다.



라고 까지 쓰고, 당장에 치우라고 버럭 화를 낸 G에게 물었습니다. 왜 그랬냐 했더니 함정이 있었네요. 제가 본 것이 앞부분 중에서도 주인공의 회상이 들어간, 조금 뒷부분이었는데 그 앞에 토할 것 같은 묘사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더랍니다. 일요일 밤시간에, "일본 작가들도 그렇게 쓸까 싶은" 부분을 읽어야했던 G에게 위로를...;;; 그 부분 내용을 대강 들으니 이해가 되네요. 왜 맨 마지막에 그 썩을놈의자식이 그런 짓을 했는지 말입니다. 하하하하.

하여간 대강 읽은 것만으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하지만 저는 끝까지 읽을 자신이 없었지요.; 추천 대상은 막심 샤탕의 '악의 시리즈'라든지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책을 재미있게 보신 분. 근데 제 주변에 그런 분들이 있으신가요..?;


정유정. 『7년의 밤』. 은행나무, 2011, 13000원



덧붙이자면, 한국에서 이런 소설이 나왔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아직 이런 책이 나오긴 어렵지 않나, 생각했거든요.+ㅅ+


원서 부제목도 간촐하지요? 천년왕국의 조사. 이번 이야기는 상당히 두껍습니다. 1권과 4권을 같이 놓고 비교하지는 않았는데 두께도 상당히 비슷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성이 다르고 분위기도 다릅니다. 무섭기로 말하자면 이번 권이 더 무섭습니다. 여러 의미로 '믿지 못하게' 되었으니까요.


1권은 첫 번째 이야기라 그런지 액션도 등장하고 이런 저런 궁리도 등장하고 히라가의 활약도 높습니다. 2권은 로베르토의 비중이 높고, 3권도 로베르토의 비중이 높지요. 4권은 로베르토보다는 히라가의 비중이 조금 더 높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수수께끼를 풀어내거든요. 물론 로베르토가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중심 축이 주로 히라가입니다. 문서조사보다는 과학조사가 중심이 되면 히라가의 활약이, 문서조사가 중심이 되면 로베르토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ㅁ-/

이하는 내용이 상당히 들어 있는 관계로, 앞으로 보실 분들은 피해서 보시길 바랍니다. 제발 부탁인데 이거 번역 내주면 안되겠니.;ㅁ; (하지만 이런 종류의 소설을 번역할 때 어떤 번역자가 잘 어울릴까 곰곰이 생각하면... 으음; 딱히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는게 문제;;; 번역 장벽이 꽤 높습니다.)




5권은 직접 사와서 보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책상 위에 다른 책들도 가득한지라-시오노 나나미 두 권, 온다 리쿠가 참여한 책이 한 권, 토레스 시바모토가 삽화를 그린 소설이 한 권-있는 책부터 보고 그 다음에 볼래요. 그리고 이 핑계를 대고 조만간 일본에 가야죠. 근데 갈 시간이 없어! 연휴에는 항공권이 비싸단 말입니다! ;ㅂ; 그렇다고 연휴 아닌 때 휴가 내면 제 업무가 없다 한들 눈치 보여서 안됩니다.(엉엉엉)
여튼 5권은 그 다음의 별미로 남겨두고 언제 먹을까(?) 즐겁게 기다릴래요. 4권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아주아주 오랜 만에 음양사가 나왔습니다.(상권 교보 링크)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 일본어 실력이 아주 좋진 않아서 읽는데 100%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번역서가 있는 경우엔 웬만하면 번역서를 봅니다. 물론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찾는 책이나 블루레이, DVD, 만화는 소수 취향의 물건이 많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소수 구매층만 있는 이쪽 취미바닥에서는 가능한 사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음, 그러니까, "돈 벌고 있고 구입할 능력이 되는 이상 이런 건 가능하면 구입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끄응.;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데 왜 돈을 쓰냐고 할 수도 있고, 네가 구입하지 않아도 다른 누군가는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의 구입을 할 뿐입니다.(먼산)

그래서 한 번 보고 바로 방출할 것을 알더라도 손안의책이나 북스피어에서 나온 책은 의무감을 가지고(!) 구입합니다. 시공사에 대해서는 그런 부채감(?)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저 두 출판사의 책은 제 취향의 범위 안이면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구입하려고 합니다. 『음양사』도 그렇고, 『미야베 월드 제2막』도 그렇고, 시공사의 엘러리 퀸 시리즈나 북스피어의 밴 다인 시리즈도 그렇습니다. 으으. 근데 밴 다인 시리즈 다음권 언제쯤 나오나요.;ㅁ;

본론으로 돌아가.;;;


음양사 번역 자체는 그 전에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글루스 김소연님의 이글루를 링크해 놓고 계속 들여다보는데, 음양사 번역은 작년인지 재작년에 끝났다고 본 것 같습니다. 책이 밀린 것 같네요. 책 띠지에도 아예 6년 만에 나오는 음양사라고 했으니 그만큼 오래 기다렸습니다. 바로 직전 편이 『음양사 별전- 나마나리 아가씨』였던가요. 그 뒤에 이 책이 나왔으니까요. 이게 여덟 번째 책입니다.

이번 책은 외형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 6년 사이에 물가가 올랐으니 어쩔 수 없었을테지만 이번에는 하드커버가 아니라 다른 책들과의 일체감이 떨어집니다. 대신 아예 판형을 바꿨더군요. 살짝 와이드 판형입니다. 책 높이를 직접 비교해보지는 않았는데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네요.(이 부분은 나중에 확인해서 추가하겠습니다.)
가로가 길어져서 정사각은 아니지만 그에 가까운 직사각형이라, 하드커버에 오히려 가로가 좁은 느낌이었던 앞서의 책들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런 판형도 괜찮네요. 잡고 보기엔 무난합니다. 다만 표지 종이(커버)가 좀 얇은 종이인가 싶은게, 손에 땀이 날 때 쥐고 있었더니 표지 종이가 우그러 들었습니다. 하하;; 가로가 길어졌다는 것 외에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전 책들과 닮았습니다. 생각난 김에 나중에 집에 있는 유일한 원서-혹 떼는 세이메이랑 다캬야샤 아가씨, 이전의 번역서를 같이 놓고 사진 찍어 보겠습니다.

사진 정보 추가.


대강 찍어본 사진입니다.
맨 아래가 이번에 나온 다키야샤 아가씨 상-하권, 그 위가 일곱 번째 번역서인 『음양사 별전-나마나리 아가씨』, 맨 위가 원서인 『혹떼기 세이메이』. 새로 나온 책이 제일 크고 예전 것은 다른 책보다 세로로 길다는 느낌이 들며, 원서는 정사각은 아니지만 가로로 긴 느낌입니다.'ㅂ'


작가 후기에도 나와 있지만 오랜만의 장편입니다. 직전에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나마나리 아가씨도 장편이었지만 이건 그보다도 더 깁니다. 권당 1만 2천원인데 두 권으로 나뉘어 있어 투덜거렸더니만, 내용 자체가 많더군요. 원서는 분권인지 어떤지 모르지만 이정도면 나눌만 합니다...?;
장편이 쓰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나봅니다. 글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금 덜컹거립니다. 사건이 단락단락 끊어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1-6권까지에서처럼 단편 단편 이야기가 완결되고 그게 얽히고 섥혀 전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중요 등장인물 누구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부터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중반부쯤 등장하는데, 그 존재가 상당히 중요한 트릭이기 때문에 추리소설로 놓고 보자면 친절하지 않은, 작가는 다 알고 있지만 독자에게 전부 패를 보여주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하기야 원래 그렇죠. 세이메이도 자기는 다 알고 있으면서 알려 달라고 하면 안 가르쳐 주잖아요. 그것도 자기만 알고 있는 이런 저런 사실들을 조합해서 그린 그림이니, 세이메이의 머릿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독자나, 히로마사나 알려주지 않는다고 툴툴 대도 어쩔 수 없는 겁니다.;

『바티칸 기적 조사관』에 뒤이어 봐서 그런지 읽는 사람을 위한 실마리가 제대로 놓여 있지 않은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게 『음양사』의 맛이니까요. 여기서 제일 무서운 건 도만, 그 다음이 야스노리, 그 다음이 세이메이라고 생각하는 바... 최종 결과에서는 역시 세이메이가 하는 대로 대체적으로 흘러가는군요.

그나저나, 그 당시 그 나이면 노처녀 소리 들을만 한데,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이런 부분까지 친절하게 설명하는 건 애거서 크리스티 스타일이니 그렇지 않다고 해도 불평할 수는 없겠지요. 그냥 다들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유메마쿠라 바쿠. 『음양사- 다키야샤 아가씨 상-하』, 김소연 옮김. 손안의책, 2012, 각 1만 2천원.

덧붙임.
『음양사』 신간이 들어오면서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시아출판사 판이 밀렸다는 건 조금 슬프지만.;ㅅ; 대신 좋은 분께 선물로 드렸으니 괜찮을 겁니다. 재미있게 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옛날 책이라 마음에 걸렸지만 이번에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뜨는 분위기라 켕기는 건 덜했습니다. 하하하;
『음양사 다키야샤 아가씨』랑 『바티칸 기적조사관 4』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내용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 담고 있지만 마음에 걸리는 분들은 피하세요!







음양사 신간, 『다키야샤 아가씨(타키야차히메)』 상-하권을 읽다가 그 전날 다 읽은 『기적조사관 4』랑 일맥상통한다라는 부분이 있어서 발췌. 저작권 문제의 소지가 있으니 삭제될 수도 있습니다.(으으, 심히 찔린다;)


 


그리고 기적조사관에서 등장하는 대화. 앞서 적은 대화도 흐뭇하지만 이쪽도 만만치 않습니다. 원문과 함께 올립니다.



여기까지 올려놓고; 본격적인 두 책의 리뷰는 다음에 쓰겠습니다. 오늘 내일은 정신없이 지나갈테고, 오늘 밤에 정신이 있으면 리뷰 천천히 올려보겠습니다. 그나저나 내일 출장가는 것 관련 서류는 왜 안 오는거야.OTL



0. 일단은, 다 읽고 나서 고양된 기분으로 쓰는 것도 나름 좋겠다 싶어서.


1. 이 책도 단번에 못읽고 나눠 가며 읽었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감정은 다릅니다.-ㅁ-/ 기억하고 있는 감정이 꽤 달라요. 여튼.


2. 이하는 내용 폭로인 관계로 일단 접어두고. 내용폭로는 아니지만... 이 작가는 결론을 소설 맨 마지막 페이지에 적는 버릇이 있습니다.(...) 물론 진짜 믿으시면 골룸.; 2권이었나, 천사 운운한 것도 그랬지만 4권도 만만치 않습니다. 읽고 있노라면 .....(먼산)


 

3. 책은 두꺼웠지만 속도는 빨랐습니다. 예이~. 이제 마음 놓고 다음 책을 볼 수 있어요./// 그나저나 볼 때마다 수도원에 대한, 수도원의 책에 대한, 수도원의 비밀 서재에 대한 로망은 깊어져갑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4. 역시 외국어 습득 능력은 애정도에 따라 달라지는군요.; 그러고 보니 집 어드메에 클학탐 소설이 있었던 것 같은데, 방출했나, 아닌가. 일단 찾아봐야겠군요. 일본어 습득 정도를 다시 파악하기 위해 읽어볼렵니다.
원제는 かまいたち입니다. 미야베 미유키가 쓴 서문에 나오는 대로 아주 오래전, 미야베 미유키가 데뷔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썼던 중편과 단편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얇지만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책 소개에도 나왔듯이 『흔들리는 바위』랑 『미인』에 등장했던 아가씨, 오하쓰가 등장함에도 꽤 괜찮더라고요. '함에도'라고 표현하는 건 앞의 두 권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인』은 그럭저럭 볼만했지만 『흔들리는 바위』는 취향에 안 맞았지요. 이전 리뷰에도 적었을 겁니다.;;

이 이야기들이 마음에 드는 건 깔끔하게 딱 떨어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미인』이나 『흔들리는 바위』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데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읽고 나면 달콤한 잔상이 있습니다. 뒷맛이 쓴 것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오하쓰가 등장하는 것은 쌉쌀하고, 그 외의 다른 두 편은 로맨스 섞인 것과, 『우리 이웃의 범죄』와 비슷한 느낌의 것입니다. 앞서도 썼지만 미야베 월드임에도 오히려 애거서 크리스티나 『한시치』가 떠오르네요. 초기작이라 그런지도 모릅니다.
오하쓰가 등장하는 이야기 두 편은 앞서 출간된 오하쓰 시리즈보다 앞서 썼고, 그 이야기들의 원형이라고 합니다. 등장인물 하나가 들어가고 하나가 빠졌는데, 빠진 인물이 워낙 매력적이라 좀 아쉽습니다. 하기야 이 사람이 들어가 있으면 이야기가 너무 쉽게 풀릴겁니다. 말하자면 행동력 있는 토마.....와 비슷한 느낌이라.ㄱ-; 머리도 좋고 인맥도 좋고 얼굴도 잘 생겼고 몸도 잘쓰고. 그러니 이런 캐릭터가 등장하면 소설의 밸런스가 확 무너질겁니다. 아마 이 사람을 뺀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싶군요. 대신 들어간 인물의 역할을 보면 더 그렇습니다.


이번 책을 한 줄로 표현하면 난하고 가볍게 읽을만한 시대물 모음쯤 됩니다.
앞서의 다른 이야기들보다 얇기도 하고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게 좋군요.+ㅅ+
(다만 가격은 자비심이 없다는게..T-T)


미야베 미유키. 『말하는 검』, 최고은 옮김. 북스피어, 2011, 11000원

사진을 더 이상 묵혔다가는 언제 올릴 수 있을지 몰라 올리고 봅니다. 만화책이나 라이트노벨은 사진에 없기 때문에 일부라고 적었습니다. 『어린 양은 길을 잃지 않아』는 다 읽긴 했는데 아직 감상을 안 올렸네요. 이것도 조만간 책 옆에 가져다 놓고 쓰겠습니다.-ㅁ-



1월에 구입한 책. 정확히 하나는 책이 아니군요.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블루레이 1권입니다. 지금 DVD로는 6권까지 발매가 되었는데 블루레이는 1-3만 나왔고 4-6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래 보이는 것은 엘러리 퀸 시리즈 개정판인 『네덜란드 구두 살인사건』입니다. 국명시리즈지요. 집에 가지고 있지만 책에 홀딱 반해 다시 구입한다고 한게, 일단 한정 사은품을 준다는 신작부터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일 읽고 싶은 것은 시리즈 첫 책인 『로마모자 살인사건』입니다. 지금 분위기 봐서는 이달 안에 다 구입하겠군요. 이미 음양사 8권이랑 같이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남은 금액을 어떤 책으로 채울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딱 한 권만 더 고르면 되니 곧 주문하겠네요.
뒤에 보이는 책은 『이 그릇으로 먹고 싶어서』라고 해석되는 그릇 책입니다. 대강 훑어보고는 저보다 이 책을 좋아할 것 같은 키릴님께 억지로(...) 빌려 드렸습니다. 하하하;




역시, 초점이 살짝 날아갔네요. 지난 목요일에 도착한 책입니다. 맨 위 왼쪽은 『作家の口福』이라는 제목의 원서입니다. 그 옆은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블루레이 2권, 그 옆이 『그리스 관 살인사건』입니다. 이번에는 읽고 싶은 책부터 주문하겠다며 장바구니 열어놓고 검색하다가, 역시 한정책갈피의 유혹에 져서 먼저 구입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아래 있는 책입니다. 북스피어에서 내는 미미여사의 시대물, 미야베 월드 2막의 새책이 나왔더랍니다. 최고은씨 번역이라 마음놓고 주문했습니다. 근데 주문하고 보니 달력 마우스패드가 함께 들어 있더군요. 그냥 마우스 패드라고 생각해도 좋지만, 가운데에 끼워 놓은 종이는 달력입니다. 총 열 두 장이 들어 있고, 한 달이 지나면 빼서 그 뒤의 다른 종이를 위로 빼면 됩니다. 마우스 패드는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매번 쓰니, 이런 저런 일정을 적는데도 편하지요. 그래서 G에게 줬습니다. 제가 쓰기에는 아깝기도 하고, 저는 일정 체크할 일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그냥 달력을 쓰는 게 좋습니다.-ㅁ-

여튼 저 달력 사은품이 가지고 싶으시다면 빨리 주문하세요. 중단편을 네 편 모았는데 아직 감상은 올리지 않았는데, 『흔들리는 바위』, 『미인』의 오하쓰가 등장하는 아주 초기작입니다. 이게 뒤에 나온 오하쓰 이야기의 원형이 되었다는군요. 저는 오히려 원작보다 이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이게 미야베 미유키의 이야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기도 합니다. 오카모토 기도의 『한시치 체포록』과 닮아 보이기도 하고요. 전 『미인』보다 이쪽이 마음에 듭니다.


이걸로 간단 구입기 끝. 이제 새로 구입할 책을 찾으러 갑니다.+ㅅ+
일본소설을 골라볼 때 번역자가 이 사람이다 싶으면 앞 뒤 가리지 않고 집어드는데, 현정수씨의 번역도 그 비슷한 레벨입니다. 비슷하다고 표현한 건 이 분이 번역한 책 중에는 제 취향이 아닌 것도 있어 그렇습니다. 하지만 다른 건 둘째치고 니시오 이신의 헛소리꾼 시리즈와 이야기(物語) 시리즈를 번역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칭송을...;

본론으로 돌아가 『가짜 이야기(偉物語=にせものがたり)』는 이야기 순서상 『괴물 이야기』의 뒤에 들어갑니다. 현재 한국에 나온 책은 『괴물 이야기』, 『상처 이야기』, 『가짜 이야기』의 세 종입니다. 원래는 『가짜 이야기』로 끝내려고 했다가 그 뒤에 2부를 썼다 했고 다시 3부로 완결을 내겠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3부 써놓고 말이 또 바뀔지도 모르지요. 2부가 『고양이 이야기』라는데, 이건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짜 이야기』 하권이 엊그제 나왔으니 『고양이 이야기』는 나오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일단 간단히 내용 및 시간 순서대로 정리를 해봅니다. 이하 내용은 내용 소개를 포함하고 있어 일단 접어둡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저는 『괴물 이야기』는 재미있게 보았지만 『상처 이야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드한 묘사가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야기에 그리 공감하지 못했거든요. 『괴물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는 주인공 커플에 대해 꽤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랬는데 『상처 이야기』를 보니 그 커플이 완전한 것이 아니었더랍니다. 라라는 이전에 연이 닿았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괴물 이야기』에서 왜 그런 이야기들이 언급되나 했더니 이전에 그 두 사람이 연이 닿아 있었는데, 중간에 하라가 낚아 챈 겁니다. 으음.; 로맨스는 주인공이 서로 마음 맞아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을 선호하는 제 취향에는 안 맞았지요. 『괴물 이야기』에서 괜찮다 생각했던 로맨스의 구조가 그 뒤에 나온 '전편' 때문에 망가진 셈이니까요. 그래서 한 번 다 읽고 나서 『상처 이야기』는 방출했습니다.

『가짜 이야기』는 이보다 한 술 더 뜹니다. 『괴물 이야기』에서는 부각되지 않았던 라라의 바람기가 『가짜 이야기』에서 폭발합니다. 성추행범. 바람둥이. 눈 앞에 있는 모든 여자는 후려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썩은 놈. 그렇게 보입니다.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하 미연시)도 아닌데 거의 그 수준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괴물 이야기』에서 제대로 등장하는 남자는 둘뿐이고 나머지는 다 여자라서 성비가 안 맞는다 했는데, 그나마 한 쪽과 제대로 커플이 되어 방심했는데 『가짜 이야기』는 제대로 할렘입니다. 그것도 여자가 셋이나 추가됩니다. 『괴물 이야기』에서는 범주에 넣지도 않았던 인물까지 넣었더군요.
전 할렘물 질색입니다. 게다가 범죄 영역까지 넘나듭니다. 그것도 두 건이나. 또 어떤 인물은 대놓고 유혹하는데 주인공은 그에 대해 세세하게 관찰하고 있으면서도 쟤가 왜 저러는지 모릅니다. 그러는 걸 보며 육두문자가 턱끝까지 올라오더군요.

이야기 전개가 지나치게 느린 것도 제게는 단점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이 만담도 아니고, 말꼬리 잡기에 심취해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않습니다. 사실 『가짜 이야기』의 내용 자체는 『괴물 이야기』의 한 편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이 이야기가 두 권으로 나누어, 『괴물 이야기』와 맞먹을 정도로 두꺼워진건 주인공이 미연시에서처럼 모든 여주인공에 대한 플래그를 박고 또 말꼬리잡기 대화로 심히 늘어진채 가기 때문입니다. 만약 『괴물 이야기』의 한 편 정도로 다 쳐내고 쓴다면 그보다는 훨씬 짧아질 겁니다. 아마 『칼 이야기』 한 권 분량 정도..?
쓰다 보니 진짜 그렇네요. 이거 주인공 데리고 게임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마을 안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해야 메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그리고 최종 흑막이 등장하고 비밀(반전)이 등장한다.

센조가하라에 대한 것도 불만입니다. 이에 대한 불만은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따로 적지 않습니다. 전 히타기의 츤데레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건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목이나 카피나 기타 등등을 봐선 『가짜 이야기』의 주인공은 파이어 시스터즈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괴물 이야기』의 연장선입니다. 하기야 연장선으로 본다면 표지가 파이어 시스터즈가 되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네요. 그래도 파이어 시스터즈의 등장 비중이 너무 적고 아라라기의 등장이 너무 많으며 『괴물 이야기』의 등장인물도 너무 자주 나오니 기대했던 것과는 딴판이더군요.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이 오히려 독이었나봅니다.


이 책은 방출 예정입니다. 아마 다음번에 S 만나면 도로시 세이어즈의 책과 함께 넘길 것 같군요. 언제 만나나..-ㅁ-/


니시오 이신. 『가짜 이야기 상-하』,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11-2012, 각 권 12000원



덧붙임.
말은 이리 해놓고, 어차피 『칼 이야기』나오면 살거면서.OTL
그러고 보니 『칼 이야기』는 리뷰 적다가 임시 저장하고는 까맣게 잊은 것 같은데?;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드디어 바티칸 기적조사관 3권(아마존 링크)을 다 읽었습니다. 1편의 감상은 따로 적지 않았는데 대강은 여기(링크)에 적어 두었고. 1-2권의 합동 감상은 여기(링크) 적었습니다.




제목을 적다보니 闇の黄金을 어둠의 황금으로 할지, 어두운 황금으로 할지 고민되네요. 끄응; 한국어 실력을 더 키워야겠습니다. 실제로는 더 적합한 단어가 있을텐데 말입니다. 어둠의 황금이라 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이번 권을 읽고서는 아예 시리즈 전체를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다음 일본여행 때 맞춰 구입할 생각인데 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라나 싶네요. 안되면 아마존에서 미리 주문해서 받아야겠지요. 뭐, 그 쪽이 편할 것 가기도 한데, 사전 주문을 하면 카드로 긁어야하고 직접 사면 엔화로 사니까요.
잠시 딴 소리 하자면 엔화가 조~금 내려가는 것 같아서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쉬게 될지 어떨지 아직은 알 수 없으니 조금 더 두고 봐야지요. 제 마지노는 1450이거든요. 아직 거기까지 닿지는 않았습니다.

3편의 배경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입니다. 아주 작은 산골마을인데, 그 안의 오래된 성당에서 기적과도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뿔피리 소리가 들리고 그에 맞춰 유서깊은 예수상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다 무지개가 나타납니다. 이런 복합적인 현상을 두고 마을 사람들과 신부들이 기적으로 인정해달라며 청원을 해옵니다. 여기에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당첨되어 둘이 다시 파트너를 이뤄 내려갑니다. 내려간다고 표현하긴 했지만 산골마을이고 내려오는 전승을 보았을 때는 알프스쪽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다가 보인다니까 .... 도대체 위치가 어디인거야?; 가장 가까운 경찰서 이야기가 있었으니 찾아보면 대강 나오겠지요.

이하는 내용 폭로니까 볼 예정이신 분은 본편을 읽은 후에 열어보세요.




그리고 3권에 등장하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쿠비키리라고 읽어낼 수 있었던 공은 니시오 이신에게 돌립니다.(...)



아마존에서 책 검색하다보니 벌써 5권이 나왔네요. 근데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성체 남발을 안 할 수 없군요. 벌써 내용 소개 보고 낚였습니다. 표지보고 설마했는데 설마가 사람잡는군요. 으학! 여행가면 나온 부분까지 왕창! 사올겁니다.+ㅁ+
북스피어에서 나온 에스프레소 노벨라 1권, 『위대한 탐정소설』을 이제야 다 읽었습니다. 정확히는 한 5장 정도는 그냥 넘어갔네요. 마지막 챕터였는데, 그 전 장의 맨 아랫단에 '추리소설 스포일러가 있다'는 경고문이 있어서 건너뛰고 보았습니다. 그 부분은 아마 각 추리소설들의 트릭을 언급하면서 좋고 나쁨을 이야기 하지 않았나 싶군요.

이 책을 소개받은 것은 초록불님의 이글루에서였습니다. 거기서 보고서는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있다가, 12월에서야 주문하고는 이제야 다 보았습니다. 원서랑 번역서가 동시에 있으면 번역서는 금방 보니 원서를 먼저 보게 되더군요. 그래서 밀리고 밀려 어제 다 읽었습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2권 다 보고 나서 이어 읽었지요.


이 책의 저자는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입니다. 그냥 이름만 들어서는 누군지 잘 모르시겠지만, S. S. 밴다인이라고 하시면 아실 분들이 많겠지요. 파일로(필로?) 밴스를 만들어 낸 작가입니다. 추리소설에 대한 글인데도 S. S. 밴다인이 아니라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인 것은 책을 읽다보면 그 배경이 대강 나오는군요.
원래 라이트는 예술 관련 글을 쓰던 작가였습니다. 전업 평론가로 활동하던 도중, 건강이 나빠져 의사의 지시아래 책도 읽지 못하고 2년 동안 요양을 해야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읽을 수 있었던 책은 오직 미스터리 소설이었다는군요. 그 동안 소설을 읽으면서 불만 있었던 부분을 생각하여 습작 소설을 썼고, 이걸 유명 편집자였던 친구에게 가져갑니다. 이게 첫 소설인 『벤슨살인사건』이었다는군요. 하지만 추리소설을 쓰는 것을 알면 자신의 이름에 누가될까 싶어 따로 필명을만듭니다. 이 책은 밴다인으로 활동한 이후에, 라이트의 이름으로 낸 글입니다. 그 때문에 읽다보면 웃음이 나오는 부분이 있지요.

이 책은 책 뒷면의 소개글에서 말하는 것처럼 추리 소설 약사(略史)입니다.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탐정 소설을 간략하게 정의하고 추리(탐정)소설의 태동기부터 시작해서 여러 작가들의 이름을 다 언급합니다. 그래도 추리소설 꽤 많이 보았고, 어렸을 때 축약본으로 소개된 여러 탐정들 이름도 많이 안다 생각했는데 새발의 피였군요. 우와. 제가 못 읽어본 소설들이 마구 쏟아집니다. 하지만 한국에 번역된 소설은 수가 상당히 적지요. 영미권 추리소설이라 해도 번역되지 않은 것이 많으니 독일이나 기타지역의 책은 더 안 보입니다. 일본추리소설은 아예 언급이 안 되어 있고요.
1927년에 같은 이름의 앤솔로지에 실린 글이라는데, 시기가 시기다보니 제가 알고 있는 작가 중에서도 언급이 안된 작가가 많습니다. 랜달 개릿도 등장하지 않고 엘러리 퀸도 안 나옵니다. 영국의 추리소설이 최고라고 추켜세우고 있는데 엘러리 퀸은 더 뒤에 등장하지요. 말타의 매도 이 글이 나온 것보다 더 뒤랍니다.'ㅂ'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러 작가의 탐정들이 비웃음(?) 당하는 걸 보면 그리 기분이 좋지 않긴 한데, 그래도 읽고 있노라면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 잔뜩 나옵니다. 하지만 갈증만 나고 그걸 풀 수 없다는 것이 문제지요. 그래서 갈증나게 만드는 책이라고 언급한 겁니다.

20세기 초반까지의 추리소설 개략을 보고 싶으실 때 추천합니다. 게다가 책가격이 싸요! 3800원이니까요. 부담없이 사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책이 좀 더 나왔으면 하는데 또, 취향에 따라보는 것만 챙겨보니 어떻게 독촉(?)은 하기 어렵네요.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 『위대한 탐정 소설』. 북스피어, 2011, 3800원

바티칸 기적조사관 두 번째 책을 다 읽고 신나게 리뷰 쓰려고 보니, 1권 리뷰를 안 올렸더라고요? 당황해서 후다닥 1-2권 리뷰를 함께 올려봅니다.




사진은 1권(링크), 2권(링크) 모두 아마존에서 들고 왔습니다.

두 권 모두 빙고님께 빌려 보았습니다.
이제 3권 볼 차례인데 아직은 시간이 걸리겠네요. 그리고 아마존에서 검색하다보니 만화책도 한 권 있습니다. 다만, 소설의 표지는 트리니티 블러드의 삽화가인 토레스가 담당했는데 만화쪽은 다른 사람입니다. 표지를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그 갭이 은근히 큽니다.; 소설 표지 이미지를 보고 움직이고 있던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저런 모습이 아닌데 싶어서 말입니다.


기본 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티칸의 여러 기관 중에는 각지에서 카톨릭(천주교)와 관련한 기적들을 조사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신부이자 연구자로써 그런 기적들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조사하러 다닙니다. 1권의 앞부분에는 프롤로그로 이들이 조사하게 되는 사건과 관련이 있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 부분이 제게는 진입장벽으로 다가오더군요. 그 부분을 지나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일하는 기관의 건물을 설명하는 장면은 참으로 멋집니다. 진짜 제가 그 안쪽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더군요. 읽고 나면 로마 여행에 대한 지름신이 소환되어 통장을 털게 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양-정확히는 일본계 신부인 히라가, 이탈리아인인 로베르토는 나이차이는 나지만 사이좋은 친구입니다. 물론 BL 요소가 없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런 상상을 일으키고 싶지 않더군요. 신부라는 직업 때문만은 아니고, 의지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친구인 두 사람을 오해(...)하고 싶지 않다는 순수한 감정에서 입니다. 딱히 BL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이 두 사람은 이렇게 남아주었으면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미궁시리즈의 쿄와 잇페를 보면서 드는 생각과 비슷하군요.;

각권의 내용은 발설하면 재미가 반감되니 일단 접어두기로 하고, 1권의 배경은 남학생 기숙학교로 제목이 '黒の学院(검은 학원)', 2권의 배경은 열대에 가까운 아프리카의 나라로 제목은 'サタンの裁き(사탄의 심판)'입니다. 아래 접어 놓은 곳은 아주 내용 작정하고 쓸 예정이니 읽으실 분은 보지 마시어요.-ㅁ-;




그리하여 결론은?
재미있긴 하나, 이건 아마 한국에 번역되어 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나오더라도 만만치 않을듯. 이건 번역할 때 천주교 성경 두고 일일이 비교하면서 번역해야할 부분이 여럿 있거든요. 신자가 아닌 저는 기도문은 폴짝 건너뛰고 읽었는데 읽으면서도 좀 아쉽더랍니다. 제가 배경지식이 더 있었다면 마음껏 보았을텐데요. 사제와 신부와 수사에 대한 차이라든지, 수녀님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그리고 그 후폭풍으로 천주교에 대한 흥미가 생겼습니다.-ㅅ-; 세례 받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교리공부나 학문적인 입장에서 공부해보고 싶더군요. 다만 개신교는 여전히 반사. 전 개신교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덧붙여서 표지만 토레스고 내부 삽화는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좋아요./// 표지의 이미지가 등장인물하고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ㅅ<
음식이 소재인 책은 보이기만 하면 먼저 집어들어 훑어 봅니다. 좋아하는 작가라면 무조건 그런 류의 에세이는 집고 보는데, 얼마전에 온다 리쿠의 책이 한 권 나온 걸 보았습니다. 신간인데다 아일랜드와 영국 여행기에 술 이야기라고 해서 구입해서 볼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에 도서관에 들어왔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엊그제 G가 친구에게 선물받았다면서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를 들고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2012년 첫 책은 온다 리쿠의 『공포의 보수일기』로군요. 일본 무크지 몇 권을 제외하면 그렇습니다.-ㅁ-/

온다 리쿠의 수필은 처음이라 기대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무난하게 본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평이 나왔을텐데 말입니다. 기대가 컸던데다 온다 리쿠의 글맛도 그리 좋지 않더군요. 이런 쪽의 수필은 안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워낙 다양한 책과 다양한 소설과 오래된 소설들이 차례대로 글 속에 스치고 지나가니, 온다 리쿠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도전해보셔도 좋을 겁니다. 비교 대상이 된 책은 이케다 아키코의 영국 시골 기행(원서)이었는데 저는 시골 기행쪽이 더 쏠쏠하더군요. 온다 리쿠의 책은 공포로 점철되어 저마저도 그 공포에 물들 것 같더랍니다.;
읽고 나면 상당히 술이 땡긴다는 것도 특징이군요. 음, 책의 편집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점-온다 리쿠의 다른 소설들과 같은 판형으로 나왔는데 그보다는 조금 빡빡하게 만들고 손에 딱 들어올 정도의 작은 페이퍼북-그러니까 이전에 나온 『1001초 살인사건』의 크기로 나왔다면 여행기로 보기도 편하고 가볍게 볼만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런 점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책 분량이 그리 많아보이진 않았거든요.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는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온다 리쿠의 책이 술과 기행이 주제라면 이쪽은 일상 생활과 추억 속의 음식이 소재입니다. 단편 단편 짧게 이어지는데 아마도 잡지나 무크 등에 연재되던 칼럼이 아닐까 싶네요. 읽고 있다보면 입맛을 다시며 뭔가 만들어 먹고 싶어지니 배고플 때는 보시지 않는게 좋겠지요. 괴로우실 겁니다.(먼산)
책을 읽으면서 익숙한 문체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습니다. 모든 소설을 본인의 문체로 소화시키는 듯한 그분.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에쿠니 가오리나 요시모토 바나나나 둘다 이 분이 다 번역했으니 그냥 저냥 읽습니다. 그래도 몇몇 단어들이나 몇몇 구절은 표기가 걸리는 부분이 있더군요. 케세라세라~.

읽고 나서 깨달았지만 에쿠니 가오리나 온다 리쿠나 둘다 성격이 아주 독특합니다. 온다 리쿠는 비행기 공포증이 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아닌게 아니라 몇 년 전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실물을 보았거든요. 설마하니 그런 공포증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에쿠니 가오리는 본인이 이 수필에서도 여러 차례 이야기 하지만 성격이 아주 독특합니다. 성격도 그렇고 생활 습관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한 단어로 표현하면 怪人.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그래도 있는 걸 보면 기본 성격은 나쁘지 않겠다 싶습니다.; 성격도 안 좋았다면 이런 친구를 옆에 둘리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이름 있는 작가들의 수필과 여행기니 부담 없이 읽을만 합니다. 다만 기대는 하지 마시고 가볍게 보세요.


온다 리쿠. 『공포의 보수일기』, 권영주 옮김. 북폴리오, 2011, 12000원.
에쿠니 가오리. 『부드러운 양상추』, 김난주 옮김. 소담출판사, 2011, 12000원


아마도.;
작년 마지막으로 구입한 책일겁니다. 확실하진 않은데 인터넷에서 주문한 책으로는 가장 마지막이었지요.
북스피어에서 나온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 001권 『위대한 탐정 소설』 . S. S. 밴다인이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월러드 헌팅턴 라이트의 책입니다. 몸이 아파 병석에 있을 때 온갖 탐정소설들을 독파하고 나도 쓸 수 있다며 썼다던가요. 아니, G. K. 체스터튼하고도 헷갈리지만 쓰기 시작한 이유는 비슷할겁니다. 그러고 보니 C. S. 루이스도 그랬지요. 친구가 판타지 소설을 쓰고 있다는 말에 나도 할 수 있어! 라면서 쓴게 나니아 연대기라던가. 그 친구가 J. R. R. 톨킨이란건 전혀 웃을 일이 아니지요. 하하하하.; 여튼 3800원 밖에 안하는 책이라 초록불님 이글루에서 추천보고는 덥석 집어들었습니다.

옆에 있는 『料理上手の台所』는 요리선수의 부엌 .. 쯤으로 해석하면 되겠네요. 음식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들의 부엌을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이런 책은 꽤 많이 가지고 있는데도 볼 때마다 손이 가는건 무크지 못지 않게 사람을 홀리기 때문입니다. 하하;

『위대한 탐정소설』은 지금 다른 책에 밀려 있습니다. 책이 얇아서 후딱 읽으면 읽을 수도 있는데, 대강 훌훌 넘기면서 보는 책이 아니라 조금 곰씹어야 할 책이더군요. 이 책 서문에는 북스피어 편집자의 변(辨)이라고 할만한 글이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입맛이 쓴데, 전세계 출판계의 호구가 된 한국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도대체 댄 브라운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그리도 비싸게 사오는 건지. 중간의 에이전시 농간에 대한 언급도 있으니 출판 구조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살짝 읽어보세요.
(1)이라 적었는데, 이후에 실제 책을 받아 읽어보면서 평가가 또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ㅁ-; 이전의 생각은 웹에서 표지를 들여다보고 느낀 것이었거든요.
일단 교보문고에서 들고 온 표지사진 한 장.



 
표지를 보고 있노라면 올디..라고 해야하나. 빈티지라고 하기엔 미묘하게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문판 애거서 크리스티 시리즈랑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한데 실제 보니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어제 저녁 운동 나가면서 영풍문고를 질러 나갔거든요. 서가 사이를 지나가다가 최근에 새로 나온 책이 뭐 있나 슬쩍 들여다보는데, 엘러리 퀸 시리즈가 퍼뜩 떠오르더랍니다. 마침 매대에 올려져 있더군요. 그리고 보는 순간 '이것은 반드시 사야할 책'으로 지름목록 0순위에 바로 올렸습니다. 만져 보고 나서는 '서가 공간이 부족하면 다른 책을 처분하고서라도 구입해야하는 책'으로 다시 정정했습니다.

최근에는 책 판형이나 편집, 제책에 대해 홀딱 반해 책 스토킹(...)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공사에서 나온 『증인이 너무 많다』와 『맹독』은 그런 의미에서 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저속한 표현으로 하자면, 까였습니다.;)
이타카에서 나온 『은하영웅전설』은 제책과 편집, 표지에 홀딱 반한 경우인데, 책 자체가 그리 땡기지 않아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공간이 충분했다면 당장에 구입했겠지요. 그리고 오타문제가 번역 문제의 지적이 있다는게 걸렸습니다.(그리고 10권을 훑어 보다가 몇몇 호칭문제가 거슬린 덕분에.;)

suha님이 검은숲이 시공사라고 가르쳐 주셨는데, 과연. 맨 뒤의 판권기(였나;)를 보니 출판사는 시공사, 브랜드는 검은숲으로 나옵니다. 그건 나중에 확인한거고, 일단 책 자체에 홀딱 반했습니다.
책 크기는 시공사에서 나온 도로시 세이어스의 『시체는 누구?』 초판과 비슷해 보입니다. 손에 알맞게 잡히는 정도의 크기로군요. 큰 판형은 아닙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아래의 붉은색 부분은 띠지더군요. 책 자체는 크래프트지의 하드커버. 크래프트리를 쓴 덕분에 오래된 책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실제본 하드커버라는 점에서 점수가 더 높습니다. 5장을 넘겨야 실이 등장하는 걸 보니 책 종이는 얇은 걸 썼고(보통은 3-4장), 책 무게도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페이지 수 확인은 하지 않았군요. 여튼 면지부터 시작해 책을 넘기면서 계속 하악하악대고 있었으니....;
속지는 가장자리를 염색했습니다. 주황에 가까운 색으로 염색했는데 그래서 낡은 느낌을 줍니다. 헌책방에서 어렵게 구한 책이란 느낌이라니까요.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본문 편집이 어땠는지는 보지 않았습니다.OTL 책 값이 15000원이라 해도 아무렇지 않게 지르겠다 했는데 또 정작 책값 확인은 하지 않았네요.-ㅁ- 그정도로 흥분해 있었나봅니다.
지금 보니 『로마 모자 미스터리』 기준으로 가격은 13000원, 427쪽입니다. 쪽수가 많은데 비해서는 두껍다는 느낌이 안 들지요.

여튼 시공사 사장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책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ㅁ;.. 아.. 이 애증관계;;
어떻게 적을까 하다가 만화와 소설로 일단 나누고, 그 안에서 작가로 다시 정렬해보지요.



권교정. 『셜록』1-2. 학산문화사, 2011, 6000원. 
나카무라 아스미코. 『짝사랑 일기 소녀』,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다니구치 지로. 『아버지』, 신준용 옮김. 애니북스, 2005 
도사키 시로, 다니구치 지로. 『K(케이)』, 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0 
라가와 마리모. 『아침이 또 오니까』. 대원씨아이, 2011, 5500원.
라가와 마리모. 『치무아 포트』. 대원씨아이, 2010, 5000원.
리츠 미야코.『군청시네마』1, 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리츠 미야코.『순환 백마선 차장 하나부사씨』, 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모리 카오루.『신부이야기 3』, 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1,  6000원. 
무라카미 카츠라. 『요도가와 컨베이어벨트 걸 1』, 한나리 옮김. 미우, 2011 
사하라 미즈. 『버스, 달리다』,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09, 8000원 
아라카와 히로무. 『강철의 연금술사 27』,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200원 
아라카와 히로무.『백성귀족』1. 세미콜론, 2011, 8000원.  
아마노 시노부. 『짝사랑 트라이앵글 1-2』. 학산문화사, 2010, 4200원. 
아베 야로. 『심야식당』5-7, 조은정 옮김. 미우, 2011, 8500원 
아베 야로.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미우, 2010, 8500원. 
아소 미코토. 『골목길 연가』1-2,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7천원 
야나하라 노조미.『다카스기 가의 도시락』1. AK COMICS, 2011, 5000원. 
오노 나츠메. 『not simple』. 애니북스, 2007, 9500원. 
오다 에이치로. 『원피스 61』, 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1, 4500원  
이가라시 다이스케. 『영혼』, 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8 
카와이 치구사.『101명째 아리스』1-5. 서울문화사, 2009-2011, 4200-4500원. 
카토 모토히로.『Q.E.D.』38. 학산문화사, 2011, 4200원. 
CLAMP. 『XXX홀릭』19, 윤영의 옮김. 서울문화사, 2011, 5천원 
키타 콘노. 『다음 이야기는 내일 또 1』. 대원씨아이, 2010, 5500원.
타미키 와카키. 『신만이 아는 세계』1. 학산문화사, 2009, 4500원. 
TONO.『칼바니아 이야기』13, 박소현 옮김. 서울문화사, 2011, 4500원. 
토리노 난코. 『토리빵』1-6. 이혁진 옮김. AK COMICS, 각 6500원.  
하츠 아키코.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13. 시공사, 2011, 4500원.  
波津彬子.『千波万波』. 朝日新聞社, 2010.
하토리 비스코.『오란고교 호스트부』18,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후지와라 키요.『골드러시 21』,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가노 도모코. 『손 안의 작은 새』, 권영주 옮김. 노블마인, 2011, 12000원.
나쓰카와 소스케. 『신의 카르테 1-2』, 채숙향 옮김. 작품, 2011, 각 11900원.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사랑하는 삽화집 3』, 김예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6800원
니시오 이신. 『상처이야기』,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11, 12000원.
니시오 이신.『칼이야기』1-2.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11, 8800원 
로저 젤라즈니. 『앰버 연대기 1-5』. 사람과책, 2010, 각 9800원 
丸久小山園. 『京都 丸久小山園に教わる-老舗の抹茶おやつ-丸久小山園』, 世界文化社, 2011. 
모리 히로시.『모든 것이 F가 된다』, 윤덕주 옮김. 한스미디어, 2005, 15000원
무라카미 하루키. 『1Q84』1-3, 양윤옥 옮김. 문학동네, 14800-15800원.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이영미 옮김. 비채, 2011, 14800원.
무라카미 하루키. 『약속된 장소에서 - 언더그라운드2』,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0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 그라운드』1,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10.
미나이 다이스케.『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미야베 미유키.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살림, 2011, 12000원. 
미야베 미유키. 『미인』,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1, 14000원 
미야베 미유키. 『하루살이 상-하』,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1, 각 12000원. 
미쿠모 가쿠토. 『단탈리온의 서가』1-4, 구자용 옮김. 학산문화사 2010-2011. 각 6800원 
박지영. 『비에이로부터』. 수프, 2011, 17000원 
사이토 미나코. 『취미는 독서』, 김성민 옮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6, 12000원 
사쿠라바 카즈키. 『고식 외전 2: 여름에서 멀어지는 열차』, 김현숙 옮김. 대원씨아이, 2008, 7000원 
세노 갓파. 『유럽 낭만 탐닉』. 씨네21, 2011, 14000원 
도로시 L. 세이어즈.『맹독』. 박현주 옮김, 시공사, 2011, 12000원 
시구사와 케이이치. 『키노의 여행 14』,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한희선 옮김, 시공사. 2011, 13000원 
아리카와 히로. 『별책 도서관 전쟁 1-2』. 2010, 11800원.
아리카와 히로. 『키켄』, 윤성원 옮김. 북로드, 2010, 12000원.
아사히나 아스카. 『우울한 해즈빈』, 오유리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9000원  
오키타 마사시. 『오오카미씨와 성냥팔이는 아니지만 불행한 소녀』. 대원씨아이, 2010, 7000원. 
오키타 마사시. 『오오카미씨와 장화신은 형님고양이』, 김혜성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안녕 시모기타자와』,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11, 12000원 
우미노 아오.『해결사』. 멜론, 2011, 13000원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김양미 옮김.  인디고, 2011. 12800원
이부키 유키. 『49일의 레시피』, 김윤수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1, 10800원. 
이이지마 나미.『LIFE』3. 시드페이퍼, 2011, 12000원 
이이지마 나미.『이이지마 나미의 따뜻한 식탁』. 페이퍼북, 2011, 12000원. 
津田陽子.『ひとつつまんで京都のおやつ』.マガジンハウス, 2010
테시마 후지노리. 『그림자 집사 마르크의 실수』, 김혜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천원. 
하지은.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이타카, 2010, 9500원 
はたけ中惠 .『うそうそ』. 新潮社. 
황경신. 『위로의 레시피』, 권윤주 그림. 모요사, 2011, 13000원
홍성환. 『안나리사의 가족』. 시드페이퍼, 2011, 13000원
히가시카와 도쿠야.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현정수 옮김. 21세기 북스, 2011, 12500원
히가시가와 도쿠야.『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500원. 
히가시가와 도쿠야.『저택섬』.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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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6 추가분
아키즈키 소라타. 『빨강머리 백설공주』1-5. 서울문화사, 2009-2011

사자네 케이. 『황혼색의 명영사』1-10.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09-2011
아리카와 히로. 『고래 남친』, 김미령 옮김. 북홀릭, 2011, 12800원.
칸바야시 쵸헤이. 『전투요정 유키카제』1-3, 하성호 옮김. 대원씨아이, 2008.


일단 만화랑 다른 책이랑 도합 100권은 넘겼네요. 다행입니다. 하지만 반반 비율에, 라이트 노벨이라 부르는 심심풀이용 가벼운 소설들이 많다는게 맹점입니다. 으허허. 그리고 적다보니 여기에 적지 않은 원서도 꽤 있고요. 원서들은 상당수가 무크지고 나머지는 에세이 쪽이라 적기도 뭐하네요. 書計로 태그를 잡은 것만 대강 이정도입니다.
라이트 노벨 중에 명영사도 있었고, 하느님의 메모장도 있었고, 빨강머리 백설공주도 있었고, 영국 홍차 이야기도 몇 권 있었고, 레시피북도 꽤 있었습니다. 다음이야기는 내일 또도 분명 2-3권은 더 보았던 것 같은데.ㄱ-

이 중 기억에 남는 것만 꼽아보면,

라가와 마리모. 『아침이 또 오니까』. 대원씨아이, 2011, 5500원.

리츠 미야코.『순환 백마선 차장 하나부사씨』, 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사하라 미즈. 『버스, 달리다』,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09, 8000원 

아라카와 히로무.『백성귀족』1. 세미콜론, 2011, 8000원.  

아마노 시노부. 『짝사랑 트라이앵글 1-2』. 학산문화사, 2010, 4200원. 

아소 미코토. 『골목길 연가』1-2,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7천원 

토리노 난코. 『토리빵』1-6. 이혁진 옮김. AK COMICS, 각 6500원.  

하토리 비스코.『오란고교 호스트부』18,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가노 도모코. 『손 안의 작은 새』, 권영주 옮김. 노블마인, 2011, 12000원.

나쓰카와 소스케. 『신의 카르테 1-2』, 채숙향 옮김. 작품, 2011, 각 11900원.

모리 히로시.『모든 것이 F가 된다』, 윤덕주 옮김. 한스미디어, 2005, 15000원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이영미 옮김. 비채, 2011, 14800원.

무라카미 하루키. 『약속된 장소에서 - 언더그라운드2』,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0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 그라운드』1,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10.

미나이 다이스케.『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미쿠모 가쿠토. 『단탈리온의 서가』1-4, 구자용 옮김. 학산문화사 2010-2011. 각 6800원 

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한희선 옮김, 시공사. 2011, 13000원 

아리카와 히로. 『별책 도서관 전쟁 1-2』. 2010, 11800원.

우미노 아오.『해결사』. 멜론, 2011, 13000원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김양미 옮김.  인디고, 2011. 12800원

津田陽子.『ひとつつまんで京都のおやつ』.マガジンハウス, 2010

히가시카와 도쿠야.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현정수 옮김. 21세기 북스, 2011, 12500원

 
각각 설명을 달아보지요.

라가와 마리모의 『아침이 또 오니까』. 구입은 하지 않았지만 쌍둥이는 진리입니다.(어?) 리츠 미야코의『순환 백마선 차장 하나부사씨』와 비슷하게 잔잔한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다만 라가와 마리모 책은 잔잔하지만은 않고 속을 후벼파는 이야기도 있으니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하라 미즈의 『버스, 달리다』, 하토리 비스코의『오란고교 호스트부』, 아마노 시노부의 『짝사랑 트라이앵글 1-2』은 로맨스입니다. 분위기가 제각각이라는게 재미있군요. 버스 달리다는 조금 어른스럽고, 짝사랑~은 가볍게 읽을 학원 로맨스. 오란고교는 양쪽의 절충입니다.-ㅁ-
아라카와 히로무의 『백성귀족』이랑 아소 미코토의 『골목길 연가』, 토리노 난코의 『토리빵』은 추천작입니다. 여기에 까맣게 잊고 안 적었던 『빨강머리 백설공주』까지 넣으면 올해 가장 마음에 든 만화책이 ....
(아니, 『에도로 가자』도 있지 않았나? 왜 그건 리뷰를 안 적어서..OTL)

만화를 제외한 분야는 거의 추리소설입니다. 
가노 도모코의 『손 안의 작은 새』, 나쓰카와 소스케의 『신의 카르테 1-2』, 모리 히로시의『모든 것이 F가 된다』,  시마다 소지의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우미노 아오의 『해결사』, 히가시카와 도쿠야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가 올해 추천할만한 추리소설입니다. 취향이 팍팍 드러나는군요.
라이트 노벨 중에서는  아리카와 히로의 『별책 도서관 전쟁』,  미나이 다이스케의『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미쿠모 가쿠토의 『단탈리온의 서가』를 꼽습니다. 여기서도 취향은 여지없이 드러납니다.(먼산) 여기에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도 추천하고 싶네요.'ㅂ'
생각외로 무라카미 하루키도 많이 보았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약속된 장소에서 - 언더그라운드2』, 『언더 그라운드』 세 권이 추천작입니다. 

원서중에서는 津田陽子(츠다 요코?)가 쓴 교토 간식 기행,『ひとつつまんで京都のおやつ』랑 앙금책이 추천인데.. 아니, 앙금책도 리뷰를 안 적었나요. 왜 목록에서 빠져있지.;ㅁ;


여튼 이렇게 해서 허술하고 빈데 많은 2011 독서 기록을 대강 마무리합니다.
웃. 2012년 독서 기록은 조금 더 잘 써야겠네요. 블로그에 꼬박꼬박 잘 기록해야지.=ㅁ= 
0. 최근 책은 좀 읽었는데, 리뷰를 제대로 적지 않았더니 그 동안 무슨 책을 읽었는지도 홀랑 잊었습니다. 이런.; 리뷰를 썼는지 아닌지 헷갈리는 책도 있네요.

1. 『M.G.H. 거울 속 낙원』는 다시 읽은 책입니다. 『모든 것이 F가 된다』는 처음 읽은 책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먼 북소리』도 다시 읽은 책입니다.  그러고보니『1Q84』도 있었군요. 그 사이사이 『단탈리안의 서가』도 몇 번이나 돌려 읽었지요. 그 중간중간에는 무크지도 보았습니다. 무크지쪽은 대부분 조리법만 보고 넘어갔으니 딱히 리뷰쓸 것이 없군요.


2.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을 읽고 났더니 갑자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보고 싶어집니다. 그 리뷰는 앞서 간단히 적었으니 넘어가고, 여기까지 보고 나니 다른 수필집이 또 읽고 싶어집니다. 여행 취소 직전에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보았는데, 여행을 취소하고 나서 『먼 북소리』가 땡기는 바람에 들여다 보았더니 이건 내용상 앞서 보았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뒤를 이어 쓴 글이더랍니다. 『먼 북소리』가 마흔 되기 전에 유럽에서 3년 간 살며 『상실의 시대』를 썼을 때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작지만~』은 서른 일곱 즈음의 이야기더군요. 순서상 그렇게 보는게 맞구나 싶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출간일은 아주 차이나지만 말입니다.
여튼 간만에 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결혼공장 이야기가 재미있더군요. 아아. 비용이 너무 들어요..T-T


3. 『모든 것이 F가 된다』. 책 뒤의 후기를 보고는 다른 책도 보고 싶어 뒤져보았는데, 모리 히로시의 다른 책은 좀 묘한 내용의 소설 『조금 이상한 아이 있습니다』만 나와 있고 『모든 것이 F가~』의 시리즈 두 종은 전혀 안나왔습니다. 지금쯤이라면 출간해도 꽤 팔릴 것 같은데 말입니다. 분위기는 아리스가와 아리스 시리즈랑 비슷하고, 트릭 쓰는 방식은 탐정 갈릴레오와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모든 것이 F가~』의 주인공들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나봅니다. 아, 그리고 시작 부분은 왠지 긴다이치 하지메랑 닮았습니다.ㄱ- 고립된 섬, 갇혀 있는 박사, 기묘한 트릭 말이죠. 하지만 트릭 자체만 놓고 보면 굉장히 신선하고 신기합니다. 최근에 보았던 어떤 추리소설보다 이 트릭이 마음에 드네요. (아, 하지만 최근에는 추리소설을 별로 안 보았던가..?)
까날님의 리뷰를 보고 골라든 책이었는데 현재는 절판입니다. 같이 추천하신 『M.G.H.』는 첫비행님의 추천으로 아주 재미있게 보았으니, 이 책 역시 첫비행님의 입에 맞으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빙고님은 원서로 보시는게 편하실거예요. 번역본 기다리다가는 속 터집니다. 흑흑.


4. 번역본 기다리다가 지친 책이 여럿 있습니다. 『늑대와 향신료』완결권. 15권 나오고 그 뒤에 외전이 나왔다는데, 완결 된지 한참 되었는데도 번역본이 안나옵니다. 일설에는 계약문제가 얽혀 있다고 하더군요. 시마다 소지의 책도 번역본을 기다리는데 이것도 잘 안나옵니다. 최근에 나온 책 한 권은 책 장정을 보는 순간 손이 멈췄습니다. 아무리 시마다 소지의 책이라 해도 이건 집어들 용기가 안나더군요. 차라리 니시오 이신이면 이해하겠지만 아리스가와 아리스나 시마다 소지를 이렇게 책 낸다는게 참...;ㅂ; 직접 보시면 아실겁니다.
『단탈리안의 서가』 뒷 권도 기다리고 있는데 안나옵니다. 5권부터 8권까지만 나오면 되는데 안나옵니다. 번역자의 문제도 아닌 것 같고 말이죠. 이것도 원서로 보아야 하나 싶긴 한데, 북오프에서 구할 수 있으면 그 때 읽어보지요.;


『M.G.H.』만 신년에 읽은 책이니 나머지는 다 작년 독서 목록에 집어 넣어야겠네요. 슬슬 2011 애니메이션이랑 독서 목록을 작성해봐야겠습니다.'ㅂ'

 

모리 히로시.『모든 것이 F가 된다』, 윤덕주 옮김. 한스미디어, 2005, 15000원

 


아침 잡담을 적으려고 봤더니 따로따로 글을 올려야하는 사진들이 여럿 보여서 말입니다.-ㅁ-; 그쪽부터 먼저 올리고 차근 차근 잡담을 적어보지요.

달마다 플래티넘 기준을 맞추기 위해 10만원 이상 도서 구입을 하는데, 12월은 둘째 주가 다 지나가도록 책 구입 건이 얼마 없었지요. 그런 내용의 글을 올리고 난 직후, 교보를 들락날락하면서 저런 잡지들을 왕창 구입해왔습니다. 이날은 한꺼번에 세 권을 들고 왔군요. '고양이는 신기해'라는 표제의 『크로와상』, 시판 빵과 커피를 주제로 비교 평가해놓은 어느 잡지 한 권, 표지 사진에 홀딱 반해서 내용을 훑어보고는 세 번 내려 놓았다가 결국 구입한 『천연생활』. 그리고 이 뒤에도 두 권 정도 더 구입했던 걸로 기억합니다.-ㅁ-; 그쪽은 미처 사진을 안 찍어 놓았네요. 고양이 특집은 아직 보지 않았지만 다른 두 권은 꽤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구입한 『남자 식당』이나 그 뒤에 구입한 닭고기 특집의 『레터스 클럽』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몇몇은 방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서가 포화로 못 견디겠네요. 하하하;

아직 2만 얼마 정도 부족하니 오늘 내일 추가로 책을 더 구입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구입하는 책도 아마 몇몇 분들에게는 옆구리 퍽퍽 찔릴 내용의 책일듯..(빙고님은 광화문 교보에서 보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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